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파 투 히어 유어 하이쿠

3부 2021. 11. 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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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슬레이어 3부 - '투 파 투 히어 유어 하이쿠'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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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NJSK'님 번역

 

【투 파 투 히어 유어 하이쿠】

 

 

밤하늘에 떠오르는 오스노마 타워의 조명빛은 금색, 또는 청색, 아니면 흰색의 세 가지 중 하나다.

전파탑을 겸한 이 타워는 일기예보회사와 제휴하고 있어, 빛의 색이 금색이면 다음날은 쾌청, 청색이면 우천을 나타낸다. 흰색은 흐림이다.

 

 

도시미채색의 장속을 착용한 닌자는, 타워 전망부의 잿빛 기와 지붕위에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준비하며, 꿈쩍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렇게 가리키지 않았다면 독자 제형 여러분도 그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 밤 타워의 불빛은 파란색. 청색이나 백색이 아닌 밤은 매우 드물다.

네오사이타마의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이 타워의 입지에서도, 금색은 일종의 기도적인 의미가 담긴 색깔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슬비가 계속해서 내리면서 지붕 기와를 조명빛으로 흐려지게 하고 있으며, 눈 아래의 야경도 흐릿하게 보이기 일쑤였다. 닌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닌자의 발 아래, 유리창으로 360도 둘러싸인 전망 공간에는 무차별적으로 살육당한 타워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의 시신이 모아져 있다.

죽인 것은 기와지붕 위의 이 닌자이다. 그는 아무 잘못이 없는 시민을 몰살하고 타워 자체를 조용하게 봉쇄했다. 단순히 미션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살육이 이루어진 건 이 날의 일몰 전의 일이었다. 장시간에 걸친 봉쇄행위를 은닉하기 위한 사전 준비엔 빈틈이 없었다. 아마쿠다리 섹트의 어둠의 힘이다.

......이 닌자가 기와지붕 위에서 이 자세를 취하고 나서, 과연 몇시간이나 경과한 것일까. 하지만 그는 태연했다. 그에게는 보다 장시간 동안 표적을 노렸던 경험이 있었다.

 

 

그의 자세는 투척 준비 동작이다. 트라이앵글 형태의 3개의 스코프를 갖춘 풀 페이스 멘포를 장착한 얼굴의 바로 왼쪽에 멈춰있는 오른손엔, 이색적인 형태의 수리켄이 쥐어져 있다. 그 오른팔은 왼팔보다 주먹 하나만큼 더 길었다.

......그의 이름은, 디어헌터.

 

 

그의 스코프가 포착하고 있는 것은, 직선거리로 4km 떨어진 지점인 사베사마 구의 5층짜리 무인빌딩의 옥상이다.

옥상은 분재 정원으로 꾸며서 있고, 보기 좋은 녹색의 정경이 이슬비에 촉촉히 젖는다.

 

 

그 중심부, 거대한 석재 달마-오뚝이의 정수리에, 팔다리를 대자로 벌려진 채, 케블라 로프로 전신을 속박당한 여인이 있었다.

미녀도, 여배우도, 사장 비서도 아니다. 오이란이나 오이란드로이드도 아니었다.

어쩌다 디어헌터의 눈에 띄었을 뿐인, 이름도 모를 네오 사이타마의 시민이다.

 

 

저것은 미끼다. 미끼는 실제 인간일 필요는 없다. 허나, 표적으로부터 냉정한 판단력을 깎아, 닌자 제6감의 기능을 무디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디어헌터는 자신의 가설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표적에겐 정신적으로 무른 부분이 있다.

닌자에겐 지고쿠 헬에서 온 저승사자 같은 존재지만, 무차별 살육자는 아니다. 인간성이라는 무름이 남아있는 것이다.

 

 

표적, 즉 닌자 슬레이어에게는 협력자로 인식되는 존재들의 흔적이 있다.

허나, 그들을 닌자 슬레이어 자신의 방해를 받지 않고 조달하는 것은 꽤 곤란한 일이다. 그래서는 본말전도다.

그리고......이것은 디어헌터의 지론이지만......여기서의 인질은, 무관계한 시민이기에 비로소 효과가 있다.

 

 

놈에게는 무른 부분이 있다. 놈은 더러운 닌자 살인자이며, 사무라이 탐정 사이고나 겐키 저스티스같은 픽션 히어로가 아니다. 하지만 미련이 있다.

무고한 시민이 자기 때문에 벌레처럼 살해당하는 사태를 간과하는 선택지도 녀석에겐 허락되어 있지만......그렇기에, 그것이 독이 된다. 그 선택의 자유가.

 

 

여자의 목에는 카우벨처럼 압축된 폭죽 밤이 매달려 있다.

옥상의 분재들과 달마째로 한꺼번에 날려버리기에 층분한 화약량이지만, 당연히 그런 것으로 닌자 슬레이어를 죽일 수 이싿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 폭죽 밤은, 애초에 놈이 떼어내는 것을 전제로 설치한 것이다.

 

 

디어헌터는 여자가 폭발해 산산히 흩어지는 비전을 담담하게 마음 속으로 그린다.

그 다음엔, 그것을 저지한 닌자 슬레이어의 머리에 수리켄이 꽃혀 날아가는 비전을.

두 가지 가능성. 그에게는 기쁨도 감개도 없다. 단지 가능성의 이미지를 나열했을 뿐이다. 그의 감정은 마모된지 오래였다. '샤 테크' 안에서.

 

 

샤 테크. 일찌기 소우카이야의 닌자였던 건틀렛이 창설한 도죠의 이름이다. 건틀렛은 뇌 개조자이자 스나이퍼 수리켄의 명수였다.

그는 수리켄 비거리와 수리켄 살상력을 추구하여, 닌자 기어를 스스로 고안하는 엔지니어로써의 측면도 가지고 있었다.

 

 

샤 테크의 모체조직을 창설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건틀릿은 죽었다. 닌자 슬레이어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사후에도, 그가 제창했던 특이한 사상은 계승되었다. 즉, ICBS (도시간 탄도 수리켄) 사상이다.

 

 

원거리 투척능력과 정밀성을 극한까지 단련한 선별된 닌자들의 활약으로 모든 무력과 가라테는 무효화될 수 있다.

스나이퍼 닌자들은 도시에 둘러쳐진 IRC 감시망을 공유하여, 반란 분자들을 신속히 배제.

이러한 체제를 통해 사회를 관리하고, 전 도시, 전 세계로 확산시켜 심문관과도 같은 지배계급에 군림하는 것이다.

 

 

그게 실제로 가능한가? 이와 같은 질문은 넌센스다. 샤텍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죠이니까.

건틀렛 사후 샤 테크는 오히려, 더 활발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방랑 닌자들을 강제적으로 포섭하여, 주고쿠 지방의 비밀 훈련소로 보냈다.

 

 

샤 테크의 원형인 건틀렛의 사상은 우직했고, 유치하기까지 했다. 우직하기 때문에 한번 추진력이 부여되면, 그것은 위험한 도그마(*)로 변했다.

닌자의 힘을 업신여겨서는 안 된다. 고시기에는 적어도, 도산코와 오카야마현 각지에 진을 친 원격투척을 특기로 하는 닌자들이 서로 수리켄을 주고받았다는 고사가 기록되어 있다.

[*도그마 : 독단적인 신념이나 학설.]

 

 

디어헌터는 이 광기어린 도죠에서 필두의 성적을 올린 닌자다. 고아였던 그는 닌자 소울이 빙의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샤 테크에 납치당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센세이들의 아래에서, 그는 즉신불 수행을 방불케 하는 서바이벌 훈련에 나날을 지새웠고, 약물을 복용하며 수리켄을 끊임없이 투척했다.

 

 

기존의 훈련생이 죽을 때마다 새로운 뉴비 닌자가 들어왔다. 뉴비의 첫 번째 수행은 머리 위에 술병을 얹고 황야에 직립하는 것이다.

10일동안의 인내를 거친 후, 상급자의 투척 훈련의 표적이 되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상급자는 2km 떨어진 곳에서 수리켄을 던져, 그들의 머리 위에 얹혀진 술병을 맞춰 떨군다.

 

 

최종적으로는, 자석이 듣지 않는 후지산 기슭의 숲에서 위험한 바이오생물과 싸우면서 한 달을 살아야 한다.

......건틀렛은 과연 이러한 조직, 이러한 훈련을 상정했을까? 거기까지 일그러진 카리스마를 지녔던 걸까?

아마 아닐 것이다. 디어헌터는 믿지 않는다.

 

 

죽어간 동료들에 대한 애도, 샤 테크에 대한 증오, 그런 감정을 당시의 디어헌터는 갖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에게 그러한 감정의 흔적은 없다.

 

 

그들, 샤테크 트루퍼는 다가올 ICBS 사회의 전도자다. 면허 개전자는 도죠를 떠나 닌자 조직에 들어간다.

최종적으로는 모든 닌자 클랜이 샤 테크의 기술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는 때. 그것이 기원불명의 야망이 성취되는 순간.

디어헌터는 그것을 위해 살아있다. 그것뿐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스승의 원수.....또는 간접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적?

그러나, 실제로는 디어헌터에게 있어 닌자 슬레이어는 표적일 뿐이다. 섹트의 적이자, 라오모토 치바가 생사여부에 집착하는 인센티브 대상에 불과하다.

디어헌터는 비틀듯이 겨냥한 오른팔에 힘을 주며, 움직이지 않는다.

 

 

이윽고 그의 스코프는 옥상에 나타난 검붉은 닌자의 모습을 포착한다. 분재 사이를 조용히, 하지만 재빨리 나아가며 달마-오뚝이에 접근하는 닌자를.

"......" 역시나 왔다. 오지 않았다면, 저 여자를 폭발시켜 죽이고, 그 후 몇 명이라도 반복할 작정이었다.

그건 그것대로 층분히 효과가 있었겠지.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던 모양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달마-오뚝이의 안치대 위로 올라가, 생면부지의 여자의 구속을 풀려고 한다. 거기서 목의 폭죽 밤을 깨닫는다.

"......" 기폭은 하지 않는다. 그런 짓을 하면, 폭발을 피하는 움직임을 쫓을 필요가 생긴다. 지켜보는 편이 좋다.

주위를 경계하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폭죽 밤에 손을 뻗는다.

 

 

스나이퍼 수리켄의 투척에선 보통 손보호대 형태의 가속장치를 이용한다. 하지만 디어헌터에게는 그런 닌자기어가 도리어 방해가 된다.

그는 스스로의 닌자 근력과 닌자 시력, 닌자 손재주를 두루 완전하게 발휘하는 것이 최고의 스나이퍼 수리켄에 도달하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팔에 힘이 실리며, 무쇠처럼 굳는다.

 

 

닌자 슬레이어는 마침 이 타워를 향해 등을 돌린 것만 같은 상태다. 당연히 그것도 디어헌터의 계산대로의 일이다.

디어헌터의 팔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이내 만력기를 방불케 하는 힘으로 두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수리켄이 증기를 뿜기 시작했다.

이슬비가 열에 의해 증발하고 있는 것이다. 힘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때가 온다. 닌자 슬레이어는 여자의 목에서 폭죽 밤을 벗겨낸다.

 

 

"이얏-!"

 

 

그 순간 이미 디어헌터는 혼신의, 필살의 수리켄 투척을 마치고 있었다.

공기가 윙윙거리며 소용돌이치고, 닌자라면 간신히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바람길을 남긴다.

디어헌터는 독특한 잔심자세를 취하여, 투척동작의 반동을 견뎠다.

 

 

"......!?" 디어헌터는 반동을 참으며 스코프 멘포 아래서 눈을 부릅뜬다. 닌자 슬레이어는 이쪽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 오른손을 수평으로 펼친 자세를 하고......돌아보는......아니, 닌자 슬레이어의 그것은, 수리켄 투척을 마친 자세였다. 어디로? 당연히, 디어헌터를 향해서.

 

 

뒤돌아보는 동시에 수리켄을 투척? 그렇다면, 적은, 닌자 슬레이어는, 이쪽이 노리는 바를 알아챘었다고 하는 건가? 극점까지 집중시킨 디어헌터의 살기를?

......디어헌터의 뇌내를 닌자 아드레날린이 가득 채우고, 주관적 시간감각이 진흙탕처럼 둔화되었다. 수리켄과 수리켄이 정면충돌했다.

 

 

디어헌터가 그때 스코프 너머로 쳐다본 것은, 닌자 슬레이어의 검붉은 눈동자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 순간, 분명히 디어헌터를 보고 있었다. 어두운 호수와도 같은 눈이였다.

분노의 폭풍이 휘몰아친 후의 잔잔한 연처럼, 두렵고도 조용한 눈이었다. 분노를 알고, 잊지 않고, 굳건히 디디고 선 무감정이었다.

 

디어헌터의 이마에, 자신이 던진 수리켄이 직격했다.

그의 스나이퍼 수리켄은 표적인 닌자 슬레이어에게 도달하는 90%의 거리까지 비행했고, 거기서 되던져진 수리켄과 충돌했다.

조금의 차이도 없는 완전히 역방향의 벡터의 충돌력을 받은 그의 수리켄은, 그 자신의 투척력에 의해 되돌아갔다.

 

 

(((무엇이 일어났지?))) 디어헌터는 생각하려고 했다. 주술과도 같은 인과응보에 휩쓸려 치명상을 받은 그에게, 더이상 상황판단을 할 힘은 남아있지 않다.

(((나는 죽는건가?))) 그는 쏟아지는 피와 뇌장을 손바닥에 받았다. 그는 닌자 슬레이어의 그 눈을 다시 떠올렸다.

 

 

(((분노라는 건, 과연 무엇이었던가))) 그는 엎드리듯이 기와지붕 위에 쓰러졌다. 그리고 폭발사산했다. "사요나라!"

 

 

4km 떨어진 빌딩 옥상. 투척을 마친 후, 고개를 갸웃대는 것처럼 투척물을 피한 닌자 슬레이어의 등 뒤, 달마-오뚝이의 한쪽 눈에 튕겨나간 수리켄이 눈동자를 대신하는 것 마냥 꽂혔다. 케블라 줄이 절단되며, 여성이 미끄러져 떨어진다.

"아이에에에!" 비명을 지르는 여성을, 닌자 슬레이어는 안아 올린다. 여인은 눈을 하얗게 뜨고 기절했다.

 

 

"이얏-!" 안치대에서 여성과 함께 뛰어내린 후, 닌자 슬레이어는 큼직한 분재의 옆, 안개비가 닿지 않는 곳에 기절한 여성을 눕혀두었다.

곧 깨어날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이슬비를 맞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타워의 파란 불빛이 이슬비에 번진다. 파란색은 내일도 비가 올 것임을 나타낸다.

금빛 조명은 기도와도 같았다. 그것이 찾아올 일은 없으리라.

 

 

【투 파 투 히어 유어 하이쿠】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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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버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