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3부 2021. 5. 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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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Darkside of the Moon) #1사이버네틱스 기술이 보편화 된 미래. 무한히 넓어지며 빛나는 미래를 보게 될 터였던 세계는, 한정된 IP 자원을 둘러싼 암흑 메가 코퍼레이션들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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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더라브'님 번역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Darkside of the Moon) #1

 

 

사이버네틱스 기술이 보편화 된 미래. 무한히 넓어지며 빛나는 미래를 보게 될 터였던 세계는, 한정된 IP 자원을 둘러싼 암흑 메가 코퍼레이션들이 일으킨 치열한 전자전쟁 이후 오히려 느슨한 단절과 퇴폐의 길을 걸어왔다.

 

 

붓다, 보디사트와(*), 오딘, 크라이스트...... 오래된 신들은 힘을 잃고, 광명의 조각 하나 보이지 않는 세계. 시민은 생체 LAN 직결이나 사이버 글라스에 내장된 휴대 IRC 단말을 사용하여 더럽혀진 샬레(**)와도 같은 사이버 스페이스로 도피하여 얄팍하기 그지 없는 자아를 도취시킨다.

 

(* 보살)

(** 실험용 접시)

 

 

사람들은 IRC 안에서 미소를 짓고, 우정・커맨드를 타이핑하면서 전자적 비명을 지른다. 구원이나 힘을 찾아서. 이것이야말로 고사기에 예언된 말법(* 맛포)의 한 측면일 터. 이 암흑의 시대에는 당연하게도 무수한 수의 해커 교단이 존재한다. 물리 타이핑 원리주의, 메가 헤르츠 해방전선, 클록 업 복음파......

 

 

그 중에서도 최근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구세기 디바이스를 신성한 레거시(* 유물)을 방불케 하며 받들어 모시고 전자 드러그와 저해상도 전자음악에 명상에 잠기어 최종적으로는 영혼을 행복하기 그지 없는 1bit 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페케롯파 컬트다. 그 교리는 난해하며, 과거에는 부디즘 엘리트같은 배타적 교단이었다.

 

 

그들은 1세대 전부터 세력 확대에 욕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는 상업적인 고속화에 의하여 오토매틱 자동으로 멸망을 향해 흘러갑니다" "구세기의 전파는 까끌까끌한 온기로 넘쳐흐르고 있었습니다" "페케롯파 신을 믿으시면 오히간의 날에 전뇌공간에서 죽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요" ...... 기분 나쁘지만 매혹적인 무수한 교리들!

 

 

그러한 노스탤지어의 환상이나 믿기 어려운 기적들을, 그들은 온갖 방법으로 선전하는 것이다. 거리 프로파간다로...... 교활한 전파로...... 때로는 사이버 고스 클럽 등에 잠입한 선교사에 의한 성적 매력이 흘러 넘치는 권유 행동으로. 그 실태는 알 수 없지만, 시민들 모두가 이 해커 컬트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

 

 

이건 말하자면, UNIX 책상 위에 놓인 위법 약품 오하기(*)다. 당신은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매일 보고 있다보니 경계심이 희미해져...... 너무도 지쳤을 때나 1단계 윗쪽 세계의 힘을 바라게 될 때에...... 그 오하기는 신성한 일곱 빛깔 LED 빛을 뿜어내며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어, 결국 당신은 그것에 손을 대게 되는 것이다.

 

(* 본래는 팥고물을 묻힌 일본의 간식이지만 인살 세계관 내에서는 비할 바 없는 마약적 효과가 있어서 많은 인물이 이에 엮어 신세를 망쳤다)

 

 

...... 날아오르는 플라밍고...... 망델브로 집합(*)을 방불케 하는 부드러운 꿈...... 거친 진동...... 디젤 냄새...... 하얀 냉기...... "도착했네" 운전석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그녀는 눈을 떴다. 무의식적으로 무선 LAN을 열려고 했다. "낸시=상, 도착했네" 보도특파원 이치로 모리타가 다시 한 번 말했다.

 

(* 수학적 집합의 일종이지만 색을 넣어 예술 작품으로도 연출된다. 멋진 GIF 파일을 구했는데 용량이 너무 커서... 직접 검색 중점)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꿈을 꾸고 있었어요. 지루한 풍경이다보니" 그 아름다운 금발 코카소이드 여성은, 사이버 선글라스를 다시 끼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탄 설원 사양 장갑차는 이미 도산코(*) 제 78 콜로니의 중심지에 있었다. 도어를 열어 차 밖으로 나섰다. 순백의 방한복을 입은 그녀는, 극지방에 사는 동물을 방불케 하는 신비적인 아름다움 그 자체다.

 

(* 현실에서는 홋카이도 출신을 이르는 말이나, 인살 세계에서는 홋카이도라는 지역 자체를 부르는 말로 사용됨)

 

 

"인터뷰 개시다" 코트를 입은 모리타 특파원도 차에서 내려 하얀 입김을 토해냈다. 기온은 영하지만, 나이프처럼 날카로운 바람으로 인해 그 숨결이 날아가는 일은 없었다. 콜로니 안은 정교하게 보호되고 있는 것이다. 고층 빌딩이 과잉 밀집한 그 광경은 마치 무리끼리 모여 맹렬한 눈보라를 견뎌내는 황제 펭귄을 방불케 한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은 적다. 두 보도특파원은 얼어붙은 육교를 건너, 목적지인 맨션을 향해 걸어간다. '츠키지 직수입' '곰이 나온다' '오늘도 추워요' 등 정취 깊은 간판이 즐비하여 이 마을이 회색 거대 전뇌도시 네오 사이타마에서 물리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멀리 동떨어진 좌표 위에 위치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두 사람은 어느 맨션에 도착하여 IRC 버튼을 눌렀다. "도-모, 네오 사이타마 신문사에서 파견된 특파원, 낸시 리 입니다." "같은 소속인 이치로 모리타 입니다." "도-모,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의심 깊은 전자 음성이 들려온다. 도어가 자동해제되어 중앙 난방의 온기가 두 사람을 맞이한다.

 

 

모리타는 응접 챠부 위에 8채널식 세련되지 못한 녹음기재를 올려 놓고, 레트로 DJ를 방불케 하는 대형 헤드폰을 꼈다. 그리고 녹음과 재생, 일시정지 스위치를 동시에 눌러 낸시의 사인을 기다렸다. 부부는 이미 두 사람이 진짜 보도특파원이라고 믿고 있다. 가제트(* 설비, 기재)와 솜씨 좋은 모습이 진실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낸시의 사인을 받고 모리타는 교묘하게 일시정지를 해제. 액정판에 녹색과 붉은색 인디케이터가 약동을 시작한다. "북쪽 끝 땅에서 보내드립니다" 낸시가 말하기 시작한다. 그 가슴은 풍만하였다. "몇몇 콜로니에서 자아과(*)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시마루 가족의 어린 따님께는 특히 기묘한 증상이......"

 

(* 현실의 정신과)

 

 

"이시마루=상,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나요? 그녀에게 IRC 단말을 주셨던 건가요?" 낸시가 질문한다. 남편인 토우메가 대답햇다. "아뇨, 물론 금지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밤중에 일어나서 TV를 보게 되었습니다. 방송시간이 종료된 후, 녹색 UNIX 문자가 홍수처럼 흐르는 TV 화면을"

 

 

"그것만이 아니었지요?" 낸시가 묻는다. "하이, 그 애는 그 UNIX 문자열을 보고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도저히 육안으로는 쫓아가지 못할 문자열을 보면서 말입니다. 그 애는 아직 읽고 쓰기도 제대로 못하는데" 토우메는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어떤 그림을?" "닌자 따위 입니다"

 

 

특파원 이치로 모리타의 예민한 청력은 이 단어를 절대로 놓치는 법이 없다. "닌자......"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옆에 앉은 낸시와 눈을 마주치고 작게 끄덕였다. "그 그림을 보여주실 수 있나요?" 라는 낸시. "이미 처분했습니다" 아내가 죄송하다는 듯이 말했다. "TV는요?" "파괴했어요" 라는 남편.

 

 

"이정도면 되겠죠. 이건 지나치게 발전한 전뇌화에 대한 붓다의 경종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의 눈매가 이상해져서 비과학적인 지론을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낸시는 교묘히 말을 돌린다. "그림은 1장도 남아있지 않나요?" "몇장은 자아과에 있을 거에요" 아내가 대답한다. 그 순간, 갑자기 안쪽의 후스마 도어가 열렸다.

 

 

"닌...... 자......" 모찌얏코 인형을 안은 딸인 히미코가 탁한 곳 없는 순진한 눈으로 응접실을 바라보았다. "히미코, 들어가 있으렴" 아내가 신비한 얼굴로 설득했다. "TV를 고쳐서...... 닌자...... 도와줘...... 닌자...... 응?" 딸은 순진한 얼굴로 묻는다. 왜 TV를 보면 안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모습으로.

 

 

어머니는 히미코에게 오징어 육포를 건내어 손님이 계신 동안 얌전히 있으라며 당부한 후 안쪽 방으로 돌려 보냈다. "자아과의 진단 결과는 어땠나요?" 낸시가 침통한 얼굴로 물었다. "전례가 없기 때문에 IRC 의존증은 아닐 거라고...... 이 정도 나잇대의 아이에게는 자주 있는 일로......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그러는 거라고만......" 이라는 아버지.

 

 

"확실히, 그런 장난을 치는 아이는 실제 자주 있죠" 낸시는 손님용으로 나온, 맛있는 짠맛이 나는 타라바 게의 다리를 뜯어냈다. 잠시의 정적. 그리고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래도, 그렇게 단언할 수 없는 무언가...... 그저 아이의 장난이 아니라고 생각하시게 된 무언가의 계기가 있으셨던 건 아닌지요?" 모리타는 녹음기재의 중점 버튼을 눌렀다.

 

 

이시마루 부부는 챠를 들이마시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맛있네요, 이 타라바 게" 낸시가 미소지었다. 그것이 부부의 단단한 가드를 풀게 만든다. "사실은...... 딸의 이상한 행동은 어느 날을 기점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그 날 밤, 저희 가족은 다 같이 똑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라는 어머니. "그 꿈이란게 설마?" 모리타의 눈이 빛난다.

 

 

"닌자였습니다. 자세한 건 기억나지 않지만, 틀림없이 닌자가...... 꿈속에서 몇 번이고 점프하며 다녔습니다" 남편은 깊은 한숨과 함께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자아과 진찰을 받은 뒤에요" 아내가 게다리를 뜯으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너무 기분이 나빠서 가지고 있던 그림도 전부 태워버리게 되었고......"

 

 

"닌자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거지......?" 다시 후스마 도어가 열리고 히미코가 나왔다. "스미마셍, 자꾸 방해를 하게 되네요" 어머니가 죄송하다는 듯 말했다. "괜찮습니다. 민폐가 아니라면 그 아이에게도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저희들은 그 아이를 위해 온것이니까요." 낸시 리가 부드럽게 웃었다. 모리타도 진지한 눈으로 끄덕였다.

 

 

"조금이라면......" 아버지는 마지못해 허락했다. "저기, 닌자를 본거니?" 낸시가 여자아이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봤어" 히미코가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 띄웠다. "닌자는 뭘 하고 있었니?" "죽이고 있었어" 히미코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건 참 무서운 일이네." "무서워써." "무슨 말을 하진 않았어?" "......도와줘, 래"

 

 

"그 외에도 본 게 있니?" "신님" "신님?" "그려볼게" 히미코는 방 구석에 있던 크레용과 도화지를 들었다. 노란색 크레용. 서투른 선으로 그려 나간다. 사각형 물체. 뻗어져 나가는 대각선으로 빛을 표현한다. 황금 입방체. "이게 뭐야?" 낸시는 순간 경직된 표정을 지었다. "신님" "붓다려나?" "모르겠어"

 

 

"이걸 봐주세요" 낸시는 왼팔에 장착한 직결 휴대 UNIX의 화면을 돌려 부모에게 보여주었다. 화면에는 녹색 문자로 IRC 시스템 정의가 홍수 같이 흐르고 있다. "무언가 보이시나요? 풍경이라던가" "아뇨......" "아무것도......" 부부는 마녀의 행위를 목격한 미신 깊은 암흑시대 농부를 방불케 하듯 괴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게 뭔가요?" 남편이 두통을 느끼며 말했다. "안심해주세요, 이건 로르샤흐 테스트(*)의 일종으로......" 낸시는 거짓말을 했다. "......언니야가, 타타미에 앉아 있어...... 너무 이뻐" 반쯤 트랜스 상태로 히미코가 중얼거렸다. 멍한 눈으로, 낸시와 UNIX 문자열을 번갈아 바라본다.

 

(* 그림을 사용한 심리 테스트)

 

 

고우랑가......! 이 소녀에게는 뚜렷하게 정의된 IRC 공간에 앉은 낸시의 논리육체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이 소녀는 해커 컬트에서 말하는 '제3의 눈'이 열려있는 것이라고 낸시는 확신했다. 그러나 어째서? 히미코는 생체 LAN 단자가 없을 뿐 아니라 IRC 로그인조차 한 적이 없는데?

 

 

"내가 지금부터 쇼도(*서도, 서예)하는 그림이 뭔지, 알 수 있니?" 물리육체인 낸시가 말했다. 논리육체인 낸시가 IRC 공간에서 삼각형, 파도, 원 모양을 쇼도하여 내건다. "......아......아......" 히미코는 멍하니 휴대용 UNIX 화면을 바라보며 침을 흘리고서, 손으로 하늘에 타이핑을 하는 듯한 자세를 해보였다.

 

 

"낸시=상, 그 정도면 충분하다" 모리타가 그녀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흔들었다. 낸시도 그것을 꺠닫고 손을 휴대용 UNIX로 벋어 찰칵 하고 뚜껑을 닫았다. 히미코는 정신을 되찹고, 어린이다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잘 모르겠써" "괜찮아, 몰라도. 미안해요" 라는 낸시.

 

 

실제 그 행동은 정답이었다. 앞으로 몇 초 더 있었다면, 남편은 미칠듯한 분노로 벽에 걸린 그리즐리 사냥용 사이버 라이플을 그들에게 향하여 쫓아내려 했을 것이다. "뭔가...... 아시겠나요?" 아내가 조심스레 묻는다. "이 아이의 UNIX 감수성이 놀라울 정도로 높은 것 같네요...... 영재교육 같은 걸 시키셨나요?"

 

 

"영재교육? 그런건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지금부터 그리즐리 사냥을 갈겁니다. 인터뷰는 끝이에요" 남편이 화난듯한 모습으로 일어나, 방한도구를 가지러 옆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되서 오늘은..." 아내가 죄송하다는 듯이 게를 접시에 올린다. 그러나 저널리스트의 직감이 낸시를 붙잡는다.

 

 

낸시는 아내의 귓가에 속삭였다. "......남편분은 UNIX 기술자시죠? 그것도 상당히 우수한......" "어째서 그것을?" "UNIX 기술자는 긴장하면 무의식적으로 양손이 홈 포지션(*)이 된답니다. 가르쳐 주세요, 무언가 남편분의 입으로 말하기 어려운 사실이 있다면요. 자녀분을 도울 단서가 될지도 몰라요."

 

(* 키보드 위에 손이 올라가 있는 모양새. 제보해준 헤즈분께 감사!)

 

 

"그게......" 아내가 옆방의 모습을 살핀 후 입을 다물었다. "어째서 남편분이 테크놀로지를 기피하시게 되었나요?" 낸시가 날카롭게 물었다. "......반드시 비밀을 지켜주세요. 남편은 취미로 메가 데모를 만들고 있었어요" 메가 데모란, UNIX 언어로 섬세한 작업을 통해 만드는 그윽한 3D 영상을 말한다.

 

 

"잘 만든 메가 데모는 돈이 되니까요...... 부업 입니다. 그 영향으로 저 아이는 UNIX 문자열을 보면서 자랐어요. 워낙 바빠서, 히미코가 그걸 보고 얌전히 있어준다면 좋지, 하고......"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남편은 이번 사건으로 그걸 반성하고...... 그 반동으로 본격적으로 그리즐리 사냥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네오 사이타마에서는 몇몇 메가 데모가 전뇌마약으로 분류되어 기업 이외의 자가 그 제조 판매를 행할 경우 불법행위가 되는 것...... 알고 계시죠?" 낸시가 말했다. "하이. 그래도 이 근처에서는 다들 하고 있는 일이랍니다. 겨울 동안에는 콜로니에 틀어박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어서요...... 반드시 비밀을 지켜주세요"

 

 

"저희는 반드시 비밀을 지킵니다" 모리타 특파원이 힘있게 말했다. "자녀분의 증상은 UNIX와는 무관합니다. 이건 사건부 기자의 감입니다만, 아마도 원인은 닌자 입니다" "닌자...... 그럴까요......" "저희가 진실을 규명하겠습니다. 남편분이 위험한 속죄행위를 계속하시는 일이 없도록......"

 

 

사이버 방한복을 입은 이시마루 토우메가 응접실에 돌아오기 전에 두 특파원은 책상 위에 사례를 위한 소자를 올려두고 이시마루 가족의 집에서 나섰다. "오탓샤데-" 현관까지 배웅하러 온 히미코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손을 흔든다. 너무나도 평범한 보통 아이다. "오탓샤데-" 낸시와 모리타도 손을 흔들었다.

 

 

"코토다마 공간을 인식했을 줄이야......" "네에, 타메이치 레포트에도 그런 내용은 없었어요. 물론 메가 데모의 정보도요. 수확이에요" 두 사람은 하얀 입김을 토해내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다음은 어디로?" "옆 콜로니까지 차로 갈 수 밖에 없겠네요. 타메이치 레포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 외에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어요"

 

 

타메이치 레포트. 그것은 그들보다 몇 주 빠르게 이 괴이한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 프리 저널리스트, 호다무라 타메이치의 취재일기 로그(*log)다. 그러나 호다무라의 소식은 갑자기 끊겨, 그의 조사로그는 전자 네트워크의 바다를 표류하고 있었다. 유리병에 넣어 바다에 던진 편지를 방불케 하며. 이 두 사람이 그것을 집어든 것이다.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길가에서 버터 감자와 스시를 구입한 두 사람은 설원 사양 장갑차에 올라탔다. 또 한동안 지루한 풍경이 이어지겠지. "닌자 슬레이어=상, 진심으로 닌자가 엮여있다고 생각해요?" 낸시가 말했다. "물론이다" "......저기, 너무 깊게 생각한 거 아닐까요? 이번만큼은 해커의 영역이에요."

 

 

"디센션(*)은 가속하고 있다. 어디에 닌자가 있어도 놀랍지 않아" 그는 지평선을 노려본다. "코토다마 공간인식자도 늘어나고 있다구요" 낸시가 말했다. "그리고 그것이 인류의 진화라고 하려는 건가?" "글쎄, 아직 모르겠는걸요" 두 사람을 태운 장갑차는 제 165 콜로니를 향해 조용히 황혼의 설원을 건너간다.

 

(* 닌자 소울 빙의)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Darkside of the Moon) #2

 

 

이미 태양은 지평선 너머로 가라앉고, 자기장 폭풍의 활성화를 일으키는 병든 오로라가 황무지의 밤하늘에 약물 중독자와 같이 댄스를 흔들흔들 추고 있다. 바이오 울프들의 날카롭고도 외로운 울음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전체적으로 몹시나 와비사비(*)를 느끼게 하는 밤이었다.

 

(* 간소한 가운데 깃들인 한적한 정취, 일본의 미의식 중 하나라고 함)

 

 

마치 외딴 섬에 세워진 등대와도 같이 블리자드 속에 서있는 것은, 도산코(*) 제 165 콜로니. 외견은 다른 콜로니와 그리 다르지 않다. 시냅스 세포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오각형 장갑 격벽을 지닌 콜로니 도시는 코케시 마트사, 켄코우(* 건강) 미네랄즈사, 그리고 대기업인 웃토코 건설이 공동개발 한 것이다.

 

(* 실제는 홋카이도 사람을 이르는 말이지만 인살 내에서는 홋카이도라는 지명에 대응하는 단어)

 

 

중심부에 밀집된 고층 맨션 중 어느 방. 분위기 좋은 전자 본보리(* 등롱) 간접 조명으로 비추어진 수십 첩은 되는 서재를 보니 상당한 카치구미임이 예상된다. "이번 일주일 동안 태양 플레어 예보이와요" 초대형 플라즈마 TV 에서는 전파방해 노이즈가 섞인 요염한 오이란 날씨 예보가 흘러 나온다.

 

 

"곤란하네...... 또 IRC접속이 끊기는 것 아니야?" 자아과 여의사 스자린도 오노는 블라인드 너머로 오로라를 걱정스레 바라보고서 서재 책상으로 돌아왔다. "괜찮을 거에요" "열심히 하죠" 네코네코 카와이이를 소체로 삼은 여성향 오이란드로이드 2대가 밝은 소년 전자 합성음으로 그녀를 격려했다.

 

 

"네오 사이타마라면 나 정도의 의사는 카치구미에서 배겨낼 수 없어. 인터넷만 있다면 이런 시골 쪽이 돈 벌 찬스가 있지. 그렇게 생각하고서 열심히 해왔지만. 자기장 폭풍은 갈수록 심해지기만 하고. 일기예보는 쓰레기. 우울해 죽겠네. 앞으로 몇년 더 여기서 버틸 수 있을까" 그녀는 책상 위에 놓인 술이 담긴 글래스를 쥐었다. "할 수 있어요" "분명 할 수 있습니다"

 

 

"그래, 할 수 있을거야......" 스자린도는 공허하게 미소 지었다. 그녀는 자아 장애인 것일까? 그렇지 않다. 커뮤니케이션에 지친 자에게는 종종 프로그램 된 미소가 보다 질좋은 고독을 주는 것이다. 그녀는 후두부에 열린 2개의 생체 LAN 단자에 케이블을 직결하여 UNIX를 기동했다.

 

 

"진정되는 BGM 틀어줘" 스자린도가 말했다. 오이란드로이드들은 방 구석에 쌓아둔 타타미 위에 앉아서 고도의 구체 관절 조인트를 구사하여 소태고(* 작은 북)과 퉁소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스자린도는 책상 위의 3D 본보리 모니터에 비춰진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 전자화된 유상무상의 목소리...... 목소리...... 목소리...... 두통.

 

 

여의사는 뉴런에 고통을 느끼면서도 주변 콜로니에서 정보를 계속해서 빨아들여, 자아과 조합의 데이터베이스를 몇가지 검색어 조합으로 GREP 했다. LAN 직결에 의한 신속한 논리 타이핑으로. "닌자...... 신...... TV...... 지역별로...... 자아과의 환자 증가와 발맞추어...... 그래프를......"

 

(* 실재하는 UNIX 커맨드로, globally search for the regular expression and print the lines containing matches to it의 약어. 파일의 패턴을 스캔하기 위한 UNIX 커맨드이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신속한 수동검색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고 함)

 

 

스자린도는 심한 두통과 함께 메스꺼움을 느낀다. 최근 몇 주 간, 네트워크는 그녀에게 있어서 고통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니었다. 피로 때문일까? 그렇게 자신을 타일렀다. (((뉴런이 까끌까끌해요)))(((어떤 것이 자신의 IRC 발언인지조차 의심스러워요))) 자아과 환자들의 말이 리플레이된다.

 

 

이 괴현상에 대해 보고도 못 본 척을 하는 것도 가능했다. 다른 자아과 의사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 것 처럼.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돈은 실제로 벌 수 있다. "그래도 도저히 가만히 둘 수 없단 말이지..." 스자린도는 3D 본보리 모니터에 주변에 사는 몇몇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띄웠다. 몇가지의 유사점. 닌자. 입방체. 방사선으로 뻗는 빛.

 

 

첫 사례였던 이시마루 히미코. 그때만 해도 스자린도 자신도 이 사건의 섬뜩한 전모를 볼 수 없었다. "매우 밝은 본보리 바로 앞은 오히려 보기 어렵다(*)" 라는 헤이안 시대의 코토와자 대로다. 그러나 사건부 기자 호다무라 타메이치와 만나, 그녀는 수많은 섬뜩한 일이 맞아 들어간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 등잔밑이 어둡다)

 

 

마치 자신에게도 닌자가 보이기 시작한 기분이다. "동조에 악영향이......" 스자린도는 두통을 참으며, 냄비 안의 스튜를 계속해서 젓는 것과도 같은 중노동 타이핑을 통해 데이터를 계속해서 해석한다. ...... 그리고 갑자기, 어느 중대한 비밀을 품고 있는 데이터 배열이 3D 본보리 모니터에 표시된다.

 

 

"뭐야, 이거...... 전파......?" 스자린도는 문득 일어나 몸을 떨었다. 지역 데이터와 자아과 안건을 겹쳐본 결과, 어느 공백 지대를 중심으로 방사(*) 형태로 피해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배후에 누군가의 의도가 아른거린다. 터무니 없는 규모의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 불안. 너무나도 불안.

 

(* 주위에 뻗는 형태)

 

 

이 비밀을 공유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이야기 해야 한다. 그러나 누구에게 이야기를 해야 좋을 것인가. 호다무라 타메이치의 소식은 끊긴 상태다. 자아과 조합에 모든 데이터를 제출해야 하나? 어쩌면 맛포에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그걸로 정말 되는걸까? 의심암귀가 그녀의 뉴런을 흐리게 만든다. 말법의 세상에서는, 배반하지 않는 아군을 찾기란 너무도 어렵다.

 

 

"착신이와요" 갑자기 IRC 전화가 울린다. 오이란드로이드들이 연주를 멈춘다. 스자린도는 굳어진 표정 그대로, 와타누키(*) 장식물 위의 수화기에 손을 뻗었다. 와타누키의 눈가를 가린 사이버 선글라스형 적색 LED판에는 발신자의 이름이 표시되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른다. '쿠마쨩 산막' 라고.

 

(* 너구리 + 인간, 늑대인간의 전설이 인살 세계관에서 변형된 것)

 

 

"도-모, 스자린도 입니다" 약간 목소리가 날카롭다. 쿠마쨩 롯지는 스노우 모빌로 그리즐리 사냥을 하러 가는 지역 주민들이나, 윈터 스포츠를 즐기려는 카치구미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유명한 무장 산막 중 하나다. "도-모...... 무라 타메이치=상...... 소식이......" 노이즈가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소식이 온건가요?" 스자린도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호다무라 타메이치에게 이 사실을 전한다면 최소한 어깨의 짐을 내릴 수 있을 터. 그리 생각했다. 그러나, 쿠마쨩 산막의 종업원은 무자비하게 이리 말했다. "안타깝습니다...... 메이치=상...... 오탓샤(* 작별)...... 동사한 시체가...... 강을 따라 흘러와......"

 

 

강을 따라 흘러왔다......? 스자린도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번뜩였다. 서재 책상 위의 3D 모니터에 하천 정보를 추가한다. "붓다......!" 우려했던 대로다. 강심제를 맞은 것 마냥 그녀의 심장 막동수가 가속한다. 곧장 질문들을 던졌다. "그는 혹시 북동쪽 공백지대로 갔었나요? 그 공백지대에는 대체 무엇이......?"

 

 

"......지직지직지직......" IRC 통화는 심한 노이즈에 의해 끊겼다. "젠장!" 스자린도는 욕설을 내뱉고, 수화기를 와투니크의 머리 위에 내리쳤다. 3D 본보리 모니터에도 '접속 중단인' 이라는 문자가. 이제 검색도 불가능하다. 이 지역 주민이 아닌 그녀는, 그 공백지대의 의미 따위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손님이와요" 무감정한 전자 마이코 음성이 서재에 울린다. 이런 시간에, 손님? 모니터의 영상은 흐트러져 제대로 특정이 되질 않는다. 스자린도는 조금이라도 든든함을 얻고자 오이란드로이드 2대를 좌우에 에스코트 시키고서 현관으로 향했다. 엿보기 구멍 너머에는 검은 양복에 모자, 선글라스. 섬뜩할 정도로 똑같은 체격인 남자들.

 

 

"도-모, 누구신가요?" 닫힌 도어 너머에서 스자린도가 물었다. """"저희들은 뎃카(* 형사) 입니다"""" 올 블랙인 네명의 남자들이 클론 인간을 방불케 하는 통일감을 가지고 말했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서재 쪽으로 도망쳤다. 타메이치가 떠날 때 남겼던 경고 '맨 인 블랙을 조심해' 가 코토와자를 방불케 하며 그녀의 속에서 살아났다.

 

 

"경비원이나 맛포를......" 스자린도는 서재로 달려 돌아가 와타누키 전화로 향했다. 그러나 심각한 노이즈. 책상 위의 3D 본보리 모니터의 문자도, 갈수록 알아보기 어렵게 흐트러지고 있다. 자기장 폭풍과는 아예 성질이 다르다. "뭐야, 이거......?" 그녀가 해커라면 그것이 공격적 재밍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LAN 직결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깨달은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벽의 족자를 밀어 그 뒤에 가려져 있던 방범 버튼을 눌렀다. 3단계의 강철문이 닫혀 서재를 완전방어한다. "하악...... 하악......" 스자린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책장 옆에 무너지듯 앉았다. 허리에 힘이 빠졌다고 표현하는 쪽이 옳을 것이다.

 

 

이 방은 상당히 견고하다. 그리즐리 군단이나 폭도에 의한 콜로니 습격 같은 최악의 케이스도 상정하여 만든 것이므로, 위기의 순간에는 며칠은 버틸 수 있고 식량도 비축되어 있다. 그러나 설마 실제 사용하게 될 날이 올줄이야...... 스자린도는 릴랙스 성분이 들어간 가느다란 담배를 물고 라이터에 불을 붙이려고 했지만 잘 되질 않는다.

 

 

"이거 좀" 스자린도가 손짓하자 오이란드로이드가 좌우로 다가와서 정좌하여, 그 중 하나가 라이터에 불을 붙였다. "후욱......" 그녀는 연기를 내뱉었다. 아득히 좋다. "불안했었어. 무슨 말인지 알지? 조금 침착해지네...... 약간 패닉 상태였거든. 그래도 혹시, 저게 진짜 뎃카라면......"

 

 

"나 상당히 웃기는 소리 하고 있지 않아? 뎃카는 커녕 범죄자 쪽을 방불케 하지 않든? 그래도 괜찮아, 혹시 진짜 뎃카들이라면 그 사건부 기자가 죽은 일을 방금 듣게 되어서, 불안해져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하면 될거야......" 스자린도는 빠르게 중얼거렸다. "말씀하신 대로에요" "문제 없습니다" 오이란드로이들이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 때 갑자기, 오이란드로이드 중 하나가 무언가가 끌어당긴 것 마냥 갑자기 떨기 시작했다. "삐가각-!" 그리고 벌떡 일어나, 주변을 확인한 후 장갑문의 개폐 레버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잠깐......! 멈춰! 하우스! 하우스!" 스자린도가 외쳤다. "......" 오이란드로이드는 아무 말 없이 유리를 두드린다.

 

 

공포가 스자린도의 뉴런을 가속시킨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옆에 앉아있던 동생 드로이드에게 명령했다. "실내용 무선 LAN 장치의 연결을 잘라!" "하이 요로콘데-!" 동생 드로이드는 일어나 책상 위의 LAN 장치를 정지 시켰다. "삐가각-!" 레버에 손을 대고 있떤 형 드로이드가 기능장애를 일으켜 쓰러졌다.

 

 

"......해커? 해커가 공격해 온거야......?" 스자린도는 형 드로이드의 곁으로 기어 가, 그 천진난만한 표정을 바라보았다. "대체, 이 사건에 어떤 조직이 엮여있는 거야?...... 붓다...... 이제 이런 사건에 대한 건 잊어버릴게요...... 잊어버릴 테니까요......!" 스자린도가 신에게 기도했다.

 

 

그 순간...... 오오...... 나무아미타불! 그녀는 보고야 말았다.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초자연적 현상을! 반대편 벽에 갑자기 빛이 새어들기 시작하더니, 그것이 마치 회전문 처럼, 복도쪽에서 열린 것이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스자린도는 절규했다! 그리고 침입한 것은, 수수께끼의 닌자!

 

 

"저항은 무의미합니다. 이 짓수가 내 전문분야거든요" 풀페이스 헬멧을 쓴 전자 음성 닌자가 로봇 댄스를 방불케 하며 걸어와 다가선다! 코와이! "나는 피곤하지만, 고정된 물리적 벽이 회전문으로 변경됩니다. 그러나 이 물리적인 강도 폐기물 혹은 감정적인 강함은 거의 없습니다"

 

 

심한 IRC 자아장애를 연상시키는 부자연스러운 언어가, 이 닌자의 이상함을 돋보이게 한다. "아이에에에에! 닌자! 닌자 난데!?" 스자린도는 속수무책으로 실금했다. "도-모, 스자린도=상. 제 이름은 노하이드 입니다" 닌자는 헬멧 안쪽을 푸른색과 하얀색으로 발광시키며 아이사츠 했다.

 

 

노하이드의 등 뒤의 갑자기 바뀌었던 벽이 닫힌다. 번쩍이는 틈새도 사라졌다. 침입자가 한명 더 있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금방 끝나니까요" 양복에 코트 차림을 한 그 남자는, 기분 나쁠 정도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깔끔한 삭발머리. 목부터 아래로는 현대적인 액세서리.

 

 

스자린도는 매달리는 것 처럼 동생 드로이드를 보았다. 침입자 격퇴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었을 터. 그러나 그는 노하이드에 의해 기능 정지 당한 상태였다. "아가씨는 너무 많이 알아버리셨습니다......" 사이버 선글라스를 낀 남자는 스자린도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이고, 자신의 목덜미에 있는 불법 생체 LAN 단자에서 케이블을 뻗었다.

 

 

 

◆◆◆

 

 

 

그 아름다운 코카소이드 여자는, 신록색 담쟁이 덩굴로 덮인 돌로 된 신전 속을 걷고 있었다. 부드러운 꿈. 시냇물 소리. 미술관을 방불케 하듯 꾸며진 커다란 그림들과 조각들. 노나 리자......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 수태고지...... 동방박사...... 우타마로(*)...... 멸종한지 오래된 플라밍고 몇 마리가 그 사이를 걷는다.

 

(* 기타가와 우타마로, 18세기 우키요에 화가)

 

 

낸시는 한장의 중후한 유화 앞에 멈추어 섰다. 두꺼운 가움을 입은 남자가 그려져 있다. 어둑어둑한 방에 소파에 앉아 있는 상태다. 등뒤에는 UNIX 모니터가 몇대나 있다. 그림의 제목은 '해커 도죠'. 그녀는 남자가 목에 건 액세서리를 기분 나쁘게 노려 보았다. 그것과 동시에, 낸시는 차 안에서 눈을 떴다.

 

 

"...얼마나 잔거야?" 낸시가 잠이 덜 깬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하고서 하얀 모피 코트에 얼굴을 묻었다. "30분 정도인가?" 이치로 모리타가 대답한다. 앞쪽의 눈보라 속에서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다가온다. 반대쪽 차선을 달리는 검은 설원 사양 캐딜락이 하얀 어둠 속에서 나타나 순식간에 엇갈렸다. 그것은 총알과도 같이 달려 나갔다.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 시력은 반대쪽 차량을 운전하는 사이버 선글라스 남자를 연기가 낀 창문 너머로 포착했지만, 그 이상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얼마나 걸려?" 낸시가 앞쪽의 콜로니의 불빛과 불길한 오로라를 보면서 물었다. 다가가도 다가가도, 여전히 제법 거리가 있다.

 

 

"앞으로 10분 정도다. 예정시각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났다" 그 말에는 희미한 초조함이 중점되어 있었다. 그 전 콜로니를 나온 직후에 참치 운반 컨테이너가 전복사고를 일으켜, 그들은 예상치 못하게 발이 묶였던 것이다. "졸리지 않아?" "카라테 트레이딩을 동시에 하고 있다" 그는 자리에서 엉덩이를 원 인치 띄운 상태로 운전하고 있었다.

 

 

낸시는 옆에 앉은 이 남자가 닌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자신과는 종류가 다른, 멀리 떨어진 존재라는 사실을. 복수와 살육을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것을. 그렇다면 자신은 평범한 사람인 것일까? 그녀는 속으로 고찰한다. 과거에는 그랬었다. 그리고 전자의 하늘과 에테르를 날아다닐 정신력을 얻었다. 그리고 날개를 잃어버렸다.

 

 

"답답하네요. 날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낸시가 웃었다. 과거에 그녀는 코토다마 공간에 갇혀, 논리육체의 일부를 잘라냈다. 그 때, 자신의 반신이, 혼의 일부가, 정말로 사랑스러운 무언가가... 어딘가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 버리고 말았다. 그 전능한 상태로는, 아마 두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 그러나 그걸로 되었다.

 

(* 2부, 시즈 투 더 슬리핑 뷰티)

 

 

"잃어버린 것을 되찾고 싶었던 적은 있나요?" "있었지만, 이루어 질 리 없을 터" 잠시 겉잡을 수 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낸시는 자신이 드물게도 세이신테키한 기분이 되어 있음을 느꼈다. 꿈에 나타난 남자의 그림자나 도산코의 밤에 충만한 불길한 전파 혹은 현실미가 없는 오로라의 징조를 방불케 하듯 자신에게 손짓하고 있기 때문일까.

 

 

어느덧 자동차는 놀랄 정도로 빠르게 콜로니 속으로 들어섰다. "조수를 둘까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 애를 찾을 수 있다면 말이죠" 낸시는 말했다. "인스트럭션을 남길 생각인가?"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큰 일은 아니에요. 그저 일손이 모자랄 뿐. 귀찮은 건 싫어. 난 이기적이니까" 낸시는 킥킥 귀엽게 웄으며 말했다.

 

 

"수고하셨사와요" 위조통행증을 읽은 자동검문소의 3D 오이란이 대형 모니터 속에서 어색하게 오지키하며 인간의 탈을 쓴 두 괴물을 입장시켰다. 차는 어두운 입체주차장에 정차했다. 낸시는 무표정한 사이버 선글라스를 끼고, 차가운 공기 속에 내려섰다. 잡담은 더 이상 없었다.

 

 

쿠궁...궁...쿠궁...궁... 모습이 보이지 않는 굴착기의 삐걱이는 작동음이나 공장의 일하는 소리가 테크노 팝의 뒤쪽에서 정기적으로 무겁게 울려 퍼진다. 서브리미널 네온의 바다. 잔업하는 사라리만. 모형 네오 사이타마와도 같은 모양새. 사람들은 무너질 것만 같은 폐색감과 초조함에 사로잡혀 있다. 여기도 역시 일본의 일부인 것이다.

 

 

두 보도특파원은 인터뷰 예정 시간을 한참 지나서야 스자린도 오노의 고층 맨션에 도착했다. 엄중한 자동경비체제였으나 그들에게는 위조신분증이 있다. "도-모,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참치 운반 컨테이너가 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늦으셨군요, 이쪽으로 오세요" 여의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접실로 들어선 두 사람은 수순대로 인터뷰를 개시했지만, 스자린도의 대응은 기계적이고도 냉담한 것이었다. "자아과 안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어디라도 마찬가지죠, 네오 사이타마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TV 노이즈에서 닌자의 그림을..." "집단 히스테리의 일종이겠죠"

 

 

"호다무라라는 기자가 왔었다고 하던데요..." "상태가 이상한 것 같은 남자였습니다. UFO 음모론자를 방불케 하는" 여의사는 얇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손님이와요" 무표정한 전자 마이코 음성이 울린다. 딱히 의심스러운 점은 없는 4인조 폐기업자가 들어왔다. "일이 바빠서요. 이걸로 끝내주시죠." 스자린도가 자리에서 일어섰따.

 

 

"그런...... 조금만 더 부탁드립니다" 낸시가 물고 늘어진다. "이것과, 이것을" 여의사는 안쪽 복도에 굴러다니는 2대의 여성용 오이란드로이드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하이, 하이, 요로콘데-!" 폐기업자는 형제 드로이드를 1대씩 골판지 상자와 포장용 테이프로 포장하여 사이버 카트에 실었다.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사회정의를 위해 협력 부탁드립니다. 하다못해 데이터 제공을......" 낸시가 어깨에 손을 뻗자 이를 털어내 버린다. "환자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데이터는 일체 공개할 수 없습니다. 포기하세요. 이 이상 여기에 머문다면 맛포를 부르겠습니다" 스자린도가 말했다.

 

 

"낸시=상, 돌아가자. 이것은 실제 프라이버시 침해에 가깝다" 녹음기재를 껴안은 모리타가 말했다. 낸시가 마지못해 동의하고, 두 사람은 현관 쪽으로 향했다. 현관에 걸린 '쌍둥이 너희가 정말 좋아' 라는 쇼도(*서도, 서예)가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아트모스피어를 흘린다. 두 사람을 쫓아낸 여의사는 문을 닫았다. "좋은 밤 되시길"

 

 

두 사람은 이미 걷기 시작한 상태였다. "한 발 늦었다" 후지키도가 말했다. "그러게요" 낸시가 대답하며 사이버 선글라스의 추적모드를 기동. 시야에 정보가 흘러들어 온다. 건물을 와이어 프레임화하여 그녀의 몸을 중심으로 360도의 녹색 나침반이 출현. 복도의 모퉁이를 꺾어 들어가는 사이버 카트에서 발하는 미세한 전파를 잡아냈다.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Darkside of the Moon) #3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낸시는 타켓인 폐기물 처리업자들과 충분한 거리를 유지한 채 비상용 전자 본보리(*등롱)이 비추고 있는 연두색 콘크리트 공간을 나아간다. 업자 4인조의 체형 스캐닝은 이미 종료한 상태다. 마치 네쌍둥이. 교묘하게 위장했지만, 낸시 리와 해석장치의 눈을 속일 수는 없다.

 

#DOSANKO_763 : morita : 클론 야쿠자 가능성.  ||

#DOSANKO_763 : ycnan : 자유롭게 해주고 쫓죠. 차종은 비설원 사양. ||

#DOSANKO_763 : 장갑차는 불리. 양손에. ||

 

웃는 얼굴 마크와 '회수업자' 라는 문자가 적힌, 검게 칠해진 폐기물 수거 차량이 출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사이버 선글라스의 전파 트랙을 전환하고 낸시는 하얀 모피 코트를 벗어 던졌다. 밀착형 검은 사이버 보디 슈트가 드러난다.

 

 

닌자 슬레이어의 모습은 그녀가 지하주차장에 도착했을 시점에는 없었다. 그는 이미 빌딩 거리의 옥상에서 옥상으로 뛰어다니고 있을 것이다. 낸시는 주차되어 있는 붉게 옻칠된 대형 바이크에 걸린 전자 자물쇠를 직결 파괴. "미안하게 됐어." 경범죄. 이미 수백년은 넘을 그녀의 징역이 며칠 늘어난 정도다.

 

 

ZOOM! 대형 바이크는 로켓을 방불케 하는 속도로 지하주차장을 빠져 나와, 폐기물 수거 차량을 쫓는다. 주위에서 회전하는 다루마와 빛나는 나침반이 타겟 방향을 표시한다. 그것은 사이버 선글라스가 표시하는 하이테크 네비게이션 영상이다. 직결 바이크는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차체를 기울여가며 둔한 자동차 무리를 가볍게 추월한다.

 

 

그녀는 동시에 3단계의 세계를 바라보았다. 사이버 선글라스 너머에 보이는 물리세계에서는, 신호 옆에서 여고생들이 가진 은색 참치 벌룬 안의 네온 광채의 대열이 반사되어 시야 구석에서 흐르고 있을 뿐이다. 코토다마 공간을 비상하는 논리육체는 도로망 정보를 공중에서 내려다 본다. IRC 방에서는 모리타와의 타이핑 통화가 이어지고 있다.

 

 

나무아미타불!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하다니, 이 무슨 타이핑 속도인가!? 아무리 바이크가 자동조종 모드라고 할지라도, 이것은 그야말로 야바이급 해커만이 할 수 있는 솜씨인 것이다. 그러나 이 괴물같은 해킹 능력조차도, 그녀가 과거 손에 넣었던 치천사를 방불케 하는 전능한 힘에 비하면 한참은 뒤떨어져 있는 것이다! (*)

 

(* 2부 시즈 투 더 슬리핑 뷰티)

 

 

#DOSANKO_763 : morita : 추적을 깨달은 듯한 모습 없음 ||

#DOSANKO_763 : ycnan : 정말로 클론 야쿠자라면 큰 조직이 움직이고 있을거야. 후보 특정중 ||

#DOSANKO_763 : 아마쿠다리 닌자 흑막 가능성 중점 ||

 

 

타겟은 이미 환락가를 빠져나가 순환도로로. 낸시의 자동조종 바이크는 타타미 200장 정도 거리에서 목적차량을 정확히 붙어 추적한다. 사이버 선글라스의 왼쪽 시야 구석에는 고속으로 지나가는 빌딩의 실루엣에서 실루엣으로 뛰어 넘는 닌자 슬레이어의 모습이, 발신기 전파를 따라 스캐닝되고 있다.

 

 

추적 프로토콜은 순조롭낟. 이대로 적 조직의 아지트를 까발려 주지. 낸시가 득의의 미소를 지은 그 순간, 그녀의 뉴런은 까끌까끌대는 감각을 느꼈다. 누군가가 도시에 대규모 해킹을 걸려고 하는 전조를. IRC 코토다마 공간에 생긴 희미한 펄스를 통해 그녀는 그것을 깨달았다. "기분 나쁜 예감......"

 

 

바로 다음 순간, 순환도로의 안쪽에서 오부츠단(* 사당)을 방불케 하며 우뚝 솟은 고층 빌딩들의 대형 액정 디스플레이가 일제히 모래 폭풍 노이즈로 바뀌었다. 미소짓는 오이란도, 사시미도, 주가 차트도, 요로시상 제약 로고 마크도 사라지고...... 조악한 3D 커맨드로 그려진, 단순한 디자인의 대형 공업 프레스 기계나 톱니바퀴, 크랭크가 비추어 진다.

 

 

뒤이어 콜로니에 울려퍼지는 실제 공업 기계음과 완전 동기화한 것 처럼 왜곡된 비인간적 비트로 된 전자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BPM은 서서히 위험한 영역까지 가속해 간다. "이건...... 메가데모? ......누가......무엇을 위해서......?" 낸시의 물리육체는 타겟 차량을 추적하면서 중얼거렸다.

 

 

그녀만이 아니다. 콜로니의 주민들 중 대부분이 이 이상사태를 눈 앞에 두고서 멍하니 이블 벌리고, 그 조악하지만 중독성 높은 메가데모를 바라보고 있었다. "와오......!" "고우랑가......!" 네오 사이타마라면 모를까, 이런 대규모 해킹이 이 도시를 덮친 것은 건조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ARRRRRRGH!" 여러 대형 플라즈마 간판에 조악한 폴리곤으로 그려진 노동자풍 남자의 머리가 비추어 져, 왜곡된 음성으로 절규하기 시작한단. 낸시는 그 속에서, 코토다마 공간인식자 특유의 전능감으로 가득찬 표정을 읽어낸다. 그 이외의 도시기능에는 장애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유쾌범(*)인가?

 

(*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사고를 저지르는 범인. 조금 다를지 모르지만, 박쥐 닌자=상의 숙적 광대=상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사기 위에 세워진 세계' '정부가 나쁘다' '우리들은 프레시그로 찍어낸 기계' '반란을 일으켜서 날뛰자' 선정적인 테크노 폰트가 도시 전역에서 깜빡거린다. "DAMN IT...... 이쪽은 큰 비즈니스 도중인데 참......" 낸시는 혀를 찼다. 타겟 차량은 순환도로에서 인터체인지로 미끄러지듯 들어간다.

 

 

낸시도 완벽한 자동주행으로 추적을 이어간다! 그러나 도료 교통망에 혼란이 일기 시작한다. 플라즈마 간판 속에서 폴리곤 머리 남자가 폭동적 중공업 비트에 올라타 레벨리온(* 반역) 하이쿠를 계속해서 외친다. "전뇌법을 없애라!" "각성하라!" "우리들은!" "무한의 지평을 본다!" "되돌려라!" "우리들은!" "진화한다!"

 

 

"전뇌법 개정이다!" "나쁜 정부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 "착취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메가데모를 합법화하라!" 거리에 도시 규모 해킹에 의해 불이 붙은 불만분자나 노동자들이 제각기 외치기 시작했다! 도로에 뛰어다니며 나오는 무법자까지 나오기 시작! 맛포도 속수무책이다!

 

 

나무삼! 이대로라면 추적이 실패한다! 낸시는 폭도들 사이를 종이 한 장 차이로 빠져나가며 주행하면서 긴급 IRC를 보낸다!

 

 

# DOSANKO_763 : ycnan : 닌자의 힘이 필요! 200m 앞 차량 타이어 파괴! ||

# DOSANKO_763 : morita : 이얏-! ||

 

 

닌자 슬레이어가 투척한 수리켄은 폐기물 수거 차량의 타이어를 파괴! 달인! 폭도를 차로 박아버려도 합법이기 때문에 억지로 빠져나가려고 하던 그 차량은, 머리카락 한 올 차이로 군중을 스쳐 선회 급정거! """"뭐얌마-!"""" 클론을 방불케 하는 4인조 남자가 내려, 사이버 카트를 밀며 달리기 시작한다!

 

 

이건 따라잡을 절호의 찬스다! 그러나 낸시의 앞에도 메가데모에 취한 불만분자 시민들이 줄지어 나타났기에, 그녀는 바이크를 버릴 수 밖에 없다! "젠장!" 낸시는 상스럽게 욕을 뱉고서 사이버 카트의 전파 트래킹 정보를 의지하여 축제를 방불케 하는 대혼란 속 거리를 자신의 다리로 달리기 시작했다!

 

 

# DOSANKO_763 : morita : 그쪽에서 추적 가능 여부는? ||

# DOSANKO_763 : ycnan : 가능. 상대는 카트를 밀고 있기 떄문에 실제 늦어요 ||

# DOSANKO_763 : morita : 그렇다면 부탁한다. 이쪽은 닌자의 등장이다. 나중에 ||

 

 

닌자 소울 빙의자의 기척을 느낀 닌자 슬레이어는 계속 움직이면서, 낸시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모든 통신장치를 정지시켰다. 그리고 요격 태세를 갖추기 위해 '진공'이라고 적힌 간판을 박차 올라 멋진 이미테이션 일본 정원이 건설된 빌딩 옥상으로 회전 도약하여 넘어간다! "Wasshoi!"

 

 

고층 빌딩 오니 가고일 위에서 계속 감시하고 있던 이 닌자는, 닌자 슬레이어의 뒤를 쫓는다! 초자연적인 짐승을 방불케 하는 민첩성으로 빌딩을 뛰어 넘어 일본정원으로 회전 착지! "이얏-!" 강력한 여닌자의 목소리! 온몸을 감싼 특수부대를 방불케 하는 검은 밀리터리 닌자복장과 베레모! 그 오른쪽 눈은 심각한 찢어진 흉터가 남겨져 있다!

 

 

"도-모, 아마쿠다리의 다이어 울프 입니다. 네놈의 소속을 말해라" 그 여닌자는 군대를 떠올리게 하는 냉철한 허스키 보이스로 아이사츠 했다. 그 입가는 전투의 예감으로 약간 씰룩인다. "도-모, 다이어 울프=상, 닌자 슬레이어 입니다. 역시 네놈들의 소행이었는가?" 살육자는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네오 사이타마의 사신인가? 네놈이 어째서 이런 변방에 나타났지?" 다이어 울프는 왼팔의 휴대형 UNIX를 조작하고 주 짓수의 자세를 취했다. "대답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자네들에게 듣고 싶은 일은 산더미처럼 있다" 닌자 슬레이어도 주 짓수의 자세를 취한다. 그 직후, 하늘에서 무언가가 고속비행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순간적으로 주먹을 쥐었다. 고속전투기 종류일까? 그러나 그 기묘한 형태를 한 검은 대형 비행물체는 어떠한 공격도 하지 않고 머나먼 후방으로 날아가 버렸다. ...... 아니, 실제로는 화물을 하나 일본정원에 투하하고 갔다! 기묘한 풍채를 한 닌자를!

 

 

KRAAAASH! 2미터 가까운 거한 닌자가 석등을 분쇄, 어색한 움직임으로 착지! 헬름이 일체화 된 오염물질 처리복과도 같은 닌자복장! 왼팔은 개틀링총으로 사이버네틱스 치환! "도-모, 킬 나인입니다." FM음원과도 같은 수수께끼의 전자음성과 함께, 가슴의 LED 문자판에 똑같은 메시지가 표시된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 입니다." 사신이 아이사츠를 돌려주자, 그 즉시 킬 나인은 공격을 개시한다! 이것은 즉, 이 살육 사이보그를 방불케 하는 닌자가 다이어 울프와 같은 진영에 속해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KILL-9, KILL-9, KILL-9...!" BRATATATA! 개틀링건이 불을 뿜는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대차륜을 방불케 하며 깔끔한 13연속 옆구르기를 펼쳐 옆쪽에서 쏟아진 개틀링 일제 사격을 교묘하게 피해낸다. 달인! 조명에 비추어진 13개의 위대한 에도 시대 무장 조각상들이 총탄의 비를 맞아 1개씩 순서대로 파괴되어 간다. 또한 등뒤의 고층 빌딩 무리에서는 메가데모의 BPM이 가속되고 있었다.

 

 

혹시 적은 로봇 닌자인가? 이상한 아트모스피어를 감지한 닌자 슬레이어는, 프렌들리 파이어를 노리고 다이어 울프 쪽으로 접근한다. 그러나... "이얏-!" 연속 옆구르기 종료 지점을 노리고 다이어 울프가 기선을 제압하는 회전 점프 킥! 그것과 동시에 킬나인이 일제 사격을 중지한다! 정상적인 연계 공격이다!

 

 

"이얏-!" 네오 사이타마의 사신은 정교한 춉으로 이것을 쳐낸다! "이얏-!" "이얏-!" "이얏-!" 즉시 타격 응수! 적의 빼어난 솜씨를 느낀다! 거기에 더해 무거운 전자석 강철 부츠로 등불을 박차 부수면서 폭주기관차를 방불케 하는 움직임으로 킬 나인이 쇄도! "KILL-9, KILL-9......!"

 

 

방심할 수 없는 협공. 이런 경우에 취해야 할 전술은 단 하나,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 "이얏-!" 다이어 울프가 펼치는 서바이벌 나이프 찌르기를, 그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츠카하라 도약(*)하여 회피한 직후 "KILL-9......!" 킬 나인이 그게 휘둘러 때리러 오던 개틀링 건 팔을, 등불을 박차고 한층 더 도약 회피!

 

(* 일본에서 탄생한 기계체조 도마 기술. '몸 접어 뒤로 두 번 돌기' 라고도 한다는 것 같다)

 

 

계속 도망치는 것 만이 아니다. 이것은 공방일체의 카라테 무브먼트인 것이다. 보라! 개틀링 팔에 덮쳐지기 직전, 닌자 슬레이어의 양다리는 이미 있는 힘껏 그 등불을 박차고 있었다! "이이이야아앗-!" 적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도약한다! 나무삼! 이것은 전설의 카라테 기술, 트라이앵글 리프!

 

 

마치 지고쿠 헬에서 발사된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방불케 하는 기세로 날아간 닌자 슬레이어는, 통렬한 날아차기를 다이어 울프에게 꽂아 넣었다! 이 완급 자유자재인 무브먼트에 의해 적은 순간적인 대응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얏-!" "끄악-!' 얻어맞아 날아가며, 다이어 울프와 부딪힌 소나무가 부러진다!

 

 

"KILL-9, KILL-9, KILL-9......!" 킬 나인은 다시금 개틀링 팔에서 날카로운 회전음을 울리며 닌자 슬레이어의 착지의 틈을 노린다! BRATATATATATATA!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종이 한 장 차이로 브릿지로 이것을 회피! 턱 끝 1인치 떨어진 곳에 중금속탄이 날아 지나간다!

 

 

사신은 즉시 자세를 고쳐, 얕은 조롱박 연못을 돌파하며 사이드 와인더와도 같은 고속주행 전진으로 킬 나인에게 접근! "이얏-!" 돌격의 기세에 몸을 실은 점프 회전 춉을 목에 때려 박는다! "세마포어(*)!" 전자음성을 발하며 거한 닌자가 비틀 거린다! 그러나 쓰러지지 않는다! 이 무슨 닌자 내구력!

 

(* 프로그래밍 용어, 자세한 것은 트리 위키=상을 참조)

 

 

"이얏-! 이얏-! 이얏-!' 오른쪽! 왼쪽! 오른쪽! 닌자 슬레이어는 연속 카라테 훅을 배에 때려 박았다! 그러나 적은 개의치 않고 대포를 휘두른다! "KILL-9!" "이얏-!" 작게 점프하여 간신히 회피! 이 무슨 섬뜩한 닌자인가! 로봇보다 더 로봇을 방불케 한다! 적은 통각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가!?

 

 

"이 도시 해킹도 자네들의 음모인가?" 닌자 슬레이어가 묻는다. "KILL-9, KILL-9, KILL-9......!" 그러나 킬 나인은 헬멯의 왼쪽 부분에서 생겨난 무수한 LAN 케이블 머리카락을 기계화된 고르곤(*)과도 같이 흩날리면서 일격필살의 카라테를 펼칠 뿐! 문답무용!

 

(* 그리스 신화의 괴물. 셋째인 메두사가 특히 유명)

 

 

그는 경이적인 터프함을 가져 공포도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대1이라면, 이 기계적 카라테를 회피하는 것은 문제 없다......! "역시 신형 로봇 닌자인가? 그렇다면 파괴할 뿐......!" 닌자 슬레이어가 필살의 퐁 펀치를 뻗으려던 그 순간...... 등뒤에서 거대한 짐승이 달려들었다!

 

 

"이얏-!" "끄악-!" 무겁고도 날카로운 발톱의 일격이, 닌자 슬레이어의 방어를 무너뜨리고 오른팔을 도려낸다. 이것은 짐승 따위가 아니다! 하늘의 달에 비추어진 그것은, 어두운 털빛깔을 가진 애꾸눈 늑대인간이었다! 무시무시한 근육량에 의해 검은 군복 닌자복장이 당장에라도 터질듯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늑대인간은 입에서 거품과도 같은 침을 흘리며 눈을 까뒤집고 광견병과도 같은 표정을 띄웠다. 그리고 거대한 턱을 벌려 물어뜯으러 온다! (((어리석구나, 후지키도! 이 녀석은 헨게요카이 짓수 사용자다! 그 중에서도 오오카미(* 늑대) 클랜은, 보름달이 뜬 날에는 무적의 힘을 자랑한다!))) 내면의 닌자 소울이 경고를 보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초승달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가장 유효한 방법...!)))(((그런 태평스러운!)))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머리카락 한 올, 카라테 킥으로 늑대인간의 공격을 되받아 친다! 그러나 "KILL-9......!" "끄악-!" 거한이 휘두르는 개틀링 포의 일격이 닌자 슬레이어에게 명중!

 

 

"끄악-!" 와이어 액션을 방불케 하며 날아가 버린 닌자 슬레이어는, '천포강호(天ポ強豪)'라 적힌 여러개의 붉은 노보리(* 깃발)에 연속으로 부딪히며 쓰러뜨리고, 옥상 일본정원에 세워진 작은 키츠네(* 여우) 쉬라인(* 성지)에 격돌! KRAAAAASH! 그대로 그는 눈과 목재에 깔려버린다!

 

 

"아오오오오오오옷-!" 다이어 울프는 부들부들 경련하면서 하늘을 바라보고서 울음소리를 뿜어낸다. "KILL-9, KILL-9, KILL-9......!" 한편 킬 나인은 삐걱대는 움직임으로 쉬라인의 잔해로 달려 들었다. 그리고 목재 위에서 반복하여 개틀링 팔을 내리치며 철로 된 신발로 짓밟는다!

 

 

"KIL-9, KILL-9, KILL-9...!" 킬 나인은 마치 그 동작만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처럼 규칙적으로 팔을 계속 내리친다. 이윽고 목재 더미 속에서 핏줄기가 흘러, 정원의 눈을 붉게 물들인다. 오오...... 네오 사이타마의 사신은 이 극한의 땅에서 꼴불견인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인가!?

 

 

 

◆◆◆

 

 

 

오이란드로이드를 실은 사이버 카트. 이것을 밀면서 4인조 산업 폐기물 업자는 뒷골목으로 들어가 두꺼운 셔터 앞에서 멈춘다. 그곳은 폐홰된 게임 센터와 가라오케 하우스 단지. '차트 상위 가게'라 적힌 녹색 네온 간판은 군데군데가 깨지고, 그 빛나는 이름을 도시의 암흑에 그려내지 못한다.

 

 

"처리업자가 게임이나 가라오케로 놀려나? 아직 일도 끝나지 않았는데? 도저히 그렇게 생각할 수 없는걸......" 낸시는 적의 사각이 되는 빌딕 벽에 등을 기대어 몸을 감춘다. 심호흡. 눈을 감는다. 주의 깊게 무선 LAN을 해방하여, 처리업자들을 대각선 각도에서 내려다 보는 도시 감시 카메라를 해킹한다.

 

 

이건 LAN 직결에 비해 실제 훨씬 위험한 것으로, 타이핑 속도도 떨어진다. 그러나 대규모 해킹에 의해 도시 기능에 혼란이 생겨 사이버 맛포의 눈이 다른 곳에 향해 있는 지금이라면 이 정도 불장난은 어린애 장난과도 같다. 0100101111…… 낸시의 뇌내 모니터에 처리업자의 손이 줌 업 된다.

 

 

"자아, 보여주세요" 낸시는 감시 카메라 너머로 눈을 번뜩였다. 그녀는 처리업자가 셔터 옆 디지털 키를 누르고 가슴에서 도장을 꺼내 스캔 장치에 스캔하는 것을 보았다. 영상을 멈추고, 잠깐 보였던 이미지를 줌 업 한다. '천(天)' '하(下)'라고 된, 아래로 향하는 화살표를 형상화 한 엠블렘!

 

 

낸시 리는 이 불길한 문장을 알고 있다! "저건 아마쿠다리 섹트......! 역시 닌자 조직이 얽혀있는거야?" 그녀가 거대한 음모의 한쪽 끝을 쥔 바로 그 순간, 뜻밖의 사태가 일어난다! "도-모, 늘 신세지고 있습니다" 셔터가 열리고, 틀림없는 페케롯파 교도가 그들을 맞이한 것이다!

 

 

"부르셔서 왔습니다" 처리업자들은 주체성이 없는 비인간적 말투로 용건을 전하고, 사체를 방불케 하는 2대의 화물을 납품한다. 이것은 디스토피아를 방불케 하는 세계의 도래를 예감케하는 광경이었다. "페케롯파 컬트라고? 설마 그들도 이 사건에 엮어있는 거야...?" 낸시의 물리육체는 식은땀을 흘린다.

 

 

삐뽀삐뽀삐뽀...... 셔터가 내려가고, 처리업자들이 떠나간다. 낸시 리는 야바이급 해커이지만 닌자는 아니다. 강력한 4인조 클론 야쿠자를 카라테로 쓰러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더욱이 컬트 교단의 아지트에 잠입하는 것 또한 실제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그녀만의 싸우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즈큥. 무거운 셔터가 닫히고, 페케롯파 교도는 바닥 구르는 2대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오이란 드로이드를 무표정하게 바라 보았다. "페케롯파...?" 퇴물 스모토리 교단원이 안쪽에서 나와, 사이버 선글라스에 LED 문자를 빛낸다. "나를까요?" "네, 위로 옮겨 주세요." 두 사람은 말없이 문자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

 

 

"뇌 세척해서 재활용하면 비싸게 팔 수 있어요" "그렇군요. 완전 세척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들은 명령받았습니다" 여기서 다시, 인터폰이 울린다. "페케롯파......?" 교단원은 가스마스크에서 플라스틱 냄새가 밴 숨을 뿜어내며 화면을 보았다. 밖에는 선정적인 사이버 슈트 차림의 여자가 한명.

 

 

"페케롯파......!" 교단원들은 꿀꺽 침을 삼켰다. "도-모, 제 27 콜로니에서 온 히로미 레이코 입니다." 풍만한 몸매를 따라 흐르는 발광 액체 튜브가 관능적인 곡선을 그린다. 후두부에서는 그린과 오렌지색 자극적인 LAN 케이블이 망측하게 늘어져 있어, 골키퍼 없는 골대 직결행위를 예감하게 한다.

 

 

"페케롯파...!" 교단원들은 반사적으로 셔터 열기 버튼을 누를 뻔 했으나, 기계적인 자제심을 발휘하여 이 수수께끼의 여자가 입력한 도장 정보를 해석한다. ......페케롯파 컬트 단원, 도산코 지부의 비밀 공작원 No 13...... 사이버 고스 클럽에 잠입하여, 유능한 젊은이들을 교단으로 유혹하는 성적(性的) 에이전트 중 한명.

 

 

잠시간의 침묵. 그 직후, 무거운 셔터가 열리고 그녀는 시설 안으로 들어왔다. (((컬트에 대한 지식이 이럴 때 도움이 될줄이야, 새옹 호스군요......))) 히로미 레이코, 아니 낸시 리는 이 위험한 도박의 첫단계를 이겨내고 아지트 잠입에 성공한 것이다!

 

 

페케롯파 컬트 단원은 고위에 있는 자일수록 생물적 욕망을 잃게 되나, 그들 같은 일반 교단원은 LAN 직결 행위가 가져다 주는 마약적 쾌락의 포로가 되는 자가 많다. 마음대로 다루는 것은 쉬운 일이다. 낸시는 순진한 얼굴로 두 사람의 뒤를 따라 구세기의 성스러운 아케이드 머신들이 수집되어 있는 그랜드 플로어를 걸어간다.

 

 

낸시와 가스마스크 교단원은 붉은 LED 문자로 대화하면서 나아간다. "당신은 왜 이곳에 오셨습니까?" "밖은 엄청난 소란이에요. 폭동 직전. 몹시 불안해져서요" "그건 여러 사람과 동시에 직결하고 싶어지는 것인가요?" "그렇게도 말할 수 있겠죠. 정시예배가 가까우니까 바로는 할 수 없겠지만요"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도시 전체가 해킹되었어요" "콜로니가 여러 개 해킹을 받고 있습니다" "누가 한 거죠?" '그건 아직 불명입니다. 우리들도 찾고 있는 중입니다" 가스마스크 교단원은 머리를 흔들더니 갑자기 멈추어 섰다. 오이란드로이드 2대를 질어진 스모토리 교단원도 멈추어 섰다.

 

 

교단원이 의자에 앉아 케이스로 향한다. 그것은 나이 100세를 넘은 전설적 STG 프로그래머, 렌더 안자이의 초찬기 작품인 '선(禅, 젠) TANK' 다. 그는 그 신성한 슬릿(* 틈)에 토큰을 투입. 캬방! 전자음이 울려 퍼지고, 앞쪽에 있는 볼링 레일의 네온이 켜진다! 숨겨진 엘리베이터다.

 

 

(((그렇다면 폭동 선동자는 이제 막 각성한 코토다마 공간인식자? 교단이 의도적으로 전파로 각성 촉진하고 있는 게 아닌거야?))) 낸시는 고속추리하며 교단들과 레일 위를 걸어, 본래 볼링 핀이 배치될 자리에 앉았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스모토리는 몸이 크기에 옆쪽 레일에 올라탔다.

 

 

윗층에서 낸시는 수많은 혐오스러운 컬트적 퇴폐를 보았다. 가라오케 개인실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교단원. 포도송이와 같은 모양으로 매달린 TV들을 앞에 두고 UNIX 직결하여 트랜스 상태에 들어가 둥글게 둘러 앉은 집단. 가족이나 남녀라고 하는 개념을 버리고 디바이스를 방불케 하며 자아를 잃어가는 남녀노소. 외계생물의 둥지를 방불케 하며 한 면을 덮어버린 LAN 케이블.

 

 

낸시는 도중에 있는 개인실에 스모토리 교단원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안에는 수십대의 고가 인형이 형식별로 분류되어, 츠키지의 냉동 참치 창고와도 같이 무기질적으로 매달려 있다. "저 오이란드로이드, 탐나" "불가능행위 입니다" "조금만 직결해보고 싶어" "금지되어 있어요" "누구에게?"

 

 

"그건 모르겠습니다" 교단원은 기계적으로 머리를 저었다. "그래. 정시예배 시간이 가깝네. 개인실을 주면 좋겠는데" "1인실은 어렵습니다" "......당신, 직결하고 싶은거지? 아까부터 뉴런이 뛰는게 느껴져. 그러려면 1인실 쪽이 편리하지 않아?" 낸시는 전뇌적인 미인계를 펼친다!

 

 

"운좋게 비어있었습니다" 가스마스크 교단원은 가라오케 개인실에 낸시를 안내하고 공손하게 오지키 한 후 떠나갔다. "페케롯파" 낸시도 전뇌의 신에게 기도하듯 오지키했다. 훌륭한 연기다. "......그러면, 다음 일을 해볼까" 문을 닫는 낸시는 재빨리 실내의 LAN과 직결하여 시설의 정보를 수집한다.

 

 

그리고 디지털 시계를 노려본다. 밤 11시. 교단원이 정기예배를 드려야 하는 거룩한 시간 중 하나. 낸시는 검은 벨벳을 두른 여우를 방불케 하며 민첩하게 문을 열고 몸을 내밀어 아지트 안을 나아가 오이란드로이드 안치실로. 이제 막 입수한 전자 키 정보를 흘려넣어 록을 해제. 누구에게도 걸리지 않고 몰래 들어간다.

 

 

예배가 끝나면 가스마스크 교단원이 낸시의 개인실에 올 것이다. 그 전에 일을 마치지 않으면 안된다. 그녀는 스자린도 여의사의 집에서 옮겨 온 오이란드로이드 2대와 동시 LAN 직결했다. 방대한 데이터가 흘러들어 온다. 위험하지만 시간이 최우선이다. "가르쳐 줘...... 너희들은 대체 무얼 본거야......?"

 

 

최근의 경험 데이터 기록이 삭제되어 있다. "예상대로......" 스고이급 이상의 해커가 아니라면, 여기에서 막혔을 것이다. 그러나 낸시라면 정보 흔적을 연결해서 짜맞출 수 있다. 오이란드로이드 안의 전자 데이터를 완전 포맷하려면 전용 장치와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여기로 운반된거야."

 

 

시간이 없다. 낸시는 타이핑 속도를 끌어올리며, 이제 막 복구된 경험 흔적을 자신의 뉴런과 동조시켰다. 스자린도에 대한 애정 프로그램의 센티멘탈 파장을 정확히 필터로 배제하면서. 자아를 닳게 만드는 매우 위험한 해킹 행위다. 오늘밤의 광경과 소리를, 데자뷰를 방불케 하며 조각조각 나뉜 기억을 유사 체험한다. 

 

 

"진정되는 BGM 틀어줘"  ||  "이번 일주일 동안 태양 플레어 예보이와요" 초대형 플라즈마 TV 에서는 ||  요염한 오이란 날씨 예보가 흘러 나온다 ||  "그래도 도저히 가만히 둘 수 없단 말이지..." || 3D 본보리 모니터에 주변에 사는 몇몇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 닌자. 입방체. 방사선으로 뻗는 빛 || 

 

 

"뭐야, 이거...... 전파......?" || "착신이와요" 갑자기 IRC 전화 || 쿠마쨩 산막 || "안타깝습니다...... 메이치=상...... 오탓샤(* 작별)...... 동사한 시체가...... 강을 따라 흘러와......" || "그는 혹시 북동쪽 공백지대로 갔었나요? 그 공백지대에는 대체 무엇이......?" || 

 

 

(((역시 그녀는 누군가에게 기억조작을......?))) 낸시는 뉴런이 구워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논리 타이핑을 이어 나간다. 바닥에 앉은 그녀의 물리육체는 침을 흘리며 경련하기 시작한다. 기억 데이터가 현재 시간축의 현실에서, 오이란드로이드가 매달린 실내의 광경이 꿈과도 같이 착각되기 시작한다.

 

 

그 직후, 낸시는 머리를 해머로 얻어맞은 듯이 크게 흔들렸다! 뇌내에 전개된 경험 흔적이 01노이즈의 바다로 가라앉으며, 대신 무선 LAN 포트가 강제적으로 열리기 시작한다! (((DAMN IT......! 바이러스가 심어져 있었던 거야......!?))) 코카소이드의 하얀 피부에, 한 줄기 붉은 코피가 흐른다!

 

 

KABOOM! KABOOM! 오이란드로이드 2대의 머리 부분이 갑자기 폭발!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비도덕! "응앗-!" 낸시도 위험한 백 크러쉬(* 반동)을 입고 머리를 흔든다! 물리시야에도 노이즈가 낄 정도의 충격! 그러나 그녀는 정신력을 발휘하여 LAN 케이블을 뽑아내고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도망......쳐야...... 도망쳐야해...!" 낸시의 물리시야 노이즈가 맑아진다! 그것과 동시에, 사이버 선글라스를 낀 검은 양복에 짧은 머리를 한 남자가 나타난다! 누구 하나 존재하지 않았을 터인 공간에 갑자기! "......도-모, 오랜만이군, 낸시=상" 그 남자는 그리운 연인을 맞이하듯 양팔을 벌렸다!

 

 

"SHIT!" 낸시는 반사적으로 권총을 뽑아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BLAM! BLAMBLAMBLAM! 그러나 총알은 남자의 몸을 홀로그래픽 영상을 방불케 하듯 통과하여 등뒤에 걸린 오이란드로이드만을 흔들었다! 나무아미타불! 그녀는 무언가의 짓수에 당해버리고 만것인가!?

 

 

"시야를...... 해킹한거군!" 낸시는 그리 직감했다. 적은 닌자가 아니다. 이것은 해커의 공격이다. 적은 물리시야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이런, 상당히 미움받고 있는 것 같군" 전(前) 도사는 총알이 지나간 자신의 가슴과 배를 바라본 뒤, 낸시를 보고서 부드럽게 웃었다.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Darkside of the Moon) #4

 

 

 

통통... 통통통... 힘빠진 드리블 소리가 벽에 부딪히며 실내에 울린다. 오른손에는 축구공, 왼손에는 맥주병을 쥔 만취한 스킨헤드 학생이 크게 트래블링(*)하면서 농구 골대를 향해 낮게 점프했다. "붓다 와오-!" 득점! "나이스 슛!" "스고이 나이스 슛-!"

 

(* 농구에서 볼을 가지고 3걸음 이상 움직이는 반칙)

 

 

여기는 도산코 황무지의 제 78 콜로니에 있는 흔한 대학생용 맨션 중 하나. 그들은 탈선 대학생(*)들로, 나란히 있는 방 3개의 벽을 뚫어 억지로 바스켓 코트를 만든 것이다. 당연히 졸업시에 엄청난 배상금이 청구되겠지만, 그들은 그런 앞날의 일 따위 생각하지 않는다.

 

(*원문은 無軌道大学生, 마구잡이로 길을 벗어나 달리는 대학생)

 

 

"어이, 농구 따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도시 해킹이다!" 가운데 방의 문이 열리고, 오이 펑크족(*)풍의 탈선 대학생이 들어왔다. "나가서 보라고, 엄청난 일이 터졌어!" "옆에 있는 165 콜로니가 제일 야바이하대!" "흥분됨!" 탈선 여학생도 들어왔다. "자동차로 날아가자!"

 

(* 오이 펑크란 1970년대 말 영국 노동자 계급 사이에서 발생한 펑크 록의 하위 장르다. 출처 일본 위키피디아)

 

 

그들은 이 뒤, 자동차로 제 165 콜로니로 가던 도중에 그리즐리 무리에게 습격을 받게 되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말씀드려야 할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이 농구 코트의 바로 아래에 있는 어두운 어느 방이다. 이 방의 주인은 전자과의 대학생 치키모토. 치키모토도 몇 주 전까지는 탈선 대학생 중 한명이었다.

 

 

"아...... 아......" 치키모토는 의자에 앉아, UNIX에 LAN 직결하고서 잠꼬대처럼 중얼거린다. 책상 위에는 해커의 애용품이라고 불리는 요로시상 제약의 자젠(* 좌선) 드링크가 산처럼 쌓여있다. 자젠 드링크는 일반 유통되는 합법 건강 음료지만, 용법과 용량을 지키지 않고 복용하면 신비적인 트립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치키모토도 과거에는 앞날에 대해 눈을 돌린 채, 탈선 대학생들과 어울려 지냈다. 이 대학을 나와도 마케구미 기업 외에는 취업이 안될 것이고, 언젠가 쓰다 버려져 위험한 그리즐리 사냥이나 게 잡기 장갑 어선 따위에서 생계를 꾸려가게 될것은 명백. "하지만... 그런 운명과는... 사요나라다...! 나는...... 새로운 인류다...!"

 

 

조잡한 위법 생체 LAN 단자를 열고 있긴 했지만, 치키모토는 실제 미숙한 대학생 해커였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그는 코토다마 공간인식능력에 눈을 뜨게 되었다. 지금도 그는 여러 콜로니에 퍼져 있는 통신망이 자신의 핏줄이 된것만 같은...... 스스로가 도시 그 자체가 된것만 같은 전능감을 맛보고 있다.

 

 

"사이버 맛포, 둔해 빠졌어......! 내 마음대로 해주지......! 누구도 나의 IP를 건드리지 못해!" 치키모토는 IRC 공간 안에서 초월자를 방불케 하며 웃었다. 그는 제대로 된 안타이세이(*) 사고는 없다. 그래서 그는 도산코 IRC 공간에 도피한 노동자들의 분노의 대변자가 되기로 했다. 풀리지 않는 불만. 선동. 폭동. 질서 파괴.

 

(* 안티 + 체제의 합성어로, 체제의 억압에 반대하는 인살 내의 사상 중 하나.)

 

 

지금까지는 실제 좋은 결과였다. 생체 LAN 단자를 가진 코토다마 공간인식자의 타이핑 속도는 텐사이급 해커의 그것 조차 뛰어넘는다고 일컬어 진다. 치키모토의 논리육체는 무한한 지평을 고속 비행하여, 몇개의 토리이 게이트를 넘었다. 그러나 갑자기 드는 위화감. "누구야......? 누군가가...... 나를...... 본건가......?"

 

 

급속히, 그리고 부자연스럽게 성장한 뉴비 해커인 치키모토는 이 능력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 이외에도 비슷한 능력을 가진 해커가 있을 가능성을. 그는 탈선 중이기에 두려움을 모르는 것이다. 그렇기에 치키모토는 LAN 직결을 멈추지 않고 도시 해킹과 선동 메가데모 노출을 계속 이어갔다......

 

 

 

◆◆◆

 

 

 

페케롯파 컬트의 비밀 아지트에서 낸시는 원격 해킹에 고통받고 있었다. 오이란드로이드의 안에 심어진 바이러스가 그녀의 무선 LAN 포트를 강제로 계속해서 열고 있는 것이다. 무선 LAN을 통해 공격해 오고 있는 것은, 과거 그녀를 해커로 단련시킨 남자, 앤드류 와니다!

 

 

"PONG 한판 해보죠" 낸시는 자신의 뉴런을 가속시켜 IRC 방의 정의정보를 고속으로 덮어 썼다. 어떻게든 적에게 전자적 공격을 줄 페이스를 되찾아 와야만 한다. "흥미롭군" 앤드류가 무표정하게 말한다. 순식간에 물리시야에 녹색 사이버 탁구대가 생겨나, 두 사람 사이에서 위험한 PONG 결투가 시작되었다!

 

 

"PING!" "PONG!" "PING!" "PONG!" 두 사람은 녹색 논리 입장체를 사이버 라켓으로 주고 받으며 위험한 전자 공격 랠리를 개시한다. 동시에 초인적인 속도로 IRC를 주고 받는다! "뭐하러 오셨으려나?" "네가 아니었다면 즉시 뇌를 구워서 죽였을 거다. 경고. 이 사건에서 손을 떼"

 

 

"그런 협박으로 물러날 거라고 생각했어!?" 낸시는 험악한 표정을 지은 채 필사적으로 사이버 라켓을 휘두른다. 바이러스 공격으로 기선을 제압당한 만큼, 그녀 쪽이 분명히 불리한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듯이 앤드류는 차가운 얼굴로 PONG 입방체를 쳐서 돌려준다. "너는 변하지 않았군. 다시 만나서 기뻐"

 

 

"나는 불쾌해. 아마쿠다리 섹트와 짜고, 도산코에서 뭘 하려고 하는거야?" 낸시가 숨을 헐떡이며 스매쉬한다. 앤드류는 넥타이를 초고속으로 다시 조이며 가볍게 반격. "역사적인 순간에 입회하려는 것 뿐이야" "한번 맞춰볼까요?" "해보시지" "실험이죠?"

 

 

"실험, 어떤?" "자아상실자와 미숙한 코토다마 인식자가 발생. 전파를 사용한 비인도적인 실험" "너는 어디까지나 그것을 조사하러 온거고, 이번 도시 해킹과는 무관계하다......라는 건가?" "당신들도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군" "여전히 뛰어난 통찰력이다. 사랑스러워. 나의 데몬으로서 계속 일해주길 바랐었지. 돌아올 생각 있나?"

 

 

"죽이려고?" 낸시는 분노를 타이핑에 실어 반격! "사고를 덮어써주지. 평화로운 방법으로" 도사는 웃었다. "또 나를 자기 취향에 맞게 바꾸려 드는 거야? 자아나 신념을 굽히게 되면 사람은 죽은것과 마찬가지. 당신은 모르겠지만. 아무 매력도 없는, 공허하고 시시한 남자!"

 

 

"나는 공허하지. 툴(tool)에 자아 따위는 불필요. 그것이 힘이다" 앤드류는 가볍게 반격. 그 공격은 틀림없이 힘조절을 한 것임을 느낀다. 그것이 낸시를 더욱 자극한다. "협력할 생각이 없다면 즉시 손을 떼. 동료를 데리고서 네오 사이타마로 돌아가라. 우리들의 킬 나인이 그를 말살하기 전에"

 

 

"킬 나인?" 낸시가 묻는다. "우리들은 마침내 닌자의 힘까지 손에 넣었다. 과거 오무라사는 로봇에게 닌자의 흉내를 시켰지. 어리석은 일이야. 우리들은 닌자를 로봇으로 바꾸었다. 무적의 병사지" "그것이 그를, 말살시킬 거라고?" "그래" 도사가 말한다. 낸시는 웃었다. "하지만 내 닌자는 강하다고?"

 

 

슉-! 푸슉-! 옥상 정원에서 킬 나인이 닌자복장의 이음매와 개틀링 팔에서 증기를 뿜어내며, 공회전 상태로 크게 어깨를 위아래로 흔들고 있다. "...천사는...... 2600Hz의 클라리온을...... 더더욱 높이 불어 울려..." 전자음성이 흘러나와, 가슴팍의 전광 게시판에 LED 문자가 표시된다. 정시예배중인 것이다.

 

 

"하악-! 하악-!" 다이어 울프는 전투충동을 참으며 짓수를 풀고 닌자 형태로 돌아왔다. 휴대용 UNIX로 여러 IRC를 제어한다. 그 동공은 여전히 접시처럼 둥글어, 디스템퍼(*)를 방불케 하며 침을 질질 흘린다. 하늘에 걸린 달은 무한한 ZBR 약을 쏟아줏는 샤워헤드와도 같이 느껴진다.

 

(* distemper, 강아지가 걸리는 급성 전염병. 고열과 신경장애를 일으킨다고 한다)

 

 

"아직 도시 해킹의 범인은 찾지 못한 건가......!" 다이어 울프는 초조함을 드러내며 키를 두드린다. "오지키" 킬 나인은 전뇌공간에 떠다니는 신을 향한 정시예배를 마쳤다. 가슴의 LED 게시판에도 무표정한 #OJIGI 커맨드가 흐른다. 그리고 "KILL-9...!" 다시 개틀링 팔을 치켜든다!

 

 

"KILL-9、KILL-9、KILL-9……!" 살인 사이보그 닌자는 개틀링 팔을 손으로 테크노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방불케 하며 일정한 리듬으로 내리치기 시작했다. 닌자 슬레이어가 파묻힌 목재의 산을 향해 묵묵히. SMASH! SMASH! SMASH! 그러나...... 서서히 두드리는 곳이 높아진다! 대체 이것은!?

 

 

적은 목재쨰로 쳐박혀, 토마토 쥬스를 방불케 하며 쥐어짜이고 있을 터다! 어째서 타점이 점점 높아지는 것인가!? 킬 나인의 시각장치는 부서진 목재 사이에 흐리게 빛나는 브레이서를 발견했다. "KILL-9, KILL-9, KILL-9......!" 못을 박는 해머와도 같이 강하게 내리쳐지는 개틀링 팔!

 

 

그러나 타점은 점점 더 높아지기만 할 뿐. 목재의 파열음은 어느 경질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로 탈바꿈 했다! "KILL-9, KILL-9, KILL-9......!" "누우우우웃-!" 파괴된 쉬라인 잔해 속에서, 양팔로 해머를 받아내며 힘차게 일어나는 그 남자는...... 닌자 슬레이어!

 

 

"Wasshoi!" 네오 사이타마의 사신은 카라테를 한군데에 집중시켜, 받아낸 개틀링 팔을 크게 밀어냈다! 달인! "KILL-9!" 거한 킬 나인의 몸이 비틀거린다! "SHIT!" 다이어 울프는 IRC를 일단 중지하고 등롱 위로 회전도약. 양 허벅지에 매단 검은색 군용 자동 권총을 뽑는다.

 

 

이 무슨 불굴의 투지란 말인가! 닌자복장은 찢어져 피를 흘리고 있지만, 닌자 슬레이어는 불타는 듯한 살의로 가득찬 검은 양눈으로 눈 앞의 적을 확실히 응시한다! "이얏-!" 오른쪽 카라테 스트레이트! "KILL-9!" "이얏-!" 왼쪽 카라테 스트레이트! "KILL-9!" 사이보그 닌자가 금속이 구겨지는 소리를 낸다!

 

 

"이얏-!" BLAMBLAMBLAM! 킬 나인을 지원하기 위해 다이어 울프가 옆쪽에서 총격! 반면 닌자 슬레이어는 한순간 몸을 내리깔아 그 자세에서 공방 일체인 무브멘트를 펼친다! "세마포어(*)!" 킬 나인의 헬멧이 날아간다!

 

(* 프로그래밍 용어, 자세한 것은 트리 위키=상을 참조)

 

 

섬머 솔트 도약으로 회피한 총알이 다케다 신겐 조각상에 구멍을 뚫는다. 킬 나인은 크게 날아가면서도 아직 전투 태세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그 얼굴은 완전히 비인간적이며, 입은 사각형 스피커, 눈은 둥근 카메라 아이로 바뀌어 있다. 닌자 슬레이어는 착지와 동시에 다시 카라테를 꽂아 넣는다!

 

 

# AMAKUDARI_DSNK : werdna : 닌자 슬레이어는 도시 해킹과 무관계 중점 ||

# AMAKUDARI_DSNK : direwolf : 뭐가 어떻게 된건지 ||

# AMAKUDARI_DSNK : werdna : 범인의 IP 특정 진행중 ||

# AMAKUDARI_DSNK : direwolf : 베이스 전말 ||

# AMAKUDARI_DSNK : bearhunter : 진행바 75% ||

# AMAKUDARI_DSNK : harvester : 010토리이1101계획11000중점110 ||

 

 

"요로콘데-!" 다이어 울프의 표정이 군인을 방불케 하는 규율에 의해 단단히 굳어진다. 그것은 통신 노이즈가 섞인 IRC 공간에 나타난 하베스터의 이름 때문일까. 그녀는 휴대용 UNIX에서 어떤 중점 IRC 커맨드를 보내고, 밀리터리 카라테를 펼치며 닌자 슬레이어의 옆쪽으로 돌진한다!

 

 

물리육체 낸시는 대형 사이버 선글라스로 덮인 머리를 누르고 고통스럽게 신음하며 비틀거린다. 고기를 메다는 고리를 방불케 하는 고정기구에 매달린 오이란드로이드 상반신 부품의 대열에 몸을 부딪히다 다시 쓰러진다.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바이러스 선제공격에 의한 핸디캡은 치명적으로 크다.

 

 

"오히려 경의나 감사를 표해줬으면 하는데. 너의 제3의 눈을 뜨게 해준 것은 누구지?" "그건 다른 문제야" 논리육체 낸시가 눈부신 땀 입자를 흩날리며 PONG 입방체를 다시 때려내고 키츠네 사인(*)을 취한다. "낸시=상, 너에게는 힘이 있어. 그리고 힘을 얻은 자는 그 사명을 다해야만 해"

 

(* 인살 세계 특유의 손짓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펴는 것 보다 한층 그윽한 의미를 담고 있다)

 

 

# NANCY_LOCAL : ycnan : 컬트에 흥미 없음 ||

# NANCY_LOCAL : andrew : 너는 자신의 이익만 생각해 ||

 

 

...... 여러 IRC를 유지하면서 앤드류의 물리육체는 복도를 따라 걷는다. 본보리(*등롱) 비상등이 깜빡인다. 호위 클론 야쿠자와 노하이드.

 

 

# NANCY_LOCAL : ycnan : 사회의 이익을 존중하는 거야, 저널리스트로서 ||

# NANCY_LOCAL : andrew : 네가 말하는 사회정의는 독선적이야 ||

 

 

...... 노하이드가 벽을 돈덴카에시(*) 짓수로 회전. 앤드류와 함께 어두운 방안으로.

 

(* 거꾸로 뒤집힘)

 

 

"아...... 아......" 의자에 앉은 채 LAN 직결을 계속하는 치키모토는 침입자들에 대해 눈치채지 못했다. 바닥 한면에 뒤덮인 LAN 케이블을 밟으며 노하이드와 앤드류가 그에게 다가간다. 검은 양복에 모자를 쓴 클론 야쿠자들은 비밀조사 중인 뎃카를 방불케 하며 복도의 문 앞에 대기! 나무아미타불!

 

 

"지금 정지 행위 하세요(*)" 노하이드는 기계같이 정밀 무브먼트로 치키모토의 목에서 케이블을 뽑는다. 그 직후, 텅빈 구멍이 된 생체 단자에 억지로 LAN 구속구를 박아 넣는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 절규하는 치키모토! 추락하는 이카로스(**)를 방불케 하는 절망감이 그의 뉴런을 덮치고, 코피를 흘리며 졸도!

 

(* 원문도 어색하게 작성되어있다.)

(** 그리스 신화의 인물로, 밀랍으로 된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나는 것에 성공하여 그에 취해 태양을 향해 계속해서 날다가 날개가 녹아 추락하여 죽게 된다)

 

 

동시에 앤드류는 물리 키보드를 두드려, 무서운 타이핑 속도로 도시 해킹의 원흉이었던 이상 증설 UNIX 설비의 프로세스를 제거한다. 사이버 맛포는 무엇 하나 증거를 찾아낼 수 없다. 그 직후, 인접한 3개 콜로니의 대형 디스플레이들이 선정적인 메가데모를 멈추고, 진정제와도 같은 TV방송으로 돌아온다.

 

 

앤드류의 논리육체가 희미하게 감속한다. (((좀 더 싸우기 쉬운 장소로......!))) 낸시는 이 틈을 살려 뉴런을 가속시켜, 현재의 IRC 공간정의를 바꿔 쓰려고 시도했다. 순식간에 사방과 위의 빌딩 벽이 01붕괴하며 무너져, 햇빛이 비치고 청록색 하늘을 플라밍고 무리가 춤춘다.

 

 

낸시의 논리육체가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날개짓한다. (((이걸로 KICK을......!))) 그러나 그 직후, 앤드류의 논리육체가 손가락을 두둑대며 울린다. IRC 방의 공간정의는 다시 덮어 씌여져, 모든 벽은 달걀이 깨지는 장면을 되감는 것 처럼 다시 돌아와 막혀...... 물리세계와 같은 원래의 방으로 돌아와 버렸다.

 

 

"너의 버릇은 이미 알고 있지. 도죠에서 그것을 가르친 것은 나니까. 너는 우수했어" 사이버 라켓을 차가운 얼굴로 휘두르며 앤드류는 말했다. 마치 베이비 서브미션(*)! 낸시는 점차 IRC 공간의 해상도가 거칠어지고, 모든 윤곽이 도트 단위로 분해되는 것을 느꼈다.

 

(*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

 

 

"파이어 월(* 방화벽)을 깨지 않고도 공격하는 수단은 있다" 앤드류의 목소리가 FM음원을 방불케 하며 들려 온다. 마침내 그것 조차 멀어져 가고...... PING...... PONG...... PING...... PONG...... 단조로운 규칙적인 전자음만이 낸시의 뉴런 안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퇴행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를 느꼈다.

 

 

마침내 IRC 공간정의는 평면 세계로 바뀌고, 불과 수십 개의 원색 도트로 표시된 낸시와 앤드류는 Y축 동시 이동을 기계적으로 되풀이 할 뿐! 울려 퍼지는 단조로운 전자음! "사랑그러워, 따뜻함이 있어"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무너저가는 자아를 느끼며, 낸시의 물리육체가 비명을 지른다!

 

 

나무아미타불! 결국에는 형상조차 봉괴되기 시작하여 평면상태로 늘어놓은 문자열과 비프음(*)를 방불케 하는 노이즈로 바뀌어 간다. 이대로 그녀는 속수무책으로 겁탈당하고 마는 것인가!? "나를 받아들여라. 그렇지 않으면 소멸한다" 도사의 목소리가 뇌 안에 직접 울려퍼진다! 이것은 실제 위험하다! 그러나 낸시는 저항을 멈추지 않는다!

 

(* 삑삑거리는 소리)

 

 

"FUCK OFF! 나의 영혼에는 당신을 받아들일 공간은 없어! 이미 나는 다른 것을 받아들이고, 지키고, 손을 뗐으니까! 죽어도 저항을 멈추지 않아! 이기적! 그 말 대로야! 그래도 그렇게 하기로 내가 정했어!" 낸시는 반쯤 트랜스 상태를 방불케 하는 문자열에 저항을 계속했다.

 

 

# NANCY_LOCAL : andrew : 이해불능. 의미가 없어. 너는 여성적사고에서 논리비약. 흥분상태다. 파탄. 릴랙스가 필요하다. 잠들어라. 일어나면 모든 것이 해결되어 있을 것. ||

 

 

......앤드류는 파이어 월을 먹어치우는 무시무시한 자아파괴 웜을 보낸다!

 

 

나무삼! 이대로그녀는 세푸쿠조차 하지 못하고 자아와 신념이 왜곡되어 컬트가 조종하는 죠루리(* 꼭두각시)로 바뀌게 되는 것인가!? 더 이상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되던 그 순간, 낸시의 로컬 IRC 공간에 JOIN하는 자가 있었으니!

 

 

# NANCY_LOCAL : ninjaslayer : Wasshoi! || 

 

 

"닌자의...... 해커... 아니, IRC 코토다마 공간인식자!" 앤드류의 정신파장이 흐트러짐이 생겼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낸시가 IRC 공간 정의를 덮어 씌운다! bit 퇴행공격이 거부되고, 물리세계와 같은 빌딩의 어느 방으로, 그리고 돌로 된 신전으로 변화한다! 논리육체가 이미지네이션을 증가시킨다!

 

 

"이얏-!" 닌자슬레이어의 KICK! 앤드류는 재빨리 다중 로그인으로 이것을 회피! 몸이 01소멸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신전 안의 별개의 장소에서 앤드류가 다시 출현한다! "어떻게...... 연결을!" "상상력이 녹슨 것 아니야?" 그 등뒤에는 금발을 파도처럼 일렁이며 날아오르는 낸시!

 

 

과연 닌자 슬레이어는 어떻게 JOIN에 성공한 것인가? 그 대답의 절반은, 낸시의 물리육체에 있었다. 그녀는 잘 미끄러지는 젓가락으로 곤약을 잡으려고 할 때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물리육체를 움직여 IRC 단말을 타이핑하여 닌자 슬레이어에게 이 상황과 자신의 IP를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닌자 슬레이어가 이 IRC 공간에 JOIN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닌자 슬레이어가 휴대하고 있던 IRC 단말은 너무 작아서 물리적 타이핑 속도 한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고한 해커 사양의 고속 UNIX 설비와 물리 키보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오오, 보라! 직전까지 사투가 벌어지고 있던 공중 일본정원을! 다이어 울프와 함께 전략적 후퇴를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반죽음 상태로 한그루 소나무 아래에 정좌한 킬 나인을! 그리고 킬 나인의 닌자복장을 벗겨, 등뒤에 매립된 노트 UNIX를 끄집어 낸 닌자 슬레이어를! 인과응보!

 

 

킬 나인의 머리 부분은 용서 없는 카라테 훅 연타로 반쯤 파괴되어, 입에 매립된 신성한 랠릭(* 유물)인 구세기 아케이드 머신형 스피커에서는 기절상태를 표시하는 정기 노이즈가 흘러나올 뿐! 닌자 슬레이어는 그 등을 보면서 침착하게 가부좌를 틀고, 트랜스 상태로 UNIX를 보고 있는 것이다!

 

 

전에 바바야가에게 받은 인지능력 덕분에, 그는 챠도 호흡과 물리 타이핑에 의한 특수한 코토다마 공간 다이브를 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좀 더 빨리... 좀 더 빨리!))) 노트 UNIX를 고속 타이핑하는 그의 눈가에는 절명 카라테를 펼칠 때와 마찬가지로 깊은 주름이 새겨지고, 이마에서는 진땀이 흐른다!

 

 

"이얏-! 이얏-! 이얏-!' 논리 닌자 슬레이어가 연속 날아차기를 펼친다! "끄악-! 끄악-! 끄악-!" 앤드류는 종이 한장 차이로 욘속 다중 로그인하여 이를 회피! "...역시...... 놈은 인식자다...... 나를 보고 있어......!" 그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다. 인식자 2명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은 불리!

 

 

"이거, 잊어버린 거 아니야?" 다시 앤드류의 등뒤에 나타난 낸시의 손에는, 녹색으로 빛나는 사이버 라켓이! "PING인가...!" 앤드류는 위기를 느끼고, 물리육체의 목가에 손을 뻗는다! 그러나 물리육체는 너무나도 둔하고도 무겁다! "EAT THIS!" 낸시의 PONG 스매쉬!

 

 

SMAAAASH! 다중 로그인 분식으로 회피하려는 앤드류의 논리육체를, 낸시가 쳐낸 PONG 입장체가 연속으로 뚫고 간다! "끄악-! 끄악-! 끄악-!" 서서히 01소멸하는 앤드류의 논리육체 카피! "아바바바바바밧-!" 경령하는 양쪽 귀에서 연기를 뿜어내는 앤드류의 물리육체!

 

 

(((아직인가......! 아직 KICK 할 수 없는 것인가......!))) 닌자 슬레이어는 해커 사양 강화 UNIX 키보드를 실제 아슬아슬하게 파괴하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물리 타이핑을 행한다! 그 진동이 HALT(*) 당한 킬 나인의 정신을 일깨운다! "KILL-9......" 킬 나인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즉시 파악한다!

 

(* highly accelerated limit test, 전자 기기 등의 내구성에 대한 시험 방법 중 하나. 장비가 손상될 때 까지 강한 부하를 계속 주어 약점을 밝혀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강한 부하를 계속 입은 상태 자체를 나타낸 것 같다)

 

 

도사는 뉴런을 가속시켜 로그아웃하려 한다! 그러나 낸시의 PONG이 그의 논리 카피를 차레차례 소멸시켜 마침내 최후의 하나만이! "TAKE...... THIS!" 있는 힘껏 스매쉬! 명중득점! "아바바바바바바밧-!" 공중에서 녹색 전파에 붙들리는 마지막 논리육체! 닌자 슬레이어가 그것을 노린다!

 

 

복수자가 마지막 KICK 커맨드를 송신하려던 바로 그 순간! "KILL-9 MYSELF-SAYONARA" 반쯤 부서진 적색 LED 게시판에 무시무시한 자폭 커맨드가 흘러 나온 것이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그것을 살피고 종이 한장 차이로 회전 점프하여 회피! 바로 아래에서 킬 나인은 폭발사산!

 

 

나무아미타불! 과연 닌자 슬레이어가 송신한 KICK 커맨드는 낸시에게 닿았을 것인가!? 높이 도약한 닌자 슬레이어는 황무지의 차가운 바람을 느끼면서 공중에서 그 몸을 날렸다! 서둘러라! 닌자 슬레이어! 서둘러라! 페케롯파 컬트의 비밀 아지트로!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Darkside of the Moon) #5

 

 

ZZOOOM...... 검은 유선형 기체가 달빛 아래에서 몹시도 재빨리 급가속을 선보였다. 최근 이 일대에서 목격정보가 들리는 UFO 존재의 정체...... 그것은 오나타카미사가 아마쿠다리에 제공한 시작 스텔스 수송기 '나이미츠(*기밀)'이다. 킬 나인을 공중투하한 것도 이 수송기지만, 그는 이미 폭발사산했다.

 

 

그리고 지금, 눈보라 속을 날아가는 나이미츠의 아래쪽을 수평자세로 잡은 채 IRC 통신하는 자가 있다! "그래, 킬 나인=상은 죽었다. 닌자 슬레이어에게 살해당한 것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녀는 닌자인 것이다. "케지메를 할 생각은 없다. 네놈들이 우둔한 바이오 물소처럼 꾸물꾸물 대고 있었으니까!"

 

 

검은 군복 닌자복장으로 몸을 감싼 이 여닌자의 이름은 다이어 울프. 폭력 사태를 일으켜 만안경비대에서 추방된 전 여자 중사로, 현재는 잔인한 아마쿠다리 닌자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격한 조바심과 초조함, 그리고 굴욕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베스터에게 맡은 이 중요 미션에 실패한다면, 오직 세푸쿠가 있을 뿐.

 

 

때때로 기체 옆면을 그윽한 녹색으로 발광시키며 초고속으로 날아가는 나이미츠는 쿠마쨩 산장 가까이에서 자동차를 덮쳐 승객을 먹어치우고 있던 그리즐리들을 깜짝 놀래키며 순식간에 북동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스자린도의 데이터 해석 및 조합으로 밝혀냈던, 지도 데이터가 존재하지 았는 그 수수께끼의 공백지대로 최단거리로 가로질러 간다.

 

 

광대한 설원. 바이오 울프 무리가 오로라 속으로 나아가는 나이미츠를 올려다보며 불길한 울음소리를 낸다. 그 목소리가 그녀의 혼을 끌어 당긴다. 보름달을 하루 앞둔 그녀의 호전성은 최고조에 달하려 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되돌아가, 그 남자와 결판을 내고 싶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달성해야만 하는 임무가 있는 것이다.

 

 

곧 산악지대로. 눈보라가 멈춘다. 다이어 울프의 날카로운 닌자 시력이 베이스를 포착한다. 검은 산맥에 세워진 비밀 전파탑과 남서쪽으로 향한 채 반파되어 움직이지 않는 초거대 위성 안테나. 그 안테나 면에는 사라진지 오래 된 암흑 메가코퍼레이션, 메가토리이 사의 문장...... 다시 말해 후지산 정상에 높게 솟은 토리이 문장이 있다.

 

 

메가토리이사는 과거, 전뇌넷 업계의 강대한 암흑 메가코퍼레이션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Y2K의 영향을 받아 약체화 되었고, 다른 암흑 메가코퍼레이션들이 그 때를 노려 둘러 싸 봉으로 두들겨 패는 것과 같이 공격을 퍼부어 전자 전쟁 발발 전에 붕괴. 오무라사, 요로시상사, 스고이 테크사 등이 그 시체를 탐욕스레 먹어치워 자신들의 피와 살로 삼았다.

 

 

그 때 만큼은 암흑 메가코퍼레이션들도 일치단결한 모습을 보였다. 메가토리이사의 독점분야는 너무도 크리티컬하여 멸망시키지 않으면 향후 수백년간에 걸쳐 세계경제를 지배할 것으로 예측되었기 때문이다. 각지에는 메가토리이사의 잊혀진 비밀시설들이 남아있었다...... 중요 데이터 및 매장 IP를 품은 채.

 

 

그녀에게 주어진 임무는 데이터와 IP 어드레스의 회수. 간단한 일일 터였다. "도착. 즉시 브리핑" 다이어 울프가 내뱉듯 말했다. 나이미츠가 속도를 줄이며 선회하고, 그녀가 붙잡은 행거 기구의 연결부에서 와이어 로프가 나왔다. 다이어 울프는 공중 그네를 방불케 하는 자세로 헬리포트에 회전도약 착지!

 

 

클론 야쿠자가 2열로 서서 그녀를 맞이하며 경례했다. "나이미츠는 즉시 MIB 회수" IRC를 날리고, 다이어 울프는 경례를 받아주고 비행기 하강 사다리를 걸어 내려와 시설 내로 향한다. ZBR 담배가 사고속도를 부스트 한다. 보좌 클론 야쿠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신속한 보고. 도시 해킹의 범인 확보. 폭동 진정됨.

 

 

제네레이터의 먼 울림 소리와 터빈 회전음이 기분 나쁘게 울리는 복도를, 다이어 울프는 군화소리를 위압적으로 울리며 나아간다. 보좌 클론 야쿠자의 보고가 일단락 될 무렵, 그녀는 제어 센터 앞에 도착. 입구에는 '아마쿠다리 작전본부'라는 현수막이 쇼도(*서도, 서예)되어, 이 미션의 긴장감을 중점시킨다.

 

 

"도-모, 다이어 울프=상. 네오 사이타마의 사신이 나타났다는 것은 사실입니까!?" 소우카이야 잔당, 리마커블이 안색을 바꾸어 그녀를 맞이했다. 다이어 울프는 혀를 차고서, 카라테 펀치를 그의 명치에 꽂아 넣는다! "이얏-!" "끄악-!?" "그 이야기는 나중이다! 데이터 회수 상태 파악을 중점!"

 

 

어둑어둑한 제어 센터는 대학 강당을 방불케 하는 계단식 구조로 되어 있다. 모든 책상에는 UNIX 모니터가 포함되어 있어, 수십 명 단위의 클론 야쿠자가 질서정연하게 타이핑을 계속하고 있다. 단의 중앙에 설치된 전략 챠부로 향하는 다이어 울프와 리마커블. 정면의 거대 모니터에 비추어진 진행 바(bar)의 수치는 78%.

 

 

"78% 입니다" 리마커블이 보고한다. "네놈은 닥치고 있어" 다이어 울프는 착석하고 하나씩 데이터를 살펴본다. 마찬가지 전 소우카이야인 베어 헌터와 콜드 화이트가 신묘한 눈으로 그녀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구태여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소우카이야 잔당을 규율도 제대로 못갖춘 무능한 놈들이라고 깔보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중점 임무에는 어쩔 수 없는 동맹자가 있다. 그들의 존재가 다이어 울프의 군인정신을 더욱 거스르게 만드는 것이다. "시커=상, 상황 전망을 보고하라" "좋은 해커를 조달하여 보다 빠르게, 내일 이 신성한 바가 가득차게 하겠습니다" 해커 컬트에서 파견된 닌자가 전자음성으로 대답했다.

 

 

다이어 울프는 십자가를 노려보는 흡혈귀를 방불케 하며, 꺼림직한 듯 진행 바를 노려본다. 미션 개시 처음에는 비밀설비를 발견하여 남겨진 무인공격장치를 돌파하여 마더 UNIX에서 데이터를 빼내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마더 UNIX 내에 강력한 자위 프로그램이 존재하여, 간섭을 거부당한 것이다.

 

 

아마쿠다리 내의 해커를 동원했지만 모두가 자아붕괴 혹은 사망이라는 무참한 실패로 끝났다. 그에 대해서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번째는 자위 프로그램이 이상할 정도로 강력했던 점. 두번째는 이 시설 내에는 기분 나쁜 구세기 레거시(* 유물)들이 섞여있어, 이미 잊혀진 과거의 BASIC 언어 등으로 된 논리방벽이 있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페케롯파 컬트와의 대규모 동맹이 구축되었다. 물론 아마쿠다리는 이 조직과 여러 번 교섭을 시도했지만, 그 교의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지금까지는 격리하여 감시 하에 둔다는 스탠스가 유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저것의 정체는 뭐지? 보고를 해야만 해" 다이어 울프가 묻는다.

 

 

"저것이라는 표현은 불명확합니다" "자위 프로그램이다. 구축된 시대에 비해서 너무 고도의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누군가가 우리들 보다 먼저 시설 내에 침입했던 것은 아닌가?" 여자 군인이 묻는다. "저것은 프로그램이 아닐 겁니다" "그럼 뭐야? 누군가가 해킹으로 개입하고 있는 건가?" "신종의 전자 생명체, 혹은 신성한 망령"

 

"전자 생명체......" "신성한 망령......" 전 소우카이야 일동은 미신에 대한 신앙이 깊은 암흑시대의 농민을 방불케 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하! 말도 안되는군, 컬트" 다이어 울프는 이교도를 보는 듯한 빛바랜 눈으로 시커를 노려 보았다. "말이 안된다" 시커에게 표정은 없고, 머리 부분 왼쪽에 늘어선 곤충을 방불케 하는 7개의 복안 카메라 아이로 그녀를 본다.

 

 

"이제 됐어. 제거와 데이터 추출을 서둘러. 내일이라면 너무 늦다. 닌자 슬레이어가 눈치 챈 상태다. 계획을 실패한다면 무슨 일이 생길 것인가? 계약 내용을 말해봐라." "아마쿠다리가 페케롯파 컬트에 총공격을 가하여 파괴합니다" 공포나 초조함의 기색은 없다. 상태가 미쳐 있다. "그렇다면 성공하면 어떻지?" "구세기 레거시와 IP 정보"

 

 

"그 말 대로다. MOVE! MOVE! MOVE! 냉큼 진행 바를 밀어 붙여라! 네놈들의 게으름이 킬 나인=상을 죽였음을 알라!" 다이어 울프는 챠부를 두드린다. "다시 만들 겁니다" 시커는 기계 같은 움직임으로 거리낌 없이 일어나서, 로봇 댄스 같은 걸음으로 마더 UNIX가 있는 전산실로 향했다.

 

 

"기분 나쁜 놈입니다, 대체 무엇을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콜드 화이트가 말했다. "로봇이나 뭐 그런 거라고 생각해라. 놈들은 보수만 준다면 기계처럼 일하는 것이다" 다이어 울프는 담배를 군화로 밟아 끈다. "...닌자 슬레이어의 건 말입니다만" 닌자복장 위에 곰 모피를 입은 단련된 닌자, 베어 헌터가 말했다.

 

 

"그 놈이 도산코에...... 정말입니까?" "아이사츠를 해오더군" "부디 저에게 놈을 죽이게 해주십시오! 설마 이런 극북의 땅에서 라오모토=상의 원수와 싸울 수 있을 줄은!" "이얏-!" 다이어 울프의 철권이 옆에 앉은 베어 헌터의 뺨에 꽂힌다! "끄악-!?" 제어실의 차가운 바닥 위로 쓰러지는 베어 헌터!

 

 

"이! 이디옷트 놈! 네놈 따위에게! 닌자 슬레이어가! 쓰러질 거라고! 생각하는가!? 전투보다 미션을 최우선해라!" 컴뱃 부츠로 무자비한 스톰핑이 내려 찍힌다. 규율과 상하관계를 철저하게 주입하는 것이다. 이것이 다이어 울프의 방식이었다. "끄악-!"

 

 

"주변의 경비 체제는 어떤가?" 여자 군인은 담배로 콜드 화이트를 가리켰다. 세명 중에서는 가장 유능하다. "항상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방공 레이더 상태는 좋습니다. 놈들이 이 시설에 오려면 설원을 스노우 모빌로 지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설원에서의 전투에 있어서는, 오로라 닌자 클랜을 당할 자가 없습니다."

 

 

"이얏-!" "끄악-!?" 명치를 얻어맞는 콜드 화이트! "대답이 너무 길다! 요점만 말해! 쓸데없는 어필은 필요 없어! 내일쯤에는 닌자 슬레이어가 올거야! 반드시 올거다! 경계 태세를 늦추지 마라! 임무가 실패한다면 케지메로는 끝나지 않는다! 전원 세푸쿠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해라!" 사츠바츠(* 살벌)! 이 무슨 군대식 교육법이란 말인가!

 

 

한 편 이 무렵, 시커는 전산기실로 가면서 앤드류와 노하이드에게 비밀 IRC를 보내고 있었다. 아마쿠다리 섹트의 누구도 액세스 할 수 없는, 비밀 IRC 채널로......

 

 

# PEKEROPA:WERDNA: *GATE GATE PARA GATE* ||

# PEKEROPA:SEEKER: *GATE GATE PARA SOME GATE* ||

# PEKEROPA:NOHIDE: TOTAL = TOTAL + X ||

 

 

# PEKEROPA:WERDNA: YCNAN=1 GOTO 2900 ||

# PEKEROPA:SEEKER: IF GHOST>YCNAN ZEN GOTO 580 ELSE 1440 ||

# PEKEROPA:NOHIDE: LOCATE *** || 

 

 

# PEKEROPA:WERDNA: TOTAL = TOTAL + X ***||

# PEKEROPA:SEEKER: TOTAL = TOTAL + X *** ||

# PEKEROPA:NOHIDE: TOTAL = TOTAL + X *** ||

 

 

오오......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이질적인 사고회로 및 IRC 커뮤니케이션 형태란 말인가. 독자제형 중 해커인 분이 계시다면 전율과 함께 확신하셨을 것이다...... 이것이 컬트적 성스러운 문구와 프로그램 언어 및 신호가 일체화 된, 무시무시한 체계적이고도 비인간적 고속의사소통이라는 것을!

 

 

도사는 살아있었다. 그리고 낸시도 살아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통신기지의 자위 프로그램과 낸시가 접촉했을 경우의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는 것인가!? 일반인의 정신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 어찌 되었건 그들은 아마쿠다리에 협력하면서도 무언가의 의도를 숨기고 있는 것이다...!

 

 

쿠궁. 설원에 설원 사양 캐딜략이 정차하고, 앤드류와 클론 야쿠자가 내려선다. 그 중 하나는 기절한 탈선 학생 해커를 짊어지고 있다. "LOCATE..." 앤드류가 중얼거리자, 같은 문자가 사이버 선글라스에 점등된다. 그는 치명적 KICK을 당하기 직전에 로그아웃에 성공한 것이다.

 

 

갑자기 오른쪽 무릎에 힘이 빠진다. 뒤에 있던 노하이드가 그 몸을 받아 지탱한다. 해킹전의 대미지에 의해 일시적으로 우반신이 불안정한 상태이지만, 그는 딱히 표정을 바꾸지 않는다. "그 테러범은 진행 바를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될거야, 생명줄은 붙여두고 넣어둬" 앤드류는 평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쿠다리 클론 야쿠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은폐하는 것 만이 아니라, 자아과 데이터에서 잠재적인 인재들을 찾아 낼 예정이었지만" "이미 닌자 슬레이어의 위협이 있다. 계약 내용을 떠올려라" 클론 야쿠자가 명령대로의 문구를 전달한다. 앤드류는 알겠다고 했다. ZZOOM...... 하얀 어둠의 너머에서 나이미츠(* 기밀) 기체가 급히 접근하여, 이 호버크래프트 풍압에 의해 다시 눈이 날아 오른다.

 

 

나이미츠 기체 옆면에서 뿜어진 그윽한 녹색 빛이 두 사람의 선글라스를 비춘다. "내일 닌자 슬레이어가 올것이다. 서둘러" 클론 야쿠자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내일 온다. 그렇겠지" 앤드류도 주어를 낸시로 치환하며 말했다. 그것은 자율기계끼리의 대화를 방불케 했다.

 

 

ZZOOOM...... 맨 인 블랙을 회수한 나이미츠 수송기는, 조용히 한밤중의 설원을 건너간다. 그들은 물어보기를 좋아하는 외부자의 눈을 네오토리이 통신기지로 돌려놓기 위해 아마쿠다리가 파견한 에이전트였지만, 이미 그럴 필요는 없어졌다. 최대급의 위협인 지옥의 사냥개가 왔기 때문이다.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Darkside of the Moon) #6

 

 

 

"앗-!? 나는 군대! 총으로 쏴서 죽인다! 나는 군대! 총으로 쏴서 죽인다! 내일 일어나면 경례! 내일 일어나면 경례! 내일 일어나면 경례! 내일 일어나면 앗-!? 아앗----!!!" 이시마루 토우메의 헬멧에 장착된 스피커에서 하드코어 야쿠자 펑크 밴드 '케지메도(*)'의 최신 튠이 흘러 나온다.

 

(* 해당 밴드에 대한 자세한 것은 3부 원 걸, 원 보이를 보면 아득히 좋다)

 

 

쾌청한 하늘 아래, 그러나 기분은 조금도 맑아지지 않는다. 케지메도는 매우 자극적이며 인기 있는 밴드지만, 노골적인 애티튜드(*태도)가 빌미가 되어 음악업계에서 추방되었다. 이 곡도 일리걸(*)한 방법으로 손에 넣은 것이다. 토우메는 메가 데모라고 하는 전통 예술이 불법 취급 당하게 된 자신의 처지와 케지메도의 모습을 겹쳐 보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분노를 속으로 끓이고 있었다.

 

(* illegal, 불법적인)

 

 

'군생지인' '중점' '중점' IRC를 주고 받는다. 토우메가 탄 곰 사냥 스노우 모빌은, 다른 동료들과 함께 쿠마쨩 산막에서 출발하여 합계 8기로 편대를 짜 도산코 황무지의 설원을 통과하고 있었다. 집안을 지탱하기 위한 주말의 부업이다. 하늘 꼭대기에서는 멋진 햇빛과 자외선, 전자선이 내리 쬐고 있었다.

 

 

"토우메=상, 기분이 안좋아 보이는걸" 거칠게 운전하는 토우메의 모빌과 나란히 달리듯이, 회색 리더기가 교묘한 스티어링 솜씨로 다가왔다. 그의 이름은 다토우. 이 팀 안에서 최연장자이자 그리즐리를 방불케 하는 백발이 섞인 머리칼을 가진 자로, 엄숙해 보이는 얼굴은 반자이 데킬라로 살짝 달아올라 있었다.

 

 

"사면초가에요, 제기랄 거......" 토우메는 욕설을 뱉었다. "뭔가 우리들의 힘으로는 어쩌지도 못할, 국가의 음모가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아요. 결국 어젯밤 도시 해킹도 어느새 진압되었다고만 하고. 남쪽에서는 교토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들 하잖아요."

 

 

"지나친 생각이야. 나는 UFO 같은 건 안믿는다고. 병은 기분 문제라는 코토와자도 있지 않은가 말이야. 이것도 저것도 국가의 음모라고 생각하게 된다구." 다토우가 웃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것보다도, 가족 쪽은 어때?" "저희 딸 말씀이시군요..." 토우메가 입을 다문다. 그의 분노의 원인이 가족에게 있다는 점을 다토우는 꿰뚫어 본 것이다.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아버지끼리의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자네 딸에게 메가데모 영재교육을 시키려고 했었던 거로군" "반쯤은 그래요. 나머지 반쯤은 어쩔 수 없이, 그냥 하다 보니 그렇게 된거죠" "그 결과가, TV에서 받은 메세지인가" "양육법을 그르친 것도 모르고 몇번씩이나...... 그 애에겐 정말 나쁜 짓을 했어요"

 

 

"자아과가 말한대로, 모니터만 보고 있는 자네의 관심을 끌려고 한 것은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죠" "아직 고민하고 있는 건가?" "하이" "고민은 여기에 놓고 가게. 동료가 죽는 꼴을 보게 될거야. 데카이 곰을 사냥해서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게" 다토우가 무뚝뚝하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토우메가 끄덕였다.

 

 

갑자기 시야가 눈보라에 가려졌다. 도산코 황무지의 기후는 변덕쟁이 악마와도 같이 시시각각 변한다. 사냥꾼들은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IRC 문화를 고도로 발전시켜 온 것이다. 스노우 모빌 편대는 긱죽지 않고 눈보라 속을 나아간다. 그 직후, 공기를 흔드는 것 같은 위압적인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KILKUMA : MAS:wtf (방금 뭐였지?)||

# KILKUMA : DATO:np (괜찮습니다)||

# KILKUMA : IZUI:BIG KUMA inc (큰 곰이 나왔어요)||

# KILKUMA : TOUME:4649 (잘 부탁 드립니다)||

 

 

"꾸어어어어어어엉!" 하얀 모피로 몸을 감싼 거대한 괴물의 모습이, 눈보라 속에서 나타난다. 장갑차를 방불케 하는 엄청나게 위협적인 속도와 질량으로 설원 속을 달리는 그것은 흉악한 바이오 생물, 도산코 그리즐리다! 그것도 상당히 크다! 토우메 일행은 IRC 버튼을 이용하여 서로를 유도, 즉시 이 괴물을 포위했다.

 

 

ZZZZT! ZZZZT! 하얀 그리즐리와 나란히 달리는 각 스노우 모빌에서 녹색 조준광선이 쏘아져, 사냥감의 몸에 몇개인가 광점이 생겨난다. 토우메도 스스로 흥분하여 정신을 논리 타입에 집중한다. 팀 내의 유일한 직결자이자 UNIX 기술자이기도 한 그가, 내비게이션 정보를 다른 멤버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헬멧 안의 바이저에는 사냥감이나 동료들의 위치, 사선(射線) 따위가 모두 녹색 와이어 프레임으로 표시되고 있다. 와이어 프레임 상태로도 이 사냥감의 거대함은 일목요연하다. (((이 무슨 거대한 그리즐리란 말인가...! 이 녀석의 숨통을 끊으면 지자체에서 상당히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을거야))) 토우메가 마음을 다잡는다.

 

 

BLAM! BLAM! BLAM! 토우메의 정확한 내비게이션을 따라, 스노우모빌의 끝부분에 장착된 자동선회식 엽총에서 마비탄이 차례로 발사된다! "꾸어어어어엉!" 거친 울음소리를 드높이는 그리즐리. 그러나 기세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 나간다. 보통 이러한 사냥은 수분에서 수십분간의 버티기 싸움인 것이다.

 

 

상당히 대물이다. 이 멤버로 잡아 죽일 수 있을 것인가? 다토우가 눈보라 너머의 사냥감의 표정을 노려보는 순간...... 그것은 몸을 구부려 웅크렸다가 크게 대각선 옆으로 튕겨지듯 나가, 가까운 거리에서 헤드샷을 노리고 있던 마스=상의 스노우 모빌을 덮쳤다! "꾸어어어어어엉!" "아밧-!" 마스=상이 즉사!

 

 

# KILKUMA : IZUI:omg (나무아미타불!) ||

# KILKUMA : DATO:aim (다시 조준해) ||

# KILKUMA : TATU:rgr (알겠습니다) ||

# KILKUMA : TOUME:rgr (알겠습니다) ||

 

 

방금전의 사고가 그저 당연한 광경이라는 듯, 스노우모빌 편대는 사냥감을 중심으로 포메이션을 다시 짰다. 그리고 다시 눈보라 속을 맹스피드로 달리기 시작한다! "우어어어어엉!" BLAM! BLAM! BLAM! "아이에에에에에에에!" "아바바밧-!" 사츠바츠! 이 무슨 가혹한 세계란 말인가!

 

 

......그리고 10분 뒤. 마비탄을 사용한 포획을 포기하고, 신경독탄으로 바꾼 타도우의 팀은 이 모비딕(*)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괴물을 사냥해 죽이는 것에 성공했다.

 

(*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모비딕)에 나오는 큰 고래)

 

 

# KILKUMA : TATU:gk! (굿 킬!) ||

# KILKUMA : IZUI:gk! (굿 킬!) || 

 

 

무엇 하나 없는 황량한 설원에 빌딩 정도 높이의 거대한 토리이가 하나 솟아있고, 사냥감은 그 바로 앞에서 힘이 다해 쓰러졌다. "얏따!" "위험할 뻔 했네요" "이 토리이 너머는 분명 출입금지 구역이니까요" "이런 곳 까지 온건 처음입니다" "스고이!" 서로의 건투를 칭찬하는 사냥꾼들.

 

 

사냥감을 훅으로 끌어 돌아가려던 그 때... 이즈이=상이 이상함을 느낀다. "뉴비가 안보이는데요?" "토우메=상 말인가요?" "살아있었을 텐데요" "자동조종 모드를 푸는 걸 잊어버린 건 아니겟지?" 타도우가 미간을 찌푸린다. 그 일대는 마의 전파 장해 트라이앵글 지대라고 알려져 있는 것이다!

 

 

짧게 이야기를 나눈 결과, 다토우, 이즈이, 타츠 이렇게 3명이 탐색에 나서기로 했다. "저 토리이 너머는 어째서 출입이 금지되있는 건가요?" "글쎄. 옛날부터 그랬다고 하니. 국유지나 기업의 사유지 또는 세이신테키 스폿 같은 거겠지" 굳은 표정인 타토우. "괜찮을까요?" "모르지, 그야......"

 

 

십분 후. 눈보라는 더욱 강해져, 토우메의 탐색은 절망적이게 되었다. 출입금지 구역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자체의 로그에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세 사람은 곰사냥 스노우모빌의 주행기록을 중단시키고, 거기에 더해 식별전파를 OFF로 해둔 상태다. 이런 상태로는 토우메가 IRC의 유효범위에 들어오거나 혹은 그를 맨눈으로 발견할 수 밖에 없다.

 

 

사냥꾼들의 눈은 이글을 방불케 할 정도로 날카롭지만, 이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능선의 반대쪽으로 넘어가 버렸을 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물러설 때인가? 작별이다, 토우메=상! 운이 좋다면 다시 만나자!" 다토우는 IRC로 다른 2명에게 철수명령을 내렸다. 이 이상 깊게 들어간다면 다른 멤버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되고야 만다.

 

 

숙련된 사냥꾼들은 훌륭한 연계행동을 취하여, 스노우모빌의 머리를 교묘하게 돌리면서 액셀을 밟았다. 토리의 앞에서 기다리던 동료들의 곁으로 돌아가려던 참에, 타츠가 이상한 IRC를 타이핑했다.

 

 

# KILKUMA : TATU:UFO ||

# KILKUMA : DATOU:UFO? ||

 

 

다토우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타츠가 탄 스노우모빌을 보았다. 그는 오른손으로 머리 위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위에 대체 뭐가 있다는 거야. 나 참, 어차피 어두워서..." 다토우가 눈보라와 흐린 구름에 뒤덮인 하늘을 올려다보자, 그곳에는 저공비행하는 대형 스텔스 운송기 나이미츠(* 기밀)의 모습이! "아이에에에에에에에!" "UFO! UFO 난데!?"

 

 

나무삼! 사냥꾼들이 이 시작기의 정체를 알 리가 만무! 게다가 그들은 십수분 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미츠가 그윽한 녹색 빛을 기체의 옆면에서 뿜으며 그들의 머리 위를 가리듯 따라다니고 있었다는 것을! "아이에에에!" 우리들을, 감시하고 있는건가!?"

 

 

실제 그 말 대로였다! 나이미츠가 발하는 경보를 따라 서둘러, 아름다운 소나무가 나란히 서있는 야트막한 언덕 위에서 그들을 내려다 보는 닌자가 한 명! "저건 닌자 슬레이어는...... 아니군. 나를 번거롭게 만들다니. 뭐 좋아, 위험한 인간 사냥 게임의 시작이다......!" 콜드 화이트는 단숨에 언덕을 내려간다!

 

 

# KILKUMA : IZUI:UFO가 떠났습니다 ||

# KILKUMA : TATU:저건 경고였을지도 || 

 

 

목적을 이루고 날아가 버린 UFO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사냥꾼들은 신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 직후였다. 오로라색 닌자복장을 걸친 닌자가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닌자를 태운 소속불명 하얀 모빌이 뒤쪽에서 갑자기 나타나, 그들의 뒤에 딱 붙어서 구불구불 따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환상을 보고 있는건가?" "타고 있는 것은...... 닌자?" "설마 닌자 따위가 있을리가" "나쁜 예감이 들어" 다토우가 가속을 명령했다. 그 직후. 콜드 화이트는 등에서 카타나를 뽑았다.

 

 

콜드 화이트의 하얀 모빌이 급가속한다. 그리고 가장 뒤쪽에 있던 이즈이=상의 바로 옆으로 붙어, 자비심 없이 카타나를 내리 휘둘렀다! "이얏-!" "아밧-!" 나무삼! 이즈이의 등이 방한복째로 갈라져, 눈보라 속에 새빨간 피가 흩뿌려진다! "WTF!" "WTF!" 공황에 빠지는 사냥꾼들!

 

 

"아이에에에에에에......!" 이즈이=상이 타고 있던 스노우모빌은 옆으로 굴러, 그 자신 또한 눈 속으로 내던져 버리고서 사라졌다. "도망쳐 봐라! 너희들은 움직이는 표적이다!" 카타나를 들고서 위험한 한손 운전을 이어가며 닌자가 외쳤다. 불운하게도 다토우 일행은, 위험한 인간 사냥 게임의 표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죽여라! 죽여라!" 다토우는 타츠에게 명령을 내렸다. 두 사람은 좌우에서 재빠르게 적 스노우모빌을 에워 싸, 수렵총의 레이저 조준을 맞추었다. 그러나 "이얏-!" 콜드 화이트가 카라테 샤우트를 뿜는다! 그러자 그의 하얀 닌자복장이 다시 오로라를 방불케 하며 빛나고, 주변에 격렬한 전자파가 생겨나 UNIX 조준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것이다!

 

 

"이01무슨011011일이001야" IRC 음성 통신이 교란당한다! "노이01011즈01인00" "상관없001어, 매101뉴얼01로쏴01011버려! 죽여라!" 엽총에서 위험한 신경독탄이 마구잡이로 쏘아지지만, 닌자는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를 방불케 하는 완벽한 자세로 이것을 회피! "이얏-!" 솜씨!

 

 

(((그러나 등을 포착한 이쪽의 우위는 변하지 않는다!))) 다토우가 물리조준하여 겨눈, 바로 그 순간! "이얏-!" 적이 눈이 쌓인 곳을 이용하여 스노우모빌째로 날아올랐다! 닌자 근력과 비범한 닌자 평형감각에 의해 태어나는 문설트 후방 회전이다! "등을 포착해 드리죠!" "이런 젠장!"

 

 

극한의 급속회전에서 착지한 순간, 콜드 화이트는 다시 눈이 쌓인 곳을 사용하여 이번에는 앞으로 도약! 반신을 드러낸 위험한 자세인 채로 타츠의 머리 위를 뛰어넘어, 무자비한 카타나를 빛낸다! "이얏-!" "끄악-!" 타츠의 머리가 날아가, 무시무시한 피보라를 뿜어낸다! "얏따제!" 크게 웃어 제끼는 닌자! 비도(非道)!

 

 

착지와 동시에 카타나를 왼손으로 바꾸어 든 상태로, 닌자는 다토우의 팔을 베어낸다! "이얏-!" "끄악-!" 그것은 육식동물이 사냥감을 가지고 놀때와도 같은 힘조절! 다토우의 스노우모빌은 소나무숲 안으로 필사적인 슬랄롬(slalom) 주행을 펼쳐 도망가려고 하지만, 점차 속도는 떨어지고...... 마침내, 넓게 트인 장소에서 멈추었다.

 

 

"하악-! 하악-! 하악-!" 다토우는 후톤 이불을 방불케 하는 눈속에 몸을 내던져, 고통에 찬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붉은 얼룩이 눈 위로 퍼져간다. 부릉부릉부릉...... 콜드 화이트의 하얀 모빌이 곧 도착하고, 닌자 부츠로 그의 상처를 짓밟았다. "네놈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남겨두었다"

 

 

"무엇을..." "닌자 슬레이어의 협력자인가?" "몰라..." "그렇다면 죽어라" 콜드 화이트가 카타나를 든 바로 그 때...... 야트막한 언덕 위에서 두 사람을 내려다 보는 남자가 한 명! 그는 이 잔학한 행위를 발견하자마자 즉시 언덕을 내려간다! "......닌자, 죽여야 한다......!" 위험한 닌자 사냥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뭐야, 이 엔진 소리는...... 내 불법 개조 모빌에 뒤지지 않는 출력......!" 실제 일반인은 도저히 다룰 수 없는 레벨의 불길한 엔진 소리를 캐치하고, 콜드 화이트는 언덕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보았다. 짐승과도 같이 거칠게 뛰어 오르는 듯 언덕을 달려 내려오는, 검붉은 스노우모빌을! "저것은...... 설마!"

 

 

콜드 화이트의 미간에 땀이 배이고, 닌자 시력을 집중시킨다! 검붉은 스노우모빌의 차체 앞면에 새겨진 불길하기 그지 없는 「인(忍)」「살(殺)」 이라는 문자가, 그의 심장을 공포라는 이름의 쇠발톱으로 움켜쥔다! "저 놈은...... 닌자 슬레이어=상!" 이 무슨 절망적인 위압감! 그는 다토우를 죽일 시간도 아깝다며 곧장 하얀 모빌에 앉는다!

 

 

"나이미츠! 닌자 슬레이어를 발견했다! 웃기지도 않는 검붉은 스노우모빌에 타있다! 내 좌표다!" 콜드 화이트는 IRC 통신을 날리며 반쯤 무의식적으로 소나무숲으로 슬랄롬 주행해서 들어간다. 그는 싸우기 전부터 공포에 사로잡혀 필사적으로 베인 오브 소우카이야와 떨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나는 불쌍한 흰토끼를 방불케 하며 도망치고 있는거지!? 놈은 라오모토=상의 원수라고!?))) 콜드 화이트는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 "Wasshoi!" 불길한 샤우트가 하늘에 춤춘다! 검불은 모빌이 눈이 쌓인 곳을 이용해서 날카로운 각도로 날아들어, 그의 옆으로 솜씨 좋게 착지했다! 달인!

 

 

두 사람은 위험한 익스트림 속도로 눈보라 속을 나란히 달린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 입니다." 네오 사이타마의 사신은 옆을 보고서 강철 멘포에서 검은 증기를 뿜어내며 기분 나쁠 정도로 조용히 아이사츠했다. 그 눈빛은 광기 어린 살의가 깃들어 있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콜드 화이트 입니다...... 이얏-!" 아이사츠 종료로 부터 0 콤마 4초! 죽음을 각오하고 뽑아낸 콜드 화이트의 카타나가, 복수자를 향해 내리 휘둘러진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한쪽 팔을 치켜들어 강철 브레이서로 이것을 받아낸다! 차가운 불꽃!

 

 

계속해서 닌자 슬레이어의 무거운 카라테 킥이 하얀 모빌의 옆구리에 꽂힌다! "이얏-!" "끄악-!" 요란하게 울려대는 템플의 종을 방불케 하며 흔들리는, 밸런스가 무너진 콜드 화이트! 압도적인 카라테 역량차를 깨닫는다! 거기에 더해 스노우모빌까지 잃어버리게 된다면 비참하게 사냥당할 뿐!

 

 

"이얏-!" 콜드 화이트는 설원의 기후를 꿰뚫어 보는 타고난 직감으로 눈보라 중심부로 돌입! 시야 제로 영역을 뚫고 나가, 사신을 뒤쪽으로 떨어뜨린다! "나이미츠는 아직인가!" IRC 통신을 보내면서 그는 계속해서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어디까지 도망쳐도 적의 기척이 사라지질 않는다. 사냥개는 그의 소울 흔적을 쫓고 있는 것이다.

 

 

"이얏-!" "끄악-!" 몇번이나 뒤쪽에서 수리켄이 투척되어 콜드 화이트의 등에 꽂혔다. 트랩 지대로 유인하지만, 적은 믿을 수 없는 운동신경으로 모든 덫을 회피한다. 그의 자존심은 산산히 부서졌다. "나는 어째서 이렇게나 꼴불견 인거냐......" 그는 여전히 계속 달린다. 의식이 몽롱해지기 시작한다.

 

 

눈보라를 빠져 나와 언덕을 오른다. 오른쪽에서 날아드는 나이미츠의 그림자! 거기에 더해 클론 야쿠자 모빌 군단도 보인다! 앞쪽에는 스키 활주로를 방불케 하는 급사면! 그 앞에는 거대한 크레바스! "얏따제!" 콜드 화이트는 승기를 찾아냈다! "이 위험한 절벽을 점프해서 건널 수 있는 것은 나뿐이다!" 그리고 하얀 모빌을 급가속 시킨다!

 

 

(((제 아무리 닌자 슬레이어라고 한들, 이 거리를 점프하는 것은 불가능! 조금이라도 주저한다면 야쿠자 모빌 군단에게 둘러싸여 벌집행!))) "...너의 패배다, 닌자 슬레이어=상!" "이얏-!" 그러나 사신은 거침없이 검붉은 모빌을 급가속시켜, 하얀 모빌과 나란히 달린다! "설마!?"

 

 

""이얏-!"" 두대의 모빌은 치명적인 속도로 동시에 도약! 닌자 아드레날린이 만들어 내는 한 순간의 정적. 황량한 바람의 소리. 영원같이 생각되는 부유감. 바로 아래에는 거대한 암흑. 푸른 하늘은 놀라울 정도로 넓고, 웅대한 설원이 지평선 너머까지 이어진다. 그는 옆을 본다. 광인은 착지점을 응시하고 있었다. 모빌은 완벽한 각도다.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이냐, 이 녀석은 날아 넘는 데에 성공할 거다))) 콜드 화이트의 가슴에 포기와 닮은 직감이 오간다. 그리고 IRC 통신을 눈치챈다. || 뛰어 넘어라 || 급선회한 나이미츠가 정면에서 접근해오고 있다. 기체 아래에는 공중 그네를 방불케 하며 거꾸로 매달린 자세로 양손을 뻗은 리마커블의 모습이.

 

 

악몽 같이 무거운 이 세계 속에서, 생사를 가르는 순간 속에 그는 애기(愛機)의 핸들을 놓을지 망설였다. 그리고 일어나 반자이 자세를 취했다. "이이이야아아아아아아아앗-!

" 사신이 양 핸들을 잡은 채 허리를 띄워, 올림픽 안마 선수를 방불케 하는 예리함으로 양발을 가지런히 하여 사이드 킥을 구사한다.

 

 

ZZOOOM! 나이미츠가 2대의 스노우모빌과 정면에서 교차하며 날아간다! 그러나 리마커블의 손은 아무것도 쥐어져 있지 않다! "콜드 화이트=상!" 그는 몸을 비틀어 뒤쪽을 보았다! 크레바스 상공에서 바로 옆을 향해 어뢰를 방불케 하며 회전하면서 날아가, 폭발사산하는 콜드 화이트! "사요나라!"

 

 

기수를 잃은 하얀 모빌은 암흑으로 무력하게 낙하해 간다. 한편, 복수자는 훌륭한 카라테로 자세를 가다듬어 200m급 크레바스를 무사히 건넌다. 그는 착지하자마자 검붉은 모빌을 즉시 급선회시켜, 기체 정면에 새겨진 「인(忍)」「살(殺)」이라는 두 글자를 뒤쪽으로 날아가는 나이미츠에게 도발적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Darkside of the Moon) #7

 

 

눈 덮인 황량한 소나무숲 속을 스노우모빌이 질주한다. 변덕쟁이 같던 눈보라는 지나가고, 오후의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 동료와 떨어져 버린 이시마루 토우메의 마음은 그것과는 정반대로 격렬한 초조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자기책임' '지역에서 지키고 싶다' 낯선 서체로 적힌 구세기 간판이 눈속에서 얼굴을 내밀어 더욱 불안감을 부추긴다.

 

 

큰곰을 쏘아 죽여서 보수를 배로 받아, 오랜만에 평온한 일요일을 아내와 딸과 함께 보내자...... 그런 꿈은 이미 사라지고, 월요일에 출근을 할 수 있을지 조차 위태로운 상황이다. 땀이 흐른다. 부업인 그리즐리 사냥으로 무단결근해서 받을 패널티를 생각하니 무섭기 그지 없다. 불안은 더욱 더 속도를 붙여, 살아서 산막까지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까지 레벨이 치솟는다.

 

 

"어이, 어떻게 된거야, 거짓말이지......!" 토우메는 스노우모빌에 장착된 UNIX 화면을 두드린다. 최신예 내비게이션이 작동을 하지 않는다. 설마 출입금지인 위험구역으로 흘러들어와 버린 것일까? 토우메는 그리 직감했다. 구조를 받기 위해 구원신호탄을 쏘기에는 추가 패널티 중점 가능성이 걱정되고도 두렵다.

 

 

살아서 돌아가던 혹은 여기서 죽건, 아내와 딸에게는 비참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세푸쿠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이것 또한 붓다께서 내리신 무자비한 패널티인 것인가? 토우메가 위험한 생각에 빠지려던 찰나, 불현듯 IRC가 날아든다. 발신자의 닉네임은...... YCNAN. 그리즐리 사냥꾼 동료가 아니다. 대체 누구란 말인가?

 

||| 도-모. 그대로 전진하세요 ||| 수수께끼의 발신자가 토우메에게 내비를 해준다. ||| 맛포신가요? ||| 토우메가 벌벌 떨며 물었다. ||| 아뇨, 저널리스트에요 ||| 앞쪽의 언덕을 올려다 보자, 하얀 스노모빌에 걸터 앉은 여성이 보인다. 토우메는 어제 만났던 여성 특파원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래, 그녀의 이름은 낸시 리! 그녀도 또한 앤드류의 해킹 공격에 의한 자아붕괴 위기에서 빠져 나와, 진실을 쫓아서 이 위험한 영역에 침입한 것이다. ||| 상당히 멀리까지 오셨네요. 무선 LAN을 절단하세요. 이쪽으로 ||| 낸시는 IRC 메세지를 송신했다. 토우메는 잠깐 망설인 뒤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어째서 이런 장소에?" 토우메는 낸시의 옆에 스노우모빌을 세우고서 깜짝 놀랐다. 눈이 번뜩 뜨일 정도의 아름다운 금발에, 사이버 선글라스, 검은 타이트한 사이버 슈트 위에는 하얀 모피 코트를 걸친 그녀는 마치 요정이나 그 비슷한 부류의 것 처럼 실재 현실감이 부족했다. "LAN은 절단했어요?" "하이"

 

 

"혹시 당신도 조난을? 내비가 아직 멀쩡하시다면 도와주지 않겠습니까? 오늘 중으로 돌아가야만......" 토우메가 말했다. 낸시는 자신의 모빌에 장착된 스위치를 눌렀다. 희미한 두통이 토우메를 덮친다. "이것은......!" "재머(*)에요. 당신도 직결자? 조금만 참아요. 그리고, 오늘 중으로 돌아가는 건 아무래도 무리일지도."

 

(* jammer, 방해 전파 혹은 방해 전파 발신기)

 

 

"재머... 돌아가지 못해...?" 그는 불길한 아트모스피어를 느꼈다. 애초에 이런 장소에 풍만한 여성 특파원이 혼자 있다는 시점에서 무언가 이상했던 것이다! 불길한 UFO 목격사건 소문이 뇌리를 울린다! "호, 혹시, 외계인이신" "쉿" 그녀는 검지 손가락을 입가에 댄 후, 반대쪽 언덕 아래를 가리켰다. "이러다 걸려요"

 

 

토우메는 언덕 아래를 보았다. 순백의 설원을 참치떼를 방불케 하는 무언가가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갖추어 주행하고 있다. "대체 무엇이......" 토우메는 사이버 쌍안경을 썼다. 그가 본 것은...... 위압적인 검은 스노우모빌에 탄, 검은 야쿠자 양복을 입은 남자들! 모두가 똑같은 얼굴, 똑같은 머리스타일, 똑같은 선글라스! 클론 야쿠자다!

 

 

"저건 설마...... MIB......!" 토우메가 목소리를 죽이고 말한다. MIB란, UFO 사건과 관련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는 수수께끼의 도시전설적 존재다. "아니, 클론 야쿠자에요." "클론...... 야쿠자" 순진한 일반시민들은 아직 클론 기술이 이미 요로시상 제약에 의해 실용화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수상한 IRC 신호를 잡아 낸 패트롤 부대가 마치 피냄새를 쫓는 상어를 방불케 하며 긴급 발진했어요......" 야쿠자 모빌이 지나가는 것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서 낸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재밍으로 어떻게든 빠져나온 모양이네요. 그래도 당신은 이미 되돌아 갈 수 없는 곳까지 와버렸어요."

 

 

"되돌아 갈 수 없다고요?" 토우메는 상사의 얼굴을, 그리고 아내와 딸의 얼굴을 떠올렸다. "여기는 이미 적진의 한가운데에요." 낸시는 그의 모습 너머에 있는 산악지대를 응시했다. "게다가 클론 야쿠자 군단이 출동해버리고 말았어요. 퇴로는 막혀있을 거에요. 산막까지 데려다 드리고 싶지만...... 그럴 시간이 없네요. 죄송해요."

 

 

"특파원씨, 당신은 어쩌려는 겁니까?" 토우메가 풀어낼 수 없는 분노와 함께 묻는다. "저는 앞으로 갈 수 밖에 없어요. 지금도 저의 전우가 적의 눈을 돌려주고 있답니다. 게다가 서두르지 않으면 피해가 점점 더 크게 번질 거에요." "피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죠......?" "그 진상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가는 거에요. 중간까지 같이 갈래요? 혼자 보다는 안전할거에요"

 

 

"......" 토우메는 잠시 생각하다 몇번이고 혀를 찼다. 그는 화가 나있었다. 공격적인, 그러면서도 자포자기하는 태도가 되어 있었다. 불합리를 몰고 온 낸시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분노를 품고 있었다. 피폐해진 이성은 그녀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종을 울린다. 그러나 분노는 여전히 뱃속에 응어리진 채다. 

 

 

그건 몇 초나 되는 망설임이었을까. 낸시는 그 짧은 시간 조차 아까운듯, 혹은 결단을 촉구하듯 핸들을 잡았다. "같이 갑시다. 그 대신에......" 토우메가 망설임을 떨쳐냈다. 2대의 모빌이 언덕을 내려간다. "그 대신에요?" "저에게 진실을 알려주십시오. 숨기고 있는 것들, 전부를"

 

 

그녀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토우메는 분노를 쥐어짜듯 말했다. "이제 신물이 나. 이 세계에선 모두가 진실을 숨기고 이익을 보고 있어. 우리들은 손해만 볼 뿐이야. 솔직히, 당신도 마음에 들지 않아. ......아아, 고멘나사이.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나는. 한심해서 눈물이 다 나네. 우리 딸도...... 이상해져 버려서....... 무엇 하나......"

 

 

"내 탓이야......" 토우메는 낙담하여 모빌을 세웠다. 역시 세푸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금발 코카소이드는 그대로 자신을 버리고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되돌아 와서 말했다. "......당신의 딸이 엮인 이번 사건, 당신이 세푸쿠 할 필요는 무엇 하나 없어요. 그것이야말로 감춰진 진실이에요. 당신은 세푸쿠 할 필요 없는 거에요."

 

 

토우메는 한심스러운 어린 아이처럼 코를 훌쩍이고서 고개를 들었다. "이야기 해드릴게요. 그것이 저널리스트의 일이잖아요." 야바이급 해커는 사이버 선글라스를 잠시 벗고서, 전사와도 같이 냉철했던 그 무표정을 무너뜨리고, 힘껏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도산코의 하늘을 방불케 하듯 푸르고도 투명했다. 두 사람은 다시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낸시와 토우메가 조종하는 2대의 스노우모빌은 몇개의 언덕을 넘으며 나아갔다. 마침내 눈에 덮인 옛날 국도 루트 776이 나타나, 게임 센터, 포르노 숍, 퇴폐 모텔 등으로 쌓아 올린 구세기의 콜로니의 폐허가 눈속에서 드러났다. 토우메는 여기서 숨는 것도 가능했지만, 그는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닌자라구요?" "그래요, 닌자에요" 낸시는 비밀을 밝혔다. 토우메는 마치 영화 속에 빨려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윽고 해가 떨어지고, 초코 크런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방불케 하는 하얀 설산은, 초코 크런치 치즈 크림 아이스크림으로, 뒤이어 초코 크런치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처럼 탈바꿈했다.

 

 

"낸시=상, 그 재밍을 끄지 않는 이유가 있는건가?" 토우메가 두통을 느끼며 물었다. 2대의 모빌은 나란히 튀어 올랐다. "안전을 위해서에요" "아직 적의 감시가?" "그것 뿐만이 아니에요" "무엇을 위해?" "위험한 불법 무선 LAN 전파가 메가토리이 통신기지에서 쏘아지고 있거든요."

 

 

"그것이 자아상실 사건의 원흉인건가?" "맞아요. 코토다마 공간인식자...... 알고 있으신지?" "해커 사이의 전설이잖아. IRC 전뇌공간 속에 무한한 세계를 구축하여 그곳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는" "그 전설은 진짜에요" "그런 괴물 같은 놈들이 진짜로?" "저도 그 중 하나에요" 낸시가 웃었다. "고멘나사이" 토우메가 사과했다.

 

 

"괜찮아요. 아무튼 이 주변의 코토다마 인식자나 곧 인식자가 될 자들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요. 당신의 따님도, 아마도..." 낸시는 나지막한 능선 위에 스노우모빌을 세우고서, 뒤쪽의 통신기지를 노려보았다. "...딸은, 생체 LAN 단자 따윌 뚫지 않았어. 해커도 아니야" 토우메가 필사적으로 정보를 쏟아내며 대답한다.

 

 

"이론은 모르겠어요. 그래도 맨몸인 인간이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이상한 것은 아니에요. 그녀의 경우에는 TV를 매개체로 해서 그것을 보았죠" "그런 비과학적인 일이......" 토우메의 정신이 닌자 진실이나 코토다마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한다. "그래요. 그래도 인류는 IRC의 동작원리조차 잊어버렸어요. 그 Y2K 이래로......"

 

 

"Y2K...... 먼 옛날의 이야기지. 학교에서 배운 적 있어. 서력 2000년을 맞이한 순간, 온 세계의 UNIX가 다수 폭발하여 우수한 UNIX 기술자가 대량으로 죽었다는..." 토우메는 그리 대답하는 것 만으로도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 "무엇이 일어난 것인지 조차 모르는 채, 인류는 IP 자원고갈에 빠지게 되어 전자전쟁에 돌입한 거에요" 낸시가 대답한다.

 

 

"잠깐 기다려 줘. 이해하기가 힘들어. ......그렇다 해서, 내 딸이 TV 노이즈에서 닌자든 신이든 보게 될 수 있을리가......" "미안해요. 그래도 이것이 당신이 바랐던 진실이에요." 낸시가 대답한다. "...웃기고 자빠졌군...... 마치, 진짜 히미코 같아." 토우메는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싸맸다.

 

 

히미코란, 원래는 신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하는 고대의 무녀 프리스티스 퀸의 이름이지만, 몹시 카와이이한 울림이 있어 현재에도 실제 일반적인 이름이다. "히미코...... 그러네요. 흥미로워요. 물어봐야겠네요. 그녀가 보았던 것은 IRC 코토다마 공간이 아니었는지를" 낸시는 가설을 떠올리며 끄덕였다.

 

 

"물어본다고? 그녀는 벌써 수천년도 전에 죽었다고요" 토우메는 초조한 듯 계기판을 엄지로 두드리며 말했다. 역시 내일 출근하는 것은 절망적. 그래도 현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요, 그래도 만난 적이 있었을 법한 지인이 있거든요" 그 가설은 드래곤 닌자와 이야기해 볼 가치가 있을 터.

 

 

"...알았어, 이제 충분해. 각오를 다졌어. 요컨대 닌자란 말이지." 토우메가 초췌한 얼굴로 말했다. "닌자놈들이 음모를 꾸몄고, 진실은 정부 조직이 은폐하고 있고, 우리들은 벌레들 같이 쥐어짜이고 있어. ......그렇다면, 나는 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거지?" "진실은 방금 말한 그대로에요. 답은 당신이 정하세요."

 

 

 

◆◆◆

 

 

 

01010110111010…… 사이버 선글라스를 걸치고 반바지를 입은 채 상반신은 발가벗은 모히칸은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공간 속에서 눈을 떴다. "아이에에에에에!?" 그는 에도시대 같은 마을 풍경을 내려다 본다. 시야의 80% 이상을 신비적인 황금 구름이 덮고 있었다. 뒤쪽에는 웅대한 후지산. 산 정상에는 붉은 색 거대한 토리이.

 

 

"어이, 이 무슨 FUCK! 이 경치 본 적이 있다고" 모히칸은 혼잣말했다.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 보다도 몇백배나 더  머나먼 논리 타이핑을 통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생각했던 그대로 황금입방체가 떠있다. 그것은 그, 치키모토가 IRC 코토다마 공간을 인식하게 된 그 전날 밤, 심야 TV 노이즈 너머로 수신된 광경이었다!

 

 

그는 이름을 떠올렸다. 정식으로는 닉네임 「5uPeR_1d1oT」를. 여기는 IRC 코토다마 공간. 그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메가토리이 통신기지의 방어 프로그램을 이미지화 시킨 것이다. 그러나 그, 슈퍼 이디옷트는 그런 자세한 것은 모른다. 알 필요도 없다. 무엇을 하면 좋을지 만이 필요하다.

 

 

"내가 어째서 여기에 있지?" "선택되었기 때문이다" 전두염에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구" "그러나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래" "자네는 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나는 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명령이 자동적으로 주입된다. 흥분제가 주입된 혈관이 하나 하나 열리듯이, 뉴런에 명령이 스며드는 것은 정말로 기분 좋다.

 

 

"그래,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구! 나는 걸을 필요 따윈 없어!" 직결된 남자는 하늘로 날아올라, 비행기와도 같이 양팔을 펼쳐 에도시대를 방불케 하는 마을 위를 회전하며 날아갔다. "와오...... 텐사이......!" 슈퍼 이디옷트의 논리육체는 바람을 느끼고 크게 웃었다. 그는 다시 전능한 존재가 된 것이다.

 

 

"나는 새로운 인류다!" 비행기같이 궤도를 남기며, 그는 산 정상으로 날아갔다. 자욱히 낀 황금 구름 사이에는 야쿠자가 탄 수많은 전차가 도로 위를 달리며 후지산을 향해 줄지어 온다. 그러나 뒤쪽의 토리이에서 KICK을 방불케 하는 녹색 번개가 쏟아져, 그들을 정기적으로 01소멸 시키고 있는 것이다. 몹시 신비적인 광경이었다.

 

 

"둔한 놈들이군" 그는 정면에서 다가오는 녹색 번개를 회피하고, 내뱉듯이 말했다. 그리고 후지산 정상에 도착. 그 거대한 붉은색 토리이는 가시가 돋힌 듯 몇개의 안테나가 박혀있고, 표면에는 무수한 스피커가 붙어 있다. 그 아래에는 무언가 녹색의 01인형이 도사리고 있다. "닌자인가?" 그는 조금 겁에 질렸다.

 

 

"자네는 아이사츠를 한다" 전두엽에서 명령이. "도-모, 슈퍼 이디옷트 입니다" 그는 형광빛 녹색의01집합체에 다가가, 그윽하게 OJIGI 커맨드를 구사했다. 그러자 01인형의 정보 밀도가 늘어나...... 오오, 나무아미타불! 그것은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도-모, 그린 고스트 입니다" 라고!

 

 

그리고1010고스트의0011KICK이눈앞에11101......BOMB! BOMB! BOMB! 밖에 붙어있던 파이어 월(* 방화벽)이 연쇄폭발! "아밧-!" 치키모토의 물리육체는 햄머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마냥 흔들린다! 마더 UNIX와 직결시킨 오른쪽 생체 LAN 단자에서 타는 냄새와 연기가 피어 오른다!

 

 

"그는 죽었습니다" 앤드류는 치키모토의 왼쪽 생체 LAN 단자에서 케이블을 분리하면서 감시 카메라쪽을 향해 억양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작전사령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는 보고이다. 치키모토를 생체 파이어 월로 삼은 위험한 병렬 다이브 개시 수시간 전부터, 작업 바는 99% 인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 직후, 그의 옆에 있던 노하이드의 내장 스피커에서 다이어 울프의 거칠고도 미친듯한 욕설소리가 전자음성으로 바뀌어 도착했다. 그 반 이상이 실제 본문에 옮겨드릴 수 없는 욕설이었다. "그러나 진보가 있었습니다." 앤드류는 담담하게 설명했다. "수수께끼 전자생명체를 IRC 방에 붙들어 닉네임을 부여했습니다"

 

 

"전자생명체 따윈 어떻게 되든 좋아! 어째서 99%인 상태에서 진행이 되질 않는거냐!" 다이어 울프는 송곳니를 드러내고 침을 질질 흘리며, 태연하게 전략 챠부에 앉아 있는 시커를 노려보았다. "시스템 사양입니다. 그리고 고스트를 배제하지 않는 이상, 데이터는 뽑아낼 수 없습니다" 앤드류의 얼굴이 대형 모니터에 크게 비추어 진다.

 

 

"GRRRRR!" 다이어 울프는 지금 당장에라도 시커를 짓밟아 죽이고서 폭발사산 시킬 수 있을 것 같은 험악한 얼굴이었다. 군대를 방불케 하는 규율이 다행히 그녀를 붙든다. 눈 앞에 있는 것은 닌자도, 해커도 아니다. UNIX 머신 같은 놈들이다. 그렇기에 공포를 준다 해도 의미가 없고, 짓밟아 파괴해도 무엇 하나 되지 않는다.

 

 

"쓰레기 같은! 무능한 놈들! 이러고 있을 동안에도 닌자 슬레이어가 오고 있다고!" 다이어 울프가 전략 챠부를 두들겼다. 무표정한 클론 야쿠자가 다가가 그녀에게 보고한다. "나이미츠가 귀환했습니다. 리마커블=상이 도착했습니다." "사신과 만나고서도 살아서 돌아온건가!" 베어 헌터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악-! 하악-!" 민첩한 빠른 발로 계단을 내려 와, 전략 챠부의 옆에 서서 깊이 오지기하는 리마커블. "하악-! 하악-! ...... 코, 콜드 화이트=상이 당했습니다. 놈은...... 놈은 괴물입니다!" "이얏-!" "끄악-!?" 다이어 울프의 통렬한 카라테가 리마커블을 찌른다!

 

 

"네놈은 킹 오브 이디옷트인가!? 추상적인 보고를 하지 말라고 몇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나! 닌자 슬레이어는 어떻게 된거냐!" "...하악-! 하악-! 죄송합니다, 콜드 화이트=상의 원수를 갚기 위해 스노우모빌 군단과 연계하여 전투를 펼치고 있었습니다만...... 나이미츠의 연료가 모자라게 되어......"

 

 

"......검붉은 스노우모빌이 내는 주파수를 포착하여, 클론 야쿠자 군단을 모두 추격 미션에......" 리마커블이 흐느껴 울며 몸을 들썩이자, 다른 클론 야쿠자가 와서 새로운 보고를 전달했다. "이착륙 패드 주변의 클론 야쿠자가 전멸당했습니다" "뭐라고!" 다이어 울프는 대형 모니터를 노려본다!

 

 

오오, 나무아미타불! 감시 카메라가 비춘 것은, 뺨에 수리켄이 꽂힌 클론 야쿠자들의 시체였다! "저건 뭐야!? 카메라를 오른쪽으로 돌려!" 베어 헌터는 벽에 피로 그려진 것이라고 생각되는 수수께끼의 한자를 발견했다! "이것은......!" 명령을 받아 비추어진 것은...... 「忍(인)」「殺(살)」 이라는 피로 적힌 문자!

 

 

"놈이 이미, 이 시설 안에 침입했다는 거냐......!?" 베어 헌터가 경악한다. "그럴 순 없다! 아무리 닌자 슬레이어=상이라 한들, 그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을리가! 실제 전투기와 같은 속도로 이동할 수 있을......" 눈을 부릅뜨는 리마커블! "설마...... 놈은 나이미츠에 매달려서......!"

 

 

부앙-! 부앙-! 갑자기 시설 전역에 울려 퍼지는 레드 얼럿(RED ALERT, 적색 경보)! 이것은 적의 침입을 경계하여 울린 것인가!? 아니! 다이어 울프가 그 지시를 내리기 직전에 비상 본보리(* 등롱)가 회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그린 고스트에게 제어계통을 반대로 장악당해 버렸습니다" 앤드류가 시커의 스피커를 통해 보고한다!

 

 

"어이, 뭐냐 이 레드 얼럿은!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고!" 특별 오이란 접대를 받고 있던 마키시다 즌지 의원이 안색이 바뀌어 사령실로 뛰어 들어왔다! 그는 아마쿠다리 섹트의 입김이 닿는 도산코의 악덕 의원이며, 메가데모 위법화 법안을 추진하여 자신의 사욕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부하에게 긴급 연락이다! 또 주변 콜로니에서 대규모 도시 해킹이야! 어젯밤 사건의 은폐도 전부 내가 지휘해서 한거라고!" 자신에게 뒤가 없음을 희미하게 깨달은 마키시다는, 조금 약물에 지나치게 취한 듯 했다. "이런 접대로 얼버무려질 것 같은가! 거기 있는 프라이드 높아 보이는 군인 여자와 전후 시켜줘!"

 

 

"ARRRRGH!" 다이어 울프가 울부짖고서, 그 다음 순간에는 이미 갈고리 발톱이 솟아난 뒷다리로 전략 챠부를 박차고 마키시다 의원에게 달려든 상태였다. 거대한 웨어울프 닌자가 되어서.  그는 베어 헌터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으나, 그 바람은 입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GRRRRRRR!" 다이어 울프의 갈고리 발톱이 의원의 왼쪽 허벅지를 절단하고 피보라가 얼굴까지 튀어 흩날린다. 사츠바츠! "아이에에에에!" 외다리가 되어 뛰어 올라, 바닥을 구르는 마키시다 의원! 다이어 울프는 절단한 다리를 곤봉 대신에 주워 들어, 한방에 죽이지 않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마키시다 의원에게 내리쳤다!

 

 

"아밧-!" 마침내 네기토로를 방불케 하는 고깃조각으로 탈바꿈되어 절명하는 마키시다 의원! 인과응보! "......하악-! 하악-......!" 다이어 울프는 광란 상태를 잠재우기 위해 심호흡 하면서 피투성이가 된 손가락 끝을 사령실 밖으로 향하게 했다. "GRRRRRRR!" 명령을 내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짐승을 방불케 하는 그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짐승과도 같은 명령과 지나친 폭력에는, 전 소우카이야 닌자들의 마음에서 타산을 방불케 하는 걱정을 날리고 순수한 전사로 다시 돌아오게 만들기에 충분한 위협이 있었다! ""요로콘데-!"" 베어 헌터와 리마커블은 결연한 표정으로 오지기하고, 날카로운 연속 옆구르기를 펼치며 복도로 향한다! 사신, 죽여야 한다(* 코로스베시)라는 각오와 함께!

 

 

 

◆◆◆

 

 

 

몇 분 전. 멀리 떨어진 콜로니의 시내에서는 대규모 연쇄추돌사고에 의한 교통정체가 일어나고 있었다. "바카!" 빵빵빵-! "스고이!" 빵빵빵빵-! "아부나이!" 양식 있는 시민이라면 무심코 귀를 막고 싶어질 정도로 거친 욕설들과 공격적인 전자 클랙션이 오간다. 어젯밤의 폭동의 불꽃은 아직도 꺼지지 않은 것이다.

 

 

"어이! 내 애차의 푹 들어간 앞 범퍼를 보고 놀라도록! 너네집 1년 수입이 어떻게 되는지 말해봐!" 차에서 내린 카치구미 사라리만이 급정지한 앞쪽 차량에게 다가선다. 검은 슈트를 입은 하층 해커풍인 남자는 이미 차에서 내려 콜로니 중앙부의 TV 빌딩들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입체 영상 스킬을 처음으로 알게 된 어린 아이를 방불케 하며.

 

 

그러나 이 순간, 콜로니 나의 모든 TV와 UNIX에는 녹색으로 빛나는 불길한 모래폭풍 노이즈만이 흐르고 있던 것이다. "어이! 웃기지 마! 아무 화면도 안나오잖아! 심신상실한 척 하는거냐! 그렇게는 안되지! " 카치구미 사라리만이 하층 해커의 앞으로 나서서 얼굴에 삿대질을 하고 침을 뱉으며 위세 좋게 떠들어 댄다.

 

 

"......그린 고스트" 하층 해커는 갑자기 젠을 방불케 하는 깨달음을 얻은 것 마냥 그리 중얼거리고, 선글라스 아래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카치구미의 가슴을 밀어버려 엉덩방아를 찧게 만들었다. "아이에에에에에!" "그린 고스트......" 하층 해커는 교통 정체를 일으킨 차량을 넘어 휘청휘청 걸어간다.

 

 

"어이, 기다려!" 카치구미는 뒤를 쫓아 자동차의 본넷 위에 뛰어 들었다. "......와오 ......뭐야, 이건......!" 그는 어이가 없었다. 탈선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한 사람 무리가 앞쪽의 도로를 봉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우선 폭도를 떠올렸다. 그러나 뭔가 상태가 이상했다. 그들은 몽유병자를 방불케 하며 휘청휘청 걷고 있었다.

 

 

"그린 고스트......" "그린 고스트......" 그들은 입에서 입으로 그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닉네임을 왼다. 그 양손에는 옆구리 근처에서 수직으로 꺾여 앞으로 내밀어져, 키보드를 치는 것만 같은 자세로 손가락을 경련시키고 있었다. 마치 부두술에 의해 움직이기 시작한 시체, 혹은 몽유병 해커인 것 마냥.

 

 

"메가데모 규제법안 반대!" "모든 데이터에게 자유를!" 이 혼란에 자극받아 불평분자들이 솟아나와 폭동을 시작한다! "아이에에에에!" 카치구미는 그 사람의 파도에 휩쓸려 사라져 간다. 하층 해커는 옆에 나란히 서있는 탈선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너도 봤어?" "봤어" "우리들은 새로운 인류다......!"

 

 

"IP가 나타났다" "공격을 개시하자" 수백명 단위인 테크노 좀비들이 UNIX 카페나 게임 센터를 습격한다! "그린 고스트...... 신을 해방시켜라" 그들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물리 또는 논리 다이브를 행한다! 그리고...... 메가토리이 통신기지의 비밀 IP로 일제히 해킹 공격을 개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오...... 나무아미타불! 이시마루 가족의 맨션에서도, 규모가 작을 뿐 완전히 똑같은 괴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부모님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히미코는 베란다의 창문에서 계속 TV 빌딩들의 영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그 메시지를 수신한 것이다. 도움을 청하는 전자 닌자 존재의 목소리를!

 

 

"......그린 고스트...... 그런 이름이었구나" 축축하게 땀을 흘린 히미코는 초조함에 사로잡힌 채 테크노 좀비를 방불케 하며 복도를 따라 걸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작업용 방의 전자 자물쇠를 해제. 그녀는 패스 코드를 알고 있는 것이다. "나도, 싸워야만 해" UNIX를 기동하여 몽유병자를 방불케 하며 키보드를 두드린다.

 

 

"끄악-! "끄악-!" "끄악-!" 메가토리이 통신기지의 사령실에서 갑자기 폭발! 대규모 해킹을 받아, 대학 강의실을 방불케 하며 계단식으로 쌓여 놓여진 UNIX가, 끝쪽부터 차례대로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클론 야쿠자들은 폭발을 두려워 하지 않고, 고스트를 봉인하기 위한 타이핑을 묵묵하게 이어간다!

 

 

거기에 더해 큰 화면에 비추어지던 진행 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99%였던 것이 지금은 90%까지 떨어져 있지 않은가! 나무삼! "GRRRRRRR!" 다이어 울프는 이 사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시커의 목덜미를 붙잡아 집어 던졌다! "끄악-!" 차례로 다음 UNIX가 폭발하며, 클론 야쿠자들이 폭사!

 

 

"이얏-!" 시커는 공중에서 자세를 가다듬고 UNIX 책상에 착지. 오퍼레이터 야쿠자를 의자에서 집어던지고 자신이 그곳에 앉아 LAN 직결을 개시했다! "끄악-!" 클론 야쿠자가 또 한명 폭사한다! "ARRRGH!" 다이어 울프가 책상에 뛰어 올라, 시커를 잡아먹을 듯이 위협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것은 신성한 포트를 열었습니다. IF분기GOTO. 대항책이 있습니다. 우리들은 컬트 입니다." 시커가 스피커에서 전자음성을 발했다. 그 직후, 페케롯파 컬트의 도산코 지부에서 스고이급과 텐사이급 해커들이 메가토리이 통신기지의 IRC 채널로 로그인 해왔다!

 

 

UNIX 폭발이 멈춘다! 클론 야쿠자들은 정연하고도 일사분란하게 타이핑을 계속한다! 진행 바가 일보일퇴의 공방! 지금 IRC 안에서는 전자전쟁을 방불케 하는 국지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GRRRR!" 다이어 울프는 사령실 안을 보고서 울부짖었다. 그 직후, 무선장치가 울린다. 리마커블의 구조신호다!

 

 

샤워 헤드! 흥분약물을 뿜어내는 샤워 헤드! 두꺼운 콘크리트 너머로, 하늘에서 HELLO하는 보름달의 파동이 느껴진다! "ARRRRRRGH!" 다이어 울프가 자신의 몸을 저주하면서 복도로 사족보행하여 뛰어 나갔다! 만월의 밤, 그녀는 무적의 힘을 발휘하지만 광견병을 방불케 하는 광기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의 양동작전에 의해 메가토리이 통신기지 내의 모든 눈은 안쪽으로만 향해 있었다. 최후의 한걸음. 2대의 스노우모빌은 조용히 설원을 넘어 통신기지의 뒷문에 도착했다. "도둑질을 하기 전에 우선 불을 질러라" 헤이안 시대의 철학자 검사, 미야모토 마사시가 말한 무자비한 코토와자대로.

 

 

토우메는 재밍 두통 속에서 불안함에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멀리 떨어진 가족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제6감을 방불케 하는 불안함. 목에 건 오마모리(부적) 불릿(탄환)을 무의식적으로 쥐었다. "이 지방의 부두?" 낸시가 질문했다. "오래전부터. 괴물과 만나면 쓰라고 듣곤 했지." 그는 숨을 다듬었다.

 

 

"정말로 따라 올거야?" "아아, 나도 UNIX 기술자 찌끄레기 정도는 된다. 뭐라도 할 수 있겠지.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찌부러져 버리는 것은 사양이야. 세푸쿠도 사양이고" 토우메가 뺨을 두드렸다. 족쇄가 될지도 모르지만 낸시는 해커로서의 자신의 경험에 따라 그의 동행을 허가했다.

 

 

BOMB! 낸시가 뒷문의 LAN 단자와 직결하자, 마치 마법의 주문을 외운 것 처럼 순식간에 도어의 전자 록이 연기를 뿜고서 두 사람을 시설 안으로 맞이했다. 그들은 방한복을 벗어 버리고, 통신기지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벽에 붙어있던 '반드시 자물쇠를 채우는' 이라는 경고 쇼도(*서도, 서예)가 농담을 방불케 하며 바람에 날아가 버린다.

 

 

비상 본보리가 깜빡이는 좁은 복도를 두 사람은 신중한 발걸음으로 걸어간다. 앞장서서 걷는 낸시는 자동권총을 들고서 벽의 가려지는 부분을 교묘하게 활용하며 나아간다. 그녀도 물론 닌자는 아니다. 1, 2체의 클론 야쿠자라면 총으로 맞설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무리 혹은 닌자와 만난다면 그것은 즉시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악-! 하악-! 하악-!" L자로 꺾인 길에서 벽에 숨어 앞을 확인하고 나아간다. 이마에서 땀이 흐른다. 어디서 맹수가 뛰쳐나올지 알 수 없는, 신비롭게 감춰져 있던 곳을 탐험하는 것을 방불케 하는 정신상태다. 게다가 뛰쳐 나오는 것은 맹수보다도 위험한 야쿠자 혹은 닌자다. 그래도 그녀는 터프하게 행동했다. 공포와 불안은 전염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물리칠 대항책은 이론적인 대화에 있다. "어째서 이 일대가 출입금지 구역이 된건지 알고 있어?" "아뇨" "이 시설에 대한 상세한 내부 구조는 하나도 손에 넣지 못했어. 메가토리이사의 데이터는 넷에도 대부분 남아있지 않아" "이 시설은 대체...... 무엇을 위해서?"

 

 

"거대한 파라볼라 안테나에, 병기를 방불케 하는 거대한 전파탑......" "인공위성이나 뭐 그런 것과 통신하기 위한?" "우주 스테이션 개발을 시도했던 구세기의 잔재일까......" 두 사람은 도용히 후스마 도어를 열어 '숙직실'이라고 적힌 작은 방으로 잠입했다. 그 직후, 모퉁이 너머에서 경계를 서는 클론 야쿠자 무리가 나타나 그 방 앞을 지나쳐 갔다.

 

 

그곳은 곰팡내 나는 다다미가 깔린 8첩 정도 되는 작은 방이었다. 화석연료가 풍부했던 시대를 연상시키는 석유 난로가 썩어가고, 방 구석에는 구세기의 포르노 잡지와 쇼기 셋트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강화 후스마 자물쇠를 걸면서 낸시는 재빨리 챠부 위의 프록시를 발견하여 떼어냈다. 비상용 UNIX다.

 

 

파워 버튼 ON. 삐뽀. UNIX에 불이 들어오고, 화면에는 거친 단색 도트로 후지산과 거대한 토리이, 그리고 풍류를 느끼게 하는 흐트러진 구름에 걸린 보름달이 그려져 있다. '들어갑니다' '메가토리이' 의인화된 토끼가 기묘한 손글씨 문자 폰트로 재잘거린다. 마치 고대문명의 문자판을 발견한것과 같은 전율이 순간 두 사람을 덮친다.

 

 

다이버가 꼼꼼하게 파도나 날씨를 확인하는 것과 같이, 낸시는 곧바로 LAN 직결을 시작하지 않았다. 챠부 앞에 정좌하여 물리 다이브를 실행, UNIX의 상황과 시설을 지배하는 제어 프로그램의 성질을 찾는다. "레거시(*유물)를 방불케 하는 저 비트(bit) 시스템이 공존하고 있어...... 페케롯파 컬트가 동원되고 있는거야"

 

 

낸시는 마음을 다잡고 심호흡하고서 LAN 직결을 시작했다. "후스마 도어가 파괴될 것 같으면 깨워줘" 낸시는 토우메에게 그리 부탁하고서 벽에 등을 기댔다. 토우메가 권총을 받으며 끄덕이자, 낸시는 실이 끊긴 죠루리 인형을 방불케 하며 푹 고개를 숙였다.

 

 

그로부터 몇 분 전...... 사령실을 기준으로 반대쪽의 큰 복도에서는!

 

 

풍풍퐁팡팡퐁왕풍풍퐁팡팡퐁왕...... 레트로적 전자음이 울리며, 벽에 매립된 램프가 현학적인 네온 사인을 방불케 하며 깜빡였다. 그 속을 리마커블과 베어 헌터가 서로에게 등을 맡기고서 나아간다. 시설 내에 침입한 무시무시한 카라테 몬스터를 찾아 말살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어리석었다, 너무나도. 리마커블은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후회했다. 몇개월 전, 갑자기 중앙에서 파견된 그 여자 군인 닌자 때문에 소우카이 닌자로서의 자존심은 산산히 부서졌다. 반역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자신들의 작은 왕국을 되찾기 위해서.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그 물렁한 에고가 파트너를 죽게 만든 것이다.

 

 

"봐, 클론 야쿠자의 사체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베어 헌터는 옆길을 가리켰다. "이 앞에 닌자 슬레이어가...!" 리마커블이 수리켄을 쥐었다. 그러나 베어 헌터가 그를 붙잡는다. 그리고 복도에 귀를 기울여, 닌자 청력을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헌터로서의 샐틈없는 본능이 그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좋아... 간다" 베어 헌터는 카라테 자세를 취했다. "하이" 리마커블이 그 뒤를 따른다. 잠시 나아가다 '라이브러리' 라고 적힌 부실 앞에서 베어 헌터가 멈춰섰다. 발밑에는 수리켄에 뚫린 클론 야쿠자의 시체. 베어 헌터는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주변에 가득 찬 피냄새를 식별했다. 그리고 끄덕였다.

 

 

"이얏-!" 베어 헌터는 후스마 도어를 앞차기로 파괴하여 그대로 돌진! 리마커블은 복도에 웅크리고 양손에 수리켄을 쥐었다! ......그러나! 베어 헌터의 돌격 기세가 한풀 꺾인다! 뚫고 지나간 것은 의자에 묶인 클론 야쿠자! 이마에 피가 스며든 검붉은 헝겊이 머리띠를 방불케 하며 감겨있다!

 

 

"이 녀석......" 베어 헌터는 닌자 후각을 발휘하고서, 적의 지능 높음에 놀라 아연실색했다! 적은 자신의 피를 스며들게 한 천을 클론 야쿠자에게 감아서 미끼로 삼은 것이다! "끄악-!" 복도에서 비명! "리마커블=상!" 베어 헌터가 뒤돌아 보는 순간, 과거의 부하의 모습은 이미 없었다!

 

 

"이얏-!" 베어 헌터는 백 덤블링을 펼치며 복도로 향한다! 적은 어디에!? "끄악-!" 다시 리마커블의 비명과 복도의 금속 바닥을 달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까고 자빠졌넴마-!"" 총성과 클론 야쿠자의 단말마가 울린다! 적의 그림자가 총구 플래시로 비추어져 T자형 복도의 벽에 길게 뻗어나간다!

 

 

"리마커블=상!" 베어 헌터는 자신의 판단 미스를 후회하면서 총구의 방향으로 겁없이 달려간다! T자형 복도에서 꺾는다! 막다른 곳에 있는 방에서, 수수께끼의 검붉은 그림자가 마운트 자세로 피도 눈물도 없이 카라테를 리마커블에게 때려 박고 있었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그는 고개를 들어, 타타미 열 장 거리에 있는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는 듯이 손을 뻗었다! 그러나 "이이이야아앗-!" 손도끼를 방불케 하는 혼신의 춉이 내려쳐지고 목을 절단! "사요나라!" 리마커블은 폭발사산! 소우카이 신디케이트는 어찌 이리도 무시무시한 괴물을 만들어내고 말았단 말인가...... 베어 헌터는 전율했다!

 

 

두 사람이 타타미 다섯 장 거리를 두고 대치한다. 베어 헌터는 미간에 깊은 주름을 새기고 아이사츠했다. "도-모, 베어 헌터 입니다. 광인 놈, 부하 두명과 라오모토=상의 원한을 갚아주마" "도-모, 닌자 슬레이어 입니다" 사신도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뒤에서는 리마커블의 단말이 구조신호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었다.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Darkside of the Moon) #8

 

 

경보가 울려퍼지는 메가토리이 통신기지의 복도를, 네 발 달린 짐승이 달린다. 다이어 울프다. 헨게요카이 짓수의 영향으로 그녀의 몸은 대형 늑대인간으로 탈바꿈하여, 펌프업 된 억센 근육과 모피에 의해 군복 닌자복장은 터질 듯 부풀어 올라있다! 피냄새가 콧구멍을 간지럽히고, 보름달이 이상흥분상태를 가져온다.

 

 

만안경비대 시절, 그녀는 무자비한 여자 중사였다. 살인 참치 대군이 UNIX 등대를 습격했을 때도, 아나키스트 군단의 장갑 게 포획어선이 돌격해왔을 때도,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초소를 지켜냈다. 주변의 남자들은 겁쟁이 놈들 뿐, 그렇게 사선을 넘을 때마다 그녀는 무능한 놈들에게 철권제재를 가해온 것이다.

 

 

그녀는 엄격한 실력주의 세계에서 살아남아, 그 와중 종종 인간을 죽이는 삶에서 그윽한 행복을 찾아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여자라는 것이 그녀의 승진을 막는 족쇄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가 부대 안에서 발생한 배신에 휘말려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 그 날...... 닌자 소울이 빙의되어 살육의 힘을 얻게 된 것이다.

 

 

신호의 발신원은 가깝다. 다이어 울프의 눈이 광기로 빛나고, 송곳니에서 침이 흐른다! "GROWL!" 무거운 일격이 콘크리트 벽을 분쇄하고, 실내로 강제 엔트리!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방 가운데에서는 베어 헌터를 샌드백을 방불케 하며 두들겨 패는 닌자 슬레이어의 모습이!

 

 

이것은 실제 완벽한 앰부쉬였다! "GROWL!" 다이어 울프는 달려들어 흉악한 갈고리 손톱이 돋아난 손을 있는 힘껏 휘두른다! 재빠르게 카라테 방어 자세를 취하는 닌자 슬레이어! 그러나 "끄악-!" 덧없이 튕겨져 날아가, 와이어 액션을 방불케 하듯 벽에 쳐박히고야 만다! 나무삼! 이 무슨 괴력이란 말인가!?

 

 

"GAAARH!" 다이어 울프는 뒷다리로 바닥을 박차고서 주 짓수 자세를 취하여 돌진! 그리고 적의 안면을 향해 살인적 카라테 훅! "GROWL!"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재빠르게 웅크리고 움직이지 않는다! SMASH! 모피로 덮힌 주먹이 그의 머리 위 1인치 자리에 있는 콘크리트 벽을 때려 부순다!

 

 

내면의 닌자 소울이 경고하며, 사신의 한쪽 눈이 붉고도 가늘게 빛난다! 순식간에 그의 양팔에는 검고도 불길한 불꽃이 휘감긴다! "이얏-!" "ARRRRGH!" "이얏-!" "ARRRRGH!" 좌우로 암흑 카라테가 때려 박히며 모피와 살을 태운다! 다이어 울프는 한발짝 크게 뒤로 물러섰다!

 

 

"이얏-!" "ARRRRGH!" 다이어 울프의 턱이 으깨지고 피와 송곳니가 날아간다! "이얏-!" "ARRRRGH!" 멀쩡하던 한쪽 눈이 터져 나간다! 닌자 슬레이어가 피도 눈물도 없는 다음 일격을 꽂아넣으려는 찰나, 다이어 울프의 반격이 시작된다! "GROWL!" 치명적인 갈고리 손톱! "이얏-!" 연속 백 덤블링으로 회피!

 

 

사신은 벽을 박차며 자세를 가다듬는다! 반면 다이어 울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 처럼 달려든다! 재빠르게 카라테 방어를 펼치는 닌자 슬레이어! (((......시야를 잃은 것이 아니었는가!?)))(((어리석구나, 후지키도여! 보름달이 뜬 밤이 아니었다면 네가 말한 대로였을 터!))) 나라쿠의 경고가 뇌리에 울린다!

 

 

"GROWL!" "이얏-!" "GROWL!" "이얏-!" "GROWL!" "이얏-!" "GROWL!" "이얏-!" 격렬한 카라테 공방! 그 속에서 닌자 슬레이어는 공포스러운 사실을 깨달았다. 다이어 울프가 입은 상처에서 신비적인 하얀 연기가 피어 오르며, 파괴된 조직을 재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오오...... 오오..." 베어 헌터는 입구로 기어 가서 비틀대며 일어나, 괴물들이 싸우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것들은 닌자의 기준으로 보아도 괴물이었다. 사신이 걷어차고, 늑대인간이 물어뜯으며, 사신이 춉을 내리치고, 늑대인간이 갈기갈기 찢는다. 책상과 코케시 장롱을 파괴하면서 마운트 포지션을 두고 서로 다투고, 서로 죽이려 든다.

 

 

"GRRRRR!" 다이어 울프는 격렬한 공방 속에서 틈을 엿봐 사령실 방향을 가리키며 부하에게 성난 목소리를 냈다. 거치적 대지 말고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러 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베어 헌터는 그것을 이해하고 복도로 달려갔다. "이얏-!" "GROWL!" "이얏-!" "GROWL!" 뒤쪽에서는 짐승과도 같은 카라테 샤우트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

 

 

 

1101010111010101111...... 방대한 정보가 뉴런으로 흘러들어 온다. UNIX 설비에 직결 접속한 낸시 리는 메가토리이 통신기지 내의 IRC 코토다마 공간을 고속비행하고 있었다.

 

 

낸시는 해킹 공방전을 내려다 보면서 황금 구름 속을 피해서 날았다. 곤봉이나 죽창을 든 테크노 좀비들이 후지산 정상을 목표로 달려간다. "아뇨미래입니다(*)!" "스고이!" 그것을 클론 야쿠자 군단이 일사불란하게 머신건 제압사격으로 Kill 한다! "까고 자빠졌넴마-!" "아밧-!"

 

(* No future, 고정닉 'NJSK'님 제보 감사합니다)

 

 

전파로 각성한 테크노 좀비의 대군은 고차원 커맨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그저 물량만을 믿고서 경봉으로 두들겨 패는 것 같은 단조로운 공격 밖에 할 수 없다. "뭐야, 저게...... 마치 전쟁 같아" 낸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가 학살당하는 것만 같은 광경을 보고서 가슴이 아파왔다. 그 직후, 무언가가 그녀의 옆을 날아 지나간다.

 

 

그것은 테크노 좀비가 된 하층민 해커였다. "어이, 뭐야 지금...?" 그는 위험한 커맨드가 여기 저기서 날아드는 IRC 채널 안에서, 낸시 리의 존재를 갑자기 느낀 것이다. 그 직후, 그는 다른 코토다마 공간인식자와 같은 광경을 보았다. "인식자......?" 낸시가 뒤돌아 뉴런의 속도로 중얼거렸다.

 

 

"코토다마 공간이다! 나는 지금, 전설의 코토다마 공간에 있는거야! 누구도 나를 방해할 수 없어!" 하층민 해커는 웃고서 텐사이급 타이핑 속도로 공습을 방불케 하며 KICK 공격을 펼친다! KABOOM! 과부하에 노출된 UNIX 설비가 폭발하고, 물리공간에 있던 클론 야쿠자가 즉사한다! "아밧-!"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우리들은 새로운 인류 끄악-!" 하층민 해커의 논리육체가 01소멸! 페케롯파 컬트의 전투 해커들이 일제히 KICK 공격을 날린 것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페케롯파!" 지상에 착지한 전투 해커의 논리육체도 01소멸! 테크노 좀비들이 둘러싸서 곤봉으로 두들겨 팼기 때문이다! 코와이!

 

 

생체 LAN 단자를 가진 젊은이들이 대다수긴 하지만, 테크노 좀비의 프로필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하악-! 하악-! 하악-!" 그 중에는 아직 어린 이시마루 히미코도 있었다. 그녀는 잔인한 죽창을 들고서 다른 동료들과 함께 전투 해커를 해치우려는 차였다.

 

 

""""까고 자빠졌넴마-!"""" 클론 야쿠자들이 일제사격을 방불케 하는 타이핑 공격! "아바바바바밧-!" "아이에에에에에!" "우왓-!" 테크노 좀비들은 차례차례 KICK 당하고야 만다! "응앗-!" 히미코도 마찬가지로 KICK 당하여, 코토다마 공간 내의 논리육체가 01소멸한다!

 

 

"오곡-!" 히미코의 물리육체가 구토! 아부나이! 코토다마 공간을 단편적으로 보게 된 그녀는, 실제 총에 맞아 죽는듯한 유사감각을 느꼈다. 혹시 직결자였다면 그녀는 뉴런이 구워져서 즉사했을 것이다! "하악-! 하악-!" 그녀의 눈은 충혈되고, UNIX 모니터도 격렬하게 열을 뿜는다!

 

 

"닌자를...... 도와줘야...!" 히미코는 심하게 땀을 흘리고, 검은 머리카락은 찰싹 얼굴에 붙어있다. 위험하다! 그러나 멈춰야 할 때를 알지 못한다! 분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UNIX 모니터의 문자열 홍수를 바라보면서 타이핑한다! 캬방-! 그녀는 IRC에 다시 로그인 하여, 잔인한 죽창을 들었다!

 

 

"후우-......" 스자린도 의사는 거실의 가죽 의자에 앉아 오가닉 사케를 들이켰다. 오늘 밤도 자기장 폭풍이 거칠다. "뭔가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듯한 기분이 드는데...... 대체 뭐였을까......"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져서 텅 빈 것 같은 감각. "뭐, 됐어......" 그녀는 다시 사케를 들이켰다.

 

 

"밖은 또 폭동인가......?" 그녀는 창문에서 밤풍경을 바라보았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 "아바바바밧-!" "페케롯파!" "까고 자빠졌넴마-!" "아이! 아이에-에에에에에에!" "아밧밧밧바바바바밧-!" "페케롯파!" ......이명이 들리며 두통이 심하다. 그녀는 약물을 잔뜩 복용했다.

 

 

"경보이와요...... 콜로니에 계신 분들께 경보이와요...... 도산코 그리즐리가 밀어닥쳐 방벽을 돌파...... 이 맨션은 실제 안전......" 노이즈 섞인 긴급방송이 실내에 울려 퍼진다. 폭동과 도시 해킹으로 방어기능이 마비된 것이다. "...... 참 싫다." 스자린도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 할 상대도 없고 말이야."

 

 

아래에는 미쳐 날뛰는 그리즐리 무리가 민간인들을 살육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표적이 된 것은 폭동으로 인한 교통정체에 휘말린 차량들이다. "우엉-!" "아이에에에에에! 그리즐리!" KRAAASH! 파괴되는 유리창! 습격당하는 사라리만! "우엉-!" "아바바바밧-!" 크랙션과 비명!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무슨 일이......!" 낸시는 격렬한 초조감과 함께 날아 올라 메가토리이 IRC 채널의 중앙에 위치한 후지산으로 향했다. LAN 케이블을 당기는 듯한 감각을 느꼈기 때문이다.

 

 

후지산 정상을 중심으로 형광 녹색 모세혈관을 방불케 하는 박동을 공간 전체에 느낀다. 이 앞에 엄청난 정보밀도를 가진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것은 통신기지 시스템과 거의 동화되어, 뿌리를 박고 있다. "생명...?" 그녀는 직감적으로 타이핑했다. 그 직후, 숙직실의 감시카메라가 생명체 처럼 움직여 그녀를 ZOOM 했다.

 

 

사령실에서 시커는 이변이 생겼음을 느꼈다. 직전까지 큰 화면에서 비추어 지고 있던 녹색 01인형은 갑자기 모습을 감추고, 다시 진행률 표시 바가 나타난 것이다. ......그린 고스트가 무언가에 강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명백하다. 그는 복안 카메라아이와 입가의 매니퓰레이터를 작동시켜 고개를 갸웃하고, 앤드류에게 명령을 타이핑했다.

 

 

"생명...... 그래, 저것은 이 통신시설에 귀신마냥 씌인 전자생명체다" 코토다마 공간을 고속비행하던 낸시의 논리육체 옆에 갑자기 앤드류가 나타났다. 슈트에 사이버 선글라스. 팔짱을 끼고 능글맞은 무표정인 채, 낸시와 나란히 랑데부 비행을 펼친다.

 

 

"또 왔어, 핸섬씨? 끈질긴 남자는 미움 받는다구" 낸시는 새삼 놀라지도 않을 뿐더러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무시무시한 타이핑 속도로 LIST와 NAMES 만트라(* 주문)를 외는 그녀는, 그의 어카운트(* 계정)가 이 IRC 내에 존재한다는 것을 먼저 꿰뚫어 본 것이다. 지금은 논리 파이어 월을 겹겹히 두른 상태다.

 

 

"자네는 저것의 정체를 알고 싶은 거겠지?" 앤드류는 앞에서 날아드는 코케시 미사일형 바이러스를 교묘하게 피하며 말했다. "뱅뱅 돌려 말하는 채팅은 필요 없어" 낸시가 기죽지 않고 대답한다. "저게 모든 것의 원흉. 유아퇴행자를 방불케 하며 꼴불견으로 뛰어 다니며 울부짖고 있어. 저게 전파가 되어 마구잡이로 확산되고 있는 거였군"

 

 

"흥미롭지 않은가? 그가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이곳에 귀신 마냥 씌인 것인지..." "천천히 일 할 시간 없어" 낸시는 거리를 슥 보았다. 무시무시한 전자 탱크군단이 서서히 앤트리하기 시작했다. 폭도들이 게임 센터의 케이스를 해킹하여 통신기지 IP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도산코를 뒤덮은 자기장 폭풍이 개이면, 이 해킹 공방전은 네오 사이타마에까지 불똥을 튀길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전자전쟁이 다시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저기, 페케롯파 컬트는 저 전자 생명체를 탐내고 있는거야?" "그 말 대로다. 자네는 협력한다" "빠르게 폭파시켜 주겠어"

 

 

"그런 짓을...!" 앤드류가 방해 커맨드를 날린다. "**재빠른 갈색 여우가 게으른 개를 뛰어 넘는다**" 낸시는 순식간에 전자 펄스화 되어 모습을 감추어 공격을 피했다. 그녀는 접속 IP를 경유하여 다시금 나타났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다. "나의 타이핑 속도는 빨라. 당신은 도저히 못 따라와."

 

 

낸시는 거기에 더해 비행속도를 증가시켜, 후지산 산맥의 붉은 토리이로 돌진했다. 단 한발의 KICK으로 그린 고스트를 소멸시키고, 메가토리이 통신기지의 메인 프레임을 폭발시켜 닌자 전파발신을 정지시키기 위해! 그러나 KICK 커맨드를 날리기 직전...... 낸시는 눈치챘다! "트랩......!?"

 

 

낸시는 재빠르게 다중 로그인을 펼쳤다. "으앗-!" KICK이 걸린 낸시01이 거미집을 방불케 하는 트랩에 걸려 01소멸! 나무삼! 그 옆에 출현한 낸시02는 논리 후지산의 주변을 돌아보며 이 트랩을 준비한 솜씨 좋은 페케롯파 닌자의 존재를 알아챘다. 시커다.

 

 

낸시는 지금의 공격으로 IP가 추적될 위험성이 있음을 감지했다. "단숨에 승부를 내주겠어...... 복도의 상태를 보고...... 클론 야쿠자를 보낼지도...... 내 허리 파우치에 들어있는 센서 지뢰를..." 숙직실에 앉은 낸시는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코피를 흘리고서 토우메에게 그리 전했다.

 

 

"알겠어...!" 토우메는 기능정지한 오이란드로이드와도 같이 탈력상태에 빠진 낸시의 허리 파우치를 뒤적여 고성능 센서 지뢰를 꺼냈다. 총을 들고서 마음을 다잡고 복도로 나선다. 레드 얼럿이 깜빡인다. 뒤쪽에서 총소리와 늑대 울음소리, 질서정연한 군화 소리가 울려 퍼져 들려와 토우메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이이야아아앗-!" 사신을 방불케 하는 카라테 샤우트가 벽에서 반사되어 들려와, 토우메는 공포로 미칠것만 같았다. "나무아미타불......!" 토우메는 붓다에게 기도하면서 복도 앞으로 총구를 향하고서 어색한 손놀림으로 2개의 센서 지뢰를 벽에 셋팅시키기를 마쳤다. 이제는 야바레카바레(* 이판사판)다.

 

 

"하악-! 하악-! 해냈다고......!" 토우메는 까먹었던 호흡하는 법을 기억해 내기라도 한 듯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하며 숙직실로 돌아왔다. 이 다음은 바리케이드를 치는 것 뿐이다. 땀을 닦는다. 그리고 이상한 사실을 깨닫는다. "낸시=상?" 그는 덩그러니 바닥에 구르는 LAN 케이블을 보았다. 벽에서 흘러 나온 돈덴가에시(*) 짓수의 빛줄기가 그윽하게 사라졌다.

 

(* 거꾸로 뒤집힘)

 

 

"어이, 어떻게 된거야, 이거" 토우메는 아연실색하고 바닥에 구르는 LAN 케이블을 집어 들었다. "낸시=상, 어디에 간거야?" 그는 자신의 정신을 의심했다. 그리고 UNIX 화면을 보았다. 문자열의 홍수. 리스트 업 된 IRC 참가자 중에 딸의 이름을 찾는다. 갑자기 강렬한 비젼이 그의 뇌리에 떠올랐다.

 

 

한편 사령실에서는, 베어 헌터가 승리의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마침내 진행 바가 가득 차, '데이터 추출 완료인' 이라는 문자와 함께 계속해서 반자이 하는 의인화 토끼가 모니터에 비추어지고 있던 것이다! "계약은 달성 되었습니다" 시커가 말하고, 수백장의 플로피 디스크가 담긴 듀랄루민 케이스를 그에게 전달!

 

 

"이곳은 포기한다. 나이미츠로 탈출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쫓아오고 있어" 베어 헌터가 마지못해 제안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매장 IP 및 신성한 구세기 디바이스를" 시커는 UNIX 모니터를 응시한 채 전자 음성으로 대답한다. "탈출하지 않는거냐? 컬트 놈.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을 틈은 없다고" "수령을 요구합니다"

 

 

베어 헌터는 혀를 찼다. 의사 소통하기 어려운 대화가 그를 자극한다. "......좋을대로 해. 이얏-!" 그는 곤충을 보는 눈으로 시커를 한번 쳐다보고서, 듀랄루민 케이스를 들고 사령실을 나섰다. "좋을대로 해주겠습니다" 시커는 그렇게 말하고서 앤드류와 IRC를 이어간다.

 

 

"그녀가 도착" 앤드류가 대답한다. 마더 UNIX 실의 벽에 빛줄기가 흘러 나오며 회전. 기절한 낸시를 데리고 온 노하이드가 출현했다. "고정된 물리적 벽이 회전문으로 변경됩니다. 그러나 이 물리적인 강도 폐기물 혹은 감정적인 강함은 거의 없습니다" "병렬 직결을" 시커가 타이핑 했다.

 

 

"아...... 아......" 낸시는 치키모토의 시체가 구속되어 있던 의자에 앉혀져 마더 UNIX에서 뻗어 나온 케이블을 후두부에 삽입당했다. 다른 한쪽의 생체 LAN 단자에는 앤드류가 직결한다. "읏!" 낸시는 머리를 흔들며 눈을 부릅떴다. "YCNAN, 다시 하자. 릴랙스 해라"

 

 

"......하악-! 하악-! 하악-! ......이얏-!" 격통을 참으며 복도를 달리는 베어 헌터! KRAAAASH! 전방의 콘크리트 벽을 뚫고, 닌자 슬레이어와 다이어 울프가 나타났다! "이얏-!" "GROWL!" "이얏-!" "GROWL!" 두 사람 모두 피투성이 카라테를 계속해서 이어간다!

 

 

이대로 억지로 앞으로 전진한다면 네기토로 그라인더에 걸린 참치를 방불케 하며 무참한 시체가 될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 듀랄루민 케이스와 그 내용물 조차 산산조각 나버릴 것이다! "......누우우웃-! 이얏-!" 베어 헌터는 신음소리를 내며 날카롭게 백 덤블링을 펼쳐, 다른 길로 향한다!

 

 

"......하악-! 하악-! 하악-! ......이얏-!" 격통을 참으며 복도를 달리는 베어 헌터! KRAAAASH! 전방의 콘크리트 벽을 뚫고, 닌자 슬레이어와 다이어 울프가 나타났다! "이얏-!" "GROWL!" "이얏-!" "GROWL!" 두 사람 모두 피투성이 카라테를 계속해서 이어간다!

 

 

이대로 억지로 앞으로 전진한다면 네기토로 그라인더에 걸린 참치를 방불케 하며 무참한 시체가 될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 듀랄루민 케이스와 그 내용물 조차 산산조각 나버릴 것이다! "......누우우웃-! 이얏-!" 베어 헌터는 신음소리를 내며 날카롭게 백 덤블링을 펼쳐, 다른 길로 향한다!

 

 

"......하악-! 하악-! 하악-! ...... 앞지르기를 당한건가!?" 격통을 참으며 복도를 달리는 베어 헌터! KRAAAASH! 전방의 콘크리트 벽을 뚫고, 닌자 슬레이어와 다이어 울프가 나타났다! 오오, 이 무한 데자부를 방불케 하는 악몽은 언제까지 이어진단 말인가!? 베어 헌터는 발광하기 직전이다!

 

 

"이얏-!" 사신의 춉이 늑대인간의 심장을 뚫는다! 그러나 여전히 보름달에 의한 재생 능력이 살아 있었다! 순식간에 상처가 막히기 시작하여, 그의 팔을 사로잡은 것이다! 우활(* 어리석음)! "GRRRRR!" "끄악-!" 사신의 어깻죽지를 물어 뜯는 다이어 울프! 흩날리는 선혈! "이얏-!" 베어 헌터는 그 옆을 연속 옆구르기로 빠져 나간다!

 

 

"이얏-!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적의 정수를 겨냥해 햄머 펀치를 내리친다! "ARRRGH!" 다이어 울프의 두개골이 꺠지고 눈알이 튀어 나온다! 늑대인간은 참지 못하고 물었던 어깨를 놔준다! "이얏-!" 사신은 적의 가슴팍을 올림픽 수영 선수를 방불케 하듯 걷어 차고, 사로잡혔던 오른팔을 빼냈다!

 

 

"GROWL!" 늑대인간은 온몸에서 이상재생의 연기를 피어올리며, 갈고리 발톱이 돋은 팔을 휘두른다! "이얏-!" 사신은 연속 백 덤블링으로 이것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회피! (((해치울 수단은 없는 것이냐, 나라쿠여!)))(((없다고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느냐!)))(((은으로 된 총탄 같은 건 어떠한가!?)))(((어리석은 놈! 그런 건 미신이다!)))

 

 

(((어떻게든 해야 한다!)))(((이런 귀찮은 여자에게 매달려 있을 시간은 없다! 초승달 시기를 노려서 목을 졸라 죽이는 것이 상책이다! 과거 이 약점이 알려진 오오카미(*늑대) 닌자 클랜은 금새 절멸의 길을...))) "GROWL!" "끄악-!" 보름달이 절정에 달하여 그녀의 힘은 더욱 더 증가, 사신을 후려쳐 날린다!

 

 

닌자 슬레이어는 날아가면서, 곰이 그려진 숙직실의 강화 후스마 도어에 내던져진다! 거기에 더해 센서 지뢰가 폭발! "끄악-......!" 고개를 떨구는 사신! "GRRRR!" 다이어 울프는 바닥에 굴러 다니는 클론 야쿠자의 시체를 간식을 방불케 하며 씹어 영양분을 보급하면서 위압적인 발걸음으로 걸어 다가간다!

 

 

숙직실 안에 있던 토우메는 공포의 절규를 지르고 있었는가? 아니, 그는 이미 UNIX와 LAN 직결하여 침을 흘리고 있었다. 통신기지에서 발생하는 닌자 전파가 마침내 그의 제3의 눈을 뜨이게 한 것이다! 토우메는 어색하게 날아 올라, 과거 딸이 자신이나 자아과 의사에게 설명했던 그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차례 차례 보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반투명 상태인 낸시가 날면서 무언가를 속삭인다. 토우메는 끄덕였다. 그것은 노하이드에게 붙잡힌 낸시가 LAN 케이블을 뽑히기 직전에 이 UNIX의 로컬 영역에 남긴 단말마를 방불케 하는 타이핑 정보의 구현이었다. "......찬스는 한번 뿐" 낸시의 환영은 그렇게 말하고 사라졌다.

 

 

토우메는 모닥불 위를 날고 있는 모스키토를 방불케 하듯, 즉사 바이러스나 KICK이 오가는 위험천만한 전장 위를 날아갔다. 손끝이 01로 변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이름을 외치자, 그것은 다시 정의되어 논리육체로서 재생되었다. 그는 전자 탱크의 포탄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WHOIS(*) 했다. 지상에서 황금색 빛이 보인다.

 

(* UNIX계 OS에서 인터넷 IP 주소와 도메인 이름을 할당받은 등록자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검색하는 명령어)

 

 

"하악-! 하악-! 하악-!" 지상에는 테크노 좀비 보병 부대와 뒤섞인 이시마루 히미코가 잔인한 죽창을 들고서 일제돌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그들의 논리육체는 이미 반쯤 01로 바뀌기 시작했다! """까고 자빠졌넴마-!""" 클론 야쿠자 군단이 머신건으로 일제사격! 아부나이!

 

 

"아이에에에에에에!" "아밧바바바바밧-!" 테크노 좀비들이 차례차례 KICK 당하기 시작한다. 히미코는 의식이 날아갈 것만 같은 부유감을 맛보았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안겨 코토다마 공간의 하늘을 날고 있었다. "아빠, 닌자가" "히미코, 너는 아픈게 아니란다" "맞아" "그래도 열이 있구나"

 

 

"착한 아이로 있을게요" "착한 아이로 있어주렴" "또 메가 데모 보여주세요" "좋은 아이디어인걸" 토우메는 딸을 잠재우듯,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눈을 가려주었다. 히미코의 물리육체는 눈을 감은 채 타타미 위로 쓰러졌다. 그녀의 손을 떠나간 UNIX는 토우메의 원격조작을 받아, 어두운 방안에 몇가지의 커맨드를 띄웠다.

 

 

파와리오와-! 웅장한 전자 팡파레가 전두엽에 울려 퍼진다. "어떤 기분이지?" "좋은걸" IRC 채널에 다시 엔트리한 낸시는 황금 구름 속을 자유자재로 날면서 신선한 아트모스피어를 맛보았다. "릴랙스 해" "하고 있어" "좀 더" "해볼게"

 

 

과거의 전능감이 되살아 난다. 네오 사이타마와 교토 공화국에서만 가능한, 전자전쟁의 유산...... 과거 생명윤리 모독이라고 일컬어 졌던 생체 LAN 단자 임플란트 수술을 받았을 때의 그 기분. 그것은 기쁨이었다. 잠깐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무수한 말을 자아내고, 이미지를 형성하여, 자신의 세계와 밖의 세계가 구축되어 간다.

 

 

"내 사명은?" "그린 고스트를 받아들여서 자아를 동화 시키는 것" "알고 있어" 낸시는 양팔을 크게 벌리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논리 후지산으로 날아갔다. 그 궤적은 불꽃이었으며, 등 뒤에는 황금 날개가 보였다. "그리고 자네는 진정한 천사가 되어, 2600Hz의 클라리온(*)을 드높여 불게 되겠지"

 

(* clarion, 나팔 종류의 관악기 중 하나)

 

 

"다시 한 번 전자전쟁을 일으키려는 거야?" "다시 한 번 일으킨다" "어째서?" "되감기 위해서다. 그 뒤에 다시 한번 Y2K를 일으킨다. 그리고 세계는 따뜻하고도 행복한 상태로 퇴행(退行)하게 되겠지" "Y2K의 비밀을 찾아낸거야?" "기지에서 몇가지를 찾아냈다. 그리고 그린 고스트가 무언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

 

 

"흥미롭네" 낸시는 붉은 토리이 앞에 착지했다. 인간형01생명체가 녹색01촉수를 여러개 뻗어낸다. "자네는 호기심이 왕성하군" 전두엽에 목소리가 울린다. "가겠습니다, 저쪽으로 가겠습니다" 촉수에 휘감겨 붙들린 낸시가 부드럽게 웃었다. "01101010111…!" 그린 고스트가 흥분한다.

 

 

"11011101……!" 나무삼! 그린 고스트는 어머니를 원하는 어린 아이를 방불케 하며 더욱 더 01촉수를 뻗는다! "0101101……!" "응앗-!" 붉은 토리이 아래에 무릎을 꿇은 낸시! 몇장이 되었건, 논리 파이어 월(* 방화벽)이 그야말로 장지문과도 같이 계속해서 파괴되어 간다! 자아가 소멸할 위기에 노출된 바로 그 순간......!

 

 

"01010111끄악-!" 갑자기 그린 고스트가 비명을 지른다! 무수한 01촉수가 달팽이의 촉각을 방불케 하며 안으로 말려들어간다! 대체 무슨 일이!? "하악-! 하악-!" 그 등뒤에는 토우메! LAN 직결로 흥분한 그린 고스트의 틈을 찔러, 그가 메가 사이즈 바이러스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텐사이(*천재)!

 

 

"바카같은-!" 앤드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논리 후지산 주변은 전투 해커와 시커가 감시하고 있을 터. "타이핑 속도로 밀릴 리가...!" 그 직후, 그는 패배의 이유를 깨달았다. TIME 커맨드를 사용하자, 밤하늘에는 밤 11시 예배시간을 알리는 신성한 문자열이 떠있었다.

 

 

순간의 자동화 예배 상태에서 자신으로 다시 돌아온 앤드류와 시커는 재빠르게 KICK 명령을 때려 박았으나 이미 토우메는 IRC에서 로그아웃한 상태였다! "11101011011……!" 메가 데모 바이러스를 주입당한 그린 고스트는 분노로 미쳐 날뛰며, 무시무시한 닌자 전파를 뿌려댄다!

 

 

코토다마 공간에 미니멀 전자음악이 울려 퍼지고, 하늘은 붉은색, 보라색 그리고 노란색 오로라의 맥박이 소용돌이 친다! 극상의 전자마약이다! 그 중심에서 그린 고스트의 실루엣이 춤춘다! 코토다마 공간 전역을 둘러싼 형광 녹색 01혈관이 맥박친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에에!" 광기!

 

 

폭주 닌자 전파는 주변 콜로니에도 뿌려진다! 전자 생명체의 절규와도 같이 증폭된 메가 데모가, 모든 모니터를 통해 비추어 진다! "아이에에에!" 테크노 좀비 군단은 타이핑을 멈추고 미니멀 비트에 몸을 흔든다! 사이버 고스들은 춤춘다! "스고이!" 폭도와 맛포도 서로를 때리는 것을 멈추고 TV를 바라본다!

 

 

"GROWWWWL!" "이이이야아아앗-!" 격렬한 카라테에 의해 후스마 도어를 파괴당한 숙직실 안에서, 다이어 울프와 닌자 슬레이어가 힘겨루기 자세에 들어섰다. 등뒤에는 기절한 무방비 상태인 토우메! 후지키도는 어떻게 해서든 이 모탈을 지켜내야만 한다! 그러나 보름달의 힘이 그를 압도한다!

 

 

"GRRRRR!" "누우우웃-!" 힘에서 밀려 브릿지 자세로 억지로 몰리는 닌자 슬레이어! 그 순간, 그린 고스트가 전파탑에서 흩뿌린 닌자 전파 농도가 최고조에 달하여 두 사람의 시야를 트랜스 상태를 방불케 하며 일그러 뜨렸다! 숙직실의 UNIX 화면에 나타나는 극채섹 메가 데모 오로라! 동시에 옆을 바라보는 두 사람!

 

 

그들의 논리육체는, 낙중낙외도(*)를 방불케 하는 크고 작은 길(大小路)(**)에 서있었다! 황금 구름이 낀 아래에서 카라테를 펼치는 두 사람! 고우랑가! 이것은 이쿠사 배틀에 몰입한 나머지 자아낸 케이컬 반응인 것인가!? 우연히도 교토 상공을 향해 고정된 파라볼라 안테나가 위험한 01에테르를 수신하여, 그린 고스트는 그것을 증폭시켜 전파를 계속해서 발사하고 있는 것이다!

 

(* 교토시 안팎과 그 근처 명소들이나 풍속을 부감하듯 그린 일본의 예전 그림 스타일. 무로마치 말기부터 에도 시대에 걸쳐 성행했다고 한다)

(** 大小路라는 한자를 사용하는 실제 지명 (오오죠우지)도 있으나, 해당 그림과 지명을 연관하여 검색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아 상황판단하여 풀어 해석함)

 

 

코토다마 공간 안의 다이어 울프는 짓수가 풀려 본래의 사람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육체라는 족쇄에서 해방된 그녀의 카라테는 지금 환희로 넘쳐 흐른다. 양 허벅지의 홀스터에서 뽑아낸 두 자루의 오토매틱 권총을 들고서 사신을 노려본다! 위험하게 옆으로 걸으며 서로에게 다시금 아니사츠하는 두 사람! 오오, 일촉즉발을 방불케 하는 아트모스피어다!

 

 

늑대인간 형태인 다이어 울프는 꼼짝 않고 서서 휴대형 UNIX의 키를 누른다! 닌자 슬레이어도 UNIX 챠부 앞에 가부좌를 틀었다! "하악-! 하악-! 하악-!" 눈동자에 극채색 오로라가 비치고, 미간에 땀이 흐르는 일심불란한 타이밍! 단 한 글자라도 타이핑 미스하게 되면 즉시 죽음으로 이어진다!

 

 

순간 권총과 수리켄을 주고 받다가, 그리고 짧고도 강렬한 카라테를 코토다마 공간 안에서 나눈 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치명적인 날아차기를 구사했다! ""이얏-!"" 격돌! 교차! 그 타이핑 속도, 이미 계측불능! 물리육체의 두 사람은 마지막 리턴 키를 누르고서 얼어 붙었다!

 

 

착지한 것은 닌자 슬레이어! "Wasshoi!" 그의 타이핑 속도가 정말, 약간 더 빨랐다! 하늘에 떠서, 몸을 뒤로 젖힌 채 01진동 분해되는 다이어 울프! "끄악-!" 숙직실 안의 그녀 또한 인간 형태로 돌아와, 논리곤간과 같은 자세로 코피를 뿜는다! 뉴런이 불타버린 것이다! "사요나라!" 폭발사산!

 

 

"아이에에에에!" 같은 시각. 멀리 남쪽. 폭동으로 인한 교통정체를 뚫고서 마침내 집에 돌아온 히미코의 어머니는, 심장이 멈출 듯한 쇼크를 받았다. 책상으로 달려 가, 딸이 잠든 것 뿐임을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UNIX가 이상한 열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모니터를 보았다. 누군가가 원격조작하여 메가 데모를 송신한 흔적.

 

 

그녀는 몇 초 전에 원격조작자가 작성하여 남긴 말을 보았다. "은으로 된 총알은 없어|그러니 최선을 다해 줘|너는 새로운 인류야|어디까지고 날아갈 수 있어|그리고 언젠가 마음껏 KICK하게 될거야|불꽃을 불러내는 마법의 단어를 기억해|그래도 어머니가 하는 말씀은 잘 들으렴|사랑한단다"

 

 

"이게 대체 무슨......!" 그녀는 모니터를 들여다 보았다. 닌자 전파가 다시 그 기세를 더해, 녹색 문자열 뒤로 극채색 오로라와 거대한 그린 고스트의 모습이 비추어진다! 그리고 종말의 천사를 방불케 하는 나팔을 불며 그 주변을 날아다니는 금발 코카소이드의 모습을! "아이에에에에!" 광기! 아직 싸움은 이어지고 있었다!

 

 

폭주하는 그린 고스트를 막아서듯 공중에서 제지하는 낸시! "01110101111……!" 전자 생명체가 뻗어내는 무수한 촉수가 그녀의 논리육체를 뚫고 간다! 나무삼! 그 직후, 예상 외의 사태가! "아밧-!?" 물리육체 낸시에게 병렬직결하고 있던 앤드류의 머리가 격렬하게 흔들린다!

 

 

(((그린 고스트가...... 낸시를 경유해서...... 주입시키고 있어......!))) 그는 낸시의 어깨에 올려두었던 손을 재빠르게 떼고서 그녀의 후두부에 직결된 자신의 LAN 케이블을 뽑으려고 했다. 그러나 갑자기 낸시의 손이 움직여 자신의 생체 LAN 단자 포트를 누른 것이다! 이것으로 뽑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바바바바밧-!" 앤드류 도사의 뉴런이 심각한 손상을 입고, 목 근육의 단자에서 불꽃이 튄다! 반신이 마비되어 이제는 물리 절단은 불가능! "아바바바바바바밧-!" 전자 접속하고 있던 사이버 선글라스가 튕겨져 나가, 공허한 두 눈이 드러났다! 실제 눈도, 사이버네틱스 아이도 없는 공허한 구멍이!

 

 

암흑우주를 방불케 하는 로컬 코토다마 공간에서, 낸시와 앤드류는 대(大)자로 뻗은 채 우주를 떠다녔다. 그 거리는 좁혀지지도, 멀어지지도 않는다. 중심좌표축을 고정시킨 3D 모델링 인형과도 같이, 뱅글뱅글 미친 것 마냥 회전한다. 때로 그것은 빠르게, 공모양 처럼, 또는 맥박이 뛰는 빛줄기 처럼 변해갔다.

 

 

"훌륭해, 나는 죽겠지" 논리공간의 앤드류가 고속회전하면서 말했다. "기억봉쇄 알고리즘의 키를 받아가겠어" 낸시도 고속회전하면서 말했다. "자기장 폭풍이 심하군. 그 외에도 받아줬으면 하는 게 있다" "적인 나에게 도와주길 바라는 거야? 트로이를 방불케 하는 덫인 걸까?" 기분 나쁠 정도로 담담하게 이어지는 대화. 우주.

 

 

"안심하도록, 지금, 우리들은 자네를 자유롭게 해주기로 했다" "정말이려나?" "자네는 결국 목에 데이터 수집용 디지털 목걸이를 걸고 있는 돌고래다. 그것은 자유의지를 가져야만 하지" "시적이네" "아니면 무인탐사선이려나. 언젠가 반드시 우리들에게 돌아올" "당신의 생각은? 제자에게 주는 사랑의 단어를 속삭인다거나?"

 

 

"지금은 그럴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아" "계속 연기하고 있었어?" "자네도 나를 훌륭하게 속여 넘겼어" "당신은 너무나도 공허해. 탐구심을 잃은 거야?" "그건 나의 역할이 아니다. 그것은 시커가 담당하고 있어" "마치 괴물같네" "자네보다는 훨씬 인간다워" "인정할 수 없어" "인간다움의 정의를 내려보도록 할까"

 

 

"이제 시간이 됐어" "자네는 언젠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되겠지. 다음 내가 왔을 때에는, 얌전히 그 목걸이를 건내게 될거야" 코토다마 공간은 녹색 빛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모든 데이터가 옮겨진 것이다. 낸시는 좌우의 직결을 해제하고, 가슴의 권총을 뽑아 들어 일어서는 것과 동시에 뒤를 보았다. 앤드류도 권총을 들고 있었다.

 

 

이상을 감지한 노하이드가 움직여, 로봇 댄스를 방불케 하는 걸음걸이로 다가온다. 그러나 문을 격파하고 닌자 슬레이어가 나타나 그를 인터럽트한다. BLAMN! 낸시의 데린저가 불을 뿜었다. 앤드류는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탄환이 두개골을 관통! "페케롯파!" 앤드류의 머리는 폭발사산했다!

 

 

낸시는 얼굴을 토마토 쥬스를 방불케 하며 뿜어진 피로 적시고서 꼼짝도 않고 서있었다! "페케롯파!" 무자비한 카라테로 머리를 절단당한 노하이드도 전자음성 단말마를 내며 거의 동시에 폭발사산! "페케롯파!" 물리적으로 거리가 떨어져 있던 사령실의 시커도 머리를 쥐어 싸매고 격렬하게 흔들리다가, 연쇄적으로 폭발사산! 나무아미타불!

 

 

 

◆◆◆

 

 

 

 

자기장 폭풍의 활성화를 미리 알리는 병든 오로라가 황무지의 밤하늘에 약물 중독자와 같이 댄스를 흔들흔들 추고 있다. 바이오 울프들의 날카롭고도 외로운 울음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전체적으로 몹시나 와비사비(*)를 느끼게 하는 밤이었다.

 

(* 간소한 가운데 깃들인 한적한 정취, 일본의 미의식 중 하나라고 함)

 

 

ZZZZOOOOMMM...... 스텔스 수송기 나이미츠가, 사츠바츠한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다. 어둑어둑한 운송 스페이스 내부에 신묘한 얼굴로 정좌하고 있는 것은 오직 한 사람의 생존자, 베어 헌터. 눈앞에는 기밀 데이터가 담긴 듀랄루민 케이스.

 

 

KA-DOOOOOOM…… 뒷쪽의 언덕지대에 거대한 불기둥이 솟는다. 통신기지의 지하에 있는 제네레이터가 폭발한 것일까? 되돌아 볼 틈은 없다. 격렬한 자기장 폭풍과 오로라를 뚫고서 동쪽으로 고속비행하는 나이미츠는, 마침내 광대한 황부를 통과하여 검게 오염되어 버린 도산코해(海)에 도착했다.

 

 

부웅부웅부웅부웅...... 밤하늘을 가르는 무수한 한자 서치라이트.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고 있던 거대 원자력 항공모함 쿄우료쿠 칸케이(*)가 그 이상한 모습을 드러낸다. 나이미츠가 한바퀴 돈 뒤 무장도시와도 같이 그 항공모함으로 조용히 착함. 담배를 문,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안대를 찬 남자가 베어 헌터를 맞이한다.

 

(*협력 관계)

 

 

"도-모, 하베스터 입니다" "도-모, 베어 헌터 입니다" 그는 듀랄루민 케이스를 건내며 승강용 사다리에서 내려왔다. 하베스터는 그것을 받아 들고서 발길을 돌려, 롱 코트를 도산코의 바닷 바람에 나부끼며 사령실로 향했다. 베어 헌터가 그 뒤를 따른다. 클론 야쿠자들이 경례한다.

 

 

"그 비치(*)는 죽었나?" 하베스터는 담배를 빨고서 쉰 목소리로 말했다. "생명반응 트레이스가 도중에 끊긴 것을 보면, 아마도" "그 바보 녀석, 보나마나 닌자 슬레이어와 서로 물고 빨고 했겠지. 설마 보름달 밤에 죽게 되다니" "하이" "딸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군." "하이" "좋은 엉덩이를 가진 아가씨였지" "하이"

 

(* 원문은 アバズレ, 닳고 닳은 여자)

 

 

하베스터는 팔을 휘둘러 그의 멱살을 잡았다. "FUCK 했나?" "...아닙니다!" 그 눈빛에 베어 헌터는 삼켜지는 것만 같았다. "하하......! 군대식 조크일세, 이디옷트 녀석" 하베스터는 메마른 웃음을 지었다. 베어 헌터는 기가 빨려 사령실로 통하는 문 앞에 주저 앉았다.

 

 

"미션을 달성했다는 것 만이 진실이다. 그 녀석은 좋은 중사였어. 만안경비대의 혼은 영원히 살아갈거다. 아노요(* 저세상)에서 만나게 된다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FUCK 하도록 하자꾸나" 하베스터는 담배를 손가락으로 튕겨 바다에 버리고서 사령실의 후스마 도어를 열었다. 만신창이 상태인 베어 헌터는 잠시 그곳에 주저 앉아 차가운 바람을 쐬었다.

 

 

플로피 디스크를 읽어들이는 소리가 사령실에 울린다. 모니터에 메가토리이사의 앰블렘이 나타난다. 이어지는 방대한 데이터. 달. 달의 뒷면. "훌륭하군, 이걸 원했어" 전자생명체의 기원이나 생사 따위, 컬트를 방불케 하는 불 쉿에 대하여 그는 흥미를 품지 않는다. 아마쿠다리는 데이터를 실제 손에 넣었다. 그것이 사실이다.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Darkside of the Moon) #9

 

 

『그리즐리 헌터 : 49세 : 응급실에서』 "UFO라고, UFO를 봤어. 우리들의 바로 위를 계속 해서 쫓아다녔다고. 관찰하고 있었어. 그리고 닌자형 우주인이다. 스노우모빌에 타고 있었어. 자기장 폭풍도 놈들의 짓거리다.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다고. 전부, 음모였던거야. 어이, 내 이야기를 들어..... 나는 거짓말 따위는......"

 

 

『메가헤르츠 해방전선 대변인을 자처하는 남자 : IRC에서』 "모든 것은 저희들의 손에 의해 행해진 대규모 도시 해킹이었습니다. 우리들의 무서움을 지금 당장 체험하십시오. 우리들의 전파가 가져다 주는 힘, 그 견고하기 그지 없는 결의입니다. 페케롯파, 물리 타이핑 원리주의, 클록 업 복음파... 다들 약해 빠졌습니다"

 

 

『해커 : 34세 : 지하 고물상에서』 "저기, 당신도 봤지? 그 밤, 우리들은 분명히 봤었어. 그래도 이젠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지. 누군가가 우리들의 날개를 빼앗아 가버린거야.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서겠지. 이제 안되겠어. 우리들은 천상에서 추방된 아담과 이브이며, 결국 짛예의 열매는 먹지 못했어"

 

 

『카치구미 사라리만 : 29세 : 스시 바에서』 "인과응보라는 말, 알고 계십니까? 수많은 죽은 사람이 나오고, 도산코 그리즐리 베어에게 잡아벅힌 사람도 여럿 있습니다. 하층 노동자들이 함부로 날뛴 댓가를 스스로 치룬거죠. 메가 데모? 당연히 불법인 채로 두고 단속을 계속 해야 합니다. 폭동 밖에 만들어내지 못하니까요"

 

 

『UFO 연구가 : 54세 : 자택에서』 "...에, 그러니까 말이죠, 이번 사건과 UFO 목격 정보의 상승이 싱크로한 것이 바로 이 n파 입니다. 피라미드형 계급 해설은 이 사진을 봐주십시오. 가장 위가 화성인. 그 아래가 일본 정부로서 있으며 MIB 라고 불리는 남자들! 그들은 검게 칠해진 캐딜락을 타고..."

 

 

『탈선 대학생 : 19세 : 강의실에서』 "도시 해킹? 즐거웠죠. 또 안 터지려나. 그래도 같은 것의 반복되서야 예술이라곤 할 수 없겠죠. 다음에는 그렇지, 전쟁이라던가 어떄요? ......와오! 사회파!"

 

 

『사라리만 : 31세 : 거리에서』 "메가 데모가 전뇌 마약이라니, 대체 누가 정한 겁니까? 저희들이 모르는 사이에 도산코의 전통예술이 불법 취급 당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이걸로 이익을 얻는 것은 네오 사이타마의 대기업 아닙니까? 우리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무엇 하나 시작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좋을까요?"

 

 

『여성 사라리만 : 30세 : 자택에서』 "...새벽쯤, 남편은 지친 상태로 돌아와 그대로 출근했습니다. 그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신을 차렸더니 콜로니 앞에 있었다고 해요. 마치 UFO에게 잡혀갔다가 돌아온 사람 같이... 딸의 병 말인가요? 좋아졌어요. 유소년기에 많이 나타나는 히스테리의 일종으로..."

 

 

『동물애호단체 : 47세 : 사무소에서』 "......오염이 바이오 그리즐리를 만들어 내었고, 도시의 소음과 전파가 그들을 미쳐 날뛰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본래 얌전한 동물로...... 인간을 덮치거나 먹는 일은 없어요. 지금이야말로 자연환경 재생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폐수를 버릴 때 마다 해달이나 돌고래가 죽는 모습을 상상하셔야......"

 

 

『자아과 여의사 : 38세 : 자택에서』 "...불법 전파나 기화된 약물에 의한 집단 히스테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자아과 의사로서의 시점에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이걸로 된걸까요. 드로이드? 아직 조금, 마음 정리가 되질 않았어요. 그래도 수리된 그들의 기억이 돌아왔어요. 그 밤은 대체, 뭐가 뭐였는지..."

 

 

『학생 : 17세 : 게임센터에서』 "그 녀석, 죽어버렸어. 뉴런을 당했던가, 심장발작이었던가로. 반사신경 레버를 쥐고서 죽어버렸지. 나는 그 녀석과 다시 만나고 싶어. 그래서 이렇게 매일 불법 약물에 취해서 싸우고 있는거야. ......어째서냐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컬트야"

 

 

 

◆◆◆

 

 

 

어둑어둑한 아지트. "기억을 지운거야?" 데이터 디스크를 정리하면서, 사이버 고스 헤어를 한 조수가 물었다. "설마" UNIX 체어에 직결한 상태로 낸시가 웃었다. "닌자 리얼리티 쇼크의 영향으로 기억이 덮였을 뿐이야"

 

 

"계속 잊어버린 채일까?" "글쎄" 낸시는 녹음 테이프를 되감으며 뇌 안에 남겨둔 압축 데이터를 만지작 거렸다. 아직 압축을 풀 때가 아니다. "어디까지고 날아갈 수 있을거야. 무엇이든 꿰뚫어 볼 수 있을거야. 그리고 언젠가 마음껏 KICK하게 될거야" "유명한 챈트야?" "아니, 전혀" 낸시는 살짝 웃고서 다이브했다.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끝(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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