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판타스틱 모그

3부 2021. 5. 2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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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판타스틱 모그-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더 판타스틱 모그* 1*Morgue, 영안실.1트렌치코트에 헌팅캡을 쓴 남자는 '반자동 이쿠라*' 22호점의 좁고 긴 점내 벽 가에 비집고 들어가, 제일 안에 있는 딱딱한 의자에 앉았다. 다른 손님들은 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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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ㅇㅇ(147.46)'님 번역

 

더 판타스틱 모그* 1

*Morgue, 영안실.

 

1

 

트렌치코트에 헌팅캡을 쓴 남자는 '반자동 이쿠라*' 22호점의 좁고 긴 점내 벽 가에 비집고 들어가, 제일 안에 있는 딱딱한 의자에 앉았다. 다른 손님들은 틀에 찍어낸 것처럼 똑같은 패션이다. 중금속 산성비를 막아주는 블루종을 입고, 야구 모자를 쓴 중년 남성들이다.

*연어알

 

크롬 풍으로 도장된 카운터에는 친근한 웃는 얼굴의 마이크로 마네키네코가 한 자리에 하나씩 놓여 있다. 남자가 앉자, 흔드는 손이 모터 기동으로 세로로 빠르게 움직이며, '먀오-옹-' 하고 합성 웰컴 마네키네코 음성이 나왔다.

 

카운터 건너편의 이타마에*(라고는 하지만, 이 가게에서는 어떤 기술도 필요로 하지 않을 일이다)가 남자를 한번 보고, "하이요로콘데-"라 억양 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리고 돈부리**에 라이스를 넣어, 카운터에 놓았다. 남자는 마네키네코의 배에서 나온 물꼭지의 아래에 돈부리를 가져갔다.

*일식 셰프

**덮밥, 여기서는 덮밥 그릇

 

"먀오-옹-" 마네키네코의 눈이 빛나며, 물꼭지에서 합성 이쿠라가 콸콸 흘러나왔다. 정확히 정량이 나오자, 합성 이쿠라는 흘러나오길 멈춘다. 합성 이쿠라는 어패류 유래 단백질과 DHA로 만들어져, 이미 쇼유로 간이 되어 있다. 남자는 스푼을 들어, 조용히 그것을 한 술 떴다.

 

이 가게는 들어올 때 토큰을 넣지 않으면 안에 들어올 수 없는 사양이었다. 메뉴도 이쿠라 돈부리 한 종류다. 합리적인 구조인 것이다. 거기에 더해, 라이스를 사람 손으로 건넨다는 서비스 코스트를 얹어, 오가닉한 인간미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사라리만* 시절, 시간에 쫓겨 이런 합리적 체인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일이 종종 있었다. 실제 싸고 빠른 이른 가게는, 카로시** 직전의 사라리만, 혹은 빈곤층의 영양섭취 장소이다. 그는 감상이라고도 자조라고도 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기분이 들었다.

*월급쟁이, 회사원

**과로사

 

지금 이렇게 먹고 있는 것은 당시와 똑같지만, 그 자신은 다르다. 모든 것이...경우도...생업도. '나도, 생각해 보면 꽤 멀리까지 온 것이겠지. 간도=상.' 무료로 제공되는 챠를 마시며, 그는 한 순간 감상을 방불케 하며 눈을 감았다. "...!" 금방 그 눈은 뜨이고, 그는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그의 예리한 닌자 지각력은 그 때 확실히, 건물 바깥을 지나가는 닌자 소울을...그리고, 그 닌자 소울의 소유주가 내뿜는, 노골적이고 사악한 살기를 느꼈다. 사람을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자가 내는, 나른한 살기를 숨길 생각도 없다. 단련되지 않은 산시타 닌자로 보인다.

 

그는 돌아서서, 창문을 위로 젖혀 열었다. 여기는 주상복합 빌딩의 3층이다. 다른 손님 몇 사람인가가 남자의 행동에 시선을 향했다가, 금방 식사에 집중했다. 뭔가 인시던트가 발생해도, 기본적으로 무시로 일관하는 것이 그윽하고, 무안하게 하지 않는다. 네오 사이타마 시민을 유전자 레벨에서 지배하는 기묘한 도덕관이다.

 

남자는 점원에게 인사하자마자, 갑자기 창틀을 넘어 밖으로 뛰쳐나갔다. 선불이므로 밥튀는 아니다. 단순히 이상한 행동, 혹은 자살행위다. 따라서 점원은 탁한 유리 같은 눈으로, 그의 일련의 움직임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얏-!"

 

나무삼! 다시 설명하지만, 이 곳은 주상복합 빌딩의 3층이다. 하지만 남자는 낙하하는 중 '밝게 빌딩' 이라 쓰인 네온 간판을 붙잡고, 단숨에 그 위로 올라가 힘차게 도약했다. "이얏-!" 이 무슨 초인적인 신체 능력! 그렇다, 그는 닌자인 것이다!

 

그는 착지와 동시에 앞구르기로 낙하하는 충격을 상쇄하고, 골목길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달리며 수리켄 투척! "이얏-!" "끄악-!?" 위기일발! 재빠른 판단력이 할머니를 구했다. 할머니는 지금 그야말로, 그 자의 춉으로 살해당하기 일보 직전이었던 것이다! 손등으로 수리켄을 받아 튕겨낸 것은, 역시 닌자!

 

"아이에에에!" 할머니는 바닥에 엎드려, 비명을 질렀다. 습격자 닌자가 남자를 노려본다. "누구냐!" "...지나가던 탐정이다." 남자가 트렌치 코트를 벗어던진다. 그러자 거기에는...오오, 나무삼! 검붉은 장속의 닌자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습격자 닌자는 당황한다. "네놈은, 닌자 슬레이어?"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검붉은 닌자의 모습을 드러낸 남자는 위압적으로 오지기했다. 사위스러운 그 장속과 '忍' '殺' 멘포야말로, 이 상대방 닌자를 한 눈에 겁먹게 할 외적 아이덴티티인 것이다! "이름을 대거라!" "...도-모, 나이트서번트입니다."

 

"그대의 카라테는, 거기 부인 상대로나 휘두르는 수준이라고 봐도 좋은가." "쳇..." 나이트서번트는 이마 앞에서 양 팔을 교차했다. 압축 공기가 뿜어져 나오며, 그 양손이 흉악한 클로 형태 무기로 덮였다. "실컷 깔봐라. 갈갈이 찢어주마." 나이트서번트의 눈이 형형히 빛났다.

 

나이트서번트는 그 나름대로의 각오가 있었다. 어째서 여기서 닌자 슬레이어와 조우했는가, 자세한 건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소문에 밝았다. 닌자 슬레이어의 표적이 되어, 살아남은 닌자는 거의 없다고. 목숨 구걸도 소용 없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죽여버리면 그만이었다.

 

"소문에는 살이 붙는 법이지. 베인 오브 소우카이야? 진실은 하나! 그 일을 저지른 건 자이바츠 새도우 길드라고! 나는 자세하니까!" 클로를 부딪쳐 소리를 낸다! "네놈은 그 덕분에 꿈지럭거리고 있었을 뿐인 버러지다! 죽어! 닌자 슬레이어! 이얏-!" "이얏-!" "끄악-!"

 

나이트서번트는 닌자 슬레이어를 양 팔의 클로로 갈기갈기 찢는 비젼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 비젼은 화이트아웃과 함께 사라졌다. 그의 고간에 수리켄이 명중! "이얏-!" "끄악-!" 저공 점프 펀치가 안면에 명중! 멘포 째로 안면을 찌그러뜨린다! 충격으로 등을 벽에 찧는다!

 

"끄악-!"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의 왼손이 나이트서번트의 가슴을 관통한다! "아밧! 아밧-!"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으시오." 닌자 슬레이어는 할머니에게 말했다. 하지만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할머니는 이미, 떨면서 그러고 있었다.

 

"아밧-! 아밧-!" "나는 지금, 그대의 심장을 틀어쥐고 있다." 닌자 슬레이어는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며 말했다. "아밧-!" "인터뷰다. 그대의 소속을 말하라. 아마쿠다리 섹트인가? 츠지기리*인가? 슬래셔**인가. 목적은 무엇인가. 미션인가? 만행인가?" "아밧-!" "말하면 카이샤쿠해 주마."

*무차별 살인

**인살어, 강도살인

 

닌자 슬레이어의 눈이 붉게 빛났다. "말하지 않으면 고통은 길어질 뿐이다." "아밧, 걱정해줄 필요는 없다, 말할까보냐! 모하야코레마데!*" 나이트서번트는 어금니의 농축 즈바리 캡슐을 깨물어 녹였다. 치사량 세 배의 즈바리가 그의 뉴런을 쾌락과 함께 태워, 없애버렸다. "사요나라!" 폭발사산!

*인살어. 다 글렀어! 끝장이다! 정도의 의미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좁혔다. 자해...? 그는 나이트서번트의 잔해를 뒤졌다. 휴대 단말 종류는 없다. 하지만 단순한 노상강도나 슬래셔, 궁지에 몰린 사이코 살인마 따위가 자해할 준비 따위, 할 리가 없다. "..." 그는 할머니를 돌아봤다. 할머니가 그를 봤다. "끝난 게냐?"

 

"...끝난 참이오." 닌자 슬레이어는 트렌치코트와 헌팅캡을 들어, 몸에 걸쳤다. "닌자에게 암살미수라니, 대체 무엇을 저지른 것이오. 짐작가는 것은?" "내는 찔릴 만한 일은 안 했구먼!" 할머니가 외쳤다. "일진 한번 사납네!"

 

할머니는 중얼거렸다. "영감 성묘하고 돌아오니까, 집은 엉망진창에! 맙포를 찾아가려니 방금 닌자에! 그 놈을 죽인 것도 또 닌자(알겠지? 댁이라고!)에, 덤으로 그 놈은, 말 끝마다 토를 달면서, 내가 잘못했다네!? 억울해! 너무해!" 그리고 울기 시작했다.

 

"...그런 말은 안 했소." 닌자 슬레이어는 약간 언성을 높였다. 할머니는 그를 곁눈으로 노려보고, 흐느꼈다.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하는 거야! 영감! 왜 먼저 간 게야! 내 홀로 외톨이에! 아, 아들한테서는 편지도 못 받지! 덤으로 이런 일까지 당하고! 집은 난장판이 되고! 돌아갈 집도 없고! 닌자!"

 

...닌자 슬레이어는 흥분 상태가 된 할머니가 진정할 때까지 기다려, 이름을 물었다. 할머니의 이름은 모나카 긴자. 죽은 부군의 이름은 츄리지 긴자. 외동아들의 이름은 히토미 긴자. 사라카이카 헥트 사의 정직원이라고 했다...그녀는 물어보지 않은 것까지 자세히 설명했다. 대화에 목이 말랐던 것이다.

 

그는 모나카 할머니를 그대로 맙포에게 바래다주는 것을 먼저 검토했다. 하지만, 단념했다. 맙포가 지킬 수 있는 자가 있고, 없는 자가 있다. 모나카는 다반 인시던트를 방불케 하는 행패를 당한 네오 사이타마 시민이 아니다. 그 닌자는 목적을 가지고 모나카를 죽이려 했다. 그것만은 분명했다.

 

만일 방금 그 닌자가 아마쿠다리 섹트와 연루된 암흑 미션으로 모나카를 노리고 있었다면, 최악의 사태였다. 맙포가 모나카를 아마쿠다리 섹트에 팔아넘길 가능성까지 있다. "..." 닌자 슬레이어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챠를 후루룩 마시는 할머니를 봤다. (그는 일단 할머니와 챠 카페에 들어갔다.)

 

"...실제,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두는 건 뒷맛이 좋지 못하오." 그는 중얼거렸다. "그건 그렇구먼. 오니*가 아니니깐 말이야." 모나카는 말하며, 챠를 마저 마셨다. 그리고 테이블 옆의 회전 벨트에 실려온 모치 샤베트 그릇을 집었다. "먹어도 돼?" "..." 닌자 슬레이어는 끄덕였다.

*도깨비

 

또 성가신 일을 떠맡고 말았다. 틀림없이 돈이 되지 않는 비즈니스에. 닌자 슬레이어, 후지키도 켄지는 멍하니 생각했다. 간도의 평판이 나쁜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그런 점까지 배울 필요는 없는데도. (그건 그것대로 괜찮지.) 낸시는 하지만, 예전에 후지키도에게 태연히 말했던 것이다.

 

(트러블에는 비즈니스가 딸려오니까.) 낸시 리는 이전에 비슷한 대화에서, 위로도 못 되는 그런 의견을 말했다. (뭐가 계기가 될지 알 수 없거든. 새옹 호스. 계기를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해...그러니까, 난 잡다한 일이더라도, 당신을 탓하지는 않을 거야.)

 

"...그래서, 댁은 뭐 하는 사람이여?" 모나카가 후지키도에게 성난 얼굴을 들이밀었다. "내는 와 갑자기 닌자에게 노림받거나 집이 헤집어지거나 한 거지? 댁은 알고 있는 게야? 알겠지, 내는, 붓다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성실하게 살아왔구먼, 영감은 먼저 가버리고 말이여." "아직, 모르오." 그는 가로막았다.

 

"그걸 지금부터 조사하려는 거요, 부인." "조사해? 뭐야, 댁, 맙포인가? 아니, 데커*구먼! 나 알고 있구먼! 네오 사이타마 시티 폴리스 24시! 내는 자주 보는구먼! 혼자 외롭게 보니깐 말여! 그러니 잘 알지! 댁은." "데커는 아니오." "그럼 돈 받겠구만!"

*형사

 

"돈은...실제, 어디서 받아야 할지는 모르겠소." 후지키도가 말했다. "하지만 트러블에는 비즈니스가 딸려온다. 새옹 호스라는 말도 있지 않소." "그건 누구 말이여?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네." 할머니는 모치 샤베트를 까다롭게 꼭꼭 씹었다. "그래서, 댁은 어쩔 거야. 어디서 재워줄 거고."

 

"미안하지만 난 당신이 묵을 수 있는 집이 없소, 부인." 후지키도는 대답했다. 그는 아마쿠다리 섹트부터 시작해 적대 닌자의 습격을 피하기 위해, 정해진 주소에 머무르지 않는다. 낸시 역시 비슷하다. 사무소를 차리지 않고, 정보는 네트워크 상의 가상 오피스에서 축적. 필요에 따라 IRC 통신으로 받는 것이다.

 

"결국 죽게 내버려두는 거구먼!" 할머니가 화를 벌컥 냈다. "뭣이여! 잘난 것처럼 이런 곳에서 챠나 모치까지 먹이고는! 결국 죽게 내버려두는 것이여! 닌자가 오면 어쩔 것이야! 끝장이구먼!" "조용히 좀 하시오." 후지키도는 실려온 생강 벌꿀맛 모치 샤베트 접시를 집어 내밀었다. 할머니는 조용해졌다. "내키지는 않지만, 그럴만한 곳은 있소."

 

...30분 뒤, 그들은 오오누기 정크 클러스터 야드의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오오누기 정크 클러스터 야드. 모나카는 노골적으로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는 귀부인이여." "그럼 체면이나 차리다 닌자에게 죽도록 하시오." 후지키도는 차갑게 말했다. 타마 리버는 어스름빛에, 서녘에는 검은 소용돌이 덩어리.

 

"어떤 놈에게 떠맡길 셈이냐, 날." "닌자요." 후지키도가 말했다. "다만 이전에 안 겪어본 일에는 호위로 충분할지 모르겠소. 어렵다면 다른 자를 찾겠소." "말을 너무 빙빙 돌리는 게 아니냐?" 후지키도는 타마 리버 옆의 트레일러 하우스* 하나로 할머니를 안내했다.

*컨테이너 집

 

"차! 차에 사람이 살고 있어." 할머니는 큰 소리를 냈다. 가까운 트레일러 하우스에서 탱크탑 차림의 쵼마게 한 사람이 나와, 노려보고는 차 안으로 돌아갔다. 후지키도는 몇 채인가의 트레일러를 지나, 발을 멈췄다. 트레일러의 옆면에는 '지고쿠오*' '내일도 일하지 않음' '개성적' 등 사위스러운 낙서들.

*Hell-O

 

"이젠 이것저것 안 따질 테니까." 모나카는 엄숙하게 말했다. "다른 곳을 찾는 게 좋겠구먼." "자세한 건 일단 얼굴을 맞대봐야 알 것이요. 한쪽은 마음이 약하고, 내가 걱정하는 다른 쪽은 난폭하니까...하지만, 아마도 문답무용으로 덤벼들지는 않을 거요." "뭐여, 그게." 후지키도가 대답하기 전에, 집주인이 얼굴을 내밀었다.

 

"시끄럽다고 생각했더니, 아앙?" 마른 여자가, 이빨을 드러내고 후지키도를 노려봤다. "댁이냐, 역병신*! 뭐 하러 왔어!" 앞머리를 거의 뿌리까지 일직선으로 짧게 자른 숏 보브컷. 눈썹이 있어야 할 곳에는 눈썹이 없고, 대신 가시덤불을 연상시키는 타투가 있다. 머리 색은 새빨갛다.

*가는 곳마다 불행이나 사고를 불러오는 사람

 

"블레이즈 쪽인가." 그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모나카를 봤다. 의외로 할머니는 태연했다. 한참 혐오와 충격을 거친 뒤라 태연하게 보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자식이 아니라서 미안하구만." 여자는 키츠네 사인을 후지키도에게 내밀고, 피어스가 박힌 혀를 내밀었다. 그리고 할머니를 쳐다봤다. "뭐야, 그 할머니는."

 

"아까부터 시끄러워!" 아까 쵼마게가 몇 대인가 떨어진 옆쪽 트레일러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시끄러운 건 너라고! 쓰레기! 쵼마게! 유행 지났다고!" 블레이즈가 맞받아쳤다. "닥쳐! 찌그러져 있어! 어디 뛰어내려서 뒈져! ...그래서? 그 할머니는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어?" "그렇다."

 

"네 부탁 따위 들을 리가 없잖아!" 블레이즈가 트레일러에서 내려왔다. 검은 테크노 펑크. 그녀의 머리카락은 바람도 없는데도 흔들려, 그 겉에는 불똥처럼 빛이 맥박쳤다. 후지키도는 모나카 할머니를 감싸는 것처럼 섰다. "비켜!" 블레이즈가 외쳤다. "그 할머니랑 직접 말할테니까!"

 

"나쁜 애는 아니구나." 모나카는 후지키도의 어깨를 치고, 나아갔다. "도-모, 기발한 행색의 아가씨. 나 모나카 긴자라고 한단다. 닌자가 집을 털고, 목숨까지 노려서 말이지, 영감은 먼저 가버렸는데, 아들 히토미라는 녀석은 연락도 없어서, 내 슬퍼서 말이야."

 

"아-" 블레이즈는 허리춤에 손을 대고, 머리를 기울였다. 질겅질겅 껌을 씹고 있다. "나, 블레이즈야. 도-모...뭔가 귀찮은 이야기 아냐?" "좀 맡아줄 수 없겠나." 후지키도가 말했다. "넌 닥쳐 좀!" 라 말하는 블레이즈. 모나카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내는..." "아- 그래."

 

의외로 그녀는 바로 답했다. "나, 할머니 손에 자랐으니까. 귀찮지만 묵을 곳 빌려주는 정도는 괜찮아." "역시 착한 애네! 집은 이래도!" 모나카는 블레이즈를 지나가, 트레일러 하우스에 들어간다. "어머, 어머!" "넌 안 돼." 블레이즈는 후지키도를 노려본다.

 

"...할머니 맡고 있는 동안, 집세 청구할 거니까. 빨리 데리고 가라고." "알겠다." 후지키도는 끄덕였다. "그리고 하나 더! 내가 자고 있을 때, 그 자식에게 쓸데없는 바람 넣지 마. 살 곳은 내가 맘대로 정할 거야. 그 놈은 안돼." "알겠다." 후지키도는 끄덕였다.

 

2

 

"그 할머니 본인에게선 아무 것도 안 나오네." 살풍경한 시간제 렌탈 회의실에 두 사람이 있었다. 낸시는 책상에 몇 장인가의 스크랩 메모를 늘어놨다. "가족구성은 거짓말이 아니고. 부군도 10년 전에는 돌아가셨고. 자영업 센토* 경영자였지만, 3년 전에 정리하고 시가지 구역으로."

*목욕탕

 

"3년 간. 혼자서인가." 닌자 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어지럽혀진 방에는 딱히 단서가 될 만한 건 없었소." 그는 책상에 사진을 두었다. "미량의 닌자 소울 흔적이 있었다. 틀림없이 내가 죽인 나이트서번트 한 사람의 것이다. 흔적의 아트모스피어가 비슷했으니까." "닌자의 빈 둥지." "..." "농담이야."

 

"기업과의 알력도 없소." 닌자 슬레이어는 낸시를 보았다. 그녀는 끄덕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낸시의 스크랩 메모를 들었다. "그렇다면, 계속 언급되는 아들...사라리만이라 했소. 사라카이카 헥트?" "그게, 말이지." 낸시가 말했다. "잘난척 하려는 건 아닌데..."

 

"이미 조사한 거요." "히토미 긴자는 죽었어. 그것도 저번 주에." 낸시는 닌자 슬레이어를 봤다. "저번 주? 죽었다고?" "그거, 사라카이카 헥트의 사보*야, 회사장** 기사..." "회사장이라..." 닌자 슬레이어는 스크랩을 넘겼다.

*회사 신문

**회사에서 치른 장례

 

'사라카이카 헥트의 우수한 회사원 히토미=상' '울고 싶은 일입니다' '사후에 2계급 승진해서 부장 대우' '충성심' '아무튼 애사' 등의 단어들이 늘어서 있다. 그리고 회사장 사진. 기업 묘에 시신을 나르는 운구차와, 사라카이카 헥트의 문장 노보리...

 

회사장이란 일본의 독특한 풍습으로, 사라리맨의 노예적인 헌신, 애사정신의 초석이기도 하다. 기업을 위해 싸우고, 공적을 쌓아, 죽어서 그들은 기업을 내세운 세러모니로 매장되어 기업 묘에 안장될 수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것은 그들에게 있어 발할라인 것이었다.

 

후지키도는 어땠을 것인가. 다크 닌자에게 가족을 살해당하고, 모든 장래가 최악의 형태로 망가졌다. 말하자면 그 비극이 존재하지 않고, 사라리맨으로서 가족을 사랑하고, 천수를 누리려고 하는...결국은 회사 묘에 매장을 바랬을 것인가? 역시, 그럴 리가 없었다. 그에겐 가족이 있었으니까. 그는 회상을 멈췄다.

 

"히토미=상은, 왜 죽은 거요." "심근경색이라고 되어 있네." 낸시가 답했다. "이 이상은, 외부에서 찾아낼 수 없어. 묘하게 네트워크 시큐리티도 삼엄한 회사로, 지금 내 타이핑 속도로는 이 파이어월을 부술 수는 없을 것 같아. "...내부에 들어가는 거요." 낸시는 끄덕였다.

 

"실제 이미 준비는 되어 있어. 잘난 척 할 생각은 없지만." "바로 가는 거요." 라 묻는 닌자 슬레이어. 낸시는 미소지었다. "그런 거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이미 작업해 놨어....또 연락할게." 렌탈 룸의 코토다마 이미지가 0과 1로 분해되어, 화이트아웃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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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C 세션은 종료됐다. 낸시는 오른귀의 바이오 LAN 단자에서 케이블을 뽑았다. 휴대단말을 접어, 개인 휴게실의 문을 열고 재빨리 나갔다. 이미 그녀는 비서를 방불케 하는 수트로 몸을 감싸고, 단단한 합성 대리석 바닥을 핀 힐이 또각또각 울린다.

 

"도-모." "도-모." 사라카이카 헥트의 정원처럼 꾸민 안뜰을 낸시가 걷자, 카치구미 사라리맨들이 상냥하게 아이사츠한다. 사라카이카 헥트 사는 거물 제지기업이다. 특히 오리가미 부분이 강하다. 카레산스이, 일렬로 늘어선 시시오도시, 머리 위 높은 곳의 판넬에 비추는 푸른 하늘의 영상. 회사 위세의 과시.

 

에스컬레이터의 옆, 놋쇠로 된 거대 학 오브제가 받침대 위에서 우아하게 회전하고 있다. 받침대에는 앰비언트한 오코토* BGM이 흘러, 릴랙세이션 효과가 실제로 현저하다... 낸시는 마치 그것이 일상적인 통근 풍경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디뎠다.

*금, 가야금처럼 튕기는 일본 현악기.

 

◆◆◆

 

"츠케나미=상?...츠케나미=상?" 츠케나미 타이시는 감미로운 백일몽을 꾸고 있었다. 과장...느닷없이 솟아난 과장 자리! 지고쿠 헬을 헤쳐나온 츠케나미에게 주어진, 말하자면 이것은 포상이다. 라이벌 동기 두 사람은 이번에 단행된 인사 삭감으로 세푸쿠했다. 회사에게 버려지면 그럴 수밖에 없다.

 

츠케나미는 솔직히, 이번의 재편성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동기 두 사람 쪽이 더 일을 잘했던 게 아닌가? 아니...반드시, 필요 이상으로 잘하는 건 안됐다는 것이다. 그윽함이 부족하다는 거였겠지. 나무아미타불. 두 사람 다 나쁜 놈들은 아니었다. 그 점이 죽음을 불러왔을 줄이야...

 

여길 떠나 스스로 세푸쿠하지 않고, 랭크를 떨어뜨려서 다른 회사에 재취직 같은 걸 한 놈이 있었던가? ...츠케나미는 멍하니 기억을 더듬는다. 한 사람, 포장마차를 시작한 놈이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상당한 괴짜에, 상사의 질책도 흘려버리고. 그 정도로 뻔뻔하지 않다면, 쇼크로 자살하는 게 정석이다.

 

'나도 세푸쿠했으려나, 만일 짤렸으면.' 츠케나미는 시체를 방불케 하는 이매지네이션을 부풀렸다. 세푸쿠를 하면, 약간이라도 명예가 남는다. 카치구미 사라리맨으로서 죽는다. 회사장도 받을 수 있다. 사옥 뒤쪽에 있는 그 앙코르와트를 연상시키는 양식의 분묘에 안장될 수 있다.

 

사라카이카의 기업 묘는 업계의 다른 회사와 비교해서도 특히나 뛰어났다. 명예를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브랜드 파워인 것이다. 그저, 축삼 아워까지 야근하는 일이 있으면, 창문에서 그 거대한 실루엣을 보면 솔직히 소름이 돋는다. 애사심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무서운 건 무서운 것이다.

 

모두, 대놓고 입에 담지는 않지만, 그런 공포는 츠케나미 혼자만의 특이한 감정은 아니다. 그 증거로, 그 묘와 엮인 출처 불명의 기업 전설이 무수히 존재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예를 들자면, 묘의 입구에 유령이 물구나무를 서 있었다던가...묘가 밤에, 빛난다던가...정해진 시간에 묘의 사진을 찍으면...

 

특히, 동기 두 사람이 목숨을 잃은, 최근의 그 구조조정... 세푸쿠한 사람이 많았던 탓에, 또다시 생생한 괴담이 몇 개인가 생겨나고 말았다. 축삼 아워에 IRC를 켜면, 죽은 사라리만들의 원념이 혼선되어..."츠케나미=상?" "아이-에-에에에!"

 

츠케나미는 정신을 차렸다. 과장용 비욘보 파티션의 뒤쪽에서 사무원 요키네가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선잠이라도 주무신 건가요오?" "엣? 곤란하네, 하하하." 츠케나미는 머리를 긁었다. "아직 점심 휴식 전이라고요. 너무 들떠 계신 계 아닐까요오?" 요키네는 웃었다. 애교가 전혀 다르다! 승진 전과!

 

"뭐라는 건가, 자넨!" 그는 황급히 가까이 있던 찻잔을 들고, 챠를 마셨다. 분말이 아닌 오가닉 챠! 과장의 맛이다. "당황하시긴." 요키네는 키득키득 웃는다. "그래도 귀엽네요! 몰랐어요. ...저기이, 새 비서. 오늘부터 온다는데요오." "에, 비서? 비서인가."

 

"예쁜 금발이라고요! 안돼죠, 이상한 생각 하면. 또, 절 메신저 대신으로 부려먹지 말라고, 카카리쵸에게 말해주세요오." "아아, 아아, 금발? 비서? 아아, 알았어." "꼭이에요오!" 요키네는 웃으며, 나갔다. '이건...그린라이트인가? 러브 메인터넌스 중점인 건가?'

 

츠케나미는 요키네의 섹시한 뒷태를 보며, 다시 백일몽에 잠겼다. '요키네=상, 혹시 나한테 유혹을 방불케 하는...? 곤란하구만, 과장이란 건 굉장하네! 아니, 기다려, 그저 착각이라면? 그러면 허래스먼트*다. 그녀는 오이란이 아니니까. 내 승진을 질투하는 놈의 허니 트랩일지도.'

*성희롱

 

그는 무의식 중에서, 저속한 망상에 스스로를 몰아넣었다. 시체를 방불케 하는 이매지네이션, 죽은 자들의 심연...그러한 것보다는 훨씬 건전하다! '오이란, 스시, 뭐든지 자유다. 그런 시시콜콜한 일은 최고야. 히토미 과장...전 과장은, 어설프게 고결했던 탓에, 죄악감에 짓눌려버린 게 틀림없어...'

 

그렇다, 히토미 과장은 고결한 사라리만이었다. 인망이 두텁고, 들키지 않을 상황에서도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윽하면서도 은근하게, 불찰을 범한 타인을 화근을 남기지 않으면서도 질책할 수 있는 한도를 알고 있었다. 그런 조정력을 인정받아, 이번 구조조정의 망나니 역을 맡게 된 것이 히토미 과장의 불운이었다.

 

히토미가 휘두르는 도끼날은 무자비했다. 머신을 방불케 하는 수완. (그래서 당시 츠케나미도 파멸을 각오했다. 먼저 다른 놈들이 해고당했을 뿐이야. 그는 지금도 공포에 비명을 지르며 한밤중에 눈을 뜬다.) 회사를 위해, 무자비한 역할을 자신에게 강요하는 동안, 히토미의 심신은 망가져 갔으리라...

 

이번의 재편성이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새 임원이 영입된 경위를 일반 사원으로서는 결국 잘 알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이유의 일부는 다른 이유와 결부되고, 때로는 그 이유끼리 모순되는 루프 때문에 누구도 그 전말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리고 새 임원들의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두려움. 복도에서 한번 스쳐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는 실금을 억눌렀다.

 

새 임원인 고블린을 방불케 하는 초로의 남성과, 그 경호원으로 딸려온 건장한 남자. 초로의 남성은 한 때 국가 관료였다고 한다. 호위는...나무아미타불...경호원은 수트 차림이기는 했지만, 그 얼굴을 멘포(역주: 마스크)로 감추고, 두건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경호원은 명백히 닌자인 것이다!

 

"닌자!? 닌자 왜!? 고보봇-!" 츠케나미는 복도 앞쪽에서 들려온 울부짖음에 정신을 차린다. '아이에에에!?' 그리고 비명을 억눌렀다. 백일몽이 현실로! 앞에, 예의 새 임원과 경호원이! 그들은 실금하고 구토하며 주저앉은 뉴비 사원을 오물처럼 내려다보고 있다.

 

나, 나무아미타불...살기를 펼치는 닌자가 사내를 활개치고 다닌다면...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으면, 구토할 정도로 충격을 받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불쌍함! 하지만 츠케나미는 어떻게 할 수도 없다. 그는 돌 같은 무표정으로, 태연히 보폭을 유지했다.

 

"뭐야 이 쓰레기는!" 새 임원은 부채를 파닥파닥 부치며, 그쪽 공기를 마시지 않으려 하며 말했다. "그것 참 무례한 놈이구나. 지금 여기서 세푸쿠해라. 카이샤쿠해라, 카코데몬=상." "알겠습니다." "아밧-! 아밧-!" 나무아미타불! 츠케나미는 복도의 끝에 붙어, 벽에 몸을 붙이는 것처럼 통과!

 

'제, 젠장, 기업 닌자라는 건 더, 은밀하게 숨겨지는 게 아니었나?' 츠케나미는 거의 달리는 것처럼 복도를 나아갔다. '대체 뭐야, 저 자식들은? 어떻게 되어먹은 거냐, 이 회사는? 평소의 사내 풍경도 한 꺼풀 벗기면 이런...'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지나가, 계단을 달려 내려간다

 

너무 서두른 탓에, 츠케나미는 계단을 헛디뎠다. "우오오오옷-!?" 위험해! 굴러 떨어진다! 최악에는 죽는다! ...하지만 그는, 우연히도 층계참에 있던 여성과 부딪쳐 멍췄다. 풍만한 가슴에, 머리부터 뛰어드는 꼴으로 굴러 떨어지길 면한 것이다. "미안합니다! 허래스먼트가 아니에요!" 츠케나미는 당황했다.

 

"알고 있답니다." 여성은 웃으며, 층계참에 떨어진 츠케나미의 수첩을 주웠다. "어머, 당신이 츠케나미 과장이군요? 저, 오늘부터 근무하게 되었답니다." "엣?" 츠케나미는 안경을 고쳐 쓰고, 숨을 들이쉬었다. 눈 앞에 있는 것은, 아름다운 금발의 코카소이드 여성! "엣, 그러면 비서..." "네, 그렇답니다."

 

츠케나미는 그 여성의 여배우같은 몸과 지성을 발하는 품격에 감동받아, 무심코 옷깃을 여몄다. "그, 그럼 당신이 엘렉트라=상. 큰 실례를 했네요. 츠케나미입니다." 그는 오지기했다. 엘렉트라가 아이사츠를 돌려준다. "도-모. 엘렉트라입니다." 츠케나미의 시선이 매력적인 입술에 못박혔다

 

"실제 저도 막 과장이 된 참이라, 새 비서를 과장 아래로 발령시키는 건 솔직히 당황스럽습니다." 츠케나미는 이마의 땀을 닦는다. 엘렉트라는 끄덕인다. "괜찮아요. 제가 대충은 알고 있으니까요. 어머, 땀이 많이 나잖아요." 그녀는 손수건을 품에서 꺼내, 츠케나미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츠케나미의 심박수가 상승!

 

"이 윗층이죠? 엘리베이터가 혼잡해서, 계단으로 올라왔지만요." 엘렉트라가 말했다. 츠케나미는 끄덕였다. "거긴 항상 혼잡하죠. 그러니까...아, 기다려요!" 계단을 오르려는 엘렉트라를 츠케나미가 막았다. "지금 위쪽이 좀 어수선한 것 같더군요. 아래쪽에서 돌아갑시다."

 

"어수선하다고요?" "그래요, 청소인지 뭔지, 저도 아까 고생했거든요." "알겠습니다." 엘렉트라는 미소지었다. 그녀를 안내하며, 츠케나미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아까 일은 아무래도 좋아, 신경쓰지 마. 난 과자이야. 챠는 오가닉이고, 비서가 굉장하지. 이 흐름에 몸을 맡기면 행복하게...행복해...'

 

◆◆◆

 

"...재미없어!" 노파가 소리를 지르며, 벌렁 나자빠졌다. "너 너무 못해!" "아앙?" 블레이즈는 어드밴스드 쇼기*판의 건너편에서 할머니를 노려봤다. "할머니 말야, 뭔가 착각하는 거 아냐? 일단 난, 할머니 놀이 상대를 맡은 게 아니거든?

*현실의 다이쇼기와 비슷한 게임이라고 함

 

"뭐라고? 내를 이, 뭐고, 무서운 거리에, 혼자 내삐리고 가려는 게냐!" 모나카가 벌떡 일어났다. "그래!" 블레이즈가 되받았다. "대체 뭐야, 뭐가 쇼기냐고! 이딴 건 펑크하지 않다고!" "헷!" 모나카는 차 안에 빽빽이 붙어 있는 포스터와 서예를 둘러봤다.

 

케지메도나 아베 잇큐, 스고이상 등의 안타이세이 펑크 밴드나, 17세에 요절한 배우 사게루 아오이의 손으로 인쇄한 포스터 등등, 혹은 '흥미가 없음' 이라고 쓰인 서예... "무서워! 무서운 사진이나 서예만 잔뜩이야!" 모나카는 합장했다. "오오, 붓다! 붓다!" "무서워서 좋은 거거든!"

 

블레이즈는 일어나, 내독 가공된 버팔로 가죽 점퍼를 입으며 돌아선다. "뭐 아무튼 시간 됐으니까. 나 나갔다 올 테니까, 할머니는 얌전히 자고 있어. 털레털레 밖으로 나가서 강도 만나도 책임 못 진다고." "너무해! 무슨 애가 이렇니!" 모나카가 외쳤다. "너무해!"

 

"난 나갈 거라고! 할머니는 보통 빨리 자는 거 아냐? 자!" "안 자! 매일 텔레비전을 본단다. 혼자! 혼자 시티 폴리스 24를! 왜 안 하는 거야!" "네오 사이타마 TV 같은 건 안 본다고! 부트 비디오나 보는 용도라고, 텔레비전은. 대체 뭐가 폴리스야! FUCK OFF!"

 

"이 무슨 불량아람!" 모나카가 외쳤다. "치안은 중요한 거야! 어떤 교육을 받았길래! 부모 얼굴이 보고 싶구나!" "없어, 부모 같은 건." 블레이즈는 딱 잘라 말했다. 모나카는 시민 운동처럼 치켜든 손을 천천히 내렸다. "미안하구나." "별로 아무래도 좋은 일이라. 아무튼 나갈 거니까."

 

블레이즈는 트레일러 하우스를 나간다. "...뭐야. 일 한다고. 요짐보*!" 그리고 창문에서 내다보는 모나카에게 외쳤다. "'빵만 먹으면 죽는다**'란 코토와자 있지? 아님 돈 줄거야, 할머니가?" "그래, 집 볼게. 내가..." 블레이즈는 혀를 찼다. 

*경호, 여기서는 기도 일

**빵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를 의미하는 것 같은

 

...30분 뒤! 블레이즈는 무코우미즈 스트리트의 라이브하우스 '요타모노*'의 입구에서, 질겅질겅 껌을 씹으며 팔짱을 끼고 서 있다. 문이 열리고, 안에서 트윈 모히칸 남자가 얼굴을 내민다. "블레이즈=상, 있잖아." "뭐야." 노려본다.

*1부 <킥아웃 닌자 더 마더퍼커> 에피소드를 참조

 

"뭐야, 저 할머니..." "나도 몰라." 블레이즈는 씹어뱉는 것처럼 말한다. "적당히 상대하면 된다고." "뭔가 신경쓰인다고...그니깐 할머니라고..." 블레이즈는 말없이 이빨을 드러내며, 키츠네 사인을 들이밀었다. 더블 모히칸 점원은 어깨를 으쓱하며 가게로 돌아갔다.

 

3

 

부릉부릉부릉...부릉부릉부릉부릉. 황색과 검은 경계색 페인트로 주의를 끌며, 노면청소차가 굉음과 함께 시속 15킬로미터로 도로를 서행한다. 운전석 도어에는 소심한 우키요에와, '아이들링 스톱'이라는 사훈이 서예되어 있다.

 

이미 해는 떨어지고, 상공에는 광고 비전을 빛내는 아즈모 토탈 엔터프라이즈 사의 참치 체펠린이 떠 다니며, 지상에 광고 서치라이트를 비춘다. 노면 청소차는 중후한 이동음을 울리며, 폐허를 방불케 하는 기와 저택의 앞을 지나갔다.

 

저택? 아니, 이것은 저택이 아니었다. 확실히 무가 저택과 닮았다. 담장도 있다. 하지만 보라, 그 앞에는 노렌이 걸려 있다. 노렌에는 '男' '女' '仏'의 세 글자가 적혀 있다. 이것은 일본인의 눈으로는 한 눈에 알 수 있는 시설이다. 센토인 것이다. 하지만 그 PVC 노렌에는 얼룩이 지고, 기와는 깨졌다. 폐허인 것이다.

 

"엣사! 엣사!" 어둠 속에서 규칙적인 외침이 들린다. 곧 나타난 것은, 경륜선수를 방불케 하는 보디 수트로 몸을 감싸고, 하이 테크 백팩을 등에 맨 히캬쿠다. 히캬쿠란 파쿠르 훈련으로 단련된 메신저로, 복잡하게 얽힌 도시의 물류를 지탱하는 중요한 직업이다.

 

그들은 차도 바이크도 자전거도 쓴 적이 없다. 자신의 각력으로...그리고 고기능 바디 수트, 혹은 값비싼 호흡기 계통 사이버네틱스 수술의 도움을 받아 건물을 건너고, 전신주를 타고, 도로를 달려, 물품을 정해진 배달지까지 전달하는 것이다. 프로의 작업이었다. "엣사! 엣-사앗!" 히캬쿠가 멈춘다.

 

그가 멈춘 것은 센토 폐허 앞이다. 백팩이 마이코 음성을 낸다. "배달처사와요." 그리고 백팩의 옆부분 해치가 열린다. 히캬쿠는 재빠르게 손을 내밀어, 해치에서 사출된 우편물을 손에 쥔다. 개구리 모양으로 접힌 하얀 종이... 전신 오리가미 메일이다.

 

전신 오리가미 메일은, IRC로 전신 센터에 송신된 메시지를 오리가미 메일로 물리 프린트아웃하여 배달하는 서비스로, 통상 송신자의 정보가 오리가미에 기재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히캬쿠는 개구리 오리가미를 센토의 우편구에 배달하려고 했다. 부움-! '실제 폐허인' 경보.

 

"엣? 뭐야." 히캬쿠가 불평했다. "응, 폐허인가." 그는 오리가미 메일을 배달불능 파우치에 넣어, 다음 목적지로 달려가려고 했다. "엣사아이에에에!" 갑자기 눈 앞에 달려든 짙은 감색의 실루엣에 앞길이 막혀, 히캬쿠는 벌렁 나자빠졌다. 히캬쿠는 눈을 까뒤집었다. "아이에에에!"

 

그 실루엣은...나무삼, 짙은 감색의 장속을 입은 닌자다! 멘포의 안쪽에서는 번뜩 하고 잔학한 눈이 빛나며, 히캬쿠를 쏘아본다! 닌자는 1미터 이상으로 긴 강철 곰방대를 위압적으로 히캬쿠의 목에 들이대며, 협박했다. "후...그걸 넘겨라! 오리가미를!" "아이에에에에!" 히캬쿠는 실금!

 

히캬쿠의 귓가에서, 거대 곰방대의 끄트머리가 위압적으로 붉게 달아오른다! 귓불이 탄다! "아악-! 아악-!" 불쾌한 냄새와 연기가 솟아오른다! "넘겨라앗-!" 짙은 감색 닌자가 더욱 몰아세운다! "아이에에에에-!" 히캬쿠의 마음이 꺾였다! 개구리 오리가미를 떨며 내민다. 프로 의식의 패배! 나무아미타불!

 

"후- 귀찮게 하기는..." 짙은 감색 닌자는 붉게 타오르는 곰방대를 갑자기 히캬쿠의 뺨에 들이댔다. "아이에에에!? 아밧-!?" 이, 이 무슨 무도함이란 말인가! 살점이 타는 불쾌한 소리와 비명이, 인기척이 없는 거리에 메아리친다! 짙은 감색 닌자는 히캬쿠를 짓밟고, 오리가미를 열었다. "으음-?"

 

짙은 감색 닌자는 오리가미 메일에 적힌 전신문을 읽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뭐여 이건? 웃기고 자빠졌어." 그리고 밟고 있던 히캬쿠를 깔아 노려봤다. "설레게 하기는. 어쨌건 넌 목격자니 살려둘 수 없다. 처음부터 그럴 셈이었고." "아이에에에?" 나, 나무아미타불!

 

히캬쿠는 닌자의 발로 나자빠진 채 땅에 붙박혀, 눈물 어린 눈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전깃줄이 거꾸로 뒤집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 그는 눈을 크게 떴다. 뭔가가...전깃줄을 뛰어 내려와서... "이얏-!"

 

"누웃!?" 짙은 감색 닌자는 한 발 물러서서, 막 불쌍한 히캬쿠를 괴롭히며 죽이려던 곰방대를 쥐고 경계했다. 빙글빙글 회전하며 낙하한 검붉은 그림자가 히캬쿠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착지했다. 이 자 역시 닌자다!

 

"아잇, 아이에에에에!?" 히캬쿠는 몸을 일으켜, 앞의 짙은 감색 닌자와 뒤쪽의 검붉은 닌자를 번갈아 보며 재실금! "도-모." 검붉은 닌자는 히캬쿠 너머의 짙은 감색 닌자를 향해 아이사츠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뭐라고!?" 짙은 감색의 닌자가 당황했다.

 

"이 자식이 닌자 슬레이어...? 왜 여기에..."하지만 그는 금방 추스르고, 히캬쿠 너머로 아이사츠를 돌려줬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닌자 슬레이어=상. 크루얼아이언입니다." "아이에에에!" 살기에 끼여, 히캬쿠는 앞과 뒤를 번갈아 보며 계속 실금한다!

 

"무슨 일이냐." "그대는 죽인다." 닌자 슬레이어는 즉답했다. "아..." 크루얼아이언은 부르르 떨며, 곰방대를 치켜들었다. "아...아무튼 네놈도 목격자니 이 히캬쿠랑 같이 뜨거운 곰방대로 때리거나 앞부분을 짓눌러서 괴롭힌 뒤에 죽여주마! 이얏-!"

 

아래로 내리치는 곰방대!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안쪽 돌려차기로, 담뱃대를 튕겨낸다! 그 기세로 회전해, 뒤돌려차기를 지른다! "이얏-!" "이얏-!" 크루얼아이언은 곰방대를 세워서 가드! "아이에에에!" 양자에 끼여, 기어다니며 벌벌 떠는 히캬쿠!

 

"당장 도망치거라!" 닌자 슬레이어는 크루얼아이언에게 촙을 지르며, 발 밑에 기어다니는 히캬쿠를 질책했다. "아이에에에!" 히캬쿠는 부딪치는 두 사람의 카라테 사이를 기어나가, 실금하며 대시해, 어둠 속으로 달려나갔다! "아이에에에에-!"

 

"이얏-!" 크루얼아이언이 곰방대로 날카로운 찌르기 공격!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브릿지로 이를 회피! "이얏-!" 거기서 양 발을 튕겨올려, 프로펠러를 방불케 하며 회전시켜 걷어찼다. "끄악-!" 크루얼아이언은 막 내지른 팔을 걷어차여 신음한다. 손에서 떨어져 허공을 나는 곰방대!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허공에 높이 떠오른 곰방대를 쫓는 것처럼 수직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고우랑가! 곰방대를 오버헤드 킥으로 찼다! "이얏-!" 공중에서 크루얼아이언을 노리고, 투창을 방불케 하는 기세로 곰방대가 날아간다! "끄악-!" 이마를 직격!

 

크루얼아이언은 자신의 무기에 이마가 쪼개져, 선혈을 뿜으며 뒤로 물러났다. 닌자 슬레이어는 저벅저벅 접근한다. 크루얼아이언은 곰방대를 다시 쥐었다. "젠장! 닌자 슬레이어라고? 베인 오브 소우카이야가 뭐란 말이냐! 소우카이야를 멸망시킨 건 자이바츠다. 난 자세하니까!"

 

"그럭저럭 흥미로운 이야기다. 그대들의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건가?" 근접하는 닌자 슬레이어의 눈동자가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며 붉게 빛났다. "그 이야기는 나이트서번트=상도 좋아했던 모양이다. 내가 심장을 짓뭉개서 죽였지만." "뭐..." 크루얼아이언이 물러났다. "그 자식이 네놈에게...!?"

 

"죽기 전에 하이쿠를 읊고 싶다면, 내가 지금부터 그대의 목을 베기 전에 말하거라. 모나카 긴자에게...그리고 그녀의 예전 집에, 무슨 볼일이 있는가." "모나카?" 뛰어내리며 크루얼아이언이 소리쳐 대답한다. "네놈, 그 할망구한테 무슨 볼일이냐? 왜 지키지? FUCK이라도 하려는 거냐? 오지랖 넓은 새끼가!"

 

크루얼아이언은 재빠르게 자신의 곰방대에 입을 댔다! "이긴 줄 알고 방심했구나 멍청한 놈아-!" 그 가슴이 이상할 정도로 부풀어오른다! 이 무슨 닌자 폐활량인가! 그리고 숨을 불어넣는다! "푸후우우우웃-!" 곰방대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명백히 이는 유독한 뭔가의 가스다! 지근거리! 위험해!

 

"이얏-!"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는 단련된 닌자 반사신경으로 공격에 대응! 지면에 거의 닿을 정도까지 몸을 꺼뜨리며 수면차기다! 그의 바로 위로는 뭉게뭉게 독구름이 자리잡고 있지만, 연기는 위로 위로 올라간다! 몸을 꺼뜨린 그에게는 소용없다! "끄악-!" 다리를 베여 넘어지는 크루얼아이언!

 

넘어지는 바람에, 크루얼아이언의 몸은 공중에서 거꾸로 뒤집힌다. 머리가 지면으로. 거기, 닌자 슬레이어의 두 번째 수면차기가 날아든다! "이얏-!" 직격! "끄악-!" 크루얼아이언의 머리가 걷어차여 절단되어서, 바닥을 구른다! 굴러가는 방향의, 쓰러진 쓰레기통에 돌입! 포인트 배점!

 

"사요나라!" 쓰레기통의 안에서 먹먹한 단말마가 들려, 머리를 잃은 크루얼아이언의 몸이 폭발사산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굴러서 연기의 범위를 피해, 일어나며 잔심했다. 오리가미 메일이 그의 눈 앞에서 팔랑팔랑 춤춘다. 그는 그것을 재빠르게 잡았다.

 

"..." 그는 오리가미 메일의 문장을 눈으로 따라 읽으며,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센토 페허를...한 때 모나카 긴자와 그 가족이 살고 있었을 장소를 한번 돌아보고, "이얏-!" 전봇대와 건물의 벽을 삼각뛰기로 올라가, 그대로 밤의 어둠 속으로 다시 사라졌다.

 

◆◆◆

 

 

낸시는 창문에서 네오 사이타마의 아름다운 야경, 사라리맨의 야근으로 유지되는 지상의 우주를 내려다본다. 그녀의 뒤로, 그런 사라리맨 중 하나가 코를 골며 잠들어 있었다. 츠케나미이다.

 

가운 차림의 낸시는 접는 방식의 휴대 UNIX 단말을 펴, 세션을 리퀘스트했다. 츠케나미가 일어날 기척은 없다. 곧 리퀘스트의 반응이 온다. 닌자 슬레이어의 로그인이다. 

 

그녀는 조작하지 않고 귀 뒤쪽의 생체 LAN 단자에 케이블을 커넥트해, 타이핑을 개시한다. 츠케나미? 일어날 리가 없었다. 낸시의 명예를 위해...혹은 츠케나미의 명예를 위해 말해 드리자면, 양자는 행위까지 가진 않았다. 하지만 낸시는 유익한 정보를 캐낼 수 있는 만큼 캐냈다.

 

낸시는 깜빡깜빡 점멸하는 닌자 슬레이어의 어카운트를 느낀다. 하지만 코토다마 공간으로의 엔트리는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고속이동중으로, 타이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모.| 낸시는 ojigi 코맨드의 뒤, 아이사츠했다. |도-모.| 라 즉답이 온다.

 

|음성변환으로 바꾸겠소.| 라 말하는 닌자 슬레이어. |그러고 보니, 상사 양반이 옆에서 자고 있답니다.|라 말하는 낸시. 닌자 슬레이어는 이런 종류의 농담은 받아주지 않는다. 낸시는 음성으로 바꾼다. "상사 츠케나미=상, 잔뜩 취해서 자고 있어요. 오뎅 포장마차에서 마음껏 불평을 들어줬거든요." "그런가." 

 

그렇다, 낸시는 츠케나미를 술에 곯아떨어지게 만들어서 정보를 수집하고, 그 뒤 그를 회사 인근의 이 비즈니스 호텔에 재웠다. 뭔가 귀찮은 일이 있을 때를 대비한 허래스먼트 협박 자료로서, 그녀는 츠케나미의 사진을 찍었다. 모처럼이니 그녀 자신은 호텔의 스파 서비스를 이용하고, 지금 이렇게 방으로 돌아왔다.

 

"히토미=상 일 말인데, 역시 회사랑 마찰이 있었어. 사라카이카 헥트는 꽤 최근에, 새로운 임원을 받아들여서 조직을 대규모로 재편성했어. 그 망나니 역할이 히토미=상." "...역시." 닌자 슬레이어는 답했다. "죄악감과 책임감 사이에 끼인다고 하는, 사라리맨의 예의 인과인가."

 

낸시는 닌자 슬레이어의 무감정한 말에 깃든, 언외의 무언가를 알아챘다. 하지만, 말을 이었다. "...새 임원인 도로무라, 꽤 위험한 놈인 것 같아." 낸시가 말했다. "사내에서 호위 닌자를 대동하고, 공포로 회사를 지바해고 있어. 이름은 카코데몬...들어본 적은?" "없소."

 

"도로무라는 전 국가관료. 경위는 알 수 없지만, 갑자기 사라카이카 헥트로 왔어. 사라카이카 사의 경영 실적은 순조롭고, 주가에도 이상한 움직임은 딱히 없었어. 그 때 갑자기, 가로챘다는 거지." "..."

 

"어, 그러니까, 히토미=상이, 흔히 있는 스토리, 망나니 역에 중압감을 느껴서 자살해 버렸다고 하면, 내 이 뒤의 가설은 억측이 되어 버리지만..." 낸시는 전제를 깔았다. "아니오." 닌자 슬레이어는 이를 가로막았다. "그건 아니요. 그가 자살을 선택할 일은, 절대로 없소."

 

"뭔가 알아냈어?" "그렇소. 하지만 일단 이야기부터 듣도록 하지." 닌자 슬레이어가 재촉한다. 낸시는 챠를 한 모금 마셨다. "그는, 도로무라와 작당한 게 아닐까? 히토미=상이라고 하면, 고결한 인물이지. 그런 그가 가혹한 망나니 역을 명령받는다...면, 적어도, 인사 삭감의 이유를 납득하고 싶을 거야."

 

"납득...인가." "그래, 납득. 적어도 자신이 사라카이카 헥트의 발전에 공헌한다는 식의 납득. 이런 망나니 역이 회사를 위해서라는 식의 납득. 애사정신이라는 거 말이야.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면? 망나니 역을 명령한 인간이...회사를 사유화하려는, 사악한 존재였다면? 즉, 도로무라가!"

 

"역시. 설득력이 있소."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찬탈자 아래서 개인이 그런 정의감을 가지면, 기다리는 건 비극뿐이요."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낸시가 말했다. "도로무라가 회사를 수중에 넣은 경위를 아는 인간이 사내에는 거의 없어. 뭔가 그것과 관련된 비밀을 알아내려고 했다...알아냈다...? 그리고..."

 

"그리고 배제당한 거요."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낸시가 끄덕인다. "맞아. 살해당했다...고 말한다면, 앞뒤가 맞질 않아. 갑자기 죽은 것으로 취급받고, 그대로 사내장, 2계급 특진, 등등의 지극정성까지. 그렇지? 여기서 모나카=상이 등장해. 피가 이어진 가족, 위험에 처한 그는 죽기 전에 뭔가를, 외부...가족에게 보냈다면?"

 

"모나카=상은," 닌자 슬레이어의 말은, 낸시의 UNIX 단말이 내는 전자 나리코 경보로 덮어씌워졌다. 액정 패널이 호텔의 복도를 비추고 있다. 룸서비스를 방불케 하는 모습의 남성. 인터폰으로 손을 가져간다. 낸시는 눈을 크게 떴다. 그녀는 일어나, 그 자리에 가운을 버서뒀다.

 

버저 소리. 그리고, 도어를 노크하는 소리. "룸서비스입니다아." "도-모, 지금 열게요." 낸시는 행어에 걸려 있는 비서 수트를 무시하고, 발 밑의 수트케이스를 열어, 라이더 수트를 입는다. 그리고 권총을 쥔다. 룸서비스? 그런 걸 부른 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는!

 

쿵! 철문이 안쪽으로 찌그러진다! 쿵! 다시 한 번 일격! 도어가 파괴되며, 방 안으로 쓰러졌다! 낸시는 권총을 들고, 그쪽과 베란다의 창문 유리를 번갈아 봤다. "인터폰으로는 금방 반응해 버리는군요오." 침입자가 걸어오며 호텔맨 제복을 벗어 던지자...닌자 장속이!

 

낸시는 문답무용으로 권총을 발포! 애용하는 데커 건이 아니기 때문에, 위력이 부족하다. 역시 그 침입자 닌자는...어두운 납빛의 덩치 큰 닌자는, 걸어오며 총탄을 튕겨내 버린다! 그리고 위압적으로 오지기했다! "도-모. 엘렉트라=상이었나? 가짜 비서 나으리? 저는 카코데몬입니다!"

 

4

 BLAMBLAMBLAMBLAM!낸시는 계속 쏜다. "그만두세요." 카코데몬은 양 팔을 원형으로 움직인다. 달인! 그의 손에는 모든 총탄이 붙잡혀, 뜨거운 증기를 피워올렸다. "진정한 닌자의 싸움에 보통 사람이 끼어들 수는 없는 거니까요." "shit." 낸시는 혀를 찼다. "임원 경호는 어쩌고?"

 

"그럼, 가능하면 죽이지 않고, 당신이 얼마나 우리 회사에 대해 공부했는지 테스트하려는 참입니다만. 에-토...엘렉트라=상. 후후후." 카코데몬의 삼백안이 질척한 희색을 띄었다. "닌자 슬레이어 뒤에 코카소이드 미녀가 존재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말이죠."

 

"자세하네. 나도 모르는 일을 이것저것." 낸시는 권총을 버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이마를 땀방울이 흘러 내려와, 가슴의 계곡 사이로 떨어졌다. "그런 괴짜가 있다니, 처음 듣는...민폐스러운 이야기야." "하하하, 재미있네요. 아무튼 저희 보안을 깔보신 거군요." "아마쿠다리 섹트의?"

 

'아마쿠다리'라는 말을 듣자, 카코데몬의 눈이 검붉은 자주빛을 띄었다. 낸시는 그저 의중을 떠봤을 뿐이었다. 그녀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옆으로 뛰었다. 얼굴 앞에 양팔을 교차하고, 수트의 손목 부분에 장착되어 있는 히트 블레이드 기구가 움직여, 강화 유리에 순간적인 대미지를 준다. 몸통박치기로 유리가 분쇄!

 

"쳇." 카코데몬은 창문으로부터 몸을 내민다. 사냥감은 낙하하며 와이어를 사출, 건물에 걸려서 절단된다. 다시 한번 사출, 걸리며 절단, 을 반복하며 도망친다. 당연히 카코데몬도 뒤를 쫓으려 그 자리에서 다이브했다. "이얏-!"

 

낙하 충격을 완화하며 호텔의 벽을 내려오는 낸시를 쫓아, 카코데몬은 다이빙 선수를 방불케 하며 수직낙하! 그리고, 보라! 그 등에서 검은 피막을 가진 날개가, 닌자 장속을 찢고 튀어나와, 펴졌다! "핫하핫-!" 그리고 그 머리 부분에서 사위스러운 염소를 방불케 하는 뿔이 두건을 뚫고 튀어나온다! 무서움!

 

낸시는 허리에 차고 있던 두 자루의 소형 권총을 뽑아, 낙하하며 카코데몬을 향해 쐈다. "Dodge this!" BLAMBLAMBLAMBLAM!카코데몬은 피막 날개로 몸을 감싸, 이것을 받아낸다. 특수 탄환이 착탄시에 작렬해, 닌자라도 무시할 수 없을 충격을 준다!

 

그리고 또다시! 낸시는 권총을 버리고, 착지와 동시에 지면에 섬광탄을 던졌다. FLASSSHH! "누웃-!" 이것은 우연이지만, 카코데몬은 섬광탄으로 눈이 부신 것 이상의 대미지를 받은 것이다!

 

낸시는 섬광탄의 충격으로 자신 역시 한쪽 귀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약간 밸런스가 무너진 채, 몸을 날려 달린다. 카코데몬은 머리를 흔들며 충격으로부터 회복하려 애쓴다. 그는 가공할 아쿠마 닌자 클랜의 그레이터 닌자 빙의자로, 대미지에서도 금방 벗어날 수 있다.

 

낸시는 큰길로 뛰쳐나간다. 카코데몬이 쫓는다! 그곳에 돌진해오는 것은 탄환을 방불케 하는 속도의 우키요에 트레일러다! "까고자빠졌넴마-!" 가혹한 할당량을 짊어진 네오 사이타마의 암흑 트레일러 업자들은, 산업도로에 튀어나온 인간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합법적으로 치어 죽이는 것이다! 나무삼! "응앗-!"

 

낸시는 앞으로 몸을 날려, 땅바닥을 굴렀다. 간발의 차로 트레일러를 회피! 재앙도 이쯤 되면 요행이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달려나간다. 그리고 가드레일을 타넘고, 둑 아래로 뛰어내렸다. "죽인담마-!" 추적을 가로막힌 카코데몬에게, 새로운 트레일러가 돌진! "이얏-!"

 

카코데몬은 숙인 자세로, 염소를 방불케 하는 뿔로 정면에서 트레일러와 부딪친다! 날개가 펼쳐지며 충격을 흡수! KRAAAASH!"아밧-!" 프론트 패널이 무참히 찌그러지며, 트레일러 운전수는 즉사! 이어서 카코데몬이 치고 들어간다! 양 주먹을 때려넣는다! 더블 아쿠마 폼 펀치다!

 

"이얏-!" KABOOOOM!카라테 충격이 차체에 전류를 방불케 하며 타고 들어가, 트레일러의 가연성 적재물이 인화! 폭발염상! 나무아미타불! 이는 아무 짝에도 소용없는 일격이었으나, 카코데몬에게는 분풀이를 방불케 하는 행동이었다. 첫 트레일러가 돌입했을 때, 이미 추적의 실패가 명백했기 떄문이었다.

 

"후-웃..." 카코데몬은 사람을 죽이고 트레일러를 폭발시킨 상쾌함으로 자신의 분노를 순식간에 발산했다. "뭐, 좋아. 이렇게 되면 나이트서번트=상의 실종은 십중팔구 닌자 슬레이어의 짓...드디어 일이 바빠지기 시작했다는 거군..."

 

 

◆◆◆

 

"있잖여, 그러믄...그런 꼴을 하믄 직장에서 짤리는 게 아니여? 어쩔려고 그려." "...FUCK?" 메일스트롬 본즈 헤어의 펑크스가 고개를 기울여 모나카를 봤다. 그 얼굴에는, 큰 오스모 폰트로 '개뿔도 즐겁지 않음'이라고 이레즈미가 되어 있는 것이다.

 

"있지, 당신 어쩜 좋아, 그거!" "할머니! 할머니!" 트윈모히칸 바텐더 남자가 모나카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그만 좀 해! 알았지!" "뭣이여!" "...FUCK." 메일스트롬 본즈 헤어의 안면 문신남은 바텐더에게 술을 받아, 플로어 쪽으로 돌아간다.

 

"앞으로 어쩔 거여, 저런 젊은 놈들은!" "뭐, 있어. 뭐든지 일이. 이런 라이브 하우스라던가..." 트윈모히칸 남자가 한숨을 쉬었다. "아무튼 저건, 저런 건 각오야. 알겠어? 기업에서 평생 일할 수 없다는 기분을, 사라지지 않는 문신으로 나타낸 거란 말야. 말에 행동이 따르는 거지." "어머머!"

 

모나카는 플로어에 늘어난 펑크스 손님들을, 눈을 휘둥그레 뜨고 본다. "이눔들 말야, 그거지? 내 시티 폴리스 24시에서 본 적 있구먼! 적발이여! 위법 콘서트인겨! 굉장하네!" 하고 모나카는 팔을 들어올린다. "카나가와 같은 악단이지? 방화하거나 하고! 알아!" 

 

"카나가와는 펑크스가 아니고 안타이부디스트 메탈이니까, 에-토, 있잖아, 할머니..." "다른 것이여?" "뭐 이것저것 있다고. 여기는 펑크스 성지고, 닌자의 습격을 받아서 많은 사람이 죽었거든. 점장도 죽고, 그래도 우린 지지 않을 거야. 부흥...할머니! 안돼!"

 

전갈 펑크 헤어의 뉴하프에게 말을 걸려던 모나카의 팔을, 바텐더가 붙잡고 끌어낸다. "안 된다고! 청룡도 지고 있는 거 보이잖아? 성미 급한 놈들도 있어. 패션은 살아가는 방식이야. 그냥 겉치레가 아니라고! 살아가는 방식을 바보 취급당하면 할머니도 싫지?" "어머머..."

 

잠시 뒤 스테이지에는 기재의 세팅을 마친 밴드 멤버들이 계단 양 옆으로 내려갔다. 손님 펑크스들은 서로 대화하거나, 주변을 두리번거리거나, 사케를 머리 위로부터 뒤집어쓰거나 하고 있다. "이것저것 있는 것이구먼." 모나카는 약간 반성한 것처럼, 기특하게 중얼거렸다. "할머니 귀마개 했어?" "귀는 잘 안 들리니깐 말여."

 

밴드는 30초 뒤에 다시 스테이지로 돌아왔다. "어머나! 똑같은 녀석들이구나! 그럼 왜 내려갔던 게야!" "그거야, 기합 넣으려고 그랬지! 그대로 하면 멋없잖아? 자기가 세팅도 하는 거야. DIY라고!" 트윈모히칸이 설명했다. 밴드의 보컬이 외친다. "안타이세-이!"

 

그리고, 그 때, 갑자기 기타리스트가 그 본즈 헤어 보컬을 기타로 때려눕히고, 마이크 스탠드를 뺏었다. "우리는! 마케나이다! 오늘은 아베 잇큐는 안 나와!" 야유! "시끄러워! 1.2.3.4!" 드러머가 큰북 드럼을 난타! 베이시스트가 현을 난타! 울리는 폭음! "꺄악-!"

 

모나카는 귀를 막았다. "큰일이여! 큰일이여!" 바텐더가 질린 얼굴로 그녀의 머리에 헤드폰을 씌웠다. 쓰러진 보컬이 일어나, 기타리스트를 걷어차 날리며 마이크 스탠드를 빼앗는다. 그리고 외친다. "나는! 아무 것도 잘난 게 없어! 나는! 너보다 가난뱅이! 나는 멋있어!"

 

"안타이세이! 안타이세이!" 베이시스트가 추임새를 넣는다. 안타이세이는 안타이(반대)와 타이세이(체제)를 조합한 합성어. 전설적인 펑크 밴드인 아베 잇큐라는 밴드가 만들어낸 말이다. 지금은 펑크스 사이에 널리 공유되는 소울워드가 된 것이다. "안타이세이! 안타이세이!"

 

"나는 비웃음당한다! 나는 길에서 시비붙는다! 나는 멋있어!" "안타이세이! 안타이세이!" "안타이세이! 안타이세이!" "우워-!" 흥분한 손님이 차례차례 스테이지에 오른다! 보컬리스트가 손님을 때렸다. "여긴 내 스테이지다!" 금새 주먹다짐이 시작된다!

 

"우워-! 큰일이여!" 모나카가 카운터 위로 손을 흔들었다. "그만두라고!" 바텐더가 내려가려고 한다. 스테이지는 주먹다짐으로 케이어스다! "아아, 폭동이다. 블레이즈=상 빨리 어떻게든...아-." 바텐더는 고개를 떨궜다. 스테이지 위의 폭도 속에, 앞장서서 가까운 사람을 패는 블레이즈를 발견한 것이었다.

 

◆◆◆

 

"없어...없어...없어...없어." 낸시의 고속 타이핑이 치열하게 키보드를 히트한다. 마침내 그녀는 시야에 나타난 코토다마 이미지의 속으로 돌입한다. 무기질적인 돌 정원에 나열된 상자가 차례차례 뚜껑이 열리는 것을, 낸시는 달리며 확인해 나간다. "더 깊게...깊게..."

 

카코데몬의 습격을 넘긴 그녀는, 그대로 영업시간이 끝난 사라카이카 사에 다시 숨어들었다. 그녀는 지금, 사내 데이터 센터에 물리적으로 잠입해, UNIX에의 직결을 시험하고 있다. 실제 꽤 위험한 판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닌자가 알아챌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제, 내일 아침 이후에는 잠입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녀의 현재 타이핑 속도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 것인가...! 한 때 그녀는 LAN 직결 타이핑을 사용하지 않고, 데크를 다루더라도, 자유자재로 코토다마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은 그 힘은 잃고, 되찾을 수가 없다. 대신 그녀는 몸을 단련해, 힘을 키웠다. 그렇더라도 이럴 떄는 답답함을 느낀다.

 

곧 그녀의 앞에 석조 우물이 나타난다. 더 깊은 계층으로의 진입로다. 지금의 타이핑 속도로 돌입할 수 있을 것인가? 확신할 수는 없다. 저계급 사원의 인사 데이터 개찬 때도, 교묘한 것이었다고 그녀는 실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보는 대로, 카코데몬에게 꼬리를 밟혀, 삶과 죽음의 줄타기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머리 위에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처럼 황금 입방체가 천천히 회전하고 있다. 가깝지만, 멀다. 한 때 그녀에 비한다면, 한참 멀어진 것이리라. 주의를 흐트러뜨리지 마라...낸시는 집중했다. 자젠 드링크에는 두 번 다시 의존할 수 없다. 타이핑 속도가 가속한다!

 

그녀의 몸은 석조 우물로 끌려가, 빨려 들어간다. 중력의 방향이 바뀌고, 녹색의 격자모양이 소용돌이치는 터널을 그녀는 달렸다. 터널의 안쪽에는 모노크롬의 작은 서재. 그녀는 자물쇠가 달린 책을 집는다. 표지에는 다른 사람의 지문이 묻어 있다... 그다지 오래된 것이 아니다. "히토미=상."

 

 

그녀의 손에서 위장 열쇠가 꾸물꾸물 형상을 바꾼다. 올바른 형태를 금방 찾아낼 수가 없다. 타이핑이...느리다...느리다. 고딕 양식의 창문 바깥에서, 황금 입방체가 조소하는 것처럼 빛난다. 마침내 하나의 형태로 고정된다. 그녀는 그것을 열쇠 구멍으로 꽂았다.

 

찰칵! 자물쇠가 튕겨나오며, 낸시는 문자의 나열에 둘러싸였다. 교환...복수의 기호...일치하지 않는 합계치...행정지도...순응...흐릿하게 보인다. 좁은 다실...챠를 마시는 세 사람...사라카이카 CEO, 그리고 도로무라, 그리고 또 한 사람...조각을 방불케 하는 갈색 피부의...."응앗-!?"

 

낸시는 등에 고드름이 꽂힌 것 같은 격통과 냉기에 고개를 뒤로 젖힌다. 그리고 책을 떨어뜨린다. 책이 떨어지며 바닥에 금이 가 퍼졌다. 금은 검은 가시덤불이 되어 낸시의 몸을 타고 오르기 시작한다. 낸시는 출구를 찾았다 출구를...빛을...표식을...기어오르는 가시덤불...! "응아아앗!" "낸시=상!"

 

소리! 그녀가 알고 있는 목소리. 노이즈가 잔뜩 껴 있지만, 그 목소리가 그녀의 목숨줄을 방불케 하며, 고딕 양식의 창문 바깥의 오솔길을 떠올리게 했다. '후지키도=상...' 창문이 열린다. "낸시=상." "낸시=상." 뛰쳐나간다...쫓아오는 가시덤불...뛰쳐나간다! "낸시=상!"

 

낸시는 귀 뒤의 케이블을 찢어 뽑듯이 당겼다. 옆구리와 허벅지에 둔통. 내출혈이다. 도주 시의 부상과는 별개의 상처다. 방금 생긴 상처다. 피드백이 일어난 것이다. 그녀는 UNIX를 내려다봤다. 단말 스피커에서 지직지직하는 불온한 노이즈가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의아해했다. "낸시=상."

 

그녀는 귀를 기울였다. 목소리. 그녀를 코토다마 공간에서 탈출시킨 길잡이가 되어 준 목소리다. "지직...시=상. 낸시=상." 괴기현상을 방불케 하는 목소리. 마치 유령과도 같다. 묘지의 유령...사내의 전설... "닌자 슬레이어=상!" 낸시는 대답하며, 귀를 의심했다. "지직...IRC..."

 

낸시는 당황하며 휴대단말을 기동시켰다. 닌자 슬레이어의 리퀘스트다. 그렇지만, 이 뒤틀린 음성은? UNIX 단말에서 무리하게 음성을 토해내는 것 같은 불가사의한 현상... 이것은 대체? "연결됐어. 어디야? 난 사라카이카에 있어. 닌자는 떨쳐냈어." "지직...묘...묘지요."

 

"묘지? 뒤편의 기업묘지야?" "낸시=상. 히토미=상은 살아있소." "살아...뭐라고요?" "지직...우리들은 멀리 돌아가고 있었을지도 모르오... 그것은 적도 마찬가지고...멀리 돌아가는...그의..."

 

이 때, 우선, 낸시는 솔직히 '한 방 먹었다'고 생각했다. 이 둘은 항상, 어딘가 서로 경쟁하는 것 같은 점이 있었다. 전투능력은 도저히 닌자 슬레이어의 발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닌자 낸시였지만, 이런 탐색 미션에서는 자신이 보통 더 뛰어나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이런, 그렇지. 탐정.' 낸시는 숨을 내쉬었다. 그는 스스로의 방식으로 진실에 더 가깝게 도달해, 낸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는 그녀의 패배다. '처음엔 무슨 소릴 하는 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지직...거기서...직...묘지의 시큐리티 시스템에...지직...액세스를...지직...."

 

"그래. 바로 할게." 낸시는 데크를 조작한다. 묘지의 시큐리티 시스템...놀라울 정도로 굳건하다. 하지만 방금의 정보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녀는 차례차례 전자 셔터를 젖혀 연다. 그 정보 단말...밀담...갈색 피부의 남자는 누구인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캬방-! "묘지 액세스 개통인!" 이라 말하는 합성음.

 

그러자, 수상쩍은 노이즈의 안개가 걷힌다. 산업도로를 지나는 트레일러의 불법 증폭 무선을 중계하지 않으면서도, 이 오피스와 묘지의 액세스 포인트를 이을 수 있게 되었다. "방금 그게, 최근 유령 소동의 정체란 거네" 낸시는 미궁을 방불케 하는 묘지의 설계도를 전개한다 . "자, 다음은 뭐지?"

 

◆◆◆

 

 

...잠시 전!

 

네오 사이타마 어딘가. 시각은 우시미츠 아워에 가까운 때였으나, 이 소년은...냉혹한 라오모토 치바는, 그런 일은 신경쓰지 않는다. 제왕학이 핏속에 스며든 그는, 항상 네 시간밖에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 그 뒤에 서 있는 것은, 도복 하카마를 입은 근골이 우락부락한 닌자. 충실한 네버모어다.

 

이 남자는 두건을 쓰지 않고, 깎은 검은 머리에는 번개 형상의 스크래치가 들어가 있다. 검은 금빛의 멘포가 코 아래를 덮고, 그 눈은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살기를 뿜는다. 네버모어는 라오모토 치바가 마음을 털어놓는 몇 안 되는 측근 닌자 중 한 사람으로, 실제, 치바의 친아버지 라오코토 칸을 이상숭배하는 위험한 닌자였다.

 

치바는 그를 데리고, 닦인 복도를 재빠르게 나아간다. 그리고 '분중'이라고 힘차게 서예된 카본 후스마 도어를 연다. 그가 발을 들인 것은 타타미가 깔린 원형의 넓은 방으로, 중앙에는 전방위 UNIX 모니터를 설치한 흑단 대좌가 놓여 있다. 천장에는 쌍검을 든 성인화... 성 라오모토.

 

네버모어는 위를 올려다봤다. 그리고 대좌로 다가가 콘솔을 조작한다. 전방위 모니터가 켜진다. 한쪽 무릎을 꿇은 닌자의 모습을 비춘다. "도-모, 카코데몬=상." 치바가 정중하게 말했다. "보고가 있다고 했는가? 나를 일부러 불러낼 정도로? 하찮은 일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네-입." 카코데몬은 머리를 숙였다.

 

"닌자 슬레이어가." 카코데몬이 엄숙히 말했다. 치바가 외쳤다. "뭐라고!" "네-입!" 카코데몬은 다시 머리를 숙인다. "정확히는, 닌자 슬레이어와 함께 행동하는 암여우가 걸려들어서 말입니다." "그...그 여자라고!?" 치바는 한층 더 격앙했다. "붙잡았는가!" "아니, 이제 그러려고 합니다."

 

이 때 이미 카코데몬은 낸시를 놓친 뒤였다. 이를 일부러 주군에게 전할 정도로 바보처럼 정직한 자는 아니다. 그는 머리를 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닌자 슬레이어도 반드시 나타날 겁니다. 기뻐해 주십시오." "기뻐해? 주제넘은 소리를." 치바가 노려봤다. "닥치고 놈의 수급을 가지고 오거라. 그것 뿐이다." "네입-!"

 

"닌자 슬레이어?" 갑자기 등 뒤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치바는 작게 혀를 차고, 그쪽을 돌아봤다. 네버모어는 말이 없다. 하지만 다리를 약간 벌리고 비스듬히 선 자세는, 언제라도 그 상대에게 덤벼들 태세다. 그들의 시선 끝에는, 이 넓은 방에 새롭게 엔트리한 자의 모습이 있었다.

 

"도-모. 라오모토=상. 네버모어=상." 그는 오지기했다. 갈색 피부, 뒤로 다듬은 백발을 방불케 하는 금발. 키나가시 차림의, 조각을 방불케 하는 수려한 외모의 남성이다. 그 잿빛 눈동자가 치바를 쳐다보자, 소년은 긴장했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 험악한 시선으로 마주본다. "...도-모. 아가멤논=상."

 

"평안하시옵니까." 남자의 아이사츠는 그윽하면서도, 바닥을 알 수 없는 위압적인 아트모스피어가 치바를 집어삼키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얼굴을 응시하는 자는, 초인을 방불케 하는 잿빛의 눈동자 안쪽에서 미세한 번개의 펄스가 맥동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자야말로 아가멤논...제우스 닌자가 깃든 자다!

 

 

5

 

"닌자 슬레이어라는 말을 들은 것 같습니다만." 아가멤논이 걸어온다. 위엄 넘치는 장신, 편안한 키나가시 아래에서도 카라테의 와자마에를 발하는, 전투적인 체격.

 

그 신화의 영웅을 방불케 하는 모습은 겉치레뿐만이 아니다. 그 자신이야말로 아마쿠다리 섹트의 창설자...라오모토 사후 네오 사이타마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암흑 조직을 쌓아올린 장본인. 칸의 혈육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치바를 상징으로 삼아, 라오모토의 위광과 자신의 카라테로, 신구 닌자를 모두 받아들인 사내인 것이다.

 

일반 사회에서, 그는 네오 사이타마 지사의 비서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적어도, 현재로서는. 지사가 완전히 그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알기 쉬울 것이다. 그는 치바 이외의 라오모토 혈족, 정부까지, 전부 살해하고, 치바의 상징성을 흔들림 없게 만들었다. 태연히, 저지른 것이다.

 

치바는 그 학살 사실을 알고 있다. 치바는 형제들을 애초에 방해꾼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고, 어머니의 사랑조차 모른다. 하지만 치바는, 그 날, 아버지의 죽음을 맞아 주눅이 든 그의 앞에 당돌히 나타나, 순식간에 모든 것을 준비해 준 이 아가멤논을 조금조차도 신뢰하지 않는다.

 

치바는 아가멤논을 두려워한다. 바닥을 알 수 없는 이 강대한 닌자를. 정치를 지배하고, 정치의 세계로부터 기업을 지배한다...무수한 기업에, 자신의 입김이 들어간 인간을 임원으로 삼아, 닌자와 함께 심어놓는다...그 두려운 수완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치바에게는 자유와 권력이 주어져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가멤논이 준 자유와 권력이다. 어차피 그것은, 더 커다란 요람, 더 커다란 족쇄에 불과하다. 치바는 아마쿠다리 섹트의 수령이면서, 그 조직의 전모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것은, 섹트 소속의 닌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아가멤논 외에, 그것을 알고 있는 자는 있는가? 콜드 체임버에서 쭉 자젠중인 화이트드래곤은? 자이바츠의 그랜드마스터를 쓰러뜨린 스파르타쿠스는? 스타게이저는? 아니...아마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난...언젠가 두고 보자, 아가멤논. 일단 지금은 그렇게, 나를 기물이니 뭐니처럼 깔아보거라.' 치바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아가멤논을 노려봤다.

 

"닌자 슬레이어에게의 집착, 무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아가멤논은 고색창연한 웃음을 띄우며 치바를 봤다. "과도하게 열중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몸을 해쳐서는 본전도 못 찾으니까요." "..." 치바는 네버모어에게 명령해 카코데몬과의 통신을 끊게 했다. "놈은 섹트 전체에 있어 적이다!"

 

"카코데몬=상...사라카이카 헥트." 아가멤논은 눈을 가늘게 떴다. "닌자 슬레이어와 교전을?" "아아 그래. 지금부터 말이다!" "...그러시다면." 아가멤논은 미적지근한 태도다. "그는 죽을지도 모르겠군요, 유감입니다." "뭐라고?" "너무 가볍게 보시는 게 아닙니까. 아버님 일을 떠올려 보십시오."

 

"..." "닌자 슬레이어에 본격적으로 대처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해 두겠습니다." "겁이라도 먹은 건가!" "수지타산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 이쿠사 배틀입니다. 사라카이카 사 일은, 약간 뼈아플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어차피, 그는 야심이 없는 개인에 지나지 않습니다." "..." 치바는 아가멤논의 무감정한 눈을 봤다. 번개가 번뜩이는 눈을. 치바는 눈을 돌렸다.

 

"그러니, 즐기는 것도 정도껏 하십시오." 아가멤논은 공손히 오지기했다. 그 발 밑을 번개가 번뜩이며, 그는 방금 나타난 문까지 한 순간에 이동했다. 그는 다시 오지기하고, 넓은 방을 나갔다. "새끼가...!" 네버모어가 신음했다. "네버모어! 다시 연결해라. 카코데몬이다." 치바가 명령했다.

 

 

◆◆◆

 

 

"..." 그는 갑작스레 눈을 떴다. 침을 흘리며, 푸른 녹으로 뒤덮인 청동 문을 보고, 아래쪽의 개구멍으로 제공된 종이 접시의 스시를 봤다. 나무삼...오가닉 밧테라* 스시다. '그렇다면, 나도 슬슬 오늘로 끝장인가. 최후의 만찬인가.' 어쨌건 그는 스시를 손으로 쥐고, 우걱우걱 먹었다.

*관서 지방의 고등어 초밥

 

"맛있어, 맛있어." 사레가 들리면서도, 그는 먹었다. 먹을거리에는 자백제가 섞여 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먹었다. 그를 둘러싼 세계는 엷고 흐리멍텅하게 변한다. 좁은 방에는 변기와, 몇 권인가의 오락용 책이 있다. 처음에는 텔레비전 모니터도 있었지만, 철거됐다.

 

아는 것은 이미, 전부 말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납득시킬 수 없았다. 확실히 납득할 수 있을 리가 없겠지. '내가 그 입장에 있어도, 의아했겠지. 그건 그래.' 그는 스시를 욱여 넣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일인 양 생각한다. '바보 같은 짓을 했구나. 스시, 맛있네. 이제 그만 먹을까...'

 

'그래, 오가닉 밧테라는, 어릴 때부터 좋아했으니깐. 연말이었지. 아버지랑, 어머니랑, 나...초등학생 때였지. 백화점에서 스시와 케이크를 먹고...그 때도 밧테라를 먹고. 그 때의 나는, 큰 가게나 가업이 단지 그 자체로 자랑스러웠어. 어디부터 잘못된 걸까.'

 

약으로 둔화된 그의 뉴런은 과거로 향했다. 붙잡아 둘 수 없는 기억의 여정은, 마치 곧 막을 내리려는 인생을 요약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아버지와의 사별, 사라카이카 헥트로 입사...애사심...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필사적으로 화답해, 스스로를 속이고, 플라스틱을 방불케 하는 희노애락이 몸에 배였다.

 

'난, 난 아냐...아니라고...' 그는 차가운 바닥에 누웠다. 인조 대리석 블럭으로 둘러싸인 작은 감옥...벽에는 '불여귀*'의 서예. "히토미=상." 청동 도어를 난폭하게 두들긴다. "식사는 다 하셨는지요오?" "네에, 네, 맛있었어요..."

*두견새

 

도어가 열리고, 샷건으로 무장한 묘지 경비 샐러리맨과, 백의를 걸친 초로의 의사 사내가 들어왔다.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라 말하는 닥터. "네에, 아득히 좋습니다. 아시겠죠. 좋습니다." "이름은." "또 이름입니까." "이름은." "히, 히토미 긴자입니다. 도-모...으흐흐..."

 

"당신, 회사의 UNIX에 접속해서 무엇을 했는지, 말해주실 수 있을지요?" "이미 몇 번이나... 네, 말할게요. 경리기록을 고쳤습니다. 꽤 간단하게... 소수점 아래를 조작했습니다. 그렇게, 그만큼을 모아서 짜투리 돈을 만드는 거죠. 왜냐면 힘드니까요. 아시겠죠?" "알겠습니다. 계속하세요."

 

"그런...이놈이고 저놈이고, 절, 붓다인지 뭔지처럼 기대하고 자빠져서 말이죠...거기 맞춰줘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그 부분만큼 밸런스를 맞췄다고요, 그니깐. 그러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말이죠, 그딴 건 사절이이에요! 스트레스로 카로시*하는 것 따윈. 뭐, 쉬운 일이었어요. 재깍재깍 횡령이죠."

*과로사

 

히토미는 몇 번이나 되풀이된, 변하지 않은 설명을 했다. 그는 울며 웃었다. "괴로웠어요...그런 되먹지 못한 짓이라도 하질 않으면...그것이야말로, 사라카이카와 100% 동화한 완벽한 사라리맨? 그러면, 전 대체 뭐가 되는 걸까요? 옛날부터 멋대로 기대나 받고는. 거기에 맞춰줘서는, 결국엔 회사장이라니요..."

 

"회사장은 사라리맨의 명예죠." 의사가 의견을 냈다. "뭐 좋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모범적으로 사라카이카 맨으로 일하는 한편, 횡령을 해 왔다. 월급까지 과분히 받는데도." "헤헤헤, 나쁜 짓은 하면 안 돼요, 센세이....당신도 아시겠죠? 그거 말이죠? 못 해먹겠죠? 그럴 거에요."

 

의사와 경비 사라리맨은 얼굴을 찌푸리고, 마주봤다. 히토미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깐 망나니 역이라고요? 그, 정부통? 뭐야? 뭔 소린지 모르겠다고요! 그래도, 한다고요. 애사심이 있으니까요. 모두의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게요, 명령만 있으면. 그건 물론 하겠습니다! 하지만 밸런스를 맞추지 않으면 죽어버린다고요..."

 

"...에-, 아무튼 당싱, 점점 거창하게 일을 벌이게 되어서, 뭐, 결국 이렇게 붙잡히게 되었군요." 라 말하는 의사. "위험했죠. 매스컴에 들키면 우리 회사 주가가 큰일난다고요. 뭐, 그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아무튼 당신, 시스템 침입에 더해, 극비 정보도 손 댔죠?" "아니오."

 

"이런다니까." 의사는 혀를 찼다. "액세스 흔적은 남아 있다고. 당신 액세스 흔적이! 그 데이터를, 그거지, 카피해서? 아앙?" "손은 댔지만, 열지는 않았습니다." 히토미는 침을 흘렸다. "소름이 돋아서, 그만뒀단 말이죠. 무서우니깐!" "그거, 믿을 수 없군요." 라 말하는 의사.

 

"자네, 거짓말 하면 안 된다고. 사라카이카 맨의 긍지를 보이라고? 아앙? 했지? 아앙?" "아뇨." 의사는 혀를 찼다. 그리고 계속했다. "아니, 넌 저질렀어. 절대로 저질렀어. 거기 더해, 전신 서비스로 뭔가 흘렸지. 뭔가 그래, 정보를! 이 방의 텔레비전에서 수상한 짓을 해서!"

 

"앗 예, 텔레비전은 썼죠." 히토미는 끄덕였다. "텔레비전... 치워버린...의 내장 통신 시스템을 조작해서, 전파를 날렸습니다. 네. 손목에 임플란트된 횡령용 해킹 툴으로 조작했습니다. 묘지 너머의 미약한 전파가, 산업도로의 트럭의 불법 무선으로 증폭되어서 말이죠."

 

"설마 텔레비전을 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자네. 그 덕분에, 불찰을 저지른 책임자는 케지메했다고?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는 세푸쿠할 수도 있다고. 책임자를 위해서라도 자백하세요." "네, 안 했습니다. 그러니깐 그...정보? 안 읽었으니까요." "전신으로 보냈지!" "전신은, 했습니다."

 

"했지?" 의사가 거칠게 말했다. "말하라고, 그걸! 있지, 말하지 않으면 죽여버려도 좋다고! 너 따윈! 정보가 없다면! 나라도, 그러긴 싫다고! 누가 사람을 죽이고 싶겠어? 이, 이 자식도 샷건은 쏘고 싶지 않다고!" "가족입니다." 히토미가 말했다. "그래 가족 말이야. 가족에게! 뭘 보냈나! 몇 번 보냈나!" 의사는 히토미의 어깨를 덜컥덜컥 흔들었다. "말햇!" " '...아버지, 어머니, 지금까지 고마웠어요. 죄송해요.' " "!?" 의사와 경비 사라리맨은 목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봤다. 그렇다, 히토미가 아니다! 그들의 등 뒤다. 유령!?

 

 

"엣..." "이얏-!" "끄악-!" "이얏-!" "끄악-!" 경비 사라리맨은 팔에 촙을 맞고 샷건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목 뒤에 가벼운 춉을 맞고, 실신해서 쓰러진다! "아이에에에에!?" "이얏-!" "끄악-!" 의사도 목덜미에 촙을 맞고 실신!

 

"보낸 전보는, 그것뿐이요. 그렇지 않소." 눈 깜빡할 사이 두 사람을 실신시킨 검붉은 장속의 닌자 침입자는, 히토미를 무감정한 눈으로 내려다봤다. "도-모. 히토미 긴자=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그렇습니다." 히토미는 멍하니 답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히토미입니다..."

 

히토미는 자기 몸을 뒤졌다. "명함...명함이 없네. 없어서 스미마셍." "상관없소." 라 말하는 닌자 슬레이어. 히토미는 올려다봤다. "무슨 일로 오셨죠....? 저를 죽이러 오신 게...?" "그대의 안위는 의뢰 내용과는 관계가 없소. 허나, 상식적 판단 아래, 그대는 구출하기로 했소."

 

"아이에에..." "지나가던 심부름꾼이요. 구출 비용은 그대에게 가능한 한 징수하겠소." "어째서 저를 도우러?" "이야기하자면 길어지오. 상황판단이요."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그대가 죽기 전에 아이사츠로 보낸 전신이 악용되어, 모나카=상의 목숨이 위협받게 되었소. 골계적인 일이요."

 

"어머니..." 히토미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약효가 떨어지는 것인가, 중대사실을 듣고 아드레날린이 강렬하게 분비되는 것인지, 그는 갑작스레 눈빛을 되찾고 닌자 슬레이어의 팔에 매달렸다. "어, 어머니는! 무사한가요!" "무사하오. ...아마도 말이오." 그는 끄덕였다. "보호하고 있소."

 

"여길 나가면, 그대는 모나카=상과 함께 네오 사이타마를 떠나시오. 그리고, 얌전히 살도록 하시오." 닌자 슬레이어는 말하며, 휴대 IRC 단말을 조작했다. "낸시=상. 히토미=상은 무사하오. 확보했소." "Aye, Aye." 낸시의 응답. "당신이 이겼네." "그대의 가설을 토대로 이끌어낸 답이요."

 

닌자 슬레이어는 히토미를 봤다. 복도를 걷는 중 닌자 청력이 포착한 심문 내용을 떠올리며 말한다. "그저, 그는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고 했다, 는 건 아닌 것 같소만." "..."히토미는 눈을 깐다. 닌자 슬레이어는 말을 이었다. "어쨌건, 목숨이 제일 소중하오. 어차피 내겐 정의를 논할 자격 따윈 없으니."

 

"...묘지의 게이트가 밖에서 열렸어." 라 말하는 낸시. "나쁜 예감이 들어. 기다려, 정지 감시 카메라 영상...웁스." "예감이 맞아 떨어진 거요."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예의 카코데몬이요?" "맞아." "게이트의 원격 조작으로 히토미=상을 우회시킬 수 있겠소." "가능하지만, 당신은?" "뻔한 일이요."

 

 

◆◆◆

 

 

음울한 대리석 회랑을 민첩하게 걸어가는 카코데몬은, 멘포 아래에서 경멸을 방불케 하는 표정이다. 기업묘지. 역사적 의장을 가지고 흉내낸 것 같은, 얄팍한 건축양식. 성금을 방불케 하는 취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추악한 것이다. '이런 싸구려 가짜 유적에 자원해서 묻히고 싶어하다니, 사라리맨이란 역시 날 적부터 노예란 말야.'

 

천장은 낮고, 벽에는 펄프를 가공해서 종이를 만드는 사라리맨의 벽화다. 카코데몬의 망막에는 묘지의 지도가 비친다. 미궁 같은 설계이다. 입구 가까이에는 하급 사라리맨, 안쪽으로 나아갈수록 계급은 올라간다. 임원급이 되면, 플라스티네이션(시신 보존 처리)가 이루어져, 순금 관에 안장되는 것이다.

 

'뭐, 노예는 노예답게 굴면 그만이야. 가짜 꿈에 싸여 있거니 하면서.' 그는 완만한 경사의 아래쪽 계단을 내려간다. "카코데몬=상. 닌자 슬레이어는 있는가? 침입의 흔적은!" 라오모토 치바의 통신이다. "소울 흔적이 미약하게 남아 있습니다. 꽤 하는 자들입니다만 제 닌자 매복력은 속일 수 없습니다."

 

"내게 전사의 긍지를 보여라, 카코데몬=상. 알겠나, 절대로 쓰러뜨리는 거다. 죽여! 여자가 있다면, 생포해라. 죽여도 상관없지만, 가능하면 생포하는 거다.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는 죽여라! 나는 시덥잖은 실패는 진절머리가 난다. 바로 죽여라!" "알겠습니다."

 

카코데몬은 점점 안쪽으로 나아간다. 닌자 슬레이어의 표적이, 사라카이카의 아마쿠다리 침략과 관련된 고발 때문에 유폐되었단 그 사라리맨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은, 일단 틀림없다. 코카소이드 여자는 히토미 긴자에 대해 탐문하고 있었다. 따라서 닌자 슬레이어가 이 묘지에 나타나는 것은 예측할 수 있다!

 

천장이 높아진다. 그를 맞이하는 것은 거대한 반구형 공간이다. 중앙에는 대좌가 설치되어, 손을 펼친 전장 3미터의 회장 동상과, 사옥의 디오라마. 무인이나 대좌는 회장 동상을 24시간 라이트업한다. 여기서 더 안쪽으로 나아가야 하는가...그는 발을 멈췄다. 회장 동상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의 문에 선 자를 보았다.

 

갑자기, 공간 중앙의 회장 동상의 허리 주변에 가로로 일직선의 균열이 생겨, 부러졌다! 동상이 소리를 내며 낙하, 디오라마를 강타하며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도-모, 기다리다 지쳤다, 카코데몬=상." 흙먼지 저편, 검붉은 닌자가 서서히 앞으로 나와 오지기를 했다.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카코데몬입니다. 역시, 나를 기다리고 있었군." 카코데몬은 오지기를 돌려주고, 대답했다. "야바레카바레*인가? 쫓긴다는 것을 알고, 자포자기한 공격으로 활로를 열려고?" "재미있는 조크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내가 그대를 쫓고 있는 것이다, 카코데몬=상."

*이판사판

 

"광인이 탐정의 흉내질이나 내고." 카코데몬은 아쿠마 카라테의 자세를 잡았다. 머리에서는 염소뿔이 생기고, 등에서는 피막 날개기 튀어나온다! "웃기지도 않는군. 그 카라테도 녹슬어 있으면 좋을텐데!" "그대의 바램은, 죽고 싶지 않다는 애원으로 바뀌겠지."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하지만, 그건 안 된다."

 

"재미있군!" 카코데몬이 도약! 공중에서 날개치며 외친다. "그 쪽의 바보 같은 회장 동상을 부순 건, 적이지만 칭찬해 주마! 이얏-!" 활공하며 트릭키한 날아차기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앞으로 구르며, 발차기를 회피! "이얏-!" 수리켄을 던진다!

 

"이얏-!" 카코데몬은 착지하며 팽이처럼 회전해, 날개를 배리어를 방불케 하여 수리켄을 튕겨낸다! 닌자 슬레이어는 일직선으로 달려든다! "이얏-!" 저공 점프 펀치다! "이얏-!" 날개가 전개! 카코데몬은 원을 그리는 것처럼 팔을 움직여, 닌자 슬레이어의 주먹을 떨쳐낸다!

 

"이얏-!" 주먹이 밀려난 닌자 슬레이어에게, 카코데몬이 돌려차기를 지른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하며 상체를 꺼뜨려 회피하고, 그대로 발차기한다. 메이아 루아 지 꼼빠쑤다! "이얏-!" 카코데몬은 날개로 창졸간에 몸을 감싸, 이를 가드!

 

발차기에 밀린 관성을 이용해, 카코데몬은 뒤로 뛰었다. 공중에서 빙글빙글 세로로 삼회전! 넓은 방의 벽을 찬다! "이얏-!" 그리고, 뛴다! 키리모미 회전하며 염소뿔 박치기 공격이다! 어뢰를 방불케 하는 추진력! 막 발차기한 닌자 슬레이어는 회피할 수 없음!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날아간다! 창졸간에 양 팔의 브레이서를 크로스해서 받아낸 건 다행이나, 충격력은 상당히 크다! 일반인이라면 몸통에 바람구멍이 뚫려서 죽었을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바닥을 굴러, 일어선다. 그 눈 앞에 날개치며 착지하는 카코데몬!

 

"이얏-!" 체격이 크다는 것을 살린 오른다리 차기다! "누웃-!" 닌자 슬레이어는 브레이서로 가드! 몸이 떠오를 정도의 충격력! "이얏-!" "이얏-!" 체격이 크다는 것을 살린 왼다리 차기다! "누웃-!" 닌자 슬레이어는 브레이서로 가드! 몸이 떠오를 정도의 충격력!

 

"이얏-!" 허공에 떠오른 닌자 슬레이어를 노리고, 카코데몬은 날개로 끼우는 것처럼 공격! "끄악-!" 나무삼! 보통 닌자에게 날개는 없다. 트리키한 아쿠마 카라테는 그리 호락호락하게 가드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닌자 슬레이어는 괴로워한다! 카코데몬이 치고 들어간다! "이얏-!"

 

이, 이것은! 더블 아쿠마 폼 펀치! 기마자세로부터 내질러지는 양 주먹!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브레이서로 받아낸다! 나무삼! 경이적인 충격력의 축적으로 인해, 손등 장갑이 무참히 분쇄!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하며 날아가, 벽에 처박힌다!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주춤했다. 등 뒤의 벽에는 거미줄 모양의 균열! "...!" 고통을 억누르는 닌자 슬레이어! "쉬익..." 흰 숨결을 멘포 호흡공으로 내뿜으며, 카코데몬이 다가온다! 오오, 이 무슨 두려운 노도와 같은 공격인가...어떻게 할 것인가...어떻게 할 것인가, 닌자 슬레이어!

 

6

 

카코데몬은 벽에 쳐박힌 닌자 슬레이어에게 베스트인 거리를 유지하며, 잔심했다. 카코데몬은 방심으로 승리를 놓치는 닌자가 아닌 것이다. 그 몸에 근육이 불거지며, 날개가 에너지 축적으로 인한 긴장으로 부들부들 떨린다!

 

닌자 슬레이어는 벽에서 떨어져, 어떻게든 착지했다. 확실히 여기서 카코데몬이 무작정 몰아붙였다면, 닌자 슬레이어는 기사회생의 서머솔트 킥을 내질러, 역전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카코데몬은 주의가 깊다. 그는 지금, 다양한 공격 선택지가 있다! 위험한 모멘트다!

 

"뭐라도 해 봐라 닌자 슬레이어=상." 카코데몬이 몸을 꺼뜨렸다. "내게 애원하려는 거 아니었나? 이대로 죽고 싶지 않다면...이얏-!" 키코데몬의 양 팔이 채찍처럼 휜다! 두 장의 수리켄을 동시에 아쿠마 투척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붉게 빛나는 눈을 떴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양팔이 채찍처럼 휜다! 그 역시 두 장의 수리켄을 투척! 카코데몬의 수리켄과 부딪치며 분쇄 소멸! "이얏-!" 카코데몬의 팔이 채찍처럼 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팔이 채찍처럼 휜다! 서로 두 장의 수리켄을 동시 투척! 부딪치며 소멸!

 

"이얏-!" 카코데몬의 팔이 채찍처럼 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팔이 채찍처럼 휜다! 서로 두 장의 수리켄을 동시 투척! 부딪치며 소멸! "이얏-!" "이얏-!" 분쇄 소멸! "이얏-!" "이얏-!" 분쇄 소멸! "이얏-!" "이얏-!" 분쇄 소멸!

 

'상쇄?' 카코데몬은 미간을 좁혔다. 아쿠마 닌자 클랜은 혈중 카라테를 과잉 소비하는 것으로 아쿠마 변신, 그렇게 비정상적인 신체능력을 끌어낸다 그는 연속 아쿠마 투척으로 압살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 완력은 아쿠마 상태의 카코데몬에게 필적한다는 것인가?

 

'하지만 놈은 부상을 입었을 터. 나와 닌자 내구력을 다툴 셈이었다면, 어리석다고밖엔!' "이얏-!" 카코데몬의 양팔이 채찍처럼 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양팔이 채찍처럼 휜다! 서로 두 장의 수리켄을 동시에 투척! 부딪치지 않는다! "뭣!? 끄악-!?"

 

 카코데몬의 목과 복부에 수리켄이 날아갔다! 카코데몬은 창졸간에 날개의 커튼을 전개해서 가드! 수리켄이 꽂힌다! 닌자 슬레이어는? 나무삼! 그는 상쇄시키지 않을 셈으로 수리켄을 던지며 옆구르기해, 카코데몬의 수리켄을 회피하고 있었다! 상쇄 레이스를 갑자기 포기하는 달인적 페인트인 것이다!

 

카코데몬이 날개로 받은 대미지는 각오의 범위 내이다. 그가 날개를 퍼덕 하고 열자, 꽂혀 있던 수리켄이 튕겨 날아갔다. 하지만 그 때 이미 닌자 슬레이어는 옆구르기로부터 스프린트해 간격을 좁히고, 원 인치 거리에서의 공격 동작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이얏-!" 크게 휘두른 오른 훅! "이얏-!" 카코데몬은 왼팔로 안쪽으로부터 바깥을 원을 그리며 떨쳐내려고...훅이, 들어오지 않는다! 닌자 슬레이어는 주먹을 거둬들이며 그 자리에서회전, 회전하며 왼쪽 손등 주먹을 내지른 것이었다! "이얏-!" "끄악-!" 페인트다! 카코데몬은 측두부에 손등 주먹을 맞는다!

 

카코데몬은 비틀거린다...거기에 더해, "굼벵이 구르는 재주 같은 서클 가드 따위!" 닌자 슬레이어의 안광이 불길한 빛의 궤적을 그린다... "두려워할 것 없노니!" 회전의 기세를 실은 오른 훅이다! "이얏-!" "끄악-!"

 

두려운 닌자 완력! 안면에 주먹을 맞은 카코데몬의 목은 가동 한계까지 뒤를 향한다. 하지만 생체 갑옷을 방불케 하는 아쿠마 근조직이 목뼈를 지켰다! 카코데몬은 두들겨 맞으며 닌자 슬레이어를 틀어쥐고, 던졌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공중에서 빙글빙글 회전, 중앙의 대좌에 착지!

 

"아쿠마 닌자 클랜의 미숙한 애송이." 닌자 슬레이어는 사라카이카 회장 동상의 잔해를 한쪽 발로 짓밟았다. 그 눈이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며 타오른다! "신체강화에 기댄 나태한 카라테로, 이 닌자 슬레이어를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게냐?" 갑자기 그 팔에 검붉은 불꽃이 타오르며, 초자연적인 브레이서를 생성!

 

카코데몬은 대좌 위의 닌자 슬레이어를 경계했다. '뭐냐...이...아트모스피어는?' 그는 외쳤다. "네놈은 누구냐!" "두 번 아이사츠 하라는 것이냐! 어리석은 놈!" 닌자 슬레이어가 일갈했다. "나는 닌자 슬레이어다...닌자를 죽이는 자. 그대를 죽이는 자! 자비는 없다!"

 

"지껄여 대기는-!" 카코데몬은 그렇게 외치며 격앙해서 뛰쳐나가는 비젼을 뉴런에서 한 순간 번뜩였으나, 반격당하는 광경을 환시로 보고 기각! 대신 그는 날개를 커튼처럼 펴 방어태세를 취한다! 닌자 슬레이어가 대좌에서 공격을 내지른다! "이얏-!" 그는! 걷어찼다! 회장 동상을!

 

회장 동상이 킥으로 분쇄! 날아간 머리가 카코데몬을 덮친다! "끄악-!" 날개로 가드하지만, 충격력은 수리켄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무시할 수 없는 질량이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또 다시 회장 동상을 걷어찬다! "끄악-!" 부서진 상반신의 일부가 카코데몬을 때린다! 무시할 수 없는 질량이다!

 

"이얏-!" "끄악-!" 다시 회장 동상의 일부가 카코데몬을 때린다! 무시할 수 없는 질량이다! "이얏-!" "끄악-!" 무시할 수 없는 질량이다! 키코데몬의 닫힌 날개가 열린다! "이얏-!" "끄악-!" 카코데몬에게 분쇄된 회장 동상이 직격!

 

카코데몬은 바닥애 내팽겨쳐진다. 그리고 바운드했다! 스스로 그렇게 한 것이다! 그 기세를 타고, 그는 상처입은 날개를 쳐서 도약! 벽을 찬다! "이얏-!" 탄환을 방불케 하는 기세로 비상! 나무삼! 이것은 카코데몬의 히사츠 와자, 키리모미 회전을 더한 활공 염소뿔 박치기가 아닌가!

 

"누우우웃-!" 대좌 위의 닌자 슬레이어는 양 팔을 교차해, 이를 정면에서 받아낸다! 임팩트 순간, 검붉은 불꽃이 날뛰며, 암흑의 오로라를 방불케 하는 광채가 빛났다. "이이이이야아앗-!" 드릴을 방불케 하는 회전은 멈추지 않고, 누른다! 누른다! ...그 순간이었다!

 

 FLAAAAASH!대좌 위의 라이트업 조명장치가 전부 갑자기, 새하얗게 극대 발광! 대좌 위에서 다투는 두 사람을 곧바로 볼 수 없을 정도의 글레어*가 둘러쌌다! "끄, 끄악-!?"

*Glare, 섬광

 

대낮의 일조량보다, 섬광탄보다도 아득히 강한 빛에 둘러싸인 카코데몬은, 견디지 못하고 대좌 위로 굴러떨어져, 몸부림쳤다. "끄악-!? 끄, 끄악-!?" 조명장치는 스스로 낸 빛 때문에 주요 부품이 타들어가며 붕괴! "낸시 리." 닌자 슬레이어는 중얼거린다. 그리고 카코데몬의 머리를 짓밟았다.

 

그렇다. 조명장치를 이용한 함정은 낸시와 닌자 슬레이어가 사전에 합의한 풍림화산이다. 낸시는 본사의 UNIX를 통해 기업묘지 전 설비를 장악, 닌자 슬레이어를 히토미 쪽으로 이끌었다. 그녀는 정지 카메라로 전투 상황을 감시, 타이밍을 재서, 조명장치를 폭주시킨 것이었다.

 

아쿠마 닌자 클랜의 어둠의 힘, 아쿠마 변신은, 짓수의 사용자에게 무시할 수 없는 약점을 만들어낸다...강한 빛이다. 대낮의 빛 정도라면 아무 문제도 없지만, 섬광을 받으면 그 몸은 격렬하게 괴로워하며 대미지를 받는다. 낸시는 저번의 도주극에서 카코데몬이 빛에 보인 이상한 반응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카코데몬의 변신은 이미 풀리고, 미약하게 숨만 붙어 있다. "그대를 죽인다." 닌자 슬레이어는 머리를 밟은 채로 선고헀다. "그대는 아마쿠다리 섹트의 개겠지." "아밧...!" "그 꼬마는 네 추태를 IRC로 모니터링하고 있는가?" "아밧...!"

 

"이래서야, 인터뷰는 물론이고 하이쿠도 읊지 못하겠구먼." 닌자 슬레이어는 카코데몬의 머리를 힘주어 짓밟았다. "아밧-!" "듣고 있는가 라오코토 치바. 몇 놈이건 닌자를 보내거라. 전부 먹어치워 줄테니. 닌자에게 죽음을!" "아밧, 아밧..."

 

닌자 슬레이어는 다리를 치켜들어...내리찍었다. 카이샤쿠! 카코데몬의 머리는 일격에 박살났다. "사요나라!" 폭발사산! 내려다보는 닌자 슬레이어의 불길한 눈동자 빛이, 천천히 엷어진다. 그는 몸을 돌렸다.

 

◆◆◆

 

"으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우, 우오오오오오옷! 아아아아아악-!" 헤이안 앤틱 도기 후쿠스케가 날아간다! 벽 가의 네버모어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 얼굴 바로 옆에 후쿠스케가 벽에 맞고, 분쇄! "으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격앙한 라오모토 치바는 차례차례 오가닉 깃털 쿠션을 거칠게 쥐고, 찢어발겼다. 깃털이 분출하며 허공을 춤췄다. "으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악-!" "도련님." 네버모어는 애처롭게 중얼거린다. 하지만 못 들은 척 했다. 동정을 보이면 더욱 분노하는 것이 치바이니까.

 

"젠장! 젠장! 젠장! 쓸모없는! 쓸모없는! 카코데몬! 쓸모없는 쓰레기! 내, 내게...젠장! 닌자 슬레이어! 그 자식, 내게으아아아아아악-!" 치바는 마루를 때리기 시작했다. 주먹이 까지며, 피가 밴다. 네버모어는 멈출 타이밍을 재기 시작했다.

 

"도련님..." "빨리 해라! 뭐 하는 거냐! 눈치 없이 우둔한 쓰레기놈!" 치바가 증오에 찬 눈물 어린 눈으로 네버모어를 봤다. "네, 곧바로." 그는 끄덕였다. 즉, 오이란을 불러오라는 말이다. 네버모어는 문 쪽으로 향하지만, 발걸음을 멈췄다. 장지문 도어의 건너편에 사람 그림자. 그는 혀를 찼다.

 

장지문 도어를 열자, 거기에 무릎꿇고 있는 것은 역시 그림자다. 눈이 착각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실체인 것이다. 닌자다...그 용 머리의 닌자는, 어떠한 짓수의 작용으로 인해, 머리에서 발끝까지 이음매가 없는, 아지랑이를 방불케 하는 윤곽을 일렁거리는 검기만 한 몸을 하고 있다.

 

"...도-모, 새도우드래곤=상." 네버모어가 깔아 노려봤다. "도-모. 네버모어=상." 새도우드래곤은 눈 앞에서 손바닥과 주먹을 마주댔다. "아가멤논=상이 보내셨습니다." 그는 뒤쪽을 몸짓으로 가리켰다. 풍만한 가슴 계곡을 드러낸 금발 오이란 셋, 요염한 미소를 띄우며 무릎을 꿇는다.

 

"..." 네버모어는 돌 같은 침묵과 함께, 분노에 몸을 맡겨 이 닌자와 오이란들을 갈기갈기 찢어 고깃토막으로 바꾸는 광경을 떠올렸다.

 

◆◆◆

 

 

새벽녘의 타마 리버를 등지고, 둑을 걸어오는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빨간 머리의 마른 여자. 다른 한 사람은 할머니다. 빨간 머리의 여자는 초췌한 모습이었으나, 밤을 새서 그런 것은 아니다. 씁쓸한 얼굴로 때때로 할머니를 본다. 그 할머니의 등은 곧고, 새우등으로 걷는 빨간 머리 여자보다 더 반듯한 걸음이다.

 

"할머니, 왜 그렇게 팔팔한 거야..." "그럭저럭 괜찮구먼! 그치! 네 그, 컬쳐도! 컬쳐! 헤헤헤헤!" "말은 잘해요...뭐, 이젠 됐어. 내가 졌다고."

 

"나 자세하단다! 알겠지, 카나가와와 아베 잇큐는..." "장르가 달라." 블레이즈가 말했다. "그래, 그래, 자세하네 할머니. 그래, 잘 됐네..." "있잖아, 블레이즈=상." "아앙?" 할머니가 블레이즈를 보고 미소지었다. "고맙구나."

 

"뭘..." 블레이즈는 머쓱해졌다. "그만해! 그러니까, 이젠 됐다고 말하잖아. 그 자식한테 돈은 받을 거고! 비즈니스! 그러니까 그만둬 그런 거!" 그녀는 할머니에게서 눈을 피하며, 트레일러 하우스를 봤다. 차 앞에 세 사람. "아앙?" 블레이즈는 손을 머리 위에 대고 봤다.

 

블레이즈의 옆에서, 할머니가 벌벌 떨기 시작했다. "설마...설마." 그 눈에는 굵은 눈물이 가득 고였다. "에? 뭐야, 할머니? 에?" 블레이즈는 멀리 있는 세 사람과 할머니를 번갈아 봤다. "에?" "히토미! 히, 히토미." 내딛는다. 한 걸음, 두 걸음. "이런 일이...내는...뭐고...무슨 일인고..."

 

..."어머니!" 달려가는 히토미의 등을 보며, 낸시는 옆의 후지키도에게 말했다. "당신, 죽었을 리가 없다고 말했잖아. 그 때, ...그 메일만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거야? 실제 유서잖아." "자살하는 사람이, 일부러 해킹해서 전신까지 쓸 거라고 생각할 순 없소." "그런 거려나?"

 

"수습할 데까지는 수습했소." 그는 말했다. 낸시는 어깨를 움츠리며 말한다. "그래...모나카=상에게는, 닌자에게 목숨을 위협받는가 싶더니, 쭉 만나지 못하던 아드님과 감동적인 재회...그저 놀랄 뿐, 인 거려나. 판타스틱." "묘지에서 산 사람이 돌아왔다는 것이요."

 

"뭐야! 나한테도 설명해!" 블레이즈가 외쳤다. "뭐야? 이거? 이제 됐어? 끝났어? 나한테 돈 내...붓다 FUCK!? 거기 여자! 너!" 낸시를 가리킨다. "너! 옛날 그거, 아직 안 잊어버렸어!"

 

"나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것 같아." 낸시는 미소지었다. "회사에서 발견한 데이터 건은, 나중에...단편적인 것에 불과하지만,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어." "음." 후지키도는 끄덕였다. "기다려!" 블레이즈의 화난 외침. 낸시는 떠나며,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

 

[더 판타스틱 모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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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피소드는 다이하드테일즈 아카이브에서 번역되었으며 일절의 영리목적이 없다.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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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버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