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드림 네이션

3부 2021. 7. 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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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지금까지의 이야기 : 네오 사이타마 지사로서의 액세스 권한을 손에 넣은 아가멤논은 카스미가세키 지구라트 안에 있던 구세기 UNIX 시스템을 월면 서버 시스템 아르고스와 접속. 세계정복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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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더라브' 님 번역

 

(지금까지의 이야기 : 네오 사이타마 지사로서의 액세스 권한을 손에 넣은 아가멤논은 카스미가세키 지구라트 안에 있던 구세기 UNIX 시스템을 월면 서버 시스템 아르고스와 접속. 세계정복을 위해 잊혀져 있던 자기장 폭풍 제어 시스템을 가동했다.)

 

(자기장 폭풍이 없어지는 것으로 인해 오히간과 IRC의 경계가 불안정화. 하늘에는 황금 입장체가 출현하여 시민들 사이에서도 01 에테르 바람이 목격되기 시작했다. 당황하는 사람들에게 아마쿠다리 정부는 안전하다고 선언. 경찰기구 하이뎃카에 의한 치안유지, 감시행위를 강화한다)

 

(체포 권한과 한정적인 즉시 재판 권한을 가진 하이뎃카는 반항적인 시민・반항 가능성이 있는 시민을 차례로 검거하는 것과 동시에 코토다마 공간인식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연행. 강제 수용소 '아케가 터미널'로 보낸다. 그러나 시민들 중에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이러한 행위에 저항하는 자들도 적게나마 존재했다......)

 

닌자 슬레이어 제3부 「불멸의 닌자 소울」에서:【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1

 

010010101……가능성은 있어』 『확실히 아케가 터미널은...... 하지만 지금은 아직』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야』 『그 말 대로야...... 지금은 아직이야. 독수리의 날개가 펼쳐질 그 때 까지』 01001010010011

 

010100101

 

신칸센 게이트를 넘어 온 청년은 교토와는 다른 네오 사이타마의 공기를 느끼며 오가는 사람들에게 흥미롭다는 듯 시선을 던졌다. "이쪽이야! 크로마=상" 말을 건 것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사라리만 청년이었다. 크로마는 표정을 빛냈다. "도-모, 치카마츠=상. 마중 나와줘서 고마워"

 

"어떻게 된거야? 이상한 표정을 다 짓고. 쇼유 냄새가 달라서 그런가?" 치카마츠가 웃어보였다. 크로마는 냄새를 맡는 것 같은 흉내를 내보였다. "알 거 같기도 하고, 모를 거 같기도 하고" "그런 법이지. ...... 좀 더 빨리 오는 것도 좋았을 텐데" "그렇게 말해도, 이게 좀처럼" 크로마는 농담하듯 "세관에서 체포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 치카마츠는 웃지 않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크로마는 눈을 깜빡였다. "왜 그래?" "그만둬. 그런 농담은" 치카마츠가 속삭였다. 이해하지 못하고 크로마는 애매하게 끄덕이고서 치카마츠와 함께 역 안을 걸었다. 전쟁이 끝나고 신칸센이 다시 운행을 시작하고서 제법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토 사람은 경계 대상인 것일까?

 

치카마츠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지만 곧 실제 이유가 밝혀졌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순찰을 도는 하얀 깔맞춤 제복을 입은 남자들이 시야에 들어오자 역 안의 네오 사이타마 시민들이 다들 표정이 굳으면서 시선을 돌렸기 때문이다. 교토 사람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문제가 아닌 듯 했다. "저건가?" "트집을 잡히게 되면 귀찮은 일이 돼"

 

"헤에" "뭐어, 네가 약물중독이나 범죄자가 아닌 한 안심이지만" 치카마츠는 어깨를 으쓱했다. "선량한 시민의 편이거든" "하이뎃카인지 하는 녀석들인가" "자세하구나" ""오츠카레사마데스(수고하셨습니다)! 교토에서 오신 분"" 제복을 입은 남자들은 크로마와 스쳐 지나가면서 일제히 아이사츠했다. "아...... 도-모" ""좋은 여행 되시길!""

 

역에서 시가지로 나온 두 사람의 코트가 바람에 나부꼈다. 0과 1로 구성된 바람의 입자를 크로마는 눈으로 쫓았다. "교토에서는 안 불어?" 치카마츠가 물었다. "아니, 똑같아" "그런가아" 치카마츠는 석양이 지는 하늘을 보았다. 하늘에는 황금 입방체가 떠올라 천천히 자전하고 있다. "저것도?" "그래. 똑같아"

 

"꿈~, 우리들의~" "카와이이~" 역 앞 로터리, 비파를 든 남자와 콩가를 두드리는 여자 스트리트 뮤지션 듀오가 희망을 노래하고, 포장마차에서는 오징어 케밥의 좋은 냄새가. 버스가 멈춰서서 사람들을 뱉어내고, 사람들을 삼켜낸다. "택시 탈까" 치카마츠가 말했다. "피곤하지?" "고마워"

 

10월 10일은 모두에게 있어서 장난 아닌 하루였다. 온갖 뉴스가 난무하고 관방장관이 암살당하고 흉악 범죄자 후지키도 켄지의 동향에 벌벌 떨면서 정보의 탁류에 농락당하고 하늘에는 황금 입방체가 떠올라 기묘한 바람이 불어왔다. 시민은 패닉에 빠졌다.

 

잇키 우치코와시는 혼란을 틈타 무차별적인 파괴방화활동을 개시했다. 조직을 통솔하는 리더가 추방당했다고 그럴싸한 소문이 돌았다. 온갖 컬티스트가 세계의 파괴를 외치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들이 네트워크에서 떠돌아 다니고 있었다.

 

사람들이 말하길 '교토・네오 사이타마 전쟁에 의해 땅의 자기장이 미쳐버렸기 때문' '이 천재지변은 외계인 침략의 징조' '이 세상은 사실 전자 네트워크 가상현실' '이 세상은 사실 죽기 직전에 보는 주마등 리콜 현상' '지저인(地底人)이 부활하려고 하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의......' 이보다 수백배는 더 황당무계한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었다.

 

즉, 모두가 근거도 없이 그저 생각난 것을 한번 되새겨 보지도 않고 떠들어 대고 있었다. 가치 있는 정보는 파묻히고, 네트워크 트래픽은 위험할 정도가 되었고, 잇키 우치코와시는 사람들을 살육했다. 현실적인 문제가 네오 사이타마를 뒤덮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그것을 진정 시킨 것이 지사대행인 시바타 소우지로우였다.

 

혼란이 가라앉을 때 까지 일주일에서 10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흉악 범죄자 후지키도의 소문도 희미해졌다. 정보의 소용돌이가 10월 10일 쇼크를 떠밀어 냈다...... "5만엔~ 그 다음에 조금 전의 비밀을 알려줄게~" 역 앞 대형 액정 비전, 솔로 데뷔한 오이란 드로이드 아이돌 '카와이이코'가 춤추고 있었다.

 

함께 노래를 했던 네코쨩이 음악성의 차이로 탈퇴하여 일반 오이란드로이드로 복귀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떠난 것에 대해서 카와이이코와 팬들은 슬퍼했다. 액정 비전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는 카와이이코의 솔로 데뷔 곡, '거의 위법행위, 그 다음에' 다. 크로마는 감상적인 멜로디에 귀를 기울였다.

 

택시를 기다리는 대열은 길었지만 사람들은 그윽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질서정연한 교토와는 아예 다른 케오스의 도시 네오 사이타마였지만 이럴 때의 미덕은 동일하다. 마침내 크로마와 치카마츠의 차례가 되었다. 문이 저절로 열리고 두 사람은 뒷좌석에 올라 탔다. "어디까지?" "센베이" "하이 요로콘데-"

 

"못하고 쌓아둔 이야기도 있지만 말이야" 마침내 치카마츠가 긴장을 푼 모습으로 시트에 몸을 깊이 파묻었다. "우선은 무사한 걸 축하하기로 하자, 서로" "그렇군" 교토도 네오 사이타마도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었다. ......그 순간이었다. 택시가 급정지했다. "아이엣?" "왜 그래?"

 

"스미마셍" 초로의 나이인 택시 운전수가 미안하다는 듯이 방범 모니터 너머로 사과했다. "앞쪽에서 검문이......" 틀림없이 하얀 제목을 입은 남자가 본보리 바를 흔들고 있었다. "검문은 네오 사이타마에선 자주 있는 일이야?" 크로마는 조금 전의 하이뎃카를 봤던 일을 떠올리면서 치카마츠를 보았다. 치카마츠는 떨고 있었다. 진땀.

 

"왜 그래?" "아니...... 이럴수가" "뭐야?" "아저씨" 치카마츠는 운전수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면 됐어요. 내릴게요" "여기서?" 크로마는 의문스러웠다. 치카마츠는 얼굴을 찡그렸다. "여기서라니...... 너무 갑작스럽잖아...... 어이! 돈 여기에 둘게!" "열 수 없어요" 라는 운전수. "범죄자시죠?"

 

"아니...... 무슨 말을 하는거야! 고소한다고 임마-!" 치카마츠는 화를 냈다. "나, 나는 그런 짓 안했어!" 택시의 앞과 뒤는 방벽으로 차단되었으며 태도는 차가웠다. "통보는 시민의 의무고...... 만일 죄가 없다면 괜찮지 않습니까?" 운전수가 말했다. 그리고 크랙션을 울린다. 빵-! 빵-! 빵-!

 

검문 포인트에서 하이뎃카 몇 명이 택시 쪽으로 달려왔다. 운전수는 문을 열었다. "이 손님, 어딘지 좀 이상합니다" "협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이뎃카는 오지기했다. 사이버 선글라스로 인해 그 표정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내려주시죠, 손님 두분" "그만둬" "뭐얌마-!"

 

"아이에에에!" 치카마츠는 끌려 나왔다. 크로마는 반사적으로 저항했다. "그, 그만둬 주세요" "죽인담마-시민! 까고자빠졌넴마-!" "아이에에에!" 나무삼! 순식간에 두 사람은 아스팔트에 엎드린 상태로 제압 당했다. "ID 스캔 확인" 하이뎃카 중 한명이 스캐너 건의 방아쇠를 당겼다.

 

"치카마츠 소마. 범죄경력 없음. 다른 한명은 교토 국적. 크로마 아오이. 관광비자. 범죄경력 없음" "그래! 그러니까 말했잖아!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발버둥치는 치카마츠에게 하이뎃카가 덮쳐들었다. "LAN 단자 있음" "이, 일때문에 필요해서 그래! 다들 가지고 있잖아!" "검사합니다"

 

하이뎃카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품에서 소형 단말기를 꺼내어 치카마츠에게 직결 시켰다. "아이에에에에!" 하이뎃카는 단말의 수치를 확인했다. "포지티브(긍정)" "당신은 치료가 필요합니다. 안심해 주십시오. 일시적인 보호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아이에에에에!" "아무 것도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죽인담시민!"

 

"기다려 줘! 하다못해 크로마=상은...... 그는 LAN 단자도 없고......" 숨을 헐떡거리며 치카마츠가 빌었다. 크로마는 신음했다. 아무 것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하이뎃카들은 얼굴을 마주 보았다. 그러고서 크로마를 치카마츠와 마찬가지로 일으켜 세우고 수갑을 채웠다. "우선 연행하겠습니다. 협력해 주십시오" "아이에에에!"

 

...... 그게 크로마에게 일어났던 사건의 전말이다. 교토 대사관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희망이 없는 것 같았다. 지금 그는 치카마츠와 함께 아케가 터미널에 수용되어 자유를 박탈당하고 '쌀농사를 짓는 매일, 그로부터'를 보고 있었다.

 

교실을 방불케 하는 커다란 방에서 책상을 맞대고서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정면에 있는 스크린에 비추어지는 영화를 본다. '희(喜)' '노(怒)' '애(哀)' '락(樂)' 이라는 한자가 적힌 4개의 버튼이 각각의 책상에 설치되어 있다. 이 한자는 일본에서 감정에 연관된 4가지 엘리멘트 정의를 나타내는 것인데...... "오마에상" 여자 배우가 울었다.

 

그러자 상대 역할인 핸섬한 남자가 눈물을 참으며 "나를 말리지 마.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 홱 고개를 돌린다. 여자는 떨면서 안기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다. 크로마는 버튼에 손을 뻗고 준비했다. 이 영화의 유명한 클라이맥스. 여기서 여배우가 말한다. "아나따(당신)". 그 순간, '애(哀)' 라는 자막이 표시된다.

 

아나따! 실제 목소리로 그 말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실패한다면 '실패자' 라는 팻말이 솟아나 버리고 만다. 크로마는 '애(哀)' 버튼을 타이밍 좋게 눌렀다. 이제는 몸이 기억하고 있다. 크로마는 비애라는 감정을 떠올리다...... 섬뜩함에 제정신을 차린다. 조건반사다. 오열하는 사람도 실제 있다. 영화는 차질없이 진행된다. 이윽고 스탭롤.

 

"하악......" 크로마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괴로운 듯 헐떡인다. "수고했어" "이젠 스페셜 땡스에 적힌 사람들 이름도 전부 외워서 안보고도 말할 수 있어" "대단한걸" 수용기간이 긴 사람들이 농담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낮은 목소리로. "아이에에에!" 구석에 있던 한명이 갑자기 울부짖었다.

 

"부탁해! 일하게 해줘! 노동하고 싶어!" 그건 사라리만인 시노모다=상. 일반적인 사라리만인 워커홀릭 증상이 있었지만, 마침내 프리크 아웃(freak out, 맛이 가다) 해버린 것인가. "요로시쿠오네가이시마스(잘 부탁드립니다)! 씨발 요로시쿠오네가이시마스!" 명함을 내미는 흉내를 내는 팬토마임이 멈추지 않는다. 직원이 달려와 끌어낸다.

 

"가버린 건가" "어느 쪽이 차라리 나을까......" 낮은 소리로 이루어지는 대화를 들으면서 크로마는 복도를 걸어 스시실로 향했다. 담당관이 '오츠카라사마데스(수고하십니다)' 라며 오지기했다. 크로마는 씁슬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컨베이어 벨트 앞 의자에 앉았다. 흘러들어 온 접시를 집어 들고서 먹었다. 참ㅊ...... 아니, 달걀이다.

 

참치와 달걀을 잠깐 헷갈리다니. 그 정도로 정신이 축났단 말인가. 나도 마침내 맛이 가기 시작했나. 크로마는 반쯤 남은 스시의 절단면을 응시했다. 쌀을 노려보고 있노라니 부글부글 분노의 감정이 용솟음치기 시작한다. 이제야 떠올린 것처럼. 구멍을 파고 메우는 작업을 하던 도중 생각치도 못한 온천을 발굴한 것처럼.

 

슉! 새로운 스시 접시가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크로마는 접시를 집어 들었다. 고등어 스시. 두개! 크로마는 으스러뜨릴 것 같은 힘으로 그것을 쥐고서 단숨에 입안에 던져 넣었다. "읍읍읍읍!" 신음소리를 내며 씹는다. "읍읍읍읍!" "괜찮은가, 댁?" 파티션 오른쪽에서 남자가 몸을 내밀었다. "챠를 마셔"

 

크로마는 눈물이 맺힌 눈으로 챠를 받아 들이켜 삼켰다. 뜨겁다! 그러나 일부러 자신을 몰아넣으며 삼켰다. "하악......!" "화가 단단히 나있구만 그래" 옆자리 남자가 속삭였다. 크로마는 남자를 보았다. 중년의 나이, 코에는 상처가 있다. "당연......하죠!" "와카루(이해하네)" 남자는 끄덕였다. "나는 아이자와. 댁은?" "크로마입니다" "요로시쿠"

 

아이자와는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의 목덜미를 가리키며 "크로마=상, 단자는 어쨌어?" "없어요" "하? 그럼 어째서" 크로마의 뇌리에 치카마츠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미 크로마는 다른 수용자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대충은 '사정'을 파악하고 있었다. "휘말렸다고나 할까...... 친구와 함께 잡혀왔습니다"

 

"핫하하하하 재난이로구만! 아니, 웃을 일은 아닌가. 미안하군" 아이자와는 사과했다. 슉! 슉! 새로운 접시가 다가오는 것을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려 붙잡았다. 둘 다 참치. 그들은 파티션에서 몸을 드러내어 서로를 보면서 스시를 음미했다. "얼마쯤 있었지?" "아마 5일째일 겁니다"

 

"대단하군 그래. 대부분의 녀석들은 3일쯤 있으면 완성되어 버리거든" 아이자와가 말했다. 크로마는 눈을 깜빡였다. "당신은 얼마쯤이나?" "으으음, 10일이었나...... 제법 시간이 흘렀지" "괜찮습니까?" "견디는 요령이 있거든" 아이자와가 히죽 웃었다. 질문하려는 크로마를 가로막으며 "희망 말이야. 마음의 왕국이지"

 

"마음의...... 왕국" "당신도 만들어 보는게 좋을거야. 그렇게 하면......" 잠깐, 아이자와는 감상적인 눈초리가 되었다. 그러다 다시 크로마를 보았다. "하지만 그렇게 까지 해서 견딜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지" "뭐죠?" "......" 아이자와는 말이 없어졌다. "......" 그리고 말했다. "좀 더 먹을텐가?" "먹을 거에요" "좋아"

 

흘러 나오는 스시를 먹으면서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었다. "당신은 아마 모르겠지. 단자도 없고" "다시 말해 불법 LAN 단자 수술을 받은 인간을 모으고 있는 거죠?" "비슷하긴 한데 달라. 불법이고 합법이고 관계 없어. 거의 두달 쯤 됐지, 그거" "뭐가요?" "입방체 말이야. 쫄게 되지?" "......하이"

 

"그건 말이야. 네트워크 안에도 떠있어" 아이자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크로마는 얼굴을 찡그렸다. 결국 이 세상이 인터넷 가상현실이라던가, 우주인인라던가, 지금 인생이 전생의 되풀이라던가...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과 같은 종류의 인간이었단 말인가. 아이자와는 재빠르게 간파했다. "바카. 이건 그런게 아니야. 나는 실제로 본 걸 이야기하고 있는거야"

 

아이자와는 말을 이어갔다.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논리 타이핑을 가속시키다 보면 다다르게 되는 경지야. '날카로운 녀석'은 그걸 엿보게 되지. 나는 밥줄이 끊어진 해커거든. 직업은 건실한 쪽으로 돌아왔지만 예전엔 제법 날카로웠지. 그 때 본 적이 있어. 그 입방체를 말이야" 그는 함숨 돌리고 챠를 마셨다. "여기엔 그런 날카로운 놈들이 모여들고 있어"

 

"어째서?" "몰라. 날카로운 녀석들이 있으면 뭔가 안되는 사정이 있는 걸까. 하이뎃카에게" 아이자와는 좀비를 방불케 하며 밖으로 나가는 수용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날카로운 녀석들을 UNIX에서 떼어놓고 자아과 환자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거야...... 핫! 아이러니하지. UNIX 없이 자아 질환을 일으키겠다니. 그래서 영화 프로그램으로 나왔단 거지"

 

"여러분 배 부르시지 않나요?" 직원이 박수를 치면서 걸어왔다. "의식주에 대해 불만은 없으신지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이!" "앗하이!" 두 사람은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자와가 얼굴을 들이댔다. "......너를 시험해 보겠어. 내일도 기력이 남아있다면 너에게도 이야기 해주지" "마음의 왕국에 대해 가르쳐 주세요. 요령을요"

 

"......카라테야. 그리고 기억" 아이자와는 주먹을 쥐었다. "하이쿠를 읊고 싶어지게 되는, 그런 기억은 있나?" "......" "있을거야. 뒤져 봐. 네 뉴런을" 관자놀이를 툭 치고선 "그게 도움이 될거야" "...... 아이자와=상은?" "......웃지 않을텐가?" "이제 와서 그러시긴" "헷. ......닌자야" "웃, 웃지 않을 겁니다"

 

"웃었겠다? 뭐, 괜찮아. 나는 봐버리고 만거야. 커다란 네온 간판 위에서 서로가 아이사츠를 나누더니만...... 한쪽이 다른 한쪽을 피떡을 만들어 버렸지. 선향 불꽃같은 눈매를 하고 있었어. 나는 틀림없이 봤어. 그 때, 나는......" "셔터 내릴테니 나오세요! 그 다음은 여러분 개인 방에서!" "하이!" "앗하이!"

 

크로마는 아이자와와 헤어져 후톤 이불과 후쿠스케(* 복을 가져온다는 인형)만 놓인 방으로 돌아왔다. 그는 드러 누웠다. 눈을 감고서 뒤척인다. (정말 웃지 않았어요, 아이자와=상) 크로마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며 후톤 이불 속에서 주먹을 쥐고서 팔을 뻗었다. 눈물이 번졌다. 뜻밖의 기억이 반복된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로 '쌀농사를 짓는 매일, 그로부터'의 상영. 1회째는 아침 9시부터 시작되었다. 희노애락 버튼. "오마에상" "나를 말리지 마.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 그리고 "아나따" 타이밍에 '애(哀)' 버튼을 누른다. 타이밍 좋게. 그는 한편 다른 장면을 스크린에 겹쳐서 보고 있었다.

 

두부를 방불케 하듯 산산히 무너지는 시청, 파괴, 기왓장이 쏟아지는 광경...... 검붉은 그림자가 다른 그림자와 마주본다. 선향 불꽃을 방불케 하는 안광...... 펼쳐지는 카라테...... 기억은 아련해진다. 촛점이 흐트러진다. 그 날 가이온의 무섭기 그지 없던 파괴. 크로마는 파괴된 건물 중 하나의 아래에 있었다. 기왓장 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 때 크로마는 멀리서 사신의 모습을 경외하며 자신의 힘을, 사라져 가고 있던 힘을 떠올렸다. 그리고 기왓장을 밀어서 마침내 일어났던 것이다. (아이자와=상. 웃지 않았어요) 다른 수용자가 오열하면서 '애(哀)'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크로마도 울고 있었지만 그것은 영화 때문이 아니었다. 이유는 알지 못했다.

 

【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1 끝. #2로 이어짐

 

【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 #2

 

(지금까지의 이야기 : 소위 교토 네오 사이타마 전쟁이라 불린 싸움은 종결되어 국가교류는 회복, 신칸센도 다시 개통하게 되어 교토 사람인 크로마는 친구인 치카마츠를 만나러 네오 사이타마에 방문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특별경찰 하이뎃카에 의해 체포되어 강제 수용소 '아케가 터미널'에 수용되게 되었다)

 

(크로마는 치카마츠에게서 떨어져 이미 5일에 걸쳐서 자아 교정 프로그램의 세례를 받고 있었다. 불합리 속에서 자아를 지키려고 애쓰는 그에게 말을 건 자가 있었다. 아이자와라는 이름을 댄 남자는 곤경에 처한 마음을 지키는 '마음의 왕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내일 다시 말을 걸겠다고 전한 것이었다)

 

"오마에상" "나를 말리지 마.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 ......그리고 오늘만해서 네번째인 "아나따"! 크로마는 '애(哀)' 버튼을 눌렀다. 성공이다. "아이에에에에!" 누군가가 비명을 지른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오늘 아침 새로 들어온 '환자'가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않아서 실패자 팻말이 세워지고 만 것이다.

 

실패자가 해를 입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영화 프로그램이 종료된 뒤 네명으로 이루어진 직원에게 '수용 면접'을 받게 된다(크로마는 이미 3번 경험했다). 당연히 제대로 된 면담이 아니다. "앞으로 두번" 크로마가 중얼거렸다. 스시실을 쓸 수 있는 것은 저녁식사 시간 뿐이다. 그 때 아이자와와 컨택트를 취한다.

 

...... "오마에상" "나를 말리지 마.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 ......그리고 "아나따"! 크로마는 '애(哀)' 버튼을 눌렀다. 성공이다. 그의 뉴런은 시청의 잿더미와 마주보고 있는 닌자의 모습을 되새기고 있었다. 그들의 카라테는 크로마에게 아직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무거운 기왓장 아래에서 기어 나온다.

 

...... "오마에상" "나를 말리지 마.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 ......그리고 "아나따"! 크로마는 '애(哀)' 버튼을 눌렀다. 성공이다. 검붉은 닌자는 믿을 수 없이 이상하게 거대한 팔을 가진 닌자와 맞서고 있었다. 영화 프로그램이 종료된다. 크로마는 눈을 감았다 뜨고서 결연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 배가 고파서 어쩔 도리가 없네" 크로마가 신음하듯 말했다. 스시실. 흘러오는 접시. 달걀이다. 쇼유를 뿌려서 음미한다. 젠장맞을. 젠장맞을. 슉. 고속으로 눈앞을 지나가는 날치알을 쥐고 음미한다. 슉. 고등어다. 고등어는 내키지 않는다. 슉. 아보카도다. 쥐어서 씹는다. "건강해?" 라는 목소리.

 

"건강해요" 크로마가 대답하며 아이자와를 보았다. "최저한도로 건강해요" "좋았쓰" 아이자와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신음소리를 내며 스시를 먹고 있는 너를 보면서 나는 깨달았지. 직감은 배신하지 않아" 계속해서 스시를 먹지 않으면 퇴출 명령을 받게 된다. 그들은 스시를 먹으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네 마음의 왕국은 뭐지?" "비밀이에요" 크로마는 중얼거렸다. 그것을 밝히는 것을 통해 세이신테키가 희박해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어제, 그렇게 까지 해서 오래 버틸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하셨죠, 당신" 크로마가 속삭였다. "그건 어떤 의미였나요. 오늘 지금부터 할 이야기와 관계가 있는 건가요?" "시원스레 나섰군" 아이자와가 끄덕였다.

 

"나는 견디기 위한 요령을 이 빌어 먹을 교정시설에 와서 만들어 낸 게 아니야" 아이자와가 말하며 코에 있는 상처를 손가락으로 만지작 거렸다. "그래서 들어올 때에도 그럭저럭 준비를 갖추어 뒀었지. 아케가 터미널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어. 초기에는 도망쳐 나오는 녀석들도 있었지" "......" 크로마는 천천히 스시를 삼켰다.

 

"스스로 들어왔다는 말씀이신가요?" "이 시설은 동관과 서관으로 나뉘어 있어" 아이자와가 말했다. "이쪽은 동관. 서쪽이었다면 일은 빨랐겠지. 타네코=상은...... 목표인 사람은 서관에 있어" "도......" 생각지도 못하게 목소리가 커졌다. 계속 이야기했듯 작은 목소리로 소리를 낮추었다. "......도와주러 들어오셨단 거에요?" "그렇게 되지"

 

갑자기 이미지가 번득였다. "그렇구나. 치카마츠=상도" 크로마가 말했다. "제 친구도 서관 쪽에 있었던 거군요. 그래서 찾을 수가 없었어......" 아이자와는 어깨를 으쓱해 보엿다. "나와 타네코=상은 예전에 콤비를 짰었어. 이유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지만, 오랜만에 만나야 할 용건이 나에게 생겼지. 그래서 만나러 와봤더니 이미 없었다는 거야"

 

"아아......" 크로마는 그의 마음을 헤아렸다. 아이자와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게 한 달 전이야. 마침내 나는 아케가의 실태를 깨달았지. 여러 일이 있었지만 탈주자와 컨택트를 취해서 필요한 정보를 조사했어. 알고 있지, 이미?" 그는 타이핑하는 흉내를 지어 보였다. "건실한 직업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아직 쓸만하거든, 나는"

 

"대충 이해했어요" 크로마가 말했다. 철없는 젊은이를 방불케 하며 그는 쿨하게 행동하려고 했다. "조건이 있습니다" "호! 이야기가 빠르군. 내가 뭘 부탁할지 알겠어?" "혼자서는 움직이기 힘들다는 거겠죠" "내가 눈독을 들일 만 했군. 어디 말해봐" "치카마츠=상도 탈출 시킵시다"

 

"아아. 네 친구. 그렇군" 아이자와가 끄덕였다. "좋아. 아니, 어차피 이런 개같은 시설 한번 뒤집어 엎어보겠단 생각이었지만...... 이럴 때 서로 어긋나지 않는 편이 좋은게 당연하겠지" 아이자와는 한번 말을 멈췄다가 "알고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여기서 도망치면 수배자 신세야"

 

"그렇게 되면 귀국하죠 뭐! 내 알바 아닙니다" 크로마는 농담하듯 말했다. "그러고 나면 두번 다시 돌아올까보냐" "마찬가지" "...... 바깥에 동료가 있는 건가요?" "위에서 이런 되도 않는 짓을 당당히 하다보면 키츠네 사인(*)을 들이대는 놈들이 생기는 법이지" 아이자와가 말했다.

(* 손을 여우 모양으로 만드는 것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는 것보다 그윽한 의미가 있다)

 

"타네코=상은 나보다 뛰어나. 녀석과 컨택트해서 양쪽에서 동시에 시스템을 흐트러뜨리는 거야" 아이자와는 손짓을 섞어가며 말했다. "그렇게 해서 터미널을 지키는 파수꾼 놈들을 멈춘다. 파수꾼? 로봇 닌자 말이야. 네오 사이타마는 그런 곳이 된지 오래야, 교토 친구......"

 

"양쪽이라고 하셨죠? 동시에?" "이해가 빠르군" 아이자와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나는 닌포 같은 건 쏠 수 없어. 분신 짓수? 핫! 다시 말해, 내가 동쪽 UNIX 시스템을 해치우는 동안에 서쪽으로 갈 녀석이 필요해. 그런 이야기지. 그런데 여기 놈들은 참...... 이렇게 기세가 좋은 녀석을 찾는 데에 10일이나 걸렸다고"

 

"......" 크로마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고 끄덕였다. 그가 떠올린 '전사의 눈'으로 아이자와를 보았다. "좋아. 마셔" 아이자와는 챠 찻잔을 내밀었다. 크로마는 그것을 받아 들어 마셨다. "UNIX를 박살낸 다음에는?" "바깥 녀석들이 들어올거야" 아이자와는 쥐고 있던 손을 펼쳐보였다. "풋루즈(*)다!"

(* Footloose, 얽매이지 않는. 그러나 여기에서는 1984년 영화일 가능성이 있다. 답답한 시골 마을에서 자유를 쟁취하는 줄거리의 미국 영화라고 한다)

 

담당관이 다가온다. 그들은 허둥지둥 밖으로 나갔다. "오늘로 11일. 너무 늦었을 정도야" "바깥 녀석들이라는 건 누구에요?" "피해자 모임" 아이자와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같은 이름으로는 분위기가 뜨질 않잖아" "무슨 이름인지 알려주세요" "로닌 리그(*)" 아이자와가 말했다. 크로마가 그 단어를 따라 말한다. "......로닌 리그"

(* 로닌이란 낭인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특정한 소속 없는 무사를 말한다)

 

......"로닌 리그? 헷" 헤비레인은 비웃으며 펀치 시트를 책상에 쳐박았다. "이름만큼은 멋지구만 그래...... 감히 우릴 얕보다니" "확실히 그렇군" 스톤콜드는 팔짱을 끼고서 벽에 기대어 그의 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하지만 얕보지 마라. 아무것도"

 

"얕보지 않았어요. 그저 짜증이 날 뿐입니다" 헤비레인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방 구석에서 손을 뒤로 하고 의자에 묶여 고개를 숙인 젊은이에게 수리켄을 집어 던졌다. 수리켄은 젊은이의 미간에 깊이 박혔지만 비명은 지르지 않는다. 이미 죽었기 때문이다. "변화라던가......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감정적이군"

 

"그렇죠. 모든 일은 과거의 반복일 뿐. 변화 같은 건 없어" 헤비레인이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내가 감정적이라고 말한 것은 자네에 대한 거야, 헤비레인=상" 스톤콜드가 말했다. "별로 상관은 없지만......" "씹을 보람이 없는 어린애였다구요" 시체의 머리카락을 쥐고 흔든다. "아니, 목숨을 걸고 동료를 지킨거라고"

 

그들은 그 고문으로 로닌 리그 모두를 잡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아케가 터미널 코토다마 인식자를 해방시킨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파악했다. 터무니 없는 짓거리를 하는군. 그러나 놈들에게 있어서 새옹호스라고 해야할까...... 아케가는 아르고스 감시망이 쳐져 있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아케가는 코토다마 인식자를 모아 놓은 쓰레기장이다. 그것이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될 위험성을 아마쿠다리 섹트는 극히 중요하게 보았다. 그렇기에 LAN 시스템은 터미널 내부에서 따로 분리되어 있어서 아르고스를 오염할 가능성은 제로다. "이 녀석들, 언제 트로이의 목마를 움직일 셈인지. 바라건데 너무 기다리지 않게 해주면 좋겠군요"

 

로닌 리그는 아르고스 감시망을 경계하는 것 같아 보인다. 상세한 조직정보를 얻지 못한 지금, 우선 그들로부터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을 때에는 이쪽에서 움직여도 고생에 비해 얻는 것이 없다. 반대로, 사전에 미리 알아낸 이 계획에 대한 움직임이 생긴다면 곧바로 닌자의 힘으로 제압해 뿌리채 뽑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게다가 아마도, 그 소탕작전 때 수용자들을 상당히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아케가에 수용된 사람들을 아마쿠다리 정부가 풀어줄 일은 절대로 없다. 코토다마 인식자라 해도 대부분은 가족이나 친척이 있는 평범한 시민. 공공연하게 모조리 죽인다고 하면 아무리 그래도 대중의 거부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그렇기에 시설 내에서 뉴런을 서서히 표백시키고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두려운 일이죠. 『불치의 병』이란 것은" 헤비레인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는 방의 블라인드를 손가락으로 일그러뜨려서 바깥의 밤하늘을 보았다. 황금 입방체가 천천히 자전하고 있다. 한숨을 쉬고 블라인드를 원래대로 돌려 놓는다. 스톤콜드는 그저 가만히 헤비레인이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마침내 IRC 단말이 빛나고 하이뎃카로 구성된 '회수 부대'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이 아파트의 폭력 흔적은 Y-200형 클론 야쿠자에 의해 훌륭하게 지워지게 될 것이다. 원래대로. "......사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톤콜드=상" "오늘은 특히나 혓바닥이 잘 돌아가는군. 가자"

 

◆◆◆

 

...... "오마에상" "나를 말리지 마.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 ......그리고 "아나따"! 크로마는 '애(哀)' 버튼을 눌렀다. 성공이다. 그리고 스탭롤. 크로마는 자리에서 일어나 엑서사이즈 실로 향했다. 아케가 터미널 수용자는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의무화 되어있다.

 

나란히 놓인 런닝머신 중 하나를 골라서 크로마는 달리기 시작했다. 눈 앞 모니터에는 길거리 풍경이 비추어지고 있으며 때때로 화면 오른쪽 위에 토끼나 개구리가 나타나 "이걸로 건강해 졌다!" 따위의 문구가 표시된다. 적당히 주어지는 낮은 자극이 모두의 감정 기복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걸 알 수 있다.

 

크로마에게는 오늘 지금부터 해야할 일이 있다. 마음의 왕국은 지금까지 무턱대고 걸어온 그에게 희미한 램프 역할을 해주었다. 지금은 램프만이 아니라 가로등 불빛을 보여준다. 영화 프로그램도, 엑서사이즈 의무도, 쉽게 넘길 수 있다. 부저가 울린다. "휴식 뒤, 오후도 치료 열심히 받읍시다!"

 

크로마는 샤워를 하고 케미컬 영양 조절 쌀로 지은 오니기리(주먹밥)을 먹었다. 이 식사에도 억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다행히 크로마는 아직 지낸지 오래되지 않았다. 아이자와의 그 초조함에는 이런 이유도 있을 터. 오랫동안 수용된 사람은 가족과의 면회도 가능하다. 면회해도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 상연시간이 가깝습니다. 서두릅시다" 복도에 관내 방송이 울렸다. 크로마는 화장실의 칸막이로 들어가 인파가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오래 수용되었던 사람은 그만큼 말수가 적고 움직임 예측도 쉬워진다. 최종적으로 그들이 어떠한 상태가 되는 것인가. 수용소가 생긴지 아직 몇개월 째. 아직 데이터가 없다.

 

수용소는 형무소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치료시설이다. 프로그램을 제대로 받고 있아면 허가된 구역을 자유로이 오가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금지된 일을 벌인다면 다른 일면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쪽의 페이스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복도의 사람들이 이동하는 기척이 없어지자 크로마는 조용히 칸막이에서 나왔다.

 

"오우, 건강한가?" 옆쪽 칸막이 문이 열리고 아이자와가 나타났다. 애초에 그와 여기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 터였다. "이제 곧 우리들이 없다는 게 들킬거야. 잽싸게 해치우자고" "하이" "병동의 연결통로는 폐쇄되어 있어. 경비원도 있을 거야. 그건 나한테 맡겨. 너는 그 근처까지 다가가서 대기. 숨을 수 있는 장소가 있어"

 

"주도면밀 하네요" "그렇게 안하고서야 못하지" 아이자와가 낮게 말했다. "하지만 나 외에도 사람이 한명 더 필요했어. 그게 너야. 알겠어? 나는 UNIX실로 들어가서 설비에 액세스 할거야. 그리고 연결통로의 문을 움직이겠어. 경비원들이 UNIX실에 밀려올 거야. 그렇게 되면 너는 이동을 개시해"

 

"......알겠습니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찬스는 한 번 뿐이야. 하지만 시간이 없어. 대충 봐도 안 지 얼마 되지도 않는 너를 의지하고 있는 시점에서 얼마나 야바레카바레(이판사판)인지 알 수 있을거야" 아이자와의 눈에 마음이 약해지는 기색이 어린 것을 크로마는 놓치지 않았다. "......저를 고른 게 정답이에요. 해봅시다"

 

"좋았어. 부탁하지. 미션 스타트. 바깥, 망좀 봐줘" 아이자와가 크로마에게 지시했다. 크로마가 복도를 엿보는 동안, 아이자와는 소변기와 벽으로 다리를 받쳐서 천장의 철망에 손을 뻗었다. 뭔가 밑준비를 해두었던 것인지 쉽게 벗겨진다. 아이자와는 그대로 에어덕트로 기어 올라가 모습을 감추었다.

 

"......" 크로마는 벗겨진 정사각형 모양 철망을 손에 들었다. 프리스비(원반) 저옫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복도를 걷는 담당관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다가 마침내 그는 미끄러 지듯 화장실에서 빠져나왔다. "크로마 아오이=상. 치료를 받아 주세요. 아이자와 아이가=상. 치료를 받아 주세요" 관내 방송. 시작됐다!

 

크로마는 복도를 내달렸다. 막다른 모퉁이에서 꺾은 바로 앞에 계단이 있다. 여기를 내려가지 않으면 안되지만...... "아아 젠장" 크로마는 벽에 등을 붙이고 혀를 찼다. 아래쪽 계단 밑에 경비원이 서있다. 게다가 한층 더 아래쪽에서 올라와 한명이 더 합류했다. "지금 방송은?" "크로마=상이라던가" "곤란하네요"

 

"아직도 그렇게 기세가 좋은 놈이 있었나, 싶네" "어떻게 할까요?" "우선 샅샅이 뒤져서......" "스턴 경봉 충전해 둡시다" "그게 안전하겠네요" 크로마는 계단 뒤에 몸을 숨기고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을 향해 철망 뚜껑을 집어 던졌다. 철커덩! "뭐야!?" "위입니다!" 크로마는 숨을 죽이고 다시 벽에 등을 붙였다.

 

발소리가 쿵쾅쿵쾅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윗층을 향해 간다. "어디냐!" "진정해 주십시오 크로마=상! 아무 짓이나 해대서 좋을 것이 없습니다!" 목소리가 위로 멀어진다. 크로마는 입에서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무서웠다. "경과 올 라이트다! 움직이자!" 그는 자신을 격려했다. 모퉁이를 돌아 계단 아래로 달려간다.

 

"하아-...... 젠장,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런 것쯤!" 달리면서 크로마가 중얼거렸다. "나는 훨씬 더 죽을 뻔한 꼴도 당했어, 시발 새끼들아!" 계단에서 복도로 나와 막다른 곳을 찾는다. 조금 전의 2층과는 다르게 여기 1층의 막다른 곳은 T자 형으로 되어 있다. 연결 통로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직 위험하다.

 

이 계단은 지하로 내려가는 건 불가능해서 1층까지만 있다. (애초에 지하가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다) 대신에 어떤 의료용 컨테이너가 계단 뒤쪽에 쌓여있었다. 여기가 숨을 장소다. 크로마는 몸을 내리깔았다. 부앙-! 부앙-! 이제는 관내방송같은 풋풋한 것이 아니다. 경보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공포와 분노와 골계미가 뒤섞여 크로마는 컨테이너 뒤에서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죄목, '쌀농사를 짓는 매일, 그로부터'를 보지 않은 죄? 쓰레기들" 그리고 생각했다. 슌분 와카바(*)도, 영화 제작자도 분명 이러려는 것은 아니었을 거라고. "서두릅시다!" 담당관이 복도 위를 달려갔다.

(* 인살 세계관의 배우. 1부 후지 선 라이징에서 '쌀농사를 짓는 매일' 이라는 영화의 여배우라는 사실이 나왔다. 속편으로 보이는 ~그로부터 에서도 주연인듯)

 

부앙앙부앙-! 경보가 한단계 더 높은 것이 되었다. 복도에서 빨간색 이머전시 램프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동관 UNIX실로 서둘러 와주십시오! 증원요청! 동관 UNIX실로 서둘러 와주십시오!" 담당관이 몇 명 계단 위로 올라간다. "아이자와=상" 크로마는 컨테이너 뒤에서 이를 악물었다.

 

부앙앙부앙-! 부앙앙부앙-! "긴급탈출! 화재입니다...... 화재입니다. 잠금장치 해제합니다" 경보음을 덮어 씌우는 것 처럼 다른 목소리가 복도의 스피커에서 흘러 나와 울려 퍼졌다. 나무삼! 크로마는 마음을 굳히고 컨테이너 뒤에서 뛰쳐 나왔다. 연결통로 쪽으로 달려든다. 경비원은 없다! 위층에 불려간 것이다! 통로의 문이 열려있다!

 

고비는 지금부터다. 역할을 달성해야 한다. 거기에 대답하듯이 문 옆의 액정 패널에 문자가 반복된다. '수용자 어카운트 확인. 제3상영실 : 타네코=상. 제5상영실 : 치카마츠=상. 타네코 쪽 서둘러. 아이자와" 언제까지 그는 시스템을 장악할 수 있을까? 크로마는 달렸다. 서관! 계단 위로!

 

크로마는 2층 복도로 뛰쳐 나왔다. 다행히 순찰을 도는 담당관이나 경비원 등은 없음. 서관은 완전히 조용하다. 그러나 그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제1상영실. 제2상영실. 팻말을 흘겨 보면서 크로마는 달렸다. 제5에 치카마츠. 그러나 지금은......! "실례합니다!" 크로마는 제3상영실의 후스마 도어를 열어 제꼈다!

 

영화는 스탭롤 도중! 크로마는 벽의 스위치를 눌러 조명을 켰다. "눈부십니다" "뭐야?" 여기저기 책상에 앉은 수용자들이 술렁거린다. 크로마는 영상시을 가로 질러서 스크린 옆 파이프 의자에 앉아있는 담당관에게 성큼성큼 걸어간다! "엣? 뭐야 자네는" "노(怒) 버튼이야! 이얏-!"

 

"끄악-!" 의자에서 일어나려고 하던 담당관이 크로마의 주먹에 얻어 맞아서 쓰러진다. "아파! 누군가 도우러 와줘......" "이얏-!" 크로마는 주먹을 휘둘러 올렸다가, 휘둘러 내리친다! "무웃" 담당관은 기절했다. 크로마는 휘청거리며 영상실 안을 둘러 보았다. "저기...... 스미마셍"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주저없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저깃! 여기에 타네코=상 계십니까?" "......저에요" 손을 든 것은 젊은 여성이었다. 이 사람인가. 벼락이라도 맞은 것 처럼 크로마의 불안함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온다. 그녀에게 자아가 남아있을 것인가? 수용된 기간이 훨씬 길었던 것이다. 크로마는 소원을 비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이자와=상을 아십니까? 그, 지금, 동관 쪽에서 날뛰고 있습니다"

 

"날뛰다니...... 아이자와=상이......"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무심코 크로마가 외쳤다. "엣? 잠깐" 마침내 이야기의 접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듯, 타네코는 크로마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어째서 그 녀석이 여기에 있는 건데?" "당신을 도우러 왔어요!" "도우러...... 그 녀석이...... 바카같은 소리 마" "풋 루스다!"

 

"에......" "동쪽은 아이자와=상이 해킹했어요. 이쪽은 당신이 하는 거야!" "아이자와라니? 네 연인?" 옆에 있던 남자가 허공에 타이핑하는 흉내를 내면서 질문했다. 타네코는 화난 얼굴로 그 남자를 노려본 뒤에, 자신의 머리를 긁어댔다. "아앗- 젠장! 그 녀석!" "할겁니까!" "당연히 한다고 정해져 있잖아!"

 

"그 부분을 어떻게...... 얼레?" "그러니까, 한다고!" 타네코는 긴 머리카락을 뒤로 묶으면서 크로마 쪽으로 걸어왔다. "빌어먹을 감상회를 몇번이나 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는거야? 아이자와는 아무튼 때려줄거지만. 나중에!" "그건...... 알겠어. 아무튼 정해졌군" 크로마가 끄덕였다. "가자!"

 

【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 #2 끝. #3로 이어짐

 

【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 #3

 

(지금까지의 이야기 : 코토다마 공간인식자를 '치료'하는 폐쇄시설 아케가 터미널에 수용된 크로마에게 아이자와는 탈출 계획을 제안한다. 아이자와가 동관의 UNIX를 해킹하는 동안에 크로마네는 서관으로 넘어 가 아이자와의 옛 동료인 타네코의 협력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크로마는 서관으로 침입하여 직원을 후려쳤다.)

 

"아아......" "자리에서 일어나면 안되는 것은 아닌지?" 다른 수용자들 중에서 머뭇머뭇 목소리가 들려온다. 타네코는 얼굴을 찡그렸다. "'일어나면 안된다' 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여기는 형무소 같은 거라도 되는 거야? 그러면 세상이 끝날 때까지 거기 우두커니 있던가" "으음, 저희들은 도망칠 겁니다" 크로마가 설명했다. "함께하실 분이 계신다면 나와 주세요"

 

더 이상 되돌아 갈 수 없다. 두 사람은 복도로 뛰쳐 나와 직원이 나타나는 것을 경계하면서 종종걸음으로 나아갔다. 발을 멈추지 않으며 크로마가 질문했다. "저기...... 실례지만, 멀쩡하시네요, 상당히" "뭐?" "마음의 왕국 인가요?" "아아...... 당신도 멀쩡하다 싶더라니. 아이자와가 그걸 당신에게 알려준 거야?" "하이"

 

"그렇다곤 해도 나도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어. 그 녀석의 이름을 듣기 전까지는 거의 물들어 있는 상태였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네. 어느 쪽?" "이 계단 위 입니다" 무기가 될만한 것을 찾았지만 그러한 것은 이 시설에서 용의주도하게 배제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우리들의 클랜은 마음의 왕국 훈련을 받아. 고문을 받을 것에 대비해서"

 

"클랜? 해커 클랜 인가요?" "그래. 소수 정예로 예금 시스템을 전자적으로 공격해왔지. 하지만 이제 없어져 버렸어...... 그 녀석과 나 이외엔 모두 죽었거든. 그 녀석 때문에. 그런데도 잘도 뻔뻔하게" "실례지만, 그렇다면 당신의 마음의 왕국은" "그거야 당연히 그 녀석에게 한방 먹여주고 싶은 기분이 내 마음의 왕국이지"

 

"따로 견해를 밝히지는 않을게요" "나에 대해서는 뭐라던?" "저기...... 자기보다 뛰어난 해커라고" "당연하지" 그들은 윗층에 도착했다. 다가오는 직원을 발견하고 다시 계단에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생각없이 모퉁이를 돌아서 온 그를 둘이서 때려 눕혔다. 정확하게 그 순간, 서관에서도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부앙- 부앙-.

 

『제3상영실에서 직원에 대한 어설트 행위 및 수용자 여러 명의 집단적 반항 행동이 발생. 동관의 상황과 연계하여 각 직원들은 데이터 동기화하여......』 "지금부터 야바이 할거에요, 아마" 크로마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반항 행동이 퍼져 나가는 것이 신경 쓰였다. 감화된 수용자들이 나타난 것인가? 안성맞춤이긴 하지만...... 치카마츠=상. 무사히 있어 줘.

 

타네코는 UNIX 룸의 문 앞에 웅크렸다. 왼쪽 눈의 안구를 뒤집어서 투명하고도 납작한 LAN 케이블을 끄집어 냈다. 마치 테이프 뭉치를 방불케 했다. "어때, 코와이(무섭다) 하지? 여기 있는 다른 녀석들에게도 걸리지 않았어" 망을 보는 크로마를 향해 웃는다. 크로마는 안색이 새파래졌지만 터프한 척 하려고 했다. "아무렇지도 않아요"

 

타네코는 UNIX 룸 도어에 직결했다. "까고자빠졌넴마-수용자!" 크로마는 고개를 돌렸다. 계단 방향! 폭도 진압 장비를 갖춘 몸집이 큰 직원 두명이 크로마와 타네코에게 진압용 총을 겨누고서 경고했다. "죽인담! 진압한다 수용자!" "스미마셍!" 크로마는 양팔을 들어 올렸다. 타네코는 그 뒤에서 눈을 감고 있었다.

 

직결 작업 중이지만 타네코가 하고 싶은 말은 뻔한 것이었다. '시간을 벌어라' 다. "스미...... 스미마셍, 이건 무슨 착각입니다" 크로마는 잘 굴러가지 않는 혀를 움직이면서 변명했다. 뭔가. 뭔가 써먹을 변명거리는 없단 말인가. "애초에 봐주세요. 저는, 그렇지. 생체 LAN 증설도 하지 않았다구요. 적합자가 아니란 말이에요"

 

무장 직원 두명은 동시에 고개를 갸웃하고 서로를 쳐다 보았다. 그 순간 등을 돌렸다. "정말이에요. 보세요!" 크로마는 양팔을 든 상태로 머리를 움직였다. "봐, 봐요! 해커 같은게 아니라니까요!" 직원의 사이버 선글라스가 차갑게 빛난다. "수용 조건은 비공식입니다" "죽인담 수용자! 심문을 요구한다"

 

"아이엣! 다가오지 마! 위험해!" 크로마는 아우성 쳤다. 캬방-! 그 순간 UNIX 실의 도어가 열리고 짧은 경련과 함께 타네코가 눈을 떴다. 무장 직원이 돌격하려던 그 순간, 계단 아래에서 약간 희미한 함성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와오옷-!""" 나무삼! 감화된 수용자들이다!

 

"까고자빠졌넴마-수용자!" "죽인담 수용자!" BLAM! BLAM! 무장 직원은 그들을 향해서 진압용 총을 발사했다. 형상기억 카본 총알이 X자 모양으로 펼쳐지면서 가장 앞에 서있던 자들의 사지를 제압했다.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 나무삼! 수용자는 금새 자세가 무너져 내린다. 그러나 크로마와 타네코는 이 때를 틈 타 방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간 것이다.

 

부앙앙부앙-! 이제 서관에서도 격렬한 경보음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타네코는 UNIX 실의 메인 설비를 발견하여 다시 직결을 행했다. "스미마셍...... 스미마셍" 크로마는 강화 카본 후스마 도어를 잠그고 바깥의 절규 소리를 방안에 새어들지 않게 했다. "뭘 이제 와서 약해빠진 소리를 하고 있어!" 타네코는 질타하고서 경렬 후 트랜스 상태에 빠졌다.

 

UNIX 모니터 위에는 토끼와 개구리가 학과 거북이를 보오로 공격하는 전투적 그래픽이 표시되기 시작했다. 크로마로서는 그 작업 진척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가능한 일이라면 눈을 까뒤집고 경련하는 타네코를, 몸의 부담이 덜하게 의자에 앉히는 일 정도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지" 그는 신음했다. "치카마츠=상. 죽지 마......"

 

타네코를 되돌아 보고서 다시 문을 바라 보았다. 아직도 소음이 들려온다. 어느 쪽이 우세하지? 치카마츠를 찾으러 나갈까? 아니...... 아니...... 지금 타네코는 무방비한 상태다. 그렇지, 아이자와도 마찬가지다. 이 방의 잠금장치가 파괴된다면 크로마가 조금이나마 저항할 수 있다. 하지만 동관에 있는 아이자와는......! "젠장...... 어떻게 하면 좋은 거야......!"

 

"""우오오옷-!""" 그 순간 환호 어린 함성! 크로마는 깜짝 놀랐다. 수용자 쪽이 이긴 것이다!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크로마는 소원을 빌듯 셔터 후스마 도어를 열고서 밖으로 나갔다. 생각한 바와 같이 차례 차례 겹쳐져 쓰러진 무장 직원들과 여러 명의 수용자들! 제대로 일어서 있는 것은 정말 몇 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탈주 수단이 있습니다!" 크로마가 소리쳤다. 그들을 미끼로 삼는 형태가 되었지만 사과는 나중이다. "지금 해커가 서관과 동관을 동시에 어택(Attack)하고 있습니다. 방어 시스템을 무너뜨리면 바깥에서 우리들의 동료가......" 아마 그렇게 되는거죠? 아이자와=상. 크로마는 기세에 올라 타서 말했다. "곧바로 공격을 가해서 해방시켜 줄겁니다"

 

"여기까지는 좋지만" 한 사람이 거칠게 숨을 쉬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주먹의 피부가 벗겨져 고통스러워 보이는 모습이다. "이 다음이 없어" "로닌 리그" 크로마가 말했다. "여기를 공격하기 위해 그들이 이미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믿을 수 있는 거야?" 무장 직원의 무장을 벗겨내면서 한 사람이 질문했다.

 

크로마는 침을 삼켰다. 그리고 말했다. "저 또한 로닌 중 한명입니다. 당신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을 위해 잠입해 온 트로이 목마 입니다. 하지만 바깥 녀석들이 돌입하려면 바깥을 지키고 있는 로봇 닌자를 정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 때 까지는 자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 끼리 견뎌낼 수 밖에 없어요!" 쳐다본다. 눈. 눈.

 

"......믿겠어" 빼앗은 전자 곤봉의 무게를 확인하면서 조금 전의 남자가 말했다. 부상자에게 어깨를 빌려주고 있는 여자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거나 이미 한계야. 눈을 감아도 영화가 재생되어 버려. 최악 중의 최악이지" "맞아" 주먹을 다친 남자가 힘없이 웃었다. 크로마는 힘차게 웃었다. "반드시 자유로 돌아갑시다"

 

한 사람. 또 한 사람. 서서히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이상하다는 듯 서로를 쳐다보고서 크로마를 보았다. "에?" 크로마는 눈을 깜빡거렸다. 부상을 입은 사람 부터 차례대로 동공이 확대되며 공허한 표정으로 변해서 쓰러졌다. "에?" 크로마는 무릎을 꿇었다. 서있을 수가 없었다. 헛수고이기 때문에. "어라? 쬐끔 기세가 좋은 놈이 있는데" 다가온 그림자가 말했다.

 

"뭐야, 이건" 떠오른 의문을 중얼거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UNIX실의 도어. 괜찮다. 다시 닫아두었다. 크로마는 일어서서...... 아니, 일어서려고 해도 소용없다. 자신의 감정에 약간 당황한다. 수용생활 중에 자아에 입은 대미지에 독처럼 스며드는 무력감. 눈 앞에 있는 그림자가 아이사츠했다. "도-모. 디프레서 입니다"

 

"아아" 크로마는 옆으로 쓰러졌다. 입가에서 늘어진 침이 뺨을 지나 바닥까지 흘렀다. "아직도 나를 보고 있군. 어이구야" 디프레서라 이름을 댄 그림자는 팔짱을 끼고서 어깨를 흔들며 웃었다. "여기 있는 야채같은 놈들이 폭동 흉내를 내는 것도 제법 의외로 재밌었지만 너도 재밌는데" "닌자...... 난데"

 

"닌자? 그래, 그 말 대로. 즉, 자아가 희미해진 야채들의 뒷처리 따위, 내 짓수 한방에 간단하게 끝나버리니...... 꿀빠는 직업도 이런 꿀빠는 직업이 었어. 그래서? UNIX실?" 디프레서가 하품했다. "동관도 그렇고, 뭘 하려고 하는거지? 아니, 대답은 못하겠지. 대답할 기력이 없을거야" "아...... 아아......"

 

그 때였다. 파와이오와-! 관내 방송에서 로우 비트 팡파레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슨 짓을 한거야?" 디프레서가 중얼거리며 셔터 후스마 도어에 손을 가져다 댔다. 파직파직 스파크가 일어나자 얼굴을 찡그린다. "나 참, 해커라는 족속들은......" BRATATATA……KABOOOM! 바깥 쪽에서다.

 

"뭐야?" BRATATA! BRATATA! 총소리. 그것도 여럿이다. KABOOM! 다시 폭발음. 크게 흔들린다. "경고! 시설이 불의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파수꾼 기능 장애 발생. 담당관들은 무장하여 서둘러 동관 엔트랜스(입구)로!" 방송을 듣고서 디프레서는 처음으로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동쪽이라고?"

 

"경보! 무장집단 동관 돌입! 각 담당관들이 대응중" "이얏-!" 디프레서는 재빠르게 후스마 도어의 잠금장치를 파괴하여 UNIX실 안으로 들어가 LAN 직결중이던 타네코를 강제 절단 시켰다. ZAP! 불꽃이 튀고 "응앗-!" 바닥에 내던져 진다. 디프레서는 물리 ADMIN 키를 삽입했다. 반응 없음! "누웃!"

 

"일어나라. 해커" 디프레서는 자신의 디프레션 짓수 파동을 해제하고 타네코의 뺨을 때렸다. 타네코는 촛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닌자를 보았다. "아이에에에...... 닌자, 난데" "터무니 없는 짓거리를 해주셨군. 시스템을 리커버리해라" "...... 알겠어" 숨을 헐떡거리며 대답한다. "시간이...... 걸려"

 

디프레서는 회선 단락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해커의 목덜미를 부러뜨릴 뻔 했다. 그러나 멈추었다. "후우-...... 빨리 해라. 그러면 네놈의 목숨은 보증하겠다" 타네코는 떨리는 손으로 다시 직결했다. 순식간에 모니터에는 토끼와 개구리가 뛰어 다니는 모습의 검색 바가 표시된다. "UNIX실에 두명!" 닌자는 통신 지시를 내리고 떠났다.

 

그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에 크로마는 살아 있는 것을 포기하지 않도록 바닥 위, 시체들 옆에서 계속 자신을 몰아넣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허무감과 그는 싸워야만 했다. 그는 아이자와의 가르침에, 그리고 교토의 그 파괴된 광경에 매달렸다. 마음의 왕국에. 등에 쌓인 기왓장을 필사적으로 밀쳐냈던 그 때와 마찬가지로 필사적으로 자신을 격려했다.

 

이윽고 4명 정도 되는 발걸음 소리가 그의 귓가를 지나쳐 UNIX실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전 닌자에게 연락을 받은 무장 담당관이다. 타네코를 확보한 것이다. 시스템 리커버리에 차질이 없게 하기 위해서. 크로마는 손끝에 힘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 때와 닮았다. 거의 똑같다. 아직 생명이 여기에 있다. 힘이 여기에 있다. 그렇게 스스로를 타일렀다.

 

(타네코=상. 스미마셍. 반드시 도와주러 올게요) 크로마는 기어가기 시작했다. UNIX실과 반대 방향으로. 계단 방향으로. 서서히, 서서히 기어가는 모습에 힘이 돌아온다. 지금은 타네코를 도울 수 없다. 크로마의 눈에 안타까움의 눈물이 번졌다. 만난지 한 시간 되나 마나한 상대인데도 그 괴로움은 그의 가슴을 찢어 발겼다.

 

이윽고 그는 손을 짚고서 어떻게든 일어났다. 디프레서로 인해 영문도 모르고 쓰러진 자들의 차가운 시체를 내려다 보았다. 사츠바츠(살벌)한 기분이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경보음이 계속해서 울려 퍼진다. 무장 담당관의 진압용 총을 손에 쥔다. 머나먼 총성. 로닌 리그는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닌자를 상대로.

 

계단을 내려가 영상실 복도에 도달했다. 크로마는 얼어 붙었다. 군중들이 쓰러져 있다. 수용자들. 그것을 당한 것이다. 디프레서가 지나간 흔적이다. 그야말로 살육의 길이다. 치카마츠는 무사할까? 다른 장소로 옮겨진 건가? 크로마는 눈을 닦으면서도 계속 전진했다. 총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동관으로. 종종 바닥을 구르는 수용자들의 모습. 피도 눈물도 없다.

 

"젠장!" 크로마는 연결 통로를 달려간다. 동관 복도에서 그는 마침내 총소리의 주인을...... 로닌 리그에 소속된 자들을 발견했다. 차림새는 네오 사이타마 시민과 별로 다르지 않다. 다만 팔에 '낭인' 이라고 적힌 완장을 차고 있다. 크로마의 가슴에 희망이 솟아났, 을 터였다. 그들과 디프레서를 동시에 보지 않았다면.

 

로닌들은 손에 쥔 총으로 디프레서를 겨누고 있었다. 디프레서가 한번 노려보자 그것을 천천히 떨어트린다. 크로마는 그 감각을 알고 있었다. 로닌 중 한명이 그럼에도 닌자를 노렸다. 자아가 마모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때로는 견딜 수 있는 것이다...... BLAM! 닌자는 벽을 박차고 날아올라 총알을 회피했다.

 

"이얏-!" "끄악-!" 로닌은 가슴이 걷어차여 늑골이 부러지며 피를 토해내고 쓰러졌다. "이얏-!" "끄악-!" 기세가 꺾인 다른 사람의 가슴을 디프레서의 주먹이 뚫고 지나간다. "이얏-!" "끄악-!" 거기에 더해 또 다른 사람의 턱을 디프레서의 발차기가 날아가 분쇄시킨다. 크로마는 무릎을 꿇으며 쓰러졌다. 디프레서가 그를 보았다.

 

"하! 살아남은 것도 의외, 죽음으로 돌아온 것은 더더욱 의외!" 디프레서는 발길을 돌려 크로마에게로 다가왔다. 크로마는 바닥에 손을 짚고 있었다. 쓸모없다. 허무가 뉴런을 가득 메운다. 그걸 알 수 있다. 크로마는 고개를 들어올려 디프레서를 보려고 했다. 복도 너머에서 교토의 지고쿠 헬을 보려고 한다.

 

디프레서는 음미하듯이 크로마를 보았다. "과연. 내가 카이샤쿠 할 때 까지 살아있을 수 있을까, 비닌자 부스러기. 폭력은 좋아하지 않지만" 진압용 총이 철컥 소리를 낸다. 그는 디프레서 어깨 너머에서 거대한 팔을 가진 악귀를 방불케 하는 닌자와 검붉은 사신의 모습을 보려고 했다.

 

크로마는 바닥에 짚은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분노와 분함이 그의 뉴런을 메워간다. 일어서. 하다못해 이 주먹을. 그럼에도 마침내...... 거대한 팔을 가진 악귀는, 아지랑이를 방불케 하듯 사라졌다. 크로마는 신음했다. 디프레서는 유유히 접근한다. 도중에 발을 멈춘다. 어깨 너머로 크로마의 시선과 같은 방향을 본다. 검붉은 사신을.

 

"바카같은" 디프레서는 신음했다. 크로마는 일어섰다. 디프레서는 더 이상 그를 신경쓰지 않고, 아지랑이를 향해 카라테 자세를 취했다. "어째서 네놈이 나타난 것이지!?" 아니. 아지랑이가 아니다.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검붉은 닌자다. 선향 불꽃을 방불케 하는 그 눈에는 결단적인 살의의 불꽃이 켜져 있었다. 그 불꽃이 디프레서를 쏘아본다!

 

크로마는 눈을 비볐다. 그러나 검붉은 사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결단적으로 복도를 걸어나간다. 다르다. 저것은 기억 같은 것이 아닌 것이다. 기억과 같지만...... 그것은 실체와 함께......! 디프레서는 몸서리쳤다. "있을 수 없어! 어째서 지금 네놈이!" "내가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다" 사신이 대답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 입니다"

 

"하...... 하하하하" 디프레서는 곧 웃음을 터뜨렸다. "과연, 그렇다면 마침내 네놈은 비참하게 시궁쥐를 방불케 하며 벌벌 떨면서 숨어 사는 것도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하고 야바레 카바레(이판사판) 반자이 행위(*)로 나섰단 말인가. 가련하도다! 꼴사납도다! 네놈의 운명은 정해졌다. 죽음이다!" "그 운명에 집어삼켜지는 것은 자네 쪽이 먼저인듯 하다"

(* 원래 의미인 '만세' 가 아닌, '반자이' 소리를 내며 자살특공을 거는 일본군의 모습에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얏-!" 디프레서는 수리켄을 던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손끝으로 날아든 수리켄을 붙잡아 비틀어 찌그러뜨렸다. "닌자에게. 죽음을" "다가오지 마라! 패배자 녀석!" 디프레서는 다른 한손을 들고서 뒷걸음질 쳤다. "디프레션 짓수! 이얏-!" 효과는 없다!

 

"히익" 디프레서는 발길을 돌려 도주를 꾀했다. 그러나 거기에 서있는 것은 크로마였다. 크로마는 이를 악물고서 꽉 쥔 주먹을 카라테 모양으로 들어올려 디프레서를 노려 보았다. 디프레서는 충혈된 눈을 부릅떴다. "방해다!" 치켜 뜬 오른손에는 그러나, 무자비한 훅 로프가 날아와 감긴다! "끄악-!"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로프를 당겨 조였다. "끄악-!" 디프레서는 끌려가는 것에 저항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눈을 부릅떴다. 그 등에 밧줄을 방불케 하는 근육이 솟아오른다. "이얏-!" "끄악-!" 디프레서의 발이 땅에서 떨어진다! "이얏-!" "끄악-!"

 

거대한 도끼를 방불케 하는 회전 뒷꿈치 찍기가 디프레서의 얼굴에 때려 박힌다. "아밧-!" 디프레서는 바닥에 쳐박히고, 무참한 균열이 생겨난다. "비겁한 놈...... 나의 주인 아가멤논=상은 도망치시지도, 숨으시지도 않는다...... 카스미가세키 지구라트다...... 살금살금 왔다갔다하는 네놈 따위는......" "이얏-!" "끄악-!"

 

디프레서는 얻어 맞아 쓰러져 벽에 무참한 균열이 생겨난다. "무의미, 하다. 네놈, 의, 반항은 결국 화풀이......" "언젠가는 알게 된다" 닌자 슬레이어는 디프레서의 눈을 보며 말했다. "그러나 자네는 그것을 삼도 리버 강가에서 보게될 것이다. 하이쿠를 읊어라!" "모래사장의...... 자갈 하나 그 무엇도 아닌"

 

"이얏-!" 카이샤쿠! 닌자 슬레이어의 앞차기가 벽에 기대고 있던 디프레서의 머리 부분을 파괴했다. "사요나라!" 디프레서는 폭발사산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잔심(*) 자세를 풀었다. 크로마는 카라테 파이팅 포즈를 취한채로 뒷걸음질 치다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이에에에......!"

(* 한 동작을 마친 뒤에도 긴장을 풀지 않는 마음가짐)

 

닌자 슬레이어는 크로마에게 저벅저벅 다가가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웠다. 그 손바닥은 크로마에게 있어서 달군 인두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까고자빠졌넴마-!" "죽인담마-!" 무장 담당관들이 달려 나와 총을 겨누었다. BRATATA! ""끄악-!"" 그 옆에서 다른 불꽃! 무장 담당관들은 총알을 맞고 쓰러진다!

 

"이쪽이다!" "홀드 업(Hold up), 아이엣?" 무장 담당관을 쫓아온 것처럼 나타난 두 로닌은 닌자 슬레이어를 보고 즉시 NRS 반응을 일으켰다. "닌자 난데!?" "서둘러라. 로닌 리그=상"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서관에 살아있는 수용자가 다수 남아있다. 구출해서 탈출해라"

 

"서관" 로닌들은 침을 삼켰다. "서관. 그래" 크로마는 신음했다. "도와야만 해. UNIX실에 해커가" 로닌들은 얼굴을 맞대고 끄덕였다. "당신은...... 환상이 아니야" 크로마는 무심코 중얼거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당연히 그는 허공에서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이 복도를 걸어서 온 것이다.

 

"로닌 리그=상. 자네들의 이 계획은 이미 아마쿠다리 섹트에게 알려졌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많은 것을 바라지 마라. 곧바로 제압전력이 도착할거다" KABOOOM! 폭발음이 위쪽에서 울려퍼진다. 크로마는 숨을 삼켰다. "온 것인가......" 닌자 슬레이어는 낮게 읊조렸다.

 

BRATATATA! BRATATA! 거기에 더해 몇몇 로닌이 합류하여 서관 쪽으로 향했다. 크로마는 그들의 등을 눈으로 쫓았다. 총성과 전투 소리가 퍼져가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위층이다...... 아이자와와 합류해야만 한다! 그는 한번 더 닌자 슬레이어가 있던 방향을 돌아 보았다. 검붉은 사신의 모습은 이미 거기에 없었다.

 

【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 #3 끝. #4로 이어짐

 

【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 #4

 

(지금까지의 이야기 : 교토에서 친구를 만나러 온 크로마는 친구와 함께 특수경찰 하이뎃카에게 체포되어 자아 교정 시설 '아케가 터미널'에 강제로 수용된다. 그곳은 코토다마 공간인식자를 사회적으로 말살하여 무력화시키는 비인도적 자아 박탈 시설이었다. 그에게 탈출을 제의한 남자가 있었다. 이름은 아이자와)

 

(아이자와는 해커를 그만둔 남자로 시설 내 별관에 갇힌 오래된 지인 타네코와 힘을 합치면 세큐리티를 동결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때를 틈 타 레지스탕스 조직 '로닌 리그'가 돌입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크로마는 서관으로 건너가 무사히 타네코를 확보. 해킹을 시도했지만 그곳에 닌자가 출현)

 

(사람들의 의지를 쇠약하게 만들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무시무시한 닌자의 힘에 의해 모든 시도가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다. 인사불성 상태에 빠질 뻔한 크로마 앞에 나타난 것은 닌자 슬레이어 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결단적 카라테로 닌자를 살해한다!)

 

아이자와는 전자 판옵티콘 공간의 구석에 멍하니 서서 머리 위에서 자전하는 화금 입방체의 반짝임을 쬐고 있었다. "타네코" 아이자와가 중얼거렸다. "타네코. 젠장, 뭐야 이게" 그는 맥박치는 벽에 다시 손을 가져다 댔다. 튕겨져 나간다. "어떻게 된거야...... 거의 다 되었을 텐데! 앞으로 조금만 더했다면!"

 

맥박치는 벽에 한냐 가면 모양 유체 비전이 떠올라 '시스템 리커버리 개시인' 이라 알렸다. "뭐라고?" 아이자와는 코토다마 지각능력의 가지를 뻗어 사태를 확인하려고 했다. 이 코토다마 공간은 지극히 좁다. 외부 네트워크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상자 속 정원이다. 벽 너머에는 서관 쪽의 시스템. 그곳에 타네코가 있다.

 

바로 조금 전 까지 벽 너머에는 흐릿한 그림자 같은 기척의 모습으로 타네코가 존재하여 아이자와와 함께 시스템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었다. 거의 완벽한 팬토마임 싱크로였다. 아케가 터미널을 방어하는 파수꾼이나 센트리 건 시스템에 메인터넌스(유지보수) 명령이 내려지고, 로닌 리그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갑자기 벽 너머에서 타네코의 존재가 소실되었다. 그리고 돌아왔을 때, 사태는 급변했다. "뭐가 어떻게 된거야! 어이! 타네코!" 아이자와는 전자의 벽을 두드렸다. 직접 IRC 메시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황을 유추할 수 밖에 없다.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타네코는 적에게 꼬리를 잡히고 만 것인가.

 

감시 카메라 영상은 무장 담당관과 전투하는 로닌들에게 전달되었다. "시스템 리커버리인" 거기에 무자비하게 파수꾼이 돌입하여 기총 일제사격을 개시. 나무아미타불...... 모든 것이 말짱 도루묵이란 말인가! "후자케루나(웃기지 마)!" 아이자와는 눈을 부릅떴다. "포기할까 보냐, 젠장!" 그는 눈 앞의 전자의 벽을 후려쳤다. 노이즈가 뉴런을 태운다!

 

"이얏-!" 아이자와는 기죽지 않고 다시 전자의 벽을 후려쳤다. "타네코! 대답해! 타네코! 이얏-!" 또다시 후려친다...... 전자의 벽에 균열이 생겨났다. 나무삼. 아이자와는 균열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찢어 발겼다...... "타네코!" 아이자와는 공허한 눈으로 앉아있는 여자를 보았다. 기억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타네코의 모습을.

 

안도, 그리고 우려가 아이자와를 덮친다. 실내 카메라 영상이 코토다마 공간상에 겹쳐져 타네코 주변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무장 담당관들의 모습이 시각화된다. 타네코는 조용히 시스템 리커버리를 수행한다. "보이지 않는 건가?" 아이자와는 신음했다. "못 본 척 당하고서 참을 수 있을까 보냐? 웃기지마. 너는 아름다운 여자라고"

 

타네코에게 아이자와는 보이지 않았다. 위축된 자아로는 황금 입방체를 볼 수 없다. "지금, 어떻게든" 아이자와는 팔을 균열에 밀어 넣었다. 그 순간, 두웅, 두웅두웅...... 기묘한 노이즈가 청각에 울려퍼지고, 아이자와의 등에 몇개의 구멍이 열렸다. "지금, 어떻게든 해주겠어, 젠장" 아이자와는 이상현상을 무시하고 손을 뻗었다.

 

"우......" "타네코!" 아이자와가 소리쳤다. 외침은 01파문을 만들어 냈다. 아이자와의 손가락이 타네코의 뺨에 닿았다. 아이자와는 강하게 눌렀다. "대답해! 바카!" "응앗-!" 타네코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부릅떴다. "아이...... 자와! 너어!" "뭐가, 너어, 야! 일하는 도중에 멍하니 있기나 하고, 이 얼빠진게!"

 

"뭐라고오" 타네코는 황금히 자기자신에게 whois를 날렸다. "바보같은" "바보같고도 바보같음의 극치야. 아무튼 젠장, 한번 더 멈추자. 로봇 놈들을" "예의는 표하지 않겠어" 타네코는 아이자와를 쏘아보았다. "이 정도로 빚을 갚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해" "용서해 달라는 말 같은 건 안했잖아! 성격 나쁜 여자네 참!"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만졌다. 벽 너머 보다 10배 빠르게. (아이자와=상! 아이자와=상!)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이자와는 실내 카메라를 확인했다. 물리육체를 받혀주고 있는 것은 크로마다. 그 바로 옆에 파수꾼이 한 대. 문을 부수고 아이자와를 등뒤에서 총으로 쏜 빌어 먹을 로봇이지만 이미 다시 정지시켰다.

 

아이자와와 타네코의 인식이 잎맥처럼 뻗어나가 순식간에 세큐리티 시스템을 다시 장악한다. 밀리고 있던 로닌들이 다시 기세와 용기를 되찾고 과감하게 전투를 이어간다. "그래. 포기하면 안돼, 꼬맹이들. 우리들도 목숨을 걸겠어" 등에 난 구멍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다. (아이자와=상!) "아이자와!?"

 

"입 다물고 있어" 아이자와는 타네코를 막았다. "그럴 틈은 없어" "너......" 타네코는 경악하며 동요했다. "바카같은 녀석......" "아무것도 아니야. 너도 총으로 겨눠지고 있잖아. 들킨다면 끝장이야. 정신줄 놓지 마" "어째서 구해주러 온거야!" "우쭐거리지 마. 돈이 필요해서 널 찾았을 뿐이야. 잡히기나 하고선"

 

"웃기지마! 어째서 구해주러 왔냐고. 죄악감이야? 짜증나! 나도, 알고...... 알고 있어...... 네가 센세이를 팔아먹었을 리가 없다는 것 정도는......" "그 말, 제대로 들었어" 아이자와가 웃었다. "그 말을 네가 하게 만들고 싶었어" "아이자와!"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재기동을 걸어서 로봇놈들을 우리 쪽이 받아가자고"

 

아이자와는 시설 옥상의 감시 카메라 영상을 공유했다. 황금 입방체가 떠오른 하늘을 비스듬히 가로 지르는 여러 대의 수송 헬기와 거기에서 옥상으로 집라인으로 내려오는 병사들의 모습을. 하이뎃카 증원부대다. 두 사람은 옥상의 센트리 건을 움직여 기총소사를 걸었다. BRATATATATA……BRATAT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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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TATATATA! "끄악-!" 아래로 내려오던 Y200 트루퍼가 기총소사를 맞고 녹색 피를 뿜으면서 잘 익은 과일이 가지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집라인에서 떨어져 콘크리트에 쳐박힌다. BRATATATA…… "이얏-!" KRAAASH! 헤비레인의 발꿈치 찍기가 센트리건을 침묵 시켰다.

 

큐이이이...... 대각선 위쪽 다른 센트리 건이 기동을 시작하여 헤비레인을 향해 불을 뿜었다. "이얏! 이얏-!" 헤비레인은 플립 점프하여 사선을 빠져나오며 수리켄을 두 장 투척. 치명적인 부위에 명중당하여 침묵된다. KBAM! 특수부대!

 

"까고자빠졌넴마-!" "죽인담마-!" "까고자빠졌넴마-!" 포격이 멈춘 지금, 수송 헬기에서 Y200 트루퍼가 속속들이 집라인으로 아래로 내려온다. 헤비레인은 그들을 돌아보며 분대에게 지시를 내리......려다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이얏-!" KRAASH! 옥상 계단쪽 문이 걷어차여 날아간다.

 

"이얏-!" KRAASH! 날아든 강철 도어를 걷어차 되돌려주며 헤비레인은 카라테 자세를 취했다. 옥상으로 올라온 검붉은 닌자는 헤비레인을 향해 아이사츠를 건넸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 입니다" "......사신......!" 헤비레인은 신음했다. 그러나 맞받아쳐 노려본다. "역시나로군"

 

닌자 슬레이어는 주 짓수의 자세를 취했다. Y200 트루퍼가 일제히 라이플을 겨눈다. "도-모. 헤비레인 입니다...... 언젠가 네놈은 나타난다. 알고 있었다" 헤비레인은 아이사츠를 돌려주며 중얼거렸다. "이얏-!" 하늘 쪽에서 카라테 샤우트. 수송 헬기에서 마지막 한명이 착지. 스톤콜드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스톤콜드 입니다" 묵직한 아이사츠를 건네며 카라테 자세를 취한다. 그 역량은 질량이 있는 안개가 되어 스톤콜드의 양 어깨에서 피어올라 하늘을 물들이는 듯 하다. 그는 낮게 읊조렸다. "작전을 속행하라. 헤비레인=상. 이 이레귤러는 내가 상대한다"

 

"자네에게 이쿠사 배틀의 순서를 정할 권리는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듯 말했다. 선향 불꽃을 방불케 하는 눈빛이 헤비레인에게로 향한다. "도망치게 두지 않는다" 스톤콜드는 엄지 손가락을 퉁겼다. "죽인담마-!" BRATATATATATA! Y200이 어설트 라이플 일제 사격!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을 던지며 바닥 위를 굴렀다. ""끄악-!"" Y200 여러 명이 미간에서 피를 뿜으며 목숨이 끊어져 쓰러지기 전에 스톤콜드는 닌자 슬레이어의 앞길을 막고 카라테 춉을 휘둘렀다. "이얏-!" 두 사람의 춉이 서로 맞부딪힌다.

 

카라테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헤비레인을 죽이고 그 후 스톤콜드를 친다...... 닌자 슬레이어의 행동은 스톤콜드의 압력으로 인해 취소되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춉을 서로 격렬하게 맞부딪히며 헤비레인이 병졸들을 이끌고 계단을 통해 건물 안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빠르게도 네놈의 호언장담이 헛것이 되었군" 스톤콜드(*)의 눈이 이글거리며 빛났다. "뭘하러 어슬렁어슬렁 기어 나왔는진 모르겠지만 이 몸께서 네놈을 지고쿠 헬로 보내어 편히 잠들게 해주마" 춉과 춉을 사이에 두고서 두 전사는 공기 속을 살의로 덧칠했다. "이얏-!" "이얏-!" 두 사람은 서로를 튕겨냈다.

(* 원문은 헤비레인으로 되어있으나 실제 헤비레인은 그 전 트윗에서 계단으로 내려갔다. 상황판단으로 스톤콜드로 수정하여 작성함) 

 

그리고 동시에 땅을 박차고 다시 맞부딪혔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두웅! 두웅두웅두웅! 짧은 타격을 계속 주고받는 두 사람의 발놀림은 옥상 콘크리트에 눈이라도 쌓인 것 마냥 족적과 균열을 남기고 간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스톤콜드의 카라테는 무겁고도 날카롭다. 상당한 솜씨다. 닌자 슬레이어는 적을 타도할 실마리를 찾는다. 이 전투에 시간을 들이면 로닌 리그와 코토다마 인식자는 섬멸당한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끼어든 의미가 없어지고 만다. 『지직지직...... 닌자 슬레이어=상......』 골전도 통신기가 경고를 전한다.

 

극히 한정된 시간과 통신 품질을 바탕으로 낸시 리는 닌자 슬레이어를 불렀다. 『지직지직...... 아가멤논이 이미...... 서둘러 닌자 슬레이어=상...... 천둥이 내리치기 전에...... 지직지직...... 속행해야...... 대피를......! 활동 한계 시간 예측값을 보낼게......!』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께 : 26번째 트윗의 헤비레인->스톤콜드로 대체합니다. 이것은 데이터 송신 시의 나비효과로 인한 오류로 신체 건강상 피해는 없습니다. 또한 다음 갱신 시 26부터 개시할 것이므로 그 때는 신비한 힘으로 인해 문장이 올바르게 고쳐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습니다)(*)

(* 역시 번역자=상들의 케지메 안건이었는가... 그러나 한국어 번역은 올바르게 되었으므로 중복 트윗 하지 않고 바로 내용을 이어가겠사와요 도-조)

 

단편적인 데이터 송수신 소리를 마지막으로 낸시 리의 통신이 종료되었다. 하늘에서내려오는아마쿠다리. 아르고스의 파장이 노이즈가 되어 통신 흔적을 씻어낸다. 꼬리를 잡히지 않고 통신을 하려면 고작 이 정도 단기간이 한계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스톤 콜드와 맞부딪혔다.

 

"스파르타쿠스=상을 쓰러뜨린 카라테. 역시나 무시무시한 것이라고 할만하군"(*) 스톤콜드는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 슬레이어의 눈속임을 주먹으로 위로 쳐내며 숨통을 춉 찌르기로 끊어내기를 시도한다. "그는 최강의 카라테 전사였다. 그러나 피라미드형 계급구조만으로 결과가 정해지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들 전사는 이쿠사 배틀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 3부 '로마 논 후이트...')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스톤콜드의 찌르기를 쳐내며 옆구리에 무릎찍기를 시도했다. 스톤콜드는 반신에 카라테를 집중시켜 내장을 폭발시키려 하는 무릎찍기를 견뎌냈다. "카라테 승급전 따위에는 흥미 없다" 닌자 슬레이어의 눈이 빛난다. "그저 그대를 죽일 뿐이다"

 

"결국 우리들은 살인자들이지!" 스톤콜드는 닌자 슬레이어의 측두부를 팔꿈치 찍기로 파괴하려 했다. "이념, 사상, 그러한 것들은 구름 위에서 노니는 자들이 부여받은 것이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옆구르기 하면서 발차기를 구사했다! "이얏-!" 스톤콜드는 옆구르기로 피하며 발차기를 구사했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두 사람은 나란히 옆구르기 하면서 수십 발의 타격을 서로에게 구사했다. "아밧-!" "아바밧-!" 여전히 옥상에 남아있던, 격투 진행 방향에 있던 Y200 몇명이 휩쓸려 날아갔다. 총구가 이쿠사 배틀 쪽으로 향했지만 프렌들리 파이어 위험으로 인해 발포할 수 없는 것이다.

 

"이얏-!" "이얏-!" 두 사람은 동시에 콘크리트를 박차고 돌려차기를 서로 맞부딪혔다. 스톤콜드는 반동으로 날아가며 플립 점프를 구사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Y200이 총격을 시도한다. "까고자빠졌넴마-!" BRATATATATATA! "이얏-!" 지그재그로 달려 회피하는 닌자 슬레이어!

 

"끄악-!" "끄악-!" Y200이 대각선 위쪽으로 튕겨져 날아가다 바닥으로 떨어졌다. 스톤콜드는 이 콤마 몇초를 번것으로 충분했다. "이얏-!" "끄악-!" 퐁 펀치!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하면서 날려져 펜스에 등부터 부딪혔다.

 

닌자 슬레이어는 등을 통해 카라테 충격을 흘려냈다. 진동파가 퍼져나가며 펜스가 일그러진다. 휘청거리며 주 짓수 자세를 고쳐 잡는다. 그 눈 앞에 스톤콜드가 있다. "이얏-!" "누웃-!" 섬머 솔트 킥을 양팔을 크로스 시켜 가드하자 닌자 슬레이어의 몸이 몇미터 떠올랐다.

 

"이것은......!" 닌자 스렐이어의 뉴런이 폭발적으로 가속하여 대책을 모색한다. 바로 아래에서 섬머 솔트 킥 후 착지한 스톤콜드가 몸을 웅크려 카라테를 응축한다. 점프의 예비동작이다. "...... 이얏-!" 스톤콜드가 뛰어 오른다! 고고도(高高度) 섬머 솔트 킥! 아부나이!

 

공중에 뜬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지키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훅 로프를 공중을 향해 내던졌다. 스톤콜드의 발차기로 분쇄당하는 것 보다 약간 빠르게, 닌자 슬레이어의 몸은 마치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것 처럼 날아갔다. 로프를 되감는 기구다. 수송 헬기의 스키드(헬기가 착륙할때 땅에 닿는 부분)에 훅이 걸려 있었다!

 

"이얏-!" 스톤콜드는 공중에서 회전하면서 수리켄 연속 투척! 닌자 슬레이어는 헬기의 스키드를 기준점으로 삼아 뱅글뱅글 선회했다. "이이이야앗-!" 그 팔이 검붉은 불꽃으로 된 궤적을 그리면서 콕핏 장갑에 빨려 들어간다. KRAASH! "아밧-!" 나무아미타불! 헬기를 운전하던 트루퍼 사망!

 

콕핏에 침입한 닌자 슬레이어는 무자비하게 조종간을 뒤로 넘겼다. 수송 헬기가 기울어 옥상 쪽으로 낙하하기 시작한다. "누웃!" 스톤콜드는 연속 옆구르기로 옥상의 대각선 가장자리로 대피했다. KABOOOOM! "아밧-!"" Y200 무리가 폭발에 휘말려 사망! 나무아미타불!

 

스톤콜드는 주의를 되돌려 카라테 자세를 고쳐 잡았다. 수송 헬기 잔해의 검은 폭염 속에서 사악한 야수를 방불케 하는 그림자가 뛰어 오른다. 검붉은 눈빛과 송곳니를 방불케 하듯 일그러진 「忍(인)」「殺(살)」 멘포, 사나운 카라테가 콤마 2초 후 스톤콜드에게 도달했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다시 카라테 타격전이 재개된다. 스톤콜드는 닌자 슬레이어의 전투 알고리즘 변화에 고심했다. 팔을 일(一)자로 휘둘러 춉 한 방, 한 방의 궤도가 커져서 문득 보기로는 그저 힘에만 맡긴 공격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빈틈을 노려 단타(短打)를 꽂아 넣을 수가 없다. 크게 휘두르고 있지만 속도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스톤콜드의 카라테는 밀려 나가며 점점 방어 일변도가 되어 간다. 그 뒤는 펜스다. "이얏-!" "끄악-!" 일격이 들어갔다. "이얏-!" 반격은 막혔다. "애송이 놈!" 닌자 슬레이어가 고함친다. "여기까지다!"

 

멘포의 균열에서 독기가 피어 오른다.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검붉은 눈속에서 스톤콜드는 초조함의 그림자를 엿보았다. 그것도 당연하다. 시스템 아르고스는 닌자 슬레이어가 있는 장소를 이미 포착했다. 이제 곧 방송이 흐르고 돌발적인 정전이 일어난다. 카스미가세키 주변 지역 전력(電力)이 지구라트로 모여든다는 신호가.

 

아가멤논은 그 지역 일대의 전력을 빨아들여 하늘의 분노와도 같은 번개의 힘을 닌자 슬레이어에게 꽂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약 2개월 동안 닌자 슬레이어가 잠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아르고스의 절대적인 네트워크 감시와 아가멤논의 하늘의 번개가 닌자 슬레이어의 저항 수단을 빼앗아 간 것이다.

 

"한가지 들어두고 싶군...... 어째서 지금 어슬렁어슬렁 나타난 것이냐. 패배한 개새끼여" 스톤콜드는 대담하고도 사나운, 그러면서도 정확한 카라테 타격을 방어하면서 질문했다. "지상으로 기어 나온 시점에서 결과는 뻔히 보일 터다" "...... 지금은 아직 그 때가 아니다" 닌자 슬레이어는 낮게 읊조렸다. "......그러나! 이얏-!" "끄악-!"

 

"이얏-!" "끄악-!" 가드를 무너뜨리고 닌자 슬레이어의 주먹이 스톤콜드의 쇄골을 분쇄한다. 스톤콜드의 꽉 깨문 어금니에서 체내 ZBR가 분비된다. 그는 근육을 조여 골절 대미지를 최소화하고서 전투를 이어간다. 다른 수송 헬기 한대가 방향을 바꾸었다. 그들이 있는 쪽으로.

 

"해치워라" 골전도 인컴(* 무전기)를 통해 스톤콜드가 지시를 내렸다. 수송 헬기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스톤콜드는 히죽 입가를 일그러뜨린다. "조금 전의 일격은 웃음이 나오더군...... 이번에는 둘이서 같이 즐겨보도록 하지" "......!" 닌자 슬레이어는 타격을 거두었다. 스톤콜드는 앞으로 나섰다. "이얏-!"

 

정신적 동요를 견디는 것을 통해 생겨난 콤마 제로 몇 초 간의 뉴런 속도 시간의 빈틈을 파고들어 스톤콜드는 필살의 단타를 구사했다. 얼굴 가까이로 구부러진 손가락을 뻗어 춉 찌르기로 안구를 찔러 뇌를 파괴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다 해도...... "......" 스톤콜드는 금새 눈을 부릅떴다.

 

타격이 닌자 슬레이어를 포착하는 일은 없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상대 쪽으로 몸을 기울인 자세를 취하면서 앞으로 뻗은 왼팔의 팔꿈치를 위로 향했다. 그리고 팔꿈치를 비틀어 손바닥을 왼쪽으로 향하게 했다. 스톤콜드는 자신이 팔꿈치의 비틀린 모양새에 휘말리는 것 같은 감각을 맛보았다. "그런가. 이것은" "이얏-!" "끄악-!"

 

스톤콜드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헛발을 디뎠다. 닌자 슬레이어의 오른손 주먹이 사라졌다고 생각되는 순간 이미 스톤콜드의 얼굴은 파괴되어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주먹을 되돌리면서 몸을 비틀어 날아돌려차기로 스톤콜드의 가슴을 걷어찼다. "이얏-!" 그는 다가오는 수송 헬기를 향해 뛰어 올랐다.

 

"이얏-!" KRAAAAASH! 트라이앵글 리프 자세에서 펼친 날아차기가 수송 헬기 바로 아래를 걷어 차올린다. 궤도가 펜스에 휘감기면서 헬기는 바로 옆으로 낙하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데굴데굴 구르며 착지하여 스톤콜드 쪽을 돌아보며 잔심 자세를 취했다.

(* 한 동작을 마친 뒤에도 긴장을 풀지 않는 마음가짐)

 

"어차피 나는 오래 버틸 수 없었다" 스톤콜드는 피를 뚝뚝 떨어뜨렸다. 그의 몸을 침식한 밸리 오브 센진의 저주가 사라지는 일은 없었다.(*) "네놈의 등장은 붓다가 주는 이별 선물이었다. 후톤 이불에서 죽는 것 보다는 훨씬 좋아...... 꼴 좀 보라지. 그리고 하베스터=상에게 영광 있기를" 그는 폭발사산했다. "사요나라!"

(* 3부 그라운드 제로, 데스 밸리 오브 센진)

 

곧바로 닌자 슬레이어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삼도 리버를 건너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헤비레인을 죽이고 수용자 학살을 멈춰 세운다. 그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는 낸시 리도, 닌자 슬레이어도 모른다. 지금은 아직 그 때가 아니다. 그 때가 아니지만......

 

한편 헤비레인은 Y200 분대를 이끌고 철저하게 클리어링 하며 아래층으로 돌진했다. BRATATATATA! "아밧-!" BRATATATATATA! "아이에에에!" 환자복을 입은 수용자들이 쓰러져 겹쳐지고, 반격하는 로닌들이 Y200 몇몇을 길동무로 삼았다.

 

헤비레인은 짜증을 느꼈다. 이 날 죽기 위해서 살아온 쓰레기 놈들이다. 이 무슨 하찮은 무리들이란 말인가. 한 사람 몫을 하는 반역자 모양을 하고서. "이얏-!" "아밧-!" 이마에 수리켄이 박혀 길을 막고 있던 로닌이 쓰러졌다. 경고음이 계속해서 울린다. 세큐리티가 해킹되었을 뿐이다.

 

사전정보에 따르면 아케가 터미널은 두 닌자가 지키고 있었다. 디프레서와 아에슈마다. 그리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조금 전까지 이곳에 닌자 슬레이어가 있었던 것이다. 살아 남은 것이 둘 중 하나, 혹은 둘 모두 죽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스톤콜드가 닌자 슬레이어와 부딪히고 있는 동안에 재빠르게 살육을 마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헤비레인은 담담히 생각했다. "이얏-!" KRAAASH! 유리문이 안쪽에서 깨지며 거무스름한 적색 복장을 입은 닌자가 구르며 나왔다. 헤비레인은 혀를 찼다. 그러나 의문스러운 점도 있다. 어째서, 지금?

 

닌자 슬레이어는 옥상. 닌자를 쓰러뜨리려는 자 같은 것은 없다...... 평범한 상황이라면. 평범한 상황. 헤비레인은 카라테 자세를 취하고 Y200 분대에게 조준 명령을 내렸다. 바닥에서 몸부림 치는 아에슈마를 쫓아서 방 안쪽에서 천천히 걸어나온 자를 헤비레인이 노려봤다. "요짐보(보디가드)인가?" 그는 중얼거렸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는 아니군"

 

"지금 바쁘거든" 검은 머리 여자는 아에슈마에게 담배를 뱉었다. "이 녀석을 도우러 온건가? 아마쿠다리 섹트=상. 미안하지만 이미......" "사...... 사요나라!" 아에슈마는 폭발사산하고, 여자는 손에 쥔 카타나를 주홍색 칼집에 꽂으며 헤비레인에게 아이사츠했다. "도-모. 레드해그 입니다"

 

【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 #4 끝. #5로 이어짐

 

【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 #5

 

(지금까지의 이야기 : 코토다마 인식자 강제 수용시설 '아케가 터미널'은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었다. 해커인 아이자와를 시작으로 한 내부 공작자들의 해킹 행위로 인해 세큐리티 시스템은 무력화되어 레지스탕스 '로닌 리그'에 소속된 자들이 돌입을 개시한 것이다)

 

(그것에 대항하여 아케가를 지키는 닌자, 디프레서는 흉악한 짓수를 사용하여 수용자들을 살육하기 시작. 그러나 닌자 슬레이어가 나타나 그를 살해한다. 폭동이 아마쿠다리 시스템에 전달되자 스톤콜드를 시작으로 한 진압 부대가 개입을 시작. 닌자 슬레이어는 스톤콜드와 대결하여 살해했다)

 

(한편, 헤비레인은 스톤콜드와 닌자 슬레이어가 전투하는 도중에 클론 야쿠자 Y200 부대를 이끌고 옥상을 통해 아케가로 돌입했다. 살육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앞에 또다른 새로운 닌자가 나타난다. 아에슈마를 폭발사산시킨 것은 아마쿠다리의 적 중 하나, 레드해그 였다)

 

"도-모. 레드해그=상. 헤비레인 입니다" 헤비레인은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그래서? 자기 엉덩이도 닦을 수 없는 비닌자 부스러기인 싸움에 진 개새끼들에게 붙은 마케구미였던가. 그렇다면 닌자 슬레이어와 함께 죽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 레드해그는 한쪽 눈썹을 치켜떴다.

 

"지금 닌자 슬레이어라고 말했나?" "......" 헤비레인은 카라테 자세를 취하고서 도발했다. "로닌 따위, 결국 거미 새끼들을 방불케 하며 우루루 흩어지는 부스러기들의 모임 아닌가. 그렇지? 네 솜씨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있다. 바카라면 보물을 두고도 썩히는 법이지" "기특하거든. 의혐심이 달아올라" 레드해그는 입가를 일그러뜨린다.

 

"입만 살았군" 헤비레인의 뉴런에 순간적인 분노가 지나간다. 양 손목에서 튀어나온 단도 대거를 역수로 쥐고 레드해그를 덮쳐든다. "이얏-!" "이얏-!" 레드해그는 지그재그로 카타나를 휘둘러 헤비레인의 고속 나이프 컴뱃에 맞섰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격렬한 불꽃이 튀기는 그들의 양옆을 Y200 트루퍼가 달려서 빠져 나간다. 레드해그는 혀를 찼다. "댁 너무 방해되는걸. 좀 죽어주지 않으시려나?" "소문대로 제법 하는군. 하지만 맞부딪혀본 결과 내 쪽이 위인 것 같은데? 이얏-!" "이얏-!" 챙챙 깡깡!(*)

(* 원문은 チョーチョー・ハッシ, 丁丁発止를 카타카나 발음대로 기재한 것으로 보이며 칼 등으로 격렬하게 싸우는 모습을 표현하는 의성어다)

 

"닌자 슬레이어라고 말했겠다?" "글쎄" "어디에 있지?" "하...... 흐느적흐느적 대는 걸 조금 전에 봣다만 그대로 지고쿠 헬로 떠나지 않았을까......" 헤비레인은 대거를 교차시켜 카타나를 받아내고 칼날을 끼워 레드해그와 대치했다. "너도 카론의 배를 놓치지 않게 해주마! 이얏-!" "끄악-!"

 

헤비레인은 양팔에 힘을 담아 레드해그를 튕겨 날렸다. 레드해그는 바닥에 손을 짚어 낙법을 시도했지만 빈틈없는 헤비레인이 그곳을 향해 단도 대거를 던졌다. "이얏-!" "끄악-!" 오른손 장갑을 칼날이 뚫는다! 레드해그는 뒤로 구르면서 단도 대거를 뽑아내어 헤비레인에게 되던졌다. "이얏-!"

 

"이얏-!" 헤비레인은 단도 대거를 피하면서 다른 한 자루를 던졌다. "이얏-!" 레드 해그는 카타나로 쳐서 떨궜다. 그 틈에 헤비레인은 바닥에 아슬아슬하게 몸을 깔고 돌진. 새로운 단도 대거를 손목 장갑 속에서 끄집어 내어 다시 역수로 쥐어 이도류로 덮쳐 들었다(*). "이얏-!"

(* 이 부분의 원문이 遅い(늦다, 오소이)로 되어 있으나 문맥이 맞지 않아 襲い(덮치다, 오소이)로 상황판단하여 번역함을 밝혀둔다)

 

"이얏-!" 레드해그는 순식간에 칼을 주홍색 칼집으로 다시 꽂고 칼집을 치켜들어 단도 대거를 받아냈다. 헤비레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레드해그는 칼집에서 카타나를 뽑았다. 그리고 베었다. "이얏-!" "끄악-!" 헤비레인의 몸이 뒤로 젖혀졌다. 투구모양 멘포 장갑이 쪼개져 이마에 붉은 수평선이 생겼다.

 

헤비레인은 백 덤블링을 구사하여 착지했다. 이마를 누른다.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 내렸다. "치잇-!" 살의가 충돌한다. 두 사람은 서로 대치하면서 아이소메트릭(*)을 구사하여 흐르는 피를 근력으로 지혈했다. "2라운드를 시작하지" 헤비레인이 말했다. 레드해그는 대담하게 웃었다. 헤비레인은 그녀의 시선을 쫓았다.

(* isometric, 정적 수축(몸 전체를 움직이지 않고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운동))

 

그의 심장이 강하게 맥박쳐 닌자 아드레날린이 뉴런을 가득 메운다. 시간감각이 진흙을 방불케 하며 둔화된다. 등을 돌린 그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복도를 돌진해 오는 결단적인 살육자, 검붉은 사신의 모습이다. 일그러진 「忍(인)」「殺(살)」 멘포는 저주받은 용의 턱을 떠올리게 한다. "붓다 퍽" 헤비레인이 중얼거렸다.

 

"이얏-!" 헤비레인의 판단은 재빨랐다. 창문을 향해 플립 점프를 구사하여 돌려차기로 강화 유리를 파괴했다. 손등에서 집라인을 사출, 벽면을 미끄러져 내려간다. 창틀을 넘는 순간 그 신체를 닌자 슬레이어의 수리켄이 스쳐 지나가 상처를 입혔다. 그는 착지와 동시에 집라인을 끊고 달려서 그 자리를 떠났다.

 

한편, 레드해그는 날아든 닌자 슬레이어의 수리켄을 간발의 차로 손가락으로 끼워 멈춰 세웠다. 닌자 슬레이어의 걷는 속도는 헤비레인이 도주한 뒤에도 변하지 않았다. 레드해그의 손가락이 카타나의 칼집에 닿는다. 기나긴 1초가 경과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 입니다" "도-모. 레드해그 입니다"

 

레드해그는 카타나를 칼집으로 되돌렸다. "오랜만이네" "어째서 그대가 여기에 있나?" "나도 같은 질문을 하고 싶지만, 뭐 됐어. 나는 로닌 녀석들의 요짐보(보디가드)야. 이 건물의 닌자를 상대로 애를 먹고 있었는데 다른 녀석이 와서 말이야" "섹트 중추의 진압세력이다" 닌자 슬레이어의 멘포가 삐그덕 거린다.

 

BRATATA…… BRATATATA…… 아래층에서 교전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로닌을 구실로 삼아 섹트는 이 터미널의 수용자들을 섬멸할 셈이다. 함정에 걸려들지 말라" 닌자 슬레이어는 낮게 말했다. "진압세력을 이끌고 온 닌자는 내가 죽였다. 방금 그 쓰레기 닌자는......" 귀를 기울이고서 "도망치고 있군"

 

멘포 사이로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독기가 흘러 나온다. 닌자 슬레이어는 손을 쥐었다 폈다. 레드해그는 그가 부상을 입었다는 것을 꿰뚫어 보았다. 검붉은 닌자 복장은 곤두서서 희미한 연기를 피어 올리고 있다. "다소 시간 여유가 생겼다. 로닌과 수용자들을 도망치게 해라. ASAP로 이 곳에서...... 하악...... 떠나게 하는 것이다" "당신은 어쩔 셈이야?"

 

"지금은 시기상조...... 독수리의 날개가 펼쳐질 그 때까지 아직 시간은 있다" 닌자 슬레이어가 대답했다. 그리고 의심스러워 하는 레드해그의 눈을 보았다. 레드해그는 검붉은 눈동자에 이성이 어려있음을 읽어냈다. 그리고 초조함을. "이 곳은 그대에게 맡긴다. 이후 그대에게 버거운 상황이 생겼을 때에는...... 츠키지를 찾아가라. 힘이 되어 줄 자가 있다"

 

레드해그는 한걸음 물러섰다. 사신은 한순간 몸을 웅크렸다가 뛰어 올랐다. "이얏-!" 깨진 창문에서 뛰어 나온 검붉은 모습은 앞구르기 착지로 낙하 충격을 무효화시키고 검붉은 바람을 방불케 하며 떠나갔다. "바카같은 녀석" 레드해그는 긁적긁적 머리를 긁고서 로닌들에게 가세하기 위해 복도를 내달렸다. "지금 저 녀석, 얼마나 무리를 하고 있는거람"

 

【NINJAS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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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 #5 후반

 

BRATATATA! BRATATATATA! 크로마는 로닌들과 함께 복도를 돌진하여 라이플 총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Y200 부대에게서 빼앗은 무기다. 대부분은 LAN 인증을 요구하여 쓸 수 없었지만 그 중에는 프로텍트 돌파가 성공하여 방아쇠가 당겨지는 것도 있었다. 로닌들의 총보다 강력하고도 정밀하다.

 

"젠장...... 젠장, 젠장" 총을 쏘면서 크로마는 분노로 얼굴을 찡그렸다. 콧속에서 피비린내. 전쟁은 끝났던 것이 아니었나. 세상은 조금씩 좋아져 가고 있는게 아니었나. 어째서 총을 쥐고 적을 쏘고 있단 말인가. "젠장, 젠장!" "까고자빠졌넴마-!" 새로운 Y200 부대가 출현한다.

 

Y200이라는 것은 로닌들이 부르는 적의 이름이다. 정부의 군 경찰이면서도 사실은 야쿠자이며 클론이라고 한다.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이야기였다. 그들은 분명 형제를 방불케 하듯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아케가의 무장 담당관과 체격도 얼굴형도 똑같아 보였다. 녹색 피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BRATATATA! "끄악-!" 녹색 피를 뿜으며 적이 쓰러져 간다. 크로마의 옆에 있던 로닌이 쓰러진다. "젠장...... 타네코=상" 크로마의 눈에 눈물이 번진다. 그는 그것을 손등으로 닦았다. "아이자와=상" 아이자와를 구할 수는 없었다. 해커는 UNIX실에서 파수꾼의 총격을 당하여 벌집이 되어 있었다.

 

복도를 지나 다시 서관으로 도착하자 로닌 몇 명이 합류했다. "도-모" "도-모" 로닌들은 서로에게 아이사츠를 건넸다. "따돌렸나?" "아아, 그럭저럭" "곧바로 대피해지 않으면 야바이한 사건이 된다. 하이뎃카가 본격적으로 개입할 거야...... 이 친구가 해준 이야기다. 신빙성이 있어" 로닌은 크로마의 어깨를 두드렸다.

 

"죽인담!" "죽인담!" 그 말에 대답하듯이 무장한 Y200 트루퍼가 달려온다. 로닌들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총을 들었다. 그러자 KRAAASH! 창고 문이 안쪽에서 파괴되어 의료용 모터 야부가 뛰쳐 나와 로닌들의 방패가 되면서 역으로 포격을 쏟아 부었다. "끄악-!" "끄악-!"

 

『우리들은 부상을 입은 자의 안전을 확보하며 붓다 퍽』 의료용 모터 야부가 전자음성으로 선언하면서 추가 포격으로 Y200 트루퍼를 쓰러뜨렸다. 『지고쿠 헬로 가게 둘까보냐 퍽 새끼들아. 도-모』 "타네코=상" 크로마는 신음하듯 말했다. 로닌들을 돌아보고서 "위로...... UNIX 룸에, 해커가!" "알겠다!"

 

"쿠오오오-!" "쿠오오오-!" "쿠오오오-!" 계단 앞에서 파수꾼이 드리프트하여 총알을 쏟아 부었다. BRATATATATATATA! "삐가각-!" 의료용 야부는 군용기체에게는 이길 수 없다! 1기를 길동무로 삼아 폭발하여 기능을 정지하고, 크로마와 로닌들은 필사적으로 검은 악마와의 전투를 이어갔다.

 

"먹어라!" 로닌이 플래그 그레네이드를 투척! KBAM! "끄악-!" 기괴한 합성 야쿠자 음성을 발하며 파수꾼 1기가 인간형과 바이크형 사이에서 경련했다. BRATAT! "끄악-!" 플래그를 던진 로닌은 그 대가로 이마와 가슴에 총탄을 맞고 쓰러져 죽었다. 레이저 사이트가 크로마에게 비추어 진다.

 

크로마의 뉴런을 죽음의 예감이 관통했다. 몸을 웅크린 그는 갑작스레 위층에서 계단 쪽으로 라이플 사격이 쏟아지는 모습을 보았다. "끄악-!" 쓰러져 가는 파수꾼에게 크로마는 필사적으로 총알을 퍼부었다. BRATATATA! BRATATA! 아래위에서 동시에 총격을 받아 마침내 파수꾼을 파괴했다. 크로마는 위층으로 달려갔다.

 

원호사격을 해준 로닌은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반격을 당한 것이다. "......!" 크로마는 부상자에게 달려가 그 옆에 쪼그렸다. "어이!" "아...... 크로마=상인가" "치카마츠=상! 어째서" 치카마츠는 흙색이 된 얼굴로 웃어보이려 했다. 그리고 피를 토했다. "고봇. 미안. 말려들게 해버려서"

 

경련이 시작되었다. "어째서" "나는...... 실제 로닌이야. 작전은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었을...... 터인데, 저런 쥐덫에 걸려버리다니, 운이 있는 건지, 없는건지...... 그래도...... 계획을 누설하지는 않았어...... 알겠어? 크로마=상. 네오 사이타마는...... 아마쿠다리 섹트...... 고봇......"

 

"쿠오오옷-!" 새로운 파수꾼이 출현하여 총구를 들이댔다. "살아 남아 줘! 크로마=상!" 치카마츠는 그 말 밖에 하지 못했다. BRATATATA! "끄악-!" 사선이 크로마를, 치카마츠를 지나간다. 머리가 새하얗게 되고, 뒤집어진 「婆(할멈 파)」 라는 한자가 깜박거리는 크로마의 시야를 가로질렀다."이얏-!"

 

"아밧-!" 파수꾼의 머리 부분이 깔끔하게 잘리어 뇌가 튀어 나와 두부를 방불케 하듯 자세가 무너져 기능 정지했다. 카타나를 가진 여자는 웅크리고 있는 크로마를 내려 보았다. "댁의 상처는 얕아" 손을 건넨다. 크로마는 일어섰다. 왼팔이 들리질 않는다. "그쪽은 포기해" "......" 크로마는 등을 돌려 치카마츠의 눈을 감겨 주었다.

 

"UNIX 룸에 타네코=상이" 크로마가 신음하듯 말했다. "해커가. 이 시스템을 억눌러 주고 있어요" "대단한 일이군. 안내해" 여자는 걸어갔다. 크로마는 그 뒤를 따랐다. 이미 살아있는 로닌은 그 근처에는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도망치게 했어. 댁 한 명 정도라면 내가 챙겨주지" "해커도" "......그래. 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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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 아이자와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머리 위의 황금 입방체를 올려다 보았다. "언제 봐도 웃기지도 않는 태양이라구. 이제는 눈을 뜨고 있을 때도 항상 떠올라 있고 말이야" "아이자와=상" 타네코는 파트너의 이름을 불렀다. "어떻게 된거야?" 아이자와는 성가시다는 듯 "일일이 내 상황을 걱정하지 마. 얕보는 거야?"

 

두 사람은 마주보고 논리 타이핑을 가속하여 시스템에 모자이크형 침식 흔적을 넓혀간다. 이제 아케가의 모든 시스템은 장악되었다. 강하한 트루퍼를 자동문으로 끼워 죽일수도 있고, 의료용 야부로 싸울 수도 있다. 아무 담당관의 잔업비도 배로 늘릴 수 있다. 절벽 너머로 하얀 신을 방불케 하는 우울한 그림자가 보인다. 달의 신이.

 

하얀 신은 몸 위에 무수한 눈을 뜨고서 모든 각도에서 무한한 거리를 내다보고 있었다. 저것이 아케가에 간섭할 수는 없다. 길(패스)이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지금은. "아이자와=상.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어?" "아아. 아직 끄덕없어" 그 몸이 01붕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네가 하는 말은 믿을 수가 없어" 라는 타네코.

 

감시 카메라 영상을 최신화 시킨다. "피난은 거의 끝났군" 아이자와가 말했다. "슬슬 너도 물러날 때야. 로닌 리그와 같이. 그렇게 되면 다소는 오래 살 수 있을걸. 다음에 체포될 때 까지는" "바카" 타네코가 중얼거렸다. 아이자와를 이곳에 붙들어 두고 있는 것은 타네코의 타이핑이다. 그것을 알 수 있다.

 

"봐. 맞이하러 왔어" 두 사람은 타네코 쪽 UNIX 룸 영상을 보았다. 크로마와 여자 닌자가 돌입했다. 여자 닌자는 벽, 책상, 천장을 박차며 카타나를 휘둘러 단숨에 실내에 있던 클론 야쿠자 담당관들을 전멸시켰다. 크로마가 타네코의 몸을 흔든다. "그럼 이만" 아이자와가 윙크했다.

 

타네코는 끄덕였다. 아이자와는 히죽 웃으며 키츠네 사인(*)을 취했다. 타네코는 로그아웃 처리를 시작했다...... 그 어깨 너머로, 하얀 신이 그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타네코는 의심스러웠다. 목에 생선 가시가 걸릴 것만 같은 근질거림이 느껴진다. Y200 공병들이 아케가에 유선으로 외부 네트워크와의 바이패스를 물리접속0100101

(* 손을 여우 모양으로 만드는 것으로 인살 세계관에서는 손가락을 세우는 것 보다 그윽한 의미가 있다)

 

0010011 "응앗-!" 타네코는 벌떡 일어났다. 크로마가 뒤에서 받아냈다. "타네코=상. 무사하신가요? 대피를......" "기다려...... 다메(*안돼)다. 다메. 다메다" 크로마를 돌아보면서 코피를 닦았다. "다메다. 이래선 다메야. 게다가 아이자와가" "아이자와=상은 이미" "알고 있어! 그래도 다메야!"

 

"도망치자고!" 여자가 화르륵 담배에 불을 붙였다. "데리러 왔단 말이야" "도망칠 수 없어" 타네코가 그 말을 덮듯이 말했다. "상황이 바뀌었어. 한 번 더 해야 해" "에" 크로마는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괜찮아. 책임은 지겠어. 그리고" 타네코는 중얼거렸어. "역시 좋아해. 그 녀석을" 그녀는 다시 직결했다.

 

0101011 "바카 녀석!" 아이자와는 경악하여 타네코를 향해 성난 소리를 냈다. "앞으로 콤마 몇 초로 사라질 뻔 했어? 목덜미를 잡고 끄집어 내 준 은인에게 대단한 인사네" "은혜를 입을 때냐고! 상황을 알고 있잖아!" 두 사람의 주변에는 네오 사이타마의 전경이 가시화 되어 있었다. 외부 네트워크와의 연결이 확립된 것이다.

 

그리고 하얀 달의 신...... 지금은 그 이름을 알 수 있다...... 아르고스가...... 고개를 든다. 정보가 뉴런 속을 달린다. 아르고스의 주의력의 상당한 비율이 아케가 터미널에서 탈출한 존재에게 향해있다. 아르고스가 인식한 그 자의 이름은 '닌자 슬레이어'다. 아르고스에게...... 아마쿠다리에게는 바람직하지 못한 상대.

 

아르고스는 순식간에 그 좌표 정보를 거대한 산에 보낸다. 그 구역의 세큐리티 밀도의 빽빽함은 마치 블랙홀 일보직전. 그곳에서 어떠한 존재가 떠오른다. 방전을 계속 일으키며 천천히 위로 떠오른다. 인간....... 닌자....... '아가멤논'...... "뭐야, 저건" 아이자와는 무심코 중얼거렸다.

 

"시민 여러분. 협력 감사드립니다" 릴랙션(진정) 음악과 정전 알림 방송이 주변 지역에 울려 퍼졌다. 카스미가세키가 어둠에 휩싸인다. '아가멤논'만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그는 빨아들인 빛을 방출했다. 번개의 에너지가 하늘을 박차고 방사선 모양 펄스가 확산되어 도망치는 '닌자 슬레이어'에게 쏘아졌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확인할 시간은 없다. 아르고스가 행동을 개시했다. "한방에 당할거야" 타네코가 아이자와에게 말했다. "하다못해 앞으로 조금 더 버티지 못하면 지금까지 해온 노력들이 쓸모없게 될거야. 아직 모두 도망친 게 아니야. 붙잡이고, 추적당해서 일망타진 당하게 될거야. 그래서 돌아왔어" "나 혼자서 어떻게든 해보이겠어"

 

"거짓말 하지마! 사라져서 죽기 직전이었으면서!" "애초에 모처럼 내가 도와줬는데 어슬렁어슬렁 돌아오기나 하고!" "너도 똑같잖아!" 타네코가 맞받아쳤다. 아이자와는 할 말이 없어졌다. "오케이, 내 패배야" 그는 손을 들었다. 타네코는 물리세계를 되돌아 보고서 절단했다. 그리고 아이자와의 손을 잡았다.

 

UNIX 룸에서 타네코는 심정지를 일으켰다. 크로마와 여자 닌자, 레드해그는 잠깐의 망설임 후 그 자리를 뒤로 하고 탈출하러 갔다. 그걸로 됐어. 타네코는 아이자와와 함께 날아올랐다. 아르고스가 쳐다본다. 아케가를 향해 뻗으려던 손을 거두고 두 사람을 노린다. "가자" 아이자와가 말했다. "3.2.1!"

 

고우. 전자 굉음이 코토다마 공간에 바람을 일으키고, 01 분자들을 흩뿌리는 거대한 팔이 느리게 다가온다. 두 사람은 속도를 잠시 늦췃다가 급가속했다. ......모두 무사하다. 그러나 반대쪽 팔이 쫓아온다. "코토다마와 함께 있으라" 타네코는 해커 클랜의 챈트를 입에 담았다. "코토다마와 함께 있으라" 아이자와도 그 말에 응했다.

 

정보 소멸의 운명이 그들을 포착한다. 보통이었다면 그랬을 터였다. 0과 1의 기류의 틈새에 어떠한 길이 틀림없이 보였다. 그들은 그것을 붙잡았다. 속도가 몇배나 가속된다. 아르고스는 그들을 붙들러 했다. 두 사람은 누군가가 아리아드네의 실을 방불케 하듯 그들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필사적으로 그것에 응한다......

 

0101001001010 "끄악-!" "응앗-!" 두 사람은 하얀 바닥에 충돌하여 튕겨져, 수십 미터 떠올랐다가 다시 낙하했다. 그 순간에는 하얀 소파가 무사히 생성되어 두 사람은 그곳에 푹신하고 몸이 떨어졌다. "챠를 드시죠" 알비노 남자가 걸어온다. 한손에 지팡이를 들고, 다른 손에는 주전자를 들고 있다.

 

"뭐야. 당신은?" 아이자와는 전자적으로 부드러운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알비노 남자가 그것을 가로막았다. "우선 환대를 받으시죠. 어쨌거나 당신들은 더 이상 현세에 간섭할 수 없어요" "하...... 마치 삼도 리버로군" 타네코가 어깨를 으쓱했다.

 

알비노 남자는 그 말을 음미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윽고 고개를 흔든다. "저는 에시오라고 불러주십시오. 괜찮으시다면 이름을" "......타네코" "아이자와다" "과연" 에시오가 끄덕였다. 그리고 주전자에 담긴 챠를 하얀 다기에 따랐다. "뭐랄까...... 제가 여러분의 자살을 방해한 것이라면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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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TOOOOOM! 닌자 슬레이어는 뇌격으로 생긴 구형 백색 펄스 폭발을 등 뒤 몇 인치 앞에서 앞구르기 하여 손을 뻗고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헤비레인의 추적 같은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활동한계'...... 아가멤논에 의한 제재의 시작이다. 사회 인프라를 제압하고 전자 네트워크를 제압한 현인신(現人神, 인간이자 신)의 힘이다.

 

과거 스파르타쿠스를 살해한 닌자 슬레이어는 그 결단적 기세에 몸을 싣고 카스미가세키 지구라트에 도전했다. 자기장 폭풍 소실에 의한 아가멤논의 절대적인 힘을 깨닫게 된 것은 그 때였다. 이미 지상에 안식을 취할 수 있는 땅은 없다. 물리적으로도 전자적으로도. IRC 통신 조차 불가능하게 분단되고도 고립되었다.

 

KRA-TOOOOOOM! 다시 뇌격이다. 착탄지점은 조금 전 보다 수 미터 뒤쪽이다. 이 정도 거리를 벌 수 잇다면 적당한 포인트에서 지하로 도망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계속해서 달렸다. 실제 이 타이밍의 행동은 지나치게 시기상조였다. 위험은 너무나도 거대했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을 수는 없었다.

 

아마쿠다리에 의해 끌려와 유폐된 사람들이, 그들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왔다는 것을 구실로 소멸당한다...... 그러한 닌자의 횡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은 상황임에도 그것을 간과하는 것 따위는 닌자 슬레이어에게도, 낸시에게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감수한 리스크는 거대하고, 일으킨 행동이 얼마나 섹트에게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런 일을 저지른 빚을 반드시 아마쿠다리 섹트에게 지불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KRATOOOM! 세번째 뇌격. 닌자 슬레이어는 지하수로로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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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TATATA……BRATATAT…… "이얏-!" ""아밧-!"" "쿠오오오-!" "이얏-!" "끄악-!" Y200 트루퍼의 머리가 날아가고, 파수꾼은 뇌수와 전해액을 뿜어낸다. 로닌들은 아케가 터미널을 포위한 병력에 구멍을 뚫어 수용자들과 함께 도시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BRATATATATA! BRATATATATA…… "AAAARGH!" 뒷골목으로 달려 들어간 크로마를 거대한 딱정벌레 같은 인간형 머신이 가로 막는다. 퀴레시어급(*), 폭도 진압용 로봇 닌자다. 레드해그는 마지막 파수꾼을 베어 쓰러뜨린 참이다. 혀를 차고서 그쪽을 보았다.

(* 원문은 큐이라지아, 일본 인살위키를 참조하여 프랑스어 Cuirassier(흉갑기병)에서 온 말로 보아 해당 단어로 번역명을 작성함)

 

"고아아아!" 그 순간 하얀 모피가 몸을 덮은 네눈박이 괴물이 뛰쳐 나왔다. 퀴레시어의 강철 장갑을 발톱으로 찢어 발기고 송곳니를 드러낸다. "아이에에에!" 크로마가 공황에 빠진다. "적이 아니야! 이번 일의 동료. 설명은 나중에 해줄게" 레드해그가 소리쳤다. 확실히 크로마 주변 로닌들은 공포에 빠져있지 않았다.

 

"냉큼" 하얀 괴물은 퀴레시어를 오스모우를 방불케 하듯 밀어 붙이면서 빌딩 벽에 쳐박아 넣으면서 외쳤다. "가!" "아이아이, 아이(Aye)" 레드해그는 손을 흔들어 수긍하며 로닌들을 달리게 했다. 크로마도 그 뒤를 따랐다. 레드해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 지금이라면 흩어져서 도망칠 수 있잖아"

 

"도망치지 않아" 크로마가 즉시 대답했다. 그의 가슴에는 피투성이인 '낭인(浪人, 일본어로는 로닌이라 읽는다)' 문장이 있다. 치카마츠가 몸에 달고 있엇던 것이다. 치카마츠는 죽었다. 하다못해 치카마츠가 죽은 것은 어째서인지, 네오 사이타마는 지금 어떻게 된 것인지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이 땅을 떠날 생각은 없었다. "그래. 좋을대로 해"

 

크로마는 끄덕이고 다른 로닌들의 뒤를 쫓았다. 나중에 그가 확인한 바로는 이 레드해그와 하얀 야수...... 페이탈, 두 사람만이 로닌 리그의 귀중한 요짐보(보디가드)이며 다른 사람들은 모두 필연적으로 원하지 않았지만 무기를 쥐고 일어선 자들 뿐이었다는 것이다. 이윽고 크로마는 폐허의 뒷문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아지트로 도망쳤다.

 

이제 돌발적인 연속 번개도 멈추고, 카스미가세키 일대의 전력공급도 회복되었다. 하늘에는 황금 입방체가 천천히 자전하고, 골목에서 골목으로 0과 1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모든 것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원래대로. ...... 정말로 그러한가. 아케가 터미널에서 피어 오른 검은 연기는 기둥처럼 흐린 하늘과 이어져 있었다.

 

독수리의 날개가 펼쳐질 때까지 앞으로 35일.

 

【데이드림 네이션 (Daydream Nation)】 끝.

posted by 개버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