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 더 블랙 헤이즈

3부 2021. 6. 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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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 더 블랙 헤이즈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https://twitter.com/pastel_frog/status/778585766981054464?s=20 [스핀 더 블랙 헤이즈] #1고웅……고웅……고웅……고웅……용도불명의 계기류가 울리는 윙윙 거리는 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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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oo(73.165)'님 번역

 

[스핀 더 블랙 헤이즈] #1

 

고웅……고웅……고웅……고웅……용도불명의 계기류가 울리는 윙윙 거리는 소리에 섞여 축축한 발소리와 사람의 성대가 발하는 기괴한 소리가 들려온다. “큐로로로로로……큐로로로로로”

 

 

그 발밑에 주홍색 가스가 감돌고, 이미 죽인 백의 차림의 야쿠자 몇 구의 시신을 덮는다. 블랙헤이즈는 핸드 헬드 UNIX를 조작한다. 노랗게 명멸하는 ‘허용치’의 민쵸 한자와 옆의 숫자는, 그가 노출된 공기 중 독소의 총량 추정치를 나타낸다. 수치는 조금씩, 하지만 확실히 상승해 나간다.

 

 

그때까지 통로 모퉁이에 몸을 사린 채 움직이지 않고 있던 블랙헤이즈는 체념하듯 일어섰다. “타이거의 꼬리를 밟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큐로로로……” 앞으로 나온 블랙헤이즈를 지각하고 이상하게 긴 팔다리를 가진 섬뜩한 닌자가 부자연스러운 각도로 고개를 돌렸다.

 

 

팔다리에 뚫린 나무의 공동 같은 구멍에서 주홍빛 연기가 흘러내려 발밑에 응어리진다. 블랙헤이즈는 도발적으로 스텝을 밟았다. “와라, 페스틸런스=상” “큐로로로로!” 페스틸런스라고 불린 괴이한 닌자는 순식간에 개구리를 방불케 하여 몸을 움츠리더니 무서운 민첩성으로 뛰어들었다!

 

 

“이얏-!” 블랙헤이즈는 앞으로 굴렀다. 그 머리 바로 위로, 역방향 가시가 붙은 가공할 손톱이 통과했다. 블랙헤이즈는 그대로 페스틸런스의 가랑이를 빠져나와 더 도약, 바닥에 손을 짚고 플립 점프를 했다. “큐로로로로로!” 페스틸런스가 돌아보았다.

 

 

블랙헤이즈는 전력질주를 개시. “큐로로로로롯-!” 철썩! 철썩! 철썩! 바닥을 박차며 가공할 속도로 페스틸런스가 다가온다. 페스틸런스가 두 팔을 벌렸다. 위엄함! 잡힌다!

 

 

“큐로로로……끄악-!?” 하지만 페스틸런스는 블랙헤이즈를 잡기 직전에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아니, 멈춘 것이 아니다.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다. 블랙헤이즈는 바닥을 구르다가 간격을 벌려 일어났다. 페스틸런스는 마임같이 허공에서 발버둥친다.

 

 

도대체 이게 어떤 일인가? 사이킥인가? 아니다. 어둠 속에서 집요하게 눈을 집중시키면 보일 것이다. 벽에서 벽에 거미집처럼 매달린 복수의 와이어가. 이것은 블랙헤이즈의 자가약장중*의 전술…… 팔 끝에서 사출하는 넷으로 적을 사로잡아 놓지 않는 헤이즈 넷 짓수이다!

*필요할 때 맘대로 사용할수 있는 것을 말한다

 

 

“큐로로로로로로!” “움직이지 못할 거야……!” 블랙헤이즈는 중얼거리며 조심스럽게 뒷걸음질을 쳤다. 핸드헬드 UNIX를 본다. 노란색에서 오렌지의 그라데이션으로 명멸하는 ‘허용치’의 민쵸 한자. 수치는 완만하게 계속 오르고 있다.

 

 

이 표시가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면 기다리는 것은 곧 죽음……아니 죽음보다 더한 운명인 것이다. 벽면에는 ‘닭의 해’ ‘넘버식스’라고 적힌 플레이트가 묻혀있다. “큐로로로……이얏-!” KRAAACK! 페스틸런스는 양팔을 세게 올렸다. 블랙헤이즈는 눈을 의심했다.

 

 

페스틸런스는 힘으로 헤이즈 네트를 잡아떼고, 찢어, 강제로 자유를 되찾아 버렸던 것이다! “이 정도까지인가……!” “이얏-!” 회피가 늦었다! “끄악-!” 페스틸런스의 창을 방불케 하는 날라차기에 블랙헤이즈는 몸을 ㄱ자로 구부려 날려졌다.

 

 

“치잇-!” 혀를 차며 낙법을 취하는 블랙헤이즈에게 바닥을 박차던 페스틸런스가 다시 덮쳤다. “이얏-!” 오른손 손톱! “이얏-!” 왼손 손톱! 블랙헤이즈는 백텀블링을 반복하며 물러났다.

 

 

“큐로로로로로!” 페스틸런스가 상반신을 빙글 비틀어 양손톱을 치켜들었다. 나무삼! 이것을 백텀블링으로 피할 방도가 없다. 왜냐하면 그는 이제 닫힌 강철 셔터 후스마도어를 등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 블랙헤이즈는 중얼거리며 카라테의 자세를 고쳐 취한다. 그때다.

 

 

KRAAASH! “고아아오오옹!” 등 뒤의 후스마도어가 반대편에서 찢겼다. 그리고 그 안쪽에서도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GRRR!” 흰 모피로 뒤덮였고, 네 개의 눈과 멧돼지를 방불케 하는 코, 사벨타이거 같은 날카롭고 긴 엄니를 가진 몬스터는 두 팔을 벌려 분노에 찬 포효를 올렸다!

 

 

……시간은 잠시 되돌아온다.

 

 

깊이 80m. 네오사이타마 교외에 마련된 격리시설 최심부에 두 명의 닌자가 서있다. 건메탈컬러 장속을 입은 남자의 이름은 블랙헤이즈. 플래티넘 블론드 머리를 길게 기른 아름다운 여자의 이름은 페이탈이라고 한다.

 

 

“이놈 한 마리만을 위해서, 이런 어마어마한 시설을 말이야……” 페이탈은 중얼거리고, 강화글래스창호문 너머로, 거의 타타미 열 장 정도 넓이의 독방 중앙에 서 있는 이상한 존재를 본다. 이상하게 긴 팔다리를 가지며, 키는 3미터가 넘는다. 얼굴을 숙이고 미동도 하지 않는다.

 

 

“부럽다면 이놈을 대신할래? 독방 안에는 냉방도 완비돼 있어. 죽도록 시원하다구” 블랙헤이즈는 시가를 피우고 UNIX를 타이핑하면서 모니터의 3D 와이어 프레임을 바라본다. 섭씨 영하 90도 표시. 페이탈은 어깨를 으쓱했다. “바꿔도 되는 거야? 네가 녀석을 상대하게 될 텐데”

 

 

“말은 잘하는 여자야” “그건 그렇고, 이녀석 이 상태로 살아 있는 거야?” “죽었어. 즘비니까” “그런 뜻이 아니야. 알면서” “아아, 여전히 위험하다. 우리를…… 눈으로……쫓고 있다”

 

 

페스틸런스. 이모털 닌자 워크숍의 실험체 제9호. 고대의 사악한 닌자 소울, 야마이 닌자를 빙의시킨 즘비며, 기괴한 병원균을 뿌리는 가공할 닌자다. 감염자는 더욱 주위의 생물을 덮쳐, 끝없이 감염자를 늘려 간다.

 

 

장기적으로는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와 요로시상 제약의 협업으로서 치료제의 맷치 펌프* 판매에 의한 이익 창출이 기대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즘비닌자는 너무 위험하고 지나치게 강력했다.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암비지니스에 불필요할 정도로.

*불을 붙히고 그 불을 꺼주겠다고 하는 즉 병주고 약파는 행위를 말한다

 

 

요로시상의 치료제 개발도 난항을 겪으면서 운용계획 자체가 무기 연기됐다. 하지만 한 번 만들어 버린 이상, 무기질인 UNIX 데이터를 방불케 하여 언두* 할 수도 없다. 관계자는, 언제인지도 모르는 장래에 해결 가능성에 걸었다. 이리하여 연구시설 통째로 하나가 전용 격리챔버로 만들어졌다.

*UNDO

 

 

현재도, 이렇게 해 자동 제어의 UNIX가, 언제 사용할지도 모르는 데이터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 블랙헤이즈와 페이탈은 바로 그곳을 찾아온 것이다. 목적은, 무인인 채로 채취된, 그들에게는 무슨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는, 페스틸런스의 바이탈 히스토리 정보의 회수다.

 

 

“앞뒤를 생각하지 않는 계획도 있었구나. 해 봐, 안됐습니다, 그래서 격리로 폐기인가” 페이탈이 코멘트했다. 블랙헤이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의 리 센세이와 요로시상 단락사고의 하이브리드다. INW와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이런 종류의 웃기지도 않는 사태에는 1주일안에 익숙해지게 돼”

 

 

“그래서, 다크닌자는 어떻게 이 녀석을 가두었어?” “일단, 자료 일식은 존재하고 있지만……” 블랙헤이즈는 펀치 시트를 넘겨 간다. “별로 참고가 안돼” “왜” “카라데로 제압했다고” “하하-”

 

 

[데이터 추출, 완료됐사와요] 캬바앙! UNIX가 시크 타임 종료를 나타내는 전자음을 울려, 방금 블랙헤이즈가 꽂은 플로피 디스크를 뱉어냈다. “냉큼 돌아가자” 그는 디스크를 품에 넣었다.

 

 

“내가 참가하는 의미가 과연 있었는지 의문이지만” 페이탈은 거들었다."그냥 심부름 아냐?” “이후에 아무일도 없으면” 블랙헤이즈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여긴 제대로 된 곳이 아냐” “언제나의 겁쟁이병이냐?” 페이탈은 콧방귀를 뀌었다.

 

 

블랙헤이즈는 대답하려 했다. “조심의……” 부가-부가-부가! 적등 조명이 명멸하고 경보가 울려 퍼졌다. 지직지직지직. 모니터 위의 토끼와 개구리가 노이즈에 휩쓸리고, 로우폴리곤의 비웃는 안면 모델이 떠올랐다. [아하-아하-!]

 

 

“이건!?” “흐음. 제삼자에 의한 간섭이다. 육체노동의 시간이 왔어” “잠깐 기다려! 무슨 일……” [아핫-!] “못 기다려. 서둘러라, 밖이다!” 철커덕……불길한 실린더음이 울려퍼져, 차가운 공기가 흘러든다. 감방 안의 페스틸런스가 전기 쇼크를 받은 것처럼 몸을 경련시켰다!

 

[스핀 더 블랙헤이즈] #2

 

 

"밖이다!" 블랙헤이즈는 외쳤다.”죽기 싫으면 달려라!” “이얏-!” 급전직하! 둘은 UNIX실에서 밖으로 굴러나왔다. “어떻게 된거야!” “함정에 빠졌다. 제3자에 의한 간섭이다.” “바보같은! 시설은 외부 네트워크로부터 분리되어 있을 것……”

 

 

[블랙헤이즈=상! 당신은 여기서 죽을 예정입니다! 앗하하하하하!] 시설 내 스피커를 통해 의기양양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제3자님의 고마운 자기 소개야” 블랙헤이즈는 중얼거렸다. 페이탈은 미간을 찌푸렸다. “원망이라도 샀나?”

 

 

“글쎄나” 블랙헤이즈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무리들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신경 쓸 수가 없어. 프리랜서의 숙명이다” “하하아. 과연” 페이탈은 비꼬는 듯이 웃었다. “꺼림칙함의 리스크가 따라다니는 건가” “필요 경비다”

 

 

“큐로로로로로로!” 뒤에서 기이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주인은 돌아보지 않아도 분명하다. 자유로워진 페스틸런스다. 쿵, 쿵, 쿵……소리내어 성큼성큼 바닥을 차면서 키 3미터가 넘는 즘비 닌자가 다가오고 있다. 그 발밑에는 주홍색 가스가 자욱하여 불온했다.

 

 

“야마이 닌자의 닌자 소울에서 비롯된 닌자 병원균 가스다. 호흡기로 감염된다. 멘포를 장착해라” 블랙헤이즈가 말했다. “가스의 비중이 무거운 건 다행이지만 치명적이야” “맙소사!” 페이탈의 옷차림 목 언저리가 변형돼 코와 입을 가린다. “위험수당이 10배로 뛰었어!”

 

 

“큐로로로로로로!” “이얏-!” 블랙헤이즈는 뒤로 한 손을 갖다댔다. 헤이즈 넷이 펼쳐져 페스틸런스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끄악-!” 페스틸런스는 통로에 쳐진 네트에 테니스공처럼 걸려들어 튕겨 나갔다. “큐로로로로……큐로로로로!”

 

 

“불스아이!” 페이탈이 쾌재를 불렀다. “날려버려. 정해진 시가의 그레네이드로” “안돼” KRAASH! 블랙헤이즈는 벽의 글래스 버튼을 내리치고, 강제적으로 셔터를 내린다. 철컹! 차가운 강철이 두 사람과 페스틸런스를 차단했다.

 

 

“어이!? 뭐하는거야!” “저 가스는 화기 엄금. 게다가 놈은 폭발을 견뎌. 우리들의 자폭이 되는 것이 뻔하다” “아-……왜 그런 최악의 닌자를 만들었어?” “동감이지. 그건 뭐, 지상으로 돌아온 다음에 꼭 리 센세이한테 따진다고 하고 말이야……"

 

 

블랙헤이즈는 십자 통로를 둘러보고 핸드헬드 UNIX 표시를 봤다. 녹색 민쵸 한자가 명멸하였다. 쿵! 쿵! 셔터가 떨리고, 건너편으로부터의 타격에 의해서 셔터가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헤이즈 넷의 구속에서 벗어났나.

 

 

“오래 가진 않겠군” “그런데” 페이탈은 자세를 취하며 전방을 노려봤다. “저거, 어떻게 생각해? 앞은 앞이라 지고쿠헬 같다구”……나무삼. 서서히 짙어지는 주홍색 연기 속에서, 어둠 속에서 한 사람, 또 한 사람, 불안한 발걸음의 자들이 앞으로 나온다. 백의를 입은 클론 야쿠자……의 구슬픈 말로. 무서움.

 

 

그 움직임은 확연히 보통사람의 것이 아니다. 양손을 앞으로 축 늘어뜨리고, 어색하게 좌우로 흔들리며, 신음하는 그들의 머리에는, 더러워진 천이 감겨 있다……마치 닌자 두건처럼! “아바-……” “아바-……” “아밧-!” “감염자의 행차시군” 블랙헤이즈가 말했다.

 

 

“과거, 다크닌자가 사태를 수습하기까지 이곳에서 소비된 희생자다” “이얏-!” 페이탈이 날아가, 날카로운 이단 돌려차기로 즘비의 목을 연달아 꺾었다. “이얏-!” “아밧-!” 거기에 덤벼드는 새로운 즘비에게 블랙헤이즈가 인터럽트하여 즘비를 때려눕혔다.

 

 

“어디서 솟아 나온거지. 왔던 길에는 그림자도 형체도 없었는데” “페스틸런스의 독방처럼 아까의 원격조종으로 게이트를 열었겠지. 한꺼번에 격리되어 있던 것이 불려들여진 것이다” 블랙헤이즈는 대답하고 다시 핸드헬드 UNIX를 확인. 공기는 주홍빛으로 흐려지고 민쵸 한자의 옆 수치는 계속 올라간다.

 

 

[아하-아하-아하-! 그들은 지고쿠헬에서 돌아온 내 기사들이다!] 스피커에서 광소가 터져 나왔다. [여기는 당신의 하카바*입니다, 블랙헤이즈=상! 죗값을 계속 치러주세요…… 영원히!] “아바바밧-!” 앞쪽 어둠 속에서 고함소리가 접근해 온다.

*무덤을 말한다

 

 

두 사람이 자세를 취한 직후, 불빛 아래에 새로운 적들이 나타났다. 특수부대를 방불케 하는 장비의 삼체! 역시 머리에는 헝겊! 맨손으로 덮쳐온다! “이얏-!” “아밧-!” “이얏-!” “아바밧-!” 블랙헤이즈와 페이탈은 빠른 카라테로 습격자를 차례차례 무찌르며 공들여 머리를 카이샤쿠했다.

 

 

“이얏-!” “아밧-!” “원리는 모르지만 감염자는 닌자 두건을 쓴다. 즘비 닌자가 만들어낸 닌자 즘비다” “닌……뭐 됐어. 이 녀석들과 동료가 되고 싶지 않아” “이놈들도 감염원이야. 공격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 “농담. 비닌자의 그것도 발밑도 위태로운 무리들에게”

 

 

“너의 낙관주의는 종종 나의 골칫거리다. 페스틸런스는 곧 구속에서 벗어난다. 즘비들의 대처에 시간이 걸리면, 조만간 두목에게 따라잡힌다. 자만심과 자기과신이 종종 대화상에……” “아재는 이야기가 길어” 페이탈은 고개를 저었다 “게다가, 여차하면 지켜줄 거잖아” “안지켜줘”

 

 

“아바-” “아밧-” “이얏-!” “아밧-” 쇄도하는 닌자 즘비를 쓰러뜨리며 이들은 회랑에서 회랑으로 건너간다. “끝이 없어!” “저기서 오른쪽이다” 블랙헤이즈는 핸드헬드 UNIX를 흘깃 보았다. 민쵸 한자 옆의 숫자는 계속 올라간다.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달리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커브를 꺾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를 방불케 하여, 이들은 직각으로 꺾인 모퉁이를 돌았다. “쿄로로로” 그 앞에 절망을 방불케 하는 거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페스틸런스. 우회해 들어온 것이다! 이 격리시설의 미로를 방불케 하는 구조를 이해하고 있다……? 그 눈에 사악한 지성을 방불케 하는 빛이 한순간 떠올랐다 사라졌다.

 

 

“큐로로로로……도모…… 페스틸런스입니다” 사악한 즘비·닌자는 섬뜩한 아이사츠를 했다. 마루에 주홍색 안개가 넘쳤다. “도모. 블랙헤이즈입니다” “도모. 페이탈입니다” 두 사람은 오지기를 답했다. 즘비 상대라도, 아이사츠엔 답해야 한다. 고사기에도 있다.

 

 

“이얏-!” 오지기가 끝난 뒤 콤마 2초, 둘은 동시에 뛰었다. “이얏-!” 페스틸런스가 내리치는손톱은 블랙헤이즈의 장속과 페이탈의 머리 한 가닥을 베어갈랐다. 블랙헤이즈는 왼쪽 벽을, 페이탈은 오른쪽 벽을 차고 트라이앵글 리프를 했다. 그리고 뛰어차기다! “이얏-!”

 

 

하지만 페스틸런스는 이들의 지극히 민첩한 움직임을 완전히 포착해 무자비한 카라테로 대응했다. “이얏-!” 회오리를 방불케 하는 회전에서 내질러지는 예리한 양손 손톱! “”끄악-!”” 둘은 바닥을 구르고 일어난다. 블랙헤이즈의 옆구리 페이탈의 오른쪽 어깨 장속이 찢어져 있었다. 그야말로 껍질 한 장 위엄함!

 

 

“이얏-!” 페스틸런스는 순식간에 페이탈의 원 인치 거리로 좁혀왔다. 빠름! “끄악-!?” 페이탈은 지극히 빠른 케리 킥을 간신히 받았다. 회전하면서 날아가는 페이탈! “이얏-!” 또한 페스틸런스는 돌아서면서의 발차기를 블랙헤이즈에게로 선보인다!

 

 

“이얏-!” 블랙헤이즈는 강렬한 하이킥을 막아냈다. 무겁다! 햄머로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이 블랙헤이즈의 팔로부터 전신을 타고, 뼈가 삐걱삐걱 소리를 낸다. “이얏-!” 블랙헤이즈는 쇼트 훅을 내지른다. “이얏-!” 페스틸런스의 무릎차기가 더 빠르다!

 

 

“끄악-!” 블랙헤이즈는 공중에서 한 바퀴, 지면에 [아하-아하-아하-! 자만해서는 안되죠! 페스틸런스는 당신보다 훨씬 강해!] 주홍빛 연기가 흩어졌다. 핸드헬드 UNIX의 '허용범위' 문자가 깜빡이며 녹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한다.블랙헤이즈는 혀를 차고 뛰어 거리를 벌렸다.

 

 

철컹! 그때다. 등뒤에서 공격을 가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페이탈의 눈앞에 셔터가 내려졌다. 그녀는 눈을 둥그렇게 떴다. 한순간 후, 무자비한 철이 블랙헤이즈들과 페이탈을 분단해 버렸다……! [아하-하-! 어떠세요? 이것으로 정정당당, 페스틸런스와 일대일 대결을 할 수 있는 것은?]

 

 

비웃는 소리! [유감스럽게도 그 여자와는 영영 이별입니다. 이 구획에서 나오는 데는 지금의 통로만이 유일한 퇴로. 빙글빙글하고 무한의 연옥을 헤매며 죗값을 치르라!] “이얏-!” 페스틸런스가 긴 팔을 휘둘렀다. “이얏-!” 블랙헤이즈는 백텀블링으로 회피한다.

 

 

[아하-아하-! 숨을 더 몰아쉬며 싸워라! 머지않아 페스틸런스의 야마이*는 당신의 닌자 내구력을 뚫고, 감미로운 죽음의 세계로 유혹합니다. 5분 후? 10분 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까요……?] “확실히 형세가 안 좋군” 블랙헤이즈는 중얼거리며 발길을 돌렸다. “큐로로로로!” 페스틸런스도 달리기 시작했다!

*병을 말한다

 

 

쿵! 쿵! 쿵! 쿵! 성큼성큼 뛰는 것이 블랙헤이즈의 바로 뒤까지 다가온다. 블랙헤이즈는 달리면서 반복적으로 핸드헬드 UNIX를 확인한다. [아하-아하-아하-! 확인, 또 확인! 그렇게도 야마이가 무섭나요! 아니, 알고있습니다! 그러나 유쾌해! 어차피 도망갈 곳은 없어!”

 

 

“이얏-!” 페스틸런스가 달려들었다. “이얏-!” 블랙헤이즈는 아슬아슬하게 옆돌기로 피했다. “이얏-!” 페스틸런스의 긴 팔이 블랙헤이즈의 머리를 스치고 바로 옆을 베었다. 위엄함! [하지만 감염될 때까지 살아있을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네요!]

 

 

다시 블랙헤이즈는 뛴다. “아바-” “아밧-““아밧-!” 길을 가로막는 듯 닌자 즘비 떼가 나타난다! “이얏-!” 블랙헤이즈는 회전점프로 그들의 머리 위를 뛰어넘어 벽을 달려 지나쳤다. 헤이즈 넷이 위에서 던져지고 닌자 즘비들은 사로잡혀 몸부림친다.

 

 

몇 초 만에 따라붙은 페스틸런스는 블랙헤이즈를 가로막는 이들 닌자 즘비와 마주쳤다. 괴물은 주저없이 권속을 흐뜨리기 시작했다. “이얏-!” “아밧-!” “이얏-!” “아밧-!” 나무아미타불! 하지만 약간의 시간벌이는 된다!

 

 

블랙헤이즈는 닌자 즘비가 적은 길을 택한 뒤 몇 개의 사거리를 더 경유했다. 이 도주로 얻을 수 있는 유예시간은 얼마되지 않는다. [도망가는 건 자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어차피 그 구획의 면적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스피커의 목소리의 지적은 유감스럽게도 진실이다. 그는 모퉁이에 미끄러져 들어갔다.

 

 

페스틸런스의 추격을 받는 그는 구획을 빙 도는 듯이 움직인 결과, 조금 전 셔터 지점으로 다시 돌아오려 하고 있었다. 출구 없는 지고쿠헬……! 이제 주홍색 안개가 구획 전체에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발밑에는 두꺼운 가스층이 생겨났다.

 

 

[아하-아하-! 숨어 있어도 페스틸런스는 곧 찾아낼 겁니다! 블랙헤이즈=상! 호라호라…… 가까이 왔습니다!] 고웅……고웅……고웅……고웅……용도불명의 계기류가 울리는 윙윙 거리는 소리에 섞여 축축한 발소리와 사람의 성대가 발하는 기괴한 소리가 들려온다. “큐로로로로로……큐로로로로로”

 

 

그 발밑에 주홍색 가스가 감돌고, 이미 죽인 백의 차림의 야쿠자 몇 구의 시신을 덮는다. 그는 핸드 헬드 UNIX를 조작한다. 노랗게 명멸하는 ‘허용치’의 민쵸 한자와 옆의 숫자는, 블랙헤이즈가 노출된 공기 중 독소의 총량 추정치를 나타낸다. 수치는 조금씩, 하지만 확실히 상승해 나간다.

 

 

그때까지 통로 모퉁이에 몸을 사린 채 움직이지 않고 있던 블랙헤이즈는 체념하듯 일어섰다. “타이거의 꼬리를 밟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_______

 

 

 

페이탈은 가만히 아그라* 메디테이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눈을 감은 그녀는 초조한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へ자로 다물고 있다. 실룩실룩 눈썹이 움직였다. 그녀의 등에는 셔터가 내려져 있었고 눈앞에는 닌자 즘비의 시체가 작은 산처럼 쌓여 있었다.

*흔히 양반다리라고 부르는 명상의 자세이다.

 

 

그 시체 하나하나가 누더기를 두른 머리를 처참하게 으스러뜨리고 부서지고 있다. 머리를 잃으면, 이제 이 자들은 두 번 다시 움직일 수 없다. 나무아미타불 다름아닌 그녀가 그것을 한 것이다.

 

 

내쫓긴 그녀는 블랙헤이즈와 페스틸런스 구획으로 침투할 수단을 찾으려 했으나 헛수고로 끝났다. 지상으로 한발 앞서 탈출하는 선택지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미션의 포기를 의미한다. 그녀는 분노에 겨워 이 구획의 닌자 즘비를 소탕했다.

 

 

피코코코……이윽고, 주머니의 휴대 IRC 단말기가 소리를 냈다. “겨우인가. 어쩔 수 없는 녀석” 그녀는 중얼거리더니 단말기를 꺼냈다. 짧은 메시지의 송신자는 블랙헤이즈.페스틸런스에 쫓기는 가운데 분주하게 송신했을 것이다. 그녀는 아그라 메디테이션을 풀고 일어섰다.

 

 

옷의 지퍼를 끌어내리자 풍만한 유방이 드러났다. 고우랑가. 그러나 그 아름다운 나체는 단 몇 초. 하얀 피부에 줄 모양의 혈관조직이 떠올라 단단한 나무껍질처럼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AAAARGH……” 페이탈은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낸다. 그 목소리가 서서히 흐려진다.

 

 

먼저 눈썹 위에 제3, 제4의 눈이 떠졌다. 눈동자가 커지고 흰자가 사라졌다. 아름다운 코는 멧돼지를 방붍케 하여 보기 흉하게 위로 잦혀졌다. 엄니가 사벨타이거를 방불케 하여 위아래로 자랐고 플래티넘 블론드는 갈기로 변해 체모에 동화됐다. 거대해진 귀는 축 늘어나 롭이어 토끼를 방불케 하여 길게 늘어졌다.

 

 

온몸이 두 배나 부풀어 올랐고 풍만한 유방은 투박한 가슴판으로 변했으며 온몸은 하얀 모피로 뒤덮였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AAAAAAARGH!” 변신을 마친 페이탈은 몸을 뒤로 젖혀 포효했다. 그리고 “고아아아아오오옹!” 강철 셔터를 검은 손톱으로 찢었다!

 

 

셔터를 찢어 펼쳐 부순 뒤, 우선 그녀는 페스틸런스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앞에 선 블랙헤이즈의 등를 보았다. 블랙헤이즈가 희미하게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GRRRRRRR!” 페이탈은 두 팔을 벌리고 분노에 찬 포효를 질렀다! 그리고 한순간의 주저도 없이 페스틸런스를 후려갈겼다!

 

[스핀 더 블랙 헤이즈] #3

 

 

(지금까지의 줄거리: 용병 닌자 블랙헤이즈는 마찬가지로 프리랜서 닌자인 페이탈을 동반하고, 요로시상의 지하 격리시설을 방문했다. 이 땅에 격리돼 있는 것은 끔찍하고 강대한 즘비 닌자의 페스틸런스. 이번 임무는 축적된 페스틸런스의 데이터를 채취하는 것이다)

 

 

(최심부까지 도달해 데이터를 입수한 블랙헤이즈들이었지만, 수수께끼의 제삼자의 개입에 의해서 페스틸런스가 풀려나 버렸다. 엄습하는 페스틸런스, 그리고 무수한 즘비미니언들이다. 궁지에 몰아넣어져 보였던 두사람이지만, 상황이 정돈되어 페이탈이 흉악한 짐승의 모습으로 변화. 반격이 시작되었다!)

 

 

셔터를 찢어 펼쳐 부순 뒤, 우선 그녀는 페스틸런스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앞에 선 블랙헤이즈의 등를 보았다. 블랙헤이즈가 희미하게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GRRRRRRR!” 페이탈은 두 팔을 벌리고 분노에 찬 포효를 질렀다! 그리고 한순간의 주저도 없이 페스틸런스를 후려갈겼다!

 

 

“아밧-!” 페스틸런스가 옆으로 세게 후려쳐진 손톱을 맞고 벽으로 내동댕이친다. “고아아아아아!” 페이탈은 발차기를 날렸다. “아밧-!” 복부를 벽에 꿰매 붙인다. “고아아아아아!” “아밧-!” 옆면을 후려갈긴다. 나무삼! 바로 그것은 우리 풀린 미친 사자 같다!

 

 

“고아아아아오오옹!” 추가적인 손톱공격을 내려친다. 그 팔을 페스틸런스가 멈췄다! “큐로로로로로로……!”페스틸런스는 페이탈의 손목을 잡고, 서서히 되밀어낸다. 신체의 구멍에서 진홍색 연기를 분사한다. “고아아아앗-!” “아밧-!” 페이탈은 페스틸런스에게 박치기를 가했다.

 

 

“이놈……역시 상당하다!” 페이탈이 소리를 냈다. “지금의 나라도 오래는 못 잡아둬. 냉큼 해!” 블랙헤이즈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달리기 시작했다. 찢겨진셔터쪽으로? 아니 닌자즘비가 아직도 배회하는 중심부를 향해!

 

 

“고아아앗-!” “아밧-!” 페스틸런스는 페이탈의 주먹을 멈췄다. 그리고 되밀었다. “아밧-!” 다시 춉으로 반격한다! “GRRR!” 페이탈이 되받아친다! “고아아아오오옹!” “큐로로로로로……” 격렬한 백병전이 시작되었다.

 

 

블랙헤이즈의 등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가 어떤 타개책을 생각해 냈는지 페이탈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블랙헤이즈가 승산 없이 움직이는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지금 할 일은 페스틸런스를 이대로 묶어두고 블랙헤이즈가 목표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닌자 자율신경이 체내의 독을 경고한다. 더 나아가 뉴런의 심층이 술렁인다. 빙의 닌자 소울이 무서워한다! 눈앞의 적 페스틸런스, 야마이 닌자를! “고아앗-!” “끄악-!” 페스틸런스를 두들겨 패고, 그녀는 허공에 대고 소리쳤다. “알겠어 용병님! 나는 여자를 기다리게 하는 남자에게 엄하다고!”

 

 

________

 

 

“하악-……하악-……하악-……!” UNIX 모니터에 얼굴을 가까이 대는 그의 이빨은, 가스마스크 안에서 딱딱 소리를 내고 있었다. 화면상으로는 36분할된 감시카메라 영상이 빠르게 바뀌고, 어슬렁거리는 닌자 즘비들과 치열하게 싸우는 페스틸런스와 하얀 괴물의 모습을 전해온다.

 

 

“어디야……어, 어디냐블랙헤이즈=상! 까불지 마……” 목에 걸친 INW 직원 카드를 떨리는 손으로 움켜쥔다. “여자의 정체……뭐지? 저런 닌자를 데리고 오다니……비, 비겁한!” “이얏-!” KRAAASH! 머리 바로 위에서 들린 카라테 샤우트와 파쇄음에, 남자는 몸을 굳혔다.

 

 

“아이엣……” “이얏-!” KRAAASH! 천정부의 패널이 강렬한 발차기로 파괴되어 남자의 발밑에 내동댕이쳐져 튕겨나왔다. “아이에에에!” 네모나게 열린 천장에서 주홍빛 연기가 흘러내린다. 이윽고 가공할 닌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도모, 블랙헤이즈입니다” “아이에에에에에!”

 

 

“이얏-!” 블랙헤이즈는 착지했다. 그리고 타타미 몇 장 정도의 극히 좁은 실내를 보았다. “이거 참. 꽤 편안해 보이는데” “아이에에에에!” 가스마스크를 쓴 사나이는 주저앉아 실금하며 몸을 숙였다. 블랙헤이즈는 UNIX를 보았다 “과연. 여기서 모니터링을” “아이에에에에!”

 

 

뒤돌아보고 냉장고 문을 연다. “허. 케모비어에 스시팩, 고체 크릴새우 영양바도 완비돼 있다. 장기 체재의 카우치 포테이토 같은 것인가” “아이에에에에!” “이름을 대라. INW 직원=상” 블랙헤이즈가 위협했다. “아, 아이에에…… 고나이다입니다. 그런데 왜 이곳이”

 

 

블랙헤이즈는 말없이 핸드헬드 UNIX의 모니터를 보여준다. 오렌지에서 빨간 그라데이션으로 명멸하는 [허용치]의 민초 한자. 하지만 그가 나타내고 있는 것은 거기가 아니다. 부채꼴 모양의 와이어프레임 위로 흰 빛이 2개 겹치도록 빛나고 있다. “나랑 너다. 조금 떨어져있는 이 빛은 동행자의 페이탈”

 

 

“아!” 고나이다는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나무삼! 생명반응 센서표시! 블랙헤이즈가 도망치면서 항상 참조했던 것은 자신의 오염허용치도 물론이고 이 생명 센서였던 것이다.

 

 

페스틸런스도 닌자 즘비도 결국은 시체. 살아 있는 인간의 반응을 센서에 되돌리지 않는다. 덧붙여, 네트워크로부터 격절된 이 땅에서 원격 UNIX 조작이 불가능한 것은 자명. 블랙헤이즈는 음모자가 최심부 아주 가까운 곳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움직였다. “잘 보였다구 고나이다=상”

 

 

블랙헤이즈는 고나이다의 목을 잡아 사정없이 높이 치켜올렸다. “대답해 줘야겠다. 원한인가? 돈인가? 뒤에 있는 것은 어디의 누구야” “아밧……나, 나의 단독의 계획이다……” 고나이다는 나약하게 말했다. 블랙헤이즈는 잡은 손가락에서 전달되는 고나이다의 맥박을 읽어내고 거짓이 없음을 확인한다.

 

 

“수고가 들지 않아 다행이다” “시부사마 케미칼사. 기억하고 있나” “……” “그것은 5년전. 저주받은 요로시상 제약이 용병 부대를 우리 회사의 플랜트로 보냈다. 나는 일찌기 그 플랜트에서 시부사마X655를 개발한 선임 연구원이다!” 시부사마X655! 어둠에 묻힌 무시무시한 비인도 독가스 병기!

 

 

시부사마 케미칼사는 바이오 플랜트의 대규모 폭발 사고를 일으켜 도산한 화학 메가코퍼이다. “시부사마X655는 찬란한 살육천사. 이상의 학살 병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것을 네 놈들이…진실에도 가치에도 지성에 몽매한 어리석은놈들은 회사의 재산을 유린하고, 화학 구조식을 약탈하고…… 시설은 폭발……!”

 

 

고나이다의 목소리는 점차 비난의 색채를 띠며 거칠고 커져갔다. “나 자신도 그 폭발에 휘말려 생사의 갈림길을 헤맸다. INW 연구자로서 재기한 나는 INW의 계약 에이전트인 네놈의 과거를 캐내고, 바로 그때의 가증스러운 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넌 용서할 수 없어! 넌……빌어먹을!”

 

 

“과연 원한인가. 이야기가 참 빠르다” 블랙헤이즈는 무감정하게 말했다. 고나이다는 몸을 떨었다. “저주받아라” “나도너도 음지에서 흙탕물을 마시는 시궁쥐야” 블랙헤이즈는 말했다. “저주받고 있는 거야. 처음부터” 블랙헤이즈는 UNIX 덱에 고나이다의 몸을 내던졌다. “끄악-!”

 

 

그리고 오오, 나무삼! 고나이다의 가스마스크를 무자비하게 벗겨낸 것이다! 안에서 나타난 것은 폭발로 손상된 피부를 바이오 사이버네틱스로 이어 붙인 남자의 얼굴이었다. 천장의 구멍으로 흘러드는 주홍빛 연기를 맨몸으로 들이마시면 비닌자 고나이다는 잠시도 버틸 수 없다!

 

 

고나이다의 눈이 튀어나올 듯 휘둥그레졌고, 지고쿠헬을 방불케 하는 저주를 담아 블랙헤이즈를 노려봤다. “네놈……아바바밧-!” “이얏-!” 블랙헤이즈는 가스마스크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짓밟아 부수고 천장 구멍으로 올라가더니 마지막으로 이 불쌍한 남자를 흘깃 보았다.

 

 

“선악, 정당, 그런 물음에 답이 없다. 확실한 건 요컨대 내가 이기고 네놈이 졌다는 것뿐이야. 그리고 증오를 받은 상대는 당연히 나름대로의 반응을 되돌린다. 각오하고 있었나?” “아바밧-!”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 고나이다의 고함을 등지고 블랙헤이즈는 다시 뛰기 시작했다.

*몸 조심하라는 닌살세계에서 작별인사이다

 

_________

 

 

“이얏-!” 페스틸런스의 오른쪽 춉이 명중! “이얏-!” 왼쪽 춉이 명중! “AAAARGH!” 페이탈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다. “큐로로로!” 페스틸런스는 하늘을 보고 짖으며 두 손을 높이 쳐들었다. “카이샤쿠할 생각이냐?” 페이탈의 네 눈이 페스틸런스를 노려보았다.

 

 

“설마 이겼다 생각한건 아니겠지!” 페이탈은 총알을 방불케 하여 페스틸런스에게 태클을 하고 달라붙었다. “고아아오오옹!” 조이면서 들어 올린다! 그리고 뒤로 쓰러지면서 페스틸런스의 몸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KRAASH! 나무아미타불! 전설의 카라테기술 백드롭이다!

 

 

“큐로로록-!” 닌자라도 폭발 사산을 면할 수 없을 만큼의 피해를 입으면서 페스틸런스는 여전히 움직였다. 바닥을 튕기고, 백텀블링을 해 간격을… “끄악-!” 그 몸이 허공에 고정된다! 사악 즘비의 몸을 막아내고 있는 것은 방금 등 뒤의 블랙헤이즈가 펼친 헤이즈 넷이다!

 

 

“큐로로로로록-!” “GRRRRR!” 지체없이 페이탈이 돌진했다. 도움닫기를 하며 휘두른 주먹을……때려박는다! “아밧-!” 페스틸런스의 몸이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헤이즈 넷이 삐걱거리고……파열했다! “아바바밧-!” 바닥에 구르는 페스틸런스의 몸에 네트가 감긴다! 구속!

 

 

“토도메오사세*-!” 페이탈이 외쳤다. 블랙헤이즈는 제지했다. “소용없어! 우리의 지금 장비로는 놈을 죽일 수 없어” 몸부림치는 페스틸런스의 몸이 증기를 뿜는다. 닌자소울에서 유래한 믿을 수 없는 고속 자가복구 과정이다! “죽일 필요도 없다. 돈 한푼 안 된다” “할수있어! 지금이라면 죽일 수 있다!”

*결정타를 찔러라-!

 

“머리에 바보같은 누더기를 감는 것은 싫지 않았던가” 블랙헤이즈는 핸드헬드 UNIX의 표시를 나타냈다. 빨간색 점멸 '즉시 대피' 경보페이탈은 신음하며 변신을 풀었다. 순식간에, 거기에는 아름다운 플래티넘 블론드의 미녀의 모습이 있었다. 블랙헤이즈는 그녀의 어깨를 두들기고 뛰기 시작했다.

 

 

페이탈은 혀를 차고는 따라 뛰어가다가 생각나서 옷의 지퍼를 올린다. 뒤에서는 날뛰는 페스틸런스와 네트의 파열음. 회랑을 돌진해 슬로프를 올라 나선형 통로를 넘었다. 대규모 4중 격벽을 수동으로 닫고 다시 잠갔을 때 경보 표시는 ‘청, 이상 없음’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실린더형 엘리베이터로 수십 m의 상승을 개시했을 때 비로소 이들은 긴장을 풀었다. “네의 조심함에 어울린 덕분에 혼쭐이 났어” 페이탈은 엘리베이터 안에 주저앉았다. 블랙헤이즈는 품에서 플로피디스켓을 흔들어 보였다. “……하지만, 돈은 된다” 페이탈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하여 가공할 야마이 닌자의 빙의자, 즘비 닌자 9호 페스틸런스는 다시 격벽에 의해 시설채로 봉해졌다. 데이터 회수를 한 지금, 더 이상 이 시설을 방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네오 사이타마 교외 모처의 짙은 어둠 속에서 그것은 죽지도 살아서 밖으로 도망치지도 않고, 누군가 찾아오지도 않고, 되돌아보지도 않고, 단지 거기에 계속 있을 것이다. 곁에 새로 참여한 권속, 불쌍한 시부사마 케미컬 연구자 즘비를 거느리고.

 

 

[지상층. 수고했사와요] 마이코 음성이 알리고 육중한 엘리베이터 후스마가 열렸다. 본보리라이트의 하얀 불빛과 지하에 비하면 훨씬 평온한 네오사이타마의 분위기가 이들을 맞았다. 블랙헤이즈는 시가를 입에 물고 엄지의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어이없어. 연기를 피해 곧바로 또 다른 연기인가. 이번에는 다른 얼럿이 뜬다고?” 페이탈이 얼굴을 찡그렸다. 블랙헤이즈는 담배를 피웠다. 그리고 말했다. “리스크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이 프리랜서의 숙명, 사람의 숙명, 라고 하는 것이지” 약간 득의양양했다. 페이탈은 고개를 돌리고 어깨를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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