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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ㅇㅇ(58.228)'님 번역
"부탁이에요. 이건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낸시=상. 미안하지만 도와줄 수 없소. 이건 닌자가 아니오." 이치로 모리타는 자리를 일어나 헌팅캡을 눌러 쓰고 문을 열었다. "기다려요. 닌자 슬레이어=상!" 낸시가 문을 열자 이미 그는 사라진 채, 거리는 중금속 산성비로 젖어 있었다.
"하앗! 하앗! 쫒아온다! 아이에에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낸시의 비밀 아지트 내 UNIX 모니터 중 하나에서 암시모드로 촬영된 아마추어 느낌의 다큐멘터리 영상이 흐르고 있었다. "이제 틀렸어! 나무아미타불!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
부르르르르릉. 낸시가 운전하는 하얀 취재 밴은 교통량이 적은 산길을 향하고 있었다. 여긴 네오사이타마에서 먼 남동쪽에 있는 야마산지. "맛있는", "반대", "조금" 같은 구세기의 간판들이 갓길에서 녹이 슨 채 썩어가고 있었다. 젠을 방불케 하는 소나무 숲을 지나 농도를 향했다. 시끄러운 바이오 매미의 울음소리가 차 안에서도 들렸다.
덜컹 덜컹. 취재 밴이 거칠게 흔들렸다. 그리고 좁은 소나무 숲을 지나는 농도에서 멈췄다. "......저지 데블*이 출현하는건 밤중이야. 그 영상을 우연히 촬영한 대학생들도 우시미츠 아워라고 증언했어." 낸시는 엔진을 멈추며 조수석을 향해 말했다. "조사개시야."
*저지 데블(Jersey Devil) : 미국 뉴 저지에서 목격되었다는 UMA
"엄청난 데에 와버렸구만. 자판기조차 없다고" 특파원 조수 에일리어스도 카메라나 각종 기재를 짊어진 채 밴에서 내렸다. 카라테는 부족하지만 에일리어스는 닌자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노동은 별 문제없다. "뭔가 느껴지거나 하지 않아?" 낸시가 앞장서며 물었다. "뭔가라니?" "뭔가의 기척이라던가"
"잠깐만 기다려" 에일리어스는 오른쪽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고 눈을 감은 채 왼손을 가리키며 사방의 소나무 숲을 소나를 방불케 하며 살폈다. "아니, 이렇다 할 건 없네. 닌자가 아닌거지 이번엔?" "그러네. 그치만 적의를 가진 대형동물이 접근해온다면 어떨까" "알아 챌 수 있어. 난 닌자니까"
두 특파원은 전진했다. 에일리어스는 계속 주위를 닌자 경계력으로 경계하면서 앞서 걸어가는 낸시를 촬영했다. "이 야마 고개에서는 종종 수수께끼의 추락, 행방불명, UMA 목격 등의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NSTV 보도특파원으로 위장한 낸시 리는 이따금 카메라를 향해 조사경위를 말했다.
시끄러운 매미 소리. "목격정보에 의하면 그 UMA는 말, 박쥐, 뱀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저지 데블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수 주 전에도 산기슭의 온천가에서 하숙하던 대학생 그룹이 우연히 그걸 비디오 촬영하여......" "우왓" 에일리어스가 갑작스레 멈추며 비스듬히 후방의 하늘로 카메라를 돌렸다.
"왓!?" 낸시가 달려들었다! 이크 UMA인가! 또는 폐쇄적인 현지 농민에 의한 앰부쉬인가? 일행에게 긴장감이 흐른다! 에일리어스는 주위를 살피며 촬영영상을 되돌려보며 말했다. "미안해. 아무 것도 없었어. 뭔가 조금 뉴런이 오싹해져서. 위쪽에, 아마도 새, 저기 있는거"
그냥 까마귀다. 둘은 긴장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취재행위를 재개했다. 매미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 땀이 흐른다. "......그 밖에 물소 뮤틸레이트*나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는 등의 보고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맙포는 괴현상에 대해 상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근처에는 요로시상 제약의 사유지가 존재합니다."
*가축납치(캐틀 뮤틸레이션)을 말하는 듯
낸시와 에일리어스는 말을 방불케 하는 발굽 흔적, 블랙 메탈 또는 현지 농민의 포크로어에 기반되었다고 생각되는 기묘한 부두(마법진과 부서진 코케시), 파먹힌 망고와 파인애플의 무더기 등을 발견하며 나아갔다. 하지만 UMA 존재의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이윽고 외딴 농가에 도착했다.
"도-모, 쏘지 마세요! 저희는 수상한 사람이 아니에요!" 낸시는 NSTV 특파원증을 제시하며 묵묵히 나무를 쪼개는 건장한 농부에게 다가갔다. 나이는 50전후, 수염이 훌륭한 남자이며, 이름은 마이요시라고 했다. 마이요시는 타인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취재에 응했다.
"무엇을 재배하시나요?" 낸시가 물었다. "뭐냐니......보면 알잖아......" 마이요시는 장작 패기를 계속하며 잠시 침묵했다. 성미가 까다로운 남자 같다. "망고랑 파인애플이야......" "망고와 파인애플" 영상촬영은 허가받지 못했기 때문에 에일리어스는 녹음하며 메모했다.
"농작물이 망가져 있다거나?" 낸시가 물었다. 마이요시는 조용히 장작 패기를 계속했다. 팍, 팍...... 툭. 땀을 닦았다. 탱크톱, 억센 상완이두근이 들여다 보인다. 상당한 카라테이다. "......별로 곤란할 건 없어...... 그보다 당신들 같은 외지인이 참견하는 건 말야...... 곤란하다고"
마이요시는 과묵한 남자였다. 이 앞 고개에는 이제 집도 자판기도 없고 폐촌이 된 망고 농가만 있다고 했다. "......절벽이 무너지는 일도 많아서 위험하다고. ......당신들도 TV라면 애송이들한테 전해. 가끔 있단 말야. 반쯤 흥미만으로 생활을 방해하지 마라고......자, 이제 해질녘이니까 돌아가......"
마이요시는 장작을 들고 헛간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는 뭔가 숨기고 있어! 낸시의 저널리스트로서의 직감이 그렇게 고했다! "저지 데블에 대해 알려주세요." 낸시가 날카롭게 파고 든다! "그건 망고랑 파인애플을 좋아하는게!?" "......몰라" 그는 내뱉듯이 말했다!
"부탁드려요. 여기에 오는 도중 파먹힌 망고랑 파인애플을 몇 개나 촬영했어요!" 낸시가 물고 늘어진다. "저지 데블의 정체는 대형화한 바이오 해머머리박쥐가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해요." "......젠장, 무슨 헛소리를......" 마이요시는 혀를 차며, 두 사람을 무시하고 돌아섰다.
"앗" 에일리어스가 갑작스레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며 말했다! "아저씨, 미안한데 그 왼팔" 마이요시가 멈춰섰다. "그 물린듯한 자국" "옛날에 말한테 물린 적이 있다. 잘못됐냐!" 마이요시의 상태가 이상하다! "아니 나는 가끔씩 알아차리거든. 뭐라고 하면 좋을까 평범하지 않은 걸 말야"
"평범하지 않은 걸...알아채?" 마이요시는 에일리어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호흡이 거칠다. 격한 감정을 억지로 억누르는 것 같다! 도대체 그에겐 어떤 과거가 있었단 말인가!? "스미마셍. 그녀는 촬영 어시스턴트 경력이 짧아서 가끔씩 실례를" 위험한 애트모스피어를 보고 낸시가 사죄하기 시작한다!
"있지 부탁할게. 그 물린 자국 때문에 뭔가 괴로워하는거 아니야?" 에일리어스가 특파원 행세를 하는 것도 잊은 채 충동적으로 말했다. "잘은 설명 못하겠지만 나 침구사 면허 같은 것도 있으니까... 뭔가 도움이 될 지도 몰라. 진짜로. 그러니까" 그 자신도 이유를 모른 채 오지기했다.
에일리어스는 분명히 뭔가를 알아챘다! 닌자의 힘으로! 낸시는 이마에 땀이 배어가며 조용히 지켜봤다! ......과연 마이요시의 대답은 어떨까!? "별로 곤란한 건 없는데다 오컬트에도 흥미 없어. 돌아가......" 마이요시는 두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헛간에 들어가서 전자 쇼크 문을 굳게 닫았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 남겨졌다. 다시 매미가 요란하게 울기 시작했다. 긴장이 풀렸다. "글렀나" 에일리어스는 고개를 들고 숨을 내쉬었다. "닌자인거야?" 낸시가 속삭인다. "아니, 닌자는 아니라고 생각해" "그럼 무슨 일이야?" "......모르겠어. 그치만 치료하기 싫다는 사람한테 무리하게 발을 들이밀 수는 없잖아"
"......그렇지" "뭔가 미안해 낸시=상. 주제넘게 나서서" 이럴 때 이치로 모리타 특파원이 있어 주었다면 아마 전개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괜찮아. 아직 시간은 있어" 낸시가 말했다. 산기슭의 온천가에다 조사를 위해 1주일간 숙소를 잡았다.
에일리어스는 다시 카메라를 돌려 주변을 촬영했다. "좀 전에 해질녘인가 했더니 순식간에 어두워졌네 낸시=상. 오늘밤은 이제 어쩌지? 이제 좀 지쳤는데" "상대는 야행성 UMA니까 시간을 낭비할 순 없어" 낸시가 제안했다. "도로에 망고를 뿌리자"
낸시 특파원은 저지 데블이 좋아한다고 여겨지는 과일을 국도에 뿌려서 유인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차량추락사고는 아마도 UMA에 의한 공격. 취재 밴에는 투광기와 과일, 거기에 샷건이 준비되어 있어" 낸시는 핸드헬드 UNIX를 타이핑해서 주변 지도를 표시했다.
"그러니까 저지 데블은 바이오 생물이라는 거네. 의식이라던가 그런거랑은 관계없이" "나는 과학을 믿어" "좋았어! 심령같은 건 질색이고!" "폐촌 근처에 뿌려놓죠" 취재 밴으로 돌아가기 위해 낸시는 농로를 걷기 시작했다. "......음, 잠깐 기다려봐" 에일리어스가 불러세웠다.
"왜 그래?" 낸시가 의아한 얼굴로 다가선다. 에일리어스는 카메라를 흔들며 소나무 숲속을 촬영했다. "암시모드로 어떻게 하는 거였지" "손 근처에 있는 버튼. 위에서 2번째" "......우왓, 엄청 잘 보이네 이거...... 앗, 또 그런다" "......뭔가 보였던거야?" "아니, 소리가...... 지금 뭔가 들렸어...... 고함소리다!"
나무아미타불! 에일리어스의 닌자 청력은 소나무 숲속 깊은 곳에서 희미한 고함소리를 포착한 것이다! "방향은!?" 낸시 특파원이 가슴 부위에서 델린저*를 꺼내며 물었다! "북동쪽... 폐촌이 있다던 방향이다!" "GO GO GO GO!" 두 사람은 산길을 달린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말인가!?
*델린저(Derringer): 소형 권총
"하앗! 하앗! 하앗!" 에일리어스가 짊어진 카메라 영상이 심하게 흔들린다! (아이에에에에에!) (어이 전원 있는거냐......어이! 아이에에에에!) 에일리어스의 귀에는 젊은 남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가오고 있어!" "누군가 있어!? 저희는 보도특파원이에요!" 낸시가 숨을 헐떡이며 외친다!
망고 농장부터 수백 미터를 달려온 보도특파원들은 숲속의 작은 공터에 도착했다! "아이에에에에에!" "살려줘! 살려주세요!"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이제 그 소리는 낸시의 귀에도 들린다! 맥라이트* 불빛 3개가 흔들리며 다가온다! 과연 그들은 누구인가?
*맥라이트: 미국의 손전등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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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가 교환되어 에일리어스는 촬영을 재개했다. 숲속 공터에는 3명의 무궤도 대학생들이 주저앉아 숨을 헐떡이고 있다. 아직 말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말없이 학생들이 내던진 대형 배낭과 흘러내린 내용물을 촬영했다. 그들이 들고 있던 것은 촬영 장비, 말 마스크, 발굽 자국을 만드는 소도구이다.
오오......나무삼! 저지 데블 전설은 그들의 조작이었던 것인가? "설명해 줘" 낸시가 엄한 어조로 리더격인 청년에게 물었다. "낯이 익네. 당신들 저지 데블 목격 영상을 찍은 대학생이지?" "하앗, 하앗, 하앗......" "뭐한테서 도망친거야? 말하렴!"
"하앗, 하앗...... 카메라 꺼주시면 안됩니까" 리더가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안 돼. 우리는 저지 데블의 진실을 밝혀낼 필요가 있어." 낸시가 강하게 말했다. "뭘 했던거야? 그 책임을 질 필요가 있지?" "......" 남자는 체념하고 고개를 숙인 채 탄식하고 일어섰다.
"스미마셍, 저희들 신이 나서 제2탄을 촬영하려고 했어요. 그...... 페이크 다큐멘터리의......돈이 될거라고 생각해서......그래서..." 리더는 말하면서 동의를 구하듯이 다른 두 사람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폐촌에서......사소한 사고가 일어나서......친구인 사가와=상과 떨어져서......"
"아직 친구가 거기에 있는거네" "그래......사가와=상을 구하러 가지 않으면......!" "검은 남자가" 여대생이 뭔가 말하기 시작하자 나머지 한 명이 그것을 제지했다. "사고로 저희들 무서워져서 돌아가려고 했더니 괴물이 그림자를 봐버렸어요! 져지 데블이라고 생각해서! 패닉이 일어나서!" 리더가 말했다.
어딘가 먼 곳에서 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숲속 공터를 잠시 정적이 지배했다. "......갑시다" 낸시가 카메라를 향해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에일리어스의 손이 흥건하게 땀을 흘리고 있었다. "저희는 이제 폐촌으로 향합니다."
특파원 일행은 국도로 돌아가지 않고 폐촌 방향 그대로 산림을 나아갔다. 도중에 낙오됐다던 사가와=상과 합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밤의 산림은 위험하다. 따라서 페촌근처에 주차했다는 학생들도 동행하게 되었다. 이동하면서 낸시 특파원은 날카로운 인터뷰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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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르큐르큐르큐르. 낮 동안의 야마고개의 영상. 4명의 무궤도대학생. "그러면 테스트 촬영개시입니다." "와 스고이!" "매미가 시끄러워요." "저지 데블입니다!" 말 마스크를 뒤집어 쓴 무궤도 여대생이 네코네코카와이이 점프를 방불케 하며 뛰었다. "카와이이!" "얏타!" "와 스고이!"
"어, 저희들은 저번 다큐멘터리가 잘 나왔기 때문에 야마고개에 있는 망고농가폐촌에서 2번째 촬영을 감행하고자 합니다." "와 스고이!" "어이, 지금 부분은 나중에 제대로 컷 하라고" "하이" "폐촌은 아직이야?" "이 고개에는 저지 데블이 나온다고 해서-" 큐르큐르큐르큐르
"이건 아트 작품이니까. 진지하게 하라고 진지하게. 진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리더의 목소리. "아까처럼 그러면 진짜로 화낼거니까" "하이" "하이" "스미마셍" "기분 다잡고 발자국 만든 부분부터" 큐르큐르
격렬하게 흔들리는 카메라 영상.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저녁이 가깝다. "지금! 보였어! 분명히 봤어!" "웨이웨이웨이웨이!" "저쪽, 저쪽 외딴 소나무의 그림자" "그거 진짜 '검은 남자'아니야?" "잠깐만, 핸디 카메라 틀어봐" "뭐? '검은 남자'가 뭐야?" "블랙메탈리스트인가?"
"'검은 남자'는 말이야. 전설에 의하면 저지 데블이 낮 동안 변하는 모습인데 숲 속에서 검은 로브를 입고있대" "뭐야 그런거 들어본 적 없는데. 말 박쥐였던거 아니야?" 아니 저지 데블은 말이지" "아무 것도 안찍혀있어 핸디 카메라에는" "잘못 본거네요." "절대로 봤다고! 날 보고 있었어!"
큐르큐르큐르큐르. 해질녘. 폐촌. 일행은 '검은 남자'를 못 본 것으로 하고 출입금지 금줄을 넘어 촬영을 계속하고 있었다. "와 스고이!" "잠깐 이거 야바이해. 뭐랄까 리얼리티가 스고이" "저거라던가 천장이 무너져있는건 어째서?" 붕괴한 집들, 헛간, 창고, 급수탑
"아무도 안계신가요?" "아무도 없다니까. 있으면 오히려 더 무섭잖아" "아하하하하하하" 큐르큐르큐르. 폐옥을 밖에서 촬영한다. "이쪽은 마이요시=상 입니다" "저쪽도 마이요시=상 입니다." "마이요시=상만 잔뜩" 큐르큐르 "이거 망고 아니야?" "먹다 남은거?" 큐르큐르
큐르큐르큐르. 밤의 장막에 쌓여있다. "어이 야바이" "불법침입 야바이" "맙포한테 들키면 잡혀간다니까" 4인조 중 하나인 사가와만이 무너져내린 폐가의 지하에 있다! 위에서 찍는 카메라! "절대로 무슨 비밀이 있다니까! 자, 이거봐 일기야! 내가 읽어볼게!" "그만 두라니까!" "아이에에에에에!"
격렬하게 흔들리는 카메라! 고함소리! "뭐야, 왜, 왜 소리 질렀어!" "지, 지금 저쪽에서 마, 말 같은 소리가" 여대생의 목소리가 떨린다! 사가와는 아직 지하에 있다! "어이 사가와=상! 뭔가 위험해! 돌아가자!" 하지만 사가와는 일심분란하게 일기를 계속 읽는다! "......이 무슨! 저지 데블은......윽!"
사가와가 갑자기 주저앉았다! 줌! 일기에 묻은 대량의 코피!? "야바이 야바이!" 날뛰는 영상! "아이에에에에에에에!" "어이 뭐야, 무슨 소리야!" "도망가!" 키이이이이이이잉!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SMAAAAAASH! 갑자기 폐가가 붕괴한다! "아밧!" 사가와의 단말마!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 카메라를 잡은 손이 격렬하게 떨리면서 분진 속을 도망간다! "사가와=상! 사가와=상!"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도망가!"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 저기! 지붕 위에!" 카메라가 뒤돌아본다! 붕괴된 옥상 위에 의문의 거대생물의 그림자! """아이에에에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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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영상을 확인하면서 폐촌으로 나아가던 일행은 걸음을 멈추었다. "......잠깐, 잠깐 기다려봐. 이거말야, 말하기 뭐하지만 이야기가 다르지 않아? 낙오됐다?" 에일리어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사가와=상 말야 아무리 봐도...... 삼도 리버 건너간 게...?"
"""아이에에에에에......혼란스러워서""" 이런 혼란은 결코 드물지 않다. "한번 더 돌려줘" 낸시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영상을 확인했다. "지붕하고 비교해보자. 이거 날개네. 본체는...... 그래도 말보다 크네. 예상보다 훨씬 크고 호전적이야. 이길 수 있겠어?" "아니" 에일리어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 때, 앞쪽 소나무 숲에서 말을 방불케 하는 우렁찬 울음소리와 사나운 발굽소리, 그리고 박쥐를 방불케 하는 날개가 고요한 밤의 대기를 때리는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나무아미타불! "야바이!" 에일리어스는 순간적으로 판단했다! "도망가자!"
"""아이에에에에에에에!""" 위험해! 일행은 원래 왔던 길을 되돌아가듯 산림에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여기야! 나를 따라와!" 낸시가 앞장섰다! "취재 밴까지 도망가면 샷건이 있어!" "서둘러!" 에일리어스가 맨 끝! 모두들 정신없이 달린다! 카메라 영상이 엉망으로 흔들린다!
"""""하앗! 하앗! 하앗!""""" 도망간다! 에일리어스의 암시카메라영상이 격렬하게 흔들린다! 자주 뒤를 돌아보며 산림의 어둠속 수수께끼 UMA의 그림자를 찾는다! "달려! 뭔가 다가오고 있어!" "나무아미타불!" "아이에에에에에!" "따라잡힌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어이, 틀렸어 젠장, 이것좀 부탁해" 에일리어스가 최후미의 대학생과 나란히 달리며 촬영 카메라를 건넸다. "아이에에에에, 어쩌실려구요" "내가 말이지, 어떻게든 막아 보겠어. 그러니까 달려!" "하, 하이!" 카메라 대학생은 에일리어스를 찍는다. 그리고 곧바로 낸시 쪽으로 돌아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이얏!" 뒤에서 에일리어스의 카라테 샤우트가 울린다. "하앗! 하앗! 하앗! 하앗! 스미마셍! 스미마셍! 스미마셍!" 리더 대학생은 에일리어스에게 사과하는 듯 흐느끼며 카메라를 끌어안은 채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달린다! 일행은 대나무 숲을 지나 망고밭에 도달한다!
"끄악!" 산림 깊은 곳에서 에일리어스의 고함소리! "하앗! 하앗!" 계속 달리는 대학생! 영상이 심하게 흐트러진다! 문명의 빛! 마이요시의 집이다! "어이!" 전방에서 억센 목소리가 들린다! "누구야? 누구야?" 대학생이 당황한다! 영상이 흐트러진다! 농부다! 샷건을 들고 건벨트를 두르고 있다!
"마, 맞는다!?" 대학생은 공포에 질려 멈춰섰다! "마이요시=상! 저지 데블이에요!" 낸시가 외쳤다! "국도까지 도망가! 차 타고 도망가는거야!" "싸울거야!?" "결판을 내겠어!" 마이요시가 샷건을 코킹(cocking*)한다! "뭐야뭐야뭐야" "아이에에에에!" 여대생이 뒤를 가리켰다!
*cock : '총의 공이치기를 당겨 세우다'
카메라의 암시 영상이 한순간에 통상 모드로 변했다. 소나무 숲속에서 아무런 조짐도 폭발음도 없이 큰 불길이 발생했다. "우왓" 카메라 대학생이 숨을 삼켰다. "에일리어스를 닮은, 하지만 전혀 다른 사람 같은 여자의 입정 사나운 욕설과 샤우트가 울렸다. 열을 머금은 바람이 멀리 떨어진 그들에게까지 닿았다.
"뭔가가, 싸, 싸우고 있어......?" "멈춰서지 마!" 낸시가 외쳤다! 카메라 대학생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뛴다! "끄악!" 또다시 에일리어스의 고함소리! "마이요시=상! 당신도 도망쳐" "놈은 내가 죽인다!" 마이요시는 외치며 샷건을 겨누고 돌격한다! "ARRRRRRRRRRGH!"
뒤에서 총성과 고함소리가 들린다! "아이에에에에에에! 하앗! 하앗! 하앗!" 대학생은 계속 달린다! 좁은 농로를 빠져나와 하얀 취재 밴이 보였다! "빨리! 빨리 타!" 낸시가 손짓한다! 밴에 올라탄다! 발진! 하지만 갑자기 펑크가 나서 좌우로 크게 흔들리다 정지! """아이에에에에!"""
"SHIT!" 낸시가 차에서 내려 타이어를 라이트로 비춰본다. 대학생도 내려서 카메라를 줌업한다. 그것은...... 마키비시이다! 누군가가 비인도설치무기 마키비시를 부설해놨던 것이다! "어이! 뭐하고 있어!"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코피를 흘리며 상처투성이인 에일리어스가 달려온다!
"마키비시야" 낸시가 외쳤다! 취재 밴도 이제 틀렸어! 실려있는 샷건으로" "안 돼! 샷건 같은걸로는 무리야! 나도......발목을 뱀같이 생긴거에 물렸어! 휘청거려서 잘 못움직여! 어이!" 에일리어스가 카메라를 봤다! "국도까지 달려! 장거리 트럭 같은걸 찾는거다!
"MOVE! MOVE! MOVE!" 낸시가 앞장선다! "하앗! 하앗! 하앗! 이 시간대엔 교통량이 거의...!" "아이에에에에에, 아까 그 사람은 어떻게 됐죠?" 대학생들이 우는 소리를 한다.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고 달려!" 에일리어스가 카메라를 낚아챘다. "달려라!!"
"""""하앗! 하앗! 하앗!""""" 일행은 자그마한 희망에 매달려 국도를 향해 달렸다. 낸시가 이따금 뒤쪽 하늘을 향해 총을 쐈다. 대학생이 미친 듯이 외쳤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도망갈 수 있어!" 국도에 도달하는 것이 생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에일리어스는 그렇게 외치며 계속 격려했다.
저지 데블이 접근하는 기미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앗! 하앗......빌어먹을......!" 에일리어스의 눈동자가 뱀의 독 때문에 흐려지기 시작했다. 달리는 페이스가 학생들보다 뒤쳐지기 시작했다. 평범한 독이 아니리라. "......국도야!" 먼 장소에서 낸시가 외쳤다. 에일리어스는 넘어져 카메라가 길바닥에 나뒹굴었다.
"살려줘!" "누군가! 아이에에에에에에에! 누군가!" "안 돼! 역시 아무도 도와줄리가......! 앗!" 무궤도대학생들은 필사적으로 외쳤다! 그 때! 빵빵-! 클랙션이 울리며 믿을 수 없게도 헤드라이트 불빛이 그들을 비추었다! 무한한 암흑을 방불케 하는 고개에 난 국도를 달리는 소형 자동차 한 대가 접근하여 멈추어 섰다.
"부탁드려요! 저희는 블랙메탈리스트가 아니에요! 이 아이들을 태우고 기슭에 있는 온천으로 가주세요! 이유는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낸시가 NSTV 보도특파원증을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도로에 주저앉은 대학생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형 자동차를 바라봤다. 모두가 탈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문이 열렸다! 낸시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도-모" 차에서 내린 것은 트렌트코트에 헌팅캡을 쓴 남자! 오오...... 그 가슴에는 NSTV 보도특파원 이치로 모리타의 특파원증이! "낸시=상, 차와 그들을 부탁한다. 뒤는 내가 해결하지...!"
【마크 오브 더 데블】#1 끝
"살려줘!" "누군가! 아이에에에에에에에! 누군가!" "안 돼! 역시 아무도 도와줄리가......! 앗!" 무궤도대학생들은 필사적으로 외쳤다! 그 때! 빵빵-! 클랙션이 울리며 믿을 수 없게도 헤드라이트 불빛이 그들을 비추었다! 무한한 암흑을 방불케 하는 고개에 난 국도를 달리는 소형 자동차 한 대가 접근하여 멈추어 섰다.
"부탁드려요! 저희는 블랙메탈리스트가 아니에요! 이 아이들을 태우고 기슭에 있는 온천으로 가주세요! 이유는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낸시가 NSTV 보도특파원증을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도로에 주저앉은 대학생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형 자동차를 바라봤다. 모두가 탈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문이 열렸다! 낸시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도-모" 차에서 내린 것은 트렌트코트에 헌팅캡을 쓴 남자! 오오...... 그 가슴에는 NSTV 보도특파원 이치로 모리타의 특파원증이! "낸시=상, 차와 그들을 부탁한다. 뒤는 내가 해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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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오브 더 데블】 #2
암시모드 카메라는 한동안 소나무 숲과 자갈길만 비추었다. 크게 흔들리더니 에일리어스의 얼굴이 비춰진다. "......하앗, 하앗......" 농도에 쓰러진 그녀는 굴러간 카메라를 향해 필사적으로 기어 가 손가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녀의 눈은 텅 비었다. 독 때문에 전신의 근육이 이완되기 시작한 것이다!
"야바이, 놈이......놈이...!" 그녀에게는 박쥐를 방불케 하는 날개 소리, 자갈을 짓밟는 발굽 소리, 짐승같이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에일리어스의 몸이 뒷쪽 어둠으로 서서히 끌려간다! 나무삼! 저지 데블이 그녀를 데려가려는 것이다!
그 순간! "ARRRRRGH!" BLAMN! BLAMN! 갑자기 어둠 속에서 샷건 총성과 미친듯한 농부의 고함소리가! "야메로! 키노시타! 이제 그만하는거다! 키노시타!" 암시 카메라는 그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마이요시다! 하얀 민소매는 피로 젖어 있다! 키노시타는 누구인가!?
산탄이 명중한 것인가? 악마를 방불케 하는 말의 힘차게 우는 소리가 밤중의 소나무 숲을 뒤흔들며 카메라 영상이 흐트러진다! 매미들이 일제히 날아오른다! "키노시타!" 큰 도끼를 휘두르며 돌격하는 마이요시! 하지만 다음 순간! 키이이이이이이이이잉! 머리를 깨는 듯한 엄청난 괴음파가 터져 나와 에일리어스와 마이요시를 덮친 것이다!
"끄악!" 마이요시가 도끼를 떨어뜨리고는 주저앉아 머리를 감쌌다. 굉장한 코피다! "우왓!" 에일리어스도 머리를 감싸며 뒹굴었다! "역시 이놈이다! 빌어먹을! 똑같은 느낌이야! ......처음에 내가 낌새를 느꼈을 때...... 차에 마키비시를 설치해놓은거야...! 빌어먹을!"
"Wasshoi!" 갑자기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카라테 샤우트가 소나무 숲에 울려 퍼졌다. 어둠을 가르는 수리켄! 명중! 악마를 방불케 하는 신음소리가 울린다! 에일리어스가 붉은 피를 뒤집어 쓴다! 음파가 멈췄다! "도-모, 저지 데블=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암시 카메라는 그 닌자의 발끝을 포착하고 있었다!
키이이이이이이! 또다시 음파공격!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도약하여 이를 피한 뒤, 멋진 소나무를 걷어차 트라이앵글 리프를 성공시키고는 카라테 춉을 휘둘렀다! 기민한 움직임으로 이를 피하는 저지 데블! 이형의 괴물과 닌자 살육자 사이에서 엄청난 카라테 공방이 시작된다!
굉음과 함께 저지 데블이 덮쳐왔다! 앞발을 들고 똑바로 일어 서서 상대를 때려눕히는 엄청난 연속 킥이다! "이얏!" 사신은 방어를 굳히며 이 무시무시한 난타를 견뎌낸다! 이 순간, 암시 카메라도 이형의 일부를 포착하고 있다! 말발굽이 달린 앞다리! 그 형상은 이전에 절벽에서 추락한 차에 남겨진 수수께끼의 움푹 패인 부분과도 닮아있다!
"어이, 마이요시=상! 괜찮은거야!" 사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에일리어스가 간신히 기어가서 쓰러진 마이요시를 흔들어 깨우려고 한다! 위험한 상황이다! "정신차려, 죽지 마!" "이얍!" 열세를 뒤엎는 사신의 카라테 로우킥이 정해졌다! 저지 데블은 신음하고 분노하며 날개를 펼쳐 날아오른다!
암시 카메라가 비추는 농로 자갈길에 거대한 그림자가 새겨졌다! 괴물은 보름달을 등지고 상공을 날아다니며 가공할 활공 공격을 계속하려는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 방향을 노려보며 인정사정없는 주 짓수를 취한다. "키노시타! 키노시타!" 정신을 차린 마이요시가 상공을 향해 외쳤다!
"이이야아아앗!" 검붉은 사신은 요격 카라테를 날리기 위해 도약! 그 모습은 다시 카메라의 시계에서 사라졌다! 그 직후 야마고개에는 이 세상의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이에에에에에!" 무언가를 본 에일리어스와 마이요시가 울부짖었다. 암시 카메라 영상이 지진을 방불케 하며 흔들리다 끊겼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깜깜한 화면에는 낯선 남자의 단말마 고함소리가 격렬한 노이즈와 함께 녹음되고 있었다. "사요나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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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에일리어스와 마이요시는 무엇을 본 것일까. ...큐르큐르큐르큐르. 되감긴 테이프를 해석해보니 거기에는 박쥐를 방불케 하는 날개를 가진 거대한 괴물이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고 생각되는 선명하지 않은 영상. 이어서 괴로워하며 마이요시의 곁으로 다가서는 '검은 남자'같은 사람의 그림자가 확인되었다.
......과연 저지 데블의 정체를 무엇이란 말인가. 마이요시가 외쳤던 키노시타라는 말에는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며칠 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에 시달린 에일리어스는 카메라를 들고 다시 마이요시의 농장을 방문했다. 군데군데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그는 숙연하게 농사일에 힘쓰고 있었다.
"아, 도-모" 에일리어스가 오지기를 했다. "......도-모" 마이요시가 답하며 땀을 닦았다. 잠깐동안의 정적. 매미소리만이 주변을 울렸다. "마이요시=상, 당신 이제 괜찮은건가" "......내가 일하지 않으면 누가 이놈들을 돌봐주겠어" 마이요시의 조용한 시선은 망고에게 향했다.
"아직도 뭔가 용무가 있나" 마이요시가 말했다.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어딘가 심상치 않은 애트모스피어를 풍기고 있었다. 에일리어스는 조금 망설이다가 말했다. "그날 밤의 일 말이야. 죽기 살기로 외치는 당신을 부축해서 일으키려 할 때 우연히 내 머리에 들어와 버려서 말이야"
"......들어왔다?" 마이요시가 물었다. "아아, 보였다, 라고 해야할까......정말로 그,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니야.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아. 그치만 불가항력으로 내 안에 들어와버렸어" "그러니까 뭐가 말인가" "키노시타=상은 당신의 동생이지. 마이요시 키노시타=상"
"......뭐, 긴 이야기가 될거다." 마이요시가 농사일을 멈추고 에일리어스를 집의 차노마로 안내했다. 에일리어스는 내온 차를 마시며 부엌에서 마이요시가 망고를 썰어 가져오기를 기다렸다. 문득, 걸려있던 가족사진 중 하나를 보니 그곳에는 '검은 남자'와 닮은 눈가를 지닌 남자가 있었다.
그러고 나서 마이요시는 무서운 과거의 비밀을 참회를 방불케 하며 말했다. "......지금부터 7년 전어느 날, 갑자기 키노시타는 닌자가 되어버린 거야......" 기억은 혼탁해져서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이미 그 자신도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러다가 서서히 저지 데블이 되었지"
이윽고 키노시타는 예전에 살던 집 지하실에 틀어박혀 완전한 저지 데블로 변했다고 한다. 말을 못했지만 마이요시를 분명히 형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공격하지도 않았다. 또한 낮 시간에는 닌자의 모습을 취하고 숲을 배회했다. 이것이 '검은 남자'이다. 아마도 짓수의 힘으로 변신했으리라.
괴물이 진정한 모습이었는가, 혹은 블랙 메탈리스트에게 숭배되기 시작했었다는 '검은 남자'가 진정한 모습이었는가...... 이제는 알 수 없다. "점차 흉포해져서 국도에서 차라던가 공격하던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결국 아무것도 못했어. 그날 밤까지 그 녀석이 좋아하던 과일을 계속 키웠지......"
"그랬구나" 에일리어스는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했다. "저기, 보도특파원상, 난 7년 전에 미쳐버렸던건가. 키노시타는 어쩌면 7년 전 그날 죽어버렸을지도 몰라. 그리고 그날 밤 사신이 와서 모든 걸 끝내버렸던거지. 닌자의 사신이"
"......괜찮아. 당신은 미치지 않았어. 그런데 만약 당신이 원한다면 아마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 에일리어스가 조금 코를 훌쩍이며 마이요시의 팔에 남겨진 악마의 이빨 모양을 가리켰다. "괴로운 기억이나 아픔을 말이지, 잘 없애는 게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 필요이상으로 사라질지도 몰라"
"......" 마이요시는 팔에 난 오래된 상처를 보며 잠시 생각했다. 어렸을 때 동생과 오래된 우물에서 놀았던 기억. 망고 재배를 시작했을 때의 기억. 동생이 갑자기 닌자가 되어버려 목인 트레이닝을 시작했던 날. 저지 데블이 되어버려 질책하던 그를 물었던 밤의 아픔. 그리고 최후의 밤에 미소와 함께 남겼던 말. "......아니, 괜찮아"
"정말?" 에일리어스가 다시 물었다. "아아 괜찮아. 내가 잊어버린다고 해서 저지 데블 전설이 사라지는게 아니야...... 그러면 그 녀석이 정말로 저지 데블이 되어 버린다는 기분이 들어." 마이요시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두운 비밀을 공유하는 것으로 중압감이 사라진 것 같다. 두 사람은 망고를 먹었다.
"......제멋대로의 궤변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지" 마이요시는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이해해, 왠지 모르겠지만 이해할 거 같아" 에일리어스는 다시 코를 훌쩍이며 망고를 먹었다. "......그 대신 부탁하마. 자네들은 보도특파원으로서 저지 데블 전설에 종지부를 찍어줘" "알겠어" 에일리어스가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
부르부르부르부르...... 하얀 취재 밴이 소나무 숲에서 기다린다. 차내에는 이치로 모리타와 피곤한 얼굴의 낸시 리가 있다. 카메라를 들고 갔던 에일리어스가 돌아왔다. 뒤에는 골판지를 들고 있는 마이요시도 있었다. 둘은 취재 밴에서 내려 오지기를 했다. 마이요시도 오지기를 하고 얼마간 짧은 대화를 주고 받았다.
부르르르르르르릉. 그리고 취재 밴이 농도를 따라 야마고개의 국도로 느긋히 내려갔다. 이제 이 고갯길에 저지 데블이 나타나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차내에는 마이요시에게 건네받은 골판지에 쌓인 망고의 달콤한 냄새가 감돌고 있었다.
"결국 말야. 요로시상 쪽은 어땠던 거야?" 에일리어스가 묻는다. "조사했지만 현시점에서 관련성은 제로. 내 추론이 틀렸던거야. 반성해야겠네." 낸시가 대답한다. "저널리스트로서의 기본을 다시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됐어요. 닌자 슬레이어=상. 당신이 지적한 대로였어"
"......아니 괜찮소" 핸들을 잡은 이치로 모리타 특파원은 고갯길에서 온천을 향해 완만한 커브를 꺾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투는 어딘가 씁쓸했다. " 나 역시 닌자가 아닐거라 생각하고 움직였지. 내가 처음부터 취재에 참가했더라면......"
그 오고포고(Ogopogo) 사건에서 생겨난 골을 메우는 것처럼 두 사람은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윽하게 사과했다. 조금 달리는 동안 망고를 먹고 낸시는 활력을 되찾아 저지 데블 전설을 없애기 위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우선은 대학생들을 다시 만날 것이다. 다행히 온천에서 아직 며칠간 머물기로 했다.
에일리어스는 창문을 열고 카메라로 야마고개를, 절벽의 아득히 아랫쪽에 흐르는 야마강을 촬영했다. 그러고는 후방의 소나무 숲을 촬영하고 코를 훌쩍이며 웃었다. "......저기 낸시=상. 나 말야, 이 일이 왠지 좋아졌어" 그녀의 가슴과 팔에는 NSTV 보도특파원의 특파원증과 완장이 자랑스러운 듯이 빛나고 있었다.
【마크 오브 더 데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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