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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NJSK'님 번역
◆忍◆倫◆
◆KARATENOSYS SOUND◆
【플라워즈 프롬 프로스트】#1
잿빛의 바다와 잿빛의 하늘이 섞여드는 곳, 부서진 섬들이 잔잔한 파도를 받으며, 수 척의 어선이 오늘도 흑연을 내뿜으면서 왕래하고 있다.
바위 위에 달라붙어 있는 판잣집 건축물은 집집마다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고, 파란색에 녹색, 노란색 등 각자의 색깔로 난잡하게 칠한 페인트가 이곳에 인간문명이 존재함을 주장하고 있었다.
이윽고 거만한 고래의 울음소리를 방불케하는 경보음이 수면에 울려 퍼지자, 장갑판으로 삼엄하게 무장된 수송선이 초라한 어선을 치고 지나가며 입항했다.
"아밧-!" 얼어붙을 듯한 바다에 내던져진 어민들은 부서진 선재에 매달리며 원망스러운 듯이 배의 수송선의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푸른 바탕에 흰색으로 '과동(過冬)'이라고 쓰인 한자 엠블럼기를 바람에 펄럭이는 그 배는 바다를 사이에 둔 에지쿰 화산에서 나오는 에메츠를 마을로 실어 나르기 위한 수송책이였으며, 당연히 그것은 싯카 거리의 법이요 주먹인 러시아 야쿠자의 가혹하기 짝이 없는 수령, 메기르비치의 소유물이다
메기르비치는 신 윈터라는 이름의 닌자로도 알려져 있었다. 2037년 당초의 그는 러시아 야쿠자의 말단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후 닌자로서의 카라테를 단련한 그는 당시의 보스(닌자였다) 일족 가신 모두를 죽이고 참수함으로써 자신의 힘을 과시하여 현재의 지위를 굳혔다.
에지쿰 화산이 많은 양의 에메츠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을 때, 그의 산은 시트카의 중대한 산업 거점이 되었고, 알래스카의 러시아 야쿠자는 국제사회에서 크게 성장했다. 어둠보다 더 검은 에메츠, 아메=츠치라고도 불리는 광석에 본능적인 두려움을 갖는 자는 아직도 많다. 그러나 이미 이것 없인 세계는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음울하게 가라앉은 거리엔 깜빡이는 네온 간판이 늘어서 있다. 「도스시」「니민가」「오마니」「유우타로」 등.
표지류나 안내판에는 키릴 문자나 알파벳이 이용되지만 네온 간판이라면 역시 네오사이타마 양식이다.
사람들은 네온 간판과 웨어-타누키 상, 케모 맥주 애니메이션 포스터를 통해 바다 건너의 그 땅을 떠올린다.
부품조립식 포장마차, 러시아 야쿠자의 배급 냄비. 꿰어진 버팔로 고기, 길거리 설법사 등으로 북적거리는 큰 길에서 몇 개의 골목을 들어선 끝, 수증기가 자욱한 돌멩이 뒷길에 형광 오렌지 불빛을 비추는 것은, 낮부터 만취자가 술잔을 채우는 싸구려 술집 '스지(筋)'다.
가게의 이름은 사이버네틱스 아이를 가진 억척스러운 여주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수지'는 오늘도 통나무 같은 팔을 휘둘러 얼음 덩어리에 아이스픽을 마구 꽂으며 가게 안의 주정뱅이들을 대충 훑어보고 있었다.
"오늘도, 외상으로 좀 해줘. 아밧-!" 만취한 단골의 손등 한가운데에 아이스픽을 능숙하게 꽂은 후, 그녀는 노렌을 넘어 나타난 낮선 손님을 응시했다.
그 자는 주정뱅이들의 수상쩍은 시선 한 가운데 성큼성큼 카운터까지 걸어왔다. 그리고 토큰을 놓았다.
"즈브로카와 물을 좀 주시오." "예이." 수지는 눈살을 찡그렸다. 파랗게 질린 피부에 사이버 선글라스, 건장한 몸, 짧게 깎은 검은머리.
설마 클론 야쿠자인가 하였으나, 그게 이런 곳에서 술을 살 리도 없다.
"내게 무슨 문제라도?" 손님은 엄숙하게 말했다. 사이버 선글라스의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건드려 투과율을 낮추고, 차가운 시선으로 수지를 바라봤다.
"딱히. 도-조." 수지는 가지런히 놓인 잔에 즈브로카와 물을 차례로 부었다. "당신, 어디서 온 걸까. 싯카 사람은 아니지"
"그래." 그는 엄지만한 알약을 물에 녹여 마셨다.
"싫으면 굳이 얘기해주지 않아도 돼" "네오 사이타마다." 사내는 즈브로카를 단숨에 마셨다.
"오호. 그건 굉장한 걸." "긴 여행이였다." 사내는 의자에 앉아, 사이버 트렌치코트의 옷깃을 여몄다.
"그거야 그랬겠지." 수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싯카엔 뭘 하러 왔어? 에지쿰이라도 보러 온거야. 아니면 야쿠자 비즈니스?"
사내는 한박자 늦게 입을 열고는, "물론, 용건이 없었다면......" 그 때였다.
"아밧-!" 피투성이가 된 인간이 테라스의 테이블을 쓰러뜨리며 가게 안으로 쓰러졌다.
만취자 중 몇몇은 깜짝 놀라 술병을 들었고 몇몇은 비명을 질렀다. 사내는 잔을 내려놓고 뒤돌아보았다.
부상자는 젊다. 아직 십대 쯤인가. 양팔엔 위협적인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레니! 어떻게 된거니, 너" 수지는 쓰러진 청년을 불렀다. "위험해......!"
레니는 일어나려 했으나 자신의 피로 미끄러져 다시 쓰러졌다. "위험하다고" "그것만으로 뭘 알겠어! 또 싸운거야?"
"닉이 납치당했어......! 쿠훕!" "뭐라고?" 수지는 카운터를 뛰어넘어, 레니를 부축해 일으켰다.
"잠깐 당신! 거기 있는 박스 좀 가져와 봐!" 수지는 조금 전의 여행자를 향해 소리쳤다.
"이거 말인가?" 그는 이미 수지 옆에 서있었으며, 카운터 옆에 있던 의료박스를 들고 있었다.
"무슨......맞아, 그거야. 수고를 덜었네" 수지는 레니의 탱크톱을 찢고, 옆구리에 난 찢어진 상처에 얼굴을 찌푸렸다.
"누구한테 당한거야" "카토우, 쿠헉!" 레니는 피를 토했다.
'카토우'라는 단어를 귀에 담은 수지는 옆에 있는 여행자만큼이나 창백해져서 진땀을 흘렸다. "뭐....무슨 짓을 저지른거니?"
"그런 것보다, 부탁이야. 아니키를 빨리......" 동굥이 열리기 시작했다. "안돼" 지혈처리를 하며 수지가 신음했다. 남자는 품에서 주사기를 꺼냈다.
"ZBR을 사용한다" "부탁할게" 수지는 여행자 쪽을 돌아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행자는 솜씨 좋게 레니에게 주사를 놓았다. 동공이 수축했고, 레니는 다시 기침을 했다.
"아니키를 불러줘! 닉이 살해당한다고!" 여행자는 돌연 등 뒤의 계단을 돌아봤다.
위층에서 천천히 내려온 것은, 턱수염을 기른 아프로헤어의 남자였다.
아프로헤어의 남자는, 연령은 30살 남짓으로 보였다. 그는 나른하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 왜 그러냐." 태연하게 답했다.
"닉이...... ""그건 들었다. 호들갑 떨기는" "도와줘.....아니키......쇼고=상......" "그러니까, 뭔 짓을 또 해서 그 꼴이냐 묻잖아?"
'쇼고'라는 이름을 들은 여행자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레니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가장 위험한 상태는 벗어난 듯 했다.
"닉은 그......카토우의 에메츠를 건드려버린 듯 해서" "드---응---신!" 쇼고는 무릎을 꿇고 얼굴을 가까이 대며 술기운 섞인 큰 목소리로 매도했다.
"그런거, 공개참수로 끝난다면 차라리 다행이구만."
"흐읏-" 레니는 얼굴을 엉망진창으로 일그러뜨리며 뚝뚝 눈물을 흘렸다. "어쩔거야?" 수지가 물었다.
"죽는 것 밖에 더 있겠어?" "흐으읏-!" 레니는 이를 악물고 통곡했다.수지가 째려봤다. "적어도 돌려서 말해!"
"하여튼 썩을 꼬맹이들......" 쇼고는 일어나 우드득,하고 목을 풀었다.
"어딜 가려고 그래!" 그대로 가게 밖으로 떠나려 하는 쇼고에게 수지가 소리쳐 불렀다.
"아아? 정해졌잖아 그런건! 어딘지 정도는 짐작이 간다고!" 걸으면서 쇼고는 뒤돌아봤다.
"레니! 제 스스로 뒤도 제대로 못닦는 꼬맹이한테 허세부릴 자격같은 건 없는 거다!" "으읏-!"
"....넌 또 뭐야" 쇼고는 그를 뒤쫓아 뛰어온 여행자에게 그대로 분노의 방향을 돌렸다.
"당신에게 볼일이 있다." 여행자가 말했다. "난 없어." 쇼고는 매정하게 말했다.
여행자는 앞길을 가로막듯이 그의 앞에 돌아 들어갔다. 쇼고는 혀를 차며 그를 노려보고, 의아해했다. "......클론 야쿠자냐?"
"확실히 난 형제가 많지." 여행자가 말했다. 쇼고는 주먹과 주먹을 위협적으로 맞부딪쳤다. "비켜."
서로 부딪친 주먹이 부싯돌처럼 빛나며 하얀 빛을 띠었다. 여행객은 기죽지 않고 쇼고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도-모. 수어사이드=상. 다이 젠입니다. 아니면 DZ라고 불러도 좋다."
"......너, 귀찮은 녀석인가 보구만" 쇼고......수어사이드는 얼굴을 찌푸린 채 중얼거리며, 아이사츠에 화답했다.
"도-모. 수어사이드입니다. 보다시피 이몸은 지금 바빠. 여기서 준비운동의 상대가 되는게 소원이면 당장이라도 시작할거다."
"당신에게 볼일이 있다." "나한텐, 없다고." "그러니까, 먼저 당신의 요건을 정리하러 가보지."
【플라워즈 프롬 프로스트】#1 끝, #2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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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즈 프롬 프로스트】#2
(지난 이야기:2037년으로부터 몇년이나 지난 말법칼립스의 시대. 러시아 야쿠자 '카토우'가 장악한 알래스카의 일대 산업항만도시 싯카를 DZ라는 남자가 방문했다. DZ의 목적은 닌자 소울 빙의자인 수어사이드이다. 하지만 마침 그때 수어사이드와 카토우 간에 트러블이 발생하려 하고 있었다.)
(수어사이드를 따르는 젊은 불량배가 카토우의 시노기(*1)에 손을 대려다가 붙잡혀 버린 것이다. 카토우와 교섭의 장소에 나서려 하는 수어사이드에게 DZ는 동행을 제안했다. 과연 어찌될지!) [*1 시노기(シノギ): 야쿠자나 폭력단의 수입, 또는 수입을 얻기 위한 수단]
"아이에에에에!" 컨테이너가 미로처럼 쌓인 부두에 처량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뒷짐 자세로 구속당해 땅바닥에 엎드린 젊은 불량배가 내지르는 외침이었다.
쌓아올려진 다다미 위에서 가부좌를 틀고 팔짱을 끼며 그것을 바라보는 자는 명백하게 닌자로, 신 윈터가 이끄는 카토우의 조직원이다.
다다미 위, 무릎 근처에는 교토식 칠기의 찻잔이 있었으며, 농축 말차가 달콤한 향기를 발산했다.
시선 끝 컨테이너에는 호랑이의 수묵화가 걸려 있다. 말차의 각성효과와 함께 바라보면 격렬한 사이케델릭 체험의 입구가 되는 세팅이다.
젊은 불량배는 두 명의 클론 야쿠자에게 짓눌리고 있었다.
"아이에에에!" 불량배는 몸부림쳤지만 클론야쿠자는 굳건히 그의 움직임을 억제하고 있다.
"음......한번 더 묻겠다. 이름은?" "아이에에에......닉......닉입니다" "해라."
신호에 따라 클론 야쿠자가 뜨겁게 달궈진 재를 작은 산 모양으로 담아올려 닉의 등 위에 실었다. "아이에에에!" 나무삼!
혼절하는 닉! 이미 그의 등에는 두 개의 잿더미가 실려 있다. 달궈진 재로 피부를 지져 고문하는 가공할 뜸고문이다.
본래 의학적 치료행위일 터의 그것이지만, 잔인한 야쿠자의 지시 아래서는 위험한 기학행위로 전락한다!
닌자는 음흉한 시선을 보냈다. 다른 자들은 모두 표정 하나 바뀌지 않는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이 닌자를 빼면 몇 명의 클론 야쿠자와 두 명의 우키요 뿐.
우키요.....즉 자아가 깨어난 오이란드로이드.....는 나기나타와 어설트 라이플로 무장하여,
마치 파수꾼처럼 이 암흑-선-뜸질 공간에 외적이 접근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 우키요는 감정을 가졌지만, 닉에 대한 연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분 나쁜 아름다움을 지닌 우키요들은 완강한 신체와 높은 전투 능력으로도 알려져 있어, 일반 사회에선 경계, 종종 박해의 대상이다.
그녀들이 당당히 활개를 칠 수 있는 장소는 으레 이러한 사회 암흑면의 수라장이기 마련이었다.
닉은 울먹이며 우키요 중 한 명을 바라보았지만, 그것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그녀의 시선은 벌레라도 보는 듯했다.
"살려......" "자, 다시 한번 듣겠다. 이름은?" "아이에에에! 닉입니다!" "해라."
"아이에에에에!" 고문뜸 추가! 닉은 흰자를 드러내고 거품을 물었다. "자, 이제 슬슬 들어볼까. 진실을 말해라, 닉=상"
"말할… 말할게요" 닉은 몽롱하게 말을 꺼냈다. "에메츠 횡령은 언제부터 시작했지?"
"여동생이 아파서… 약값을…" "해라" 고문뜸 추가! "아밧-!" "횡령은 언제부터 시작했지?"
"하, 한번 뿐이에요." "계산이 안 맞아." 닌자는 차갑게 말했다. "최근 반년 동안의 채굴량의 추이가 부자연스럽다."
"그런! 내가 에메츠의 비즈니스에 관련된 것은 2개월......" "해라" 고문뜸 추가! "아밧-!"
나무삼! 이제 닉은 숨이 다 죽어가고 있었다! 도와줄 사람은 없다! "즉, 닉=상. 너는 카토우를 우습게 보고, 반년 동안 빨판상어처럼 계속해서 부를 빨아들이고 있었다는 거로군. 우리 자비로운 클랜의 시리어스한 머니를 말이야."
닌자는 마키모노 스크롤을 닫고 헛기침을 했다. "셋푸쿠시킨 후, 갈기갈기 찢어서 처형하겠다." "아밧-!"
혼절하는 닉! 닌자는 추격하는 것처럼 선고한다! "여동생이 있다고 했나. 그건 좋은 소식이다. 내가 직접 교육해주지"
"싫어, 싫어요......도와줘......" "눈깔아람마-!" "아이에에에!" 닌자는 고함을 질렀다. "죄에는 벌을! 사회의 기본이다! 도둑에게 권리는 없다!" "좀 기다려봐."
제3자의 느닷없는 목소리에 닌자는 고개를 돌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컨테이너 그늘에서 아프로헤어의 남자가 어슬렁어슬렁 나타난 것이다.
"남들보다 귀가 좋은지라, 댁들 이야기는 대충 다 들었어. 근데 말야. 뭔가 좀 틀린 거 아니냐?"
우키요가 나기나타를 겨누며 앞을 가로막았다. 라이플의 조준도 향하고 있었다. "아니키" 닉이 신음했다.
"네놈은......" "도-모. 막시버스터(*2)=상. 수어사이드입니다." 아프로 사내가 선수를 쳐 아이사츠했다.
"도-모, 수어사이드=상. 막시버스터입니다." 닌자가 화답했다. "하찮은 주정뱅이가. 의외로 행동이 빠르군."
초면은 아니다. 닌자간의 대면이 된 이상 그는 당연하게도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2 막시버스터 : 의료행위 뜸을 뜻하는 영단어 막시버스천(moxibustion)에 행위자를 의미하는 접미사 -er을 붙인 조어, 직역하면 '뜸하는 사람']
막시버스터는 수어사이드를 노려본다. 구질구질한 바이커같은 모습의 남자, 멘포나 장속같은 닌자 요소는 없다. 그렇지만 틀림없이 닌자다.
보아하니 서른을 앞둔 것처럼 보이나, 닌자는 외모와 나이가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성장을 마친 시점에서 노화의 속도는 느려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백 살을 헤아릴 수도 있다고 한다.
수어사이드는 카토우와 직접적으로 적대적인 존재는 아니지만, 고분고분 따르는 것을 거부해 싯카에서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막시버스터도 그의 가라테의 명확한 와자마에는 모른다. 그리고 그 외견에서 가라테를 가늠하는 것 또한 어렵다......
"뭘 하러 왔지. 이 애새끼의 목숨을 구걸하려 온 것도 아닐텐데" "설마!"
"그럼 뭐지?" "그러니까, 어슬렁어슬렁 산책하고 있는데, 내 닌자 청력에 반년분의 에메츠의 횡령이 어쩌니 하는 소리가 들렸거든."
수어사이드는 나기나타의 칼날에도 겁먹지 않고 계속 말했다. "그래서, 깜짝 놀란거야. 그런 분별이 안 가는 놈도 있었나 하고 말이지."
"그 말 대로다. 이 애송이는......" "틀렸다고 하잖아!"
수어사이드가 말을 끊었다. "조직의 수입원을 슬쩍해왔던 건 그쪽이겠지, 막시버스터=상!"
품 안에서 마키모노 스크롤을 꺼내, 펼친다! 막시버스터는 미간을 찌푸렸다. 숫자의 나열?
수어사이드는 이어서 말했다. "보면 알잖아. 내 사유물인, 네놈들의 '약점'이다. 싯카에서 사는 녀석이 아무런 패도 안 들고 있을 것 같냐?"
막시버스터의 닌자 시력이 예민해졌다. 스크롤에 적혀 있는 것은, 무언가의 장부정보다.
나무삼......비밀장부의 사본! "말도 안돼! 네놈의 나의...?"
"니 것만이 아니야, 평소에 부지런히 모으고 있거든, 너희 산시타 놈들의 개인정보를. 보험 대용으로 말이지! 꽤나 주머니 형편이 좋아졌잖아? 이 반년간!"
"네 이놈!" "닉 녀석의 우발적인 바보짓을 구실로, 그쪽의 횡령을 전부 누명 씌우려는 셈이였다는 거겠지." "아니키이..." 닉은 울먹였다.
"시끄럽담마-!" 수어사이드가 고함을 질렀다. "니가 괜한 뻘짓을 해서, 내 패가 또 한장 줄어버렸다고!" "고멘나사이!" "......그렇게 됐는데, 이걸로 수습할 생각 없어?"
수어사이드가 위압감을 풍겼다. 막시버스터의 뉴런은 고속회전했다. 그는 몸을 숙여 말차를 손에 쥐고, 단번에 마셨다.
그리고 답을 냈다. "......넌 위험한 남자다. 해치워라, 너희들" "끼엣-!" 우키요가 즉시 나기나타로 수어사이드를 공격!
"이얏-!" 수어사이드는 자루을 붙잡아 그것을 멈춘다!
또 한 사람의 우키요가 어설트 라이플의 방아쇠에 손가락을...BLAM! "삐갓-!" 우키요의 측두부를 총탄이 관통해 파괴!
컨테이너 위에 또 다른 그림자! 대기하고 있었는가! "까고자빠졌넴마-!" "까고자빠졌넴마-!" 클론 야쿠자가 챠카 건을 겨눈다!
BLAMBLAMBLAM! "" 끄악-! ""
컨테이너 위의 그림자는 가공할 퀵드로우로 클론 야쿠자를 모두 처치했다. 금세공이 들어간 검은 옻칠 야쿠자 건의 소유자는...
...클론 야쿠자와 매우 비슷한 외형을 하고 있었다. "아이에에에!" 초록색 피를 뒤집어쓰고, 닉이 비명을 지른다!
"이얏-!" "삐갓-!" 수어사이드는 우키요의 안면에 손바닥 치기를 내질러, 그대로 쳐날려 일격에 쓰러뜨린다!
"이얏-!" 잇따라 막시버스터가 베어들어왔다. 아부나이! 숨기고 있던 닌자 손도끼다!
수어사이드는 오른팔을 휘둘러 쇠사슬을 감아, 도끼날을 받았다. "말로는 무리인가, 내가 생각해도 난 위엄이 부족하다니까"
"네놈따위를 두려워 하며 살아가는 건, 내 긍지에 어긋난다!" "이얏-!" "이얏-!"
두 합 째에 승부가 결정되었다. 쇠사슬이 하얗게 빛나더니, 막시버스터의 도끼날을 통해 어떠한 에너지를 빼앗아갔다.
움직임이 둔해진 막시버스터는 수어사이드의 잡기기술을 피할 수 없었다. 수어사이드는 그의 목을 한쪽 팔로 끌어안은 채, 그대로 뒤로 쓰러지며 상대의 안면을 지면에 쳐박았다. "이얏-!" "아밧-!"
KRAAASH! 아스팔트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퍼지고, 막시버스터의 안면은 으깨져 목구멍까지 지면 속에 파묻혔다. "사요나라!" 폭발사산!
"아니키이......!" 엎드린 채, 닉이 숨도 제대로 못쉬면서 오열했다. DZ는 컨테이너에서 뛰어내려 그의 뒷짐결박을 풀어줬다. 자비로움!
"그런 바보, 그냥 나둬." 수어사이드는 침을 뱉었다. DZ는 무표정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닉은 안도와 미안함에 계속 울었다. "아니키......죄송함다......저, 진짜 죄송함다"
"어차피 우쭐해서 그런 거겠지만, 이걸로 뼈저리게 알았겠지. 다음엔 못 도와준다. 나는 너의 가족도 부모도 아니야. 생판 남이라고"
"아니키를 귀찮은 일에 말려들게 해서....." "알면 다행이지" 그 때였다.
다다미에 남겨져 있던 UNIX 덱의 영상 투사기가 기동해, 홀로그래픽 영상이 호랑이의 수묵화 위에 겹쳐서 투사되었다.
불분명한 실루엣은, 아무래도 소파에 앉은 남자의 모습인 것 같았다.
『......오랜만이군. 수어사이드=상』 불분명한 실루엣이 그를 불렀다.
"......" DZ가 수어사이드에게 눈짓했다. 수어사이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실시간 영상의 발송인은, '카토우'의 수령 메기르비치. 또다른 이름은, 냉혹한 닌자마스터, 신 윈터이다.
"꼭 타이밍을 재기라도 한 것 같구만" 『악당에겐 연출의 재능이 필요한 법이지. 그래서, 잘도 해줬군.』
"무슨 소리야?" 수어사이드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혹시, 당신 클랜에서 스리슬쩍 해대고 있던 횡령꾼 양반을 혼내준 것 말이야?"
『흠흠흠흠.』 신윈터는 어깨를 들썩이며 허무적으로 웃었다. 『기쁘군. 불굴의 투지가......아직도 그렇게 남아있을 줄이야. 내가 직접 '깨닫게' 해준 후에도 말이지.』
수어사이드의 뺨이 살짝 움직였다. 이를 악문 것이다. DZ는 그의 발한량이 눈에 보이게 상승한 것을 보고 알아챘다. 공포를 억누르는 모습을.
신 윈터는 다리를 반대로 꼬았다. 소파 양 옆에는 남장한 우키요가 두 명, 앵무새를 어깨에 얹은 닌자가 한 명.
『실제 네 말 대로, 더러운 배신자를 제재하는 수고를 덜었다.』
"그거 다행이네. 용돈이라도 주시게?" 『닉이라는 애새끼의 목을 바로 거기서 쳐라』 신윈터가 말했다.
닉는 경련이 일어난 것처럼 몸을 떨었다. "잠ㄲ......" 『당장 해.』 닉은 울먹이는 눈으로 수어사이드를 보았다.
긴 침묵이었다. "도량이란걸 좀 보여줘. 이런 세상물정 모르는 애송이....." 『네가 대신할텐가?』
측근 닌자의 어깨 위에서 앵무새가 날갯짓했다. 신 윈터는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네 목숨을 내게 줄수 있겠나. 수어사이드=상』
"......!" "인사 올립니다" 옆에서 보고있던 DZ가 돌연 수어사이드를 감싸듯이 뛰어나와, 무릎을 끊었다.
"도-모. 처음 뵙습니다. 다이 젠이라고 합니다. DZ라 불러주셔도 됩니다."
『......누구지?』 "네오 사이타마의 에이전트입니다. 『......』 측근 닌자가 신 윈터에게 귓속말을 했다.
『과연. 그래서 무슨 용무냐, 무례하게』 "특별히 밝히자면, 이 수어사이드=상을 네오 사이타마에 데리고 가는 것이 저의 클라이언트의 의향힙니다. 즉......이해해 주셨으면 하고" 『호오』
수어사이드가 DZ를 돌아봤다. 입술을 우물거려 전했다. (뭐라고?) DZ는 헛기침을 했다.
『여긴 내 나라다. 모든 것이 내 소유물이다. 어떻게 다루던 간에 내 자유다』
"사소한 일로 네오 사이타마와의 관계에 중대한 긴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습니다."
『흠흠흠......고용주를 짐작하라는 소린가?』 "반대로 말해서, 귀하께서 이 쪽의 형편을 봐주신 것을 기록에 남기실 수도 있지요."
『...주제 넘게 들린다만, 어쨌든 좋다』 신 윈터가 이윽고 말했다. 『그럼 그 애새끼의 목숨은 살려 주겠다. 차후의 연락창구로써 네 ID를 받아두지.』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DZ는 고개를 숙였다. 『감사하도록, 이 나에게 말이다. 수어사이드=상. 흠흠흠흠......』홀로그래픽 영상이 흐뜨러지다가, 이내 꺼졌다.
"우선은, 어떻게 넘겼군. 무서운 오야붕이다." DZ가 말했다. "클라이언트의 걱정거리는 늘었다만......"
"뭐가 어떻게 된 거냐, 네오 사이타마라고!" 수어사이드가 말꼬리를 잡았다. DZ는 한 손을 들어 말렸다.
"난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멀리 싯카까지 온 용건이 바로 이거다. 너를 네오 사이타마로 데려가는 것이지"
"니 멋대로 결정하지 마!" "그럼, 역시 죽일건가?" DZ는 검게 옻칠을 한 야쿠자 건을 닉에게 겨눴다. 닉은 창백해졌다.
수어사이드의 관자놀이에 혈관이 불거졌다. DZ는 총을 내렸다. "농담이다. 하지만 내가 가져온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엔 그렇게 되는게 아닌가?"
"......" "메기르비치는 내 클라이언트에게 너를 출국시키는 대가를 치르게 해, 납득한다. 너는 출국한다. 이 애송이는 죽지 않는다. WIN-WIN이다."
"썩을!" 수어사이드는 컨테이너를 걷어찼다. 선택의 여지는 없는 것이다. "왜 하필 나냐" "자세히는 모르지만, 너의 짓수가 필요한 것 같다." DZ가 답했다.
"아니키......아니키 죄송함다" 닉이 눈물을 훔쳤다. "시끄러! 여기까지 오면 너같은 게 문제가 아냐!"
그렇게 호통을 치며, 수어사이드는 머리를 긁어댔다. "빌어먹을!" 주인을 잃은 다다미 앞을 서성거린다.
"네가 안절부절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DZ가 말했다. "이쪽도 일이 항상 바라는 대로 안 돌아가거든." "언제 출발이냐." "ASAP다."
수어사이드는 신음소리를 내며, 차가운 해안선과 에지쿰 화산의 그림자를 노려보았다.
"어이, 닉. 알겠냐?" "아니키" "아무래도 빌어먹을 네오 사이타마에 관광 여행 가야 할 일이 생겼어. 너 말이다, 내가 없는 동안에 무슨 일이 생겨서, 귀국했을 때 '스지'가 어떻게 돼버렸으면 가만 안 놔둔다. 알겠냐" "바, 반드시 지킬게요!"
"믿음이 안 가니까 이러는 거야." 수어사이드는 그의 어깨를 툭 쳤다. DZ가 손목시계를 보고 말했다.
"아이사츠를 마치고 올 시간 정도는 있다만" "아니, 됐다. 귀찮아. 가족도 짐도 없다고" 수어사이드는 고개를 저었다.
"빨리 볼일이나 보고, 곧장 돌아갈 뿐이다." "알겠다." DZ는 끄덕였다.
◇◇◇◇◇◇◇◇◇◇◇◇
【NEXT EPSODE】
정체모를 에이전트, DZ의 인도로 다시 네오 사이타마의 땅을 밝게 된 수어사이드.
그를 네오 사이타마로 다시 불러들인 클라이언트, '데구타 사키모노 에메츠 테크놀로지 앤드 리서치' 사는 수어사이드에게 데구타 사의 관리하에 있엇던 자급자족도시 '마키모노 시티'를 점거한 닌자의 제거를 의뢰한다.
그 닌자의 이름은......
"닌자 존재, 어나힐레이터를 제거해주세요."
" '제거' 입니다. 말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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