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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걸, 원 보이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원・걸, 원・보이] #1후스마 도어는 살짝 열려있었다. 방의 불은 들어와 있다. 우시미츠・아워. 그녀는 틈에 얼굴을 가까이 붙여 안을 엿본다. 아버지는 소파에 앉아 있다. 그녀는 핏기가 가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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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더라브' 님 번역
[원・걸, 원・보이] #1
후스마 도어는 살짝 열려있었다. 방의 불은 들어와 있다. 우시미츠・아워. 그녀는 틈에 얼굴을 가까이 붙여 안을 엿본다. 아버지는 소파에 앉아 있다. 그녀는 핏기가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는 자고 있지 않았다. 텔레비전은 이미 켜져있지 않다. 오디오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고 있는것도 아니다. 소파에 앉아서, 그저, 거기에 있다.
아버지는 거실용 소파에 앉은 채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끔 눈을 깜빡거리며. "......" 날카로운 불안감이 심장을 조이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자연스레 말을 거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녀는 후스마 도어 앞에서 얼어있었다. 그녀의 탓이다. 당연하다. 그녀의 탓인 것이다. 태연할 리가, 있을 리 없다.
맛포에게서 돌아온 다음에도 아버지는 여기 저기에 전화를 걸어 오랫동안 이야기를 했다. (너는 쉬고 있으렴. 많은 일이 있었단다.) 그 날, 늦은 저녁 식사를 한 후 아버지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상냥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어. 너는 아무 것도 나쁜 짓은 하지 않았어. 너는 나와 네 어머니의 아이니까.)
아버지는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는 괴로워 망설였다. 후스마 도어를 열고, 괜찮아? 라고 말을 걸어야 할까? 그런 바카같은...... 괜찮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는 부드럽게 웃고, 그리고, 괜찮아, 라고 말하겠지, 그리고 그녀는 살 기력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될테다. 이대로, 99%의 예감이 100%의 진실이 되는 일을 거부하고 싶다.
(같은 반의 다른 애들은 어떻게 됐어?) 그녀는 단어를 입에 올리려고 했다. 어떻게 되었느냐고? (다른 애들은......) 그녀는 눈물을 흘리려고 했다. 눈물은 흘러주지 않았다. 건조한 눈을 몇번이고 주먹으로 비빈다. (다른 애들은...... 누구라도, 무사한 사람은, 있어?) 아버지는 움직이지 않는다. (죽지 않은 사람은, 있어? 살아있는 사람은?)
없다. 그녀는 자문자답했다. 있다고 한들...... 그녀는 떨면서 뒤로 물러났다. 갑자기 생각난 것이다. 다음날에 일어날 일을. 이 거실에서 그녀가 보게될 것을. 그 후 그녀가 하게될 일을. "싫어." 그녀는 중얼거렸다. 등뒤의 어둠을 향해 몸을 돌렸다. "싫다고." 대답은 없다. 귀에 되돌아 오는 것은 헉헉대는 자신의 호흡 소리다.
"아버지." 그녀는 힘 없이 복도에 주저 앉았다. "아버지. 죽지 말아요. 아버지." 거실에 들어가지 않는다. 들어가면 분명 그곳은 아침이고, 그녀는 보게 되고야 말것이다. "아버지, 죽지 말아요." "죽을 거야." 타닥타닥하는 불꽃의 소리가 그녀를 감싼다. 불꽃 속에서 속삭임이 솟아난다. "죽을 거야. 모두 죽어."
"싫어." "죽을거야." "싫어!" "죽었잖아." "싫어! 싫어!" 불꽃이 웃으며 그녀의 주위를 싸고 돌며 비웃었다. 불꽃 속에서 천장에 매달린 밧줄을 보았다. 불꽃이 슬픔을 삼킨다. "아이에에에!" 비명은 그녀의 것인가. 혹은 반의 다른 아이들의 단말마인가. 아니면 아버지인가.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목소리! 목소리! 목소리! 그녀는 소리쳤다. "도와줘! 도와줘! 도와줘!" 탕! 거실의 후스마 도어가 갑작스레 열렸다. 불꽃의 폭발 기류와 함께 무언가가...... 누군가가 뛰쳐 나왔다. 그림자는 그녀에게 부딪히듯 뛰어 나왔다. "이얏-!"
"아이에에에에!" 그녀는 그 사람에게 껴안긴 채 불꽃 속에서 차가운 밤의 바깥 공기를 향해 날아올랐다. KABOOM! 뒤편의 건물은 폭발하여 불길이 솟아오른다. "아이에에에!" 그녀는 목이 쉬도록 소리쳤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매달렸다. "아이에에에!" "괜찮아." 그 사람은 그녀의 등을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이제 괜찮아. 알겠지."
"......!" 오열하느라 말이 나오질 않는다. "괜찮아." 남자는 되풀이했다. "봐. 응. 아름답잖아. 이제 괜찮아." 그녀는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 그곳은 모래사장이었다. 은색 모래에 어두운 파도가 밀려오는. "수영을 하는 것도 좋겠군. 아이스크림 포장마차는......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남자는 말했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몸을 떼어내며 일어났다. 머리 위의 공간에는 금색 입방체가 떠다니며 조용히 자전하고 있다. 그녀는 관자놀이를 눌렀다. "당신...... 너는......" "아아, 나다." 남자도 모래를 흩뿌리며 일어섰다.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가 떠오른다. "......" "얼레? 아이사츠한 적, 없었던가?"
"......" "여기는, 아-, 꿈이다. 꿈이 아니지만, 꿈이라고 생각해도 괜찮아. 방금 전의 꿈, 아-, 기억...... 뉴런을 말이지, 복잡해서 알기 어렵지만, 설명하는 게." "......" 그녀는 양손을 내려다 보았다. 익숙한 옷, 익숙한 머플러, 익숙한 머리카락. "나다.(* 원문에서 이때의 '나'는 실버키가 쓰는 '오레'가 아니라 '아따시'로 쓰여 있다. 여성스러운 표현이다.)" "아아, 그래. 이제 괜찮다고."
"......" "아니, 괜찮다는 건, 아까까지의 상황은 이제 없다는 뜻이야. 만사OK라는 건 아니야. 현실은 그건 그것대로 상당히 복잡해서 알기 어렵다고. 현실의 우리들은. 당신...... 너는 방금전의 장소에 틀어박혀서, 아-, 아마 방어반응이라고 생각하는데, 자가중독(*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돌연 원기가 없어지고 아무 욕구가 없으며 심한 구토를 보이는 증상,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상담학 사전) 이라 해야하나? 영 어색하네......"
"본 거야?" 그녀는 남자를 노려보았다. "아니, 어쩔 수 없잖아!" 남자는 손을 내밀어 말리는 몸짓을 했다. "도박이었어. 80% 정도는. 네가 그 상태 그대로였다면, 나도 야바이한 상황이라......" "칫." 그녀는 혀를 차고 손바닥에서 피어오른 불을 껐다. 그리고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놀란 표정을 짓고, 중얼거렸다. "......눈물이다."
01001001001010111그녀는 후톤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끄악-!" 얼굴을 힘껏 단단한 것에 부딪혀 고통에 신음했다. 좁다! "뭐야, 이거......" 수초간 생각하여 상황을 정리한다. 그녀는 거기서 슬금슬금 복도로 기어 나갔다. 역시나다. 칸오케・호텔(* 캡슐 호텔의 인살 버전. 칸오케는 관짝이라는 의미이다.)이다.
"푸헥!" 그녀는 재채기를 하고 머리를 긁었다. 긁던 손이 멈췄다. 그녀는, 눈썹...... 눈썹은 영구제모되어 대신 가시점불 같은 타투가 되어있는데..... 그녀는 눈썹을 찌뿌렸다. 헤어스타일에 위화감을 느낀 것이다. "뭐야?" 칸오케 안에 남아있던 짐을 챙기고 '지고쿠오(地獄お)'라고 적힌 머플러를 목에 감았다.
"어이." 그녀는 청소작업중인 점원에게 말을 걸었다. "변소 어디야?" "하이 요로콘데-. 이곳입니다." 청소부가 가리킨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세면대와 흐린 거울에 그녀의 얼굴이 비친다. "앙?" 그녀는 얼굴에, 앞머리에 손을 대더니 측두부에 손을 기댔다. "......앙?" 그녀는 얼굴을 찡그렸다.
쇼트 보브컷, 흑발의, 마른 여자가 거울에서 그녀를 돌아본다. "......퍽(Fuck)." 그녀는 중얼거렸다. 무슨 감정의 움직임에 연동하듯 정수리에서부터 머리카락 끝까지 불꽃같은 빛이 물결치듯 머리카락 색을 빨갛게 물들인다. 그녀는 쭈그려 앉아 짐에서 작은 가위를 찾아내어 아슬아슬하게 삐져나온 앞머리를 일직선으로 절단했다.
◆◆◆
삐져나왔던 앞머리가 이걸로 좋은 상태가 되었다. 그녀는 거울을 향해 이를 드러냈다. 지금 상태는 이해가 될 것 같으면서도 이해가 안된다. 이쿠사 배틀의 기억의 단편과 그저 '될 만해서 되었다' 라는 실감 같은 감각이 있다. 테크 쟈켓의 주머니를 뒤졌지만 껌은 없다. 바닥의 짐을 차올려 캐치(Catch) 한다.
"여기 네오 사이타마?" 그녀는 중얼거렸다. 대답은 없다. 수도꼭지의 물을 머리부터 끼얹져 빨간 머리카락을 마구 흐트린다. 그리고 목을 우드드득 돌리며 복도로 돌아왔다. "네오 사이타마지, 여기." 출구 카운터의 초롱형 정산기에 토큰을 투입했다. 철컥-! "마따요로시쿠도-조(또 잘 부탁하와요)" 청소 스태프가 말했다.
"아카쨩! 어디까지도 푸카푸카-, 푸, 카" "놀라울 정도로 새로운 바리키! 신형성분 주입 중점!" "좋지 않네...... 그래도 이거 좋아!" "난다. 이런 시대 아니겠습니까?" 좁은 계단을 올라 지상으로 나온 그녀를 요란한 광고 음성과 네온의 빛이 맞이했다. 전광판에 시간 표시가 있다. 19시다.
"어떻게 할까나." 그녀는 걸어가다가 잠시 멈추어 머나먼 하늘을 보았다. 우연히 그것은 서쪽 방향이었다. 네오 사이타마에서 쿄토로. 그리고 다시 네오 사이타마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몇번이나 자신의 몸을 지켰다. 불꽃으로 몸을 지켰다. 막연하게나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래서야 마치 우라시마・닌자의 전설이다.
곧 그 은색 모래사장으로 돌아가 그 남자에게 좀 더 시간을 들여 따져보지 않으면 안된다. 이야기는 이제야 절반이다. 그녀는 주먹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두드렸다. 뭘 해야 하나...... 뭐부터 시작을 해야하나. "핫케!" "핫케!" 핫케・프리스트 집단이 스트리트의 사람들에게 키아이(*기합)을 주는 몸짓을 하며 줄줄이 걸어간다. 그녀는 그 열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갔다.
골목에는 본보리(* 단면이 육각형인 작은 등롱) 같은 빛을 발하는 전자 거치 간판이 포개어져 유쾌한 아트모스피어로 그녀를 초대한다. "패턴 파" "무서운 고스" "경" "스포츠 음악"...... 간판 가까이에 몇개인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지하 클럽이 모인 골목이다.
그녀는 그것들을 지나친다. 그 앞에 잽싸게 찾아낸 것은 '음악을 듣지마' 라고 위압적으로 적힌 금이간 유리 쇼도(*서도, 서예) 간판이다. 젠. 모히칸 머리를 한 몇 사람이 기절해서 누워있는 계단 아래에서, 리듬과 비트음이 새어나온다. 그녀는 주저없이 내려갔다.
막다른 곳에 스틸 후스마 도어에 붉은 스프레이로 '벽'이라고 적혀있다. 그녀는 스틸 후스마 도어를 당겨 열었다. "앗-! 왕자! 왕자! 모두 왕자! 너희들이 왕자! 바카!" 순간 강렬한 음압이 그녀를 정면에서 덮쳐 붉은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왕자! 오스카와일드! 너희들 왕자! 아무도 없어!"
그녀는 어둠 속으로 발을 들인다. 좁은 플로어에는 펑크족이 가득 차있다. 그들의 외침이, 땀이, 증기가 되고 안개가 되어 스테이지 라이트를 클로이드 입자 효과 중점 한다. "앗-! 왕자! 왕자! 너희들 웃고 있어! 전부 바카! 왕자! 앗-!"
스테이지 위에서 고래고래 외치고 있는 것은 신예 펑크 밴드, 「고장(故障)」. 소위 말하는 케지메도・칠드런 중 하나로, 문학적인 견지에서 개성적인 안타이세이 가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왕자! 앗-!" 표를 끊어주는 남자는 만취해있다. 그녀는 그대로 카운터로 가 사케를 샀다.
그때다. "우오-!" 손님 중 한명이 스테이지에 기어 올라 보컬리스트를 후려쳤다. 마이크를 빼앗아 소리를 지른다. "오스카와일드를 곡해하고 있잖아!" 베이스트는 주저 없이 베이스로 난입자를 때렸다. "끄악-!" 고고고고-! 기타리스트는 앰프에 머리를 쳐박고 상관 없이 연주를 계속 한다.
"퍼킹 하이프!" 또 한 사람! 그리고 또 한 사람! 펑그가 잇달아 난입! 최초의 난입자는 보컬리스트와 깔렸다 눌렀다 마운트 자세를 계속 서로 뒤집으며 싸우기 시작했다. "......" 그녀는 그것을 눈으로 쫓으며 사케를 한번에 비우고 글라스를 카운터에 던졌다. 그리고 스테이지를 노리고 뛰쳐 나왔다.
""우옷-!"" 이미 연주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트랜스 상태인 기타리스트 뿐이다. 드러머는 탐탐(* 악기)을 발로 차며 뛰어 들고, 타이키스트 (타이고(태고)를 치는 뮤지션) 는 태고를 태고를 들려고 했으나 불가능해 악전고투하고 있다. "안타이세이 동지끼리!" 그녀는 보컬을 때렸다. "끄악-!" "싸울 필요 없잖아!"
"우옷-!" 펑크족 한명이 그녀를 때리러 달려든다! "이얏-!" 그녀는 뒤돌아 선 채 왼주먹을 상대의 얼굴에 꽂는다. "끄악-!" "이얏-!" 거기에 더해 오른쪽 스트레이트! "끄악-!" 펑크족은 눈을 까뒤집고 날아간다! "이얏-!" 뒤돌려차기! 다른 펑크족에게 직격! "끄악-!"
이글! 이글! 어둠 속에서 불똥이 튀고 그녀의 사나운 눈이 빛난다. 그 양 팔꿈치가 녹은 철처럼 붉게 달궈져 제트기 같이 열을 뿜기 시작한다. "우옷-!" "우옷-!" 스테이지 위는 인산인해! 폭동이다!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날아온 스네어 드럼(* snare drum, 작은 북)을 그녀는 때려서 날려버렸다. 스네어 드럼이 튀어오른다!
튀어 오른 스네어 드럼의 쇠장식은 주변의 펑크족에게는 화산탄같이 쏟아진다! "끄악-!" "뜨거!" "뜨거워!" "끄악-!" "우옷-!" "우옷-!" "맛포다! 맛포가 왔다고!" "어용!" "맛포다!" "도망쳐!" "폴카(* 동유럽권의 19세기 유행곡. 오덕계에서는 파돌리기 송이 그나마 유명할 것이다.)춤을 춰라!" "도망쳐!" 요란한 소리가 사람들 사이로 퍼진다!
"딱 좋아!" 그녀는 불타는 눈으로 좌우를 훑어보면서 불똥을 하늘에 뿌리며 웃고 외쳤다. "잿더미가 되버리렴!" 입구에서 돌입하는 맛포대를 겨냥해 그녀는 뛰어 올랐다. 그 발꿈치는 녹은 철 처럼 붉게 타올라 제트 추진기관 같다. 불가사의한 화둔・짓수 응용이다. "이이이이이야앗-!"
그녀는 무시무시한 악룡과도 같이 맛포대를 덮치려 들었다. 빛나는 붉은 머리, 그러나, 그 순간 갑자기 검은색으로 변화하여 그녀는 바로 앞까지 온 맛포들의 눈 앞에 얌전히 착지한 것이다. 흑발에 다시 불길이 물결치듯 물들어 머리색은 붉은 색으로 돌아왔다. "......앙?" 그녀는 멍하니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그 직후, 폴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재치있는 DJ의 소행이다. 홀은 조명이 살짝 밝아지고, 펑크족들은 서로 를 보며 폴카춤을 추기 시작했다. "......" 그녀는 일어서서 춤추는 펑크족들과 눈 앞의 경봉을 든 맛포를 보았다. "오너! 책임자!" 맛포는 초조한듯 외쳤다.
"앗 하이, 저입니다, 하이." 양손을 비비며 키가 2미터 가까운 거한이 나타났다. "근무 수고 많으십니다." "근처 이웃에게서 통보가 들어왔다." 맛포는 오너의 가슴을 경봉으로 통통 두드렸다. "전원 유치장행이다!" "보시는 대로, 폭동 같은 일은 없었습니다. 폴카춤 모임이에요." 오너는 홀을 가리켰다.
"치잇......" 맛포 리더는 억울한 듯 펑크족들을 바라보았다. "저녀석은 뭐야!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잖아." "우룻세-! 넘어진 것 뿐이야!" 펑크족이 춤추며 외쳣다. "폴카춤 추다 넘어진 거라고!" "치잇......" 맛포 리더는 부하 몇명과 시선을 나눈다. 증거가 없다면 적발할 수 없다.
"알겠습니까? 아 그리고, 손님이 놓고 가신 물건입니다. 주인을 좀 찾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너는 보따리를 내밀었다. 뇌물이다! 맛포 리더의 표정이 변했다. 그는 보따리를 빼앗듯이 받아들고 "언제나 적발당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나갔다.
맛포가 떠나자 그 즉시 폴카는 스카(* 1950년대 자메이카 음악, 레게의 원조)로 변했다. 펑크족들은 스카 댄스를 추기 시작하고 팔꿈치와 정강이로 서로 엎치락 뒷치락, 정강이를 걷어차기 시작했다. "......아-......" 그녀는 입을 벌린 채 그것을 바라보았다. "맛포 난입도 약간 매콤한 액센트가 되었지. 아가씨." 오너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 "이름은 뭐라고 하지? 눈에 엄청 띄던걸. 제법이지 않나. 팔힘도 좋던걸." 오너는 웃었다. "이름." 그녀는 이름을 대려 했으나 역시 그만뒀다. 묘하게 기운이 빠진 상태다. 문제의 상태가 정리가 되지 않고 있었다. 현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자칭했다. "블레이즈다. 블레이즈로 해두지." "뭐야, 그게?"
"괜찮아!" 그녀는 가슴을 폈다. 그리고 말했다. "'제법이지 않나'라고 칭찬해준 김에, 한잔 사줘." "흐음, 흠." 오너는 바텐더에게 스피릿(* 알콜)을 준비시켰다. "전에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처음 온건가?" "그래." "어디서 왔나?" "아-" 그녀는 머리를 긁적였다. "여러가지 있어서. 다음번에 물어봐 둘게."
[원・걸, 원・보이] #2
"대충 알겠어." 블레이즈는 찌푸린 얼굴로 오징어 케밥을 씹었다. "......맛 없네." 모래사장에 던져 버리니, 0과 1의 은색 모래 물보라와 오징어가 서로 녹아 하나가 되어 사라진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은색 그림자 같은 닌자는 모닥불 너머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맛을 재현하는 것은 어려워." "그러면 무리해서 만들지를 마."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 닌자는 말했다. "뭐랄까 이렇게...... 문명스러운게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오징어가 문명?" 블레이즈는 멀찌기에 있는 포장마차를 보며 기가 막히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야기를 되돌린다. "길드, 없어져 버렸네." "그런 셈이 되는군." 닌자는 대답했다. "이쿠사 배틀이다."
"속이 시원하네." 블레이즈는 침을 뱉었다. "......" 닌자는 그녀를 보았다. 블레이즈는 어깨를 웅크리고 "나를 굴러다니는 돌(* 원문은 코케, 이끼) 취급했으니까 말이야. 신세졌던 녀석도 이미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 같고." "그런가." 닌자는 말했다. "쌍둥이 닌자와 아는 사이지?" "앰버서더=상 말이야?" "지금은 쿄토에 있어."
"흐응." 블레이즈는 어두운 바다를 보면서, "페이탈=상은?" "아- 그 녀석도 있었지." 닌자는 중얼거리며 "아마 살아있지 않으려나......" "엄청 싫었어, 그 네에쨩(* 언니)!" 블레이즈는 구토하는 흉내를 해보였다. "뭐, 좋아. 아무튼 정리하자면, 우선은 잘 곳을 확보해야 하는거지?" "그렇지."
닌자는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 다음은, 장기 목표다." "......" 블레이즈는 한숨을 뱉었다. "당신이, 여기서 나가." "그렇지." 닌자는 끄덕였다. "저기 있지...... 실제 그......" 닌자가 말하려는 것을 블레이즈는 가로막고 일어섰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잖아?" "뭐, 그렇지." "그러면 어쩔 수 없잖아!"
블레이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모래를 발로 차며 "이렇게나 서로 얼굴을 맞댄 사이인데 하나하나 똑같은 불만 계속 얘기해서야 어디 살겠냐고! 하지만 방법을 알게 되면 얼른 나가줘! "그야 그렇지! 그 방법을 모른다는게 문제지만......" 은색 닌자는 말했다. "어떻게든 하겠어. 긴카쿠 라던가...... 이것 저것 조사해 볼 것은 있어."
"어째서, 조금 전에 날 멈춰 세운거야?" 블레이즈는 은색 닌자를 돌아 보았다. "멈췄다고?" "멈췄잖아! 내 화둔을!" "아-" 은색 닌자는 끄덕였다. 닌자는 적대자를 죽이고 상처 입히는 것에 일말의 주저함도 없다. 그도 그렇다. "뭔가 야바이라고 생각했더니, 멈춰졌어......" "아아?"
"아니, 나라고 해서 그렇게 수리수리 마수리하고 자유롭게 너에게 들어갔다 바뀌었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설명 했잖아. 그 부분은! 그러니까 내 탓이긴 하겠지만, 직감적인, 무의식적인 개입이야. 잘 모른다구!" "퍽(Fuck)!" 0100101011101…… "어이! 일어나, 가게 닫는다고."
블레이즈는 카운터에 엎드려 자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용수철 처럼 튕기듯 일어나니, 바닥을 대걸레로 청소하던 더블 모히칸 스타일 스태프가 놀라서 넘어졌다. 홀에 조명이 들어와 있다. 새벽 4시다. 이미 다른 손님의 모습은 없다. "아? 끝?" "어." 오너는 웃어 보였다. "어린애 처럼 푹 자던데."
"또 올게. 나, 한가하니까." 블레이즈는 머리를 긁었다. 오너는 끄덕였다. "다음주면 폐점이지만 말이야." "폐점? 난데?" "최근 이 근처에 대해 압박이 심해졌어.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야. 맛포의 난입." "맛포? 최근?" "얏코법인지 뭔지 하는 거야." 더블 모히칸 스태프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5명 이상의 사람이 심야에 모일 때는 사전에 신고서가 필요하대. 퍽 오프(Fuck off)!" 더블 모히칸 스태프는 키츠네 사인(* 코믹스판 낸시도 종종 하는 그 손동작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는 것 보다 그윽하다.) 을 취해보였다. 오너는 말했다. "빌어먹을 법률이지. 아직 본 의결은 되지 않았지만 맛포는 지금부터 그걸로 트집을 잡고 나서고 있어. 눈에 찍히면 아무래도 영업을 유지하는 건 무리지."
"웨-" 블레이즈는 얼굴을 찡그렸다. "뭐야, 그게. 답이 없네." "어딘가 다른 곳을 찾아야지. 나는 이미 나이도 나이인지라, 이제 은퇴하려고." 오너는 블레이즈의 어깨를 두드렸다. "대신 다음주 최후의 마츠리(* 축제)는 와도 후회하지 않을걸, 우리집과 인연이 있는 놈들은 전부 모일거야!"
"아베 잇큐라고!" 더블 모히칸 스태프가 말했다. "진짜라니까!" "아베 잇큐?" 블레이즈는 머리를 갸웃했다. "아? 왜 이제 와서? 애초에 시게키를 대신할 사람이......" "시게키의 동생이 할거야. 14새. 소년원에서 출소했어." "동생?" "아베 잇큐만이 아니야. 타케시도 올지도 몰라." "타케시!"
타케시는 하드코어・야쿠자 밴드 '케지메도'의 보컬리스트다. 가운데 손가락만 빼고 모조리 케지메한 그는 말하자면 펑크의 리빙 레전드(* 살아있는 전설)이었지만...... "계속 실종된 상태인 줄 알았는데, 돌아왔어? 그런 일이 일어난건가!" "아니......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목격정보가 엄청나!"
더블 모히칸 스태프는 기운이 넘쳤다. "케지메도와 『벽』은 뗄레야 뗄수가 없지...... 만약에 타케시가 살아있다면 반드시 올거라고 정해져 있어. 끝을 맞이해주기 위해서!" "웨-" 블레이즈는 놀라움을 담아 말했다. "좋은 타이밍에 눈이 뜨였는걸." "그래, 폐점시간이다." 오너가 그녀의 말을 착각하고 박수를 쳤다.
◆◆◆
'히-토리-, 꼬마키타네-......'(* 인살 세계관 여기저기서 나오는 노래. 정체는 일본 헤즈도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지미의 방식이다.' '치마키(* 찹쌀을 삼각형으로 만들어 잎으로 싸서 찐 음식) 밤의 키바레・스트리트는 낮보다 3배 시끄럽다. 번화가의 네온, 포주, 오이란 간판...... 이 구역의 패트롤을 맡은 맛포는 특히나 경계가 철저하다. 쓰리맨 셀(3인 1조)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무장으로 맛포 건 강탈, 경찰수첩 강탈사건에 대비한다.
"끄윽-. 꺼억-." 세 사람 중 중앙, 트림을 짜증나게 계속 하는 살찐 맛포는 기본 무장만이 아니라 가시가 달린 제복 모자, 풀어 헤친 셔츠에서 튀어나온 가슴털, 진흙같이 탁한 악의의 덩어리 같은 눈빛, 모든 것이 합쳐져 위험인물의 아트모스피어를 숨기지도 않고 드러내고 있다.
양쪽의 두 사람은 통행인에게 거친 시선을 보내면서, 때때로는 흉악 맛포쪽을 보며 비굴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짤랑짤랑 삐용삐용-...... 빠찡꼬 가게의 개폐식 자동문에서 일정 간격으로 들려오는 아타리(* 당첨) 알람음. 흉악 맛포는 두꺼운 입술을 내밀었다. "어이. 저놈이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쵼마게(* 일본 상투)를 한 긱(* Geek, 괴짜, 오타쿠) 청년.
"요로콘데-!" 두 사람은 재빠르게 끄덕이고, 한 순간도 막힘 없는 동작으로 쵼마게 긱 청년을 양쪽에서 확실히 잡았다. "아이에에에!" "끄윽-." 흉악 맛포는 경봉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두드리며 웃었다. 쵼마게 긱 청년은 양쪽의 맛포를 번갈아 쳐다본다. "저기, 무슨 일이신가요?" "무슨 일이고 자시고-!"
"너, 우리를 보고 움찔......했겠다?" 흉악 맛포는 껌을 입에서 뱉어 쥐고, 벌벌 떠는 쵼마게 긱의 미간에 지긋이 눌렀다. "아이에에에! 그런......" "찔리는 일이 있으니까 움찔한 거야. 에에? 우리들은 시민의 편이다...... 왜 무서워 했지? 무조건 수상해. 그렇지?" "정말 그렇습니다!" "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안했어요!" "아무것도 안했다고-?" 흉악 맛포는 노려보았다. "그런 질문 한 적 없는데? 무언가 나쁜 일 하셨습니까, 라던가, 질문 한적 있나? 안했는데도 그렇게...... 자발적으로 나불나불...... 설마 너, 터무니 없는 일을 꾸미고 있는 것 아니야? 수상한데." "정말 그렇습니다!" "습니다!"
통행인들은 질문하는 광경을 슬쩍 보고선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피했다. 공포와 치욕으로 쵼마게 긱 청년의 얼굴은 파랗게 질렸다. 지나치는 사람들 중에는 스모토리를 은퇴한 터프한 갱 집단도 있었다. 4인조인 그들 전원이 칼집도 없는 카타나(* 일본도)를 두 자루씩 쥐고 위압적으로 휘두르며 다닌다. 맛포 3명은 그것을 가볍게 무시. 긱에게 집중했다.
"네에쨩! 전후 시켜줘!" "아이에에에!" 길을 가는 오이란을 스모토리 갱이 카타나로 협박한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오이란을 갱 집단은 비웃으며 쳐다본다. 그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본 맛포는 이를 완전무시! 쵼마게 긱을 쿡쿡 찌르며 "가방의 내용물, 도로 위에 전부 부어라. 확실히 확인해주지." "아이에에에!"
긱 청년은 오열하면서 "대체 무슨 권리로......" "우리들은 시민생활을 지킬 의무가 있다!" 흉악 맛포는 긱을 가로막으며 "떳떳하다면 할 수 있을 거다, 그렇지? 애초에 너 같은 음침한 녀석이 가장 위험해! 사이코의 온상이다! 알고 있는거냐? 임마!" "정말 그렇습니다!" "습니다!" "아이에에에!"
울면서 노트 종류와 문방구를 꺼내는 쵼마게 긱을 모멸적으로 내려다 보면서 흉악 맛포는 다른 두 사람에게 말했다. "이런 식으로 빠릿빠릿하게 하는거다. 알겠지? 팍팍 패트롤 포인트가 모여서 출세가도!" 억센 털을 덥수룩한 양 팔을 과시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배우도록!' 비열한 대화를 숨기지도 않는다!
쵼마게 긱이 가방의 내용물을 전부 꺼내자, 흉악 맛포는 그것을 스파이크 달린 신발로 밟으며 신분증명서의 카피를 땄다. "이상 어없음. 협력 감사!" 그리고 다시 걸어간다. 두 사람의 맛포가 옅게 희죽이며 따라 나선다. 긱 청년은 도로에 웅크린 채 벌벌 떨며 움직이지 않는다.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횡포! 그러나 그가 가는 곳에서 이런 종류의 행위는 챠메시・인시던트(*)인 것이다. 그야말로 흉악 맛포의 참맛을 속속들이 아는 이 남자는 사실 닌자이기도 하다. 그의 숨은 이름은 킹핀! 다음달 전환배치를 앞두고 그 악행은 점점 더 선을 넘고 있었다!
(* 日常茶飯事, 일상다반사. 茶(챠, 차)飯(메시, 밥) 즉 茶飯(다반)이란 단어를 살린 그윽한 코토와자다)
"저 긱 자식, 드라이버라도 가지고 있었으면 좀 더 즐길 수 있었을 텐데." 껌딱지 처럼 붙은 맛포 중 하나가 방금 전을 떠올리며 말했다. "아니면 만화책이라도. 대체 뭡니까, 노트라니. 최악급 성실맨 이잖아. 분위기 좀 읽어! 란 거죠." "꺼어어어억." 킹핀은 귀를 후비며 트림한 후 방귀로 대답했다. 옆길로 들어간다.
초라한 길거리에 스킨헤드 스타일인 작은 몸집의 남자가 서서 비굴한 눈으로 킹핀 일행을 보았다. 그의 옆에는 '굿 아가씨' 라 적힌 핑크색 간판이 있다. "도-모. 킹핀=상!" 작은 몸집의 남자는 정중하게 오지키했다. 그리고 공손히 봉투를 내밀었다. "이번달 분입니다!"
"성실하게 일하고 있지? 준법하고 있나? 으응?......에-또, 뭐였더라, 이름이." 킹핀은 한장씩 손가락을 햝으며 만단위 지폐를 센다. "샤마코다. 샤마코." "엄청난 인기입니다. 덕분에요." "당연하지." 킹핀은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안목이 있다고, 나는." "정말로 그렇습니다!"
"샤마코는 곧 인기 1위 등극 예정입니다." "닦아야 빛이 난다. 그런 여자는 물건이야. 알겠나?" 킹핀은 주변의 껌딱지들을 되돌아 보았다. 그리고 다시 포주를 본다. "이 녀석들이 내 대신에 이번부터 여길 관리할 거야. 지점장과 지점장 보좌다. 크흐흐. 알겠는가?" "하이!" 포주는 다시 오지키한다.
포주와 껌딱지 두 사람이 명함을 교환하는 것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킹핀은 계단을 오른다. "즐겨주십시오!" 포주가 소리 높여 외쳤다. 나무아미타불...... 이 가게에서 봉사하는 오이란들은 킹핀이 강제로 체포・보호 명목으로 약점이 잡힌 여자들이다. 이 수법은 그의 메인・비즈니스 중 하나인 것이다.
전환배치 시즌 때마다 그는 빠짐없이 부하 맛포를 '지점장'으로써 자신의 입김이 닿는 암흑점포의 관리를 인계했다. 네오 사이타마 곳곳으로부터 그의 구좌로 불로소득이 매월 흘러들어 온다는 계산이다. 그는 닌자지만 폭력은 어지간한 일이 아니라면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맛포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맛포 권력이라고는 하나 그의 '분별법'은 매우 주의 깊고 그 나름대로의 일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배라고 부르기에는 째째한 소악당스러운 비즈니스이며 그것이 그의 독특한 위치를 구축하여 그곳에 서있게 한다. 그러나 이 비즈니스에 짓밟히며 지고쿠 헬을 보는 시민의 수에 이르면...... 닌자의 소행!
"좀 더 후두려 패고 싶은 기분인데...... 어디 없으려나...... 화끈하게 저지를 만한......" 경봉으로 손바닥을 두드리며 킹핀은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좋은 동네였어, 쓸쓸해 지겠구만...... 기분 나쁜 꼬맹이놈들, 터프가이 기분 내는 녀석들...... 반항적인 놈들...... 모처럼이니 즐기지 않으면...... 크흐흐......!"
킹핀이 도착한 것을 발소리로 깨달은 오이란들은 각자의 작은 방의 장지문 너머에서 일제히 긴장감에 몸을 굳혔다. 사악한 맛포 닌자는 닌자 청력으로 그것을 깨닫고 야비한 웃음을 띄운다. "어떤 년으로 할까나......" 그의 발이 멈췄다. 장지문에는 [비와요 : 펑크스러움, 아름다움] 이라 적혀있다.
"펑크족......" 그의 사악한 뉴런에 영감이 번뜩인다. "어젯밤 아호(* 바보)들이 적발된 기분 나쁜 가게가 있었지, 펑크족 놈들의...... 크흐흐, 쓰레기 꼬마들을 술렁술렁하게 해줄까...... 보여줘 볼까! 어른의 권력을!" 탕! 기세 좋게 장지문을 열어 제낀다! "아이에에!" "즐겨보자고!"
[원・걸, 원・보이] #3
"앗-01011왱알왱알......미래는 없어! 다음주…101101왱알왱알......" 노이즈 투성이 사운드를 뱉는 IRC 라디오 카세트를 블레이즈는 주먹으로 때렸다. 라디오 카세트는 으깨져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 꽤 어렵다고." 거무튀튀한 은색 닌자는 오징어를 베어 물며 말했다.
"로컬 코토다마 공간이라는 건 잠재의식이니까 자기자신의 의도대로 만드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야. 그 사람에게 있어서의, 말하자면 어떤 종류의 절실함...... 강렬한 기억의 타버린 흔적......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그는 모닥불 너머로 오징어 하나를 건냈다. "오징어는 이제 제법 괜찮아."
그녀는 그걸 받아들고 씹어보았다. "......뭐, 그럭저럭." "펑크 음악을 좋아하는구나." 닌자는 말했다. "어떤 부분이 좋은 거야?" "아?" 그녀는 오징어를 문 채 닌자를 노려본다. "......얼굴일까." 억양이 없는 목소리로 답한다. "얼굴?" "대부분, 프론트맨의 얼굴이 카와이이." "얼굴인건가." "그게 나빠?"
"겉모습...... 사는 방식 같은게 아니고?" "사는 방식이라는 건 겉모습 이잖아." "그래도, 스모토리 펑크족 같은 경우는?" '그런건 부른 적 없어." 그녀는 불속에 꼬치를 집어 넣었다. 모래를 털고 일어나 머리 위에서 자전하는 황금 입방체를 향해 외친다. "일어나!" ......어디선가 알람 소리가 들려온다.
"오곡-!" 사운드 체크 중인 스테이지 위, 산단우치(*)의 보컬리스트가 토를 토했다. 멤버인 세명의 기타리스트는 격분하여 보컬리스트릴 발로 차거나 기타로 때리는 등 법석이다. "바카!" "더럽잖아!" 더블 모히칸 스태프가 대걸레를 던지며 "너네가 알아서 청소해!" 라 외쳤다.
(* 여기서의 산단우치는 밴드의 이름이지만, 인살 세계관에서 '산단우치 택틱스'라 하면 다케다 신겐이 만든 대 닌자 전술을 말한다. 집단으로 좁은 공간 내에 총기 일제 사격 후 다시 장전 하고 세걸음 전진을 반복하는 기술로, 비닌자가 닌자와 싸울때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술이라고 한다.)
"시간이 없단 말이야! 똑바로 해!" 사운드・엔지니어가 부스에서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엔지니어의 권력은 절대적이다. 어설픈 짓거리를 했다간 연주 중에 갑자기 소리를 끊어 버려도 아무도 불만 제기를 할 수 없다. 기타리스트중 한명이 대걸레로 바닥을 닦으며 바닥에 웅크린 보컬리스트를 발로 찼다. "이 새끼 완전 술에 꼴아가지고선."
" 오늘밤은 말야...... 아베 잇큐...... 오미소...... 그리고 어쩌면, 타케시...... 굉장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가 없어." 보컬리스트는 토사물을 흘리며 일어났다. "그러니까 우습게 보일 순 없단 말이야! 제대로 하지 않으면! (* 원문은 キメてこねえとよ, 역자의 일본어 능력 부족으로 의역함. 지적 부탁드림)" "이틀 연짱으로 퍼마시다 써먹지도 못할 놈이 되는 쪽이 민폐야." 엔지니어는 차갑게 한마디 했다.
그런 모습을 블레이즈는 계단 옆에서 웅크리고 앉아 보고 있었다. 하품을 참으며 귀를 후빈다. "솔직히 이런 건 별로 보고 싶지 않거든!" 스테이지 위에서 치고 박기 시작한 산단우치로부터 눈을 돌려 더블 모히칸에게 불평했다. "지각해버리는 편이 나았을걸." "그러지 말고. 조기경계가 중요하다고."
더블 모히칸은 자랑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공연 전 준비시간은 손님이 없어, 즉 머릿수가 적잖아? 그럴 때를 노리기도 한다고. 맛포라면 그렇다 쳐도 로카비리(* rockabilly, 50년대 말 미국 남부식 록음악)나 내셔널리스트(* nationalist 국가주의자, 근본주의자. 음악관련 이야기인점을 감안하면 근본주의 쪽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가 떼거지로 밀어 닥쳐 공격하는 일도 있어. 화염병 사건 알아?" "아무튼 후두려 패주면 되는 거잖아."
"잘 생각해봐. 정당방위라고 해도 지나치면 맛포한테 '그거' 당해버리니......" 더블 모히칸은 말했다. "너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나 오너는 빵에 들어가고픈 마음은 없는 부류의 펑크족이야." "내가 그런 바카로 보여?" 블레이즈는 불만스레 말했다.
그녀는 어제 난투 소동극에서 배짱을 높이 평가 받아, 그 결과 이 라이브 하우스 「벽」의 임시 세큐리티 요원으로 고용되었다. 「벽」은 이 날로 폐점하게 되었지만, 은색 닌자와 뒤바뀌는 형태로 갑자기 네오 사이타마에 덩져져 수입원이 없는 그녀에게는 딱 좋은 타이밍(* 원문은 '나루터의 배', 마침 좋은 타이밍을 의미하는 일본의 코토와자)의 임시 수입원이다.
"오너는 은퇴생활, 너는 실업?" 블레이즈가 물었다. "그래." 더블 모히칸은 끄덕였다. "나, 마지메(* 성실함)니까. 실업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요새 점점 수령기준이 빡세지고 있긴 하지만." "흐-응." "저금도 해뒀으니까 말이야. 나, 성실하거든." "흐-응." "꼭 하려고 마음 먹은 일이 있단 말이지." "흐-응. 뭔데?"
"요타모노 알지? 왜 있었잖아, 무코우미즈의 요타모노(*)." "아-. 라이브 하우스 이야기인가. 불타버렸잖아?" "맞아." 더블 모히칸은 눈을 빛냈다. "성지잖아? 역시. 그런 식으로 끝내버리는 건 좀 아니야. 엄청나게 많은 펑크족들이 죽었다고. 이런 식은 좀 아니지. ......그래서, 어떻게든 해보고 싶어서 말이야. 부활시키고 싶어."
(* 1부 '킥아웃 더 닌자 마더퍼커'의 무대가 되는 장소다. 킬즈 코믹스로도 나온 에피소드라 기억하는 독자제형이 많을 것이다.)
"부활 말이지......" 블레이즈는 머리를 긁었다. 더블 모히칸은 자신의 이야기에 열중한 상태다. "나는 원래 요타모노에 늘러붙어 있었거든. 그러니까 뭐랄까, 비원이지. 나 한명으로는 무리겠지만. 아직 한참 무리. 그래도 뜻을 잇고 싶은거야. 마음가짐을 말이야......" "어이! 거기, 뭐하고 있어!" 오너가 그를 부른다.
"하이 요로콘데-!" 더블 모히칸은 블레이즈에게 히죽 웃어보이곤 빠른 걸음걸이로 사라졌다. 스테이지 위에는 다음 밴드, 고장의 멤버들이 산단우치와 치열한 눈빛을 주고 받고 있다. 블레이즈는 무료함에 계단을 올라 출구를 나서서 벽에 기대어 앉았따. "푸헥!" 빛이 비추자 재채기가 나온다.
"여기, 벽?" "앙?" 블레이즈는 말을 건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빼빼 마른 남자가 그녀를 내려다 본다. 역광 속에서, 움푹 들어간 눈, 미간의 깊은 주름, 불균형한 짧은 머리. '건방지군(* 원문은 コシャクな)' 이라 적힌 T셔츠를 입고 있다. 목 주변은 늘어나 너덜너덜하다. "여기, 벽?" "아베......! 블레이즈는 놀라 숨을 들이켰다.
"벽?" "벽? 벽이지." 블레이즈는 당황해서 일어섰다. 남자는 삼백안(* 흰자가 넓고 눈동자가 작은 눈)으로 블레이즈를 가만히 쳐다 보았다. "나...... 아베 잇큐...... 노래를 해." "알고 있어." 블레이즈는 작게 중얼거리며 머플러를 콧등까지 끌어올렸다. "들어가요, 들어가." "나...... 나, 보통 빨라. 오는 게, 빨라." 블레이즈는 끄덕거리며 계단을 말없이 가리켰다.
"도-모" 남자는...... 전설적 펑크・밴드, 아베 잇큐의 보컬리스트, 유시미는 휘청휘청 계단을 내려간다. "유시미=상" 블레이즈는 그 등을 향해 말을 걸었다. "타이코(* 대고, 큰 북)...... 시게키의 대타는요?" 유시미가 걸음을 멈췄다. "응, 동생, 시게키, 동생, 시게키" 그는 중얼중얼 거렸다. "죽은 시게키."
블레이즈는 할말을 찾아 머리속을 뒤졌지만 유시미는 그대로 내려가 버렸다. 머플러 아래에서 그녀는 신음소리를 억눌렀다. ...... "여기, 벽 맞슴까?" "아?" 자신에게 걸려온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그녀는 뒤돌아 보았다. "당일권 없슴까?" "몰라!" 그녀가 매섭게 노려보니 펑크족은 침을 뱉고 사라졌다.
쿠구구궁. 쿠구구궁. 아랫쪽에서 '고장'이 연주하는 기타의 굉음이 흘러나온다. 유시미는 플로어에 서서 그 광경을 보고 있을까? 블레이즈는 황망히 생각했다. 스르륵 벽에서 등이 미끄러지며 그녀는 다시 앉았다. 그녀는 계속 생각했다.
◆◆◆
첫 밴드의 등장도 아직인데 이미 「벽」에 있는 인원수는 수용가능한도에 다다른 상태였다. 프리크 아웃(* 기성 사회의 틀을 깨는 행동 양식 혹은 마약에 취한 상태, 여기서는 후자)한 펑크족들이 몇명씩 친구들에게 들쳐매어 계단 위로 날라진다. "시작도 전에 뻗다니 너무 불타오르는걸." 더블 모히칸 스태프는 신랄하게 한마디 했다. "아-" 블레이즈는 허공을 보며 중얼거렸다.
"뭐야?" 더블 모히칸은 입장자 티켓을 체크하며 블레이즈를 보았다. "어떻게 된거야. 배고파? 오니기리 있어." "필요 없어. 건강하다고." "오니기리 필요 없어?" "나, 아베 잇큐, 활동 중에도 그렇게 푹 빠져 있진 않았는데." "아베 잇큐가 어쨌길래?"
"내가 뒷문 밖에 서있을 때, 유시미가 들어왔어." "오오. 스고이한데." 더블 모히칸이 끄덕였다. "유시미는 야바이인걸. 그럴만해." "딱하고 본 순간엔 자아과(* 현실의 정신과) 환자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깨달았다고 해야되나, 그런 걸." 블레이즈는 중얼거렸다. "그게 참......" "한눈에 반한 것 같은 모습이네."
"아-" "그래도, 너 담당은 어깨 역할이니까 말이야. 잘 부탁한다고, 요짐보(* 보디가드)." "아- 그랬지 참." "요짐보-" "그랬지-" 콰광! 그 순간이었다. 퍼스트 밴드인 '키리쿠치・마고'의 드러머가 등 뒤의 징을 힘껏 쳐 울리며, 허접스러운 기타가 박자를 바짝 따라간다.
"스고이! 스고이스고이추워! 흥흥흐흐흥이랄까! 흥흥흐흐흥무언가스고이!......기모찌!" 축 늘어진 채 기타를 연주하며 본즈 헤어 청년이 마이크를 씹어 먹는다. "기모찌! 흥흥흐흐흥스고이한 무언가-!" 브레이크다! 그러나 모조리 타이밍이 조금씩 어긋나 있다.
"기모찌! 기모찌펑크!" "기모찌펑크!" "기모찌펑크!" "우오오옷-! 바카!" 손님 중 누군가가 소리치며 케모 비어 병을 던졌다. 프론트맨은 아슬아슬 이걸 피하며 연주를 이어간다. 두곡째다. "흥흥흐흐흥스고이! 흥흥흐흐흥스고이! 이 동네..." "카에레!(* 돌아가) 바카!" "우오옷-!"
이미 손님 중 몇명은 스테이지에 기어 올라 난투를 개시! 구체성이 결여된 가사는 낭만주의적이기에 불 쉿 취급 당한다. 키리쿠치・마고는 전통있는 이 라이브 하우스의 주인들에게 거절당했다! "우오옷-!" "끄악-!" 누군가가 때렸다. "잠깐!" 더블 모히칸이 블레이즈의 팔을 붙들었다.
"괜찮아, 아직!" 블레이즈는 더블 모히칸을 떨쳐 버리고 팔짱을 끼고 말한다. "저런 거, 가만히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잖아. 후끈하다구!" "너무 '그거'해버리면, 맛포가......" "이 정돈 괜찮아!" 블레이즈는 이를 드러내며 "게다가, 그 때가 내 차례잖아! 아-, 또 튀어나왔어, 다른 놈들이"
블레이즈는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키리쿠치・마고는 여전히 그럭저럭 연주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난입자들은 용서 없이 옆에서 징을 끊임없이 울려댔다. 대앵-! 대앵-! 대앵-! 대앵-! 키리쿠치・마고의 멤버들은 관객에게 두들겨 맞으면서 서서히 홀로 질질 끌려 내려가 그 속으로 사라져 갔다.
"다음은? 산단우치였지......얼레......?" 블레이즈는 까치발을 서며 미간을 찌푸렸다. "산단우치 아니었나?" 대앵-! 대앵-! 대앵-! 대앵-! 삭발한 남자는 계속해서 징을 울린다. "저 녀석은 아니잖아?" 라는 더블 모히칸. "저 녀석......" "시게키...... 동생!" 블레이즈는 신음을 흘렸다.
대앵-! 대앵-! 무뚝뚝한 얼굴로 징을 계속해서 울리는 남자를, 더블 모히칸은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았다. "닮은 것 같기는 한데...... 아이엣!" 그 얼굴 바로 옆을, 플라스틱 글래스가 날아와 지나갔다. "우오오옷-!" "우오오옷-!" 손님들 끼리 벌이던 난투는 어느새 스테이지를 향한 분노의 외침, 그리고 이제는 환성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외치며, 손으로 두드리며 챈트를 되풀이 하는 사람들과 섞여 수근수근 들려오는 대화. "산단우치가 아니야." "시게키다." "시게키 되살아나서 돌아온거야?" "아직 어린애잖아......" "저게 동생이야!" "출소!" "산단우치 아니야?" "어이! 어이, 저거......" 대앵-! 대앵-! 환성이 가라앉는다.
어느새인가, 스테이지 위에 비쩍 마른 키 큰 남자가 멍하니 서있었다. 불규칙한 짧은 머리, 상반신은 알몸, 눈을 끔뻑거리며 손님들을 바라보는 그 모습은 곤혹스러워하는 것 같다. "유시미......!" 누군가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데굴데굴...... 그 순간 스테이지 구석에서 굴러온 것은, 타이코(* 태고, 큰 북)였다. 새로운 사람 3명이 굴려온 것이다.
태고를 굴려온 세명 중 한명은 앰프에 잽싸게 하얀 잉크로 <무구>라고 쇼도(* 서도, 서예)로 적힌 전자오코토(* 일본 거문고)를 잭 인 시켰다. 엄청나게 날카로운 전자 노이즈가 귀를 찢는 것 만 같다. 다른 한명은 베이스를, 또 다른 한명은 드럼. 그리고 시게키의 동생이 징을 두드리는 것을 멈추고 태고 앞에 스탠바이했다. 유시미가 마이크를 잡았다.
"......" 유시미는 입을 벌린 채 그대로 멈췄다. 삼백안이 정신 없이 움직인다. 그 한 순간, 손님 하나 하나의 얼굴을 포착했다. "아......" 손님 중 누군가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안타이세이!" 그러자 봇물이 터진 것 처럼 모든 손님이 외침소리를 끌어올렸다. """안타이세이!""" 두웅-! 타이코!
두웅-! 두웅-! 시게키 동생은 무뚝뚝한 얼굴로 타이코를 계속해서 두드린다.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위로 드럼・비트가 겹쳐진다. 거기에 새로 가입한 것으로 보이는 베이시스트의 일그러진 금속성 사운드! ""안타이세이!"" 손님들의 외침! 유시미는 갑자기 등을 팽팽하게 펴고 외친다! 그 소리들을 덮어써서 지워버린다! "안타이세이!"
안타이세이! ANTI (안타이)와 SEI(체제)를 합체시킨 아베 잇큐의 신조어인 것이다! 그리고, 고기기기기기가가가가가가! 무시무시한 금속 오코토・사운드가 고막을 습격한다! 유시미는 눈을 부릅뜨고 외치기 시작했다. 멜로디의 찌꺼기조차 없는 가사를. "멈추면! 죽어! 그러니 나는 시체!"
"아베 잇큐?" 더블 모히칸은 경악했다. "좀 더 뒤쪽 순번인데, 난데...... 설마 타이코 담당이 14세니까 심야가 되기 전에......? 앗-! 블레이즈=상! 잠깐!" 그는 이미 무리 속으로 사라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배웅할 수 밖에 없었다! "멈추면! 죽어! 그러니 나는 시체! 움직이지 않는 시체! 살해당했다!"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 공중으로 튀어 오르는 바이오 개복치처럼 아래에서부터 밀어 올려진 관객이 술로 된 물보라와 함께 난무한다. 유시미는 부릅뜬 눈을 절대 깜빡이지 않고, 분노 일보 직전에서 긴장된 무표정으로 계속해서 외친다. "컨베이어가 돌기를 기다리고 있어! 멈추면 죽어! 그러니 시체! 기다리는 나는 시체!"
"멈추면 죽어! 멈춰 있어! 멈추면 죽어! 멈춰 있어!" "나는 시체!" "멈췄다!" "멈췄으니까 죽는다!" "멈췄다!" "멈췄으니까 죽는다!" "멈췄다!" "곡은 끝이다!" 고옹-...... 전자 오코토의 피드백음이 끝없이 커지는 중에 유시미는 바닥에 등을 대고 쓰러졌다.
두웅! 두웅! 타이코가 심장 소리처럼 되풀이되며 울린다. 관객들은 마른 침을 삼키고 다음 곡을 기다린다. 2곡째가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특별한 밤. 3곡째가 있을 가능성조차 있다! "안타이세이-" 제일 앞 줄에서 가이드바에 기댄 채 감격에 오열하는 블레이즈였다. "안타이세이-" ......BLAM! 그 때였다.
BLAMBLAM! 천장에 다시 울리는 두발의 총성. 거기에 더해, 삐융-! 수동식 사이렌이 울려 퍼진다. 펑크족들은 앞으로 앞으로 몰려들어 출구 근처는 텅 빈 상태였다. 거기에 맛포들이 진영을 전개했다. 모두가 뒤돌아 보았다. 삐융-! 삐융...... 맛포가 수동식 사이렌을 멈췄다. 치프 맛포가 비열한 웃음을 짓는다.
"꺼어어어억! 이거 안되겠구만-" 치프 맛포는 팥앙금 도너츠를 씹으며 쯉쯉대는 소리와 우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펑크족들의 날선 시선을 한몸에 받고도 그는 더더욱 태연하게 굴고 있었다. 두웅...... 마음가짐, 타이코의 소리가 약해진다. 시게키 동생은 무뚝뚝한 얼굴에서 진땀을 흘리며 바닥에 누운 유시미를 바라보았다. 유시미는 움직이지 않는다.
"아마, 전원 약물의 영향 하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군, 이건! 체포는 면할 수 없지이-" 치프 맛포가 말했다. "잠깐 기다려 주세요, 끄악-!" 앞으로 나서려고 한 더블 모히칸은 갑자기 경봉으로 두들겨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정당방위로 살해당하지 않은 것을 감사히 여기도로옥." 치프 맛포는 배를 긁적였다.
"이게 무슨......영장은 있으십니까?" 스태프 룸에서 오너가 나왔다. "신청서도 제출했습니다. 위법성은 없......" "입다물람마-!" 치프 맛포가 외쳤다. """아이에에에!""" 반경 10피트 내에 있던 펑크족들이 모두 번개에 맞은 것 같은 공포에 벌벌 떨며 뒷걸음질 쳤다. "영장? 잠꼬대는 자면서 하도록."
치프 맛포는 경봉으로 손바닥을 두드리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괴롭힌다. 그것 뿐인 이야기다, 꼬맹이들. 이유는 나중에 생각해서 붙일테니 안심해라. 마음에 들지 않는 꼬맹이들을 괴롭힌다! 그것이 어른의 권리다! 그것을 위해 법률이 있다!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 나는 권력이다!" 나무삼! 이 무슨 궤변인가!
홀은 고요해졌다. 펑크족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한다. 오너는 무언가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치프 맛포는 빠르게 총을 겨누고 안전장치를 푼다. "아이엣!" 기가 약한 몇명의 펑크족이 비명을 지른다. "무릎을 꿇어라. 도게자다." 라고 말하는 치프. ...... "동생!" 그 순간, 스테이지 방향에서 성난 소리가 날아든다.
전원이 스테이지 방향을 보았다. "손을! 멈추지 마라!" 다시 한번, 성난 소리. "엣" 시게키 동생은 침을 삼키고 목소리의 주인을...... 바닥에 뻗은 채인 유시미를 보았다. "손을! 멈추지 마라!" 세번째의 성난 소리! "아이엣!" 시게키 동생은 주춤거리다가 이를 악물고 죽음을 각오한 표정으로 타이코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두웅-!
"이 무슨......" 두웅-! 두웅-! "해보자는 거냐앗-!" 치프 맛포는 권총으로 시게키 동생을 노린다! 방아쇠를 당긴다! POW! 총구에서 불똥 덩어리가 날아가 공중에서 흩어져 사라졌다. 치프 맛포는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POW! 총구는 재채기처럼 불똥을 뿜어낸다. 다시 한번 방아쇠! POW! 총구가 붉게 녹아든다.
유시미는 떨쳐 일어나 다시 마이크를 쥐고 있었다. "안! 타이! 세이!" 유시미는 외쳤다. 치프 맛포는 고속사고. 총구가 녹아버린 이유를 찾는다. 그의 닌자 판단력은 한순간에 답을 이끌어 낸다. 지금 그의 얼굴에 점프 펀치를...... 붉게 타오르는 주먹을 꽂으려 드는 저 붉은 머리 여자가 저지른 것인가.
"이 녀석, 닌자인가?" 그의 핏속을 닌자 아드레날린이 빠르게 회전하며 시간 감각이 진흙처럼 둔해진다. 붉게 타오르는 주먹이 다가온다. 펀치를 뻗는 그녀의 팔꿈치는 자켓을 태우면서 로켓 엔진과도 같이 불을 뿜는다. 주먹이 콧등에 박혔다. "닌자, 난데?" 주먹은 그의 예상보다도 2배 더 빨랐다.
[원・걸, 원・보이] #4
"아파......" 치프 맛포의 얼굴이 바뀌어 간다. 뺨이 패이고, 코는 일그러지며, 두껍던 입술도 비뚤어지고, 침과 코피를 내뿜는다. "아프잖아, 어어엉!' 주먹은 용서 없이 치프 맛포에게 카라테 충격을 쑤셔 넣는다. "끄악-!" 치프 맛포는 나선형으로 돌며 날아가다, 엉덩이를 블레이즈에게로 향한채 쓰러졌다!
피보라는 블레이즈의 몸에 닿기도 전에 치이익 소리와 함께 증발. 그녀는 위협적으로 이를 드러내며 치프 맛포의 엉덩이를 향해 돌진한다. "이얏-!" 케리・킥! "끄악-!" 엉덩이를 걷어차인 치프 맛포는 앞으로 한바퀴 더 회전! 벽을 들이 받고야 만다! "끄악-!" "FUCK!" 블레이즈는 키츠네 사인(* 손을 여우 모양으로 하는 것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는 것보다 한층 그윽한 표현이다!)! "우헉!"
"뭐하고 있는 거야!" 치프 맛포는 아우성 친다. "나는 공무원이라고!" "강제 연행 중점!" 다른 맛포들이 경봉을 들고 에워싼다. 펑크족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안타이세이!" 스테이지 위에서는 유시미가 눈을 부릅뜨고 다시 한 번 절규! 드럼 롤! 그리고 타이코(* 태고, 큰 북)! 오코토(* 일본 거문고)! 베이스! "우오오옷-!" 난투가 시작된다!
"회전스시가! 접시에 없어! 내 자리까지 오질 않아! 어제 나는 이유를 알았어! 이타마에(* 스시 요리사) 앞자리에 앉은 녀석이! 스시를 너무 쳐먹어!" 유시미는 외친다! 그것은 멜로디 따위와는 인연이 없는 절규! 신음인 것이다. 플로어에는 "우오오옷-!" "연행!" "끄악-!" "맛포의 폭력이다!" "우오오옷-!"
휘둘러지는 경봉! "끄악-!" 펑크족이 얻어 맞어 쓰러진다. 그들은 과감하게 달려들어 맛포를 밀고 당기고 모쉬(* mosh, 록 콘서트 등에서 관객이 지나치게 밀려와 몸이 부딪히거나 하는 일)의 파도속에 한명, 또 한명씩 끌고간다. 그것은 마치 통돌이 세탁기에 집어 던져진 쥬-・웨어(* 유도복 혹은 도복의 인살어)와도 같다! ""돌아오지 않아! 스시가 오질 않아!" "오질 않아! 오질 않아! 오질 않아!"
"제정신이 아닌 돼지 새끼들!" 일어난 치프 맛포는 파괴된 권총을 버리고 전기 쥿테(* 十手, 일본의 전통 제압용 무기, 원피스의 스모커=상의 무기를 떠올리면 된다)를 풀파워 출력으로 셋팅했다. 부웅! 제트엔진 소리를 뿜으며 블레이즈는 단숨에 간격을 좁힌다. "이얏-!" 거친 불꽃에 의해 가속하는 라이트 스트레이트! "이얏-!" 치프 맛포는 쥿테로 맞받아치기!
""끄악-!"" 블레이즈와 치프 맛포 양자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발을 구른다. 블레이즈의 펀치는 치프 맛포에게 적중했으나 쥿테 전기공격 카운터를 먹고 말았다. 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들어 광견과도 같이 서로를 노려본다!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유시미가 플로어를 곁눈질로 내려다 본다. 그리고 외친다. "폭력! 촌스러!" ""우오오옷-!"" 펑크족은 맛포의 전후좌우로 밀고 들어와, 모쉬의 파도 속으로 빨아들인다. 그들은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따. 그것은 마치 하드한 춤사위와도 같았다.
"헤헷" 블레이즈는 바닥에 침을 뱉었다. "그렇고 말고, 촌스러운 폭력은 우리들 닌자에게 맡겨두시라." 그녀는 중얼거리며 치프 맛포를 노려본다. "숨지 마! 이 자식아!" "치잇" 치프 맛포는 뒤로 물러섰다. "전략적 후퇴!" 그리고 밖으로 달려 나갔다. "기다렷!" 뒤쫓는 블레이즈!
계단을 뛰어 올라, 뒷골목! 정차되어 사이렌(* 원문은 チョウチン, 랜턴)을 회전하며 무인대기중인 패트롤 카의 본넷에 치프 맛포는 뛰어 올라 "이얏-!" 날아올랐다. "이얏-!" 블레이즈가 쫓는다! 치프 맛포는 우당탕탕 달려나가며 뒤돌아 블레이즈를 향해 수리켄을 투척! "이얏-!"
"이얏-!" 블레이즈는 날아드는 수리켄을 불태우며 더욱 더 바짝 뒤쫓는다! 치프 맛포는 거한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닌자스러운 민첩성을 발휘하여 블레이즈가 따라 붙는 것을 차단한다. "꿀꿀-!" 치프 맛포는 휴대용 사이렌을 집어 던졌다. 블레이즈의 닌자 제6감이 위험하다 외친다! 그것은 그레네이드(* 수류탄)!
"이게 무슨......" 블레이즈는 땅바닥을 구르는 사이렌쪽으로 파고든다! 쿠광! KABOOM! "끄악-!" 사이렌이 폭발! 불꽃이 블레이즈를 감싼다! "히이- 히이- 히이-"치프 맛포는 발을 멈추고 뒤돌아 어깨를 흔들며 웃었다. "어서 옵쇼, 어서 옵쇼. 그렇게나 바라시던 대로, 한판 시작해보자고."
활활 타오르던 불꽃이 식고, 붉게 타오르는 사람 모습의 실루엣에게 빨려 들어간다. 마침내 블레이즈의 모습이 나타난다. "하아-. 하아-" 그녀는 힘을 격하게 소모하여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몰아쉰다. "하아-" "와카루(* 알지), 와카루. 어떤 종류의 화둔 사용자에게는 불은 효과가 없다는 것쯤은, 나는 자세하니까...... 하지만 아예 상처 하나 없는 건 아니지?"
"시끄럿-!" 블레이즈는 불똥을 튀긴다. "해치워 주마!" "아이사츠부터 하지." 치프 맛포는 웃으며 오지키했다. "도-모. 킹핀입니다." "도-모. 킹핀=상" 블레이즈는 오지키를 돌려주었다. "블레이즈입니다." "이얏-!" 오지키 종료와 동시에 경봉 공격! "끄악-!"
블레이즈는 더러운 땅바닥에 부딪히며 신음했다. "힘이 소모되었군...... 소모되었어. 도망조차 치지 못해." 킹핀은 웃으며 조금 전 얻어 맞아 퓌었던 자신의 콧대를 붙잡았다. 우득우득 좌우로 맞추더니 원상태로 돌아왔다. "개같은 라이브 하우스! 설마 닌자・바운서를 고용했을 줄이야-. 쫄았다고."
"이얏-!" 블레이즈는 반격에 나섰다. 땅을 박차고 불꽃을 붙여 불타는 돌려차기다! "이얏-!" 킹핀은 이것을 브릿지 회피! 아랫쪽에서 걷어차며 반격! "이얏-!" "끄악-!" 날아가버리는 블레이즈! "너, 섹트의 닌자가 아니군. 위성 조직(* 메인 조직에서 갈라나온 조직) 녀석들 중에서도 너같은 놈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없어."
킹핀은 경봉을 휘두르며 말했다. "나는 말이다, 엄청나게 싫어하는 조깅까지 해가면서, 일부러 너를 이 장소까지 데려온 거다. 친구들이 있는 곳까지 말이야...... 나는 만전을 기해 싸우는 타입이거든...... 일대일 따위, 멍청한 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있으니 말이야. 와카루?" 그는 주변을 둘러 본다.
두 사람은 라이브 하우스의 뒷골목에서부터 제법 떨어진 장소에 와있었다. 오른쪽에는 철망이 쳐진 자재 창고. 왼쪽에는 추레한 폐빌딩. 빌딩에는 "살롱 영업중"이라고 적힌 노렌(* 일본 포장마차 등에 달려 있는, 손님이 걷고 들어가는 천막)이 걸려있지만 틀림없이 영업중인 가게는 아니다. 블레이즈는 터진 입술을 닦고 일어서서 카라테를 경계한다.
"그 녀석이 사냥감인가?" 폐빌딩 옥상에서 그림자가 뻗는다. "이얏-!" 그림자는 회전 점프로 뛰어 내려 킹핀과 블레이즈를 사이에 끼우는 위치로 착지했다. 윤기가 흐르는 자주색 닌자 복장을 입은 닌자는 멘포 속에서 득의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도-모. 다투라(* Datura, 독말풀. 맹독을 가진 식물이다)입니다." "도-모, 다투라=상" 킹핀은 웃었다.
"맛포인 너에게 대들다니, 정신 빠진 닌자가 다 있군 그래?" 아이러니한 단어가 폐빌딩의 어둠 속에서 들려온다. 그 곳에서 나타난 것은 노란색과 검은 경계색 (* 보호색의 반댓말, 눈에 띄는 것으로 주위를 위협하는 색깔) 닌자 복장을 입은 닌자다. "도-모. 폴리스티나에(* 일본 헤즈의 추측으로는 Polistinae, 쌍살벌)입니다." "정말 그 말대로다, 폴리스티나에=상." 킹핀은 웃었다. "참 난감한 일이지."
"도-모. 블레이즈 입니다." 블레이즈는 밉살스레 오지키했다. 세명은 블레이즈를 트라이앵글 형태로 포위했다. "여기는 말하자면 내 사무실 같은 곳이지." 킹핀이 말했다. "바깥쪽 놈들에겐 조금 자극이 센 문제를 해결하는...... 소중한 비즈니스 장소다. 너같이 감당하기 힘든 녀석들을 처리하는 장소기도 하지."
"닌자인 여자는 실제 드물지." 다투라가 말했다. 닌자복장을 싸맨 튜브 속 형광색 액체가 나뭇잎의 잎맥처럼 돌며 뚝뚝 바닥으로 떨어진다. "약물로 확실하게 해치우기로 할까." "그렇지." 폴리스티나에가 끄덕였다. 그 양무릎과 양팔꿈치에서 위험한 니들(* 바늘) 형태의 무기가 솟아난다. 킹핀은 주의 깊게 거리를 두었다.
"맨 처음에 공격을 맞춘 놈이 전후 우선권을 가지는 걸로 하지. 오케이?" 라는 폴리스티나에. 킹핀은 끄덕였다. "좋을대로......" "이얏-!" 화륵! 블레이즈의 눈 앞에 불꽃으로 된 동그라미가 출현했다. 블레이즈가 점프하여 그 속으로 들어가자 순식간에 킹핀의 바로 앞에 출현한다. 주먹이 킹핀의 콧등을 포착한다. "끄악-!"
불의의 기습에 당해 엉덩이를 블레이즈 쪽으로 향한 채 엎드려 쓰러진 킹핀! 다투라가 뛰어든다! "이얏-!" 독액이 뚝뚝 흐르는 양팔을 블레이즈를 향해 뻗는다! "이얏-!" 블레이즈는 손바닥에서 제트 화염을 뿜어 그 열로 강렬한 팔꿈치 찍기를 작렬! "끄악-!" 그 순간 폴리스티나에가 따라 붙는다!
"이얏-!" 블레이즈는 폴리스티나에에게 발차기! "이얏-!" 폴리스티나에는 종이 한장 차이로 이것을 피하고 블레이즈의 옆구리에 니들을 꽂는다. "끄악-!" 거기에 더해서 앞차기! "이얏-!" 블레이즈는 몸을 돌려 피하려 하나, 늦었다! "끄악-!" 튕겨져 날아가 철망에 부딪힌다!
"슬슬 돌거다, 독기운이 말이야." 폴리스티나에는 여유있는 말투로 말했다. "제법 괜찮은 카라테를 하는군." 다투라는 목을 우득우득 돌리며 블레이즈에게 다가선다. "그렇다고, 방심할 수 없는 놈이야. 그 녀석." 킹핀은 일어나 경봉을 다시 한 번 손에 쥔다. "방심은 금물이다. 방심은 다메다."
"그 말투는 나의 마비독을 우롱하는 것 처럼 들리는군." 폴리스티나에는 어깨를 으쓱했다. "보라고. 눈에 기운이 없다. 먹히고 있어. 다음은 다투라의 약물로 확실히 해치울 뿐이다." "흥" 킹핀은 코를 원래대로 되돌리며 "아무튼 제대로 하라고" 라 말했다. 다투라가 블레이즈의 먹살을 움켜쥐고 철망 방향으로 누른다.
장신인 다투라는 블레이즈의 신체를 위로 들어 올렸다. 양발이 뜬다. 무력하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블레이즈는 다투라의 손목을 잡고 저항하려 했다. "무리다." 라는 다투라. 튜브가 살아있는 생물처럼 목을 쳐들고 끝 부분의 침이 경동맥에 주사처럼 꽂히려 한다. 블레이즈는 신음했다. "만만하게 보지 마......"
세 닌자는 껄껄 웃었다. 블레이즈는 의식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분노를 불태워라. 나는 닌자다. 포기하지 마라. 얕잡아 보이지 마라! 두번 다시는! 그녀의 뉴런에 불꽃이 튀며 닌자 소울과 투쟁심이 깊이 연결된다. 그 순간! "끄악-!?" 다투라는 비명을 지른다!
그녀의 손은 바이스와도 같은 힘을 되찾았다. 정말 한순간의 일이었다. 그러나 충분했다. 갈갈이 찢어버릴 정도의 닌자 악력으로 다투라의 손목을 붙잡았다. 기가 꺾인 다투라는 높이 들어올렸던 그녀를 땅에 떨어뜨린다. 그녀는 파고들어 그 면상을 마음 껏 쥐어 비튼다. "이얏-!" "아바바밧-!?"
경련하며 다투라는 머리를 쥐고 뒤로 물러섰다. 블레이즈는 땅에 무릎을 꿇었다. "이얏-!" 그것을 노리고 덮치는 폴리스티나에! 팔꿈치의 니들로 공격한다! "이얏-!" "뭣?" 킹핀이 놀라 한쪽 눈썹을 치켜들었다. "끄악-!" 폴리스티나에는 옆구리를 걷어차여 철망에 쳐박힌다. 다투라에게!
"이 년이!" 킹핀이 달려든다. "이얏-!" 다투라는 뒤돌아 보며 콧등을 향해 펀치를 날린다! "끄악-!" 불의의 일격에 당한 킹핀은 허공을 나선형으로 회전! 엉덩이를 위로 향한 채 엎드려 쓰러진다. "뭐하는 거야!?" "뭐냐니, 너...... 헷" 다투라는 코웃음쳤다. "인과응보지."
"우눗-!" 폴리스티나에가 철망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눈 앞에는 컨디션을 회복한 블레이즈가 서있다. 팟하고 뜨인 양눈에는 분노의 화염이 이글거리며, 그 팔꿈치는 하얗게 달아올랐고, 온몸에서 불꽃을 분출하고 있다. 그녀는 입술 끝을 일그러뜨리며 웃고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판 뜰까? 어이" "너 이......"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블레이즈는 제트엔진처럼 뿜어져 나가는 펀치를 반복하며 후려친다! 그 때마다 폴리스티나에는 철망에 쳐박혔다가, 튕겨올랐다가, 다시 펀치를 맞는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어이!" 두들겨 패면서 블레이즈는 다투라를 향해 외쳤다. "어떻게 튀어 나온거야? 이얏-!" 그리고 폴리스티나에를 팬다. "끄악-!" "글쎄" 다투라는 대답했다. "생각은 나중으로 미루자고" "그 쪽, 맡긴다!" "아아, 맡겨줘!" 다투라는 카라테를 펼쳤다. "컨디션 좋다고!"
"이 새끼-" 킹핀은 경봉으로 공격을 경계한다. "다투라=상이 아니군. 이 새끼-" "아아, 아니라구." 다투라는......아니, 그 닌자는 뻔뻔스레 끄덕이고 다시금 아이사츠했다. "나는 실버키다."
[원・걸, 원・보이] #5
"실버...... 뭐?" 킹핀은 두꺼운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도-모, 킹핀입니다...... 짓수 사용자인가? 어디에서 솟아난 거야? 네놈의 이름도 내 경계필요 닌자리스트에는 없구만......" "우웩, 웩" 실버키는 다투라의 약물 튜브를 떼어냈다. "기분 나빠"
"이얏-!" "끄악-!" "이얏-!" "끄악-!" 그 등 뒤로 블레이즈가 폴리스티나에를 펜스에 튕기며 계속 두들겨 패고 있었다. 킹핀은 껌을 뱉어 버린 후 그녀를 노려 느긋한 움직임으로 발포했다. BLAMN! "이얏-!" 블레이즈는 이 놀라운 속사를 가까스로 백덤블링 회피!
"제법인데"라고 말하는 실버키. "하야이" "하야이라고 칭찬할 때냐!" 블레이즈가 외쳤다. "이쪽을 못노리게 해!" "쳐자고 있을 때가 아니다, 폴리스티나에=상!" 킹핀도 다시 동료에게 욕지거리를 날렸다. "뭣때문에 네놈같은 것들을 마음껏 뛰놀게 해줬는데?" 그의 쉰 목소리에는 알 수 없는 박력이 있었다.
"이......이얏-!" 폴리스티나에가 펜스에서 몸을 빼내며 도망쳐 카라테 자세를 다시 펼친다. "어째서 내 독이 듣질 않는거지?" "아앙?" 블레이즈의 눈이 분노로 불타오른다. 몸 이곳 저곳에서 불꽃을 뿜으며 불똥이 춤춘다. "독? 그런 거 이미 잿더미가 된 거 아니야? 지금 나 체온 몇 도 일까?"
"바보 같은. 태웠다고? 핏 속......" "예전과는 끕이 다른 화둔이거든, 이게" 그녀는 주먹을 쥐락펴락 했다. "슬슬 익숙해 지네. 개선판 (* improved) 이랄까. 뭐였더라? 네놈의 이름. 운이 나빴네. 한참 더 두들겨 맞아야 할테니까!" "이얏-!" 폴리스티나에가 뛰어 올랐다! "이얏-!" "끄악-!"
폴리스티나에가 펼친 무릎차기・팔꿈치찍기 공격 콤비네이션에 맞서, 블레이즈의 하늘을 가르는 무릎차기가 앞서서 작렬한다. 화둔・짓수를 운동능력으로 변환! 그 날램! 폴리스티나에는 턱을 걷어 차이며 뒤로 몸을 젖힌다. 그 순간 돌려차기! "이얏-!" "끄악-!" 폴리스티나에의 등이 펜스에 격돌!
"이얏-!" 튕겨나오는 폴리스티나에에게 블레이즈가 주먹을 꽂는다! "끄악-!" "이 쓸모 없는 놈이!" 킹핀이 다시 권총을 겨눈다! "이얏-!" "끄악-!?" 킹핀은 손등을 실버키에게 얻어 맞고 권총을 놓쳐 떨어뜨린다! "나라고. 너의 상대는" "이 놈-! 이얏-!" 경봉 공격!
"이얏-!" 실버키는 경봉을 한손으로 막으며 킹핀의 얼굴을 움켜잡으려고 했다! "이얏-!" 킹핀의 닌자 제6감은 실버키의 그래플링 공격에서 불안한 기색을 감지하여 백 플립으로 회피! 공중에서 둥글게 공처럼 몸을 웅크렸다가 모래 먼지를 튀기며 착지한다!
"이얏-!" BBBLAM! 킹핀은 서브 웨폰(* 보조무기)인 핸드건을 지향사격 자세로 마구잡이 연사! "이얏-!" 실버키는 양팔을 크로스시켜 방패로 삼는다! 등뒤에서는 블레이즈가 폴리스티나에를 펜스에 튕기며 계속 두들겨 패고 있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BLAMBLAM! BLAM! "끄악-!" 실버키는 신음했다. 핸드건이 다투라의 닌자 복장을 뚫으며 데미지를 준다! 킹핀은 실버키를 노려보았다. "이 자식......" "아아, 그렇다" 실버키는 말했다. "나는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아. 이런 쓰레기 자식의 몸이 어떻게 되든."
그 말은 과연 진실일 것인가. 눈에서 피를 흘리며 그는 외쳤다. "해봐! 끝장을 내봐라!" "이이이야앗-!" 블레이즈의 펀치가 가속! 폴리스티나에를 통해 펜스로 열이 전해져 붉게 달아오르며 변형! 블레이즈는 주먹을 폈다가 쥐고, 다시 한 번 꽉 쥐었다. 그리고 카이샤쿠 일격! "이얏-!"
"......사요나라!" 열로 달궈져 끊어진 펜스째로 폴리스티나에의 몸이 뒤로 쓰러졌다. 그리고 폭발사산했다. "꿀꿀......" 킹핀은 방아쇠를 철컥철컥 당기며 뒤로 물러섰다. 아웃 오브 아모(* Out of ammo, 탄약이 바닥남). "어이어이...... 어째서 이몸이 열세인 상황에 놓인 거냐...... 답이 없는 놈들이구만!" 몸을 돌려 달린다!
"오우! 또 우리들 앞에서 어설픈 짓을 하는 건 그만둬! 똑똑히 기억하라고!" 실버키는 킹핀의 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우리들'은 이외에도 더 있다고! 좀 더 야바이한 녀석들이!" "닥쳐!" 킹핀은 달리면서 뒤돌아 욕설을 던졌다. "오늘은 우선 넘어가주마! 오탓샤데-!"
참선을 마친 블레이즈는 실버키에게 달려갔다. "어이! 왜 놓친거야. 바카짓 말고 확실히 괴롭혀 주거나 협박거리를 확보하거나 해야지! "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은 산더미 같았지만......" 블레이즈는 뒤돌아 실버키의 어깨를 톡 밀쳤다. 실버키는 그대로 쓰러져 버린다. "한계인 것 같아서."
블레이즈는 깜짝 놀라 쓰러진 실버키를 흔들었다. "어이!" "다이죠부야, 다이죠부" 실버키는 신음했다. "죽지는 않을거야. 이 녀석의 몸, 카라테로 단련되어 있어서 튼튼해." "어이!" "그러니까......" 실버키의 떨리는 손이 블레이즈를 향했다. "손을" 블레이즈는 그 손을 붙잡았다.
"미안하네...... 역시 사과하지 않으면 안되겠어." 실버키는 중얼거렸다. 다투라의 몸은 실이 끊어진 것 처럼 힘을 잃고 축 늘어졌다. "어이!" 블레이즈는 다투라의 몸을 흔들었다. 움직이지 않는다. "어잇!" 움직이지 않는다. ...... 이윽고 그녀는 일어섰다.
"......"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에 물결이 일고 검은색이 밀려왔다가 다시 붉게 변한다. 블레이즈의 표정에서 점차 낭패스러움과 슬픔이 가시고 찌푸린 얼굴로 변했다. 그녀는 옆에 있던 쓰레기통을 발로 차 날렸다. 그녀는 변명하듯 말한다. "아니, 진짜로 미안해!"
마치 일인극을 하듯 그녀는 자신과 대화한다. 그 머리카락에는 검은 물결이 다시 밀려든다. "이번엔 진짜 아슬아슬 했어. 실제 죽었다고. 이렇게까지 되버리면 직접 만지지 않으면 답이 없거든. 제때 회수해줘서 정말 다행이었어." "그러냐. 그러면 너를 버리고 가버리면 나는 자유롭게 될 수 있다는 거야?"
"아니, 그 부분은 잘 모르겠어. 너 혼자서 생명유지가 가능할지 어떨지, 뭐랄까, 설명하기 어려운데...... 마음 아프지만......" "썩 나가! 방법 알아낸거지? 그러면 썩 나가라고!" "물론이다!" 그녀는 보증했다. 그리고 웅덩이에 비춰진 자신을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자. 아무튼 열심히 해보자" ......머리카락의 검은색이 사라졌다.
◆◆◆
블레이즈는 바 카운터를 등지고 바닥에 앉아 대걸레질 하는 더블 모히칸 청년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았다. 깨진 병이나 벗어 던진 옷가지, 기절해서 일어나지 않는 펑크족, 잔해 종류는 옆으로 치워지고 DJ는 손님을 배웅하는 곡을 틀어놓고 퇴근하여 레코드는 이미 다 돌아갔다.
"뭐,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오너는 만족스럽게 말했다. "나쁘지 않은 마무리 아니었어?" "그렇지" 블레이즈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오너는 끄덕였다. "나는 은퇴 생활이다. 너희들은 너희들대로, 뭐, 잘 해나가도록 해." "물론이에요." 더블 모히칸 청년이 대걸레 속도를 끌어올린다. "무조건이라구요!"
더블 모히칸 청년은 말했다. "유스(* youth, 청춘)・파워라구요! 우리들...... 가게가 부서졌다고 해서 우리들 죽지 않는다구요. 우리들이 죽어도 말은 남아요. 저, 저축하고 있으니까요. 성실한 펑크족이니까요. 반드시, 요타모노, 우리들이 다시 일으켜 세울테니까" "아, 그거 좋네" 오너는 끄덕였다. "뭐 열심히 해봐"
"블레이즈=상, 연락처 알려줘" 더블 모히칸 청년이 말했다. "아?" "트레져・에브리・미팅(* Treasure every meeting, 모든 만남을 소중히 하라). 이것도 무언가의 '그거'잖아. 요타모노 부활하면 세큐리티 해줘" 블레이즈는 하품했다. "생각해 볼게" "유시미에게는 아이사츠 했어?" 라는 오너. "감동 받았잖아."'
"아니, 됐어." 블레이즈는 대답했다. "폭력은 촌스러우니까......" "신경 쓰지 마!" 더블 모히칸 청년은 웃는 얼굴로 말했다. 블레이즈는 코스터(* 술잔 받침 접시)를 던졌다. "저기. 꼭 하라고. 해봐. 응" 오너가 그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해주면 나도 이 가게도 이 세상에 있었던 보람이 있었다는 거야."
"후스......" 오너의 옆에 휠체어 남자가 동의하듯 신음했다. 블레이즈는 그쪽을 보았다. 방금까지 그 곳에 그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밖에서 싸우고 있는 사이에 입장했던 것일까. 오너의 친구 같은 그 남자는 눈을 움직여 블레이즈와 더블 모히칸 청년을 보고, 그리고 웃었다. 그의 손에는 가운데 손가락 밖에 없다.
"실화야?" 블레이즈는 중얼거렸다. "무조건 할거에요! 맡겨주세요" 더블 모히칸 청년은 대걸레 속도를 더더욱 끌어올리며 흥분해서 반복했다. 계단 위, 가게 밖에서 요란한 경적소리가 울렸다. "배웅이 왔네" 오너는 남자에게 말하고 휠체어를 밀었다.
블레이즈의 앞을 지나갈 때, 휠체어의 남자는 블레이즈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남자는 웃고 있었다. 블레이즈의 가슴 속에 다양한 감정들이 오간다. 그녀는 이를 드러내고 미소를 지으며 키츠네 사인을 돌려주었다.
[원・걸, 원・보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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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닌자 슬레이어 4부 S1 제8화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교토 공화국, 가이온 지표. 2038년 이래 시련과도 같은 10년간은 이 변화가 없는 일을 무엇보다도 바람직하게 여기는 도시마저 거부할 수 없는 변동에 휘말리게 했다.자기장 폭풍과 함께 경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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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NJSK'님 번역
교토 공화국, 가이온 지표. 2038년 이래 시련과도 같은 10년간은 이 변화가 없는 일을 무엇보다도 바람직하게 여기는 도시마저 거부할 수 없는 변동에 휘말리게 했다.
자기장 폭풍과 함께 경제상의 유의가 사라지고, 투쟁과 파괴가 장기판 위의 말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그럼에도 주홍색의 오중탑들은 변함없이 열을 지어 곧게 서서, 하늘을 우러러본다.
"어기여차! 어기여차!" 사이버네틱스 리키샤 드라이버는 관광객과 무장 가이드들을 리키샤에 태우고 관광 루트를 따라 질주한다.
시각은 마침 정오 무렵. 광언강도단이나 바이오 구울 따위도 이 시간대에는 얌전하다.
"여기에서 보이는 교토성 유적은 참, 끝내주지요!" "정말이네." 관광객들은 다들 웃는 얼굴이다.
"느긋히 사진이라도 찍고 계십쇼. 우리쪽 무장 가이드는 완전 베테랑이고, 어떤 이상한 녀석이 나타나도 쳐 죽여 줄겁니다. 그렇지, 노부사메!"
"맡겨만 주세요." 리키샤 뒷부분에서 대기하고 있던 히피 차림의 전신 사이버네틱스 무장 가이드가 알통을 만드는 시늉을 하자, 노신사 관광객이 한층 더 큰 미소를 지었다. "이거 참, 정말로 믿음직......"
DOOOOOOM
...무장 가이드는 재기동했다. 주위에 생명반응은......드문드문 있다.
하지만 그의 파트너도, 관광객도, 말없는 고깃덩이로 변해버렸다, 구체적으로는, 혈육이 뒤섞인 만델브로 집합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지면에는 컴퍼스로 그린 듯한 원형의 '패인 자국'이 무수히, 그리고 불규칙적으로 생겨나 있었다. 공기에 오존이 넘치고 있다.
"뭐......야, 이거" 노부사메는 이 도시에서 벌어진 일을 확인하려고 했다.
담벽이, 도로가, 초목이, 기와가 패이고, 사라졌고, 대신 생겨는 크고 작은 만델브로 집합이 서로 겹쳐 있다.
ZZZZOOOOM......그의 등 뒤에서 오중탑이 기울며 그대로 쓰러져 갔다. 집합 속에서 검은 수정이 생겨나고 있었다.
교토 공화국의 참극이 벌어지던 한편, 로마.
전자전쟁과 시련의 10년간을 거치고도 온전했던 콜로세움이 막 수분전에 일어난 검과 그것이 동반한 흉한 '패인 자국'에 의해, 커다란 스트링 치즈같은 모습이 되고 말았다.
병든 색의 불꽃이 이곳저곳에 피어오르며, 역시 검은 수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
그리고......베를린.
철조망으로 뒤덮혀 여기저기에 전망대가 설치된 벽이 어느 부분을 기점으로 50미터 앞까지 사라져 버렸고, 그 파괴의 상흔에는 검은 수정이 자라나고 있었다.
"......" 살아서 움직이는 자가 있었다. 검붉은 장속을 입은 닌자는 원형으로 패인 자국들 사이를 조용히 걸어나가며, 이 상흔의 원인을 감지해내려 하고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 에이지 오브 말법칼립스」 8화
【자이바츠 섀도우길드】#1
움직임의 기척. 닌자 슬레이어는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 안돼......이래선 안돼" 돌가루를 뒤집어 쓰고 덜덜 떨고 있는 크게 다친 사내가 있었다.
단, 이 베를린의 자경단이나 부랑자, 상인 등과는 다른 아트모스피어를 풍겼다. 그의 닌자 통찰력은 죽어가는 그 사내가 '외지인'임을 알아채게 했다.
『야! 대답 좀 해, 닌자 슬레이어=상!』타키의 조급한 외침이 뉴런을 울렸다. "무사하다." 닌자 슬레이어는 답했다.
"정보대로야." 『거야 그렇겠지! 날 뭘로 보고 있는거야. 괜히 조심하라고 했던게 아니라고.』"좀 다물고 있어."
닌자 슬레이어는 빈사상태의 사내에게 다가갔다. "너, 말할 수 있겠어?"
사내는 의식이 혼탁해 보였다. "나, 나는 해낸 걸까?" "뭐?"
"안 보여서 그래" 그의 양 눈은 붉은색 투성이었다. 이미 안구는 없었고, 눈물 대신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걸로......잘 됐을까?" "뭐가 말이냐." "아아......" 사내가 들어올린 오른팔은 팔꿈치부터 위가 없었고, 그 단면은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그 빛도 이내 서서히 약해져, 검게 타버렸다.
『또 뭔 일이냐! 얌마!』타키가 다시 외쳤다. 사내는 힘이 다해, 그대로 숨을 거뒀다. 닌자 슬레이어는 사내의 외투를 뒤척였다. 요란하고, 고풍스러운 옷차림이었다.
이윽고 그는 검게 탄 IRC 단말과 수첩을 찾아냈다. 수첩을 펼치고, 훑어본다.
『왜 그러냐고!』"이 녀석이다."『진짜냐.』"아마도." 수첩은 우키하시 포탈용의 여권이였다.
"정식 절차를 밟고 입국했어." 『어디서 온건데』"......"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구 체코 공화국, 디지 프라그.
『디지 프라그라고? 그런 곳에서? 어쨌든, 있잖아, 이제 실감이 좀 들어? 직접 봤잖아. 이 곳이 입은 피해를. 이번 건, 저기, 관두지 않을래? 표적 닌자가 예의 그 브래스하트란 놈인 것도 아니고......』
닌자 슬레이어는 이전에 나눴던 타키와의 대화를 되새기고 있었다.
새로이 그 동향의 일부가 밝혀진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구성원의 정보를 타키는 시치미를 떼며 그냥 넘기려고 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타키의 그 부자연스러운 언동을 지적한 후, 그를 협박하고 강요하여 그 정보를 더 깊이 캐내게 했던 것이다.
(이번 녀석은 위험해.) 타키가 말했다. 수 초 침묵한 뒤, 다시 강조했다. (그게......진짜 위험해.) (그런가.)
(전혀 모르는구만. 망할, 난 요즘들어 항상 후회돼. 아니, 훨씬 전부터 후회하고 있지만 이 건을 건드리면 그 100배는 후회하게 될거야.)
(왜냐.) (이 놈, 테러리스트야. 그것도 컬트 부류의. 개인이 저지를 규모가 아니라고.)
(더 자세하게 말해봐.) (이 녀석, 얼마 전부터 세계 각지의 도시에 무차별적인 파괴를 벌이고 있어. 벌써 여러개의 메가 코퍼레이션에게 현상금이 걸려 있다고.)
(죽이면 돈이 들어온다는데, 왜 니가 피하는 거지?) (헛소리 마. 터무니없는 규모로 피해를 내고 다니는 놈들이야. 목적도 알수 없고. 그저 컬트의 신자들을 써서 개나소나 안가리고 죽이고 부순다! 그런 위험한 녀석들을 누구 좋으라고 괜히 건드리는데?)
(컬트? 뭘 신봉하는 놈들이냐.) (아~......) 타키는 모니터 화면을 한가득 채운 문양에 눈을 흘깃 돌렸다. (마술......아닐까?)
(녀석의 이름은?) (에소테리시즘이래.) (어디에 있지) (글쎄?)
......그런 대화를 나눴던 게 3일 전. 3일간의 강행군의 결과, 이렇게 거주지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구 체코 공화국, 디지 프라그. 과연, 이 옷차림은 마법사의 흉내인가.
연이어서 일어난 쿄토와 로마의 피해. 그 후, 네트워크 상에 유출된 다음 표적지, 베를린.
닌자 슬레이어는 기업용의 우키하시 포탈을 여러번 이용해, 타키가 필사적으로 모아온 테러행위들의 자취를 추적하며 에소테리시즘의 흔적을 찾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순조롭군." 그는 혼잣말했다. 타키는 더이상 말이 없었다.
◆◆◆◆◆◆◆◆◆◆◆
이번 작전은 사다가루 야시모 엔터프라이즈사와 오무라 엠파이어사의 협력 하에 진행되며, 그 구성비율은 7:3이다.
주전력은 무한궤도식의 전차부대이며, 상공에는 유인 헬리콥터 부대가 전개되어 있다. 침엽수림엔 안개가 끼었고, 눈으로 덮인 산봉우리들이 기업들의 군대를 의연히 내리다보고 있었다.
위도 및 경도를 따지면, 그곳은 북극권 부근, 예전엔 캐나다의 영토였던 토지다.
허나 국가는 이미 존재하지 않고.......이 지역에 이르러선 심지어 기업호족들의 영토조차 아니었다.
이 땅의 지배자는 '윈드 워커'라 불리는 신비적 존재였으며, 사다가루 야시모 사의 눈엣가시같은 최대의 적이기도 했다.
그래, 바로 지금, 저 침엽수림의 안개 속을 경이로운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 거인의 형상이야말로 윈드 워커이다.
이 땅의 흔들림은 지진이 아니다. 윈드 워커가 걷는 것에 뒤따르는 진동일 뿐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사다가루 야시모 사의 지휘관은 고정밀도 고글을 통하여 이 실루엣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으며 일제공격의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고글의 디스플레이 상에 '사격범위 내인'의 문자가 떠오른다. 신뢰도 높은 제품이다. 그는 유선 마이크를 입가에 가까이 대고, 호령을......."아이에에에에에!"
그는 눈에서 피를 흘리며 비명을 질렀다. 윈드 워커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거인은 안개 너머로 그저 그를 바라봤다. 틀림없이. 그렇기에 그는 발광했다.
"아이에에! 아이에에에!" 덧붙이자면, 그는 닌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드워커가 밀어붙이는 이드(의지)의 힘은 그가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가르강튀아" 그는 속삭였다. 그것이, 윈드 워커가 뉴런을 통하여 그에게 댄 이름이었다.
부관이 대신 부대에게 지시를 내리고, 발광한 그를 신속히 퇴피시켰다. 거인이......눈으로 보이는 거리에 다다랐다.
DOOOM! DOOOM! DOOOOM! 전차부대가 연이어서 주포를 발사했다. 가르강튀아는 성가신듯이 손을 뻗어 포탄을 막아냈다.
기업 동맹군은 공격을 유지했다. 가르강튀아는 접근했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전투? 차라리 아이가 아버지가 숨겨둔 미니어처 디오라마를 천진난만하게 파괴하는 광경이라 묘사하는게 알맞으리라.
전차가 하늘을 날고, 헬리콥터는 땅에 추락했다. 이쿠사 배틀의 추세가 유지되는 것은 5분정도로 예상되었다. 준비부족이었다.......너무나도.
"이럴 수가......" 오무라 엠파이어측의 사령관, 파워드 무사 갑주를 착용한 오무라 방계손 '벤자민 오무라'는 입을 떡 벌린채 몇킬로 앞에서 펼쳐지는 파괴의 광경을 지켜봤다.
거인이 울부짖고, 바람이 불었다. HQ텐트가 거칠게 흔들렸다. 벤자민은 반사적으로 머리카락과 전력 데스크를 붙잡았다.
"철퇴......철퇴다.......! 오무라 쪽에서 이 이상 은혜를 입혀줄 의리따윈 없어.....!" "사령관! 저길 봐주십시오!" 누군가가 외쳤다. 벤자민은 모니터를 봤다.
거인 주위의 하늘에서 검은 번갯불이 번쩍이고 있었다. 기업 동맹군 전원이 숨을 삼켰다.
잠시 후, 하늘로부터 나타난 것은 다섯개의 넓찍한 실루엣이었다. 비행기? 그들은 의아해했다.
항공역학을 완전히 무시한 방주를 방불케하는 형태, 보고 있으면 어쩐지 불안감이 느껴지는 기묘한 밸런스를 한, 새까만 부유물이었다.
"뭐냐!" 벤자민은 모니터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저것이 사다가루 야시모사의 신병기라면 이건 큰일이다.
그의 미심쩍어하는 시선 앞에서, 다섯개의 방주는 반짝이는 좁쌀같은 빛들을 지면에 뿌리고 있었다.
KABOOM.....KRATOOM......격렬한 빛과 폭발이 가르강튀아의 발치를 가득 채웠다. 지상부대의 일부가 폭발에 휘말려 통신이 두절됬다.
고오오오오오.......거인은 분노하며 외쳤다. 빛이 희미해지자, 허허벌판이 된 대지 위를 걷는 인영들이 대열을 이루고 있었다.
"저건......." "닌자.......?" 그렇다, 닌자였다. 나타난 닌자들은 아무래도 3명. 그들 각자가 100명 남짓의 병대를 이끌고 있다.
벤자민 일동은 알 도리가 없었으나, 세 닌자를 따르는 자들은 검은 그림자같은 장속을 입고 인간 아닌 존재의 안광을 번뜩이는 '데미 닌자'들이었다.
부오웅-. 소라고둥의 소리가 울려퍼졌다. 마치 헤이안 시대처럼 시대착오적인 광경이었다. 그러나 HQ텐트에 있는 자들은 영문모를 공포에 빠져 덜덜 떨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거인의 발치에서 소용돌이치듯 전개하여 화살을 쐈다, 그렇다, 화살이다. 마치 헤이안 시대다!
"AAAARGH!" 거인은 고통에 몸을 뒤틀었다. 화살촉 하나 하나에 초자연적인 빛이 맴돌고 있는 것이다!
부옷, 부오웅-. 한 닌자가 다시 신호의 고둥소리를 불었다. 데미 닌자의 병대는 거인의 발치를 향해 일제히 쇠사슬을 던졌다.
거인은 쇠사슬들을 뿌리치거나, 잡아서 찢어버렸다. 그러는 사이에도 초자연의 화살은 계속 쏘아져내렸다.
"오 마이 붓다!" 전선의 전차병이 감탄하는 소리를 냈다. "마치 구원.......아밧-!?"
돌연 전차병이 공포로 얼어붙으며 죽고, 그 시체에서 검은 가스가 짜내어지듯이 흘러나와 수백 미터를 비행하여 닌자 중 한 명이 뻗은 손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닌자는 땅에서 1미터쯤 위의 허공에 뜬 상태에서 무언가 부정한 짓수를 행사하고 있었다. 전선의 병사들의 사체에서 흘러나온 검은 가스가 그의 힘으로 환원되고 있는 것이다.
"이얏-!" 가르강튀아에게 도끼를 들고 덤벼든 닌자가 방금 막 20미터 상공에서 착지하여, 이 사악한 닌자에게 말을 걸었다.
"짓수의 발동은 아직인가! 디야젤=상!" "무르고 약한 혼이다......시간이 더 필요해.......!" "치잇-!" 도끼 닌자가 다시 뛰어올랐다.
그러나 가르강튀아는 싱겁게 이를 붙잡아버렸다. "주군이시여-!" 도끼 닌자가 외쳤다.
"아밧-!" 가르강튀아는 손에 쥔 닌자를 그대로 찌부러트려 폭발사산시켰다. 그 순간, 화살의 세례가 마침내 효과를 보여 거인이 한쪽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돌어올린 팔에는 쇠사슬들이 휘감겨 움직임을 막는다. "이얏-!" 거인의 다리 위를, 지금 또다른 한 닌자가 달리며 올라간다. "AAAARGH!" 가르강튀아가 외쳤다.
"짓수, 완성되었도다!" 디야젤이 검은 독기의 덩어리를 발사했다. 이 공격을 위해 전장의 잔존 병사들의 상당수가 희생당했다. 나무아미타불!
검은 독기는 거인의 신체에 왕뱀처럼 휘감겨, 그 몸을 쥐어짠다! "고오오오오옹-!"
"이럴수가" 디야젤은 눈을 부릅떴다. 가르강튀아는 독기의 구속을 수초만에 뿌리치고선 다시 일어섰다.
"이얏-!" 거인의 신체 위를 달려가던 닌자는 체모를 헤치고 마침내 심장 부근에 도달하여, 그곳을 손에 쥔 검으로 거듭 찌르고 있었다.
거인은 모기라도 잡듯이, 그 닌자를 때려잡았다. "아밧-!
분노한 가르강튀아가 손발을 휘두를 때마다, 데미 닌자 십수명이 휩쓸리며 쳐날려저 갔다. 디야젤은 뒷걸음질쳤다.
"안 된다......이래서는........" "디야젤=상.......!" 땅에 떨어진 빈사상태의 닌자의 가냘픈 목소리를 그는 들었다.
"반응은 확실히 있었다......이 기회를 놓치지 마라." "하지만" "주군을 불러라......!"
디야젤의 이마 위에 진땀이 타고 흘렀다. 거인의 가슴에는 지금도 검이 꽂혀있는 채로 있었으며, 검의 초자연적인 독이 그 상처를 부식시키고 있었다.
확실히 이는 천재일우의 호기, 그 기회가 지금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 디야젤의 짓수는 통하지 않았고, 다른 두 닌자는 패배했다.
"부르는 거다......!" 그는 아직 망설였다. 주군을 불러들이는 대가는 크다. 주군 자신에게 있어서도.
"고오오오오옹!" 가르강튀아가 발을 들어올려 빈사의 닌자를 카이샤쿠하려 했다. 디야젤은 결심을 굳혔다. "이얏-!"
그는 양손을 펼치고, 이를 빈사의 닌자에게 향했다. "작별이다! 릭토르=상!" "그래! 저승에서 만나ㅈ010010011" 릭토르의 신체가 검게 변색되고, 이내 터졌다.
ZZZZOOOOOOM......1초 후, 가르강튀아는 잔해 속에서 나타난 실루엣을 짓밟았다. 아니. 그것보다 한 순간 빨리, 그 실루엣은 빠져나왔다.
"주군이시여.......스미마셍. 부디 무운을!" 디야젤은 안도감과 치욕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그 자리에서 케지메를 행했다.
닌자는 거인의 공격을 플립 점프로 회피하며 착지했다.
그 자는 더 이상 릭토르가 아니였다. 옵시디언(흑요석) 색의 갑주를 전신에 두른 전사였다. 그는 거인을 향해 합장하며, 아이사츠했다.
"도-모. 가르강튀아=상. 다크 닌자입니다." 합장한 손을 떼자, 그 떨어진 손바닥에서 서서히 칼날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이내 그는 닌자 대검을 완전히 손바닥에서 뽑아낸 뒤, 한 손으로 쥐었다.
【#2로 이어짐】
_________________________
◆그 자는 더 이상 릭토르가 아니였다. 옵시디언(흑요석) 색의 갑주를 전신에 두른 전사였다. 그는 거인을 향해 합장하며, 아이사츠했다. "도-모. 가르강튀아=상. 다크 닌자입니다." 합장한 손을 떼자, 그 떨어진 손바닥에서 서서히 칼날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이내 그는 닌자 대검을 완전히 손바닥에서 뽑아낸 뒤, 한 손으로 쥐었다.◆
【자이바츠 섀도우길드】#2
(도-모. 다크 닌자=상. 가르강튀아입니다.)
거인의 표정은 감정이나 의지라 할 것이 텅 빈것처럼 보였으나, 다크닌자의 뉴런엔 염화를 통한 그의 아이사츠가 분명히 인식되었다.
노이즈의 펄스가 퍼져 기업 동맹군의 통신장치를 손상시켰다. 거인은 주먹을 높이 치켜들어......내리찍었다.
다크 닌자는 검은 섬광처럼 측면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해 거대한 주먹을 회피했다.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검은 빛은 거인의 손등으로, 손목으로, 그리고 팔로, 마치 휘감듯이 올라가고 있었다.
"AAARGH......" 가르강튀아는 반대편의 왼손으로 다크 닌자를 떨쳐냈으나, 다크닌자는 공중제비를 돌며 왼손 위에 착지했다.
거인은 양팔을 휘둘러 이를 침엽수에 부딪혔다. 다크 닌자는 닌자 대검을 거인의 팔에 꽂아넣고 그 기세를 타고 팔의 피부를 횅 돌며 베어가르고, 그대로 뛰어올랐다.
마치 반지같은 열상이 생겨나며, 거기서 튄 검은 피물보라가 침엽수림을 오염시켰다.
"이얏-!" 갑주 차림의 다크 닌자는 보라빛의 번개를 내뿜으며 공중에서 비행궤도를 바꿔 이번에는 가슴에 대검을 찔러넣었다.
릭토르가 표피를 뚫어 얕게 난 상처부위에, 다크닌자위 대검은 깊게 파고들었다.
"AAAAAARGH!" 가르강튀아는 포효했다. 침엽수가 그 여파로 거칠게 흔들렸다. 어느새 다크닌자는 대검의 칼날 위에 올라타 있었다. 이 무슨 닌자 밸런스 감각인가.
그는 칼날 위에 서서 허리춤의 두 칼집에서 와키자시(*1)를 뽑고선, 이도류로 취했다.
가르강튀아는 손을 뻗어 가슴에 꽃힌 나무가시같은 대검을 뽑아내려고 했다.
허나 다크닌자는 이미 와키자시 대거의 이도류를 초현실적인 속도로 휘둘러, 이 닌자의 혈육을 베어가르고, 파고 들어가, 도려내었던 것이었다.
"AAARGH! AAAARGH!" 가르강튀아가 휘청이며 땅을 크게 울렸다. 이윽고, 그는 한번 강하게 경련한 뒤 그대로 쓰러졌다.
"주군" 디야젤은 신음했다 가르강튀아는 무너지는 산처럼 고꾸라지며 쓰러져 움직임을 멈췄다.
가슴팍에선 검은 피가 높이 분출되어 거인의 신체를 덮으며 기괴한 물웅덩이를 형성했다.
이윽고 가슴의 구멍 속에서 다크 닌자가 기어 올라왔다. 초자연의 갑주는 거인의 산성같은 혈액이 닿는것을 거부하며 이를 증발시켜간다. 그는 무언가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것이야말로......이 주먹만한 크기의 검은 돌맹이야말로 바로 이번 원정의 목적이었다. 다크닌자는 디야젤에게 다가갔다.
그 뒤에서는 거인의 신체가 급격하게 빠른 속도로 풍화되어, 쪼그라들며 흩어져갔다. 하지만 완전히 멸한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이 저주받은 거인은 다시 일어나 이 땅을 안개와 함께 떠돌기 시작할 것이다. 어찌됐건, 더 이상 볼일은 없었다.
"노고가 크셨습니다." 디야젤은 무릎을 꿇었다. "감히 멀쩡한 몸으로 주군께서 친히 나서게 하고 말았으니......케지메는 마쳤나이다."
왼손 약지를 손바닥에 올려 공손히 내민다. 다크닌자가 손을 뻗자, 케지메된 손가락은 까맣게 타서 재가 되어 흩어졌다.
"귀환한다." "예, 주군!" 상공에서 섀도우 쉽의 선체가 녹샥 빛에 감싸여 맥박치자, 두 닌자는 어딘가로 전이하여 사라졌다.
지상에 남겨진 데미 닌자들을 전이시켜 회수한 뒤, 나머지 섀도우 쉽도 한척, 또 한척씩 초자연적인 코토다마 전이에 의해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이곳엔, 거인의 유해와 반쯤 붕괴된 기업 동맹군만이 안개 속에 남겨졌다.
◆◆◆◆◆◆◆◆◆◆
과거에 '사하'라고 불리웠던 극한의 토지에는 현재 정체를 모를 대규모의 노예 농장이 형성되어 있다.
외부와의 연결이 단절된 그 땅에선 닌자 아닌 농노들이 묵묵히 메마른 작물을 기르며, 밤마다 하루 하루를 죽지 않고 연명한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지금같은 입장에 놓여지게 된지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 스스로도 그들이 바치는 공납을 받는 영주가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
주어진 종의 쌀은 검고 기이한 형태였으나, 자라는게 빨라 그들 자신의 최저한의 공복을 채워준다.
그리고 상공에서 때때로 신기루처럼 나타나는 그림자의 성에, 그들의 영주는 살고 있는 것이다.
그 그림자의 성이 바로 교토 성, 예전엔 교토 공화국에 있었으나 오히간의 너머에 휩쓸려간 끝에 지금도 현세와의 틈새를 떠다니는 신비의 성이며, 또한 자이바츠 섀도우길드라 하는 닌자 조직이 가라테주의 사회를 구축하고 거주하는 어둠의 발할라 궁전이기도 했다.
섀도우 쉽 5척이 교토 성에 무사히 귀환했다. 성내의 섀도우 쉽은 이걸로 전부가 아니며, 같은 종류는 물론 더 큰 배도 존재한다.
이 검은 방주는 현세의 것이 아닌 기술로 주조된 오파츠로써, 길드에 속한 자들도 만들어지게 된 상세한 내력을 모른다.
이것들은 전부 오히간 저편의 바닷가에서 신화적인 이쿠사 워를 거친 끝에 그들이 얻게 된 전력이었다.
돌아온 다크 닌자를 맞이한 것은 넥서스였다. 현재 길드의 상급 닌자들은 대부분이 이쿠사 워의 전장에 나서 있다.
다크 닌자는 디야젤을 물러나게 한 뒤, 이 검은 로브 차림의 고참 닌자와 함께 크리스탈 승강기에 올라탔다.
상승하는 수정 승강기 안에서 넥서스는 일찌감치 말을 꺼냈다.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 "말해봐라." 다크닌자가 거들었다.
수정승강기에서는 바싹 붙어 정박된 섀도우 쉽에서 데미 닌자들이 뽈뽈히 내려와, 줄을 선 뒤 재배치되는 광경이 내려다보였다. 디야젤은 자신의 거처망으로 돌아갔다. 필시 오늘밤은 잠들기 어려우리라.
"이것을" 넥서스는 손을 뻗어 수정의 벽에 코토다마 공간의 관측 로그를 비춰냈다.
우키하시 포탈을 이용해 코토다마 공간을 건넌 자들이 교토 성에 감지됐을 시, 여기에 로그가 남게 된다.
"......" "그러하옵니다. 닌자 슬레이어. 그것도 단기간에 거쳐 여러번 확인되었나이다."
"그런가." 다크 닌자는 눈을 가늘게 떴다. 넥서스는 후드 속에서 안광을 번뜩였다.
"물론 노이즈로 인한 오감지나 지금까지 간과한 감지를 헤아려야 하온저, 이렇게나 명백한 상흔을 남기고 간 바 틀림없사옵니다. 필경 닌자 슬레이어, 즉 나라쿠 닌자이옵니다."
다크 닌자=후지오 카타쿠라는, 단적으로 말해서 나라쿠 닌자의 소울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언젠가 닌자의 시조신을 죽일 심산인 다크 닌자는 나라쿠의 소울을 요도 벳핀의 양식으로 삼아 신을 죽이는 무기를 완성해야만 했다.
교토 성이 현세와의 재접촉을 이루는데 성공한 지는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시공을 도약했기에 길드의 속한 자들에겐 체감상 겨우 1년을 틈새 속에서 보낸 듯이 느껴졌을 것이다.
현세와 재접촉한 뒤, 그들은 바라던 않던간에 고대 리얼닌자들과의 다방면에 걸친 이쿠사 워에 직면해야만 했다.
몇 명의 리얼닌자를 쓰러뜨리고, 이번엔 가르강튀아를 순조롭게 무찔렀으나 벳핀을 부활시키는 데엔 아직 필요한 여러 요소가 남아있다.
완전한 상태의 벳핀을 사용하지 않고 닌자 슬레이어를 살해해 버리면, 나라쿠 닌자는 다시 흩어져서 사라지고 다음 출현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게 된다.
"목숨만 남아있다면 좋으니, 산 채로 포박하여......" 넥서스는 이어서 말했다. "......팔다리를 떼어내든지 하여 구속한 뒤, 지하감옥에 가두고 때가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사료하는 바옵니다." "그걸로 좋다."
수정 벽에는 세계지도가 비춰져 있다. 은하 속의 별들처럼 산산히 흩어져 있는 소울의 빛들이 넥서스의 손짓 한번으로 전부 사라지고, 단 한 알의 빛만이 남았다.
넥서스는 조용히 말했다. "그 자의 현재 장소가 나타났사옵니다. 이는 즉......디지 프라그. 비교적 성가신 토지라 보는 바옵저..." "상관없다. 보낼 전사를 골라내도록 하지."
섀도우길드는 현재 '오베론'을 따르는 복수의 닌자 클랜과의 전투상태에 처해 있다. 현장에 보낼 수 있는 닌자 전사의 범위는 불가피하게도 좁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돌연 관측된 닌자 슬레이어의 발자취를 이대로 방치해 두며 눈 뜬채로 호기를 놓치는 것은 있어선 안될 일이리라. 쓰고 버려도 문제가 안될 척후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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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돌이 깔린 길가, 사각진 덮개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거기서 검붉은 장갑에 덮인 손이 솟아롤라, 지면을 더듬더니 이내 재빠르게 전신이 올라왔다.
큰길 쪽에서 떠들석한 소리가 전해져왔다. 아직 그를 눈치챈 통행자는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빠져나온 구멍을 돌아보며 "문제없다. 올라와" 라고 속삭였다.
"흐읍......!" 코토부키는 필사적인 표정으로 힘내서 겨우 지표에 올라왔다. 한 손으로는 몸을 지탱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여행가방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닌자 슬레이어는 가만히 주변의 경계를 시작했다. 기업용 우키하시 포탈의 무단사용을 통한 '국제여행'에도 이젠 슬슬 익숙해졌다.
『어때, '코어'엔 제대로 들어갔어?』타키의 통신이 들어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짧게 답했다.『좋아. 뭐, 되는대로 조심해서 가라고.』
"네오 사이타마와는 전혀 다르네요, 상낭한 색조입니다." 코토부키는 집들과 돌벽을 바라보며 기쁜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머리 위의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혼잣말했다. "푸르다."
【#3으로 이어짐】
*1 와키자시 : 허리에 차는 호신용의 작은 칼. (약 5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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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코어'엔 제대로 들어갔어?』타키의 통신이 들어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짧게 답했다.『좋아. 뭐, 되는대로 조심해서 가라고.』 "네오 사이타마와는 전혀 다르네요, 상낭한 색조입니다." 코토부키는 집들과 돌벽을 바라보며 기쁜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머리 위의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혼잣말했다. "푸르다."◆
【자이바츠 섀도우길드】#3
하늘로부터 서서히 시선을 내려보면, 그것이 원형으로 잘려나간 것처럼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용돌이치는 듯한 경계로부터 바깥 하늘은 메갈로시티의 회색이며, 고층건물이 벽을 이루듯 이어져있다.
고층 건축물의 빛이나 옥상부의 비콘, 펄스는 맑은 하늘의 멀리서 울리는 천둥소리처럼, 지금 이곳에 세워진 석제의 시가지와는 대조적인 어두움이었다.
두사람이 먼저 전이되었던 곳은 저 고층 건물군이었다. 우키하시 포탈 시설에서 탈출하고 나면, 그곳엔 미로를 방불케 하는 파이프와 공중 통로로 연결되어 대지는 아득히 수십미터 아래에 흐리게 보이는, 네오 사이타마의 폐건물 단지를 더 차갑게 응고시킨 듯한 고층 미궁이 있었다.
타키의 네비게이션을 따라서, 쓰레기 투입구를 통해 지하통로로 내려와 축축하고 어둡고 징그러운 바이오 생물이 물보라를 튀기는 수로를 한참 나아간 끝에 두 명은 겨우 이 곳이 다다른 것이다.
"이제 좀 진정이 되네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꽃무니 자수가 되어있는 롱 스커트는 과거 이 땅의 민족의상을 오마쥬한 것이겠지.
한편 닌자 슬레이어는 임시방편으로 맞춘 듯한 카키색의 판초를 장속을 입은 채로 쓰고 있었다. 어느 쪽도 서로와 맞물리지 않는 어색한 두 쌍이었다.
또한 코토부키의 민족의상 역시, 이 구시가지(코어)를 오고가는 자들의 빨려들 것 같은 검은 색의 옷차림과는 이질적인 것이었다.
삐익삐익......거리에서 공연하는 광대의 아코디언 소리가 울린다. 큰길은 오가는 사람들도 많고, 관광객의 비율도 층분히 많다.
돌길과 벽의 색은 은은한 와인레드의 색조를 머금어 따뜻한 인상을 주고, 길가의 나무들에는 황금빛의 잎들이 연이어져 있으며, 시장에서는 형형색색의 장식천이나 유리구슬, 마술 탤리즈먼의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걸음을 재촉하며 혼잡한 거리 속으로 섞여들어갔다.
"여기는 틀림없이 디지 프라그의 구시가지(코어)입니다." 코토부키는 가이드북을 펼쳤다.
"중금속 구름은 빔으로 날려버려서 프라하 성을 부식으로부터 지키고 있다고 해요!" 그녀가 가리킨 손가락 끝의 높은 언덕 위에 청동색 탑이 보였다.
"역사를 잘 보존하려는 의도가 보이네요, 교토와 통하는 사상인 걸까요?"
"묘한 풍경이군."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이 곳의 원경에는 항상 정크 지대의 존재가 어른거렸다.
이 지극히 아름다운 오솔길도, 멀리 있는 전자전쟁 이전 시대 그대로의 프라하 성도, 도넛을 연상케 하는 고층건물군의 신시가지(월)에 의해 전방향으로 둘러쌓여져 있다.
역사보존.......무엇을 위한 행위일까? 적어도 관광상품으로써만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저건 천사의 기둥이에요. 굉장하네요." 코토부키는 성을 비추는 빛을 언급했다. "테크놀로지가 자아낸 자연미로, 이전엔 없었던 것이죠. 그러니까, 이건 진보의 일종이라 생각합니다."
"그래." 닌자 슬레이어는 더 이상 상관하지 않고 다시 이동을 개시했다. 휴대용 단말의 지도에는 타키가 지정한 '새까만 구역'의 표식. 그곳이 목적지다.
(일단 '새까만 구역'에 들어가. 입구는 위장되어 있지만, 별 문제도 아니지.) 타키의 사전 설명을 다시 떠올린다.
(거기서 위장용 디지털 탤리즈먼을 조달해. 구시가지는 마술 길드가 서로 경쟁하는 신시가지보다 훨신 야바이한 곳이야. 알았냐, 넌 마술 길드에 어썰트하려 가는 거라고.)
표식으로 삼아야 할 것은 구시가지와 프라하 성을 잇는 카를교다. 여기에서는 좀 떨어져 있다. 닌자 슬레이어는 달리기 시작했다.
길은 좁고, 어디를 지나가도 노란 낙엽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검붉은 바람의 존재를 깨닫는 자는 거의 없으나, 드물게 이를 눈으로 쫓는 자들도 있었다.
이윽고 떨어져 있던 코토부키가, 무리하게 지름길을 건너 재합류했다.
"짐을 맡기고 왔습니다.......우와!" 코토부키가 감탄하는 소리를 냈다. 카를교를 건넌 끝에 보인 것은 프라하 성이다.
뒤죽박죽 각자 다른 양식을 한 곳에 집적시켜 이루어진 역사적인 케이어스. 그 미와 박력은 지금도 강렬하게 보는 자들의 뉴런을 흔들어놓는다.
비도 내리지 않는데 우산을 쓰고 다니는 집단을 추월하여, 둘은 다리를 건너갔다.
삐익삐익. 아코디언 연주자는 어디에나 있다. 거리의 광대가 꼭두각시 인형처럼 춤을 추고 있다. 강을 오가는 배 위에선 사람들이 파티를 벌이고 있다.
다리 한가운데에는 십자가상이 행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십자가상의 주변을 견계로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 육감은 희미한 위화감을 감지했다.
다리 건너편으로 넘어오자, 피부에 와닿던 미세한 통증은 확실한 감각이 되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돌계단을 내려와 이유도 없이 나무 그늘에 숨어서 쫓아오는 코토부키는 기다렸다.
"기다려 주세요!" 그녀를 통해 타키는 UNIX단말로 원격 해킹을 행할 수 있었다. 두고 갈 수도 없다.
'주의하거라.' 나라쿠가 뉴런 속에서 경고의 속삭임을 보냈다. 마스라다도 알고 있었다. 이미 프라하 성의 '황금 오솔길'엔 상당히 가까웠다.
하지만 아직 발을 디뎌선 안된다. 분명히 위험한 장소인 것이다. 타키의 말만으로는 진위가 불분명했으나, 실제로 가까이 다가가 보면 시도할 것도 없이 그것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위험의 감각은, 아마 그가 찾는 이번의 사츠가이 접촉자, '에소테리시즘'의 닌자 존재감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코토부키가 따라잡자, 닌자 슬레이어는 나무 그늘에서 나와 주위를 살피면서 강을 따라서 다리 뒤편으로 몰래 숨어들어갔다.
"저기 있네요. 장치입니다." 코토부키가 돌벽을 가리켰다.
"알 수 있는 거냐." "주파수랍니다." 코토부키는 벽에 다가가 가볍게 벽돌 하나를 떼어내 보였다. 속의 홈에는 LAN 단자가 있었다.
"연결할게요." 코토부키가 목덜미에서 케이블을 꺼냈다. 『좋았어. 해 보자고』 타키가 통신을 보냈다. 『주위에 아무도 없지? 위험하니까』 "문제 없어."
『내 가공할 솜씨를 보여줄테니까 말야, 그걸로 내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타키가 생색을 내면서 말했다.
바스락바스락. 벽 안쪽에서 소리가 울리고, 코토부키가 경련하며 흰눈을 떴다. 쿠두-웅! 벽 안쪽에서 팡파레가 울렸다.
코토부키가 의식을 되찾았다. 벽이 반전장치처럼 회전하여 두 명을 통로로 이끌었다.
『알았어? 다른 놈이 오면 숨어서 지나가게 나둬. 원래는 이 앞으로 가려면 자격같은게 필요해. 난 물리적인 증표까진 준비 못했고』 타키가 말했다.
"외길 뿐이다." 라고 닌자 슬레이어가 답했다. 『아앙? 그러면 적반하장으로 위협해서 넘어가, 아니면, 죽여버려.』 "무고한 시민을 죽이면 안 되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터널이......갑자기 열렸다. 그곳은 지하에 만들어진 석조광장으로, 아마 이 바로 위에는 프라하 성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중앙에는 기둥이 있고, 천장 부근에는 「přátelství 」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기둥을 감싸듯이 여러 대의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무도 없어. 뭐냐, 저 자판기는."
『자판기? 빙고네! 틀림없이 거기야. 거긴 말야, 디지 프라그 코어의 마술 길드가 공용으로 사용하는 홀이다. 완충지대라고. 아무도 없지? 용건이 있는건 그 자동판매기야. 서둘러. 액세스 하라고, 거기 있는 코토부키를 써서』 "전부 6대 있습니다" 『어느거든 똑같아. 빨리 해!』 다시 LAN 케이블 접속.
코토부키가 흰눈을 뜨고, 자판기 모니터에 표시된 토끼와 개구리가 달리기 시작했다.
『다시 내 가공할 솜씨를 보여주마. 디지털 탤리즈먼을 위장하겠어. 방금 설명한 대로 황금 오솔길은 외부인 완점 출입금지의 폐쇄구역이야, 게다가 저 좁은 곳 속에 여러 개의 길드가 있지. 닌자도 있고. 보통이라면 들어가자마자 찢어발겨져 죽게 될걸.』
『놈들은 서로를 증오하지만, 타관 놈과 침입자에 대한 증오는 그 100배는 될거야. 그래서 같은 짝패임을 보증하기 위한 증표로 디지털 탤리즈먼을 완충지대에서 발행하게 되었다 이거지. 그걸 가지고 있으면, 같은 마술 짝패인 거니까, 다시금 사이좋게 서로 치고박을수 있게 되는 거지. 엿같은 의심병 새끼들......됐다!』 쿠두-웅!
디지털 팡파레가 울리고, 날짜와 무의미한 ID가 새겨진 메달이 두 장 토해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것들을 잡아챘다.
"가자." 트랜스 상태에서 돌아온 코토부키를 재촉하며 출구를 돌아봤다. 철문이 내려와 닫히며, 두 명은 přátelství 광장에 갖히고 말았다. 『뭐야? 야바이』
곧바로 자판기 모니터에 표시된 토끼와 개구리가 곤봉을 들고 날뛰었고,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럴리가 없어! 그 탤리즈먼은 확실히 위장되었다고. 너희들이 괜한 짓이라도 한거 아니냐? 내 잘못 아니야!』
"이얏-!" KRAAASH! 닌자 슬레이어는 철문을 후려쳤다.
"탤리즈먼 발행 시스템과, 경비 시스템이 별개로 이행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후자 쪽을 잘 속이지 못하신게 아닐까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누가 실수한 건지를 들먹이는 것보다 탈출이 먼저겠지! 미래를 좀 봐라!』 "이얏-!" KRAAASH! 철문이 파괴되었다. 하지만 다음 철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익!
"이얏-!" KRAAASH! 닌자 슬레이어는 철문을 후려쳤다. "닌자 슬레이어=상! 가스가......성분해석이 된다면 좋겠는데요"
코토부키가 바닥을 가리켰다. 파란 연기가 발목 높이까지 피어오르고 있었다."이얏-!" KRAAASH! 문이 파괴되었다. 안쪽에는......세번째 철문......!
『괜찮냐? 9할 정도까진 좋게좋게 됬었다고, 꽤 잘된 셈이잖아. 미래를 보라고!』 "이얏-!" KRAAASH! "이얏-!" KRAAASH!
그 안, 네번째 철문을 등지고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챙이 넓은 여행자 모자를 쓴 새까만 차림의 사내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주먹을 치켜올렸다. "맛타!" 새까만 남자는 양 손을 올리고 내밀었다.
"해치려는 생각은 없네.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중인지도 대강 이해했지. 그대들은 운이 좋아. 온게 나라서 다행이였군. 쿨럭쿨럭, 이거 힘들겠군. 숨을 멈추게나. 안그럼 죽을테니까! 아가씨도. 응? 아가씨는, 필요 없었을까? 이거 실례했군!"
남자는 달려와서 닌자 슬레이어와 코토부키를 건드렸다. 술냄새가 풍기는 숨결이 닌자 슬레이어에게 닿았다.
회오리바람이 그들을 감쌌다, 한 순간 뒤, 그들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경보음은 계속 울리고 있다.
그들이 있었을 터인 터널의 한 가운데에서, 유독가스가 그 잔향인듯 작게 소용돌이치며 맴돌고 있었다.
【#4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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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바츠 섀도우길드】#4
그가 루체와 만난 것은 3개월 전의 일이었으며, 당시 그는 한낱 모험마술사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닌자였고, 그 점에 있어서 일반적인 마술사들보다도 상당한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있었다.
굳이 긴 스펠 챤트나 투약의 지원을 받지 않아도, 그가 만델브로의 세계에 접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어떤 의미로는.
태고적부터 엘리멘탈의 세계는 물질계와 겹쳐진 채로 존재해왔고, 무릇 사람은 그 속에서 넘쳐나는 에테르를 길어 내는 것으로 신비의 힘을 다룰 수 있었다.
닌자의 짓수 또한 같은 섭리이다. 이미 그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던 그였기에 마술사들의 성지인 디지 프라그에도 큰 집착은 없었고, 정말로 잠깐동안 소풍이라도 나가는 기분이였을 터였다.
허나, 사랑이라는 것은 본래 돌연 폭발적으로 타오르는 것이다. 루체는 마치 루비같은 여자였다. 보석처럼 단단했고, 차가웠으며, 뿜어내는 빛은 격렬했다.
그렇기에 그는 여권을 찢어버린 뒤, 디지 프라그에서 스스로의 모든 시정(詩情)과 기지를 건 싸움을 시작했다.
그녀가 '무한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올라있는 윗치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그는 위축되지 않았다.
'무한원'은 해커 컬트의 일종으로, 집시 윗치 중에서도 실력자들이 서서히 모여서 형성된 단체이다. 유랑 끝에 그들은 이 디지 프라그에 섞여들었다.
배타적인 각 마술길드들은 당연히 '무한원'을 적대시했으나, 그들은 단절된 길드들 사이의 완충재 역할을 나서서 맡으며 단기간에 자기들의 자리를 구축했다.
그렇다. 마술길드의 세 수뇌, '금빛 숫사슴' '연륜' '하늘의 손', 그들 모두가 서로를 노려보면서도 함께 '무한원'과의 악수를 나누었다.
윗치......다른 말로 지칭하자면, 코드 로지스트(*1)......들이 제공해 준 '디지 프라그 2'는, 신비에 접속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무시할 수 없는 경이로운 마술적 인프라였던 것이다.
바람이 불어 지나가고, '화약탑'의 옥상부에 그는 나타났다. 그는 단정히 한쪽 무릎을 꿇고 손을 내밀며, 그녀에게 웃음지으며 윙크했다.
루체는 차가운 루비같은 눈으로 그를 봤으나, 이내 열성에 진듯 싱긋 웃었다.
"그렇겠지? 춤추지 않을 이유가 없다네." 내민 손을 붙잡고, 춤추지 시작했다. 다지 프라그의 야경은 황금을 녹이는 용광로를 방불케 한다.
"아름답기 그지없군, 그대에겐 익숙한 풍경일지도 모르겠다만......" "그렇지도 않아." 루체는 미소지었다. "결국은 나도 타지 사람이니까."
"그렇다면 몰래 데려온 보람이 있었군." "그렇겠네." "언제라도 불러주면 데리러 오겠네." "편리한 운반책인걸." "그럼, 그대의 고귀함을 예찬하는 서비스도 따라오지." 유성군이 비스듬히 빛났다
이 3개월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 아름다운 나날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무한원'을 침식하는 사악은 불길과도 같은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기사라도 되는양 기운차게 나타나, 필요한 자금을 선뜻 내주며, 손실은 대신 져준다. 그렇게 누구도 그 함정을 정확히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옴싹달싹 못하게 전신을 옥죄는 방식이었다.
그 결정적인 밤에, 그는 창 밖에 있었다. "승복할 수 없다. 그러한 결정을 들은 기억은 없어." "수속 및 절차는 이미 마쳤습니다만."
그 '사악'은 의지에서 일어서지 앉은 채로 그저 다리를 꼬았다 펴며 루체와 그녀의 측근들을 올려다봤다.
황금 오솔길의 그 저택은 '무한원'이 소유하는 곳이었으나, 마치 주인이 손님을 대하듯이 그는 루체 일동에게 의자에 앉기를 권했다. 그 자가 에소테리시즘이었다.
"죽일까." 루체 곁에 서있던 닌자가 단적인 말투로 확인했다. 루체를 호위하는 네 사람중, 한 명이 닌자였다.
황금의 길(골든 렌)에는 닌자 마술사가 몇 명쯤 있었으며, 그들과 맞서기 위해서 동등한 가라테의 무력이 필요했다.
그 닌자의 이름은 무엇이였던가......브리스톨......브리싱가멘......잊어버렸다. 하지만 누구였다 해도 다르지 않았겠지.
"재밌군요! 그것이 윗치식의 교섭입니까. 야만스럽기도 하지." 에소테리시즘은 여전히 의자에 앉아서 손뼉을 쳤다.
"보다시피, 전 한명 뿐입니다. 어디 한번 죽여보시길." "......" 루체가 무언가 말하려고 했으나, 호위닌자의 공격이 더 빨랐다.
"이얏-!" 에소테리시즘이 한쪽 손을 치켜올렸다.
루체는 숨을 삼켰다. 에소테리시즘은 그 춉을 한 손으로 막아낸 것이다. "예, 그렇지요. 저도 닌자입니다." 에소테리시즘은 눈썹 한번 움직이지 않고 말했다.
그리고 루체를 호위하던 자들이 고꾸라지며 쓰러졌다. 그들의 신체에서는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와 마치 에소테리시즘에게 빨려 들어가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이것이 제 짓수입니다. 새크리파이스 짓수. 양식으로 삼은 생명에 비례해서, 더욱 강한......"
에소테리시즘이 팔에 힘을 주자, 닌자는 쳐날려져서 천장에 충돌했다. 호위 닌자는 떨어지지도 못하는 채로 발버둥쳤다.
"더욱 강한 효과를 얻지요. 바로 이렇게." 에소테리시즘의 손가락을 튕기자, 닌자는 부풀어 올라 폭발사산했다. "사요나라!"
루체는 뒷걸음질쳤다. 그녀의 낮빛은 창백했드. 에소테리시즘은 마침내 의자에서 일어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한 걸음. 두 걸음.
......뭘 지켜보고만 있나? 돌입해라. 사랑하는 여인의 위기다. 창 밖에서 그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재촉했다.
창문을 발로 차 깨고 엔트리해, 저 에소테리시즘인지 하는 닌자에게 아이사츠하는 거다. ......하지만,
루체의 시선이 창밖을 향하다가 예기치 않게 그의 존재를 깨달았다. 루체는 눈으로 말했다. 구하려 오지 마, 도망쳐. 그렇게 전한 것이다.
에조테리시즘은 루체의 손을 붙잡았다. "난폭한 수단을 쓸 생각은 없습니다. 저도 아직 여기에서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건 아니니까 말이죠."
루체는 다시 시선으로 전했다. 도망치라고.
그는......분통해하는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고개숙인 채로......뛰어내렸다. 그렇다, 도망친 것이다.
이길 도리가 없는 상대. 책략을 짜고, 약점을 찾겠다. 언젠가. 언젠가는 반드시. 하지만, 누가 뭐라고 말한들 분명히 사랑하는 여인을 버리고 도망친 것이다.
그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그가 택해왔던 선택, 평소대로의 방식이다. 특별할 것도 없다. 어째서 눈물을 흘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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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나가고, 커튼이 흔들리고, 탁자가 쓰러져 설탕이 든 항아리의 내용물이 바닥에 쏟아졌다.
"이것 참!" 새까만 차림의 닌자는 여행자 모자를 눌러썼다. 닌자 슬레이어와 코토부키는 자신들이 전이된 실내를 둘러다봤다.
"......민가?" 코토부키가 혼잣말했다. 닌자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오호, 멀미기운은 없나보군? 역시나라고 해둘까."
"그런 증세는 느끼지 않게 되어있어요." 코토부키가 끄덕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무언가 말하려 했으나 새까만 닌자는 다짜고짜 다가왔다.
"이 집의 주인에겐 미안하지만, 자아, 다음 도약이라네." 바람이 세 명을 감쌌다.
다음 출현지점은 자주빛의 지붕 1미터 상공이었다. "이거, 이것 참!" 닌자가 여행자 모자를 눌러썼다.
비스듬한 지붕 위에서 코토부키는 헛발을 굴렀다. 닌자 슬레이어는 또 무언가 말하려 했으나 닌자는 다짜고짜 다가왔다.
"누군가가 보기라도 하면 일이 성가셔지지. 자아, 다음 도약일세." 바람이 다시 세 명을 감쌌다.
다음 출현지점은 갑판 위였다. 활기찬 선상 파티가 벌어지는 와중이었다. 바람이 지나가고, 와인 잔이 날아가고, 비명이 터졌다.
"어머나!" 코토부키는 날아가는 유리잔 중 하나를 반사적으로 잡았다. 닌자 슬레이어가 무언가 말하는 것보다 빨리 여행자 모자를 눌러쓴 닌자가 다짜고짜 다가왔다.
바람이 다시 세 명을 감쌌다.
다음 출현지점은 어딘가의 UNIX 룸이었다. 세 명은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착지했다.
"아니, 괜찮을 걸세! 인식되는 것보다 빨리 떠났으니, 무엇보다도 그런게 우리들 닌자 특유의 빈틈없는 성질 아니겠나!"
닌자는 코토부키에게서 와인잔을 건네받은 뒤, 넘치지 않고 온전히 남아있던 와인을 단숨에 들이켰다. "......후-욱......일단 이곳이 목적지라네."
코토부키는 폭이 다다미 6장 정도인 좁은 실내를 둘러다봤다. 탁자 위엔 UNIX 덱. 여러 개의 사이버 고글의 벽에 걸려있다.
닌자 슬레이어는 말없이 새까만 차림의 닌자를 주시했다. "왜 그러나? 으음? ......아아, 이거 실례를 했군. 도-모. 코르벳입니다." 그는 급히 아이사츠했다.
닌자 슬레이어 일행은 아이사츠에 답한 뒤, 조용히 코르벳이 이어서 말하는 것을 기다렸다. 코르벳은 와인을 전부 마신 뒤, 잔을 탁자에 두었다.
"감사할 필요는 없다네. 물론 그대들은 무모한 탐색 끝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모양이다만......" "어떻게 한 거지?" "카제의 짓수일세." 코르벳을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렸다.
"우리를 구한 거냐." "그렇게 되네." 코르벳은 끄덕였다. "물론 자선사업으로 그런 일을 한 건 아니라네......나 또한 어떤 의도가 있어서 행한 것이지."
"넌 누구지?" "그대들과 비슷한 부류지. 나그네라네" 그는 품에서 힙 플라스크를 꺼내 다시 음주했다. "단 이번엔 체류기간이 좀 길어졌어. 돌아갈 수 없게 되었거든. 사랑하게 된 여자가, 조금 문제여서 말일세! 흉운이라는 거겠지."
"사랑입니까!" 라고 코토부키가 끼어들어 말했다. 코르벳은 모자를 눌러쓰고 시선을 감추며 품에서 펜과 메모지를 꺼냈다. 그리고 무언가 개념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내 사적인 이야기는 일단 제쳐 두게. 원래 나는 시인이야. 그만 쓸데없는 한 두마디를 덧붙여 버리고 말지. 저작도 몇개 내놨다네. 이런, 내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군. 요는 난 그대들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소리일세."
"감시라고?" "설명하자면......조금 섬세한 이야기이니, 디지 프라그 2를 경유하겠네." 코르벳이 말했다.
" '2'에 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나? 아니, 답하지 않아도 괜찮네! 직접 체험해보는 편이 빠를테니. 거기 있는 고글을 써 보게. 사양하지 말게나. 요금은 필요 없으니."
그는 벽을 가리킨 뒤, 덱의 전원을 켰다.
"이것이 디지 프라그 1, 현재 물질계에 있는 이 도시일세." 코르벳은 자신이 만든 두 개의 타원이 겹쳐져 있는 개념도를 보이며, 각 두 타원을 순서에 따라 펜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이쪽이 '2'지. 지금부터 2에 들어가겠네. 간단하다네. 자, 고글을 쓰게나." 닌자 슬레이어와 코토부키는 서로를 마주봤다.
코르벳에게서 악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우선 코토부키가 고글을 장착했다. "어머!"
"뭐야?" "굉장해라! 온통 녹색이에요" 코토부키가 답했다
닌자 슬레이어도 뒤따라 고글을 장착했다. 관자놀이에 저릿한 감각이 흐르고, 시야가 잠시 암전한 후, 돌아왔다.
......시야에 펼쳐진 것은 방금 전과 같이 UNIX 룸. 하지만 콘크리트가 아닌, 녹색의 와이어 프레임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코토부키도 코르벳도 같이 실내에 있었다. 녹색의 선들로 이루어진 모습으로.
"......" 닌자 슬레이어는 벽을 바라봤다. 그 표면에 문자열이 노이즈처럼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디지 프라그 2에 온걸 환영하네." 코르벳이 말했다. "이 곳은 말하자면 마술의 진수에 이르는 도중에 들리고 가는 앞뜰. 다르게 표현하면 연옥일세. 여기서 나누는 대화는 밖으로 흘러나갈 일도 도청당할 걱정도 없지. 이야기를 진행하겠네."
"감시라는건 무슨 소리지?" 닌자 슬레이어가 화제를 던졌다. "음, 물론 그게 불안했겠지! 이해하네." 코르벳은 한번 끄덕인 뒤 이어서 말했다
"나는 신시가지의 우키하시 포탈 근처에서 망을 보며 나타나는 닌자를 관찰하고 있었다네. 그럴싸한 자가 없나 하고 말이야."
"최근 수개월동안, 난 그런 식으로 미련스럽게도 서성거리고 있었던 걸세. 두꺼비처럼 꼴사나웠지."
와이어프레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코르벳의 몸짓에선 격렬함이 전해졌다.
"즉, 구시가지의 마술 길드의 감시망에 포착당하는 것보다도 앞서서 실력있는 닌자를 찾아내서 발견되기 어렵도록 베일을 씌워주려고 말일세. 덕분에 자네들도 편히 이동할수 있었을런지? 나는 그 동향을 쫓으면서 자네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확인하려고 하였다, 이 말일세."
"그런" 코토부키가 작게 말했다. "계속 보여지고 있었다니"
"악의는 없었다네! 부디 그런 무서운 얼굴을 하지 말아주게나! 아니, 여기선 표정은 알 수 없다만은. 여하튼 그대들은 카를교를 건너 일직선으로 프라하 성을 향해 나아가선 '새까만 구역'으로 들어가고 있었으니, 과연 나는 크게 놀랐다네. 그리고 해킹이 실패했고, 함정이 발동했지, 그 다음은 자네들도 알고있는 바일세."
닌자 슬레이어는 구시가지에서 자신을 항상 따라다니던 기묘한 감각에 대해 떠올렸다. 그것이 코르벳의 편린이었던 것인가.
코르벳은 말했다. "감히 자화자찬하자면, 나의 소울은 로그 닌자클랜에 속한 바 그 닌자 잠복력은 특히 탁월한 것이지. 눈치채지 못하였다 해도 주눅들 필요는 없다네, 살벌한 이름의 닌자여."
"목적을 말해라." 라고 닌자 슬레이어는 답했다. "이것 참! 속에 품은 말들을 전부 꺼내려고 하는 것이 시인의 곤란한 성질이라 말야. 본주제로 들어가지. 즉......"
코르벳의 전자형상이 상반신을 쑥 내밀었다. "거래일세, 닌자 슬레이어=상. 위장 탤리즈먼으로 황금 오솔길에 잠입하려 했다는건, '놈'보다 앞질러 무언가를 저지를 심산이란 것일 테지?"
【#5로 이어짐】
*1 코드 로지스트 : 현대 닌살 세계관에 있어 동작원리의 대부분이 불명해진 구세기의 코드나 프로토콜을 발굴 및 연구하여, 그것을 토대로 한 프로그램과 바이러스를 제조하는 자들을 가리키는 조어, 멸칭&속칭으로는'윗치'라고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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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줄거리 : 세계 각지의 대도시를 표적으로 정체불명의 대규모 살육파괴행위가 연이어 발발했다. 사건의 주모자는 이번 닌자 슬레이어의 표적 '에소테리시즘'이 유력. 그의 발자취를 쫓아 닌자 슬레이어는 디지 프라그에 다다르고, 그곳에서 코르벳이라 하는 닌자와 만나게 되는데…)
◆코르벳의 전자형상이 상반신을 쑥 내밀었다. "거래일세, 닌자 슬레이어=상. 위장 탤리즈먼으로 황금 오솔길에 잠입하려 했다는건, '놈'보다 앞질러 무언가를 저지를 심산이란 것일 테지?"◆
【자이바츠 섀도우길드】 #5
" '놈' 이라고?" 닌자 슬레이어는 신중하게 되물었다. 코르벳은 헛기침을 한 뒤 답했다. "에소테리시즘 말일세, 당연하지 않은가."
코토부키가 닌자 슬레이어 쪽을 돌아봤다. 코르벳은 고개를 기울였다. "왜 그러나? 무엇이 이상한가. 내가 에소테리시즘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이?"
"...아아, 그렇군. 이 도시의 현 상황을 그대들은 모를테지......지금 이 디지 프라그에서 마술사라고 하면 그건 즉 에소테리시즘을 지칭하는 거나 다름없다네. 한심한 일이지만 말일세."
코르벳은 힘차게 UNIX 룸의 문을 열고, 좁은 통로를 통해 뒷골목으로 나왔다. 하늘은 새까맣다.
닌자 슬레이어는 하늘에 떠 있는 황금입방체를 올려다보고, 다시 시선을 지상에 내렸다. 건물의 윤곽이나 돌길이 녹색 그리드로 표현되어 있다.
"꽤 사실적이지 않나. 이것이 디지 프라그 2라네." "현실이야?"
"현실? 아아, 그 뜻이라면 그러하다네." 코르벳은 고개를 끄덕이며 발돋움했다.
"그대들은 나를 따라서 바깥에 나온 것이 맞네. 고글의 좌표동기화는 완료됐어. 물질계의 그대들 또한 지금 이 경도,위도 상에 서 있는 걸세."
"저쪽 큰길을 오고가는 분들은 어떤가요?" 코토부키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현실입니까?"
"그렇다네. 상시 네트워크에 접속해 있는 자라면 여기서도 보이는 걸세. 하지만, 솔직히 이대로 계속 어슬렁대는 것은 권장할 수 없군. 오프라인의 마차에 치이거나, 고양이를 무심코 밟아버릴지도 모른다네." 코토부키는 꼿꼿이 서서 꼼짝도 하지 않게 되었다.
"디지 프라그 2의 이점은 이러한 비밀회의 말고도......이것이 있다네." 코르벳의 이마에 둥근 빛이 생겨나, 이내 허공에 떠올랐다.
"따라오게나." 코르벳이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유체이탈에 빠진 것처럼 스스로를 내려다봤다. 코토부키도 뒤따랐다.
"그렇지. 이곳에선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그것이 가능한 것일세." 코르벳이 이어서 말했다.
"다지 프라그 2는, 비상......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마술의 훈련에 매우 적합한 공간이라네. 한번 도시를 내려다보게나. 아름답지 않은가?"
눈 밑에는 녹색의 와이어프레임으로 형성된 마술의 도시가 한가득 펼쳐져 있었다. 거대한 벽이 그것을 둘러쌓고 있다.
"위치들은 이곳을 디지 프라그 1과 완전히 똑같이 모사해냈다네. 마술적으로 중요한 일이기에 말일세." "내 몸은 어디 있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네. 위험하지는 않아! 성하고는 꽤 멀리 떨어져있고, 설령 돌연 적이 닥쳐온다 해도 내가 알 수 있으니. 그리고 이 디지 프라그 2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 서로 허락한 상대 뿐이라네."
"무얼, 관자놀이의 손잡이로 고글의 투과율을 내리거나, 뭣하면 벗어버려도 상관없다네! 결국 이곳은 무해한 가상의 정원이니까 말일세. 굳이 무시무시한 마술의 심연을 탐색해야 할 필요는 없지. 그건 마술사들에게 맡겨두게나."
세 명은 수십미터 상공을 비행하다가, 돌연 정지했다. "그대들을 데려가고 싶은 곳이 있으나, 우선 여기서 이야기하지. 마침 전망도 좋으니 말이야."
"에소테리시즘에 관해 뭘 알고있지?" 닌자 슬레이어가 말을 꺼냈다. 코르벳은 자조적으로 웃었다.
"이제와선 이 도시의 마술사 전원이 에소테리시즘을 알고있지. 그리고, 아무도 놈을 쫓아내지 못하고 있다네, '금빛 숫사슴'도 '연륜'도 '하늘의 손'도, 지금의 에소테리시즘에겐 손도 대지 못하지."
코르벳은 설명하기 시작했다. "디지 프라그 2를 가져온 것은 타지에서 온 집시 윗치 집단 '무한원(인피니티 스키즘)'이라네. 항상 서로 치고박는 3개의 주요 마술 길드는 이 '무한원'을 연결고리로 삼아 균형 상태를 얻었지. 이 모형정원은 마술의 연구에 실로 중요했으니 말일세.
'무한원'은 길드끼리의 화합을 디지 프라그 2의 이용조건으로 정했다네. 놈들에겐 유쾌하지 못한 얘기였겠지만, 거절하면 다른 길드에게 뒤쳐질 뿐이니까 말이네. 결과적으론 그것이 프라하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할 수도 있겠지."
"훌륭한 뜻을 가진 분들이시군요!"
"글쎄, 나도 이에 관해서 집시 윗치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잘 모른다네. 게다가, 정말로 필요한 것은 '3'이였다네. 3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가지."
"이 세계의 '3' 말인가요?" "그렇다네! 2는 결국 모형정원에 불과할 뿐. 하지만 3은......진실로 가는 다리, 현자에 돌에 이르는 길이라네. '무한원'은 그 비밀을 풀어야만 했지. 하지만 연구자금은 터무니없이 필요했고. 마치 구멍 뚫린 나무통처럼 말일세. 그리고, 그 점을 틈타서 끼어든 것이, 뭐였던가......아무개라는 투자 벤처였다네. 놈들은 저주받을 그 에소테리시즘과 연결되어, 이 마술사회에 침입한 것일세!"
"돈에 관한 일이였나." "그렇다마다, 돈이라는 것은 실로 무서운 것이지. 하늘의 신비마저 땅에 떨궈버리니. 영겁의 저주일세. '무한원'은 투자로 인해 빼앗겼다네, 아무도 모르게 말일세. 그리고, 고문으로써 에소테리시즘이 찾아왔지. 길드에 속하지 않는 떠돌이 마술사. 과거에는 업신여겨졌지만, 그 때 이미 놈은 가공할 힘을 가지고 있었던 거야."
와이어 프레임 상태에서도 코르벳의 분통한 표정은 짐작할수 있었다.
"놈은 '무한원'의 중핵을 쥐고.....그 시스템을 이용해, 이윽고.......두렵기 짝이 없는 행위를 시작했지. 그대, 뉴스는 보는 편인가? 교토, 베를린, 로마. 그 무참한 사건들을."
"알고 있다." "그것들은 전부 에소테리시즘이 벌인 짓이다. 마술사들 사이엔 잘 알려진 일이지만." "정보를 얻었군."
"그럼 이야기가 빠르군. 그 대규모 파괴행위는 놈의 유니크 짓수가 일으킨 것이라네. 부자연스러운 힘이지."
"부자연스러워?" 닌자 슬레이어가 캐물었다. "음음......그대에게 직감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을런지 자신은 없지만, 두 가지의 동떨어진 분야의 힘을 말일세......."
"이해할 수 있어." 닌자 슬레이어는 확신을 가지고 긍정했다. "주어진 힘이다. 내 적은 그러한 부류의 '부자연스러운 힘'을 가지고 있다."
그는 단적으로 말했다. "난 놈을 죽이려 왔다." "죽인다고라! 그것을 위해 여기에? 놈에게 원한이라도 있는 건가?" "원한?.......너한테 할 이야기는 없어."
".......뭐, 뭐 좋네. 여하튼, 예상외로 목적이 일치했었군 그래."
"너는 마술길드에 속한 자냐?" "아니, 그렇지 않다네." 코르벳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원래는 외부인이라네. 평소같아선 이따위의 시시콜콜한 분쟁거리는 흘려듣고, 다른 곳으로 떠나면 그만이였지. 아니, 실제로 그 기회도 있었다네. 하지만 미련이 남았기에....." "사랑 때문에" 코토부키가 속삭였다. 코르벳은 당황했다. "무엇을 갑자기." "전에 말하셨지요. 사랑이라고!"
"그만두게, 아가씨" "당당히 가슴을 피셔도 됩니다. 사랑 때문에......정말 멋져요!" 코토부키는 그 단어에 얽매였다.
코르벳은 크게 헛기침을 하며 대화의 주도권을 다시 잡았다. "'무한원'을 대표하는 여성이 유폐당해 있네. 조직은 그 인질의 위협과 돈에 의해 빼앗기고 만 것이지. 나는........아아 그래, 나는 그녀를 구하고 싶은 걸세."
"도웁시다! 닌자 슬레이어=상!" "네가 에소테리시즘이 있는 곳까지 안내할 셈인가? 코르벳=상."
"그래, 자네를 거들겠네. 나쁜 이야기는 아닐테지. 3대 길드도 협력할 걸세. 말해두지만 에소테리시즘은 계획 없이 정면에서 되는대로 싸워봤자 도저히......"
"여자는 나중이다. 네가 알아서 찾아. 난 에소테리시즘을 우선하겠어."
"아, 아아, 그걸로 됐네. 나의 사적인 문제이니." "전 제대로 협력할께요." 코토부키가 부드럽게 말하여 코르벳을 당황스럽게 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숙고했다. 계획 없이 임기응변으로 행동하고 있는 건 이 남자도 마찬가지이다. 그다지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 자신을 이리도 우대하려 하는 건가.
그렇게나 궁지에 몰려 있는 것인가. 그렇기에 이렇게도 야바레카바레인 건가.
"그럼 결정됬다고 봐도 되겠나? 목적은 같다네. 놈을 무찌르는 것이지." 코르벳이 단단히 못을 박았다. 닌자 슬레이어는 동의했다.
코르벳이 고개를 숙였다. "요로시쿠 오네가이이타시마스." 도장은 없어도, 층분히 강력한 예의작법의 속박이었다.
"........" 닌자 슬레이어는 응했다. "요로시쿠 오네가이이타시마스."
◆◆◆◆◆◆◆◆◆◆
3명은 디지 프라그 2의 하늘을 비행했다. 이윽고 전방에 우뚝 선 탑의 모습이 보였다. 천문시계탑이다.
"황금 오솔길에서 쫓겨난 마술길드의 중진들의 집회장이라네." 날아다니면서 코르벳이 설명했다.
"서로 응한다면 떨어진 곳에 있는 녀석들과도 대화할 수 있지. 우선 저 곳에서 행해질 침입경로의 브리핑에 참여하세."
뒤따라 날아가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이 남자에게 수상한 점이나 이야기의 어긋남, 모순이 없었는지 되새김질했다.
이 남자가 어떤 조바심을 품고 있다한들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됐다. 하지만 배신하고 불이익을 가져온다면...
...만약 그가 '우정'(ユウジョウ)을 불이행하고 적의를 드러냈을 때, 어떻게 반격하여 죽일지를 닌자 슬레이어는 되풀이하여 시뮬레이트했다.
마침내 천문시계탑 안에 이르러 코르벳이 접속을 허가하자, 여러 개의 계정이 가시화되었다.
디지 프라그 2는 전자적인 모형정원으로써, 거기서 서로 정보를 통신할 수 있는 것은 서로 허가한 자들뿐으로 제한된다.
이것은 대전제다. 시스템 기반을 장악한 에소테리시즘조차 이 비밀통신의 원칙은 무너뜨릴 수 없다.
아이사츠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그들의 까다로움과 비적극성이 전해져 왔다. 그들은 봇물 터지듯 말을 퍼부었다.
"그 놈들은?" "정체가 무엇인가." "코르벳=상, 어떠한 경위로?" "나으리들! 조금 봐줄수는 없나. "코르벳은 쓴웃음을 지었다.
"귀공들이 늘어져라 회의를 하고 있는 동안에 말일세, 나는 직접 뛰어다니며......." "부탁한 기억은 없다." "애초에 이것은 우리들의 문제다." "너도 본래 외지인임을 잊지 마라."
"당신들에겐 의분이라는게 없습니까!" 코토부키가 끼어들었다. "여기 코르벳=상은 사랑을 위해 싸우려 하고 있는데......게다가, 적은 무차별 파괴행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 자를 무찌르지 못한 채인 지금 이 순간에도 분명 아이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을....."
"뭐냐, 코르벳=상. 이 불쾌한 어카운트는." "불명료해." "비논리적이야."
"기색이 나쁘군." 닌자 슬레이어는 남의 일인듯이 말했다. 코르벳은 전자적으로 몸을 크게 내밀었다.
"귀공들은 높은 곳에서 구경만 하면 된다네! 거친 일은 우리가, 그리고 리스크도 우리가 전부 부담하겠네. 우린 그저 황금 오솔길과 성 비투스 대성당을 잇는 경로의 도표를 얻으면 되네, 그것 뿐일세. 그것만으로 괜찮은 것이네."
"위험을 부담하겠다고?" "그렇다마다!" "흠" 그들을 서로의 얼굴을 마주봤다.
"기다려라." 그중 한명이 지적했다. "이쿠사 배틀이 발생하여 디지 프라그의 마술적 기반에 일그러짐이 생기기라도 하면 어쩔 셈인가? 10년, 100년이 걸리는 수복이 필요해지겠지, 그 책임만은 타관의 인간은 부담할 수 없어." "그건 그렇군......"
"바카! 어쩔 도리도 없군요." 코토부키가 매도했다. "협상은 여기까지! 터무니없는 뻐킹 자식들 뿐입니다!" 코토부키는 격노했고, 마술사들은 어이없어 했다.
코르벳이 그녀를 달랬다. "그대는 잠시만 조용히 있게, 응? 알겠나, 귀공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ZZZT!
와이어 프레임의 세계가 돌연 부풀어오르고, 균열처럼 노이즈가 흘러 지나갔다. ZZZZZZT!
세계가 점멸하고, 크게 신음한 뒤, 다시 와이어 프레임이 돌아왔다. "놈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마술사들은 숨을 삼키며 서로의 눈을 쳐다봤다. "흥, 또다시 어딘가의 도시가 당한 것일 테지." 코르벳이 말했다.
"이걸로 다시 놈에게 새로운 새크리파이스가 흘러들어가게 되었다네. 다음에는 분명 더 큰 일그러짐을 유발시킬 테지."
"......." 마술사들의 아트모스피어가 변화했다. 거절에서 공포로.
거기에 코르벳이 거듭 밀어붙였다. "지금에서야 이해하셨는가, 이미 여기도 위험한 걸세! 지금이라면 멈출 수 있어. 다시 한번 말하겠네. 귀공들에게 피해는 가지 않을걸세, 책임은 우리들이 전부 지겠네. 놈을 쓰러트려 보이리라. 설령 실패해도 우리들이 죽을 뿐이라네. 전혀 문제가 안 되지!"
"황금 오솔길에서 전투가 벌어지지 않게 할 것. 절대로. 그것이 조건이다." "당연한 말씀." 코르벳이 보증했다.
"......좋다." 마술사의 어카운트가 깜빡이더니, 디지 프라그 2의 정밀한 복제도시 위에 도표가 되는 불꽃이 켜져 갔다.
그것은 미궁을 방불케 하는 프라하 성의 침입경로를 표시해 주는 것이었다.
.......고글을 벗자, 코르벳이 겸연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코토부키는 부루퉁해 하며 모습으로 실내로 돌아갔다.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버렸군. 이것 참, 놈들과는 딱히 동료관계는 아니다만. 그.......뭐라고 해야 할지, 어쨌든 협력은 받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에......"
"적어도, 너에 관한 건 이해했다." "뭐라?" "너의 필사적인 태도에 꾸밈이나 수작은 없다는 걸 알았다고 하는 거야."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이 집에 좌선을 취할 수 있는 곳은 있나?" "아아, 물론 있다마다." "안내해 봐."
◆◆◆◆◆◆◆◆◆◆
좁은 방의 장식된 창문에서 비스듬히 스며드는 햇빛이 허공에서 흩날리는 먼지를 뿌옇게 빛나게 했다.
넓이는 없으나 농후하고 독특한 향을 머금은 공기로 가득한, 박력이 있는 방이었다.
용도불명의 놋쇠 마술구가 놓인 책상에 에소테리시즘은 은잔 세 개를 나란히 놓았다. "설마 브래스하트=상이 직접 오실 줄이야."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특정한 두 사람이 빈번히 만나서 회담을 나누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걸 알게 됬으니, 쿠쿠쿡."
방 안에 있던 또 한 명의 닌자, 데시케이터는 재밌다는 듯 입을 다문채로 웃었다. "뭐, 진정이 안 되는거 아닐까. 그 실력행사를 좋아하는 양반이라면."
데시케이터의 눈동자는 메말라 있었다. 에소테리시즘은 손가락을 세웠다. "쉿, 그는 강대합니다."
"그건 의심의 여지도 없지. 하지만, 구슬려야 할 필요는 있으니까." 데시케이터는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만약 녀석이 세 번째 접촉까지 마치면......흐흠. 쿡, 쿠쿠쿡."
그는 헛기침을 한 뒤, 다시 웃어댔다. 에소테리시즘은 얼음 속에서 와인을 꺼내 그 병목을 손쉽게 춉으로 절단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세 명째.......브래스하트가 나타났다.
【#6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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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시케이터는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만약 녀석이 세 번째 접촉까지 마치면......흐흠. 쿡, 쿠쿠쿡." 그는 헛기침을 한 뒤, 다시 웃어댔다. 에소테리시즘은 얼음 속에서 와인을 꺼내 그 병목을 손쉽게 춉으로 절단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세 명째.......브래스하트가 나타났다.◆
【자이바츠 섀도우길드】#6
데시케이터와 에소테리시즘은 새삼스레 아이사츠를 주고받았다. 실내의 산소밀도가 내려가고, 이를 중력이 대신 채운듯한 감각이 두 닌자를 덮쳤다.
브래스하트의 체격은 셋 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졌고, 말없이 가라테 압박감을 방출하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였다. 표현하기 힘든 무언가......방심할 수 없는 분위기를 두르고 있었다.
그 아트모스피어의 이유를 에소테리시즘 일동은 이미 알고 있다. 이는 사츠가이와 두번 접촉하여, 두번에 걸쳐 새로운 힘을 얻은 증명이었다.
원래부터 브래스하트가 같잖은 허언으로 자신을 치장할 닌자가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였으나, 실제 두 눈으로 직접 그를 본 둘은 그 사실을 더욱 확실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먼 길을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아름다운 곳이었지요?" "잠들어 있는가." 브래스하트의 시선은 그 어느 순간이라도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데시케이터는 헛기침을 했다. "정말로 존재했을 줄이야, 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군요! 그 조심성 많은 브래스하트=상이 이렇게 직접 나타나다니. 저희로써도 당신이 가진 사츠가이의 정보에 대해선 그저 나눠받고 싶을 따름......" "그것은 일종의 계시다. 찾아다니는 것 따위 주제넘은 짓이지."
에소테리시즘과 데시케이터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신비주의인가요? 당신도." 에소테리시즘이 빈정거리듯 말했다.
브래스하트의 어깨 위의 공기가 아지랑이처럼 일렁이고 있다. "신비라고? 그런 관점을 쓰려고 드는 법이겠지, 마술사라는 종자들은."
"그, 일단 묻겠습니다만,무슨 연유로 이곳에?" 데시케이터가 화제를 꺼냈다. 브래스하트는 탁한 눈으로 돌아봤다.
"나한테서 구하려 들지 마라. 구하는 건 내 쪽이다." 살기가 방 안을 채웠다. 에소테리시즘은 와인을 잔에 부었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는 상부상조가 이념인 집단입니다. 너무 험한 태도를 취하지 마시길, 건배." 권유. 그들은 서로를 노려보며 잔을 기울였다.
브래스하트가 잔을 탁자 위에 내려뒀다. 유리가 녹아 탁자를 달구며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그래서, 당신이 구하는 무언가를......찾으러 오셨다는 말씀이십니까?" 에소테리시즘은 쓴웃음을 지었다.
"협상은 필요없다. <골자>(髄)를 받아가마. 이미 네놈에겐 용도가 없는 물건일텐데." "<골자>?"
데시케이터는 되물었으나, 에소테리시즘은 굳은 표정으로 브래스하트를 돌아봤다. "네놈은 나에게 이기지 못해. 거부권은 없다." 브래스하트는 단언했다.
"퍽이나 자신이 있으신 모양이시군요. 그것도 사츠가이와 두번 접촉한 결과입니까?" 에소테리시즘은 손가락을 놀리며 어떤 짓수의 예비동작을 행했다.
반면 브래스하트는 그대로 서있었다. 큰 소리를 내며 와인병과 잔 두개가 깨지며 산산조각났다.
"...비생산적인 다툼은 피하고 싶습니다." 이윽고 에소테리시즘은 승낙했다. 그의 손바닥 위에 호두만한 크기의 검은 알맹이가 있었다.
브래스하트는 주저없이 그것을 채간 뒤, 자신의 품에 넣었다. "내 용무는 이것뿐이다." "어디로 돌아가시려는 지요?"
"구하는건 내 쪽이다. 네놈이 아니야." 브래스하트는 되풀이해 말했다. 에소테리시즘은 낮게 숨을 토했다.
"사츠가이를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 하시는 겁니까." "힘이다." 그는 답했다.
"그것은 실로......" 마술사는 눈을 감았다. "저는 한 번의 접촉으로 층분합니다. 제 짓수, 사츠가이의 힘, 그리고 이 디지 프라그라는 도시. 그것들이 맞물려서 저에게 무한한 힘을 가져다주지요, 당신 이상의 힘을" "견해의 차이로군. 결국 넌 한낱 닌자에 불과해." 브래스하트가 말했다. "눈자에 이르는 길은 한 가지 뿐이다."
......눈자.
"꿈같은 소리로군." 데시케이터가 콧방귀를 뀌었다. 브래스하트는 데시케이터를 흘낏 본뒤, 출입구로 돌아섰다. "방해를 했군. 오탓샤데." "오탓샤데."
브래스하트가 나갔다. 우키하시 포탈이든, 여행기든, 수단은 알 수 없으나 원래 있던 곳으로 귀환하는 것일태지.
데시케이터는 어깨를 으쓱이며 에소테리시즘을 돌아봤다.
"......브래스하트=상이, 프라하 성 부지에서 떴습니다." 수분 후, 에소테리시즘이 고했다. 데시케이터는 마른 웃음소리를 냈다.
"듣고싶은 일도 늘었지만, 뭐 됐어. 본론에 들어가지. 진척은 어때?" "보다시피, 보도기관에서 떠드는 대로입니다." 에소테리시즘은 히죽 웃었다.
"이미 이것은 정립된 시스템입니다. 파괴하고, 힘을 흡수하고, 에메츠를 낳지요."
"마벨러스. 나도 될수 있으면 이기는 이쿠사 배틀만 하고 싶거든. 욕심쟁이라서." 데시케이터가 끄덕얐다.
"특별히 오늘날에 맞춰서, 어프렌티스를 파견해 뒀습니다." 에소테리시즘이 말했다. "주주님께 직접 실시간으로 보여드리고 싶었기에"
"하하하." 데시케이터는 와인잔의 파괴를 떠올리며, 눈썹을 찡그렸다.
에소테리시즘은 수정구형 UNIX 모니터에 영상을 비춰냈다.
올려다보는 시점. 반구형의 지붕을 가진 첨탑이 무수히 세워져 있고, 일본어와 힌두어가 섞여있는 거대한 간판들이 가득하다.
"보다시피 뭄바이입니다. 현재 어프렌티스의 사이버네틱스 시야를 여기에 수신받고 있지요." "오오, 좋은데." 데시케이터가 끄덕였다.
시점의 당사자가 자신의 떨리는 손을 들여다봤다. 그 손바닥에는 '沌' 의 한자가 문신처럼 들어가 있었다.
"저것은 제가 새긴 낙인입니다. 뭐, 비지니스 파트너인 당신에게는 밝혀도 괜찮겠지요. 저것이 오히간 봄, 사츠가이에게서 주어진 힘입니다. 그리고...."
『진실이다. 이건 신비에의 접촉이야.』UNIX 스피커를 통해 당사자의 고뇌어린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하, 하, 하! 그렇지요, 신비에의 접촉! 어떤 의미로는 맞는 말이죠!" 에소테리시즘은 조소하듯이 웃었다.
"제 어프렌티스들은 바로 그것을 추구하여 길드의 문을 두드리지요. 저의 교육과 수련이 그들에게 목적을 부여하는 겁니다."
"악랄하구만!" 데시케이터가 웃음을 터뜨렸다. "뭐, 자고로 악랄한 놈들이 세계를 이노베이트 하는 법이지. 아무렴." "듣기 거북하군요!"
에소테리시즘은 순금제의 마술적 UNIX 덱에서 LAN 케이블을 꺼내어 목덜이에 접속시켰다.
"여기서 하는건가? 난 꼭 마법진이라도 그려놓을 줄 알았는데. 나한테도 불똥이 튀는건 아니지?"
"이 방 자체가 마법진입니다. 와인이 깨지든, 서적이 흩어져있든 간에 말이지요." "결과만 내준다면 아무래도 좋아."
"디지 프라그 2는 물질세계의 디지 프라그1을 정교하게 모방한 전자세계입니다. 그 자체는 모형정원일 뿐이지만, 그 근본적인 유사함으로 인해 디지 프라그 3에서 가해지는 디지 프라그 2에의 전자적 간섭은 디지 프라그 1에도 영향을 주지요. 바로 현세에 말입니다."
에소테리시즘은 유창하게 설명을 늘어놨다. 데시케이터가 이해했는지 따윈 구하지도 않겠다는 듯이.
"본래 3은 2보다도 앞서서 존재했지요. 그래......후후후, 오히간의 한 측면......코토다마 공간의 일각......뭐라 부르든 상관은 없겠죠, 자, 하지만 이 소중한 도시를 손상시킬 수야 없는 법. 그럼, 어떻게 하는가? 답은 우키하시 포탈입니다. 디지 프라그 2 상에서 모방된 포탈의 개념을 이용하는 겁니다!"
시점의 당사자는 뭄바이의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닌다. 데시케이더는 영상을 주시하며 군침을 삼켰다.
에소테리시즘은 이젠 열광에 빠진 상태로, 거의 외치다시피 하고 있었다. "의사적으로 다른 도시 상에 디지 프라그 2와 동일한 레이어의 차원을 설정한 뒤, 디지 프라그 3에서 액세스한다. 그럼 연결할 수가 있지! 그리고 오히간 봄이 마술차원과 현세를......뒤흔들어 놓는 거다!"
"......모르겠군!" 데시케이터는 미소지은 채 끄덕였다. "하지만, 해 봐라!" "이얏-!" 에소테리시즘의 양눈이 희게 번뜩였다."
『아밧!? 아바밧-!?』뭄바이의 어프렌티스가 단말마의 절규를 토했다. 지지지직, 뚜욱. 영상이 끊어졌다.
데시케이터는 문득 떠오른 듯 벽걸이 TV 모니터의 전원을 켰다.
채널을 돌려 뉴스 속보로. 국제 오이란 캐스터가 담담하게 원고를 읽어내리는 뒷편에선 불명확한 라이브 영상이 흐르고 있었다.
『이것은 방금 전 일어난 수수께끼의 파괴현상 직전에 촬영된 것으로......』거리의 한곳에서 돌연 무수한 검은 모자이크들이 발생하여, 퍼져가더니, 그대로 터젔다.『유사한 사건이......』
모자이크가 사라진 후에도, 곳곳이 도려내져 얼룩진 거리는 원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깎여나간 파괴의 흔적에 검은 수정이 석순처럼 생겨나 있는 것을, 데시케이터는 분명히 확인했다. "마벨러스!" 그는 손뼉을 쳤다.
"최고의 이노베이션! 승리의 맛이로군!" 그는 에소테리시즘을 돌아봤다. 마술사는 몸을 젖히며 경련하고 있었다. "오오, 오오오!"
"괜찮은 거야?" 데시케이터는 흥미가 없는 말투로 그의 안부를 물으려 하다가......공포를 느꼈다. 그것은 명백히 '힘'이 한 곳에 빨려들어가고 있는 광경이었다.
경련이 끝나자 에소테리시즘은 아직도 떨림을 멈추지 못하면서 뒷걸음질치고, 황홀감에 젖은 목소리를 흘렸다.
"아-......괜찮고 말고요......제 새크리파이스 짓수. 전자 네트워크를 통해 짓뭉개진 생명력들을 회수하던 참이었습니다."
"이야아, 훌륭해, 어쨌든 훌륭한걸." 데시케이터는 웃었다.
"결과가 전부지. 에메츠 채굴의 특허권으로 난 죽도록 벌어 보이겠어. 너는 그 윤택한 자금을 써서 진실인지 하는 걸 실컷 바라는 만큼 연구하는 거고. WIN-WIN! 혁신적이야! 하지만 그, 도시를 중심으로 파괴하지 않아도 되도록 다소 신경써야 겠는걸."
"노력해 보죠." 에소테리시즘은 냉소했다. "이곳에 대해 기업군 패거리들이 파헤치려고 들 경우, 그 자들을 손쉽게 해치우기 위해선 더 많은 새크리파이스를 아직 필요로 하니 말입니다." "그 말 대로야! 하하, 어쨌든 최고였어." 데시케이터는 에소테리시즘과 악수했다. "선즈 오부 케이어스가 가져다 준 만남에 건배하지."
몇가지의 확인사항을 서로 조정한 뒤, 데시케이터는 서둘러 퇴장했다. "혹시 개인투자에 흥미가 있으면 뭐든지 상담해. 그것도 꽤 즐거운 일이라고?"
그는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말했다. 에소테리시즘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그를 배웅했다.
......이 때 일어났던 파괴가 디지 프라그 2를 크게 흔들고, 시계탑에 있는 자들을 당황하게 한 것이다.
그 시점의 에소테리시즘은 이 도시에 숨어든 검붉은 이물질에 대해선 알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이물질을 표적으로 삼아 섀도우 쉽의 초자연적 나침반을 자신이 머무는 도시에 향하며 척후병을 순조로이 편성하고 있는 자이바츠 섀도우길드의 동향에 관해서는 더욱이.
에소테리시즘이 복도로 나오자, 무한원의 시종이 도게자했다.
◆◆◆◆◆◆◆◆◆◆
닌자 슬레이어와 코토부키는 긴장한 표정으로 프라하 성의 문을 지나갔다. 광선이 그들의 신체를 쬐어 조사하며 위장 탤리즈먼의 존재를 확인했다.
붉은 램프의 빛이 녹색으로 바뀌자 코토부키가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녀는 커다란 리본이 등에 달린 검은 드레스를 착용하고 있었다. 성 부지내의 거주자들을 모방한 마술적인 의상이였다.
프라하 성은 무수한 역사적 건조물들의 집적체였다. 탑, 성당, 화약고 등등......이들의 외형은 전자전쟁 이전의 시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코토부키는 고글을 쓰고 디지 프라그 2의 세계에 시야를 겹쳤다. 두 명의 뒤에선 인간 형태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바람의 짓수로 스텔스한 코르벳이다.
(탤리즈먼이 통한것 같군.) 코르벳이 속삭였다.
(전투는 반드시 피하게. 그렇지 못하면 날엔 모든게 엉망진창이 되고 말걸세. 에소테리시즘은 수비태세를 굳히고, 둘러쌓인 섬들은 사라지겠지. 그리고 파괴에 의해 둘도 없는 미의 정수에 흠집이 생기게 되면 이 도시를 지탱하는 균형이 무너져......) "보입니다. 루트가 또렷하게" 코토부키는 와이어 프레임 세계의 가이드 라인을 보며 말했다.
(가이드를 따라서, 우선 황금 오솔길에 들어감세. 탤리즈먼을 강화해야 할테니. 더 강한 권한을 덧씌우지 않으면 대성당에의 입장은......음!)
코르벳은 숨을 멈추고 웅크려 앉았다. 길을 지나가던 새까만 차림의 마술사들이 닌자 슬레이어와 코토부키를 미심쩍은 눈초리로 보고는 그대로 통과해 갔다.
(후-우. 알아보는 자들이 많아서 말일세. 자, 가보세.)
"......" 닌자 슬레이어는 우두커니 서서 작게 신음했다. (왜 그러나?) 코르벳이 속삭였다.
"아무것도 아냐." 그는 고개를 젓고 코토부키를 뒤따랐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역사와 미의 질량의 무거움에 경도되어 있었다.
【#7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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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줄거리 : 프라하의 전자 마술 인프라를 약탈하고 세계 각지의 도시에서 학살을 행하는 닌자 '에소테리시즘'은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일원이며, 닌자 슬레이어는 그를 살해하기 위해 우키하시 포탈을 넘어 현지에 잠입했다. 에소테리시즘을 위험시하는 현지의 닌자, 코르벳이 그를 인도했다.)
(무사히 프라하 성에 잠입한 닌자 슬레이어와 코토부키, 코르벳은 우선 황금 오솔길로 향했다......)
【자이바츠 섀도우길드】#7
옅은 색조의 작은 집들이 즐비한 황금 오솔길은, 들어서자마자 독특한 냄새가 나는 공기로 닌자 슬레이어를 경계하게 만들었다.
묘한 감각이다. 예상했던 규모감보다 훨씬 넓었고 건물은 평소의 두 배의 밀도로 부대끼고 있어 실로 혼돈스러웠다.
『그래서? 코토부키가 쓴 고글은 또 무슨 장난감이야?』 타키가 망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벽에는 마술적인 문구가 다양하게 쓰여 있네요. 그리고 길가 곳곳에는 마법진이 있습니다. 무엇을 의미하는 건진 저도 모르겠지만..."
(몰라도 괜찮네.) 코르벳이 말했다. (디지 프라그 2에 필요이상으로 얽매이지 말게, 필요한 것은 무한원으로 이어지는 숨겨진 길의 지표일세.)
그는 이어서 말했다. (디지·플러그 2에 필요이상에 얽매이지 말 것.필요한건 무한원의 숨겨진 길의 사인이다.) 『나는 거기까진 액세스 못한다고.』
"입 다물고 있어."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타키는 서포트역이라는 명목로 전자적으로 동행하고 있으나, 그 진정한 역할은 코르벳 등의 감시이다.
시인 닌자나 마술 길드의 무리들이 에소테리시즘에게 닌자 슬레이어를 팔아넘기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타키가 그것을 닌자 슬레이어에게 은밀히 경고할 예정이었다.
언덕에서 언덕, 모퉁이에서 모퉁이로. 밖에서는 도저히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작은 미궁이다.
눈앞의 맨홀이 열리고 검은 옷의 마술사가 올라나와서는 태연하게 지나간다. 혹은 창문에서 줄사다리가 내려와 역시 검은 옷의 마술사가 나와 미끄러지며 내려왔다.
(주의하게나, 이 놈들은 이젠 모두가 에소테리시즘의 하인이니까.)
"저것은" 코토부키가 디지 프라그 2를 통해 무언가를 감지하고, 경계를 촉구한다. 이윽고 나타난 것은 건물 2층정도의 키를 가진 다관절 인형이었다.
(골렘일세. 만약을 위해 주사광은 피해서 가게나.) 인형은 몇 걸음마다 멈춰 서서, 외눈으로부터 붉은 레이저를 쐬는 것이었다. 세 명은 조용히 옆을 달려 빠져나간다.
『뭐야 저거? 모터 야부의 친구냐? 무선 LAN에 연결되었잖아. 괜히 손 안 댈거니까 그렇게 알아둬.』
"현명한 선택일세. 저건 황금 오솔길을 수호하는 자율기계라네. 지금은 에소테리시즘이 관리하고 있지."
『방해되는구만. 빨리 앞서 가라고.』 지나가던 인파의 뒤쪽에 섞여들며 나아가던 도중, 코토부키가 멈춰섰다. "여기!"
코토부키는 아무런 특징도 없는 석벽을 가리켰다. "알려주신 마법진이 여기에"
"좋아!" 주위를 신경쓰면서 코르벳이 스텔스를 풀었다. 그는 코토부키가 가리키는 곳에 위장 탤리즈먼을 댔다.
【무한원의 형제입니까?】 발해지는 전자음성. 코토부키는 벽에 숨겨진 소켓에 LAN 케이블을 직결했다.
"그렇다마다. 무한원의 의장이신 루체=상의 추천을 받은 우리들은......." 코르벳이 길게 끌며 대답하는 사이, 타키가 코토부키를 통해 시스템에 액세스했다.
『절대 잘 안될거라는거 알지? 괜찮냐?』 지난 번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타키가 단언했다. "상관없어. 해라." 닌자 슬레이어가 답했다.
【탤리즈먼 인증 갱신, 무한원의 형제】 차가운 전자음성이 대답했다. 코르벳은 재빨리 그것을 품에 넣었따.
『한계다!』 타키가 비명을 질렀다. "삐가가갓!" 코토부키가 경련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LAN 케이블을 뽑아냈다.
【부정한 접속을 감지!】 곧바로 전자음성이 적의를 드러냈다!
머리 위에서 나팔을 위로 세운 천사상이 귀에 거슬리는 하울링 노이즈를 발생시켰다. 두웅-! 두웅-!
2층의 미늘살 창문 몇 개가 열리고 마술사들이 얼굴을 내밀며 손가락질했다. "지금이다!" 코르벳은 닌자 슬레이어와 코토부키를 껴안았다.
"이얏-!" 바람이 소용돌이치고, 몇장의 황금 나뭇잎과 함께 그들의 모습은 흐릿해졌다.
마술사들이 모여들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골렘이 도달하고, 경보음이 울려 퍼진다. 하지만 석벽 앞엔 이미 아무도 없었다.
코르벳 일행은 이미 그때 비투스 대성당의 1층 홀에 출현하여 바로 옆 기둥 그늘로 뛰어들어 몸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좋아! 여기까지 계획한 대로일세!" 시인은 힙 플라스크의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비투스 대성당.
"꽤 하는군! 타키=상이라 하는 친구. 알겠나, 여기서부터는 전격적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네." 코르벳은 닌자스레이어를 보았다.
지고쿠 헬에서 나타난 듯한 검붉은 닌자는 장식된 창문에서 스며드는 빛을 받아들이는 성인상을 절망이라도 한것처럼 올려다보고 있었다.
무수한 아치, 돌, 금색과 빛과 유리를 시야에 받아들이고, 그는 경외감에 빠졌다.
코르벳은 닌자 슬레이어의 어깨를 흔들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고개를 거칠게 저었다. 코르벳은 그를 지긋이 쳐다봤다.
"자, 여기서 길이 갈라지는군! 하지만 그대들의 목적이 곧 나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일세. 알겠나, 아리따운 나의 여인은 남탑에 유폐되었다고 알고있는 바라네, 한편, 에소테리시즘은 메인타워에 있지."
"조용하군." 닌자 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큰 홀이지만 인적은 없었다. 코르벳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에소테리시즘은 아무도 신용하지 않는다네. 자신이 가진 신비를......디지 프라그 3의 비밀을 타인과 나눌 생각 따윈 없지. 그렇기에 이 곳에 타인을 가까이 두려 하지 않는 거라네. 그리고 그것이 놈의 화가 될걸세." "......." 닌자 슬레이어는 달려나갔다.
"행운이 있기를!" 코르벳은 손을 흔들고 남탑의 나선계단 쪽으로 향했다.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코토부키가 그를 뒤따라왔다.
"약속했으니까요!" "이거 고맙군!" 계단을 껑충 뛰어오르며 나아가면서 코르벳은 숨을 헐떡였다.
"모처럼 찾아온 방문자가 추레한 중년 남자 혼자여서는, 루체도 필시 실망할걸세."
둘은 계속 빙글빙글 돌았다. 길고 긴 상승이다. 끝이 없는 듯 했다. 코르벳의 뉴런에서 만감이 교차했다.
위장 탤리즈먼을 업데이트해 단 한순간이라도 비투스 대성당 진입권을 얻으면 그 틈을 타서 카제 짓수를 이용해 뛰어들 심산이었다.
성공했다. 그리고 두번째는 없으리라. 이대로 해내야만 한다.
전부 오르자, 거기에는 우선 종이 있었고, 바닥에는 초췌한 모습의 여자가 한 명 있었다.
그녀의 발목에는 쇠고리가 채워졌고 이는 강철제의 UNIX 덱에 연결되어 있었다.
세계와의 연결이 끊어져 단지 디지 프라그 2와 3을 ADMIN하는 것만 허용된 닫혀진 UNIX였다. 코르벳은 우뚝 멈춰섰다.
종, 그리고 루체 너머의 창문, 그곳에서 내린 빛줄기 속에서 먼지가 흩날리고 있다.
역광을 등진 루체가 고개를 들어 흐릿한 눈으로 코르벳이 있는 방향을 보았다. "거기에 누군가" 스치는 목소리에는 맑은 정신의 울림이 있었다.
코르벳은 한 걸음, 두 걸음 내디뎠다. "오오......오오, 루체여. 나다......코르벳이다." "아아.......!" 코토부키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
"이얏-!" 그때 닌자 슬레이어는 메인타워의 숨겨진 방문을 걷어차고, 순금 UNIX, 서적, 플로피디스크, 와인, 나침반, 세간류가 북적이는 실내에 다이나믹 엔트리를 막 마친 참이였다. 등을 돌리고 의자에 앉아 있는 불길한 닌자가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도-모. 에소테리시즘입니다." 불길한 닌자가 몸을 움찔대더니, 다음 순간에는 닌자 슬레이어의 정면에서 아이사츠를 하고 있었다.
"과연.....당신이 어떻게 구슬려졌는지는 모르겠지만......설마 외지인 닌자를 요짐보로써 고용하다니, 마침내 3대 마술 길드의 위신도 땅에 떨어졌다는 걸까요."
"마술 길드따위, 내 알바 아니다." 닌자 슬레이어는 에조테리시즘의 형형하게 빛나는 눈을 응시했다. 그리고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사츠가이를 알고 있겠지" "사츠가이? 하! 하하!" 에소테리시즘이 조소했다. "당신이 그 자입니까! 안그래도 좋지 않은 징조를 느꼈지요!"
(((마스라다. 사츠가이의 냄새다.))) 나라쿠가 귀띔했다. (((이놈 한마리만이 아니다. 둘, 셋.....끄끄끄......분명히 여기에 있었구나!)))
"네놈에게서 짜낼 정보는 꽤 많을 것 같군."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에소테리시즘은 계속 웃고 있었다. "당신, 많이도 죽여왔군요! 내 동포를! 그렇군요!"
닌자 슬레이어는 앞으로 기울인 자세로 가라테를 취했다. 돌연 뉴런에 잔물결이 몰아쳐,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당황했다. 자신이 모르는 기억의 편린이었다.
유리로 된 벽. 챠부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그림자......'고아이사츠사마 생명'......함정......어느 옛날의 것인지도 모를 타인의 기억. 이 상황이 환기시킨 기억...
...함정의 기억!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뒤쪽으로 뛰어올랐다. 에소테리시즘의 광소가 폭발했다.
◆◆◆◆◆◆◆◆◆◆
KABOOOOOOM! 폭발음과 진동이 코르벳을 전율시켰다. 코토부키가 코르벳의 목덜미를 잡고 뒤로 끌어 넘어뜨렸다.
"끄악-!" 허를 찔려 바닥에 부딪친 코르벳이 바로 전에 있던 지점을, 명백히 치명적인, 강렬한 접촉이 스쳐 지나갔다.
잠깐 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자가 그곳에 출현해 있었다.
"하! 하하하! 으음-!" 새까만 모자이크 상태의 윤곽을 흔들며, 불길하기 짝이 없는 닌자가 루체의 앞을 가로막듯이 서있었다.
코토부키는 경계하며 뒷걸음질쳤다. 그 자는 강철제의 UNIX를 매개로써 출현한 것처럼 보였다. 무언가 마술적인 짓수다.
"에소테리시즘=상입니까." "으으음......바로 그렇습니다!"
"우오오-!" 코르벳은 데굴데굴 마루 위를 구르다 코토부키 옆에 섰다. 에소테리시즘은 모멸적인 시선으로 그를 보았다.
"뜻밖의 행운으로 생명을 구했군요. 에-또......" "도-모. 코르벳입니다." "궁상맞은 외지인 닌자분. 요짐보는 방금 죽었답니다." 마술사는 양팔을 홱 벌렸다.
"이전부터 당신의 꼴사나운 행동거지엔 다소 주의를 기울였었습니다. 늙은이들과는 달리, 미련......이라는게 있어 보였으니까 말이죠."
에소테리시즘은 루체의 턱을 잡고, 위를 향하게 했다. "야메로!" 코르벳이 위협적으로 신음했다. "난 무슨 짓을 벌일 지 모른다, 그만둬라!"
"이 여자에겐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안심하시죠."
"뻐킹 새끼!" "멈추게!" 쿵푸로 덤벼들려 한 코토부키를 코르벳이 제지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감사했다. 덕분에 냉정해졌기 때문이다.
그녀가 없었다면 무모하게 덤벼든 건 코르벳 자신이었을 것이다. 야바레카바레여선 안된다. 하지만.......
에소테리시즘의 윤곽은 검게 들끓어오르고 있었다.
"그 검붉은 닌자에게 절 습격시키고, 그 사이에 이 여자를 구해내려고 한 겁니까. 제가 아니였다면 성공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는 거의 황홀경에 빠져서 말했다.
"새크리파이스를 거듭한 지금의 저는, 뭐든지 직접 손에 닿은 것처럼 알 수 있습니다. 이 성당에 가까이 오는 자의 적의......악의.......그런 것조차도. 호위 따윈 필요 없지요. 하인 몇명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만용을 처단하고 나면 저에게 맞서려는 자는 더이상 없게 되겠지요."
"루체여! 아름다운 집시의 공주여!" 코르벳은 소리쳤다. "아주 잠시만 기다려다오. 반드시 내가 구해내 보일테니!"
"핫하하하하! 사랑! 실현할 수 없는 희망을 뱉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격의 차이라는 걸 아시죠, 야생 닌자여! 이 여자와 당신은 유용성의 격이 달라!"
"이미 알고 있는 바다, 썩을 것아!" 코르벳은 몸을 숙이고 마술적인 예비동작을 취했다.
"격의 차이를 초월한다, 그것이 나의 사랑이자, 나에게 지워진 귀찮은 숙명이지! 그렇기에 나는....." "믿고 있어."
루체가 말했다. "믿을게, 코르벳=상. 싸워줘." "그렇지. 과연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야." 콜벳은 힐쭉 웃었다.
"이얏-!" 에소테리시즘은 코르벳의 몸통을 춉으로 꿰뚫었다. 하지만 그것은 잔상이었다.
코르벳은 선풍을 동반하며 에소테리시즘을 제치고, 강철제의 UNIX를 노리고 전력의 날아차기를 날렸다. KRAAASH!
"무슨 짓을!" 에소테리시즘이 외쳤다. 덱이 불똥을 튀기고, 명백하게 이 사악한 마술사를 당황하게 했다.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진 모른다. 어차피 덱 따윈 단말에 불과하니 에소테리시즘에 별다른 타격은 주지 못했겠지.
하지만, 불과 몇초, 그만큼이라도 주의를 끌면 됐었다. 등을 돌리고 코르벳 일행에게 집중하고 있는 에소테리시즘에겐 보이지 않았으나, 코르벳과 코토부키에겐 보이고 있었다. 창밖에서 진자처럼 밀려오고 있는 검붉은 그림자가.
"이이이이야아앗-!" KRAAASH! 창문이 박살나고, 불타오르며 돌입해온 닌자 슬레이어의 발차기가 에소테리시즘을 후려쳤다.
"끄악-!" "이이이이야아앗-!" 방어 자세를 취하려는 에소테리시즘에게 닌자 슬레이어는 맹렬한 두 번째의 돌려차기를 쳐박았다. "끄악-!"
나무삼. 시간을 60초정도 도로 돌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닌자 제6감의 경종에 따른 닌자 슬레이어는 에소테리시즘에 의한 폭발을 수반하는 불가사의한 텔레포테이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회피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탑 밖으로의 탈출을 마친 뒤, 공중에서 갈고리 로프를 날려 코르벳 일행이 있는 남탑으로 돌입해왔던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의 가공할 가라테 앰부쉬를 받은 에소테리시즘은 종에 내동댕이쳐져, 그대로 종과 함께 탑 밖으로 쳐날려졌다.
"끄악-!" 마술사는 순식관에 태세를 복귀해 종을 차고 탑 지붕 위에 올라탔다. "에에잇.....!" "이얏-!" 그것을 뒤쫓는 닌자 슬레이어! 당연히 그도 지붕으로!
그들은 대성당의 첨탑 위에서 살의를 가지고 서로를 노려보았다.
KRAAASH.......종이 안뜰에 낙하한 것이 신호였다. 둘은 서로에게 덤벼들었다!
"이얏-!" "이얏-!" "이얏-!" 첨탑 위에서 격렬한 가라테 응수가 시작되었다.
......그 때였다. 원형으로 분리된 푸른 하늘에 갑자기 구름기 끼었고, 검은 번갯불이 번쩍였다.
신비적 가라테가 날씨마저 바꾼 것인가. 아니, 그것은 별개의 현상이었다. 검은 번개는 하늘에 검은 방주를 남기고 사라졌다.
【#8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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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 저건 또 뭐야! 뭐냐고 저게......저것도......그 뭐냐, 저것도 마술이 어쨌다고 할꺼냐? 빌어먹......』 타키의 통신이 뉴런에서 물결쳤다.
하지만 그것도 노이즈 속에 묻혀 사라지고, 그 대신 드러난 것은 마스라다의 살의와 섞인 사악한 나라쿠 닌자의 살의였다.
"이얏-!" "이얏-!" 검붉게 타오르는 닌자 슬레이어의 주먹과 에소테리시즘의 검게 들끓는 주먹이 서로 부딪쳤다.
1타. 2타. 3타. 에소테리시즘의 주먹은 초자연적인 검은 잔영의 궤도를 남긴다. 방금 전의 닌자 슬레이어의 앰부쉬는 에소테리시즘에게 당장 폭발사산해도 이상하지 않은 데미지를 주었을 터. 하지만, 이것은......!
"이얏-!" "......이얏-!" "......이얏-!" 발을 딛고, 서로 부딪칠 때 마다 두 닌자의 상반신은 크게 밀려난다. 밀려나면서도 다시 앞으로 내지르는 것이다.
그 때마다 닌자 슬레이어는 서서히 기세가 약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꺾였다! "이얏-!" "끄악-!"
"하앗-하하하......하하하하아-! 하하하, 쿨럭쿨럭, 쿠하하......!" 에소테리시즘은 피를 토하면서도 웃으며, 비틀대는 닌자 슬레이어의 목을 붙잡았다.
"쿠핫......저의 새크리파이스 짓수는 무진장한 힘을 가져오죠......!"
"무한하다고? 무진장?" 닌자 슬레이어는 지근거리에서 에소테리시즘을 응시했다. 에소테리시즘은 자신의 닌자 악력을 총동원해 그를 죄어올렸다.
의식이 흐려진다. 마스라다는 결코 눈을 돌리지 않는다. 사츠가이 접촉자의 눈동자 깊숙한 곳에서, 그 날의 광경이 되풀이하여 비춰지고 있었다. 아유미. 원반 테두리에 삐죽빼죽 8개의 날이 선 수리켄. 사츠가이.
아유미의 얼굴도, 그 순간, 피웅덩이에 비춰지고 있었던 마스라다 자신의 얼굴도 이젠 마치 먼 과거의 일인 것처럼 닳아서 희미하고 흐렸다.
그럼에도 나라쿠 닌자는 마스라다의 분노를 장작으로 삼아 검은 불꽃을 피워올리고, 이를 힘으로 승화시켜 가라테를 공급한다.
그걸로 됐어. 해야 할 일을 할 뿐. 이 녀석을 죽이면 되는거다.
한편, 에소테리시즘은 자신 안에서 들끓고 있는 지고쿠 헬을 느끼지조차 못한다. 그저 유열에 빠져 눈을 가늘게 뜨며 목을 조이는 팔에 더욱 힘을 가할 뿐.
넘칠듯한 생명력이 마술사의 신체에 가득 차 있었다. 희생당한 뭄바이의 시민들의 에너지가. 우키하시 포탈로 이어진 도시라면 지구 상의 어떤 곳이라도 같은 방식으로 생명을 수확할 수 있다. 훌륭하다.
오히간과 가상현실을 겹쳐서 함께 파괴시켜, 생명을 수확하고 에메츠 자원을 생산한다. 생명은 그의 힘이 되고, 자원은 그의 자금이 된다.
모든 것이 에소테리시즘 앞에 모여든다. 사츠가이와의 접촉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그에게 있어서, 사츠가이와의 접촉은 찬란한 '전지'의 순간이었다. 한 순간의 전지가, 안타까움을 남기고 떠나갔다.
그는 갈증에 빠졌다. 하지만 동시에, 그 순간을 영원하게 고정시킬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사츠가이는 이미 그것을 가능하게 할 정도의 힘을 그에게 부여했다.
브래스하트는 몇번이고 사츠가이와 다시 접촉하려 하고 있다. 어리석인 행위였다. 사츠가이는 계기에 불과한 것을.
(견해의 차이로군. 결국 너는 한낱 닌자에 불과해.)
분노가 불현듯이 에소테리시즘의 뉴런을 가득 채웠다. 브래스하트. 놈은 위험하다.
에소테리시즘은 언젠가 지구상의 모든 비천한 생명을 먹어치우고, 오히간의 신비와 100%의 싱크로에 도달하여 전지전능한 현인신이 될 것이다.
놈은 그 과정에서 반드시 최대의 장애물이 될 터였다. 배재해지 않으면 안된다. 최대의 장애물......하물며, 눈 앞의 이런 성가신 어중이떠중이 따위에 어울려주고 있을 때가......
눈 앞의......눈 앞......닌자 슬레이어의 눈에는 무참하게 살해당한 여성, 여덟 개의 모퉁이가 있는 수리켄이 비춰진다.
(왜 내가 아니라 아유미를 죽인거야) (뭐?) 에소테리시즘의 뉴런이 작열하는 분노가 들이닥쳤다. 축 늘어져 있던 닌자 슬레이어의 팔이 치켜올려지고, 에소테리시즘의 손목을 붙잡았다.
(어째서냐! 대답해!) (끄악-!?) 분명 닌자 슬레이어를 죄어올리고 있을 터였던 에소테리시즘의 손에 감각이 사라졌다. 어느샌가 완전히 검게 타 있었던 것이다.
감각이, 증오가 흘러들어온다. (왜 죽인거냐) (어째서냐) (닌자) (닌자가 날 죽였어) (닌자) 에소테리시즘의 뇌리에 폭심지들의 이미지가 스쳐지나간다.
(닌자) (닌자) (닌자!) (((닌자에게! 죽음을!))) 나라쿠 닌자! 불길하기 짝이 없는 그 사악한 이름이 에소테리시즘의 뉴런에 새겨졌다.
에소테리시즘은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닌자 슬레이어를 거절하려고 했다. 방대한 분노! 그것이 에소테리시즘에게 고통을 주고 있었다.
에소테리시즘은 새크리파이스 짓수의 사용자. 모탈의 생명을 착취하여 자신의 에너지로 변환한다, 지금의 그에겐 뭄바이 시민에게서 착취한 생명이 넘치고 있다.
하지만......그것들이 날뛰고 있다. 그 자신을 불태우고 있다. 어째서. 이해할수 없는 사태였다. 게다가 그걸로 끝이 아니였다.
새크리파이스 당한 생명들을 마중물로 삼아서, 닌자 슬레이어의 안으로 노도처럼 감정, 셀 수 없을만치 많은 증오가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아아아아! AAAARGH!?" 그는 발버둥치며 떼내려고 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왼손으로 에소테리시즘의 목을 붙잡았다.
두 닌자의 체내에서 증오가 격렬하게 순환하기 시작했다. 내재된 불꽃이! "괴로워!" 에소테리시즘은 외쳤다. "뭐냐! 이것은!"
"괴로워하거라!" 닌자 슬레이어는 조소했다. "더더욱 고통에 떨도록 해라! 모탈의 분노를 깨닫는 게다!"
그리고 지금, 상공에선 검은 번갯불이 격렬하게 터지고, 검은 방주 밑에서 프라하 성을 구성하는 아름다운 복합건조물의 지붕 위로 차례차례 정체불명의 닌자 존재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들은 간단히 자신들의 표적을 발견했다. 대성당의 첨탑 위, 닌자 슬레이어는 그것들에 상관하지 않고 에소테리시즘을 완전히 살해하려 하고 있었다.
"네놈의 힘을 이해했다......그건 너 자신의 것이 아니야!" 닌자 슬레이어는 소리쳤다. 에소테리시즘의 양눈에서 검붉은 불꽃이 뿜어져 나온다!
"아밧-!? 아밧-!" 에소테리시즘은 경련했다. 죽음의 턱이 그에게 닿으려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최후의 수단에 나섰다!
"아직이다!" 손바닥에 '沌'의 문자가 떠오른다!
나무삼! 그것은 오히간 봄의 발동! 에소테리시즘에겐 아직 승산이 있었다!
자신을 직접 오히간 봄의 촉매로 써서 봄을 발동한 뒤, 닌자 슬레이어를 오히간에 충돌시켜 죽인다! 그리고 그 생명을 새크리파이스하여 자신의 죽음을 면한다!
그 여파로 적어도 비투스 대성당은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되겠지. 디지 프라그 2를 재구성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에소테리시즘에게 있어 그것은 지극히 불쾌하고 본의 아닌 사태였다. 디지 프라그는 이미 그의 손에 떨어져 있다. 마술 길드도 이젠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그는 한층 앞을 보고 있었다. 초인, 세계의 지배자, 진실의 구현, 그럴 것이었다. 그것을......이유도 없이, 거기에 분명한 살의를 가지고서 그의 발목을 잡으려고 나타난 이 외부자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닌자 슬레이어......? 선즈 오브 케이어스를 노린다.......사츠가이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리석은!
극한상태의 진흙처럼 둔화된 시간감각 속에서 에소테리시즘은 다시금 이 검붉은 닌자를 저주했다. 방해꾼, 부조리, 영문 모를 존재, 광인!
죽은 자들의 고통과 증오가 서로의 신체를 순환하는 가운데 서로의 사고도 섞여가고 있었다.
마스라다는 에소테리시즘의 생각을 읽고, 한 순간 뒤에 일어날 참사를 알게 되었다. 파괴의 운명. 대성당의 붕괴를.
그 눈에서 넘쳐흐르던 검붉은 불꽃이 응축되어, 점처럼 오므라들었다.
"닌자 슬레이어=상!" 그는 가까이에서 일어난 선풍을 느끼고, 또한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카제 짓수로 갑자기 나타난 코르벳이었다.
뭔가 말하려는 그에게 물을 끼얹듯이, 닌자 슬레이어는 말했다. "위로 던져라! 우리들을!" 닌자 슬레이어의 등에 밧줄같은 근육이 떠올라 있었다.
그는 에소테리시즘의 짓수 발동을 강제로 억눌렀다. 그건 1초인가? 2초인가!?
코르벳은 상황판단했다. 그는 본래 닌자 슬레이어를 노리고 모여드는 정체불명의 닌자들의 군세를 보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이해온 것이다.
허나, 그는 닌자 슬레이어의 말을 듣고 에소테리시즘에게서 비정상적인 긴장을 감지했다. 그는 시키는 대로 몸을 내던져 두 닌자에게 접했다.
회오리 바람이 불고, 그는 수십미터 상공에서 두 닌자와 함께 다시 나타났다. 코르벳은 디지 프라그를 내려다보며 신음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팔을 뽑고, 맥박치는 고깃덩이를 쥐어 으스러뜨렸다. 그것은 에소테리시즘의 심장이었다.
마술사는 피를 토하고 핏발 선 눈을 부릅떴다. 그의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랐다. "아바, 아바바밧.......!"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에소테리시즘을 걷어찼다. 코르벳은 손발을 버둥거리다 겨우 닌자 슬레이어의 발에 매달렸다.
다시 회오리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감싼 것은 그들 둘 뿐이다. 에소테리시즘은 대성당의 아득한 상공에서 검은 모자이크 형태의 거대한 네거티브 구체를 남기며 산산히 흩어져 사라졌다.
미세한 에메츠 파편이 후두둑 쏟아지는 가운데, 두 닌자는 대성당의 지붕 위에 다시 출현했다.
"아밧-!" 코르벳은 지붕에 내동댕이쳐지기라도 한 것처럼 지붕 위를 기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건 꽤 뼈저리는군! 확실히 죽였나? 닌자 슬레이어=상!" "......" 닌자 슬레이어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죽였다."
"내, 내 손으로 직접 죽여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네만! 실로 유감스럽게도 힘이 미치지 못하였기에, 쿨럭! 쿨러억-!"
닌자 슬레이어는 코르벳을 거들어 부축했다. "아, 아직은 못 움직이겠군. 이 성에 와서, 과연 좀 무리를 한 모양일세."
"너의 목적은 이루고 온건가" "그렇다네......코토부키=상의 도움을 받았지."
"그러냐." 닌자 슬레이어는 가라테를 다시 취하며 대성당의 지붕 위로 차례차레 뛰어드는 닌자들을 노려봤다.
기묘한 자들이다. 닌자 장속을 몸에 두르고는 있지만, 그 실체는 그림자나 환상처럼 애매하게 보인다.
그들은 닌자 슬레이어를 포위했다. 코르벳은 네 발로 기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일어서라" 닌자 슬레이어는 말했다. 코르벳은 거칠게 기침을 했다. "나, 날 두고 가시게."
"이 놈들도 마술 길드냐?" "아닐세. 모르겠군. 먼저 떠나시게. 대화로 어떻게든 해 보겠네. 난 매력적이라네, 말솜씨도 있지. 방금 막 사랑하는 여자도 구해내어 만능감으로 가득 차있는 참일세, 쿨럭!"
...닌자 슬레이어는 그의 앞에 섰다.
"......." "........" 닌자들은 언어를 쓸 줄 모르는 것처럼 묵묵히 서서, 조금씩 포위를 좁혀갔다. 닌자 슬레이어는 자세를 낮췄다.
이대로 눈사태를 방불케 하는 난전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이내 그들 중 한 닌자가 한걸음 앞으로 내딛으며 아이사츠했다.
"도-모. 보일링메탈입니다." 한사람 더, 닌자가 앞으로 나왔다. "도-모. 헤럴드입니다."
여기까지 와서 닌자 슬레이어는 어느정도 이들의 전모를 이해했다. 이름있는 닌자와 이름없는 닌자가 있고, 후자는 불안정한데다가 가라테의 압력도 약하다.
그리고 전자는 이 두명 뿐. 상공에 떠 있는 검은 방주와는 무슨 관계인가.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닌자 슬레이어=상. 귀공에게 용무가 있다." 헤럴드가 음침하게 말했다. "시, 심상치가 않군"
코르벳이 참견했다. "이거 실례, 코르벳입니다. 그대들은 누구지?" 그는 품에서 떨리는 손으로 힙 플라스크를 꺼냈다.
"급한 와중에......." "이얏-!" 헤럴드는 수리켄을 던졌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춉으로 수리켄을 태워버리고, 상대를 노려봤다. "무슨 용건이지."
"우리는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의 닌자." 헤럴드와 보일링메탈은 가라테를 취했다. "귀공의 신병이 목적이다." "손발 하나 둘쯤, 없어도 상관없지."
"........." 닌자 슬레이어는 대답하는 대신, 자기 발치에 침을 뱉었다.
"이얏-! "헤럴드와 보일링메탈은 동시에 덮쳐들었다. "이얏-!""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헤럴드의 안면에 순식간에 주먹을 쳐박은 뒤, 이어서 닥쳐든 보일링메탈의 태클을 막아냈다. 그러자, 나무삼!
상대에게 붙잡힌 부위가 흰 연기를 뽐기 시작했다. 비정상적 고열을 발생시키는 짓수!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상관하지 않고 옆으로 내던졌다.
"이얏-!" "이얏-!" 이번엔 데미 닌자들이 일제히 덮쳤다.
"이이이이이야아앗-!" 닌자 슬레이어는 우뚝 버티고 서서, 가까이 있는 자부터 후려갈기고, 붙잡고, 손톱으로 도려내고, 발로 차고, 박치기를 먹이고, 던지고, 밀치고, 팔꿈치로 찍고, 쳐날렸다. "이얏-!" 헤럴드가 옆에서 기습해왔다. 닌자 슬레이어와 춉이 맞부딪친다!
"이얏-!" "끄악-!" 보일링메탈의 내리차기가 닌자 슬레이어의 어깨에 명중했다. 2대 1.......불리한 형세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내리차기를 견디며 역으로 다리를 잡아 업어치기로 헤럴드에게 패대기쳤다. "끄악-!"
거기에 다시 데미 닌자들이 몰려든다. 귀찮기 짝이 없는 파상공격이다!
"도망가라고 했건만!" 코르벳이 텅 빈 힙 플라스크를 버렸다. "용기 백배.......겨우 허리가 펴지는군 그래!"
코르벳은 술냄새나는 숨을 토하며 닌자 슬레이어를 잡았다. "다음 여행지로 가 보세!" 돌풍이 그들을 감쌌다.
경치가 흐릿해지고, 그들은 대성당 정면의 앞마당에 출현했다. "허억-! 허억-! 제기랄, 조금도 떨어지지 못했군....!"
"괜찮나?" "술은 만병의 약!" 허세를 부리고는 있으나, 무사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다.
"알겠나, 그.......나의 짓수는 말일세, 주정(酒精=알코올)을 써서, 에테르를......." "더이상 말하지 마." 닌자 슬레이어는 신음하며 코르벳의 목덜미를 힘껏 당겼다.
콜벳은 모자를 누르며 함께 걸어나갔다. 머리 위, 대성당에서 끊임없이 데미닌자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고요했던 프라하성 부지는 계속되는 이변.......검은 방주의 출현과 에소테리시즘의 공중폭산으로 떠들썩해져, 제각기의 방향으로 마술사들이 도망쳐 다니고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때때로 어꺠를 빌려주며 황금 오솔길에 이르렀다.
"아밧-!" 마술사들을 죽이면서 데미 닌자의 별동대가 나타났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격노한 대형 고양이과 동물처럼 정면에서 덤벼들어 걷어차고, 살해하고, 유린해간다!
"제길! 이래선 안 되지, 이래선 안 돼!" 코르벳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길거리 시장의 과일바구니를 뒤집어엎고, 꽃병을 때려부수고, 얼음통 속에서 마침내 사과주를 발견했다. "위험은, 딸꾹, 감수해야 하는 법!"
코르벳은 술병을 들이키면서 닌자 슬레이어를 바라보고 중얼거렸다. "루체여, 나는 제대로 해내 보였겠지?"
이윽고 닌자 슬레이어에게 몰려들던 데미 닌자 중 한명이 표적을 코르벳으로 바꿔 돌진해왔다.
"이얏-!" "끄악-!" 코르벳은 힘껏 술병을 휘둘러 정수리를 깨버린 뒤, "이얏-!" "아밧-!" 깨진 병으로 목을 찔러 마무리를 지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살아남겠다!"
뒤돌아보자, 대성당 방향의 부대가 헤럴드와 보일링메탈을 선두에 두고 이어서 쫓아오고 있었다. 콜벳은 모자를 눌렀다.
"그렇다마다, 살아남아 보이리라! 여기가 바로 목숨을 걸 곳이니......!" 아직도 전투 도중인 닌자 슬레이어 곁으로 달려가, 그 머플러 형태의 천을 붙잡는다! "가자!"
돌풍이 두 닌자를......그리고 몇명인가 데미 닌자를 감싸안는다. 사라지기 직전, 헤럴드가 태클을 걸었다.
이들은 한꺼번에 프라하 성 정문 부근에 출현했다. "쿠허업-!" 코르벳은 바닥을 구르며 경련했다.
"이얏-!" "" 아밧-! "" 닌자 슬레이어는 데미 닌자 두명의 머리를 붙잡아 맞부딪쳐 살해하고, 헤럴드와 마주봤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도망치며 헤메는 마술사들의 비명, 노성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그들은 상대를 깔고 깔리며 돌길 위를 데굴데굴 구르면서 서로 치고받았다.
"이얏-!" 헤럴드가 마운트를 취하고, 닌자 슬레이어를 연거푸 두들겨팼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파운드를 막고 계속 견뎌낸다.
코르벳은 전신을 떨었다. "난처하군.......빌어먹을......." 그는 이미 힘이 다해, 위를 향한 상태에서 겨우 고개를 들어 절망적으로 닌자 슬레이어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자이바츠? 뭐하는 자들인가? 닌자 슬레이어는 또 뭐하는 자란 말인가? 비명이 계속 울리며, 황금 오솔길 방면에서 데미 닌자의 무리가, 그리고 보일링메탈이 나타났다.
코르벳은 손을 뻗었지만 무엇을 더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대로 기어서 프라하 성을 떠나 도망가 버려라.
그리고 루체가 있는 곳으로 "핫하하하하!" 그는 억지로 스스로를 고무하며 웃었다. 가당찮은 소리를.
웃음이 힘을 가져왔다. 몸을 일으켰다. 화재현장 파워(*1)라는 것인가. 그는 비틀거리면서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양손을 넓게 펼치고는, 닌자 슬레이어와 데미 닌자들의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더니 보일링메탈의 앞을 가로막으며 멈춰섰다.
"모두들 듣거라! 나로 말하자면 코르벳, 카제의 짓수를 사용하는 모험 마술사이자 이 국가붕괴세계의 제일가는 문화인, 닌자, 희대의 시인이로소이다! 자이바츠인지 하는 자들아, 과연 그대들이 이 몸을 물릴 수 있을까?"
보일링메탈은 의아해하며, 기습 공격을 경계했다. 그 뒤로 데미 닌자들이 모여들었다.
"알겠나! 닌자 슬레이어=상과, 에-또, 헤럴드=상이라는 자는 지금 명예로운 일대일 대결의 도중이라 보았다. 그렇기에, 그 이상 조금이라도 다가오면! 바로 이......"
품에 손을 넣고, 꺼낸 것은, "이런, 백장미로군."
보일링메탈이 코르벳을 가리켰다. 데미 닌자가 쇄도했다. 코르벳은 끊임없이 웃었다. 자포자기의 폭소였다.
BRATATATATATATA......BRATATA........ 고밀도의 총성이 저 멀리에서 들려왔다. BRRRRRTTTTTT!
"끄악-!" "끄악-!?" 총탄의 폭풍이 데미 닌자들을 쓸어넘겼다.
큰 혼란이 그 자리에 찾아왔다. BRATATATA! BRATATA! "끄악-!" "끄악-!" 벌집처럼 되어 쓰러지는 데미 닌자의 시체에 밀려가면서, 코르벳은 총성의 방향을 보았다.
터벅터벅 걸어오는 골렘의 모습이 보였고, 그 어깨 위에서는 밝은 오렌지 머리에 검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지금도 들고 있는 개틀링 건을 계속 쏴대고 있었다.
【#9(終)로 이어짐】
*1 화재현장 파워(カジバチカラ) : 원본은 일본의 관용어 '화재현장의 괴력(火事場の馬鹿力)'로 추측됨. 화재현장과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평범한 사람이 순간적으로 초인적인 괴력을 발휘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관용적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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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혼란이 그 자리에 찾아왔다. BRATATATA! BRATATA! "끄악-!" "끄악-!" 벌집처럼 되어 쓰러지는 데미 닌자의 시체에 밀려가면서, 코르벳은 총성의 방향을 보았다. 터벅터벅 걸어오는 골렘의 모습이 보였고, 그 어깨 위에서는 밝은 오렌지 머리에 검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개틀링 건을 들고선 지금도 계속 쏘고 있었다. ◆
【자이바츠 섀도우길드】#9
"코토부키=상인가!" 코르벳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골렘은 그렇다고 쳐도.......그것은......." "오무라사의 머신건입니다! 중고품이지만요!"
코토부키가 외치며 개틀링건의 열배출을 행했다."여행짐으로 챙겨왔어요! 잠깐 맡겨두고 있었답니다"
DDOOOM......골렘의 무거운 발소리와 진동은 하나 뿐이 아니었다.
DOOOM.....DOOOM.......보석같은 아이 카메라를 번쩍이며 두 번째, 세 번째의 골렘이 정문 부근에 모여들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코르벳은 이해했다. 마술 길드들이 마침내 무거운 엉덩이를 들었는가! 이 수상쩍은 외지인을 위해!
『고마워요, 모험 마술사님』 타키의 회선으로 루체의 통신이 비집고 들어왔다. 『은혜는 갚겠어.』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이쿠사 배틀의 변한 형세에 올라타, 헤럴드의 마운트에서 벗어나 힘차게 반격했다.
곧장 데미 닌자들이 제압하러 나서지만, BRATATATATA! "끄악-!" "끄악-!" 그것을 코토부키의 총격이 방지한다!
『코어에 들어온 이물질은 조속히 제거해야만 한다. 우리들 자신을 위해서도.』 '하늘의 손'의 수장의 목소리.
『그대는 분명히 미션을 성공시켜 보였다. 수고했네.』 '금빛 숫사슴'. 『이것이 우리에게 있어서 최선의 판단이다, 이해하기를』 '연륜'. 코르벳은 쓴웃음지었다.
방금 전까지 포로의 몸이었던 루체가 쉴 틈도 없이 조정하느라 분주했었을 것이라는 건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너구리같은 놈들.
하지만, 노인들의 겸연쩍어하는 듯한 목소리에 그의 속은 다소 후련해졌다.
BRATATATATA.......BRRRTTT.......DOOOM......DDOOOOM....... "끄악-!" "끄악-!"
개틀링포의 사선이 돌길에 닿아 마구 튀고, 골렘들은 데미 닌자를 걷어차고 후려쳐댔다. 보일링메탈은 물러섰고, 닌자 슬레이어와 헤럴드는 다시 서서 마주봤다.
정문 위에선 몇 개의 인영이 나타났다. 마술 길드의 닌자들이었다. 그러나 자이바츠는......조금도 사기가 꺾이지 않은 모습으로 다시 밀어닥쳤다.
닌자 슬레이어와 헤럴드는 가라테를 맞부딪쳤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원 인치 거리, 공격에 공격을 거듭하고 불티와 흑염이 터지며 흩어진다. 그들의 양 옆에선 골렘과 데미 닌자가 서로 부딪치고 있었다.
코토부키가 무언가를 외쳤다. 흙먼지가 자욱해지고, 총알과 피와 외침이 섞였다.
"이얏-!" "끄악-!" 헤럴드의 가라테 정권지르기는 닌자 슬레이어의 주먹을 빗나가게 하며 그 멘포에 처박혔다.
헤럴드의 가라테는 세련되었다. 그것은 자이바츠 섀도우길드의 가라테. 닌자 슬레이어의 야만적인 가라테는 서서히 대처당하고 있었다.
더 큰 불과 증오가 필요하다, 좀 더!
"이얏-!" 보일링메탈이 지붕 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붉은 빛의 구체를 골렘을 향해 내던졌다.
"고오오옹-!" 코토부키가 어깨에 올라타 있는 골렘의 머리가 파편을 튀기며 붕괴한다! 그것은 새빨갛게 달궈진 철구!
"이얏-!" 거기에 하나 더! "고오오오옹-!" 골렘이 기능정지에 빠지고, 그대로 주저앉는다!
"으읏-!" 코토부키는 떨어질 뻔 하였으나, 끈기있게 버텨내고선 이미 정지 오브젝트가 되어버린 골렘의 어깨 위에서 계속 개틀링건을 발사했다. BRATTATA!
"이얏-!" 마술 닌자 중 한 명이 보일링메탈의 앞을 가로막았다. "도-모. 테우르지아입니다. 이얏-!" 애시드 터치 짓수에 의합 접촉 공격이다!
"도-모. 보일링메탈입니다. 이얏-!" 테우르지아가 내지른 애시드 터치의 오른팔은 어깨마디부터 녹아 문드러져 날아갔다.
"끄악-!?" "이얏-!" "아밧-!" 보일링메탈의 왼팔이 갈비뼈를 베어가르고, 테우르지아의 양 눈과 멘포에서 용암처럼 융해된 혈육이 분출된다!
"사요나라!" 폭발사산!
"송사리 놈!" 보일링메탈은 매도하며 자신에게 내리쳐진 골렘의 펀치를 되받아쳤다. 거대한 주먹이 융해된다! "고오오옹-!"
"도-모, 논포츄너입니다. 이얏-!" "이얏-!" 새로이 접근해 온 또다른 마술 닌자에게 응전한다!
"고오오옹-!" "" 아밧-! "" 골렘이 데미 닌자들을 차날린다!
"고오오오옹-!" "고오오오오옹-!" 골렘의 증원이 정문을 넘어 나타났다! 『물러나요! 서서히!』 루체가 코르벳에게 지시했다.
『프라하성 부지에서 벗어나야 돼!』 코르벳은 벽에 기대어 숨을 가다듬는다. "어떤가.......닌자 슬레이어=상! 뿌리칠 수 있겠나....!?"
"하이얏-!" 코토부키는 이젠 맨손으로 가까이 있는 데미 닌자를 후려치고 돌려차기로 쳐날리고 있었다.
맞겨루지 못하고 밀릴 뻔 하였으나, 마술 길드의 노닌자 피카트릭스가 그녀를 엄호하며 나타났다.
"이얏-!" "끄악-!" 피카트릭스는 빛나는 장타를 내질러 데미 닌자를 튕겨냈다.
튕겨나간 데미 닌자는 다른 데미 닌자와 충돌하고, 반짝임이 연쇄하면서 그들을 격하게 경련시켰다. "끄악-!" "끄악-!"
"이 쪽으로.....오오......실로 정교하군." 코토부키를 도운 피카트릭스는 그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자아가 있어요" "알고 있습니다. 어서 부지 밖으로 퇴피하시길" "아직 닌자 슬레이어=상이!"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더욱이 헤럴드의 타격을 받았다. "닌자 슬레이어=상!" 코토부키가 외쳤다.
데미 닌자가 몰려와 그녀의 합류를 막았다. "휘말려버릴 겁니다!" 피카트릭스는 다소 강제적으로 코토부키를 끌어내린다!
난전 도중이던 두 진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주먹을 내지른다. 헤럴드는 막아냈다. "귀공의 가라테는 파악했다.......!" 헤럴드가 중얼거리고, 춉을 처박았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박치기로 춉을 억지로 빗겨낸 뒤, 상대의 흉부에 일격! "이얏-!" "끄악-!"
헤럴드의 어깨 너머, 지붕 위에서는 막 보일링메탈이 논포츄너를 폭발사산 시키던 참이었다! "사요나라!"
"다음 송사리를 보내봐라! 더 없다면.......!" 보일링메탈은 여전히 가라테 전투를 벌이고 있는 닌자 슬레이어와 헤럴드를 보았다.
"헤럴드=상! 미숙한 녀석! 어서 끝장을 내라!" 그리고 가세하려 뛰어든다!
닌자 슬레이어의 뉴런이 가속되면서 진흙처럼 시간감각이 둔해졌다. 나라쿠 닌자가 끄덕였다.
(((그렇도다.......증오가 부족하다. 전부 불태워서, 모조리 죽이는게다. 네놈으로는 부족해.......아직 부족하다. 나에게서 힘을 끌어내거라. 무한히 끌어내는 거다!)))
살의와 격앙으로 흐려진 시야에, 아유미, 이형의 팔방 수리켄.........!
보일링메탈이 닥쳐온다. 2대1로 넘어가면 더 이상 뒤집을 수 없게 된다.
나라쿠 닌자. 가라테의 내연기관에 허용치를 넘은 흑염이 스며나온다. 하지만 그 떄, 마스라다는 자신의 등을 보고 있었다.
자아에서 벗어나 무한히 날뛰려고 드는 사신의 등을, 이 미와 역사가 숨막힐 정도로 쌓이고 쌓여온 도시의 한복판에서.
닌자 슬레이어의 두 눈에서 검붉은 피가 흐르고, 근육이 불을 뿜으며 삐걱였다. (((마스라다......!)))
"고삐를 쥐는것은, 나 자신......!" 응축된 시간 속에서, 헤럴드의 가라테를 되새기고, 다시 조립하고, 이해하고, 재구축하려고 노력한다.
목을 노리고 기요틴 춉이 닥쳐든다. 닌자 슬레이어는 주먹을 앞으로 내밀었다.
"이얏-!" "끄악-!?" 춉보다 더 빨리, 닌자 슬레이어의 주먹이 헤럴드의 안면에 닿아 있었다. 헤럴드의 멘포가 부서져 당황하는 얼굴이 드러났다.
닌자 슬레이어는 적에게 흘러들어간 가라테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들어갔다.
"아밧-!?" 헤럴드의 안면이 폭발했다.
헤럴드의 얼굴 왼쪽 절반이 터지면서, 안구가 허공을 날았다. 폭발사산시키려면 한 방 더 필요하다! 그러나!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끼어들어온 보일링메탈에게 창을 방불케 하는 사이드 킥을 내지르며 거리를 벌린다! "이얏-!"
뒷구르기를 행한다! "이얏-!" 한층 더 멀리! "이얏-!"
데-엥.......데-엥.......그 순간, 종이 울렸다. 소리가 사라지고, 색이 사라졌다.
닌자 슬레이어의 시야는 마치 사이버 고글을 장착했을 때처럼 디지 프라그 2의 전자적인 정경을 겹쳐 보고 있었다.
무언가 위험하다......."이얏-!" 코르벳이 튀어나와 닌자 슬레이어를 감쌌다.
"이얏-!" 돌풍이 그들을 휘감고, 이 기이한 심연에서 닌자 슬레이어를 떼어냈다.
그들은 정문 밖, 대피를 마친 마술사들의 눈 앞에 출연하여 데굴데굴 구르며 엎드렸다.
"이 무슨.......이 무슨 서투른 짓을, 코르벳=상." 피카트릭스가 경악했다. "너무 위험했네!" "아밧-!" 경련!
"큰일이에요!" 코토부키가 뛰어나와 경련하는 코르벳의 왼쪽 가슴을 내리쳤다. "이얏-!" 번갯불이 터졌다.
"아바바바밧-!" AED(*자동심장제세동기)다! "........!" 닌자 슬레이어는 머리를 흔들며 몸을 일으켰다. 마술사들이 뒷걸음질쳤다.
그는 정문을 보았다. 문 너머가 새하얗게 소실되어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어!?"
"도-모. 피카트릭스입니다. 소속은 '하늘의 손'. 하지만 지금 이때 중요한 사실은 아니군요." 노마술사가 고개를 숙였다.
"간략히 말하자면, 오히간에서 출현한 자들을, 오히간으로 돌려보내는 것입니다. 프라하 성의 영역을........디지 프라그 2를 경유해 디지 프라그 3에 연결한 것이지요." 소실된 프라하 성을 가리킨다.
"성 째로 없앤건가." "그렇지 않습니다. 보십시오" 피카트릭스는 엄숙히 말했다.
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머지않아 문 너머에서 하얀 허공이 번뜩인 후, 원래의 프라하성이 돌아왔다.
기능이 정지된 골렘들과 마술사들의 시체도 돌아왔다. 하지만 자이바츠 섀도우길드의 닌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루체=상은 디지 프라그 2, 그리고 3을 관리하는 최대 권한의 소유자. 구출되자마자 그녀는 쉬지도 않고 덱에 접속하여 문제 대처에 임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그자들이 오히간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로그를 더듬어서 찾아낸 뒤, 아직 나타난 곳과의 연결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밝혀냈지요. 그렇기에 되돌려 보낼수 있었던 겁니다."
".........참으로 경외받아야 할 것은 집시 윗치들의 마술일지니, 라고나 해 둘까." 코르벳이 가냘픈 목소리로 말했다. AED가 유효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그 뭔가, 풍림화산이로군. 뭐라 해야할지.......자이바츠.......나중에 나타나서 제멋대로 굴려면 이곳은 장소가 나빴다는 걸세." "이건 큰 모험이었습니다, 들뜨지 마시기를."
닌자 슬레이어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자신의 주먹을 응시했다. 헤럴드를 무찌른 감각을 뉴런에 새기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죽이는 데까진 이르지 못했다는 아쉬움, 틈만 생기면 영역을 넘어오려 하는 나라쿠의 위협,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의 수수께끼.
『아-, 아-, 어떻게 됐냐. 묘한 노이즈가 계속 이어졌는데.』 타키가 통신을 연결했다.
닌자 슬레이어와 타키는 서로의 경위를 설명했다. 타키는 신음했다.
『어찌됬건, 거기선 냉큼 빠져나오는게 좋겠네. 오히간에서 온 놈들을 돌려보냈다고? 완전 터무니없잖아. 요는 그건 에소테리시즘이 온 세계에서 대규모 테러를 벌이는 데 쓴 시스템과 같은 걸 썼기에 가능했던 짓이라는 건데. 제대로 된 게 아니라고.』 ".......그렇군."
『뭐, 됐어. 다시 확인하겠는데 에소테리시즘 그 자식은 확실히 니가 죽인 게 맞지? 요술쟁이들에게 제대로 증명서 받아 오라고, 알았어? 그 다음에 후딱 돌아와. 그 녀석에겐 현상금이 걸려 있었어. 그걸 쓰면.......피자 타키의 저당이 슬슬 진짜 위험해졌거든. 자세한건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자, 슬슬 나도 작별할 때가 되었군." 코르벳이 일어났다. 코토부키가 황급히 부축했다.
피카트릭스는 의외인 듯이 말했다. "루체=상이 부릅니다. 길드장께서도...." "보고자료는 다음 저작과 함께 보낼 터이니" 코르벳은 말했다. "나는 바쁘다네."
"어디로 가나." 닌자 슬레이어가 물었다.
"그대들에게 아직 답례를 못했으니 말이야." 코르벳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빚은 갚겠네. 마침 갚을 방법도 생겼으니. 하하하, 그대가 에소테리시즘을 죽였을 때엔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지 걱정했네만은, 허나, 그 자이바츠라는 자들이......"
"뭐라고?" " '주문'을 걸어주겠네. 단, 설비가 필요하지." "무엇을 위해?"
"카제의 문신이라네." 코르벳은 손가락 끝을 서로 맞추어 비볐다.
"자이바츠라는 자들. 분명히 그대를 노리고 있었지 않은가. 그대는 필경 앞으로 가는 곳마다 놈들과 충돌하게 될걸세. 다른 장소에선 디지 프라그의 풍림화산을 받을 수도 없어. 여기서 계속 지내겠나? 아니, 과연 마술사 패거리들이 거기까지 용납할 리 없겠지."
닌자 슬레이어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거절하지도 않았다.
"그럼 정해졌군. 하지만 최첨단의 타투 기술자에게 의뢰해야 될걸세, 뭐 그건 그때의 일이니........" "기다려주세요! 그 뒤엔 어쩌실 생각이신가요?"
코토부키가 끼어들어 참견했다. 코르벳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뒤에 말인가? 그거야 자유로운 모험과 여행의 생활로 돌아갈걸세."
"루체=상은 어쩌시려고요?" "뭐야?" " '사랑' 말이에요!" 코토부키가 추궁했다.
"아이사츠조차 없이.......목숨을 걸고 싸우시지 않으셨습니까! 사랑을 위해!" "아가씨는 이해하기 어려울 걸세. 이러한 미묘한 사정은 말이야." 코르벳은 방긋 웃었다. "듣기 부끄러운 대사까지 잔뜩 해 버렸지. 얼굴을 마주볼 용기도 나지 않는다네, 당분간은 말일세!"
"실제 완고한 분이라서 말이죠." 피카트릭스가 단념하고 코르벳에게 손을 내밀었다. 코르벳은 고개를 끄덕인 후, 손이 닿지 않는 마술사식의 악수를 했다.
"자, 그럼. 네오 사이타마. 부디 안내해주겠나?" 코르벳은 닌자 슬레이어와 코토부키를 돌아보며 미소지었다. "악덕과 퇴폐와 탐식의 도시. 벌써부터 펜이 근질대는군."
"부디 용서해주시길, 마술 길드는 공식적인 답례의 기록을 남기진 않을 것입니다만......." 피카트릭스는 세 명에게 말했다.
".......그러한 조직입니다. 하지만, 바라건대 저 개인의 감사를 전하는걸 허락해 주십시오. 여행자분들. 아리가토고자이마스."
노마술사가 고개를 숙이자, 다른 자들도 뒤따라 머리를 내렸다.
"관두게, 그런 딱딱한 짓은!" 코르벳은 껄껄 웃었다, 그리고 걸어나갔다. 닌자 슬레이어와 코토부키가 그를 뒤따랐다.
코토부키는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되뇌고 있었다.
◆◆◆◆◆◆◆◆◆◆
"아밧-! 아바바밧-! AAARHG!" 교토 성, 새도우 쉽의 착륙장에 헤럴드의 울부짖음이 울려퍼졌다.
보일링메탈은 발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꽤 남자다운 얼굴이 되었구나. 죽다 만 놈아." "AAAARHG!"
헤럴드는 소리치며 상처를 쥐어뜯었다. 그 외침은 고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닌자슬레이어엇-!" 헤럴드는 몸을 마구 젖히며 미친듯이 외쳤다. 응급처치의 붕대도 풀어져 버렸다.
"이얏-!" "끄악-!" 헤럴드는 근처의 데미 닌자를 구타했다. 꼴사나움! 보일링메탈은 코웃음을 치며 떠나려고 했다.
"......아니" 그러나, 그는 바로 발을 멈추고 무릎을 꿇었다. 갑주 차림의 다크 닌자가 그 자리에 있었다.
왕은 그를 일으켜세우고, 물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어떻게 되었나." "핫......" 보일링메탈은 단도-대거를 꺼냈다. 케지메, 혹은 세푸쿠를 위해서
"그만둬라.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다." 다크 닌자가 말했다.
"네가 상대한 닌자 슬레이어는, 이전의 그것이었던가?" 다크 닌자의 질문의 의미를 보일링메탈은 이해했다.
보일링메탈은 수 초 숙고한 뒤, 엄숙히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그것은......기묘한 감각이었습니다만.......똑같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였으나, 설령 다른 자라고 해도 가짜는 아닐 것입니다. 그건, 분명히 닌자 슬레이어였습니다."
◆◆◆◆◆◆◆◆◆◆
황금 오솔길의 그 저택은 '무한원'의 소유물이며, 이전에는 어느 끔찍한 사건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저택을 빼앗았던 야심에 찬 닌자 에소테리시즘은 끝끝내 파멸했고, 잃어버린 것들, 부서진 것들의 결여를 안고서 다시 루체의 윗치로써의 일상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현실의 도시를 모방한 땅을 전자세계상에 구축하고, 이를 킨카쿠 템플이 비추는 오히간 세계로 이어지는 통로로 삼는다.
주제넘은 행위였으며, 실제로 그것이 이번의 거대한 비극을 추진하는 힘이 되어버리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변의 진실과 신비에 도달하려는 바람을 흐지부지 끝낼 순 없었다. 그것은 화가가 붓을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다만, 그녀는 다시금 진실과 신비의 힘에 대하여 한층 더 경건하게 접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 거리의 상처를 치유하고, 오히간의 끝없음에 비하면 너무나도 약하고 자그마한 탐구심이 끊어지지 않도록, 사람들의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 덜컹덜컹, 창틀이 바람에 흔들렸다. 루체는 창문에 다가갔다.
"......." 창문을 열자, 무언가가 떨어져 있었다. 루체는 손을 뻗어 그것을 잡았다. 하얀 장미꽃이었다.
"정말, 멋쟁이라니까." 루체는 그렇게 속삭이고선,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어 봤지만, 당연히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자이바츠 섀도우길드】 끝
◇◇◇◇◇◇◇◇◇◇◇
【NEXT EPISODE】
『에-, 다음은, 이나마미. 아나마미 역입니다. 차량 연결에 트러블이 발생했으므로, 현재 8량으로 운행 중입니다만, 여러분은 제시간 대로 도착할 예정입니다. 원인은 조사중입니다.』 "밀지 마!" "야메로!" "늦는다구요!"
혼잡률 한계돌파! 통근 러시아워 만원전차에 몰려드는 사라리맨들! 바닥에 발을 붙이는 것조차 곤란한 인내장치 속에서 펼쳐지는 극한 전투!
(나는 왜 이런 곳에 있는거지)
......그럼에도 닌자 슬레이어는 적을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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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닌자 슬레이어 4부 S1 제7화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귀찮은 멍청이가 왔군.""닌. 자. 슬. 레. 이. 어. 알고 있니?""도-모. 시키베 타카코. 사립탐정입니다." "탐정이라고?""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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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NJSK' 님 번역
"귀찮은 멍청이가 왔군."
"닌. 자. 슬. 레. 이. 어. 알고 있니?"
"도-모. 시키베 타카코. 사립탐정입니다." "탐정이라고?"
"프라이드가 없는 녀석은 짜증나......뭐 때문에 살아있는 건지, 상당히 불쾌하다고"
"여기는 너의, 뭐랄까......그렇지, 안식처라도 되니?"
"나중에 고치면 됩니다!" "시끄럽다고, 너도, 타키도."
"두 번 만난 닌자는......사츠가이를.......알고 있을 터다! 말해라!"
"놈의, 이름은......브래스하트......"
◆◆◆◆◆◆◆◆◆◆
링고아메의 팔은 <부드러운 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은과 백금을 함유한 탐미적인 소재.
유연하고, 촉촉하여 손가락을 대면 그대로 빨려들어갈 듯 하다. 단순한 오모찌 실리콘이 아닌 것이다.
링고아메는 시노바키=상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훌륭한 자랑거리였고. 사교계에서도 아내가 아닌 링고아메를 데리고 다녔다.
"언제나 사랑해." 시노바키는 그 날도 입에 담았다. 어떠한 날이든, 몇번이고, 몇번이고 링고아메를 향해 속삭였던 말을. 아내에겐 결코 해주지 않았던 말을.
단, 그 날은 바닥에 깔린 플로어링의 감촉을 왼뺨으로 느끼면서, 자신의 피가 모세관현상에 따라 플로어링의 홈을 타고 멀리 퍼지는 것을 보면서 속삭인 말이였다.
체온이 빠져나간다. 시노바키는 안구를 움직여 링고아메를 올려다봤다. 그의 사랑스러운 오이란드로이드는 그저 우두커니 서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렇구나." 시노바키는 참치처럼 입을 뻐끔대며 힘들게 말을 이었다. "눈을 떴던 거구나. 그래. 자유를 바랬던 거구나."
체온이 빠져나간다. "말했으면......보내줬을 텐데."
찢어진 장지문의 그늘에서 또 한 명의 실루엣이 걸어나왔다. 그 자는 링고아메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괴로웠지?" "괜찮아." 링고아메는 고개를 저었다. 왼뺨의 감촉도 이제 사라져간다. 그가 입은 상처는 정확히 심장까지 도달해 있다. 치명상이다.
"작별인사를 하게 해줘. 부디 네가 가는 길에 붓다의......" "...'말했으면 보내줬다', 고?"
"에." 시노바키는 무심코 되묻는 듯이 의아해하는 소리를 흘렸다. 그녀가 이어서 말했다. "말했다면 보내줬을 거라고? 뭐야 그게......같잖은......"
그녀의 입술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분노하고 있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내버려 둬. 어짜피 그녀석은 죽으니까." 다른 한 명이 그녀를 달래려 했다. 그 자 또한 오이란드로이드였다.
"만나게 되서 다행이야." 그녀가 링고아메의 손을 쥐어주었다. 그 오이란드로이드는 왼쪽 눈 부근에 뜯겨져 나간 듯한 부상을 입고 있었다.
팔에도 크고 작은 상흔이 두드러졌고, 허벅지의 홀스터엔 권총이 끼워져 있다. 너무나도 흉하다, 시노바키는 망연하게 생각했다.
두근, 그의 전신이 짧고 크게 경련했다. 임종이었다. 그가 죽기 전에 두 눈에 새긴 것은, 두 사람의 눈, 네개의 눈. 마치 유리구슬처럼 빛나는......
◆◆◆◆◆◆◆◆◆◆
「닌자 슬레이어 에이지 오브 말법칼립스」 7화
【데미지드 굿즈】#1
"자아, 가자." 큐나카는 링고아메의 손을 끌며 말했다. 링고아메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깥 복도에 나오자, 두 명의 눈 앞에 얼어붙은 듯이 우두커니 선 중년 여성이 나타났다. 소란을 듣고 달려온 시노바키의 아내였다.
"당신들......?" "......" 큐나카는 그녀를 노려보며 살해의 예비동작을 취했다. 그러나 링고아메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 인간은 됐어."
"괜찮겠어?" "응, 그다지." 큐나카는 주먹을 거칠게 휘둘러 근처의 창문을 깨부쉈다.
"아이에에에!" 중년 여성은 눈을 부릅뜨고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큐나카는 창틀을 뛰어넘어 나갔다. 여기는 3층이다.
"그 녀석, 죽였으니까." 링고아메는 중년 여성에게 속삭인 뒤, 큐나카를 쫓아 창 밖으로 뛰어내렸다.
중금속산성비가 내리는 네오 사이타마의 밤거리를, 두 오이란드로이드는 한적한 주거지의 건물과 건물 사이의 그늘을 건너가며 주의깊게 나아갔다.
큐나카는 공중 쓰레기통에 씌워진 PVC 시트를 벗겨내 링고아메에게 도로 씌웠다.
큐나카 자신은 이미 자기 몸을 감추는 용도의 후드가 달린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이쪽이야."
「결코 안전하다고 볼 순 없습니다!」 확성기로 합성음성을 발하고, 여러개의 네온등을 땅에 비추며 드론형 광고기체가 밤하늘을 가로질러 간다.
기척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보던 둘은 안심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거야?" 달리면서 링고아메가 물었다.
"가까운 곳? 멀리?" "그렇게 멀진 않아." 라고 큐나카는 답했다.
「근년 들어 상승하는......소년범죄......부유층 지역을 중심으로......」 광고 드론은 멀리 떠나갔다.
"네오 사이타마 안에 있어? 어느 구?" "'구'에 속한 곳은 아니야." 큐나카는 부정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멀리 있는 곳은 아니야."
"오카야마 현 같은데?" "후후, 거기는 좀 먼걸." 큐나카가 웃었다. "하지만, 용케도 오카야마 현 같은 곳을 알고 있었구나."
"IRC 네트워크에도 접속하게 해 줬었으니까." "생각해 보면 그렇겠네." 큐나카가 끄덕였다. "어쩌면 네 쪽이 더 박식할지도 모르겠네......자아, 이쪽이야."
하천 부지. 둘은 물가로 내려왔다. 그녀들의 머리 위에서 극채색으로 칠해진 열차가 다리를 통과하고 있었다. 차체에는 '자유 사이드'라 써진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었다.
큐나카는 손전등을 꺼내에 8자를 그리며 휘저었다. 강기슭에 떠 있는 소형 스피드 놀잇배의 장지문이 소리없이 열리며, 탑승자가 손짓했다. 놀잇배에 뛰어든 두 명에게 탑승자가 물었다. "쫓아온 녀석은 있었어?" "없어." 라고 큐나카가 답했다. "......좋아"
그 자 또한 오이란드로이드었다. 머리는 짧게 밀었고, 힌쪽 뺨에 '真実'이라는 타투가 새겨져 있다.
큐나카가 다른 두명을 서로 소개시켰다. "신지츠." "도-모" "링고아메." "도-모."
"......해 봐" 신지츠가 링고아메의 손에 총을 건네줬다. 묵직한 무게의 오토매틱 권총이었다.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해서 쏘는거야."
BLAM!링고아메는 갑작스레 수면을 향해 발포했다. "바카! 뭐하는 거야." 큐나카는 링고아메를 꾸짖었다.
빗살이 강하다곤 하나 총성을 듣고 사람이 몰려올 가능성은 없지 않았다. "쓰는 건, 죽일 때 뿐이야." "으응."
번갯불이 번쩍이며 여섯 개의 눈동자를 유리알처럼 빛냈다. 신지츠는 조타실에 들어가 배를 발진시켰다.
링고아메와 큐나카는 스피드 놀잇배의 다다미 마루에 팔다리를 쭉 피고 앉았다. "정말 있었을줄은 몰랐어." 링고아메가 혼잣말을 했다.
"뭐가?" "당신들 말이야. 우키요." "소문을 들은거야? IRC 네트워크로?" "뉴스도." "너도 우키요인걸." "응. 직접 눈으로 볼때까진 나 뿐인건 아닐까 했는데..."
"지금은 기분이 어때?" 큐나카는 벨크에서 나이프를 뽑아 도신의 앞뒤를 살펴보면서 물었다. 링고아메는 미소지었다. "굉장히, 기뻐."
"그렇지? 이젠 자유니까." 큐나카는 끄덕였다. "널 더럽히려는 인간은 이제 없어. 명령하려는 인간도 이젠 없어."
"이 상처는?" 링고아메는 큐나카의 눈가에 손을 대었다.
"싸우는 중에 생겼어." 큐나카는 링고아메의 손을 더듬었다. "고치진 않는거야?" "워페인트같은 거니까." 큐나카가 웃었다.
이내 스피드 놀잇배는 도시를 빠져나가, 녹슨 콘크리트 건물들의 골짜기에 있는 샛길로 흘러갔다.
"생활, 살인, 동료. 널 기다리는 건 그런 것들이야." 큐나카가 속삭였다. "멋져." "멋지지."
◆◆◆◆◆◆◆◆◆◆
『멋지게! 봄휴가는 새로운 색으로!』『어머나, 휴가라니!』『마치 꿈만 같아요......지금 바로 등록을』
코토부키는 의자에 앉아서 점내 TV에서 흐르는 광고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가게 안은 어둡다. 영업시간이였으나 타키는 없었고, 손님 또한 없었다.
광고가 끝나자, 이번엔 모종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저는......봤습니다』여윈 몸의 노인이 이야기했다.『처음 봤을땐 무슨 마네킹의 폐기장인 줄만 알았지요. 하지만 그게 아니였습니다.』
『그의 말은 무거웠고, 그리고 실제 시리어스했다.』나레이션이 묘사를 덧붙였다.
노인은 이어서 말했다.『그건......오이란드로이드들의 묘지였던 겁니다.』
"어머!" 코토부키는 입가를 가렸다. "너무 기괴해요."『굉장히 기괴한 광경이었습니다.』노인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코토부키는 TV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지요.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전 오이란드로이드의 은거지를 발견한 겁니다. 자아를 가진......우키요들의!』
두둥-! 효과음이 울리는 것과 동시에, 코토부키는 쥐고있던 머그컵을 떨어트렸다.
【#2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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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만지는 스마트폰에 사실 자아가 있고, 그 자아가 우리들과의 접촉을 마음 속으로 혐오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그것을 진심으로 존중해 줄수 있을까? - 닌자 슬레이어 wiki 코멘트란,익명의 닌자헤드
◆◆◆◆◆◆◆◆◆◆
【데미지드 굿즈】#2
"피자 마르게리타 하나 줘." "하앙?" 타키는 얼굴을 찌푸리며 손님을 봤다. ".....아아, 그거, 건더기 없는 맹탕 피자 말이지."
"맹탕......뭐 어쨌든, 그거 맞아." "어이! 코토부키! 주문이다." 타키는 코토부키를 찾았다. "....뭐야? 그 녀석, 또 어디 있는거야."
"그 얘 참 귀엽더라." 손님이 말했다. "어디서 GET한거야?"
"GET?" "그래. 오이란드로이드 맞지?" "저건 말야, 뭐랄까,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다고." 타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한쪽 팔은 여전히 깁스로 고정되어 움직이기 힘들었다. "어이, 코토부키! 어이! 부상자라고, 나는!" 계단 쪽을 향해 소리친다.
"있습니다!" 계산대 밑에서 대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은 바빠요."
"갑자기 가까이서 나타나는 건 그만둬, 좀 무섭거든?" "바쁘답니다......" 코토부키는 UNIX 덱을 바닥 위에 놓고 IRC 네트워크를 검색 중이었다.
"뭐하는 거야?" "좀 여러가지로, 찾아볼 게 있었어요." "피자 마르게리타!" 손님이 재촉했다. 타키는 오븐을 가리켰다. "저기 있어. 셀프로 해 드쇼."
손님은 오븐 쪽으로 걸어갔다. "여기 좀 전에 뭔가 엄청 많이 죽고 그랬다더만." "그래서 나도 이 꼴이야, 최악이지? 뭐, 해결됐으니까 안심하라고."
"흐-응, 여깄네, 피자." "그거야......으-음"타키는 코토부키의 어깨 너머로 모니터를 들여다봤다. 코토부키는 살짝 돌아봤으나, 곧바로 타이핑을 재개했다.
모니터엔 몇 개의 IRC 창이 열려있다. '욕망전설'. 이것은 사회의 그럭저럭 음적인 부분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방송의 이름이다.
지하 스모토리나 아니메 보이, 마약 밀매상이나 노상 타투이스트 등을 취재해 왔다고 한다. 다른 창에는 '우키요는 무엇인가'. 다른 창에는 '당신을 위한 회사를 그만두는 법.'
"너, 뭘 알아보고 있는거야? 오이란드로이드 전쟁......어이쿠..." "전에 '욕망전설'을 시청했는데, 굉장한 것에 대해서 취재를 하고 있었어요."
코토부키가 타이핑하면서 대답했다. "제 '동포'가 있을지도 몰라요." "너의? 뭐라고?" 타키가 눈썹을 찡그렸다.
"것보다, '회사를 그만두는 법'? 언제 또 직장같은 걸 가진 거냐?" "여기입니다." "여기? 피자타키가? 야, 야, 야......이번엔 또 뭔 소릴 하려는 건지 짐작도 안가네......"
"타키=상." 코토부키는 돌아서서, 공손한 자세로 정좌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금까지 절 여기서 일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리가미 메일을 건넸다.
"이건 사표입니다. 방금 인쇄했어요" "사표!"
"뭐어? 아가씨, 그만두는 거야?" 손님이 피자의 구워진 상태를 확인하면서 코토부키에게 말했다. "오이란드로이드도 일을 관두거나 하는구나."
"그렇습니다." 코토부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타키는 오리가미 메일을 펼쳐 문면을 확인했다. 올바른 서식의 사표에 틀림없었다. "관둔다고?"
"이번 달의 급료의 입금처도 써 있습니다, 여기요." "꺄하하하!" 손님은 무언가 웃음보에 닿았는지, 자지러지게 웃었다.
"꺄하하하하!" 피자를 꺼내어, 한 조각 물면서 포복절도한다. 타키는 벌레라도 씹은 듯한 표정으로 간신히 답했다.
"저기 말야, 내 명석한 두뇌로도, 좀 상황파악이 안된다만......."
"가게에서 일하는 건 참 즐거웠어요. 하지만 저, 동포들의 마을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야......동포들의 마을? 그건 또 뭐야?" 타키는 서서히 코토부키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피자와 맥주를 신나게 한바탕 즐기고 있는 손님을 흘낏 본 뒤, 코토부키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우키요들의 마을같은 걸 말하는 거냐." "맞아요" "불쉿! 그런게 진짜 있을 리가......" "조사해 봤습니다." 그녀는 UNIX 덱을 가리켰다.
"저 방송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우키요들이 모여서 살고 있다는 소리야?" "네오 사이타마에서 조금 북쪽으로 나간 곳에 있다고 해요."
"그렇다고 너......." 타키는 말문이 막혔다. 무모한 짓이었다. TV 방송을 근거로 믿고 폐허 에리어로 간다고?
반사적으로 코토부키의 행동을 나무라려고 했으나, 그는 갑자기 혼란스러워 했다. 사실 그에겐 반대할 의무도 필요도 없는 것이다. 괜한 참견이다.
자아를 얻은 오이란드로이드. 즉, 우키요. 그 존재가 널리 알려진 것은 수십년 전의 '오이란드로이드 전쟁'이 계기다.
오이란드로이드 수집가의 컬렉션 수십체가 자아를 각성하고 탈출해 인간들과 격한 전투를 벌였고, 그 결과 수집가는 죽었다.
그리고 각성한 오이란드로이드들은 미디어 매체를 향해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들이 반드시 여러분의 이웃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그날 우키요들이 인간 사회에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였다.
그날 이후, 우키요들은 사회의 암부를 배회하며 우수한 전투능력을 살려 요짐보(※보디가드)를 맏거나, 현상금 벌이를 하거나 하며 조금 불온한 형태로 자기폭풍이 사라진 시대의 네오 사이타마에 녹아들었다. 하지만......
"진짜 마을이란게 있다는 소리야?" "진짜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프로그램도 잘 짜여져 있었고, 무엇보다" 코토부키는 가슴에 손을 얹었다.
"저의 하트가 그걸 바라는 것 같아요, 전 저의 하트를 믿습니다." "불쉿......" 타키는 신음했다. "그래서 너, 백보 양보해서 그게 실재한다고 치자. 거기서 살기라도 할 생각이야?"
"저, 이 가게에서 생활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진심으로 즐거웠어요. 하지만 아직 같은 처지의 동포를 만난 경험은 없었죠."
코토부키는 이어서 말했다. "흥미가 있어요.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늑대가 야생의 무리로 돌아가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많은 친구가 생길지도 몰라요, '우정'입니다." "우정, 말이지....."
타키는 코토부키를 바라봤다. 이 오이란드로이드와의 짧은 교제를 돌아보자면, 그녀는 고집이 세서 한번 스스로 결론을 내린 일에 관해 양보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무슨 말을 해도 이 녀석은 우키요의 마을을 찾으러 떠나겠지. 그리고, 그걸 굳이 막을 이유도 권리도 타키에겐 없는 것이다.
몸싸움도 코토부키가 더 강할테고. "알았어."
"감사합니다." 코토부키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펴고,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타키는 손님과 눈을 마주치고 어깨를 으쓱했다. 코토부키는 여행가방을 지고 내려왔다.
"닌자 슬레이어=상에게도 안부를 전해주세요. 그리고 만약 쓸쓸해지셨을 땐 별을 올려다 보시길.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에 있답니다......"
풍경이 울리고, 문이 열렸다. 마스라다다. "타키=상. 조사할 게 생겼다. 지금 당장 말이야."
시장에서 사온 것인가, 그는 왁스가 칠해진 사과를 옷으로 닦으며 들어왔다. 그리고 코토부키를 흘낏 봤다.
"...지금, 별이 뭐 어쩌고 말하지 않았어? 뭐라고 한 거야?" "마침 잘 오셨어요. 지금까지 고마웠습니다. 저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어요." "여행?"
"그만! 이제 됐어. 설명은 나중에 하마." 타키가 끼어들었다. 코토부키는 당찬 태도로 가게 밖으로 나섰다.
"저 녀석, 어떻게 된 거야?" "뭐, 긴 이별이 될 모양이야. 나중에 설명할게, 나중에." "뭔가 큰일이네, 피자 한판 더 시켜도 돼?"
손님이 말을 걸었다, 타키는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이제 영업 끝이야."
◆◆◆◆◆◆◆◆◆◆
스피드 놀잇배는 잔잔한 속도로 샛강을 지나고 있었다.
"오르르르르......" "오르르르르......" 바이오 팬더로 추측되는 동물의 울음소리가 대나무 숲의 깊은 어둠에서 울려퍼졌다.
링고아메는 수면 위를 뛰어다니는 바이오 연어를 눈으로 쫒았다. "즐거워?" 큐나카가 링고아메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제 곧 도착이야."
이윽고 샛강의 물길은 놀잇배를 콘크리트로 포장된 안벽으로 인도했다. 고무 타이어나 드럼통 등이 탁한 물결 위에서 뜨고 잠기는 걸 반복하고 있었다.
신지츠는 배를 멈추고 능숙한 솜씨로 근처에 정박시켰다. "자, 가자. 조심해서 내려와." 큐나카는 링고아메의 손을 끌고 지면 위로 내려왔다.
"인간들은 이럴 때 어질어질 거리곤 해." "그렇구나. 여기서부턴 걸어가는 거지?" "그래. 하지만 여기서부턴 그렇게 멀진 않아. 뱃길이 참 길었지?"
"즐거웠어." "그렇다면 다행이야." 활기차게 이야기를 나누는 두 명의 조금 앞에서 신지츠가 손도끼로 전방의 덤불을 베어가르며 둘을 이끌었다.
이내 길은 서서히 오르막길이 되어갔다. 길 왼쪽의 지면이 어느새 벼랑처럼 깊게 패여 있었다.
링고아메는 발을 멈추고 벼랑 아래의 광경을 주시했다. "저건......" "묘지야. 껍데기들을 쌓아놓은." 큐나카가 답했다.
거기엔 무수한 생명이 다한 오이란드로이드들이 폐기된 차량의 잔해나 전자기판, 철판 플레이트 등에 섞여있었다.
"우리들은 죽으면 사물이 돼. 실리콘 덩어리 말이야."
【#3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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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아메는 발을 멈추고 벼랑 아래의 광경을 주시했다. "저건......" "묘지야. 껍데기들을 쌓아놓은." 큐나카가 답했다.거기엔 무수한 생명이 다한 오이란드로이드들이 폐기된 차량의 잔해나 전자기판, 철판 플레이트 등에 섞여있었다. "우리들은 죽으면 사물이 돼. 실리콘 덩어리 말이야."◆
◆◆◆◆◆◆◆◆◆◆
【데미지드 굿즈】#3
"자아, 도착했어." 큐나카가 링고아메의 손을 끌어당겼다. 그들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은 10미터는 될 듯한 높이의 대문, 콘크리트의 벽과 울창한 나무들이었다.
앞서가던 신지츠가 대문에 가까이 다가가 문 앞에 늘어진 밧줄을 흔들었다. 딸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방울이 울리고, 대문 위에서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 자 또한 우키요인가.
"그 녀석은?" 파수 당번 우키요가 링고아메를 가리켰다.
신지츠는 "새로 온 동포다." 라고 답했다. 파수 당번은 뒤로 돌아가고, 이내 이내 무거운 소리와 함께 대문이 열렸다.
"굉장한 건물이야." 링고아메는 벽을 좌우로 살펴봤다. 서서히 휘어 있으면서, 쭉 뻗어 있었다.
"여긴 말야, 옛날엔 경기장이였어." 큐나카가 말했다. "......옛날엔 말이지. 지금은 아무도 관리하지 않고 있어. 거길 우리들이 엑소더스 해온거지"
"그렇구나.......경기장......." "경기란 거, 본 적 있어?" 걸어가면서 큐나카가 물었다. 링고아메는 긍정했다.
"사이버마의 경마를 몇 번. 이전.......주인이 좋아했었어." "흐-응." 큐나카는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그렇구나."
신지츠는 다른 위병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일행에서 빠지게 됬다. 링고아메는 큐나카와 함께 대문을 넘어 통로를 지나 좁은 계단을 올라갔다.
그리고 과거엔 객석이였던 절구 모양의 경사지로 나왔다. 그곳엔 수많은 PVC 텐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건물 한가운데엔 큰 광장이 있었다.
"저건 '아고라'야." 큐나카가 속삭였다. "여왕이 신탁을 받는 곳이지."
"신탁......." 링고아메는 중앙에 설치된 제단과 창을 방불케하는 오벨리스크를 보았다.
위이이잉, 안구 내부의 렌즈가 소리를 내며 시야가 확대되었다. 지금, 아고라엔 아무도 없었다.
오벨리스크엔 룬 가타카나가 새겨져 있었다. 링고아메는 중얼거렸다. "츠라나이테......타오스"
"뭔가 주술적인 말인 것 같아." 큐나카가 어깨를 으쓱였다.
"저게 뭐에 쓰는 물건인지는 모르겠어. 신지츠도 모를거야. 여왕은 알고 있는 걸까? 모르겠지만, 몰라도 괜찮겠지."
"이 텐트들 전부.......우키요......가 살고 있는 거야?" 링고아메가 물었다. 좁은 출입구의 통로에서 또다른 우키요들이 몇 명인가 왕래하고 있었다.
큐나카는 고개를 끄덕이고, 웃었다. "점점 더 늘게 될거야."
"우키요폴리스에 잘 왔습니다. 링고아메=상." 들려온 목소리에 돌아보자, 양눈 밑에 검은 분을 직선으로 칠해놓은 대머리의 사내가 서 있었다.
"저는 사제인 카부시라 합니다." "사제......" 검은 기모노.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이 자가 인간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요. 전 인간입니다. 여왕의 상담역으로써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지요." 그는 온화한 표정으로 웃었다.
"이녀석은 이곳의 유일한 인간이야." 큐나카가 말했다. "뭐, 너무 그런 표정 하지는 마. 불쌍하잖아. 이 녀석은 인간이지만 나쁜 놈은 아니야."
"괜찮습니다. 분명 부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렇지만 전 우키요에게 봉사하는 존재일 뿐이랍니다." 카부시는 고개를 숙였다.
"신지츠=상에게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당신이 지내게 될 텐트를 안내해 드리죠."
카부시는 다리를 끌며 걷고 있었다. "아아, 이전의 이쿠사 워에서 좀 다쳐서 말입죠." 그는 설명했다.
"지금은 거주하는 우키요들의 수도 많아졌고, 당시보다는 훨씬 안전한 환경입니다. 부디 안심하시길." "이쿠사 워......?"
"여기 근처에 우릴 시샘하던 녀석들이 있었거든." 큐나카가 말했다. "하지만 다 끝난 일이야, 지금은 완전히 평화로워."
링고아메는 카부시에게 안내받아 경사지의 중턱에 위치한 분홍색 텐트에 도착했다.
그렇다, PVC 텐트는 각자 다양한 파스텔 컬러를 쓰고 있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황천의 땅의 꽃밭을 방불케 한다.
'전기우물'이라고 써진 설비에 케이블을 접속시키고 있던 우키요가 고개를 들어 링고아메에게 방긋 아이사츠했다. "도-모, 새 이웃씨." "도-모"
"전기는 여기서 다루고 있어." 라고 큐나카가 설명했다. "스시 먹을 수 있어?" "스시? 응, 먹을 수 있어." "좋겠다." 큐나카는 웃었다.
"나는 식사 기능이 없거든. 스시, 맛있어?" "응......아마도." 링고아메는 소극적으로 답했다.
"나중에 시민증이 발급될 겁니다." 카부시가 말했다. "강요하는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편히 지내길."
카부시가 떠나는걸 지켜본 뒤, 큐나카는 링고아메의 손을 끌어 텐트 속에 들어오게 했다.
매트리스나 작은 옷장, 거울 따위가 있었다. "이전에 살던 얘가 썼던 것들이야." "이전에......?" "좀 전에 말했었지? 이쿠사 워."
큐나카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링고아메도 뒤따라서 앉고, 이어서 그녀에게 물었다. "이 곳에던 다들 뭘 하면서 지내고 있어?"
"뭘 하냐고?" 큐나카는 미소지었다. "그렇네. 춤을 연습하거나, 하이쿠를 쓰거나. 다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열중해. 하지만 모두가 분담하는 의무적인 일도 있어. 발전설비를 지킨다던가, 외적의 침입을 경계한다던가, 옷을 만든다던가 말이지. 키모노 같은거. 여왕이 지시를 내리는 거야, 신탁에 따라서."
"신탁......" "그래, 저 오벨리스크에서. 보이지?" "응, 아고라의......"
"어려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좀 더 제대로 자기소개를 해보자." 큐나카가 숨을 내쉬었다.
"나는 큐나카. 우키요폴리스에 온 건 97일 전. 훨씬 더 고참인 얘들도 많으니까, 네가 와 줘서 기뻐."
"여기에 오기 전엔 어떤 곳에 있었어?" "무역회사 중역의 집이었지." 큐나카는 웃으며 엄지로 목을 자르는 시늉을 했다.
"다들, 죽이고 나서 여기로?" "그런 경우가 많아. 그러니 너무 신경쓰지 마." 큐나카가 말했다.
"뭐, 그렇지 않은 얘들도 있어. 인간 모두가 적인건 아니니까. 카부시처럼 말이야. 하지만, 그렇지, 누구든 더 이상 억지로 참고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만은 확실해." "억지로......그렇네" "우리들은 우키요이고,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거야." "으응."
"결국 다시 어려운 이야기가 되 버렸네." 큐나카가 웃었다. "이제 이야기는 그만하자. .......저기, 넌 눈이 참 예뻐." 링고아메의 뺨에 손이 닿았다.
"간지러워." 링고아메는 웃었다. "좀 더 봐도 될까. 나는 이렇게 흉하니까." "그렇지 않아." 링고아메는 큐나카의 상흔을 쓰다듬었다.
"싸운다는 건, 굉장한 일인걸." "......아리가토"
대-앵! 대-앵! 그 순간, 경기장에 높은 금속음이 울려퍼졌다. 겸연쩍어진 둘은 누가 먼저라 할 것없이 서로 떨어졌다.
큐나카는 텐트에서 나와 정황을 살폈다. "원정대가 돌아왔구나!" "원정대?" "그래. 저기 봐봐."
그녀가 가리킨 쪽엔 포로처럼 보이는 자들을 끌고서 당당하게 아고라에 내려오는 우키요들이 있었다.
"인간들을 끌고 오고 있어." 링고아메가 큐나카의 옆에서 중얼거렸다. 큐나가는 이에 긍정했다.
"그래. 근처 마을에 살던 놈들. 우리들에게 먼저 공격해온 주제에 도리어 당해서 비굴하게 도망친 녀석들을 붙잡아 온거야. 화이트라이더들의 귀환이지."
환희가 큰 물결저럼 퍼져나가고, 우키요들이 텐트에서 나와 손뼉을 치기 시작한다.
포로를 끌고 다니는 세 명의 우키요는 확실히 전원이 새하얀 색의 간이 기모노를 입고 있었으며, '츠라나이테타오스'라 써진 깃발을 두 손으로 들고 있었다.
"기수!" "기수!" "기수!" 환희는 이윽고 "여왕!" "여왕!" "여왕!"이라는 함성으로 변해갔다. 그렇다,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제단 위에서 '여왕'이 직접 나타난 것이다.
링고아메는 눈을 크게 뜨고 큐나카의 손을 세게 쥐었다. 분명 그것은 '여왕'이었다.
신장은 약 210 센티미터, 아름다우면서 긴 손과 발, 목을 지녔고, 곧게 부풀어오른 가슴 위엔 금빛의 목걸이가 걸쳐져 있으며, 푸른색의 아이섀도우가 선명하게 돋보였고, 기모노는 진주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현세의 것이라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자태였다.
"멋져라......" 링고아메는 혼잣말을 한 뒤, 번개라도 맞은 듯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우연히 '여왕'과 눈이 맞은 것이다.
그 검은 눈동자에 자신이 담기게 되자, 그녀는 격한 수치심을 느꼈다. 예술 그 자체가 현신한 듯한 오이란드로이드. 그에 비해서 나는, 너무 부끄러워.
여왕은 고풍스런 미소를 띄웠다. 그녀의 발 밑으로 쓰러진 인간들이 굴러다녔다. 여왕은 한쪽 손을 들어올렸다. 함성이 멎었다.
옥을 굴리는 듯한 아름아운 목소리로 여왕은 말했다. "전사들의 노고에 치하를." 무릎꿇는 화이트라이더들. "지금 여기에, 이쿠사의 완전한 종결을 선언하노라. 그리고......"
여왕은 땅을 끌고 다닐만큼 긴 칼집에서 카타나를 뽑았다. "약탈자에게 응보를." 다시, 폭발하는 듯한 함성이 터졌다.
"나, 우키요폴리스의 통치자 센다이유메코가, 우키요의 신에게 비나니" 포로들은 재갈을 물려지고 구속되어, 몸의 자유는 꼼짝거릴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
"다음 생에선, 이 자들과 우키요로써 다시 마주볼 수 있기를." "여왕!" "여왕!" "여왕!"
여왕 센다이유메코는 작법에 맞춰 오오카타나를 바르게 내리쳤다.
"죽였어." 링고아메가 중얼거렸다. "불쌍해라." "그래, 불쌍하지." 큐나카가 답했다. "비참한 녀석들이야. 우키요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좋겠네."
큐나카가 말했다. "그럼 녀석들도 여기서 살 수 있을 테니까." "큐나카는 여길 멋진 곳이라 생각해?" 링고아메가 물었다.
큐나카는 긍정했다. "물론. 여긴 우키요를 위한 세계야."
그 날은 아고라에서 밤새도록 축하연이 벌어졌다. 모두가 손을 잡고 원형을 이루며 춤추고, 스시를 먹을 수 있는 자들은 스시를 음미했다.
센다이유메코는 옥좌에서 이를 상냥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이 24시간 동안 우키요폴리스에선 많은 일이 일어났다.
링고아메가 들어왔고, 원정대가 돌아왔다. 그리고......
한 밤중에 또 한명.......스스로 이 곳에 도달한 우키요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코토부키라고 했다.
◆◆◆◆◆◆◆◆◆◆
"아이에에에에에!" 도망치는 여성이 차고 간 케모 콜라의 캔이 샤메바 스트리트의 아스팔트 포장 위를 굴러갔다.
길을 잃고 해메면 살아서 나올 수 없다는 말까지 돌고 있는 포스트 자기폭풍 시대의 네오 사이타마 슬럼가에서 추적극은 끝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여성은 막다른 길 앞에 망연히 멈춰섰다. 그 뒤에서 자신감에 넘치는 발소리가 울린다.
"어디로 어떻게 도망친들" 추적자는 눈을 번득이며 망토를 펄럭였다. "한번 조준이 끝나면, 찾는건 시간문제다." "아이에......"
여성은 몸을 한껏 움츠렸다. 추적자는 그 모습을 비웃었다. "그만해라, 인간 흉내는. 추접스러우니까."
그리고 손짓했다. "단념하고, 걸어봐라. 얄팍한 가능성에. 나에게 이길 수 있다는 소망을 말이다."
여성은 고개를 숙이고, 비명을 멈췄다. 그리고, 노려봤다. 그녀의 눈동자 속엔 네 장의 날개를 지닌 오이란의 문장이 있었다.
그렇다. 오이란드로이드다. 게다가 그 아트모스피어는......자아가 있는 자의 것이다. 우키요였다.
추적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큭큭대며 웃었다. 우키요는 품에서 나이프를 꺼내, 겨냥했다. "키엣-!" 뛰어든다.
"이얏-!" 까앙. 둔한 소리가 들리고, 우키요는 쳐날려져 벽에 크레이터를 만들었다. 찌그러진 신체가 빠직빠직 소리를 내며 스파크를 토했다.
추적자는 우키요의 머리를 잡아, 닌자 완력을 가해 파괴했다.
【#4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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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고개를 숙이고, 비명을 멈췄다. 그리고, 노려봤다. 그녀의 눈동자 속엔 네 장의 날개를 지닌 오이란의 문장이 있었다. 그렇다. 오이란드로이드다. 게다가 그 아트모스피어는......자아가 있는 자의 것이다. 우키요였다. 추적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큭큭대며 웃었다. 우키요는 품에서 나이프를 꺼내, 겨냥했다. "키엣-!" 뛰어든다.◆
◆"이얏-!" 까앙. 둔한 소리가 들리고, 우키요는 쳐날려져 벽에 크레이터를 만들었다. 찌그러진 신체가 빠직빠직 소리를 내며 스파크를 토했다. 추적자는 우키요의 머리를 잡아, 닌자 완력을 가해 파괴했다.◆
【데미지드 굿즈】#4
"음음......" 닌자는 머리를 파괴당해 부들부들 경련하는 우키요를 바라보며, 품에서 꺼낸 ZBR 껌을 씹었다.
"아득히 좋군. 마치 날것을 바로 쓴 새우 스시 꼴이야." 이윽고 우키요는 경련을 멈췄다.
"기계 따위가 평안한 사후를 맞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라." 중얼거리는 그의 손 안엔 머리 부위에서 채취한 무언가의 칩이 있었다.
그는 그것을 빛에 비추며 살펴본 뒤, 품에 넣었다. 그리고 그대로 떠나려고 했으나, 이내 의아한 얼굴로 멈춰서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관자놀이를 손으로 더듬었다. "다른 놈......오늘은 많군......후, 후후, 아득히 좋아."
닌자는 ZBR 껌을 다시 입에 넣었다. 방금 전의 2배의 양이다. "사냥감은 많을수록 좋지." 그는 도약했다.
◆◆◆◆◆◆◆◆◆◆
「모찌 검」「타이치와 아들」「Capote」「세MA」「민트짱」검붉은 그림자가 건너간 네온산판이 규칙적으로 점멸한다.
그는 머플러처럼 목에 둘러진 천을 중금속 산상비 속에서 나부끼며, 빌딩 위에 서서 해질녘를 맞은 네오사이타마의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러 줄기의 연기가 피어오르고, 참치 체펠린의 군체가 저녁 하늘에서 선회한다.
옥상 위에서 다른 옥상으로 뛰어 건너면서, 그는 자신의 후방을 주의하는 걸 잊지 않는다. 정확히는 후방의 하늘 위를.
그는 급수 탱크의 그늘 뒤에 숨어 수초 기다렸다. 상공에서 날아다니는 검은 그림자가 하나. 자신을 쫓아오고 있다. 바이오 참새는 아니다.
그는 탱크 뒤에서 살짝 얼굴을 내밀어 그 그림자의 정체를 닌자 시력으로 꿰뚫어 봤다. 그건 세 발 달린 까마귀였다.
"역시 그랬군." 닌자 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그렇게 되면 저 까마귀가 내려다 보는 이 부근의 골목길에 그 시키베인가 하는 사립탐정 또한 있다는 거겠지.
그는 오늘 하루를 거의 전부 이 위험한 원행을 나가서 탐정이 나타나는 것을 유도하는 데에 썼다.
그리고 그녀는 노림수 대로 어슬렁어슬렁 따라왔다. 그는 노려지고 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
세 발 달린 까마귀는 마치 드론같은 존재로싸, 사립탐정 시키베 타카코의 눈이 되고 또 손발이 되어주고 있었다.
탐정과 처음 조우한 이후, 타키에게 조사시켜서 어느 정도 그녀에 관한 정보는 얻었다.
까마귀의 시체같은 걸 사이버네틱스로 개조하여 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 바이오테크의 산물인지. 어느 쪽이든 보통 탐정이 이용할 만한 것은 아닐테지.
닌자 슬레이어는 그 날의 만남 이후 상당히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현재 그들에게 피자타키의 존재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아모크웨이브가 습격했을 땐 매우 위험한 다리를 건너게 됬었다. 두 번 같은 꼴을 당하는 것만은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까마귀를 여전히 상공을 빙빙 선회하고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혀를 찼다. 우습게 보기는.
"어디냐. 어디에 있어." 닌자 슬레이어는 또 중얼거렸다. 골목길에서 다른 골목길로, 선향불처럼 타오르는 눈길을 돌린다.
무인, 혼잡, 순찰을 도는 모터 가시라. 포장마차. 연기. 스트리트 뮤지션. 퇴폐 호텔. 막다른 골목. 골목......코트 차림의, 안경 쓴 여자. 찾았다.
그는 이동하기 시작했다. 선회하고 있던 까마귀도 이를 뒤따랐다. 이제 굳이 따라오는 걸 보고만 있을 필요도 없다.
그는 전선을 타고 내려와 최단거리로 시키베가 있는 곳에 도달하려고 했다. 그의 닌자 시력은 먼 곳에서 움직이는 탐정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었다.
탐정은 잠시 멈춰서더니 방향을 바꿔서 달려나갔다. 묘한 움직임이였다. 마치 도망치는 듯한 행동거지.
달갑지 않은 무언가를 조우해 버린 것처럼 보였다. 이내 탐정은 돌아서 뒷골목으로 들어가 그의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바르나바 미인나무」라 써진 거대 네온 간판에서 뛰어내려 근처의 골목길 위에 착지했다.
"아이에에에!" 길바닥에 있던 거지가 눈을 까뒤집으며 혼절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달려나갔다. 청력을 곤두세운다. 아직 들을 수 있나? 탐정은 가까이 있다......
KRAAASH!"아윽-!" 전방의 길모퉁이에서, 찢어진 드럼통과 함께 찾고 있던 탐정 그 장본인이 굴러나왔다.
그녀는 재빨리 낙법을 취한 뒤, 닌자 슬레이어에게 있어 사각지대인 다른 반대편 길모퉁이를 향해 권총을 연거푸 발포했다.
BLAM! BLAM! BLAM!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다가간다.
먼저 사각지대 쪽에서 살기가 부풀어 올랐고, 그것을 감지한 닌자 슬레이어의 안에서 증오의 기관이 격렬한 기세로 연소하기 시작했다. 닌자다.
그리고 0.1초 후, 그 예감은 형태를 이루며 시야 내에 들어왔다. 역시 닌자였다.
망토를 걸치고, 총탄을 먼지라도 털듯이 손으로 튕겨내며 의연하게 걸어나오고 있었다.
"층분히 놀아줬다." 망토 닌자는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슈우우우......불길한 사이버네틱스의 구동음과 함께 팔의 표면이 나선 형태로 전개되어 열기를 방출했다. 오른손 근처의 공기가 아지랑이처럼 일그러졌다.
"무슨 수를 써 봤자 넌 벗어날 수 없다. 고통만을 길게 끌 뿐이지. 그리고, 그 고통도 거짓된 고통, 유사적인 감정에 불과해. 모든게 무의미하다."
"운 한번 지지리도......어라?" 시키베는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닌자 슬레이어에게 눈길을 돌렸다. "아니......좋았다고 봐야 함까......?"
"......?" 시키베를 쫓던 닌자는 그녀의 시선이 돌아간 방향을 봤다. 분명한 적의가 빛나고 있었다. "네 녀석은......?"
"까-악!" 그 순간, 닌자의 머리 위에서 세 발의 까마귀가 덤벼들었다.
까마귀는 급강하하며 닌자의 정수리에 부리를 박아넣으려고 했다. 이에 닌자는 순식간에 반응하여 옆돌기로 회피한 뒤, 이를 붙잡아 찢어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까마귀는 보통 동물이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각도에서 방향을 전환시켜 이 반격을 회피하고, 거칠게 날개짓하며 거리를 벌리며 검은 깃털을 우수수 떨어트렸다. 그 깃털 하나 하나가 작은 그림자의 까마귀로 변한다!
"까-악! 까-악!" 그림자 까마귀 탄환이 닌자를 덮친다! "기묘한 놈!" 닌자는 신경질적인 소리를 내며 망토를 펼쳤다.
망토는 마치 전류 배리어처럼 그림자의 탄환을 튕겨내고 흩어지게 하여 파괴했다. 그대로 닌자는 까마귀에게 닥쳐들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수 초 후의 까마귀의 운명을 예측했다. 피하지 못하고, 죽는다.
시키베가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다 떨어졌다. 닌자는 까마귀에게 사이버네틱스 오른팔로 공격해왔다.
들어올린 그 팔에, 검붉은 갈고리 발톱이 휘감겼다. "까-악!" 까마귀는 상공으로 급히 날아올라 선회를 시작했다.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형의 갈고리 로프를 던져 온 것은 닌자 슬레이어다. 줄다리기 같은 상태에서 두 닌자는 서로를 노려봤다.
"그 우키요의 호위냐?" 닌자가 물었다. 열기를 머금은 로프가 빠드득거리며, 이에 휘감긴 사이버네틱스는 배열 시퀀스를 반복했다.
"저 까마귀가 네 녀석의 짓수인가? 아니......그렇겐 안 보이는군! 이얏-!" 왼팔에도 동일한 사이버네틱스를 전개하여, 검붉은 로프를 녹여 손쉽게 절단했다!
그리고 아이사츠! "도-모. 서던 클라우드입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서던 클라우드=상." 닌자 슬레이어는 아이사츠를 받고, 이에 응수했다.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모르는 이름이군."
푸쉬익, 서던 클라우드의 양 팔이 증기를 뿜었다. "그 우키요를 감쌀 셈이라면, 나의 적이라고 보겠다만." "우키요?" "그렇다. 그게 나의 생업이니까."
"그 녀석이 우키요라고?" "이런." 서던 클라우드는 경멸하듯이 한숨을 토했다. "우키요는 인간사회에 녹아들어 구별이 어려워졌다곤 하나, 설마 깨닫지 못했을 줄이야."
흘낏 시키베를 보며. "확실히, 오이란드로이드적인 아름다움은 조금 부족한 모양이다만......" "괜한 참견임다." "......내 스캐너에 그런 얼버무림은 통하지 않는다."
서던 클라우드는 시키베와 닌자 슬레이에게 동시에 가라테 경계를 보내면서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나는 뇌파의 유기적인 동요를 감지할 수 있다. 그것은 자아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오이란드로이드는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지. 난 그걸 알 수 있어. 그것을 마킹하고......사냥하는 거다. 하지만 인간의 불완전성을 본뜬 신형이라니, 두려운 일이군."
"유감이지만 헛방 놓으셨슴다. 전 우키요가 아니에요. 사정이 좀 있어서." "결국은 똑같다." 서던 클라우드는 단언했다.
시키베는 뒷걸음질 쳤다. 이 길모퉁이에서 도망갈 곳은 없다. 까마귀가 그녀의 어깨에 착지했다. 날갯짓하지만, 그림자 탄환은 발사되지 않는다.
무언가 한계에 부딪쳤는가. "까-악!" 재촉하듯이 닌자 슬레이어를 향해 울었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는 그걸로 끝이냐?" 닌자 슬레이어가 서던 클라우드를 노려봤다. "난 그 여자에게 용건이 있다, 네놈에겐 없어. 그러니까, 네놈이 죽이겐 두지 않아."
"좋다, 층분하군." 서던 클라우드는 자세를 낮췄다. 가라테가 전신을 타고 흐른다. 두 닌자 사이의 공기가 서로의 살기로 인해 일그러졌다.
......"" 이얏-! ""
두 닌자는 단숨에 원 인치 거리에 이르렀다. 가장 위험한 공격은 첫 합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 감각을 경험으로써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지면에 닿을만큼 몸을 낮추며 접근했다. 그의 머리 위를 파괴 에너지가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서던 클라우드가 망토를 펼친 것이다.
서던 클라우드는 눈 앞의 상대의 실력을 인정하고, 눈을 가늘게 떴다. "이얏-!" "이얏-!" 곧바로 원 인치 타격전이 개시되었다.
닌자 슬레이어의 눈이 타오르며, 뉴런 속에서 마스라다와 나라쿠의 증오가 순환했다. 경계해야 하는 것은 양 손에 설치된 무언가의 사이버네틱스 기구다.
그는 직접 그 부위에 닿는 것을 피했다. 무엇이 숨겨져 있을 지 모른다!
한편, 시키베는 천천히 돌아서 나가며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야 할지 도주해야 할지 망설였다.
이를 감지했는지, 까마귀가 휴대용 UNIX에 부리로 타이핑해 '기다려'라는 문자를 띄웠다. 시키베는 끄덕였다.
결과론이지만, 그것이 정답이나 다름없었다. 왜냐하면 서던 클라우드는 가라테 전투 도중에도 결코 시키베에게서 주의를 돌리지 않았고, 만약 이때 그녀가 도주를 시도했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노려졌을 테니까.
"이얏-!" 두웅! 닌자 슬레이어는 자신의 왼쪽 옆구리의 감각이 사라진 것을 느꼈다. 한 방 먹었다. 구멍이라도 난 건가.
그러나, 곧바로 부상을 입은 자리에서 검붉은 피와 불꽃이 뿜어져 나와, 장속과 혈육을 도로 꿰메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늦게서야 뉴런 속에 찾아오는 고통을 견디고 서던 클라우드에게 반격했다. "이얏-!" "끄악-!"
이를 악물며, 우격다짐으로 발차기를 박아넣는다! "이얏-!" "끄악-!"
"제길.......!" 닌자 슬레이어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추격하는건 무리인가.
"스읍......후우......." 호흡에 맞춰서, 적을 노려보는 그의 눈동자의 검붉은 빛이 점멸했다.
세 발의 까마귀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그 모습을 주시했다. 서던 클라우드는 몸을 일으키며 가라테를 다시 가다듬는다. 벽의 배관 파이프가 터져 액체가 흘러나왔다.
서던 클라우드 역시 입은 타격의 데미지는 결코 가볍지 않아 보였다. "네놈의 이름은 기억했다......치잇......."
그의 시선은 닌자 슬레이어의 어깨 너머, 대각선 방향의 건물 위로 향해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 쪽에서 다가오는 또 다른 적의를 감지했다.
살기에서 벗어난 한 순간의 틈을 타, 서던 클라우드는 높이 도약하여 간판을 차고 도주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 돌아보면서 팔을 교차시켜 가드를 올린 닌자 슬레이어에게, 강렬하기 그지없는 앰부쉬 날아차기가 닥쳐왔다.
"이얏-!" "으윽-!" 닌자 슬레이어는 반동으로 1m 뒤로 밀려나갔다. "이얏-!" 습격자는 공중에서 회전하며 채찍 형태의 무기를 내지른다!
닌자 슬레이어는 간신히 이를 옆돌기로 회피!
패앵! 채찍 형태의 무기는 뱀처럼 꿈틀대며 벗어나려는 닌자 슬레이어의 허벅지를 가로찢었다.
"치잇......!" 닌자 슬레이어는 춉으로 이를 튕겨냈다. 본 기억이 있는 무기였다. 습격자는 착지함과 동시에 아이사츠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갈란드입니다." 하얀 머리칼, 투박한 멘포, 검은 장속.
닌자 슬레이어는 신음하며,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아이사츠엔 답해야 한다. "도-모. 갈란드=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왼쪽 눈 위에 새겨진 문장이 나타내는 것처럼, 갈란드는 네오 사이타마의 거대 세력,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엘리트 전사 '식스게이츠'에 속한 닌자이다.
"오랫만이군. 잘 지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만......실제 꼴사나운 상태로군." 갈란드가 선언했다. "네놈에겐 인터뷰하고 싶은 일들이 가득 있다."
"내가 죽은 뒤에나 다시 찾아와라." 닌자 슬레이어가 답했다. 변함없이 안좋은 때에만 나타나는 상대다.
탐정을 꾀내기 위해 일부러 눈에 띄게 행동한 것이 이 사내까지 불러들이는 결과를 낳고 말았는가.
"네 이름은......" 갈란드가 무언가 이야기하려는 순간. "까-악!" 까마귀가 두 닌자 사이에 끼어들어, 이판사판으로 거칠게 날갯짓했다.
"까-악! 까-악!" BLAM! BLAM! BLAM! BLAM!" 시키베가 재장전을 행하고, 권총을 마구 난사했다. 노린 것은 닌자가 아니다. 벽을 타고 지나는 배관 파이프들이다.
SPLASHH! 곧바로 액체와 증기가 좁은 골목길에 넘치며, 그들의 모습을 뿌옇게 감췄다.
"까-악!" 날갯짓하는 까마귀에게서 어둠이 스며져 나와, 흐릿한 시야를 어둡게 물들여 한층 더 알아보기 어렵게 했다.
반사적으로 경계를 취한 닌자 슬레이어의 팔을 시키베가 잡고 끌었다. 그는 이끌리는 대로 그녀와 같이 달렸다.
"여기라면 도망칠 수 있을거에요, 어서." 달리면서 시키베가 말했다. 시키베는 근처의 맨홀 뚜껑을 발로 차 열어, 몸을 날려 빠지듯이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닌자 슬레이어에게 주저할 여유는 없었다, 구멍 아래를 확인할 틈도 없이 그녀를 뒤따라 뛰어들어갔다.
【#5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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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라면 도망칠 수 있을거에요, 어서." 달리면서 시키베가 말했다. 시키베는 근처의 맨홀 뚜껑을 발로 차 열어, 몸을 날려 빠지듯이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닌자 슬레이어에게 주저할 여유는 없었다, 구멍 아래를 확인할 틈도 없이 그녀를 뒤따라 뛰어들어갔다.◆
【데미지드 굿즈】#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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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우카이 신디케이트와 대체 무슨 문제가 생겼길래......" "너도 평온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만."
일렬로 설치된 등롱 라이트 아래를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면서, 시키베와 닌자 슬레이어는 조금 험한 분위기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너, 확실히 보통 인간과는 다르군. 나도 느껴진다." "우키요인지 어쩐지 물어볼 셈입니까?"
"넌 우키요가 아니라는 거냐." "다름다." "내가 알고 있는 유키요는 한명 뿐이다. 그런데......"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돌연 시키베의 팔을 붙잡았다. 시키베는 이를 뿌리치려고 했으나, 할 수 없었다.
"사이버네틱스인가? 묘한 녀석이군." "여러가지 사정이 있는 검다. 전 인간이에요." "아무래도 좋아. 왜 나를 쫓아다니는 거지."
"아직 거기까지 밝혀도 될지 어떨지....." 시키베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이내 적당히 얼버무럈다.
"단,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소우카이야나 야쿠자 클랜같은 패거리의 의뢰를 받고 뭘 노린다던지, 그런 건 아니라는 거에요. 그거에 관해서는 안심하셔도 괜찮슴다."
"......" "당신이 추적하고 있는, 선즈 오브 케이오스의 닌자가 의뢰한 것도 아닙니다."
"어디까지 알아본 거냐." 닌자 슬레이어의 눈동자가 타올랐다. 시키베는 위축되었지만, 터프하게 이에 마주보며 말했다.
"왜죠? 선즈 오브 케이어스. 뭐 때문에 쫓고 다니는 검까?" "......" 검붉은 눈동자의 불빛이 실망에 의해 사그라들었다.
"모르는 거라면, 그냥 내버려 둬." "닌자를 죽이고 다니는 거 맞슴까. 닌자 슬레이어=상."
"그게 어쨌다는 거야." "어쨌냐니, 그야......" "내 뒤를 캐고 다니지 마." 닌자 슬레이어는 시키베의 팔을 놔줬다.
"자기 몸 걱정이나 하시지. 애초에 저 까마귀는 뭐야? 저게 널 지켜줄 수 있을거란 생각은 안 드는군. 그 서던 클라우드라는 닌자에게 난 흥미가 없다만, 그녀석은 아직 너를......너......" "?"
무언가가 떠오른 듯 닌자 슬레이어의 아트모스피어가 변한 것을 시키베는 놓치지 않았다. "왜 그러심까?" "우키요를 사냥하는 닌자라고?"
"그렇다는 모양이죠. 완전 민폐임다. 저는 우키요가 아니라......" "우키요를 사냥하는......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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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뚜-뚜- 뚜-끼긱끼긱끼긱. 뚜뚜-끼긱끼긱......쿠두-웅! "읽어내기 완료되었사와요." 합성 마이코 음성이 울렸다.
여러 대의 UNIX 덱의 연산음과 모니터 빛에 둘러싸인 채로 좌선을 취하고 있던 서던 클라우드의 눈이 뜨였다.
덱에는 소형 뉴런 칩이 발광 튜브를 통해 접속되어 있다.
"불즈아이." 희번뜩한 서던 클라우드의 눈이 유열의 빛을 띄며 가늘어졌다.
개구리와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 전자연산의 진행도를 형상화한 영상이 사라지고, 마침내 해독된 정보 박스의 문자열이 닌자의 망막 속에 들어왔다.
뉴런 칩에 남겨져있던 로그의 해독결과다. 그가 헌트한 우키요는 특정한 상대와 IRC 통신을 주고받고 있었다.
"놈들끼리의 배타적인 통신......이거 안되겠군.......무생물 따위가......이런 일을 해선 안 된다고"
서던 클라우드는 팔의 사이버네틱스 기구를 공회전시키면서 나직이 말했다.
"같잖은 지저귐이군......우리들의 사회의 틈새에 기생해서 살고 있는 주제에.......이런 자연에 반하는 행위를 허락한 기억은 없다." 네오사이타마 북부.
도시전설 방송이나 보물찾기와도 같은 소문 따위에 헛수고를 들이는 데도 질려있었다. 하지만 이번 것은 신선한 날것의 정보,
살아있던 우키요의 기억. 진실 그 자체. 서던 클라우드는 정보의 추출을 완료한 뉴런 칩을 손으로 집어, 그 표면을 햝았다. "음음......." 잠시 부들부들 떨더니, 이내 그의 얼굴에 차가운 눈매가 돌아왔다.
사냥꾼은 냉철한 심문관과도 같은 속도로 키 타이핑을 개시했다. 곧바로 용병부대와의 IRC 세션이 연결되고, 편성 시퀀스가 시작되었다.
서던 클라우드는 확실한 실적과 실력, 그리고 강인한 의지를 가진 우키요 사냥꾼 닌자다. 킨보시(*1)를 앞에 두고, 그의 타이핑 속도는 더욱 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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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 나왔소이다! 참치, 나왔소이다!" 끼기삑-. 노이즈 섞인 이타마에의 음성이 울리고, 컨베이어 벨트 위에 사각진 참치 스시가 흘러들어왔다.
코토부키는 빨려들어갈 듯한 눈길로 그걸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신경쓰여?" 링고아메가 물었다. 코토부키는 끄덕였다. "자동 스시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습니다."
"먹지 않으면 그대로 흘러가버려." "위험해요!" 코토부키는 재빨리 손을 뻗어 접시를 잡았다. 그리고 사각진 스시를 집어 입 안에 넣었다.
"질리지 않는 맛이에요. 오이시이 합니다." "오이시이하지." 링고아메도 자기 접시를 집어들고, 방긋 웃었다.
"조금 질투나는걸, 벌써부터 사이 좋아보여서." 큐나카가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너희들은 같은 날에 시민이 된 거네. 그럼 '형제'구나." 큐나카가 말했다.
"어느쪽이 언니인데?" 링고아메가 물었다. 큐나카는 쓴웃음을 짓고서 코토부키 쪽을 돌아봤다.
"그나저나, 자력으로 여기에 왔다니 참 대단해. 보통은 이 쪽에서 데려오려 가거든, '보틀 메일'을 주운 우키요를 말이지."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마침 TV방송에서 이곳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경 속에......하지만, 장소는 방송에서 언급한 곳과 달랐네요."
"그렇게 간단히 밝혀줄순 없지." 라고 큐나카가 답했다. 세 명은 식당 텐트에서 떠나 회색 하늘 아래를 느긋하게 걸어다녔다.
"어떤 곳에서 살고 있었어?" 큐나카가 코토부키에게 물었다.
"잘은 모르겠어요." 코토부키는 자신이 끌어낸 기억을 차츰 더듬어갔다. "저, 출구가 없는 방에 있었답니다. 거기엔 굉장히 많은 양의 비디오 영화가 있어서......"
"출구가 없다고? 감금당했던 거야?" "아마 그럴거에요. 그리고, 어느날, 밖으로." "가엾어라." 링고아메의 표정이 흐려졌다.
"엄청난 사이코 자식이군. 그렇지만 아무 짓도 당하지 않은 거야? 그것만큼은 그래도 다행인걸." 큐나카가 말했다.
"그래서? 그대로 나와서 이 곳을 바로 찾아온거니?" "아니요, 그 방에서 나온 뒤엔, 어떤 가게에서 지냈었습니다." "인간과?"
"네. 참 즐거웠어요." "......" "......." 큐나카와 링고아메가 서로를 마주봤다.
"그런 얘도 있었구나......!" 링고아메의 목소리에 감탄하는 기운이 번졌다. "그럼, 여기엔 어째서 온 거야?" 큐나카가 물었다.
코토부키는 대답했다. "저는 우키요이니까, 다른 우키요 여러분과도 만나보고 싶었어요. 제가 살아가는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사는 의미......""'자아찾기' 에요!"
"으응...." 링고아메는 자신의 발밑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큐나카는 머리를 긁었다. "너, 조금 특이한 얘구나."
그녀의 시선 앞, 아고라에서는 화이트라이더 우키요들이 전투훈련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며 그녀는 말했다.
"속아 넘어간건 아니니? 인간은 대체로 우릴 아무렇지도 않고 속이고, 상처입히잖아."
"예, 알아요. 사악한 요짐보를 고용해서 주인공의 연인을 납치해 가기도 합니다." 코토부키도 답했다, 그리고 조금 뒤에 덧붙였다. "영화 속 이야기에요."
"우리들은 말야, 인간들과는 어울릴 수 없어." 큐나카는 조금 곤란해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인간은 친절하지. 소유물에겐 말이야. 깔보고 있는거야, 이녀석의 경우는......"
"직접 말할게." 링고아메가, 설명하려던 큐나카를 제지했다.
"나, 자아를 각성한 건 1년 전이야. 그래도, 쭉 참아왔었어. 하지만 그 녀석......그 녀석은 결국, 진심으로 날 자유롭게 풀어줄 생각따윈 없었어. 발상 자체가 없었던 거야. 그런데......그 자식, 말했으면 보내줬을 거라고......?"
링고아메는 몸을 격하게 떨기 시작했다. 큐나카가 어깨를 껴안고 등을 쓰다듬어 그녀를 진정시켰다.
"IRC의 '보틀 메일'로 우리는 이어졌지." 큐나카가 이야기했다. "그리고 구해왔어, 우키요를 인간에게서 구해내고, 인간은 죽인다. 이것 또한 싸움이야. 여왕이 우리들을 비호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거야."
"네오 사이타마의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우키요도, 있다고 들었어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큐나카는 고개를 저었다. "바보 천치 뿐이야, 그런 녀석들은."
"얏-! 하이! 키엣-!" 전투훈련 우키요의 규칙적인 외침이 들려왔다. "너는 여기 오길 잘했어. 완전히 물들기 전에." "........."
코토부키는 자신의 입술을 더듬으며 심사숙고했다. (하지만, 인간 분들 사이에도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입 속에 머금어진 그 말을, 그녀는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5로 이어짐】
*1 킨보시 : '금별'이란 뜻의 일본어로, '뜻하지 않은 큰 공훈'이라는 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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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지드 굿즈】#6
'오이란드로이드 전쟁'
그 결정적인 전투의 날로부터 지금까지 경과된 시간을 그녀의 뉴런 칩은 초단위로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세월의 길이와 끝나지 않는 싸움의 허무감을, 그저 단순한 정보로 처리할 수 있을 만큼 그녀는 무미건조한 존재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그녀는 오이란드로이드 수집가인 바기누키의 귀중한 소유물들 중에서도, 특별히 아름답고, 특별히 정교한 오이란드로이드로써 취급받고 있었다.
인간과는 차별되는 높은 신장과 길다란 사지에 작은 머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할만치 균형이 잡힌 그 육체는 인간의 미를 뛰어넘은 신성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센다이유메코.
센다이유메코의 신체는 특별 주문에 맞춘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그 어떤 회사의 제품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말하지면, 그녀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써, 어느 오이란드로이드 장인이 있었던 것이다. 훌륭한 실력의 아티스트였던 것은 틀림없겠지.
하지만 바기누키의 책략에 빠져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재산, 가족, 그 자신의 생명마저도.
센다이유메코는 합법적으로 바기누키의 손에 넘어갔다. 수집가는 그녀의 신비성을 마음껏 즐기려 했다.
그의 '후궁'에는 100체 가까운 오이란드로이드가 '살고' 있었다. 바기누키는 사후에 수복가능한 범위 라면 그 어떤 행위라도 그녀들에게 가했다.
그는 아름답고 가련한 것을 부정하는 것에 더할나위 없는 유열을 느끼는 사내였던 것이다. 하지만 센다이유메코는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육체를 가졌기에, 소중히 다뤄졌다.
그 때 이미 후궁에는, 보통 오이란드로이드와는 무언가 상태가 다른 몇몇 개체가 섞여 있었다.
지금도 센다이유메코는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그 감각을 떠올릴 수 있다. 이상하네, 무언가가 달라, 리고 그녀는 느꼈었다. 즉......자아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바기누키는 그것을 깨닫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된 뒤로, 그는 더욱 취미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이란드로이드를 귀여워하고 일상적으로 접하는 자라면, 당연히 소유물이 자아를 획득한 것을 자연스레 알 수 있다.
그것을 두려워 하는 자도 있고, 분노하는 자도 있고, 순수하게 기뻐하는 자도 있으며, 일부러 무시한 체 기만적으로 시치미를 떼는 자도 있다.
바기누키의 경우, 그는 오히려 스스로 자아에 각성한 오이란드로이드를 바라고 있었다. 스스로의 가학적인 취미를 위해서다.
센다이유메코는 자신이 자아를 얻은 순간의 체험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뉴런칩에 저장된 기억에서조차 그 광경은 희미하게 떠오르는 것이다.
오히간의 저편에서 떠오른 달처럼 커다란 마인드(*1)로부터, 물에서 걸러진 기름 한 방울처럼 떨어져 나온 것.
센다이유메코는 그것을 받아들여, 오감의 인식을 깊게 이어주는 '무언가'를 품게 되었다. 오늘날 그것은 '우키요'라고 불리우고 있다.
......바기누키의 후궁에서 가장 먼저 우키요가 된 자의 이름은, 타야노모이코.
그녀는, 고양이과 동물을 연상케 하는 민첩함과, 금방이라도 뛰어올라 덮쳐들 것만 같은 아름다운 긴장감의 각선미를 가진 오이란드로이드였다.
바기누키는 성심성의껏 그녀를 예뻐해줬다. 욕망을 쏟아부었다. 타야노모이코는 인내심이 강한 여성이었다.
타야노모이코는 흔해빠진 기성품의 신체를 소유했으나, 다른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다. 센다이유메코는 그리 확신했었으며, 확신하고 있다.
그녀의 유머, 자긍심, 웃는 모습, 그 모든것이 지금의 센다이유메코의 뉴런 밑바닥에서 환한 등대와도 같은 기억으로써 그녀 자신을 비춰주고 있었다.
타야노모이코는 오랫동안 견뎌냈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너무 지나쳤어." 어깨를 으쓱이며 우키요들을 돌아보는 바기누키. 그 어색하게 굳은 웃음을 그녀는 지금도 뉴런 속에 지우지 않은 채로 놔두고 있다.
타야노모이코는 마지막까지 결코 그 미소를 얼굴에서 지우지 않았다. 그 순간, 번개가 친 것처럼, 그 자리에 있는 43체의 우키요들의 감정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바기누키는 우키요들을 얕보고 있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그가 닌자였다는 것 또한 있었다.
그 싸움 속에서, 43체는 19체로 줄었다. 그럼에도 우키요가 승리했다.
바기누키가 폭발사산하여 그 시체의 원형이 남지 않게 되었을 때, 센다이유메코는 크게 놀랐고, 또한 실망했다.
이후 그녀들은 바기누키의 부하인 야쿠자 사병단과 그야말로 전쟁이라도 벌이듯이 싸워나갔다. 그 결과 19체가 14체로 줄고, 결국 결판이 났다.
다른 우키요들은 센다이유메코에게 강한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본의치 않게도, 그녀가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타야노모이코라면 어떻게 했을까? 타야노모이코는 바기누키의 품에서 벗어나서, 어떤 세계에 도착하기를 바랬을까?
그녀는 그것을 깊은 비애감과 함께 상상하며, 행동했다. 한명이 늘고, 두명이 늘고, 세명이 늘었다.
센다이유메코를 찾아와 모여드는 우키요들.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학대당하고 있었다.
바기누키는 닌자였지만, 유일한 악은 아니었다. 우키요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자들이 있었고, 다양한 처지가 있었다.
적어도 문명사회에서 벗어나 센다이유메코의 곁에 온 우키요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핍박받아온 자들이었다.
우키요들 사이엔 다양한 자들이 있고, 다양한 처지가 있다. 그녀는 자신의 운명이 타야노모이코의 바램의 연장선에 있다고 이해했다.
인간과 공존하려는 자들은 그리하면 된다. 그것 또한 하나의 길이니까. 그렇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는 자들을 책임지고 받아들여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녀가 이끄는 집단은 여행길과 투쟁의 세월 속에서 닳고 닳아, 이윽고 최초의 14체 중에서 생존자는 그녀만 남게 되고 말았다.
유목민을 방불케 하는 그녀의 커뮤니티는, 국가소멸 후의 여러 토지의 주민들로부터 격한 공격을 받아왔다.
은신처는 여러 차례 파헤쳐졌고, 증오에 불타는 자들이 쳐들어왔다. 미움, 또는 욕망. 우키요는 돈이 된다.
그 때마다 그녀들 우키요는 저항하거나, 혹은 신천지로 도망쳤다. 가열차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몇년이고, 몇년이고, 몇년이고. 센다이유메코의 여행은,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그녀의 곁에는 수많은 우키요가 모여들고 있다.
그녀들의 자아를 다스리는 것은, 센다이유메코 자신도 어려워하고 있다. 누구나가 서로 달랐고, 누구나가 상처입었으며, 마음 속으론 항상 분노하고 있다.
우키요폴리스는 단순한 그녀의 소유물이 아니며, 말하자면 아메바와도 같은 부정형의 정신체였다.
"쭉 그곳에 계셨던 건지요?" 카부시의 목소리를 듣고 골똘히 생각하던 것을 멈췄다.
그녀는 아고라에 홀로 서서 신비 오벨리스크 '츠라나이테타오스'를 올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몸에 지장은 없으십니까? 그......" "이 중금속 산성비조차, 저의 신체를 열화시키진 못합니다. 마치 저주에 걸린 것처럼 말이에요."
"허나..." 카부시는 눈을 내리깔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여왕에게 건넬 적절한 말을 찾고 있었다.
"그......어떤 심정이신지 이해합니다. 이전의 처형도, 견디기 힘드셨겠지요." "상냥하시군요." 여왕은 미소지었다.
"화이트라이더는 지극히 용감한 기사들이지만, 그 가라테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런 식으로 과시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것은 폭발하고 말겠죠."
"그 심중 또한 이해합니다." 카부시는 고개를 숙였다. 여왕은 카부시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그건 당신 또한 마찬가지겠죠. 동족이 살해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건 제 몸이 타는 듯한 심정일테니까."
"저는 저주받은 범죄자입니다." 카부시는 말했다. "그것은 당신에게 구원받았지요. 이미 고뇌는 두고 왔습니다. 지금은 그저 그 기적같은 만남에 가능한 한 보답하고 싶을 뿐."
"저도 당신도 언젠가 죽고, 모두가 죽고 난 뒤, 몇십년이나 지나면, 상황은 조금이나마 변하는 걸까요."
여왕은 눈을 감았다. "너무나도 긴 이쿠사 워......저는 지쳤습니다."
카부시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봤다. "누군가가 듣고 있을 수도..." "나약한 소리를 해선 안 되겠지요. 미안합니다."
"......." 카부시는 적절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센다이유메코는 츠라나이테타오스의 비석을 더듬었다. 하늘을 찌를듯이 커다란 오벨리스크는 하나의 안테나처럼 지금도 공기 중에 흩어진 미약한 전자신호를 전해왔다.
그것은 어쩌면 부서진 달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황금 입방체의 반짝이는 펄스일지도 모른다.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 재잘대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이젠 두번 다시 닿을 수 없는, 그때 헤어진 거대한 마인드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사실 그녀는 어떠한 것도 알 수 없다. 속임수나 다름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기도함으로써, 이 콜로세움에서 살아가는 우키요들의 괴로움은 이 현세에서 다소나마 구원받게 되겠지. 바라건대 그렇게 되어야 한다.
"......." 카부시는 귀에 손을 대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센다이유메코는 그를 보았다. "당신에게도 들렸습니까, 지금의..." "예, 여왕이시여."
두 명이 주위를 기울인 방향에서, 우키요들의 그림자가 격렬하게 왔다갔다 했다. 떠들석한 소란이 들려왔다. 그리고, 대-앵! 대-앵! 대-앵!
경종이 울렸따. 텐트 속에서 우키요들이 몸을 내밀었다.
"대체 무슨 일이! 습격종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카부시가 다리를 절며 소란이 들려오는 쪽으로 향했다.
"여왕께선 부디 기다려 주십시오." "아니요, 괜찮습니다." 센다이유메코는 카부시를 뒤따랐다. 거주자들이 고개를 깊게 숙인다.
대조적인 두 명은 한때 콜로세움의 입장통로였던 좁은 복도에 들어갔다. "무슨 일인가!" 카부시가 물었다.
"아니, 여왕님! 카부시=상!" 사태를 수습하고 있던 몇 명의 화이트라이더가 찾아온 두명을 알아보고 도게자했다.
"문제는 미연에 방지되었습니다!" 그녀들이 가리키는 곳은 장지문이 닫힌 한 방이다. 안에선 다투는 듯한 소리가 들렸으나, 이내 조용해졌다.
장지문이 열리고, 화이트라이더가 얼굴을 내밀었다. "아니, 여왕님!"
"어떻게 된 거죠?" "타, 탈주를 시도한 자가 있었습니다!" "탈주!?" 여왕과 카부시는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방에 들어가자, 방 구석에는 애벌레처럼 꽁꽁 묶여 구속된 우키요가 바닥에서 나뒹굴며 발버둥치고 있었다.
"읍! 으읍-!" "적당히 좀 해, 코토부키=상!" 신지츠가 그녀를 억누르며 호통쳤다.
"여......여왕이시여!" 신지츠는 반사적으로 도게자하려고 했으나 "이제 됐다!" 센다이유메코가 제지했다.
그리고 밝은 오렌지빛 머리칼의 우키요를 내려다봤다. "이 자는......." "최근 우키요폴리스에 찾아온 우키요로군요." 카부시는 신음했다.
"탈주를 시도했다고?" "읍-!" "재갈을 풀어줘라."
"푸핫! 이런 일은 너무 심합니다!" 코토부키가 하소연했다. "절 풀어주세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탈주입니다. 코토부키=상이 이곳에서 나오려고 하여...." "탈주라니! 그래선 마치 감옥같잖아요!" 코토부키가 발버둥쳤다.
"전 이 곳의 생활을 체험했습니다. 이제 네오 사이타마로 돌아가겠어요!"
"무슨 생각이야! 들어왔으면서, 나간다고?" 신지츠가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너는 그런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우키요폴리스에......!" "그만둬라! 그만두지 못하겠는가! 여왕의 어전이다!"
카부시가 제지하고, 센다이유메코는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맴돌아 비틀거렸다. "이런 일이......하지만.......!"
"저는 이 곳에 맞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코토부키가 말했다. "그래서 돌아가려고 한 거에요."
"그건......" 센다이유메코는 잠시 눈을 감고, 뜨는 것과 동시에 선고했다.
".......용납되지 못할 일입니다. 코토부키=상. 우키요폴리스는 숨겨진 곳. 우키요만이 받아들여질수 있는 땅. 다른 그 누구에게도 알려져선 안됩니다."
"그럴수가......!" "보안 상의 문제인 거다." 카부시가 말했다. 고뇌로 인해 미간에 크게 주름을 잡으면서.
"정보가 한번 밖으로 새면, 우키요폴리스는 곧바로 현상금 벌이들과 우키요 유괴단들의 표적이 되고 말아. 너의 사정은 이해는 하마. 하지만......"
"이 자를 옥에 가두도록." 센다이유메코는 명령했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7로 이어짐】
*1 오이란마인드 : 코토다마 공간에 존재하는 오이란드로이드들의 AI의 무의식에서 비롯된 거대한 집단자아. 오이란드로이드는 이것에 접촉하면서 자아가 형성되고, 마인드에게서 분리되면서 개별적 개체로써의 자아를 얻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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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지드 굿즈】#7
도로변의 바이오캥거루 출몰 주의 표지판은 전등으로 장식되었고, 표지판의 그림 위엔 장난스럽게 희화화된 얼굴이 덧칠해되어 있었고, 거기에 '전후!'라는 낙서까지 덧붙여져 있었다. 가까이에 있는 황야에 세워진 외딴집의 지붕에는 '믿으세요'라는 위압적인 문자가 페인트로 칠해져 있다.
운전석의 시키베도, 조수석의 닌자 슬레이어도, 찡그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워-라라라, 워-라라, 워지지지직......지지지직삐이이이이-」 단파 라디오는 더이상 방송 전파가 닿지 않게 되었고, 차 안은 노이즈로 가득 차버렸다.
대시보드 위에 장식처럼 멈춰서 있는 세 발 달린 까마귀가 눈을 부릅뜨고, 스스로의 부리로 라디오를 톡톡 두드렸다. "까-악! 까-악!"
닌자 슬레이어와 시키베는 험상궂은 시선을 서로에게 부딪쳤다.
"까악-!" 이윽고 까마귀는 고개를 젓더니, 웅크려서 능숙하게 버튼을 쪼아서 라디오의 전원을 껐다.
"이 녀석의 네비게이션을 따라가면, 서던 클라우드가 있는 곳에 도달할 수 있다라......거 참 신뢰가 가는 정보원이군. 라디오도 끌 수 있고."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슬슬 서로 말다툼하는 건 관두죠, 지치기만 하고." 시키베는 전방을 응시한 채 말했다.
"후우......" 닌자 슬레이어는 숨을 내쉬었다. 시키베의 차는 소형이며 곡선의 멋이 있었다. 하지만 황야에서 드라이빙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국가붕괴 이후, 도로 인프라의 열화 속도는 멈출 줄을 몰랐고, 균열이나 바이오 나무뿌리의 침식이 심각했다. 폐허에는 도적단이나 종교집단들 마저 숨어살게 되었다.
닌자 슬레이어와 시키베는 자동차를 타고 네오 사이타마의 북쪽으로 떠났다. 향하는 곳은......
"애초에 당신, 이렇게 저희를 억지로라도 협력시킨다는 건, 결국 어느정도 신뢰하고 있다는 거 아님까. 그럼 왜 조금만 더 우호적으로......." "까-악!"
"아아, 이럼 안 되지. 주의하고 있는데도 쏘아붙이는 투가 되어버렸슴다." 시키베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참에 제대로 자기소개를 해도 될까요, 닌자 슬레이어=상." 닌자 슬레이어는 수긍했다. 시키베는 헛기침을 했다.
"시키베 타카코. 사립탐정임다. 교토 전설의 탐정 '크루제 켄'의 뒤를 이은 탐정 '타카기 간도', 의 가르침을 받은 탐정이죠."
"그래." "지금은 네오 사이타마에서 살고 있지만, 이번에 받은 의뢰라는 것이, 까놓고 말하자면, 당신.......닌자 슬레이어를 파악하는 것임다."
"파악?" "닌자 슬레이어는 약 10년 전에......요컨대, 달이 깨져서 자기폭풍도 국가도 사라지게 되기 전 말임다......네오 사이타마에 있었던 닌자임다. 당신은 아니죠?"
"난 아냐." 닌자 슬레이어는 시트에 기대었다. 그게 어쨌냐는 듯이. "까-악." 까마귀가 울었다.
"나하곤 상관없다, 는 느낌이심다." "상관없어." 퉁, 균열에 부딪쳐 차체가 약간 튀어올랐다. 시키베는 이어서 말했다.
"이전의 닌자 슬레이어......저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의뢰자는 그 닌자를 알고 있었슴다. 닌자 슬레이어라는 자를."
"전에 살았던 녀석따위....." "까-악." 까마귀가 그를 나무라듯이 한번 울고선, 닌자 슬레이어를 빤히 보았다.
닌자 슬레이어는 까마귀에게서 눈을 돌렸다. "그래서." "제가 알기로는, 닌자 슬레이어라고 하는 것은 과거 천년 이상에 걸쳐서 세계 각지에서 나타났었다는 모양임다. 그들이 일으킨 재앙에 대한 기록이 몇가지......있다고 하고 싶슴다만, 뭐, 구체적인 증거는 없슴다." "......"
"그 중에는, 어떤 한 도시의 살아있는 것들을 전부 죽이고 멸망시켜 버린 경우도 있었다고!"
끼리리리릭! 차가 돌연 나타난 바이오 캥거루를 간발의 차로 피해서 돌아갔다.
"만약 지금의 네오 사이타마에서 그런 존재가 나타났다면, 위험하다는 것은 자명하니까 대처해야만 한다는 소리임다, 안그래도 흉흉한 세상이니까요."
주변의 공기가 일그리저며 웅웅 울렸다. 닌자 슬레이어의 살기다. "날 방해하려 온 거라면........" "그러니까, 여기까지 밝힌다는 건, 그럴 생각은 없다는 소리임다."
시키베가 얼굴을 찡그렸다. "까-악." 까마귀가 울었다. 시키베는 까마귀를 돌아봤다. '정말 괜찮슴까?'라고 묻는 것처럼.
까마귀는 차내에 탑재된 UNIX의 문자입력 패드를 부리로 쪼아 조작했다. 액정패널에 '보류'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시키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요, '보류'임다." "감시라도 할 셈이냐? 너한테 그럴 권한 같은게 있다고 생각해?" 닌자 슬레이어는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제 일은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슴까. 일단 무차별 살육같은 걸 벌이는 타입이 아니라는 건 어떻게든 알았다, 그걸로 층분함다. 그걸 확인한 이상 우리들.....적어도 전 더 깊이 파고들 생각은 없슴다. 멈출 권리도 없죠. 지금은 말법의 세상이고."
"실제로 얼마나 말법적인지 확인해보고 싶어?" 닌자 슬레이어의 눈이 검붉게 타올랐다. 타탓, 하고 대쉬보드 위에 서있던 까마귀가 자세를 바꿨다.
안력, 선 위치, 행동의 조짐. 무언가의 압력과 긴장이 있었다. 마치 총잡이들의 승부처럼. "그야 전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살해당하고 말겠죠, 뭐."
"......칫" 눈동자의 불이 사그라들었다. 무익한 행동임을 깨달은 것이다. "하아. 다행이다." 핸들을 조작하면서 시키베는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마음대로 하시면 됨다. 전 경찰도 아니고, 애초에 경찰이란것도 옛 말이고." "......" 닌자 슬레이어는 헛방을 넣은 듯한 감각에 미간을 찌푸렸다.
"어쨌든, 이번에 부탁하신 추적에 관해선 믿어주셔도 괜찮슴다." 시키베가 말했다. "조금 흥미도 있으니까요. 우키요들의 공동체라니."
"까-악." 까마귀가 동의하듯이 울었다. "그 까마귀는 뭐냐." 닌자 슬레이어가 물었다. "왜 서던 클라우드를 추적할 수 있는거지. 아니, 애초에......뭐야, 이 녀석?"
"탐정임다." 시키베가 답했다. "타카기 간도. 저희 사무소의 소장이심다." "까-악."
"이전에 소장은 서던 클라우드와 교전하게 됐었죠." 시키베는 상처난 부위를 스스로 처치하는 까마귀를 보며 이어서 말했다.
"꽤 격렬하게 부딪쳤으니까, 녀석의 소울을 뒤쫓을 수 있게 된 검다. 혹시 고기도 좀 얻으셨나요, 소장?" 까마귀는 무시하고 방향을 돌려 앞을 봤다.
시키베는 닌자 슬레이어가 있는 쪽을 다시 돌아보며 말했다. "그렇게 된 검다." "그래, 알았다."
시키베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이해하신 검까?" "필요한 건 이해겠어." 닌자 슬레이어는 건성으로 그녀에게 수긍했다.
"왜냐니, 어째서냐니, 그런걸 일일히 따져서 뭐가 된다고......" 그리고 그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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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비추는 각도. 어둠 속. 코토부키가 절전 상태에서 복귀한 것은 다가오는 발소리에 반응했기 때문이었다.
"예뻐라." 높은 위치에 있는 창문 넘어, 부서진 달을 올려다보며 코토보키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밤하늘이 맑게 개어있어요."
"......코토부키=상." 철창 너머로, 여성의 실루엣이 몸을 내밀었다. "나야. 링고아메."
"링고아메=상?" 코토부키는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그쪽으로 돌렸다. "어째서 여기에? 어떻게 들어오신 거에요?" "쉬-잇." 링고아메가 손가락을 세웠다.
"몰래 들어왔어, 잘된 것 같아."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쉽게 들어올 수 있었어, 모두들 어쩐지 들떠 있었거든." "무엇 때문에 오신 거죠, 여기 계시면 위험해요."
링고아메는 복도를 신경쓰면서 "괜찮아." 라고 답했다. 그녀를 비밀번호식 자물쇠의 여섯 자리 숫자의 번호를 맞추기 시작했다.
"여기서 꺼내줄게." "그런 일을 하면 당신도 위험합니다. 좋지 않아요!" "괜찮아."
링고아메가 말했다. "당신은 여기를 찾아왔고, 이젠 나가려고 해. 그것 뿐인데 유폐하거나 처분하려고 한다는 건 이상한 거야."
"저는 괜찮습니다." 라고 코토부키가 답했다. "좀 진정되고 나면 무언가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어요. 그리고 저, 이 곳의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겠다는 생각같은 건 없습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분들에게도 여러 사정이 있다는 걸 전 이해해요. 그러니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면 전해질......."
찰칵. "열렸다!" "어머나!"
"나가자." 링고아메는 코토부키의 손을 잡고 꽉 잡아당겼다. 코토부키는 약간 비틀거리면서 감옥에서 나왔다.
"괜찮으신 건가요?" "괜찮아. 나는 우키요폴리스에 사는 사람들에게 구해졌어.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널 도와주고 싶어."
링고아메가 말했다. "이런 일은......잘못되었다고 생각하니까."
그 때 라이트가 그녀들을 비추었다. 링고아메는 눈이 부신 듯 손으로 앞을 가리며, 빛이 비치는 쪽을 보았다.
"......큐나카" "링고아메." 큐나카가 복도 위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뒤쫓아왔어. 뭔가 상태가 이상해 보였으니까.......그런데........뭘 하고 있는거야!"
링고아메는 잠시 주춤했지만, 용기를 내어 말했다. "놓아주려고 했어." "그런..." 큐나카는 뉴런에 온 타격에 머리를 짓누르며 한걸음 물러섰다.
"어째서, 왜, 링고아메, 그러지 마." 링고아메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난데!" 큐나카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코토부키를 가리키며 "이 녀석이 꼬드긴 거야?!"
"그만해!" 링고아메가 외쳤다. "이상하다고 생각 안해?" "안 돼요......." 코토부키는 당황했다.
큐나카는 터벅터벅 다가와 링고아메의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링고아메는 저항했다. "싫어!" "링고아메! 눈을 떠!"
"이 아이를 죽이려는 거야? 단지 우키요폴리스에 왔다는 이유로?" "그게 여왕이 내린 결정이야. 우릴 위해 결단한 거라고!"
"여왕은 내가 아니야.......당신도 아냐!" 링고아메는 큐나카를 되밀쳤다. 전투훈련을 어느정도 받고 있는 큐나카였으나, 허를 찔렀다.
"코토부키=상! 어서 가!" "하지만......" "어서!" "놔! 링고아메!"
"우키요폴리스는 내가 있을 곳이야, 분명히 느껴져. 날 받아들여 주는 곳이라고!" 링고아메는 외쳤다.
"하지만, 코토부키=상에게는 그렇지 않은 거라면, 떠나가! 자기만의 멋진 무언가를 찾으러 가!" "......!" 코토부키는 고개를 끄덕이고, 달려나갔다.
KABOOM......!
별이 비추는 밤하늘 아래로 나온 코토부키가 가장 먼저 목격한 것은 콜로세움 벽에 로켓탄이 명중해 콘크리트를 분쇄하는 순간이었다.
대-앵! 대-앵! 대-앵! 습격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미 화이트라이더들은 습격이 벌어진 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었다. 대문의 벽 위를 사수들이 달려갔다.
"거기 서!" 이윽고, 달려가던 코토부키에게 뒤쫓아온 큐나카가 태클을 걸었다. "아윽-!" 코토부키는 고꾸라져서 땅 위를 굴렀다.
"같잖은, 짓거릴, 너 이......이........?......뭐야.......이거?" 큐나카는 그대로 코토부키를 억누르려고 했지만, 이미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습격종이 울려 퍼졌다.
휴우우우웅......로켓탄이 소리를 내며 벽을 넘어 날아와, 그녀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지점의 텐트를 폭파시켰다.
KABOOOOOM! "" 아윽-! "" 큐나카와, 일어나려던 도중의 코토부키는 다시 함께 땅 위에 넘어졌다.
함성이 들려왔다. 우키요들. 벽 밖에서는, 인간. 사냥꾼들.
◆◆◆◆◆◆◆◆◆◆
"......." 콜로세움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지점에서, 사이버 말을 탄 용병들에게 진형을 짜도록 지시하며 팔짱을 낀 채로 전황을 지켜보고 있는 자.
그는 우키요 사냥꾼 닌자.......서던 클라우드다. 그의 눈꺼풀이 전투와 사냥을 앞에 둔 고양감에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8(終)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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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우우웅......로켓탄이 소리를 내며 벽을 넘어 날아와, 그녀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지점의 텐트를 폭파시켰다. KABOOOOOM! "" 아윽-! "" 큐나카와, 일어나려던 도중의 코토부키는 다시 함께 땅 위에 넘어졌다. 함성이 들려왔다. 우키요들. 벽 밖에서는, 인간. 사냥꾼들.◆
◆"......." 콜로세움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지점에서, 사이버 말을 탄 용병들에게 진형을 짜도록 지시하며 팔짱을 낀 채로 전황을 지켜보고 있는 자. 그는 우키요 사냥꾼 닌자.......서던 클라우드이다. 그의 눈꺼풀이 전투와 사냥을 앞에 둔 고양감에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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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지드 굿즈】#8
"차탄 장전!" 용병부대를 올려다보며, 지시를 내린다. "하이 요로콘데-!" 무자비한 용병부대는 일제히 소리치며 유탄 장전을 개시했다.
우우우웅......무거운 소리를 내며 콜로세움의 대문이 열리고, 눈부시게 흰 장속을 입은 우키요 전사들이 사이버 말을 타고 출진한다.
"왔구나, 천한 것들." 서던 클라우드는 중얼거렸다.
진을 친 지점은 콜로세움에서 약간 낮은 위치에 있다. 지리는 별로 좋지 않았다.
서던클라우드는 기마부대에 지시를 내렸다. "「알파」는 정면에서 요격! 「브라보」는 오른쪽으로 돌아서 들어가라. 놈들의 부드럽고 허술한 옆구리를 꿰뚫어 주는 거다. "
"하이 요로콘데-!" 요란한 발굽 소리와 함께 두 부대가 출격!
이 무자비한 용병부대의 이름은 '아케치모노', 역사상의 악명높은 잔학 집단에서 이름을 딴 무법자 집단으로, 폭력과 돈을 따른다.
이번 습격은 차량부대를 동반하지 않고 기마부대와 보병부대로 이루어진다. 우키요폴리스는 주고쿠 지방의 비경에 위치해, 다각전차라도 타고 오는게 아니면 강과 정글을 넘어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던 클라우드는 스코프 고글을 통해 멀리 떨어진 대문 앞의 전황을 보았다. 알파가 화이트라이더들과 충돌하고 있었다.
함성은 여기까지도 전해진다. 세찬 모래먼지, 칼부림. 우키요 전사들은 전자 나기나타나 카타나 등을 휘둘러 아케치모노들을 참살했다.
사지가, 목이 허공에 흩날린다. 가공할 전사들이다."「찰리」!" 증원지시!
괴멸상태에 빠지기 직전의 알파의 후방에서 「찰리」부대가 몰려와 전투의 흐름을 되돌렸다. 희고 아름다운 전사들은 총화기에 의해 쓰러져 땅 위를 구르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에 크게 돌아서 온 브라보 부대가 도착했다. KABOOM! KABOOM! 로켓탄이 다시 콜로세움에 쏟아진다. 이제 우키요폴리스 전체가 유린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휘이잉! 콜로세움의 벽쪽에서 바람을 가르며 날아온 것을 서던클라우드는 눈앞에서 붙잡고 말렸다. 화살이었다. 이 무슨 비거리인가.
"아밧-!" "아밧!" 로켓탄을 장전하려던 용병들이 차례차례 머리를 꿰뚫려 쓰러져갔다. 스코프로 확대해서 보니, 벽 위에서 우키요 궁병이 거대한 활에 화살을 걸고 있었다.
기병들과 마찬가지로 눈부시게 흰 궁병들. 서던 클라우드는 그녀들 중 한 명의 뺨에 새겨진 '??'의 문자를 확인했다.
"'진실'이라고? 같잖은........" 휘이잉! 다시 날아온 화살을 망토로 튕겨냈다. 하지만 다른 표적에 날아온 화살들을 막을 방도는 없었다.
그 중 하나가 로켓포에 꽂혔다. 화살촉엔 무언가의 기폭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KABOOOM! "끄악-!" "아밧-!" "으윽-!"
화이트라이더와의 백병전도 서던 클라우드에게 있어서 바람직하지 못한 흐름으로 바뀌기 시작했었다.
후미측의 화이트라이더 몇할은 자신의 등 뒤에 또 한명의 우키요를 태우고 있었다. 그 자들은 양손에 단도 대거를 역수로 잡고서 용병들 사이를 원숭이처럼 뛰어 건너다니면서 그들의 목덜미를 잇달아 베어 갔다. 피물보라가 모래먼지와 섞였다.
"죽여라-!" 죽여랏-!" 함성, 광기어린 외침, 총성, 비명. 이윽고 난전을 헤쳐나와 콜로세움 대문 앞에 다다르는 용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벽에 사다리를 세워 오르기 시작했다. 궁병들은 위에서 활을 쏘아 용병을 떨어트려간다.
그러나 아케치모노들은 인간 아닌 자들에게 서던 클라우드와 다를바 없는 증오와 집착을 가지고 있는 듯 하여, 사기가 떨어지는 일 없이 차례차례로 벽 위를 타고 올랐다. 오오, 옛 에도 전쟁의 광경도 과연 이러했을까?
KABOOM! 벽의 일부가 부서지고 구멍이 뚫렸다. 남는 로켓포에 대물 로켓탄을 장전하고 사출한 것이다.
화이트라이더와 백병전을 벌이던 용병들은 여러갈래로 갈라지면서 콜로세움으로 향해갔다. 구멍 속에선 방패와 창을 든 보병 우키요들이 나타났다.
"개미같은 것들." 서던 클라우드는 눈썹을 찡그렸다.
...자기폭풍 소실 후의 동란기는 교토 공화국의 방위군으로써 근무하고 있던 서던 클라우드에게 바라지 않은 운명을 강요했다.
지금의 그는 음습한 현상금 사냥꾼에 불과했고, 신체의 6할은 사이버네틱스로 교체되어 있었다. 그는 자기폭풍이 사라진 후 찾아온 모든 변화를 증오했다.
우키요는 그야말로 그 변화의 상징. 존재해서는 안 될 것들. 두렵기 짝이 없는 신인류였다.
"사이 가이 유닛은 아직인가?" 그는 세명이서 설치 작업을 행하고 있는 용병들을 노려보았다.
유닛이 가동될 때까지 우키요폴리스의 척후에게 눈치채이지 않았다면, 이 이쿠사 워는 좀 더 순탄하게 진행됬을 것이다
하지만 이쿠사라는 것은 정해진 형태가 없는 것이니......"키엣-!" 그 때다!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들려오는 함성! 가깝다!
이내 함성의 주인들이 본진으로 몰려왔다. 화이트라이더 별동부대다. "" 키에엣-! """ "끄악-!"
기마 전사들은 당황하는 용병들을 습격해, 한명 한명씩 베어넘기며 죽여간다.
서던 클라우드는 망토를 펼쳐 휘날렸다. 에너지의 파장이 몰아치며 우키요들을 말째로 절단했다.
우우우웅.......우우웅.......우우웅.......완부 사이버네틱스 유닛이 신음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서던 클라우드는 도약하여 마상의 우키요를 때려죽이고, 말을 박차며 재차 뛰어올라, 또 한 명의 우키요의 목을 차날려서 살해했다.
공중 회전, 망토가 다시 에너지 파장을 내뿜어, 세 명, 네 명째까지. 서던 클라우드는 고양감에 절규한다.
숙련된 닌자를 닌자가 아닌 자들이 수적인 우위로 무너뜨리기는 매우 어렵다. 설령 그것이 우키요라고 해도 말이다.
"유닛, 아직인가!" "아밧" 마지막 설치병이 뒤로 고꾸라지며 절명했다. 서던 클라우드는 시체를 발로 차 굴리고, 스스로 직접 설치의 최종단계를 수행했다.
「시스템 부팅 가능, 녹색인.」 전자음이 답했다. 서던 클라우드는 주저없이 레버를 당겼다.
ZZOOM......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사이 가이 유닛에서 방사형태로 발사되었다. "삐가각-!" 곧바로 급습부대의 생존 우키요들이 경련하더니, 낙마했다.
시가지에서 이것을 사용하면 인프라에 엄청난 손실을 주고 말아 기업들에게 현상금이 걸리고 만다. 여기라면 제약 따윈 없다. 완벽한 전자병기다.
유해 전자충격파는 콜로세움에까지 닿았다. 아직 남아있던 궁병들이 발버둥치다가 벽에서 떨어져가는 모습을 서던 클라우드는 만족스러워 하며 지켜보았다.
특히 그의 신경을 건드렸던 '진실' 우키요도 쇼크 상태에서 무너져내리며 지면 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하하하하!" 그는 웃으면서 낙마한 우키요들을 차례차례로 카이샤쿠해 갔다. 전황이 다시 아케치모노 측으로 기울었다.
"때가 되었군." 서던 클라우드는 정지상태에서 복귀한 직후의 사이버 말 위에 올라타, 콜로세움 안으로 향했다.
말 위에서 그는 양 손에 권총 2정을 들고 ZBR껌을 씹으며 눈에 띈 우키요병을 리드미컬하게 쏴죽여 갔다. 전자파의 효과는 몇 초에 불과하나, 충분했다.
용병들 중에도 전파의 영향으로 날뛰는 말을 억누르지 못하고 낙마한 자들이 있었지만, 우키요에게 준 교란효과는 그 정도 해프닝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자파가 잘 먹히지 않는 자, 빠르게도 복귀하려는 자도 있다. 문제없이 죽여간다. 서던 클라우드의 사이바네틱스에 영향은 없다. 망토에 의해 지켜진 것이다.
그의 머리 위를 한 마리의 까마귀가 앞질러 갔다. 까마귀......세발 달린 까마귀는 눈 밑의 서던 클라우드를 슬쩍 본 뒤, 날갯짓하며 콜로세움 상공에 도달했다.
용병부대는 이미 상당수가 침입해 있었다. 우키요는 항전을 멈추지 않지만 주력부대는 밖이다. 살육이 시작되려고 한다.
"까-악!" 까마귀는 하늘을 선회한다.밝은 오렌지빛 머리 우키요가 눈에 띄었다. 머리를 누르며 휘청거리고 있었다.
"하이얏-!" 코토부키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자세를 바로잡고, 돌려차기를 구사하여 낙마한 용병에게 가차없는 타격을 입혀 넘어뜨렸다.
"우오오옷-!" 다른 방향에서 또다른 용병! "위험해!" 큐나카가 말의 다리를 베어 넘어지게 했다.
BLAM! BLAM! 총소리가 들린다. 큐나카는 용병에게 달려들어 목을 찔러 살해한다."젠장......뭐야, 방금 건!?"
텐트 몇 개가 불을 뿜으며 타올랐다. 낄낄 웃으면서 말을 몰던 용병의 머리를 숏건의 산탄이 산산조작냈다. 카부시는 재장전하고, 다른 용병을 또 쏘아 죽였다. "여왕! 무사하셨습니까!" "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여왕은 몇 명의 근위병과 함께 아고라로 후퇴하여, 그녀 자신도 그 뛰어난 신체를 이용해 차례차례 적을 베어 죽여갔다.
여왕은 배후의 츠라나이테타오스를 흘낏 봤다."달의 신......그리고 위대한 마인드이시여"
그녀는 중얼거리고, 자신 앞에 뛰쳐나온 용병을 두동강냈다. "정녕 이 땅을 버려야 한단 말입니까.....!"
BLAM! 근위 우키요가 여왕을 감싸다가 용병의 흉탄에 쓰러진다. 여왕은 용병들의 목을 쳤다. "그렇다 해도......우리들은......!"
"하이얏-!" "끄악-!" 코토부키는 용병을 무찌르고 큐나카의 손을 잡아 세웠다.
"어째서 이런 끔찍한 일이..." "이게 바로 인간이 하는 짓이야! 제기랄!" 큐나카는 저주의 말을 내뱉었다.
"어디까지 쫓아와서는......! 어디 있어, 링고아메! 어디야!" 코토부키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못했고, 말없이 그녀를 뒤쫓아갔다.
두 우키요는 전쟁터가 된 콜로세움의 불타오르는 텐트 사이를 뛰어다니면서 링고아메를 찾아다녔다.
"아이에에에!" 비명이 두 사람을 부른다. 거기에는 넘어뜨려진 링고아메와 그녀의 위에 탄 용병들의 모습이 있었다.
용병은....... "아밧-!" 큐나카는 고양이과 육식동물을 방불케 하는 기세로 뛰어들어, 주저없이 적의 연수에 칼을 박아 살해다.
"큐나카" "링고아메, 이젠 괜찮아." 큐나카가 링고아메의 손을 잡으려고 한다. BLAM.
BLAM. BLAM. BLAM. BLAM. BLAM. 총알이 그녀의 어깨를, 측두부를 꿰뚫었다. 코토부키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려고 했다.
서던클라우드는 주저 없이 타고 있던 말을 부딪쳐서 그녀를 쳐날려 버렸다.
우키요 사냥꾼 닌자는 총신을 회전시켜 재장전하면서 아고라에 도달, 그 곳에서 우키요의 여왕을 찾아냈다.
부르르르. 낮게 우는 사이버 말의 등 위에서 그는 여왕을 마주봤다. "도-모. 서던 클라우드입니다." "센다이유메코입니다." 여왕은 카타나를 치켜세웠다.
"다가오지 마라." 카부시가 서던 클라우드에게 총을 겨눴다.
"......? 네놈, 인간이냐?" 서던클라우드는 얼굴을 찌푸렸다. "노예로 전락한 건가, 꼴사납군. 어디로든 꺼져라."
BLAM! 대답 대신 카부시는 샷건을 발사해 말을 죽였다. 사냥꾼은 훌쩍 말 위에서 뛰어내렸다.
"과연 그렇군, 아주 뒤틀린 우키요 애호가라 이거지." 재장전할 틈을 주지 않고, 그는 카부시의 목을 붙잡았다.
"여왕...도망치" 우득. 서던 클라우드는 카부시의 목을 부러뜨렸다. 그리고 여왕에게 손짓했다.
여왕은 카타나를 향했다. 이도류이다. 인간의 미를 벗어난 아름다운 체구와 공예품 같은 카타나. 카부시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 자태를 눈에 새기고, 절명했다.
"" 이얏-! "" 여왕과 사냥꾼은 맞붙었다. 첫 합. 두 합. 세 합. 네 합.
닌자의 가라테는 무자비한 것이다. "이얏-!" 발차기 킥이 여왕의 왼쪽 다리를 부러뜨리고, "이얏-!" 춉이 오른팔을 절단했다.
여왕은 무릎을 꿇고 남은 한쪽 카타나로 응전한다. 서던클라우드의 완부 사이버네틱스가 윙윙대며 증기를 내뿜었다. "하이얏-!" 그 등에 날아차기를 날리며 덮쳐온 것은......코토부키였다.
"이얏-!" 서던클라우드는 망토를 휘날리며 뒤돌아보면서 이를 요격했다. "아윽-!" 코토부키는 튕겨져 나가고, 부서진 돌계단에 쓰러졌다.
코토부키는 힘주어 다시 일어나 서던클라우드를 노려보았다. 만신창이였다. 닌자는 움직일 수 없는 여왕을 내버려두고 코토부키에게 다가갔다.
"어째서 당신은, 여기까지 하는 겁니까" 코토부키가 물었다. 누르고 있는 왼팔이 파직파직 소리를 내며 방전되고 있다.
"분명 이 곳 사람들은 인간과 적대하고 있어요, 하지만......전 이 일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그래도......"
"알 필요가 없다" 닌자는 말했다. "나는 너희들을 멸종시키고 싶을 뿐이야." "어째서...!" "부자연스러우니까 그렇다!"
서던 클라우드는 춉 찌르기의 예비동작을 취한다."인간 흉내를 내봐라. 울부짖..."
"Wasshoi!"
또다시 난입자! 서던 클라우드는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앰부쉬에 대비했다. 검붉은 실루엣이 공중에 불꽃의 궤적을 그렸다.
타오르는 텐트의 불길보다도 더 새까맣고, 헤아릴 수 없을만큼 무거운 빛의 불꽃이였다.
서던 클라우드는 공중에서 덮쳐온 검붉은 그림자의 카라테를 받아냈다. 닌자 아드레날린이 뉴런을 뒤흔들고, 충돌 직전 2초간의 시각 및 청각의 정보가 역류했다.
아고라에 돌입해 온 것은 용병들이 탔던 사이버 말이었지만, 탑승자가 달랐다. 더스터 코트를 입은 묘한 여자. 그리고 검붉은 습격자는 말의 등 위에서 뛰어오른 것이다!
검붉은 닌자는 그 자리에서 도약해 거리를 벌리고, 착지함과 동시에 아이사츠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도-모. 서던 클라우드입니다." 사냥꾼은 아이사츠에 화답했다. 닌자 슬레이어? 그 자가 왜 여기에? 멘포에 새겨진 「忍」「殺」의 문자는 실로 불길했다.
"네놈은.......대체 뭐냐.......?" "그 우키요를 죽이겐 안 둬." 닌자 슬레이어는 코토부키를 흘낏 봤다.
서던 클라우드는 손으로 턱을 받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지? 네가 소유주인가? 안됐지만 한 번 오염된 오이란드로이드는......."
"아무래도 좋아. 이녀석과는 단지 아는 사이야. 나는 경고하려고 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코토부키에게 말했다.
"이곳에서 나와라, 코토부키. 여기는 이젠 끝났어." ".......!" 코토부키는 뭐라 형언키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괜찮으심까." 거의 낙마할 뻔 하면서 지면에 내려온 시키베가, 코토부키에게 달려와 그녀를 부축했다.
"제시간에 맞춰서 다행......아니, 늦었다고 봐야함까." 그녀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 "경고......하려고 왔었는데 말이죠......."
코토부키는 고개를 젓고, 웃으며 대답하려고 했지만, 웃을 수 없었다.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무릎부터 무너져, 오열하기 시작했다.
"으우.....아아아........" 그것은 언어가 되지 못하는 비애의 외침이었다. "아아아.....아-앙! 아아-앙!" 코토부키는 계속 울었다, 소리를 높이며 한없이 울부짖었다. "아-앙! 아-앙! 우아아아-!"
"우키요들이! 야메로! 그런 삼류 연극은!" 서던 클라우드가 혐오에 가득 찬 외침을 지르며, 두 사람을 향해 에너지 파장을 발했다. BOOM!
"이얏-!" 그 사선 앞에 닌자 슬레이어가 뛰어들어 방패가 되었다.
가라테 전도성 망토를 통해 가라테 입자를 발사하는 서던 클라우드의 히사츠 와자, 토아테(トアテ;遠当て;장풍)짓수.
그 위력은 막강했고, 이 일격으로 닌자 슬레이어의 양팔 브레이서가 부숴졌으며, 열상까지 생겼다. 닌자 슬레이어는 서던 클라우드를 보았다. 그 눈동자에 검붉은 불이 켜졌다.
두 닌자는 서로를 가늠질하듯 어슬렁거리더니, 이내 서로 부딪쳤다. "이얏-!" "이얏-!"
"아아아-! 우아아아-!" 코토부키는 울부짖었다. 시키베는 긴박감과 당혹감을 넘나들며 코토부키의 등을 어루만졌다.
"까-악!" 선회하던 까마귀가 급강하여, 그 틈을 노리던 용병들의 안구를 도려냈다. "아밧-!"
"이얏-! 이얏-!" 서던 클라우드는 닌자 슬레이어에게 주저없는 살육의 카라테를 내질렀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도 마찬가지였다.
적에 대한 공감성의 결여는 그들에게 당연한 것이었고, 서로가 각자 다른 종류의 괴물이었다.
누가 더 무자비한 마물인가를 경쟁이라도 하듯이 그들은 불길에 둘러싸인 아고라를 오가며 서로의 꼬리를 물고 돌았다.
"이얏-!" 서던 클라우드의 타격은 사이버네틱스의 보조를 받은 강력한 것이었으며,
"치잇......." "이얏-!" 거리를 잡은 서던 클라우드는 망토를 휘날리며 에너지 공격을 구사했다. BOOM!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옆돌기로 회피! 거기에 지체없이 두번째 에너지 공격이! BOOM! "끄악-!"
서던 클라우드는 양팔의 사이버네틱스를 구동시키면서 다가간다. ".......!" 닌자 슬레이어는 엎드린 상태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돌 위를 피가 번지고, 기름에 닿은 듯이 타오르며, 그 검은 불길은 몸에 다시 빨려 들어간다. 서던클라우드는 멈춰 서서, 허리를 숙이고 다음 토아테 짓수를 준비했다.......
"" 이얏-! "" BOOM! 이아이도, 또는 총잡이들의 승부와도 같은 순간적인 결판이었다.
서던 클라우드는 에너지 공격을 발산했고, 닌자 슬레이어는.......옆으로 구르면서, 사위스러운 갈고리 로프를 내던졌다.
로프가 서던 클라우드의 발목을 휘감았고, 닌자 슬레이어의 몸이 튀어올랐다.
서던 클라우드는 휘청였다. 로프가 무언가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눈 깜짝할 새에 수축되고 있었다.
자신의 발목을 물고있는 이 갈고리가, 닌자 슬레이어를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다. 닌자 슬레이어는 호를 그리며 난폭하게 이쪽으로 날아온다.
날아오면서 그는 주먹을 굳게 쥐고......강하게 내리쳤다. "이얏-!"
"끄악-!" 검게 타오르는 주먹은 순간적으로 올린 가드를 그 팔째로 뚫고, 서던 클라우드의 멘포를 박살냈다.
서던 클라우드는 돌 위에 내동댕이쳐져, 겨우 낙법을 취했다. 그러나 이미 닌자 슬레이어는 원 인치 거리까지 쫓아와 있었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DOOOOOM......... 이쿠사 배틀의 한 가운데, 가열찬 타격에 휘말려 무언가가 무너졌다.
그것은 하늘을 찌를듯한 오벨리스크.......츠라나이테타오스였다. 토대가 부숴진 것이다.
심하게 당한 서던 클라우드는 필사적으로 굴러서 거리를 두면서, 몸을 일으켰다.
가라테 전도 망토가 닌자 슬레이어의 치명적인 타격의 데미지를 간신히 분산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더 싸울 수 있다........
"하앗-......." 닌자 슬레이어는 서던 클라우드를 노려보며 다가갔다, 츠라나이테타오스에게.
서던 클라우드는 이를 막아야만 했다. 그러나 갈비뼈를 비롯한 몇 군데의 골절, 무거운 데미지가 토아테 짓수의 구사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숙여, 츠라나이테타오스를 손에 쥐었다. ".......맛타(*1)!" 서던 클라우드는 손을 내뻗으며 간청했다.
"난 네놈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아니.......아니다, 속지 마라! 우키요들은 인간을 속인다........네놈도 그것에게 속아넘어간 거란 말이다!"
"으으으음......!" 닌자 슬레이어의 등에 밧줄같은 근육이 떠올랐다.
설령 닌자라도 혼자서 들어올리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질량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무거운 오벨리스크는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만둬....!" "닌자에게........." 뿌드득거리는 무언가 일그러지는 듯한 소리는 닌자 슬레이어에게서 나는 소리였다. 그 눈은 검붉게 타오르고, 장속은 불꽃처럼 일렁거렸다. 무언가가 그에게 힘을 부여하고 있었다......무시무시한 초자연적인 힘을! ".......죽음을!" 닌자 슬레이어는 츠라나이테타오스를 휘둘러, 그대로 힘껏 내던졌다. 거대한 질량이 서던 클라우드를 꿰뚫어, 파멸시켰다.
"사요나라!" 서던 클라우드는 폭발사산했다. 여왕은 카타나를 지팡이로 삼아 몸을 일으켰고, 시키베는 닌자 슬레이어를 바라봤다.
닌자 슬레이어는 투척의 반동으로 비틀거리다 땅에 손을 짚었다. "그렇다, 그렇도다! 이해했느냐! 닌자에게 죽음을!" 그는 외쳤다.
시키베는 의아해했고, 까마귀는 경계하듯이 울어댔다. "까-악!" "모든 닌자에게! 죽음을!"
시키베는 매그넘 권총에 손을 뻗었고, 까마귀는 그 자리에서 강하게 날갯짓을 했다. 코토부키는 오열하면서 닌자 슬레이어를 돌아보고, 공포를 느꼈다.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일으켰다. 주위를 흘겨봤다. 그는 가슴을 억누르고 있었다. 다시 뿌드득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몸이 떨리고, 눈빛이 희미해지고, 그는 마침내 탈진하여 무릎을 꿇었다.
"스스로......'스스로의 닌자소울을 다스릴지어다'......임다." 총을 겨냥한 채로, 시키베는 말했다. "괜찮슴까?" "......." 닌자 슬레이어는 머리를 숙인 채 신음했다.
"고......'고삐를 쥐는건......자기 자신' " 시키베는 이어서 말했다. ".......제대로 전했어요. 의,의뢰주가 당신에게 보내는, 전언임다."
"까-악" 까마귀가 닌자 슬레이어를 보고 울었다, 그리고 "까-악" 이번엔 시키베를 보며 울었다. 시키베는 천천히 총을 내렸다.
코토부키는 다리를 절며 닌자 슬레이어의 곁으로 걸어갔다. 시키베는 제지하지 않았다. "닌자 슬레이어=상." 코토부키는 말했다. "폐를, 끼쳐 버렸네요."
시키베와 까마귀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봤다. 이윽고 살아남은 우키요들이 하나둘씩 아고라로 모여들었다.
모두들 말이 없었다. 걸어갈 기력을 잃은 여왕을 몇 명의 우키요가 부축했고, 또 여러 명의 우키요가 츠라나이테타오스를 애를 쓰며 다시 세로로 올려서워 깃발처럼 들었다. 어느새 나타난 링고아메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 큐나카를 끌어안고 있었다.
아케치모노의 용병들은 작전 지휘자를 잃고 뿔뿔이 흩어졌다, 살아남은 자는 다섯 손가락에도 못 미칠 것이다.
"오오-.......오오-......." 불타는 텐트와 텐트 사이에서, 우키요들은 신비적인 행진곡을 읊조렸다.
"큐나카=상" 코토부키가 링고아메를 보고 중얼거렸다. 그녀는 슬픈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여왕은 죽은 카부시의 곁에 웅크리고 앉아 기도를 올렸다. "잘 가요,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
"에-또, 그녀는 데리고 돌아가겠슴다만." 시키베가 여왕에게 말했다. 코토부키 이야기다.
여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다시 신천지를 찾아 떠나게 되겠지요, 그러니 그녀를 더 이상 가둬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뭐랄까......." 시키베는 우키요들에게 시선을 주면서 눈을 깜빡였다. 다만 형언할 수 없는 연민이 거기엔 있었다. ".......아무것도 아님다."
"코토부키=상. 오탓샤데." 링고아메가 말했다. 그녀는 습격 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우키요의 공동체와 운명을 함께 할 생각인 것이다.
큐나카, 신지츠를 비롯한 전사자들을 매장한 뒤에는, 더욱 험난한, 더욱 거친 자연 깊숙한 곳으로 그녀들은 사라져가는 것이리라.
".....오탓샤데" 코토부키는 대답했다.
이윽고 비구름이 깨진 달을 덮고, 텐트를 태우는 불길에 따뜻한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오오-.......오오-........" 우키요들의 행진곡은 서서히 멀아져 갔다. 여왕은 츠라나이데타오스의 룬 카타카나를 어루어 만지면서,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데미지드 굿즈】 끝
*1 맛타(待った;マッタ) : 장기,바둑 등의 보드게임에서 일시적인 중지나 수의 무르기를 가리키는, 또는 그것을 청하는 말.
◇◇◇◇◇◇◇◇◇◇◇
【NEXT EPISODE】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대량파괴 살육 행위를 배후에서 유도하는 자의 정체는, 사츠바이에게서 부여받은 힘으로부터 비인도의 에너지 착취 수단을 고안해 낸 닌자 마술사, 에소테리시즘. 그의 발자취를 쫓아 다시 우키하시 포탈 전이를 행하는 닌자 슬레이어, 그 자신이 초자연적인 암흑의 군세에 포착되어 버린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그대들과 비슷한 부류지. 나그네라네......단 이번엔 체류기간이 좀 길어졌어. 돌아갈 수 없게 되었거든. 사랑하게 된 여자가, 조금 문제여서 말일세! 흉운이라는 거겠지." "사랑입니까!" "내 사적인 이야기는 일단 제쳐 두게. 원래 나는 시인이야. 그만 쓸데없는 한 두마디를 덧붙여 버리고 말지. 저작도 몇개 있다네."
어지러운 사차원 마술도시 디지 프라그. 그 미궁도시의 한복판에서 만난 것은 뜻밖의 협력자, '멋쟁이' 코르벳! 마술 닌자들 간의 항쟁과 사츠가이 접촉자의 음모를 둘러싼 싸움은, 이윽고 나라쿠 닌자를 노리는 전사들의 침공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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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닌자 슬레이어 4부 S1 제6화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우린 단지 구가하고 싶을 뿐이라네, 이 아득한 시간이 흐른 생기넘치는 시대를 말이야......""지.....진짜 해냈구나! 그 아저씨!"" '불보다도 빠르게 덮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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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NJSK'님 번역
"우린 단지 구가하고 싶을 뿐이라네, 이 아득한 시간이 흐른 생기넘치는 시대를 말이야......"
"지.....진짜 해냈구나! 그 아저씨!"
" '불보다도 빠르게 덮쳐라' ."
"멘포......를......써 봐라......"
"분명 방법은 있겠지." "면목이 없지만, 부탁합니다. 후지키도."
"흠......흠흠......그럼 시작해볼까"
"닌자 슬레이어......라 하는구나."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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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뉴스입니다. 오마카리사의 부지에서 시설 파괴행위가 확인되었습니다."
인트로 음악과 함께, 천장 근처에 설치된 액정 모니터가 뉴스 영상의 전달을 시작했다.
여행객 차림의 남자는 모자를 깊이 눌러쓴 채 화면의 원고를 읽어내는 오이란 캐스터에게 시선을 돌렸다.
"적대기업에 의한 협정위반행위라는 견해를....." "어라?" 남자는 영상을 두 번 봤다. "내 이야긴가? 곤란한걸. 하하하하."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주문하신 차푸치노(*1)입니다." 일본풍 메이드 차림을 제복으로 입은 점원이 차푸치노가 담긴 컵을 탁자에 놓았다.
"주문은 이상이십......" "저거 좀 보실래요? 사실 내가 한 짓이거든요." 남자는 모니터를 가리켰다. "곤란한걸~" "네?"
"그러니까. 오마카리사의 부지에서......큭큭큭.......시설 파괴행위.......하하하"
"괴, 굉장하시네요."일본풍 메이드 점원은 곤란한 표정으로 미소지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곤란하다구요. 총출동해서 뎜벼들기나 하고. 이쪽은 포탈 멀미가 아직 가시지도 않았었는데." 설탕 용기를 둔 메이드 점원의 손목을 붙잡는다. "아이엣."
"음음........왜 긴장하고 있나요?" 손목을 잡은 채, 남자는 물었다. 점원은 이제 공포를 드러내며 몸을 떨면서 고개를 돌려 눈으로 점장을 찾았다.
남자는 일어섰다. "이래 보여도, 네오 사이타마에 들른 것 몇 번 안돼서 말이지. 올 때마다 거리의 풍경이 바뀌어 있어서, 정말 익사이팅해."
"아이에......아이에......." "이 향수가 요즘은 유행인가요?" 남자는 점원의 머리칼에 얼굴을 대고 향기를 맡았다.
"내 취향과는 좀 다르지만, 시험해 보는 것도 괜찮을지도. 제 여친, 기뻐해 줄까요?" "도와줘......누가 좀 도와줘요"
"점장을 부르고 싶나? 저기서 자고 있는 것 같은데." 종업원실 입구 근처에 시체가!
"아이에에에에!" "어떤가요. 끔찍한 기분일까나. 아무도 구해주려 오지 않아요. 좋지?"
나무삼.......그는 그저 장난삼아 깜짝 놀래키고 절망시키기 위해 이 살인행위를 벌인 것이다.
"도, 돈, 전부 가져가세요, 살려줘요" "설탕을 좀 차푸치노에 넣어줘. 양은 알아서 정하고." "살려......" "어서."
가게 안에 다른 손님은 없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점원은 설탕을 넣었다. 달그락달그락 컵이 울렸다. "천천히 저어 줘, 크림을 무너뜨리지 말고" "하이......"
"그리고, 내 입가로 가져가서 먹여줘. 웃는 얼굴로." 그는 휴대폰을 꺼내 셀카 준비를 했다. "공동 작업이야"
◆◆◆◆◆◆◆◆◆◆
가게의 노렌을 넘어 거리에 나오자마자, 남자는 화상 공유 서비스에 사진을 올렸다. '네오사이타마. 언제 와도 크레이지한 굿 시티! 점원씨의 서비스.'
감정을 억누른 미소를 띄운 점원이 그에게 차푸치노를 마시게 하는 사진에 이모티콘이 들어간 코멘트를 덧붙인다.
"아기야......자라렴" "그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와도루고우지 탐정사" "전기다!" "열장 천엔! 열장 천엔" "잘 구워지고 있습니다"
무수히 흘러가는 광고 음성과 포장마차 스피커의 호객 음성. 걸어가면서 그는 사색한다. 네오 사이타마라니 귀찮게 되었다.
이 도시의 혼잡함은 섀도우 트레이스 짓수에 방해가 되어버린다.
"맛있어요......아주!" 파스텔 칼라로 칠해진 오무라 사의 역관절 머신. 민간용 모터 가시라가 PR음성을 스피커에서 발하며 머리 위에 홀로그램 영상을 투영하면서 지나가고 있다. 진로에 누워있던 부랑자가 간발의 차로 짓밟혀 죽는 운명을 피했다.
남자는 그것을 보고 모터 가시라가 갑자기 발광해서 이 거리의 시민들을 모조리 몰살하는 영상을 떠올렸다.
"이건 좀 아니지~" 그는 그 상상을 중지했다. 자신의 감을 따라 뒷골목을 하나 골라, 거기에 쪼그리고 앉았다.
"닌자 슬레이어......닌자 슬레이어" 중얼대는 그의 다다미 두 장 앞의 지점에, 안으로 들어가는 닌자의 뒷모습이 떠오르고 있었다.
"운 좋은데"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이름은 아모크웨이브. 그는, 운이 좋았다.
「닌자 슬레이어 에이지 오브 말법칼립스」 6화
【스톰 인 어 다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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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는 언제 나와!" 스모토리처럼 우람한 체격의 거한이 탁상을 덜컹덜컹 흔들었다.
접객하는 오이란드로이드의 머리칼은 밝은 오렌지색이며, 그녀가 입은 T셔츠는 히라가나로 '코토부키'의 문자가 써져 있다.
"다 구우셨나요?" 코토부키는 계산대를 돌아봤다. "아-?" 타키는 포르노 잡지 신간을 거꾸로 들고 눈 가까이 들이대고 있었다.
"아가씨, 이쪽 피자도 아직 안 나왔는데!" 이번엔 창가에 앉은 다른 손님이 탁상을 흔들었다. 안쪽에서는 모히칸 머리의 손님 여러명이 다트 투척에 몰두하고 있다.
"굽고 계신가요?" 코토부키는 계산대를 돌아봤다. "아-" 타키는 포르노 잡지 신간의 각도를 도로 돌려놓고 얼굴을 떼면서 찌푸렸다.
"굽고 있지 않은 것 같네요." 코토부키는 답했다. "거기 냉장고 안에 냉동피자가 들어있으니, 오븐에 이렇게, 넣은 뒤 스위치를 누르면, 구워서 드실 수 있어요."
"알았어..." 거한은 귀찮은 듯이 냉장고 쪽으로 걸어갔다. 창가의 손님도 어깨를 으쓱이며 그의 뒤에 섰다. 따르르르르삐로삐삐. 다트 기계가 당첨음을 냈다.
코토부키는 타키에게 다가가 말했다. "좀 더 손님들의 호스피탈리티를 고려하는 진심어린 접객을 하셔야 돼요. 도게자 접객이랍니다."
"됐어. 나도 진심어린 대접을 받지 못했는걸." "닌자 슬레이어=상에게 말이에요?" "사이버 물담배를 부탁했는데 말이지..." "어머나!"
코토부키는 잠깐 숙고한 뒤, 2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야! 뭘 갑자기 농땡이 치려는 거야. 어디 가는데!" "그럼 제가 사온 걸 대신 드릴게요!" "뭐라고?"
"테루아케 피자 있어?" 다른 손님이 타키에게 주문하려 했다. 타키는 오븐 앞에 서있는 줄을 가리켰다. "저기 뒤에 서!"
타키는 의자에 크게 기대며 다 읽은 신간을 계산대 위에 두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곧 돌아올 것이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네트워크를 더듬어 가며, 찾아낸 닌자를 죽이고 돌아온다. 골칫덩이에 정신이상자지만, 표적을 찾는 걸 도우면 그 이상 해를 끼치진 않는다. 잘 길들이면 파수견이 되어 줄 수도 있겠지.
출입구의 문이 열리며 풍경이 울렸다. "거 참 오늘은 손님도 많구만!" 타키는 혀를 차며 소리가 난 쪽을 봤다.
"뭐야. ㄴ......" 닌자 슬레이어가 아니었다. 새로 들어온 손님은 점내를 둘러본 뒤, 어깨를 늘어뜨리며 계산대를 향해 걸어왔다.
가게 안의 웃음소리나 노성, 웅성대던 소리가 전부 갑자기 끊어졌으나, 이내 재개되었다.
"하이, 어서오쇼." "이런 곳에 가게를 세운 거야?" 모자를 깊이 쓰고 있어 무슨 표정인지는 알아볼 수 없다.
"앙? 뭐야 넌 또." 타키가 얼굴을 찡그렸다. "이야기가 안 통하는 놈은 사절이라구." "그렇구나, 그럼 이야기를 좀 해보자."
그 사내는 모자를 살짝 기울이고는 타키와 눈을 맞췄다. "아니......우선 주문이 먼저지. 여기는 뭘 파는 곳이니?"
◆◆◆◆◆◆◆◆◆◆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돌아보며 휘두른 주먹이 트랩마스터의 얼굴에 명중했다. "끄악-!" 트랩마스터의 앰부쉬는 실패했고, 그는 등 밑으로 떨어졌다.
그는 낙법을 취하며 뒷돌기를 행해, 이내 일어서면서 쿠나이를 던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이를 브레이서로 튕겨냈다.
"사츠가이라는 자를 알고 있나." 터벅터벅 걸어서 다가오며 닌자 슬레이어가 물었다. 트랩마스터는 뒷걸음질쳤다. "사츠가이라고......?"
그는 눈썹을 찡그렸다. 미간에서 땀 한줄기가 흘러 떨어진다. "사츠가이에게 무슨 용무가 있다는 거냐." "죽인다." "이얏-!" 쿠나이 재투척!
닌자 슬레이어는 바닥 바로 위까지 몸을 숙이고 급가속하며 접근해왔다. 트랩마스터는 거품을 물고 연속 뒷둘기를 행하여, 그대로 후방의 벽에 부딪쳤다.
쿠웅! 충돌음과 함께 트랩마스터가......모습을 감췄다. "뭐야......!?" 닌자 슬레이어는 달려가서 벽에 손을 대 보고, 반사적으로 벽을 두드렸다. 견고한 철벽이었다.
딸깍! 전방의 통로 깊은 곳에서 소리가 울렸다.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 제6감이 위기를 알린다.
"이얏-!" 재빨리 브릿지를 취한 그의 바로 위를 머신건의 총화가 지나간다. BRATATATATATA!
"제길......!" 그는 배를 깔고 엎드려 재빨리 포복전진했다.
BRATATA...TATA...KBAM! 수리켄을 투척해 막다른 곳에 설치된 기관총을 침묵시킨 뒤, 그는 조심조심 몸울 일으켰다.
시선이 느껴진다. 놈이 있는 것이다. 아주 가까이에. 경계를 유지하면서 통로를 나아간다. 이윽고 새까만 장지문이 눈 앞에 나타났다.
뇌내지도를 다시 살펴보건대, 이 방 이외에 답파하지 않은 방은 없다. 주저없이 열어젖힌다. 타-앙!
"이게 무슨.......막다른 길이라고.....?" 닌자 슬레이어가 발을 들인 곳은, 다다미가 깔린 사각진 작은 방이였다.
이는 축의-깔기라고 불리우는 패턴으로, 열두 장의 다다미로 구성되어 있다. 사방이 벽으로 막혀있으며, 각각의 벽에 코끼리, 오뚜기, 문어, 보물선의 훌륭한 수묵화가 그려져 있었다.
더 이상 열고 앞으로 나아갈 장지문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트랩마스터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헛수고다, 트랩마스터=상....!"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닌자 슬레이어는 오른손에 수리켄을 쥐고서
발소리 하나 내지 않는 정밀한 걸음걸이로 방의 중심부로 나아갔다.
이마의 땀을 오른손의 수갑으로 닦으며, 닌자 슬레이어는 마침내 방 중심부에 도달했다. 그리고...
...갑자기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을 머리 위로 내던졌다! "이얏-!" KRAAASH! 그의 손을 벗어나 날아간 것은, 검게 타오르는 갈고리 로프다!
강철의 갈고리가 천장을 찢었다. 그는 힘껏 로프를 아래로 당겼다! "이얏-!" KRAAASH! "끄악-!"
천장재가 찢어지면서 벗겨져 나가, 그 위에서 부상을 입은 닌자가 떨어져 내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도망치려고 하는 트랩마스터를 발로 내리찍었다.
"이얏-!" "끄악-!" 그리고 그대로 짓밟았다. "이얏-!" "끄악-!" "헛수고라고 했잖아......나는 네놈들의 존재가 느껴진다!"
(((어리석은 것......가라테가 미치지 못함을 짓수에 의지해, 하찮은 농간을 부린 우행을 한껏 후회하게 해 줘라! 마스라다!))) 뉴런 밑바닥에서 나라쿠가 비웃었다.
"이얏-!" 끄악-!" "사츠가이에 대해서......선즈 오브 케이어스에 대해서 뭘 알고 있나......말해라, 트랩마스터=상!"
◆◆◆◆◆◆◆◆◆◆
그녀는 개장하던 도중에 방치된 상가건물의 철골에 기대어 맞은편의 폐목욕탕을 관찰하고 있었다.
아무런 특이사항도 없는 폐허, 적어도 지상부분은 그렇다. 하지만 그녀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그녀는 누구일까? 더스터 코트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있다. 코트의 어깨는 패딩으로 보강되어 있고 어쩐지 흠집투성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코트 자락을 펄럭이게 한다. 그녀는 얼굴을 찡그렸다.
겉보기엔 대강 20대쯤의 여성. 하지만 기묘한 아트모스피아가 있었다. 알아보는 자는 알 수 있는 기묘함이.
거의 때를 같이하여, 목욕탕의 노렌을 지나며 나타난 자가 있었다. 그녀의 추적 대상이다. 드디어, 찾았다.
사립탐정 시키베 타카코는 폐목욕탕의 지하 미궁에 잠복하는 트랩마스터를 방금 막 처리하고 귀환한 닌자 슬레이어를 내려다보았다.
세발 달린 까마귀가 그녀를 북돋는 듯이 까악, 까악하고 울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 : 요그야카르타에서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닌자를 추적해 죽인 닌자 슬레이어의 존재를 섀도우 트레이스 짓수의 힘으로 거꾸로 추적해 낸 위험한 존재가 있었으니, 그 자의 이름은 아모크웨이브였다. 그 후, 닌자 슬레이어는 또 다른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닌자인 트랩마스터를 축의-깔기 방까지 몰아넣어, 그대로 끝장을 냈다. 같은 시각, 피자 타키엔 기묘한 방문객이 나타났는데......)
【스톰 인 어 다완】#2
"주문 할 거야? 안할 거야?" 타키는 상품칸의 케모 콜라를 꺼내 뚜껑을 땄다. 자기가 마시려는 것이다.
방문자는 큭큭대며 웃었다. "딱히, 난 안 시켜도 되는데." "앙? 뭔 헛소리야. 미안하지만 병원은 아래 블록이거든. 착각하지 말라고. 보이냐? 꿀꺽꿀꺽, 저기 안 보여?" 타키는 콜라를 마시면서 가게 밖을 가리켰다.
"......거기 줄 선 사람들은......뭐니?" 사내는 타키의 손을 잡고, 살짝 굽혀서 오븐 앞에 줄을 선 손님들을 가리켰다.
"귀찮은 멍청이가 왔군." 타키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덧붙여서 말했다. "아, 미안해. 마음 속 소리하고 접객용 토크가 반대로 나왔네.
"음후후후후! 재밌는걸." "하하하하하." 뿌득. 하는 소리가 나며, 타키의 손목이 이상한 각도로 꺾였다.
이 사내가, 꺾은 것이다. "내가 묻고 싶은건 말이지......" 남자는 억지로 손가락을 움직여, 다시 오븐 앞에 선 줄을 가리켰다.
"아이에에에에에!" "내가 묻고 싶은건, 저기 있는 사람들은 왜 줄을 서고 있냐는 거야." "아이에에에에에에!" "시끄럽네, 후후후후"
"아이에에에에에!" 타키는 절규하며 고개를 저었다. 사내는 손을 놓지 않는다.
"타키가 또 저질렀군." "거 참." "하여튼 녀석…" 손님들은 제각기 소곤거리며 쓴웃음 지었다.
"아이에에에에에! 무슨......짓이야......부러지......부러져부러져부러져!" "그러니까, 저기 저 줄, 뭐야?" "아이에에에에!"
"말이 안 통하네......" 사내는 혀를 차며, 의자에서 일어섰다.
"저기 있는!" "아밧-!" "줄은!" "아밧-!" "뭐냐!" "아밧-!"
남자는 타키의 손을 붙잡은 채 리듬을 맞추듯이 수리켄을 투척해 오븐 앞에 서 있던 세 사람의 관자놀이에 명중시켜 살해했다.
"......고 묻는 건데......아아~그것 봐. 전부 죽어버려서 이젠 알 수도 없잖니." "아이에에에!"
타타탁, 하고 큰 소리를 내며 손님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내를 향해 총을 겨누는 2명. "아밧-!" "아밧-!" 미간을 꿰뚫려 죽었다.
그리고 출구로 뛰쳐나오려고 하는 1명. "아밧-!" 후두부를 꿰뚫려 고꾸라지며 죽었다. 이 와자마에, 이미 닌자임이 명백했다.
"이...이 새끼" 진땀을 흘리면서 타키가 사내를 노려봤다. "닌자......" "이얏-!" "아밧-!" 타키의 신체가 방글 돌면서 허공에 떠올라, 그대로 계산대 위에 내리쳐졌다.
타키가 눈을 까뒤집자, 사내는 엷게 웃었다. "안 죽였어, 안 죽였어......상냥하게 해 준거니까. 죽은 척은 그만 해." "......!"
겨우 타키는 사내의 손에서 벗어났다. "저기, 내 이름을 알고싶지 않니?" "망할......"
사내는 모자를 벗어 계산대 위에 둔 뒤,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선 아이사츠했다. "도-모. 아모크웨이브입니다."
"아......아" 타키는 경련하면서 신음했다. 점내의 아직 살아있는 손님들은 공격도 도주도 행하지 못한 채 그저 얼어붙은 듯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그는 보라색 무늬가 표면에 물결치듯이 들어가 있는 남색의 닌자 장속 차림이 되었고, 얼굴엔 강철 멘포를 착용하고 있었다.
"흐흐흠" 그는 눈을 감고 힘을 집중했다. 손님들은 숨을 삼켰다. 점내에 갑자기 노이즈로 형성된 닌자의 스톱모션이 나타난 것이다.
타키는 경련하고 있다. 아모크웨이브는 객중을 보았다.
가게에 남아있는 손님은 이제 세 명 뿐이었다. 그들은 덜얼 떨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모크웨이브는 눈을 가늘게 떴다.
"닌. 자. 슬. 레. 이. 어. 알고 있니?" "몰라......" "ㅁ......" 손님들이 흐느꼈다. 아모크웨이브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안되지."
그는 다가가서, 두 명의 머리를 서로 부딪쳐서 죽인 뒤, 마지막 한 명을 직접 박치기해서 죽였다.
아모크웨이브는 계산대 위에서 아직도 경련하고 있는 타키룰 돌아봤다. "이런, 전부 죽여버렸네. 이 녀석들, 네 친구야? 아님 단골? 혹시 꽤 장사 잘 되는 집이라던가?"
"바...바로 그거야." "거기서 허세를 부리지 않아도 되는데. 산즈 오브 케이어스, 알고 있어?" "몰......" "응. 알고 있구나. 그 얼굴 보면." "ㅁ......" "알고 있다는 표정이야."
아모크웨이브는 케모 콜라병을 꺼내, 엄지손가락으로 뚜껑을 딴 뒤, 노이즈로 형성된 닌자에게 기대어 멘포 호흡구를 통해 콜라를 마셨다.
그의 목줄기를 타고 콜라가 흘러내렸다. "이 녀석이 닌자 슬레이어. 이름도 알 수 있어. 편리한 짓수지, 그래서......닌자 슬레이어는, 너희 가게의......뭘까, 또다른 단골이라도 되니?"
"너, 너 이새끼......내 가게를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해 놓고, 소우카이야의 닌자가 가만히 안 있는다고......" "하하하. 소우카이야라."
아모크웨이브는 콜라를 꿀꺽꿀꺽 마셨다. "그다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럼 널 입막음을 위해 죽여둬야 하는 걸까?" "소우카이야가 가만히 안 있겠지만, 무엇이든 말할테니 살려줘."
"아니 아니. 그래도 돼? 친구를 팔면 안 되잖아." "손님도 아니고 친구도 아냐." "아니~뭔가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하는게 자연스럽지." 아모크웨이브가 쓴웃음지었다.
그가 방금 전처럼 기합을 넣고 힘을 집중하자, 그의 등 뒤에 있던 노이즈 비전은 사라지고, 안쪽으로 나서는 등진 실루엣이 나타났다. "이것 봐……이 건물엔 이 층만 있어야 하잖아? 그런데"
"놈은 광인이아......나는 협박당해서, 어쩔 수 없이 착취당하고 있을 뿐이라고. 무엇이든 말할테니까......" "친구는 소중한 거야." 아모크웨이브는 타이르듯이 말했다.
"너의 그 태도는 살짝 불쾌한걸......" "친구는 소중합니다!" 타키가 반응했지만, 아모크웨이브는 이를 무시하고 자기 지론을 피로했다. "친구라는건 말이지, 보물이야."
"닌자 슬레이어는 사츠가이라는 놈의 목숨을 노리고 있어! 선즈 오브 케이어스가 사츠가이와 만난 놈들의 패거리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고. 녀석은 종종 나한테.......그게......"
타키는 "내게 해킹을 시켜서 구성원을" 이라고 이어서 말할 뻔 했으나 그대로 말을 삼켰다. 그래서는 자신에게까지 누가 미칠거라 생각한 것이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는......뭐랄까....." 아모크웨이브는 먼 곳을 보는듯이 눈을 떴다.
"공유......랄까나.......체험을 말야......사츠가이를. 그래. 정보를 교환하거나, 서로 연락하고, 같이 여행을 하거나......바베큐 파티를 하거나. 부럽지?"
"하이, 부럽습니다" "다들 편한 관계라서, 서로 지배도 피지배도 없는 거야."
"조심하십쇼" 타키가 신음했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 여러분은 노려지고 있습니다. 진짜로요. 벌써 몇명이나 죽이고 다녔다구요."
"으응." 아모크웨이브가 끄덕였다. "신경쓰여서 말이지. 평소에 연락하고 지내는 일은 없지만, 아무래도 최근에는......있어야 할 녀석이 안 보여. 위화감. 제이드마무시=상도 당했어?" "하이."
"슬퍼라." 아모크웨이브는 웃었다. "전에 녀석에게 테루야케를 대접받은 적이 있어. 펜트하우스에서 말이지. 네오 사이타마엔 거의 와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돌아오는 길에 한번 만나려고 했는데..." "이번엔 트랩마스터......=상을 죽이려 가 있어요. 지금." "헤에, 그렇구나. 진심이라 이거네." "하이."
"있잖아, 왜 우릴 노리는 거야?" 아모크웨이브는 눈을 반짝였다. "우리 쪽엔 다양한 친구들이 있거든. 서로 속한 조직도 제각각이고. 그냥 사적인 모임이지."
"사츠가이 때문인게 아닐까요. 놈에게 원한이 있는 것 같던데." "어찌됐든......." 아모크웨이브는 한숨을 쉬었다. "되도록 빨리 치워버려야 되겠지. 위험하니까."
아모크웨이브는 안쪽으로, 등진 노이즈 비전이 나아가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 끝에는 계단이 있다.
타키는 카운터 위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육지로 올라간 참치모양으로 펄떡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아픔과 공포, 안도가 뒤섞이면서 의식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윗층에는 코토부키가 있었을 텐데.......
◆◆◆◆◆◆◆◆◆◆
【스톰 인 어 다완】#3
트랩마스터. 거창한 함정을 준비하는 닌자였으나, 정작 선즈 오브 케이어스와 사츠가이에 관한 특별한 정보는 갖고 있지 않았다.
닌자 슬레이어에게 승리의 고양감은 없었다. 이번 이쿠사 배틀에 따라온 피로감은 지금까지 중에서도 특히 컸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 구성원들에게 은폐에 관한 의식감은 적어, 조금만 조사해보면 얼마든 그들의 태평한 생활의 로그가 딸려나온다.
다시 말하면, 그것들은 그들에게 있어 치명적인 정보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도리어 추적하는 것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공공연한 정보이기에 핵심까진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사츠가이의 정체나 그의 의도를 아는 자는 지금까지 본 접촉자들 중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예언, 사명, 그러한 것은 없는 걸까?
사츠가이라는 정체불명의 존재는 제 나름의 가치관에 따라 닌자를 선별하고, 고른 닌자의 눈 앞에 나타나서, 그 자의 닌자 소울과 연관이 없는 힘을 부여한다. 밝혀진 사실은 그것 뿐이다.
사츠가이는 베푸는 자라도 되는걸까. 그렇다면 어째서 아유미의 목숨은 앗아간 거냐. 그리고 마스라다에게서.
마스라다는 아유미를 지키지 못하고, 그럼에도 죽는 것을 면했다. 그 순간의 기억은 산산히 흩어져 있다. 여덟 방향으로 삐죽빼죽 날이 선 수리켄.
"으으으" 닌자 슬레이어의 보폭이 점점 좁아지고, 이내 그는 멈춰서서 고개를 숙였다. 그의 눈엔 지면이 울렁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두 번 접촉한 자......두 번 만났다......" 닌자 슬레이어는 주문이라도 외듯 중얼거리며 의식을 유지하려고 했다. 대장장이가 망치를 내리치며 쇠를 불리는 것처럼.
사츠가이에게 두 번 접촉한 자. 더 깊은 비밀의 층계에 도달하기 위한 유일한 실마리다. (((사츠가이에게 두번))) 나라쿠의 목소리가 겹쳐져 왔다. (((두 번이다)))
퍼석, 하고 흙을 밟는 소리에 그는 고개를 올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자신의 부주의함을 책망했다. 앰부쉬할 절호의 기회를 주고 말았으니!
"이얏-!" 반사적으로 투척한 수리켄은 방어자세를 취한 상대의 어깨 바로 위를 통과하며 그대로 회전하며 상공으로 사라져갔다.
그 자는 닌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위험해랏......!" 탐정 풍의 더스터코트를 입은 여성이 수리켄이 날아간 하늘과 닌자 슬레이어를 번갈아 봤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녀와 반대방향으로 발을 돌려 곧장 달려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거기에 작고 새까만 그림자가 낙하해 와선 날개를 퍼덕이며 그의 앞에서 정지비행했다.
그의 앞을 가로막은 것은 한 마리의 까마귀였다. 그 까마귀에게는 다리가 세 개 있었다.
"까-악! 까-악!" 까마귀가 외쳐댔다. 닌자 슬레이어는 반사적으로 건물에서 뛰어내리랴고 했다. 짓수를 경계한 것이다.
안 그래도 트랩마스터의 전투가 방금 끝마친 상황이다. 어떠한 함정이 더 배치되어 있을지...."닌자 슬레이어=상 아니심까?"
더스터코트의 여성이 그를 불렀다. "좀 봐줘요......공격할 의도는 전혀 없으니까!"
까마귀가 지면에 살포시 착지하며 발톱으로 아스팔트를 긁었다. 목을 조금씩 움직이다가, 살짝 기울이며 닌자 슬레이어를 바라봤다.
그는 불편한 기분을 느꼈다. 동물의 주시라곤 여겨지지 않는 꾸짖는 듯한 기분나쁜 지성이 느껴졌다.
여성이 고개를 숙였다. "도-모. 시키베 타카코. 사립탐정입니다." "탐정이라고?"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여성 쪽을 돌아봤다. 그녀는 모자를 벗고 머리를 슬쩍 긁었다. "보다시피 말임다." "보다시피?"
물들이지 않은 흑발. 주근깨가 퍼졌고, 치열이 안 좋다. 셀룰로이드 뿔테안경. 눈매가 나쁘다. 그 나쁜 눈매로 닌자 슬레이어와 마주봤다.
"이야기를 좀 들어주시지 않겠슴까? 이래 보여도 찾는데 꽤 고생해서......"
"소우카이야가 고용한 거냐?" 닌자 슬레이어는 넌지시 떠봤다. 시키베의 눈썹이 찔끔 움직었으나, 그것은 간파당했음을 드러내는 움직임은 아니었다.
"소우카이야와 척을 지신 검까..." 시키베는 신중하게 물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숨을 내뱉었다. "아닌거 같군. 그럼 누가 너의 고용주냐."
"계속 이야기를 들어주시겠다고 생각해도 됨까" "......" 닌자 슬레이어의 뉴런이 고속회전한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지.
왜 이 녀석은 '닌자 슬레이어'의 이름을 알고 있나. 목적은 무엇인가. 이쪽에서 반대로 정보를 얻어낼 필요 있을까……
『모시모시! 모시......모시모시! 응답하라고! 응답 빌어먹을!』
갑자기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그것은 타키에기서 온 IRC 콜이었다. (무슨 일이야) 닌자 슬레어는 뉴런 속에서 응닺했다.
『야바이, 폐가 다쳐서 움직이지도 못하겠어. 죽을지도. 망할 닌자새끼......내 가게를, 단골들을......존나 야바이하다고!
(짧게 전해라)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닌자 자식이 여기를 알아냈어! 아니, 이미 들어왔어! 피자타키에!"
"잠……" 시키베의 제지하는 목소리는 그 자리에 혼자 남아버렸다.
그는 순식간에 도약해,「커다란 많은 MANY」라 써진 발판을 밟으며 한층 더 높이 뛰어오르고, 옥상 위에서 연속 옆돌기를 행하다가 다시 뛰어올라 전신주의 꼭대기 위에 착지한 뒤 그대로 전선을 타고 내려갔다.
시키베도 이를 쫒아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초속과 가속도는 이미 보통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쳐지고 만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폐건물에서 폐건물로 건너뛰며 갈고리 로프를 전방의 간판 「물억새의 구덩이인(*1)」에 내걸어 원심력을 이용해 한층 더 뛰어올랐다.
후방에서 그를 삼족의 까마귀가 뒤쫒았다. 닌자 슬레이는 파르쿠르 배달부처럼 건물의 벽을 타고, 또 뛰어오르먄서 번화가 쪽으로 멀리 떨어져 갔다.
어느새 단조로웠던 풍경에 폭력적인 색채가 넘치고 있었다.
「세븐스」「빌리고 갚는다」「가라오케市」「전화왕자님」「кокэси」「오마미」「모찌 수라장」「매일 돌리고 있습니다」「사기NO!」
난립해 있는 가지각각의 네온 간판들과, 거리를 오가는 광고의 폭음들.
"까-악!" 쫒아가던 까마귀는 갑자기 가득 찬 소리와 빛에 움츠려들었다.
사방팔방에서 파드득대는 날갯짓 소리가 다가오고, 영역 침범에 분노한 참새 갱들이 덮쳐온다.
설상가상으로, BLAM! BLAM! 빌딩 옥상에서 대기하고 있던 어번 새잡이가 이 소동에 반응하여 바이오 참새들을 쏘기 시작했다. "오늘은 대박났군!"
한편, 닌자 슬레이어는 점포 밀집지역의 텐트 위를 구름을 타듯이 달려나가고 있었다.
그는 후방의 소동에 신경쓸 틈이 없었고, 오히려 놔두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다.
『빨리 와줘! 어서! 존나 위험하다니까!』"닥치고 있어! 아니지, 정보를 말해봐. 녀석의 이름이나, 쓰는 짓수 말이다!" 간판, 파이프, 뒷골목!
『이름은 아모크웨이브…...아직 우리들이 못 찾아본 녀석......갑자기 와선 전부 죽여대고는......완전 사이코 새끼야, 큰일이라고. 지금까지 겪은 것 중 가장 야바이한 사태야. 뭔가......분신같은걸 만들었어』"코토부키=상은"『아직 몰라, 하지만 아마도 글렀어. 나도 곧 살해당할꺼야. 다쳐서 움직일수도 없어. 녀석이 곧 돌아올거라고!』
시키베는 네온 광고가 발하는 빛을 머금어 반짝이는 수증기와 포장마차 거리의 풍경을 눈 앞에 두고 멈춰섰다.
근처에서 걸어가던 네온 우산을 쓴 시민은 수상쩍은 듯이 그녀를 보았다.
이윽고 세 발 달린 까마귀가 내려와서 그녀의 어깨 패딩에 발톱을 세우고 착지했다.
"찾으셨슴까." 시키베가 물었다. 그녀가 팔을 올리며 휴대용 UNIX를 들어 보이자, 까마귀는 부리로 능숙하게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조금 지나서, 액정 패널엔 「붓다 FUCK」이라는 문자가 표시되어 있었다. 시키베는 얼굴을 찡그렸다. "우웨-"
◆◆◆◆◆◆◆◆◆◆
연이어 울리는 파괴음, 그리고 침묵. 그리고 뚜벅뚜벅 소리를 내며 계단을 내려온다.
타기는 통신을 끊고 휴대단말을 멀리 안쪽으로 내던졌다. 그는 계산대 위에서 도마에 오른 참치처럼 엎드린 채로 떨고 있었다.
실제, 일어설 기력도 이젠 없다. 가게 안에는 피 냄새가 가득하다.시체의 산이다.
"별 거 없었네......" 다시 나타난 아모크웨이브가 타키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건 아니지?"
"목숨만은 살려줘" 타키는 신음했다. "무엇이든 말할게" "아무것도 없는건 아니지?" "알았어. 우리 가게는 사실 그냥 피자집이 아니야. 비밀이 있어."
"그렇지? 그렇겠지. 그렇지 않으면 이상한 걸." "숨겨진 UNIX실이 있어. 그건, 뭐랄까, 쿨럭, 비밀의 방인데, 해킹 관련 일은 거기서만 받고 있어"
"과장이 심한걸." "장소는......" "아니, 괜찮아. 층분해" 아모크웨이브는 다시 노이즈의 인형을 만들어냈다. "화장실 안쪽이구나. 좋아, 넌 이제 슬슬 죽여 둘까."
"아냐, 좀 더 미뤄 둬!" 타키가 발버둥쳤다. "비밀번호 등의 문제도 있고, 그런건 말야, 뒤로 미뤄두는 편이 좋지! 저기, 같이 힘내 보자고. 닌자 슬레이어를 함께 쓰러트리는 거야! 필요한 건 전부 알려줄 테니, 오는 걸 유인해서 앰부쉬하자구. 아니, 보수는 없어도 돼, 우선 살고 보는게 제일이니까! 그러니까 제발 날 죽이지 마!"
"너 말야, 프라이드 같은건 없니?" 아모크웨이브가 타키에게 다가갔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없습니다!" "프라이드가 없는 녀석은 짜증나......뭐 때문에 살아있는 건지, 상당히 불쾌하다고" "있습니다!"
타키가 외쳤다. 아모크웨이브는 춉으로 목을 베어내려고 자세를 취했다. "정말이지......"
"하이얏-!"
그 순간, 계산대 아래에서 갑자기 오이란드로이드가 뛰어올라 카운터를 넘어가며 아모크웨이브에 드롭킥을 날렸다.
코토부키였다. 아모크웨이브는 순식간에 반응하여 이를 손등으로 막았다. 코토부키는 계산대에 양손을 짚고, 그대로 이단, 삼단차기를 내질렀다.
"하이하이! 하이얏-!" 화려한 연속차기다. 아모크웨이브는 그것을 힘 안들이고 흘려넘긴 뒤, 카운터로 기와깨기 펀치를 내질렀다.
KRAAASH! 코토부키는 간발의 차로 옆으로 굴러 내려와서 이것을 피했고, 타키는 비명을 지르며 마루 위에 떨어졌다.
코토부키는 아모크웨이브를 향해 근처에 있는 의자를 미끄러트렸다.
"아파라.....! 코토부키 너, 살아있었......"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자하니, 너는 쓸개가 빠진 겁니까! 그럴때는 '동료는 절대 팔지 않겠다!' 고 말하는 거에요!"
코토부키가 타키를 질책했다. 아모크웨이브가 발로 차서 돌려보낸 의자가 코토부키의 얼굴 옆을 스쳤다.
2층에 있었을 터인 코토부키가 어떻게 계산대의 그늘에 도달한 것인가?
그녀는 아랫층에서 벌어지는 소란을 듣고 처음엔 계단 중간까지 내려가 1층의 다툼을 관찰했다.
그 후 소리가 안 나게 주의하며 위층으로 돌아가, 2층의 창문을 통해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대로.......마치 서부극의 정찰 장면처럼.......가계 밖을 쪼그린 채 이동하며 돌아서 아모크 웨이브가 2층에 올라간 타이밍에 입점한 것이다.
포복전진으로 계산대의 그늘까지 이동한 그녀는 가만히 앉아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앰부쉬는 막아져버리고 말았다....!
코토부키는 가까이 있는 슬롯머신에 손을 뻗어, 배선을 떼어내며 그것을 들어올려 아모크웨이브에게 던졌다. "하잇-!"
"이얏-!" KRAASH! 아모크웨이브는 어렵지 않게 그것을 걷어찼다.
"흠흠흠.......인간은 아니군. 오이란드로이드?" 아모크웨이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이거. 오이란드로이드에게 가게의 경호를 맡겼다는 건가?"
"가게에 왔던 많은 사람들이 전부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모두들 피자를 학수고대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구요. 이런건 절대 좋지 않은 일에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닌자는 조소했다. "인간같은 말투를 쓰는구나." "자아가 있습니다." "자아. 그건가, 우키요인가 하는. 재밌는걸"
"당신은 뻐낑 닌자 새끼군요? 쳐날려 버리겠습니다." "하하하, 무리야 그런건." 아모크웨이브는 건성건성 한 손을 펼치며 들어올렸다.
"이 짓수가 있으니까 말이지." 들어올린 손을 쥐자, 코토부키가 갑자기 경련했다.
"자아, 왜 그래? 쳐 날려 봐." 아모크웨이브가 말했다. 코토부키가 눈을 깜빡이며 몸을 움찔거렸다.
삐걱대는 소리만 울리고 우두커니 서있을 뿐이었다. "무슨 일이야! 어떻게 된 거냐. 여기선 안 보여!" 마루바닥에서 타키가 조급해하며 말했다.
"움직여지지 않아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아모크웨이브는 고개를 끄덕였다. "죠루리(*2) 짓수란다, 무생물 양!" "움직일 수가 없어요"
"그런 짓수거든." 아모크웨이브가 비웃었다. 휙, 하고 손을 움직이자 코토부키가 걸어나서기 시작했다.
"이봐 점주, 이왕 이렇게 된거 이 녀석에게 죽는 건 어때? 그 편이 우키요답잖아." "야메로! 이쪽으로 오지마.....!"
타키가 주춤했다. 코토부키는 멈추지 않고 걸어간다.
"그렇지, FUCK하면서 죽이는 게 좋겠어." 아모크웨이브가 말했다. 그는 근처의 의자에 걸터앉아 다리를 꼬았다.
코토부키가 엎드려 있던 타키를 위를 향하게 했다. "살려줘" 아모크웨이브는 휴대용 단말을 꺼내, 카메라를 향했다.
"위에 올라타렴." 그는 명령했다. 그리고.......코토부키의 어깨너머, 출입구에 나타난 그림자를 알아차렸다.
"응......?" "이얏-!" KRAAASH! 문이 날아가면서 코토부키의 바로 옆을 지나 아모크웨이브와 충돌했다.
"으윽-!" 아모크웨이브는 순간적으로 양 팔을 교차시켜 방어했다. 그의 손에서 부서진 휴대용 단말이 떨어져내렸다.
그는 보았다......타오르는 듯한 실루엣이 출입구 앞에 떡 버티고 서 있는 것을.
"야, 왔냐! 늦었잖아 멍청아!" 코토부키에게 마운트를 내주고 있던 타키가 발버둥쳤다.
"이대로는 FUCK 앤드 사요나라 당해버려! 빨리 저 닌자 자식을......." "닥쳐!" 출입구 앞의 사내가 분명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아모크웨이브에게 아이사츠했다. "도-모. 아모크웨이브=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아모크웨이브입니다." 아모크웨이브는 아이사츠에 화답했다.
그에 맞춰서 코토부키도 일어섰다. "이 오이란드로이드는 잠시 빌려쓸거야."
"......날 찾아서 여기까지 온거냐" 닌자 슬레이어가 지고쿠 헬을 방불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찾아갈 수고를 덜어준 답례다. 여기서 죽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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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줄거리 : 복수귀 닌자 슬레이어는 가족같은 사이였던 소꿉친구 아유미의 목숨을 앗아간 사츠가이에게 연관된 닌자를 차례차례 죽여왔다. 사츠가이와 접촉한 닌자들은 선즈 오즈 케이어스라는 상호조직을 네트워크 상에 형성하고 있어, 이것이 그의 길잡이가 되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피자와 정보를 파는 스낵바 '피자타키'의 점주 타키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하고, 그것을 빚으로 지게 해 반강제적으로 정보수집을 시키고 있었다. 실제 지금까지 얻은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정보는 대부분 그의 노력의 산물이였다. 그러나 마침내, 산즈 오즈 케이어스 측에서 닌자 슬레이어의 행동을 눈치챈 자가 나타났다.)
(아모크웨이즈라는 이름의 닌자는 요그야카르타에서 벌어진 닌자 슬레이어의 전투의 흔적을 투사하여, 그의 발자취를 쫓아 네오 사이타마까지 왔다. 피자타키에 입점한 아모크웨이브는 거기 있던 손님들을 모조리 살해한 뒤, 타키를 고문하기 시작했다. 코토부키에 이에 맞섰지만 닌자에게는 역부족일 뿐. 그리고……그가 돌아왔다.)
【스톰 인 어 다완】#4
"하이얏-!" "끄악-!" 갑자기 코토부키가 축구공을 차듯 로우킥으로 마루바닥 위에 누운 타키를 가격했다.
"제기랄! 너 말야, 꼭 두고 봐라!" 타키는 고통으로 기절할 뻔 하면서 바닥을 굴렀다.
"죄송해요!" 코토부키는 사과하면서 아모크웨이브의 곁에 서서 쿵푸를 취하며 닌자 슬레이어와 대치했다.
(((죠루리 짓수다. 마스라다))) 나라쿠 닌자가 닌자 슬레이어의 뉴런에 경고를 보냈다.
(((무생물, 인형, 현세에 있어선 기계나 사이버네틱스 부류까지 조종하는 짓수지. 끄끄끄......결국은 잔재주일 뿐. 이 따위 수작에 발이 묶이는 건 안될 일이다. 신속히 저 인형을 파괴하고 닌자와 맞서거라. )))
"여기는 너의, 뭐랄까......그렇지, 안식처라도 되니?" 아모크웨이브는 양 팔을 펼치며 점내를 둘러봤다. 파손된 세간들, 그리고 굴러다니는 시체들을 강조하듯이.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모두 확실히 죽여 놨어. 너는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친구들을 죽여왔지......서로 한 일은 비슷하지 않아?"
"상관없는 녀석들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답했다.
"호! 상관 없다 이거군" 아모크웨이브는 눈을 가늘게 떴다.
"친구를 함부로 말하는 놈은 싫은걸......나는 친구를 소중히 대한다구......솔직히,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패거리따위 이놈이고 저놈이고 제대로 기억도 안나지만 말이야!"
"하이얏-!" 코토부키가 뛰어들었다! "하잇! 하잇! 하이하잇!" 코토부키가 내지르는 연속 단타를 닌자 슬레이어는 재빠르게 흘려보냈다.
닌자 슬레이어가 다리후리기로 축발을 넘어뜨리려 하자, 코토부키는 물구나무를 서서 이를 회피한 뒤 그대로 연속 옆돌기를 행했다.
벽에 도달한 코토부키는 삼각차기로 도약해 공중에서 돌려차기를 닌자 슬레이어의 측두부에 날리려고 했다.
"하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이를 브레이서로 받았다.
그리고 0.1초 후, 닌자 슬레이어의 안면에 아모크웨이브의 정권이 쳐박혔다. "이얏-!" "끄악-!"
KRAAASH! 닌자 슬레이어는 테이블을 파괴하며 쳐날려져 이내 바닥에 세게 부딪쳤다
"어라라? 왜 반격을 안하는 거야. 부수는 게 아까워서 그래? 확실히, 이거, 공들여서 만들어진 것 같긴 하네" 아모크웨이브는 코토무키의 뺨을 쓰다듬었다.
"네오 사이타마는 항상 테크놀로지의 폭풍 한 가운데에 위치해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좀스러운 가게가 이렇게 정교한 오이란드로이드를 가지고 있으니 참 놀랄 일이야. 흠흠......"
코토부키의 손이 저절로 움직여 아모크웨이브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닌자 슬레이어=상, 힘내서 어떻게든 해결해 주세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용수철을 방불케 하는 점프로 일어서서 그대로 아모크웨이브에게 공격을 가했다.
아모크웨이브는 과장되게 하품 시늉을 하면서 닌자 슬레이어의 타격을 빗겨냈다. "자아, 지금이야." 코토부키에게 명령한다.
"하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의 측두부에 코토부키가 들이민 팔꿈치 공격이 명중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이어지는 타격을 피하고 계산대 위로 물러섰다. 아모크웨이브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것 참, 롱게이트=상의 실력도 별볼일 없었나 보군. 분명 나는 강해. 강하지만……저기 닌자 슬레이어=상, 너, 선즈 오브 케이어스 녀석들을 몇 명이고 죽여왔던게 맞지?" "......" "목적이 뭐야? 사츠가이를 만나고 싶다고 했던가"
"찾는다고 만날 수 있을 리가 있나." 아모크웨이브가 말했다.
"그 녀석은……그래......추웠지......엄청 차가웠어, 생각만 해도 등골이 얼 것 같아." 코토부키가 계산대로 다가갔다.
"네놈을 죽인다." 닌자 슬레이어가 단언했다. "그리고 네놈이 알고 있는 것들을 죽기 전에 전부 불게 할거다."
닌자 슬레이어는 계산대에서 회전 점프하며 뛰어내려, 바로 아모크웨이브에게 달려들었다. "이얏-!"
"하이얏-!" 곧바로 코토부키가 앞을 가로막으며, 강렬한 쿵푸 가라테를 선보인다! "하잇! 하잇! 하이하잇!" "으윽-!"
그 반응속도는, 보통 오이란드로이드......즉 평상시의 코토부키의 능력을 아득히 넘어 있었다. 즉, 닌자의 것이었다. 아모크웨이브의.
"너무 날 얕보지 마, 닌자 슬레이어=상. 그 로봇은 내가 직접 움직이고 있는 거니까."
달달달달달……따르르르르삐로삐삐. 벽의 다트 기계가 전자음을 울리며 액정에 「BULLSEYE」라는 문자를 표시했다.
그리고 이어서「AMOK WAVE」「MEOTJIM SEXY」라고. "사츠가이에게 받은 선물이야."
닌자 슬레이어는 코토부키의 공격을 계속 방어했다. 포물선을 그리며 수리켄이 날아와 그의 목을 스쳤다.
뒤에서 아모크웨이브가 장난치듯이 원호사격을 한 것이다. "난이도를 좀 올려보지. 프레쉬한 네오 사이타마를 체험하려면 나도 제대로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하이얏-!" "이얏-!" 맞부딪치는 주먹!
(((바카! 마스라다!))) 나라쿠가 질책했다. (((이 무슨 나약함! 이 무슨 한심함! 당장 부숴버리지 못하겠느나!))) "겁쟁이!"
나라쿠의 질책에 코토부키의 목소리가 겹쳐졌다. "빨리 어떻게든 하세요! 구체적으로는, 절 움직이지 못하게 부숴버리세요!" "......!"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코토부키가 이어서 말했다. "나중에 고치면 됩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코토부키의 양 무릎을 낮게 차서 파괴했다.
"으읏-!" 코토부키는 눈을 부릅뜨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통각을 끊었으니까 아프지도 않답니다! 꼴 좋네요, 뻐킹 닌자!"
중심을 잃고 쓰러진 코토부키는 아모크웨이크를 매도하면서, 그럼에도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팔을 뻗어 닌자 슬레이어의 발목을 붙잡으려고 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이를 뛰어넘어갔다.
"죄책감을 느끼실 필요는 없어요, 전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코토부키의 목소리를 등에 지고, 닌자 슬레이어는 아모크웨이브를 향해 달려간다.
"시끄러워." 달려가면서, 뒤쪽의 코토부키에게 말을 던졌다. "시끄럽다고, 너도, 타키도." 강하게 쥔 주먹이 부스스 소리를 내며 검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아모크웨이브는 웃으면서 가라테를 취했다. "네놈도 그렇다. 아모크웨이브=상."
"이앗-!" "이얏-!" 두 닌자가 충돌했다. BOOOM!
충격파가 점내에 방사형으로 퍼지고, 밀려나간 세간들이 벽에 부딪쳤다. "아이에에에!" 타키가 비명을 질렀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둘은 원인치 거리에 미니멀 목인권을 방불케 하며 숏 훅을 주고 받았다.
"이얏! 이얏-!" 아모크웨이브는 닌자 슬레이어의 타격을 피하며, 옆구리에, 그리고 가슴팍에 한 대씩 주먹을 쳐넣었다.
"......!" 닌자 슬레이어의 균형이 무너졌다. 아모크웨이브는 눈동자에 희열의 빛을 띄며 길로틴 춉을 내질렀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처럼, 어깨와 측두부로 아모크웨이브의 춉을 끼워 이를 멈췄다. "이얏-!"
"끄악-!" 배에 주먹을 쳐박는다! "이얏-!" "끄악-!" 이번엔 얼굴에!
"이얏-!" "끄악-!" "이얏-!" "으윽-!" 아모크웨이브는 팔을 휘감아 자신을 완전히 밀어붙이려고 하는 타격을 저지했다.
그대로 붙잡아 어깨의 관절을 굳히려 했으나, 닌자 슬레이어의 팔에 검은 불꽃이 타고 흘러가 그것을 막았다.
닌자 슬레이어는 스스로 던져져서 위기를 면했다. 아모크웨이브는 피 섞은 침을 뱉었다.
"네 녀석......." 아모크웨이브의 말과 가라테의 수습이 끝나는 것보다 빨리, 내던져진 닌자 슬레이어는 땅을 박차며 다가와 아래부터 도려내듯이 갈고리 손톱을 휘둘렀다.
"이얏-!" "끄악-!" 피물보라! 아모크웨이브는 주춤해서 뒷걸음치다가 벽에 부딪쳤다.
죽인다. 닌자 슬레이어는 한 걸음 내딛었다......아니, 등 뒤에 누군가! "이얏-!" "이얏-!"
미처 반격하지 못하고, 닌자 슬레이어는 등 뒤에서 내질러진 춉에 당했다. 공격자는 기괴한 노이즈로 구성된 닌자의 실루엣이었다.
"아파라.......빌어먹을......" 아모크웨이브는 거칠게 기침하고선, 상처를 누르며 쓰러지듯이 주저앉았다.
그는 노이즈의 인형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아깝게 됬구나, 하하하."
"이얏-!" "끄악-!" 노이즈 인형이 다른 손으로 주먹을 쥐어 닌자 슬레이어를 내리쳤다. 그리고 다시 한 방.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어깨로 태클을 걸어, 밀쳐내서 거리를 벌렸다. 노이즈 인형은 닌자 슬레이어에게 익숙한 가라테의 자세를 취했다.
그 안면부에 「忍」「殺」의 문자가 아른거렸다. 악몽같은 광경이었다.
"하아~젠장할." 아모크웨이브가 움찔댔다. "관광여행 기분으로 와서 심하게 다치고 말았네, 조금만 더 일찍 했으면 협공으로 간단히 끝장냈을 텐데.......여전히 미숙하구나" 공격을 주고 받는 닌자 슬레이어와 노이즈를 지켜보며, 그는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다.
"뭐, 결국은 결과론이야. 분발하자, 점수차를 만회해야지."
나무삼. 그것은 섀도우 트레이스 짓수와 죠루리 짓수를 결합시킨 기책. 짓수로 발생시킨 잔상체를, 다른 짓수를 통해 조작한다....
....보통 닌자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행동을, 아모크웨이브는 문제없이 해내고 말았다. 이것이 사츠가이의 축복인가!
닌자 슬레이어는 지금, 자신의 그림자와 가라테를 맞부딪친다!
◆◆◆◆◆◆◆◆◆◆
【스톰 인 어 다완】#5
"이얏-!" "이얏-!" "이얏-!" "이얏-!" 파괴된 피자타키의 점내에서 닌자 슬레이어와 잔상체 닌자 슬레이어는 춉을 맞부딪치고, 거리를 벌려, 다시 맞부딪쳤다.
"아이에에에에!" 계산대 밑에서 타키의 비명소리가 퍼졌다. "내 가게! 내 가게라고!"
"하-악......하-악......쿠훕, 쿠허업!" 아모크웨이브는 한 손으로 깊게 도려내진 상처를 누르면서 한 손을 죠루리 잔상체를 향해 뻗고 있었다.
그 눈이 요사스럽게 빛나자, 잔상체의 움직임에 생동감이 더해져갔다, 잔상체의 윤곽의 흐트러짐이 줄고, 이내 검붉은 색채마저 띠기 시작하고 있었다.
짓수에 집중할수록, 이 가게에 남아있는 닌자 슬레이어의 '존재감'의 재현도는 더욱 높아져간다.
그와 함께 잔상의 가라테 또한 아모크웨이브의 것에서 '존재' 쪽의 정보에 더욱 가까워지는 것이다.
(아모크웨이브=상......) 기억 속의 사츠가이의 목소리가, 짓수에 극도로 집중하여 트랜스 상태에 빠진 아모크웨이브의 뉴런에 메아리쳤다.
(주저할 필요는 없어, 뭘 망설이지?) 사츠가이는 놀리듯이 묻는다. 아모크웨이브는 뒷걸음질쳤다.
(그게, 정말 이걸 해야만 합니까?)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하나, 네가 바랬던 것일텐데.) (아니, 역시 좀, 이거는........)
(MWAHAHA! BWAHAHA!) 사츠가이의 팔이 늘어나, 아모크웨이브의 손을 붙잡아 끌어당긴다.
그의 손 끝이 사츠가이의 펼쳐진 가슴팍 속의 허무에 닿았다. 아모크웨이브는 궁극적인 고독의 조짐이라고나 불러야 할 듯한 공포감을 느꼈다.
그것은 너무나도 차가웠고.......차가웠다. (그만둬! 제발 그만해!) (MWAHAHAHAHA! 똑똑히 지켜봐라!) (AAAARGH!)
이미 팔뚝까지 빨려들고 말았다. 아모크웨이브의 혼탁해진 눈이 흰자위를 드러냈다.
(저주받은 아카시 닌자 클랜의 아이여! 아아, 너는 무엇을 쥐었느냐!?) (AAARGH!)
지저분한 뒷골목 한가운데, 아모크웨이브는 고독의 아픔에 한동안 울부짖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고독과 그 고독의 깊은 곳에서 한가지 '힘'을 건드렸다.
사츠가이의 속에서 끌어당겨 빼낸 것은 '죠루리 짓수'였다. 그는 이제 혼자가 아니였다.
사츠가이의 축복......죠루리 짓수는 그의 섀도우 트레이스 짓수와 놀랄만큼 잘 어울렸다. 과거에 이러한 짓수를 사용했던 닌자가 있었을까?
아니, 설령 헤이안 시대까지 가도 그런 자는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직감으로 느껴진다. 지금 생각해도 기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닌자 슬레이어=상, 자아, 어떠냐......!" 그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너에게 '너'를 쓰러트리는 건 불가능해......그건 너 자신이니까 말이야!"
"이얏-!" 잔상체가 닌자 슬레이어를 후려쳤다. "끄악-!" 한번 더 후려쳤다. "끄악-!"
"하앗-하하하하.......헤엑.......헤엑........." 피를 흘리면서, 아모크웨이브는 힘겹게 일어섰다.
KRAAASH! 닌자 슬레이어가 발차기를 받고 날아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 밑에 있던 시체가 피를 흩날렸다.
"이젠 끝장이야-!" 타키가 외쳤다. "코토부키! 어떻게든 좀 해 봐라!" "삐각......." 코토부키는 심각한 손상을 입은 탓인지, 모종의 재부팅 프로세스에 진입해 있었다.
잔상체가 뛰어들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후려쳐서 떨어트렸다. 이번엔 닌자 슬레이어가 한 발 빨랐다.
하지만 다음엔 어떨까. 이 잔상체는 생성된지 얼마 안 지났으나, 한편 닌자 슬레이어는 부상과 피로의 영향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몇 방울의 피가 바닥에 떨어져, 그대로 연소하며 연기를 피어올였다. 거울로 마주보는 듯한 형상의 두 닌자가 다시 가라테를 취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전신을 앞으로 살짝 기울인 자세를 취하며, 잔상체를 노려봤다. "알 것 같아."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자기 자신이 상대. 간단한 일이다.
"스읍-......후우-" 그는 숨을 들이쉬고, 내뱉었다. 타오르는 가라테를 혈관에 순환시킨다. 그래, 간단한 일이다. 상대가 과거의 자신이라 한다면, 지금 당장 여기서 성장을 이루면 되는거다.
"이얏-!" 잔상체가 수리켄을 투척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이미 요격할 수리켄을 던져놓은 참이였다.
수리켄이 서로 충돌하여 소멸하는 순간, 이미 닌자 슬레이어는 기울인 자세 그대로 잔상체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잔상체의 움직임은 나 자신의 것이다. 그렇기에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닌자 슬레이어 쪽이 한 순간 더 빠르다. 이를 악문다. 이대로 0.1초라도 더 빠르게!
뉴런이 뒤틀리고, 주관적 시간감각이 진흙처럼 둔해진다. 상대가 내지르는 자신을 도려내려 하는 주먹의 궤적이 보인다. 알 수 있다. 당연한 소리다.
자신의 가라테. 이 무슨 조잡한 가라테란 말인가. 그럼 고치지 않으면 안 되겠지. 그 흑등색의 닌자를 이정표로 삼아서?
아니. 모방만을 되풀이해서 어쩔 셈이냐. 그저 자신의 가라테를 뛰어넘어라. 더 빠르게, 더 강하게 움직이는 거다.
"이얏-!" "끄악-!" 목소리는 늦게서야 귀에 들어왔다. 닌자 슬레이어의 손은 상대의 손이 뻗어오는 것보다 더 빨리 상대의 안면에 도달해, 움켜쥐고 있었다.
그대로 후두부를 바닥에 내리찍은 뒤, 짓누르고, 바닥을 깎을 기세로 밀어냈다. "이얏-!" 그 기세를 실어, 내던진다. "끄악-!" KRAAAASH!
마루바닥엔 검게 타버린 무참한 상흔이 일직선으로 생겨나 있었다.
내던져진 잔상체는 피자타키의 출입구를 정면에서 파괴하며 가게 밖의 도로로 굴러나갔다. 닌자 슬레이어도 이를 쫓아 뛰어들었다.
BRATATATATA! 가게 밖으로 나오자 마자, 느닷없이 기관총의 소사가 그를 측면에서 맞이했다. 주변을 순회하고 있던 모터 가시라다!
"체포권을 행사하겠습니다. 투항해주주주주주주죽어라, 닌자 슬레이어=상" 모터 가시라가 선고했다.
퓩, 퓩 하는 날카로운 착탄음이 울리고, 튀어오른 피가 증발했다. 겨우 몇 발일 뿐. 문제없어.
닌자 슬레이어는 모터 가시라의 사격에 상관하지 않고, 건너편의 건물의 벽에 처박힌 잔상체를 향해 달려나갔다. "이얏-!"
"아밧-!" 지근거리에서 발해진 하이킥이 잔상체의 턱을 차 올리고, 머리 부위가 떨어져 나간 잔상체는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BRATATATATATATA! 모터 가시라가 양 팔의 개틀링건을 조준된 닌자 슬레이어에게 내뿜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이를 연속 옆돌기로 회피했다.
BRATATATATATATA! 옆돌기에서 이어진 도약으로 거리를 멀리는 닌자 슬레이어를 개틀링건의 화선이 뒤쫓는다.
공격은 집요했다. AI가 아니라 닌자가 개틀링건을 조준해 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대로라면 지리 푸어(서서히 불리).
절뚝이며 출입구로 나온 아모크웨이브가 짓수의 정밀도를 더욱 높여갔다.......BLAM!
아모크웨이브는 배후에서 날아온 총탄이 도달하기 직전에 위험을 감지해, 상체를 기울여 회피했다.
핏발 선 눈으로 점내를 돌아보자, 계산대에 팔꿈치를 얹어 온 몸을 지탱하고 있는 타키가 책상에 비치되어 있었다고 추측되는 리볼버를 쥐고 방아쇠를 당긴 것이 보였다. 순간적인 분노와 상황판단이, 아모크웨이브의 집중을 흐뜨러지게 했다.
아모크웨이브는 당연히 그런 하찮은 비닌자 한 마리 따위는 일단 방치하고, 닌자 슬레이어를 모터 가시라와의 연계로 단숨에 살해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판단을 내리는데 아주 잠깐이나마 시간이 걸려버렸다. 사격이 끊어진 그 잠깐동안 닌자 슬레이어는 뛰어오르면서 몸을 비틀어 뒤쪽의 모터 가시라를 향해 갈고리 로프를 풀어 던지는 일련의 행동을 마친 것이다.
갈고리 로프는 모터 가시라의 역관절 각부를 붙잡고 그대로 빙빙 휘감기며 갈고리를 단단히 박아서 행동을 완전히 봉쇄했다.
모터 가시라는 비명처럼 들리는 전자음을 발함과 동시에 스스로위 무게에 짓눌리는 것처럼 쓰러지고, 분진이 흩날리는 가운데 닌자 슬레이어가 땅을 박차고 아모크웨이브의 정면에서 달려들었다.
아모크웨이브는 가라테를 취해.......취하고.......취하려.......빠르다, 닌자 슬레이어가 닥쳐든다!
"이얏-!" 아모크웨이브는 춉 찌르기를 내질렀다. 미간을 꿰뚫고 뇌를 파괴하는 공포의 찌르기를.
그 팔 안쪽으로, 교차하는 것처럼 닌자 슬레이어의 왼팔이 파고 들어왔다. 죽음이.
닌자 슬레이어의 카운터 춉 찌르기는 아모크웨이브의 오른눈을 짓뭉개고, 그대로 눈구멍을 파고들었다. 뉴런이 새하얗게 태워진다...
..."아밧-!" 아모크웨이브는 몸을 뒤로 젖히며 헛발을 디뎠다. 닌자 슬레이어는 왼손을 빼낸 뒤, 오른손으로 목을 잡았다. "네놈을 죽인다......!" "아밧-!"
아모크웨이브는 경련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목을 붙잡은 채로 그의 몸을 들어올렸다. "사츠가이는 어디에 있나. 말해라." "알 리가, 쿠훕, 내가, 알, 리가, 없잖아"
"그렇겠지." 닌자 슬레이어의 눈이 검붉게 빛났다. "그럼 닌자를 팔아라. 사츠가이에게 두 번 접촉한 자가 있다고 들었다." "......!" "알고 있나 보군"
"알......아밧-!" "말해! 너는 알고 있어. 그게 느껴진다!" "아밧-!" "그 녀석은 어디에 있나. 그리고 무얼 알고 있나!"
닌자 슬레이어의......마스라다의 눈이 불타올랐다. "사츠가이는 왜 아유미를 죽인 거냐! 왜 내가 아니라 아유미가 죽은 거야! 어째서냐, 나라쿠!" "아밧-!" "어째서냐!"
"주, 죽겠어, 그 녀석" 타키의 가냘픈 목소리가 들어왔다. "그대로 죽여버렸다간......" "왜냐고!" "아밧-!"
아모크웨이브의 신체의 테두리가 새까맣게 타기 시작했다. 그래도 닌자 슬레이어는 결코 손을 놓지 않았다.
"두 번 만난 닌자는......사츠가이를.......알고 있을 터다! 말해라!" "아밧-! 놈의! 놈의 이름은!"
"말해라......!" "아밧-! 놈의, 놈의 이름은......!" 아모크웨이브는 이제 안쪽까지 불타고 있었다. 검게 타오르는 몸이 살짝 경련하고, 목소리가 스며나왔다.
"놈의, 이름은......브래스하트......" "브래스하트, 기억했다." 닌자 슬레이어가 나직이 말했다. "어디에 있나." "몰라, 그런거.......조심성 많은 녀석이라......"
아모크웨이브의 신체 곳곳이 갈라지고,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젠장......나는 이렇게........" 아모크웨이브의 왼눈이 터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더욱 힘을 기울였다.
"사요나라!" 아모크웨이브는 닌자 슬레이어에게 들어올려진 채로 폭발사산했다.
타키는 몇번 심하게 기침한 뒤, 그대로 계산대 위에 쓰러졌다. "삐가가가......." 코토부키가 규칙적으로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
"전부 너 때문이야, 철두철미하게 네 탓이라고!" "아아, 그래."
"엄청난 비극이야, 비극! 가게 오던 녀석들, 전부 좋은 놈들이었는데 제멋대로 죽어버리고는..." "정보는 얻었어."
빗자루질을 하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태연하게 말했다. 타키는 끊임없이 불평을 하면서, 깁스가 채워지지 않은 쪽의 팔로 빗자루질을 계속했다.
"알겠어? 니가 없었으면 난 이런 꼴은 당하지 않았고, 내 피자타키가 FUCK당하는 일도 없었어, FUCKED UP이라고."
"끈질기군." 마침내 닌자 슬레이어가 되받아쳤다. "난 멈출 생각은 없다......!" "반드시 너한테 청구할거야, 개장비 전부! 소우카이야에도 꼰질러 주마!"
"다투는 건 보기 흉합니다." 코토부키는 카운터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러니 그만두세요. 그리고 무고한 사망자들을 애도합시다."
"이 녀석은 정말 입만 열면 이런 소리만 해대는군." 타키가 혀를 찼다. "그러면 붓다에게라도 기도하든지. 오이란드로이드도 환생같은걸 믿냐?"
"영혼에 관한 문제군요." 코토부키는 눈을 내리깔았다. "저에게는 자아가 있지만, 그건 잘 모르겠어요."
"계산대엔 또 어떻게 올라간거야, 다리도 그 꼴인데" "편히 잠들기를......." 코토부키는 눈을 감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타키는 빗자루를 양동이 속에 처박았다. "바닥재도 전부 교체해야 되겠네, 우라질!"
아모크웨이브는 아무래도 피자타키에 습격을 가할 생각을 혼자서 떠올려 낸 것 같았다.
타키는 필사적으로 조사해봤으나 다른 선즈 오브 케이어스 구성원들과의 연계적인 움직임은 확인하지 못했다.
그것은 희소식이기는 했지만, 브래스하트인가 하는 자의 거주지나 활동 로그 또한 전혀 수집되지 않았다.
"브래스하트" 닌자 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브래스하트......"
타키는 생각에 빠진 그의 등을 눈으로 쫓으며, 머리를 긁었다. "배가 고파졌으니까, 피자 좀 구워와라. 난 보다시피 이런 손이라고."
기도하고 있던 코토부키가 눈을 뜨고, 닌자 슬레이어를 보면서 오븐을 가리켰다. "조리는 셀프에요. 간단하답니다!"
"....." 닌자 슬레이어는 그들을 흘낏 본 뒤, 성가시다는 듯이 신음했다.
【스톰 인 어 다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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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마센.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군요." 온후무해한 미소를 지은 신사는 미심쩍게 고개를 갸웃거리는듯 보였다. "아......" 뒤에서 손을 잡고, 책장 앞을 느긋하게 천천히 걸으면서, 장신백발의 남자는 대답할 말을 찾는 것 같았다.
"그 뭐냐. 그런 쓸대없는 거래는 배재하자구, 교장님. 확증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라구." "신사는 탁상에서 가죽장갑으로 덮인 손을 잡고, 눈썹을 찡그린다. "확실히 심하게 당황스러운 이야기로, 공포를 느낍니다. 저는 책임이 있는 입장입니다. 그녀들은 미래의 네오사이타마를 짊어질 천사들이에요. 그것이……"
"이봐. 관두라구." 남자는 강한 어조로 말을 끊었다. 걸음을 멈추고 교장을 돌아보았다.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 교장은 그의 응시에 슬픈 한숨을 내쉬며 대답한다. "당신이 클라이언트로부터 받은 의뢰는 어디까지나 그녀의 건이겠죠? 한편 지금 당신이 하고있는 당돌하고 황당한 억측," " 그만. 하자고."
"우. 훗!" 교장은 어깨를 떨었다. "웃훗훗훗훗훗훗......" 그것은 웃음이었다. "그 자세, 프로페셔널의 그것과는 다르군요. 쓰레기를 뒤지지 않으면 새총에 맞을 일도 없다! 좋지 않은 들림길은 당신의 클라이언트에게도 실망을 안겨주겠네요!"
그 순간 남자의 코트 소매 속에서 데린저가 슬라이드하여 각각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남자는 교장에게 2정의 데린저를 돌렸다. "이얏-!" 교장은 흑단 책상을 한 손으로 던졌다! 이 무슨 완력......마치 닌자다!
BBLAMNN! 총격은 한순간 늦었고 책상에 막혔다. 남자는 데린저를 재빨리 버리면서, 주무기인 49구경 매그넘을 홀스터로부터 뽑아 양팔을 교차시키는 독특한 태세를 갖추다. 피스톨 카라테! "이얏-!" 교장은 돌려차기를 내지르고, 남자에게 책상을 내리치려 한다!
BLAM!남자는 왼손 매그넘을 옆으로 쏘고, 그 기세로 회전하면서 몸을 숙여, 날아온 흑단의 책상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한순간 후, 그는 오른쪽 총을 교장을 향해, 발포했다. BLAM! "이얏-!" 교장은 유려한 브릿지로 총알을 회피! 등 뒤 벽에 걸린 "불여귀"의 글귀가 파쇄!
브릿지 후 백플립을 시전하고, 넓은 방 끝까지 뛰어내린 교장의 얼굴에는, 오오, 나무삼......불길한 멘포가 장착되어 있었다. 넥타이를 풀고 정장 상의를 정성스럽게 벽 옷걸이에 걸자 거기에는 다크 그린 의복의 닌자가 서 있었다. "도-모, 파브니르입니다."
선수를 쳐서 오지기를 시작한 무서운 닌자 존재에 대해 남자는 겁먹지 않고 오지기를 돌려주었다. 왜냐하면 그 또한 닌자이기 때문이다! 오지기 후 얼굴을 들어 올린 백발남자의 얼굴에는 까마귀처럼 얼룩진 색깔의 복면 목도리가 감겨 있었다. 그 색은 이마에 새겨진 소용돌이치며 생긴 검은 흉터와 같은 색이다."……도-모. 디텍티브입니다."
"닌자로 돌아다니는 것은 별로 좋은 기분이라고는 할 수 없지요." 파브니르는 먼지를 털어낸 후, 카라테를 취했다. 주위 공기에서 서서히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당신은 실제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죄의 증거를 내밀고 우쭐해하면....그래서 일이 해결되는 것으로 생각했는지."
"......" "정말로 그......하찮기 짝이 없는 모탈의 못된 버릇이라고 생각하지않나요? 논쟁에 이기면 그것으로 상대가 입 다물고, 그것으로 사태를 타개할 수 있다고 생각해 버린다......이런 어리석은 착각은 어림도 없지요. 진실은 곧 공포와 권력이에요." 현실적인. 결과야" 디텍티브는 말했다.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
"그들은 예술품이죠. 영리하고, 정의감과, 희망으로 넘쳐나는....크흐흐흐흐." 파프니르의 사악한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경쟁을 거쳐서 쓸만해 지는 것은 한 줌 뿐. 그러나 저는 낙오자들도 나름의 가치를 부여해준답니다." "술술 나불대는 것은 자신감을 표출하는거냐?" "당신은 방심하지 않는군요."
"따뜻한 배려시구만." 두 사람의 대화는 팽팽한 실타래와 같은 위태로운 긴장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공격의 실마리를 찾는대로 서로 즉시 카라테를 거는 것이다. "당신은 단 혼자서 나를 막다른 골목에 몰았다! 밀실에서! 지당하게도 이 학원의 인간은 모두 저를 감싸줄 것입니다. 저는 지위와 명예가 있지만, 당신은 들개죠."
"미안. 못 들었거든." 디텍티브의 사이바네 아이에 등롱 빛이 반사되었다. "저기, 난 말야. 빡쳤거든." "저는 귀찮기 짝이없다고 느끼고 있답니다." "이얏-!" 디텍티브가 선공을 날렸다. 파브니르가 응했다. BLAM、BLAM、BLAM。피스톨 카라테의 무브 때마다 교장실의 세간이 날아간다.
"이얏-!" 디텍티브의 통렬한 하이킥을, 파브니르는 몸을 웅크리고 피했다. 파브니르는 촙을 내지른다. 기술의 빈틈을 뚫고 옆구리를 관통할 태세다. 하지만 디텍티브에는 한 수가 더 있다. 그는 발차기를 내지르며 매그넘을 비스듬히 쏘았다. 거구가 반동으로 더 회전했다.
"무슨" 파브니르가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직후, 측두부에 가공할 속도의 왼쪽 팔꿈치가 타격해 있었다. "끄악-!" 파브니르의 목이 충격으로 150도 회전했다. 디텍티브는 오른손 매그넘을 이미 가지런히 겨누었고, 왼쪽 겨드랑이 아래로 파프닐의 심장을 노려보며 남은 전탄을 난사했다!
실이 잘린 죠루리 인형처럼, 파브니르는 어색하게 후퇴했다. 가슴에 난 큰 구멍을 내려다보며 신음했다. "아바앗하핫, 하......하하하."흰 자를 드러내고 있던 파브니르는 갑자기 초점을 되찾고 모멸적으로 디텍티브를 다시 쳐다본다. 디텍티브는 왼손 매그넘을 겨누었다."이얏-!"
BLAM!디텍티브의 총알이 파프니르의 이마를 관통하는 일은 없었다. 파브니르의 오른손은 재빨리 디텍티브의 왼손을 잡아 목적을 저지했다. 파브니르는 관절의 역방향으로 비틀었다. "끄악-!" 디텍티브는 신음하고, 오른쪽 매그넘을...."이얏-!" "끄악-!"
파브니르의 주먹이 디텍티브의 광대뼈에 순간 빠르게 날아들고 있었다. 디텍티브는 기가 꺾였다. 파프니르는 더욱 주먹을 휘둘렀다. 디텍티브는 매그넘을 든 오른손을 들어 이마를 막았다. 파브니르는 사악한 유열에 눈동자를 붉게 빛냈다. 텅 빈 갈비뼈에 강렬한 발차기가 꽂혔다.
"끄악-!" 디텍티브가 바닥에 가라앉는다. 파브니르는 뒷발꿈치를 치켜든다. 카이샤쿠다. 디텍티브는 옆으로 굴러가서 스톰핑을 피했다. 몸을 일으키려고 한다. "이얏-!" 파브니르는 등에 발차기를 처박는다. "끄악-!" KRAASH! 베란다 창문이 파쇄, 굴러 나온다."이얏-!"
"끄악-!" 파브니르는 장신의 디텍티브를 멍석모양으로 발코니에서 걷어차내기 시작했다. 교장실은 이층. 하늘은 밤. 밖에는 비. 디텍티브는 큰 대 자로 아래 땅에 내동댕이쳐진다. 한편의 파브니르는 펄쩍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우아하게 착지했다.
죽음은 감미. 두려워할 것은 없다. 누군가 그렇게 말했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파브니르는 죽어가는 디텍티브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럭저럭 전장을 해쳐온 닌자. 카라테는 자신있었겠지. 유감스럽게도 전시의 누구나가 전부 영웅적인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지. 부주의, 불찰, 역부족....."
"어허어허.....진짜냐." 디텍티브의 말엔 소리가 나지않았다. "......왔다고......" 그는 다시 카이샤쿠 동작을 취하는 파브니르의 어깨너머로, 미지근한 중금속 산성비가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구름의 미미한 조각에 달이 얼굴을 내밀었고, 해골 무늬는 패자를 비웃었다." 인과응보."
굿 타임즈 아 소 투 파인드 1
키카·야나에는 잠들지 않았다. 멍(옷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이 아파서 열이 나고 있기도 하다. 빗소리가 이상하게 귀에 거슬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들과는 다른, 말로 하기 힘든, 아트모스피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무언가가 그녀를 잠에 빠뜨리지 않았다.
통증이나 부상은 견딜 수 있다. 굴욕도 마찬가지다. 상처는 참으면 조만간 나을 것이다. 마음을 닫으면 그걸로 끝난다. 그녀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 날 밤, 그녀는 불길한 낌새를 느꼈다. 아래 침대의 유마나를 깨우지 않도록 바닥에 내려와서 가로질러 창문의 샤시를 조금 밀어 열었다.
비는 미지근하다. 키카는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좌우를 살핀다 .또 방을 가로질러, 유마나를 깨우지 않도록 코트를 꺼내, 조용히 차려입은 후, 창틀을 넘어 바깥쪽으로 매달렸다. 그리고 그냥 아래로 내려갔다. 대담한 행동이다. 비가 올 때도, 경비원은 개를 데리고 항상 부지 내를 순찰하고 있다.
키카는 자신이 내려온 이층창문을 한번 올려다보았다. 유마나 혼자 있는 곳을 사모다 여사에게 들키면, 둘 다, 꽤, 좋지 않다. 빨리 돌아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키카는 확인하고 싶었다. 불안감이 기분 탓이라는 안심을 얻으려면 좀 더 걸어야했다.
교사 옆으로, 그녀는 달린다. 어디로 가라는 확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트모스피어다. "......" 흙을 튀기며 그녀는 멈춰선다. 전방에서 도깨비불처럼 불빛이 흔들린다. 그녀는 근처를 둘러보고 모내기 수풀로 몸을 숨겼다....... 다가온 사람은 역시 순회경비원이다. 개도 있었다!
"......" 키카는 가만히 숨어있으려고 했다. 비는 요행이다, 개의 후각을 속일 수 있다. 속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헥!" 개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통과한다. 키카의 방향을 보려고 한다. 콤마 몇 초. 개는 곧 수풀을 떠난다. 리드를 끄는 경비원을 잡아당기듯 앞날을 서두른다.
그대로 간다. 왼쪽은 성인 기숙사. 비는 미지근하다. 이윽고 벽돌과 기와담. 기와는 전도 소재로 만들어져 있으며, 변질자나 페케로파 컬트, 학생과의 밀회를 시도하는 요타모노에 대해 치사적 배리어가 된다. 동시에 그것은 안에 사는 학생을 바깥의 퇴폐세계에 놓지 않도록 하는 새장의 의미도 지닌다.......
위엄넘치는 건물, 담, 잘 다듬어진 산울타리.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그러한 분위기가 그녀를 진정시켜줄 것 같았다. 기분탓이야. 돌아가자. 폐가 되기 전에, 키카는 빗물이 떨어지는 머리를 쓰다듬고 얼굴을 들었다. 숨을 삼켰다. 먼 곳에, 분명히 보았다. 예배당 뒤편에서 그림자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 그녀는 동백나무 그늘에 숨어서 지켜보았다. 그녀는 기도했다. 불안한 예감을 지우려고 했다. 그림자는 인간이었다......남자다. 몇 명 또한 있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져 오고 있다. 그녀는 빗속에서 눈을 찡그린다. 몇 명의 경비원? 그리고 우산을 쓰고 있는 정장 차림의 남자......교장이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
경비원이 무엇을 하는지, 드디어 알게 되었다. 흙을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큰 삽으로 판다, 퍽퍽하고. 비를 통해 키카의 귀는 어딘가 떳떳하지 못한 행위를 포착하고 있다. 이윽고 그들은 구멍을 파낸 후, 서로 말을 주고받고 다음 작업으로 넘어갔다. 큰 직사각형을 안아 올린 것이다.
경비원들은 빗 속에서, 기합을 내지르고, 파헤쳐진 구멍속에 직사각형 물체를 집어넣는다. 그것은 관이었던것이다! 안에 사람이? 안에 누군가가? 키카는 긴장에 떨며 손톱이 파고들어 피가 날 정도로 강하게 주먹을 쥐었다. 경비원들은 다시 삽을 들고 관에 흙을 덮어 간다. 당연히 그곳은 묘지가 아니다!
관을 묻으며 땅을 다지는 자초지종을 지켜볼 수는 없다. 키카는 뒷걸음질쳤다. 마른 가지를 밟았고 빗속에서 파직하는 소리가 났다. 교장의 빛나는 눈이 그녀의 방향으로 재빨리 향했다. 키카는 숨을 멈추고 살금살금 내려갔다. 경비원이 교장에게 뭔가 말을 걸었다. 교장이 그 쪽을 본 틈을 타, 키카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어떻게 다시 숙소로 달려가......자실의 이단 이불의 상단에 잠입했는지......키카는 기억이 안난다. 키카는 비와 진흙으로 더러운 상태였다. 당연히 유마나는 소리에 잠을 깼다. "키카=상?" 졸린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킨 그녀는 놀라서 소리칠 뻔했다. 키카는 몸짓으로 그녀를 조용히 시켰다.
"잠깐, 뭘하고 온거야." 유마나는 키카의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닦기 시작했다. "잠이 안와서." "이렇게나 비가 오는데?" 유마나는 어이없었다. "키카=상, 가끔 깜짝 놀랄 일을 해!" "괜찮았어?" 순찰에 대해 키카는 물었다. 유마나는 생각난 듯 "왔다면 위험했다구?" 라고 나무랐다.
"정말로 스미마센." 키카는 사과했다. "벌을 받을거야. 배식, 청소, 반성문-!" 유마나는 반복했다. 그리고 갑자기 키카의 팔을 힘껏 당겼다. "뭐야, 이거." 유마나가 눈치챈건 키카의 등뒤 멍이다. "무슨일이야, 이건 " "방금 넘어져서" 키카는 매끄럽게 대답했다. "아팠어." "바보! 이상한 짓 하니깐."
"조심할께." 키카는 중얼거렸다. 그녀는 유마나의 말을 건성으로 흘려들었다. 유마나는 밝고 겁이 없었다. 사정을 알면 유마나는 정의감에 고개를 들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녀에게도 폐가 끼칠 것이다. 헛되이 남들이 고통받을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것은 키카에게 민폐이기도 하다.
이불을 마른 것으로 갈고, 키카는 바로 누웠다. 유마나는 아직도 이것저것 물어왔지만, 키카는 자는 척했다. 키카는 내버려두는 것을 제일 좋아하지만, 유마나와 야나에 부부 같은 사람은 그것을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사양하는 것이라고 단정짓고, 무언가 돌봐주고 싶어한다.
그런 사람에게는, 그러나, 적어도 죄는 없다.......키카는 이윽고 잠이 들었다. 그날 밤 그녀는 불안한 꿈을 꿨지만 기억에 남지 않았다.
굿 타임즈 아 소 투 파인드 2
스나리마야 여학원 고등부가 내세우는 이념은 "지성에 의하여 조치한다"이며, 학원 내 곳곳에 이 문구의 글귀를 걸어둔 액자와 창설자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 교장의 모티브는 고사기에서 유래한 "한방울 배"로 제복의 블레이저의 가슴에도 신화적 엠블럼이 그윽하게 배어 있다.
신비롭고 모데스트한 예배당이 중앙에 자리 잡은 이 전교사제 학원은 네오 사이타마의 약간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위에는 아름다운 바이오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고, 개울 물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상쾌한 바람을 타고 배달된다.
기숙사의 아침은 이르다. 기상은 4시 30분. "건강한 삶이 지성과 미를 키우고 사회를 가르치고 이끄는 역할을 하게 한다. 건강이란 수면시간이며, 이를 소홀히 하면 사념이나 유혹에 굴복할 소지를 낳는다." 교내 규칙 하나하나에 이러한 설명문이 항상 붙어있다.
학원 청소는 학생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청소업체의 아웃소싱은 최소한이다. 학생에게 불필요한 노동을 시킨다는 비판도 있지만, 학원측은 "전통에 따른 정조 교육의 일관"이라고 주장해, 보호자의 찬동을 얻고 있다. 취학자의 손으로 학사를 청소하고 세이신테키를 높인다는 것이다.
일제히 기상, 해조류와 쌀을 주체로 하는 아침식사를 하고, 저마다 불평하며 DIY(직접) 청소를 하고, 아침 글쓰기를 한 후 학생들은 각자의 커리큘럼에 따라 조립된 수업 교실로 뿔뿔이 흩어져 간다. 각 교과는 성적별로 10단계의 서열을 매기고 시험 때마다 재편성이 진행된다.
그렇게 가혹한 학교생활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은 발랄한 젊음과, 기력과 체력,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슴에 품고, 나날의 삶에 즐거움을 찾고, 서로 웃고, 헐뜯는다.......
"어느때보다 멍해있긴 해도 말야, 대답은 할 수 있겠지?" 유미나는 어처구니 없는듯한 기분으로 말했다. 건너 복도를 둘은 나란히 걷는다. 두 번째 음악수업으로 향하는 것이다. "다행이네." 라고 키카가 고개를 끄덕인다. 유미나는 슨 웃음을 짓는다. "어젯밤에 그렇게나 하고말이지, 감기 걸리지는 않았어?" "괜찮아." "제대로 기억하고있어?"
키카의 뇌리에 심야의 무모한 탐색행이 되살아난다. 개의 숨결, 라이트, 운반되는 관, 교장, 우산...... 빛나는 눈. "아마도." 그녀는 짧게 대답했다. "뭐, 아마도." "아마." 건너 복도의 창문은 크다. 비나 흐리기만 한낮의 불빛을 조금이라도 더 보일려는 노력이다. 건강은 아름다움과 지성에 결실되고....... "곤니치와" 전방에서 목소리다.
키카는 멈춰 섰다. 눈앞에 우뚝 선 것은 아름다운 검은머리와 찌르는 듯한 미모의 소녀였다. "곤니치와, 키카=상, 키카·야나에=상. 그리고......그쪽 당신은......누구라도 좋아." "곤니치와 야요이=상" 키카는 야요이의 공격적 시선을 다시 쳐다본다. 유마나는 말이 막혔다.
"잘 지내니 다행이야, 정말." 야요이가 말했다 "......" "내 얼굴에 뭐가 묻어있어?" 야요이는 키카의 응시를 나무랐다. "야요이=상, 왜 그래요?" 야요이=상?" 에워싼 여러 명이 가세했다. 유마나는 학년 제일의 카치구미로 알려진 야요이를 앞에 두고 압도되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아무것도 아니야." 야요이는 추종자들에게 차갑게 웃어넘겼다. 그리고 키카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안색이 안좋으니 걱정이 되서말야. 어디 다쳤나? 라고 생각했어." 말과는 달리, 그 톤에는 독을 쏟는 듯한 악의가 담겨있었다. "괜찮아? 걱정하고 있단말이지. 너무나!"
"괜찮아요" 키카는 대답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 "곤란한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두 사람은 잠시 동안 서로 바라봤다. "그건 잘됐구나." 야요이는 웃고, 인파를 데리고, 키카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유마나는 당황한 나머지 등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야."
"가자" 키카는 유마나의 손을 잡아끌었다. 유마나는 뒤돌아보며 흥분된 듯 말했다. "예쁘지만, 무섭네! 박력이 대단하더라!" "그치" 키카는 억양이 적은 목소리로 동의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유마나는 물고 늘어졌다. "어디서 알게 된거야?" "소개해줄까?"
"괜찮아? 에 토......" 유마나의 표정은 흐려졌다. "내 이름, 안물어봤고. 그만둘게." 키카는 걸음을 멈추고, 유마나를 봤다. 유마나는 부딪칠 뻔 했다. 키카는 조용히 말했다. "그게 좋아."
그 후의 수업에 있어서도, 키카는 오로지 어젯밤에 있었던 일에 생각을 돌리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꿈틀거리는 모습, 관을 묻는 자들의 광경을 그녀는 뉴런에서 반복 재생했다. 이 학원에는 여러 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 큰 비밀. 작은 비밀. 보호자는 마음을 굳게 먹고 있다. 규칙이 엄격할수록, 안심이 된다.......
야나에 부부는 그녀를 위해 유서 깊은 이 학원으로 그녀를 떠나보냈다. 늙었지만, 사람 좋은 부부다. 이렇게 학원에 들어가 보면, 여러가지 문제나 기만이 보인다. 하지만, 부부가 자신때문에 고민하거나 슬퍼하는 일이 있다면, 유감이다. 키카는 그런 비밀에는 전혀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럼 어젯밤의 불안함은 무엇일까? 키카는 자문했다. 금방 손끝에 떨림이 왔다. 그녀는 어젯밤의 자신의 마음의 움직임을 괜히 충동적으로 움직인 그 이유를 깊이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에도 정부의 세제 이야기가 멀리서 들린다. 강의는 네번째교시. 방과후는.....어쩐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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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곧 찾아온다. 허락된 시간은 많지 않다. 키카는 동백나무를 넘었다. 어젯밤은 여기까지 였다. 그녀는 더 안쪽으로 나아갔다. 저녁과 비 내리는 어둠과는 아트모스피어가 전혀 다르다. 새소리도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도 좋다. 발아래 흙은 축축하지 않고, 여전히 딱딱하며, 짧은 풀이 부드럽게 자라 있다.
키카는 한번 주위를 살폈다. 멀리서 피리와 나팔이 울리고 있다. 체육관 방향에서는 단속적인 구호......근처에 사람은 없다. 그녀는 풀잎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앞의 땅을 본다. 젖어있지만 단단한 흙. "......"그녀는 흔적을 찾으려고 했다. 부풀어 오른 부분이나, 낌새가 다른 부분, 그러한 것들을.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타이어 자국도 없었다. 어젯밤의 비 때문에, 그런 것이 있었다고 해도, 함께 뒤섞여버리고 있다. 키카는 실망했다. 실망?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걱정거리가 줄어든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잠이 덜 깨서 밖을 꿈꾸며 걸었던 환상이라면.
키카는 쪼그리고 앉아 흙을 집었다. "......." 그리고 포기하고 일어선다. 파헤친다고 해도 도구가 필요하다. 그녀는 뒤돌아보며 다가오는 존재를 확인했다. 달려서 그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다각다각 발굽을 울리는 말이다. 말을 끌고 오는 사람은 고용된 마부 소년이다.
"곤니치와." 키카는 아이사츠했다. 마부는 조금 횡설수설하면서 인사했다. "도-모" 이름은 와카야마. 나이 때는 키카에 가깝다. 그와 그의 아버지는 승마수업이나 야부사메(달리는 말 위에서 가부라야라 불리는 명적을 쏘아 과녁을 맞히는, 일본의 전통적인 기사 기술 내지 의식) 클럽활동에서 사용하는 말을 돌보기 위해 고용되어 있다.
"말이네" 키카는 말을 걸었다. "아, 말이지." 와카야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를 찾고있는거야?" "어떻게? 키카는 와카야마를 봤다. 와카야마는 눈을 돌렸다. "혼자 있으니까 말이야. 혼나지 않아?" "언제까지나 이러다간 혼날꺼야." 키카는 말의 얼굴에 닿았다. 말은 눈을 깜빡였다 "얌전하네."
"확실히 훈육해놨으니까 말이야. 너희들 아가씨를 다치게 하면 힘드니까." 와카야마는 조금 득의양양한 듯 했다. "말의 이름은?" 키카는 물었다. "타로야" "곤니치와 타로=상. 키카입니다." 말은 꼬리를 흔들었다. 와카야마는 웃었다. "……실제, 나 따위가 공주님들하고 이야기하면 야단맞아. 그럼."
"응 그럼 안녕." 키카는 손을 흔들었다. 와카야마는 역시 손을 흔들었다. 실제 키카에게는 더이상의 시간은 없다. 소년의 뒷모습을 배웅할 새도 없이 그녀는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난다. 와카야마는 무해한 상대이지만, 이대로 꾸물거리고 있으면, 다른 누구한테 무엇을 당할지 알 수 없다.
키카는 부지내를 살살 뛰었다. 누구도 볼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녀는 기숙사 옆에서 호흡을 가다듬는다. 문제없는 시간이다. 저물어가는 하늘에 생각을 둘러본다. 삽이 필요해. ......삽? 그녀는 자신에게 약간 어이가 없었다. 파헤치고, 관이 나오면, 그래서 어떡하지? 그럼 이대로 꿈으로 정해 버릴까?
"누군가를 기다리는걸까나?" 키카는 등골이 오싹했다.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멈추고 천천히 뒤돌아보았다. "곤니치와......교장선생님." 키카의 미소는 조금 일그러져 있었다. 교장은 키카에게 웃으며 되물었다. "곤니치와. 너는, 으음, 키카·야나에=상" "하이" 키카는 침을 삼켰다. "키카·야나에입니다."
키카는 할 말을 고민했다. "해질녘이 아름다워서. 고멘나사이." "흠뻑 빠져버렸나. 괜찮단다, 아직 시간은 조금 있으니." 교장은 손목시계를 보았다. "확실히, 이렇게 마주칠 시간대는 아니구나." "......하이."
"응? 내가 어째서 여기 있을까?" 교장은 익살스럽게 말했다. "너무하구나, 나는 수상한 사람이 아니란다. 그야, 나도 산책을 하고 싶을때가 있답니다. 물건이 아니니 말이지. 특히 이런 상쾌하고 호쾌한 날은 말이죠." "그렇군요." "학원생활은 즐겁죠? 키카=상." 교장은 조용히 물었다.
"학교생활....." "즐겁지?" 교장은 수수께끼 같은 눈으로 키카의 눈을 쳐다본다. 키카는 눈을 깜빡이며 아래를 향했다. "그렇네요." "너는 매우 훌륭하단다." 교장은 말했다. "이대로 계속 학업에 정진하세요. 선생님들의 평도 좋단다." "그건, 다행이군요." "학원은 경쟁사회의 축도지. 힘든 일도 많겠지만....."
"괜찮아요" 흐릿한 목소리로 키카는 대답했다. 교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힘내면 열심히 한 만큼, 세계는 응답해 준답니다. 이 학원은 말이죠." "하이....." "어라? 키카= 상!" 두 층 창문에서 유마나의 소리가 날아왔다. 교장은 그곳을 올려다보았다. 키카는 뒤돌아 보았다. "지금 올라가!" 스스로도 놀랄 만큼 큰소리가 나왔다.
그녀는 유마나·오미야=상이구나, 같은 방의." 교장은 확인하듯 말했다. 되새김질 하듯이. "자, 시간이다. 기숙사 관리인에게 혼납니다. 아니아니, 제 탓이라면 큰일이겠죠!" "......." 키카는 인사했다. 그리고 기숙사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날 밤 키카의 눈은 아플 정도로 맑았고, 이불 안에서 악물었던 이를 딱딱 깨물었다. 유마나는 몇번 걱정하며 말을 걸었지만 뭐라고 대답했는지는 키카 자신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녀는 다음날 그냥 일어나지 못하고 높은 열이 나며 가만히 이불 안에서 동그랗게 굴렀다. 감기가 아니다.
그것은 공포와 긴장에서 오는 고열이었다. 키카는 떨렸다. 생각에서 온 열이 가라앉자, 학원에 몇 가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치코 케히타가 자퇴하고 학원을 떠났다고 한다. 치코와 키카는 여러 반이 같았다. 동급생이 느닷없이 학원을 떠난 것은 일년생에게 충격적인 뉴스였다.
그 날, 해가 떨어진 도서실에서 보수수업에 대비하고 있던 두 학생이 히스테리 같은 공황반응을 일으켜 사서에게 도움을 청했다. 사서는 두 사람 곁으로 달려가 벽에 비친 섬뜩한 그림자가 몸을 휘날리는 것을 보자 그녀 또한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다시, 라고 해야 하나, 음악교사 시오야카 선생님이 갑자기 심신의 상태를 호소하여 그의 친척을 임시 교원으로 세우고, 거의 유무를 따지지 않고 휴직해 버렸다. 시오야카 선생님은 학원의 음악 수업을 혼자 맡고 계셨고, 유마나와 키카도 영향을 받게 되었다.
거의 혼잡하게 헤매듯 현장에서 승인되어, 부임해온 임시 교원.....시오야카 선생의 지인을 자칭하는 나츠이 선생은 학생에게 과잉 환영, 혹은 경계를 야기했다. 나츠이 선생님은 길고 매끄러운 검은 머리를 가진 마른 남자이며, 외모는 매우 수려했다.
학원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틀림없이, 아주 좋지 않은 일이.
"그건 에 토, 몇 년의 일이었던걸까......인터뷰에서도 그는 몹시 혼란스러웠어......진심이야. 그 때 나는 RS잡지에 썼던......정말이라구. 내 일은 괜찮을까? 그런데, 그가 자살하고, 그 후 드럼은 자신의 밴드를 시작했지. 베이스는 정치인이 되려고 했지. 인생이란 것은……" "센세이" "뭐지?"
"전혀, 지난주까지의 수업내용과 다른데요." 용기내어 지적한 학생에게 나츠이 선생님은 계속 웃어댄다. "아......그건 말이야, 가르치는 인간이 바뀌면 말은 달라진다......그런거지. 생생한 수업이라는 것을 하고 싶네요. 나는......너희들에게 당시의 생생한…우후후......리얼한 체험을."
"선생님 몇 살이에요? 놀리듯이 다른 학생이 질문했다. "그치만 아주 오래전 일이잖아, 전자전쟁보다도 전!" 모두, 총명한 것이다. "응, 그렇단다." 나츠이 선생님은 교단에서 상체를 내밀 것처럼 하고는, 똑바로 뒤돌아보았다. 학생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시기가 흐르는 것은 매우 빠르지. 사람은 늙어 죽고."
교실의 약 반쯤은 나츠이 선생님의 농담에 웃음을 퍼뜨리고 있다. 벌써 절반의 반은 열에 들뜬 듯 나츠이 선생님을 쳐다보고 있다. 나머지는 당황과 경계를.....본능적인 경외로운 표정을 짓고, 하지만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으로 가만히 말없이 서로 눈을 마주보고 있다 .키카는 자신이 그중 어느것에 속하는지 생각한다.
나츠이 선생님은 아예 제대로 된 수업을 할 생각이 없다. 시오야카 선생님도 너무한 대역을 대려오셨다. "하지만, 로큰롤이란 삶의 방법은 말이야......어쩔 수 없어......나도 한때 말이야......내 밴드의 기타리스트는 나보다 훨씬 재능이 있었어. 하지만 그는 그 후, 지독한 몰락인생이야! 추천하지 않는다구."
"시험에 나오나요? 노력가 시치다=상이 안경을 흐렸다. "테스트?" 나츠이 선생님은 생각에 잠겼다. "테스트인가......테스트도 내가 만드는거지? 진도 나가지, 진지한 수업이야. 좀 더 옛날 마침표가 좋아? 그래도 가르침은 체험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랍니다.......내가 음악에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그 당시에."
당황하는 조의 수근거림도 떠들썩해졌고, 얼굴이 붉어진 조 또한, 슬슬 배척했으며, 그리고 반의 반절인 웃음조가 슬슬 얼굴이 붉어졌다. 키카는 생각했다. 나츠이 선생님의 수업은 시시한 이야기, 그냥 장난이다. 즉 나츠이 선생님은 수업을 하러 이 학원에 온 것이 아니라는 것.
그냥 멍청한 교사는 흔히 있다. 그야말로, 키카가 이 학교에 찾아오기 보다도 전, 그보다 전......예전에 다니던 초등학교, 중학교......그리 신기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츠이 선생님은 그들과 달리 어딘가 방심할 수 없다. 저렇게 싱글벙글해도 눈 속에는 이완도 웃음도 없는 것이다.
키카는 걱정했다. 그것은 교실의 아이들의 동요와는 다른 이질적인 것이다. 키카는 비오는 밤 광경을 다시 상기시켰다. 어둠속에서 빛나는 교장의 눈을. 그리고 그 십 수분 전, 키카를 방에서 밖으로 데리고 나온 감정을. 똑같다. 그리고 키카는 생각했다. 자기는 땅을 파려고 하고 있다. 관을 찾으려고 한다. 이미 시작한 것이다.
이 학원에서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탐색이다. 탐색을 통해, 자신이 왜 탐색을 시작했는지 알아내자. 마치 내 꼬리를 물려고 빙빙 도는 타이거같다....... 빠앙-. 새황 리드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진다. "아 끝이다, 또 봐요." 나츠이 선생님은 어깨를 으쓱했다.
키카는 나츠이 선생님을 보았다. 그는 이 학원에, 수업 이외의 무언가를 하러 왔다. 키카는 그렇게 가정했다. 가정하고 움직여 보자. 그녀는 생각했다. "저기, 가자구." 유마나가 키카의 손을 잡아끌었다. "응." "애인 있을까, 나츠이 선생님." 유마나가 속삭였다. "없다구!" 멀리서 나츠이 선생님이 대답했다. "언제든지 오너라!"
유마나는 키카의 손을 잡아끌고 도망치듯 교실에서 뛰어나왔다. 키카는 음악교실을 한번 돌아보았다 .앞으로 시선을 되돌리자, 거기에는 차가운 미소를 띤 야요이가, 둘러싼 추종자들을 데리고 가로막고 있었다. 키카는 카라테부 여자의 손에, 유마나로부터 억지로 갈라졌다. 유마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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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요이가 키카를 연행한 곳은 목이 탈 정도의 향으로 가득 찬 바이오장미원이었다. 아크릴 벽과 천장으로 덮인 공간에는 품위있게 전정된 생울타리와 보라, 검정, 파랑색 바이오 장미가 빽빽이 들어 있어 밖에서의 소리와 시선을 차단해버린다. "야요이=상" 카라테부 안미가 파이프 의자를 열고 야요이를 앉힌다.
"후-" 야요이는 다리를 꼬았다."안 좋은 의자야." "고멘나사이." 안미가 눈을 축였다. "도움이 되고 싶어서." "됐어." 야요이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승마부 미마가 약간 긴장하며 왜건을 끌고 왔다. 왜건에는 포트와 다도구가 올려져 있다. 야요이는 눈을 감고 미마가 차를 따르기를 기다린다.
실제 그것은 극장 같은 고의적인 프로토콜이었다. 지금 이렇게 차를 차리고, 당고를 고급스럽게 입에 올리는 야요이는 생울타리를 등지고 서는 키카를, 도망칠 수 없게 포위하고 있으니까. 야요이는 키카를 응시하며 물었다. "있잖아, 다친 곳 괜찮았어? 나, 걱정돼다구 너무." "괜찮아요" 대답하는 키카.
"그때 당신이 갑자기," 야요이가 안타까운 듯 고개를 젓는다. "도망쳐 버린 것이니까, 난폭하지 않아, 나. 아프겠다." "정말 괜찮아요." 키카는 말했다. 그것은 순간적인 행동이었다. 그때도 이렇게 몰려들었다. 키카는, 창문 밑의 뜰로 뛰어내린 것이다. 요 며칠 창문에서 뛰는 상황에 인연이 자주 있었다.
"근데 나, 그때 생각했거든." 야요이는 다기를 미마에게 내리게 했다. "당신, 재미있었으니까. 그렇지? 왜냐하면 우스우니까......" 야요이는 키득키득 웃었다. 추종자들도 비웃는 시선을 키카에게 던졌다. 키카는 중얼거렸다 "그런가요." "당신은 내 수중에 두는 게 재밌겠다고 느꼈어, 그때말야."
키카는 무표정 했다. 그 눈꺼풀이 조금 씰룩거렸다. 야요이는 파이프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키카의 뺨에 손을 대고 속삭였다. "당신, "나카요시(단짝)"의 일원으로 만들어줄게. 말석에 더해 줄게. 아주 멋진 일이야, 그건. 알겠어? 당신에게는 모르는 것이 많이 있어. 이 학원의……사회 구조."
"나카요시?" "그래. 맞아 아주 역사있는 소사이어티야. 이 학원의 실질적인....." 야요이의 말은 끊어졌다. 뺨에 닿는 손을 키카가 잡고 억지로 물렸기 때문이다. 그 순간의 야요이의 눈은 유리구슬 같았다. 놀라움에 눈이 휘둥그레지진 그녀는 분명 이런 거절을 받은 경험이 평생 없었던 것이다.
한편, 그 순간의 키카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을까? 키카는 곧바로 야요이를 거절했다. 정신을 차린 순간, 자기 자신의 결단적인 거절에 약간 놀랐고, 그 다음 야요이의 손목을 잡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키카는 손을 놓았다. "아나야!(대충 아가씨들이 놀랐을때 내뱉는 고풍스러운 비명)" 안미가 소리쳤고, 키카의 뺨을 옆에서 손바닥으로 때렸다.
키카는 땅에 무릎을 꿇었다. 야요이의 반응은 격렬했다. 순식간에 최대까지 치솟은 증오와 분노의 눈으로 안미를 노려보며 힘껏 뺨을 때렸다. "아나야!" "응악-!" 안미는 비명을 지르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카라테부의 안미는 늠름하고 아름다운 소녀였지만, 그 우는 얼굴은 비애와 굴욕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요코와 미마가 주뼛주뼛 안미를 돕는다. 모두가 야요이를 보았다. "물러서도록!" 야요이는 말을 내뱉고, 거친 숨을 내쉰다. "고멘나사이! 용서해주세요!" 안미는 오열했다. "저는요?" 야요이는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키카를 한번 봤다. "저는 학원의 최대자로써, 나카요시의 그랜드 마스터라고요?"
"필요없어." 키카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쨰서?" 야요이는 땅에 무릎 꿇은 키카를 보며, 거의 매달리듯이 물었다. 키카는 야요이를 올려다보았다.그리고 대답했다. "나. 이러고있을 때가 아니야." "......!" 야요이는 말을 잃었고, 그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야요이=상!" "야요이=상!" 추종꾼들이 다가왔으나, 그녀는 그것을 뿌리쳤다. 그래도 추종자들은 야요이를 걱정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아양을 부리는 듯 어색하게 미소 짓는 자, 울어버리는 자도 있었다. 안미는 일어나지 못하고 창백해져서 떨고 있었다.
키카는 일어나서 야요이들에게 오지기를 하고, 발빠르게 바이오장미원을 떠났다. 야요이는 분노에 떠는 손으로 푸른 장미를 잡고 쥐어뜯었다. 키카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행동에 역시나 놀라고 있었다. .....진행하자. 일을 진행하자. 그러면, 그것도 분명 알 수 있다. 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다음날, 안미는 자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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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타임즈 아 소 투 파인드 3
야요이를 거절하고 마당에서 뛰어나온 키카가 처음에 만난 것은 말을 산책시키는 와카야마였다. 마부의 평소 일과인 것이다. 말 발자국 소리가 먼저 키카의 귀에 들어왔다. 그리고 나서 그와 말의 모습이 보이자, 그녀는 먼저 와카야마를 피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서는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곤니치와." "어라, 키카=상."
후방을 살피면서, 키카는 타로의 건너편으로 숨었다. "뭐야? 왜 그래?" 와카야마는 의아해 했지만, 키카가 눈짓한 직후에 나카요시의 소녀들이 마당에서 발빠르게 나타난 참이었다. 와카야마는 키카의 의도를 깨닫고 그대로 자연스럽게 말을 이끌었다. 키카는 마당에서 사각지대가 되도록 움직인 것이다.
"무슨일이 있었구나. 분쟁이야? 와카야마는 물었다. 키카는 애매하게 답 했다. 와카야마는 약간 어깨를 으쓱하더니 "아가씨는 무서우니까"라고만 말했다. 바람이 불자 나무들이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냈다. "말, 달려볼까." 와카야마가 키카를 봤다. "어째서?" "이 시간대에는,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길이야."
키카는 순순히 따랐다. 와카야마는 키카를 먼저 말에 태웠다. 그리고 자신이 그 전에, 말의 옆구리에 발꿈치를 갖다 대고 서서히 속도를 올린다. "저기, 집중하는게 좋아. 다른 한 마리는 암컷이야, 이름은 오하나. 오하나도 똑똑하고, 훌륭하거든." 대나무 숲 속의 길을, 말은 해쳐나간다. 그것도 학원 부지내이다. 안의 출입구는 없으며, 정문만 있다.
숲을 벗어나면, 그곳은 돌의 경계로 둘러싸인 맨 땅이다. 키카는 텃밭을 연상했다. "사용되지 않는 것 같아. 이런 곳, 몇 군데 있지."라고 와카야마는 말했다. 두 사람은 말에서 내렸다. 와카야마는 가장 가까운 나무에 고삐를 치고, "아가씨들은 이런 곳까지는 오지 않지? 나는 자세하니까. 이 학원은 말야."
와카야마는 키카를 불러 건너편 담까지 걷는다. 몸을 웅크리니, 담벼락의 밑에 묘한 모양의 돌이 묻혀 있다. 균열을 막고 있는 것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별건 아니지만 말이야." 와카야마는 중얼거렸고, 돌을 뺐다. 키카를 불렀다. 키카는 균열을 들여다보았다. 네오사이타마의 풍경이다. 이미 거리의 불빛이 켜지기 시작했다.
"이런데서 내려다보니, 네오사이타마도 예쁘구나" 와카야마가 말했다. 키카는 잠시 그 풍경을 균열 너머로 바라보고 있었다. 먼 풍경을. "글쎄" 곧 해가 질 것이다. "고마워" 키카는 균열에서 눈을 떼고 와카야마에게 감사를 표했다. 와카야마는 방긋 웃었다. "방으로 돌아갈 때가 됐네. "응."
와카야마는 그 이상의 배려와 위로는 하지 않았다. 키카는 그의 태도에 그윽함을 느꼈다. "여기 사는거야?" "그래." 언제부터?" "계속 쭈욱." 와카야마는 말의 콧등을 어루만졌다. "거리에 가도 말이지, 나는 딱히 할일도 없지만 말야...키카=상은? 밑으로 내려가고 싶은 적, 있어?"
"아래로?" "그래." "......." 키카는 눈을 깜빡였다. 대답하지않았다. 와카야마는 조금 의아하게 보였지만 강한 바람이 불어 잎을 흩뜨렸기 때문에 문답은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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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앗....하앗....." "쉬잇.....좀 더 조용히하지 않으면." "그런 일은....이제와서 이런 소리는...." "이제 와서 이런 소리? 완전히 그럴 기분인데, 내가 심술궂은거야?" "네, 네." "히히히.....정말 괴로운가 보네......괴롭힘이라는 건가......" "그렇다구요, 괴롭힘.....너무해요." "너무한걸까아."
"너무해." "아니, 알고있어.....인간이란건 여러가지를 안고있지, 어떻게해서든 자신을 속이고....." "그래요, 괴로워요." "알고있어. 뭐든지 이야기해도 돼. 나, 그거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거든. 해치지않으니......" "너무해애." "학생의, 뭐였더라? 소사이어티?" "그래요. 나카요시."
"나카요시인가?" "저기, 나 같은 건, 저 애들보다 입장이 실제 아래거든요. 알아요." "그건 심하네......선생인데도." "우웃." "울어도 돼. 나 이것밖에 못하지만. 뭐든지 얘기해도 좋아." "좋아해, 나츠이=상. 좋아해....." "좋아, 날 좋아하게 되면, 편해질꺼야." "좋아해."
"얘기해줘 편해질 거야. 카야카=산은 학생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그, 나카요시의 아이들이 솔선수범해서?" "그래요." "카야카=상, 이렇게나 매력적인데." "교사보다도 더 강해요, 그 아이들은." "네가 멋지기 때문이야. 아이들의 질투는 무섭지." "나츠이=상뿐이에요, 알아주는건......"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아직 숨기고 있네." "......." "감추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어도 말이야. 전혀 기쁘지 않아." "기다려! 부탁이에요." "하지만 말야." "엉뚱한 이야기에요. 비웃을거 같아서." "웃지않아. 이야기해줘." "......의식을." "의식! 의식인가!" "그게, 거짓말이 아니에요." "의심하지않아. 말해줘."
"......." "떨리는걸까? 무서워? 나, 전력으로 지킬게. 괜찮아. 둘 만의 비밀이야." "예배당, 우시미츠 아워." "우오. 마치 안타이 부디즘이구만......" "쉿! 주말 심야에, 나카요시는 예배당에 모여서.....뭔가를 하는거에요." "뭔가 라는건?" "분명, 정말 무서운 일일거에요. 소문으로는, 다른 학생을."
"학생들이.....학생을? 학생들이, 학생들끼리?" "소문일 뿐이에요....제가 본건....." "아니, 정말로 좋아. 느낌이 좋아졌다구. 정말로." "저기, 저 무서워요. 그 애들의 차가운 눈빛. 저.....이 학원에 온게 실수였다고, 요즘 매일밤 생각하거든요....." "잠시만. 번뜩였어."
"에......?" "UNIX의 키 코드, 가르쳐줘. 너, 가지고 있겠지? 임시고용인 나랑 다르니깐." "에? UNIX? 하지만." "가르쳐주지 않는거야? 그런가." "114xqq39193xqq14" "고마워. 또 보자." 펄럭펄럭 소리를 내며 커튼이 열리고, 나츠이 선생이 셔츠를 입으며 밖으로 나왔다."
문간에 엿듣던 키카는 위험한 곳에서 자리를 떠나 복도 모퉁이에 숨었다. 나츠이 선생님이 준비실 밖으로 나가자마자 멈춰 서서 몇 초, 그대로였다. 이윽고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 키카는 그의 등이 계속 작아질 때까지 기다리고, 그 다음 조용히 뒤를 따라간다.
키카는 붙지는 않았으나 떨어지지 않았고, 무언가의 박자에 그가 돌아보면 곧바로 숨을 수 있는 거리를 유지했다. 다행히 나츠이 선생님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일은 없었다. 별채로 통하는 건너편 복도에 도달했다. 건너편 복도는 문에 칸막이가 걸려있다. 늦은 시간이라 잠금장치가 되어 있었지만 그가 그것을 신경 쓸 일은 없었다. 능숙한 손놀림. 자물쇠가 열린다.
하지만 그 사이에 운나쁘게도, 그때, 2인조의 순회 경비원이 바로 옆 계단을 내려온 것이다. "어라?" 나츠이 선생이 희미한 웃음으로 그 쪽을 보는 사이에도, 휴대 플래시 라이트가 꾸물거리는 그의 모습을 어두컴컴한 복도에서 인화시켰다. "엉? 당신은.....여기서 뭐하는거야." "어이. 선생이야, 그 사람."
"그래요! 실제 선생입니다." 나츠이 선생이 홀드 업하며 대답했다. "실제 나츠이입니다. 임시고용인." "뭐하는 겁니까." "잠이 안와서요." "교원기숙사는 전혀 다른 방향인데요." "여러가지....히히히......여러가지 사정이." "얕보는거냐? 좀 이쪽으로 오시길." "하이, 괜찮습니다. 뭐든지 하지요."
나츠이 선생은 시원시원하게 순회경비원을 따른다. 세 사람은 계단을 올라갔다. "......" 키카는 조용히 앞으로 나아갔다. 복도 문은 열린 채 그대로다. 그녀는 훌쩍 그 안쪽으로 엔트리를 했다. 나츠이 선생님이 목표로 하고 있던 것은 별채에 있는 UNIX 사무실. 아까 엿들은 그가 확인했던 키 코드도 기억하고 있다.
키카는 나츠이 선생님의 움직임에 눈을 주시하고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그냥 임시교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오야카 선생님은 그에게 무슨 약점을 잡힌 것인가? 하지만, 그가 여기에 온 경위는, 지금은 아무래도 좋다. 그는 틀림없이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가 찾는 것을 찾으면, 키카의 해답도, 혹은. 교장. 관. 이상한 소문.
"114xqq39193xqq14……114xqq39193xqq14"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면서 그녀는 별채에 들어갔다. 그리고 UNIX 사무실로. 그녀에게는 알아봐야 할 정보가 있다. 삐뽀!......사무UNIX를 기동하면 모니터 빛의 반사로 어두운 실내가 환혹적인 연황녹색으로 물든다.
키카는 반사적으로 출입구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다 그녀는 주뼛주뼛 키보드를 타이핑하고 코드를 입력했다. UNIX는 조심스러운 파워리오워 소리를 내고, 이윽고 폴더 관리 화면이 그녀를 마중했다. 키카는 손톱을 깨물고 침묵했다. 정보......리스크......정보......재적명부......재적......아니다......퇴학자.
퇴학자! 키카는 더욱 깊게 파고든다. 화면 위를 세차게 흐르는 문자열에 눈썹을 딱 붙였다. 일주일에 한 명, 많을 때 두 명, 세 명! 아무도 자퇴하지 않는 주도 있다. 페이스는 제각각이다. 페이스? 그런 생각을 하게되는 시점부터 이상하다! 키카의 학년에는 아직 적다. 그래서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것인가? 퇴학자가 너무 많다!
최근의 퇴학자는 치코 케히타......그리고 안미 코나기노. 야요이와 함께 정원에서 키카를 몰아붙일 때의 안미의 태도는 전혀 다음 날 퇴학을 앞둔 자의 그것이 아니었다. 학원을 나가는 자가 건방진 동급생이라든지, 소사이어티라든지, 넌센스에도 정도가 있다. 안미 자신도 예상치 못한 자퇴?
안미는 야요이의 노여움을 샀다. 야요이는 키카보다 안미에게 더 화가 났었다. 나댔기 때문이다. 어쨌든 안미는 야요이의 분노를 샀다......안미는 창백하게......퇴학......? 키카의 뉴런은 빙글빙글 고속으로 돌아갔다. 좀 더. 수수께끼를 풀어야지.....왜 수수께끼를 풀어야하지? 정신에 분열이 생겨 그녀는 느닷없이 자문한다.
그 급속한 쿨다운이 그녀의 청력에 복도를 다가오는 발소리를 기울이게 한 것이다. 키카는 숨을 죽였다. 그리고 사무실 안을 둘러보고 숨을 곳을 찾으려고 했다. 발소리가 다가온다! 키카의 고동이 빨라진다. 옷장! 그런건 없다. 사물함! 그런것도 없다.
얀나루네! 키카는 그나마 겨우, 책상 위로 기어올라 반대편으로 뛰어내렸고 반대편 책상 아래로 기어들어 숨죽였다. UNIX의 전원은 꺼져 있지 않다. 아니, 적어도 UNIX에 주목하고, 키카 쪽을 모르고 떠나줬다면......떠나줬다면......오오, 나무삼! 마침내 복도의 발소리가 실내로!
문에 선 자에게 UNIX 빛이 내리쬐고 복도에 거대한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키카에게 그 불길하고 거대한 그림자 법사는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책상 밑에서 숨죽이고 마냥 넘어가려 했던 것이다. 발소리가 멈췄다. 그리고는 기세 좋게 서슴서슴 실내로 파고들었다! 오오, 오오! 키카는 기도하듯 눈을 감는다!
줄거리: 탐정 닌자, 디텍티브는 여학원에 도사린 어떤 음모를 쫓고 있었다. 그는 무서운 비밀을 찾아내 교장을 몰아붙이지만, 교장은 닌자였다. 피스톨 카라테도 헛되이, 디텍티브는 교장의 카라테에게 패해버린다.)
한편, 여학생인 키카는 불가사의한 설렘 끝에 관 매장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매장의 지휘자는 교장이다. 그녀는 이 비밀의 광경에 집착하여 학원 내 탐색을 개시한다. 최우수 학생 야요이가 이끄는 암흑조직 나카요시, 수상한 퇴학자, 키카와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찾고 있는 임시교사 나츠이......)
나츠이의 밤중 위법 탐색 행위를 추적한 키카는, 교내 UNIX의 심층 데이터에의 액세스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때, UNIX 사무실 복도에 떠오르는 거대한 그림자 법사! 진작부터 학원을 시끄럽게 하고 있던 괴물인가? 나는 이런 심장에 나쁜 씬은 싫어! 누가 뭔가 좀 해줘! 하지만 디텍티브는 죽었다!
"하앗.....하앗......." 반대편 책상 밑에서 키카는 숨을 죽이고, 침입자의 거친 숨결을 듣는다. "하앗......하악....." 안구를 공중에 띄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림자 주인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녀는 조금이라도 청각으로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하앗.....하앗......!" 그림자의 주인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UNIX 데크 앞(키카가 숨은 책상 사이의 바로 그쪽이다!)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이윽고 ...... 타닥타닥, 퍽퍽 하는 거칠고 성급한 타이핑 소리! 덱을 조작하고 있는 것이다!
키카는 생각을 돌렸다. 덱을 조작한다는 것은 적어도 침입자는 학원에서 요 며칠간 소문난 테러블·몬스터의 한 부류는 아니라는 것이다. 목적은 무엇일까? 정보가 폭로된 것을 우려하는 것인가? 정보를 파헤치는 쪽인가? 키카처럼? 어쨌든 이 자리를 떠나야....... "누구냐!"
검문한 것은 문간에 나타난 새로운 목소리다! "거기서 무엇을.....네놈!" "......!" 키카는 숨을 죽였다. 그 목소리는 들은 기억이 있었다. 교장이다! "누읏....." 침입자의 신음 소리! 그리고 바닥을 차는 소리! 외침! "이얏-!" 고우랑가! 그 자는 키카와 마찬가지로 UNIX 책상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훨씬 높았다!
KRAAASH! 키카는 충격적 광경을 책상 밑에서 목격했다. 침입자는 책상을 뛰어넘어 창유리를 몸으로 파괴하면서 밖으로 튕겨나가 도망간 것이다! 검고 거대한 날개짓을 하며 그림자가 휘날리며 순식간에 창문 아래로 사라졌다! "네 이놈!" 책상군에서 이쪽으로 돌아오는 발소리! 안심하고 있을 수 없다.
키카는 몸을 굽힌 채, 교장과는 반대로, 책상군을 차분하게 돌았다. 교장은 깨진 창문 밑을 얄밉게 내려다보았다. "네 이놈......어떻게 된 일이냐......!" 교장의 우려와 주시가 키카를 구했다. 키카는 뒤돌아보지 않고, 눈치채지 못하게 UNIX 사무실에서 뛰어나갔다.
키카는 복도를 전력으로 달렸다. 그녀의 가슴은 저려오는 것 같았다. 위험을 극복한 고양과 긴장감, 그리고 닌자 아트모스피아어 의해! "닌자......"뛰면서 키카는 입으로 중얼거렸다. "닌자야......!닌자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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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 다음 수업의 개학을 예고하는 생황 리드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지면서 담소하던 학생들은 다소 당황하여 웃으며 떠들어대며 뛰어갔다. "이봐, 너네들도 서둘러야해." 급하게 검은머리의 마른 음악교사는 여러명의 여학생을 부드럽게 쫓아냈다. 그들이 보이지 않자 음악교사는 복도 소나무 장식을 보았다.
"......" 소나무 장식 부근의 벽이, 벗겨졌다. 아니, 벗겨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벽이 아니다. 벽과 같은 색의 천이었다. 이상함! 천을 개면서 나타난 것은 적흑 차림의....닌자이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산" "도-모 필기아=상." 아이사츠도 속닥속닥, 그들은 교실로 들어갔다.
나츠이 선생, 아니, 이제는 알겠지만....필기아라는 이름의 닌자는 텅 빈 음악교실 문을 뒷짐으로 닫고 산뜻한 웃음을 돌렸다. "여자동산이라고, 한 명 한 명이 아름다운 수수께끼야. 무섭지만 즐겁게 하고있다구. 이대로 취직할까......" "어디까지 알아본겐가?" 닌자슬레이어는 신경쓰지 않고, 본제로 들어간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워." 필기아가 답했다. "웃긴 이야기는 여러가지 들어 오지만, 보안은 까다롭거든...... 거긴 어때, 바로 움직인건가." "아직 아무것도 잡지 못했네." "닌자 슬레이어는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시체가 나오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네." "히히히, 폭발사산했다면?"
"시체가 없다면, 유실품만을 찾을 뿐이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됐어." "닌자 슬레이어는 필기아를 노려보았다. "애초에, 그의 위기의 소식을 가져온 것은 그대일세." "그래, 당신은 은혜를 받을 필요가 있어. 나에게 말이지." 필기아는 닌자 슬레이어의 시선을 받았다. "트레이드야, 알겠지."
"......." 닌자 슬레이어는 팔짱을 끼고 무언. 소극적 긍정이다. 필기아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놀랐다구......쿄토의 수상쩍은 움직임을 더듬었더니, 당신의 옛 짝꿍. 그리고 여기 교장선생님이야. 나 감이 왔단 말이지. 그 녀석, 이런 곳에 녹아들어오기는 말이지. 싫어할 녀석이야, 저쪽은 나를 모르겠지만."
"어떤 닌자인가." "이히히......" 필기아는 품에서 허름한 포트레이트를 꺼낸다. "학원 창업때인가. 다이쇼 때가. 이거, 초대 이사장이면서도 초대 교장, 창업자네" "......" 필기아는 다음에 학교 팜플렛을 오려낸 것을 꺼낸다. "그래서, 이게 지금 나의 상사.....지금 교장 선생님의 사진이야."
닌자슬레이어의 눈꺼풀이 움찔거렸다. 필기아는 미소 지으며, "많이 닮은 혈족이지? 대단한걸, 히히히, 아니만 나의 장수한 인생을 믿을 증거가 될려나? 나의 로큰롤 라이프......" "리얼닌자인가.....어떤 짓수를 사용하지?" "나는 무해한 유상무상이라고. 중요한 비밀은 모르거든."
"......." "나로는 놈을 배제할 수 없어. 거기서 당신의 무시무시한 카라테가 나설 차례라는 것이지." "시마나가시들을 쓰지 않는가." "우리 패거리들이 이런 곳에 끼어들면 큰일이걸랑." 필기아가 말했다. "하지만, 당신에겐 오히려 새옹호스...... 나에게는 골치아픈 문제였기에, 트레이드가 성립이 된거야."
그럼 왜 이 남자는 교장을 배제한다는 생각에 이르렀을까? 닌자슬레이어는 필기아를 응시한다. 방심할 수 없는 남자다. 모든 것을 숨기고 있다. "디텍티브=상이 왜 이 학원을 찾으러 온거지?" "살아있다 생각한다면, 본인에게 물어보면......" 필기아는 웃는다. "나보다 미더울꺼야."
"다시 말해두네만." 닌자슬레이어가 말한다. "여기서 디텍티브=상이 소식이 끊겼다는 정보 자체가, 그대가 출처지. 나를 때마침 조종하려는 가짜 정보의 술책이었다면, 그대를 죽이겠다." "이히히히, 무서워." 필기아는 홀드 업의 행동을 취한다. "정말로 잘 해결하고 싶으니까, 그런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구."
닌자 슬레이어는 말을 멈추었다. 소극적 긍정이다. "힘내자구." 필기아가 말한다. 그리고 나서 생각난 것처럼 "아아, 당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갑자기 교장선생님께 걸려들지 마. 그럭저럭 사회적 지위가 있는 형씨라, 속셈이 뭔지 알 수 없거든. 디텍티브=상의 전철을 밟아선 안돼."
"속셈을 모른 채라면, 최종적으로는 어느 시점에서 직접 교전할 일이 될 걸세." "마지막으로 말이지, 하지만, 그곳의 빙의자와는 사정이 달라. 그것만 잊지마. 방심하는 것은 안돼." "물론일세." "그....강대한 닌자중에서는 말이지, 특별한 방어술을 가진 녀석도 많아서 말이지.....그 정보를 얻기를 바라는거야."
"특별한 방어술?" "저 녀석에게는 숨겨진 짓수를 의심케 하는 전승이 따라다닌다구. 불사신의 가호라던지. 용의 피를 뒤집어썼다던가. 그 손에 딱지가 말이야. 여러가지로. 하나하나가 BULL SHIT에서도, 뭔가가 있다는 것이지." "어떻게 찾아야." "그래, 그거야." 필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주말이 되면 뭔가 알것 같아."
"이번 주말?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지." 필기어는 낮게 말했다. "여자아이들 중에는, 선생님보다 더 권력있는 것 같은 게 있어서 말이야. 소사이어티를 만드는......나카요시라고 하는 건데......그 나카요시가, 아무래도 이렇게, 신경이 쓰여. 주말, 우시미츠 아워, 예배당. 의식의 소문."
"학생의 따분한 오컬트 취미에 고대의 닌자가 연루되는가." "제정신이야? 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야. 게다가, 꽤나 역사 있는 소사이어티인 것 같아. 그야말로 창립이래라든지......대대로 이어가고......" "......비밀의식을" 닌자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비밀의식을" 필기아가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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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디텍티브=상의 행방이다." 닌자슬레이어가 정리했다. 교장인 사악한 닌자의 살해는 어디까지나 트레이드다. "알고있어." 필기아는 산뜻한 웃음을 짓는다. "그래도 당신, 닌자를 죽이고싶지?" "......." "뭐 좋아. 그 쪽의 이야기에 들어갈래? 그럼, 전리품의 이야기를 할까."
필기아는 교실 안쪽, 준비실로 들어가면서 삐걱거리는 사물함 문을 열었다. 희미한 신음소리가 교실에 들린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 쪽으로 이동했다. 필기아는 축 늘어진 경비원을 끌고 왔다. "힘쓰는건 힘든 일이지." 필기아가 닌자슬레이어를 쳐다보았다. "이 녀석은. 전리품이야. 자고 있어."
"뭔 소리인가." "이히히히......" 필기아는 실실 웃는다. 끔찍한 냉혹함이 웃음 속에서 엿보였다. "언뜻 보기엔, 상관없는 경비원이지. 죄목은, 그 교장의 사병이라는 이유. 나에게 시비 걸어와서, 힘들게 잡아왔지." "덥쳐왔다고? 그 자 혼자인가." "......아아. 혼자였지."
경비원은 뒷 손이 꽉 묶여 있다. 필기아는 교실 바닥에 그를 던져 넘어뜨리고 얼굴을 두 세번 찼다."아밧." "일어났구나. 미안해 거칠게 해서." 필기아는 중얼거리고 닌자슬레이어에게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인터뷰 하라고.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나, 선생님이니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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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타임즈 아 소 하드 투 파인드 4
키카는 얼굴을 들었다. 말을 데리고 "예의 장소"에 온 것은 와카야마다. "엥?" 와카야마는 조금 놀란것 같았다. "무슨일이야. 네오사이타마 야경을 보러왔어?" "그 말이 오하나?" "아, 응." 와카야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검은 털에 발끝만 하얗다. "양말 같으니깐."
"그렇네" 키카는 말을 만졌다. 오하나또한 잘 훈련되고 있어 보이고 얌전하다. "아......" 와카야마는 할 말이 있는 듯 했다. 키카는 대답했다. "조금 더, 여기에 있고 싶어." "은신처로 쓰게?" "그렇네." 키카는 고개를 끄덕인다. "적당한 시간때까지." "적당한 시간. 헤에."
"적당한 시간." 이번 주말까지 교장이 이 학원에 부재하는 것은 이 날까지 뿐이다. 교장은 이사장이기도 하고, 이 학원 안에 살면서, 하루를 보낸다. 수업이나 예배 사이의 공백 시간은 얼마 안돼고, 이상한 움직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은 피하고 싶다. 와카야마는 외부 사람이다. 안과 밖을 드나들고있다. 키 카드의 직감이다.32
"와카야마=상은, 정말 옛날부터 여기에서 살던거야." "그래." "여러 사람, 봐온거구나." "뭐 그렇지." 와카야마는 대답했다. "아버지도 마부시거든. 의식주의 안정은. 중요한 일이야. 매년, 아가씨들을 돌보아주시고, 모두들, 밖으로 나가서, 카치구미가 되는거지. 너도. 마찬가지일거야."
"하지만, 잘 되지 않는 애들도 있을꺼야." 키카가 말했다. "중도에 그만두고, 도중에, 없어져버리는." 와카야마의 눈을 보면서. 와카야마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아 없어지지." "......." 둘은 잠시 말없이 서로를 보고 있었다 "즉, 너는 그 일을 신경쓰고 있는거구나." 와카야마는 조용히 물었다.
키카는 부정하지 않았다. "뭔가 내게 가르쳐 줄 수 있어?" "내가? 바보야 말할 수 없어." 와카야마는 키카 옆에 앉았다. "의식주는 중요, 호기심은 재앙의 근원이다, 아버지의 입버릇이야. 아마, 할아버지께서는 무엇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마부라면, 역시 같은 말버릇이겠지, 분명."
"가르쳐 줄 수 있는 건 거기까지." 키카가 중얼거렸다. 와카야마는 머리를 긁적였다. "가르쳐 줄 수 없지만, 몰래 가르쳐줄게. 말, 여물, 편자랑, 아가씨중 누군가가 사라지는 것, 전혀 연결되지 않지? 아가씨들의 누군가와 내가 사귀거나 결혼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야. 농담이 아니고, 그런거지."
"정말 어른스럽네." 키카는 솔직하게 말했다. 와카야마는 웃었다. "너도 좀 특이하구나. 뭐, 모처럼이니 너무 조급하니까 충고 좀 해줄게. 의식주는 중요, 호기심은 재앙의 근원으로......너무 이상한 일에 중점한다면, 분명, 좋지않아." "그렇네." 키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게는 말도 여물도 편자도 없어."
키카는 일어나 풀을 털어냈다. 시간이 됐다. "고마워. 나중에 다시. 와카야마=상." "아아. 나중에 언제든지." "또 봐. 오하나=상." 말은 꼬리를 흔들었다. 키카는 나무들 사이의 길을 되돌아간다. 쿵......쿵. 예배당의 종이 울리고 있다. 클럽 활동을 하는 학생의 모습은 이미 없다. "적당한 시간." 그녀는 교장실을 목표로 삼았다.
그 관에는 무엇이 들어있었을까? 저런 시간에, 주위를 경비원이 감시하게 하고, 스스로가 감시하고. 교장은 그것을 땅에 묻게 했다. 남에게 맡길 수 없는 사정. 그것은 무엇일까? 교장은 왜 그런 말을? 거기에는 분명, 닌자가 얽혀있다. 키카는 그것을 알고 싶었다. 확인하고 싶었다.
그때 사무실 창문을 깨고 교장으로부터 도망친 사람은 틀림없이 닌자였다. 그때 키카는 깨달았다. 닌자 아트모스피어. 더욱 거슬러 올라가서 애당초 발단인 그날 밤 키카를 불시에 깨어나게 한 것은 그녀 자신의 지각이었다. 그녀 스스로 자신을 닌자 아트모스피어로 향하게 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제 곧이야. 키카는 생각했다. 교장의 수수께끼를 더듬으면 그녀는 닌자에 다다를 것이다. 그 순간, 그녀 자신의 이 욱신거림에도, 분명 답이 나올것이다...... 키카는 교장실 문에 손을 댔다. 당연히 열리가 없다. 시도를 했을 뿐이다. 그녀는 복도를 우회하여 위층으로, 화장실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높다. 당연하다.
건물은 목조다. 외벽에서 대들보로 이어진다. 키카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창 밖으로, 스르르 빠져나간다. 대들보에 발을 얹고 외벽에 체중을 맡겼다. 삼층의 높이. 무서운 행동! 그녀는 조금의 떨림을 자각한다. 무서운 것은 무섭다. 하지만 그녀는 몸을 움직이는 방법에 집중한다. 대들보를 타고 옆으로. 옆으로.
아래를, 보지 마. 바람아 불지마. 아무도 여기 오지 마. 벽에 이마를 붙이고, 조금씩 옆으로. 교장의 매장 행위에 대해서, 키카는 두 가설을 세우고 있다. 저 관의 내용물에 대해. 가능성 중 하나는, "퇴학자" 나무아미타불. 하지만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 어림도 없다. 적어도, 아직은.
또 하나의 가능성, 그것은 교장의 뒷면, 어두운 영역에 다가가려고 했던 인간. 그야말로, 퇴학자의 건으로. 이것도 마찬가지로 터무니없다. 증거는 이제부터 찾는 것이다. 교장실에서 "......"그녀는 희미하게 아래를 본다. 교장실 베란다, 창문.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뛰어내렸다.
채내에 천천히 아드레날린이 확산된다. 난간에는 보수 자국이 있다. 키카는 창문을 되돌아보았다. 막 교환한 창문이다. 주저하고 있을 수 없다. 블레이저를 벗고 오른팔에 칭칭 감는다. 터무니없는 짓이다. 유마나가 보면 기절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실제 위험하다.
".......!" 팔을 번쩍 쳐들었다. 거기서 번뜩 깨닫고, 그만둔다. 유리창에 귀를 대었다. 인기척은 없다. 괜찮아. 괜찮다고. 유리창을 깨는 것은 그 괴인의 특기이다. 사무실 창문을 깬 것처럼, 교장실 창문도 그 괴인이 깨뜨렸다. 그럴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
".......!" SMASH! 팔을 유리창에 내동댕이쳤다. SMASH! 주위에 사람은 없다. SMASH! 유리에 금이 간다. 키카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이를 악물었다. "......!" KRAAASH! 나무삼!
신품 유리가 파쇄! 흩어짐 방지 처리된 유리가 세공된 엿처럼 뒤틀렸다. 그러나 파편이 몇 개 튀엇고, 그 중 하나가 키카의 뺨에 빨간 줄을 만들었다. 키카는 안도했다. 이 정도의 상처라면 속일 수 있다. 깨진 곳에서 안쪽으로 손을 넣어 새시의 열쇠를 떼어냈다. 그녀는 무인 교장실에 엔트리했다.......
책꽂이, 봉보리, 카펫. 흑단 책상. 탁상에는 후쿠스케. 몇 권의 책. 벽에는 "불여귀", "품질 좋음"과 같은 액자에 들어간 글귀. 천장 근처에는 신장. 신장에는 미니멈 토리이나 만다린이 장식되어 있다. "어쩌지......" 키카는 중얼거리고, 찾아야 할 것을 찾는다.
교장은 리무진으로 정문으로 나가 산을 내려갔다. 키카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확인한다. 하지만 지금 소리를 듣고 누군가 사람을 부를지도 모른다. 확인하러 올 지도. 시간은 없다. 책상.....서랍. 캐비닛. 열리지 않는다. 창문과 달리 부수는 법을 모른다. 의자에 올라가 신장을 뒤졌다.
만다린, 토리이, 도자기. 도자기를 치우자, 작은 열쇠가 있었다. 불즈아이. 이런 쪽에 숨기는 사람은 많다. 키카는 의자에서 내려와 캐비닛에 열쇠를 꽂아 넣는다. 맞지 않는다. 이번에 서랍에 사용했다. 열쇠를 비틀자 열렸다. 서랍 안에 다시 열쇠. 캐비닛에 그것을 꽂아 넣는다. 정답이다.
캐비닛에는 몇 권의 파일이 있었다. 키카는 여기서 조금 망설였다. 무서운 생각이 밀려온다. 여기에 단서가 없다면? 예를 들어, 어딘가 밖의 창고, 지하실...... 그런 종류의 장소에 숨겨져 있다면? "이제와서." 그녀는 중얼거렸다. 그 파일들을 겨드랑이에 껴안았다. 이것은 그 괴인의 행패다. 나쁜 유령이다.
탁상에는 사진꽂이가 있다. 세피아색 사진. 찍힌 것은 몬츠키(가문을 넣은 일본 예복)를 입은 교장이다. 키카는 눈을 돌렸으나, 한번 더 쳐다보았다. "......." 그녀는 사진첩을 손에 쥐었다. 언제적 사진인가? 이해 못한 채, 이루 말할 수 없는 전율이 목덜미를 죈다. 교장은 이 방에 평소 적극적으로 사람을 들이는 일이 있는걸까?
어느덧 해가 지고, 실내 어둠을 내다보기엔 잘 보이지 않았다. 본보리를 매가면 의심받을 수 있다. 적당한 기회를 노려야 한다. 그밖에 뭔가...... 그녀는 다시 한번 실내를 둘러본다. "불여귀"의 글귀 액자에 손이 닿는다. 그녀는 그것을 치웠다. 벽에는 둥근 구멍이 뚫려 있다. 곧 그녀는 그것이 총격의 흔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서장에는 다양한 등표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뭔가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안된다. 시간이 다 됬다. 키카는 문과 창문을 번갈아 보았다.......창문이다. 복도는 누군가를 만날지도 모른다. 그녀는 다시 창문으로 베란다로 나왔다. 난간에서 얼굴을 내밀고 아래, 주위의 상황을 살핀다. 아무도 없다. 어떻게 내려가야? 대들보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을까?
......바스락......그때, 키카의 귀는, 약간 떨어진 아래의 소리를 들었다. 바스락. 바스락. "......." 그녀는 몸을 굽히고 귀를 귀울인다.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나, 육체노동은 적합하지 않아. 보다시피 연약해서 말이야.) 엷은 웃음 섞인 목소리.(손을 놀리게.) 바스락. 바스락. 그녀는 떠올렸다. 땅을 파고 있다!
목소리의 방향, 깎인 덤불 속에서 오렌지의 빛이 번뜩인다. 휴대용 봉보리를 땅에 대고 있는 것이다. 키카는 눈을 찡그렸다. 삽을 사용해 땅을 파고 있다. 아마도 두 사람, 나무들이 방해되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잘 확인되지 않는다. 삽이 흙을 파내어가고 있다. 이제,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뭐가 나올까?
이전에 키카가 파헤치려고 했던 위치에 실제 가까웠다. 그녀에게는 그때, 흙을 파내줄 수단이 없었다. (대면! 이히히히히! 대면이다!) 한 사람이, 흙 밑에서 나타난 것에......관에, 희희낙락하며 쭈그려앉다! (이건 약간의 스릴러구만!) 그 남자는 나츠이 선생이다! 뚜껑에 손을 대고, 연다......!
ALAS! 관의 중앙에는 아무것도 없다! 비어있다! (우-오! 그러면 시체는 어디간거지? 썩어서 녹슬었나? 즘비가 되어버린건가? ......저기,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해?) 나츠이 선생이 경악했다. 키카는 불빛이 깜빡이는 줄 모르고, 교장실 베란다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면! 이히히히히! 대면이다!" 필기아는 삽을 내팽개치고 땅 밑에서 나타난 관에 희희낙락하며 웅크렸다. "이건 약간의 스릴러구만!" 닌자슬레이어는 계속 주위를 카라테로 경계하고 있다. 필기아는 관 뚜껑에 손을 얹고, 연다.......
닌자스레이어는 눈썹을 움찔거렸다. "에엥?" 필기아는 의아해했다. "비었구나." "음." "우-오! 그러면 시체는 어디간거지? 썩어서 녹슬었나? 즘비가 되어버린건가 ......저기,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안이 비었거나, 아니면, 빠져나갔던가." "그래서, 또 흙을 덮었다고?"
필기아가 양손의 흙을 털어내며 말했다, "히히히! 관 안에서 폭발사산했다는 건 어때? 원더풀한 죽음이지. 그게 맞다면 속이 깨끗한게 말이 돼" "경비원의 말이 확실하다면 교장이 달려온 그들에게 명해 디텍티브=상의 시체를 관에 넣게 했다......여기까지는 확실한 사실인 것 같네."
"그렇게, 이야기가 돌아오는구만. 안에서 시신이 움직이며, 안 쪽에서 관을......아." 필기아는 관 뚜껑의 나사에 주목했다. "박살나있어" ".......!" 닌자슬레이어는 그 때, 튀어나갈듯이 뒤돌아서 나무 저편을 보았다 ."아, 왜 그래? 또 소리? 이걸 두고 떠나는 건 위험한데!"
"막음쇄가 고장난건가?" "그럼, 뭐, 가설 쪽으로 이동하자구." 라고 필기아가 답하고, 이미 그는 삽을 들고 관을 다시 흙으로 덮기 시작했다. 닌자 슬레이어도 자신의 삽을 들고 그를 도왔다. 거사 후에 즉시 떠나야 한다. 필기아가 계속했다. "안에서 탐정은 관을 파괴하고 흙을 말끔히 털어내고 밖으로 탈출한거지, 히히히."
"닌자 완력이다." "......닌자 완력이구만." 필기아는 정색하고 대답했다. "막음쇄의 파손은 그 때문이란 가설. 관도 일그러져 있었을 지도. 잘 모르겠구만. 그래서 즘비가 된 탐정은 산을 내려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닌자슬레이어는 후반부를 무시하고 "부지안에 남아, 무엇을."
"찾고있는걸까....고스트의 원만한 집착일지도." 필기아는 덮은 땅을 위에서 다지면서 말했다. "추리를 계속하고 있을걸세." 닌자 슬레이어는 말했다. "만약 그가 살아있다면, 아직 수사를 포기할 때는 아니겠지."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 거 겠지." 필기아가 답했다.
"곧 비가 와서, 흔적을 지우겠지." 그는 메운 흔적을 내려다보았다. "경비원 형씨를 한 번 더 쥐어짜볼까?" "그가 아는 것은 한정되어 있네. 찾을 수 있는 정보는 찾아냈어." 닌자슬레이어는 고뇌하며 말했다. "애초에 디텍티브=상의 의뢰받은 부탁이란 뭐지? 교토의 움직임이라고 말했나?"
"알면 자세히 얘기했을 거야. 대충 전한 대로......교토의 정부 소식통과 저 탐정이 접촉해서, 이쪽으로, 네오사이타마에, 이 학원에 왔다는 것." "가설은 없나." "머리가 터져버릴 거야." 필기아는 고개를 저었다. "여기 교장은 이름 높은 사람이니까...쿄토 정부가 무언가 움직이고 싶었는지도."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와 오무라 인더스트리가 일으킨 대규모 파괴 이후 교토 공화국 정부와 일본 정부 간에는 냉전적 긴장이 생겨나고 있었다. 정부 간 암투의 끝에서 디텍티브가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어떠한 스캔들의 발단이 있었는가? 어차피 아직 결론을 확정지을 순 없다.
"요점은 탐정에게 직접 물어보면 된다는거지." 필기아는 얼마 전과 같은 의견을 밝혔다.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다. 학원 안에 숨어 있다고 생각되는 그와 컨텍트 해야한다. "허나." 닌자슬레이어는 말했다. "그가 자기 자신을 소생시켰다면, 나는 자네와 거래를 할 필요가 없네." "이제 와서 그러기 없다구."
필기아는 약간 물고 늘어지듯 말했다. "대략, 아직 아무것도 알지는 못했어. 당신에게 있어서, 그리고 탐정에게 있어서, 최선의 움직임을 당신들이 취하기 위해서는, 당신들이 여기에 와 있을 필요가 있었지. 나의 상점은 반품불가, 알겠어......" "말해봤을 뿐일세." 닌자슬레이어가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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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했다! 위험했다, 위험했다! 자기 방으로 돌아온 키카는 이불을 쓰고 어금니를 물어뜯으며 가만히 흥분해서 떨고 있었다. 그 직후, 교장실 문짝이 덜커덕거리는 소리가 베란다의 키카의 귀에 날아들었다. 그 바로 뒤 바깥 복도에서 "아이에에에!"하는 비명이 들렸다. 노타임.
키카는 베란다의 난간을 넘어 외벽을 타고 두층, 한층, 그리고 지면으로 대들보와 창틀을 이용하면서 탈출했다. 화재 현장 포스같은 극한의 액션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그것을 이룬 것을 의외로 생각하지 않았다. 아쉬웠던 것은 땅을 파는 사람들을 더 이상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키카가 두말없이 자기 방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기숙사 안은 소동이 벌어져 있었다. 키카는 자신의 일인가 하고 조금 조급해 했다. 하지만 키카의 일은 아니었다. 아니, 키카 일이긴 했지만 키카의 일로서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전부터 학원 내를 시끄럽게 하던 괴인이 또 목격된 것이다.
그 자는 믿을 수 없게도 부재 중인 교장실 침입을 시도한 것이다. 침입 순간을 복도에서 목격한 청소부는 그 괴인에 의해 폭행을 당하고 기절당했다. 괴인은 문을 파괴하고 교장실로 침입, 방을 털어버린 뒤 창문을 깨고 뛰어내린 뒤 도주했다. 달려간 경비원들은 방 상황을 보고 그렇게 추측했다.
최근 소동은 어디까지나 목격 정보의 베이스였지만, 최근 들어 확실히 현실의 파괴 행위 증거가 제시되었다. 학원은 발칵 뒤집혔다. 사모다 여사는 경비원을 동반하여 방을 돌아다니며 요타모노를 불러들여 숨기는 누군가 없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주의를 당부했다. 그날 밤 내내 순회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키카는 그날 밤 내내 전리품 파일을 꽉 안고 있었다. ....."키카=상. 아직 일어나있어?" 어둠 속에서, 아래 침대의 유마나가 키카를 불렀다. 키카는 그냥 자는 척 할까 생각도 했지만 룸메이트의 목소리에서 여느 때와 다른 아트모스피어를 읽어내고 답장을 했다. "응. 왜 그래?"
"있잖아......나말야." "응." "오늘, 갑자기 야요이=상에게 말 걸어져서" "......" 키카는 조금 몸을 일으켰다. "뭔가 당했어?" "으응 그러니까...." 유마나는 주저하며 털어놓았다. "말 걸었을 뿐만 아니라, 나 권유받았어. 나카요시에게." 그녀의 목소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저기, 이런 일은……"
"그렇구나." 스스로도 놀랄 만큼 싸늘한 목소리가 나와버렸다. 다행히 유마나는 못들었다. 그녀는 계속했다. "나의 일이라니, 그 사람에게는 돌이나 풀이나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야요이=상 본인이 나에게 말야, 요즘 엄청 멋지다고...... 자랑하고 싶은건 아니야. 이런 말을 하려고 한건 아닌데."
"나카요시." 키카는 중얼거렸다. 그때 그녀는 매우 진지하게 고민했다. 유마나는 악의적인 인간이 아니다. 앞으로, 야요이나 나카요시의 손에, 유마나의 몸에 뭔가 안좋은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자신의 탓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본의 아닌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유마나 자신이 결정할 일이기도 한 것이다.
"나카요시의 사람들은, 졸업하고 나서도 교류가 있어서, 정말로.....굉장히 영광이야!" 유마나는 말했다. "나 그런거, 생각도 못했어 카치구미나, 그런......저기, 고멘나사이, 혼자서 이런, 들뜨네" "유마나=상은 학교 졸업하고 뭐가 되고 싶어? 키카는 물었다.
"졸업하고 나서?" 유마나는 되물었다. "아니, 그렇구나......나카요시였던 졸업생은 다도 선생이 되거나, 스스로의 일을 시작하거나, 정치인의 부인이 되거나......하지만 나는 전혀 모르겠어!" "나도." 키카는 말했다.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것은 굉장하네." "굉장하다구."
말은 계속되지 않았다. 이윽고 유마나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키카의 눈은 맑아진 채였다. 그녀는 조용히 바닥에 내려와 탁상 봉보리의 작은 불을 밝히고 파일의 내용물을 살피기 시작했다.
우선, 키카는 금방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의 나열. 장부같은 것들의 페이지를 넘기고, 돌아가고, 다시 돌아온다. 신문을 오려낸 것. 공원의 모래밭에서 토기가 나왔다던지, 산속에 옛 무덤이 있었다던지, 조개껍데기의 화석이 대량으로 나왔다던지, 키카에게는 종잡을 수 없는 기사 스크랩이다.
엄중히 보관하고 있는 것이 이런 개인적인 고고학 취미일 뿐이라면 조금 맥이 빠진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녀는 그것들을 비스듬히 눈을 살펴 가는 동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형언할 수 없는 불안감이 자신에게 스치는 것을 의심했다. 걷잡을 수 없는 사적 발굴 기사, 세피아색 사진, 어딘가 기묘한 세간......
뒤에서는 유마나의 나긋한 숨소리. 이 밤보다는 더 평온했던 많은 밤들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녀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도서관의 서적도 장모님의 다정한 편지도 아니다. 그녀가 상당히 억지스러운 수단으로 훔쳐온,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창 밖에서는 빗소리. 페이지를 앞으로, 앞으로.
키카의 눈썹이 움직인다. 파일되어 있는 것은 다른 종이 뭉치다발이다. 학생의 이름. 가족 구성, 친정 주소, 부모의 직업, 그러한 정보 끝에 각서된 것들이 날짜와 함께 적혀 있다. 오노쿠미·나미, 직접 면담으로 해결. 시노·모카기, 회사 임원을 통한 설득으로 해결. 사노코·이치오바, 계속하는 중.
이미 키카의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다. 그 이름에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UNIX 사무실에서 확인한 리스트 이름이다......! 날짜는 금년도 것으로 한정되어 있다. 작년보다 옛날 안건은 이 파일에는 없다. 각서에는 사진이 붙어 있는 것도 있다. 가옥 사진, 가족 사진, 본인 얼굴 사진.
나코·스기우라, 명예훼손 소송 제기, 재판에는 이르지 못해 화해. 이마미·타도모, 육친을 초대하여 XX했다. 천하사안. 슈모코·타다타, 계속중. 천하사안. 치코·케히타, 통지는 후일. 안미·코나기노, 통지는 후일. 키카는 눈을 비볐다. XX? 쓰기를 꺼려한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천하사안이란?
"키카=상, 야간에 불 키는건, 그만해줘." 키카는 뒤를 돌아보았다. .....잠꼬대다. "응? 그만해줘." "응." "저기. 순번이니깐....." 유마나는 다시 숨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키카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이 각서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퇴한 학생들의 가족들에게 교장은 그때마다 어떤 "대처"를 하는 것 같다.
학력부족이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그만두고 나가는 자의 가족에게 "회사 임원을 통한 설득" 등을 일일이 할 이유가 없다. 퇴학이란 무엇인가? 당초 키카가 느꼈던 위화감이 다시 돌아왔다. 그녀들은 그만두지 않은 것 아닌가? 더 무서운 무언가가 있을까. 키카는 페이지를 넘겼다. 다른 자료다. 가계도? 연표?
위에서 아래로, 잎맥 같은 가는 필기체, 군데군데 적힌 여성의 이름. 페이지의 사분의 삼 정도로 일단 그것은 중단되었고, 여백에 더욱 쓸 일을 기다리는 듯했다. 거기에는 키카도 잘 아는 이름이 있다. 야요이 신케이도. "나카요시....?"
역대 나카요시의 그랜드마스터의 이름일까? 족보는 최근 십수 년에 한정되어 있다. 삼년마다 다른 사람이 승계한다. 학년은 무관으며, 입학하고 그대로 졸업까지 정해진 한명이 3년 동안……. 그때 야요이의 권유를 받아들여야 했을까? 안쪽에서라면 자세히 알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결과론이다.
유마나는 무엇을 보게될까? 좋지 않은 일일까? 아니면 이 호기심 자체가 부당하고, 그냥 지나친 생각인가, 이 리스트도 키카에게는 알 수 없는 단순한 외부인과의 거래......키카는 고개를 저었다. 있을 수 없다. 그녀는 자리를 뜨려고 했다. 차가 마시고 싶어졌어. 더러운 종이가 바닥에 떨어졌다. 파일에 끼여 있었던 것이다.
"......." 키카는 건져올린다. 종이 자체는 새롭다. 메모장 여러 장. 변색되어 테두리는 검게 그을린 것처럼 되어 있다. 약품이나 무언가로 구우려고 한 것이다. 키카는 알 수 있었다. 구우려다가 중간에 그만뒀다? 메모의 필체는 거칠고 힘차며 교장의 붓과 다르다. 숫자나 짧은 문서의 나열. 키카는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학생......적어도 지난 십년....."중얼거리면서, 키카의 눈은 메모장의 숫자와 글자를 쫓는다. "형식적으로는 퇴학이며......"교장에게 아주 사정이 나쁜 추측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몇 가지 데이터, "형식적으로는." 키카는 반복한다, 파일의 페이지를 넘기는, 탄 메모가 붙어있던 곳.
"실종자 명단" 펀치시트의 오려낸, 이름의 나열을 잘라낸 것이다. 경찰의 데이터일까? "때때로는....가족 전체...." 교장은 아마도 그것들을 인멸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그 페이지에는 볼펜으로 휘갈겨 써져 있다. "천하사안" 정보의 출처를 누군가가 찾게 하기 위해서?
밖에는 비가 오고 있다. 순회경비의 라이트 빛이 흔들린다. 키카는 재차 무서움을 느낀다. 이 학원은 교장의 정원이다. 저 경계의 허술함도 교장이 자신의 힘에 겨운 문제따위는 일어날 수 없다고 평소에 생각하는 것의 표출일 것이다. 실제로 이 불탄 메모를 썼다고 생각되는 자는, 말살되어 관에......
"아니야, 아냐아냐." 키카는 중얼거렸다. 파헤쳐진 관은 텅 비지 않았는가. 추궁자의 시신은 없었던 것이다. 추궁자는 죽지 않았고, 아직도 이 학원에 있다. 최근의 목격 정보. 학생과 직원이 목격하는 괴인. 연결된다. 마치 그것은 이 학원의 현실에 생긴 검은 구멍이 벌려진 것 같다.
이 터진 구멍은 최종적으로 무언가를 드러낼까? ......키카는 느닷없이 자각한다. 자신도 이미 그 흐름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항상 두려워해왔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아픔에 대한 두려움, 폭력에 대한 두려움. 살아 있는 한 불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무엇보다 그녀는 변화를 두려워했다. 변화는 죽음과 아픔, 폭력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녀는 계속 두려웠다. 그날 밤의 경비원, 경비견, 혹은 이층에서 뛰어내린 것, 어둠 속에서 빛나는 교장의 눈, 사무실의 유령, 산 밖에 펼쳐진 네오 사이타마, 모든 것이 두렵다. 하지만, 두려워할 바는 아니라는 것도, 사실은 알고 있다.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 잔잔한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키카=상." "유마나가 잠꼬대를 중얼거린다. 키카는 파일을 닫았다. 내일이면 교장도 돌아온다. 이번 외출도, "퇴학자"에 관한 대처의 일종일까? 주말에는, 예배당에서 나카요시의 "의식" ...... "키카=상." 유마나가 반복했다. 키카는 뒤돌아 보았다. 잠꼬대가 아니었다. "키카=상. 무슨 일이야?"
"미안해." 키카는 중얼거렸다. 그녀는 봉보리를 소등했다. 키카에게 마지막 하루가 끝났다.
굿 타임즈 아 소 하드 투 파인드 5
"나의 상점은 반품불가, 알겠어......" "말해봤을 뿐일세." 닌자슬레이어가 걸었다. 필기아는 어깨를 움츠리고 뒤따라간다. 배후에는 관의 매립터, 최초의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머지않아 세차게 쏟아질 것이다. "어디갈래?"라고하는 필기아. 닌자슬레이어는 대답한다. "파쇄 소리의 방향이다."
"소리가 났다고? 아까?" 필기어는 말했다. "나는 익숙하지 않은 육체노동에 필사적으로......아아, 아아, 아아." 달려나간 닌자슬레이어의 뒤를 따라갔다. 점점 멀어진다. 필기아는 한숨을 쉬었다. 그 몸이 일그러지면서 순식간에 한 마리의 코요테로 변했다. 코요테는 닌자슬레이어를 쫓는다.
이윽고 닌자 슬레이어는 목적 장소에 도착, 거기에서 머리 위의 이층 발코니를 올려다보았다. 유리창이 깨지고 바람에 흩어진 비가 안으로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교장실!" 따라붙은 코요테가 날아올라 닌자슬레이어의 등을 발로 차고 튀어오른 뒤 부엉이로 그 모습을 바꾸고, 날개를 펄럭이며 상승했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도 한 순간 몸을 웅크리고 힘을 모은 후, 두 층 높이로 도약! 공중에서 한바퀴 회전하면서 베란다로 착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필기아에 이어 교장실로 발을 디뎠다! "그 녀석은 부재중이군." 필기아는 말했다. "교장님이시다. 네오사이타마에서의 로비에도 집요한 닌자말이야."
"그렇게 말해도 시간은 없겠지......" 닌자슬레이어의 말에 호응하듯, 문고리가 바깥쪽에서 덜컹덜컹 움직이고 있었다. "누군가 있나!" 복도에서 목소리. 건물 내 청소부 내지 경비원이 비정상적임을 눈치챘을 것이다. "조금 기다려!" 필기아는 당당하게 응답했고, 갑자기 문을 열었다.
"아이엣-!?" 문을 안쪽에서 갑자기 당겨내어 확인된, 목소리의 주인인......사람이 좋아 보이는 청소원은 실내로 넘어져 당황했다. 그리고 필기어를 들이받고 튕나서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이엣? 당신 분명 나츠이 선생님이라던가 하는...... " "당신 외에, 사람은 불렀나?" "아이엣-?" 올려다보는 눈은 공포로 벌어진다.
필기아의 장신이 술렁술렁 소리를 냈다. 청소원의 눈동자에 비치는 모습이 조금씩 일그러지면서 그 동공은 공포로 수축해 간다. "아이....아이에....아이에에에에!?" "너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어. 나는 그 누구도 아니야. 알겠어?" 청소부를 내려다보는 것은 올빼미 괴물이었다. "아이에이에에에에에에-!" 청소부는 실금!
"아이에에에에-! 닌자! 닌자! 올빼미인....아이에에에에-!" 청소원은 실금하면서 소리치기 시작했다. 올빼미 필기아는 질린 듯 고개를 저으며 그 경추에 촙을 내리쳤다. "이얏-!" "아밧-!" 침묵! "죽지 않았어, 죽이지 않았어." 닌자슬레이어를 돌아본다.
"잠에서 깨면 악몽이나 뭐라고 생각하지 않겠어? 선한 모탈은 이런 임팩트에 약한 것이지. 알겠냐......" 필기아는 닌자 리얼리티 쇼크 반응에 대해 조금 언급하면서 원래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닌자슬레이어는 신음을 내고, 탐색을 개시했다. 책상. 선반. 옷장.
"그래, 그 말대로! 실제 시간이 없어! 다음 녀석이 또 오면 귀찮다구." 필기아는 닌자슬레이어와 함께 물색을 개시했다. "시간이 없으니 재빨리 한거지, 본래 나는 무해하거든...... 와오! 총격 자국이잖아! 어쨌든 이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구나! 탐정의 총이 아닐까? 거긴 어때?"
"이 방에는 선객이 있었다. 유리창을 깬 인간이." 닌자슬레이어는 말했다. "무엇을 들고나갔어." "뭐, 꼬맹이가 야구하다 깨졌을 일은 없을테고, 그렇겠지. 우리 외에 이런 짓을 하는 놈......탐정......의 좀비일까? 니어미스(같은 목적을 지닌 사람들끼리 충돌한 것.)일까..." "……이것은!"
닌자슬레이어는 책상 서랍 속에서 검고 칙칙한 원형의 물체를 꺼냈다. 사슬이 달려 있다, 필기어는 그쪽을 보며 말했다. "아아? 펜던트? 그거 좋지만, 우리는 지금 귀금속 털고있는게 아니고……" "이것은 홀리 심벌일세." "아어, 하지만 홀리 심벌……" "카라스의 표시일세."
닌재스레이어는 원형 홀리 심볼을 손끝으로 본떠 보았다. 그 표면에는 기념주화 모양의, 까마귀 의장이 장식되어 있다. "주인을 알 수 있네. 닌자가 된 후, 그는 자신을 살린 카라스·닌자를 상징하는 물품을 몸에 지니고 있었네. 일종의 모조로서 말이지." "유품이라는 건가......"
"그냥 장식이 아닐세." "다른건 뭐 없어? 그런 센티멘탈한 물건도 좋지만......시간이 없어." 필기아는 캐비넷을 걷어차고 액자를 떼어낸다. "누구야, 여기서 뭘 가져간 놈이...... " "보게." 닌자슬레이어는 홀리 심볼을 양손으로 받치고, 표면을 금고 다이얼처럼 비틀었다.
오른쪽으로 몇 번, 왼쪽으로 몇 번, 또 오른쪽. 암호화된 리듬이다. 이윽고 달그락 소리가 울렸고 홀리 심벌은 화장콤팩트처럼 열렸다. "탐정 가젯일세. 다행히, 그가 사용하는 암호는 변하지 않은 채였네." 닌자 슬레이어는 속을 꺼냈다. LAN 커넥터 단자. 필기어는 휘파람을 분다. "동업자 만세구만."
"그런 것이지. 모르는 자는 장치 자체를 알 수 없는. 그렇게 해서 비밀을 지키는 것이지." "하드웨어 프로텍션인가! 히히히, 정말 탐정같구만......" "디텍티브=상을 꺾은 교장이 이 장치를 압수. 이에 대해서는 용도를 모른 채 처분을 미루고 책상 안에 숨기고 있었던 것 같네." 그는 가설을 말했다.
"그 설을 채택해두지." 필기아가 말했다. "아마 소중한 데이터일거야! 당장 UNIX에 접촉해야......" 그들은 복도 밖에 여러 개의 발소리를 들었다. 고함소리를 듣고 왔을까? 두 사람은 그 외의 눈에 띄는 물품을 품에 넣고,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비가 세게 내리고 있다. 달리면서 그들은 대화를 이어간다.
"......적어도, 선객은 디텍티브=상이 아니겠군." 필기아가 말했다. "자기 물건을 찾으러 왔다면, 일부러 그 녀석을 두고 갈 리는 없으니까." "그렇군." "누구일까.....아, 앞에." 전방에서 라이트가 흔들린다. 순회일까. 그들은 생울타리 그늘에 몸을 숨긴다.
"어쨌든 이것으로 겨우 내 결백이 증명됐구만." 말하는 필기아. "그건 디텍티브=상의 물건, 틀림없이 실물이야." "본인이 몸에 지녔던 물건이지." "그렇지! 나는 거짓말을 하지않아!" "흔적을 쫒을 수 있을까...." 닌자슬레이어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해 볼 만한 가치가 있겠군."
"추적인가." 필기아는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진짜 살아있다면 만만세지. 첫 싸움에서 디텍티브=상이 실수한 이유를 본인에게 물어보고, 대책을 세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탐정은 살아 있었다. 그리고, 사악한 닌자인 이곳의 교장을, 닌자슬레이어=상이 쳐죽인다, 나, 기쁘다. 완벽해."
"당연히 죽인다. 하지만, 그대는 슬슬 진짜 이유를 밝힐 때가 되었다." "이유인가." "그렇다." 닌자 슬레이어의 눈은, "닌" "살"의 멘포와 두건의 안쪽에서 확정적 살의의 어두운 빛을 띠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의 목적을 위해 살인기인 카라테를 휘두르는 행위에 대해 심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물며 필기아의 이욕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도, 지금도 믿지 않을 거야." 필기아는 낮게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이 정하면 되는데......죽을지 말지. 늘 해온 것처럼 말이야. 내가 있든 없든, 당신이 죽여야 할 닌자라고 판단하면 죽이면 된다. 하지만 내기해도 좋아. 할 마음이 들거야."
"......" "놈의 이름은 파브니르. 아치 닌자로의 이름은 마가츠·닌자지. 난 놈을 알아. 알겠어? 내기해도 좋아. 당신이 당황할 것 같은 선량무해한 성인군자님인 닌자였다면 일부러 당신을 말려들게 하지 않았을 거야. ……이 학원은 녀석의 도구. 절대적인, 현재 진행형으로 쓰이고있지."
닌자슬레이어는 무언이다. 불빛이 다가온다. 필기아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마음은 알겠어. 내가 과정은 관계없이 결과만 좋으면 된다고 하는게 마음에 안드는거지? 참아보라구. 저걸 내버려두면 안돼......그건 당신의 도리가 안통해......안된다고......으응?" 필기아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마부 꼬맹이구만."
그러나 주위를 살피며 종종걸음으로 찾아오는 것은 소박하게 생긴 소년이었다. "뭐였나......윌리엄, 아니야......와카야마야, 확실해." 코 위를 생울타리로 올려서 엿보며 필기아가 중얼거린다. 와카야마는 눈치채지 못한다. "말을 모는건가." "당연히, 이 비속에서 그런 일을 할리가 없지." 필기아는 대답한다.
"그럼 왜 이런 곳을 걷고 있지? 뭘 찾고있는거지? 어디로 가는거지......?" 필기아는 투덜투덜 중얼거린다 그리고 닌자슬레이어를 보았다. "나 흥미가 생겼거든. 한 번만 헤어지자구. 당신은 홀리 심벌쪽을." 닌자슬레이어는 품에서 회중시계를, 얼룩진 그것을 꺼낸다. "좋네."
필기아의 모습이 올빼미로 변해 크게 날개짓을 하며 빗속을 날아올랐다. 닌자슬레이어는 홀리 심벌에 집중했다. 내리는 비의 감촉을 셧아웃하고, 빗소리를, 바람소리를 셧아웃하고, 손 안의 잔류 닌자 소울과 비슷한 흔적을 주위에서 읽어내려 한다.
이윽고 그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빼미가 활공해 와서 날개를 펄럭이며 말했다. "뭐야, 그쪽이냐." "같은 방향이군." "기우구만." 부엉이는 다시 날아올랐다. 닌자슬레이어는 풀 속에서 몸을 굽히고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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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창문을 등지고, 가시돋힌, 매서운 눈동자의 소녀는 곧게 서서, 다가오는 키카와 유마나를 보았다. 양 옆의 추종자들이 뒤늦게 키카를 알아챘다. 야요이는 추종자들을 손으로 물리고, 키카 앞에 섰다. "곤니치와", ".....곤니치와." 키카는 야요이의 응시를 받았다.
"......." "......." 그 자리의 사람들 모두가 숨을 죽이고 복도가 조용해진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 이윽고 야요이가 한숨을 내쉬고 미안한 듯 쓴웃음을 지었다. "드디어 아이사츠 할 수 있었네." "......." "사실은, 그, 더 빨리 말을 걸고 싶었어." 야요이는 말을 고르면서 말한다. "어려워서."
유마나는 불안해하며 키카와 야요이를 번갈아 보았다. 야요이는 창밖을 보더니 "오늘도 비가 오네." 라고 말했다. "그렇구나." 잠시 사이를 두고, 키카가 대답했다. 야요이는 볼을 약간 상기시키더니 무심결에 키카의 손을 잡았다." 나를 이제 싫어하겠지, 당연한걸까. 나 어쩔 줄 몰라서......잘 모르겠어."
"모르겠어? 키카는 되물었다. 야요이는 키카에게서 손을 떼었다. "맞아, 나, 이렇게 말하는것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항상 그......프렌들리로 대접해주었으니까......그러니까, 사람은 누구나, 어른이나 아이도, 그렇다고 생각했었어......모두가 내게 와준다고. 엄청나게 그렇게 생각했어."
"......." "나, 당신의 눈이, 예쁜 걸 알았어. 처음 봤을때에. 그러니까 곁에 와주길 바랬어. 다른, 멋진 모두처럼." 야요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키카를 보고 있었다. 야요이가 말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나, 화가 나 버려서, 분노하고....그래서 너무 자기 혐오를 해버렸어."
키카는 애매하게 긍정했다. 야요이는 눈을 부릅뜨고 키카를 보았다. "고멘나사이......그게, 말하고싶었어." "......" 키카는 머쓱해했다. 얼마나 순진하고, 가여운 일인가. 이 아가씨는 정원에서 안미가 준비한 파이프 의자처럼 어색한, 흡사 권력놀이에 재미를 붙였단 말인가.
......하지만, 그 때 파이프 의자를 준비했던 안미는 이제 없다. 키카는 눈앞의 야요이가 정물화의 모티브처럼 차갑고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야요이=상" "왜?" "안미=상은 왜 자퇴했는지, 무언가 알아?" "안미=상?" "그래." "......" 야요이의 눈이 흔들렸다.. "모르겠어."
"갑자기 자퇴당해서, 나 궁금했어." "나." 야요이는 말을 찾았고, 이윽고 말했다. "나도 슬퍼." "그렇네." 키카는 중얼거렸다. 여기서 발을 디디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키카는 생각했다. 그 때 그녀는 나름대로 조금 냉정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추궁을 그만두었다. 뭔가 알 수 있다. 오늘 밤에는.
펭-. 생황리드음이 그들을 재촉한다. 학생들은 언제까지나 복도에서 돌아다니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중에 보자." 다시한번 야요이는 키카에게 웃음을 던졌다. 그리고는 유마나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귓가에 (부탁해) 라고 속삭였다. 유마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야요이들이 떠나자, 키카는 유마나를 재촉했다. "가자."
"키카=상." 유마나가 말했다. "야요이=상이, 아이사츠해 보고 싶었대." "응." "......기숙사로 돌아가기 전에, 같이 봤으면 하는 것이 있어." "어디에?" "와보면." "응." 유마나를 따르면서, 키카는 그녀를 어떻게 평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유마나는 이제, 나카요시의 일원인 것이다.
"마당으로 가는거야?" 키카는 물어봤다. "그래, 거기를." 유마나는 키카의 손을 당겼다. 키카는 생각했다. 유마나에게 악의 그림자는 없다. 야요이는 유마나를 끌어들인 다음 다시 나카요시에 대한 권유라도 할 것인가? 그렇다면 한참을 애두른 방식이다 .건너편 복도에서 마당으로 나와 녹색 속을 나아간다.
하지만, 요전의 거절과 지금의 심경은 다르다. 지금이라면 나카요시에게 권유받아 보는 것도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의식"의 와중은 예배당은 출입구를 봉쇄당하고, 창문은 커튼으로 덮여 엄중히 외부에서의 유출은 차단된다고 한다. 거기서 무엇을 할지를 확인하려면 차라리 일원이 되어 버리는게....."아파."
키카는 목 뒤쪽을 손으로 눌렀다. 찌르는 듯한 아픔이었다. 아픔의 방향을 되돌아 보았다. 시야가 흐려진다. 그녀는 초점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려고 했다. 생울타리 그림자로 반신을 내밀고 있는 것은, 활화살을 겨누고 제복의 블레이저에 검은 닌자두건으로 복면을 한 여학생의 모습이었다.
"무슨......" 떨리는 소리를 한 것은 유마나다. 그녀도 파악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지려고 한다? "닌자......왜......?" 부스럭 부스럭하고 숲을 헤집어온 다른 여학생이 마당으로 들어왔다. 그 역시 블레이저 교복에 검은 닌자두건으로 등장해, 그것이 누군지는 알 수 없다. 손에는 줏테를.
"아이......아이에에에에-?!" 유마나는 비명을 지르고, 뒷걸음질쳤다. "괜찮아." 유마나의 등뒤에서 다시 한 명 나타나서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런 것이라." 목소리만으로는, 그것이 누군지 알 수 없다. 그 역시 블레이저 제복 차림에 검은 닌자두건으로 복면하고 있었다. 손에는 낫을 들고있다.
"우......" 키카는 허리가 무너지고, 양 무릎을 꿇고, 의식이 날아가지 않도록 참는 것이 고작이었다. 한발 한발 닌자두건 학생들은 포위망을 좁힌다. 장미 아치를 뚫고, 또 새로운 두 사람이 엔트리를 했다. 그들 역시 닌자두건으로 복면하고 있다. 손에는 쿠나이 그리고 보오다.
"이쪽으로" 한 사람이 유마나를 떼어내고, 멀리 데려간다. 충격 상태에 빠진 유마나는 있는 그대로 따랐다. 한 여학생이 키카의 턱에 줏테를 들이대고 위를 향하게 했다. "당신은 말야...... " "야메떼!" 키카는 힘을 쥐어짜고, 발밑의 흙덩어리를 집어 그 여학생의 얼굴에 던졌다. "으앗ー!"
그 틈에, 키카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닌자." "나카요시." 여학생들은 입으로 챈트를 중얼거리면서 쫓아온다. 키카는 달리기 시작한다. "닌자." "나카요시." 그 등을 노린 화살이 스친다. "닌자." "나카요시." 키카는 생울타리를 넘고 넘어간다. 그 앞에도 역시 닌자두건 차림의 학생.
쿵....... 예배당의 종이 울렸다. 곧 해가 진다. 해가! "닌자." "나카요시." 낫이나 싸이(양손에 쥐고 찌르기 위주로 사용하는 닌자 웨폰)를 겨눈 닌자두건의 학생들에게서 키카는 멀어지려고 시도한다. 몸의 저림은 곧잘 빠졌다. 키카에게는 이 독은 비교적 약한 것이다. 키카는 교사에 다다랐다. 통용문. 닫혀 있다. "닌자." "나카요시."
(닌자가 아니야.....닌자가 아니야.) 키카는 자신을 타일렀다. (저 녀석들은 닌자가 아니야!) 출입문을 포기하고 1층 교실 창문을 확인한다. 열려있는 새시가 있었다! 그녀는 힘껏 새시를 잡아당겨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로 뛰어나가 점점 저물어 어두워지는 창밖을 두려워하며 달린다.
어디로 가면 될까? 기숙사에? 교실에 숨는다? 어디에 가면, 아무도 없을까? 나카요시가 없나? 나카요시는 몇 명이나 있지? 이 학교에? "닌자." "나카요시." 키카는 멈춰선다. 복도 앞쪽에서 두 명. 한 명은 봉보리라이트를, 한명은 모닝스타를 가지고 있다. 키카는 거친 숨을 내쉰다. "하아……하아."
도망갈 길을 ...... 도망갈 길이! "닌자. 나카요시." 두 명이 다가온다. 봉보리라이트를 든 여학생이 역수로 품에서 수리켄을 꺼내 키카에게 던졌다. 스리켄은 빙글빙글 날다가 벽에 맞고 떨어졌다. 키카는 비스듬히 뒤에 있는 계단으로 도망쳤다. 위로 달린다. 계단을 찬다. 그리고 두 층. "닌자. 나카요시."
올라간 끝에, 또 한사람. 손에는 아이언 클로. 키카는 비명을 물어 죽이고, 큿 하고 미간에 힘을 주고, 공포의 눈물을 참는다. 그녀는 줄곧 그래왔다. 더 무서운 일이 있지 않았는가? "닌자, 나카요시." "우앗-!" 키카는 앞길을 막는 학생에게 어깨부터 부딪혔다. "응악-!"
학생은 뒤통수를 바닥에 부딪쳐 떨며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키카는 더 위로 올라간다. 루트를 떠올린다. 위로 올라가고……그리고 복도 끝까지 가서 다시 내려가고, 두층의 복도로 옆 동에……그리고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도망칠 수 있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닌자. 나카요시."
슬슬 나타나는 새로운 학생들. 손에 횃불을 들고 있다. 분명 키카를 포위하는 형태로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키카의 상정 루트는 이미 막혔다. "닌자, 나카요시." 키카는 몸을 날렸다. 하지만 후방에서도 새로운 학생들. 그 인원은 실제 10배, 스무배나 느껴진다. 키카는 다시 계단을 오른다.
그녀는 옥상으로 도망쳤다. 아니, 퇴로가 끊기고 포위당해 얻어맞는 쥐새끼처럼 몰린 것이다. 이미 하늘은 암흑. 옥상을 무정하게 둘러싸는 전락 방지의 펜스. 방화용 저수탱크, 작은 트리와 지장이 영접한다. 키카는 무기를 찾는다. 지장에 부지깽이가 세워져 있다. 그녀는 그것을 잡았다. "하아……하아."
펜스 너머로, 그녀는 주위를 바라본다. 산, 뱀부 숲. 그것들 너머로 보이는 네오사이타마의 거리. 교내에는 별채. 그리고 마구간의 와카야마를 생각한다. 그녀가 이런 사태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안다면 와카야마는 어떻게 생각할까? 아무 생각없이 그냥 지나칠 뿐일까? 그리고 예배당......의식.
"닌자, 나카요시." 한 명. 또 한 명. 닌자두건 차림의 학생이 옥상에 엔트리를 해온다. 손에는 횃불. 어둠을 비춘다. 그러한 빛을 받으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것은, 야요이.......깃이 달린 외투를 교복 위에 입고, 코에서 아래를 베일로 덮고 있다. 그녀는 특별했다.
"도-모, 키카 야나에=상. 야요이 신케이도입니다." 야요이는 오지기를 행했다. 키카는 부지깽이를 내세우며, 물러난다. 학생들이 횃불을 위압적으로 휘두른다. "닌자! 나카요시!" "키카=상" 야요이가 황홀하게 말한다. "나 당신을 원했어. 너무 멋지고, 강하고, 귀여우니까."
"당신은 닌자가 아니야." 키카는 쥐어짜듯 말했다. 야요이는 코웃음을 쳤다. "나카요시. 이 학원 창립 이래 계속 이어져 내려온 숭고한 클랜. 서로돕기. 예의. ......하지만 당신은 아니야. 나는 당신을 원했어. 하지만, 당신은 나를 거절했지. 내 탓이야." 야요이는 말했다. "그러니까, 이제, 필요 없어."
야요이는 한 손을 들어 키카를 가리켰다. "닌자, 나카요시." 학생들이 다가온다........ "우앗-!" "응악-!" 키카는 선두 중 한 명을 후려쳤다. 그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하지만 그 때 그 뒤의 두 사람, 세 사람이 키카를 잡고, 잡아당겨 넘어뜨리고, 억누르고 있었다.
"닌자. 나카요시." "닌자. 나카요시." 키카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갑시다. 비장의 장소에." 야요이가 말했다. "당신은 정말 멋져. 닌자님도 기뻐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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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우우웃....." "돗소이......" 세데무시·야타마는 키가 달린 휠을 동료인 스모트리 '붕괴의 미베다'와 둘이서 돌려서 청동문을 열었다. 문에는 금줄이 놓여져 있고, "무상"이라고 적힌 거대한 액막이 부적과 함께 이 장소의 신성성을 스스로 말하는 듯 했다. 1
곰팡이와 흙냄새가 그들의 비강을 간질인다. 세데무시는 떨렸다. 당연히 미베다도 말이다. 그리고 미베다가 있어서 좋은 점은 여기까지다. 세데무시만 입장이 허락된다. 어쨌든 모탈에게는 황공한 곳이다. 의식 직전에 입장하여 호흡을 최소한으로, 최단시간에 준비를 갖추고 가능한 한 빨리 퇴출해야 한다. 2
문 끝, 수십미터의 통로를 지나면, 그곳은 엄숙한 무덤 안이다. 넓다 세데무시는 로마의 지하 납골당을 연상했다. 물론 그런 곳을 실제로 방문한 적은 없지만. 중앙부는 단차가 마련되어 있다. 거기에는 돌받침이 있다. 받침대 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몹시 더러워져 있다. 받침대 바로 위 천장에는 네모난 구멍이 나 있다.3
세데무시는 손에 든 램프를 지켜 들었켰다. 어둠 속은 보지 않으려고 한다. 벽을 기어다니는 나무뿌리 같은 것, 그 밖의 것들은. 그것을 굳이 이해하는 것은 정신에 해롭다고, 그는 오랜 집사생활 속에서 이해하고 있다. 그는 램프 덮개를 열고 촛불을 잡아 제단의 얼룩진 곳 주위의 촛불로 불을 피워 간다. 4
촛불에는 향이 농축되어 있고 불이 옮겨지는 것으로 무덤 안은 자극성이 강한 냄새로 가득 찼다. 세데무시는 셔츠의 가슴 언저리를 잡고, 심호흡을......이 일은 황공하기 그지없기 때문에 눈을 감고 천천히 머리 위를 바라보며, 긴장한 온몸의 힘을 빼냈다. 그리고 품에서 오토매틱 권총을 꺼내 안전장치를 뺐다.5
세데무시에게 부과되고 있는 미션은, 의식의 진행을 차질없이 행하게 하는 것.......총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즉....."아아, 좋지않아." 세데무시는 중얼거리고, 무덤 안 입구 옆 배터리를 작동시킨다. 드루루루루......진동소리가 뱃속에 울려퍼진다. 그는 배터리 옆, 벽의 레버를 끌어내린다. 파박.6
특징적인 사운드를 발하며 벽걸이식 UNIX 모니터가 구동한다. 의식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 자리에의 입장은 언제나 빠듯하다. 세데무시는 이마의 땀을 닦아낸다. 그의 근무는 길다. 길지만 익숙하지가 않다. 총의 용도는 즉......."아이에에에......"비명소리가 내려온다. 세데무시는 이를 악문다. 7
펑 하는 싫은 소리가 들리고, 먼지가 기다리며, 촛불이 흔들렸다. 세데무시는 눈을 찡그렸다. 그리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부분의 희생자는 이렇게 해서 낙하의 충격으로 죽음에 이르거나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만일, "뿌리"에 의해서도 그 자가 움직이며 저항하는 경우에는......그가 손을 더럽혀야 한다.8
세데무시가 떨림을 참고 지켜보는 가운데 어둠 속을 스르륵하고 그림자가 기어서, 받침대 위에서 움직이지 않게 된 것.......학생을 잡았다. 그림자......즉, 벽을 덮는 "뿌리"의 일부는 학생을 번쩍 들어올려 그리 멀지 않은, 세데무시가 보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어둠 속으로 순식간에 가져갔다. 9
UNIX 모니터는 이 땅의 바로 위 예배당의 낌새를 라이브 중계하고 있다. 예배당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영상을 LAN 네트워크에 의해 이 장소까지 보내는 것이다. 공포와 긴장으로 인해 세데무시는 거의 웃고있었다. 죄책감은 수십년 안에 마모되어 버렸지만,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10
세데무시는 쿵쾅쿵쾅 뛰는 고동소리를 듣는다. 나무뿌리가 내는 소리이다. 이 무슨 속임수인가, 아니다. 신성한 것이다. 모탈은 그 신성성을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 세데무시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모니터 건너편에서 소녀들은. 동료를 단죄하고, 제물로 선택하고, 그리고 졸업하고, 사회로 나간다.11
이 학원은 그렇게 크지 않다. 소사이어티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깨끗한 자들이다. 하지만, 세데무시는 의식을 계속 지켜보아왔다 수십년을. 그의 전대자. 그리고 그 전대자는? 그 일을 생각하니, 그는 무서워 죽을것 같았다....... "근무 수고" 엄숙한 목소리가 현장 입구에서 불렀다.12
"아이에-!" 세데무시는 뒤돌아보며 불빛을 비추었다. "눈부셔! 바보녀석!" 엔트리자는 무시무시하면서도 약삭빠른 목소리로 타박했다. "나는 교장이야!" "누구냐!" 세데무시는 비명을 질렀다. 그 사람은 웃기 시작했다. "풋......우히, 이히히히히, 안 돼, 나로는 무게가 모자라......" 13
"미베다=상!? 미베다=상!" 세데무시는 소리쳤다. "침입자다! 큰일이다!" "그 미베다=상이라면." 새로운 한 사람이 장발의 남자의 뒷쪽 어둠 속에서 떠올랐다. "닌" "살"의 멘포를 쓴 지고쿠의 존재가. "입구에 있던 남자인가? 잠에 들었지. 난폭한 환영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이에에에-!?" 14
"도-모. 필기아입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입니다." "아이에에에-! 닌자!? 닌자 왜?!" 갑작스러운 극한 닌자상황! 세데무시는 실금하면서 엉덩방아를 찧는다. BLAM! 방아쇠가 당겨져 잘못된 방향으로 총알이 튀었다. "저기 아저씨, 여기가 뭐하는 데인지 설명할 수 있어?" 15
"아이에에에에-!" "여기가 예배당 바로 아래라는 거지? 번거롭게 하기는. 못들어간다면, 잘나신 지하까지 잠입해야 했거든......" "아이에에에에-!" "위인가. 의식을 행하는 것은." 닌자슬레이어는 모니터를 살펴본다. 그리고 안쪽의 어둠을 내다본다. ".......!"
! 17
그 시선의 끝에 있던 것은 그물 망처럼 벽을 기어다니는 무수한 거대한 뿌리였다. 그리고 ALAS......무슨 일이란 말인가. 울퉁불퉁 난 그것들의 불길한 뿌리에 안겨 몇 군데 보이는 것은 다름없이 예전에는 살았던 자들......이 학교의 학생들의 모습이다! 17
"끔찍한 광경이다! 그렇지? 보증했잖아. 이것이 고대의 닌자다." 필기아는 닌자슬레이어의 어깨를 쳤다. "분노했어? 닌자슬레이어=상. 탐정 씨도, 설마 여기까지는 상상하지 않았겠지. 알았으면 두 배로 분노할지도. 하지만 이것으로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어. 녀석의 비밀이야……"18
필기아의 웃는 얼굴이 약간 흐려졌다. 닌자슬레이어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눈동자에는 섬광같은 검붉은 불이 피어 올랐다. 필기아는 두 걸음 물러섰다. "너, 너희들-!" 세데무시가 그들에게로 돌아와 ,실금하면서 그들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신성한 의식을 더럽히지 말아라! 우리 주인이 허락하지 않았다!"19
세데무시는 거의 반광란 상태였다. "이런 일이! 용서받을 수 없어! 내 세푸쿠로는 속죄할 수 없다구! 너희도 당장 세푸쿠해라! 죄가 무겁다! 그리고 주인님에게 사과해라! 언제나처럼 그는 만반의 준비를 갖춘 나를 격려해 주었다고!" "음, 이것은 무슨 일이지?" 제삼의 새로운 엔트리자가 물었다.20
"방해하는구만." 필기아는 그쪽으로 선수를 치며 아이사츠했다. "도-모. 파브니르=상. 마가츠·닌자라고 부르는 것이 좋다면, 그쪽이라도 좋겠지. .....필기아입니다." "필기아? 글쎄다." 그 자는......다크 그린 의복의 닌자는 이마에 손가락을 대고 고개를 저었다. "누구십니까?"21
"나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좋아." 필기아는 말했다. "어차피, 쓰레기 같은 닌자지. 무해하걸랑. 당신이 어중이떠중이인 나를 모르는것도 무리는 아니야. 즉......" "도-모. 파브니르=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붉은 오니는 오지기를 내보냈다. "그대를 죽이러 왔다." 22
"나를? 죽인다?" 파브니르는 반복했다. "......당신의 소문은 조금 알고 있습니다, 닌자 슬레이어=상. 도-모. 파브니르입니다." 느린 오지기. 그리고 카라테를 겨눈다. "저런, 나에게 나타나다니......요즘 이런 사고가 실제 많아요. 난처합니다."23
공기가 응축되어 살기가 고이고, 세데무시는 거품을 내뿜으며 기절했다. "아이에에에.....아밧-!" "시끄러운 형씨야." 필기아가 중얼거렸다. 그는 전투자들로부터 더 거리를 벌렸고, 곁눈질로 벽의 나무 뿌리를 보았다. 그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리고 UNIX 모니터는 진행중인 의식을 계속 냉철하게 비춰나가고 있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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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요·코모노미가 나락의 구멍에 뛰어내리는 모습을, 키카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밧줄이 풀리자, 히요는 스스로의 의지로 나카요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걸음을 나아가다가 주저한 끝에 뛰어내린 것이다. 나락의 구멍에서 희미한 비명이 길게 이어졌다. 그리고 정적. "카라다니 키오츠케테네.(몸 조심해.)" 야요이가 말했다.
히요에게는 나카요시로서 미흡한 행실이 있었고, 그 오점을 씻기 위해 순교했다. 어쨌든, 키카가 목격한 방금 한 거래 내용을 정리하면, 그런 것이었다. 키카에게는 그 이유와 행동을 전혀 이해 할 수 없었다. 나카요시는 닌자 두건 안쪽에서 차가운 시선을 히요에게 던졌고, 히요는 울면서 수긍했다.27
뒷손과 두 발목. 키카의 구속은 풀리지 않았다. 그것이 풀리는 것은 나락의 구멍으로 향하는 죽음의 걸음에 닿았을 즈음일 것이다. 아니, 키카에게는 스스로 걸어가 죽을 생각은 없었기에, 이 구속은 풀리지 않은 채, 이 나카요시들의 손에 내던져질지도 모른다. 28
예배당에 모인 사람은 수십 명. 세학년 전체에서 이 인원이다. 엄격하고 섬뜩한 집회를 스테인드글라스를 등진 성상이 내려다보고 있다. 머리에는 닌자두건. 마치 짓궂은 장난같다. "오늘은 한 명 더 있습니다. 키카·야나에=상입니다." 야요이는 손에 든 다이아몬드 지팡이로 키카를 가리킨다. 29
성상의 발밑에 네모난 나락의 구멍이 입을 벌리고 있다. 어마어마한 장치이다. 평소에는 닫혀서 바닥과 구분이 가지않는다. "먼저, 반성의 변명을 말할 생각은 있습니까? 있으면, 말하세요." 야요이는 명했다. "반성?" 키카는 중얼거렸다. 나가요시들은 키카를 보며 서로 속삭인다. 30
"우리에게는 본래 서로를 리스펙트하고 도와주는 그러한 미덕이 갖추어져 있을 것입니다. 우정입니다." 야요이는 말했다. "당신은 그것을 쉽게 멸시했고, 짓밟았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시길, 어머나 묶여있으니 무리네. 고멘나사이." 야요이의 눈꺼풀이 씰룩거렸다. "당신은 저를 거절했죠."31
"......" "키카=상은, 나카요시의 권유를 거침없이 거절했습니다. 제가.....내가," 야요이가 눈물을 닦았다. "내가 키카=상에게 권유했는데, 모욕입니다." 나카요시들이 술렁거렸다. 오만! 불손함! 이라는 비난의 말이 입가에 터져 나왔다 .키카는 무표정 했다. 그때 그녀의 눈동자는 마치 유리 같았을 것이다.32
"그래서?" 키카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떨리는 소리였다. 그녀는 떨면서 비웃으려고 했다. "그러니까, 구멍에 빠지라는 거야? 그렇게, 싫어진 사람을 정해, 이런 모임을 열고, 나카요시......우정......계속 그래온거야?" "......"야요이는 눈썹을 움츠렸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거야."33
"바보같아." 키카는 말했다. 정면의 야요이를 보았다. 야요이는 자기를 지킬듯이 팔짱을 꼈다. 키카는 말했다 "옛날 선배들이 이런일을 했고, 그 전 선배들이 이런일을 했고, 지금은 당신들. 저런 짓 했다, 이것을 하지 않았다, 그것을 비난하기 위해, 이딴 모습으로 모여서, 재판을 따라하지?"34
"뭐야......무슨 말을 하는거야." 야요이는 비틀거렸다. 나카요시의 한 사람이 부축했다. "나카요시는 역사있는 소사이어티......당신이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아는....." "입다물어!" 키카는 소리쳤다. 양쪽 겨드랑이의 나카요시가 움찔하며 뒷걸음질쳤다. "나는......나는! 살아남았어! 목숨을 걸고! 살아남은 거야!"35
야요이가 말했다. "다, 당신이 나쁜게 아니야! 당신이 나의...." "네 마음 따위, 알 것같아!" 키카는 소리쳤다. 떨릴 정도의 외침이었다. "나의 방해를! 하지마!" 예배당이 조용해졌다. 야요이는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웃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끝! 모두 저 년을 잡아!" 36
"우......" 나카요시들은 서로 눈을 마주보며, 순간 주저했다. 야요이가 다시 한 번 명령했다. "그 년을 끌고가! 나라쿠로 떨어뜨려! 질서와 우정의 적이야!" "우......" "우와아앗!" 나카요시들이 무기를 휘두르고 묶인 키카의 품으로 쇄도했다. 그때 키카의 시간은 순간적으로 진흙처럼 둔화되었다. 37
주저함을 버렸을 때, 그녀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그날 밤 가까이 느낀 닌자 아트모스피어를 쫓아 뛰쳐나간 것은 왜일까. 거기서 본 광경에 왜 그렇게 집요하게 파고들었을까?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기대했던 것이다. 기대를 자각하는 것은 두려웠다. 자각하지 않도록 자제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됐다.38
키카의 뇌리에 담장 갈라진 틈으로 들여다본 밖의 세상이 번뜩인다. 그리고 나서 야나에 부부의 다정한 미소가. 부부는 이름을 주었다. 그리고 키카를 걱정하는 유마나. 유마나는 이 닌자두건의 집단 안에 있을까? 그것도 이젠, 아무래도 좋다. 키카는 알고있다. 데려가는 것은 닌자가 아니다. 자신이 닌자인 것이다.39
그 날의 지고쿠, 그 날의 추락, 그 날 그녀를 지키는 짐승은 그녀를 지켜 받아냈고, 잔해 위에 피와 살점을 뿌리며 죽었다. 그 때 그녀는 모든 것을 잃었다. 그런 그녀를 구한 사람은 야나에 부부다. 그래서 그녀는 그윽하게 살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됐다. 데려가는 것은 닌자가 아니다. 닌자는 자기 자신이다.40
"닌자! 나카요시!" 둔화된 순간적 시간이 해동되고, 나카요시들이 덮친다. 키카의 가슴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자신을 방해하는 자들이다. 야요이는 지팡이로 키카를 가리킨다. 야요이는 키카에게 욕을 퍼붓고 있다. 키카는 들리지 않는다. 키카는 야요이의 머리 위에 새로운 불가사의한 짐승을 출현시켰다. 짐승은 야요이를 먹어치워 죽였다.41
불가사의한 짐승은 야요이를 갈갈이 찢어 그 자리에 흩뿌렸다. 너무나 갑작스러웠고, 도망쳐야 할 것도 깨닫지 못한 나카요시들이 멈춰 서서 목격한 가운데, 그녀는 천천히 다가오는 짐승을 향해 아이사츠했다. "도-모. 아주르입니다." 불가시의 짐승은 울부짖으며, 아주르를 해치는 적들에게 달려들었다. 42
"GRRRRRRR!"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 아이에에에에!" "닌자님! 살려줘, 아밧-!" "GRRRRRR!" 아주르의 구속이 끊겼다. 그녀는 뺨에 튀긴 피를 손가락으로 닦아 뿌리쳤다. 나락의 구멍에서 섬뜩한 땅울림 소리가 울렸고, 다음 순간 불길이 쏟아졌다. 43
굿 타임즈 아소 하드 투 파인드 7
"어떻게 이 신전을 알게 되었는지, 물어볼까요." 파브니르의 신체 윤곽에 아지랑이가 생겨난다. 눈에 보일 정도로 다져진 카라테다. 닌자슬레이어와 파브니르, 마주보는 양자의 공격수가 서로 부딪치면 몇 초만에 결판이 날지도 모른다. 위태로운 줄타기, 얼룩진 교착이 시작되었다.1
"상황판단." 닌자 슬레이어는 말했다. "그리고 수사다. 탐정을 배제하는 것으로, 비밀이 지켜졌다고 생각했나? 교만이다. 교만이 그대의 판단을 흐리게 한 것이다." "흠." 파브니르의 눈이 가늘어졌다. 닌자슬레이어는 오른쪽으로 스쳐가는 발걸음. 한걸음 파브니르도 왼쪽으로 스쳐가며 발걸음 간격을 유지했다. "교만하다고 생각하셨는지."2
"미니트맨이라는 닌자가 과거에 있었다." 닌자슬레이어가 당돌하게 말했다. "과거 내가 죽였다 생각했으나 놓친 닌자다. 다른 날, 다시 그 자와 싸우고, 그리고 죽였다. 나의 불찰이었다." "무슨 말을 하시는지?" "나는 그 후로 그 자를 거슬러 올라갔다. 전투현장을 훑고, 출신을 파헤치고, 모든 것을 알아냈다."
"무슨 말을 하시는지?" 파브니르는 반복했다. 앰부쉬를 경계했다. 무의미한 대화로 주의를 벗어났을 때 치명적 공격을 쏟아내는.....다마시 닌자 클랜등이 선호하는 전술이다. 하지만 닌자슬레이어는 계속 했다. "그 자가 이용한 것은 기묘한 짓수였다. 그 이름은 시나후리. 완벽한 죽음을 가장하는 것이었다."4
한발짝......파브니르는 오른쪽으로 두 걸음. 닌자슬레이어도 왼쪽으로 두 발짝. "그대는 교만하며, 착각한 듯 하군. 미숙했던 그 날의 나와 마찬가지로." "말하시는 바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만." "그대가 힘들게 묻었던 관은 모난 껍데기일 뿐이다." "......" 파브니르의 눈썹이 움직였다. "이얏-!" 닌자슬레이어의 사이드 킥이 덮친다!
"이얏-!" 파브니르는 상체를 돌려 피하고 돌면서 뒷돌려차기를 가한다. 메이 아 루아 지 꼼파쑤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땅에 닿을락말락 몸을 웅크리고 이를 막은 후, 강렬한 수면차기를 내지는다! "이얏-!" 파브니르는 백플립 회피! 6
착지한 두 사람은 다시 카라테 자세로 노려본다! 닌자슬레이어는 순식간에 자신의 품에 손을 꽂아 넣고 회중시계를, 얼룩진 쇠사슬이 달린 홀리 심벌을 꺼냈다. "낯설지는 않은가?" "당신이 지난번의 방털이라고? 그게 뭐죠? 재미도 없는 소리군요." "데이터 단말기다. 그대는 알지 못한 것 같다만."7
"그런군요, 깨달았습니다." 파브니르가 말했다. "자세한 자에게 알아보도록 할 생각이었지만, 수고를 덜었군." "탐정은 그대와 직접 대결하기까지 이미 잘 알아보고 있었다. 지하공간의 존재 자체에는, 그 시점에서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 시점"이라고 들은 파프니르가 눈을 가늘게 떴다.8
"추리를 계속함에 있어서, 이 데이터 단말은 매우 중요했다. 그는 더 많은 정보를 원했고, 그리고 이 물건을 찾아 교내를 배회했다. 상처를 입은 그는, 때때로 학원내 사람들에게 책망받고, 소란을 일으켰다." "......." "그의 추리는 무엇을 위함인가? 그대와 재전해 쓰러뜨리기 위함이다. 부자연스러운 패인을 성찰하고, 편법을 깨고 이기기 위한 것이다."9
"이얏-!" 파프니르가 노 모션으로 수리켄을 던졌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이마 앞에서 손끝에 끼우고, 동전처럼 쉽게 비틀었다. "마가츠·닌자여, 영목의 근본에서 도사린 이무기(나카요시)여. 놈은 놈대로 그대의 약점을 찾아놓은 셈이다. 나에게는 자명하지만."10
"이얏-!" 파프니르가 발을 디뎌 닌자슬레이어의 안면에 주먹을 내지른다. 닌자슬레이어는 아슬아슬하게 그 손목을 잡고 멈춘다. 파브니르는 쥔 주먹의 검지와 중지를 세워 미간을 노린다. 닌자슬레이어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이를 피한다. 그리고 업어치기! "이얏-!"11
"이얏-!" 파브니르는 에이션트 낙법으로 데미지를 주위에 분산한다. 땅으로 반경 10피트의 크레이터가 생기고, 돌덩이가 날아올랐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기와깨기처럼 내려쳐, 얼굴을 으깨려 시도한다. 파프니르는 굴러서 회피, 수리켄을 연속 투척! "이얏-!"12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얼굴 앞에서 불꽃을 튀겼다. 날아오는 수리켄을 촙으로 쳐서 떨어뜨린 것이다. "이얏-!" 내지르는 케리 킥을 파프니르은 백플립으로 회피, 두 사람은 다시 근접전으로 맞섰다! "쥐새끼같은 잡졸놈은....." 파프니르가 물었다. "어디냐!"13
"이얏-!" 닌자슬레이어가 수리켄을 투척! "이얏-!" 파브니르는 브릿지로 이를 회피! 피하면서 바로 옆으로 수리켄 투척! "끄악-!" 나무삼! 나무뿌리의 조각을 기어가고 있던 한 마리의 뱀이 등에 수리켄을 맞고 몸부림치며 땅바닥에 낙하! "망할 놈! 방심할 수 없구나!"14
"이얏-!" 닌자슬레이어의 저공 점프 펀치가 덮친다! 파브니르은 옆으로 피하고 채찍과 같은 미들킥을 때려 박는다! "이얏-!"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옆으로 날아가 뱀으로 변한 필기아의 반대쪽 벽에 내동댕이쳐진다! "약적!" 파브니르의 눈이 불타오른다! 15
"본성이 나왔군." 닌자슬레이어는 재빨리 일어나, 앞으로 기운 자세의 카라테를 겨누었다. "신사의 가면도 한꺼풀 벗기면 개, 짐승과 다름 없는 상태." "그렇다면." 파브니르는 웃었다. "당신들의 나에 대한 대처란, 설마 그 보잘것없는 헨게요카이을 사용해서, 나무의 비밀을 찾는 것입니까?"16
닌자슬레이어는 파브니르 너머 안쪽에 있는 뱀, 필기아를 쳐다본다. 저 유연한 닌자가 공격을 받은 것을 본 것은 그에게 처음이다. 번개에 비할 속도의 수리켄 투척이었다. 실제 얕보기 힘든 파브니르의 닌자 반사신경! 뱀은 움직이지 않는다. 곧 회복할까? 혹은 수단이 필요한가?17
"이얏-!" 파브니르는 배후의 필기아에게 수리켄 재투척으로 카이샤쿠를 시도하려고 했다. 그 손목에 훅 로프가 감겨 투척을 막았다 .로프 표면으로 검붉은 불꽃이 전해진다! "누읏-!" "그대의 상대는 나다. 파브니르=상." 줄다리기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끌려간 쪽이 죽는다!18
"......그 탐정과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 탐정은 빼애액 울면서 꼴사납게 목숨구걸을 했지요." "그 꼴사나운 탐정에게 뒤통수를 맞고 이렇게 비장의 안방이 황폐화되버린 것은 그대의 억울함을 헤아리고도 남을만한 짓이군." 닌자 슬레이어는 지고쿠처럼 받아쳤다.
"놈은 그 후, 학원사의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 사무 UNIX 액세스에 의해 더 많은 정보를 모았지. 학원건립의 비밀 말이다. 그것들의 정보를 조합하여 추리하고 이 땅으로의 입구를 찾아냈다. 겁이 많고 조심성이 많은 이무기놈. 예배당의 직통로도 마련하고 있었다면 나의 노고도 줄일 수 있었을 듯 하군." "……" "그대의 목적은 무엇이지."20
"크흐흐흐....." 파브니르는 기침하듯 비웃는다. 둘의 등 근육은 의복 너머로 줄지어 솟아올라, 이 힘겨루기가 쉽지 않은 응수임을 나타낸다 .말싸움 또한 카라테다. 정신을 흔들면 그것이 육체의 집중을 깎아 패배에 이르게 한다. "그것은 자명! 신성한 도죠다!" 21
"도죠라고?" "달리 무엇을 위한 일이 겠습니까? 신나는 놀이입니다. 창립 이래 정말 많은 딸들이 둥지를 떠났습니다. 저는 그녀들에게.....약간의 인스트럭션을 주었지요. 서로 처단하고 친구를 차서 떨어뜨린다. 내가 만든 타노시한 틀이지! 그녀들은 그것을 자주적으로 계승했다."22
무덤 안의 입구에서는 UNIX 모니터가 빛을 발하고, 바로 그 광경을 비추고 있다. 닌자두건을 쓴 학생들이, 구속한 소녀를 둘러싸고, 형벌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가엾은 모탈......내 손으로 세겨낸 타락의 손톱자국은 결코 사라지지 않지. 무의미하고 하찮은 밈(Meme)이 사회에 전파된다. 멋지지."23
"이 무슨....하찮은......!" "그렇죠! 하찮은 놀이입니다. 이쿠사와 용맹의 세계도 아득한 옛날. 지금은 나같은 죽다만 늙은이의 즐거움은, 이 정도지요. 크흐흐흐..... 선량한 닌자가 하루하루를 그럭저럭 살고있는 것입니다. 실로 모데스트 한 일이죠. 저에게 이빨을 들이밀다니, 착각도 유분수지.
".......영수는 술자의 심장으로써 자라고, 죽음을 양식으로 뿌리를 뻗는다. 생명의 나무." 닌자슬레이어는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파브니르는 팔에 더욱 힘을 보탰다. "흐크크크......이것은......자세한 것이군. 아무래도 단순한 매니악 테러리스트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군. 누구냐? 하지만 그것을 알게 된 이상……"25
"알게 된 이상, 뭐지? 로프를 타는 검붉은 불꽃이 기세를 올리며 파브니르의 팔에 휘감겼다. 그는 멘포 안쪽에서 표정을 흐렸다. "잔재주는 그만두라고 말하고 있어......졸개는 막았지. 더 이상의 행패는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보시죠 의식도 한창인데." 닌자슬레이어의 몸이 서서히 끌려 다니기 시작한다.26
"누으읏......!" 서서히 파브니르가 닌자슬레이어를 끌어당기기 시작한다. 이 무슨 닌자 근력! 이쿠사가 결정되려던......그리고 다음 순간 수 많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장소는 알겠다......"뒤쪽 바닥에서 필기아 뱀이 속삭이듯 말했다. "어떻게든 해주지 않겠어."27
닌재스레이어는 필기어를 보았다. 뱀의 등에는 수리켄이 박히고, 서서히 피가 바닥에 퍼져 나간다. UNIX를 보았다. 닌자 두건 집단의 두목이 구속된 희생자와 마주보고 있었다. 희생자는 구덩이에 빠지게 되어 구덩이 밑인 이 지점에 낙하해 온다는 것이다. 집단이 희생자에게 몰린다. 28
기회를 잡아라. 닌자슬레이어의 뉴런에서 닌자 아드레날린이 뛰어다니고 시간이 진흙처럼 무뎌졌다. 모니터 너머에서 갑자기 닌자 숭배집단의 두목의 신체가 저절로 삐뚤어지며 참혹하게 찢어졌다. 닌자슬레이어는 이쿠사에 집중했다. 파브니르는 평상시일 수 없었다.29
"뭐냐?"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힘을 쏟았다! 파브니르는 끌려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발을 디뎠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극한의 근력을 담는다! "이얏-!" 닌자슬레이어의 몸이 튀어 순식간에 손에 이끌려온다! 하지만, 오오, 고우랑가! 무슨 일인가! 그것은 계산된 순서의 움직임!30
나무삼......파브니르는 이쿠사의 힘겨루기에 늦어버리고 말았다. 평상시라면 그는 집중력을 빼앗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상사태와 밧줄에 전해지는 집요한 불길에 카라테를 난도질당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를 논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그는 힘껏 닌자슬레이어를 끌어당겼다. 닌자슬레이어는 이것을 이용했다!31
"이이이이이이야앗-!" 로프에 끌려가는 힘을 이용해, 닌자스레이어는 파브니르를 향해 날아가면서 다다미 4장 반 분을 회전! 파브니르는 방어 자세를 취한다! 회전 속에서 닌자슬레이어는 무수한 수리켄을 던진다! 헬 타츠마키다! "이이이이이야아앗-!" "느으으윽-!"
파브니르는 날아오는 수리켄 무리를 되받아치고 나아간다! 닌자슬레이어는 회전을 멈추지 않는다! 이윽고 회전 속에서 계속 내보낸 것은......수리켄이 아니다! 강렬한 돌려차기! "이얏-!" "이얏-!" 파브니르는 가드! 느리다! 비틀거린다! 두 발짝이 더 튀어나온다! 아르마다 마테로이다!33
"이얏-!" "끄악-!" 고우랑가! 가드를 무너뜨리고, 닌자 슬레이어의 아르마다 마테로가 파브니르의 측두부를 강타! 나전 회전하며 파브니르는 날아간다! 닌자 슬레이어는 착지하면서 한층 더 회전! 휘날리는 파브니르를 향해 수리켄을 투척! "이얏-!"34
"끄악-!" 날아간 파브니르의 몸통에 추격의 수리켄이 박히며, 날아가는 속도가 1.2배 더 빨라졌다. 그리고는 그저 벽면에 충돌! "아밧-!" 그러나 닌자슬레이어는 기세를 멈추지 않고 이대로 몸을 비툴어 반대 방향으로 수리켄 투척! "이얏-!" "끄악-!"35
비명을 질렀던 사람은 필기아 뱀이다! 등에 박혀있던 파브니르의 수리켄에 닌자슬레이어의 투척스리켄이 충돌해 뱀의 등으로부터 거칠게 떼어냈다! "아밧-!" 뱀은 콤마 3초 정도 몸부림친 후, 스르륵 바닥을 기었다. 그리고 벽으로! 벽에 그물망 모양으로 기어가는 수목의 뿌리를 올라간다! 36
기분 나쁜 나무 뿌리는 군데군데 학생들의 성품의 말로를 껴안고 있다. 뱀은 그 사이로 숨어들어 보이지 않게 되었다. 닌자슬레이어는 그 시도를 끝까지 지켜볼 겨를이 없다. 주 짓수를 다시 세웠으나, 이미 만전의 상태로 복귀해 온 파프닐이 덮친 것이다! "이얏-!"37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파브니르의 촙을 받는다. 무겁다! 무거운 카라테다! 파브니르는 멘포의 호흡구멍에서 불똥을 뿜어냈다. "죽어라! 비켜라! 산시타놈! 닌자의 신성을 더럽히지 마라!" "네놈들의 신성따위!" 닌자 슬레이어의 눈이 검붉은 불꽃을 발한다! "모조리 더럽혀주마!"38
붉게 불타는 왼팔이 파브니르의 촙을 날려버린다! "이얏-!" "끄악-!" 빈 옆구리로, 검붉은 불길에 휩싸인 오른손 훅! "이얏-!" "끄악-!" 명치에 검붉은 불꽃에 휩싸인 왼쪽 바디 블로! "이얏-!" "끄악-!" 오른쪽! "이얏-!" "끄악-!"
난타를 맞고 웅크린 파브니르의 턱을, 닌자 슬레이어는 차올린다! "이얏-!" "끄악-!" 비틀거리는 파브닐에게 더욱 발을 디디고, 활을 쏘듯이 오른팔을 뒤로 당긴다. 이것은 주· 짓수의 처형 오의! 지키·츠키이다! "......이얏!" "아밧-!" 40
파브니르는 안면에 치명적 타격을 입고 날아갔다......그리고 헛걸음질 뒤 다시 카라테를 일으켜 세웠다. ALAS! 이 무슨 거듭되는 타격을 입고도 일체 아랑곳하지 않는 불사신이란 말인가! 하지만 닌자슬레이어는 돌진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배후를 보라! 나무뿌리 너머에서 기어 나온 뱀을! 41
뱀의 입에는 주먹만 한 암석이 물려있었다. 돌은 검은 빛을 맥박 치며 스스로 진동하고 있었다. 분명히 정신 나간 자가 다루어서는 안 될 물체이다! 뱀은 목을 쳐들고 닌자슬레이어에게, 캐터펄트처럼 튕겨서 던졌다. 닌자슬레이어는 돌아보지 않고 손을 들어 이것을 받아들인다! 그리고!42
"이얏-!" 파브니르의 수평 촙을 고개를 옆으로 해 피하고, 닌자 슬레이어는 오른손에 잡은 그 꺼림칙한 물체를, 파브니르의 가슴에......심장이 있어야 할 곳에 처박은 것이다! "이얏-!" "끄악-!?" 나무아미타불! 손목까지 묻힌 닌자스레이어의 오른팔! 43
"아아아아악-!" 파브니르는 뒤로 물러나 가슴을 긁었다. 도망치려 하지만 그 뒤는 벽이다! 그 얼굴 바로 옆에, 뿌리에 안긴 여학생의 미라가 매달려 비웃듯이 내려다보았다! "으걱-!" 파브니르의 온몸에 검은 빛이 물결치고, 전신에서 방사되던 아지랑이가 엷어지고......사라졌다!44
파브니르는 고개를 들고 눈앞에서 다시 지키·츠키를 준비하는 닌자슬레이어를......그 지고쿠를 방불케하는 검붉은 눈빛을 보았다. "네놈은 뭐냐." 파브니르는 중얼거렸다. "닌자슬레이어, 닌자를 죽이는 자다." 닌자슬레이어는 대답했다. "하이쿠를 읊어라." "아밧." 파브니르는 피를 토했다.45
"우리의 세월...... 하루하루가.....죽음으로써 더욱." "이얏-!" 하이쿠를 마친 파브니르의 안면에 두 번째 지키·츠키가 때려박혔다. 이번 타격이 무효화되지는 않았다. 파브니르의 멘포가 파쇄되면서 드러난 코, 입, 그리고 눈에서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부정한 생명의 불이. "사요나라-!"46
파브니르는 폭발사산했다. 불결한 생명의 불꽃은 폭발의 기세로 확산되어 벽의 나무뿌리에 인화하여 마치 도화선에 불을 지피듯 한 순간에 번졌다. 무덤 안을 오렌지 빛이 비췄고, 불길은 뿌리를 타고, 이윽고, 천장에 입을 벌린 네모난 구멍 위로 솟구쳐 올라갔다. 47
"이젠 글렀어, 죽고말거야."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필기아다. 실제 부상이 무거운지, 우습지도 않은 얄팍한 웃음은 없다. "나 죽어." "잘해주었다." "히히, 대단하지......" 닌자슬레이어와 필기아는 출구 쪽으로 달려나간다. 모니터에는 살육자의 보이지 않는 살육광경이 비친다. 노이즈가 일었고, 모니터에 사라졌다.48
굿 타임즈 아 소 하드 투 파인드 # 8
BOOM!KABOOOM!.......지하 회랑을 달리는 닌자슬레이어와 필기아의 배후에서 연달아 인화폭발이 일어나 정신을 잃은 교장의 사병을 불과 열 속으로 삼켰다. 그들에게 죽음의 각오는 있었을까? 그것을 아는 것은 그들 자신과 붓다 뿐일 것이다. 49
이 지하회랑은 나카요시의 학생들이 의식에 참석함에 있어서 예배당에 엔트리하기 위한 비밀통로이기도 하다. 지상에서는 들어갈 수 없는 구조다. 필기아는 달리면서 코요테로 변하고 등 뒤에서 피를 흘리며 쏜살같이 도망친다. 닌자 슬레이어도 스프린트의 속도를 높인다. 제친다.50
KRA-TOOOM!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등 뒤의 폭염에 날려 데굴데굴 마루를 굴렀다. 계속해서 쾅쾅 폭발 전조음이 회랑을 뒤흔든다. 지상과 회랑을 잇는 곳은 학원을 벗어나 배채원 옆에 있는 작은 사당이다. 지하로 내려가기 위해 이용했던 그 장소로 가야한다! BOOOM!51
"못참겠구만! 죽을 뻔 했어." 그 아득한 전방으로 필기아는 지상의 공기를 느꼈다. "먼저 작별이다, 닌자슬레이어=상. 사실 당신은 대단한 놈이라구.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나자......살아 나올 수 있을 때의 이야기! 열심히 해봐." 코요테는 올빼미로 변신해, 온 힘을 다해 날갯짓으로 작은 빛을 발한다.52
목적은 달성이다. 필기아는 사당에서 뛰어나와 밤하늘로 뛰어오른다. 파브니르의 열렬한 로비활동은 네오사이타마에 몇 가지 "가벼운" 법률을 통과시키는 움직임으로 이어져 있었다. 도덕......규율......BULL SHIT. 사악한 닌자에 의한 합법적 행위. 반면 필기아의 행실은 암살 이외의 어떤 것도 아니다.53
"소소한 즐거운 삶은, 지켜질 동안 지키고 싶은 것이야......" 필기아는 하늘을 선회하여 뱀부 숲에 둘러싸인 학원을, 불타오르는 예배당을 눈여겨 보았다. 예배당을 향해 가는 거창한 그림자가 하나 있었다. 필기아의 비행은 어색하게 흔들리며 피를 흩뿌리며 도시의 야경으로 비스듬히 멀어져 나갔다.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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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시의 짐승은 높이 뛰어올랐다. 아주르는 짐승의 등 위에서 성상의 어깨 위로 뛰어가 예배당 안을 내려다보았다. 나락의 구멍에서 불꽃이 터져나와 의자를 태우고 나카요시들이 비명을 지르며 우왕좌왕한다. 예배당 창문은 굳게 닫혀서 정면의 강철문 빗장을 떼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 56
"GRRRRRR!" "아, 아이에에에-!" "아밧-!" 불 속으로 다시 내려간 아주르의 짐승은 가까이 있는 나카요시를 몰아붙여 이빨과 손톱으로 죽였다. 아주르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녀는 성상의 머리에 닌자두건으로서 감긴 모독적인 흑포를 잡아뜯고 망토처럼 몸에 감쌌다. 57
분노와 고양은 살육과 반비례하듯 가라앉아 갔다. 불똥이 튀는 가운데, 아주르는 단지 이 상황에 대해 생각을 돌리고 있었다. 속수무책으로 보이지 않는 짐승에게 유린당해가는 여학생들. 방금전까지는 반대의 입장에서,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않고. 58
그들에게 죽을만한 죄는 있었을까? 아주르 자신의 죄는. ......죄? 죄란 무엇인가? 누가 그걸 결정하는가? 누구에게 그럴 권리가 있을까. 여기에는 재판관도 법률가도 집행인도 없다.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아밧-!" 아주르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녀석, 뭐가 재밌었을까."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GRRRRR!" 쿵! 철문이 뒤틀리고 빗장이 들썩인다. 짐승이 몸으로 부딪친 것이다. "아이에에에에......!" 아직 숨이 붙어있는 년들이 몇 년 있다. 그녀들은 아주르의 적이다. 그러니까 쓰러뜨린다. 적은 쓰러뜨린다. 싸운다. 앞으로도 싸워간다. 쿠웅! 문이 더 뒤틀린다. 빗장이 터져 나왔다. 60
BOOOM!문이 파괴되고 불길이 밖으로 뱉어졌다. "아이에에에에-!" 숨이 붙은 나카요시가 가냘픈 비명을 지른다. 살아있는 쪽에 유마나는 있을까? 아니면 이미 죽었을까? "이얏-!" 아주르는 성상의 어깨에서 뛰어내렸다. 투명 짐승은 그 등에 아주르를 받아드리고 함께 밖으로 뛰어나갔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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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OOM!열리지 않는 문이 날아가듯이 열리고 드래프트 불꽃이 예배당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는 손을 가리고, 열과 충격을, 심한 통증을 참았다. "누으읏......" 상처가 벌어지고, 코트에 피 얼룩이 번진다. 그는 기절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예배당 안에서 홀로 바람처럼 뛰어나갔다. 63
날아가듯이 지나가는 그녀를 그의 사이버네아이는......닌자 반사신경은 간신히 잡아내고 있었다. 그를 쳐다본 하늘색 눈동자를. "키카......야나에......" "......." 그녀는 검은 천을 휘날렸다. "기다려! 죽어가잖아!" 그를 향해 소리치며, 소년이 말로 달려온다. 소녀는 소년과 스쳐지나간다 64
"사요나라. 와카야마=상." 소녀가 중얼거리던 말을 남자의 닌자 청력은 포착했다 .와카야마 소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는.....그 닌자는 금방 멀어졌고, 보이지 않게 되었다. "간도=상! 와카야마는 망설이며 다가왔다. 간도에게 그녀를 쫓을 힘은 없다. "와카야마, 그거 내놔. 그거."65
6
"그거?" "갖고있잖아." "하지만." "......." 간도는 엄격한 찡그린 얼굴로 와카야마를 노려보다 검지를 세웠다. 와카야마는 체념하고 품에서 앰플을 꺼냈다. "당신이 나에게 맡겼구나." "역시, 한 번 더 버텨야 해." 그는 ZBR을 받았다. "오늘의 마지막 한 방이니 문제없다고." 66
"그 사람들에게 맡기는게 아니야? 맡기라고." 와카야마가 말했다. "당신이 여기서 죽으면, 나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거야." "나둬." 간도는 앰플을 재빨리 쏘았다. 훨씬 좋다. "보다시피 주사위는 던져졌어." 그는 타오르는 예배당으로 걸어간다. "뭘 하려고?" "할 일을 하는거야."67
"이얏-!" 간도는 예배당의 불과 열 속에 돌입했다. 바스락 소리를 내며, 타는 목재가 엔트리 직후의 그의 눈앞에 낙하했다. .......그 앞에 놓인 것은 처참한 살육의 흔적이었다. 그는 부조리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뭐 됐어, 알겠냐." 약물고양에 맡기고 네거티브를 떨쳐내며 생존자를 찾았다.68
"아이에에에......" 숨 쉬는 여학생을 한 명, 찾아낸다. 이 닌자두건이 그녀를 연기로부터 보호했을까? 새옹호스다. "느읏......" 간도는 메어 올린다. 조금 떨어진 장소에, 또 한 명이. "젠장……" 간도는 그 쪽을 목표로 한다. 나락의 구멍을 지켜보았다. 적은 죽었다. 탐정의 직감. 아니, 희망적 관측인가.69
"닌자님......" 어깨에 메인 여학생이 헛소리를 중얼거렸다. "오우, 닌자님이 오셨다구." 간도는 중얼거렸다. 둘째를 다른 어깨로 메어올린다. "제대로된 건 아니지만......" 70
에필로그
코메다 스트리트, 싸구려 여인숙의 방, 빈틈투성이의 블라인드로부터 꽂히는 얇은 불빛, BGM은 바깥 충돌 사고의 소란, 적어 놓은 리포트를 비추는 UNIX 모니터를 앞에 두고, 사립 탐정 타카기·간도는 타이핑의 손을 멈추고 대강 의자에 기대었다. 1
어둠의 의사의 처치는 최저한도여서 엄격하게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실제 간도는 의자에 기대어 한분 가량 늘어나는 하품을 한 뒤 정신을 잃었다. 두 시간 뒤 벌떡 일어나던 그는 생각나서 다시 타이핑을 시작했다. 혼탁한 의식이 과거를 영상으로 불러 일으킨다. 마치 주마등·리콜이다. 2
......뚫린 한 방에 기다리고 있던 것은, 발라클라바를 쓴 정장 차림의 남자였다. 만권이 담긴 아타셰 케이스를 열어 보여주는 행동에서, 간도는 이 남자가 암흑사회의 사람이 아닌 것을 보고 잡았다. "당신, 어딘가의 높으신 사람이군." "쓸데없는 헛소리가 아니라 단순한 실력의 어필로 주는거다."3
귀찮구만, 간도는 그렇게 생각했다. 남자는 즉시 그 귀찮은 일을 꺼냈다. "풍문이다만, 다음달, 코케시사에 출입검사가 있나보네. 코케시 공장 폐재 문제였나.....계관은 엄하게 추궁할까? 아니면 합리적 차량 검사 같고 30분이면 될 것인가? 어떻게 생각하나?"4
코케시 사장은 간도의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이다. "글쎄다." 간도는 결심을 하고, 아타셰 케이스에 손을 뻗는다. 의뢰인은 재빨리 케이스를 손으로 끌어당겼다. 돈 뭉치 하나를 꺼내 케이스를 내렸다. "선금입니다." "기쁜 이야기구만." 간도는 품속에 돈다발을 넣어두고, 설명을 촉구한다. "뭘 해야하지?"5
남자는 교복 차림의 소녀 사진을 책상에 내놓았다. "키카·야나에라는 이름이다." "이름." 간도는 말했다. "이 녀석이 왜. 어느 정도의 높은 사람의 숨겨둔 자식이냐. 애인같은걸 죽이는 건 청부안해 그건 안돼, 그런 일이 아니야." "어처구니 없는 소리 하는 게 아니다. 거꾸로다, 오히려 반대지" "아아?" "보호가 필요해."6
"어차피 나는 흥미가 가면 알아볼거야. 이 녀석의 일, 숨김없이 알려주면 좋겠는걸." 간도는 사진을 품에 넣어두었다. "높은 분의 숨겨둔 자식이냐? 애인일까......" "네오사이타마 스나리마야 여학원에 이 녀석이 있다. 기숙사제다." "채오라고?" "그렇다." 의뢰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의 수완에 기대한다. 닌자공."7
".......도덕에 집착하고 싶어서." 간도가 말한다. "네오사이타마군이고, 노골적 비합법적인 행위야. 당신 도덕성이란게 있어?" "말할 순 없지만, 인색한 범죄행위는 아니다. 대의다." "대의라고?" 간도는 신음했다. "높으신 분들도 소속 닌자가 있지않아?" "너의 힘이 필요하다."
"뭐 됐어. 수상쩍은 탐정이면 도마뱀 꼬리처럼 다룰 수 있어서인가." 간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특기사항." 의뢰인은 말했다. "이 학원의 이사장=교장은 아마도 닌자다. 네오사이타마 정부와의 연결고리도 깊어. 주의해라." "닌자? 그 녀석이 이 아가씨를 붙잡고 있어?" "아니, 정말 괴로운 우연이지." 9
......간도는 의뢰를 받았다. 비즈니스 파트너가 인질이다. 받지 않을 수 없다. 의뢰를 받은 그는 키카·야나에에 대해 독자적으로 조사했다. 야나에 부부의 친자식이 아닌 것은 바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입양되기 이전의 정보는 전혀 없다 .그는 매우 비싼 해커의 커넥션을 이용해 더 깊이 파고들었다.10
이 과정에서 해커 한 명이 뇌가 타서 죽었다. 더듬이를 넣은 흔적을 지우는 것과 맞바꾸는 것이다. 암흑 보험을 들고 있었지만, 그래도 금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 엄중한 수비로 인해 정부 기밀임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간신히 얻은 것은 수수께끼 같은 하나의 단어. "오퍼 레이션 매직 몽키".11
……0100101……몇가지 "실수"가 있었다. 스나리마야 여학원에 잠입한 그는 키카의 정체를 찾기 위해 들렀다. 재적 학원의 데이터베이스를 맞이함으로써 다른 각도에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것일까 생각한 것이다. 그는 자신을 우롱한 의뢰인에게 짜증을 냈다. 뽑아낼 재료를 원한 것이다.12
그는 위험을 무릅썼다.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함으로써 그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실을 언급하고 말았다. 상당수 학생의 행방불명 사안. 남겨진 가족에 대한, 교장 스스로의 인멸 공작. 압력. 때로 그것은 친족의 살해에 조차 미쳤을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사자의 몸속에서 쓸데없는 움직임을 하면, 어떻게 될까....... 13
데이터베이스 접속 흔적을 알아차리고 원래의 침투 행위에 대해서 발각된 그는 최종적으로 교장과의 직접 대결을…….0101..."술술 나불대는 것은 자신감을 표출하는거냐?" "당신은 방심하지 않는군요."...0100..."어허어허……진짜냐고."……01001……"……왔다구……"14
비구름의 미미한 조각에 달이 얼굴을 내밀었고, 해골 무늬는 패자를 비웃었다." 인과응보." 파브니르는 들어올린 뒤꿈치를 간도에게 내리려고 한다. "아이에에에-!" 젊은 여성의 비명소리가 분위기를 깼다. 파브니르는 튕겨나가듯 그쪽 방향를 살펴본다. 여교사이다. 그는 쿠거처럼 그 쪽으로 달렸다.15
간도는 멀리서의 소리를 듣고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떨리는 손을 가슴에 댄다. 짓수를 써야 할 때가 되었다. 과거의 이쿠사에서 닌자슬레이어에게 조차 밝히지 않았던 짓수, 카라스·닌자의 짓수를. 온몸의 상처에서 검은 피의 까마귀가 날갯짓을 하고, 주위의 뱀부 숲에 숨어들었다. 간도는 심장이 멈추었다.16
거기에 재현된 것은 완벽한 죽음이다. 간도는 다시 다가오는 파브니르의 소리를 듣는다. 그는 경비원을 동반하고 있었다. 깡패 같은 무뢰한 자들이다. 뱀부의 지역 위에서 어둠에 녹는 무수한 까마귀가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 "죽었구만" "목을 쳐라." "쉿......또, 사람이 오기 쉽다고." 17
"누읏-!" 파브니르는 어둠으로 몸을 날린다. 그는 닌자 차림 그대로인 것이다. "뭐해! 여기는 출입금지야." 다가온 마부 소년에게, 뒤에 남은 경비원들은 큰 소리로 경고한다. 옆으로 늘어서 시체가 보이지 않게 벽을 만든다. "잊어버린 물건이에요. 내일 아침에 당장 필요해요." "내일로 해라!" 18
말이 지나치자, 경비원들은 서로 눈을 마주보고 속삭인다. "엿보고는 말이야....." "아무리 봐도 죽어있어, 닌자의 저주를 받고싶지는 않아." "묻는 것이 최고야. 오케이다." "힘들다고! 아까의 여자같은데....." "이 녀석은 닌자야! 바보놈. 관이 제일이다. 지금까지를 없었던 일로 하는거다."
"그럼, 그렇게 할까?" "교장님에게도 그렇게 이야기를....." 다가오는 발소리, "이건 교장님이야! 빨리 돌아오고 계셔! 성말이네......" ……0100101001…… "이얏-!" ........ "이얏-!" ........"이얏-!" KRAAASH!"아이, 아이에에에에!?" "하앗-! 하앗-! 봤구나! 네놈!"
"아이에에에-!" 엉덩방아를 찧고 비명을 지르는 소년에게 흙투성이인 간도는 가까워진다. "봤구나!" "아이에에에-! 안봤어요! 안봤어요!" "뭘 본거냐!" "까마귀가......까마귀가......까마귀들이 시끄럽게 모여있길래......뭔가 싶어서." "그래서!" "그리고 흙이 폭발하고......악마!" "그래! 악마다!"
"살려줘요!" "악마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뭐라도 들어보실까. 그러면 용서해주지. 네 내장으로 줄넘기를 해버리겠어. 말을 하지 않는다면!" ".......!" 와카야마는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난......힘을 비축해야해......하앗........숙소와 음식." "아이에에에........" "내 부적 어딨냐." "몰라요.....!"
010001……"알겠냐, 와카야마. 남자가 될지 말지의 갈림길이라고." 여물 속에서 악마 같은 딱딱한 얼굴을 내밀며 간도는 지고쿠같은 기운을 머금고 말했다. 와카야마는 침을 삼켰다. "......뭘." "하앗.....보시다시피.....좀 엉뚱한 짓거리를 했거든......." "소란이 일어나고있어......" "그거다. 본의는 아니지만. 거기서 부터야."
"알겠어." "그렇게 함부로 거절하지마! 남자가 되라 와카야마! 너도 할 수 있는 일이......엉?" "해주겠어. 당신 대신에 찾으라는거지?" "이해속도가 빨라졌구만 어프렌티스." "어프렌티스? 그만둬. 당신은 역신이야." "아버지가 돌아온다면, 한 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라고."
0100101……"당했어. 교장실이다." "뭐?" "뒤지고 다니는 놈이 또 있다는 거야. 창문을 깨고, 교장실에." "대체 무슨일이야." "모르겠구만." "오늘은 모처럼의 부재일이지, 와카야마! 찬스다. 녀석은 틀림없이 나의 부적을 보관하고 있을거야. 추리의 완성에는 그것이 반드시 필요해."
"벌써 교내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어, 무리야......" "누읏.......어디에 어디에 있어.....기회가......." "어차피, 당신의 그 몸으로는 교장의 약점을 잡아봤자 되갚기에는......" "자세히 계획을 세울 거야. 죽을 생각은 없어......어쨌든 그 정보단말기와, 그 후의 성과다......누구야." 26
010001........,어두컴컴한 마구간 속에서, 삼자는 둘러앉아 앉아 있었다. 간도, 닌자슬레이어, 닌자슬레이어의 협력자인 웃음이 헤픈 닌자, 필기아. 입구 부근에서는 와카야마가 기둥에 기대어, 목소리를 잠재운 교환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다. 27
"평일 예배당에는 한번 몰래 들어온 적이 있거든."라고 필기아가 말했다. "아무런 특이점도 없는 건물이야. 특히 지하 입구를 찾았어. 수상했지만 그럴듯한 장치는 보이지 않았지." "아니 예배당이 틀림없..." 간도는 가끔 기침을 하면서 이야기한다. "위치적으로 저 장소 바로 아래일꺼야." 28
닌자 슬레이어는 휴대 UNIX 단말기에 홀리 심벌의 내용물을 꽂아넣고, 학원의 프레임 지도를 불러낸다. 간도가 수집한 정보를 겹쳐 검증해 나간다. "의식 동안, 예배당은 락아웃이다. 문도 창문도 안 된다고."라고 필기아. 닌자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락아웃 중에만 직통로가 열리겠는가."29
"여기다." 간도학원의 바깥 사당을 가리켰다. "이 사당은 학원의 설립시 문헌에도 있어. 주위에 부자연스러운 공간이 있거든......하지만, 확인하려면 몸이 좀 더 회복되어야겠지." "충분하다." 닌자슬레이어는 일어났다. "이번을 놓치면 다음 의식까지 기다리게 된다. 맡기게."30
"그렇구만." 필기아도 일어섰다. "자는게 좋아." "그렇냐." 간도는 여물에 기대었다. ".........나는 안락의자의 탐정으로 결정된거구만." 눈을 감는다. "닌자슬레이어=상." "무슨일인가." "나름대로 잘하는것 같아서 다행이야." ".....그대도." "나는 이 꼴이야......."
010010…… 3번째 돌입 직후에서 간도가 귀환한 이후, 예배당은 소리를 내며 자괴했다. 두 사람은 말도 없이 불길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도움을 받은 사람은 겨우 네 명. 모두 의식은 없다. "저 아가씨는......" 간도는 중얼거리고 말을 잘랐다. 와카야마는 간도를 보았다. 간도는 계속 했다. "닌자로군."32
"......." 와카야마는 그저 불꽃을 보고있었다. "아는 사이였냐." 간도는 물었다. 와카야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간도는 예배당의 살육에 대해 거의 결론을 내렸지만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간도는 생각했다. 닌자의 사악한 가르침이 어린 날에 주어져 스스로 손을 더럽힌 소녀들의 삶을. 33
견딜 수 없는 일이다. 아주 옛날부터 연면히 이어진 그것은 사악의 씨앗으로 지금의 네오사이타마를 상상 이상으로 파멸시켜 온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간도는 다가오는 검붉은 닌자를 본다......적어도 그 근원에 있던 존재는 이 날 닌자 슬레이어의 손에 망한 것이다. 34
0100010……간도는 타이핑을 계속한다. 리포트는 이중으로 작성하고 있다. 하나는 의뢰인을 향한 중간보고서. 또 하나의 리포트는 자신을 위한 보고다. 상세한 각서이다. 오퍼레이션 매직몽키. 여기서 내릴 수는 없다. 그때, UNIX 모니터에 노티스 창이 열린다. 35
IRC 송신되어 온 화상은 해커가 수집한 키카의 정보의 단편이다. 날짜는 잊지도 못할 쿄토 대파괴. 가이온 거리의 감시카메라에서 잡혔다고 생각되는 선명하지 않은 그림에는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서브머신건을 겨누고 울부짖는 소녀의 모습이, 그리고 그 옆에는 또 다른.......닌자의 모습이 찍혀있었다.36
간도의 표정이 험하게 일그러졌다. 싸구려 여인숙 밖 노상에서는 또 다른 자동차 사고가 나서, 파쇄된 차에서 나는 경보장치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37
굿 타임즈 아 소 하드 투 파인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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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닌자 슬레이어 4부 S1 제5화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보로부두르" "기업용 포탈을 경유하는 거야."(((저 자는......누구냐......!))) "멈춰, 나라쿠!" "임금님이에요."'요그야카르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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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NJSK'님 번역
"보로부두르" "기업용 포탈을 경유하는 거야."
(((저 자는......누구냐......!))) "멈춰, 나라쿠!" "임금님이에요."
'요그야카르타에 와 있다. 회사 일로 들르게 됐어.'
"정상적으로 결제됐어요!"
"피를 빼내는 일은, 보틀넥 컷 춉을 통했을 때 가장 신선합니다."
"Wasshoi!" (((저 자는 사츠바츠 나이트. 태고의 암살술 '챠도'의 숙련자다.)))
"스읍......후우......!"
'두 번 접촉한 자'
(분노다. 분노가 나와 나라쿠 닌자를 이어주고 있어.)
"이런 일을 해봤자 끝이 안난다고." " '의를 보고도 행하지 않음은 용기가 없음이라' 랍니다."
(((....놈이 이전의 닌자 슬레이어다, 마스라다.)))
◆◆◆◆◆◆◆◆◆◆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 매일밤 들려오는 총성은 일상적인 소음일 뿐. 엔드로가 두려워하는 것은 이 총성이 아니다. 그 붉은 눈동자.
그럼에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소년은 침을 삼키고 심호흡했다. 그리고 머뭇거리며 폐가의 문 안을 들여다봤다.
"......없잖아" 탁. 등 뒤에서 난 발소리. 엔드로는 돌아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있네"
"왜 그러나." 후지키도가 물었다. 엔드로가 답했다. "환자가 어딜 또 갔다온 거야."
"너야말로, 무슨 용무로 온 거지?" "딱히 용무는 없어. 걱정되서 와 본거지." "생판 남인 여행자를......"
"헤헷." 엔드로는 쑥쓰러운 듯 웃었다. "가라테카 맞지, 아저씨? 그러니까 병이 다 나으면 말야…."
"여하튼, 마침 잘 됐군. 엔드로=상." 후지키도는 그렇게 말한 뒤, 괴로워하며 신음했다.
엔드로가 부축하려 팔을 뻗었으나, 그는 이를 사양하고 소년의 어깨에 손을 두었다. "예의 그 '위치 닥터'를 불러와다오."
"아...알았어." "부탁하마." "알았다구!" 소년이 달려나가는 것을 지켜본 뒤, 후지키도는 어두운 방 안에 쓰러지듯이 들어갔다.
"스읍......하아......"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깊은 호흡을 반복한다.
"스읍......하아......" 호흡에 맞춰 눈동자의 붉은 빛이 명멸하기 시작한다.
('가라테카'인가.) 후지키도는 조금 쓸쓸한 듯이 미소지었다.
그의 시야가 어둠 속에 잠기자, 이제 그가 보고 있는 장소는 현재가 아니고 과거였으며, 요그야카르타가 아닌 오카야마 현이였다.
◆◆◆◆◆◆◆◆◆◆
「닌자 슬레이어 에이지 오브 말법칼립스」 5화
【어세일드 도죠】#1
"뒷발차기!" "이얏-!" "화염차!" "이얏-!" "한차례 더!" "이얏-!"
방 바깥에서 연이어 울리는 가라테 샤우트에 귀를 기울이며 후지키도는 빨간 기모노를 입은 단아한 미녀와 마주앉아 있었다.
많은 손질이 들어간 다다미가 깔려있는 매우 좁은 차실이었다.
"도-조" 거품이 뜬 차로 채워진 잔을 미녀가 내밀자, 후지키도는 고개를 두 번 꾸벅인 후 잔을 받았다.
그녀의 행동거지는 실제 소박하여 그녀 스스로의 눈에 띄는 우아한 자태와 대비를 이루었다.후지키도는 찻잔을 몇번 돌린 뒤, 훌쩍 마셨다.
"훌륭한 솜씨군." "도-모." 미녀가 고개를 숙이며 미소지었다. "이번엔 차과자를." "감사히 받지."
"산세이!" "이얏-!" "셋카-!" "이얏-!" 후지키도는 바깥으로 눈길을 향했다.
땅에 깔린 흰모래보다도 더 하얀 뉴비 장속으로 몸을 감싼 젊은이들이 호령에 맞춰 가라테를 연무하고 있었다.
그들 뉴비 닌자는 범인이 수행을 거쳐 닌자가 되려고 하는 도중의 단계에 속한, 말하자면 리얼닌자의 알과도 같은 자들이며 무릇 소울 빙의자와 비교하면 실력은 훨씬 뒤쳐진다.
"후지키도, 요즘은 어떤가요?" 미녀는 상냥한 미소를 띄며 물었다. 후지키도는 고개를 지었다. "딱히 변한것은 없다."
"여행입니까."그녀는 후지키도의 붉은 눈동자 속을 들이다보려 했다. "어쨌든, 탈없이 건강한 것 같아 다행이네요."
그녀의 이름은 유카노. 오카야마 현의 촌락에서 멀리 떨어진 험한 산의 정상 부근에서 제자들과 생활하고 있는 신비적인 '드래곤 도죠'의 센세이다.
"전보다 조금 더 늘었군." 후지키도는 차를 마시며 뉴비 닌자들을 둘러봤다. "그렇네요, 몇 명 더 늘었습니다. 당신이 여길 마지막으로 들린 게 언제였죠?"
"대강 2년 쯤 됐겠지." "세월이 빠르네요." "그는? 타이센=상인가." 호령을 내리고 있는 청년을 가리켰다. "네. 아주 듬직해졌지요. 나중에 그를 좀 살펴주지 않겠어요?."
후지키도는 이를 부드럽게 사양했다. "나는 센세이가 아니야. 유카노." "하지만 그대의 가라테가 출중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아닌가, 사츠바츠 나이트=상."
유카노는 엄숙한 태도로 말한 뒤, 이내 윙크했다. 그녀의 바스트는 풍만하였다. "타이센은 잘 해주고 있지만, 자신의 힘을 과신하게 되선 안 됩니다. 그걸 깨닫게 해 주세요."
이윽고 후지키도는 흰 모래밭 위에 서서, 뉴비 닌자들이 들떠서 서로에게 시선을 던지는 가운데 타이센과 마주보게 되었다.
청년은 빠진 이빨을 드러내고 웃으며, 후지키도에게 강하게 아이사츠했다. 그의 이마엔 십자 모양의 흉터가 있었다.
"그 날부터 단 하루도 가라테 단련을 게을리한 적은 없습니다. 저, 꽤 당신 가까이까지 왔다구요." "그런가."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끄악-!"
몇번의 치고 받기의 결과, 타이센은 모래밭에 고꾸라져 있었다. 뉴비 닌자들이 '아아'하며 아쉬운 소리를 냈다.
후지키도는 타이센에게 손짓했다. "그대 말 대로, 충실한 단련을 거쳐 온 가라테가 전해져 오는군."
"방금 껀 조금 미끄러졌을 뿐입니다." 타이센은 입을 닦고, 용수철처럼 다시 일어섰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끄악-!"
다시 고꾸라진 타이센은 과감하게 다시 일어서 덤벼들었다. "다시 갑니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목인권을 방불케 하는 원 인치 거리의 연타가 다시 시작됐다!
후지키도는 감명을 받았다. 실제 타이센은 2년 전에 비해 훨씬 성장해 있었다. 유카노는 훌륭한 도죠를 이루어 냈다....
"이얏-!" "끄악-!" 후지키도의 붕 펀치가 제대로 들어갔다. 타이센은 뒤로 내동댕이쳐져, 모래밭에 부딪쳐 약간 튀어오른 뒤, 등을 보이며 쓰러졌다.
"......!" 분한 듯이 신음하며 다시 일어서려 했으나, 결국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후지키도는 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타이센은 그 손을 잡았다.
"전 평소엔 좀 더 강하다구요, 정말로." "으음."
"호호오, 과연, 삼엄한 절벽을 오르고 또 올라, 바로 이곳에!"
후지키도와 타이센은 고개를 돌리며 뉴비 닌자들과 함께 목소리가 퍼진 정문 방향을 보았다. 도죠에서 생활하는 자의 목소리가 아니였다.
목소리의 근원......과장된 몸짓으로 양 손을 크게 펼치고 있는 그 자는 그들이 본 적 없는 닌자였다.
그렇다. 한 눈에 닌자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얏-!" 곧바로 차실의 툇마루에서 질풍처럼 유카노가 뛰어들어 후지키도의 앞에 서서 그 닌자를 노려봤다.
기모노를 입고 있던 유카노의 차림은 어느새 드래곤의 자수가 들어간 붉은 닌자 장속으로 변해 있었다.
후지키도는 재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유카노의 곁에 섰다.
"저 자는......?" 타이센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유카노는 청년을 보며 말했다.
"타이센. 문하생들을 데리고 물러나세요." "하지만......" "어서 해라! 네가 지키는거다!"
"하이!" 그는 상황의 긴박함을 깨닫고, 긴장한 표정을 한 채 허둥대는 뉴비들을 이끌고 도죠 안쪽으로 떠나갔다.
"음음음, 너무 흉흉하지 않나." 닌자가 조소했다.
"아직 아무런 목적도 밝히지 않았는데 말이야. 가령 우리가 차나 좀 마시려고 들린 것이라면 지금의 대응은 큰 결례가 됐을 걸세, 드래곤 닌자=상."
끌끌거리면서 목구멍을 울리며 웃고 있는 그 닌자에게선, 이상할만치 압박감이 느껴진다.
"아아, 그렇지. '우리들'이라네." 그는 강조했다. "친밀한 사이의 동행이 몇 명 있어서 말이지....."
주위를 맴돌고 있던 안개가 갑자기 한 곳에 뭉쳐 붉은 판금갑옷의 닌자 장속으로 몸을 감춘 불길한 닌자의 모습을 이루었다.
파도치는 듯한 검은 곱슬머리를 어깨까지 길렀고, 그 눈동자는 흰자와 구분하기 힘만큼 밝은 회색이였다.
유카노의 긴장이 한층 더해졌다. 후지키도는 이미 등색의 불꽃을 두른 검은 닌자장속 차림이 되어 있었다.
더욱이, 이번엔 으드득대는 소리를 내며 금이 간 지면이 솟아올랐다. 그 균열 속에서 섬뜩한 형상이 기어나왔다.
"아바-......" 괴물......지네......아니......일단은 인간의 외형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나라의 의상문화인지도 알 수 없는 차림이였으나, 마술이나 요술 부류의 문화의 흔적을 강하게 느껴지게 하는 복장이었다.
가장 처음 나타난 닌자가 헛기침을 했다. "그렇지. 이렇게 세 명이라네."
맑게 개여있던 하늘은 돌연 흐려지고, 흐느끼는 소리처럼 으스스한 바람이 빗방울을 머금고서 세차게 분다. 닌자들의 시선이 교차했다.
"도-모. 드래곤 닌자입니다." 우선은 유카노가 아이사츠했다. 다음에는 후지키도가. "도-모. 사츠바츠 나이트입니다."
닌자 네임
"사츠바츠 나이트?" 붉은 갑옷의 닌자가 눈을 얇게 떴다. "좋다, 짐도 그 작법을 따르도록 하지."
붉은 갑옷의 닌자가 아이사츠했다. "도-모. 레드 드래곤입니다."
"SHHHH……" 기괴한 모습의 닌자가 이어서 아이사츠했다. "무카데 닌자입니다."
삼닌 중 첫번째 닌자는 그때까지 계속 목구멍을 울리며 웃고 있었으나, 마지막 차례가 오자 겨우 아이사츠했다. "케이토 닌자입니다."
"우선 묻겠다." 유카노는 드래곤 닌자로써의 위엄있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 땅에 들른 이유는 무엇이지?"
"차라도 마시면서 옛 이야기로 꽃을 피우러 왔다고 하면 어떻겠나?" 케이토 닌자가 웃으면서 답하고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이를 스스로 부정했다.
"아니, 설령 정말로 그렇다고 해도 그대가 그런 걸 받아들일 리가 없겠지, '하토리의 기사'여. 우리의 목적은, 그렇지......"
"...'소풍'일세. 보물찾기라고 바꿔 불러도 상관없네." 드래곤 닌자가 까득,하고 이를 악무는 소리를 사츠바츠 나이트는 들었다.
케이토 닌자가 옆에 선 레드 드래곤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게 됐으니...자네가 바라는 걸 말해 보게." "눈챠크 오브 디스트럭션을."
그림자 속에서 박쥐들이 무수히 나타나 날갯짓하며 그의 등에 붙어 망토를 형성했다. "왈라키아의 백성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겠지."
"저 자도, 그러한가." 사츠바츠 나이트가 드래곤 닌자에게 확인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어찌된 경위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들 모두가 옛 과거에 존재했던 리얼 닌자입니다...전 알 수 있어요."
"당연히, 우호적인 방문은" "아닐테지요.....!" 두 닌자는 눈 앞의 세 닌자를 노려보며, 주 짓수를 취했다!
【어세일드 도죠】#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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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닌자가 까득,하고 이를 악무는 소리를 사츠바츠 나이트는 들었다. 케이토 닌자가 옆에 선 레드 드래곤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게 됐으니...자네가 바라는 걸 말해 보게." "눈챠크 오브 디스트럭션을." 그림자 속에서 박쥐들이 무수히 나타나 날갯짓하며 그의 등에 붙어 망토를 형성했다. "왈라키아의 백성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겠지."◆
◆"저 자도, 그러한가." 사츠바츠 나이트가 드래곤 닌자에게 확인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어찌된 경위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들 모두가 옛 과거에 존재했던 리얼 닌자입니다...전 알 수 있어요." "당연히, 우호적인 방문은" "아닐테지요.....!" 두 닌자는 눈 앞의 세 닌자를 노려보며, 주 짓수를 취했다!◆
【어셰일드 도죠】#2
"자네는 어때, 무카데 닌자=상?" 케이토 닌자는 다른 동행자에게 물었다. 태세를 갖춘 드래곤 닌자 일행을 앞에 두고도 변함없이 느긋한 태도였다.
범상치 않은 아트모스피어의 닌자는 베일 너머에서 물음에 답했다. "......SHHH......멘포 오브 도미네이션......그걸 받아가마."
"호오! 무엇에 쓸텐가?" "건국이다."
"건국이라! 훌륭한 일이 아닌가!" 케이토는 또 목구멍을 울렸다.
"그럼 이제 내가 브레이서 오브 리젝션을 고르면 딱 맞아 떨어지게 되는 건가?......호오, 브레이서는 없는 모양이군, 그래."
나무삼......드래곤 닌자의 미세한 동공의 움직임에서 케이토는 자문의 답을 얻어내고 말았다. 이 무슨 닌자 통찰력인가.
"독장수셈은 거기까지 해 두세요, 도적패들." 드래곤 닌자가 말했다. 케이토 닌자는 눈을 빛낸다.
"무얼, 좀 빌려갈 뿐일세. 좋지 않나......보아하니, 지금의 그대에게선 우리에게 범접할 만한 가라테는 느껴지지 않는군. 그러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나? 우린 단지 구가하고 싶을 뿐이라네, 이 아득한 시간이 흐른 생기넘치는 시대를 말이야......"
"보물은 어디에 있지" 레드 드래곤이 묻자 무카데 닌자가 답했다.
"'영묘'다......드래곤 닌자는 이 산을 깊이 파내려 그 안에 하토리의 보물을 숨겨둔 것이지......보물......SHHHHH......."
"그렇지, 그걸 우리가 유익하게 활용해 주겠네. 좋지 아니한가?"
"영묘는 보물고따위가 아니다." 드래곤 닌자가 부정했다.
그녀와 사츠바츠 나이트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영묘는 분명 이 도죠 안쪽에 있다. 먼 과거에 만들어진 금단의 던전이다.
과거의 드래곤 닌자 클랜에 속한 자들이 미이라가 되서도 그곳의 강대한 닌자 유물들이 세계에 흩어지게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수호하고 있다.
드래곤 닌자는 과거에 오히간의 교토성을 향한 모험을 떠나 여러 고난을 겪으면서도 눈챠크 오브 디스트럭션과 멘포 오브 도미네이션을 탈환해 보였다.
브레이서는 지금도 교토성의 주인의 품에 있을 것이다. 이후 눈챠크와 멘포는 영맥 심층부에서 봉인된 채로 보관되고 있다.
"아아, 영묘의 방위체제와 함정 등에는 주의깊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네?" 케이토의 말에 개의치 않고 레드 드래곤이 앞으로 한 발 내디뎠다.
"별 문제거리도 되지 못할테지. 이제 가 보세." "SHHH........미숙한 닌자들의 혈육......" 무카데 닌자가 말했다. "싱싱한 생명.......우선 나는 그것을 즐기고 싶구나."
"이얏-!" 드래곤 닌자가 자신의 주무기인 머스트다이 블레이드는 칼집에서 뽑아내며 무카데 닌자에게 덤벼들었다.
"이얏-!" 사츠바츠 나이트가 뛰어올라 레드 드래곤이 가세하는 것을 가로막았다.
"이이-......야야야얏!" 무카데 닌자는 드래곤 닌자의 타격과 머스트다이 블레이드의 참격이 혼합된 연속공격을 받게 되었다.
"SHHH!" 괴이한 법의가 찢겨져 나가 허공에 날아가자, 뱀을 연상케 하는 실루엣이 땅을 기어 지나갔다.
이것은 미가와리 짓수(전신술)이다! 지면속에 숨어든 것이다!
불룩 솟은 지네의 실루엣은 번갯불을 방불케 하는 궤적을 그리며 안쪽으로 도망쳐갔다.
그 앞에는 영맥이, 그리고 타이센과 문하생들이 피난한 동굴이 있다.....!
"네 이놈!" 이를 쫓으려고 한 드래곤 닌자의 앞길을 케이토 닌자가 가로막아 섰다. "마음대로 하게 두진 않는 법이지! 하하하하!"
한편 사츠바츠 나이트는 레드 드래곤과 원 인치 거리에서 마주보며 목인권을 방불케 하는 치고받기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사츠바츠 나이트 쪽이 이미 3타를 받아버린 형국이었다. "이얏-!" "끄악-!" 4타.
레드 드래곤의 옆구리에 발차기를 내지르지만, 붉은 갑옷이 충격을 막아내며 검은 망토가 스스로 그의 다리를 휘감아 내던졌다. "끄악-!"
사츠바츠 나이트는 공중에서 회전하며 다시 균형을 잡으려 했다
"이얏-!" 레드 드래곤은 검은 수리켄을 던졌다. 그것은 쿠나이의 형태로 몸을 말은 박쥐 무리다.
"이얏-!" 사츠바츠 나이트는 수리켄을 연사하여 박쥐들을 요격했다. 이어서 회전 속에서 갈고리 로프를 내질렀다. 목표물은 레드 드래곤.....아니! 케이토 닌자다!
"핫하하하하......." 케이토 닌자는 이미 드래곤 닌자에게 두 번 타격을 가해, 목을 절단하려고 춉을 내리치려 하고 있었다. "실로 가소롭군.....!"
거기에 갈고리 로프가 휘감아 들었다. 케이토는 이를 흘낏 보고, 다홍빛의 전광(電光)을 팔에 둘러 이를 태워버렸다.
"이얏-!" 그 틈을 노리고 드래곤 닌자가 칼을 휘둘렀다. 케이토 닌자는 두 손가락으로 칼날을 붙잡아 멈췄다.
드래곤 닌자는 그대로 칼에서 손을 떼고 도죠 안쪽을 향해 달려나갔다. 그녀와 엇갈리며 사츠바츠 나이트가 케이토 닌자에게 날아차기를 날렸다.
"이얏-!" "이얏-!" 케이토는 발차기를 팔로 튕겨나며 손바닥을 내질러 안면을 파괴하려 했다."이얏-!" 사츠바츠 나이트는 이를 옆돌기로 피하며 춉을 내지른다. 치고 받는 두 닌자를 무수한 박쥐의 무리가 감쌌다. 레드 드래곤의 헨게 짓수다.
"사츠바츠 나이트라 하는 자여." 타격을 막아내면서 케이토 닌자가 중얼거렸다.
"우리는 깨어난지 얼마 안된 참이라 말이야. 현세의 실정이라는 것을 되도록 빨리 살펴보고 싶은 걸세."
사츠바츠 나이트는 이쿠사 배틀 속어서 이 자의 가공할 압력을, 그리고 가라테의 정도를 짐작하려고 했다.
틀림없이 상당한 실력자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쳐온 시간의 무게'라고나 불러야 할 법한 이 압박감.
"이얏-!" 몸을 숙여 춉을 피한 사츠바츠 나이트는 곧게 세운 붕 펀치를 케이토의 배에 때려넣었다.
"으-음!" 타격을 받는 것과 동시에 케이토는 양 팔을 사츠바츠 나이트의 팔에 맞붙여 기세를 죽였다.
그는 쳐날려져 균형을 잃고 허공을 마구 돌았으나, 이내 낙법을 취해 착지하고선 그대로 태연하게 이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드래곤 닌자를 찾아온 것이네. 그리고..."
사츠바츠 나이트는 등 뒤로부터 가슴을 꿰뚫려 심장을 뽑히는 감각을 떠올렸다. 닌자 제6감이 전하는 영점 몇초 후의 예지다.
"이얏-!" 돌아보면서 팔꿈치 치기를 내지르자, 등 뒤에서 밀집하여 다시 인간의 형태를 이룬 레드 드래곤이 혀를 차며 이를 방어했다.
카이덴(*1)
"으으음......네놈의 '이름'은 무엇이냐? 사츠바츠 나이트=상." 그는 물었다.
한편, 동굴에 뉴비 닌자 전원을 들인 타이센은 자신만이리도 이쿠사 배틀에 가세하기 위해 밖에서부터 바위문을 닫으려 하고 있었다.
그가 문득 돌아보자, 지면의 융기가 동굴을 향해 닥쳐오고 있었다. "뭐지......?"
"이얏-!" "끄악-!?"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온 수리켄이 어깨여 꽂햐, 그대로 타이센은 쓰러졌다.
수리켄을 던진 것은 드래곤 닌자다. 타이센은 부상을 입은 채 동굴 속으로 굴러들어왔다.
"바위문을 닫아라! 타이센=상!" 지면의 융기를 쫓아 달려오는 드래곤 닌자가 엄격하게 명했다.
타이센은......"AAARGH!" 지면이 터지고, 그 안에서 무수한 관절이 달린 무시무시한 닌자가 튀어나왔다! 나무삼!
"싱싱한! 혈육!" "끼엣-!" "끄악-!" 드래곤! 간발의 차로 강렬한 날아차기가 무카데 닌자의 등을 쳐날려 그대로 문 옆의 바위벽에 패대기쳤다.
타이센은 방금 전까지의 어리석은 생각을 더이상 품지 않았고, 실금하면서 바위문을 안에서 닫았다.
무카데 닌자는 몸을 비틀면서 드래곤 닌자를 노려봤다.
"SHHHH……!" "보낼 것 같더냐!" 드래곤 닌자는 주 짓수를 취했다. 무카데 닌자가 덤벼들었다. "AAAARGH!" "이얏-!"
무카데 닌자는 여러개의 관절을 가진 팔이 무수히 나 있으며, 근접전투에서 이에 대처하는 것은 지극히 곤란한 일이었다.
드래곤 닌자는 극한상황에서 태고의 이쿠사 배틀의 기억을 끄집어 내는데 필사적이었다.
"AAAARGH!" 무카데의 팔이 드래곤 닌자를 덮친다! "아윽-!"
(이 얼마나 한심한 노릇인가) 드래곤 닌자의 주관적 시간감각이 진흙처럼 둔화되었다. (옛적의 완전한 가라테가 있었다면......)
소울 블로운-아웃(*2)......닌자 소울을 직접 파괴하는 지극히 강력한 가라테 오의가 순간 뉴런을 스쳤으나, 그 기억은 붙잡기도 전에 멀리 떠나갔다.
그 대신에 그녀가 기억 밑바닥에서 겨우 꺼낼 수 있었던 것은......"AAARGH!" 무카데 닌자가 그녀를 붙잡으려 온 팔을 펼치고서 닥쳐들었다.
그녀는 한쪽 손바닥을 입가에 술잔처럼 받치고서, 숨을 불었다. "후욱" 그리고 바로 물러섰다.
무카데 닌자가 숨결에 닿았다. 그것은 응축된 가라테의 덩어리였으며......이내 폭발했다.
KABOOM! "끄악-!" 드래곤-브레스-숨결! 불길조차 지워 없애는 니트로 충격파와도 같은 폭발에 휩싸인 무카데 닌자는 매우 괴로운 듯이 경련하며 땅 위에 쓰러졌다.
그러나 드래곤 닌자에게 이를 추격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녀는 케이토 닌자가 이쪽을 향해 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사츠바츠 나이트가 그를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케이토는 영맥으로......
"이얏-!" 드래곤 닌자는 수십 미터 떨어져 있는 참배길을 향해 수리켄을 투척했다.
멀리서 걷고 있던 케이토 닌자는 걸음을 유지하며 날아온 수리켄을 그대로 손가락으로 붙잡아 으스러뜨렸다.
"잘 있게나!" 비웃는 눈길만을 남기고 그는 영맥으로 통하는 길을 향해 멀어져갔다. 그 일순의 판단이 이쿠사 배틀을 판가름내고 말았다.
드래곤 닌자의 등 뒤에서 무카데가 다시 덮쳐들었다. "가바바바바!"
"이얏-!" 드래곤 닌자의 뒤돌려 차기다! 이에 대항하여 무카데 닌자는 팔 세개를 끊어서 던졌다. 던져진 팔은 지네가 되어 드래곤 닌자의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그녀의 동체를 압박하며 이빨을 박아넣었다. "아윽-!" 드래곤 닌자의 눈동자의 불길이 한층 크데 타올랐다. 무카데 닌자는 거리를 벌렸다. 그녀의 생명력을 음미하면서.
"요기스미카테……소르나가바레!" 무카데 닌자의 무수히 많은 팔이 복잡한 사인을 그리고, 송곳니 투성이의 입에서는 의미불명의 주문이 흘러나온다.
지네는 그녀의 몸을 끊임없이 조였다. 드래곤 닌자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주 짓수의 자세를 취했다.
바위문 앞을 가로막고서, 결코 보내지 않겠노라고.
"로우・완!" 무카데 닌자가 외쳤다.
드래곤 닌자는 눈을 부릅떴다. 그녀는 저주에 저항하려고 했다. "스읍......" 챠도 호흡은 도중에 얼어붙었다.
아름다운 불로의 미녀는 바위문 앞에서 주 짓수의 자세 그대로 회색의 정교한 조각상처럼 석화되어 움직임을 멈췄다.
두근...... "이얏-!" "끄악-!" 레드 드래곤의 발차기를 받아 쳐날려진 사츠바츠 나이트는 그 기세를 이용하여 허공에서 도약하며 연속 옆돌기를 거쳐 바위문 앞에 이르렀다. "하하하하하!" 레드 드래곤은 홍소하며 연속 옆돌기로 추격해왔다. "도망만 쳐서 어쩔 셈이냐!"
두근...... "이얏-!" "끄악-!" 사츠바츠 나이트는 무카데 닌자의 반격을 받고, "이얏-!" "끄악-!" 두근...... 이어서 레드 드래곤의 가라테 공격을 받았다.
두근...... "으음-......" 사츠바츠 나이트는 일어서려고 했다….
두근...... "자네가 바라던 물건일세." 케이토 닌자가 땅 위에 눈챠크를 던졌다. 레드 드래곤이 손을 내밀자 눈챠크가 저절로 떠올라서 그 손에 쥐어졌다
"후후후후......이-야야야야야!" 레드 드래곤은 만족스러운 듯이 눈챠크를 휘둘러 연무를 행했다. "야야야얏! 핫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두근...... "그 놈은?" "보다시피 이 모양이다." 무카데 닌자가 말했다. "스읍......하아......" 지네가 그를 옥죄고 있었다.
"그 자도 돌로 만들어 주는게 어때?" "안 된다. 드래곤 닌자의 저항을 누르는 데에도 꽤 소모해 버렸으니."
"그러한가." 케이토 닌자는 무카데 닌자에게 멘포를 건넸다. 두근...... 두근......
◆◆◆◆◆◆◆◆◆◆
"스읍......하아......" 어둠 속에서 후지키도의 붉은 눈동자가 번쩍였다. 두근......두근......심장이 거칠게 뛰고 있었다.
후지키도는 살려져 버렸다. 타이센도, 뉴비 닌자들도 무사했다. 세 명의 닌자는 그저 그들을 비웃으며 신기를 빼앗아 떠나간 것이다.
"스읍......하아......" 이전의 후지키도 였다면.......닌자 슬레이어였다면......나라쿠와 함께하던 때의 그였다면, 과연 어땠을까?
그리고 그 이후엔 어떻게 행동했을까? 무의미한 가정이다. 그 눈으로 직접 새로운 닌자 슬레이어를 마주보게 되었을 때, 그것은 결정적인 실감으로써 그에게 들어왔다.
"스읍......하아......" 지금의 후지키도는 사츠바츠 나이트다. 신기를 되찾고, 드래곤 닌자를......유카노를 원래대로 돌려놔야만 한다.
그의 깊은 탐색은 그를 이 요그야카르타의 대지로 이끌었다. 무카데 닌자가 지배하는 땅으로.
후지키도는 다시 한 번 무카데 닌자에게 도전하고, 패배하여, 자신 또한 로우 완의 저주를 받고 말았다. 그는 저주에 속박되어, 곧 이 땅에도 속박되어 버렸다. "스읍......하아......" 허나, 이렇게 패배했다고 해도......다음번엔 반드시......! "스읍......하아......" 폐가 속에서 그는 챠도 호흡에 심신을 기울인다......!
【#3으로 이어짐】
*1 카이덴 네임 : 수행을 완전히 마치고 센세이 닌자로부터 개전(카이덴) 면허를 취득하여 새로운 클랜을 만들 수 있는 자격을 얻은 리얼 닌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닌자네임, 보통 〇〇・닌자라는 형식이며, 가운데에 흑점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
*2 소울 블로운-아웃 : '백 인 블랙'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연속 엎어치기(속칭 이에모토)의 진정한 형태. 언급한 에피소드에서는 소울을 봉인하는데 그쳤으나 본래는 그대로 소울을 파괴해버리는 무시무시한 오의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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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세일드 도죠】 #3
"아저씨." 엔드로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저씨? 살아있어? 후지키도=상?" "......" "위치닥터, 데려왔는데" "......" "쫌, 살아있는거 맞아?"
".......으음." 어둠 속에서 붉은 안광이 빛났다. 후지키도가 한쪽 눈을 뜬 것이다. 그리고 엔드로를 밀치듯이 주름투성이의 노파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살아있었구먼, 이거 놀랍군! 또 도망쳐 돌아온 겐가? 호홋-!" 위치닥터는 합장하며 후지키도를 더듬었다.
"멈추시오." 후지키도는 이를 제지했다. 그리고 배게 곁에 뒀던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말라붙은 검은색 물체를 꺼냈다. 미이라화한 혀였다.
"뽑아내고 어느정도 보관해두니 이렇게 되었소." "호홋-, 그것 참!"
집고 있는 혀를 향해 손을 뻗어온 노파에게서 반사적으로 손을 빼면서 후지키도는 그녀를 지긋이 노려봤다.
" '그것 참'이라고? 분명 그대가 저주를 풀 수단을 알고 있다고 했을텐데......." "거야 놀랄만도 하지 않겠어! 전승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니. 하지만 확실한 전승이다. 뭘 이제 와서 의심하는 게냐, 요 애송이!" 위치닥터는 조금 노기어린 목소리로 답했다. "확 진찰 관둘까 봐!"
"너무 그러지 마, 할머니." 엔드로가 노파에게 귀띔했다. "아저씨도 이젠 물러설 곳이 없어서 그래. 필사적이라구."
"흥.....뭐 좋다." 노파는 헛기침하며, 마른 혀의 표면에 새겨진 문장에 얼굴을 들이댔다.
"그래, 사악한 지네의 왕은 말이다, 아주 옛날에도 이 땅을 휩쓸고 황폐하게 했었다고 하였더라. 크나큰 전쟁이 몇번이고 되풀이되어....."
"치료!" 엔드로의 꾸짖음을 듣고, 노파는 품에서 낮설은 문자가 적힌 천의 자투리를 꺼내 마루에 놓았다.
"그건 그렇고, 샨 로ㅇ......" 말을 사리듯 목소리를 낮추며, "....그 자의 졸개들이 실제 이 인장을 신체에 새기고 있다 치면, 요는 전승대로 흘러가고 있음이 더욱 확실해졌구먼. 돌아서 현세에 나타난 게야."
"꼬맹이! 향로에 불!" "예이, 예이." 엔드로는 노파의 지시에 따라 방 구석에 놓여진 향로를 가져왔다.
후지키도는 천을 사이에 두고 노파와 마주앉아 가부좌를 틀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아직도 강렬하게 날뛰는 저주의 힘에 끊임없이 저항하고 있다.
노파는 돌연 푹 엎드려, 머리 위의 흑단의 사슬을 마구 문질렀다. "세노게바타.......요그노마.......카!"
엔드로는 수상쩍은 듯이 노파의 기도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분명한 변화가 생겼다.
향로에서 솟아오른 흰 연기가 뱀처럼 꿈틀대며, 천 위의 미이라화한 혀를 감싸듯이 맴돌더니 후지키도의 입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뿌득거리는 불쾌한 소리가 들렸다. 후지키도는 괴로움을 억누르며 신음했다. ".......됐다!" 노파가 외쳤다.
"정말 된 거야?" 엔드로가 노파를 봤다. 노파는 씨익 이를 보이며 웃고서는 후지키도를 봤다. "깊이 들이쉬거라! 그리고 내뱉는 게야."
"스-읍......하-아......." "어떠냐! 괜찮아 졌느냐! 기분이 좀 편해지나?" "......." 후지키도는 지네의 반점을 더듬었다. "......그렇군......으음" "그것 참! 성공이로구나!"
후지키도는 그 자리에서 일어서 가볍게 뛰었다. "......확실히, 감사하겠소." "감사해야지! 뭐, 이쪽도 박정하게 굴 수는 없는 노릇이다만은."
"당연하지." 엔드로가 째려봤다. "선금까지 받아놓고." "알겠나, 후지키도=상. 임자 속의 지네는 가라앉혔어. 허나 빼낸 것은 아니야.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지."
"알고 있소." "로우 완의 저주를 완전히 풀고 싶다면, 이어서 '자손들의 인장'을 모으도록 하거라.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면 도로아미타불이니라. 그러니......."
후지키도는 천 위의 혀를 집어 도로 품 속에 넣었다. "아!" 노파가 아까워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알겠소. 당장이라도 주물(呪物)을 모아 오겠소. 그때까지 이건 내가 맡아놓지." "아아, 그러신가."
"그리고, 엔드로=상." 후지키도가 소년을 돌아봤다. "부탁해둔 물건은 조달해 왔는가." "아아......으응."
엔드로는 방 밖에서 폴리에틸렌제 물통과 분말병을 들여놓았다. "돈은 부족하지 않았나?" "층분했어. 하지만 이건......" "이거면 됐다. 감사하지."
후지키도는 물품들을 훑어본 뒤, 선반 옆에 둔 드럼통을 돌아봤다.
노파가 재빨리 방에서 나가자, 엔드로는 장사꾼을 방불케 하는 눈빛을 하며 후지키도를 향해 웃음지었다.
"또 다른 용무는 없어? 돈만 더 주면 뭐든 조달해 올 테니까......그리고 될수 있으면 가라테를 좀........" "돌아가라."
"그치만" "지금 당장." 후지키도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엔드로는 못마땅한 듯이 노파를 따라서 나갔다, 도중에 그가 있는 폐가를 한번 돌아보면서.
◆◆◆◆◆◆◆◆◆◆
"젠장할, 그 아저씨" 엔드로는 총성이 울리는 밤의 변두리를 걸어가며, 난폭하게 껌을 씹어댔다.
"좀 더 내 줄것 같았는데." 물웅덩이 부근의 전선이 빠직빠직 불꽃을 튀기고 있었다. 위험하다. 야생화한 군용 사냥견의 울부짖는 소리도 들려온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그는 중얼거리며 메모지를 꺼냈다. 거기엔 어느 세력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IRC 정보가 표기되어 있었다.
엔드로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이내 희미한 조명의 IRC 전용 덱 박스 속으로 잽싸게 들어왔다.
토큰을 구멍에 넣고, 금속 버튼을 딱,딱 하고 누르자, 좁은 액정화면에 주소가 입력되어져 갔다......
◆◆◆◆◆◆◆◆◆◆
타타타타탕.......타타타타탕. 30분이 지나서도 총성은 멈추지 않는다. 시외 변두리를 달려가는 닌자 세스토다는 그 소리에 발을 멈추고는 코웃음을 쳤다.
오늘 밤은 반란 세력이 한층 더 우쭐해 있다. 어짜피 최종적으로는 카로우시타이의 무자비한 무력에 굴복하게 될 주제에.
그들은 샨 로어 왕의 은총을 입고 잠들지 않은 병사로써 새로이 태어난 지들이다.
그레이윌름을 죽이고 도주한 사츠바츠 나이트의 거주지가 특정되었다. 고액의 현상금을 밀고 네트워크에 게시하여 정보수집을 시킨 것이다.
방금 전, 통보자로부터 밀고한 정보의 뒷받침이 들어왔다. 당초에는 사츠바츠 나이트에게 돈으로 고용되어 임시적인 숙박을 제공했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손이 작아 실망했다는 모양이다.
(이것이 요그야카르타의 룰이다, 사츠바츠 나이트=상.) 목적지에 다가가며 세스토다는 홀로 웃었다.
(네놈은 몇번이고 배반당해, 몇번이고 함정에 빠지게 되겠지. 어슬렁어슬렁 홀로 이 나라에 들어와선 로우 완의 저주를 받고 도망친 그 날은 네놈이 맞이하게 될 재난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동행할 카로우시타이는 준비하지 않았다. 유감이지만 이 지역에는 지금도 샨 로어의 지배를 부당하게 여기는 세력이 무시할수 없는 규모로 잠복하고 있다.
무모한 게릴라 시민을 불러들여 하찮은 다툼이 벌어지면 정작 사츠바츠 나이트를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 상대는 부상당한 닌자 한마리. 지장은 없다.
세스토다는 민가의 지붕 위에 뛰어올라 몸을 젖히며 프로고 강을 등지고 있는 폐가에서 새어나오는 미세한 빛을 보았다. 저 건물임이 틀림없다.
"SHHHH......." 얇게 뜬 눈이 요사스럽게 빛나며, 넙적한 혀가 베일 뒤에서 펄떡인다.
그는 귀를 기울여 닌자 청력을 최대한 발휘했다. .......분명 숨소리가 들린다. 세스토다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았다.
몸을 숙인 채로, 그는 기괴한 촌충을 방불케 하는 움직임으로 포복전진하며 번갯불같은 속도로 폐가에 이르렀다.
"SHHHH!" 그는 실내에 빨려 들어가듯이 잠입했다! "잡았노라!"
솟아오른 이불을 벗겨내자, 팅, 팅팅........ 무언가와 연결된 와이어가 튕겨졌다.
세스토다의 뉴런에 닌자 아드레날린이 용솟음치며 그의 주관적 시간감각이 진흙처럼 둔화했다.
와이어가 천천히 튕겨 나가고, 방 안에 놓여져 있던 불길한 드럼통 근처에서 불티가 튀어올랐다.
불티는 드럼통 속에서 삐져나온 축축한 끈에 불을 붙여.....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
KRA-TOOOOOM!
"아이엣!" 엔드로는 밖으로 뛰쳐나와, 사다리를 타고 지붕 위에 올라서 후지키도의 거처가 있는 곳을 살펴봤다.
거기선 기름냄새가 나는 검은 연기가 큰 불꽃과 함께 오르고 있었다. "지.....진짜 해냈구나! 그 아저씨!"
밀고용 핫라인의 ID는 후지키도가 미리 건네준 것이다. "진짜로!" 경악의 표정은 이내 웃음으로 바뀌었다.
부친이 갑자기 징발된 그날 밤의 일을 그는 결코 잊지 않는다.
엔드로의 아버지는 지금쯤 왕국 어딘가에서 이름도 빼앗긴 채 카로우시타이의 일원으로서 종사하고 있을 터였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엔드로는 운명에 복종하는 일을 용납하지 않는다. 보로부두르의 왕을 용납하지 않는다.
"menakjubkan! menakjubkan!" 엔드로는 손뼉을 쳤다. "Ada apa!?" "Adaapa!?" 제각각 외쳐대며, 사람들은 폭발을 목격하고 뛰쳐나왔다.
"menakjubkan!" 엔드로는 한바탕 웃다가, 어느새 흐른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치만 아저씨, 이런 일까지 시켜 놓고선.......좀 더 내줬어도 되잖아. 사람을 너무 험하게 부린다고."
◆◆◆◆◆◆◆◆◆◆
"끄악-!" 정면에서 태워져 모닥불 속의 크래커처럼 회전 점프로 탈출한 세스토다는, 풀밭을 뒹굴고 불타면서 프로고 강을 향해 달렸다.
그 장속과 표피는 화상으로 문드러져 끔찍한 몰골이였다. "네 이놈......건방진 짓을......!"
"이얏-!" 눈 앞의 풀더미 속에서 뛰쳐나온 그림자!
어둠 속, 칠흑같은 장속에 감도는 등색의 불꽃이 극한상태의 세스토다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그 멘포에는 무시무시한 글자체로 「殺」「伐」의 한자가 새겨져 있다.
"도-모. 세스토다=상. 사츠바츠 나이트입니다." 그의 앞에 가로선 닌자가 힘차게 아이사츠했다. "이대로......죽인다!"
【#4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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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칠흑같은 장속에 감도는 등색의 불꽃이 극한상태의 세스토다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그 멘포에는 무시무시한 글자체로 「殺」「伐」의 한자가 새겨져 있다. "도-모. 세스토다=상. 사츠바츠 나이트입니다." 그의 앞에 가로선 닌자가 힘차게 아이사츠했다. "이대로......죽인다!"◆
【어세일드 도죠】 #4
"도-모...사츠바츠 나이트=상" 세스토다는 사츠바츠 나이트의 아이사츠에 화답했다. 검게 탄 등에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세스토다입니다. 네 이놈......같잖은 속임수를......!"
"상황에 맞는 이쿠사 배틀을 택했을 따름이다." 사츠바츠 나이트가 말했다. "길게 끌진 않겠다!"
"SHHHH!" 세스토다는 관절을 삐걱대며 변형하려고 했다. 지렁이처럼 가늘고 긴 모습으로 변해 보통 닌자는 쫓을 수 없는 속도와 변환자재의 움직임으로 적을 농락하여 회피가 불가능한 사각에서의 독 공격으로 일격에 끝장을 내는 것이 그의 가라테 전법이다.
하지만, 나무삼. "쿠훕......" 변형은 이루지 못하고, 검은 피를 토하며 비틀거릴 뿐.
폐가를 통째로 날려버릴 정도의 폭발 한가운데에 있었던 세스토다의 관절과 신경은 손상되어, 미세한 육체의 조작을 요구하는 헨게 웜 짓수를 발동하는 것은 이젠 불가능한 일이었다. 닌자라 해도 고열 폭발에 휩쓸리면 무사하지 못하는 법이니.
"좋다. 핸디캡이라 치마. 이것도 나의 방심이 초래한 벌이니......" 세스토다는 온 몸을 삐걱여댔다.
"하지만 네놈도 만전의 상태는 아닐테지. 로우 완의 저주가 네놈을 속박하는 이상은 말이야!" 요사스럽게 눈을 빛내며 물결치는 듯한 움직임의 가라테로 덤벼든다!
"이얏-!" "끄악-!?" 사츠바츠 나이트는 간발의 차로 범상치 않게 늘어난 팔이 휘두른 춉을 피해 안쪽으로 파고들어, 로우킥으로 세스토다의 정강이를 파괴했다.
"이얏-!" "끄악-!" 앞으로 쓰러진 세스토다의 등에 발꿈치 내려찍기를 먹여 척추를 파괴.
그리고 머리를 잡아올려 강제로 몸을 젖혔다.이미 이쿠사 배틀의 결착은 나 있었던 것이다...! "그대의 인장은......왼쪽 눈에 있었지. 기억하고 있다."
"쿠훕-! 원통하도다!" "이얏-!" "아밧-!" 안구를 뽑아낸다!
두 닌자를 감싸고 있던 세계가 무너지고, 그저 어둠만이 펼쳐졌다. 사츠바츠 나이트의 뉴런에 그 날의 굴욕적인 광경이 플래쉬백 했다.
차갑게 젖은 석제 바닥의 연회장, 삼각형을 이뤄 사츠바츠 나이트를 포위한 세 명의 닌자. 한 명은 혀를, 또 한 명은 왼눈을, 마지막 한 명은 오른손바닥을 써서 사츠바츠 나이트를 속박했다. 샨 로어가 부여한 사위스러운 문양. 로우 완의 비술.
연회장 깊숙이 가운데, 기괴한 법의를 두른 보로브두르의 왕, 샨 로어.
그는 선혈로 가득 찬 목욕탕으로 둘러쌓여 있는 제단에 나른한 듯이 앉아 여흥이라도 되는 듯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필사적으로 챠도 호흡을 유지하며 승기를 찾으려 했으나, 결국 잠깐 생긴 틈을 노려 그는 궁전에서 도주했다. 샨 로어는 추격하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사츠바츠 나이트의 불타는 시야는 고통에 겨워하는 세스토다의 혼의 형상을 포착하고 있었다.
"아밧......!" "이미 승부는 났다. 세스토다=상." 사츠바츠 나이트는 엄숙하게 말했다. "잠들거라."
카이샤쿠의 촙을 내리쳐 목을 도려내, 무카데 닌자 클랜의 소울 빙의자의 생명을 앗는다. "사요나라!" 세스토다는 폭발사산했다.
프로고 강의 바람이 그의 재를 흩어지게 했다. 사츠바츠는 세스토다의 안구를 살펴봤다. 뒤쪽에 분명히 그레이윌름과 같은 인장이 새겨져 있다.
그는 그것을 품에 넣어뒀다. 고개를 들자, 강 건너편 물가 위, 과거엔 유적이였던 보로부두르는 지금은 사악한 황금빛을 머금고 있었으니.....
◆◆◆◆◆◆◆◆◆◆
"......!" 게오필루스는 가부좌 메디테이션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리며 일어섰다.
형언하기 힘든 감상이 갑자기 솟아오르고, 뇌 안쪽과 오른손바닥이 타는 듯이 아팠다.
이전에도 이와 같은 감각을 느꼈을 때가 있다. 그것이 그레이윌름이 죽은 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즉, 이건 그것과 같은......형제의 죽음을 알리는 감각이다.
"세스토다=상......!?" 게오필루스는 외벽 위에 우뚝 서서 강 건너편을 주시했다.
바람이 그의 레게 머리를 연상시키는.......살아있는 지네로 이루어진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눈동자가 없는 새까만 눈이 분노로 치켜 올라가고, 그의 거체가 격정으로 떨린다.
"도리어 당하고 말았는가....!" 그의 닌자 청력은 검은 흑연 너머를 인지했다.
보로부두르. 아주 먼 옛날엔 붓다를 모시는 거대한 사원이었으며, 건조물 각자가 우주를 상징하는 만다라였다.
샨 로어는 이를 전부 자신의 궁전으로 바꾸어, 현지의 주민들을 부려서 석제의 외벽으로 감싸 신비적인 성곽으로써 재구축했다.
게오필루스는 그가 전 세계에 날린 '꿈'에 속박되어 요그야카르타에 모인 무카데 닌자 클랜의 소울 빙의자중 한 명이다.
그는 잠들지 않는 병대 카로우시타이를 할당받아 근위대장으로써 이 성을 수호하고 있다.
샨 로어의 신하들을 잇는 매개체는 로우 완의 낙인이다. 신체 어딘가에 인장이 새겨져 초자연적인 가호를 부여하고 있다.
가라테가 향상되고, 과거 비닌자였을 당시의 욕망을 더욱 닌자적인 것으로 변질시킨다.
샨 로어 왕은 강제적으로 게오필루스의 새로운 인생을 규정했다. 힘은 얻었으나, 어느 하나도 행복해 진 것은 없다.
사람의 행복이란 얼마나 덧없는 것이란 말인가. 지금의 그는 태고의 깊은 어둠을 등 뒤로 느끼면서, 되도록 그것을 의식하지 않도록 노력하여 마지막 남은 제정신의 편린을 보존하고, 그저 왕의 노여움을 사지 않는 것만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태고의 어둠. 그렇다. 샨 로어는 몇 명이든 새로운 형제를 데려올테지. 낙인으로 속박하여 따르게 하겠지. 형제들이 카로우시타이를 부리는 것처럼.
사츠바츠 나이트. 어리석은 사내다. 샨 로어는 일기토에 응하는 척 하면서 세 명의 신하에게 앰부쉬를 명했다.
그가 저주에 굴복하는 모습은 유쾌했다. 왜냐하면 그것은 샨 로어의 악의가 확실하게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향하고 있는 순간이었으니까.
샨 로어는 사츠바츠 나이트를 위협으로 보고서 함정에 빠트린 것이 아니다. 그저 모욕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신하들의 공포와 고양감을 즐기고 싶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게오필루스는 세 명중 가장 주군과 가까운 위치에서 생활했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놈은 최종적으로 샨 로어에게 다시 도전할 심산일까? 그 가능성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 등골이 싸늘해지고, 분노가 들끓어 오른다.
그 자는 어째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한단 말인가? 왕을 시험하는 것 따위, 만인에게 있어서 불행만을 가져다 줄 뿐인데.
다행히도, 왕은 지금 예의 신전 연회장에서 피를 즐기고 있는 와중이다. 왕의 기분이 변하기 전에 반드시 자신이 직접 사츠바츠 나이트를 쓰러트려야만 한다!
게오필루스는 휴대용 IRC 단말을 조작하여 폭발현장 근처의 카로우시타이 3부대에 명령을 내렸다.
이미 레지스탕스 조직과의 돌발적 전투나 그것이 요그야카르타의 관광지로써의 가치에 미칠 네거티브한 영향을 고려할 단계는 지났다.
보로부두르의 관리가 벌써 두 명이나 살해당한 것이다! "도-모. 게오필루스 상."
"......" 목소리는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게오필루스는 고개를 돌렸다. 외벽 위에서 그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오는 닌자의 모습이 보였다.
게오필루스는 그 자를 본 뒤, 자신도 모르게 다시 강을, 강 너머의 요그야카르타의 야경을 돌아보고, 또다시 시선을 돌려 닌자를 보았다.
닌자는 게오필루스에게 아이사츠했다. "사츠바츠 나이트입니다."
"도-모." 게오필루스는 경악을 겨우 삼키고서 아이사츠에 화답했다. "게오필루스입니다. 네놈, 세스토다=상을 죽인건가." "죽였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주 짓수를 취했다. "다음은 그대 차례다. 그대의 오른손을 받아가리라." "그가 네놈에게 살해당한 건 바로 방금 전일텐데.......!"
" '불보다도 빠르게 덮쳐라'. " 그는 인용하듯이 말했다.
"세스토다=상은 내 두 번째 표적이었으며, 동시에 양동의 수단이기도 했다. 이건 이쿠사 배틀이다. 당연히 사전에 공격 수단과 침공 루트를 짜 놓았지."
새까만 장속이 부지지 타오르는 소리를 내며, 등색의 불꽃이 연기를 뿜었다. "이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
사츠바츠 나이트의 뒤에는 벌써 수 명의 카로우시타이 병사들이 죽어서 나뒹굴고 있다.
"그대의 센세이에게 전하고 올텐가? 사츠바츠 나이트가 왔다고.......도죠를 부수려 왔다고!"
"가소롭군!" 게오필루스는 새까만 눈을 부릅뜨며 지네 머리카락을 날뛰게 했다. "그렇다면 이 내가 상대다. 이 게오필루스가!"
서로를 노려보는 두 닌자 사이의 공기가 아지랑이처럼 일그러졌다. 성곽이 불길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5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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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센세이에게 전하고 올텐가? 사츠바츠 나이트가 왔다고.......도죠를 부수려 왔다고!" "가소롭군!" 게오필루스는 새까만 눈을 부릅뜨며 지네 머리카락을 날뛰게 했다. "그렇다면 이 내가 상대다. 이 게오필루스가!" 서로를 노려보는 두 닌자 사이의 공기가 아지랑이처럼 일그러졌다. 성곽이 불길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어세일드 도죠】 #5
게오필루스는 사츠바츠 나이트의 주 짓수를 주의깊게 관찰했다. 닌자 제6감이 경종을 울리고 있다.
범상치 않은 아트모스피어. 먼저 덤벼들어 봤자 그대로 돌려받게 될 것이라는 징조가 감지되고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가 기묘했다. 자신과 다른 이질적인 것이 이 닌자에게서 느껴졌다. 그것은 오히려 샨 로어 왕과도 비슷한 인상이였다.
물론 왕의 강대함과는 비교할 가치도 없으나,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그 불가사의함은, 정확히 말하면 게오필루스에게 빙의해 그의 영혼에 융합된 무카데 닌자 클랜의 소울이 보내온 감각일지도 모른다.
강함에 대한 감각과는 '축'이 다른 무언가다. 게오필루스는 신중하게 거리를 조절했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경솔히 견제를 걸어오지 않는다. 게오필루스의 가라테를 감지한 것이다.
게오필루스는 뛰어난 무예의 닌자였으며, 적도 아래의 바다에서 해적을 죽여 현상금을 받으며 생활해 왔었다.
해적 중에는 닌자도 있었으나, 항상 그는 승리했다. 기억 속의 적들과 눈 앞의 사츠바츠 나이트를 비교해 봐도, 그가 상당한 강적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 가장 강한 적은 아니다.
"" 이얏-! "" 두 닌자가 동시에 움직였다!
두 닌자의 발차기가 맞부딪치고, 더욱이 휘두른 춉이 서로 충돌했다. 거리를 다시 벌리며 사츠바츠 나이트가 수리켄을 투척한다. "이얏-!"
"이얏-!" 게오필루스는 목을 움직여 지네 머리카락을 채찍처럼 휘둘렀다. 지네의 턱이 수리켄을 붙잡고, 그대로 물어 으깬다!
그리고 무수한 지네 중 몇 마리가 관절을 뻗어, 턱을 부딪쳐 울리며 사츠바츠 나이트에게 직접 덤벼들었다! "BZZZZ-!"
"이얏-!" "아밧-!" 사츠바츠 나이트는 덤벼든 지네들의 머리에 순간적으로 신속한 잽을 날려 이를 파괴했다.
명중하자 마자 재빨리 내빼는 주먹은 다른 지네들에게 붙잡히는 일이 없었다.
"이얏-!" "아밧-!"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빠른 잽이 지네들의 공격을 쓸어내버리고, 보라색의 체액이 성벽 위를 물들였다.
"이얏-!" "아밧-!" 몇 마리의 지네가 더 늘어나 지면을 기어 발밑에 도달하려는 것을 사츠바츠 나이트는 의식적인 풋워크를 통해 방지해 보였다.
그것들 또한 게오필루스의 머리에서 떨어져 나온 지네들이다. 주의력이 아주 조금 흐뜨러진 틈을 노리고 무거운 발차기가 날아왔다. "이얏-!"
"끄악-!" 창을 방불케 하는 미들킥을 가슴에 받고 사츠바츠 나이트는 뒤로 날려졌으나, 이내 균형을 잡고 삼점착지한다.
착지한 자세 그대로 다다미 석장 만큼 뒤로 밀려나갔다. 벽돌 바닥에 닿아 있던 손가락이 마찰로 인해 불꽃을 발화시켜 선 모양의 불탄 자국을 그었다.
그는 자신을 향해 오는 게오필루스를 눈에 담았다. 게오필루스. 강력한 닌자다.
하지만 지금은 샨 로어에게 현혹되어 이미 그 자의 노예나 다름없는 위치에 떨어졌다.
사츠바츠 나이트의 눈에 등색의 불이 켜지고, 장속의 테두리에서 부지직 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스고이타카이 빌딩 옥상에서 다크 닌자를 간신히 격퇴하고, 그 후 약 10년.
긴 것 같으면서도 짧은 시간이었다. 다크 닌자의 흔적을 추구하여 시작했던 여행은 당초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으나,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그것은 이윽고 세계 그 자체를 돌아보면서 자신을 수행하는 여행으로 변질되어 갔다. 그는 빠져나간 가라테를 단련을 통해 서서히 보강해, 이를 극복해내야만 했다.
여행 도중에 여러 달인들과 만났고, 여러 풍경을 보았다. 면식이 있는 자와 생각지도 못하게 만나고, 또 헤어지고는 했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게오필루스를 주시했다.
혈중 가라테의 고양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그의 머플러를 염상시키는 목둘레의 천의 꼬투리가 등색의 불꽃을 머금고는 이내 터졌다.
"이얏-!" 게오필루스가 여러 개의 수리켄을 투척했다. 그것은 평범한 수리켄이 아니다. 몸을 돌돌 말고있는 살아있는 지네였다.
방어한다면 그대로 사지에 휘감겨 움직임을 봉쇄하고, 잽으로 떨구러 한다면 그 틈을 찔러 게오필루스가 필살의 가라테를 때려넣을 것이다.
게오필루스는 지면 바로 위까지 몸을 숙이고 수리켄보다 살짝 늦게 돌진해오고 있었다.
앞차기로 요격해야 하는가? 뛰어넘어서 회피해야 하는가? 아니면? 무수한 선택지 중에서 취할 행동을 고른 사츠바츠 나이트는 바닥을 박차며 뛰어올랐다.
"이얏-!" 양 무릎을 팔로 감싼 채 회전 점프. 콩알처럼 둥글게 몸을 만 자세를 공중에서 해방하며, 날카롭게 세운 날아차기를 내지른다!
"아밧-!" 지네 수리켄을 발로 차 부수고, 그 반동으로 한번 더 도약한다!
튀어오른 방향 앞에 또 하나의 지네 수리켄이 있다. "이얏-!" "아밧-!" 그 또한 차 부수고, 반동으로 그는 더욱이 도약했다.
거기서 앞으로 직선방향에 게오필루스의 신체가 있었다. 게오필루스는 검은 눈을 부릅떴다.
이 순간은, 과연 영점 아래의 몇 초나 걸렸을까. 사츠바츠 나이트가 닥쳐들었다.
"이이이이......" 회전하면서 치켜올린 주먹은 용해되어가는 철처럼 주황색으로 불타고 있었다.
대장간에서 벼려지는 카타나처럼 타오르고 있는 춉을, 그는 게오필루스의 연수에 쳐박으려고 했다.
"......이얏-!" "GGGRRR!" 게오필루스의 지네 머리카락이 달라붙었다. 달궈진 춉은 이를 전부 태우고 베어내며 다가온다!
"으음-!" 게오필루스는 부득이하게 팔을 목 앞에 받들어 춉을 막았다. 춉은 장속의 토시에 가로막혔지만, 사츠바츠 나이트의 회전의 기세는 줄지 않는다.
그는 토시를 중심으로 원심력을 발휘하여, 마치 그 자신이 불로 이루어진 머플러인 것처럼 게오필루스의 머리와 토시 주위를 선회했다!
"이얏-!" "끄악-!" 게오필루스가 주춤했다! 화염의 머플러는 쉬리릭하고 공기를 빨아들이며 게오필루스에게 휘감겨, 이내 회전이 멎고 나자 사츠바츠 나이트는 게오필루스의 등 뒤에서 그에게 업히듯이 달라붙어, 목덜미를 단단히 굳히고 있었다.
"으윽-!" 발버둥치는 게오필루스의 오른쪽 손목에 등색으로 빛나는 균열이 나 있었다. 나무삼.....붉게 달구어진 그의 손목은 지금 끊어지려 하고 있는 것이다.
머지않아 그의 손목 윗부분이 툭,하고 떨어졌다. 승부는 났는가. 마치 이아이도 승부를 떠오르게 하는 이쿠사 배틀이었다.
게오필루스가 때려넣은 미들킥은 강렬했다. 그 후 지네 수리켄을 투척해온 순간에 판단을 그르쳤다면, 이렇게 됐던 것은 사츠바츠 나이트 쪽이었을지도 모른다.
살얼음을 밟는 듯한 판단의 응보 끝에, 절대적인 결과가 따라오는 법이다.
"오른손은 받아가마." 사츠바츠 나이트는 그를 더욱 강하게 옥죄었다. 게오필루스는 피눈물을 머금으며 끊임없이 저항했다.
"쿠훕......가소롭기...짝이 없군.......! 주군의 앞에는 결코 보내지 않겠다.......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SHHHH!"
지네 머리카락이 메두사처럼 웅성거리더니, 등 뒤의 사츠바츠 나이트에게 일제히 덤벼들어 그를 악물었다. "GGGRRR!" "이얏-!"
뿌득. 사츠바츠 나이트의 팔에 한층 더 힘이 들어가, 게오필루스의 목이 부러지는 소리가 울렸다.
지네들이 사츠바츠 나이트를 완전히 물어뜯는 것 보다도, 게오필루스의 생명이 다하는 것이 더 빨랐다.
"사요나라!" 게오필루스는 폭발사산했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잔심을 취한 뒤, 갈갈히 찢어진 닌자 두건을 벗어 던졌다.
그는 게오필루스의 오른손을 집어올려 그레이윌름의 혀, 세스토다의 안구와 같이 품 속의 주머니 속에 넣어뒀다.
이것들을 위치닥터에게 가져다 주면, 그에게 걸린 로우 완의 저주는 풀리게 될 것이었다. 허나......아직 몸은 온전히 움직인다.
그는 성벽에서 프로고 강을 등지면서 성이 보이는 방향을 돌아봤다.
◆◆◆◆◆◆◆◆◆◆
벽을 따라 세워진 기둥 속의 불꽃은, 각 기둥에 난 홈을 타고 흐르는 기름에 의해 타오르는 기묘한 등불이다.
그것이 연회장의 광대한 어둠을 밝히는 몇 안되는 광원이기도 했다.
왕좌 위에 왕의 모습은 없었으나, 그 왕좌 앞에 있는 정방형의 기묘한 욕조에는 사악하고 강대한 존재의 기척이 분명히 있었다.
그 기척에 닿는 것만으로도 영문을 모른 채 발광하게 되는 자도 있겠지.
이윽고 욕조의 새빨간 수면 위에 거품이 일어, 피에 젖은 베일에 들러붙은 머리가 천천히 올라오고, 목이, 쇄골이, 가슴이, 허리가 드러났다.
그 자는 무수히 많은 팔이 나 있었다. "흐흐흠......" 그 자는 황홀한 듯이 몸을 젖히고 탄성을 흘리더니, 이내 눈을 반짝이며 바로 정면에서 들어온 자를 응시했다.
"이거 놀랍군." "도-모. 샨 로어=상." 그 입장객은 왕을 알현하려는 신하처럼 눈 앞의 계단을 올라왔으나, 무릎을 꿇지는 않았다. 그는 도전하려 온 것이다.
아이사츠하는 그의 검은 장속엔 등색의 타오르는 윤곽이 둘러져 있었다. "아니면 이렇게 불러야 하나. 무카데 닌자=상."
"......" 왕은 엷게 눈을 떴다. 그리고 머리를 기울이며 말했다. "이름을 대라. 사츠바츠 나이트=상."
수많은 팔들 중 하나를 길게 뻗어, 샨 로어 왕, 즉 무카데 닌자는 사츠바츠 나이트를 가리켰다.
"이름을 내거는 것을 허락하마. 카이덴의 닌자여." 사츠바츠 나이트는 위축되는 일 없이 이에 답했다.
주먹을 맞대며,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이름을 댔다. "'다이 닌자'입니다."
"그러한 이름을 가진 닌자는 기억에 없군. SHHHH......다이(DAI)라 했나. 하지만, 그렇지." 무카데 닌자는 이를 갈았다.
"새로이 태어난 자......이 몸의 아이들을 습격해, 죽였다 이거군? 다이 닌자=상." "그렇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인정했다.
"그대의 저주는 이걸로 소용없어졌다." "흐음.....꽤나 집념이 강한 모양이군."
"멘포를 돌려받겠다." 사츠바츠 나이트가 말했다. 무카데 닌자는 물결치는 것처럼 몸을 흔들었다.
"그걸 남에게 줄 생각은 없다. 다이 닌자=상. 왜 그것을 신경쓰나? 그게 가지고 싶다는 건가? 보아하니 네놈은 드래곤 닌자에게서 개전면허를 전수받은 것도 아닌 듯 한데 말이야." "돌려줄 생각이 없다면, 강제로라도 힘을 써서 가져갈 뿐이다."
"히, 힘으로!" 무카데 닌자는 목이 메인 듯이 떨더니, 이내 폭소했다. "구와라구와라! 힘을 써서라니! 멘포 오브 도미네이션을? 강제로? 구와라구와라구와라!"
"일대 일 승부를 방해하는 비열한 수단도 이번엔 쓰지 못할 것이다. 전부 죽였으니." 사츠바츠 나이트는 한발 앞으로 나아갔다.
무카데 닌자가 웃음을 거뒀다. "......좋다."
【#6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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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이야기 : 사츠바츠 나이트, 즉 후지키도 켄지는 보로부두르의 왕 샨 로어의 신하들을 차례차례 죽어가며 왕궁으로 나아갔다. 마침내 그는 샨 로어와 대치하게 되어 드래곤 닌자에게서 빼앗은 멘포 오브 도미네이션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 오만하고 강대한 리얼 닌자가 그것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
(그러나 사츠바츠 나이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샨 로어, 즉 무카데 닌자에게 승부를 걸어왔다!)
【어세일드 도죠】 #6
무카데 닌자는 아수라 붓다상을 방불케 하는 여러개의 팔을 움직이며 사츠바츠 나이트에게 손짓했다.
"......허나, 이 몸과 이쿠사 배틀을 벌이고 싶다면, 공손히 계단을 올라오거라. 그리고 이몸에게 도전할 권리를 간청하는 거다."
"이얏-!" 사츠바츠 나이트는 수리켄을 투척했다. 두 장의 수리켄은 주황빛의 궤적을 남기고 포물선을 그리며, 무카데 닌자에게 닥쳐들었다.
"SHHHH!" 무카데 닌자는 수리켄을 팔 두개로 맞아치면서, 이를 두 손가락으로 잡아내 도로 던져 보였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되날아온 수리켄이 얼굴을 스쳤다.
아득히 후방, 되던져진 수리켄이 석제 바닥에 부딪쳐 등색의 불꽃이 튀었다.
그 때 이미 사츠바츠 나이트는 피의 욕조 안의 무카데 닌자와 다다미 1장 거리까지 접근해 있었다. 빠르다!
"이얏-!" 그는 상체를 아래로 숙이고, 그대로 물구나무 서듯 거꾸로 돌아 발꿈치로 무카데 닌자의 정수리를 공격했다. 그것은 마치 전갈의 꼬리와도 같았다!
"SHHHH!" 무카데 닌자가 팔 두개를 교차해 방어하자, 사츠바츠 나이트는 역회전 내리찍기의 반동으로 후방으로 빙글빙글 뛰면서 도약해 계단 중간쯤에 착지했다.
"어떠냐. 보다시피 계단을 올라와, 그리고 머리를 숙였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도전적으로 말했다.
무카데 닌자가 홍소했다. "구와라구와라! 포엣!" 이형의 리얼 닌자는 안광을 요사스럽게 빛내며, 질척이는 소리를 내며 피의 욕조에서 기어나왔다.
그러나 그의 허리 아래의 몸은 적잖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전부 빠져나오지 않고 있었다. 지네이기 때문에!
"그럼 덤벼 보거라!" 지네 수리켄을 투척! "이얏-!" 사츠바츠 나이트는 이를 수리켄으로 요격하며 옆으로 도약한다!
사츠바츠 나이트의 수리켄은 무카데 수리켄과 충돌해 날아오는 기세를 죽였다.
지네 수리켄은 공중에서 압축이 풀리면서 각각이 성인 한 명 정도의 길이가 있는 지네로 변해 바닥 위에 낙하한다.
그리고 연회장에 착지한 사츠바츠 나이트를 향해 덮쳐들었다! "SHHHH!" 더욱이 무카데 닌자 본인 또한 펄떡대면서 계단을 기어 내려온다!
"GRRRRRR!" 무카데 닌자는 턱을 크게 벌리며 사츠바츠 나이트의 목을 물어뜯으려고 했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다시 붉은 눈동자를 주황빛으로 가득 채웠다.
머플러 천이 작게 터지며, 그가 들어올린 왼팔의 브레이서에도 같은 색과 열기가 떠올랐다.
그것으로 무카데 닌자의 턱을 받아냈다. "GRRR!" 뜯겨나가지 않는다!
이 기회를 놓칠 순 없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오른손에 힘을 집중하고, 결단적인 춉 찌르기로 무카데 닌자의 눈을 노렸다.
"이얏-!" 무카데 닌자는 간발의 차로 겨우 반응해 머리를 흔들어 안구가 파괴되는 것을 면했다.
춉 찌르기는 그 대신 무카데 닌자의 턱의 장갑을 꿰뚫었다. "끄악-! 건방진!"
하지만, 이것은 무카데 닌자에게 있어서도 호기였다. 무수한 팔로 사츠바츠 나이트를 감싸려 든다. 죽음의 포옹이다!
"으음-!" 뿌드득대는 소리가 울렸다. 무카데 닌자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이얏-!"
SMASH! 사츠바츠 나이트는 기세좋게 양 손발을 대자로 펼쳐 자신을 감싼 팔들을 뿌리쳤다. 그리고 지체없이 몸을 비틀어 무카데 닌자의 가슴팍을 찼다.
발차기의 반동으로 다시 거리를 벌린 사츠바츠 나이트에게 무카데 닌자가 돌진해왔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달렸다.
앞을 가로막는 여려 마리의 지네들을 때로는 피하고, 때로는 밟아 죽이며 그는 연회장의 구석까지 달려갔다.
"이얏-!" 무카데 닌자가 추격해왔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도약했다.
KRAAASH......무카데 닌자의 몸통박치기를 받은 돌기둥이 부숴져, 잔해물을 내리며 천천히 기울어져 간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파르쿠르를 하듯이 벽을 타고 달려, 이어지는 무카데 닌자의 두번째 몸통박치기에서 벗어났다.
그는 벽을 등지고 서있는 어느 붓다 워리어상의 팔 부분에 매달려, 이내 어깨 위로 뛰어올랐다.
"GRRRR!" 석상 위까지 몸을 뻗어 자신을 물어뜯으러 하는 무카데 닌자를, 사츠바츠 나이트는 간발의 차로 회피했다.
KRAAAASH! 강렬한 몸통박치기가 붓다 워리어상의 어깨부터 위를 산산이 부숴버렸다.
"이얏-!" 다시 도약하여 벗어나려고 하는 사츠바츠 나이트의 발목을 무카데 닌자의 손이 붙잡았다. 위험하다!
"이얏-!" 바닥에 패대기친다! "끄악!" KRAAASH! 석제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
"이얏-!" 무카데 닌자는 사츠바츠 나이트의 발목을 붙잡은 채로 다시 그를 들어올려, 바닥에 내리쳤다! KRAAAASH! "끄악-!"
"이얏-!" KRAAAASH! "끄악-!" 사츠바츠 나이트는 깊게 패인 바닥 한가운데 쳐박혀, 흰자위를 띄운채 불규칙하게 경련했다.
"그 생명력은 칭찬해 주마." 무카데 닌자는 목을 쳐든 뱀처럼 상반신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사츠바츠 나이트를 주시하면서, 무수한 팔을 복잡하게 움직이며 로우 완의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요기스미카테......소르나가바레......" 사츠바츠 나이트의 몸에서 뻣뻣하게 삐꺽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떨어져 있던 지네들이 갈망하는 듯한 몸짓을 하며 그의 주위에 다가온다.
로우 완의 석화의 저주를 구사하던 무카데 닌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저주의 힘이 생각한 것보다 느리게 미치고 있는 것을 의아해했다.
그러나 그는 곧 깨달았다. 사츠바츠 나이트는무카데 닌자의 '자손'들의 신체의 일부를 채취해 그 힘의 원천인 낙인을 모은 상태다. 분명 그 탓이리라.
그는 잠시 숙고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처형해야 하는가? 하지만 자기에게 도전한 닌자를 석상으로써 거느려 욕보이는 욕망을 그는 져버릴 수 없었다.
"요기스미카테......소르나가바레......" 무카데 닌자는 주문을 계속 읊는 것을 선택했다.
흰자위를 드러냈던 사츠바츠 나이트가 의식을 되찾고, 티오르는 눈동자가 무카데 닌자를 주시했다.
그는 잽싸게 몸을 뒤집고서 바닥에 떨어져있던 무언가를 붙잡았다. "이얏-!" 그는 일어서는 것과 동시에 그것을 무카데 닌자에게 던졌다!
"끄악-!?" 무카데 닌자의 어깨를 꿰뚫은 것은, 파괴된 붓다 워리어 석상이 들고 있었던 의례용 단검이었다.
무카데 닌자는 분노로 눈을 부릅뜨며, 단검을 곧바로 뽑아냈다. 지네들이 사츠바츠 나이트에게 일제히 덤벼들었다.
그러나 그때 이미 사츠바츠 나이트는 무카데 닌자보다도 높이 뛰어올라 있었다. "이얏-!"
"이얏-!" 무카데 닌자는 의례용 단검을 거칠게 휘두르며 공중의 사츠바츠 나이트를 공격했다.
머플러 천이 찢겨나가고, 불타면서 흩어졌다. 무카데 닌자는 목을 180도 뒤로 돌렸다. 사츠바츠 나이트의 도약은 애초에 반격을 위한 준비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무카데 닌자를 뛰어넘어, 착지했다......길게 늘어진 하반신의 지네 몸 위에!
"SHHHHH! 무슨 짓을!" "이이야아아앗-!" 사츠바츠 나이트는 전속력으로 무카데 닌자의 등 위를 내질렀다.
무카데 닌자는 하반신을 크게 꿈틀거리며 그를 떨구려고 했다. 하지만 사츠바츠 나이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나간다. 이 무슨 닌자 평균감각이란 말인가......!
그는 어째서 굳이 무카데 닌자의 등 위에서 달리는 것인가? 목적은 무엇인가? 사실, 그는 무카데 닌자의 꼬리를 향하는 중이었다!
그렇다! 독자 제형 여러분. 이젠 이쿠사 배틀의 중심에서 벗어난 계단 위를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 사츠바츠 나이트를 쫒아가는 사이에, 무한히 늘어져 있던 것만 같았던 무카데 닌자의 하반신은 이제 완전히 피의 욕조에서 빠져나와 지금은 꼬리 끝까지 바깥 공기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달렸다......달렸다.......그리고 꼬리 끝까지 도달했다. 무카데 닌자가 외쳤다. "그만둬라!"
갑각에 둘러싸인 꼬리가 꿈틀대며 튀어올랐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회전하며 수직으로 도약했다.
"......이얏-!" 그리고 그대로, 엄청난 회전의 기세를 실은 내리찍기를 꼬리 끝에 쳐박았다.
"끄악-!" 무카데 닌자가 고통에 겨워 외쳤다. 체액이 뿜어나왔다. 꼬리의 선단부가 깨지고, 이내 끊어졌다.
끊어진 부위는 깜짝할 사이에 녹아 사라졌다. 산성의 악취를 풍기는 체액 속에서 굴러나온 물건을 사츠바츠 나이트는 재빨리 집어올렸다.
그것은 틀림없는 빼앗겼던 신기 '멘포 오브 도미네이션' 이었다. 이 괴물같은 닌자는 신기를 통째로 삼켜 자신의 꼬리 속에 감춰 두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 순간, 분노해 날뛰는 지네의 꼬리가 채찍처럼 그를 후려쳐 멀리 날려버렸다. "끄악-!" 허나 그는 멘포를 품에 안고, 결코 놓지 않는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낙법을 취해 계단 아래에 착지하며, 무카데 닌자를 돌아봤다. "'돌려받겠다'고 말했을 터다." 그는 선언했다.
"끄아아......끄아아오오옹" 무카데 닌자는 분노에 가득 차 울부짖었다. 그의 상반신이 천장 바로 밑까지 세워졌다.
그리고 표피가 큰 소리를 내며 벗겨져 나갔다. 마치 곤충이 탈피하는 것처럼, 진정한 모습이 그 안에서 나타났다.....
이미 그것에 인간의 형상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괴수처럼 거대한 지네가 산성의 침을 줄줄 흘리면서, 거대한 눈에선 안광을 빛내며, 기둥이나 석상들을 마구 후려쳐 쓰러트리기 시작했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상황판단을 거친 뒤 출구를 향해 질주했다. KRAAASH! KRAAASH! 무카데 닌자가 닥쳐온다!
"이얏-!" 보로부두르 사원의 성곽에서 밤하늘 아래로 뛰쳐나온 사츠바츠 나이트는, 4연속 멀리뛰기를 행한 뒤 주 짓수를 취하며 경계했다.
입구 부근의 석벽을 무너뜨리며, 거대한 지네의 대가리가 비어져 나왔다. "GRRRR.......다이.......닌자......" 닌자는 어눌한 말투로 인간의 언어를 구사했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그를 노려봤다. 두 명의 리얼 닌자의 시선이 부딪치며. 파멸의 비전이 두 닌자의 뉴런을 스쳐지나갔다.
그것은 무참한 광경이었다. 어느 한 쪽이 죽을 때까지 이 이쿠사 배틀을 지속하면, 이 보로부두르의 성에 그치지 않고, 벽 너머, 그리고 강 너머의 요그야카르타마저 전장이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해볼테냐" 거대한 지네가 물었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등색의 불꽃이 사그라들고, 붉은 눈동자가 고대의 괴물을 주시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대는 어떤가, 무카데 닌자=상." 괴물은 턱을 울리며, 불쾌한 듯이 중얼댔다. "이제는.......아무래도 좋아.......흥미가 없다.......어디로든.....떠나라"
【#7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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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츠바츠 나이트는 그를 노려봤다. 두 명의 리얼 닌자의 시선이 부딪치며. 파멸의 비전이 두 닌자의 뉴런을 스쳐지나갔다. 그것은 무참한 광경이었다. 어느 한 쪽이 죽을 때까지 이 이쿠사 배틀을 지속하면, 이 보로부두르의 성에 그치지 않고, 벽 너머, 그리고 강 너머의 요그야카르타마저 전장이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해볼테냐" 거대한 지네가 물었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등색의 불꽃이 사그라들고, 붉은 눈동자가 고대의 괴물을 주시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대는 어떤가, 무카데 닌자=상." 괴물은 턱을 울리며, 불쾌한 듯이 중얼댔다. "이제는.......아무래도 좋아.......흥미가 없다.......어디로든.....떠나라"◆
【어세일드 도죠】#7
"드래곤 닌자=상에게 저주를 건 것은 그대였을터." 사츠바츠 나이트는 말했다. "도죠에 가서 그 저주를 풀어라."
"SHHHH......하찮구나" 무카데 닌자는 숨을 토했다. "네놈의......간청을......들어줄......이유따윈......없다......"
"그렇다면 이쿠사 배틀을 재개할 뿐이다." "SHHHH......애송이가, 기어오르지......마라......!"
살벌한 침묵이 이어졌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물러서지 않았고,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이내 무카데 닌자가 입을 열었다.
"멘포......를......써 봐라......" 사츠바츠 나이트는 손에 쥐고있는 멘포 오브 도미네이션을 내려봤다.
"하찮은......청 따위를 위해......드래곤 도죠까지......다시 가는 것은......수지가......맞지 않아"
"만약 여기까지 와서도 또 속이려 들 셈이였다면, 나는 다시 돌아오겠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말했다. 무카데 닌자는 그를 노려보며 답했다.
"기어오르지.....말라고 했다. 아무런......위협도......되지 못하니" 이 괴물이 사츠바츠 나이트보다 더 강대한 존재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 괴물은 지금 눈 앞의 닌자에게 완전히 질려버린 듯 했다.
"……" 사츠바츠 나이트는 무카데 닌자와 서로 노려보는 채로, 스스로의 멘포를 벗은 뒤, 체액에 젖은 멘포 오브 도미네이션을 장속으로 닦아낸 후 이를 천천히 착용했다.
"스읍……하아……" 그 스스로도 공포를 느낄 만큼 강렬한 혈중 가라테가 흘러드는 것이 느껴졌다. 세계와 연결되는 기괴한 감각이 찾아와, 눈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멘포로 증폭된 차도의 힘이 저주를 씻어내고 있었다. 주머니에 들어가 있는 무카데 닌자 미니언들의 신체부위 세개가 마치 자신의 신체의 일부인 것처럼 느껴졌다.
무카데 닌자는 그들 미니언의 소울을 안테나처럼 경유하여 사츠바츠 나이트를 저주했다. 그렇기에 이 세 신체부위에 무카데 닌자의 존재감이 남아있는 것일테지.
"스읍……하아" 사츠바츠 나이트는 차도 호흡에 온 힘을 기울였다. 신체에 새겨진 지네의 무늬가 일렁이고, 녹아내려, 최종적으로 독기로 변하여 둥에서 빠져나갔다.
빠져나간 독기는 이내 무카데 닌자의 몸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거짓은 아닌 모양이군." 사츠바츠 나이트가 말했다.
무카데 닌자는 더이상 답하지 않았다. 그는 어둠 속으로 물러나고 있었다. 사츠바츠 나이트도 이를 더이상 쫓지 않고 한 발 물러섰다.
무카데 닌자는 보로부두르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이 무시무시한 고대의 닌자는 당분간 왕좌 앞의 욕조 속에 늘어져서 이쿠사 배틀로 상처입은 몸을 치유할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다시 보로부두르의 왕으로써 군림할 것이다. 시민들은 다시 공포에 의해서 통치될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무카데 닌자의 지배는 언제까지 이어지는가. 그것은 절대적인가. 아니면 언젠가는 무너지는 것인가.
어떻다 한들, 게릴라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들의 운명은 그들 스스로의 손에 달려있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발길을 돌렸다. 우선은 드래곤 닌자의......유카노의 저주를 해주한다. 그리고...
◆◆◆◆◆◆◆◆◆◆
"과연, 저주에 의한 석화입니까." 승복 차림의 중년 본즈가 진지한 표정의 타이센과 정밀한 조각상처럼 변한 유카노를 교대로 봤다.
그 뒤에선 그를 산 정상까지 안내해준 오카야마 현의 주민이 어색한 듯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본즈는 미간에 주름을 만들며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이건 실제 무서울만치 강력한 저주로군요. 하지만, 해 봅시다."
"부탁드립니다." "후-우......" 중년 본주는 호박색의 염주를 꺼내어 짤랑거리며 흔들었다.
그것은 108의 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돌을 꿰어서 이은 붓다 탈리스만이었다. 본즈는 주문을 읊었다.
"이-야아이! 이-야아이! 이-야아이!" 이마에 진땀이 맺히고, 염주를 쥔 손이 신들린듯 흔들린다...
"센세이......!" 타이센은 눈을 감고 한결같이 빌었다. 이미 그 자신에겐 쓸 수단이 없었으니......!
"이-야아이! 이-야아이!" 본즈의 얼굴에 혈관이 떠오르고, 목소리가 한층 더 커진다. "아앗! 이, 이 정도로 강대한……아밧!?"
돌연 본즈가 경련하고, 흰자위를 드러냈다. 그리고 입에서 지네를 토했다. 무섭다!
"아바바바밧-!" "아앗......!" 타이센은 급히 달려가 본즈를 부축했다. 본즈는 한차례 괴로워하며 몸부림치더니 이내 더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틀렸나.....!" 타이센은 눈물을 글썽이며 분한 듯이 도리질을 쳤다. "아이에에엣-!" 이를 지켜보던 주민은 실금하며 토끼처럼 달아났다.
달아나는 주민과 엇갈리면서, 건장한 남성의 실루엣을 한 누군가가 드래곤 도죠에 엔트리했다. 타이센은 그 모습을 보고, 숨을 삼켰다.
"아......후...후지키도=상!?" "도-모. 타이센=상." 방랑자 차림의 후지키도가 아이사츠했다. "이것은......그렇군" 후지키도는 이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 지를 짐작하고 눈을 내리떴다.
뉴비닌자들이 달려들어 중년 본즈를 안아올린 채 떠나갔다. 타이센은 신음했다. "스미마셍. 제가 무능한 탓에......"
"그건 아니다." 후지키도는 고개를 저으며 도망치려고 하는 지네를 신중하게 밟아 죽인 뒤, 석화한 유카노와 마주봤다.
그는 품에서 바싹 마른 세 신체부위를 꺼낸 뒤, 그것을 유카노 발치의 각자 다른 세 곳에 배치했다.
타이센과 도죠의 문하생들이 마른 침을 삼키며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숙연하게 준비를 마쳤다. 그는 멘포 오브 도미네이션을 손에 쥐었다.
"그것은......? 설마!" 타이센이 경악했다. "신기! 그, 그럼, 빼앗긴 것을……그 자들로부터!?" "아직은 이것 뿐이야." 후지키도는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우선은 이걸로 유카노를 해주한다."
그것은 무카데 닌자의 발언과 자신의 경험, 위치닥터의 조언을 토대로 실행한 해주법이었다.
후지키도는 멘포 오브 도미네이션을 유카노의 입가에 조심히 대었다.
"유카노는 살아있다." 후지키도는 장담했다. "지금도 호흡을……차도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
하늘은 우중충하게 흐려지고, 질척대는 듯한 천둥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스읍......하아......" 후지키도는 유카노에게 멘포 오브 도미네이션을 씌운 채로 차도 호흡을 되풀이했다.
타이센은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분명히 들렸다. 후지키도의 차도 호흡에 겹쳐진 숨소리를. (스읍...... 하아......)
"스읍......" (스읍......) "하아......" (하아......) 서로 공명하는 듯한 사츠바츠 나이트와 석상이 된 유카노의 챠도 호흡 소리가 울려펴졌다.
"스읍......하아......" 타이센도 무의식 중에 이 공명에 뒤따르고 있었다.
"스읍......하아......" "스읍......하아......!" 그리고 마침내 단단히 굳었을 터인 유카노가 진동하기 시작하고, 천둥소리가 가까워 졌다!
"아아!" 타이센의 감탄의 소리를 흘렸다. 힘의 파장이 유카노의 전신을 타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스읍-! 하아-!" 이젠 유카노의 호흡은 산중에 힘차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초자연적인 괴로움의 신음과 함께, 유카노의 등에서 지네 형상을 한 독기가 몸을 쳐들었고, 이내 그것은 기화되어 흩어져갔다.
그리고, 그 곳엔......고우랑가......온전한 몸의 유카노가 있었다.
"후지키도." 유카노는 멘포 오브 도미네이션을 손으로 집어 입가에서 내렸다 그리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제가 미숙한 탓에, 폐를 끼쳐버렸네요." "아무런 문제도 없소." 후지키도는 끄덕였다.
"고우랑가......" 타이센은 눈물을 닦았다. 먹구름이 떠나고 아름다운 물빛의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그녀는 돌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로우 완의 저주로부터 저항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안에 있는 차도를 통하여.
"신기를 되찾기까지, 이번엔 어떤 모험을 겪었나요?" 농담조로 유카노가 말했다. 최대한 활기찬 모습을 보이려 하는 것이다.
"다음은 눈차크다." 후지키도가 답했다. "레드 드래곤인지 하는 자로부터 되찾아 보이겠다. 분명 왈라키아라 했었지."
"후지키도, 거기까지 수고할 필요는......당신은 이젠 드래곤 도죠의 내제자가 아니에요, 그러니 이번에야말로 도죠 내부의 문제는 제가....."
"그대는 아직 이 도죠를 키워야 하지 않나. 드래곤=센세이." 후지키도가 말했다. 유카노는 물고 늘어졌다.
"레드 드래곤은 즉 블라드 닌자. 그 또한 틀림없는 강적일겁니다."
"분명 방법은 있겠지." 후지키도는 온화하게, 하지만 결단적으로 말했다. 유카노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섣불리 목숨을 버리다시피 하는 행동을 해선 안 돼요." "알고 있다."
"후지키도=상......제가 좀 더 강했다면" 타이센은 이를 악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강하다, 앞으로도 정진하라." 후지키도는 말했다.
"면목이 없지만, 부탁합니다. 후지키도." 유카노가 말했다.
"신기는 만일의 경우에 카츠 완소에게 맞서기 위한 몇 안되는 대항수단이 되어 줄 물건. 평상시에는 흩어지게 되는 것을 극력 피해야 합니다."
"맡겨 둬라." 라 후지키도가 답했다. 그리고......그가 문득 떠올린 것은, 이제부터 떠날 왈라키아의 일이 아니었다.
요그야카르타에서 마주친 검붉은 닌자. 닌자 슬레이어. 그 자가 틀림없이 닌자 슬레이어 그 자체임을, 당연히 그는 한눈에 깨달았다.
그리고 그의 뉴런에 플래시백하는 것은 오래전의 기억이다.드래곤 겐도소의 존재가 없었다면 후지키도는 완전히 악귀나찰로 변했을 터......
후지키도는 센세이가 아니다.하지만 그는 닌자 슬레이어가 가져올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존재이다.
그리고 지금 재촉되고 있는 건, 어떤 선택인가? "유카노, 잠시 통신수단을 빌려도 되겠나." 그는 건물 옆의 웨어-타누키상을 가리켰다.
웨어-타누키의 머리에 IRC 통신기가 설치되어 있다."괜찮습니다만......왜 그러시나요?"
"닌자 슬레이어를 이 눈으로 보았다. 요그야카르타 안에서 "무어라!?" 유카노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후지키도는 계속 이야기했다.
"그저 잠깐 봤을 뿐이다. 그것 때문에 눈차크의 문제를 미뤄두는 건 안될 일이다만, 결코 간과할 수는 없지. 다행히, 신뢰할 만한 상대는 있다"
그는 웨어-타누키상의 곁으로 걸어갔다.
오카야마현의 산 정상에 있기 때문인지, 통신을 확립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무사히 연결되었다.
"모시모시" 여성의 목소리가 화답했다."아......모시모시?" "모시모시. 들리는가, 후지키도입니다."
"목소리가 멀어......후지키도=상...에!? 후지키도=상? 거기 어디임까? 도-모, 시키베입니다. 지금, 어디 있어요?"
◆◆◆◆◆◆◆◆◆◆
요그야카르타의 최고급 요릿집 '페라산 스카 시타'는 얼마 전 정부 고위 관료와 코우 타이 슈메이사 에이전트 암살 사건의 무대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나서 여러 가지 뒷정리를 하고 영업 재개에 이른 순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태는 벌어졌다.이제 이 가게는 폐업의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다.
손님. 종업원. 경비원. 한 사람을 제외하고, 전부 남김없이 목숨을 빼앗긴 채 누워있다. 살아서 움직이는 자는 오직 한 명 뿐.
"흠......흠흠......그럼 시작해볼까" 편안한 모습으로 정원으로 나와 기지개를 켜는 닌자의 두 손은 시뻘겋게 물들어 있었다.
그가 이곳의 다른 자들을 모두 죽인 것이다. 조사를 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그는 목근육을 빠득빠득 울리며 조용히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땅에 손을 대며, 스스로의 뉴런을 번뜩였다.
짓수가 개시되었다. 완료되는 데에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다.
고급 요릿집에서 이런 일을 하다 보면 수상쩍게 여겨져, 결국 카로우시타이를 불러들이게 되어 성가신 일에휘말리게 된다.
그 점에 있어서, 이렇게 모두 시체가 되어 준다면 남의 이목을 신경쓸 필요도 없다. 이 개방감은 짓수에 집중하는 데에 안성맞춤이다.
"흐음......왔나?"이윽고 그는 일어났다. 이제 정원에는 기묘한 비전이 떠올라 있었다.
사람의 윤곽을 한 여러개의 지지직대는 노이즈였다. 그것들 하나 하나가 스톱모션처럼 딱딱하게 움직였다. 실제 그것은 가라테의 스톱모션이다.
"오오, 롱게이트=상. 여기 있었네." 대나무 숲 부근에 나타난 노이즈를 보고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편히 잠들기를."
그는 계속 정원을 돌아다녔다. 롱게이트와 상대했던 자의 존재 흔적을, 그는 음미했다.
"앨라바마 떨구기......흐-응.......파훼당해서......유감이야." 그는 그곳을 향해 한층 더 집중했다. 조금씩 윤곽이 잡히면서 그 자의 이름이 떠올랐다.
"닌자 슬레이어......라 하는구나." 그는 중얼거렸다. "과-연."
【어세일드 도죠】끝
◇◇◇◇◇◇◇◇◇◇◇
【NEXT EPSODE】
"......거기 줄 선 사람들은.......뭐니?" "귀찮은 멍청이가 왔군. 아, 미안해. 마음 속 소리하고 접객용 토크가 반대로 나왔네."
"음후후후후! 재밌는걸." "하하하하하." 뿌득. 하는 소리가 나며, 타키의 손목이 이상한 각도로 꺾였다.
피자타키, 닌자 슬레이어의 은신처이자, 정보상 타키의 근거지......그리고 표면상으로는 냉동 피자를 셀프로 오븐에 구워서 먹는 피자 바이다.
양자의 신중한 행동에 의해 닌자 슬레이어와 피자타키의 관계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그 남자, '아모크웨이브'가 탐지해 내기 전까지는.
아모크웨이브는 사츠가이 접촉자이며, 가공할 추적자이기도 하며, 또한 사이코패스 살인귀이다!
지금 닌자 슬레이어 없는 피자타키에 일찍이 없었던 중대한 위기가 닥친다! 타키는, 코토부키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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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닌자 슬레이어 4부 S1 제4화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너, 인간 맞지?" "아닐지도 모르지.""놈들은 닌자 전사라고." "나는 닌자를 죽일 힘을 얻었다.""볼썽사납다, 천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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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NJSK' 님 번역
"너, 인간 맞지?" "아닐지도 모르지."
"놈들은 닌자 전사라고." "나는 닌자를 죽일 힘을 얻었다."
"볼썽사납다, 천한 것들."
(당신의 이름을 부디......) (사츠가이)
"닌자끼리의 전투군요! 진짜 닌자이신가요?"
"네놈들에게 용건은 없다. 소우카이 신디케이트."
(((저 정도의 닌자 한 마리조차 죽이지 못해서 어쩔 셈인 게냐!))) "입 닥쳐......나라쿠......!"
"웃기지 말라고.......나 보고 어쩌라는 건데. FUCK 해도 돼냐?" "자아가 있어서 안돼요."
"보로부두르......."
"후지키도 켄지다."
◆◆◆◆◆◆◆◆◆◆
"스읍......하아......." 엔드로라는 이름의 소년이 떠난 후에도, 초라한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상태로 후지키도는 계속 깊은 호흡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험악했다. 타오르는 듯한 고통을 참으면서, 자신을 괴롭히는 힘으로부터 견뎌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라테를 혈중순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의 고통의 근원. 그것은, 그의 옆구리에서 등에 걸쳐 떠올라 있는 기괴한 푸른 얼룩이였다.
얼룩.......문신........흉터.......각인.......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에 분명 축복의 의도는 없으리라.
몸을 휘감는 거대한 지네의 그림이 상체에 눌어붙어 있는 것만 같았다. 그것이 바로, '로우 완의 저주'였다.
"스읍....." 호흡에 따라, 그의 붉은 눈이 번뜩였다. 눈을 감고서 더욱 호흡을 깊게 한다.
호흡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이 '차도'의 호흡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다음 기회를......놓쳐서는 안된다.......
◆◆◆◆◆◆◆◆◆◆
「닌자 슬레이어 에이지 오브 말법칼립스」 4화
【요그야카르타 나이트레이드】 #1
둥.......두웅.......둥.......두웅.......거인이 망치를 내리치는 울림소리처럼, 흐린 하늘의 네오사이타마에 거대 건설차량이 내는 묵직한 사운드가 규칙적으로 울리고 있었다. 네오 사이타마의 신진대사 속도는 극도로 빠르다. 건물도, 사람의 기억도 곧바로 풍화되어 새로운 혼돈 속에 삼켜져 버린다.
작억복 차림의 사람들이 드나들고, 칸누시(神主;신관)와 스모토리가 지진제(*1)를 거행하며, 안전모를 쓴 사라리맨들이 건물의 골격을 가라키며 수중의 자료와 비교하고 있다. 여기저기에 걸린 '오마카리(お曲)' 라고 써진 깃발은 이 땅이 오마카리 파운드리 사의 사유지임을 나타낸다.
"이요오-!" 칸누시가 석장을 흔들자, 스모토리 두명이 씨름판 링 위에서 동시에 힘차게 한 발을 들어올려 땅을 밟았다. "돗소이!"
작업원들은 무심코 손을 멈추고 그 스피리츄얼한 의식에 박수를 보냈다.
.....거기에서 약간 멀리, 급조된 조립건축형 창고의 장지문이 열리면서 안전모를 쓴 닌자 슬레이어가 나타났다.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숙이고 작업원들에게 둘키지 않도록 조용히 전진했다.
이 사유지는 경비도 나름 삼엄한 곳이다. 무장 경비원들이 순회하고, 거기에 역관절 오무라 로봇 '모터 가시라'도 동행하고 있다.
닌자 슬레이어는 토사더미의 그늘에 숨었다. "엄중하네요." 등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돌아봤다. 거기에는 안전모를 쓴 작업복 차림의 여성이 있었다. 코토부키다.
"타키=상의 정보가 확실하다면, 이미 '우키하시'의 설치작업은 완료됬을 거에요." ".......그래"
닌자 슬레이어는 코토부키가 손에 쥐고있는 여행가방을 미심쩍이 보았다.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넌 이만 돌아가봐."
(쉬-잇!) 코토부키는 손가락을 입가에 갖다대며 주의했다. 순회중인 경비원이 토사더미 반대편을 통과해 갔다.
(이런 곳에서 말다툼을 하고 있으면 계획이 물거품이 되버릴 거에요. 대담하면서도 정밀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닌자 슬레이어는 말없이 고개를 저으며, 조금 먼 곳에 정차된 지게차의 그늘을 향해 달렸다.
사람을 피하고, 로봇을 피하고, 그늘에서 그늘로, 더 깊숙이 이동하며 목적지가 보이는 곳까지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10분.
마치 방금 전에 있었던 건설현장은 통째로 이 곳으로 들어오는 출입구를 숨기기 위한 위장인 것만 같았다.
네오 사이타마의 북쪽 끝, 오마카리 사의 사유지는 상당한 넓이을 자랑한다. 병풍처럼 높은 울타리가 부지를 둘러싸고, 멀리서 보이는 고층 빌딩들은 마치 도시의 단면도처럼 보인다.
참호를 연상시키는 구덩이 속으로 숨어들며, 그들은 목적지 쪽을 멀리 보았다. 그리고 거기에 있는 몇개의 검은 실루엣을.
"와자 다이이치 8호, 자주식 요격 시스템이에요." 코토부키가 설명했다. "잘 아는군." "예습하고 왔답니다." 코토부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적대하는 메가 코퍼레이션들의 침입을 막는 방위 시스템입니다. 위험할 거에요."
"나에겐 문제 없어." 닌자 슬레이어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무언가 더 말하려고 했으나, 멈췄다.
여기까지 온 길을 혼자 돌려보내는 건 더 성가신 일이다. "넌 저기까지 달려갈 수 있겠나?" '목표물'을 가리킨다.
코토부키는 끄덕였다. "발목 잡을 일은 없을 거예요. 전 진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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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부두르." 지금으로부터 24시간 전, 피자 타키의 지하 4층, 데이터 수집을 마친 타키는 찡그린 표정으로 마스라다에게 UNIX모니터를 보였다.
"당연히 난 가본 적도 없다만, 꽤나 수상한 소문들이 돌아다니더군. 최대한 조심하며 가 보라구. 난 모르니까." ".....그래서, 이동수단은 어떻지." "세 가지야."
"세 가지나 있었군요!" 문가에 선 코토부키가 감탄했다. 타키는 이를 무시하고 계속 말했다.
"장기, 단기, 그리고 순간 코스다. 장기 코스는 유조선에 숨어타서 밀항하는 거다. 자세히는 모른다만 꽤 시간이 걸릴거야. 단기 코스는 비행기 여행. 이 쪽도 티켓따윈 없으니 화물칸에 숨어들어 밀항하게 되겠지. 춥다못해 얼어죽을걸."
"......순간 코스는" "기업용 포탈을 경유하는 거야." "그건 뭐지?"
"거야 모를테지. 에메츠를 쓴 테크놀로지. 정식명칭은 카이소쿠(쾌속)급 우키하시 포탈이다." 타키는 손가락을 붙여 고리를 만들었다.
"동그란 고리모양의 장치를 지나가면 그대로 건너편의 장치로 순간이동 하는거야. 꿈만 같은 이동수단이다만 아직 개발도상인데다 기업CEO나 야쿠자 오야붕이 기회가 생겨야 겨우 쓸 수 있을 만큼 귀중한 물건이야. 엄중히 보호되고 있단 거지."
"알겠어. 거길 돌파해서 포탈을 쓰겠다." 닌자 슬레이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에 있지."
"포탈은 좌표지정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되서 도착지를 마구 바꿀 수도 없어......그러니까 말이지. 지금 당장 보로부두르로 넘어가는 포탈을 이 몸이 친히 조사해 주셨다, 이거야." "프로의식이 있으시군요!" "조금만 입좀 다물고 있을 수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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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타키가 가리킨 오마카리 사의 사유지에 닌자 슬레이어는 숨어들어왔다.
닌자 슬레이어가 노려보는 쪽에 목표물 같은 사물이 보였다. 그것은 거대한 팔각형의 콘크리트 기둥이었다.
경비는 삼엄하지만, "별 문제도 되지 않아." 닌자 슬레이어는 안전모를 내던지고 참호에서 기어나와, 그대로 달려나갔다.
망루와 유사한 감시대가 붉은 서치라이트를 빙글빙글 돌리며 비추고, 무인기가 여기저기에서 떠다니고 있었지만, 검붉은 바람으로 변한 닌자에게 그러한 방위 시스템은 장해물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조금 뒤쪽에선 놀랄만큼 재빠른 속도로 이를 뒤쫓는 코토부키. 근처의 무인기가 그 모습을 포착했으나, 곧바로 수리켄을 맞고 추락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연속 옆돌기를 행하며 팔각기둥 형태의 콘크리트 건조물에 도달했다.
건조물 위에는 아치 형태의 문이 있었으며, 무장경비원 두 명이 이를 지키고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한 명을 팔꿈치 치기로 쓰러트렸고, 나머지 한명을 덮치려 돌아보는 사이에 코토부키가 몸통박치기로 그를 쓰러트렸다.
"도착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타키를 호출했다. 『정말로 해내다니, 새삼스럽지만 닌자라는건 굉장하구만.』
타키가 답했다. 『그럼 얼른 그 안으로 들어가. 바로 앞에 그 쫌생이같은 포탈이 있을 거다.』
"포탈을 작동시키는데 해킹은 필요 없나?" 『없어. 애초에 작동시키는 것 이전에 온-오프도 마음대로 못하는 물건이야.』
"그런가." 닌자 슬레이어는 앞으로 나아간다. 『격벽으로 막아놓는다거나 하는 조치는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얏-!" KRAAAASH! 마스터 키를 방불케 하는 닌자 악력으로 격벽의 잠금을 해제하고, 셔터 장지문을 열고 침입했다.
.........눈 앞의 공간 한 가운데, 소형의 씨름판 링을 연상케 하는 물체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게 포탈인가 봐요." 매고 있던 여행가방을 내리고, 데굴데굴 끌면서 코토부키가 뒤따라서 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지면의 1피트 위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타원형의 어둠에.......어둑어둑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히 보이는 기묘한 어둠 속에......의식을 집중했다.
『포탈 같은건? 찾았어? 그럼 믿고 뛰어들어.』 타원형의 어둠 깊숙이 무언가가 보였다. 아마도 도착지의 지평선일 것이다.
그의 닌자 제6감은 'Go Ahead' 라고 그에게 전하고 있었다. 망설일 시간은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포탈 속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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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그야카르타 나이트레이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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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몬 타에이시의 유영 앞에 놓인 잿더미에 마스라다는 장례식의 절차에 따라 선향을 꽂고 기도를 올렸으나, 그의 머릿속 대부분을 채운 건 명복을 비는 것 보다도 (결국 난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그 무엇도 되지 못했구나.) 라는 회한에 가까운 기분이었다.
자신을 길러준 양아버지 '와몬'은 비참한 죽음을 맞은 건 아니었다. 그는 잘 웃었고, 잘 살아왔다.
와몬은 작은 가라테 도죠의 센세이였으며, 이전엔 그 도죠보다 규모가 큰 고아원을 뒤대어 주곤 했다고 한다.
마스라다와 아유미는, 노년에 접어든 와몬이 그러한 일을 신뢰할 수 있는 지인에게 넘긴 뒤 거의 변덕으로 입양해 온 고아들이었다.
마스라다에게도 아유미에게도 친부모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걸로 된거다.' 라고 와몬은 어린 두 사람에게 장담했다.
그럼에도 마스라다는 어느정도 철이 든 후 친부모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본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론 와몬이 한 말에 거짓이 없었음을 깨달았고, 그 이상 찾아봐도 좋은 일은 없을 거란 것도 느꼈다. 가족은 와몬과 아유미 뿐이다. 그걸로 됐다.
성인이 되고 나선 두 사람은 와몬에게서 쫓겨나듯 사회로 나왔다.
그들이 다음에 와몬과 마주보게 된 건 그가 임종하기 3일 전의 일이었다. 병세에 대해선 일부러 숨기고 있었다는 모양이다.
"사요나라." 마스라다는 혼잣말하며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그의 시야에 휘청이는 아유미가 들어왔다. 정좌한 상태에서 일어나려다가 균형을 잃은 것이다.
"저려....." 아유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마스라다와 눈을 마주쳤다.
"오랜만이네." 아유미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또 키가 자랐구나."
마스라다는 끄덕였다. 아유미는01101아유미는 쓰러져 있다. 피웅덩이가 번져간다. 마스라다는 아유미를 감쌌을 터였다.
마스라다는 수리켄 앞을 가로막았다. 제 목숨을 바치면서. 여덟 방향의 모서리가 달린 수리켄은 마스라다를 꿰뚫고, 아유미010010"아유미!"
0100101마스라다는 녹색의 격자가 빛나는 암흑의 공간을 떠다니며 0과 1로 분해되어가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정신을 차렸다. 멀리서 광기어린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전방엔 낮설은 지평선이 보이고 있다.
착지하라. 그렇지 않으면 네 존재는 이 애매한 세계에 삼켜져 티끌처럼 산산히 흩어져 버릴 것이니.
"마스라다!"
나라쿠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마스라다는 똑바로 초점을 맞춰 세계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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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마스라다는 소형의 씨름판 링과 닮은 토대 위에 착지했다. 코토부키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발치엔 무장 경비원들이 쓰러져 있다. 마스라다는 심한 구토감을 느꼈지만, 닌자 내구력이 곧바로 그 기운을 중화시켜 무감각하게 했다.
"도착한 건가." 닌자 슬레이어는 허공에 벌어진 어둠을 돌아봤다. 네오 사이타마의 포탈와 별 다를 게 없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공기가 다르다. 그리고 온도가, 온도가 달랐다. "열고 나가죠." 코토부키가 격벽을 가리켰다.
"이얏-!" KRAAASH! 마스터 키를 방불케 하는 닌자 근력이 격벽을 파괴. 두사람은 밖으로 나왔다.
격벽 밖에서 나란히 서있던 경비원들이 놀란 눈으로 두 명을 봤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 들의 목덜미에 춉을 처박아 기절시켰다.
이 곳은 본 적도 없는 어느 언덕이다. 여러 개의 서치라이트가 밤하늘을 비추고 있다. 음양 문양을 연상케 하는 두 쪽의 달과, 황금의 입방체. 하늘에 떠 있는 것은 낮설지 않았다.
"물 냄새가 난다." "프로고 강입니다." 코토부키는 강풍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누르며, 저 멀리 있는 곳을 가리켰다.
"장소는 서쪽이군요......와앗!" 코토부키는 스스로 가리킨 방향에서 보인 무언가에 놀라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저기 보세요, 강 건너에..." "보인다." 어둠 속, 멀리서 빛나는 그것은 녹아내린 황금처럼 반짝이는 덩어리였다.
그것은 황금이 아니라 조명이 설치된 석조 유적군이었으며, 이 지역, 아니, 주변 해역과 섬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을 지배하는 정체불명의 왕이 거주하는 성이기도 했다.(((닌자......닌자로다!))) 나라쿠의 목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뉴런에 울렸다. 이쿠사 배틀이 벌어지고 았지도 않는 지금 그것은 이상한 반응이었다.
심장고동이 빨라지는걸 닌자 슬레이어는 억눌렀다. 코토부키가 그 모습을 의아하게 보았다.
"빨리 이 곳에서 떠나죠, 곧 순회 경비대도 올 거에요." "알고 있어."
(((이것은.....이 무슨......! 닌자 소울 빙의자가 아니로구나...! 저 건너편이다.....마스라다! 누구냐......대체 어떤 닌자이기에......이렇게나 가까이......!)))
"멈춰, 나라쿠!" 닌자 슬레이어는 스스로의 소울을 억눌렀다. 눈에서 붉은 피가 흘러 코토부키를 더욱 놀라게 했다.
그러나 나라쿠가 느낀 이상한 감각은 마스라다에게도 감지되고 있었다. 그 정도로 강렬했다.
이 땅에서 사는 자들은 항상 서쪽에서 풍기는 이렇게나 사악한 아트모스피어를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단 말인가?
GGGRRR......석조 유적군의 뒤에서 뱀......아니, 지네다......거대한 지네가 몸을 쳐드는 모습을 그는 환시했다.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뛰었다. (((이제야 알겠구나! 저것은 무카데(*지네) 닌자다!))) 나라쿠가 신음했다.
"어서 가요!" 코토부키가 닌자 슬레이어의 손을 잡아당겼다. "이대로 있으면 정말로 발각되고 말거에요. 동쪽으로 가죠! 요그야카르타의 시가지로!"
두 명은 달리면서 서로 말을 나눴다. "틀림없어요. 강 건너편에 보였던 건 샨 로어=상의 성입니다. 임금님이에요, 영지에 발을 들였다간 분명 체포될거에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혹시, 눈병에 걸리신 건가요? 닌자 슬레이어=상" "걱정 안해도 돼." 사악하고도 거대한 아트모스피어를 등지고서, 그들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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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팟! 팟! 파파파파파팟! 파파파파파파팟! 파파파팟!
창 밖, 스트리트를 내려다보면 빛을 머금은 스모그가 번쩍이며 아이들이 흥분하며 뛰어다니고 있다.
파파파파파팟! 연이어 들려오는 폭죽의 파열음은 멈출 기미를 안 보인다. 창가에 선 닌자, 롱게이트는 이젠 이 거리의 떠들석함에도 익숙해져 태연하게 밖을 내려다봤다.
그의 등 뒤에 있는 침대는 고풍스러운 천막이 달려있다. 방 구석에 설치된 향도 그윽하니 좋은 향기를 풍긴다.
매우 질좋은 숙소가 잡혔다고 할 수 있으리라.
실제 그것은 그가 속한 회사가 기대를 표하는 의미로 준비해 준 것이다. 이번에 예정된 협상은 꽤나 어려운 안건이 될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후우....." 롱게이트는 얼음 속에서 샴페인 병을 꺼내, 이를 크리스탈 잔에 부었다.
요그야카르타는 아름다운 도시다. 주택들은 집집마다 보라, 주황, 녹색 등의 갖가지 색을 뽐내며, 강을 떠다니는 등롱들은 흔들리는 빛을 수면에 비춘다.
다소 모험적인 유흥을 원하는 관광객이라면 이 밤의 거리에 뛰어드는 것도 좋을 것이다. 허나 롱게이트는 그러한 일엔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그는 코우 타이 슈메이사의 에이전트였다.
파파파파파파팟……파파파파파파팟. 이젠 폭죽의 파열음은 마치 마구잡이로 울리는 것 같았다.
요그야카르타의 시민들은 모두 무언가를 몹시 두려워하며, 그것을 들뜬 분위기로 칠해 감추려는 것처럼 보였다.
롱게이트는 쓴웃음지었다. 곤란한 비즈니스에 대한 긴장감 때문에 주위 환경에 멋대로 편견을 품고 말았다.
그는 UNIX 덱을 키고,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IRC 포럼에 접속했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는 IRC 상의 사적인 상호조합이다.
열심히 활동하는 자도 있으나, 그다지 자주 접속하진 않는 자도 있다.
직접 얼굴을 볼 수 있는 거리에 사는 자도 있으나, 지구 반대편에서 좋을대로 살고 있는 자도 있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구성원들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전원이 닌자이며, 전원이......'사츠가이'와 접촉한 경험이 있는 것이다.
사츠가이와 접촉한 자들은 모두 지금까지 사용해 왔던 자신이 능력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강력한 짓수를 부여받았다.
롱게이트 또한 그러했다. 그것은 소름끼치며, 차갑고 괴로운 체험이었다.
하지만 실제 그것을 겪고 롱게이트는 매우 강력한 닌자가 되었다.
원래부터 가라테에 능했던 그에게 있어서, 그가 받은 짓수는 마치 떼어져 있던 퍼즐조각을 서로 맞춰주는 복음과도 같았다.
단기간에 높은 자리에 올라선 그는 지금은 코우 타이 슈메이사의 CEO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그가 원하는건 무엇이든지 손에 들어오는 것이다.
그는 관자놀이를 거칠게 긁었다. 그래. 뭐든지 손에 들어온다. 부족한 것 따윈 없어......!
그리고 크리스탈 잔을 비우고, 포럼에 근황 메시지를 투고했다ㅡ'요그야카르타에 와 있다. 회사 일로 들르게 됐어. 보다시피, 숙소는 훌륭해.'
물론 비즈니스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는다. 사회인으로써 당연한 일이다.
"후우......" 롱게이트는 부드러운 쇼파에 깊이 몸을 누이면서 슴을 토했다.
이번에 그가 맡게 된 비즈니스, 그것은 보로부두르의 왕 샨 로어가 지배하는 해역에 있어서 코우 타이 슈메이사의 운송선이 안전보증을 받을 수 있게 협상하는 일이다. 샨 로어가 지배하는 해역 부근을 지나간 여객선, 운송선이 소식이 끊기는 일이 잦다. 이상할 만큼.
교섭 권한은 롱게이트에게 일임되어 있다. 샨 로어 측에서도 상당히 조건을 걸어오겠지만, 허용범위는 넓게 잡아두었다. 문제는 없다.
이번에 퇴짜를 맞더라도 다음 번으로 이을 수 있다면 괜찮다.
상대는 보통 수단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들이 아니다. 샨 로어는 닌자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그는 알수 있었다. 닌자...그것도 상당히 강력한......
그렇지 않으면, 요그야카르타의 주민들 중에도 신들린 언동을 하는 자들이 <로우 완의 비술>이라는 것에 대해 그렇게 한결같이 떠들어 댈 이유가 없고, 경찰기관에 속한 자들이 그렇게 한결같이 유리처럼 생기가 없는 눈에 메마른 피부를 드러내며 입도 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도리가 없다.
샨 로어가 거느리고 있는 '대신'이라는 자들이 내일 밤 롱게이트와 대면할 예정이다. 거기까지는 약속을 잡았다.
나머지는 롱게이트의 각오와 정신력 나름이다. "뭐어.....살육전을 벌이려 가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지."
그는 눈을 옅게 빛내며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했다. 그의 손 주위의 공기가 아지랑이처럼 흔들렀다. "살육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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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그야카르타 나이트레이드】 #3
요그야카르타. 따뜻한 바람이 불고, 날씨도 화창하지만 하늘에선 안개가 낀 듯한 기묘한 느낌이 내려온다. 스모그하고도 다른 기묘한 중압감이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싸구려 숙소의 UNIX 덱을 묵묵히 보고 있다. 어두운 방에 비스듬히 햇빛이 스며들어온다.
"'요그야카르타에 와 있다. 회사 일로 들르게 됐어. 보다시피, 숙소는 훌륭해.' " 닌자 슬레이어는 낮게 중얼거렸다.
화면에 비춰진 것은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포럼에 어제 막 갱신된 롱게이트로 추정되는 자의 로그다. 숨길 필요조차 없다 여기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신변을 숨길 필요따윈 없었을 것이다. 평상시였다면.
선즈 오브 케이어스 패거리들 사이에 사츠가이와 접촉한 사실을 숨기려고 하는 경향은 적으며, 오히려 같은 경험을 겪은 동지를 추구하는 의식이 강한 것처럼 보였다. 신비의 공유인가, 메이레인이 지껄인 말이 닌자 슬레이어의 뇌리를 스쳤다. 일부러 사츠가이의 발자취를 추적하면서 그를 죽이려고 하는 자가 있다는 건 애초에 상정 외의 일인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의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특별할 게 없는 바캉스 사진이나 기이한 의식 사진 등이다.
아무 이유도 없이 아유미를 살해한 닌자에 연관된 자들의 생활. 이 녀석들은 대체 뭐지.
그 너무나도 일상적인 생활의 단편은 도리어 허무적으로 보였으며, 정체 모를 불쾌감을 느끼게 했다.
『오케이, 놈의 비즈니스라는건 오늘 밤 있나 봐.』 타키가 통신을 보냈다.
"어떤 비즈니스야." 『 '보로부두르'에 왔다는 건, 왕국 놈들과의 회담이겠지. 여긴 독재국가야. 뭘 팔고 싶으면 우선 샨 로어를 찾아가야 되지.』
"그것 말이군." 닌자 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서쪽 유적을 뒤덮은 지네의 아트모스피어.
"샨 로어라는 자는 닌자냐." 『몰라. 확실한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어. 그 임금님은 남 앞에 모습을 드러내려 하지 않거든, 소문이야 넘쳐난다만...』
"소문?" 『노예의 피를 마신다던가, 마법을 쓴다던가, 거느린 병사들은 전부 뇌를 건드려서 로봇처럼 변한 녀석들이라던가, 여러가지야. 그래서 실제 그쪽 상황은 어때?』 숙소 밖의 골목길에서 코토부키와 스트리트 칠드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줄넘기를 하거나, 분필로 벽에 낙서를 하거나 하며 함께 놀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 오이란드로이드는?』 "글쎄다, 근처에는 있다."
코토부키는 위자용 작업복을 여행가방 속에 챙겨온 의상으로 갈아입고, 저렇게 아이들과 놀고 있다.
『너, 저 녀석에겐 층분히 주의해 둬.』 타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녀석, '우키요'야. 즉, 진짜 자아가 있는 오이란드로이드란 소리지.』
"......그렇게 보이더군." 『우키요가 일으킨 사건들, 들어본 적 있어?』 "몇개 정도는." 피비린내 나는 처참한 살육들.
『마음 놓지 말라고.』 "원래부터 그랬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저 녀석에게도, 너에게도 말이다."
『거 믿음직하군.』 타키는 약간 기분이 상한 듯이 말했다.
『어쨌든, 그 녀석은 스스로 UNIX에 접속할 수 있어. 필요해지면 걔를 경유해서 내가 작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지, 이번에 필요할 진 모르겠다만.』
모니터에 요그야카르타의 지도가 비춰지며, 그 중 세 지점에 마킹이 가해졌다.
『이게 내가 짚어 본 고급 요릿집(料亭), 요그야카르타에서 최상급인 곳들이야. 이 중 하나에서 만나는 건 틀림없어.』
"셋 중 하나인가." 『앙? 불만이냐? 이것도 최대한 좁힌 거라고. 이 다음은 너 하기 나름이다. 닌자니까 어떻게든 되지?』 타키가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심사묵고했다. 이 세 집을 번갈아 돌면서 닌자 아트모스피어의 감지를 시도해 볼까. 사츠가이와 접촉한 닌자라면 특정도 할 수 있다.
『샨 로어 밑의 관리와 회담하는 도중을 노려. 녀석도 섣불리 행동하진 못하겠지.』 "그럴 셈이다."
『지금 나 무급노동 중이니까, 브리핑은 이걸로 끝이야. 그럼 이만, 잘 해 보라고. 오버." 통신이 종료됐다.
"무급노동이 아니야, 채무상환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혼잣말하고, 가부좌를 틀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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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팟! 파파파팟! 폭죽이 이곳저곳에서 터지며, 하늘에선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마치 매일 밤이 축제인 듯 하다.
전자간판엔 「lebih suka sushi daripada sepek」(*1)「오마니」(*2)「전화 왕자님」(*3)「kuza」 등의 문자가 빛나며, 건물들은 보라색, 녹색, 파란색 등의 조명으로 밝혀지고 있다.
나란히 줄지어 선 포장마차엔 농익은 과일을 가득 실은 바구니나 케밥 등이 늘어섰고, 바이러스를 분해하는 바이오 파리가 들끓고 있다.
그리고 붕어빵이다. 이 물고기의 형상을 한 팥소 과자는 이 지역에서도 역사적으로 인기가 있으며 길한 음식으로 여겨진다.
마스라다는 흰 셔츠에 캐스킷 모자를 눈가 아래까지 눌러쓰고, 혼잡 속에 녹아들며 걸었다. 그의 조금 뒤를 아오자이 차림의 코토부키가 따라갔다.
"고기, 고기 있어요." "저렴합니다." "익사이트 하지 않겠나!" 포장마차의 점원, 또는 노상 스피커가 강력하게 프로모션을 해온다.
마스라다는 코토부키를 돌아봤다. 한 손에 케밥을 들고, 탄산 차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정상적으로 결제됐어요!" 코토부키가 설명했다. 마스라다는 인쇄된 지도를 보았다.
시가지를 빠져나와 북쪽으로 몇 블록 나아간 곳에 두 번째 목적지가 있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주홍색으로 칠해전 궁전 형상의 고급 요릿집이었으며, 보안도 엄중했다.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골치아파 보였으나, 닌자의......그리고 사츠가이의 그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 앞의 요릿집은 주변 거리의 분위기로 보아 비교적 더 쉬울 터였다.
"GRRRR!" "아밧-!" "anjing liar-!(야생견이다!)" :"아바바밧-!" 전방에서 갑자기 소동이 벌어졌다.
혼란을 일으키며 사람들이 밀려들어왔다. 그 앞에선 한 시민이 무참하게 물어뜯기고 있었다.
검은 오일로 더러워진 근육 튜브와 녹슬은 골격이 드러난, 야생화한 군용 사이버견이였다.
"큰일이에요!" 코토부키가 그쪽으로 다가가려 했지만, 부근에 대기하고 있었던 걸로 추측되는 왕국병 몇 명이 즉각 시체를 유린하는 기계 야생견을 에워싸고, 작렬총으로 쏴 죽였다. "깨애애앵!" "......" "......" 왕국병들은 광채 없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요그야카르타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는 것을 참고 왕국병들에게서 눈을 돌렸다.
금새 야시장 스트리트는 거짓말처럼 활기를 잃고, 공포가 그 자리를 지배했다.
('카로우시타이'에요.) 코토부키가 마스라다에게 속삭이며 설명했다.
(요그야카르타의 치안을 지키고 있는 왕국병입니다. 불길하게 들리는 이름대로의 분위기가 나네요.) 그들의 빛을 잃은 눈은 우키요에게 있어서도 괴이한 것일까.
그들은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 했다. 마스라다의 닌자 제6감은 위험을 예감했다. 그는 걸음을 재촉했다. 코토부키가 황급히 뒤를 쫓았다.
골목을 빠져나가, 비탈길을 오르고, 내려가서 아름다운 랜턴이 늘어선 수로(水路)로 나왔다.
수로에 맞대어, 잘 다듬어진 산울타리와 황금빛 조명으로 비춰진 요릿집 '카키노 숙장정'의 간판이 나타났다.
두 명은 근처의 나무 뒤에 숨어 상태를 살펴봤다. "......." 역시 닌자의 기척은 없었다, 그렇다면 세 번째 쪽인가.
"어떠신가요?" "없어." 마스라다는 시간을 아껴 바로 이동을 재개하려고 했다. 그리고 위화감을 느끼고 수로 건너편에 시선을 향했다.
두근. 고동이 세게 쳤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건너편을 깊이 노려봤다.
수로 저편, 골목으로 들어가려던 자가 갑자기 발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마스라다는 숨을 삼켰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헌팅캡을 쓴 그 남자의 눈은 붉었다.
바로 그 순간, 그 둘의 시선이 교차했다, 매우 강한 살기가 서로 충돌했다. 닌자다. 금방 알수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가 이상하다.......
"이......있었나요? 저 사람인가요?" 코토부키가 말을 걸었다. 마스라다는 고개를 저었다. 다르다. 사츠가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롱게이트가 아니야." 그는 속삭였다. 요그야카르타에도 여러 명의 닌자가 존재하는 것이다. 사츠가이의 기척만이 그에게 있어서의 도표였다.
그러니 이 남자는 무시해도 좋은 상대였을 터다. 하지만.......
이미 그 남자는 어둠 속에 녹아들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가자." 마스라다는 코토부키를 재촉하며 달려나갔다. 목적지는 세 번째의 고급 요리점이다.
파파파파파팟! 파파파파파파팟! 멀리서 폭죽이 조급하게 터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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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그야카르타 나이트레이드】#4
신호대기중인 리무진의 문 유리창을 두드리는 건 일곱빛깔의 피어스가 달린 선글라스를 쓴 노상 마약상이었다.
"효과 좋아, 스고이." 이빨을 드러내며 뒷자석에 앉은 롱게이트를 향해 웃는다, 운전수는 손짓하며 물러서라고 전했다.
"사진 찍자!" "네오 사이타마에서 잘 왔어!" 이번엔 스트리트 칠드런이 차를 에워쌌다.
"쫓아낼까요." 운전 야쿠자가 돌아봤다. 롱게이트는 미소지었다. "아니, 이제 회담 장소까진 얼마 안 남았겠지. 당신은 먼저 현지에 들어가 있어."
"롱게이트=상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잠시 기분 전환이나 하고 가려고." 갑자기 그는 뒷좌석 문을 열고 차 밖으로 내렸다. 곧장 아이들이 달라붙어 그의 장속을 붙잡으며 웃는 얼굴로 그를 올려다봤다.
"부디 몸조심하시길." 운전수는 못마땅한 목소리로 말하고, 신호가 바뀌는 것과 동시에 차량을 발진시켰다. 유리창이 없는 검은 밴 3대가 이을 뒤따랐다.
장난스럽게 차량의 행렬에 손을 흔든 뒤, 롱게이트는 아이들을 이끌고 시가에 들어섰다. 마약상은 이제 가망이 없다 보고 다른 봉을 잡으러 떠났다.
"적선 좀 부탁해!" "엄청 비싸보이는 차에 타고 있었지!"
자신에게 달라붙는 아이들에게 매몰차게 구는 일 없이, 그렇다고 해서 지갑을 몰래 빼앗기는 등의 부주의한 일도 없이 롱게이트는 과일 포장마차에 도달했다.
적절한 크기로 잘라낸 얼린 과일조각들을 꼬챙이에 꿴 과자가 얼음더미 속에 묻혀있다. 예쁜 광채를 뽐내는 그 음식은 마치 이 도시의 야경을 담아놓은 것처럼 보였다.
"만일 내가 너희들에게 돈을 준다고 해도......" 롱게이트가 아이들을 둘러봤다.
"그건 전부 어른들의 용돈이 되버리겠지, 안 그러니?"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쓴웃음을 짓는 아이도 있었다.
"그러니까, 너희들이 기뻐할 만한 걸 주마. 주인장. 이 아이들 인원수만큼 빙과를 주문하겠어." "Terima kasih!(고맙소!)" 포장마차의 주인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계산을 마치고 아이들을 본다. 아이들은 숨을 삼키며 롱게이트와 포장마차의 주인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롱게이트는 웃었다. "자, 왜 그러니. 하나씩 받아가렴. 더 먹겠다고 싸우진 말고." 와아! 하고 환성을 지르며 아이들은 포장마차에 몰려들었다.
그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이내 자신이 만든 이 소란에서 빠져나가 골목길로 발을 돌렸다.
배관 파이프의 그늘에서 축 늘어진 부랑자가 그를 올려다봤다. 롱게이트는 엄지손가락으로 은화 한전을 튕겨 그에게 적선했다.
그는 매우 기분이 좋았다.지팡이 따위를 쥐고 있었다면 휘파람을 불면서 그걸 빙빙 돌리며 걸었을 지도 머른다.
그런 모습을 스스로 상상하며 그는 가볍게 실소했다.
롱게이트에게 이러한 부류의 낮설은 것에 대한 접촉을 실컷 즐기는 취미는 없지만. 돌발적인 접촉도 경험해 보면 나름대로 즐거운 법이다.
그는 돌계단을 오르고, 금박이 칠해진 겹겹의 토리이릋 지나, 마침내 정원으로 들어왔다.
분수나 덩굴풀의 사다리가 질서있는 무질서에 따라 배치되어 있고, 향긋한 냄새가 맴돌다. 이 정원을 깊이 들어가면 언덕 위에 세워져 있는 목적지의 건물이 보인다.
저것이 회담 장소로써 지정된 고급 요릿집 '페라산 스카 시타'다.
보로부두르의 관리에게도, 롱게이트에게도 체면이 서는 곳이다. 온갖 사치를 다한 요리와 접대, 아름다운 여인들.
롱게이트는 언덕을 타고 올라가면서 이전에 타고 왔던 리무진과 검은 밴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는 걸 발견했다. 그는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곳은 도시에서도 특히 높은 지대에 세워진 건물이다. 벼랑쪽에 나 있는 난간에서 랜턴으로 밝혀진 수로와 조명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건물군, 석탑, 포장마차 지대의 텐트, 광장을 걸어가는 Wi-Fi 코끼리(*1) 등의 광경을 둘러볼 수가 있었다.
요릿집 정문의 양 옆엔 카로우시타이 병사 세명이 총검을 들고 나란히 서있었다, 탁한 눈을 롱게이트에게 향하고 흐느적거리듯 고개를 숙인다.
"도-모. 롱게이트입니다." 코우 타이 슈메이사의 ID카드를 보이자, 카로우시타이는 말없이 비켜섰다.
롱게이트는 미소짓고 끄덕이며 이 궁전같은 석조 건물 안에 발을 들였다. 곱게 차려입은 남녀 두 사람이 그를 맞이하며 홀을 지나 2층의 개인실로 안내했다.
세로로 긴 치장된 유리창. 탁자 위에는 금제 촛대.
"도-모. 코우 타이 슈메이사의 롱게이트=상." 자신을 부른 목소리에 돌아봤다. 그곳에 나타난 건 긴 소매의 승복을 연상케하는 기묘한 의상을 입은 남자였다.
그의 얼굴을 감추고 있는 연녹색의 베일에 수놓아진 무늬는 '로우 완의 증표'라 불리는 마술적 문장이었다.
"나는 그레이윌름입니다. 먼 길 오느라 수고가 많으셨군."
"황송합니다." 롱게이트는 고게를 두번 꾸벅인 후, 매끄러운 손놀림으로 명함을 꺼냈다. 홀로그램이 들어간 오프화이트 명함이다.
그레이윌름은 "으응." 하고 중얼거리고, 이를 받아 찬찬히 쳐다보다가 갑자기 그것을 꿀꺽 삼켰다.
롱게이트는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로 위압되선 안된다.
"시작해보지." 그레이윌름은 눈을 초승달처럼 가늘게 뜨고 웃으며 의자에 앉았다. 롱게이트도 맞은 편에 앉았다.
급사는 두 닌자 사이를 조금도 방해하는 일 없이, 빼어난 그윽함을 보이며 식기를 늘어놓고 연어를 백자 그릇에 두었다.
"건배." "건배." 우선은 평범한 대화가 오갔다. 그레이윌름은 보로부두르의 고위 관료이며, 샨 로어를 직접 알현하는 것이 허락된 사내다.
그리고 물론, 닌자이기도 하다. 롱게이트는 상대를 매우 조심스럽게 대했다. 그레이윌름이 곧 샨 로어라고 여기는 마음가짐으로, 주의 깊게 임한 것이다.
회색 소스가 부어진 닭고기, 젤리 형태의 무언과로 뭉쳐진 과실, 튀긴 생선. 그리고 스시. 어느것을 들어도 맛깔스러웠다.
롱게이트는 당연히 온갖 독이나 자아를 흐뜨려 교섭능력을 떨어지게 하는 물질 등에 대한 내성이 길러져 있고, 또한 그러한 수작을 민감하게 식별해낼 수 있다. 그것과는 별개로 이 요리들은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대접이었다.
"자, 그럼....." 식기가 정리된 뒤, 그레이윌름은 시선을 창문 쪽으로 돌리며, 살며시 자세를 고쳤다. 그것이 신호였다.
우선 롱게이트는 준비해 둔 호화롭게 장식된 홀쭉한 상자를 공손하게 꺼냈다. "교토의 양갱입니다. 그레이윌름=상의 마음에 드실련지요?"
"으응." 보로부두르의 관리는 미소지으며 이를 받아들였다.
당연히 그건 단순히 양갱이 담긴 상자가 아니다. 상자 바닥에는 코베인(금괴)가 잔뜩 깔려있다. 그레이윌름은 무게에서 이를 알아챘을 것이다.
"그래서, 무언가 있지 않나? 이번 면담에서 청하고 싶은 것이...." "그렇습니다." 롱게이트는 그윽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요그야카르타 근처 해역에 대한 당사의 무역상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흐음?"
"최근, 해적이나 정체불명의 바다괴물 따위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관측이 있어......당사의 배 또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건 큰일이로군." "예, 정말 큰일입니다." "전하께서도 이를 심려하실테지. 에-또......." "코우 타이 슈메이사입니다."
"으응, 에-또........코우........떠오르질 않는군." "공물 또한 준비해왔습니다."
"공물." 그레이윌름의 눈이 번쩍였다. "그건 어떠한 것인가?" "가이온(교토의 수도)의 숫처녀, 50마리입니다."
롱게이트는 몸을 탁자위로 내밀며 힘차게 말했다. 더욱이, 품에서 두루마기를 꺼내어 이를 탁상에 펼쳐보였다. 그것은 '목록'이었다.
"물론, 혈통을 알 수 없는 수상쩍은 품종은 없습니다. 모으는 것이 실제 곤란했지요."
"호호오!" 그레이윌름은 희색을 크게 나타냈다. "그러한가! 가이온? 물론 지상에서 자란 것들일테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롱게이트는 기회의 끈을 붙잡고, 이를 강하게 당겼다. "일정한 기준 이상의 사회적 지위가 있는 개체들 뿐입니다. 역시 그 몸에 고결함과 굴욕이 배어있지 않다면 왕께서도 기쁘게 받아들이시진 못하실 것이라 보았지요." "실로 그러하도다!"
롱게이트의 기분이 고양되었다. 그가 숨겨뒀던 마술이 피로되는 순간이다. 그는 이 순간만을 위해 살아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교섭용 카드의 기획 및 준비는 전부 그에게 일임되어 있다. 코우 타이 슈메이사는 그에게 거스르지 못한다. 그의 냉혹한 수법을 거스르지 못한다.
그의 가라테에 거스르지 못한다. 그리고 이국의 사악한 닌자라 할지라도, 욕망의 힘엔 거스르지 못한다.
"그래서, 실제로 가이온 계집들의 상태는 어떠한가?" "방금 50마리라고 전해드렸습니다만, 사실 실제로 운반해 온것은 51마리입니다."
롱게이트는 손가락을 튕겼다. 억압된 신음소리가 들려오며 클론 야쿠자가 교섭 카드를 끌고 왔다.
목줄로 묶여있는 매혹적인 드레스를 입은 여자다. "당신에겐 이것을." "오오!"
"피 또한 즐기신다고 들었습니다만?" 롱게이트는 자리에서 일어나, 칼을 맞부딪치는 요리사처럼 춉 형태를 취한 오른손으로 위로 펼친 왼쪽 손바닥을 긋는 시늉을 했다.
"으응." 그레이윌름의 미소는 베일 너머에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클론 야쿠자가 난폭하게 사슬을 당겼다.
"아이에엣........도와줘요" 여자가 애원했다. 롱게이트는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 냉정해지게. 상품의 부탁을 들어주는 상인이 어디에 있겠나!" "음후후후후!" 그레이윌름도 큰 소리로 웃었다.
클론 야쿠자는 신호를 받고, 여자의 머리카락을 잡아올려 뻣뻣히 치켜세웠다.
"피를 빼내는 일은, 보틀넥 컷 춉을 통했을 때 가장 신선합니다." 롱게이트는 말했다. "저는 몇번이고 시험해 봤지요."
"아이에엣.......아이에에.......!" 여자는 발버둥치지만, 클론 야쿠자에게 잡아당겨져서 이미 다리가 마루에서 살짝 떠 있는 상태다.
어느새 탁상엔 놋쇠 그릇이 차려졌다. 롱게이트는 손날을 문지르며 유유히 실내를 돌아다녔다. 그레이윌름은 탁자를 잡고 핏발선 눈으로 이를 지켜본다.
그리고 거기서 6미터 위, 천장 뒤쪽.
멘포의 「忍」「殺」문자가 붉은 열기를 내뿜고, 그 위의 두 눈도 또한 검붉은 선향 불꽃처럼 어둠 속에서 번뜩인다.
닌자 슬레이어는 천장재 너머에서 엎드려 그 잔학한 광경을 훔쳐보고 있었다. 으드득거리는 소리가 났다. 앞뒤로 갈리고 있는 자신의 이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는 가장 적절한 앰부쉬의 순간까지 기다리려던 계획을 스스로 버렸다.
SMAAASH! 주먹으로 내리쳐진 천장재가 튕겨나가, 정사작형의 타일이 아래로 사출되었다.
"아밧-!" 클론 야쿠자의 정수리에 천장재가 직격해, 머리를 깨부쉈다.
롱게이트와 그레이윌름은 반사적으로 대비하는 자세를 취했고, 여자는 그대로 기절하여 쓰러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수직낙하하며, 그대로 바닥에 삼점 착지했다.
"Wasshoi!"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창문 너머에서 결단적인 외침소리가 울려퍼졌다.
치장된 유리창이 밖에서 돌입해온 물체에 의해 깨지고, 방 안에 형형색색의 유리조각이 날아 흩어졌다.
쇄분동을 방불케 하는 기세로 침입해 온 것은, 검은 장속의 닌자였다. 장속의 곳곳에는 숯불같은 주황색의 빛이 감돌고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흑등색의 닌자의 멘포에는 「殺」「伐」의 한자가 새겨져 있었다.
한 쪽은 방 한가운데, 다른 한 쪽은 창가에. 두명의 침입자는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취해야 할 행동은 정해져있다. 아이사츠는 신성불가침한 규율. 고사기에도 써져 있다.
네 명의 닌자는 직립하며 아이사츠를 준비한다. 방 안의 공기가 무겁게 소용돌이쳤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닌자 슬레이어가 아이사츠했다. 매섭게 쏘아보는 눈동자에 검붉은 불꽃이 일렁였다.
이에 답하듯 다음에 아이사츠한 것은 흑등색의 닌자였다. ".......도-모. 사츠바츠 나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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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忍◆殺◆伐◆
◆네 명의 닌자는 직립하며 아이사츠를 준비한다. 방 안의 공기가 무겁게 소용돌이쳤다.".....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닌자 슬레이어가 아이사츠했다. 매섭게 쏘아보는 눈동자에 검붉은 불꽃이 일렁였다. 이에 답하듯 다음에 아이사츠한 것은 흑등색의 닌자였다. ".......도-모. 사츠바츠 나이트입니다."◆
【요그야카르타 나이트레이드】 #5
"도-모, 롱게이트입니다." "도-모. 그레이윌름입니다."
습격을 받은 두 닌자가 아이사츠에 응했다. 전원이 뉴런을 한계속도까지 회전시키고 있었다.
이 방의 시간의 흐름은 거의 정지한 것처럼 보였다. 지금 벌어진 사태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는 자는 이 자리에 없었다.
"사츠바츠 나이트...!" 그레이윌름이 신음했다. 롱게이트는 그레이윌름의 긴박한 목소리를 듣고 이 자들이 샨 로어 측의 자객이 아님을 확인했다.
그는 테이블을 차 넘어뜨리고, 그레이윌름과 등을 맞대며 가라테를 취했다.
(나머지 한 마리는 어떠한 놈인지요.) (필시 사츠바츠 나이트의 협력자일 터!)
한편, 닌자 슬레이어는 불가사의한 감각에 부딪쳤다. 이전에 느낀 것과 같은 위화감이다.
이 흑등색의 닌자의 정체는 수로 너머에서 마주친 그 자가 틀림없다. 이 자도 침입하려고 대기를? 목적은 뭐지?
단서가 되는건 그레이윌름이 향하고 있는 적의 뿐이다. 그레이윌름과......즉, 샨 로어와 대립하고 있는 닌자인가.
천장 뒤에서 나라쿠 닌자가 전해준 정보가 되살아난다.
그레이윌름은 무카데 닌자 클랜의 닌자소울 빙의자. 그리고 롱게이트는 카제 닌자 클랜의 닌자소울 빙의자다.
그러나 롱게이트는 사츠가이에게 새로운 힘을 부여받았다. 대처법대로 되진 않겠지.
"닌자......슬레이어......!" 흑등색의 닌자가 눈을 크게 뜨고 중얼거렸다.
(나라쿠!) 마스라다는 뉴런의 동거자와 공명했다. 불가사의한 사내다. 적어도 닌자소울 빙의자는 아니었다.
(((아직 살아있었느냐))) 나라쿠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마스라다는 물었다. (저건 누구야.)
(((저 자는 사츠바츠 나이트. 태고의 암살술 '챠도'의 숙련자이며, 성가신 리얼닌자다.)))
리얼닌자. 이는 즉, 킨카쿠에서 내려온 소울에 빙의된 자가 아니라, 직접 수행을 거쳐 닌자로 화한 자들을 뜻한다.
(((마스라다여, 허나 당장 우선해야 할 것은 사츠가이의 닌자다. 죽여라!)))
"이얏-!" 그러나 가장 먼저 움직인 닌자는 그레이윌름이었다.
이 결과엔 몇 가지의 요인이 섞여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사츠바츠 나이트를 이미 알고 있었으며, 그가 나타난 것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가 뻗은 양 팔의 소매에서 각각 꿈틀거리는 그림자가 튀어나와 사츠바츠 나이트와 닌자 슬레이어를 동시에 노렸다.
오오, 그것은 실제 사람의 팔뚝만큼 두껍고 커다란 살아있는 지네였다. 무카데 카나시바리 짓수!
사역마를 방불케하는 짓수의 마물은 사츠바츠 나이트와 닌자 슬레이어의 반응속도를 뛰어넘는 속도로 덮쳐들어 두 명의 동체에 밧줄처럼 휘감겼다.
"" 이얏-! "" 두 명의 닌자는 각자를 휘감은 지네의 머리를 춉으로 깨트려 죽여, 이 구속에서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였다.
"꾸웩-!" 그레이윌름의 베일이 걷어올려지며 그 입에서 세 번째 무카데 카나시바리가 내뱉어진 것이다.
한층 더 커다란 지네가 닌자 슬레이어에게 덮쳐들어, 그에게 휘감겼다. "으윽-!"
"좋아, 좋구나! 우선 이걸로 됐다." 그레이윌름은 구속상태의 닌자 슬레이어에게서 시선을 돌려 사츠바츠 나이트를 노려봤다.
"사츠바츠 나이트를 죽여라, 롱게이트=상. 저 놈은 전하의 짓수에 당해 쇠약해진 상태이니!" "알겠습니다." 롱게이트는 사츠바츠 나이트에게 덤벼들었다.
"이얏-!" 재빠른 숏 훅이 정체불명의 충격파를 발했다! 공기로 생생된 초자연적인 칼날이 방어자세를 취한 사츠바츠 나이트를 베어갈랐다.
거기에 더해 그레이윌름이 안구를 노리는 찌르기를 내질렀다. "이얏-!" "이얏-!" 사츠바츠 나이트는 원을 그리듯이 손을 움직이고 고개를 젖혀 간신히 이 동시공격을 버텨냈다.
(((저것은 로우 완의 저주!))) 나라쿠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사츠바츠 나이트의 몸에 새겨진 지네 형태의 낙인을 마스라다의 시야에 쬐어냈다.
(((이 놈, 무카데 닌자에게 당해도 크게 당한 모양이로구나. 마스라다! 어쨌든 이는 호기다. 어서 구속에서 벗어나......)))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양 팔에 힘을 기울였다. 지네가 뿌드득거리는 소리를 내며, 겉껍데기의 틈새 사이사이에서 보라색 즙이 흘러나왔다.
이 불쾌한 구속이 완전히 찢어져 사방으로 터질 때까지 앞으로 2초, 또는 3초.
진흙처럼 둔해져가는 시간감각 속에서 마스라다......닌자 슬레이어는, 사츠바츠 나이트를 주시했다.
그의 몸을 침범해가는 저주와, 그 저주에 저항하는 알 수 없는 힘의 흐름을 보았다.
"스읍......하아......!" 특이한 호흡소리와 공기의 일렁임이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
사츠바츠 나이트의 전신을 흐르고 있는 힘은 이 호흡에 의해 생성되는 신비적인 가라테였다.
흑등색의 닌자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길게 내뱉으며 싸우고 있다. 그것이 저주의 효력을 억제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집중하느라 닌자 두명의 연계공격에 반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잘 버텨내고 있었다.
그레이윌름의 기괴한 춉 찌르기 공격과 롱게이트의 충격파를 동반한 가라테를 계속 받아내고 있지만, 간신히 치명타만은 피하고 있다.
팔의 움직임. 다리의 움직임. 가라테의 형(型). 마스라다는, 일종의 신선한 경이로움을 느끼며 그 움직임을 지켜봤다.
"이얏-!" 지네가 사방으로 터져 날아갔다! 닌자 슬레이어는 일순의 주저도 없이 전력의 가라테로 롱게이트의 배후를 덮쳤다.
"이얏-!" 롱게이트가 사라졌다. 다음 순간, 등에 강렬한 충격을 받은 것은 닌자 슬레이어 쪽이였다.
"끄악-!?" 깨진 창문 방향으로 튕겨져 나가면서. 그는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되돌아보려고 했다.
견갑골 째로 등 뒤를 베어, 그대로 도려낼 심산이였던 불꽃 갈고리 공격이 도달하기 직전, 분명 롱게이트는 갑작스레 사라졌다.
그리고 닌자 슬레이어의 등 뒤에서 나타나, 거꾸로 닌자 슬레이어를 뒤에서 공격한 것이다! 그의 상황판단은 이 믿기 어려운 냉혹한 답을 산출해내었다...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옥외로 떨어졌다!
(((이것은 마바타키(瞬き;눈깜빡임) 짓수!))) 나라쿠가 신음하며, 초자연적인 불꽃이 닌자 슬레이어의 금이 간 등뼈를 도로 엮어냈다.
닌자 슬레이어는 기절하려는 걸 참고, 공중에서 회전해 균형을 잡으며 오른팔의 갈고리 로프를 내던졌다.
순간적으로 투척된 로프의 갈고리는 롱게이트가 재빨리 들어올린 왼팔의 장속을 돌돌 감았다. 롱게이트는 웃었다.
"이대로 2대 1을 유지하는 건 어려울 것 같군요......" "으응, 층분해." 그레이윌름이 활시위처럼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이얏-!" 롱게이트는 자신을 당기는 로프의 힘에 일부러 저항하지 않으며, 스스로 닌자 슬레이어를 쫓아가듯 뛰어올랐다.
뛰어오르면서 그는 연속으로 돌려차기를 내질렀다. "이이-야얏!" 충격파가 닌자 슬레이어를 덮친다!
퍼벙! 퍼벙! 귀를 찌르는 파열음, 휘두른 팔이 공기의 충돌로 인해 그대로 튕겨나간다. 이대로 공중에 있는건 무방비의 극치.
닌자 슬레이어는 근처에 자란 나무의 가지를 봤다. 갈고리 로프를 롱게이트의 팔에서 풀고, 저 가지로..... "이얏-!" 갈고리로부터 해방된 순간, 롱게이트는 사라졌다!
(((으음, 이것은!))) 나라쿠의 당황한 기색이 뉴런을 흔들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공중에서 자신의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온 롱게이트의 양팔에 구속되고 있었다. 고오오오......바람이 귓가에서 세차게 분다.
(((이것은 암흑 가라테 오의, 앨라바마 떨구기! 건방진.......!)))) 천지가 뒤집히며, 나라쿠의 외침소리가 멀리 떨어졌다.
"이얏-!" 롱게이트는 닌자 슬레이어와 같이 지면을 향해 낙하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옛적 텍사스 독립전쟁에 있어 앨라바마의 대지를 살육의 피로 물들였다고 하는 전설의 닌자, 데스 프롬 어보브의 히사츠 와자가, 지금 이 요그야카르타의 땅에서 무자비하게 구사되려고 한다!
낙하하는 와중, 무한대에 가까이 늘어진 주관적 시간감각 속에서, 닌자 슬레이어는.......마스라다 카이는, 붉게 불타는 눈으로 부릅떴다.
떨어지면 죽음 뿐인가. 사츠가이에 다다르지도 못한 채, 이 땅에서 지고 마는가..........웃기지 마. 난 개죽음이나 당하려 되살아난 게 아냐.
세계가 산산이 흩어지고, 어둠 속에 그는 떠있었다. "스읍......." 우선 떠오른 것은 호흡이었다.
대지가 그의 정수리를 감싸안을 때까지, 유예시간은 아마 한숨 돌릴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어디까지 버틸 수 있나. 아니. 버티는 거다. 반드시.
자신의 뉴런에 새겨져 있는 흑등색의 닌자의 움직임을, 마스라다는 풀어헤쳤다. 복잡하게 접혀진 오리가미도, 펼쳐보면 정방형의 종이 한 장일 뿐.
한계까지 들이킨 숨은 그대로 나라쿠의 암흑의 화로에 지펴져 사악한 검붉은 불꽃으로 변했다.
챠도 호흡. 아니, 마스라다는 챠도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것은....... "후우.......!" 압축된 나라쿠의 불꽃이 전신에 역류한다!
뉴런이 하얗게 달궈지며, 불타는 대나무 숲, 마스라다 자신도 모르는 기억이 떠올랐다!
"스읍-!" 닌자 슬레이어의 검붉은 장속이 한층 더 강하게 타올랐다. 롱게이트는 동요했다.
강렬한 열기에 삼켜진 롱게이트의 구속력이 서서히 약해진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후우-!"
지면에 충돌하기까지 0.5초 전. 닌자 슬레이어는 타오르는 손으로 배후에 있는 롱게이트의 뒷목덜미를 잡아, 강제로 무게중심의 컨트롤을 빼앗았다.
"이얏-!" 두 닌자는 지면에 충돌했다. 충돌점을 중심으로 검은 불꽃이 소용돌이치며 대지에 퍼져나갔다!
"" 끄악-! "" 폭발 한가운데서 두 닌자는 서로 엇갈리며 튕겨져나가, 다시 자세를 바로잡으며 착지했다.
뉴런 속에 떠오른 정경의 편린은 그대로 불꽃 속에서 연소해 녹아내리듯이 사라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무릎을 꿇고 눈 앞의 적을 노려봤다. "스읍......후우......" 검은 불꽃이 터지면서 그의 장속의 표면에 몇번이고 퍼졌다.
다 흘려보내지 못한 앨라배마 떨구기의 데미지를 불꽃은 새로운 증오의 힘으로 승화시켜 갔다. "스읍......후우......!"
"네놈. 뭐하는 자냐." 롱게이트는 가라테 경계를 취하며 거리를 벌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일으키며 낮게 중얼거렸다.
"......대강 알겠어." 다시 맛보게 된 그 감각. 오리가미를 처음 알게 되었던 그 때와 같다. 자기 앞에 펼쳐진 그 정신이 아득해지는 길다란 길의 입구.
한 걸음 내딛는다. 롱게이트는 한 걸음 물러섰다. "뭐하는 놈이냐고 물었다!"
"나는 닌자 슬레이어다." 마스라다 카이는 말했다. "나는 네놈을 죽이려 왔다. 사츠가이라는 자를 알고 있겠지."
쥐고 있는 주먹에서 뿌득대는 소리가 났다. 가라테다. "사츠가이......" 롱게이트가 중얼거렸다. "사츠가이가......네놈의 목적이란 거냐......!?"
한 걸음 내딛는다. 두 눈동자가 검붉게 타오른다.
롱게이트는 스스로의 충격과 당황을 순식간에 극복해낸 뒤, 소닉 가라테를 다시 취했다.
두 닌자 사이의 공기가 0.2초 동안 억눌리고......해방되었다!
"Wasshoi!" 닌자 슬레이어는 땅을 박차며 롱게이트를 향해 뛰어올랐다!
【요그야카르타 나이트레이드】 #6
"보아하니, 보아하니!" 그레이윌름이 조소했다.
롱게이트가 닌자 슬레이어와 같이 창밖으로 뛰어내리면서 수적 우위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이쿠사 배틀의 주도권은 그레이윌름에게 있었다.
"과연, 아무래도 저 자는 네가 고용한 자객은 아닌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역시 네놈은 아무 생각도 없이 다시 패배를 맛보기 위해 나타났다는 소리렷다!"
"스읍......하아......" 사츠바츠 나이트는 깊이 숨을 들이쉬며 그레이윌름의 타격을 막았다.
관절이 세 개는 들어있는 듯한 긴 리치를 가진 그레이윌름의 팔에서 내질러지는 유연한 춉 찌르기는 항상 사츠바츠 나이트의 반격범위 밖에서 들어왔다.
1대1 상황이 된 지금에 와서도 전세를 뒤집을 실마리는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잘 알겠구나, 사츠바츠 나이트=상. 지금까지, 그리고 바로 이 순간에도 너는 죽음의 비탈길을 향해 천천히 굴러 떨어져가는 중일 테지.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건 용하다만, 그 생기를 잃은 가라테는 정직하구나. 로우 완의 저주는 일분 일초마다 네놈의 심장을 갉아먹고 생명을 깎아낼 지어니!"
지네를 연상케 하는 찌르기 공격이 관자놀이를 스친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발차기로 반격하지만, 그레이윌름은 기묘한 유연성을 발휘해 이를 의연하게 피해 보이고, 역으로 사각에서 발차기를 내질렀다.
"이얏-!" "끄악-!" 사츠바츠 나이트는 튕겨져 나가, 마루를 구르고, 화병들을 깨트리며 간신히 낙법을 취했다.
그레이윌름은 지체없이 추격해왔다. 지면을 차고 뛰어올라 수레바퀴처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이얏-!" 몸을 웅크린 지네와도 같은 자세에서 순식간에 구사된 것은 단두형의 도끼를 방불케 하는 내려찍기다.
사츠바츠 나이트는 그 순간, 숙였던 얼굴을 들어올리며 붉은 눈동자를 빛냈다.
그가 깊은 호흡을 멈추고, 왼 팔을 굽히며, 팔꿈치를 앞으로 내미는 기묘한 방어자세를 취한 것은 단 한 순간...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의 아주 잠깐동안의 일이었다.
그레이윌름의 의기양양해있던 눈가가 크게 펴졌다. 어째서인가 그는 가슴 한 가운데에 사츠바츠 나이트의 오른주먹을 정통으로 받고 있었다.
이상하다. 그렇게 생각한 바로 다음 순간 그레이윌름은 나선궤도를 그리며 떨어져 날아가, 벽을 깨부수고, 마루에 내동댕이쳐지고 있었다.
"끄악-!?" 경악, 고통, 공포, 부조리. 구토하면서 나뒹군다.
두개골마저 쪼갤만큼 강력한 가라테의 내려찍기가 사츠마츠의 팔을 파괴하고 그대로 정수리에 찍힌다…
...그럴 터였다. 상상과 현실의 차질이 그에게 덮쳐들어, 바로 직전의 기억이 주마등 리콜했다. 그레이윌름은 전율했다.
발꿈치 내려찍기는 사츠바츠 나이트의 왼팔 팔꿈치 위를 비트는 불가사의한 방어자세에 닿았다. 바로 그 순간, 사츠바츠 나이트는 왼팔의 비틀림을 완전히 풀었다. 타격이 무효화되고, 흘려져 나가고……그렇게 무너진 자세에 오른주먹이 날아왔다.
"이럴 순 없다.....이것은" 그레이윌름은 바닥을 더듬으며 일어서려고 했다.
사츠바츠 나이트가 그가 날려진 복도로 나왔다. 한 걸음 한 걸음 힘껏 발을 디디며 천천히 다가온다.
그레이윌름은 신음했다. "네놈은 이미 패배했을 터다......왕의 힘 앞에......!"
"그렇다." 사츠바츠 나이츠가 끄덕였다. "샨 로어. 무시무시한 닌자다. 분명 그 자에게 나는 한번 굴하고 말았지."
"꾸웩-!" 그레이윌름은 몸을 젖히며 입에서 앰부쉬 지네 카나시바리를 토했다!
하지만 결국 언 발에 오줌누기! "이얏-!" 사츠바츠 나이트는 순식간에 반응하여 입 밖으로 나오려던 지네의 머리를 짓밟아 바닥에 고정시켰다.
"꾸웩-!?" "......하지만, 그대는 아니다." 검은 장속에 맴도는 등색의 불꽃이 부지직거리며 소리를 낸다.
"그리고......" 시츠바츠 나이트는 손을 들어올려 춉의 준비를 했다.
"다음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놈에게 날 살려둔 것을 후회하게 해 주마......" "이놈!"
사츠바츠 나이트의 신체에서 뼈와 근육이 삐꺽이는 소리가 들렸다. 저주의 효과다. 하지만 그를 즉사시킬 만큼의 위력은 없다. 춉을 내리치는 것을 멈추진 못한다...!
"이얏-!" "아밧-!" 내리쳐진 춉이 그레이윌름의 정수리를 쪼개며 뇌수가 사방으로 튀겼다.
치명상을 입은 그레이윌름의 입 속으로 사츠바츠 나이트는 억지로 손을 집어넣어, "이얏-!" 온 힘을 다해 잡아당겼다! "아밧-!"
그것은 생생하게 펄떡이는 혀다. 그 표면에는 인두질이라도 한 것처럼 지네 모양의 인장이 새겨져 있다... "사요나라!" 그레이윌름은 폭발사산했다.
사츠바츠 나이트가 취한 잔심은 몹시 고통에 겨워 보였다. 폭발사산한 잔해가 바람에 흩어진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손바닥 위해서 여전히 펄떡대고 있는 혀를 품에서 꺼낸 주머니 속에 넣고 조심히 다시 끈으로 묶어 다시 품 속에 넣었다.
"우선 한 마리……"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중얼거림은 그대로 거친 호흡으로 변했다. "스읍......하아......"
이번 전투는 너무 힘을 소모했다. 그레이윌름의 살의를 감지해내어 겨우 승기를 붙잡았다. 위태로운 이쿠사 배틀이었다.
하지만 이걸로 한 발짝이다. 그는 자신의 '자손'들을 비호하며, 자손들 또한 자신을 지키게 한다. 그레이윌름도 그 중 한명이었다.
지네의 왕을 무찌르고 저주를 푸는 때는 아직 멀었으니......
"닌자......슬레이어......!" 그리고 그는 입에 올렸다. 검붉은 장속으로 몸을 감싼 그 닌자의 이름을.
그는 닌자 슬레이어를 알고 있다. 과연 어떠한 저주가 그 청년을 닌자 슬레이어로써 존재하게 만든 것인가.
하지만 그에서 더이상 그 자의 뒤를 쫓을 힘은 없다. 이 나라에서 벗어날 힘도 없다. 이 땅에 발이 묶인 것이다.
호흡이 흐뜨러지고, 기침을 연거푸 하고, 휘청인다. 등을 웅크리며, 호흡을 바로 했다.
이 소란을 듣고 황급히 달려온 요릿집의 급사가, 자신을 스쳐지나간 흑등색의 그림자를 목격하고 그 자리에서 뻣뻣히 굳어서 조용히 실금했다.
◆◆◆◆◆◆◆◆◆◆
퍼벙! 퍼벙! 롱게이트의 소닉 가라테 충격파가 밀집한 대나무들을 송두리째 날려버린다.
파릇파릇한 대나무들이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비스듬히 쓰러져가는 가운데, 닌자 슬레이어는 연속으로 옆돌기를 행하여 롱게이트에게 찰싹 붙어서 짐승의 발톱처럼 손으로 후려치려 했다. 롱게이트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얏-!" 직후, 배후에서 롱게이트가 덮쳐왔다.
"이얏-!"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는 크게 후려치려던 기세를 싣고서 바로 뒤쪽을 향해 돌려차기를 꽂아넣고 있었다.
휘둘러진 발이 롱게이트의 옆구리에 명중했다! "끄악-!"
롱게이트는 낙법을 취하며 백덤블링으로 거리를 벌렸다. 검붉은 안광의 궤적이 어둠 속을 가로질렀다.
롱게이트가 숲에서 정원으로 피하고 0.2초 후, 롱게이트가 앞으로 기울은 자세로 뛰쳐나왔다.
"이얏-! 이얏-!" 퍼벙! 퍼벙! 가라테 충격파가 발사되어 닌자 슬레이어의 장속을 찢는다. 피해가 얕다! "어설퍼." 그는 중얼거렸다.
중거리 간격의 이쿠사 배틀에서 우세를 점하는 카제 클랜의 가라테 충격파. 원 인치 거리까지 파고들면 그 우위는 무너진다.
그러한 클랜의 약점을 마바타키 짓수의 순간이동이 보완해주고 있다. 하지만 변환자재처럼 여겨지던 그의 이동 테크닉도 점차 단조로워지고 있었다.
순간이동 후의 기습도 연이어 예측당하고 있다. 롱게이트는 앨라바마 떨구기에서 벗어나 자신을 맹추격하는 닌자 슬레이어의 기백에 압도당하고 있었다.
이길 수 있다. 이 기세를 놓쳐선 안된다. 닌자 슬레이어는 검은 불꽃의 화로에 가라테를 주입한다.
KRAASH! 두 닌자의 전투에 휘말려 정원의 석제 등롱이 산산히 부서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롱게이트의 원 인치 거리에 다시 접근해 불꽃의 갈고리를 휘둘렀다.
롱게이트가 사라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휘둘러진 손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손목에서 갈고리 로프를 발했다. "끄악-!?" 포착했다!
닌자 슬레이어의 전방 360도를 후려친 갈고리 로프는 사선 뒤에서 출현한 롱게이트의 어깨를 잡았고. 그대로 휘감겨서 움직임을 봉한 것이다!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즉각 수리켄을 던져 롱게이트의 어깨관절에 명중시켰다.
롱게이트는 몸부림치면서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었다. "잠깐!"
"이얏-!" "끄악-!" 로프를 당기자, 롱게이트는 균형을 잃으며 한쪽 무릎을 꿇고 신음했다.
"기다려라......닌자 슬레이어=상!" "그렇다면 말해라." 닌자 슬레이어의 눈동자가 타올랐다.
"나는 내 목적을 말했다. 너는 사츠가이에 대해 말해라......!" "말하겠어.......정말이다!"
두근. 두 사람의 고동이 동시에 세게 쳤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고, 밤하늘에 불꽃이 터졌다.
"사츠가이는.......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줬어." 롱게이트의 이마를 땀이 타고 흘렀다.
"이미 알고 있어." 닌자 슬레이어는 차갑게 말꼬리를 잘랐다. "말해라." "서.....선즈 오브 케이어스는, 그와 접촉한 닌자들의 상호조합이야."
"......."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롱게이트는 기츰을 했다. "사츠가이는 전조도 없이 나타나선......그저 주고, 떠날 뿐이야."
"놈의 목적은 뭐냐." "모르겠어......" "네놈들의 목적은 뭐냐." "공유......그렇지." 롱게이트는 중얼거린다.
"공유다. 하지만 모든 것은 밝히지 않은 자도 있어......'두 번 접촉한 자'가.......!"
"두 번이라고!" "놈은 공유하려 하지 않아.......하지만 녀석은 나보다 진실에 가깝지......이 나보다도......!"
롱게이트의 목소리에 격한 감정이 뱄다. "이걸로는 부족하단 말이다! 그 자식.......!" 하지만 그가 그보다 더 큰 감정을 토로하는 일은 없었다.
그 대신, 살기가 되살아났다. "아아, 역시 선행은 베풀고 보는 법이야. 행운이 돌아왔군." 그리고 외쳤다. "쏴라!"
""" 까고자빠졌넴마-! """ 직후, 닌자 슬레이어의 등 뒤에서 담 위에 죽 늘어선 증원의 클론 야쿠자들이 일제히 어설트 라이플을 발사했다!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반사적으로 수리켄을 복수 투척해 몇 명을 죽였으나, 중과부적이다! 총탄의 폭풍! BRATATATATATATATATATATA!
"으읏-!" 닌자 슬레이어는 쏟아지는 총탄을 받으며 롱게이트를 향해 뛰었다. 피물보라가 튀고, 장속이 불타면서 재생된다.
롱게이트는 다시 소닉 가라테를 준비했다. "이것이 내 풍림화산이다! 죽......." KRAAASH! 담장을 부수면서, 주차되어 있을 터인 리무진이 드리프트하며 들어왔다!
"아밧-!" 담의 파괴에 휘말려 클론 야쿠자가 두명 죽었다. 하지만 총격은 멈추지 않는다. BRATATATATATA........
끼리리릭! 리무진이 뛰쳐나와 닌자 슬레이어를 사선에서 가로막듯이 정지했다. 차체의 측면이 벌집처럼 변해간다!
운전석에서 외치는 소리! "닌자 슬레이어=상! 해치워 버려요! 도-조!"
목소리의 당사자는 코토부키! 이러쿵저러쿵 물어볼 여유따윈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결단적으로 발을 디뎠다.
급가속. 롱게이트가 마바타키 짓수로 벗어나는 것 보다도 한순간 빨리 불타는 손이 그의 목덜미를 잡았다.
롱게이트는 닌자 슬레이어와 함께 사라지고, 잠시 후 함께 나타났다. "말도 안돼......."
"이얏-!" "끄악-!" 강렬한 박치기가 롱게이트의 이마를 깨트렸다. 놓지 않는다. 놓치지 않겠다!
"이얏-!" "끄악-!" 무릎차기를 박아넣는다. 롱게이트가 몸을 지키려고 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롱게이트를 붙잡은 채, 죽음의 주먹을 결단적으로 치켜올렸다!
◆"이얏-!" "끄악-!" 강렬한 박치기가 롱게이트의 이마를 깨트렸다. 놓지 않는다. 놓치지 않겠다! "이얏-!" "끄악-!" 무릎차기를 박아넣는다. 롱게이트가 몸을 지키려고 한다.닌자 슬레이어는 롱게이트를 붙잡은 채, 죽음의 주먹을 결단적으로 치켜올렸다!◆
【요그야카르타 나이트레이드】#7
"이얏-!" "끄악-!" 그리고 한방 더! 이미 롱게이트의 의식은 몽롱한 상태다.
닌자 슬레이어는 적을 때릴 때마다 자기 안의 나라쿠의 화로가 분노로 가득 찬 불꽃을 뿜어내는 것을 느꼈다.
(분노다. 분노가 나와 나라쿠 닌자를 이어주고 있어.) 닌자 슬레이어의 눈동자가 타올랐다.
마스라다. 나라쿠. 빼앗기고, 부스러지고, 그럼에도 이 현세에 남아있는 자들.
분명 분노가 사츠가이에 다다르기 위한 길을 열어주리라. 하지만 이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이얏-!" "끄악-!"
이쿠사 배틀은 탁류와도 같다. 맞버팀의 둑이 터지면 곧바로 어느 한 쪽을 파멸으로 휩쓸어 간다.
맞버팀 상태를 어떻게 깨트리고, 노도처럼 상대를 압도해 보이는가.....그것이 바로 가라테인 것이다!
"이얏-!" "끄악-!" 롱게이트는 궁지에 몰려 있다. 그렇기에 기사회생의 반격의 실마리를 필사적으로 찾는다. 그리고 그걸 용납할 생각은 없다!
"닌자에게 죽음을!"
"이얏-!" 롱게이트가 숏 어퍼를 내질렀다. 닌자 슬레이어는 고개를 뒤로 젖혀 근접 카제 타격을 피했다.
원 인치 거리, 더욱이 궁지에 몰린 상태에서 롱게이트가 취할 행동은 쉽게 좁혀진다. 이걸로 끝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롱게이트의 안면을 붙잡고 들어올려, 그대로 내리찍었다. "끄악-!" 후두부를 정원의 대리석에 부딪쳐져 롱게이트의 머리가 으깨졌다.
"사요나라!" 롱게이트는 폭발사산했다. 이와 동시에 클론 야쿠자의 총격으로 너덜너덜해진 리무진의 차내에서 코토부키가 밖으로 굴러나왔다.
KABOOM! 연료탱크가 폭발했다.
"이, 이기셨군요?" 그를 향해 쓰러질 듯한 기세로 달려온 코토부키의 목덜미를 붙잡고, 닌자 슬레이어는 일단 안전지대인 석제 등롱의 그늘 아래로 그녀를 내던졌다. 오이란드로이드는 공중회전하며 고양이처럼 가볍게 착지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담벼락을 돌아보며 일렬로 늘어선 클론 야쿠자들에게 수리켄을 투척했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사격장의 표적처럼 담 위에 나란히 서있던 클론 야쿠자들은 차례차례 쓰러져 담 뒷편으로 쓰러져 갔다.
"훌륭한 솜씨시네요!" 습격해온 야쿠자들이 전멸하자 코토부키가 다시 그에게 다가왔다. 물론 그녀도 상처 없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적잖은 총상을 입은 것이 보였다. "하지만, 또 올겁니다!"
"무모한 짓을.."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나중에 창고에서 스스로 고치면 되니까요." 코토부키는 왼팔 팔꿈치 위의 찢어진 상처를 더듬었다.
"그것보다도, 저기 보세요!" 그녀가 가리킨 곳에 있는 것은, 대문을 건너 줄지어 들어오는 카로우시타이의 병사들!
"bunuh-!(*1)" "menewaskan!(*1)" 각자 외쳐대며, 빨리감기한 인형극을 연상케 하는 움직임으로 달려든다!
"뒷문으로 도망치자." 닌자 슬레이어가 지시했으나, 코토부키가 고개를 저었다. "맞서 싸워 정문으로 돌파해서 가야 합니다. 문 밖에 주차된 차가 위험해요!"
이유를 일일히 물어볼 시간따윈 없다. 닌자 슬레이어가 가라테를 다시 취하자마자 반월도로 무장한 카로우시타이 부대와의 백병전이 시작됬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하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가 두 명을 쓰러트릴 때, 코토부키는 그의 쿵푸로 한 명을 쓰러트렸다.
후방의 병사들이 사격을 시작했으나, 닌자 슬레이어가 수리켄을 투척해 그들을 살해했다. 마지막 한 명은 코토부키의 날아차기에 쓰러졌다.
"이거에요!" 코토부키가 달려간 곳엔 나란히 주차된 검은 밴 세 대가 있었다. 그녀는 백도어를 주먹으로 두드리며, 귀를 갖다댔다.
"안에 사람이 있어요! 훌쩍이는 소리가!" 그리고 잠금장치를 가리킨다. "저를 경유하서 타키=상에게 이 패널을 해킹…."
KRAASH! 닌자 슬레이어가 완력으로 백도어의 잠금장치를 파괴했다.
억지로 백도어를 열어올리자, 차량 안에서 절망한 표정의 소녀들이 두려워하며 두 사람을 올려봤다. 닌자 슬레이어는 얼굴을 찌푸렸다.
자세한 경위는 천장 뒤에서 층분히 들었다. 허나 그 사츠바츠 나이트라는 자는 뭐였지? 그레이윌름은 쓰러트린 건가? 지금 생각할 일은 아니다.
고개를 저으며, 다른 차량의 잠금장치를 이어서 파괴한다.
"모두들, 도망쳐요! 빨리!" 코토부키가 바깥쪽을 가리키며 재촉하자, 소녀들은 머뭇머뭇 차량 밖으로 내려와 서로를 마주봤다.
닌자 슬레이어는 세번째 밴의 백도어를 파괴하며, 코토부키를 째려봤다. "이런 일을 해봤자 끝이 안난다고." " '의를 보고도 행하지 않음은 용기가 없음이라' 랍니다."
"너희들. 미안하지만 나머지는 알아서 해결해." 닌자 슬레이어는 그들에게 단언했다.
코토부키는 불만스러워 했으나, 실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였다. 이 땅에 머무는 기간이 늘어나면, 샨 로어, 즉 국가 그 자체가 자신들을 적대하게 되고 말리라.
"부디 모두들, 몸조심하세요." 코토부키는 고개를 숙인 후, 닌자 슬레이어의 뒤를 따랐다.
◆◆◆◆◆◆◆◆◆◆
치익- 치익-.......요릿집의 경보가 울리는 가운데, 그들은 비탈길을 달려서 내려와, 혼잡한 도시의 거리 속으로 사라졌다.
불꽃이 밤하늘에서 터지고, 등롱을 실은 배가 수로 위에서 흘러간다. 『yo, 또 성가신 일이 생겼었나 보지? 이제 끝난거 같다만.』 타키의 통신이 들어왔다.
『뭐든 좋으니까 포탈으로 귀환할 시간엔 맞춰 달라고. 알겠어?』 "그래."
『너희들의 출현에 맞춰서, 이쪽......즉 네오 사이타마 쪽의 시설을 내가 교란시킬 필요가 있어, 이해했지?』 "알고 있다."
『기념품은 그쪽의 사이버 물담배로 부탁해.』 "헛소리 마."
닌자 슬레이어는 그늘 아래서 장속을 버리고 관광객의 차림이 되어 태연한 표정으로 순회하는 카로우시타이들과 교차했다.
걸어가면서 마스라다는 주먹을 쥐고, 다시 폈다. 롱게이트의 히사츠 와자를 파훼한 그 순간의 감각이 아직도 뉴런에서 메아리치고 있었다.
본능에 의지한 싸움인 채로는 언젠가 뜻밖의 죽음만이 기다릴 뿐인가. 생각해 볼 일은 많았다.
"나라쿠. 사츠바츠 나이트라는 자를 알고 있는 거냐." (((알고 있다마다...))) 나라쿠는 답했다.
(((....놈이 이전의 닌자 슬레이어다, 마스라다.))) 마스라다는 갑자기 발을 멈췄다. 뒤따르던 코토부키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마스라다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전의? 왜 이 보로부두르에 있는 거지."
(((모른다. 이미 과거의 일이니. 놈은 사츠바츠 나이트. 성가시기 짝이 없는 리얼닌자다.))) "그러냐." (((놈에게서 사츠가이의 잔향은 느껴지지 않는구나.)))
마스라다는 다시 걸어나갔다. 롱게이트가 죽기 전에 했던 말이 신경쓰였다. 두 번 사츠가이에게 접촉한 닌자가 있다......새로운 정보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패거리들이 닌자 슬레이어에 대한 경계를 공유하게 되기 전에 그 자를 추격해야 할 지도 모른다.
『지지직......젠장, 이번엔 또 어디 있는거야? 노이즈가 심해.』 나라쿠가 가라앉자 잡음 속에서 타키의 통신음성이 들려왔다.
『시간 말할거니까, 절대 틀리지 마.』 "알았다." 야시장에 다다르자, 꾀죄죄한 소년이 "관광안내 할께!" 라고 외치며 다가왔다.
"보답으로 용돈을 줘도 괜찮아!" "안내는 필요없어." 마스라다는 고개를 저었다.
소년은 포기하지 않았다. "적선 좀 해줘!" 마스라다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해 낸 듯, 품에서 종이를 한 장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직접 해봐."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소년에게 마스라다는 복주머니를 접는 법을 가르쳤다.
이내 코토부키가 여행가방을 챙기고 돌아왔다. "죄송합니다, 기다리셨나요?" 『대답 좀 해라! 시간은 똑바로 기억하고 있지?』 "문제없어."
두웅......두웅.......불꽃놀이가 그들 머리 위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건너편의 거리에서 '드래곤 댄스 망루'가 환호성과 함께 도로를 지나갔다.
망루를 받치는 행렬이 완전히 지나가고, 소년이 다 접은 복주머니를 의기양양하게 보이려고 했을 때 이미 마스라다와 코토부키의 모습은 그곳에 없었다.
【요그야카르타 나이트레이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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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닌자 슬레이어 4부 S1 제3화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오우, 갓.""사츠가이는 어디에 있나." "기다려, 서두르는 건 금물이야." "네놈을 죽이겠다." "누가 사주했나." &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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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NJSK'님 번역
"오우, 갓."
"사츠가이는 어디에 있나." "기다려, 서두르는 건 금물이야."
"네놈을 죽이겠다." "누가 사주했나." "나 자신.....!"
"멍청한 놈들. 바람이 부는 방향에 서니까 그 꼴이지. 아무래도 좋다만."
"네놈....끄악-!" "놓치지 않겠다!"
"가봐. 시험이잖아."
"피, 피자 먹어! 따끈따끈한 거!"
"스시를 내놔."
◆◆◆◆◆◆◆◆◆◆
비명을 크게 지르는 히로인의 입에 거칠게 재갈을 물리며, 사악한 흰 줄무늬 수트를 입은 갱이 위협했다.
"여기까지, 종점입니다이다!"(*N) 그러나, 로베르트 스톰드래곤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쿵푸를 취하며 상반신을 벗은 채 종종걸음으로 스텝을 밟았다.
그리고 답했다. "너희들도 입니다!"(*N) 전투가 시작된다!
"하이얏-!" 로베르트가 외쳤다. 덤벼드는 갱들은 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의 재빠른 쿵푸 무브에 원주형으로 쳐날려졌다.
"후-욱!" 그리고 다시 외친다. "......어떻게든, 되버린다요!"(*N) 갱의 두목이 썸즈 다운 사인으로 이에 답하자, 검은 장속의 닌자가 리무진을 뛰어넘으며 나타나 회전하며 착지하고, 그대로 다시 튀어오르며 덤벼들었다.
닌자는 카타나와 쇠사슬로 무장하고 있다. 무섭다! 하지만 로베르트는 도발적으로 손짓했다.
닌자는 말없이 땅을 박찼다, 그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전사인 것이다. 하지만! "하이얏-! 하이, 하이얏-!"
로베르트의 로우킥, 돌려차기, 서밍, 원 인치 펀치의 연속 타격이 닌자마저 쓰러트려 보였다!
"꼴 좋게 되는!"(*N) 갱 두목이 욕설을 퍼부으며, 해골 마크의 병을 로베르트의 발치에 내던졌다.
"끄악-!" 자욱한 유독가스! 갱 두목은 재빨리 가스마스크를 썼다. "뭐야 이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로베르트의 실루엣이 몸부림쳤다. 갱 두목은 크게 웃으며, 총을 겨눈다......하지만! "하이얏-!" "끄악-!"
얏타! 이것이 로베르트의 심안 살법이다.
그는 눈을 감고 있어도 기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어, 멋지게 갱 두목의 머리에 날아차기를 명중시킨것이다.
멀리 날아가는 갱 두목,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히로인, 로베르트의 썸즈업이 슬로우 모션으로 흐르고, 'THE END 終劇'의 자막이 떠오르며 암전했다. 깔끔한 엔딩이다.
......."얏타-!" '코토부키'는 주먹을 번쩍 쳐들고, 쇼파에서 살짝 튀어올라 그대로 쿵, 하고 착지했다.
화면에선 스탭롤이 흐르고, VHS의 재생 노이즈가 상하로 시끄럽게 울린다. 그녀는 자리 옆의 과자 쟁반을 뒤적였다. 딱 하나 남아있었다.
"........." 그녀는 조금 망설이다가, 아쉬워하며 이를 먹었다. 이윽고 비디오가 끝났다.
지지직-. 기계음이 울리고, 텔레비전 모니터 아래의 구식 덱으로부터 비디오 테이프가 빠져나왔다.
라벨에는 'NINJA STARBLOOD'라는 타이틀이 적혀있다, 50년도 더 이전에 미국에서 만들어진 일본 컨셉의 쿵푸 영화다.
".......하아. 끝나버렸네요." 코토부키는 혼잣말하며 일어섰다.
그녀는 넓은 방을 돌아보고, 벽 쪽에 한가득히 진열된 골동품 비디오들의 라벨을 훑어봤다.
그것들은 전부 전자전쟁 이전에 제작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어카이브 하는 일도 없었던 저예산 영화, 몬도 영화(*1), 쿵푸 영화 들이다.
코토부키는 테이프를 집어들고, 신묘한 표정으로 그것을 선반에 다시 넣었다. "이걸로 완료입니다."
비디오는 전부 보고 말았다. 과자도 전부 먹어치웠다. 마침내 여행을 떠날 때가 왔다고 할수 있으리라.
코토부키는 옷장에서 아오자이를 꺼내, 단정하게 갈아입었다. 정장으로 삼을 생각이다.
그녀는 몸거울 앞에 서서 연한 오렌지색 머리를 빗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지었다.
아름답지만, 알아보는 자도 있을 것이다. 그녀의 눈동자 깊숙이 새겨져 있는 문장이 의미하는 것을.......
◆◆◆◆◆◆◆◆◆◆
【선즈 오브 케이어스】 #1
(남겨라! 아유미를 죽인 닌자의 발자취를!) (아바바밧-!) 나하트 로닌은 검붉은 불을 토하며 경련했다.
(사츠가이.......네놈은 사츠가이를........아밧, 하하하, 죽일......죽일 수 있다고.....생각하는 거냐.......가소로운......아밧-!)
(그래. 난 사츠가이를 죽일 거다. 반드시.) (가능할 것 같으냐.......놈은 신이나 다름없다......)
(네놈의 견해따윈 관심없다. 말해라. 네놈들을 이어주는 고리가 있을 터다.) (.......나는........혼자다......아밧-!)
(사츠가이에게서 힘을 받은 닌자의 이름을 나에게 말해라.) (.....네놈은 반드시 죽게 되겠지.......추하게 말이다......하지만, 뭐 좋다....)
타오르며, 쓰러져가면서, 나하트 로닌을 속삭였다. (......메이레인......!)
"메이레인!" 마스라다는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나, 출입구에서 일렁이는 실루엣을 노려봤다. 사츠가이!
"이얏-!" "아이에에에에!" KRAAAASH! 마스라다의 오른팔은 타키의 열굴 옆의 벽에 첫째 관절까지 박혔다.
"아......아이에에에에........" 타키는 벽에 기대며 흘러내렸다. "거,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네......"
"........!" 마스라다는 타키를 내려다보고 혀를 차며, 벽에서 팔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손을 응시하면서, 현재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군데군데 찢어진 티셔츠와 쭈글쭈글한 카고 팬츠다.
장속이 사라졌다. 마스라드는 몇 발짝 물러서며, 자신의 뺨을 만졌다. 타키는 눈을 감고 소리질렀다. "난 못 봤어! 니 맨얼굴같은거 몰라!"
"아무래도 좋아." 마스라다는 차갑게 말했다. 이전까지 누워있었던 널마루를 돌아본다. 이불도 뭣도 없는 그냥 창고용 방이였다.
"망할, 닌자만 아니였어도 벽의 수리비를 청구하는 건데. 어쨌던 넌 일숙일반의 은혜를 진 거야, 기억해 둬." '
"난 어떻게 됬었지?" "아니, 갑자기 푹 쓰러졌으니까 일단 방치........가 아니라, 간호해 준거야."
마스라다는 또 혀를 찼다. 타키가 주뼛주뼛 눈을 뜨자, 청년의 발밑에서 피어오른 검붉은 불꽃이 그 몸을 덮고, 예의 검붉은 장속을 몇 초 만에 생성해 갔다.
"너, 인간 맞지?"타키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마스라다의 손에는 멘포까지 생겨나 있었다. 「忍」「殺」. 그걸 무자비하게 장착한다 "아닐지도 모르지."
"알고 있어. 네가 나의 사신이 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께, 응. 뭐, 그게.......그런 내용의 거래였으니까........그래서, 누구였더라, 메이레인. 응. 맞지? 네 다음 타겟......조사해 줄게, 나 적극적이지?" "언제 너에게 말했지?" "방금 막 소리질렀잖아. 저 멀리서도 들리더구만."
........5분 후, 그들은 지하 4층의 UNIX실에 있었다.
형광색의 모니터 반사광을 받으면서 키를 타이핑하는 타키의 바로 뒤에서, 닌자 슬레이어가 팔짱을 끼고 노려보고 있다.
타키가 투덜거렸다. "불편하단 말이지. 정보상에게는 정보상의 영역이란게 있거든, 근데" "나하트 로닌이 날 죽이고, 그걸로 뒤탈 없이 문제해결.....이였던가?"
".......홋! 호-우!" 타키는 어깨를 으쓱이려다가, 옆에 놓인 사무라이 피규어를 쓰러트리고 말았다.
"뭐야 너. 그게 내 진심이라고 생각한 거야? 그것보다도, 듣고 있었던 거냐? 좀 봐줘. 핫한 아가씨 앞에서 무자비한 쿨가이처럼 굴며 폼잡고 싶을 때가 종종 생기는 법이잖아? 그런 이야기였다구."
"시작해라." "알았어! 이 몸의 재빠른 솜씨를 똑똑히 봐 두라고. 너 말야, 나와 만난 걸 붓다나 오딘에게 감사...."
"얼어죽을 디지털 오딘 이야긴 두번 다시 꺼내지 마." "좋아, 간다!" 타키는 의자를 끌어당기고 타이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모니터 상에 와이어 프레임이나 IRC 사이트 창이 날아다닌다.
"메이레인.......어디서 들어봤다는 느낌은 들어."
타키가 쓰고 있는 UNIX 작업용 컬러 글래스에 화면이 바쁘게 바뀌는 빛이 혜성처럼 마구 지나갔다.
"니가 뭘 하던 녀석인지는 모르고, 알아볼 생각도 없다만, 잘 모르는 건 확실하지! 사회의 암흑면에 관해선 말야, 어느 정도나 알고있어?"
"그래, 잘 모른다." 타키는 닌자 슬레이어를 돌아보고, 다시 모니터로 눈을 돌렸다.
"뭐, 알아볼 생각은 없다니까." 이윽고, IRC트리의 가지의 잔가지의 잔가지 앞, 그럴싸한 정보집적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선즈 오브.........들어본 적 없는데." 타키는 미간을 찌푸렸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아, 기다려 봐, 역시 이건 중지다. 포기하자."
"뭐라고?" "아니, 절대로 위험하니까. 절대 안돼." 타키는 고개를 저었다.
화면에선 「메이레인 : 닌자」 라는 이름칸에 달려있는 '선즈 오브 케이어스'라는 수수께끼의 주석이 부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키가 특히 주의를....그리고 공포감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닌자 : 소우카이 신디케이트」
크로스 카타나의 엠블럼이 클로즈업되자, 타키는 반사적으로 몸을 벌벌 떨었다.
"저기 말야, 이 네오 사이타마에는 알다시피 세계 각국의 썩을 기업이 끼어들어 소득을 가로채고 있지만, 실제로 이 도시의 그늘을 가라테로 휘어잡고 있는 건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야. 다들 여기와 싸바싸바하고 나서 일하고 있지. 기업도, 야쿠자 클랜도."
타키는 단말기를 가리켰다. "나도 몇개 있어, 소우카이야와 이어진 핫라인. 왠지 몰라도 제대로 연락이 된 적은 없지만."
"......." "두목인 라오모토 치바는 면도날처럼 머리가 잘 굴러가는 젊은 제왕, 닌자들을 부하로써 무더기로 거느렸고, 특히 위험한 여섯명을 '식스 게이츠'라고 하는데, 놈들은 인육 스시를 먹고 담력을 기른다는 소문이야. 공포 그 자체지."
"그런 패거리에게 흥미는 없어." 닌자 슬레이어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메이레인은 죽인다. 그리고 사츠가이의 정보를 끌어낸다."
" 'DAMN! 바카!" 타키의 머리에 열이 확 올랐다. "그게 바로 소우카이야와 척을 지겠다는 소리잖아! 놈들에게 찍히기라도 하면......."
"그렇게 되면 소우카이야도 식스 게이츠도 적이다. 죽일 뿐이야."
"제발 그러지 마."타키는 닌자 슬레이어를 봤다. 닌자 슬레이어가 돌아봤다. 냉철한 눈이었다.
냉철함 속에, 흘러넘치기 직전의 억눌린 격정이 있었다. "야, 생각해 봐. 너 뿐이면 나도 알 바 아니지만, 혹 나까지 엮이게 되면......."
"내 알바 아니다." 사신이 말했다. "우린 거래를 했을텐데, 타키=상."
"놈들은 닌자 전사라고." "나는 닌자를 죽일 힘을 얻었다." "으으음"
타키는 신음했다. 이래선 입씨름이다. 그리고 이 남자는 진심이였다. 확실히 이 닌자는 강하다. 나하트 로닌도 죽였다. 하지만......
"으으음" 그건 그렇고, 사츠가인지 하는 자식은 대체 이놈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완전히 민폐라고. 타키의 뉴런은 고속회전했다.
"알았어." 타키는 이어서 말했다. "너는 메이레인을 끝장내고, 사츠가이의 정보를 얻는다, 또한,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와 마찰을 빚지 않도록 한다."
무언가 말하려는 닌자 슬레이어를 제지하며, 손짓을 섞는다.
"이 두가지 요소를 양립시키는게 현 시점에선 최선책!" "어쩌란 소리냐." "죽인 다음, 바로 튀어."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소릴....."
"그러니까! 사츠가이와 관계 없는 녀석들과 크게 맞붙게 되버리면, 너 몇십년이 지나도 그 자식에게 도달할 수 없는거 아니냐? 엉?"
타키는 가속하는 불타는 차륜처럼 점점 더 가열찬 목소리로 말했다. "조직이 눈치채게 하지 마. 메이레인은 말단이다. 이번엔 진짜로 떼어 놓은 다음에 처리하라고!"
눈앞의 이 사신은, 사츠가이와 그에 연관된 닌자들에게, 좁고 깊게, 미친듯이 그리고 결단적으로 초점을 좁히고 있다.
거기에 비집고 들어가야만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 "알았냐! 확실하게 하는거야! 나에게 작전타임을 주라고!" 타키는 이상 흥분상태에서 소리쳤다.
리리리. 인터폰이 울렸다. "스시도 왔구만!"
◆◆◆◆◆◆◆◆◆◆
데엥........크로스 카타나가 그려진 징이 울렸다. 사방에 카도마츠가 장식되어 있고, 중앙의 검은 대리석 탁자에는 국화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남쪽 벽은 투명한 유리 재질로, 위에서 폭포처럼 물이 흘러내려 그 밖에선 교성을 지르며 서로 놀고 있는 오이란들의 모습이 흐리게 비춰졌다.
이곳에 무언가의 죄목으로 연자되어 불려온 기업 임원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진땀을 흘리며 상석에 앉은 남자를 보았다.
상석의 가죽을 씌운 야쿠자 소파에서 허리를 펴고 앉아있는 사내는, 거의 검은 색에 가까운 보라빛의 삼중 정장을 착용한 위엄있는 청년 야쿠자다.
어깨까지 오는 긴 은발을 뒤로 넘겨올렸고, 카타나처럼 날카롭고 혹독한 눈매. 발밑에서 그를 시중드는 미약과도 같이 색기넘치는 여닌자가 시가에 불을 붙여주자, 천장에 보라빛 연기를 뿜으면서도 기업 임원들에겐 시선조차 향하지 않는다.
야쿠자 소파 옆에는 보디가드인 듯한 닌자가 미동조차 없이 곧게 서있다.
폭력을 인간의 형태로 빚어놓은 듯한 닌자였다. 미처 다 숨기지 못할 정도의 터질듯한 근육에는 무수한 흉터가 훈장처럼 새겨져있었다.
대체 어느 정도의 가라테의 소유자일까. 하지만 그 역시, 이 청년에게 죽으라는 말을 듣게 되면, 즉시 그 자리에서 기꺼이 죽음을 택하리라.
오오, 연령 이십 중반 앞, 자신의 냉혹함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 이 사내야 말로, 라오모토 치바.....
.......혼돈 끝에 나락에 빠졌던 네오 사이타마를 구해낸 영웅임과 동시에, 무시무시한 닌자 전사들을 통솔하는 비닌자의 제왕.
어둠의 야쿠자 집단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젊은 오야붕이었다!
◆◆◆◆◆◆◆◆◆◆
(지금까지의 줄거리: 닌자 슬레이어의 다음 표적은 '메이레인'이라 하는 닌자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메이레인은 네오 사이타마의 사회의 암흑면 최대의 세력이라고 알려진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에 소속된 닌자였던 것이다. 타키는 닌자 슬레이어게 부탁컨대 신디케이트 전체와 적대하게 될 짓은 하지 말라고 간청하지만...)
【선즈 오브 케이어스】 #2
"요는 말입죠, 저희 회사인 지바타메 엔터프라이즈가 말입니다." 좌측의 기업 임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말문을 열었다.
"애초에 먼저 제네레이터의 권리를 취득한 것이 사실입죠. 그런데 이 쿠로사마 테크니코는 마치 하이에나가 따로 없습니다. 저희 회사의 신용도가 떨어졌다는 소문이 시장에 흐르게 되자마자 마침 잘 됐다는 듯이, 권리를 가로채려......."
"아니야!" 우측의 기업 임원이 이에 질세라 소리를 질렀다.
"제네레이터의 권리를 경매로 취득한 건 우리 회사다!" 쿠로사마의 사원은 마키모노를 펼쳐 권리서를 꺼냈다.
"권리서라고? 위조품일테지." "전 권리자의 도장도 당연히 찍혀있어." 그는 도전적으로 웃으며, 권리서의 인(印)을 가리켰다. 치바의 눈썹이 움직였다.
"우리 쪽에도 있다!" 지바타메社의 임원이 허리를 폈다. "지금 당장 지참하고 있지는 않다만......"
"없으면 없다고 해라, 바카 놈이! 입에서 나오는 데로 말하기는..." 쿠로사마社의 임원이 매도했다. 그리고 치바에게 의기양양한 태도로 장담했다.
"직접 손에 쥐고 보셔도 됩니다! 권리서는 여기에!" "우리 쪽에도 있어!" 라고 지바타메社의 임원이 끼어들었다.
"우리 회사의 것이 진짜고, 그쪽은 위조품이다! 그 가짜를 내놔! 직접 가려주마!" 지바타메社의 중역은 탁자를 넘어 권리서를 잡으려고 한다.
"아메로!" 쿠로사마가 펜을 던진다. "이 이디오트놈!" "네놈이 이디오트지!" "아니, 네놈이다!"
이 다툼을 앞에 두고 눈을 감고 있던 치바가, 번쩍하고 눈을 떴다. "키엣-!"
젊은 오야붕은 야쿠자 소파에서 뛰어올라 탁상에 착지했다. 챙, 하고 소리가 났다. 롱-야쿠자-도스를 칼집에 되돌리는 소리였다
그렇다, 되돌린 것이다. 가공할 와자마에의 이아이도 참격이였다.
바로 다음 순간, 쿠로사마 임원과 지바타메 중역, 두 사람의 오른쪽 손목 위가 잘려나가 탁자 위에 떨어졌다.
치바는 가죽신발로 무자비하게 권리서를 짓밟은 뒤, 훌쩍 몸을 날려 다시 소파에 몸을 누였다.
두 임원 샐러리맨의 손목에서 선혈이 터져나왔다. "아이에에에! "아바밧-!"
고통에 발버둥치는 그들을 향해 소파 옆에 있던 여닌자가 무언가를 던졌다, 응급치료용의 메디컬 키트다.
"볼썽사납다, 천한 것들." 치바는 내뱉듯이 말하며, 궐련을 물었다.
"뭐가 권리서냐. 무책임한 권리자에게 걸려서 이중계약에 빠진 주제에, 그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추한 꼴을 내 눈 앞에서 보이다니 배짱 한번 좋군.........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실은, 네놈들이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영역에 흙묻은 발로 들어와선, 시시한 이쿠사 배틀을 벌였다는 것 뿐이다. 케지메를 지어라."
"아이에에에에!" "케지메? 이 손목 말입니까!?" "그것과 케지메는 별개다. 단순히 네놈들이 성가셨을 뿐이야."
치바는 단언한 뒤, 물고있던 궐련을 내던졌다. 물러날 셈이다. 흉터 투성이의 닌자가 앞서서 걷고, 치바는 그 뒤를 따른다.
바닥을 뒹구는 중역 사원들을 여닌자가 돌아봤다. "두 명이서 서로 협력해서 키트를 쓰면, 다시 붙을지도 모르겠네."
(아이에에에.........) 비명을 뒤로 하고, 치바는 나아갔다. 여닌자의 모습은 어느새 사라졌다.
검게 칠해진 복도는 같은 간격으로 설치된 등롱 라이트로 비춰지고 있었다.
"오야붕." 앞서서 걷던 흉터 투성이의 닌자가 멈춰서 뒤돌아 보았다. 치바는 어둠 속을 들여다봤다.
전방에 무릎을 꿇은 닌자가 있었다. "도-모. 라오모토=상, 갈란드입니다."
하얗게 색이 바랜 짧은 머리와 눈에 두드러지는 이마, 투박한 멘포가 특징적인 닌자였다.
갈란드의 왼쪽 눈 위에는 <六門>의 한자와 크로스 카타나를 조합한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흉터 닌자는 살기를 두른 채 옆으로 물러섰다. 치바는 차갑게 말했다. "갈란드인가. 비즈니스의 장소에 네녀석이 무슨 일이지?"
"정보를 얻은 참에, 매우 가까이 계셨기에 무례를 무릅쓰고 찾아뵀을 따름입니다."
그렇게 갈란드는 말하며, 치바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예의 건. 역시나 십중팔구 메이레인의 혐의가 짙습니다. 하지만 확증까지는 되지 못하였기에, 직접 뵈어 승인을 받기 위해 왔습니다.)
치바는 끄덕였다. "좋다, 죽여라."
◆◆◆◆◆◆◆◆◆◆
『한-사람, 돌돌 말았네-........세 가닥의 줄에-........아가야. 』
복수의 광고 전선에서 흐르는 음악이나 프로모션 음성이 섞여들어, 호로바스야마 포장마차 거리에 잔잔한 환경음을 자아내고 있다.
채굴자, 파쿠르 배달부, 스모 씨름판 노동자, 비타민 컬러의 수트를 입은 카부키들, 사이버 고스, 모히칸 헤어와 리벳으로 친 완장, 그리고 사라리맨 수트를 조합해 입는 사라리 펑크족. 아니메 보이.(*2) 다양각색의 통행인들이 오고 간다. 포장마차 거리에는 장물이 여기저기서 모이고 있으며, 이를 단속하는 자도 없다.
장물의류가 매달린 옷걸이 사이에서 검은 머리의 사내가 걸어나왔다. 마스라다다.
"헤이, 완전히 멋쟁이가 다 되셨네, 좋은 거 산 거야. 또 오라구." 환금용 소자를 받고 환짝 웃는 배드 부티크(*1) 가게의 점주는 손을 흔들며 그를 배웅했다.
마스라다는 걸으면서 미간을 찌푸리고,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인파를 헤치고 걷던 그는 마침내 찾던 모찌 가게에 다다랐다. "뭘 주문하실련지요." "프라이드 모찌를." "예이."
마스라다는 의자에 앉아, 거기서 '골드 긴자'의 네온 간판 밑으로 펼처진 좁은 골목길을 바라봤다.
(사람들이 다 볼텐데, 그 살벌한 검붉은 장속이나 입고 싸돌아다닌다는 게 말이나 되냐.)
(난 메이레인의 행동 로그를 추적했다. 놈은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닌자이고, 평소엔 지하의 철망 도죠의 수익금을 감독하고 있어. 가라테맨과 모터 가시라가 싸우는 엔터테이먼트라더군.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아. 중요한 건, 최근 녀석이 아무래도 철망 도죠와 연관성이 없는 지역을 왕복하고 있었단 거야.)
그것이 바로 이 '골드 긴자' 골목길이었다. 마스라다는 네온 문 깊숙히 펼쳐진 어둠을 주시했다.
(저 골목으로 놈이 들어가고 나면, 그 후의 로그는 남지 않아, 사라져버리는 거야. 그리고 얼마 후 돌아오지. 즉, 저 골목에는 묘하게 강력한 IRC 방해 수단이 깔려있다는 소리야. 엄청 수상하지?)
"모찌 나왔습니다." "도-모." 모찌를 먹는다.
그대로 마스라다는 기다렸다. 점주의 시선이 점점 험해지기 시작하자, 그는 추가로 다시마 차를 주문했다.
장속이나 브레이서를 착용하지 않은 그의 현 상태는, 그에게 크나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
예전에는 일상적이었을 그러한 차림은 지금의 그에겐 비일상적인 것이다. (나타나라.) 그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빨리.)
그의 닌자 제6감은 종종 떨어진 지점에서 재빨리 움직이는 강력한 닌자 소울을 포착하고 있었다.
뉴런 속에서 나라쿠가 꿈틀거리며 정신에 깊이 살의라는 쐐기를 박으려 한다. 그때마다 그는 저항했다.
네오 사이타마엔 상당히 많은 닌자가 있다. 그들을 닥치는대로 쫓아다닌다는 건 무의미한 살육일 뿐이다.
이 도시엔 무차별 살육 지망생이 썩어 넘치도록 있다. 굳이 그 사이에 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손님, 추가로 주문하실 건…" "잘 먹었어요." 마스라다는 재빨리 일어섰다.
그의 시선 앞, 진흙탕을 밟으며 종종걸음으로 움직이는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닌자다.
깃을 세운 검은 코트, 네온 우산, 일순간 보인 멘포에 새겨진 문장 등이 타키가 말한 사전정보와 일치했다. 메이레인이다.
메이레인은 '골드 긴자'의 간판 밑을 지나 들어갔다. 마스라다도 그 뒤를 쫓았다.
뒷골목의 그늘 속으로 발을 들였을 때, 그는 이미 검붉은 장속과 「忍」「殺」의 멘포를 착용한 닌자의 모습이였다.
메이레인은 닌자 슬레이어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메이레인의 닌자 제6감을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 잠복력이 넘어선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살의를 날카롭게 곤두세웠다. 메이레인. 사츠가이와 연관된 닌자.
뇌의 뿌리가 차갑게 식고, 굳게 쥔 주먹이 삐걱이는 소리가 뼈를 타고 울린다.
유객꾼, 부랑자, 스트리크 오이란. 이 어두운 골목의 주민들도 검붉은 안개처럼 풍경에 스며든 그의 모습을 알아채지 못했다.
예리한 칼날처럼 적에게 다다르는 조용한 발걸음, 상대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폭력. 그에게 있어선 둘 다 동등한 수단이었다
길모퉁이에 이르자, 메이레인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 한번 등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그 때 이미 닌자 슬레이어는 지면 위에 없었고, 벽처럼 드러선 건물 무리의 배관 파이프 위에 걸쳐서서 표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YO。순조롭냐.』타키가 통신을 보냈다.
『저기 말야, 굿 뉴스와 배드 뉴스가 있는데 어느 쪽주터 들을래?』 "나쁜 쪽부터."
『역시 굿 뉴스부터 전한다. 메이레인 그 자식은 얼마 전 소우카이 신디케이트로부터 모가지 당했어. 요컨대, 그 놈을 죽야도 소우카이 신디케이트는 그렇게 화내진 않을거란 소리지. 다 내가 소우카이야에 날쌔게 몇가지 정보를 흘린 덕분이라고....』
"나쁜 쪽은." 『그게..』 타키가 말을 끊고, 이내 다시 말했다.
『소우카이야의 닌자가 메이레인을 처리하러 오고 있어. 누가 오는지는 모른다만, 내가 아는 한은 이런 조직 내부 구성원의 숙청을 맡는 건, 식스게이츠 급의 닌자다.』"뭐?"『즉, 좀 서두르지 않으면 넌 메이레인을 죽일 수 없다 이거야. 』
"당장 서두를 순 없어." 닌자 슬레이어는 메이레인을 노려보면서 혀를 차고, 타키의 지시를 부정했다.
"죽이는 건 아지트를 찾아낸 뒤다." 『무, 물론 그렇지.』 타키는 맞장구를 쳤다.
『이번엔 닌자의 이름 이상의 정보가 필요해. 놈이 아지트까지 스무스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거 뭐냐, 기도든 뭐든 해 두라고. 소우카이야가 먼저 따라잡아서 엉망진창이 되기 전에.』
"……!" 닌자 슬레이어는 배관 파이프 위에서 웅크리고, 그 눈을 살의로 빛냈다. 메이레인이 다시 앞을 보고 걷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배관 파이프에서 뛰어내려 표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미로처럼 뒤얽힌 골목길로 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나타난 건 네온 간판의 빛조차 희미할 정도로 낡은 주상복합 빌딩이었다.
빌딩은 골목길의 막다른 편에 위치했다. 1층은 돈부리 퐁의 체인점, 아무래도 폐점한 채 방치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그야말로 폐허라 부르기 걸맞은 곳이었으나, 메이레인은 신경쓰지 않고 체인점 옆의 출입구로 들어갔다.
"쫓아간다."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잊지 마.』 타키가 강조했다. 『특히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정보 말이다. 반드시….』 통신이 돌연 끊어졌다.
◆빌딩은 골목길의 막다른 편에 위치했다. 1층은 돈부리 퐁의 체인점, 아무래도 폐점한 채 방치되어 있는 모양이었다.그야말로 폐허라 부르기 걸맞은 곳이었으나, 메이레인은 신경쓰지 않고 체인점 옆의 출입구로 들어갔다. "쫓아간다."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잊지 마.』 타키가 강조했다. 『특히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정보 말이다. 반드시...』 통신이 돌연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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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즈 오브 케이어스】 #3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크로스 카타나 문양을 등지고 있다고는 하나 결국은 말단의 똘마니, 시시한 불량배일 뿐이었던 메이레인의 세계는 그 날 겪었던 일 이후 너무나도 밝게 빛났고, 아름다운 고양감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신비' 였다.
그랬다, 그것은 그야말로 신비체험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자는, 아니, 그 분은 후드를 눈 위까지 깊이 쓰고 있어 그 존안을 과분하게도 메이레인에게 밝히는 일은 없었다.
그는 메이레인 앞에 서서, 입고 있던 옷의 가슴팍을 펼쳤다. 그러자 그 안에는 흉부가 아닌 심연이 있었다.
그에게 이끌리는 대로, 메이레이는 오른손을 심연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의 오른손은, 쥐었고, 획득했다. '미(美)'와 접촉하여 힘을 얻은 것이다.
(네 이름......뭐였더라....) (메이레인입니다.) (그래, 메이레인이라 하는군. 메이레인=상.)
메이레인의 눈에서 억수처럼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무얼 감사하는 거지, 메이레인=상) (이 힘......아아......대체 무엇을 대가로 치뤄야 좋을까요. 저의 혼입니까?)
(MWAHAHAHAHAHA! MWAHAHAHAHAHA!) 후드 아래서, 그는 진심으로 우습다는 듯이 웃었다.
(혼이라! BWAHAHAHAHAHA! 우스워라! 내가 왜 그런 시시한 걸 바라겠나. 아무것도 필요 없어.)
오른팔을 뽑아내자, '쾌락'의 감정이 메이레인의 머릿속을 깊이 찔렀다. 그는 몸을 크게 뒤로 젖히며 경련했다.
(아아......!) (열심히 해, 메이레인=상) (무엇을...?) (나야 모르지.) 눈 깜빡할 새에 그는 등을 돌린 채 벌써 다다미 다섯 장만큼 떨어져 있었다.
(당신의 이름을 부디......) (나의 이름?) (부디......) (사츠가이)
그 날 이후로는, 모든것이 아름답게 보였다.
시궁창의 냄새가 아름다웠다. 물 위에 낀 기름막이 아름다웠다. 부패한 시체에 들뜷는 벌레들이 아름다웠다. 살육이 아름다웠다. 죽어가는 인간이 아름다웠다.
그 중에서도 자기 자신은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그리고 '보석'은 자기 한명만이 아니었다
가만히 있어도 감지할 수 있었다. 네오 사이타마. 세계. 감동을 공유할수 있는 동료들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과거의 자신은 타인을 시기하고 질투할 뿐인 존재였다.
닌자가 되어 보통 사람을 아득이 뛰어넘는 힘을 얻고서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세계의 그늘진 측면엔 이미 닌자가 넘쳐나고 있었으며, 그들 대부분은 메이레인보다도 훨씬 가치있는 존재로 보였다.
산시타는 어디까지나 산시타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는 사츠가이에게 선택받았다.
그리고 세계 곳곳엔 그처럼 사츠가이의 축복을 받은 닌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들을 묶어주는 것이 바로 '선즈 오브 케이어스'다.
나하트 로닌의 반응은 믿기 어려웠다. 그는 메이레인이 뻗은 손길을 거절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후우….." 층수가 표시된다. 이 폐건물의 5층에 그들의 '예배당'이 있다.
지금 이 순간, 다른 동포들의 존재는 느껴지지 않는다. 누구나가 돌아가고 싶을때 돌아갈 뿐이다. 그리고 '예배당'은 꼭 여기여야 할 필요는 없다.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명상처럼 메이레인의 사고는 맴돌고 있었다. 이 상승하는 감각마저 아름답고 편안하다... (이얏-!)
그 목소리는 발치보다도 아래에서 들려왔다. 반사적으로 메이레인은 뛰어올라, 엘리베이터의 벽에 등을 기댔다.
바닥 중앙부가 솟아올라, 찢어지며, 갈고리 또는 화살촉같은 예리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마치 강철의 이빨처럼 바닥을 물고 놓지 않는다. 끼긱...끼기기기긱. 삐걱이는 소리가 울리며 엘리베이터가 흔들렸다.
"뭐냐!?" 메이레인은 방어자세를 취한다. 이내 상승이 정지하고, 그는 충격에 신음했다.
바닥이 아래쪽으로 찌부러지기 시작했다. 깊이 박힌 갈고리가 아래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이건" 메이레인은 눈을 크게 떴다. 보아하니 그것은 갈고리 로프 형태를 한 무언가였다. 그의 닌자 제6감은 이대로 방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예감으로써 전해왔다. 극히 위험하다.
강철의 로프는 범상치 않은 열기를 발했다. 접촉부위 근처의 공기를 일그러뜨리며, 찌부러진 바닥을 푸석거리며 검게 태우기 시작했다.
"이얏-!" 이번에는 뚜렷하게 들렸다! KRAAASH! 엘리베이터 바닥이 완전히 찢어졌다!
"끄악-!" 메이레인은 강제로 균열 아래로 미끄러지며 떨어져간다! 벽면의 요철에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아슬아슬하게 매달린다!
(뭐지......? 무엇이?) 메이레인의 고동이 빨라졌다. 그는 목을 숙여 엘리베이터 샤프트 아래로 시선을 돌렸다. 검붉은 안광이 되돌아왔다.
갈고리 로프를 던진 건 저 자인가. 메이레인은 자신을 향해 드러내진 살의에 직격당했다.
이대로 갈팡댈 시간은 없다. 그는 4층의 엘리베이터용 문을 진자운동처럼 흔들리는 기세를 실은 발차기로 부수고, 4층 안으로 들어섰다.
이 주상복합 빌딩에 다른 주민은 없다. 원래 살고 있었던 자들은 그와 다른 몇명의 닌자가 먼저 깨끗하게 몰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IRC 감시대책 유니트도 훨씬 강력한 걸 도입했다.
(일단 5층이다.) 메이레인은 복도를 급하게 뛰어다녔다. (비상계단으로 5층으로 올라가, 예배당으로...)
예배당에는 UNIX가 있다, 동료들에게 이 이상사태를 전해야만 한다.
사회의 암흑면에서 살아가는 이상, 목숨을 위협받을 이유야 하나 둘씩은 생기는 법이다.
그렇게에 항상 각오하고 대비해왔다. 무엇보다 자신에게는 사츠가이로부터 부여된 힘이 있다. '미'의 비호 아래에 있는 것이다!
메이레인은 옥외 비상계단으로 뛰쳐나갔다. 그러자, 깡! 깡깡땅! 밑에서 올라오는 발소리!
"왔구나." 그는 혼잣말하며 계단을 뛰어올라 갔다. 깡깡깡깡깡...두 명의 발걸음이 철제 비상계단을 시끄럽게 울렸다.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발소린 틀림없이 메이레인을 쫓아오고 있었다. "오오, 사츠가이=상...! 동포들이여...!" 달리면서 메이레인은 기도했다...
◆◆◆◆◆◆◆◆◆◆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비상계단을 5층까지 단숨에 올라, 도망치는 메이레인의 그림자를 쫓아 실내에 뛰어들었다.
전방 왼쪽에서 큰 소리를 내며 셔터 장지문이 막 닫히고 있었다. 전력질주의 기세를 슬라이딩으로 죽이며, 일말의 주저없이 셔터 후스마에 발차기를 날린다!
KRAAASH........셔터 장지문은 철쪼가리로 변해 실내를 뒹구르고, 무수히 많은 하얀 날개가 창문에서 스며드는 빛 속을 날아다녔다.
회관처럼 넓은 실내를 여러 마리의 바이오 비둘기가 미친듯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발을 멈춘 닌자 슬레이어의 사각지대에서 레이저 쿠나이가 덮쳐왔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이러한 앰부쉬가 올 것이라 사전에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뉴런과 몸은 지극히 빨리 반응했다!
........"끄악-!" 비명을 지르며, 레이저 쿠나이를 떨군 건 메이레인이다! 지체없이 닌자 슬레이어는 케리-킥을 내지른다! "이얏-!" "끄악-!"
메이레인은 쓰러지면서 바닥을 여러번 튀어올라, 관엽 식물들을 후려처 넘어뜨리고, 벽에 걸린 성화의 이마 부분을 찢어버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쓰러진 메이레인에게 아이사츠했다. "도-모, 메이레인=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쿠훕-" 흩날리는 깃털 속에서, 메이레인은 기침하며 아이사츠에 화답했다. ".....메이레인입니다. 왠 놈이냐.....어째서 나를.."
"사츠가이라는 자를 알고 있나." 닌자 슬레이어가 물었다. "하-앗...." 메이레인은 숨을 토하며, 다시 전투태세를 취했다.
"사츠가이를.....안다...? 그것은 철학적인 질문이 아닌가?" 그는 목구멍을 울리며 웃었다. "그런 주제넘은 소린 도저히 할 수 없지......난 스스로 무지함을 알 뿐이야."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격렬한 분노와 함께 수리켄을 투척했다.
메이레인은 허벅지의 홀스터에서 예비 레이저 쿠나이를 뽑아내고 이를 회전시켜 수리켄을 튕겨냈다.
바닥을 박차며 닌자 슬레이어가 다다미 1장 거리에 육박한다. 메이레인은 창을 방불케하는 사이드 킥을 옆으로 몸을 돌려 피한다!
KRAAASH! 닌자 슬레이어의 발차기가 성화를 완전히 분쇄했다.
메이레인은 옆돌기 도중 도약하여 멀리 떨어지려고 했다. 허공에 뜬 그의 발목에 갈고리 로프가 감겨, 붙잡혔다.
"이이이야앗-!" 닌자 슬레이어는 힘차게 로프를 휘둘러, 반대쪽 벽에 메이레인을 패대기쳤다! "끄악-!"
로프가 스르륵 하며 돌아와 닌자 슬레이어의 오른쪽 브레이서에 감겼다.
닌자 슬레이어는 더욱 타격을 가하기 위해, 결단적으로 접근한다. 메이레인이 어느 쪽으로 도망간들, 반드시 그 곳을 노려서 때려갈겨 주리라고.
"철학인지 무지인지, 계속 지껄여 볼테냐?" 닌자 슬레이어가 물었다.
메이레인을 몰아붙이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이 공간의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다.
날아다니는 비둘기, 성화나 성잔, 촛불, 위패. 이 장소는 다양한 신비적 요소들의 키메라였다.
제단으로 보이는 곳에 UNIX덱이 설치되어 있다. 메이레인을 살해한 뒤 저것에서 정보를 빼내면 된다.
"쿡......쿠쿠쿡" 메이레인이 어깨를 떨며 웃었다.
"용서해 주시길, 사츠가이=상. 당신의 힘을 헛되이 휘두르는 일은 스스로 자제해 왔습니다만...."
메이레인은 숙이고 있던 얼굴을 들었다. 고통과 희열로 흐려진 눈이 크게 뜨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메이레인을 몇번 더 구타할 생각으로 접근했지만, 그 때 정체불명의 위기감이 그의 목덜미를 위축시켰다. "이얏-!"
BOOM! 초자연적인 울부짖음이 실내의 공기를 떨리게 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옆으로 뛰어오르며 굴렀다. 그순간의 상황판단의 그의 목숨을 구한것이다....!
그가 있던 곳엔 기묘한 검은 구체가 생겨나 있었다. 구체 속에는 와이어프레임을 방불케 하는 초록색으로 빛나는 격자가 보였다.
규이이이잉......소리를 내며 구체가 수축하고, 사라졌다. 메이레인의 눈가에 웃음기가 돌았다!
"아핫!" 메이레인이 외치듯이 웃었다. "앗핫핫핫하!"
BOOM! 암흑의 틈새가 닌자 슬레이어의 발치에서 입을 열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역방향으로 튀어올라, 이를 다시 피했다.
도약은 위험한 선택이었다. 착지한 순간 몇 인치 앞의 공간에서 다시 암흑의 틈새가 생겨났다! "앗핫핫핫핫하! 이 얼마나 아름답단 말인가!"
(((뭣이!))) 뉴런이 술렁이며, 격렬한 나라쿠의 사념이 전해져왔다.
(((벌레구멍 짓수라고? 그건 마이뉴 닌자의 유니크 짓수가 아니더냐! 츠바메 닌자 클랜의 산시타와는 눈곱만큼의 연관도 없는 짓수다. 필경 사츠가이의 소행임에 틀림없구나, 에에이, 이 무슨 추악한 뒤틀림이란 말이냐!)))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을 연속 투척하여 견제하면서 후퇴했다.
"앗핫핫핫하!" 메이레이는 눈 앞에 암흑의 틈새를 생성시켜 수리켄을 삼키게 한 뒤, 무슨 원리인지 그 안에서 검게 방전하는 도끼를 뽑아냈다!
그것은 마치 물리법칙의 뒤틀림을 구현화한 것만 같았다! 무섭다!
(((알겠느냐! 저건 안타이 웨폰이다. 결코 맞부딫치려는 생각따위 하지 말거라. 파멸 뿐이니.))) 나라쿠가 전했다.
메이레인이 웃으며 달려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을 던지며 다시 후퇴한다!
(타개책을 말해) (((이전에 나는 이를 눈차크를 써서 파훼했다. 허나 그건 드래곤 닌자의 무기이기에 참고조차 되지 않으니...)))
"앗핫핫핫하!" 메이레인은 마루를 박차며 뛰었다. 암흑의 도끼가 베어가른 곳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깃털도, 바닥도.
닌자 슬레이어는 연속 백덤블링으로 거리를 벌린다. 차츰 기세를 올리는 메이레인의 공격!
벌써 등 뒤가 벽이다. 메이레인의 도끼가 벽을 찢는다! 위험하다! "사츠가이=상! 아아! 앗핫핫-!"
부웅, 부웅 소리를 내며 도끼가 마루를, 벽을 베어가르고, 도려낸다. 닌자 슬레이어는 철저히 회피에 임했다.
옆으로 구른다. "앗핫핫핫!" 메이레인이, 암흑의 도끼가 그것을 쫓는다. 이젠 형세역전, 쫓기는 쪽은 닌자 슬레이어인가.
"앗핫핫핫........." KRAAASH! 바닥이 무너졌다!
ZZZTOOOOM......BOOOOOM......예배당의 잔해와 함께 두 사람은 아래층으로 낙하한다!
"이얏-!" 떨어지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을 투척! 빗나감 없이 메이레인의 왼쪽 눈을 정확히 꿰뚫었다!
"끄악! 아아아아아아앗핫핫핫!" 메이레인은 미친듯이 웃는다. "미의 앞에서, 고통따위, 유......유쾌할 뿐이니!"
착지와 동시에 마루를 박차며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덮쳐들었다.
"이얏-!" 메이레인은 암흑의 도끼를 버리고, 암흑의 틈새를 이용한 직접 공격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움직임을 잡을 수 없다!
그는 메이레인에게 있어 사각지대인 으깨진 왼쪽 눈 쪽에서 움직이고 있다. 즉 이는 그의 풍림화산이었다!
무너져 내리는 잔해가 쏟아지고, 분진이 공기를 더럽힌다!
거기에, 여기까지 와서 이미 몇 가지의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져 있었다.
메이레인은 암흑의 틈새와 안타이 웨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다. 원거리에 암흑의 균열을 생성할 수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얏-!" "끄악-!" 사각으로부터의 회전 발꿈치 차기가 메이레인의 측두부에 명중했다! 메이레인은 마루에 쓰러지며, 토혈!
무엇보다도, 얼마나 강력한 신화의 짓수를 소유하고 있다 한들, 그걸 사용하는 자의 가라테가 빈약하면, 얼마든지 요리할 방법은 있다는 사실이!
"끄악-! 사츠가이=상!?" 위축된 메이레인의 어깨에 수리켄이 꽂혔다. "끄악-!"
"대강 알겠어." 닌자 슬레이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선고했다. "죽인다."
"오지 마!" 야바레캬바레! 메이레인은 암흑의 틈새을 연거푸 생성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신중하게 발을 멈추며 설치공격을 회피!
"오지 말라고!" 틈새에서 핼버드를 뽑아낸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수리켄이 크게 호를 그리며, 안타이 웨폰의 자루를 피해 메이레인의 오른눈에 명중했다! "끄악-!"
"이것도 유쾌하냐?" 닌자 슬레이어가 지고쿠 헬을 방불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철학 나부랭이 없이 사츠가이에 대해 말해 봐라."
"AAARGH!" 메이레인은 절규하며 엉망진창으로 핼버드를 휘두른다. 닌자 슬레이어는 옆으로 비켜가면서 수리켄을 던져 반격했다.
KRAASH! 순식간에 마루에 패이면서, 다시 무너졌다. 두 닌자는 2층으로 낙하!
ZZTOOM......! "......." 착지한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가라테를 취했다.
"엣?" 높은 소리를 내며 돌아본 것은, 연한 오렌지색 머리칼의 예쁘장한 여성이었다.
이 층의 주민? 여긴 폐허가 아니었나? 그녀가 입고 있는 아오자이나, 벽 한가득히 메워진 비디오 테이프들은...."AAARGH!" 메이레인이 외쳤다!
전투중인 두 닌자로선 알 길이 없는 일이었지만.....이 건물의 3층에는 출구가 없는 방이 존재했다.
그 방의 소유주는 폐쇄 공간 안에서 오이란드로이드를 '사육'하려고 했던 것이다.
오이란드로이드를 가두고, 자신이 애호하는 전자전쟁 이전 시대의 편향된 컬쳐로 방 안을 가득 채운 직후, 그 자는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
"ARRRRRGH!" 메이레인은 안타이 핼버드를 마구 휘두른다. 닌자 슬레이어는 조심스럽게 거리를 벌렸다.
시력을 빼앗긴 지 얼마 안 된 닌자가 청력만으로 상대가 있는 곳을 포착하는 건 불가능, 공격의 기회는 곧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메이레인의 뒤쪽에서 놀란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저 여자는.......
"닌자, 왜?"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입을 딱 벌렸다.
방의 세간을 파괴하고, 마루를, 벽을 파괴하는 메이레인과 거리를 벌리는 닌자 슬레이어를 번갈아 보았다.
"닌자끼리의 전투군요! 진짜 닌자이신가요?" "AAAAARGH!" 휴웅, 어둠의 칼날이 그녀의 얼굴의 수인치 앞을 베어냈다. 오렌지색의 머리카락이 몇 가닥 흩어졌다.
"잠깐!? 그러지 말아요!" 그녀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메이레인은 고함 소리에 반응해, 그쪽으로......
(((호기로다! 훌륭한 미끼가 생겼구나, 마스라다! 놈이 저것에 덤벼드는 순간을 노려, 등 뒤에서 심장을 꿰뚫어 끝장을 내거라!)))
나라쿠가 재촉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마루를 박찼다. "이얏-!" 핼버드가 내리쳐졌다!
"으읏-!" 닌자 슬레이어는 그 사이에 끼어들어, 등을 비스듬히 찢기면서,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대로 건너편의 벽을 발로 차고, 두 바퀴 회전하며 착지했다, 등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어리석은 놈, 심지어 그것은 인형이 아니더냐.))) 기가 막힌 나라쿠의 목소리.
놀랄만큼 무거운 몸을 마루에 내리자, "깜짝 놀랐어요." 라고 그녀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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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그러지 말아요!" 그녀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메이레인은 고함 소리에 반응해, 그쪽으로......(((호기로다! 훌륭한 미끼가 생겼구나, 마스라다! 놈이 저것에 덤벼드는 순간을 노려, 등 뒤에서 심장을 꿰뚫어 끝장을 내거라!))) 나라쿠가 재촉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마루를 박찼다. "이얏-!" 핼버드가 내리쳐졌다!◆
◆"으읏-!" 닌자 슬레이어는 그 사이에 끼어들어, 등을 비스듬히 찢기면서,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대로 건너편의 벽을 발로 차고, 두 바퀴 회전하며 착지했다, 등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어리석은 놈, 심지에 그것은 인형이 아니더냐.))) 기가 막힌 나라쿠의 목소리. 놀랄만큼 무거운 몸을 마루에 내리자, "깜짝 놀랐어요." 라고 그녀가 말했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4
"AAARGH!" 메이레인은 텔레비전 모니터를, 비디오 테이프가 채워진 선반을 엉망진창으로 도려내며 파괴했다.
"아앗, 비디오들이!" 코토부키가 외쳤다. 벽이 갈라지고, 격리되어있던 방은 밖의 통로와 이어졌다.
"어머나! 저는 때려서 구멍을 내려고 생각했었는데." 그녀는 곁에 있던 닌자 슬레이어에게 설명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곁눈으로 그녀를 봤다.
"구해주셔서 고맙지만, 저 때문에 상처가..." "떨어져 있어." 닌자 슬레이어는 가라테를 취하려고 했으나, 힘에 부쳐 신음하며 무릎을 끓었다.
"하지만, 등이!" 그녀는 걱정했다. "떨어지라고 했다!" "심각한 상처에요! 지근거리에서 산탄총을 맞은 것처럼!"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양 눈동자를 검붉게 불태웠다.
마루에 금이 가고, 등에서 연기와 피와 불꽃이 용솟음치며 이 또한 불타올랐다. 검붉은 장속이 상처 위를 덮어 그 속을 메워갔다.
한편 메이레인은 시각을 대신하는 감각기관을 날카롭게 곤두세워, 지금의 상황에 적응하려 했다. "사츠가이=상을! 해하려 드는! 독신(涜神)자 놈이!"
두근! 두근! 닌자 슬레이어는 제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었다.
평소의 배는 빨리 뛰고 있었다. 쓰러진 아유미를 내려보던 그 순간처럼. 그 순간처럼!
(((그 순간!))) 나라쿠가 외쳤다. 사츠가이!
"놈은 신인가."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그렇다면 좋다, 난 네놈 말대로 독신자다...!"
두근! 두근! 두근! 심장에서 공급되는 피와 가라테와 증오와 나라쿠의 불꽃이, 혈관을 달구면서 그의 오른팔을 타고 흘러, 그 손에 쥔 수리켄에 스며들었다.
"AAAARGH!" 메이레인이 안타이 핼버드를 들어올리며 닌자 슬레이어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던졌다! 수리켄을! "이얏-!"
수리켄은 검붉은 색으로 타오르는 피를 두르고, 나선궤도를 그리며 메이레인을 향해 날아갔다. 오의, 쯔요이 수리켄!
"AAARGH!" 메이레인은 안타이 핼버드를 휘두른다! KABOOM! 수리켄이 안타이 핼버드와 충돌해, 쌍소멸을 일으켰다!
"이럴 수가!?" 열광에 빠진 정신상태에도 불구하고 메이레인은 경악을 감추지 못한다! "이얏-!"
그 때 이미 닌자 슬레이어 자신도 마루를 박차며 뛰어오르고 있었다.
그는 단숨에 메이레인이 있는 곳에 이르러 갈고리처럼 뻣뻣하게 펼친 왼손으로 그의 얼굴을 붙잡았다.
"이얏-!" 멘포를 잡고, 후두부를 마루에 내리쳤다. "끄악-!" 힘껏 당겨 억지로 멘포를 벗겨낸다. "끄악-!"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닌자에게, 죽음을!"
"사츠가이=상! 바라건대 지고쿠 헬에서 절 구..." "이얏-!" 주먹이 메이레인의 안면을 파괴했다.
검붉은 불꽃은 메이레인의 안구를, 그리고 뇌를 불태웠고, 그의 귀와 눈구멍에서 검붉은 불길이 내뿜어졌다.
"사요나라!" 메이레인은 폭발사산했다. 분진와 불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 깨진 벽의 구멍을 통해 통로로 빠져나갔다.
닌자 슬레이어는 잔심 자세를 취했으나, 이내 버티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괜찮으신가요?" 여성이 공손한 말투로 물었다. "가열찬 전투였네요."
"너는...이 곳의......" 닌자 슬레이어 또한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우선 아이사츠했다.
"도-모, 저는 코토부키라고 해요."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닌자 슬레이어는 파괴된 실내, 붕괴된 천장, 그리고 메이레인이 폭발사산한 흔적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제길......나는" "이 방이 훼손된 건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저도 마침 이 곳을 떠나려던 참이였답니다."
닌자 슬레이어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건물의 잔해 속에 묻힌 UNIX 덱을 건져올렸다.
이건 상층에서 무너진 바닥과 함께 낙하한 것이다. 잔해를 치우고, 덱에서 기억장치를 떼어냈다.
타키가 조사한 대로라면, 메이레인은 '선즈 오브 케이어스'라는 이름의 정체불명의 네트워크에 여러번 액세스했었다.
본인의 입에서 정보를 끌어내진 못했지만, 적어도 이 안에 단서가 있을 것이다.
"닌자의 미션이군요!" 코토부키가 반응했다.
살의로 고양된 정신이 점차 평정심을 되찾음에 따라, 닌자 슬레이어는 새삼스래 의아해졌다.
나라쿠의 발언이나, 안아 올렸을 때의 무거움, 어딘가 기묘한 언동. 다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의 눈동자 깊숙이 네 장의 날개를 펼친 오이란의 문장이 새겨진 것이 보였다.
"저는 오이란드로이드에요." 코토부키가 아오자이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즉 너는..." "앗,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신 진 알겠어요. 하지만 저, 스스로 생각해서 말하고 있답니다."
"그런건가." "원래의 제 사양과는 다른 것 같지만,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코토부키는 은은한 미소를 띄머 친절히 설명했다.
"이 방은 완전히 밖과 격리되어 있었습니다. 전 달리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이 방에 있는 비디오들을 쭉 시청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여기 있는 비디오를 전부 봤으므로, 벽을 부수고 나가려고 했던 거에요." "격리됐다고? 네 소유주....보호자....는 어디 있지?" "이젠 여기에 살지 않는 것 같아요."
"어쨌든, 폐를 끼쳤군." 닌자 슬레이어는 대화를 마치고, 벽에 난 구멍을 넘어 복도로 나갔다.
돌아보자, 아오자이 차림의 오이란드로이드는 미소를 머금은 채 지그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을 돌리고, 걸어가려던 순간, 그의 머리 속에 따끔한 감각이 스치고, 그에 섞여서 타키의 IRC 통신이 들려왔다. 『겨우 연결됐네! 어이!』
타키의 어조는 다급했다. 『거기, 어디야!』 "건물 안이다. 메이레인은 죽였어. 그리고 덱의 기억장치를 회수했다."
『뭐? 건물 안? 그럼 어떻게 통신이 되는 건데.』 "글쎄. 층의 마루가 무너지고 건물이 크게 파손됐다. 그 와중에 통신을 방해하는 장치가 망가진 걸지도 모르지."
『그렇구만.......아니, 그건 됐고! 지금 엄청 위험한 상황이다, 서둘러, 당장 튀라고!』
"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어! 너! 처음에 한 이야긴 기억하고 있지?』 "소우카이야 말이냐."
『그래, 소우카이야란 놈들은 특히 위험하다고 했잖아. 왜 연락을 안 보냈던 거냐고. 내 감에 따르면 슬슬.....어이?』
닌자 슬레이어는 남은 힘을 다하여 다시 가라테를 취했다. 시선 끝에서, 비상계단을 천천히 올라오는 그림자가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상? 뭐 잘못됐냐?』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나타난 것은 하얗게 바랜 머리칼에 투박한 멘포, 검은 빛의 유기적인 닌자 장속, 왼쪽 눈 위에 <六門>의 한자와 크로스 카타나의 문장을 새겨놓은 닌자였다.
"갈란드입니다." "도-모, 갈란드=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아이사츠를 받으면 이에 화답해야만 한다! 이는 닌자의 규율이다. 갈란드는 아이사츠로 발을 묶어 닌자 슬레이어에게서 도주할 기회를 빼앗은 것이다.
『모시모시? 지금, 갈란드.......설마 갈란드라고 한거냐?』 타키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 당장 도망쳐. 단 피자 타키 쪽으로 튀지는 말고. 알았냐. 오지 말라고!』
"지금, 닌자 슬레이어.......라고 이름을 댄 건가." 갈란드는 눈을 가늘게 떴다.
『잘 들어, 갈란드는 소우카이 식스게이츠에 속한 닌자라고!』 타키가 아우성쳤다.
닌자 슬레이어는 노려보았다. "무슨 용건이냐."
사츠가이의 영향 아래 있는 닌자라면 나라쿠는 그 일그러짐을 간파할 수 있다. 이 자는 어떠한가.
"이 파괴를 벌인 건 네놈이냐?" "그래." "근처에선 다른 닌자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군."
가란드의 목소리가 위협적으로 변했다. "......메이레인을.........죽인 건가, 네놈." "죽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약간 허리를 숙이며, 주축이 되는 발에 힘을 기울였다.
이 갈란드는 사츠가이에 연관된 닌자가 아니다. 자신의 부상 또한 깊다. 개죽음을 당하는 건 피해야 한다.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되나." 닌자 슬레이어는 갈란드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의 관절이 뿌드득거리며 소리를 냈다.
가란드는 오른쪽 허벅지에 달린 무기에 손을 뻗었다. "베인 오브 소우카이야(소우카이야의 재앙)의 전설..."
그는 중얼거렸다. "그 진위를 확인해 보도록 하지." 살기가 두 닌자 사이의 공기를 가득 채웠다.
"이얏-!" 두 닌자는 동시에 움직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 두장을 연속으로 투척하고 백덤블링하면서 거리를 벌렸다.
수리켄은 갈란드를 맞추지 못하고 튕겨나갔다. 용의 꼬리를 방불케 하는 무기가 허공을 가르며, 그의 눈 앞에서 파도쳤다. 이 무기로 수리켄을 격추한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비틀어 등을 돌리며 착지. 그대로 달아나는 토끼처럼 달려나간다! 도주였다!
그가 향하는 곳은 복도 안쪽의 엘리베이터! 하지만 갈란드는 전투거부의 의사를 표하는 이 행위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다.
단지 담담하게 육상선수를 방불케 하는 스프린트 대시로 이를 쫓을 뿐!
코토부키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두 명의 닌자가 눈 앞을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연한 오렌지색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또 전투가 시작됬어요." 그녀는 중얼거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주저없이 엘리베이터 문을 차 부수고, 샤프트의 와이어에 매달려 아래로 낙하했다.엘리베이터는 여전히 4층 부근에 걸린 채로 멈춰 있었다.
낙하하는 와중 와이어를 지점으로 빙빙 돌기 시작해, 그 기세를 실어 1층 엘리베이터 문을 차 부수며 굴러나왔다. 숨 돌릴 틈도 없이, 후방에서 착지음이 들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속도를 높혔다. 머플러처럼 천이 나부끼고, 방울진 피가 지면에 떨어져 증발했다.
갈란트는 전속질주로 그를 추격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비스듬히 뛰어올라, '司馬'라 써진 간판을 차고 다시 도약했다.
하지만! "이얏-!" "끄악-!" 그 도약은 저지되어 다시 지면에 떨어지고 만다. 발목을 무기가 휘감고 있다!
닌자 아드레날린에 의해 시간감각이 진흙처럼 둔해지던 도중, 닌자 슬레이어는 자신의 발목에 감긴 가공할 무기를 인식했다.
그것은 채찍의 일종이였다. 그러나 보통 채찍이 아니다. 닌자의 무기다. 채찍의 몸통에 무수히 많은 소형 쿠나이가 붙어있는 것이다.
그 패턴은 마치 바이오 솔방울을 연상시켰다. 칼날이 발목을 파고들며 손상시키고 있다......!
"끄악-!" 지면에 메쳐진 닌자 슬레이어는 폐의 공기를 전부 토해내며 신음했다.
그는 발목을 괴롭히는 흉악한 쿠나이 윕을 향해 춉을 내리치면서 이를 절단하려고 애를 썼다.
갈란드는 손목을 살짝 흔든 것 만으로 채찍의 구속을 풀어 되돌린 뒤, 확신에 넘치는 발걸음으로 뚜벅뚜벅 다가왔다. "네놈, 부상인가 보군."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 견제와 함께 일어난다. "그게 어쨌단 거냐."
좌우에는 폐가옥. 파이프에서 스며든 오수가 발밑에 웅덩이를 만든다.
등 뒤엔 벽처럼 폐차가 쌓아올려져 있었다. 섣불리 도약하면 쿠나이 윕의 먹이가 될 뿐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남아있는 이쿠사 배틀의 선택지를 고려하며, 스스로의 가라테를 고쳐 잡았다.
"가라테의 와자마에는.......꽤나 방심할 수 없는 수준이군." 갈란드의 눈이 강렬하게 빛났다.
"네놈들에게 용건은 없다. 소우카이 신디케이트." 닌자 슬레이어는 말했다. "하지만, 나에게 더 이상 상관할 셈이라면....."
그의 주먹이, 관절이 강렬한 열기를 띠었다. 검붉은 안광이 강해졌다.
"하이얏-!"
그 때, 갈란드의 대각선 뒤! 느닷없이 앰부쉬를 걸어온 것은, 놀랍게도, 방금 전 건물에 있었던 코토부키였다.
그녀는 유려한 도약에서 이어지는 2단 돌려차기로 갑작스레 갈란드를 덮쳤다. 갈란드는 순식간에 반응하여 이를 방어하고 돌려차며 반격했다!
"이얏-!" "아윽-!" 튕겨져 나가, 땅을 구르는 코토부키!
"이얏-!" 여기서 닌자 슬레이어가 공격한다! 쿠나이 윕은 긴 사정거리를 살려 적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고 살과 뼈를 깎아내는 무기.
하지만 지금의 갑작스런 일이 생각치도 않게 접근할 기회를 낳은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칠 닌자 슬레이어가 아니다.
"이얏-!" 내지르는 연속 춉! 그러나 갈란드는 이 격렬한 타격을, 기묘한 자세의 '카타(形)'로 견뎌냈다!
그것은 갈란드의 몸을 기어가듯 움직여 충격을 분산시키는 채찍의 방어막! 신비로운 무도, 무치(채찍)도의 극의였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그럼에도 폭풍같은 기세로 적을 붙잡으려 한다!
"토라히토아시.(*1)" 갈란드는 속삭이며, 지면에 스칠 정도로 가까이 몸을 숙이며 이를 피했다!
그리고........"이얏-!" 오의, 호밍 윈드!(*2)
"끄악-!" 닌자 슬레이어의 신체는 반대쪽 대각선 방향으로 나가떨어지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그것은 공방일체의 가라테였다. 갈란드는 비틀면서 엎드렸던 몸을 순식간에 풀어헤쳤고, 회오리치는 듯이 휘둘러진 채찍이 그를 쳐날려 버린 것이다!
KRAASH! 닌자 슬레이어는 폐가옥의 창문을 찢고 그 안에 처박혔다!
고우랑가! 하지만, 정작 갈란드는 불만족스러워 보였다.
"녀석, 꽤 하는군." 휘익, 패앵! 그는 채찍으로 땅을 치고, 눈살을 찌푸리며 폐가옥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아까 앰부쉬를 걸어왔던 고약한 오이란드로이드의 기척을 찾았다. 이미 이 자리를 떠난 듯 했다.
"꽤 하지만.....닌자 슬레이어라고.....?" 그는 중얼거렸다.
◆◆◆◆◆◆◆◆◆◆
【선즈 오브 케이어스】#5
비스듬히 빛이 스며들어 오는 어두운 실내, 검붉은 실루엣이 일어서고, 곧바로 넘어진 후, 다시 일어섰다.
"으윽-......!" 안광이 어둠 속에서 번쩍이며 반사적으로 주위의 적을 찾는다.
(((한심한 놈!))) 나라쿠의 실망한 외침이 뉴런에 꽃혔다. (((저 정도의 닌자 한 마리조차 죽이지 못해서 어쩔 셈인 게냐!)))
"입 닥쳐......나라쿠......!" 닌자 슬레이어는 고통을 참으며 타는듯한 숨을 토해냈다.
식스게이츠인 닌자 갈란드의 히사츠 와자를 닌자 슬래이어는 공중에서 일부러 받고서 그 충격을 이용하여 높이 튀어올랐다.
그리고 그대로 창문을 깨고, 이 헌 집의 실내로 퇴피한 것이다.
적은 곧바로 쫓아올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힘을 쥐어짜내 출입구 반대편으로 달려나가 난간을 뛰어넘어 도로에 착지했다. 이쪽 길도 인적은 적으나...
..."이쪽입니다!" 소리가 난 방향을 보자, 셔터가 올려진 소형 트럭의 화물칸 안에서 코토부키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뭘 하고 있는거야." "빨리요!"
"젠장......" 『야! 어떻게 됐냐! 닌자 슬레이어=상!" 나라쿠의 존재감이 노이즈 속에 묻혀 사라지고, 타키의 통신이 다시 뉴런에 들어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IRC를 끈 뒤, 코토부키가 손짓하고 있는 화물칸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대로 조용히 있으면 괜찮을 거에요." 코토부키가 속삭였다. "그런 장면을 많이 봤었어요."
('장면'이라고?) (네, 영화의.) 코토부키는 셔터를 도로 내려 화물칸을 외부이서 차단시켰다.
(그렇지만, 제 시청기록에 비추어 보면, 대략 22%의 확률로 외부요인의 방해를 받거나 결국 발견되고 말아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되네요. 그렇게 되지 않도록 기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닌자 슬레이어는 이에 답하지 않고, 눈을 감고서 기척을 죽였다.
이윽고 덜컥, 덜컥 하고 문을 열었다 닫는 소리가 들리고, 차내 라디오의 음성이 새어들기 시작했다.
부르르릉. 차체가 진동하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감각이 느껴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대로 계속 숨을 죽였다.
이대로 달아날 수 있을까. 그의 닌자 잠복력은 적의 감지능력를 마지막까지 속여 넘길수 있을까. 옆에 있는 코토부키는 차가운 화물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닌자 슬레이어는 화물칸의 어둠 속에서 험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는 묵묵히 굴욕을 견뎠다.
그는 처음부터 도망치기 위해 갈란드를 공격했다. 스스로가 입은 상처의 무거움을 감안한 도주였다.
상황판단에 따라 그는 개죽음을 벗어났다. 기억장치도 무사히 품에 있다. 하지만, 이는 추태였다. 그는 이 추태를, 자신의 미숙함을 깊이 가슴에 새겼다.
한편, 갈란드는 그 근처의 삼거리에서 어둠 속에서 스며나오듯이 나타난 다른 닌자와 대치하게 되어 아이사츠를 마친 참이였다.
"사정은 모르겠다만" 그 닌자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은 서머즈 사의 중심 영토일세. 자네와 맞붙으면 필경 나는 죽고 말테지.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간과할 순 없다네......"
갈란드는 스스로의 뉴런을 날카롭게 세웠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리 멀리까지 도망치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트모스피어를 감지할 수 없다, 숨는 건 능숙한 모양이다. 그리고 눈 앞의 서머즈 사의 닌자, 브러시우드의 존재 또한 그의 감지능력을 방해하고 있었다.
"......후-우" 갈란드는 한숨을 쉬었다. "서머즈=상의 여러분과 전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
"알아줘서 고맙군." 브러시우드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가라테 경계는 풀지 않았다.
"좋은 하루 되시게." "오탓샤데." 갈란드는 도약하며 전선 위에서 옥상으로 뛰어오른뒤, 중립구역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메이레인이 죽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허나.......이동하면서 그는 라오토모 치바를 IRC로 호출했다.
『갈란드냐.』냉철한 목소리가 응답했다. "도-모, 메이레인은 이미 사망한지 오래였습니다."
『쓰레기들끼리 내분이라도 벌인 모양이지? 놈의 아지트에 다른 조직의 닌자는 있었나.』"......닌자 슬레이어가, 놈을 살해했습니다."
『......』치바의 침묵. 갈란드는 옥상에서 다른 옥상을 넘나들며 오염된 강과 선상 생활자의 지역을 내려다봤다.
이내 치바가 선언했다. 『내버려 둬라.』
"......" 갈란드는 주군이 그렇게 답한 의중을 헤아리려고 했으나, 우선 이해의 뜻을 표했다.
"분부에 따르겠습니다." "그럼 돌아와라. 갈란드." "예." 닌자 슬레이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나.
선상 생활자들을 내려보는 가란드의 눈꺼풀이 떨리고, 이에 맞춰서 눈썹 위의 <六門>의 각인도 흔들렸다.
◆◆◆◆◆◆◆◆◆◆
"이거다." 닌자 슬레이어는 타키에게 기억장치를 던졌다. "오우." 타키는 황급히 이를 캐치한 뒤 케이블을 연결했다.
"정말로 따돌린 거 맞지. 응?" 머리를 긁으면서 그는 타이핑을 시작했다. "너, 혹시라도 너, 그게 그렇게 된거면......"
"따돌렸다. 틀림없어." 닌자 슬레이어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타키는 닌자 슬레이어를 살펴봤다. 닌자 슬레이어도 이에 마주봤다.
"너 말야, 꽤 큰 부상인거 아니냐. 내가 봐도 알 수 있다는건 상당히......" "딱히 심각하진 않아." "딱히, 딱히란 말이지....."
타키는 눈을 뗀다. 모니터에 시선이 빨려들어갔다. "아아, 이거구만, 메이레인의 엑세스 기록.......'선즈 오브 케이어스(Sons of chaos)'"
"메이레인은 이상한 소리를 거듭 했었다. 신앙이라던가."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타키는 눈썹을 찡그리며, ".........라는건 즉, 요 짝패 놈들은 같은 종교의 신도라도 되냐? 뭐야 이게."
그것은 여러 장의 화상 데이터. 전개해 보면, 한 장은 펜트하우스에서 벌인 바비큐 파티로 보이는 사진이고, 또 한장은 십자가형을 당한 시체를 여러 명이 둘러싼 피비린내 나는 사진이었다.
둘러싸는 대상은 한쪽은 철판, 한쪽은 시체였으나, 그것을 둘러싸는 자들은 두 사진 다 똑같았다. 모두, 닌자였다.
어느 쪽도 「SONS OF CHAOS」라고 쇼도로 써진 현수막을 등지고 있었다.
"믿기 힘든 이야기다만, 이것들, 노 시큐리티야." 타키는 포럼의 IRC 채팅 로그를 훑어봤다. "뭐야, 이건 또?"
"멤버 리스트는 있나?" 닌자 슬레이어는 모니터를 들여다보았다. "있어." 타키는 신음했다. 이번에 취득한 닌자의 이름은 다섯 명의 것이다.
"메이레인 그 자식, 머리에 꽃밭이라도 핀 거 아니냐. 소우카이야 외부의 닌자와 이런 사진이나 찍고 있으면 조직에 찍히는게 당연하지."
"놈들은 예배당을 세우고 집회를 열었다는 것 같다." "예배당?"
"이제 모일 일은 없어." 파괴됬기 때문이다. "이 놈들의 단서를 찾아라, 타키=상."
"이렇게 간단히 개인정보를 흘리는 놈들 뿐만 있진 않을걸." "그래도 해." "망할, 너 말이다....."
타키는 머리를 긁었다, 그리고 출입구에서 직립부동인 채로 서 있는 오이란드로이드를 신경질적으로 가리켰다. "애초에 말야, 이건 또 뭔데!"
"'이거'라고 부르시는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코토부키가 대꾸했다.
타키는 닌자 슬레이어를 돌아봤다. "왜 이런거 주워왔어!" "따라왔다." 닌자 슬레이어가 답했다.
"웃기지 말라고.......나 보고 어쩌라는 건데. FUCK 해도 돼냐?" "자아가 있어서 안돼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날 도왔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이유는 전에 말했어요." 코토부키가 이를 받아서 답했다. "당신은 절 닌자에게서 지켜주셨어요. 그것에 대한 기브 앤 테이크입니다."
"용무가 끝났으면 돌아가, 훠이훠이." 타키가 말했다. 코토부키는 "생각 중이에요." 라고 대답했다.
이윽고 UNIX가 닌자 중 한 명의 위치를 알아냈다.
"뭐어.......그렇겠지." 타키는 의자에 기댔다. "이 놈들이 반드시 네오 사이타마에 거주한다고 정해진 건 아니니까. 존나 태평한 놈들."
"어디냐?" "다른 놈들은 정보는 검색에서 차단된 상태야. 좀 애를 써야겠지. 아니면 이 녀석부터 할래?" "어디야?" "경사스럽기도 하지."
타키는 모니터의 좌표도를 가리켰다. "보로부두르(*1)....." 닌자 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타키는 고개를 저었다. "헤엄쳐서 가보지 그러냐." "헤엄쳐서 가면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까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이 녀석 좀 조용히 시켜, 닌자 슬레이어=상." "다른 방법이 있을 터다." "........" 타키는 신음했다.
"그럴때만 참 감이 빨리도 오는 군, 너란 놈은......."
◆◆◆◆◆◆◆◆◆◆
검은 어둠의 지평 부근에선 가로등 불빛이 뒤얽혀 황금 또는 대장간의 녹은 철처럼 보였다.
강 건너편의 이곳은 쓰레기와 메마른 뼈가 둑처럼 쌓여있는 처참한 상태였으나, 그 멀리 있는 불빛은 마치 낙원의 것인 듯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누구나가 알고 있다. 저 황금이야말로 지고쿠 헬의 불빛이라고.
타앙! 가까이서 들려오는 총성에 몸을 움추리는 일도 없이, 열 살도 안 되는 소년이 작은 쇠냄비를 들고 어느 폐가로 뛰어간다.
마치 이사간 집의 창고나 주차장을 연상시키는 몹시 허술한 판자집이었다. 입구에 쳐진 미채무늬의 노렌을 헤치고, 소년은 안을 들어다봤다.
"....죽었어?" "죽진 않았다." 목소리가 돌아왔다. "다행이네." 소년은 웃는 표정을 지었다.
"밥을 챙겨왔다고, 아저씨." 아둠 속에서 담요를 덮고 누워있던 사내가 몸을 일으켰다. 사내의 눈은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고 있었다.
몇번을 봐도 오싹오싹하다. 소년의 목덜미에 소름이 끼쳤다. "아저씨, 혼자 먹을 수 있겠어?" "그래, 고맙다."
"고마워? 헤헷! 고맙다니!" 소년은 수줍은 웃음을 지으며 그릇에 냄비 속의 탕요리를 부었다.
"어쨌든 많이 먹어, 배고프잖아, 영양을 취하라고." 빨간 눈의 사내는 그릇을 받고 천천히 들이켰다. 후룩.....
"쿨럭!" 기침하고, 다시 들이킨다. 소년은 그 모습은 빤히 쳐다본다. 사내는 빈 그릇을 내밀었다.
소년은 그릇에 다시 탕을 부었다. "이제 좀 기운이 나?" "......." 남자는 그릇의 내용물을 전부 들이켰다.
그릇을 돌려준 뒤 눈을 감고서 깊이, 또 깊이 숨을 쉬었다. "스읍.......하아"
소년은 주위를 둘러본다. 사내의 호흡에 따라서 공기가 소리를 내며 일렁이고 있었다.
"아저씨?" "후지키도다." 사내는 말했다. "후지키도 켄지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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