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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닌자 슬레이어 4부 S1 제3화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오우, 갓.""사츠가이는 어디에 있나." "기다려, 서두르는 건 금물이야." "네놈을 죽이겠다." "누가 사주했나." &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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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NJSK'님 번역
"오우, 갓."
"사츠가이는 어디에 있나." "기다려, 서두르는 건 금물이야."
"네놈을 죽이겠다." "누가 사주했나." "나 자신.....!"
"멍청한 놈들. 바람이 부는 방향에 서니까 그 꼴이지. 아무래도 좋다만."
"네놈....끄악-!" "놓치지 않겠다!"
"가봐. 시험이잖아."
"피, 피자 먹어! 따끈따끈한 거!"
"스시를 내놔."
◆◆◆◆◆◆◆◆◆◆
비명을 크게 지르는 히로인의 입에 거칠게 재갈을 물리며, 사악한 흰 줄무늬 수트를 입은 갱이 위협했다.
"여기까지, 종점입니다이다!"(*N) 그러나, 로베르트 스톰드래곤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쿵푸를 취하며 상반신을 벗은 채 종종걸음으로 스텝을 밟았다.
그리고 답했다. "너희들도 입니다!"(*N) 전투가 시작된다!
"하이얏-!" 로베르트가 외쳤다. 덤벼드는 갱들은 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의 재빠른 쿵푸 무브에 원주형으로 쳐날려졌다.
"후-욱!" 그리고 다시 외친다. "......어떻게든, 되버린다요!"(*N) 갱의 두목이 썸즈 다운 사인으로 이에 답하자, 검은 장속의 닌자가 리무진을 뛰어넘으며 나타나 회전하며 착지하고, 그대로 다시 튀어오르며 덤벼들었다.
닌자는 카타나와 쇠사슬로 무장하고 있다. 무섭다! 하지만 로베르트는 도발적으로 손짓했다.
닌자는 말없이 땅을 박찼다, 그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전사인 것이다. 하지만! "하이얏-! 하이, 하이얏-!"
로베르트의 로우킥, 돌려차기, 서밍, 원 인치 펀치의 연속 타격이 닌자마저 쓰러트려 보였다!
"꼴 좋게 되는!"(*N) 갱 두목이 욕설을 퍼부으며, 해골 마크의 병을 로베르트의 발치에 내던졌다.
"끄악-!" 자욱한 유독가스! 갱 두목은 재빨리 가스마스크를 썼다. "뭐야 이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로베르트의 실루엣이 몸부림쳤다. 갱 두목은 크게 웃으며, 총을 겨눈다......하지만! "하이얏-!" "끄악-!"
얏타! 이것이 로베르트의 심안 살법이다.
그는 눈을 감고 있어도 기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어, 멋지게 갱 두목의 머리에 날아차기를 명중시킨것이다.
멀리 날아가는 갱 두목,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히로인, 로베르트의 썸즈업이 슬로우 모션으로 흐르고, 'THE END 終劇'의 자막이 떠오르며 암전했다. 깔끔한 엔딩이다.
......."얏타-!" '코토부키'는 주먹을 번쩍 쳐들고, 쇼파에서 살짝 튀어올라 그대로 쿵, 하고 착지했다.
화면에선 스탭롤이 흐르고, VHS의 재생 노이즈가 상하로 시끄럽게 울린다. 그녀는 자리 옆의 과자 쟁반을 뒤적였다. 딱 하나 남아있었다.
"........." 그녀는 조금 망설이다가, 아쉬워하며 이를 먹었다. 이윽고 비디오가 끝났다.
지지직-. 기계음이 울리고, 텔레비전 모니터 아래의 구식 덱으로부터 비디오 테이프가 빠져나왔다.
라벨에는 'NINJA STARBLOOD'라는 타이틀이 적혀있다, 50년도 더 이전에 미국에서 만들어진 일본 컨셉의 쿵푸 영화다.
".......하아. 끝나버렸네요." 코토부키는 혼잣말하며 일어섰다.
그녀는 넓은 방을 돌아보고, 벽 쪽에 한가득히 진열된 골동품 비디오들의 라벨을 훑어봤다.
그것들은 전부 전자전쟁 이전에 제작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어카이브 하는 일도 없었던 저예산 영화, 몬도 영화(*1), 쿵푸 영화 들이다.
코토부키는 테이프를 집어들고, 신묘한 표정으로 그것을 선반에 다시 넣었다. "이걸로 완료입니다."
비디오는 전부 보고 말았다. 과자도 전부 먹어치웠다. 마침내 여행을 떠날 때가 왔다고 할수 있으리라.
코토부키는 옷장에서 아오자이를 꺼내, 단정하게 갈아입었다. 정장으로 삼을 생각이다.
그녀는 몸거울 앞에 서서 연한 오렌지색 머리를 빗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지었다.
아름답지만, 알아보는 자도 있을 것이다. 그녀의 눈동자 깊숙이 새겨져 있는 문장이 의미하는 것을.......
◆◆◆◆◆◆◆◆◆◆
【선즈 오브 케이어스】 #1
(남겨라! 아유미를 죽인 닌자의 발자취를!) (아바바밧-!) 나하트 로닌은 검붉은 불을 토하며 경련했다.
(사츠가이.......네놈은 사츠가이를........아밧, 하하하, 죽일......죽일 수 있다고.....생각하는 거냐.......가소로운......아밧-!)
(그래. 난 사츠가이를 죽일 거다. 반드시.) (가능할 것 같으냐.......놈은 신이나 다름없다......)
(네놈의 견해따윈 관심없다. 말해라. 네놈들을 이어주는 고리가 있을 터다.) (.......나는........혼자다......아밧-!)
(사츠가이에게서 힘을 받은 닌자의 이름을 나에게 말해라.) (.....네놈은 반드시 죽게 되겠지.......추하게 말이다......하지만, 뭐 좋다....)
타오르며, 쓰러져가면서, 나하트 로닌을 속삭였다. (......메이레인......!)
"메이레인!" 마스라다는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나, 출입구에서 일렁이는 실루엣을 노려봤다. 사츠가이!
"이얏-!" "아이에에에에!" KRAAAASH! 마스라다의 오른팔은 타키의 열굴 옆의 벽에 첫째 관절까지 박혔다.
"아......아이에에에에........" 타키는 벽에 기대며 흘러내렸다. "거,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네......"
"........!" 마스라다는 타키를 내려다보고 혀를 차며, 벽에서 팔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손을 응시하면서, 현재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군데군데 찢어진 티셔츠와 쭈글쭈글한 카고 팬츠다.
장속이 사라졌다. 마스라드는 몇 발짝 물러서며, 자신의 뺨을 만졌다. 타키는 눈을 감고 소리질렀다. "난 못 봤어! 니 맨얼굴같은거 몰라!"
"아무래도 좋아." 마스라다는 차갑게 말했다. 이전까지 누워있었던 널마루를 돌아본다. 이불도 뭣도 없는 그냥 창고용 방이였다.
"망할, 닌자만 아니였어도 벽의 수리비를 청구하는 건데. 어쨌던 넌 일숙일반의 은혜를 진 거야, 기억해 둬." '
"난 어떻게 됬었지?" "아니, 갑자기 푹 쓰러졌으니까 일단 방치........가 아니라, 간호해 준거야."
마스라다는 또 혀를 찼다. 타키가 주뼛주뼛 눈을 뜨자, 청년의 발밑에서 피어오른 검붉은 불꽃이 그 몸을 덮고, 예의 검붉은 장속을 몇 초 만에 생성해 갔다.
"너, 인간 맞지?"타키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마스라다의 손에는 멘포까지 생겨나 있었다. 「忍」「殺」. 그걸 무자비하게 장착한다 "아닐지도 모르지."
"알고 있어. 네가 나의 사신이 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께, 응. 뭐, 그게.......그런 내용의 거래였으니까........그래서, 누구였더라, 메이레인. 응. 맞지? 네 다음 타겟......조사해 줄게, 나 적극적이지?" "언제 너에게 말했지?" "방금 막 소리질렀잖아. 저 멀리서도 들리더구만."
........5분 후, 그들은 지하 4층의 UNIX실에 있었다.
형광색의 모니터 반사광을 받으면서 키를 타이핑하는 타키의 바로 뒤에서, 닌자 슬레이어가 팔짱을 끼고 노려보고 있다.
타키가 투덜거렸다. "불편하단 말이지. 정보상에게는 정보상의 영역이란게 있거든, 근데" "나하트 로닌이 날 죽이고, 그걸로 뒤탈 없이 문제해결.....이였던가?"
".......홋! 호-우!" 타키는 어깨를 으쓱이려다가, 옆에 놓인 사무라이 피규어를 쓰러트리고 말았다.
"뭐야 너. 그게 내 진심이라고 생각한 거야? 그것보다도, 듣고 있었던 거냐? 좀 봐줘. 핫한 아가씨 앞에서 무자비한 쿨가이처럼 굴며 폼잡고 싶을 때가 종종 생기는 법이잖아? 그런 이야기였다구."
"시작해라." "알았어! 이 몸의 재빠른 솜씨를 똑똑히 봐 두라고. 너 말야, 나와 만난 걸 붓다나 오딘에게 감사...."
"얼어죽을 디지털 오딘 이야긴 두번 다시 꺼내지 마." "좋아, 간다!" 타키는 의자를 끌어당기고 타이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모니터 상에 와이어 프레임이나 IRC 사이트 창이 날아다닌다.
"메이레인.......어디서 들어봤다는 느낌은 들어."
타키가 쓰고 있는 UNIX 작업용 컬러 글래스에 화면이 바쁘게 바뀌는 빛이 혜성처럼 마구 지나갔다.
"니가 뭘 하던 녀석인지는 모르고, 알아볼 생각도 없다만, 잘 모르는 건 확실하지! 사회의 암흑면에 관해선 말야, 어느 정도나 알고있어?"
"그래, 잘 모른다." 타키는 닌자 슬레이어를 돌아보고, 다시 모니터로 눈을 돌렸다.
"뭐, 알아볼 생각은 없다니까." 이윽고, IRC트리의 가지의 잔가지의 잔가지 앞, 그럴싸한 정보집적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선즈 오브.........들어본 적 없는데." 타키는 미간을 찌푸렸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아, 기다려 봐, 역시 이건 중지다. 포기하자."
"뭐라고?" "아니, 절대로 위험하니까. 절대 안돼." 타키는 고개를 저었다.
화면에선 「메이레인 : 닌자」 라는 이름칸에 달려있는 '선즈 오브 케이어스'라는 수수께끼의 주석이 부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키가 특히 주의를....그리고 공포감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닌자 : 소우카이 신디케이트」
크로스 카타나의 엠블럼이 클로즈업되자, 타키는 반사적으로 몸을 벌벌 떨었다.
"저기 말야, 이 네오 사이타마에는 알다시피 세계 각국의 썩을 기업이 끼어들어 소득을 가로채고 있지만, 실제로 이 도시의 그늘을 가라테로 휘어잡고 있는 건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야. 다들 여기와 싸바싸바하고 나서 일하고 있지. 기업도, 야쿠자 클랜도."
타키는 단말기를 가리켰다. "나도 몇개 있어, 소우카이야와 이어진 핫라인. 왠지 몰라도 제대로 연락이 된 적은 없지만."
"......." "두목인 라오모토 치바는 면도날처럼 머리가 잘 굴러가는 젊은 제왕, 닌자들을 부하로써 무더기로 거느렸고, 특히 위험한 여섯명을 '식스 게이츠'라고 하는데, 놈들은 인육 스시를 먹고 담력을 기른다는 소문이야. 공포 그 자체지."
"그런 패거리에게 흥미는 없어." 닌자 슬레이어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메이레인은 죽인다. 그리고 사츠가이의 정보를 끌어낸다."
" 'DAMN! 바카!" 타키의 머리에 열이 확 올랐다. "그게 바로 소우카이야와 척을 지겠다는 소리잖아! 놈들에게 찍히기라도 하면......."
"그렇게 되면 소우카이야도 식스 게이츠도 적이다. 죽일 뿐이야."
"제발 그러지 마."타키는 닌자 슬레이어를 봤다. 닌자 슬레이어가 돌아봤다. 냉철한 눈이었다.
냉철함 속에, 흘러넘치기 직전의 억눌린 격정이 있었다. "야, 생각해 봐. 너 뿐이면 나도 알 바 아니지만, 혹 나까지 엮이게 되면......."
"내 알바 아니다." 사신이 말했다. "우린 거래를 했을텐데, 타키=상."
"놈들은 닌자 전사라고." "나는 닌자를 죽일 힘을 얻었다." "으으음"
타키는 신음했다. 이래선 입씨름이다. 그리고 이 남자는 진심이였다. 확실히 이 닌자는 강하다. 나하트 로닌도 죽였다. 하지만......
"으으음" 그건 그렇고, 사츠가인지 하는 자식은 대체 이놈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완전히 민폐라고. 타키의 뉴런은 고속회전했다.
"알았어." 타키는 이어서 말했다. "너는 메이레인을 끝장내고, 사츠가이의 정보를 얻는다, 또한,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와 마찰을 빚지 않도록 한다."
무언가 말하려는 닌자 슬레이어를 제지하며, 손짓을 섞는다.
"이 두가지 요소를 양립시키는게 현 시점에선 최선책!" "어쩌란 소리냐." "죽인 다음, 바로 튀어."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소릴....."
"그러니까! 사츠가이와 관계 없는 녀석들과 크게 맞붙게 되버리면, 너 몇십년이 지나도 그 자식에게 도달할 수 없는거 아니냐? 엉?"
타키는 가속하는 불타는 차륜처럼 점점 더 가열찬 목소리로 말했다. "조직이 눈치채게 하지 마. 메이레인은 말단이다. 이번엔 진짜로 떼어 놓은 다음에 처리하라고!"
눈앞의 이 사신은, 사츠가이와 그에 연관된 닌자들에게, 좁고 깊게, 미친듯이 그리고 결단적으로 초점을 좁히고 있다.
거기에 비집고 들어가야만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 "알았냐! 확실하게 하는거야! 나에게 작전타임을 주라고!" 타키는 이상 흥분상태에서 소리쳤다.
리리리. 인터폰이 울렸다. "스시도 왔구만!"
◆◆◆◆◆◆◆◆◆◆
데엥........크로스 카타나가 그려진 징이 울렸다. 사방에 카도마츠가 장식되어 있고, 중앙의 검은 대리석 탁자에는 국화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남쪽 벽은 투명한 유리 재질로, 위에서 폭포처럼 물이 흘러내려 그 밖에선 교성을 지르며 서로 놀고 있는 오이란들의 모습이 흐리게 비춰졌다.
이곳에 무언가의 죄목으로 연자되어 불려온 기업 임원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진땀을 흘리며 상석에 앉은 남자를 보았다.
상석의 가죽을 씌운 야쿠자 소파에서 허리를 펴고 앉아있는 사내는, 거의 검은 색에 가까운 보라빛의 삼중 정장을 착용한 위엄있는 청년 야쿠자다.
어깨까지 오는 긴 은발을 뒤로 넘겨올렸고, 카타나처럼 날카롭고 혹독한 눈매. 발밑에서 그를 시중드는 미약과도 같이 색기넘치는 여닌자가 시가에 불을 붙여주자, 천장에 보라빛 연기를 뿜으면서도 기업 임원들에겐 시선조차 향하지 않는다.
야쿠자 소파 옆에는 보디가드인 듯한 닌자가 미동조차 없이 곧게 서있다.
폭력을 인간의 형태로 빚어놓은 듯한 닌자였다. 미처 다 숨기지 못할 정도의 터질듯한 근육에는 무수한 흉터가 훈장처럼 새겨져있었다.
대체 어느 정도의 가라테의 소유자일까. 하지만 그 역시, 이 청년에게 죽으라는 말을 듣게 되면, 즉시 그 자리에서 기꺼이 죽음을 택하리라.
오오, 연령 이십 중반 앞, 자신의 냉혹함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 이 사내야 말로, 라오모토 치바.....
.......혼돈 끝에 나락에 빠졌던 네오 사이타마를 구해낸 영웅임과 동시에, 무시무시한 닌자 전사들을 통솔하는 비닌자의 제왕.
어둠의 야쿠자 집단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젊은 오야붕이었다!
◆◆◆◆◆◆◆◆◆◆
(지금까지의 줄거리: 닌자 슬레이어의 다음 표적은 '메이레인'이라 하는 닌자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메이레인은 네오 사이타마의 사회의 암흑면 최대의 세력이라고 알려진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에 소속된 닌자였던 것이다. 타키는 닌자 슬레이어게 부탁컨대 신디케이트 전체와 적대하게 될 짓은 하지 말라고 간청하지만...)
【선즈 오브 케이어스】 #2
"요는 말입죠, 저희 회사인 지바타메 엔터프라이즈가 말입니다." 좌측의 기업 임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말문을 열었다.
"애초에 먼저 제네레이터의 권리를 취득한 것이 사실입죠. 그런데 이 쿠로사마 테크니코는 마치 하이에나가 따로 없습니다. 저희 회사의 신용도가 떨어졌다는 소문이 시장에 흐르게 되자마자 마침 잘 됐다는 듯이, 권리를 가로채려......."
"아니야!" 우측의 기업 임원이 이에 질세라 소리를 질렀다.
"제네레이터의 권리를 경매로 취득한 건 우리 회사다!" 쿠로사마의 사원은 마키모노를 펼쳐 권리서를 꺼냈다.
"권리서라고? 위조품일테지." "전 권리자의 도장도 당연히 찍혀있어." 그는 도전적으로 웃으며, 권리서의 인(印)을 가리켰다. 치바의 눈썹이 움직였다.
"우리 쪽에도 있다!" 지바타메社의 임원이 허리를 폈다. "지금 당장 지참하고 있지는 않다만......"
"없으면 없다고 해라, 바카 놈이! 입에서 나오는 데로 말하기는..." 쿠로사마社의 임원이 매도했다. 그리고 치바에게 의기양양한 태도로 장담했다.
"직접 손에 쥐고 보셔도 됩니다! 권리서는 여기에!" "우리 쪽에도 있어!" 라고 지바타메社의 임원이 끼어들었다.
"우리 회사의 것이 진짜고, 그쪽은 위조품이다! 그 가짜를 내놔! 직접 가려주마!" 지바타메社의 중역은 탁자를 넘어 권리서를 잡으려고 한다.
"아메로!" 쿠로사마가 펜을 던진다. "이 이디오트놈!" "네놈이 이디오트지!" "아니, 네놈이다!"
이 다툼을 앞에 두고 눈을 감고 있던 치바가, 번쩍하고 눈을 떴다. "키엣-!"
젊은 오야붕은 야쿠자 소파에서 뛰어올라 탁상에 착지했다. 챙, 하고 소리가 났다. 롱-야쿠자-도스를 칼집에 되돌리는 소리였다
그렇다, 되돌린 것이다. 가공할 와자마에의 이아이도 참격이였다.
바로 다음 순간, 쿠로사마 임원과 지바타메 중역, 두 사람의 오른쪽 손목 위가 잘려나가 탁자 위에 떨어졌다.
치바는 가죽신발로 무자비하게 권리서를 짓밟은 뒤, 훌쩍 몸을 날려 다시 소파에 몸을 누였다.
두 임원 샐러리맨의 손목에서 선혈이 터져나왔다. "아이에에에! "아바밧-!"
고통에 발버둥치는 그들을 향해 소파 옆에 있던 여닌자가 무언가를 던졌다, 응급치료용의 메디컬 키트다.
"볼썽사납다, 천한 것들." 치바는 내뱉듯이 말하며, 궐련을 물었다.
"뭐가 권리서냐. 무책임한 권리자에게 걸려서 이중계약에 빠진 주제에, 그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추한 꼴을 내 눈 앞에서 보이다니 배짱 한번 좋군.........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실은, 네놈들이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영역에 흙묻은 발로 들어와선, 시시한 이쿠사 배틀을 벌였다는 것 뿐이다. 케지메를 지어라."
"아이에에에에!" "케지메? 이 손목 말입니까!?" "그것과 케지메는 별개다. 단순히 네놈들이 성가셨을 뿐이야."
치바는 단언한 뒤, 물고있던 궐련을 내던졌다. 물러날 셈이다. 흉터 투성이의 닌자가 앞서서 걷고, 치바는 그 뒤를 따른다.
바닥을 뒹구는 중역 사원들을 여닌자가 돌아봤다. "두 명이서 서로 협력해서 키트를 쓰면, 다시 붙을지도 모르겠네."
(아이에에에.........) 비명을 뒤로 하고, 치바는 나아갔다. 여닌자의 모습은 어느새 사라졌다.
검게 칠해진 복도는 같은 간격으로 설치된 등롱 라이트로 비춰지고 있었다.
"오야붕." 앞서서 걷던 흉터 투성이의 닌자가 멈춰서 뒤돌아 보았다. 치바는 어둠 속을 들여다봤다.
전방에 무릎을 꿇은 닌자가 있었다. "도-모. 라오모토=상, 갈란드입니다."
하얗게 색이 바랜 짧은 머리와 눈에 두드러지는 이마, 투박한 멘포가 특징적인 닌자였다.
갈란드의 왼쪽 눈 위에는 <六門>의 한자와 크로스 카타나를 조합한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흉터 닌자는 살기를 두른 채 옆으로 물러섰다. 치바는 차갑게 말했다. "갈란드인가. 비즈니스의 장소에 네녀석이 무슨 일이지?"
"정보를 얻은 참에, 매우 가까이 계셨기에 무례를 무릅쓰고 찾아뵀을 따름입니다."
그렇게 갈란드는 말하며, 치바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예의 건. 역시나 십중팔구 메이레인의 혐의가 짙습니다. 하지만 확증까지는 되지 못하였기에, 직접 뵈어 승인을 받기 위해 왔습니다.)
치바는 끄덕였다. "좋다, 죽여라."
◆◆◆◆◆◆◆◆◆◆
『한-사람, 돌돌 말았네-........세 가닥의 줄에-........아가야. 』
복수의 광고 전선에서 흐르는 음악이나 프로모션 음성이 섞여들어, 호로바스야마 포장마차 거리에 잔잔한 환경음을 자아내고 있다.
채굴자, 파쿠르 배달부, 스모 씨름판 노동자, 비타민 컬러의 수트를 입은 카부키들, 사이버 고스, 모히칸 헤어와 리벳으로 친 완장, 그리고 사라리맨 수트를 조합해 입는 사라리 펑크족. 아니메 보이.(*2) 다양각색의 통행인들이 오고 간다. 포장마차 거리에는 장물이 여기저기서 모이고 있으며, 이를 단속하는 자도 없다.
장물의류가 매달린 옷걸이 사이에서 검은 머리의 사내가 걸어나왔다. 마스라다다.
"헤이, 완전히 멋쟁이가 다 되셨네, 좋은 거 산 거야. 또 오라구." 환금용 소자를 받고 환짝 웃는 배드 부티크(*1) 가게의 점주는 손을 흔들며 그를 배웅했다.
마스라다는 걸으면서 미간을 찌푸리고,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인파를 헤치고 걷던 그는 마침내 찾던 모찌 가게에 다다랐다. "뭘 주문하실련지요." "프라이드 모찌를." "예이."
마스라다는 의자에 앉아, 거기서 '골드 긴자'의 네온 간판 밑으로 펼처진 좁은 골목길을 바라봤다.
(사람들이 다 볼텐데, 그 살벌한 검붉은 장속이나 입고 싸돌아다닌다는 게 말이나 되냐.)
(난 메이레인의 행동 로그를 추적했다. 놈은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닌자이고, 평소엔 지하의 철망 도죠의 수익금을 감독하고 있어. 가라테맨과 모터 가시라가 싸우는 엔터테이먼트라더군.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아. 중요한 건, 최근 녀석이 아무래도 철망 도죠와 연관성이 없는 지역을 왕복하고 있었단 거야.)
그것이 바로 이 '골드 긴자' 골목길이었다. 마스라다는 네온 문 깊숙히 펼쳐진 어둠을 주시했다.
(저 골목으로 놈이 들어가고 나면, 그 후의 로그는 남지 않아, 사라져버리는 거야. 그리고 얼마 후 돌아오지. 즉, 저 골목에는 묘하게 강력한 IRC 방해 수단이 깔려있다는 소리야. 엄청 수상하지?)
"모찌 나왔습니다." "도-모." 모찌를 먹는다.
그대로 마스라다는 기다렸다. 점주의 시선이 점점 험해지기 시작하자, 그는 추가로 다시마 차를 주문했다.
장속이나 브레이서를 착용하지 않은 그의 현 상태는, 그에게 크나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
예전에는 일상적이었을 그러한 차림은 지금의 그에겐 비일상적인 것이다. (나타나라.) 그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빨리.)
그의 닌자 제6감은 종종 떨어진 지점에서 재빨리 움직이는 강력한 닌자 소울을 포착하고 있었다.
뉴런 속에서 나라쿠가 꿈틀거리며 정신에 깊이 살의라는 쐐기를 박으려 한다. 그때마다 그는 저항했다.
네오 사이타마엔 상당히 많은 닌자가 있다. 그들을 닥치는대로 쫓아다닌다는 건 무의미한 살육일 뿐이다.
이 도시엔 무차별 살육 지망생이 썩어 넘치도록 있다. 굳이 그 사이에 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손님, 추가로 주문하실 건…" "잘 먹었어요." 마스라다는 재빨리 일어섰다.
그의 시선 앞, 진흙탕을 밟으며 종종걸음으로 움직이는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닌자다.
깃을 세운 검은 코트, 네온 우산, 일순간 보인 멘포에 새겨진 문장 등이 타키가 말한 사전정보와 일치했다. 메이레인이다.
메이레인은 '골드 긴자'의 간판 밑을 지나 들어갔다. 마스라다도 그 뒤를 쫓았다.
뒷골목의 그늘 속으로 발을 들였을 때, 그는 이미 검붉은 장속과 「忍」「殺」의 멘포를 착용한 닌자의 모습이였다.
메이레인은 닌자 슬레이어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메이레인의 닌자 제6감을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 잠복력이 넘어선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살의를 날카롭게 곤두세웠다. 메이레인. 사츠가이와 연관된 닌자.
뇌의 뿌리가 차갑게 식고, 굳게 쥔 주먹이 삐걱이는 소리가 뼈를 타고 울린다.
유객꾼, 부랑자, 스트리크 오이란. 이 어두운 골목의 주민들도 검붉은 안개처럼 풍경에 스며든 그의 모습을 알아채지 못했다.
예리한 칼날처럼 적에게 다다르는 조용한 발걸음, 상대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폭력. 그에게 있어선 둘 다 동등한 수단이었다
길모퉁이에 이르자, 메이레인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 한번 등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그 때 이미 닌자 슬레이어는 지면 위에 없었고, 벽처럼 드러선 건물 무리의 배관 파이프 위에 걸쳐서서 표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YO。순조롭냐.』타키가 통신을 보냈다.
『저기 말야, 굿 뉴스와 배드 뉴스가 있는데 어느 쪽주터 들을래?』 "나쁜 쪽부터."
『역시 굿 뉴스부터 전한다. 메이레인 그 자식은 얼마 전 소우카이 신디케이트로부터 모가지 당했어. 요컨대, 그 놈을 죽야도 소우카이 신디케이트는 그렇게 화내진 않을거란 소리지. 다 내가 소우카이야에 날쌔게 몇가지 정보를 흘린 덕분이라고....』
"나쁜 쪽은." 『그게..』 타키가 말을 끊고, 이내 다시 말했다.
『소우카이야의 닌자가 메이레인을 처리하러 오고 있어. 누가 오는지는 모른다만, 내가 아는 한은 이런 조직 내부 구성원의 숙청을 맡는 건, 식스게이츠 급의 닌자다.』"뭐?"『즉, 좀 서두르지 않으면 넌 메이레인을 죽일 수 없다 이거야. 』
"당장 서두를 순 없어." 닌자 슬레이어는 메이레인을 노려보면서 혀를 차고, 타키의 지시를 부정했다.
"죽이는 건 아지트를 찾아낸 뒤다." 『무, 물론 그렇지.』 타키는 맞장구를 쳤다.
『이번엔 닌자의 이름 이상의 정보가 필요해. 놈이 아지트까지 스무스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거 뭐냐, 기도든 뭐든 해 두라고. 소우카이야가 먼저 따라잡아서 엉망진창이 되기 전에.』
"……!" 닌자 슬레이어는 배관 파이프 위에서 웅크리고, 그 눈을 살의로 빛냈다. 메이레인이 다시 앞을 보고 걷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배관 파이프에서 뛰어내려 표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미로처럼 뒤얽힌 골목길로 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나타난 건 네온 간판의 빛조차 희미할 정도로 낡은 주상복합 빌딩이었다.
빌딩은 골목길의 막다른 편에 위치했다. 1층은 돈부리 퐁의 체인점, 아무래도 폐점한 채 방치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그야말로 폐허라 부르기 걸맞은 곳이었으나, 메이레인은 신경쓰지 않고 체인점 옆의 출입구로 들어갔다.
"쫓아간다."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잊지 마.』 타키가 강조했다. 『특히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정보 말이다. 반드시….』 통신이 돌연 끊어졌다.
◆빌딩은 골목길의 막다른 편에 위치했다. 1층은 돈부리 퐁의 체인점, 아무래도 폐점한 채 방치되어 있는 모양이었다.그야말로 폐허라 부르기 걸맞은 곳이었으나, 메이레인은 신경쓰지 않고 체인점 옆의 출입구로 들어갔다. "쫓아간다."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잊지 마.』 타키가 강조했다. 『특히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정보 말이다. 반드시...』 통신이 돌연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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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즈 오브 케이어스】 #3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크로스 카타나 문양을 등지고 있다고는 하나 결국은 말단의 똘마니, 시시한 불량배일 뿐이었던 메이레인의 세계는 그 날 겪었던 일 이후 너무나도 밝게 빛났고, 아름다운 고양감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신비' 였다.
그랬다, 그것은 그야말로 신비체험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자는, 아니, 그 분은 후드를 눈 위까지 깊이 쓰고 있어 그 존안을 과분하게도 메이레인에게 밝히는 일은 없었다.
그는 메이레인 앞에 서서, 입고 있던 옷의 가슴팍을 펼쳤다. 그러자 그 안에는 흉부가 아닌 심연이 있었다.
그에게 이끌리는 대로, 메이레이는 오른손을 심연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의 오른손은, 쥐었고, 획득했다. '미(美)'와 접촉하여 힘을 얻은 것이다.
(네 이름......뭐였더라....) (메이레인입니다.) (그래, 메이레인이라 하는군. 메이레인=상.)
메이레인의 눈에서 억수처럼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무얼 감사하는 거지, 메이레인=상) (이 힘......아아......대체 무엇을 대가로 치뤄야 좋을까요. 저의 혼입니까?)
(MWAHAHAHAHAHA! MWAHAHAHAHAHA!) 후드 아래서, 그는 진심으로 우습다는 듯이 웃었다.
(혼이라! BWAHAHAHAHAHA! 우스워라! 내가 왜 그런 시시한 걸 바라겠나. 아무것도 필요 없어.)
오른팔을 뽑아내자, '쾌락'의 감정이 메이레인의 머릿속을 깊이 찔렀다. 그는 몸을 크게 뒤로 젖히며 경련했다.
(아아......!) (열심히 해, 메이레인=상) (무엇을...?) (나야 모르지.) 눈 깜빡할 새에 그는 등을 돌린 채 벌써 다다미 다섯 장만큼 떨어져 있었다.
(당신의 이름을 부디......) (나의 이름?) (부디......) (사츠가이)
그 날 이후로는, 모든것이 아름답게 보였다.
시궁창의 냄새가 아름다웠다. 물 위에 낀 기름막이 아름다웠다. 부패한 시체에 들뜷는 벌레들이 아름다웠다. 살육이 아름다웠다. 죽어가는 인간이 아름다웠다.
그 중에서도 자기 자신은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그리고 '보석'은 자기 한명만이 아니었다
가만히 있어도 감지할 수 있었다. 네오 사이타마. 세계. 감동을 공유할수 있는 동료들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과거의 자신은 타인을 시기하고 질투할 뿐인 존재였다.
닌자가 되어 보통 사람을 아득이 뛰어넘는 힘을 얻고서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세계의 그늘진 측면엔 이미 닌자가 넘쳐나고 있었으며, 그들 대부분은 메이레인보다도 훨씬 가치있는 존재로 보였다.
산시타는 어디까지나 산시타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는 사츠가이에게 선택받았다.
그리고 세계 곳곳엔 그처럼 사츠가이의 축복을 받은 닌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들을 묶어주는 것이 바로 '선즈 오브 케이어스'다.
나하트 로닌의 반응은 믿기 어려웠다. 그는 메이레인이 뻗은 손길을 거절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후우….." 층수가 표시된다. 이 폐건물의 5층에 그들의 '예배당'이 있다.
지금 이 순간, 다른 동포들의 존재는 느껴지지 않는다. 누구나가 돌아가고 싶을때 돌아갈 뿐이다. 그리고 '예배당'은 꼭 여기여야 할 필요는 없다.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명상처럼 메이레인의 사고는 맴돌고 있었다. 이 상승하는 감각마저 아름답고 편안하다... (이얏-!)
그 목소리는 발치보다도 아래에서 들려왔다. 반사적으로 메이레인은 뛰어올라, 엘리베이터의 벽에 등을 기댔다.
바닥 중앙부가 솟아올라, 찢어지며, 갈고리 또는 화살촉같은 예리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마치 강철의 이빨처럼 바닥을 물고 놓지 않는다. 끼긱...끼기기기긱. 삐걱이는 소리가 울리며 엘리베이터가 흔들렸다.
"뭐냐!?" 메이레인은 방어자세를 취한다. 이내 상승이 정지하고, 그는 충격에 신음했다.
바닥이 아래쪽으로 찌부러지기 시작했다. 깊이 박힌 갈고리가 아래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이건" 메이레인은 눈을 크게 떴다. 보아하니 그것은 갈고리 로프 형태를 한 무언가였다. 그의 닌자 제6감은 이대로 방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예감으로써 전해왔다. 극히 위험하다.
강철의 로프는 범상치 않은 열기를 발했다. 접촉부위 근처의 공기를 일그러뜨리며, 찌부러진 바닥을 푸석거리며 검게 태우기 시작했다.
"이얏-!" 이번에는 뚜렷하게 들렸다! KRAAASH! 엘리베이터 바닥이 완전히 찢어졌다!
"끄악-!" 메이레인은 강제로 균열 아래로 미끄러지며 떨어져간다! 벽면의 요철에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아슬아슬하게 매달린다!
(뭐지......? 무엇이?) 메이레인의 고동이 빨라졌다. 그는 목을 숙여 엘리베이터 샤프트 아래로 시선을 돌렸다. 검붉은 안광이 되돌아왔다.
갈고리 로프를 던진 건 저 자인가. 메이레인은 자신을 향해 드러내진 살의에 직격당했다.
이대로 갈팡댈 시간은 없다. 그는 4층의 엘리베이터용 문을 진자운동처럼 흔들리는 기세를 실은 발차기로 부수고, 4층 안으로 들어섰다.
이 주상복합 빌딩에 다른 주민은 없다. 원래 살고 있었던 자들은 그와 다른 몇명의 닌자가 먼저 깨끗하게 몰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IRC 감시대책 유니트도 훨씬 강력한 걸 도입했다.
(일단 5층이다.) 메이레인은 복도를 급하게 뛰어다녔다. (비상계단으로 5층으로 올라가, 예배당으로...)
예배당에는 UNIX가 있다, 동료들에게 이 이상사태를 전해야만 한다.
사회의 암흑면에서 살아가는 이상, 목숨을 위협받을 이유야 하나 둘씩은 생기는 법이다.
그렇게에 항상 각오하고 대비해왔다. 무엇보다 자신에게는 사츠가이로부터 부여된 힘이 있다. '미'의 비호 아래에 있는 것이다!
메이레인은 옥외 비상계단으로 뛰쳐나갔다. 그러자, 깡! 깡깡땅! 밑에서 올라오는 발소리!
"왔구나." 그는 혼잣말하며 계단을 뛰어올라 갔다. 깡깡깡깡깡...두 명의 발걸음이 철제 비상계단을 시끄럽게 울렸다.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발소린 틀림없이 메이레인을 쫓아오고 있었다. "오오, 사츠가이=상...! 동포들이여...!" 달리면서 메이레인은 기도했다...
◆◆◆◆◆◆◆◆◆◆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비상계단을 5층까지 단숨에 올라, 도망치는 메이레인의 그림자를 쫓아 실내에 뛰어들었다.
전방 왼쪽에서 큰 소리를 내며 셔터 장지문이 막 닫히고 있었다. 전력질주의 기세를 슬라이딩으로 죽이며, 일말의 주저없이 셔터 후스마에 발차기를 날린다!
KRAAASH........셔터 장지문은 철쪼가리로 변해 실내를 뒹구르고, 무수히 많은 하얀 날개가 창문에서 스며드는 빛 속을 날아다녔다.
회관처럼 넓은 실내를 여러 마리의 바이오 비둘기가 미친듯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발을 멈춘 닌자 슬레이어의 사각지대에서 레이저 쿠나이가 덮쳐왔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이러한 앰부쉬가 올 것이라 사전에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뉴런과 몸은 지극히 빨리 반응했다!
........"끄악-!" 비명을 지르며, 레이저 쿠나이를 떨군 건 메이레인이다! 지체없이 닌자 슬레이어는 케리-킥을 내지른다! "이얏-!" "끄악-!"
메이레인은 쓰러지면서 바닥을 여러번 튀어올라, 관엽 식물들을 후려처 넘어뜨리고, 벽에 걸린 성화의 이마 부분을 찢어버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쓰러진 메이레인에게 아이사츠했다. "도-모, 메이레인=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쿠훕-" 흩날리는 깃털 속에서, 메이레인은 기침하며 아이사츠에 화답했다. ".....메이레인입니다. 왠 놈이냐.....어째서 나를.."
"사츠가이라는 자를 알고 있나." 닌자 슬레이어가 물었다. "하-앗...." 메이레인은 숨을 토하며, 다시 전투태세를 취했다.
"사츠가이를.....안다...? 그것은 철학적인 질문이 아닌가?" 그는 목구멍을 울리며 웃었다. "그런 주제넘은 소린 도저히 할 수 없지......난 스스로 무지함을 알 뿐이야."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격렬한 분노와 함께 수리켄을 투척했다.
메이레인은 허벅지의 홀스터에서 예비 레이저 쿠나이를 뽑아내고 이를 회전시켜 수리켄을 튕겨냈다.
바닥을 박차며 닌자 슬레이어가 다다미 1장 거리에 육박한다. 메이레인은 창을 방불케하는 사이드 킥을 옆으로 몸을 돌려 피한다!
KRAAASH! 닌자 슬레이어의 발차기가 성화를 완전히 분쇄했다.
메이레인은 옆돌기 도중 도약하여 멀리 떨어지려고 했다. 허공에 뜬 그의 발목에 갈고리 로프가 감겨, 붙잡혔다.
"이이이야앗-!" 닌자 슬레이어는 힘차게 로프를 휘둘러, 반대쪽 벽에 메이레인을 패대기쳤다! "끄악-!"
로프가 스르륵 하며 돌아와 닌자 슬레이어의 오른쪽 브레이서에 감겼다.
닌자 슬레이어는 더욱 타격을 가하기 위해, 결단적으로 접근한다. 메이레인이 어느 쪽으로 도망간들, 반드시 그 곳을 노려서 때려갈겨 주리라고.
"철학인지 무지인지, 계속 지껄여 볼테냐?" 닌자 슬레이어가 물었다.
메이레인을 몰아붙이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이 공간의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다.
날아다니는 비둘기, 성화나 성잔, 촛불, 위패. 이 장소는 다양한 신비적 요소들의 키메라였다.
제단으로 보이는 곳에 UNIX덱이 설치되어 있다. 메이레인을 살해한 뒤 저것에서 정보를 빼내면 된다.
"쿡......쿠쿠쿡" 메이레인이 어깨를 떨며 웃었다.
"용서해 주시길, 사츠가이=상. 당신의 힘을 헛되이 휘두르는 일은 스스로 자제해 왔습니다만...."
메이레인은 숙이고 있던 얼굴을 들었다. 고통과 희열로 흐려진 눈이 크게 뜨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메이레인을 몇번 더 구타할 생각으로 접근했지만, 그 때 정체불명의 위기감이 그의 목덜미를 위축시켰다. "이얏-!"
BOOM! 초자연적인 울부짖음이 실내의 공기를 떨리게 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옆으로 뛰어오르며 굴렀다. 그순간의 상황판단의 그의 목숨을 구한것이다....!
그가 있던 곳엔 기묘한 검은 구체가 생겨나 있었다. 구체 속에는 와이어프레임을 방불케 하는 초록색으로 빛나는 격자가 보였다.
규이이이잉......소리를 내며 구체가 수축하고, 사라졌다. 메이레인의 눈가에 웃음기가 돌았다!
"아핫!" 메이레인이 외치듯이 웃었다. "앗핫핫핫하!"
BOOM! 암흑의 틈새가 닌자 슬레이어의 발치에서 입을 열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역방향으로 튀어올라, 이를 다시 피했다.
도약은 위험한 선택이었다. 착지한 순간 몇 인치 앞의 공간에서 다시 암흑의 틈새가 생겨났다! "앗핫핫핫핫하! 이 얼마나 아름답단 말인가!"
(((뭣이!))) 뉴런이 술렁이며, 격렬한 나라쿠의 사념이 전해져왔다.
(((벌레구멍 짓수라고? 그건 마이뉴 닌자의 유니크 짓수가 아니더냐! 츠바메 닌자 클랜의 산시타와는 눈곱만큼의 연관도 없는 짓수다. 필경 사츠가이의 소행임에 틀림없구나, 에에이, 이 무슨 추악한 뒤틀림이란 말이냐!)))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을 연속 투척하여 견제하면서 후퇴했다.
"앗핫핫핫하!" 메이레이는 눈 앞에 암흑의 틈새를 생성시켜 수리켄을 삼키게 한 뒤, 무슨 원리인지 그 안에서 검게 방전하는 도끼를 뽑아냈다!
그것은 마치 물리법칙의 뒤틀림을 구현화한 것만 같았다! 무섭다!
(((알겠느냐! 저건 안타이 웨폰이다. 결코 맞부딫치려는 생각따위 하지 말거라. 파멸 뿐이니.))) 나라쿠가 전했다.
메이레인이 웃으며 달려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을 던지며 다시 후퇴한다!
(타개책을 말해) (((이전에 나는 이를 눈차크를 써서 파훼했다. 허나 그건 드래곤 닌자의 무기이기에 참고조차 되지 않으니...)))
"앗핫핫핫하!" 메이레인은 마루를 박차며 뛰었다. 암흑의 도끼가 베어가른 곳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깃털도, 바닥도.
닌자 슬레이어는 연속 백덤블링으로 거리를 벌린다. 차츰 기세를 올리는 메이레인의 공격!
벌써 등 뒤가 벽이다. 메이레인의 도끼가 벽을 찢는다! 위험하다! "사츠가이=상! 아아! 앗핫핫-!"
부웅, 부웅 소리를 내며 도끼가 마루를, 벽을 베어가르고, 도려낸다. 닌자 슬레이어는 철저히 회피에 임했다.
옆으로 구른다. "앗핫핫핫!" 메이레인이, 암흑의 도끼가 그것을 쫓는다. 이젠 형세역전, 쫓기는 쪽은 닌자 슬레이어인가.
"앗핫핫핫........." KRAAASH! 바닥이 무너졌다!
ZZZTOOOOM......BOOOOOM......예배당의 잔해와 함께 두 사람은 아래층으로 낙하한다!
"이얏-!" 떨어지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을 투척! 빗나감 없이 메이레인의 왼쪽 눈을 정확히 꿰뚫었다!
"끄악! 아아아아아아앗핫핫핫!" 메이레인은 미친듯이 웃는다. "미의 앞에서, 고통따위, 유......유쾌할 뿐이니!"
착지와 동시에 마루를 박차며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덮쳐들었다.
"이얏-!" 메이레인은 암흑의 도끼를 버리고, 암흑의 틈새를 이용한 직접 공격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움직임을 잡을 수 없다!
그는 메이레인에게 있어 사각지대인 으깨진 왼쪽 눈 쪽에서 움직이고 있다. 즉 이는 그의 풍림화산이었다!
무너져 내리는 잔해가 쏟아지고, 분진이 공기를 더럽힌다!
거기에, 여기까지 와서 이미 몇 가지의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져 있었다.
메이레인은 암흑의 틈새와 안타이 웨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다. 원거리에 암흑의 균열을 생성할 수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얏-!" "끄악-!" 사각으로부터의 회전 발꿈치 차기가 메이레인의 측두부에 명중했다! 메이레인은 마루에 쓰러지며, 토혈!
무엇보다도, 얼마나 강력한 신화의 짓수를 소유하고 있다 한들, 그걸 사용하는 자의 가라테가 빈약하면, 얼마든지 요리할 방법은 있다는 사실이!
"끄악-! 사츠가이=상!?" 위축된 메이레인의 어깨에 수리켄이 꽂혔다. "끄악-!"
"대강 알겠어." 닌자 슬레이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선고했다. "죽인다."
"오지 마!" 야바레캬바레! 메이레인은 암흑의 틈새을 연거푸 생성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신중하게 발을 멈추며 설치공격을 회피!
"오지 말라고!" 틈새에서 핼버드를 뽑아낸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수리켄이 크게 호를 그리며, 안타이 웨폰의 자루를 피해 메이레인의 오른눈에 명중했다! "끄악-!"
"이것도 유쾌하냐?" 닌자 슬레이어가 지고쿠 헬을 방불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철학 나부랭이 없이 사츠가이에 대해 말해 봐라."
"AAARGH!" 메이레인은 절규하며 엉망진창으로 핼버드를 휘두른다. 닌자 슬레이어는 옆으로 비켜가면서 수리켄을 던져 반격했다.
KRAASH! 순식간에 마루에 패이면서, 다시 무너졌다. 두 닌자는 2층으로 낙하!
ZZTOOM......! "......." 착지한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가라테를 취했다.
"엣?" 높은 소리를 내며 돌아본 것은, 연한 오렌지색 머리칼의 예쁘장한 여성이었다.
이 층의 주민? 여긴 폐허가 아니었나? 그녀가 입고 있는 아오자이나, 벽 한가득히 메워진 비디오 테이프들은...."AAARGH!" 메이레인이 외쳤다!
전투중인 두 닌자로선 알 길이 없는 일이었지만.....이 건물의 3층에는 출구가 없는 방이 존재했다.
그 방의 소유주는 폐쇄 공간 안에서 오이란드로이드를 '사육'하려고 했던 것이다.
오이란드로이드를 가두고, 자신이 애호하는 전자전쟁 이전 시대의 편향된 컬쳐로 방 안을 가득 채운 직후, 그 자는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
"ARRRRRGH!" 메이레인은 안타이 핼버드를 마구 휘두른다. 닌자 슬레이어는 조심스럽게 거리를 벌렸다.
시력을 빼앗긴 지 얼마 안 된 닌자가 청력만으로 상대가 있는 곳을 포착하는 건 불가능, 공격의 기회는 곧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메이레인의 뒤쪽에서 놀란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저 여자는.......
"닌자, 왜?"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입을 딱 벌렸다.
방의 세간을 파괴하고, 마루를, 벽을 파괴하는 메이레인과 거리를 벌리는 닌자 슬레이어를 번갈아 보았다.
"닌자끼리의 전투군요! 진짜 닌자이신가요?" "AAAAARGH!" 휴웅, 어둠의 칼날이 그녀의 얼굴의 수인치 앞을 베어냈다. 오렌지색의 머리카락이 몇 가닥 흩어졌다.
"잠깐!? 그러지 말아요!" 그녀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메이레인은 고함 소리에 반응해, 그쪽으로......
(((호기로다! 훌륭한 미끼가 생겼구나, 마스라다! 놈이 저것에 덤벼드는 순간을 노려, 등 뒤에서 심장을 꿰뚫어 끝장을 내거라!)))
나라쿠가 재촉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마루를 박찼다. "이얏-!" 핼버드가 내리쳐졌다!
"으읏-!" 닌자 슬레이어는 그 사이에 끼어들어, 등을 비스듬히 찢기면서,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대로 건너편의 벽을 발로 차고, 두 바퀴 회전하며 착지했다, 등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어리석은 놈, 심지어 그것은 인형이 아니더냐.))) 기가 막힌 나라쿠의 목소리.
놀랄만큼 무거운 몸을 마루에 내리자, "깜짝 놀랐어요." 라고 그녀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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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그러지 말아요!" 그녀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메이레인은 고함 소리에 반응해, 그쪽으로......(((호기로다! 훌륭한 미끼가 생겼구나, 마스라다! 놈이 저것에 덤벼드는 순간을 노려, 등 뒤에서 심장을 꿰뚫어 끝장을 내거라!))) 나라쿠가 재촉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마루를 박찼다. "이얏-!" 핼버드가 내리쳐졌다!◆
◆"으읏-!" 닌자 슬레이어는 그 사이에 끼어들어, 등을 비스듬히 찢기면서,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대로 건너편의 벽을 발로 차고, 두 바퀴 회전하며 착지했다, 등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어리석은 놈, 심지에 그것은 인형이 아니더냐.))) 기가 막힌 나라쿠의 목소리. 놀랄만큼 무거운 몸을 마루에 내리자, "깜짝 놀랐어요." 라고 그녀가 말했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4
"AAARGH!" 메이레인은 텔레비전 모니터를, 비디오 테이프가 채워진 선반을 엉망진창으로 도려내며 파괴했다.
"아앗, 비디오들이!" 코토부키가 외쳤다. 벽이 갈라지고, 격리되어있던 방은 밖의 통로와 이어졌다.
"어머나! 저는 때려서 구멍을 내려고 생각했었는데." 그녀는 곁에 있던 닌자 슬레이어에게 설명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곁눈으로 그녀를 봤다.
"구해주셔서 고맙지만, 저 때문에 상처가..." "떨어져 있어." 닌자 슬레이어는 가라테를 취하려고 했으나, 힘에 부쳐 신음하며 무릎을 끓었다.
"하지만, 등이!" 그녀는 걱정했다. "떨어지라고 했다!" "심각한 상처에요! 지근거리에서 산탄총을 맞은 것처럼!"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양 눈동자를 검붉게 불태웠다.
마루에 금이 가고, 등에서 연기와 피와 불꽃이 용솟음치며 이 또한 불타올랐다. 검붉은 장속이 상처 위를 덮어 그 속을 메워갔다.
한편 메이레인은 시각을 대신하는 감각기관을 날카롭게 곤두세워, 지금의 상황에 적응하려 했다. "사츠가이=상을! 해하려 드는! 독신(涜神)자 놈이!"
두근! 두근! 닌자 슬레이어는 제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었다.
평소의 배는 빨리 뛰고 있었다. 쓰러진 아유미를 내려보던 그 순간처럼. 그 순간처럼!
(((그 순간!))) 나라쿠가 외쳤다. 사츠가이!
"놈은 신인가."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그렇다면 좋다, 난 네놈 말대로 독신자다...!"
두근! 두근! 두근! 심장에서 공급되는 피와 가라테와 증오와 나라쿠의 불꽃이, 혈관을 달구면서 그의 오른팔을 타고 흘러, 그 손에 쥔 수리켄에 스며들었다.
"AAAARGH!" 메이레인이 안타이 핼버드를 들어올리며 닌자 슬레이어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던졌다! 수리켄을! "이얏-!"
수리켄은 검붉은 색으로 타오르는 피를 두르고, 나선궤도를 그리며 메이레인을 향해 날아갔다. 오의, 쯔요이 수리켄!
"AAARGH!" 메이레인은 안타이 핼버드를 휘두른다! KABOOM! 수리켄이 안타이 핼버드와 충돌해, 쌍소멸을 일으켰다!
"이럴 수가!?" 열광에 빠진 정신상태에도 불구하고 메이레인은 경악을 감추지 못한다! "이얏-!"
그 때 이미 닌자 슬레이어 자신도 마루를 박차며 뛰어오르고 있었다.
그는 단숨에 메이레인이 있는 곳에 이르러 갈고리처럼 뻣뻣하게 펼친 왼손으로 그의 얼굴을 붙잡았다.
"이얏-!" 멘포를 잡고, 후두부를 마루에 내리쳤다. "끄악-!" 힘껏 당겨 억지로 멘포를 벗겨낸다. "끄악-!"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닌자에게, 죽음을!"
"사츠가이=상! 바라건대 지고쿠 헬에서 절 구..." "이얏-!" 주먹이 메이레인의 안면을 파괴했다.
검붉은 불꽃은 메이레인의 안구를, 그리고 뇌를 불태웠고, 그의 귀와 눈구멍에서 검붉은 불길이 내뿜어졌다.
"사요나라!" 메이레인은 폭발사산했다. 분진와 불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 깨진 벽의 구멍을 통해 통로로 빠져나갔다.
닌자 슬레이어는 잔심 자세를 취했으나, 이내 버티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괜찮으신가요?" 여성이 공손한 말투로 물었다. "가열찬 전투였네요."
"너는...이 곳의......" 닌자 슬레이어 또한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우선 아이사츠했다.
"도-모, 저는 코토부키라고 해요."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닌자 슬레이어는 파괴된 실내, 붕괴된 천장, 그리고 메이레인이 폭발사산한 흔적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제길......나는" "이 방이 훼손된 건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저도 마침 이 곳을 떠나려던 참이였답니다."
닌자 슬레이어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건물의 잔해 속에 묻힌 UNIX 덱을 건져올렸다.
이건 상층에서 무너진 바닥과 함께 낙하한 것이다. 잔해를 치우고, 덱에서 기억장치를 떼어냈다.
타키가 조사한 대로라면, 메이레인은 '선즈 오브 케이어스'라는 이름의 정체불명의 네트워크에 여러번 액세스했었다.
본인의 입에서 정보를 끌어내진 못했지만, 적어도 이 안에 단서가 있을 것이다.
"닌자의 미션이군요!" 코토부키가 반응했다.
살의로 고양된 정신이 점차 평정심을 되찾음에 따라, 닌자 슬레이어는 새삼스래 의아해졌다.
나라쿠의 발언이나, 안아 올렸을 때의 무거움, 어딘가 기묘한 언동. 다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의 눈동자 깊숙이 네 장의 날개를 펼친 오이란의 문장이 새겨진 것이 보였다.
"저는 오이란드로이드에요." 코토부키가 아오자이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즉 너는..." "앗,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신 진 알겠어요. 하지만 저, 스스로 생각해서 말하고 있답니다."
"그런건가." "원래의 제 사양과는 다른 것 같지만,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코토부키는 은은한 미소를 띄머 친절히 설명했다.
"이 방은 완전히 밖과 격리되어 있었습니다. 전 달리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이 방에 있는 비디오들을 쭉 시청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여기 있는 비디오를 전부 봤으므로, 벽을 부수고 나가려고 했던 거에요." "격리됐다고? 네 소유주....보호자....는 어디 있지?" "이젠 여기에 살지 않는 것 같아요."
"어쨌든, 폐를 끼쳤군." 닌자 슬레이어는 대화를 마치고, 벽에 난 구멍을 넘어 복도로 나갔다.
돌아보자, 아오자이 차림의 오이란드로이드는 미소를 머금은 채 지그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을 돌리고, 걸어가려던 순간, 그의 머리 속에 따끔한 감각이 스치고, 그에 섞여서 타키의 IRC 통신이 들려왔다. 『겨우 연결됐네! 어이!』
타키의 어조는 다급했다. 『거기, 어디야!』 "건물 안이다. 메이레인은 죽였어. 그리고 덱의 기억장치를 회수했다."
『뭐? 건물 안? 그럼 어떻게 통신이 되는 건데.』 "글쎄. 층의 마루가 무너지고 건물이 크게 파손됐다. 그 와중에 통신을 방해하는 장치가 망가진 걸지도 모르지."
『그렇구만.......아니, 그건 됐고! 지금 엄청 위험한 상황이다, 서둘러, 당장 튀라고!』
"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어! 너! 처음에 한 이야긴 기억하고 있지?』 "소우카이야 말이냐."
『그래, 소우카이야란 놈들은 특히 위험하다고 했잖아. 왜 연락을 안 보냈던 거냐고. 내 감에 따르면 슬슬.....어이?』
닌자 슬레이어는 남은 힘을 다하여 다시 가라테를 취했다. 시선 끝에서, 비상계단을 천천히 올라오는 그림자가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상? 뭐 잘못됐냐?』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나타난 것은 하얗게 바랜 머리칼에 투박한 멘포, 검은 빛의 유기적인 닌자 장속, 왼쪽 눈 위에 <六門>의 한자와 크로스 카타나의 문장을 새겨놓은 닌자였다.
"갈란드입니다." "도-모, 갈란드=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아이사츠를 받으면 이에 화답해야만 한다! 이는 닌자의 규율이다. 갈란드는 아이사츠로 발을 묶어 닌자 슬레이어에게서 도주할 기회를 빼앗은 것이다.
『모시모시? 지금, 갈란드.......설마 갈란드라고 한거냐?』 타키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 당장 도망쳐. 단 피자 타키 쪽으로 튀지는 말고. 알았냐. 오지 말라고!』
"지금, 닌자 슬레이어.......라고 이름을 댄 건가." 갈란드는 눈을 가늘게 떴다.
『잘 들어, 갈란드는 소우카이 식스게이츠에 속한 닌자라고!』 타키가 아우성쳤다.
닌자 슬레이어는 노려보았다. "무슨 용건이냐."
사츠가이의 영향 아래 있는 닌자라면 나라쿠는 그 일그러짐을 간파할 수 있다. 이 자는 어떠한가.
"이 파괴를 벌인 건 네놈이냐?" "그래." "근처에선 다른 닌자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군."
가란드의 목소리가 위협적으로 변했다. "......메이레인을.........죽인 건가, 네놈." "죽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약간 허리를 숙이며, 주축이 되는 발에 힘을 기울였다.
이 갈란드는 사츠가이에 연관된 닌자가 아니다. 자신의 부상 또한 깊다. 개죽음을 당하는 건 피해야 한다.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되나." 닌자 슬레이어는 갈란드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의 관절이 뿌드득거리며 소리를 냈다.
가란드는 오른쪽 허벅지에 달린 무기에 손을 뻗었다. "베인 오브 소우카이야(소우카이야의 재앙)의 전설..."
그는 중얼거렸다. "그 진위를 확인해 보도록 하지." 살기가 두 닌자 사이의 공기를 가득 채웠다.
"이얏-!" 두 닌자는 동시에 움직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 두장을 연속으로 투척하고 백덤블링하면서 거리를 벌렸다.
수리켄은 갈란드를 맞추지 못하고 튕겨나갔다. 용의 꼬리를 방불케 하는 무기가 허공을 가르며, 그의 눈 앞에서 파도쳤다. 이 무기로 수리켄을 격추한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비틀어 등을 돌리며 착지. 그대로 달아나는 토끼처럼 달려나간다! 도주였다!
그가 향하는 곳은 복도 안쪽의 엘리베이터! 하지만 갈란드는 전투거부의 의사를 표하는 이 행위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다.
단지 담담하게 육상선수를 방불케 하는 스프린트 대시로 이를 쫓을 뿐!
코토부키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두 명의 닌자가 눈 앞을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연한 오렌지색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또 전투가 시작됬어요." 그녀는 중얼거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주저없이 엘리베이터 문을 차 부수고, 샤프트의 와이어에 매달려 아래로 낙하했다.엘리베이터는 여전히 4층 부근에 걸린 채로 멈춰 있었다.
낙하하는 와중 와이어를 지점으로 빙빙 돌기 시작해, 그 기세를 실어 1층 엘리베이터 문을 차 부수며 굴러나왔다. 숨 돌릴 틈도 없이, 후방에서 착지음이 들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속도를 높혔다. 머플러처럼 천이 나부끼고, 방울진 피가 지면에 떨어져 증발했다.
갈란트는 전속질주로 그를 추격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비스듬히 뛰어올라, '司馬'라 써진 간판을 차고 다시 도약했다.
하지만! "이얏-!" "끄악-!" 그 도약은 저지되어 다시 지면에 떨어지고 만다. 발목을 무기가 휘감고 있다!
닌자 아드레날린에 의해 시간감각이 진흙처럼 둔해지던 도중, 닌자 슬레이어는 자신의 발목에 감긴 가공할 무기를 인식했다.
그것은 채찍의 일종이였다. 그러나 보통 채찍이 아니다. 닌자의 무기다. 채찍의 몸통에 무수히 많은 소형 쿠나이가 붙어있는 것이다.
그 패턴은 마치 바이오 솔방울을 연상시켰다. 칼날이 발목을 파고들며 손상시키고 있다......!
"끄악-!" 지면에 메쳐진 닌자 슬레이어는 폐의 공기를 전부 토해내며 신음했다.
그는 발목을 괴롭히는 흉악한 쿠나이 윕을 향해 춉을 내리치면서 이를 절단하려고 애를 썼다.
갈란드는 손목을 살짝 흔든 것 만으로 채찍의 구속을 풀어 되돌린 뒤, 확신에 넘치는 발걸음으로 뚜벅뚜벅 다가왔다. "네놈, 부상인가 보군."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 견제와 함께 일어난다. "그게 어쨌단 거냐."
좌우에는 폐가옥. 파이프에서 스며든 오수가 발밑에 웅덩이를 만든다.
등 뒤엔 벽처럼 폐차가 쌓아올려져 있었다. 섣불리 도약하면 쿠나이 윕의 먹이가 될 뿐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남아있는 이쿠사 배틀의 선택지를 고려하며, 스스로의 가라테를 고쳐 잡았다.
"가라테의 와자마에는.......꽤나 방심할 수 없는 수준이군." 갈란드의 눈이 강렬하게 빛났다.
"네놈들에게 용건은 없다. 소우카이 신디케이트." 닌자 슬레이어는 말했다. "하지만, 나에게 더 이상 상관할 셈이라면....."
그의 주먹이, 관절이 강렬한 열기를 띠었다. 검붉은 안광이 강해졌다.
"하이얏-!"
그 때, 갈란드의 대각선 뒤! 느닷없이 앰부쉬를 걸어온 것은, 놀랍게도, 방금 전 건물에 있었던 코토부키였다.
그녀는 유려한 도약에서 이어지는 2단 돌려차기로 갑작스레 갈란드를 덮쳤다. 갈란드는 순식간에 반응하여 이를 방어하고 돌려차며 반격했다!
"이얏-!" "아윽-!" 튕겨져 나가, 땅을 구르는 코토부키!
"이얏-!" 여기서 닌자 슬레이어가 공격한다! 쿠나이 윕은 긴 사정거리를 살려 적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고 살과 뼈를 깎아내는 무기.
하지만 지금의 갑작스런 일이 생각치도 않게 접근할 기회를 낳은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칠 닌자 슬레이어가 아니다.
"이얏-!" 내지르는 연속 춉! 그러나 갈란드는 이 격렬한 타격을, 기묘한 자세의 '카타(形)'로 견뎌냈다!
그것은 갈란드의 몸을 기어가듯 움직여 충격을 분산시키는 채찍의 방어막! 신비로운 무도, 무치(채찍)도의 극의였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그럼에도 폭풍같은 기세로 적을 붙잡으려 한다!
"토라히토아시.(*1)" 갈란드는 속삭이며, 지면에 스칠 정도로 가까이 몸을 숙이며 이를 피했다!
그리고........"이얏-!" 오의, 호밍 윈드!(*2)
"끄악-!" 닌자 슬레이어의 신체는 반대쪽 대각선 방향으로 나가떨어지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그것은 공방일체의 가라테였다. 갈란드는 비틀면서 엎드렸던 몸을 순식간에 풀어헤쳤고, 회오리치는 듯이 휘둘러진 채찍이 그를 쳐날려 버린 것이다!
KRAASH! 닌자 슬레이어는 폐가옥의 창문을 찢고 그 안에 처박혔다!
고우랑가! 하지만, 정작 갈란드는 불만족스러워 보였다.
"녀석, 꽤 하는군." 휘익, 패앵! 그는 채찍으로 땅을 치고, 눈살을 찌푸리며 폐가옥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아까 앰부쉬를 걸어왔던 고약한 오이란드로이드의 기척을 찾았다. 이미 이 자리를 떠난 듯 했다.
"꽤 하지만.....닌자 슬레이어라고.....?" 그는 중얼거렸다.
◆◆◆◆◆◆◆◆◆◆
【선즈 오브 케이어스】#5
비스듬히 빛이 스며들어 오는 어두운 실내, 검붉은 실루엣이 일어서고, 곧바로 넘어진 후, 다시 일어섰다.
"으윽-......!" 안광이 어둠 속에서 번쩍이며 반사적으로 주위의 적을 찾는다.
(((한심한 놈!))) 나라쿠의 실망한 외침이 뉴런에 꽃혔다. (((저 정도의 닌자 한 마리조차 죽이지 못해서 어쩔 셈인 게냐!)))
"입 닥쳐......나라쿠......!" 닌자 슬레이어는 고통을 참으며 타는듯한 숨을 토해냈다.
식스게이츠인 닌자 갈란드의 히사츠 와자를 닌자 슬래이어는 공중에서 일부러 받고서 그 충격을 이용하여 높이 튀어올랐다.
그리고 그대로 창문을 깨고, 이 헌 집의 실내로 퇴피한 것이다.
적은 곧바로 쫓아올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힘을 쥐어짜내 출입구 반대편으로 달려나가 난간을 뛰어넘어 도로에 착지했다. 이쪽 길도 인적은 적으나...
..."이쪽입니다!" 소리가 난 방향을 보자, 셔터가 올려진 소형 트럭의 화물칸 안에서 코토부키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뭘 하고 있는거야." "빨리요!"
"젠장......" 『야! 어떻게 됐냐! 닌자 슬레이어=상!" 나라쿠의 존재감이 노이즈 속에 묻혀 사라지고, 타키의 통신이 다시 뉴런에 들어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IRC를 끈 뒤, 코토부키가 손짓하고 있는 화물칸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대로 조용히 있으면 괜찮을 거에요." 코토부키가 속삭였다. "그런 장면을 많이 봤었어요."
('장면'이라고?) (네, 영화의.) 코토부키는 셔터를 도로 내려 화물칸을 외부이서 차단시켰다.
(그렇지만, 제 시청기록에 비추어 보면, 대략 22%의 확률로 외부요인의 방해를 받거나 결국 발견되고 말아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되네요. 그렇게 되지 않도록 기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닌자 슬레이어는 이에 답하지 않고, 눈을 감고서 기척을 죽였다.
이윽고 덜컥, 덜컥 하고 문을 열었다 닫는 소리가 들리고, 차내 라디오의 음성이 새어들기 시작했다.
부르르릉. 차체가 진동하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감각이 느껴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대로 계속 숨을 죽였다.
이대로 달아날 수 있을까. 그의 닌자 잠복력은 적의 감지능력를 마지막까지 속여 넘길수 있을까. 옆에 있는 코토부키는 차가운 화물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닌자 슬레이어는 화물칸의 어둠 속에서 험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는 묵묵히 굴욕을 견뎠다.
그는 처음부터 도망치기 위해 갈란드를 공격했다. 스스로가 입은 상처의 무거움을 감안한 도주였다.
상황판단에 따라 그는 개죽음을 벗어났다. 기억장치도 무사히 품에 있다. 하지만, 이는 추태였다. 그는 이 추태를, 자신의 미숙함을 깊이 가슴에 새겼다.
한편, 갈란드는 그 근처의 삼거리에서 어둠 속에서 스며나오듯이 나타난 다른 닌자와 대치하게 되어 아이사츠를 마친 참이였다.
"사정은 모르겠다만" 그 닌자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은 서머즈 사의 중심 영토일세. 자네와 맞붙으면 필경 나는 죽고 말테지.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간과할 순 없다네......"
갈란드는 스스로의 뉴런을 날카롭게 세웠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리 멀리까지 도망치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트모스피어를 감지할 수 없다, 숨는 건 능숙한 모양이다. 그리고 눈 앞의 서머즈 사의 닌자, 브러시우드의 존재 또한 그의 감지능력을 방해하고 있었다.
"......후-우" 갈란드는 한숨을 쉬었다. "서머즈=상의 여러분과 전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
"알아줘서 고맙군." 브러시우드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가라테 경계는 풀지 않았다.
"좋은 하루 되시게." "오탓샤데." 갈란드는 도약하며 전선 위에서 옥상으로 뛰어오른뒤, 중립구역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메이레인이 죽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허나.......이동하면서 그는 라오토모 치바를 IRC로 호출했다.
『갈란드냐.』냉철한 목소리가 응답했다. "도-모, 메이레인은 이미 사망한지 오래였습니다."
『쓰레기들끼리 내분이라도 벌인 모양이지? 놈의 아지트에 다른 조직의 닌자는 있었나.』"......닌자 슬레이어가, 놈을 살해했습니다."
『......』치바의 침묵. 갈란드는 옥상에서 다른 옥상을 넘나들며 오염된 강과 선상 생활자의 지역을 내려다봤다.
이내 치바가 선언했다. 『내버려 둬라.』
"......" 갈란드는 주군이 그렇게 답한 의중을 헤아리려고 했으나, 우선 이해의 뜻을 표했다.
"분부에 따르겠습니다." "그럼 돌아와라. 갈란드." "예." 닌자 슬레이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나.
선상 생활자들을 내려보는 가란드의 눈꺼풀이 떨리고, 이에 맞춰서 눈썹 위의 <六門>의 각인도 흔들렸다.
◆◆◆◆◆◆◆◆◆◆
"이거다." 닌자 슬레이어는 타키에게 기억장치를 던졌다. "오우." 타키는 황급히 이를 캐치한 뒤 케이블을 연결했다.
"정말로 따돌린 거 맞지. 응?" 머리를 긁으면서 그는 타이핑을 시작했다. "너, 혹시라도 너, 그게 그렇게 된거면......"
"따돌렸다. 틀림없어." 닌자 슬레이어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타키는 닌자 슬레이어를 살펴봤다. 닌자 슬레이어도 이에 마주봤다.
"너 말야, 꽤 큰 부상인거 아니냐. 내가 봐도 알 수 있다는건 상당히......" "딱히 심각하진 않아." "딱히, 딱히란 말이지....."
타키는 눈을 뗀다. 모니터에 시선이 빨려들어갔다. "아아, 이거구만, 메이레인의 엑세스 기록.......'선즈 오브 케이어스(Sons of chaos)'"
"메이레인은 이상한 소리를 거듭 했었다. 신앙이라던가."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타키는 눈썹을 찡그리며, ".........라는건 즉, 요 짝패 놈들은 같은 종교의 신도라도 되냐? 뭐야 이게."
그것은 여러 장의 화상 데이터. 전개해 보면, 한 장은 펜트하우스에서 벌인 바비큐 파티로 보이는 사진이고, 또 한장은 십자가형을 당한 시체를 여러 명이 둘러싼 피비린내 나는 사진이었다.
둘러싸는 대상은 한쪽은 철판, 한쪽은 시체였으나, 그것을 둘러싸는 자들은 두 사진 다 똑같았다. 모두, 닌자였다.
어느 쪽도 「SONS OF CHAOS」라고 쇼도로 써진 현수막을 등지고 있었다.
"믿기 힘든 이야기다만, 이것들, 노 시큐리티야." 타키는 포럼의 IRC 채팅 로그를 훑어봤다. "뭐야, 이건 또?"
"멤버 리스트는 있나?" 닌자 슬레이어는 모니터를 들여다보았다. "있어." 타키는 신음했다. 이번에 취득한 닌자의 이름은 다섯 명의 것이다.
"메이레인 그 자식, 머리에 꽃밭이라도 핀 거 아니냐. 소우카이야 외부의 닌자와 이런 사진이나 찍고 있으면 조직에 찍히는게 당연하지."
"놈들은 예배당을 세우고 집회를 열었다는 것 같다." "예배당?"
"이제 모일 일은 없어." 파괴됬기 때문이다. "이 놈들의 단서를 찾아라, 타키=상."
"이렇게 간단히 개인정보를 흘리는 놈들 뿐만 있진 않을걸." "그래도 해." "망할, 너 말이다....."
타키는 머리를 긁었다, 그리고 출입구에서 직립부동인 채로 서 있는 오이란드로이드를 신경질적으로 가리켰다. "애초에 말야, 이건 또 뭔데!"
"'이거'라고 부르시는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코토부키가 대꾸했다.
타키는 닌자 슬레이어를 돌아봤다. "왜 이런거 주워왔어!" "따라왔다." 닌자 슬레이어가 답했다.
"웃기지 말라고.......나 보고 어쩌라는 건데. FUCK 해도 돼냐?" "자아가 있어서 안돼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날 도왔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이유는 전에 말했어요." 코토부키가 이를 받아서 답했다. "당신은 절 닌자에게서 지켜주셨어요. 그것에 대한 기브 앤 테이크입니다."
"용무가 끝났으면 돌아가, 훠이훠이." 타키가 말했다. 코토부키는 "생각 중이에요." 라고 대답했다.
이윽고 UNIX가 닌자 중 한 명의 위치를 알아냈다.
"뭐어.......그렇겠지." 타키는 의자에 기댔다. "이 놈들이 반드시 네오 사이타마에 거주한다고 정해진 건 아니니까. 존나 태평한 놈들."
"어디냐?" "다른 놈들은 정보는 검색에서 차단된 상태야. 좀 애를 써야겠지. 아니면 이 녀석부터 할래?" "어디야?" "경사스럽기도 하지."
타키는 모니터의 좌표도를 가리켰다. "보로부두르(*1)....." 닌자 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타키는 고개를 저었다. "헤엄쳐서 가보지 그러냐." "헤엄쳐서 가면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까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이 녀석 좀 조용히 시켜, 닌자 슬레이어=상." "다른 방법이 있을 터다." "........" 타키는 신음했다.
"그럴때만 참 감이 빨리도 오는 군, 너란 놈은......."
◆◆◆◆◆◆◆◆◆◆
검은 어둠의 지평 부근에선 가로등 불빛이 뒤얽혀 황금 또는 대장간의 녹은 철처럼 보였다.
강 건너편의 이곳은 쓰레기와 메마른 뼈가 둑처럼 쌓여있는 처참한 상태였으나, 그 멀리 있는 불빛은 마치 낙원의 것인 듯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누구나가 알고 있다. 저 황금이야말로 지고쿠 헬의 불빛이라고.
타앙! 가까이서 들려오는 총성에 몸을 움추리는 일도 없이, 열 살도 안 되는 소년이 작은 쇠냄비를 들고 어느 폐가로 뛰어간다.
마치 이사간 집의 창고나 주차장을 연상시키는 몹시 허술한 판자집이었다. 입구에 쳐진 미채무늬의 노렌을 헤치고, 소년은 안을 들어다봤다.
"....죽었어?" "죽진 않았다." 목소리가 돌아왔다. "다행이네." 소년은 웃는 표정을 지었다.
"밥을 챙겨왔다고, 아저씨." 아둠 속에서 담요를 덮고 누워있던 사내가 몸을 일으켰다. 사내의 눈은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고 있었다.
몇번을 봐도 오싹오싹하다. 소년의 목덜미에 소름이 끼쳤다. "아저씨, 혼자 먹을 수 있겠어?" "그래, 고맙다."
"고마워? 헤헷! 고맙다니!" 소년은 수줍은 웃음을 지으며 그릇에 냄비 속의 탕요리를 부었다.
"어쨌든 많이 먹어, 배고프잖아, 영양을 취하라고." 빨간 눈의 사내는 그릇을 받고 천천히 들이켰다. 후룩.....
"쿨럭!" 기침하고, 다시 들이킨다. 소년은 그 모습은 빤히 쳐다본다. 사내는 빈 그릇을 내밀었다.
소년은 그릇에 다시 탕을 부었다. "이제 좀 기운이 나?" "......." 남자는 그릇의 내용물을 전부 들이켰다.
그릇을 돌려준 뒤 눈을 감고서 깊이, 또 깊이 숨을 쉬었다. "스읍.......하아"
소년은 주위를 둘러본다. 사내의 호흡에 따라서 공기가 소리를 내며 일렁이고 있었다.
"아저씨?" "후지키도다." 사내는 말했다. "후지키도 켄지다."
【선즈 오브 케이어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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