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호리이 무라카미에 해당되는 글 1건
- 2021.05.29 위어드 원더러 앤드 와이어드 위치
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injaslayer&no=17646&search_head=40&page=2
디시인사이드 '더라브' 님 번역
두통. 몸이 무겁다. 호리이 무라카미는 최저한의 암호화도 되지 않은 불결한 무선 LAN 전파가 난무하는 꼬질한 민박 살롱 'MASUDA'의 어느 방...... 삐걱이는 침대 위에서 서서히 눈을 떴다. 왼쪽 망막에 임플랜트된 사이버네틱스 아이가 천천히 기동되어 형광녹색 IRC 시스템 로그를 시야에 쏟아낸다.
가장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자세, 몸의 오른쪽 반신을 아래로 늘어뜨린 채 아직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도피생활을 감안한다면 너무나도 짧은 휴식이었다. 그래, 잠들어 버리고 만것이다. 의외로. (((우웩, 뭐야, 이 냄새))) 그 여자 코드 로지스트에게 가장 처음 이상 상태를 전달한 것은 사이버네틱스로 바꾸지 않은 원시적인 오감이었다.
호리이는 미간에 주름을 잡고서 얼굴을 찌푸렸다. 슬램의 변소에 만연하는 질병을 방불케 하는 조잡한 바이러스가 갈색 얼룩진 전파를 타고서 자신의 파이어 월(* 방화벽)을 쓰다듬는 듯한 불쾌감을 맛보았다. LAN을 만일을 대비해 닫는다. 이상한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의사감각이 아니야)))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후각, 그리고 청각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귀에 거슬리는 날개짓 소리. 파리다.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거, 강한 알콜 냄새...... 그리고...... 썩은 고기......!?))) 어젯밤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보다 빠르게 호리이의 육체는 위험회피 행동을 취하며 벌떡 일어났다! 이상한 냄새! 그것은 침대 바로 옆에 있는 시체에서 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순간, 너덜너덜한 웨스턴 햇을 쓰고 있는 시체는 "곤란하군" 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눈꺼풀이 썩어서 떨어진 그 눈동자로. 나무아미타불! "아이에에에에!" 호리이는 용수철 장치를 방불케 하듯 침대 위에서 뛰어 내리고 새된 고함소리를 지르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비명은 깨끗하게 지워졌다.
"응읍-!" 호리이는 침대 옆에 덩치 큰 좀비 사내에게 뒤를 빼앗기고서, 붕대 위에 가죽 장갑을 낀 커다란 손으로 입이 틀어막혔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는 재빠른 솜씨다. 호리이은 무엇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사이버네틱스 아이 조차 그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다. 어째서냐면 그 남자는 닌자였기 때문이다.
"아가씨, 비명을 지를 거라면 나가도록 하지. 나는 귀찮은 일은 질색이야" 시체가 말했다. "여기는 4층이야. 아직 비명을 지를 생각이라면 당신을 그 창문에서 차가운 도로로 집어 던져서 테크노 갱인지 야쿠잔지, 아니면 아마쿠다리 놈들이 다리가 부러져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당신을 데려가게 해서......"
아마쿠다리. 그 무시무시한 비밀결사의 이름을 듣고서 호리이는 저항을 멈추었다. "......그러고서 이 살롱이 조용해진다면, 나는 다시 혼자서 술로 목이라도 축이도록 하지. 어때. 그걸로 좋은가?" "응읏-" 호리이는 이번에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거 참 잘됐군" 시체는 천천히 손을 떼었다. "나도 별로 하고 싶지 않았거든"
호리이는 침대 위에 앉아서 식은땀을 닦고 숨을 가다듬었다. 그 시체는 조금 떨어진 벽쪽 깜빡이는 LED 본보리(* 등롱) 아래에서 그녀에게 등을 돌린 채 검은 카속(*) 코트를 목까지 잠그고서 냄새를 지우는 강한 알콜을 뿌리고 있었다. "미안해요" 호리이는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고서 그윽하게 사과했다.
(* Cassock, 가톨릭 성직자들이 입는 옷)
아직 호리이는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어째서 자신은 시체에게 사과를 하고 있는 것인가, 하고. 그러나 그녀는 어젯밤 살롱에서 이 남자에게 실제 도움을 청했던 것이다. 좀비라는 것은 몰랐지만. "나도 나빴어" 그녀를 충동적으로 집어 던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시체가 대답했다. 그는 이 60초 동안에 상당히 뉴런을 혹사시켰다.
시체는 복장을 갖추는 것을 끝마치고 호리이에게서 그림자인 것 처럼만 보이는 장소로 걸어가 뒤로 돌았다. 그 얼굴도 눈가를 가리게 푹 눌러쓴 모자 때문에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썩어가는 육체를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성가신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직 조금, 갈팡질팡하고 있어서 그만" 호리이는 어둠에 몸을 기댄 괴물을 향해 말했다.
"어잿밤의 일을 생각해내야 해요. 그러니 다시 자기소개를 하겠습니다" 다부진 여성 코드 로지스트가 말했다. "도-모, 호리이 무라카미 입니다" 그려는 침대에 앉은 채 어둠 속 괴물에게 오지기했다. 그의 실루엣은 어째서인지 조금 전 보다 훨씬 작게 느껴졌다. "......도-모, 제노사이드 입니다" 시체가 대답했다.
위어드 원더러 앤드 와이어드 위치 (Weird Wanderer and Wired Witch) #1
나카니 스트리트의 민박 살롱 'MASUDA'의 어느 방에서 두 사람은 기묘한 대화를 시작했다. 그의 발 근처, 회색 싸구려 카펫에는 썩어 떨어져 나간 육체에서 흘러내린 강한 알콜의 얼룩이 번져 있었다. 호리이는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찌하여 시체와 잠들게 되었는지, 그 전말을.
...... 밤. 중금속 산성비가 내리는 네오 사이타마의 밤속을, 후드를 눈까지 눌러쓴 여자가 홀로 가끔 뒤를 보면서 걷고 있었다.
치안유지 경찰 하이뎃카의 장갑차가 도로정체를 헤치고 나아간다. 호리이는 반사적으로 도로를 스캔하는 한자 서치라이트에게서 눈을 돌렸다. 그 직후, 아나키스트가 보도에서 장갑차를 향해 돌진했다. "우왁 관리사회!" "까고자빠졌네-시민!" 장갑차 안에서 성난 목소리. "아밧-!" 그는 너무도 싱겁게 치여 죽었다.
사이버 선글라스를 낀 시민 무리는 묵묵히 보도를 계속 걸었다. 빌딩의 대형 모니터에는 공화국과의 보이지 않는 '전쟁'. 호리이도 무시무시한 공포와 위압감을 느끼면서 입을 꾹 다물고 계속 걸었다. "이건 엄청나군요!" "내거야!" 뒤쪽에서는 누군가가 차도의 시체에 떼를 지어 모여, 사이버네틱스 무기와 총기를 찾아 뒤진다.
고고고고고...... 참치 체펠린이 저공비행하며 과잉소비와 이웃 감시를 부채질 하는 네코네코 카와이이의 최신 PV로 융단폭격을 날린다. 언제부터 이러한 광경이 다반 인시던트(* 일상 다반사)가 되어버렸더라? 호리이는 생각했다. 모든 것은 시민이 깨닫지 못한 곳에서 진행되었다. 깨달았을 때에는 모든 것이 늦어 있었다.
호리이는 고향으로 가고 있었다. 나카니 스트리트로. 그녀의 시민 데이터에 나카니라는 문자는 없다. 이미 십년도 전에...... 고등학교 기숙사에 들어갈 때, 해커에게 기록을 고쳐 써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시민!" "ID를 제시하십시오 시민!" 조금 앞쪽, 하이뎃카의 치안 검문소를 보면서 그녀의 표정은 굳어졌다.
'안심하고 질서' '모두가 협력' '전쟁 중이므로' 라는 붉은 LED 문자가 검문소의 대형 전광판에서 흘러간다. "시민 ID, 그리고 사원증...... 도움이 되면 좋겠는데" 호리이는 디스트릭트 경계 검문으로 향하는 신호를 기다리는 줄에서 기도하듯이 혼잣말을 했다. 신호기 위에는 감시 카메라가 무표정하게 시민들을 스캔한다.
"시민!" 엄격한 하이뎃카가 핸디 스캐너를 들고서 손짓한다. "도-모" 호리이는 미소를 지으며 ID를 제시했다. 오나타카미사 계열 카치구미 기업 사원증도 함께. 삐뽓. ...... 결과는 시민 쪽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 나란히 앉은 3명의 하이뎃카 대원들이 아무말 없이 전원 동시에 UNIX를 바라본다.
(((어째서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거람?))) 호리이는 심장을 꽉 쥐고 있는 것만 같은 공포감을 맛보았다. "뭔가, 문제라도?" "......이 앞은 치안이 나쁜 디스트릭트 입니다, 시민" 하이뎃카가 경례하며 말했다. 그들의 장비는 오나타카미사에서 만든 최신형으로, 오나타카미 트루퍼즈라고 부르는 시민도 있다.
"제 마음 아닌가요? 자신의 안전 정도는 지킬 수 있어요" 호리이는 세게 나섰다. 상대가 평범한 맛포였다면 이런 귀찮은 카치구미 사라리만을 아무말 없이 통과시켜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이뎃카는 달랐다. "오늘 밤은 허가할 수 없습니다, 시민. 자택까지 에스코트 해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저쪽 세큐리티실에서 기다리시죠"
호리이는 그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세큐리티 도어를 나와 '우선 확인' '시민을 지킨다' 등 획일적인 포스터가 붙어 있는 복도를 나서서 타타미 6장 정도 되는 개인실로 들어갔다. "협력해주셔서 도-모, 시민!" 옆에서 따라온 하이뎃카는 경례하며 도어를 잠그고 복도에 가래를 뱉고서 검문소 쪽으로 돌아갔다.
""기분의 문제~!"" 오이란드로이드 아이돌 듀오의 테크노 가창곡이 조용히 흘러나오는 방안에서 호리이는 생각했다. (((이거, 꼼짝없이 잡힌건가?))) 그녀는 어리석지 않았다. 땀을 닦는다. 그녀의 논리적 사고는 수수께끼의 야쿠자를 방불케 하는 추적자들과 하이뎃카 사이에서 무언가의 연결고리를 느꼈다.
무언가 보이지 않는 강대한 힘이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것을 이론적으로도, 또한 본능적으로도 호리이는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모든 재난은 극북의 땅. 도산코(*) 황무지에서 시작되었다. 그녀의 부서의 상사와 동기 여러 명이 어느 날 갑자기 도산코 지사로 보내져 돌아오지 않게 되었다.
(* 인살 세계의 홋카이도. 자세한 것은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을 보면 좋다)
호리이는 선택받지 않았다. 호리이와 절친했던 마스이가 보내져 곧 소식 불통이 되었다. 군사 관계 프로젝트라고 한다면 연락을 할 수 없는 것도 신기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무언가가 묘했다. 곧 새로운 UNIX 기술자와 해커가 충원되어 그녀의 부서는 보기에는 원래 사이즈로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몇명이 도산코로 보내졌다. 그런 일이 3번 이어졌다. 그들 또한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에는 도산코 콜로니들에서 대규모 폭동사건 및 그리즐리 공격 사태가 일어났음(*)이 발표되어 파견된 사원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 호리이는 호기심에 의해, 아니, 시기심과 정의감에 의해 그 정체를 탐색하고야 만 것이다.
(* 3부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그러나 헤이안 시대의 군사 미야모토 마사시의 코토와자에도 있는 대로 '땅파기 좋아하는 개는 경봉으로 두들겨 맞는다'. 사내 데이터를 탐색하던 호리이는 수수께끼의 비밀결사 아마쿠다리 섹트의 이름을 알게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날 밤, 그녀는 아마쿠다리 앰블렘 넥타이 핀을 하고 온 삼인조를 맨션 주차장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도망친 것이다.
(((나에게는 힘이 있어. 나는 선물을 받았다구. 그걸 놈들에게 넘겨줄 생각은 없어......!))) 호리이는 자신에게 타이르듯 혼잣말 했다. 그리고 벽에 있는 LAN 단자 포트를 보았다. 하이뎃카 시설에서 해킹을 한다면 더 이상 변명도 무르는 것도 불가능 할 터.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직감을 믿었다.
5분 후. 검문소에 비상 결보가 울리고 모든 세큐리티 도어가 해제되었다. "아이에에에에!" "화재!?" 줄서있던 시민들이 술렁거린다. 호리이는 혼란을 틈타 검문소 밖으로 달아났다. 검문소에는 때맞추어 3명의 추적자와 3명의 하이뎃카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여섯 쌍둥이 같았다.
호리이는 어린 시절에 이곳에서 살던 지혜를 살려 마케구미 시민의 혼잡 속에 교묘히 섞여들어 치안이 나쁜 마네키 디스트릭트로 도망쳤다.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노점에서 산 디지털 트라이벌 문양의 즉석 형광 유체 타투를 왼쪽 뺨에 새겼다. 하이뎃카의 영향력에는 차이가 있어서 다양성의 케오스가 그녀를 은폐했다.
나카니 스트리트가 가깝다. 십년만의 귀향이다. 지금 그녀는 욕심 많은 불량배나 갱의 눈에서 신분을 감추어야 하는 카치구미다. 잠깐의 타임 랙을 지나 무시무시한 불안감이 그녀를 덮쳐왔다. 거기에 자신이 있을 곳이 있을까? 카치구미 맨션은 검문소보다 아득히 먼곳에 있으며, 이젠 돌아갈 수 없다.
"나에게는 힘이 있어" 호리이는 후드를 다시 푹 눌러 쓰고 스스로를 격려하듯 혼잣말 했다. 음성이 아니라 망막 사이버네틱스 아이에 문자 표시로. "언젠가 치밀하기 그지 없는 정밀함과 지략으로, 정확하게 겨냥한 코딩으로 세계도 바꿀 정도로. 그런 힘이 나의 뉴런 속에 잠들어 있어. 그러니까 살아 남을거야"
호리이는 자신의 힘을 믿었다. 센세이가 말했던 대로, 자신의 안에는 거침없는 힘과 가능성이 잠들어 있다고. 단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세계조차 뒤집을. ......코드 로지스트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이는 모두 그러한 큰 뜻과 야망을 품고 있다. 그리고 종종 그것이 지나쳐 실패한다. 그러나 그녀는 동시에 자신의 힘의 종류를 알고 있었다.
코드 로지스트라는 것은 직업의 이름이 아니다. 지금은 작동원리가 반쯤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구세기의 코드나 프로토콜을 연구하여 그것을 주로 바이러스 형태로 조작하는 자들을 해커들이 이르는 존칭이다. 멸칭으로는 위치. 당연하지만 구세기의 UNIX 하드웨어에 대해 깊은 지식을 가진 자가 많다.
반쯤은 직감에 의지한 신비적 코딩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그들은 해커의 전문 분야 중 하나 같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해커 같은 IRC 전투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으며 타이핑 속도도 그다지 빠르지 않다. 해커를 전뇌 공간의 무대에서 싸우는 사무라이라고 비유한다면, 코드 로지스트는 말하자면 무기 장인이다.
'아무것도 없는 거리' '직결된 당신이라면' '잠깐 체험' ...시대에 뒤쳐진 네온 간판이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 나카니 스트리트가 가깝다. 침을 삼킨다. 크녀는 카라테 도죠에 다닌 적도 없는 취약한 여성이다. 슬럼의 뒷골목에서 두꺼운 팔이 튀어나와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어둠 속으로 끌려들어가 삼켜지면 돌아오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연산 증폭기' '돈이 없다' '바카' '기판' 등의 스프레이 문자가 블록 담장을 지배한다. 추잡한 길에 깔려 있는 불법 노점. 나카니 스트리트다. "나를 째려봤겠다!? 째려봤지!?" "아이에에에에에!" 테크노 갱이 활개치며 사이버 선글라스를 걸친 노점상을 붙들고 있다. 치안이 악화되고 있다.
호리이는 후드를 더더욱 푹 눌러쓰고서 형광 타투를 희미하게 노출시켜 구세기의 발굴 파츠를 사러 온 위험한 로그 해커를 방불케 하며 걸으려고 했다. 그러나 내심은 다리가 위축될 것만 같은 불안감과 함께하고 있었다. 십년 전과는 모든 것이 바뀌어 있었다. 아는 얼굴이 있을까? 그들은 자신을 알아볼 것인가?
호리이는 피난처로 자신의 고향을 골랐다. 그러나 그것은 과연 정답이었을까? 대학 졸업 이후, 나카니 스트리트의 사람들과는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변해 버린 거리는 그녀를 이물질로 취급하여 배제하려는 것만 같은 기색이다. 그녀 자신도 스트리트에 만연한 물리 전파 양면의 비위생적인 모습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십년은 길다.
'카와이이 반도체!' '실제 저렴함!" '구세기 폴리곤!' 호리이는 노점상들의 얼굴을 스캔하면서 주의 깊게 나아갔다. (((우선은...... 센세이를 찾아야 해......))) 그녀가 의지할 상대는 이 마을 최대의 카리스마 존재이자 과거 호리이의 재능을 발견해 준 은사, 쿠라타 명인이다.
하지만 노점상과의 인터뷰는 실제 난항을 겪었다. 암호가 변해버린 것인지, 사람이 변한 것인지 과거에 그녀가 알고 있던 암구어를 대도 쿠라바 메이진이 있는 곳은 찾아낼 수 없었던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그들은 무언가를 두려워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주거복합 빌딩의 불법 기판 가게나 데이터 숍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당신, 사람을 찾고 있는건가......? 나쁜 말은 하지 않을테니, 원래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이 마을은, 이미......" 지역 주민같아 보이는 LED 삿갓을 쓴 노인이 실의에 빠진 호리이를 못본채 하지 못하고 말을 걸었다. 호리이는 기억 속 스위치가 켜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따뜻함. 과거 가난한 와중에도 존재했던 따뜻함이 아직 여기에.
그 순간 """까고자빠졌넴마-!""" """죽는담마-!""" 갑자기 스트리트에서 야쿠자와 갱이 총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아밧-!" LED 삿갓 노인이 유탄을 맞고서 졸도! 즉사!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에에!" 호리이가 절규! ""아이에에에에에에에!"" 우왕좌왕하는 시민!
"너이새낌마-!" "알겠냐웃기지말람마-!" BLAMBLAMBLAM! 피가 얼어붙는 것 같은 무시무시한 야쿠자 슬랭과 총성이 거리를 뒤덮고 비명소리가 그 사이를 가득 메운다. "아밧-!" 노점상이 또 혼자 포장마차에 푹 엎드리고서 죽었다. 귀중한 파츠가 길 위에 떨어지고, 도망치려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에게 짓밟힌다.
"붓다! 또 영역 다툼이야!" "이제 이 스트리트는 끝장이다!" 노점상들이 도망치면서 외친다. "아이에에에에에!" 호리이도 머리를 낮게 깔고서 무작정 도망쳤다. 총탄이 바로 옆을 스친다. 그리고 그녀는 사거리를 돌아 순간적인 판단으로 허접해 보이는 민박 살롱 'MASUDA'에 뛰어 들어간 것이다.
완전히 공황상태에 빠져 있던 호리이는 그 전후의 기억이 약간 날아갔다. 그러나 잠시 후 총격전이 잠잠해 지고, 마찬가지로 도망쳤던 노점상들이 마치 이것이 다반 인시던트라는 것 처럼 시체가 굴러다니는 스트리트로 돌아왔다. 호리이는 그들이 제정신인지 의심하면서 술집에 머물렀다.
술집에서 안전하게 머무르려면 술을 주문하고 있을 곳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호리이는 'MASUDA'에 입점한 적 따윈 없고, 이 근처 가게에 있는 암묵의 룰에도 익숙하지가 않았다. 배달꾼, 프리랜서 야쿠자, 약물 중독자, 신념이 확실한 로그 해커, 고급 사이버네틱스 창녀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본다.
호리이는 기도하는 것 같은 마음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아무리 탐구심이 넘치는 유능한 코드 로지스트라고 해도 그녀는 뒷세계의 주민이 아니다. 여기서는 완전히 무가치하고도 무력하며, 이물질이었다. 그녀는 시선을 피하기 위해 오스모우 웨스턴 기타 연주가 울리는 가게 안을 깊숙이 깊숙이 파고 들어갔다.
언제 주문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녀는 찰랑찰랑하게 부어진 무거운 케모 비어 잔을 위태롭게 흔들면서 쥐고는 댄스 파티의 상대에게 허물어진 벽의 꽃을 방불케 하며 우왕좌왕 하고 있었다. 입구 방향을 되돌아 보는 순간, 그녀의 사이버네틱스 아이는 위험한 징후를 감지했다. 온몸을 검은색으로 두른 추적자 3인조가 다가오고 있었다.
3인조는 호들갑을 떠는 기색은 없이, 손님들에게 무언가를 탐문하고 있었다. 자신을 찾아 온 것이다. 호리이는 절망에 집어삼켜질 뻔 했다. 그 때 그녀는 본 것이다. 민박 살롱 구석, 가장 어둡고도 불길한 장소에서 둥근 테이블에 홀로 조용히 위스키를 마시고 있는 너덜너덜한 카속 코트와 웨스턴 햇을 걸친 덩치 큰 사내를.
호리이는 그 남자 주변만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그 남자의 주변에는 다른 불량배와는 다른 기묘한 아트모스피어가 감돌고 있었다. ...... 어떻게든 되라. "도-모. 합석해도 괜찮을까?" 죽음을 각오한 대담함을 품고 호리이는 입구를 등지고서 그 남자와 같은 둥근 테이블에 앉았다.
"......도-조" 음악을 듣고 있던 그 남자는 한 템포 늦게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독한 알콜 냄새가 풍겨온다. 총탄 구멍이 몇개 뚫려있는 웨스턴 햇 아래에는 눈꺼풀이 없는 눈이 기분 나쁘게 빛나고 있었지만 그는 그것을 호리이에게 드러내지 않았다. 호리이는 오히려 그 차분한 태도에 안도감을 느꼈다.
호리이의 사이버네틱스 아이는 둥근 테이블에 놓인 몇개의 술병 중에 하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그 병에는 가게 의 반대쪽 모습이 반사되어 비추어지고 있었다. 천천히 추적자들이 뒤에서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마쿠다리라는 이름의, 얼굴 없는 시스템이.
"나중에 이유를 설명할테니 부탁 좀 할게" 호리이는 후드를 벗고 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녀의 지금 머리 스타일은 트윈 오당고(*)라 불리는 스타일로, 영리해보이는 이마를 드러내고 있었다. 검은 눈썹은 힘차게 뻗었으며 참을성과 고집을 느끼게 한다. "귀찮은 일은......" "쫓기고 있어. 나에 대해서 묻는다면 단골이나 뭐 그런 거라고 말해주기만 해도 되니까..."
(* 경단. 명작 애니메이시욘 '클라나드'의 '당고 다이가조쿠'의 경단을 떠올리면 실제 옳다)
"귀찮은 일은... 사양이다. 나는 오늘 밤은 조용히 술을 마시고 싶을 뿐이야" 그 남자는 가게의 상황을...... 사람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클론 야쿠자들을 바라보면서 담담하고도 메마른 어조로 말했다. 그것이 이 남자, 제노사이드의 거짓 없는 본심이었다. 호리이는 눈을 감고서 이를 악물고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제노사이드는 고민했다. 저쪽에는 초췌한 점주 츠루기 노인이 카운터에서 몸을 내밀고서 기도하듯이 흘러가는 상황을 보고 있었다. 제노사이드에게 있어서 클론 야쿠자를 죽이는 것은 대수로울 것도 없지만, 겨우 찾아낸 이 쾌적한 살롱 안에서 누군가를 죽이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오늘 밤만큼은.
점주는 알고 있었다. 손님들도 알고 있었다. 이 방랑자를 화나게 만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그리고 그의 존재로 인해 MASUDA 주변이 영역 다툼의 완충지대가 되었다는 것을...... 호리이의 오른쪽 어깨에 손이 놓여졌다. 그러나 그것은 클론 야쿠자의 것이 아닌 죽은 자의 손이었다. 그는 호리이에게만 들리게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제노사이드는 호리이에게 어깨를 드러내라고 조언하고서 그녀를 데리고 계단을 올라갔다. 추적자는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타투를 넣은 호리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2층부터 윗쪽은 민박이다. "그 여자는?" 심판 차림을 한 점원이 형식적으로 물었다. "내 게이샤다"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 거겠지" 심판은 공손히 길을 열었다.
========
위어드 원더러 앤드 와이어드 위치 (Weird Wanderer and Wired Witch) #2
(지금까지의 이야기 : 여자 코드 로지스트 호리이 무라카미는 아마쿠다리 섹트의 음모를 알게 되어 쫓기는 몸이 되었다. 암흑관리사회가 되어가는 네오 사이타마에서 그녀는 고향 나카니 스트리트로 도망쳤다. 그럼에도 쫓아오는 아마쿠다리의 추적자들! 크들로부터 호리이를 구한 것은 방랑자 좀비 닌자, 제노사이드 였다!)
"큰일임다, 엄청난 일이 터졌슴다!" 어둑어둑한 야쿠자 클랜 사무소에 사악한 게 자수가 새겨진 가죽 잠바를 입은 레서 야쿠자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왔다. 그 오른쪽 눈은 사이버네틱스. 덧붙여 왼손에는 케지메 된 손가락이 2개. 머리 스타일은 거꾸로 선 붉은 머리. "보고해라" 가죽 의자에 앉은 두목이 연어알 스시를 씹으며 낮은 목소리로 지시했다.
붉은 머리 야쿠자는 두목의 날카로운 눈빛과 사무소 안에 있던 다른 그레이터 야쿠자 몇 명의 서슬 퍼런 시선을 한몸에 받는 꼴이 되었다. "하쿠이! 너이새낌마-! 블랙핸드=상이 식사중이신뎀마-!" 아니나 다를까 예의작법에 대해 철저한 그레이터 야쿠자가 분기탱천하여 소리를 질렀다. "죄, 죄송함다! 그래도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이" 블랙핸드라 불린 두목이 그 그레이터 야쿠자에게 손짓했다. 사무소 안에서도 블랙핸드의 주변만은 조명이 닿지 않아 어둡고도 불길한 아트모스피어였다. 손안의 연어알스시만이 선명하게 붉었다. "하, 하이......" 그레이터 야쿠자가 다가선다. 그 직후 "이얏-!" "끄악-!"
나무삼! 이 무슨 재빠른 솜씨!? 그레이터 야쿠자는 순식간에 뒷통수가 붙잡혀 그 얼굴을 강화 유리로 만든 야쿠자 데스크에 쳐박히고 코가 깨져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선혈이 튀어 연어알 스시가 담겨있던 커다란 흑칠 오봉에 붉은 선이 생겨났다. "아...... 아밧......" "나는, '보고해라'라고 말했다"
"네입! 알겠슴다!" 붉은 머리 야쿠자, 하쿠이는 거친 숨을 가다듬으며 보고를 시작했다. 전통있는 야쿠자 클랜, 컷스로트(*) 카니(**) 야쿠자 클랜을 빼앗은지 오래된 극악무도한 찬탈자 블랙핸드에게. "테크노 갱단 놈들이 그 좀비 놈을 요짐보(***)로 고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cutthroat, 살인자, 극악무도한 자)
(** 게)
(*** 보디가드)
"뭐라......? 그건 확실한 정보인가?" 스시를 쥐고 있던 블랙핸드의 손이 멈춰섰다. "네입, MASUDA 살롱에 테크노 갱단의 교섭인이 나타나 그 좀비 놈의 테이블에 앉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세한 내용은?" "조사했습죠. 교섭인은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살아서 나왔다고 함다. 다들 죽을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애초에 그 좀비 닌자와 교섭이라는 게 가능은 한건가?" 블랙핸드는 의문스러웠다. "술집에 늘 눌러 앉아있으니까 그야 뭐, 하려면 할 수 있지 않을깝쇼" 하쿠이의 보고는 불확실 그 자체였다. 다만 이런 변두리의 야쿠자 클랜 구성원 능력 따위 그 정도인 것이다. 블랙핸드는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불길함다. 그 날의 일을 아직 기억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그 놈이 오기 전까지는 저희 쪽이 우위에 서있었슴다" 하쿠이가 말했다. "그 날도, 우리 클랜과 D시즘III 패밀리는 스트리트의 패권을 두고서 그야 뭐 피투성이의 싸움을 벌이고 술집 앞에서 그쪽 간부를 죽이려 했습죠"
"그랬던 것을 그 놈, 무시무시한 쇠사슬이 달린 버즈소(*)을 휘둘러대서는 술집 앞에서 항쟁을 펼치던 젊은 놈들, 이쪽과 저쪽 다해서 10명에 클론 야쿠자들, 관계 없는 페케롯파 컬트의 순례자 5명까지 포함해서 순식간에 네기토로로 탈바꿈 시켰었슴다" 하쿠이는 왼손을 들어 보였다. "제 손가락도"
(* buzz saw, 둥근 톱)
"혹시 그 자식이 저쪽에 붙는다면 그야 뭐 말할 것도 없이 재앙임다. 무엇보담도, 저쪽은 그걸로...... 닌자가...... 2명이 되는 거니까요" 하쿠이가 말했다. 블랙핸드는 대답하지 않고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스시를 씹었다. 방 안에는 무거운 긴장감. "저 뭔가, 잘못 말한 것...... 있었습니까요" 하쿠이가 오들오들 떨며 물었다.
챠를 다 마시고서 블랙핸드가 말했다. "......네놈은 이디옷트지만 운이 좋다. 장래성이 있군" "도, 도-모" 하쿠이는 벌벌 떨었다. 탁상용 본보리(* 등롱)에 나방이 날아 들어 가죽 의자에 깊숙이 앉은 두목의 얼굴과 비밀스러운 문장을 드러냈다. 아마쿠다리 닌자다......! 오른쪽 눈에는 심한 상처가 있다.
"네놈이 교섭인이 되서 그 좀비 닌자가 있는 곳에 다녀와라. 놈들이 어떤 조건을 제시 했는지를 확인하는 거다" 블랙핸드가 말했다. "아이에에에에에에! 그...... 그런!? 제가 교섭인을......!?" 하쿠이는 겁에 질렸다. 벽쪽의 그레이터 야쿠자들은 앞뒤 가리지 않는 눈매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
나카니 스트리트, 지하 채굴 시설 내부. 테크노 갱단 'D시즘 III 패밀리'의 UNIX 아지트에서는.
"보스, 제노사이드=상과의 교섭은 실패로 끝났다고 합니다" 검은 해커 갱 슈트를 입은 GN마사루VI가 간부인 D시즘VII에게 그리 보고했다. 두 사람의 눈가는 테크노 갱단 특유의 특징적인 사이버 선글라스로 덮여 있었다. "실패로 끝난건가? 교섭인은 살해되었나?"
"놉(Nope). 비호전적 어프로치로 인해 같은 테이블에 앉는 것에 성공. 그러나 십분이 넘었음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합니다" GN마사루VI가 담담히 보고했다. "그가 마침내 죽은 건 아닌가?" D시즘VII가 의문스레 말했다. "아뇨, 신음소리 같은 건 내고 있었다고 합니다" GN마사루VI가 말했다. "자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총알을 머리에 쳐박아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을" D시즘VII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GN마사루VI는 어깨를 으쓱했다. "만일 살아있다면 분노로 미쳐 날뛰는 좀비 닌자가 다 때려부수러 오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시체 썩은내를 견디지 못하고 교섭인은 울면서 집에 돌아온건가?" "메시지 소자를 남기고 왔습니다"
"그래서 다른 한쪽의 보고는?" "우리들의 움직임을 경계한 야쿠자가 반대로 제노사이드=상을 고용하러 MASUDA에 교섭인을 보냈다고 합니다" "하앙......" D시즘VII는 잠시 담배를 태웠다. 그러다 갑자기 챠카 건의 방아쇠를 당겼다. BLAM! "아밧-!" GN마사루VI의 무릎을 관통!
"FUCK 새끼야! 그러다 그 뉴런이 썩은 자식이 야쿠자 쪽에 요짐보로 붙는다면 어떻게 될 것 같냐 FUCK 새끼야!" D시즘VII은 격노하여 책상 위로 쓰러진 GN마사루VI의 배를 걷어찼다! "아밧-!" "네놈의 생체 LAN 단자를 FUCK 해줄까! 이 FUCK 새끼가!"
"아이에에에에!" GN마사루VI은 머리 뒷쪽 생체 LAN 단자 옆에 챠카 건의 차가운 총구가 닿는 느낌에 실금! 테크노 갱단은 해커 컬트와 전형적인 마피아를 섞어놓은 것 같은 존재다. 그들의 본성은 결국 여기 저기 굴러 먹는 불량배로서, 폭력 위에 해커 슈트를 입혔을 뿐인 범죄집단인 것이다!
"D시즘VII=상, 그 정도로 해두시길" 철조망 도어가 열리고 갑자기 닌자복장을 입은 남자가 나타났다. 신체의 일부가 울퉁불퉁한 사이버네틱스로 바뀌어 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아마쿠다리의 문장도. 오오, 이 무슨 일인가! 이 남자 또한 아마쿠다리 닌자인 것인가! "그 녀석은 다음 교섭인으로 써먹으면 돼. 죽어도 상관 없는 놈이니까"
"드레드노트=상, 과연 우리 패밀리의 참모!" D시즘VII이 양팔을 벌리며 웃는다. 드레드노트라 불린 닌자 또한 책상에 있는 담배를 들고서 빨았다. "그 녀석을 고용한다고 한다면 순식간에 전쟁. 그 좀비 닌자 때문에 이미 제법 많은 시간을 잡아 먹었다. 그런 만큼 단숨에 반격을 펼치자"
"하지만 만일 그놈들이 요짐보를 고용한다면..... 상대쪽에겐 닌자가...... 2명" D시즘VII가 말했다. "만일 그렇게 된다고 해도 놈들은 급하게 쳐들어오지는 못할 터. 억지로 쳐들어왔다간 쿠라타 명인과 로우 비트 마인을 잃게 된다. 스트리트의 가치가 제로가 되는거지" 드레드노트가 말했다.
"확실히 그렇군. 그 시체는 앞뒤 가리지 않고 죽이는 것 밖에 하질 못해. 고용한다고 해도 수비로 돌릴 수 밖에 없는가" D시즘VII가 끄덕였다. "블랙핸드=상이 어지간히 이디옷트가 아닐 경우엔 말이지" 드레드노트는 사이버네틱스로 바꾼 오른팔에서 환지통을 느끼며 혀를 찼다. 책상 위의 바이오 용액 실린더에는 원수의 눈알이 떠다니고 있었다.
-------------------------------------
"쿠라타 명인이라...... 지하에 감금되어 있다는?" 호리이는 귀를 의심했다. 고령인 명인에게 믿을 수 없이 실례가 되는 행위다. "실례 정도가 아니야, 엉망진창이라구. 이 거리는 이미 끝장이야, 손님" 점주인 츠루기 마스다 노인은 케모 비어 술잔을 윤이 나게 닦으며 분한 듯 투덜거렸다.
술집은 영업 시간 전. 이곳에는 카운터를 사이에 둔 호리이와 츠루기 노인, 떨어진 테이블에 제노사이드. 그들 뿐이었다. "손님, 보이기로는 로그 해커나 뭐 그런 거 아닌가? 나같은 늙은이는 세세한 구별은 할 줄 모르지만 말이야. 메이진과 만나러 왔다면 방법이 틀렸어" 노인이 말했다.
호리이가 신음을 억눌렀다. "나쁜 말을 하지 않을테니 어서 이 저주 받은 거리를 떠나는 편이 좋아. 오늘 있었던 소동도 귀여운 편이지. 저기 있는 저 남자가 없었다면 벌써 엣저녁에 더 큰 항쟁이 터져서 거리는 죽었을 거야. ......조만간 또 터질거야. 알겠지? 어서 떠나. 쫓기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게 해야해" 노인이 목소리를 감추었다.
"이미 갈곳이 없어. 라이트 있어?" "라이트라니" "말 그대로, 라이트" 호리이에게도 이 은어가 통할지에 대한 확증은 없었다. "설마, 당신" 츠루기 노인은 구형 사이버네틱스 의족을 울리며 걸어가 계산대 아래에서 특수 파장 스캐너를 들고 왔다. 호리이는 겉옷을 벗어 소매를 감아 팔 윗쪽을 드러냈다.
"깜짝 놀랐군. 여기 출신인, 게다가 쿠라타 명인의 제자인가" 츠루기 노인은 호리이의 왼쪽 팔 윗부분에 희미하게 떠오르는 특수 형광 타투를 확인했다. 십년의 세월이 형광성분을 열화시키긴 했지만 다행이도 남아있었다. "남아 있어서 다행이었네" 호리이 자신도 그것을 보는 것은 십년만의 일이었다.
"십년 전에는 이렇지는 않았어. 치안이 나쁘긴 했지만 매일같이 야쿠자와 갱이 큰길에서 죽고 죽이는 일 따윈 상상도 못했다구. 부탁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려줘" 호리이는 간절히 요청했다. 그것을 알지 못한다면 자신은 목숨을 부지하지 못한다. 츠루기 노인은 세상의 부조리를 한탄하면서 사건의 자초지종을 말하기 시작했다.
과거 나카니 스트리트는 무면허 의사와 불법 유출 파츠 가게들이 조금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 특징도 없는 전형적인 마케구미 지역이었다.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25년 쯤 전. 온천수를 찾으려던 광인이 우연히 스트리트 지하에서 대규모 구세기 UNIX 불법 투기장을 찾아내면서 부터다.
광인은 너무나도 큰 실망에 세푸쿠 하고 말았지만 그곳은 스트리트에 있어서 커다란 가치를 가진 광맥을 방불케 하는 장소가 되었다. 주민들 대다수가 이곳에서 위험한 채굴 작업을 감행하여 레어한 전자부품이나 데이터를 캐내어 스트리트에 즐비한 불법 기판 가게나 데이터 가게에 판매하게 되었다. 그 중심에 있던 인물이 쿠라타 명인이다.
쿠라타 명인은 위대한 코드 로지스트이자 납땜 숙련자였다. 그는 4개의 인두를 정밀하게 다루어 코딩된 구세기 IC를 상처 하나 없이 꺼냈다. 또한 발굴된 라디오 그리모어의 방대한 정보를 뇌내 기록하여 형식번호와 모양 만으로도 수 천 종류 이상의 파츠 가치를 즉시 그 자리에서 말할 수 있었다.
해커 컬트 교단원이나 야심있는 로그 해커가 그것들을 사들이기 위해 방문하여 자그마한 마켓이 형성되었다. 지하에는 제네레이터 폐기물이나 흉악 바이오 애니멀 군생지도 있었기에 위험했지만 주민들은 역할분담을 하여 비밀을 지키면서 참을성 있게 채굴을 계속했다.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이다.
윤택한 돈이 흘러들어오면 그것을 빼앗으려는 자도 나타나기 마련이다. 주변에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던 컷스로트 카니 야쿠자 클랜이 상납금을 받고서 경비를 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쁘지 않은 관계였다. 이 클랜은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을 뿐더러 UNIX에도 자세하지 않았기 때문에 돈만 준다면 안전을 보장해 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거리를 떠난 직후에...... 그런 일들이" "그리고, 5년 쯤 전엔가에 야쿠자들의 상태가 이상해 졌지. 오야붕이 죽었다던가 뭐라던가...... 아마 그때 세대 교체에 실패했을 거야. 3년 쯤 전에도 내부에서 쿠데타인지 뭔지가 일어났다고 들었어" 츠루기 노인이 말했다. "그 뒤로는 완전히 횡포 그 자체야"
"엉망진창으로 채굴을 해대서 아직 가능성 있는 로우 비트 마인을 찾아낸다면 좋지만 생활은 조금도 나아지질 않아. 전부 쥐어짜일 뿐이야. 거스른다면 그 즉시 케지메다!" 츠루기 노인은 카운터를 내리쳤다. "거기에 더해 테크노 갱까지 나타나 항쟁을 시작해버렸으니 이제 더는 눈을 뜨고 보지 못할 지경이야! 카악! 퉷!"
"돈이 움직인다고 해봐야 뻔하잖아. 여기는 작은 마을이야" "알고 있어" 호리이가 끄덕였다. "그런데도 놈들은 어째서 다투는가? 그건 아마 윗놈들 끼리의 인연 때문일 거야. 어느 쪽도 물러서려고 하질 않아. 야쿠자와 갱의 항쟁은 일진일퇴. 이곳 민박 살롱 근처에 그 완중지대가 되어 있어"
"상점 중 8할과 사이버네틱스 조합, 파츠 감정기사 조합은 야쿠자의 지배 아래에 놓여 있어. 테크노 갱은 거칠게 밀어 붙인 기습공격으로 로우 비트 마인과 쿠라타 명인을 빼앗았지" 노인은 팔짱을 꼈다. "채굴한 것을 팔아 치우려면 서로 거래를 해야만 해. 매일같이 알력이 발생하고 있어. 거리는 황폐해 지기만 할 뿐이야"
"맛포나 하이뎃카는?" 호리이가 물었다. "보고도 못본척이야, 알고 있지? 신부도 본즈도 이 거리를 버리고 도망쳐 버렸어. 사람이 죽어도 남아있는 것은 사이버네틱스 강탈자와 장기팔이 뿐이야. 1년에 한 번 하던 오봉 페스티벌 기억하니?" "응, 무척 좋아했었어" "벌써 몇 년 째 못하고 있어" "그럴수가"
나카니 스트리트에서는 1년에 한 번, 오봉(*) 시기에 주민들에 의해 정겨운 페스티벌이 진행되어 왔다. 오히간과 현세를 잇는 게이트가 열려 선조의 스피릿이 지상을 오간다는 오봉의 밤은, 설날과 쌍을 이루는 중요한 일본의 전통 문화다. 그것이 개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그것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 양력 8월 15일. 일본의 명절로 죽은 조상의 영혼이 돌아오는 날)
"저 사내가 오지 않았다면 이 거리는 이미 끝장이었을 거야. 최소한 우리집은 이미 폐업했겠지. 모두들 서로 죽여대니까" ...... 그것은 파멸을 약간 뒤로 미룬 것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곳에 남은 주민들은 도망칠 기력도, 다른 갈곳도 없다. 암흑관리체제와 공화국과의 전쟁이 주민의 이주와 재기를 한층 더 단단히 막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안쪽 테이블을 슬쩍 보았다. 제노사이드는 술병의 내용물을 글라스에 붓는 자세인 채로 30분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arrgh..." 신음 소리를 때때로 흘릴 뿐. "저러고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어" 노인이 말했다. "이런 말 하고 싶진 않지만, 저 나으리도 이젠 무리일지도 몰라...... 아무것도 먹질 않고 술만 줄창 마셔대니"
"저기, 츠루기=상. 뭐라도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 호리이가 물었다. "쿠라타 명인이나 그 제자와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야기를 하는 것 뿐이라면 간단해. 팔의 타투를 보여주면 야쿠자도 갱들도 펄쩍 뛰며 기뻐하면서 댁을 붙잡아 가서 감옥에 쳐넣을걸. 그런 방법이 좋은가?" "설마"
"그렇다면 야쿠자가 되거나, 갱이 될 수 밖에 없어. 야쿠자 사무소에는 제자들 중 몇명이, 그리고 갱의 지하시설에는 쿠라타 명인이 잡혀있다는 소문이야" "야쿠자나 갱 밑으로? 그건 무리지" "아아, 그렇겠지. 결국 답은 빨리 여기를 뜨는 것 뿐이야. 너무하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어" 노인이 말했다.
호리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서두르면 추적자는 따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디로 도망을 쳐야 하나? 그녀는 무력할 뿐더러 카라테 단수도 없고 그 외에 믿을 만한 친구나 선생님도 없다. 계좌는 동결되었다. 사면초가다. ...그 순간, 그녀는 제노사이드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마쿠다리" "아마쿠다리?" "츠루기=상, 알고 있어?"
"저 나으리도 이상한 말을 다 하는군. ...아마쿠다리...... 섹트... 아아, 그래. 생각났다. 저 나으리에게도 몇번이나 같은 질문을 받았었어. 그래서 모른다고 했더니 잊으라고만 하더군" "과연" 호리이는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침실에서 제노사이드가 했던 말...... 그만이 무언가를 알고 있다. 아마쿠다리에 대해서.
"......무심코 생각이 나서 이야기를 해버리고 말았군. 나으리에겐 비밀로 해주게" 츠루기 노인은 옆구리를 긁으며 말했다. 술집 안쪽을 슬쩍 바라보니 다행히 아직 제노사이드는 시체를 방불케 하며 경직된 상태 그대로였다. "말하지 않을게" 호리이가 대답했다.
(((혹시나 제노사이드=상도 아마쿠다리의 적...... 만약 그렇다면 내가 쫓기게 된 이유를 설명해 준다면 그가 도와줄 지도 몰라...... 그래도 확증은 아무데도 없어......))) 호리이는 생각했다. "잠깐만, 그렇지, 나으리다......!" 그 순간, 츠루기가 무언가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린 듯 말했다.
"안전하게 갱 일당이 될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츠루기가 말했다. "나으리를 요짐보로 고용하고 싶다고 갱의 교섭인이 왔었어. 저런 상태다 보니 대답은 하지 않았고, 저런 성격이다 보니 거절할거라 생각되지만. 교섭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나으리를 갱의 시설에 들여보내 주겠지. 나으리의 게이샤라면 함께 들어가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내 사정을 설명해서 같이 데려가 달라고 해보라는 거야?" 호리이가 물었다.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위험을 무릅쓴다해도 가능한 것은 감옥에 갇혀 있는 명인과 몇마디 나누는 정도가 전부일 터. 그럴 가치가 있을 것인가. 그리고 애초에 "문제는, 나으리가 그런 귀찮은 의뢰를 받아줄지의 여부지만" 츠루기 노인이 호리이의 생각을 대신 말했다.
"게다가 그가 갱쪽에 붙는다고 하면 균형이 무너져서 다시 스트리트에 전쟁이..." "아아, 분명 그렇게 될거야" 노인이 얼굴을 찰싹 때렸다. "만약에 야쿠자 쪽도 고용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온다면 양쪽 이야기를 들을만큼 듣고 고민하는 척 하며 지연시킬 수도 있을텐데. 미야모토 마사시의 코토와자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지 않나"
『돗소이!』 갑자기 술집의 전자 호출벨이 울렸다. 이런 시간에 대체 누가? "잠깐 기다려 주시게" 츠루기 노인이 수상쩍게 여기며 UNIX 단말 쪽으로 사이버네틱스 의족을 질질 끌며 설어갔다. 남겨진 호리이는 후드를 다시 눈까지 눌러쓴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제노사이드는 아직 굳어있는 채다.
달칵달칵달칵, 달칵달칵달칵달칵...... 폐점 상태인 어둑어둑한 술집에, IRC 타이핑 소리가 울려 퍼진다. 츠루기 노인과 바깥쪽 방문자가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는 것이다. 잠시 있으니 셔터의 틈새로 마키모노 스크롤을 쑤셔넣고 방문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돌아갔다. 노인은 마키모노 스크롤을 가지고서 카운터에 돌아왔다.
"뭐였어?" 호리이는 불안했다. "야쿠자 쪽 교섭인이었어. 그놈들, 갱단이 교섭하러 왔던 것을 알아차렸군.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했지만 이런 상태인 나으리와 만나게 할수는 없지" 라는 츠루기 노인. "위쪽에서 아직 자는 중이라, 만일 깨운다면 마구잡이로 화가 나서 사무소로 쳐들어 갈거라고 말해줬지"
"그래서,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될지는 이제 나으리 하기에 달려있지. 나으리가 움직인다면 이야기를 해줄 수 밖에. 당신과 이야기 하는 동안에 이 영감도 결심을 굳힐 때가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나으리가 와서 잠시 평화로웠지만 그건 이 술집에 한정된 이야기야. 결국 무언가 하지 않으면 이 거리는 늦건 이르건 죽게 되겠지"
"그래, 이야기를 해볼게" 호리이가 끄덕였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가 좀비라는 것과, 게다가 닌자라는 것까지도. 괴물이다. 그러나 어젯밤, 아무 인연도 없을 뿐더러 도와준다 해서 무엇 하나 득이 없는 그녀를 제노사이드는 구했다. 살롱의 침실에서는 그녀를 한명의 인간으로 보아주었을 뿐더러 존중까지 해주었다. "이야기를 해야만 해" 호리이는 노인에게 말했다.
"나는 영감이 되어놔서, 아무래도 말이 많아질 수 밖에 없어" 노인이 속삭였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으리의 '코트 속 내용물'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알고 있어" "저렇게 보여도 제법 신경쓰는 것 같더군" "알고 있어" "화만 나지 않는다면 의외로 그윽한 사람이야" "알고 있어" 그녀는 끄덕였다.
=================
위어드 원더러 앤드 와이어드 위치 (Weird Wanderer and Wired Witch) #3 (上)
(지금까지의 이야기 : 방랑 좀비 닌자 제노사이드가 흘러 들어온 나카니 스트리트에서는 패권을 두고 야쿠자와 갱이 항쟁을 벌여 주민들은 한치 앞도 알지 못하는 생활을 강요 당하고 있었다. 갑자기 등장한 제노사이드가 옥신각신하는 양쪽의 병사들을 몰살시키고 살롱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인해 양 세력의 완충지대가 생겨나 항쟁은 둔화)
(그러나 양 세력의 톱 '블랙핸드'와 '드레드노트'는 양쪽 모두 잔혹한 닌자이며, 서로를 실제 증오하고 있었다. 그들은 제노사이드를 요짐보(*) 역할로 끌어들여 상대의 세력을 단숨에 소탕하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코드 로지스트 지명수배자 호리이 무라카미가 흘러 들어오게 되고......)
(* 보디가드)
치직, 치직, 하는 알콜 떨어지는 소리가 죽은 자의 귀에 닿는다. "......arrrgh......" 둥근 테이블을 향해 위스키 한병을 집어든 채 밀랍 인형을 방불케 하듯 굳어져 있던 제노사이드는 눈을 뜬 것 처럼 낮은 신음소리를 냈다. 그것을 잠이라고 불러도 될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썩어가는 뇌가 일으키는 행동불능 현상이다.
(((제기랄 것))) 제노사이드는 글라스의 내용물을 단숨에 비우고 일어섰다. 그러고사 술집의 커다란 시계를 쳐다본 뒤 카운터 쪽으로 걸어간다. 시간의 결락. (((뭐라도 먹어야만 하겠군...... 고기를))) 제노사이드가 자신의 계속해서 부패해가는 육체를 회복하려면 식량보급이 필요하다. 고기를. 평범한 고기로는 안된다. 닌자의 고기를.
그가 바랐던 것은 진정한 안식이었다. 그것을 위해서는 조각조각 흩어지는 기억을 되찾아야만 한다. 그러나 그 기억에는 구더기가 들끓고 있다. (((붓다, 네놈의 묘를 다시 파내서 소변을 뿌려준 다음 한번 더 묻고 싶은 기분이야))) 스카프로 입가를 가리고 모자를 눈까지 눌러쓴다. 공포와 긴장의 냄새...... 영감과 아가씨는 딱딱히 굳어 있었다.
제노사이드는 전 킬러다. 상대가 자신에게 겁을 집어먹는 것에는 익숙해져 있다. 이 리빙 헬 상태는 붓다가 그에게 부여한 가혹한 심판일지도 모른다. "사케를 줘" 피가 늘러붙은 꾸깃꾸깃한 만엔권을 꺼내어 그것을 카운터에 두고서 노인에게 말했다. "센놈으로. 섀도우 타이거를" "요로콘데-" 노인은 끄덕였다.
이 스모 살롱은 좋다. 손님에 대한 존중심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없지만, 스모토리가 손끝으로 연주하는 곡 또한 좋다. 이러한 가게는 많이 없어지고 말았다. 고요함을 사랑하는 놈비가 몸을 감추고서 술을 마시고 음악에 빠져들만한 그윽하고도 난잡한 가게가. "arrggh" 제노사이드는 향수 대신에 섀도우 타이거를 들이켰다. 강하고도 화려한 사케다.
"제노사이드=상,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또 귀찮은 일이 생기고 말았어..." 츠루기 마스터 노인은 야쿠자 교섭인이 주고 간 마키모노 스크롤을 카운터 위에 올렸다. "......" 제노사이드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서 사케 글라스를 흔들었다. 노인이 눈짓하자 호리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부탁이야. 당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그에 걸맞는 댓가를 약속할게" 호리이가 말했다. 츠루기 노인도 군데군데 추임새를 넣었다. "부탁하네, 제노사이드=상, 어떻게든 해주지 않겠나. 이 거리가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다면 계속 내 가게에 머물러도 좋네. 술값도 숙박비도 필요없어."
(((붓다, 지랄 맞은 Ass hole 새끼가))) 제노사이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다시 사케를 들이켰다. 상황은 복잡해질 뿐이다. 그는 이 거리의 항쟁에 닌자가 끼어있다는 것까지는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뉴런의 부패다. 요즘 들어서 현실이란 마치 도중에 끊어진 낡아빠진 시네마를 방불케 하듯 불안정했다.
무작정 이 이야기에 올라 타서, 뛰쳐나온 닌자를 죽이고 고기를 먹는다... 그리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이쿠사 배틀로 자제심이 날아가 버리면, 그는 스트리트 전체를 피바다로 바꾸어 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하물며 두사람에게 자신이 닌자를 먹이로 삼는 닌자라는 것을 밝히고 싶지가 않다. 특히 여자에게는 자극이 너무 강하다.
(((그래, 이 여자다))) 제노사이드는 살짝 머리를 움직여 호리이를 슬쩍 보았다. 술. 스모 바. 웨스턴 기타의 소리. 어딘가로 도망치려는 여자. 부패하는 뉴런의 한쪽 구석에 박힌 기억(*). 아마도 살아 있었을 시절의. (((어째서 나는 이런 여자를 감춰주었단 말인가. 귀찮은 일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을 터)))
(* 2부 '게이샤, 카라테, 신칸센 앤드 헬')
"요즈음, 무언가를 잊어 버리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만......" 갑자기 제노사이드가 입을 열었다. "아가씨, 잊어 버리기 전에 한가지만 물어도 되겠나. 이전에 나와 만난 적이 있는가? 이런 바나 살롱에서" "......? 없어" "예전...... 킬러였던 시절의 나와도?" "없다고 생각해" "그렇군"
잠깐의 침묵. 호리이는 거짓말을 쳐서라도 이야기를 듣게 했어야 했을까 하고 약간 표정이 굳어졌다. "......그렇다면 아가씨, 어째서 나에게 도움을 청했지?" "글쎄...... 정말로 다급해서 였을거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호리이가 말했다. 이 남자에게는 어째서인지 거짓말이 나오지 않는다. "아마, 신부님 복장을 하고 있어서 였을까"
"핫!" 제노사이드는 자조적으로 웃고서 사케 잔을 비웠다. (((이 옷차림 때문이라!))) ...... 어째서 자신이 검은 카속(*) 코트를 입는 것에 대해 집착하는지. 그 이유조차도 지금에 와서는 희미하게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닌자의 고기를 먹어 뉴런을 재생시켜도 기억까지 복원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Cassock, 가톨릭 성직자들이 입는 옷)
"그래서 아가씨. 당신이 내 게이샤가 되어서 교섭을 돕겠다고 했겠다" 제노사이드가 일어섰다. 소매 안쪽에서 철컹하고 사슬이 울렸다. "맞아" 호리이가 끄덕였다. 배짱 있는 여자다. 머리도 좋다. 여기 밖에 돌아올 장소가 없어서, 생존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좋은 여자다. 이런 여자의 부탁은 거절하기가 어렵다.
『돗소이!』 갑자기 술집의 전자 호출벨이 울렸다. 이런 시간에 누구란 말인가. 츠루기 노인이 의문스럽게 여기며 UNIX 단말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밖의 상황을 확인하고서 안색이 바뀌어 두 사람에게 손짓했다. "지난번에 왔던 갱의 교섭인이야. 휠체어에 타고 있어. 저 녀석들,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다는 표정이군"
술집 밖에는 휠체어에 탄 GN마사루VI가 있었다. 전에 보냈던 교섭인은 그가 쏴죽였기에 대신 자신이 제노사이드를 고용하기 위해 직접 온 것이다. 『이게 마지막 특별가에 가깝다』 그는 셔터 앞에서 IRC를 타이핑했다. 『나를 죽이려면 죽여라. 그를 야쿠자에게 빼앗기기 전에 패밀리는 행동을 개시할 것이다』
"나도 참, 오랫동안 살롱을 해오다 보니 각오를 정한 놈의 얼굴 정도는 알아볼 수 있어. 상대가 사이버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고 해도 말이야. 이 갱은 그야말로 그런 얼굴이었어" 츠루기 노인은 그리 설명했다. "뒤집어 말하자면 저 놈들, 진심으로 나으리의 힘을 바라고 있다는 거야. 진심으로 교섭해 볼 생각이다. 속이고 뒷통수를 치는 일은 없겠지"
제법 늙긴 했으나 츠루기 노인은 이러한 미묘한 기운을 읽어내는 것이 특기였다. 그러나 그는 교섭대리인은 될 수 없다. 제노사이드와 편을 먹고 있다고 생각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지금 만나라는 거야?" 호리이가 짐작하며 후드를 눈까지 눌러 썼다. 츠루기 노인이 카운터 아래에서 구식인 조잡한 사이버 선글라스를 꺼내 주었다.
"마침 잘됐군. 내 시간도 줄어들고 있어. 만나겠다" 제노사이드는 무거운 부츠로 바닥을 울리면서 느긋하게 셔터 쪽으로 향했다. 호리이는 약간 빠른 걸음으로 그의 옆에 다가선다. "저기, 아가씨. 이름은 뭐라고 하지? 본명은 좀 위험하겠지. 가명을 생각해 둬" 제노사이드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호리이가 끄덕였다.
"위치..." 호리이가 중얼거렸다. 갑자기 떠오른 것은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울리는 그 멸칭이었다. 추적자도 코드 로지스트의 비밀까지는 모를 터. 그러나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은 제노사이드의 게이샤이므로. "...... 와이어드 위치" "그거 참, 이상한 이름이로군" 제노사이드가 웃었다.
---------------------------
제노사이드가 셔터를 열고서 교섭에 응하겠다고 대답하자 교섭인 GN마사루VI은 실금할 것만 같이 떨렸다. "사케 마시고 갈테니 갱 빌딩에서 기다려" "저, 저도 같이 가야 합니다만......" 교섭인이 땀을 닦으면서 말했다. "네놈의 걷는 페이스에 맞춰서 걸으려면 나는 뱃속이 뒤틀릴지도 몰라"
GN마사루VI은 실금하면서 사이버 휠체어를 조작하여 큰길로 돌아갔다. 이리하여 제노사이드와 호리이는 MASUDA에서 최소한의 작전을 세운 뒤에 유유자적하게 갱 빌딩으로 향한 것이었다. 제노사이드의 모습을 보자 주민들이 도망치는 것 같이 길을 열었고, 어두운 창문 안쪽에서는 기이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제노사이드의 근처에는 누구 하나 다가가려 하지 않고,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슬슬 나올 때가 되었을 텐데" 걸어 다니는 시체가 말했다. 호리이는, 그가 스트리트의 영웅을 방불케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그런 일은 없었다. 그는 불길한 방랑자인 무차별 살육자다. 야쿠자나 갱과 마찬가지로 공포의 대상인 것이다.
그의 정체는 좀비이자 닌자.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츠루기 노인과 호리이 뿐이다. 그 사실이 알려진다면 그는 더 이상 살롱에도 머무를 수 없게 될 터. 큰길에 다다랐을 때, 이미 그들이 향하는 방향에는 누구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메마른 바람이 불어와 '완드 포' '고가매입' 등이 적힌 전단지가 모래 먼지 속에서 춤춘다.
"MASUDA 술집에서 이야기 했던 것과 아무것도 다르지 않군" 제노사이드는 내뱉듯이 말했다. "......살롱에 머물렀던 이유가 뭐야?" 호리이가 물었다. "좋은 가게였으니까" "그것뿐?" "......" 제노사이드는 멈춰섰다. 그는 평소에는 선을 넘는 질문을 용서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그는 언제 '정지'할 지 알 수 없다. 그것은 수 십 초 일수도, 수 분 일수도 있다. 놀랄만한 사실은 그 자신은 그 점에 대해서 절박한 위기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마도 닌자이자 이미 죽은 몸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지, 가능한 한 정보를 공유해둬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제노사이드는 실제 그대로 밀랍 인형을 방불케 하듯 1분 가까이 멈춰 서있었다. 날아든 기판 전단지가 얼굴에 달라붙었다. 호리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대답을 기다렸다. 시체는 마침내 생각났다는 듯 다시 걷기 시작하며 전단지를 떼어냈다. "예전, 그 영감에게 도움을 받았었다" "이 스트리트에 왔었어?" "십년 전인가 그쯤에"
"나는 무슨 멍청한 짓을 저질러서 몸을 피하는 중이었지. 그러던 것을 이유도 듣지 않고서 감추어 주었어. 그 영감은 이제 나이가 들어서 기억나지 않는 것 같지만" 제노사이드는 그리 대답했지만 실제로는 그의 기억 쪽이 더 수상했다. 무엇보다 그 자신이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된거야. 부탁을 받으면 함부로 거절하기 어려워"
"알겠어" 호리이가 끄덕였다. "갱 놈들에게 이야기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아이스브레이킹때 도움이 될지도" "놈들에겐 말하지 마" 제노사이드가 무시무시한 신음소리로 말했다. "얕보일 수도 있어. 실수로라도 내가 사람 좋은 이디옷트라고 생각하면 안돼"
"알았어" 호리이는 몸을 긴장으로 굳히며, 그럼에도 무언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듯 대답했다. "그러면 왜 이야기 해준거야?" "만에 하나, 내가 그것을 잊어버렸을 때, 영감을 짓눌러 죽여버릴지도 모르게 되었을 때를 위한 보험이다. 알겠나, 나는......" 시체는 잠시 뜸을 들이고서 말했다. "나는 제노사이드다. 냉혹무도한 킬러이자 좀비며 닌자다"
제노사이드와 그의 해커 게이샤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갱 빌딩으로 향했다. 노란색과 검은 페인트로 조잡하게 도색된 철책 위에는 '정크' '지배' '집단적인 폭력' 이라고 적힌 거칠기 짝이 없는 네온 간판이 걸려 있고, 토미 건을 가진 강해보이는 양복 차림 남자가 두명 서있었다.
휠체어를 탄 교섭인이 그들을 공손히 환영했다. 도중에 게이샤에게 총을 들이대며 누구인지 설명하라고 말하는 어리석은 이디옷트가 있었으나 제노사이드는 그 남자를 네크로 카라테로 두들겨 패서 벽에 묻은 얼룩으로 탈바꿈 시켰다. 두 사람은 겉잡을 수 없는 흉악범을 방불케 하는 눈빛을 받으면서 안으로 걸어 가 교섭 테이블에 앉았다.
"오는 길에 한 놈 죽였다. 나를 얕보았기 때문이다" 제노사이드는 소파에 몸을 묻고서 말했다. 호리이도 최선을 다해 무법자 흉내를 내면서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상관없네" 갱 간부 D시즘IV가 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어마어마한 방탄 유리 너머에서 그들을 향해 말했다. "그건 이쪽의 실수다"
환영의 뜻을 표하기 위해 질이 좋은 술이 몇개 날라져 왔다. 제노사이드는 구세기 버번을 재빠르게 찾아내고서 두껑을 열어 들이키고, 어두운 방 안의 상태를 확인했다. 벽에 나란히 설치된 UNIX의 전자광. 방탄 유리 반대쪽.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어 눈을 맞추지 않고 옆을 보고 있는 사이버네틱스 남자. 닌자다.
방탄 유리는 두껍다. 대 닌자용이다. 한방으로 부술 수 있을 것인가? 어렵다. 좁은 장소에서는 버즈소(*)도 다루기 힘들다. 무엇보담도 여자가 죽게될 것이다. 무엇이든 간단하게 되지는 않는 법이다. "나를 요짐보로 고용하고 싶다는 것은 당신인가" 제노사이드는 D시즘IV에게 말했다. "우선 말해두지만, 야쿠자 쪽도 나에게 교섭을 제안했다"
(* buzz saw, 둥근 톱)
"나는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저쪽에서도 교섭을 제안했다면 저쪽과도 이야기를 해야만해" 구세기 버번의 복잡한 향기가 썩어가는 콧구멍을 간질인다. 무언가 희미한 옛 광경이 흑백 몽타쥬를 방불케 하며 플래시 백된다. 그는 기분이 좋았다. 이거라면 좀 귀찮은 교섭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가장 먼저 이야기를 걸어온 당신들 쪽에 좀 더 경의를 표하도록 하지. 그래서 이렇게 찾아온 것이다. 게다가 당신들은 통도 커. 자잘한 것으로 재잘대지 않으니" "아아, 그렇지" D시즘IV가 끄덕였다. 닌자에는 익숙한 편이고 간도 제법 크다. "처음 이 마을에 흘러들어 왔을 때, 우리 병사도 몇 명 죽었지만...... 뭐 상관 없어"
"우리쪽 간부는 구사일생 했거든. 반대로 당신은 짜증나는 그레이터 야쿠자를 네기토로로 탈바꿈 시켜줬지. 그건 그 다음 날, 피자로 만들어서 놈들에게 보내줬다구" "하!" 제노사이드는 짧게 웃었다. 호리이는 무시무시한 폭력의 홍수 속에서 가늘게 몸을 떨었다. 그러나 무섭지는 않았다. 자신의 옆에는 닌자가 있으니까.
"그렇다면 재빠르게 교섭에 들어가도록 할까. 내 실력은 확실하다" 제노사이드는 적당한 술병을 집어 들고서 코르크를 뽑아내고 호리이에게 건네 주었다. "금액만 맞는다면 그레이터 야쿠자가 되었건 닌자가 되었건, 뭐든지 짓눌러 죽여주지" "......" 닌자라는 단어에 반응하여 사이버네틱스 남자가 그를 힐끗 보았다.
"꿰뚫어 보신대로, 저쪽에도 닌자가 있다. 감정적이고 어리석지만 상당한 수준의 카라테다. 우리 드레드노트=상도......" D시즘IV는 헛기침을 했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돈을 제시해 봐. 나를 저렴하게 생각하면 안될거다. 기회는 한번이다. 그것을 보고서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저쪽의 이야기를 들으러 가겠다"
"알겠다, 잠시 쇼도(* 서도, 서예)와 도장의 시간을...... 오래는 걸리지 않을 터, 술이라면 얼마든지 드시길" D시즘IV가 말했다. "......그렇다면, 그 동안에 보고 싶은 것이 있다" 제노사이드가 일어섰다. "지하에 UNIX 광맥이 있다는 것 같더군. 심심풀이로 보여주실까. 우리 해커 게이샤가 호기심이 많은터라"
"물론이지. 패밀리의 손님을 모시기엔 다소 기분이 쳐지는 쓰레기 같은 장소긴 하지만" D시즘IV는 그것을 양해해 주었다. 그로서도 제노사이드를 고용하기 위한 금액에 대해서, 그리고 이 남자를 진심으로 요짐보로서 신용해도 좋을지 드레드노트와 부관들과 최종 조정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고고고고고...... 조잡한 승강 리프트가 지하의 발판을 두드리며 떠올랐다. 토미 건을 가진 파수꾼 갱이 맞이했다. 제노사이드와 호리이, 그리고 휠체어에 탄 GN마사루VI는 광대한 로우 비트 마인의 최상층에 내려섰다. "인증 게이트가 있습니다" 휠체어 갱이 앞장서서 LAN 직결하여 해제했다.
"하악, 하악, 하악......" 게이트 너머에는 바퀴 하나 달린 수레를 밀면서 라이트가 달린 헬멧을 쓴 노동자들이 갱도와 위험한 절벽의 발판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인다. 인증 게이트를 빠져 나갈 때, 호리이는 순간 깜짝 놀랐다. 그것이 하이뎃카 검문소와 같은 모델인...... 오나타카미사에서 만든 시민관리 게이트였기 때문이다.
시민 데이터까지 제휴를 맺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다행히도 게이트의 기능은 GN마사루VI가 일시적으로 해제한 상태였다. 제노사이드가 게이트에 걸리기라도 했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게이트를 넘어서 안전한 감시용 발판 위를 나아갔다. 도중에 갑자기 제노사이드가 멈추어 섰다. ......'정지'한 것이다.
"우왓-!" 절벽에서는 과도한 노동에 피폐해진 UNIX 채굴노동자가 발이 미끄러져 암흑 속으로 낙하하고 있었다. "저기, 왜 그래?" 미리 정해둔 바와 같이, 호리이는 썩은내를 뿜어내는 제노사이드의 머리 옆에 까치발을 서서 달라 붙어서는 몸을 기대어 귓가에 무언가 말했다. 대답은 없다. 그러나 상대가 말하는 것을 듣는 시늉을 하면서 그녀는 끄덕였다.
"무슨 문제라도?" GN마사루VI가 뒤로 돌아 사이버 휠체어를 능숙하게 조작하면서 되돌아왔다. 호리이는 상대 쪽에서 볼 수 있게 제노사이드 옆에서 몇번 끄덕이고는 그 다음에야 손을 떼었다. 긴장으로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직결한 사이버 선글라스로 대답했다. "이미 질렸으니까 우리끼리 다녀오라고 하네요"
"요로콘데-!" 갱은 제노사이드의 중압에서 풀려나 밝은 기분으로 암흑 채굴 시설을 안내했다. 갱도, Y2K 지각변동으로 새겨진 단층, 그것에 설치된 뱀부 발판, 타타미를 깔아 놓은 용접시설, 여기저기서 꿈틀거리는 참치 같은 눈을 한 사람들. 어린 호리이가 보았던 희망의 빛은 먼지 한 톨도 남아있지 않았다.
"저건 뭐에요?" 호리이가 반대쪽 벽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물어본 것이다. "아아...... 라이브러리 입니다. 으시시한 컬트 놈들이 그리 부르고 있죠" 갱이 대답했다. 발굴된 구세기 라디오 그리모어가 몇 천 권이나 금속으로 된 선반에 담겨 있었다. 과거보다 더 늘어난 상태였다.
"두근두근 하네요" 해커 게이샤가 말했다. "그렇지요" GN마사루VI는 이해할 수 없는 취향이었지만, 게이샤를 즐겁게 만드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요" "위험합니다" "그 때를 위한 보디가드시잖아요?" "...... 말씀하신 대롭니다" GN마사루VI는 마지못해 그녀를 그곳으로 안내했다.
"하악, 하악......" 까까머리를 한 남자가 소장된 그리모어의 연대를 거슬러 올라가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보통 노동자가 아니다. 쿠라타 명인의 제자 중 한 사람이다. 그 손에는 감정 대기중인 IC칩이 들려있었다. 목적인 그리모어로 향하던 도중...... 그는 우연히 위에서 낚싯줄 처럼 늘어진 LAN 케이블을 보았다.
"......이것은" 남자는 감시 카메라에 들키지 않도록 라이트의 그늘에서 위쪽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확실히는 모르지만, 누군지 알 수 없는 여자가 그것을 늘어뜨리고 있다. 갱이 그녀를 호위하고 있는 것인가. 어딘지 상태가 이상하다. 하지만 LAN 직결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암흑 체제에 억눌린 감정이 남자의 가슴 속에서 폭발했다.
"나무삼......!" 남자는 꿀꺽 침을 삼기고 윤기나는 검은 케이블을 노려보았다. 그것은 붓다가 지고쿠 헬에 늘어뜨린 희망의 실인가? 아니면 파멸로 부르는 덫인가? 그러나 어차피 이곳에는 파멸밖엔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그는 각오를 굳히고서 자신의 녹슨 생체 LAN 단자에 재빠른 손놀림으로 그것을 삽입했다.
위어드 원더러 앤드 와이어드 위치 (Weird Wanderer and Wired Witch) #3 (下)
◆"하악, 하악......" 까까머리를 한 남자가 소장된 그리모어의 연대를 거슬러 올라가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보통 노동자가 아니다. 쿠라타 명인의 제자 중 한 사람이다. 그 손에는 감정 대기중인 IC칩이 들려있었다. 목적인 그리모어로 향하던 도중...... 그는 우연히 위에서 낚싯줄 처럼 늘어진 LAN 케이블을 보았다.◆
◆"......이것은" 남자는 감시 카메라에 들키지 않도록 라이트의 그늘에서 위쪽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확실히는 모르지만, 누군지 알 수 없는 여자가 그것을 늘어뜨리고 있다. 갱이 그녀를 호위하고 있는 것인가. 어딘지 상태가 이상하다. 하지만 LAN 직결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암흑 체제에 억눌린 감정이 남자의 가슴 속에서 폭발했다.◆
◆"나무삼......!" 남자는 꿀꺽 침을 삼기고 윤기나는 검은 케이블을 노려보았다. 그것은 붓다가 지고쿠 헬에 늘어뜨린 희망의 실인가? 아니면 파멸로 부르는 덫인가? 그러나 어차피 이곳에는 파멸 밖엔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그는 각오를 굳히고서 자신의 녹슨 생체 LAN 단자에 재빠른 손놀림으로 그것을 삽입했다.◆
0101110…… IRC가 접속되는 순간, 남자는 우선 바이러스의 선제 공격을 받고서 두들겨 맞은 것 처럼 머리를 흔들었다. "아이엣!?" 물론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그것이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한방을 방불케 하여 남자는 올바른 판단력을 되찾았다. 그는 기억에 있는 IRC 네임을 보았다. 호리이 무라카미. 쿠라타 명인의 제자다.
호리이는 라이브러리 최상층, 삐걱삐걱 흔들리는 뱀부 발판 위에 서있었다. 십년 전만큼 몸이 가볍진 않지만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휠체어에 탄 갱이 주변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녀는 그리모어를 검색하면서 의식을 IRC에 집중시켰다. 늘어뜨린 케이블을 감시자가 눈치채지 않도록 기도하면서.
『그다지 시간이 없어. 쿠라타 명인은 무사해?』 호리이가 물었다. 그녀는 라이브러리에 오는 자는 쿠라타 명인의 제자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살아는 계시지만 좋지 않아』 남자가 대답한다. 『모두를 풀어주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무리야, 닌자가 있어』 『우리편에도 닌자가 있어』
『상황을 알려줘. 간략히. 압축해서. 지금은 그다지 오래 머물 수 없어. 의심받을거야』 호리이가 말했다. 남자는 그 뜻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보냈다. 그것과 동시에 뉴런의 속도로 IRC 발언을 전해왔다. 『세큐리티와 감시 갱의 2단 방어 테세를 돌파할 수 없어. 덧붙여 간부 놈들 중에는 원격조작형 폭파장치를 가진 놈이 있어』
『폭파장치?』 호리이가 말했다. 『로우 비트 마인 최상층, 쿠라타 명인의 독방. 그리고 우리들의 방이 날아갈거야. 대부분 죽게 되겠지』 『그게 무슨』 호리이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가렸다. 뱀부 발판이 소리를 내며 삐걱인다. 『갱 놈들은 여기를 야쿠자에게 빼앗길 정도라면 차라리 모조리 없었던 걸로 만들 셈이야』
『그렇다는 것은 나카니 코드 로지스트의 비밀은......』 호리이가 눈치챈다. 『누구 하나 흘리지 않았어. 우리들을 그저 디바이스 감정 컬트라고만 생각하고 있지. 소소한 돈벌이에 써먹을 수 있는 톱니바퀴 중 하나라고만』 『정체를 밝히고 가치를 이해받는다면 목숨을 부지했을텐데......』 『쿠라타 명인은 그런 것을 바라지 않아. 지혜를 악용당하게 될거야』
『폭파당한다면 축척된 지혜도 잃게 돼』 호리이는 가혹한 채굴로 황량해진 로우 비트 마인을 바라보았다. 분함에 이를 악물면서. 『설명한다고 한들 그 녀석들은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지 못해. 후지산에서 채굴되는 레어 어스와 마찬가지야. 돈을 벌 수 있는가, 벌 수 없는가. 벌 수 있다면 쥐어 짜내고 말라 비틀어지면 메뚜기떼마냥 떠나가지』
『그래도』 호리이는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알맞는 말이 떠오르질 않았다. 바깥 세계에 나가고 나서 충분히 알게 되었다. 과거에 대해 탐구심을 가지고 그것을 올바르게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너무나도 적다는 것을. 『호리이, 여기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 십 년 전부터 늦건 이르건 이렇게 되리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어. 그래서 명인은 유능한 자를 바깥 세상으로 보낸거야』
『시스템에게 쫓기고 있어. 돌아올 장소라면 결국 여기밖에 없었어. 그리고 지상도 마찬가지야. 늦건 이르건 여기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거야. 암흑관리사회가 도래했어』 호리이가 말했다. 『하지만 호리이, 너 정도의 힘이 있다면』 『그 힘을 사용해도 될지 어떨지를 아직 모르겠어. 쿠라타 명인을 구해내서 아이사츠 하고 싶어』
『알겠어. 호리이, 데이터 송신은 끝났다. 목숨을 걸고서 빼낸 세큐리티 장치의 데이터도 있어』 『바이러스를 만들어 볼게』 『코딩이 당췌 먹히질 않아. 복잡해』 『나라면 할 수 있어』 호리이가 말했다. 『오나타카미 계열 코드는 익숙하거든』 『실제 바이러스를 침투시키는 작업이 위험해』 『아이디어가 있어. 꼭 다시 올게』
잠시 동안의 로우 비트 마인 관광을 마친 호리이 무라카미와 GN마사루VI은 다시 발판 크레인에 올라 타 돌아왔다. 제노사이드는 조금 전과 같은 장소에 서서 호리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정지' 한 상태인걸까 하고 호리이가 염려했다. 그러나 시체는 천천히 술병을 입쪽으로 옮기며 말했다. "재미없는 광산이군"
------------------------------------
방랑자와 마녀는 다시 스트리트의 큰길을 통해 MASUDA 방면으로 걸어갔다. 야쿠자의 사무소에 가기 위해서다.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누구나가 숨을 죽인 채 두려워 하며 길을 터주었다. 중금속 산성비가 곧 내릴 것 같다. 껍질만 남은 교회의 십자가가 번갯불을 등지고서 스트리트를 걸어가는 두 사람에게 낙인 같은 그림자를 새긴다.
"어설프게 손을 댔다간 광산이 날아간다는 말인가. 귀찮군" 제노사이드의 품에는 테크노 갱단에서 받아 온 마키모노 스크롤이 있었다. 거기에는 그를 요짐보로서 고용하기 위한 오퍼(offer) 내용이 간부의 손에 의해 직접 쇼도되어 도장이 찍혀 있었다. "아가씨, 방금 전엔 제법 잘해내더군"
"예전에도 종종 그 발판에서 놀았었으니까. 제법 바뀌었지만" "아아, 그 놈을 속인 블러프 쪽을 말한 거다" 시체가 대답했다. "다른 사람을 속이는 건 익숙해. 계속 출신을 숨기고 다녔으니까" 호리이가 자조의 빛을 담아 웃었다. "위치를 혐오하는 해커나 기업도 많아. 관계도 없었는데 괜히 상대 쪽에서 앙심을 품어서 마녀 사냥 당한 코드 로지스트도 있지"
"이상한 이야기로군" 제노사이드는 갑자기 자신이 어째서 이런 위험한 일에 머리를 들이밀었는지가 신기하게 여겨졌다. 그 순간 다시 번갯소리가 울리고,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 광경이 플래시백된다. "시시해......" 그들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며 이슬비 속을 걸었다. 멀찌기서 불길한 게 모양 전광 장식 대형 간판이 보였다.
그 위용이란 그야말로 컷스로트 카니(*게) 야쿠자 클랜 사무소 빌딩 그 자체였다. 입구에는 「悪(악할 악)」「嫌(혐오할 혐)」「鋏(집게 협)」 따위의 한자가 적힌 폭력적 등롱이 걸려 있었다. "죄송함다!" 옻칠이 된 고급 우산을 가진 레서 야쿠자 하쿠이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서 소란을 떨며 달려 왔다.
"죄송함다! 비가 오는 와중에 일부러 여기까지 죄송함다!" 하쿠이가 우산을 건넸다. "갱이 있는 곳에 가셨다고 들어서, 저는 그야말로 언제 오야붕에게 살해당할지 걱정하고 있던 차였습니다요. 넵" 하쿠이는 제법 곤혹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쪽의 마부(*)하신 아가씨는?" "내 게이샤다. 불만 있나?" "없고 말굽쇼!"
(* 여성의 미모와 근사함을 표현하는 인살어. 1980년대 일본 유행어라 한다)
두 사람은 곧장 안쪽의 연회장으로 안내되었다. 기다리고 있던 것은 블랙핸드와 몇 명의 그레이터 야쿠자. 그들은 애초엔 이 본 적 없는 와이어드 위치라는 게이샤를 의심하고 있었지만 우선 아마쿠다리 네트워크에는 그런 이름은 등록되어 있지 않았을 뿐더러 또한 넨고로 관련으로 치욕을 주는 것은 실례에 해당하기 떄문에 묵인하였다.
애꾸 닌자, 블랙핸드는 틀림없이 단련된 강자다. 타타미 여덟 장의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제법 멀다. 그레이터 야쿠자도 직결형 야쿠자 건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그는, 자신의 옆에 앉은 무력한 호리이를 보았다. 그녀는 너무도 부서지기 쉽다. "......나는 체면을 무겁게 여긴다" 제노사이드는 갱과 만났을 때와 동일한 내용을 이야기 했다.
"나는 우선 요짐보 일을 받아들이면 절대 매수 따위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음미할 뿐" "좋은 태도다" 그 말은 야쿠자 문화를 중시하는 블랙핸드도 납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건방진 짓거리는 용서하지 않는다. 속여 넘길 수 있을거라 생각마라.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댁들, 양쪽 다 아마쿠다리로군?"
"......말한 대로다" 블랙핸드가 팔짱을 끼고 끄덕였다. "그렇다면 내 데이터도 가지고 있겠군. 나는 아마쿠다리와 귀찮은 일을 벌이는 것은 질색이다" "그 걱정은 필요 없는 것......" 블랙핸드는 눈앞에 놓인 차가운 뇨타이모리(*) 그릇에서 참치 스시를 꺼내 입에 넣었다. "이곳은 아마쿠다리 내부의 완충지대다"
(* 여성의 벗은 몸을 그릇으로 삼아 회와 초밥 등을 올린 것. 일본 버블 시대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완충지대라고......?" 제노사이드는 잘 달구어진 섀도우 타이거를 입에 대었다. "자이바츠는 멸망하고, 이미 외적은 없다. 그렇기에 이쿠사 배틀을 추구하는 아마쿠다리 하부조직끼리 이런 가치게 낮은 쓰레기통을 돌아다니며 다투고 있는 거다" 블랙핸드가 웃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에 잔소리도 없지"
"심심풀이로 하는건가?" "아니. 놈과는 인연이 있다. 이건 목숨과 조직과 체면을 건 이쿠사 배틀이다" 블랙핸드가 대답했다. 호리이는, 닌자의 포학무도함에 분노와 공포를 동시에 들끓는 느낌을 맛보고 있었다. 닌자에게 있어서 이 스트리트는, 저 싸늘하게 냉장보관된 스시를 담아놓은 가련한 자아파괴된 오이란과 똑같은 것이다.
여기서 갑자기, 제노사이드가 갑자기 '정지'했다. 호리이는 심장이 멈출 것 같은 긴장감과 불안함에 직면했다. "......어떻게 된거지, 제노사이드=상. 사케가 마음에 들지 않으셨나?" 블랙핸드가 묻는다. "......arrrgh......" 제노사이드는 신음만 하는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야만 한다.
"쉿......" 호리이는 입에 검지를 대고서 사이버 선글라스의 액정 화면에 경고문을 띄웠다. 야쿠자들의 날 선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된다. 『사케를 맛보고 있을 때 그를 방해한다면 곤란한 일이 될 것』 솜씨......! 거기에 더해 어리석은 갱이 어떻게 벽의 얼룩으로 탈바꿈 되었었는지를 약간의 각색을 가미하여 전달했다.
그것은 실제 30초 정도의 침묵이었다. 호리이는 몇 분은 되는 것 처럼 느꼈다. (((나무삼......!))) 다음 화제를 떠올리지 못하고 머릿속은 새하얗게 물든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방 구석의 전자 시시오도시가 울리는 것과 거의 동시에 제노사이드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 좋은 사케군"
"좋았어!" "안심이야!" 야쿠자들이 전원 안도의 표정을 지어보였다. 제노사이드와 호리이는 자시 교섭의 흐름에 올라탔다. "당신들 쪽의 승산을 알고 싶군. 놈들, 상당히 수비를 단단히 굳혀놨더군. 여차하면 광산을 폭발 시켜서 무엇 하나 남기지 않을 심산이야. 경고가 왔었겠지?" "아아. 얼빠진 놈들의 시시한 블러프겠지"
"그것이, 블러프가 아니란 말이다. 놈들은 진심이야. 전부 묻어버릴 정도의 폭약이니 상당수의 감정사나 채굴자도 죽음을 면치 못하겠지" "놈들이 생각해낼법한 계집애 같은 전법이군!" 블랙핸드의 한쪽 눈에 모멸적인 분노가 이글거린다. "그런 일을 당한다면 설령 이긴다 해도 당신들의 주머니는 비어있을 터. 내 벌이가 줄어든단 말이지"
"무언가 책략이 있다는 것인가?" "기다려, 나는 아직 댁들 쪽에 붙은 것은 아니야. 다만, 그런 계집애 같은 전법은 도무지 좋아지질 않는군...... 그래서 경고를 해두자고 생각했을 뿐이다. 덧붙여, 내 게이샤는 해커다. 나를 요짐보로 고용한다면 원플러스원으로 유능한 해커도 따라온다는 말이다" "과연" 블랙핸드가 맞장구쳤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결국 돈에 따라가는 것이지만, 나는 어느쪽인지 따지자면 야쿠자 쪽이 좋다. 야쿠자는 일단 정한 것을 배신하지 않으니" 제노사이드는 남은 사케를 입에 흘려넣고서 숨을 토내했다. "그리고 저쪽의...... 드레드노트=상이었나. 그녀석은 꽤나 뒤틀린 새끼더군. 전리품인 눈알을 자랑스럽게 포르말린에 절여뒀더란 말이다"
"......읏!" 블랙핸드가 참치 스시를 쥐어 으깼다. "그러나 나에게 먼저 제안을 해온 것은 그쪽이다. 그쪽의 체면도 세워주어야만 해. 값도 나쁘지 않게 쳐준 편이다" 제노사이드는 갱의 마키모노 스크롤을 그 자리에 내려놓고서 일어났다. "잠시 정원을 구경시켜주게. 그리고 괜찮은 가격을 부탁하지......"
------------------------------------
제노사이드는 야쿠자 쪽과 갱 쪽, 양쪽의 마키모노 스크롤을 가지고서 민박 살롱 MASUDA로 돌아왔다. 블랙핸드는 당연히 그 자리에서 즉시 결정해주길 원했으나 한번 생각해 보고 싶다고 말하고서 결론을 뒤로 미룬 것이다. 이미 영업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제노사이드와 호리이는 살롱의 방으로 돌아가 작전회의를 시작했다.
만엔권, 위법 대뱃살 분말, 미공개 주식, 불법 소자...... 양쪽에서 지불하겠다고 한 댓가는 다양했으나 종합적으로는 야쿠자 쪽이 조금 더 많다. 병사 전력 또한 야쿠자 쪽이 위. "그러나 드레드노트라는 놈은 책사다" 라는 제노사이드. "그리고 최종적으로 갱쪽으로 붙지 않으면 광산에 액세스 할 수 없어" 라는 호리이.
"바이러스 인지 하는 걸 만드는 데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지?" 제노사이드가 묻는다. 좀비는 그런 방면에는 어둡다. "데이터를 봤을 때는, 최소...... 3일" 호리이가 대답했다. 썩어가는 뇌에 늘러붙어 있는, 저주와도 같은 킬러의 감이 제노사이드에게 경고한다. "그렇게까지 미루는 것은 불가능이다" "2일이라면?" "...아슬아슬 하겠군"
야쿠자와 갱은 일촉즉발의 상태다. 요짐보의 움직임이 정해진다면 하루 안쪽으로 대규모 습격이나 전면전쟁이 시작될 터. 호리이가 이길 기회란 그때까지 바이러스를 완성시켜서 제노사이드와 갱쪽에 침투시키는 것. 그리고 전투를 통해 전력이 줄어드는 동안에 바이러스로 지하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것이다.
제노사이드에게 있어서도 그것이 타당한 작전이었다. 우선 갱 쪽에 붙어서 블랙핸드를 죽여서 먹어치운다. 그것을 통해 뉴런을 재생할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든 될것이다. 먹지 못했다 해도 블랙핸드를 죽이고 갱 쪽의 아지트에 돌아오자마자 지하의 혼란에 뒤섞여 드레드노트를 죽여서 먹어치우면 된다.
닌자를 먹이로 삼는 닌자라는 진실에 대해서는 감춘 채, 제노사이드는 이렇게 충고했다. "드레드노트는 머리가 돌아가는 놈이다. 방심할 수 없어. 테크노 갱놈은 의리도 뭣도 가지고 있지 않아. 블랙핸드를 처리하고 나면 우리는 그저 방해꾼이다. 그러니 가능한 빠르게 드레드노트를 쳐죽일 필요가 있어"
"그 점에 대해서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은?" "죽이는 것은 내 일이다. 아가씨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어서 계속해" "알겠어. ......그리고" 호리이는 사이버네틱스 아이를 통해 손바닥 사이에 가상투영시킨 바이러스 구조 모델을 돌리다가 멈췄다. "당신을 위해서 무언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예를 들면 그, 기억을 보충한다던가"
제노사이드는 술을 마시러 가려고 방문을 열고 있던 참이었다. 호리이쪽을 보고서 참으로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나를 위해서라고?" "그래" 호리이가 끄덕였다. "쓸데없긴..." 그는 기분 나쁘다는 듯 문을 열어, 한가운데에 총알 구멍이 뚫린 웨스턴 햇을 눈까지 눌러쓰고서 부츠를 울리며 계단을 내려갔다.
...그러고서 호리이는 거의 잠도 자지 않고 쉬지도 않으며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닌자의 지배체제를 전복시키고 포로로 붙잡힌 동료를 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후에...... 아직 제대로 된 이미지는 없지만, 아무튼 무언가로 제노사이드에게 은혜를 갚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두 사람은 갱과 야쿠자 빌딩을 오가며 위험한 시간끌기 공작까지 감행했다.
......그리고 이틀 후. 호리이는 마침내 큰일을 매듭지었다. 테크노 갱의 경비 시스템을 붕괴시키기 위한 바이러스의 코딩을 끝낸 것이다. 야쿠자와 갱의 참을성은 한계에 다다라,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 날 저녁, 제노사이드는 양 세력의 교섭인을 MASUDA로 불러들였다.
"오래 기다리게 했군. 내가 어느 쪽의 요짐보를 맡을지 정했다. 그 계약은 오늘 밤 자정 12시부터 유효하다" 제노사이드는 늘 앉는 테이블에 앉아 팔짱을 꼈다. 양쪽 세력의 교섭인이 그 앞에 정좌하고서 마른 침을 삼키며 대답을 기다렸다. 잠깐의 침묵 뒤, 움직이는 시체가 말했다. "...... D시즘III 패밀리다"
"얏따!" GN마사루VI가 반자이하면서 환희에 찬 눈물을 흘렸다. "칙쇼-!" 하쿠이는 그 자리에서 바닥을 내리치고 분해하며, 거기에 더해 도스 대거를 꺼내 손가락을 케지매했다. 나무삼! "칙쇼-......" 그는 꼴사납게 울면서 휘청휘청 가게를 나섰다. 제노사이드는 어떠한 감정도 보이지 않고 사케를 들이켰다.
"칙쇼......" 땅거미가 진 큰길을 걸으면서 하쿠이는 공포로 떨고 있었다. 블랙핸드는 격노하겠지. 제노사이드가 저쪽에 붙는다면 전력차도 무위로 돌아가게 되어 분노에 몸을 맡긴채 전면 전쟁을 벌이게 될것이다. "죽고 싶지 않은데......" 그 전에 블랙핸드가 그를 박살낼 가능성도 실제 높다.
"제노사이드...... 씨발 것...... 그럴싸한 말을 늘어놓더니" 하쿠이는 사형선고를 받은 죄인을 방불케 하며 휘청휘청 십분이면 돌아갈 수 있는 길을 평소의 세배 이상 걸려서 걸어갔다. 주변에는 어쩐지 불길한 저녁 안개가 가득했다. ......철컹철컹철컹철컹, 철컹철컹철컹철컹...... 큰 길 바깥쪽에서 어쨰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도루루루루루루루룽, 철철철철철철철컹철철철! "아이에에에에! 관짝!" "아이에에에에에!" 뒤에서 비명과 소음이 들려온다. "오우 예-, 가지가 휘어지게 잘 익은 마녀로구나-" 거친 스토너 록 소리. "뭐야...... 시끄러워...... 그럴 때가 아니라고......" 하쿠이는 짜증을 내며 걸어갔다.
철철철철컹철철철! "아이에에에에!" 앞쪽에서 걷고 있던 해커가 무언가 무시무시한 것을 본것처럼 허리가 빠져서 주저 앉았다. "시끄럽다고 했잖아! 까고자빠졌넴마-!" BLAM! 하쿠이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눈 앞의 해커를 쏴죽이기! "페케롯파!" 무참! "어이, 네 놈-" 등뒤에서 섬뜩한 쉰 목소리!
"뭐얌마" 하쿠이는 총을 든채로 등을 돌렸다. "......아이에에에에에" 그리고 할말을 잃고서 주저 앉았다. 그곳에는 강철 관짝을 끌고 있는 쵸퍼 바이크와, 그 바이크에 타고 있는 중산모를 쓴 남자가 있었다. 지고쿠 헬의 가장 아랫층에서 바이크로 뛰쳐 나온 악귀를 방불케 하는, 모로보나 괴이한 아트모스피어였다.
"네놈-, 야쿠자지-" 몸을 검은 붕대와 너덜너덜한 코트로 감싼 남자는 귀찮다는듯 소드 오프 샷건(Sawed-off shotgun)을 들고 있었다. "앗하이" 하쿠이는 공포로 떨었다. "그렇다면 핫파(*) 좀 가지고 있겠네-, 잔뜩-......" "있습니다" "안내해라-, 그리고, 들려줘-" "무, 무엇을요?"
(* 잎사귀, 마약의 은어)
"하, 하, 하아-...... 당연하잖아-......" 불길하게 탁한 죽은 자의 눈으로 그 남자는 하쿠이를 내려보았다. 건조 핫파 담배를 물고 있는 그의 입에서는 엑토플라즘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늘 우울한 새끼에 대해서...... 제노사이드에 대해서 말이다-"
위어드 원더러 앤드 와이어드 위치 (Weird Wanderer and Wired Witch) #4
다음 날, 정오쯤. 드물게도 하늘을 채우는 중금속 산성구름이 흩어져 여기 저기에 뚫린 구멍을 통해 네오 사이타마에 병든 태양빛이 내리쪼이고 있었다. 불길한 마른 바람이 휘유우 휘유우하고 부는 나카니 스트리트의 하늘은 터키옥 원석처럼 탁한 푸른빛과 갈색과 검은색이 마블 상태를 이루고 있었다.
한층 강한 바람이 불고, 오커가 섞인 중금속 분진이 발 아래서 휘감긴다. 결투의 때를 맞이하기 전, 거리는 고스트 타운을 방불케 하는 고요함. 수십명은 될 테크노 갱 군단이 나카니 스트리트를 나아간다. 그 선두에 선 것은 그들이 고용한 무시무시한 요짐보이자 좀비 닌자, 제노사이드다.
사각사각사각. 분진 투성이인 스트리트를 나란히 걷는 슈트 차림인 테크노 갱들. 그들은 전원 사이버 선글라스와 토미 건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그들은 맛포셀과 같은 종류의 무선 LAN 링크를 통해 조직적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한팔을 사이버네틱스로 바꾼 닌자, 드레드노트의 모습도 보인다.
"음머...... 음머-" 기르는 이가 황급히 도망쳤기 때문에 방치된 것이겠지. 전봇대에 묶인 불쌍한 바이오 물소가 날카로운 아트모스피어에 겁을 먹고 울었다. "음머-" "닥쳐라" BLAMN! 그 소리가 짜증난 갱 간부가 아무 이유 없이 그것을 쏴죽였다. 스트리트는 다시 조용해졌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폐업한 민박 살롱과 사이버네틱스 주상복합 빌딩이 늘어선 지역이다. 여기라면 야쿠자와 갱이 전면전쟁을 벌여도 스트리트의 희생자는 최소한으로 억누를 수 있다. 츠루기 마스터 점주는 제노사이드에게 몇번이고 그리 일러두었다. 그리고 지난 밤, 제노사이드는 갱단에게 여기서 싸울 것을 제안한 것이다.
요짐보를 얻은 갱단은 당초, 유리한 농성전을 펼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호리이의 작전을 실행하려면 갱단 아지트 지하의 로우 비트 마인 쪽을 허술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제노사이드는 정면결전을 제안했다. 요짐보 교섭으로 양쪽의 전력을 보아온 그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간부인 D시즘IV에게 있어서도 전면전쟁은 바라는 바였다. "어이, 패밀리에서 가장 쇼도와 오리가미 실력이 좋은 놈을 데려 와라" 라고 D시즘IV가 부하에게 명령했다. 빈틈 없는 참모 드레드노트도 제노사이드의 힘을 충분히 살리려면 실외에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제안을 찬성했다.
그리고 지난 밤, 외로운 우시미츠 아워의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것과 동시에 컷스로트 카니 야쿠자 클랜 사무소 빌딩으로 커다란 오리가미 메일이 전달되었다. 그것은 죽음을 상징하는 은색 화지(*)로 접은 게(* 카니) 모양이었으며, 그것을 열자 대낮의 결투를 제안하는 내용이 달필로 적혀 있었던 것이다. 야쿠자는 격노함과 동시에 이것을 받아들였다.
(* 일본 종이)
생각한 대로 야쿠자 놈들은 도발에 걸려들었다고 D시즘IV는 만족하며 기뻐했다. 제노사이드가 이 거리에 흘러들어오기 직전까지, 병력 밸런스는 야쿠자 쪽이 우세했다. 그러나 그를 요짐보로 받아들인 것을 통해 지금은 틀림없이 갱단쪽이 우세하다. 이 절호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야쿠자가 뒤로 물러서지 못하도록 도발을 걸었던 것이다.
갑자기 제노사이드가 멈추어 섰다. 아직 결투장소까지는 멀다. 갱단도 오도 가도 못한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사이버 선글라스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 드레드노트는 조용히 팔짱을 끼고서 상태를 엿보았다. "어, 어떻게 된겁니까......?" 간부에게 턱짓으로 명령받은 산시타가 상황을 살피기 위해 그의 옆에 다가왔다.
"결투장소는 아직 더 앞쪽입니다" 산시타가 말한다. D시즘IV가 시계를 신경쓰면서 『어떻게든 해라』라는 문구를 산시타에게 보냈다. 본래라면 게이샤인 와이어드 위치만이 그에게 말을 거는 것을 허가 받은 상황이다. 그러나 그녀는 여기에는 없었고, 가장 견고한 쉘터인 로우 비트 바인의 감시실에 있었다.
"제노사이드=상, 부탁드림다" 산시타가 악취와 추함에 얼굴을 구기며 제노사이드에게 머뭇머뭇 손을 대려던 순간. 갑자기 좀비는 움직이기 시작하여 거침없는 네크로카라테 펀치로 머리를 날려버렷다! "아밧-!" 사츠바츠! "시끄럽구만...... 생각할 때 방해를 하면 쓰나......" 그리고 술을 들이켰다.
남자는 검은 카속(*) 코트의 소매로 입가를 닦았다. "Arrrgh..." 강렬한 알콜 냄새를 뿜으며 요짐보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테크노 갱단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트리트에는 산시타와 물소의 시체가 남아, 쓸모 없이 흐르는 검은 피에는 콩가루를 방불케 하는 중금속 모래가 뒤섞여 있었다.
(* Cassock, 가톨릭 성직자들이 입는 옷)
"......" "......" D시즘IV와 드레드노트는 사이버 선글라스로 간단한 말을 나눈 뒤 끄덕였다. 시체를 고용한 것이다.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할 터. 그러나 카라테는 확실하다. 이 살육병기같은 닌자를 적진에 던져 넣으면 회전 버즈소가 자기 마음대로 요리해 줄것이다. 게의 집게발과 다리를 절단하고 고생 없이 숨통을 끊을 터.
『뒤처리에도 고생이 필요 없습니다』 드레드노트는 냉혹한 표정인 채로 사이버 선글라스로 말했다. 『말씀하신 대로』 D시즘IV는 비열한 미소를 띄웠다. 야쿠자만 정리해주면 요짐보도 불필요. 틈을 봐서 처리한 후 그 게이샤와는 자신이 넨고로하면 된다고 D시즘IV는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만이 아니다. 무표정한 행진을 이어가는 테크노 갱 전원이 이 항쟁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의 연회 중점 기대를 마음 속으로 하면서 사악한 욕망을 속에서 끓이고 있었다. ......이쪽은 닌자가 두명! 저쪽은 한명! 승리는 틀림없다. 조금 전 산시타가 한 명 죽은 것 또한 바라던 바. 살아남은 자신이 먹을 스시가 늘어난다.
휴우우우우웅...... 휴우우우우우우우우웅...... 한층 사츠바츠한 바람이 나카니 스트리트에 불어 닥친다. 병든 태양은 이제 곧 하이눈(*)에 이를 것이다. 정오까지 앞으로 몇 분. "ASS HOLE 새끼들이 오고 있슴다!" 누군가가 소리친다. 모래 먼지 너머로 행진하는 야쿠자 군단이 보인다.
(* 정오. 서부극에서는 결투 시간이다. 고전 게임에도 익숙하실 헤즈들이라면 오버워치의 건피스톨 카라테 닌자 맥크리=상의 '석양이 진다' 라는 대사는 실제 '잇츠 하이눈' 이라는 것을 아시리라)
"까고자빠졌넴마-!" "죽인담마-!" 테크노 갱과 비교했을 때 야쿠자 쪽의 겉모습은 그야말로 깡패 내지는 에도시대의 불량배를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는 상반신을 벗어서 타투를 드러내고, 칼집에서 빼낸 카타나를 어깨에 걸터 놓았다. 누군가는 검게 빛나는 슈트를 껴입고서 살육총기 오토매틱 야쿠자 건을 들고 있다.
"고 투 아노요(*저세상)!" "킬나인 유-!" "케츠(*엉덩이) 노 아나(*구멍)!" 테크노 갱도 흉악한 욕설을 퍼붓는다. 마치 짐승이다. 적의와 살의가 증폭되어 간다. 그러나 양 진영이 50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서 서로 마주 본 순간, 모탈간의 말싸움은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닌자 존재감이 그 자리를 압도하고 있었다.
먼저 아이사츠 한 것은 양쪽 군세의 천적 닌자들이었다. "도-모. 블랙핸드 입니다. 계집에 겁쟁이 갱놈들, 오늘이야 말로 네놈들을 저승길로 인도해주마" "도-모, 드레드노트 입니다. 이쪽의 요짐보는 제노사이드=상 입니다" 드레드노트는 적의 도발을 비웃듯이 무시했다.
"도-모, 제노사이드 입니다" 불쾌한 햇빛의 침입을 막는 듯 모자의 각도를 고쳐 쓰면서 좀비 닌자는 나른하게 아이사츠했다. 썩어가는 뉴런이 지글지글 타오르는 것만 같다. 햇빛. 번잡함. 적의. 주위에 파리떼가 오가는 것 같은 음울함. 모든게 귀찮다. 냉큼 녀석들을 몰살시키고......
제노사이드는 문득 스트리트 오른쪽 중앙에 있는 폐성당의 높은 종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혀를 찼다. (((뭐야, 댁은))) 종탑 위에 있던 것은 츠루기 노인이었다. 중립적인 입회인으로서 선택되어 정오의 종을 울릴 준비를 하라고 갱으로 부터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체 왜 댁이 거기엘 있냐고)))
처음 종치기 담당으로 뽑힌 것은 종업원인 스모토리였지만 그가 대역을 자청한 것이다. 츠루기 노인은 종탑 위에서 검은 카속 코트를 입고 있는 나으리를 슬쩍 보고서 각오를 다지고 힘찬 미소를 보냈다. (나는 영감이니까 뭘 하든 제멋대로입니다. 화려하게 해줘요!) 츠루기 노인은 기도하듯이 작게 중얼거렸다.
"......제기랄 것......쓸데없이......" 제노사이드는 잡고 있던 카스크병을 병째 들이키고서 폐성당 앞 돌계단으로 아무렇게나 집어 던졌다. 녹색 병이 깨지며 반쯤 남아있던 내용물이 스트리트에 스며든다. 츠루기 노인은 UNIX 시계를 보았다. 앞으로 3분. 그는 소매를 뒤져 나무 망치를 찾아 쥐었다.
스트리트는 결투의 시간을 앞에 두고서 광견을 방불케 하며 야쿠자와 갱이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 전력차는 역시 갱쪽이 우위. 그러나 무언가가 이상하다. 야쿠자 쪽 병사들의 사기가 낮지 않다. 오히려 높다. 실제 높다. 드레드노트는 미간을 찌푸렸다. "......실은 하나, 말하는 걸 잊었다" 블랙핸드가 말했다.
"뭐냐. 항복이라도 신청할 셈인가? 네 세푸쿠라면 박수를 못쳐줄 것도 없지." 드레드노트가 대답했다. 야쿠자놈들이 히죽히죽 웃기 시작했다. "......너는 나를 충동적인 이디옷트라고 생각하고 있었겠지. 그 결투장을 본 내가 분노에 몸을 맡기고 이 결투를 받아들였다, 어리석은 야쿠자다 라고"
블랙핸드는 거드름 피우듯 상대의 전력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슥 보았다. "흐음..." 그리고 끄덕였다. 결투장에 불길한 아트모스피어가 감싸인다. "사실은, 이쪽도 요짐보를 고용했다" 박수를 친다. 가장 뒤쪽에서 무언가를 끌고 오는 소리가 들린다. 레서 야쿠자 몇명이 무언가를 끌고 온다.
(뭐야 저건) 츠루기 노인은 눈을 비볐다. 관짝이다. 레서 야쿠자들은 강철 관짝을 끌고 온 것이다. (뭐가 들어 있는거지?) 관짝 사이로 하얀 연기가 뭉개뭉개 피어오른다. 그 냄새가 제노사이드의 후각을 불쾌하게 간질였다. 그것은 기억과 연결되었다. 죽은 자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로우 비트 마인 감시실에서 작전결행 시간을 기다리고 있던 호리이도 결투장의 이변을 눈치챘다. 종탑에 카메라가 몇 대 설치되어 그 영상이 양쪽 진영 본부로 전달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아마쿠다리 중추에서 설명을 요구하게 된다면 이것이 정식 결투였음을 증명하기 위한 영상 기록이다.
그 강철 관짝에는 하얀 조잡한 페인트로 일곱개로 갈라진 잎사귀와 크로스본(*) 의장에 '핫파(**)라고 카타카나로 쇼도되어 있다. 괴상하다. "세......센세이, 시간이 되었습니다" 블랙핸드에게 재촉을 받은 레서 야쿠자 중 한명이 뚜껑을 두드렸다. 대답은 없다. 블랙핸드가 『어서 해라』라는 신호를 보낸다.
(* 뼈가 교차한 모양. 해적기를 생각하면 실제 옳다)
(** 잎사귀, 대마의 은어)
레서 야쿠자는 각오를 다지고 뚜껑을 열었다. "세......센세" BLAMN! "아밧-!" 나무삼! 안쪽에서 쏘아진 소드 오프 샷건의 지근거리 사격을 먹고서 그는 한순간에 네기토로를 방불케 하는 시체로 탈바꿈한다! "시끄러-......" 그리고 중산모를 쓴 장신 좀비 닌자가 연기 속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후아암-..."크게 하품을 하는 것 처럼 그 건조된 시체는 성대하게 연기를 쏟아냈다. "있구만-...... 제에--에에에에노......사이-드. 엄청 찾아다녔다고-" 그는 느릿한 움직임으로 블랙핸드의 옆에 가서 섰다. 그 남자의 모습을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제노사이드의 소매 아래에서 회전 버즈소가 철커컹 하고 내려왔다.
"역시 네놈인가" 제노사이드의 눈이 녹색으로 빛난다. "오우 예-, 예-, 놀랐는가아-. 오늘이야 말로 받아가야겠다-......" 소드 오프 샷건을 두 자루 가슴 앞에 크로스 상태로 든 건조된 시체는 짜증난 제노사이드에게 유쾌하다는 듯 아이사츠했다. "도-모. 엘드리치 입니다"
나무아미타불! 야쿠자 쪽은 무시무시한 닌자 요짐보를 데려왔던 것이다! 그것도 제노사이드의 천적인 엘드리치를! "그의 솜씨는 확실하다" 블랙핸드가 자신의 호적수를 비웃듯이 말했다. 이 비장의 카드를 앞에 두고서 결투장의 아트모스피어 주도권은 역전되어 이제는 완전히 야쿠자 쪽이 지배!
이미 갱쪽에서 주도권을 빼앗아 올 시간 따위 없다. 그리고 정오! "......나무삼!" 츠루기 노인이 나무망치를 휘두른다! 무엇이 일어날 지 예측 불가능! (그래도 할 수 밖에 없어!) 호리이는 결심을 다잡고 일어섰다! (지금 할 수 밖에 없어!) 호리이는 품속에 숨기고 있던 플로피 디스크를 몇 장 부채를 방불케 하듯 펼쳐들고 UNIX 단말들을 노려보았다!
제노사이드와 엘드리치! 그리고 드레드노트와 블랙핸드가 서로 노려본다! "즐겨보자구우-" 두 자루의 샷건의 총구가 제노사이드를 겨냥하고, 검은 카속 코트의 소매 아래로 떨어진 쇠사슬 달린 버즈소가 날카로운 회전 소리를 드높인다! 정오! 깡-! 깡-! 깡-! 츠루기 노인이 종을 울린다!
"이얏-!" 제노사이드는 오른쪽 회전 버즈소를 날린다! "오우 예-!" BLAM! 샷건 산탄이 명중하여 궤도를 빗나가게 한다! "이얏-!" 간발의 틈도 주지 않고 왼쪽 버즈소를 날린다! "하하-!" BLAMN! 다시 샷건! 빗나간 버즈소는 뒤쪽에 있던 야쿠자의 머리를 비스듬히 슬라이스! "아밧-!" 즉사!
"오늘이야말로 죽이게 해줘-!" 엘드리치는 남은 총탄으로 제노사이드의 본체를 노리지만 "이얏-!" 손목 스냅으로 다시 되돌아 온 버즈소의 사슬이 샷건의 총신에 얽혀 붙는다! BLAMN! 엉뚱한 방향으로 산탄이 발사되어 주변에 있던 야쿠자를 순식간에 네기토로로 탈바꿈시킨다! "아밧-!"
"오우, 예-" 엘드리치는 야쿠자의 강렬한 죽는 모습을 눈앞에 두고서 웃었다. 회수한 다른 쪽 버즈소가 목을 노리고 날아가지만 이것을 웅크려 간단히 회피! 하야이! 그리고 일단 샷건을 등에 다시 걸고서 만력쇄(*)를 장비하고 도약! 날아든다! 제노사이드도 좌우 버즈소를 휘두르면서 돌격!
(* 일본어 발음으로는 만리키, 쇄분동이라고도 한다. 쇠사슬의 양끝에 추가 달린 무기다. 출처 나무위키)
큰길 반대쪽에서는 블랙핸드와 드레드노트의 싸움도 시작되었다. 드레드노트의 전투의수, 텟코 V8 뎃카 커스텀이 전개된다! 논리 트리거가 당겨지고 엄청난 총탄이 쏟아진다! BRATATATATATA! "이얏-!" 블랙핸드는 이것을 지그재그 주행으로 회피하여 육박!
드레드노트의 사이버네틱스 아이가 그 주행궤도를 트레이스한다. "이얏-!" 품으로 파고드는 상대를 노리고서 날카로운 케리 킥! "이얏-!" 블랙핸드는 이것을 블록 회피! 그대로 재빨리 백 너클을 펼친다! "이얏-!" 드레드노트가 전투의수로 이것을 튕겨낸다! 호각!
"까고자빠졌넴마-!" "고 투 아노요!" "죽인담마-!" "킬나인 유!" 일반인의 반사신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템포 늦게 총합 200명 가까운 야쿠자와 갱들도 싸움을 개시했다! 날아드는 총탄! 카타나! 카라테! 피보라! 큰길에 방치된 구식 차량과 포장마차, 좌우로 늘어진 폐건물들은 즉시 엄폐물로 바뀐다!
『F마시다III셀 로(ろ)폐빌딩 1층』 『inc 사이버네틱스 야쿠자 2』 『rgr』 병사의 숫자는 뒤떨어지지만 테크노 갱은 소규모 무선 LAN과 IRC를 활용하여 고도의 연계행동을 구성한다. BRATATATA! "넌뭐얌마-!" 돌격 야쿠자가 요격당해 즉사! 매일하는 UNIX 시뮬레이션의 성과다!
『inc 닌자 2』 『wtf!?』 닌자가 접근한다! ""이얏-! 이얏-! 이얏-!"" 블랙핸드가 광견을 방불케 하는 카라테로 힘으로 몰아붙여 드레드노트를 뒤쪽으로 물러서게 만들고 있다! 무시무시한 속도 카라테를 펼치며 공격을 견디며 폐빌딩 내부에 전개된 테크노 갱의 셀쪽으로 접근! 아부나이!
"이이이야아앗-!" 블랙핸드의 팔에서 물에 섞은 먹물을 방불케 하는 아우라가 피어오른다! 이것은 과거의 숙적에게 한 팔을 빼앗아 왔던 야미 켄! 치명적인 파고들기 춉 돌격이 온다! "이얏-!" 드레드노트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이것을 옆구르기 회피! 수도(手刀)는 뒤쪽에 있던 갱의 가슴과 그 뒤에 있던 두꺼운 벽을 관통! "아밧-!"
드레드노트는 적의 오른쪽으로 달아났다. 눈알이 없는 방향이다. 착지하자마자 즉시 날아차기! "이얏-!" 그러나 상대도 이 공격에 대응한다! "이얏-!" 브릿지 회피! 하야이! 도려내어 뚫린 갱의 가슴과 벽은 먹물을 방불케 하는 연기를 피어올리며 타원 모양이 점점 더 커지듯이 소멸했기에 그는 수도를 고생 없이 빼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얏-!" 다른 폐살롱에서는 엘드리치가 카운터를 박차고 도약! 버즈소 회피! 그대로 만력쇄 투척! 찰칵찰칵찰칵! 제노사이드의 왼팔에 얽혀 붙는다! "쓰레기가..." "하하아-!" 착지하면서 사슬에 손맛이 있음을 확인한 엘드리치! 두 사람은 사슬로 연결된 상태로 타타미 4장 거리에서 서로를 노려본다!
"어때에-, 아직 생각이 안나나-?" 사슬을 잡아당기는 힘은 강하다. 두 사람 모두 강대한 네크로카라테 사용자다. "조금 몸뚱이를 깎아주면 생각이 나려나-......이얏-!" 엘드리치는 오른손으로 만력쇄를 잡은 채 등의 호드 오프 샷건을 꺼낸다! BLAMBLAM! 머리를 노린 총알이 날아든다!
"이얏-!" 격렬한 금속음! 제노사이드는 네크로카라테를 왼팔에 집중시켜서 단숨에 들어올려 사슬이 얽힌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지킨 것이다! 거기에 이어서 밸런스를 잃은 적을 햄머 투척 경기의 햄머를 방불케 하듯 휘둘러 돌려 목제 바 카운터에 쳐박는다! "얕보는 거냐!" "아밧-!" 산산히 부서지는 목재!
"어이 야바이해, 놈들도 닌자를......!" "전황은 어떻게 됐어?" 로우 비트 마인 감시실에는 보안 갱들이 마른 침을 삼키며 카메라 영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감시받지 않은 채, 호리이는 벽에 늘어진 감시 시스템 UNIX에 바이러스가 들어간 플로피 디스크를 한장 또 한장 삽입해 간다.
철컹, 두 두 두 두...... UNIX 본체 내부의 벨트가 회전하고, 프로그램이 강제 실행되어 호리이가 짜낸 강력한 바이러스를 시스템 내부로 주입시킨다. 한 대, 또 한 대. 코드 로지스트는 임기응변을 살린 고속 타이핑 전투는 할 수 없다.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것과 같다. 처음 한 방. 그 후에는 기도할 뿐.
나머지 한 대. 다소 멀다. 호리이는 심호흡 하고 갱들이 뒤돌아 보지 않기를 기도했다. 로우 비트 마인 감시 모니터에는 지상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고 갱도 내부 대기소에서 기도하듯이 손을 모으고 있는 채굴 노동자들이. 과거의 자신과 비슷한 몸집인 소녀가 한명. 그러나 자유를 모르는 눈동자는 둔하고도 탁하다.
(((나에게는 힘이 있어......!)))호리이는 스스로를 격려하듯 플로피 디스크를 잡았다. 결심을 굳히고 마지막 UNIX 단말에 다가간다. 떨리는 손끝으로 플로피 디스크를 삽입한다. 희미한 구동음. 처음에 앉아있던 의자로 돌아가려고 하는 순간 "어이, 게이샤, 뭐하는 거냐?" 갱들이 일제히 뒤돌아 보았다.
스트리트에서는 아직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지고 총탄이 난무하고 있었다. 점차 야쿠자와 갱의 시체가 늘어가기 시작했다. "핫파가 모자라아-...... 잠깐 철수다-" 뚫린 폐살롱의 벽을 넘어서 엘드리치는 옆쪽의 폐성당 방향으로 도망쳤다. 그것을 쫓아서 제노사이드도 구멍을 빠져나간다.
갑자기 제노사이드의 청각에서 모든 소음이 셧 오프 되었다. 흑백영화를 방불케 하는, 어색한 프레임 레트로 풍경으로 바뀐다. 깨져 있었을 스테인드글라스는 복원되어 있었고, 어느샌가 낮에서 밤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돌아온 건가?) 제노사이드는 방 구석에 서있는 젊은 신부를 보았다.
"이런 밤중에 누구신가요?" "신부 영감을 보러 왔다. 또 죄를 거듭해 버렸으니까. 그것도 태반은 기억이 안나......" "그러신가요......하지만, 그는 이미 없습니다" "죽은거냐" "하이" 결락 노이즈. "......고기도 소울도 저주나 받아라, 이중으로" "당신에게는 아직 스피릿이 있어요"
"영감과 같은 말을 하려는 거냐. 잘 모르겠는걸...... 그렇게 제대로 된 놈이 아니다" "설령 당신이 어떤 육체를 가지고 있다고 한들" 격렬한 뇌광. "아이에에에에에!" 그 빛에 비추어진 좀비 닌자를 보고서 그 젊은 심부는 소리를 지르며, 그러나 필사적으로 견디려는 듯 입을 누르며 주저 앉았다.
"아이에에에에......모, 목숨만은......!" 어느샌가 젊은 신부는 공포로 벌벌 떠는 중상을 입은 야쿠자로 바뀌어 있었다. 야쿠자는 눈앞에서 정지한 제노사이드에게 필사적으로 목숨을 구걸했다. 주변의 풍경도 폐성당으로 돌아와, 분노에 찬 목소리와 총소리가 다시 그의 썩어가는 머릿속을 파리떼의 날갯소리처럼 세게 긁어댔다.
"이얏-!" 찰칵찰칵찰칵! 성당 밖에서 던져진 만력쇄에 제노사이드는 대응하지 못했다. 그것이 다시 팔에 휘감겨 있었다. 엘드리치의 앞뒤 가리지 않는 네크로카라테가 그를 다시 스트리트로 끌어내었다. 제노사이드의 거대한 몸이 먼지투성이 큰길을 데굴데굴 구르고서 일어섰다.
"오늘이야말로 해체 해줄거야아-" 엘드리치는 사슬로 움직임을 봉쇄하고 낫으로 몇번이고 베려 든다! "끄악-!" 썩은 육체가 잘게 잘린다! "까불지 마...... 네놈에 대한 것 따위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잖나.....!" 제노사이드는 다가오는 낫을 움켜쥐고서 그대로 두들겨 패버린다! "이얏-!" "끄악-!"
통나무를 휘두르는 것 같은 네크로 카라테 중탄차기! "이얏-!" "끄악-!" 거기에 더해 제노사이드는 양손을 쥐고 무거운 해머 블로를 상대의 정수리에 때려 박는다! "이얏-!" "끄악-!" 만력쇄의 구속에서 풀려난다! 크게 파고들며 네크로 카라테 스트레이트! "이얏-!" "끄악-!"
엘드리치는 뒤로 날아가 불운한 갱 두명까지 휘말려 폐빌딩 벽에 쳐박혔다! "아밧-!" "제츠......" 마무리 일격을 꽂기 위해 제노사이드는 양손의 버즈소를 휘두르며 원심력에 카라테의 기세를 싣는다! 그리고 "......메츠!" 벽에 박힌 엘드리치를 버즈소로 절단하기 위해 투척!
......아니. 제노사이드는 버즈소 투척 직전인 상태 그대로, 다시 뉴런의 부패 쇼트를 일으켜서 정지해버리고 말았다. 버즈소도 다시 회전력을 잃고 진자 운동을 방불케 하며 그의 팔 아래에서 흔들린다. "뭐야아-......?" 엘드리치는 일어섰다. 제노사이드 바로 옆으로 야쿠자의 유탄이 스쳐간다.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죽인담마-!""" 이 사실을 깨달은 야쿠자가 포장마차 그늘에서 제노사이드에게 사격! BLAMBLAMBLAM! 총알이 배를, 다리를, 뺨을, 어깨를 관통! 여전히 서있는 제노사이드! 아부나이! "끼어들지 마아-" BLAMNBLAMN! """아밧-!""" 갑자기 일드리치가 야쿠자를 쏴죽인다!
"그 녀석은 내가 죽여야만 한단 말이다아-. 저기, 제-에에노, 사이드...... 내 말 맞지-" 철컹! 한자루가 된 소드 오프 샷건을 재장전하고 엘드리치는 총구를 제노사이드에게 향했다. "뭐하고 있는거야아-?" BLAMN! 산탄이 제노사이드의 오른쪽 어깨에 명중! 무시무시한 썩은 고기의 고어함!
혼란 속에서 그의 요짐보 계약 위반 행위를 눈치챈 자는 없었다. "저항하지 않는구운-. 죽은거냐아-" 엘드리치가 점점 더 접근하여 연기를 뿜어낸다. 제노사이드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재미없어어-" 엘드리치는 총을 어깨에 올려놓고서 혀를 차고 뒤로 돌았다. "움직일 때 까지 다른 놈들 죽이면서 기다릴거야아-"
엘드리치는 다른 사냥감을 찾으면서 나른하다는 듯 몇 걸음 걸었다. "역시, 그것도 귀찮아-!!" 갑자기 등을 돌리고서 샷건 사격! BLAMN! 제노사이드의 얼굴에 산탄이 명중! 제노사이드는 얼굴에서 연기를 내면서 뒤로 천천히 쓰러진다. "...arrrgh..." 낮은 신음소리를 내면서.
쿠웅...... 노란 먼지를 날리며 제노사이드가 쓰러진다. 찰칵! 엘드리치는 샷건을 재장전! "움직이지 않는 걸 놓칠리가 없잖아-. 이얏-!" BLAMN! 다리! BLAMN! 배! 나무아미타불! "오우 예-. 뼈는 단단하네에-. 좀 더 핸섬하게 만들어 줄까아"
카우보이 모자는 어딘가로 날아가고, 오래된 총알 구멍이 뚫린 머리가 드러나 있었다. 산탄을 맞고 얼굴의 고기는 거의 날아가고 뼈가 드러나 있었다. 눈알은 한쪽이 뭉개지고 가지런하지 못한 치열도 반 이상이 으깨졌다. "움직이지 않는 것을 쏘는 건- 즐겁다네-" 찰칵! 엘드리치는 그 새로운 발견을 솔직하게 기뻐하며 총구를 다시 얼굴로 향했다.
나무아미타불! 소드 오프 샷건이 밀착된 상태에서 발사된다면 아무리 제노사이드라고 한들 두개골이 깨지고 뇌수가 산산이 흩어질 것이다! 거리에서 대자로 뻗은 제노사이드를 감시 모니터 안에서 보고 호리이는 창백한 표정을 지었다. "작별이다-" 엘드리치는 아무런 주저도 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BLAMN!
그러나......오오, 보라! 총탄이 제노사이드의 머리를 파괴하기 0 콤마 2초 전! 그의 한쪽 눈에 다시 불길한 녹색 빛이 깃들고, 전기 자극 개구리 그육을 방불케 하는 속도로 팔을 휘둘러 샷건 총신을 쳐낸 것이다! "이얏-!" 총탄은 길에 쳐박혀 먼지만을 피워낸다! "치잇......!" 혀를 차는 엘드리치!
호리이는 홀드 업 자세로 뒤로 물러나면서 갱 3명과 그 뒤쪽 감시 모니터에 차례로 시선을 던졌다. 어느샌가 제노사이드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여 카라테를 시작했다. 아직 희망은 끊어지지 않았다. "저기, 내가 뭘 했다는 거야......? 나에게 손을 댄다면, 나중에 어떻게 될 지 알고 있어......?"
"요, 요짐보의 게이샤에게 손을 댈 정도로 바카는 아니야" 갱이 굽실 거린다. 호리이는 여전히 강하게 나갈 수 있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뭔가 이상하다고...... UNIX 단말을 만졌지?" 다른 한명이 의심스러워 한다. "그렇다면 기분이 풀릴 때 까지 조사를 해보면 어때" 그녀는 시선을 느끼고 가슴을 가렸다. "단말 쪽을"
"내가 하지. 뭔가 저질렀다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겠지?" "나도 같이 할게" 두 해커가 UNIX 앞에 앉아서 해킹 흔적을 찾기 위해 타이핑을 개시했다. 세명째는 만약을 위해 호리이에게 총을 들이대고 대기. (((아직 파이어 월(*방화벽)을 돌파하지 못했나......?))) 호리이는 침을 삼켰다. (((빨리, 빨리, 빨리......!)))
BEEP! 갑자기 UNIX 한대가 비프음을 울렸다. "뭐야?" 해커 갱 중 한명이 화면에 표시된 문자를 읽었다. "......당신들이 내 벗에게서 떠나지 않는다면...... 뭐야 이거?" "바이러스인가?" "아니, 데이터 베이스에 없어" "외부 해킹?" "설마, 물리적 차단되어 있어"
BEEP! 옆에서도 비프음이 울린다. 호리이는 정조대를 방불케 하듯 굳게 닫혀있던 무선 LAN을 열었다. 데이터 유입. 액세스. 해커들이 떠들어댄다. 느리다. 마녀는 웃는다. 『나는 당신들에게 메뚜기 무리를 풀리라』 문장의 후반부가 자동 타이핑된다. 그 직후, 방안의 모든 UNIX가 오버플로우를 일으키며 폭발했다.
KABOOM! "아밧-!" UNIX 모니터 폭발을 정면에서 받은 해커가 즉사! KABOOM! "이게 무슨 아밧-!" 옆에 있던 해커도 즉사! KABOOM! KABOOM! "아이에에에!" 총구를 겨누고 있던 남자가 경악! 호리이는 그 틈에 생체 LAN 단자로 직결! "아밧!" 바이러스로 처치!
경보 시스템은 파괴되어 울리지 않는다. 호리이는 감시실을 나와서 UNIX 복도 쪽으로 걸어갔다. 주머니에서 새로운 플로피 디스크를 꺼내들고 부채꼴로 펼친다. 찰칵! 찰칵! 찰칵! 복도에 나란히 깔린 UNIX들에게 플로피 디스크를 삽입하면서 그녀는 결연한 표정으로 걸어간다. 마녀의 분노를 받아야 할 때가 도래했노니!
위어드 원더러 앤드 와이어드 위치 (Weird Wanderer and Wired Witch) #5
"뭐야, 무슨 일이야!" 아지트 입구에서 망을 보던 휠체어 갱, GN마사루VI가 사이버 선글라스를 누르며 경악했다. 네트워크가 뻗은 것이다. "배신인가? 설마" 유일하게 작동되는 것은 지하의 감시 갱들이 장비한 사이버 선글라스와의 협소 무선 LAN 뿐이다.
GN마사루VI는 시야를 감시 갱 중 한명과 링크시켰다. 『고 투 아노요(*저세상)!』 감시 갱은 오른손에 권총을 들고 거칠게 외치며 UNIX 복도를 달려간다. 게이샤는 뒤쪽을 돌아보면서 도망친다. BLAMN! 발포! "응앗-!" 게이샤가 쓰러진다. 머리 부근에서 파직파직 불꽃이 튄다.
호리이는 머리를 흔들었다. (((아직 살아있어))) 파괴된 사이버 선글라스가 불꽃을 뿜으며 발밑으로 떨어졌다. 등뒤에는 아직 록이 해제되지 않은 무거운 도어가. 감시 갱 두명이 총을 들고 다가온다. (((와라, 와라, 와라...))) 호리이의 사이버네틱스 아이는 복도의 UNIX가 마젠타(*)색으로 물드는 것을 보았다.
(* 이탈리아어, 밝은 자주색)
"무슨 짓을 할셈이냐?" "미쳐버린 건가?" "시체와 떡을 칠 정도니까 말이야" "그렇다면 야쿠자 쪽의 애완견인가?" 테크노 갱이 다가선다. 사이버 선글라스에서 녹색 빛이 뿜어져 나와 호리이의 맨얼굴을 스캔한다. 호리이는 양손을 들고 적을 노려보기만 할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앞으로 조금만 더......!)))
"말할 생각이 없다면 고문이다" "재빠르게 진행하자고" "아가씨, 안심해, 우리들은 고문의 프로다. 지하 놈들을 고문하면서 익숙해졌으니까" 테크노 갱이 마젠타색으로 물든 UNIX 옆을 통과한다. 『어이, 기다려, 그 여자는......!』 스캔 데이터를 해석한 GN마사루VI가 경고 IRC를 보낸다!
"......" 호리이가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빗치 년, 무슨 말 했나?" 호리이는 대답했다. "FUCK, OFF" 그 직후, 복도의 UNIX가 연쇄적으로 폭발을 일으켰다. KABOOOM! "끄악-!" 갱의 머리 바로 오른쪽에 있던 UNIX가 오버플로우로 폭발하여 즉사! KABOOOOM! "아밧-!" 뒤쪽의 갱도 폭사!
"고 투 아노요!" "케츠(*엉덩이) 노 아나(*구멍)!" 거기에 더해 두명의 갱이 모퉁이를 돌아 나타났다. 호리이는 일어서서 사이버네틱스 아이의 시야를 제어 시스템에 링크하여 분노와 함께 오른손을 하늘에 가로로 휘둘렀다. 그저 그 뿐인 행동으로 요술을 쓴 것 마냥 UNIX 연쇄폭발이 일어나 테크노 갱이 폭사당했다.
"아이에에에에......홀리 쉿......! 홀리 셧!!" GN마사루VI는 실금했다. 폭사 순간의 시야 링크 쇼크에 의한 떨림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더 이상 무선 LAN 링크에 반응하는 테크노 갱은 남아있지 않았다. 지하는 제압당했다. 단 한명의 여자에게. 아마쿠다리가 수배를 건 여자.
"저 여자가 모든 일의 원흉이다......!" 큐이이이이이......! 그는 마음을 다잡고 결투장을 향해 사이버 휠체어를 터보로 가동 시켰다. 며칠 전, 아마쿠다리의 클론 야쿠자가 도망중인 여자를 쫓아 이 일대를 수색했다. 일촉즉발 상태에 놓여있던 야쿠자와 갱은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고 그저 자유롭게 수색을 하게만 했다.
"저 여자...... 처음부터 우리들 양쪽 모두를 함정에 빠뜨릴 셈이었어......!" 큐이이이이이이이이! 모래먼지를 일으키면서 사이버 휠체어는 나카니 스트리트로 달려나갔다. 고스트 타운을 방불케 하는 정적에 휩싸인 거리를. 주님을 잃은 교회 옆을. 마침내 메마른 총성과 카라테 샤우트가 저편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이얏-!"" 집어 던져진 만력쇄(*)와 회전하는 버즈소(**)가 공중에서 부딪혀 엄청난 불꽃을 피어 올리며 좌우로 튕겨나간다. "아바밧-!" "끄악-!" SPLAT! SPLAT! 주변에 있던 운없는 야쿠자와 갱이 일어선 채로 네기토로를 방불케 하는 시체로 탈바꿈한다! 두 좀비 닌자는 다시 접근하여 치고 박는다!
(* 일본어 발음으로는 만리키, 쇄분동이라고도 한다. 쇠사슬의 양끝에 추가 달린 무기다. 출처 나무위키)
(** 둥근 톱)
"이얏-!" 제노사이드의 주먹이 가슴에 명중! "아앗-, 젠자앙-......" 휘청이는 엘드리치. 그러나 한번 더 때리려는 순간 "이얏-!" 엘드리치의 뒤돌아 돌려차기! 무거운 부츠의 뒤꿈치가 상대의 정강이뼈를 부순다. "젠장......" "오우 예-" 입맛을 다시며, 거기에 더해 온몸의 체중을 실은 케리 킥!
SMAAASH! 샷건 총격으로 만신창이가 된 제노사이드는 이것을 버티지 못한다. 폭풍에 날아가는 작은 오두막을 방불케 하며 날아가 벽에 쳐박힌다! "아직이야아-" 찰칵찰칵찰칵! 팔에 사슬이 얽혀 붙어 핀치에 몰린다! 제노사이드는 앞으로 쓰러지며 오커색 먼지 투성이가 되었다.
바오오오오오옹! "이예-...... 하하-!" 엘드리치는 뒷골목에 숨겨놨던 쵸퍼 바이크에 올라 타 맹스피드로 제노사이드를 끌어 당긴다! 코트가, 두피가, 썩은 육체가 깎여 나간다! 나무삼! ""이얏-!"" 전투중이었던 드레드노트와 블랙핸드는 이것을 도약회피! 전투속행!
BLAMBLAMBLAM! 큰길을 사이에 둔 두 건물에서 야쿠자와 갱이 격렬하게 교전을 주고 받는다. 유탄이 종종 바이크와 제노사이드에게 명중하여 엘드리치의 중산모에 구멍을 뚫었다. "여기는 쬐끔 좁은거얼-" 엘드리치는 크게 꺾어 반대쪽 스트리트의 끝을 향해 다시 액셀을 밟는다.
제노사이드는 회전 버즈소를 폐 살롱 기둥을 향해 재빠르게 던졌다! 철컹철컹철컹! 휘감긴 사슬은 큰 배의 닻을 방불케 하며 제노사이드의 몸과 바이크의 전진을 멈춰 세운다! "까불고 있기는......!" 거기에 더해 양팔에 있는 힘껏 네크로 카라테를 주입! 한계를 넘어서 빠직빠직하고 근육섬유가 갈기갈기 찢겨 나간다. 고통은 없다.
"뭣이라-......" 엘드리치가 눈치를 챈 그 순간, 이미 쵸퍼 바이크는 비스듬히 뒤쪽으로 당겨져 전복되기 시작했다. 거기에 더해 뒤쪽에는 폐살롱의 기둥이 부러져 그곳의 지붕 위에 있던 갱 세명이 비명을 지르며 스트리트에 쳐박히기 직전이었다. KABOOOM! 바이크가 전복되어 폭발!
""아이에에에에에!"" 전복 폭발한 쵸퍼 바이크에 휘말려 아쿠자가 즉사! "내가 불타는 건 사양이야아-" 엘드리치는 머리카락 한 올 차이로 도약회피! 착지하고서 상대를 노려본다. 한쪽 팔을 찢어가며 카라테를 펼친 제노사이드를. 아직 서로의 팔을 묶은 사슬은 풀리지 않았다.
"야쿠자놈들에게 들었다구우-. 게이샤를 노예로 삼아서 데리고 다닌다던데에-. 시체 주제에-, 여자 앞에서 폼이나 잡고 말이야아-. 무슨 대단한 어르신 기분이라도 내는 거냐아-......?" "......아밧......" 목 근육이 떨어져 나가고 삐걱삐걱 뼈가 흔들린다. 현재 엘드리치의 힘은 제노사이드의 그것을 상회하고 있다.
(((제기랄 것, 나는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시야의 끝에서, 종탑 앞에 기우뚱 쓰러진 노인의 모습이 보인다. 장기전으로 전장이 넓어져 간다. 유탄이 또 다시 그의 머리를 바로 옆에서 관통하여 뇌수가 성대하게 뿜어져 나간다. 세계가 흑백으로 바뀐다. 소음이 멀어져 간다. (((아아, 씨발 것, 모든 게 엉망이야)))
"방해하지 마아-" 엘드리치가 또 샷건을 빼들어 운없는 갱을 쏴죽였다. "여자가 배신했다! 전부 그 뇌가 썩어버린 자식과 짠 함정이다!" 휠체어에 탄 남자가 도착하여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닌다. (((여자아......? 누구야...... 나는...))) 다시 제노사이드의 뇌속에서 파리떼가 날아다니는 듯한 불쾌감.
(((시끄러-...... 사람이 모처럼 기분 좋게 자려고 하는 판국에...))) 제노사이드의 가슴에 짜증이 차오른다. "......장난질 마라!" GULP! 제노사이드는 꺾이기 직전이던 목을 비틀어 눈 앞에 있는 육포를 방불케 하는 건조 시체 고기를 씹었다! 엘드리치의 비명! 팔에 달린 고기를 물어 뜯는다! 씹는다!
"ARRRGH!" 괴물을 방불케 하며 더욱 더 씹어 삼킨다! 꼴사나운 치열로 코트 째로 엘드리치의 고기를 씹어 먹는다! 이 무슨 닌자 카니발(*) 행위! "제에에에노, 사이드...... 잘도, 나를 먹어치우는구나아-......" 비명이 슬로우 모션을 방불케 하며 들려온다! 제노사이드의 파괴조직 재생이 시작된다!
(* 카니발리즘에는 식인이라는 뜻이 있다)
"ARRRRRGH!" 제노사이드는 한쪽 눈을 녹색으로 빛내면서 닌자 고기를 탐욕스럽게 먹어치운다! 오오...... 이 무슨 악마적 광경인가! 부패한 뇌세포가 지렁이를 방불케 하며 꿈틀거리기 시작하여 이어지며 합쳐진다!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과거의 기억이 주마등 리콜을 방불케 하며 되살아 난다! 뉴런이 재생되며 썩어서 떨어져 나간 기억이 하이패스 된다!
...... "무슨 짓이냐앗! 예지가! 오파츠가-!" 비명을 지르는 리 선생. 네크로 전해조(*) 앞에서 벌인 사투. "참회에 다다랐는가. 절박한 표정이구려. 성직자를 죽인다면 천벌을 받을게요, 자네" 도망중인 그를 숨겨주었던 늙은 신부. ......그보다 조금 전...... 시야가 흐려진다...... 그는 캡슐 안에 담겨 있었다......
(* 電解槽, 전기 분해를 할 때에 전극과 전해액을 담는 용기)
...... "이힛-! 이히히히힛-! 성공이다네-! 피험체 3호는 압도적, 압도적인 성공! 제츠메츠 닌자의 소울이 들어갔다! 최강 좀비 닌자의 탄생이다......!" 리 선생의 귀를 따갑게 하는 웃는 소리. 캡슐이 열리고... 그는 걸어나왔다. 흐린 눈으로 유리에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납색인 몸뚱이. 눈과 코에서는 출혈.
"......아바-......" 그는 신음했다. 사슬이 울린다. 구속되어 있는 것이다. 실험동물을 방불케 하며. "아앙-! 리 선생님, 아니되와요! 조직붕괴가 역시 멈추질 않아요!" 풍만한 여자가 무슨 소리를 지르고 있다. 그는 비틀대면서 걸어가 뒤를 돌아보았다. '제츠메츠'라고 두꺼운 글자로 라벨링 된 또 하나의 캡슐을.
푸슈-. 백의를 입은 스모토리들의 손으로 소울 추출원 캡슐이 열린다. 그 안에서 손발이 꺾인 채 쓰러져 미라를 방불케 하는 시체로 바뀌어 있는 것은...... 본래의 제츠메츠 닌자 소울 빙의자다! 검개 변색된 피부. 하얗고 긴 머리카락. 나무아미타불! 그 건조시체는, 잔쯤 열린 흐린 눈으로 피험체 3호를...... 보았다!
"아바-...... 나는...... 나는......" "리, 리, 리 선생님! 마, 마, 말했습니다! 3호가 말했습니다!" 남자인 조수가 당혹해한다. "나는...... 아바-...... 누구지......?" "지성이 있는 것 같아요!" "이건 굉장하군! 고위 소울이 가져다 준 지성일지도 모르겠네요오-! INW 좀비 닌자 제3호! 제노사이드!"
"나는...... 나는..... 제노사이드" 그는 몇번이고 그 말을 되풀이 했다. "아앙-! 리 선생님, 이쪽의 짜고 남은 찌꺼기는 어떻게 할까요?" "폭발사산하지 않았군요오-, 이것은 과로사네요. 그런 것엔 흥미가 없기 때문에 좀비 개의 먹이로 삼으세요. 나는 제노사이드를 좀 더 자세히 조사하지 않으면!" "아앙! 선생님, 저도!"
백의를 입은 스모토리들은 건조된 시체를 처리용 봉투에 담았다. 그것이 작게 신음했다. 그 자리에 있던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제에에에에에에노, 사이이이이이드......)))
"제에에에에노, 사이이이이이드!" 갑자기 제노사이드의 청각과 시각이 돌아온다! "......먹어치웠구나아-, 나를, 나의 팔으을-......!" 타타미 3장 거리에서 엘드리치는 부상을 입은 왼팔을 축 늘어뜨린 채 오른팔로 소드 오프 샷건을 쏜다! BLAMN! 제노사이드는 이것을 반사적으로 회피!
"ARRRRRGH!" 학살하는 짐승을 방불케 하는 신음소리로, 제노사이드는 날아들었다! 이성은 날려버렸다! 더욱 더 고기를! 더욱 더 기억을 추구하며! "ARRRGH!" 갈고리 발톱을 방불케 하는 굳센 손으로 좌우를 찢는다! "위험해에-" 상대는 이것을 종이 한 장 차이로 더킹을 걸어 회피! 옆구리에 밀착해서 샷건! BLAMN!
제노사이드는 옆구리가 날아가면서 본체도 회전하며 날아가 버렸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착지하여 다시 덤벼든다! "ARRRRGH!" "재밌어 졌네에-...... 무언가 떠올린 것 같은 꼬라지로구운-. 나는 알 수 있다구우-. 아무튼지, 우리들은 이어져 있으니까 말이야아-" 엘드리치도 네크로 카라테로 응전!
"제에에노, 사이드, 너는 나다아-......!" SMAAASH! 엘드리치의 네크로 카라테 앞차기가 턱을 쳐올린다! 제노사이드는 뒤로 몸을 젖힌 채 네크로 카라테 정권 찌르기! CRAAAASH! "먹히지 않아-......" 휘청이는 엘드리치! 제노사이드가 그 고기를 먹어치우기 위해 몸을 날린다!
"먹혀주지 않아아-" 엘드리치는 재빠르게 점프하여 물러나 소드 오프 샷건으로 사격! BLAMN! "ARRRGH!" 제노사이드의 한쪽 팔이 어깨부터 터져 나간다! "먹히는 건 사양이야아-, 네놈을 조각조각내서, 죽여서, 쥐어짜서, 돌려받을 테니까아-. 이 닌자를 먹어 치우는 바케모노 자식아-..."
지금에 이르러서는 제노사이드의 부패한 심장은 제츠메츠 소울이 가져다 주는 살육충동으로 가득 차있었다! 붕괴하는 육체를 카라테의 힘으로 움직여 무시무시한 순발력을 만들어내며...... 몸을 날린다! "ARRRGH!" 샷건을 든 팔을 옆으로 쳐내며 때린다! "아밧-!" BLAM! 산탄은 엉뚱한 방향으로!
제츠메츠 충동에 몸을 맡기고서, 이 남자를 통째로 탐욕스레 먹어치울수도 있다. 그러나 그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폭주한 그는 스트리트를 피바다로 바꾸어 버릴 때 까지 맹목적으로 계속해서 죽여댈 터. 지금까지도 몇번이나 그렇게 해서 궁지를 빠져나왔다. 혹은...... 그것보다도 지독한 무언가가 일어난다. 어쨌든, 이 남자의 고기는 '특별'하니까.
"죽여주마아-" 엘드리치가 만력쇄로 죽음의 원호를 그린다! 아부나이! "쫑알쫑알 시끄어웟-......!" 제노사이드는 그것을 붙잡아 죽은 자의 악력으로 부숴버렸다! 고우랑가! "위험해에-" "이얏-!" 앞으로 나아가며 묵직한 네크로 카라테 훅! "아밧-!" 얼굴을 얻어 맞아서 휘청이는 엘드리치!
"나는..." 제노사이드는 한발 쩍 더 내디디며 네크로 카라테 보디 블로-! 명중! "젠자앙-" 적은 크게 자세가 무너졌다! "나는...!" 제노사이드는 남은 한쪽 팔을 크게 뒤로 휘두르며 기운을 모았다. "위험해에-" "......제노사이드다!" SMAAAAASH! 엘드리치는 포탄을 방불케 하며 날아가 버린다!
CRASH! CRASH! CRAAAASH! 엘드리치의 몸은 폐교회의 유리와 벽을 몇장이고 뚫고 날아가 기와에 파묻혔다. "......Arrrrgh......" 제노사이드는 제츠메츠 충동을 억누르며 신음했다. 그리고 사츠바츠한 바람이 옮겨 온 웨스턴 햇을 쥐고서 고쳐 썼다.
외팔인 채로 제노사이드는 옆을 보았다. 휴우우우우우우우웅...... 다시 격렬한 돌풍이 불어 와, 너덜너덜한 모자를 날리려 했다. 그는 그것을 억누르며 침을 아래에 뱉고서 적을 노려보았다. 적. 그건 지금에 와선 그를 제외한 모든 자였다. 배신을 눈치챈 갱과 야쿠자 전원이 그를 향해 총구와 카라테를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시공투다! 아마쿠다리를 위해서!" 블랙핸드가 살롱 지붕 위에서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수배중인 해커 게이샤가 지하를 공격했다!" 반대쪽 지붕 위에서는 드레드노트. "시체 자식은 요짐보 전술로 우리들을 공멸시킬 계략을 꾸미고 있었다!" "공격 목표 록 온! 시야 링크하라!"
"켁, 사이가 정말 좋군!" 제노사이드는 악담을 내뱉었다. 철커덕. 소매에서 쇠사슬이 늘어져, 한쪽 팔이 버즈소 회전을 시작했다. 수령 두 사람의 공격 명령을 기다리며 양쪽 병대 모두가 마른 침을 삼켰다. "얕보는 거냐! 네놈의 진짜 목표를 말해라!" 블랙핸드가 위압적인 목소리로 물었으나 시체는 그저 계속 걸어왔다. "네놈, 그 이상 다가오는 것은 허용치 않겠다!"
(((죽이는 것은 내 일이다, 기도해줘))) 제노사이드는 한층 더 크게 쇠사슬이 달린 버즈소를 회전 시키며 달려갔다. 무언가 자신 안에 있는 성스러운 것을 잊지 않도록 중얼거리며. "호리이(*)" 무수한 총구가 기다리는 적진을 향해서. "나는" ""죽여라!"" 적이 말살 명령을 내린다! "제노사이드다!"
(* 이야기의 여주인공 호리이와 holy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표기가 약간 다르다)
그 순간, 메뚜기 무리가 풀려났다. 갱단 아지트의 제어 UNIX와의 협소 무선 LAN을 경유하여 몰래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둔 GN마사루VI의 사이버 선글라스. 거기에서 주변에 있던 테크노 갱 전원으로. 강렬한 노이즈가 순식간에 테크노 갱 전원과 드레드노트의 시야를 막대한 메뚜기 떼를 방불케 하며 덮어 씌웠다.
집중 호우를 방불케 하는 총탄 속에서 죽은 자는 돌진했다. 버즈소를 총알받이로 사용했지만 상당히 살점이 날아가 버렸다. 그는 우선 야쿠자 쪽 한가운데로 달려들었다. 『그렇다면 보라』 SPLAT! SPLAT! 죽은 자가 휘두르는 회전 버즈소로 그 즉시 십 수 명이 시체로 탈바꿈됐다. """아밧-!""" 『나는 메뚜기를 풀리라』
갱이 혼란스러워 하는 사이, 순식간에 살육의 폭풍이 불어 닥쳤다. 『그리고 보라』 블랙핸드가 몸을 날려 심장을 향해 야미 켄 수도(手刀)를 휘둘렀다. 제노사이드는 그것을 몸으로 받아냈다. 대신에 팔을 붙잡아 적의 어깻죽지를 먹어치웠다. 『그것은 그대의 땅에 자라는 나무를 모조리 먹어치우리라』
갱단이 사이버 선글라스를 벗어 던졌을 때, 죽은 자는 이미 야쿠자의 반을 죽이고 블랙핸드의 목을 집어 천갈래로 찢으며 씹고 있었다. 드레드노트가 한꺼번에 몰살시키기 위해 명령을 내렸다. 집중된 총탄이 죽은 자의 가슴을, 배를, 혹은 머리를 관통했다. 블랙핸드는 죽었으나 죽은 자는 여전히 움직였다.
죽은자는 외치고서 버즈소를 휘두르며 반대쪽 살롱 지붕으로 크게 점프했다. 관통된 그의 육체는 그 즉시 재생되었다. 『그것은 앞선 재앙을 피한 것들을 먹어치우리라』 갱단은 전율하며 실금하고 우왕좌왕하며 혹은 용서를 구걸했다. 그러나 그는 용서 없이 버즈소를 휘둘러 쇠사슬이 닿는 모든 것들을 고깃조각으로 바꾸었다.
스트리트는 피보라와 내장 그리고 절단된 사지로 가득 채워져, 땅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붕괴해가는 자신의 군대 앞에서 마침내 드레드노트가 싸움을 걸었다. 두 사람은 격렬한 카라테를 치고 받으며 그는 사이버네틱스 의수로 죽은 자의 송곳니를 막아냈다. 그러나 결국에는 네크로 카라테가 승리하여 회전 버즈소가 의수를, 이어서 다리를 절단했다.
죽은 자는 그를 먹어치우는 것을 마치고서 다시 살육을 시작했다. 어느덧 팔이 다시 연결되고, 죽음의 폭풍은 그 힘을 더해갔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공포에 미쳐버린 붉은 머리 레서 야쿠자였다. 그것은 노인을 붙들고서 총구를 들이대며 무슨 말인가를 외쳤다. 제노사이드에게는 무엇 하나 들리지 않았다. 그는 버즈소를 투척하여 마지막 야쿠자를 죽였다.
BLAM! 츠루기 노인의 관자놀이에 겨누어져있던 총은 손목째 절단되어 회전하면서 하늘을 날아가 총알은 종탑의 종에 명중하여 울렸다. 레서 야쿠자는 목에서 분수를 방불케 하는 피보라를 뿜으며 노인과 함께 뒤로 쓰러졌다.
장례식장의 종을 방불케 하는 종소리가 스트리트에 울려 퍼졌다. 적의 기척은 더 이상 없다. 제노사이드는 가까운 곳에 있던 갱의 시체에서 2장의 천을 당겨서 찢어내고는 그 중 한장을 두건처럼 감아 자신의 눈 아래를 가렸다. 그리고 츠루기 노인에게 걸어가 들어올리고서 그의 어깨에 생긴 상처를 나머지 한장의 천으로 단단히 동여매고서 지혈했다.
"나으리, 어떻게 됐나요?" 츠루기 노인은 괴로워 하며 물었다. 제노사이드의 얼굴은 천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하늘은 어느샌거 검은 먹구름에 가려져 있었다. "짓눌러 죽여버렸지" 그는 내뱉듯이 말했다. "야쿠자도, 갱도, 전부, 짓눌러 죽여버렸지. 목숨을 구걸하는 놈도, 도망치는 놈도, 전부 다. 제츠메츠다."
노인이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말문이 막혔다. "......알겠지, 제대로 되먹지 못했다는걸" 제노사이드가 말했다.
----------------------------------
로우 비트 마인은 해방을 축하하는 목소리로 가득 차있었다. 폭발의 공포에 떨고 있던 광산 노동자들, 그리고 제자들의 손에 후톤 이불째로 감싸인 쿠라타 명인이 호리이의 주도로 출구로 향했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지하의 검문장치는 스스로 열리고, 그녀가 손을 대마다 천장의 자동조종 머신건이 머리를 숙였다.
지상의 상황은 아직 호리이도 확인하지 못했다. 결투장 카메라는 파괴되어 네트워크도 침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갱 또는 야쿠자가 건재하다면 아직 이어질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벗들을 거짓된 희망으로 끌고 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표정은 힘찼다. 질병과 죽은 자의 힘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호리이는 사람들을 데리고서 갱도를 걸어 다리를 건넜다. 다시 검은 후드를 입은 그녀는 어딘가 다가서기 어렵고, 무시무시한 아트모스피어를 몸에 감고 있었다. 그러나 다가가서 바라보면 무엇 하나 바뀌지 않은 호리이의 얼굴이 있엇다. "가르쳐 줘" 채굴노동자인 소녀가 부모님이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바위 투성이 길을 달려서 그녀에게 다가왔다.
"가르쳐 줘? 무엇을?" 호리이는 걷는 것을 멈추고 미소를 지으려 했다. 참치를 방불케 하던 소녀의 눈동자에 지금은 갱도를 비추는 본보리를 방불케 하는 빛이 깃들어 있었다. "......요술을" 소녀는 그 말이 부모님과 신들의 귀에 닿지 않도록 속삭이듯 말했다. "요술 말이지" 호리이는 작게 웃었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하나를 속으로 찾았다.
"언젠가 가르쳐 줄게. 너에게는 힘이 있어. 언젠가 세계를 뒤집을 정도의 힘이. 나도 그것을 이 거리에서 배웠단다" 호리이가 말했다. 과거에 쿠라타 명인에게서 전해 받았던 그 말 그대로. "고마워" 소녀는 그것을 듣고 놀라, 세계의 진리의 끝자락을 만지고 온 것 같은 얼굴로 부모님 곁으로 뛰어 돌아갔다.
"......호리이" 후톤 이불째로 감싸여 있는 명인이 그녀의 옆에 다가왔다. 그 눈은 이미 멀기 직전이었고, 쇠약해진 체력은 사이버네틱스 수술도 받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어째서 돌아왔지?" "......센세이, 저의 운명은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강하게 이 거리와 접속되어 있었습니다" 호리이가 다부지게 대답했다.
"......그랬구나" 명인은 하얀 긴 수염을 쓰다듬었다. "......나카니 스트리트가 암흑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깨달은 나는, 유능한 제자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내고 연락도 끊었다......" "알고 있습니다" 호리이가 끄덕였다. "하지만 바깥 세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탐구심을 가진 사람은 모두 숨어 살아야만 합니다"
"......그랬구나" 명인이 다시 끄덕이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여기에 남을테냐?" "센세이, 제가 방해라고 하신다면" "......방해일 리가 있겠느냐" 명인은 작게 웃으며 그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호리이와 사람들은 갱도를 빠져 나와 황량한 갱 빌딩에 도착했다. 싸울 수 있는 자들은 토미 건을 들었다.
지상에는 중금속 산성비가 내려 피를 씻어내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거리'라는 네온 간판이 파직파직 소리를 냈다. 호리이의 양쪽에는 총을 가진 몇명의 남자가 대기하고 있었고, 뒤쪽에는 누더기 천을 두른 이민자를 방불케 하는 무리가 따라왔다. 호리이는 머나먼 교회의 십자가에 기도했다. (((신이시여, 죽은 자와 함께 걷는 것을 축복해 주시렵니까?)))
그리고 무리는 보았다. 스트리트의 반대쪽에서 노인을 안은 괴이한 아트모스피어를 두른 덩치 큰 사내의 그림자를. 너덜너덜한 카속 코트에 웨스턴 햇을 쓴 남자를. 그 입가는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호리이는 뒤쪽의 남자들에게 기다리라고 말한 뒤에 혼자서 빗속을 달려 제노사이드의 곁으로 뛰어갔다.
"......arrrgh...... 호리이" 제노사이드가 계속해서 걸으면서 말했다. 비에 젖은 코트에는 엄청난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정신을 잃은 영감을 살롱으로 옮긴다. 그게 이 마을에서 해야 할 마지막 일이다" "......마지막?" 호리이는 경악했다. 지금까지 유지해 온 다부진 표정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제노사이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지막?" 호리이는 다시 한 번 물었다. "마지막이다" 그는 걷는 것을 멈추지 않고 말했다. "여기를 떠날 거야?" "좀 더 쓰레기 같은 장소가 내게는 어울린다" "살롱이 마음에 들었다면 이 마을에서 살아도 되잖아" "알겠나, 내 뒤에는 재앙을 부르는 놈이 엉겨 붙어 따라온다"
"아마쿠다리?" "관짝에 들어가 있는 놈이다" 제노사이드는 짜증난다는 듯이 말했다. "나를 쫓아서 헤매고 있어" 전투 후, 기왓장 속에는 이미 엘드리치의 흔적이 없었다. 핫파 관짝도 홀연히 사라졌다. 제노사이드는 느낄 수 있었다. 그 남자가 아직 살아있으며, 일시적으로 멀어졌을 뿐이라는 것을.
"나도 같이 가" 호리이는 충동적으로 말하고서 버텼다. 그리고 20미터 정도 떨어져서 오들오들 떨며 다가오는 무리를 뒤돌아 보았다. 지금 나카니 스트리트에는 자신의 힘이 필요하다. 갱과 야쿠자의 지배는 끝났지만 언젠가 곧, 새로운 재앙이 다가올 것이다.
"아직 나는 아무것도" 호리이는 후드를 올리며 말했다. 눈물은 비가 숨겨주었다. "당신에게 해준 것이 없어" "...arrrrrgh...... 그렇다면, 호리이" 죽은 자는 살롱의 등불을 키며 끄덕였다. "가기 전에 한잔만 어울려 줘. 강한 스피릿이라도 들이키면 이에 달라 붙은 쓰레기 같은 스모크 악취를 씻어낼 수 있겠지"
[위어드 원더러 앤드 와이어드 위치] 끝
닌자 슬레이어 Twitter 계정 (https://twitter.com/njslyr)
diehardtales 가이드라인 (https://diehardtales.com/n/n96e186db18ff)
본 번역은 공식 번역이 아니며, 일체의 수익성 활동은 없다. 알겠지?
'3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워 오브 시브즈 (0) | 2021.06.14 |
---|---|
닌자 셀베이션 (0) | 2021.05.29 |
배틀 오브 더 네스트 (0) | 2021.05.29 |
네오 사이타마 시티 캅스 (0) | 2021.05.29 |
더 판타스틱 모그 (0) | 2021.05.29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