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4부 2021. 4. 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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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닌자 슬레이어 4부 S1 제11화 #1 - 닌자 슬레이어 갤러리

"왜 그러지. 먹고 싶은 건가?" "아니, 조금도.""날 해방시켜라. 너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어!""마치 우라시마 닌자라도 된 기분이구나.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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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NJSK' 님 번역

"왜 그러지. 먹고 싶은 건가?" "아니, 조금도."

"날 해방시켜라. 너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어!"

"마치 우라시마 닌자라도 된 기분이구나. 그리고......네놈이 닌자 슬레이어이렷다......!"

"자이바츠의 니드호그. 웃어 넘길수도 없겠네."

"기뻐해라, 너희들. 여흥이 하나 늘었다." "이 놈이 바로 그 닌자 슬레이어다, 너희들!" 

"나는 소우카이야엔 들어가지 않겠어, 이건 담판이다."

"스스로 호랑이 굴에 들어오는 겁없는 쥐새끼들 같으니." 

"나라쿠......소용없어......나는.......넘기지 않아" 

"'본카이 토다'다.......!" "소우카이야가 데리고 있는 타투이스트의 조력이 필요하다."

"그런 그렇고, 거 참 조밀하기도 하군. 이대로 하라 이거냐?" "그렇소."

 "드래곤이 떠오른다." "거세게 헤엄쳐가는."





◆◆◆◆◆◆◆◆◆◆




"아-, 아-, 흠흠." 마이크를 건네받고 헛기침을 한다. 그의 이름은 에두아르트 나랑호. 투자가. 근로경험은 없다. 대학은 13세에 졸업. 

그 후로는 저렴할 때 사들인 상품을 비싸지면 팔아치우는 싸이클을 반복할 뿐인 생활을 보내고 있다. 간단한 인생이었다.

몸싸움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었지만, 닌자가 된 이후로는 그것 또한 간단해졌다.





회의가 열리는 장소는 하얀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전면 유리의 건물이며, 밤이 되면 현지인들의 고전 예능 또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내려가서 카지노를 즐기러 가도 좋다. 하지만 여기 모인 자들의 목적은 물론 그러한 관광이 아니라, 에두아르트의 '신의 탐미안'의 은총을 받는것과 자유분방하게 난비하는 인사이더 거래의 정보였다.





"아아......이번걸로 몇 번째였지요? 이 모임은?" 에두아르트는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약 30명, 모두 플래티넘 티켓을 가진 자들이다.

"여섯 번이지?"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흠흠. 여섯 번째. 6은 제가 선호하는 숫자지요." 에두아르트가 말했다. 누군가가 급히 메모하는 소리가 들렸다. 에두아르트는 쓴웃음을 짓는다.





그들 중 에두아르트가 닌자라는 사실을 아는 자는 없다. 닌자가 된 순간, 그는 데시케이터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그 때 이미 그에게는 쌓아 올려온 지위가 있었고, 무리하게 자명하던 이름을 바꿀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닌자가 되면서 확실히 이전보다 좋아진 일도 나름 있었다.

예를 들자면, 무례함이 도를 넘는 인간에게 '깨닫게' 해주는 것도 닌자라면 더 간편한 일이었다.





기업이 스스로를 무장하고, 서로 살육전을 벌이는 이 시대는 데시케이터의 성미에 맞았다. 머니 파워를 폭력이란 형태로 구현화시키는 것이 훨씬 간단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폭력을 좋아했고, 직접 폭력을 휘두르는 것 또한 그럭저럭 좋아했다. 폭력은 돈을 낳는다. "딱히 매번 그럴싸한 토픽을 준비해 오는건 아닙니다만......" 그는 토리이를 봤다.





"알래스카의 에메츠는 실제 어떠한지요?" 누군가가 물었다. (일일히 얼굴따윌 기억할 이유는 없다.) "조금 망설여집니다만......" "망설임? 왜 주저하시지요?"

데시케이터는 이상한 듯이 고개를 기울였다. "무엇을?" "역시 러시안 야쿠자와의 관계가 공적으로 밝혀지면......" "아아, 그런 말씀이셨군." 그는 황야의 토리이를 바라봤다.





"그 정도로 리스키한 쪽이 접촉하긴 더 쉽고, 저는 그쪽을 선호합니다. 오히려 즐기는 편이지요. 거기에......" 

하얀 해변, 아름다운 청해, 황야에 새까만 토리이가 줄지어 서있다. 그리고 줄지어 선 토리이의 안쪽에서 다가오는 자가 있었다. 

"으음......" 데시케이터는 눈을 깜빡였다. "실내지?" "예?" 참가자들은 영문을 모르고 서로를 마주봤다. 데시케이터는 물었다. "여기, 실내 맞지?"





황폐한 지평선에서는 초자연의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고 있고, 새까만 토리이의 줄은 회의실의 중앙까지 이어져 있었다. 

해변. 황야. 토리이. 데시케이터는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은 아무런 약도 복용하지 않았는데. 그는 토리이를 지나며 다가어는 자를 보았다. 

"응?" 그 자의 얼굴은 검은 어둠에 둘러쌓여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한 걸음 한 걸음을 밟아 다지는 듯한 보폭.





"어?" "아이엣?" "아이에에에?" 한 사람, 또 한사람씩 경악과 공포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데시케이터는 겨우 그것이 환각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다. 아니면 집단 히스테리인가.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내가 마지막 토리이를 건너 회의실의 마루바닥을 밟았다. 한 걸음. "아밧-!" 한 걸음. "아밧-!" 한 걸음. "아밧-!"





흉. 흉. 휴흉. 그 자가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기묘한 파열음이 울리며 회의실에 있는 자들을 향해 무작위로 수리켄이 한 장씩 날아갔다.

"아밧-!" "아밧-!" "아바밧-!?" 수리켄은 빗나감 없이 한명씩 그들을 연이어 살해해갔다. 데시케이터는 어째서인지 태연했다. 그는 생각했다. 비닌자니까 당연해.

 



"......" 그 자는 갑자기 멈춰섰다.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이. "아이에에에......" "아, 아이에에에" "하하하하" "아하하......" "굉장해, 스고-이해......"

아직 몇명정도 살아있는 자들이 있었으며, 그중 약 절반이 발광을 일으키고 있었다. 흉흉흉. 마치 질렸다는 듯이 남은 생존자의 수만큼 한꺼번에 수리켄이 날아갔다. """" 아밧-! """"





회의실......황야?......회의실?......의 한복판에 데시케이터만이 유일하게 살아있는 것이 용납되어 그 자와 마주보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닌자고, 디른 쓰레기들은 비닌자였다. "도, 도-모......데시케이터......입니다" "BWAHAHAHAHA!" 그 자는 웃었다.





데시케이터는 자타공인의 속물이었으며, 시나 그림, 찬미적인 표현, 그 모든것을 하찮게 여겼다. 

그는 모든 사물에 대해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만을 확인하며 살아왔다. 그렇기에 그는 황폐한 지평선과 줄지어 선 새까만 토리이가 지상의 낙원에 겹쳐진 광경, 흩뿌려진 죽음들, 그리고 눈 앞의 정체불명의 존재를 보고도 그저 당황할 뿐, 그 밖에 떠오르는 감상을 주체하지 못했다.





"사츠가이." 사츠가이는 그 이름만을 입 밖에 냈다. 데시케이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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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슬레이어 에이지 오브 말법칼립스」 11화

 

【위 아 슬럿츠, 칩 프로덕츠, 인 섬 닌자스 노트북】

 

 

"AAAARGH!" 데시케이터는 눈을 뜸과 동시에 회전도약하며 착지했다. 분진이 자욱한 스위트룸.

그는 우두둑 소리를 내며 목을 휙 돌려 벽에 큰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보고 어깨를 으쓱였다.

"뭐야, 이건." 그는 자기 자신의 잠버릇의 고약함에 어이없어 했다. 지상 14층, 시각은 오전 3시.

 

 

바람이 들이친다. 뭄바이의 달짝지근한 공기는 이 고도에 있어도 마찬가지다.

그는 내려다보았다. 판잣집이 겹겹이 쌓인 거리. 도로에 줄지어 서 있는 네온버스. 이곳저곳을 순환하고 다니는 배수로에는 물이 없고, 대신 쓰레기가 가득하다. 

쓰레기는 상류로 갈수록 뭉쳐져 지상을 침식하고, 언덕을, 산을 이루고 있다.

 

 

거리에 가득한 네온빛과는 대조적으로 불길한 붉은 불빛을 전신의 곳곳에서 비춰대는 쓰레기더미. 

그것은 마치 잠든 채로 주변을 침식하는 부정형의 괴물과도 같으며, 성장을 막을 명확한 방법은 없다.

시가지에 산재한 고전 풍의 구형 지붕탑은 수미터 상공에 홀로그래픽 광고를 투영하며, 마치 이 거대한 괴물을 상대로 절망적인 싸움을 걸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이 달짝지근한 냄새는 쓰레기의 악취를 숨기기 위해 밤낮으로 태워대는 인센스 향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모종의 유해화학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에 정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도 한다. 

데시케이터는 닌자이기에 아무 문제 없을 터지만, 그다지 기분 좋은 것은 아니었다. 

 

 

공포어린 기억을 꿈에서 떠올린 것도 이것 때문일까. 아니면......."후후후." 데시케이터는 메마른 웃음을 흘렸다. 

에소테리시즘의 갑작스런 죽음과 그에 따른 에메츠 사업의 정체에 대해 생각 이상으로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일까.

선즈 오브 케이어스를 통해 알게 된 닌자, 에소테리시즘. 그의 사상엔 어떤 공감대도 가지지 않았으나, 그 자가 사용하던 기묘한 짓수엔 확실한 투자가치가 있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여기서도 뭄바이가 파괴되었던 흔적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미 그 지역의 주민은 배재됬다. 용병부대가 봉쇄를 마치고, 군사력을 써서 감시에 나서고 있다.

에소테리시즘의 마지막 파괴는 이전 케이스들과 비할 바가 아닌 최대의 규모였다. 산출된 에메츠도 최대의 양이다. 하지만 그 꿈도 영영 무너지고 말았다.

 

 

"뭐, 괜찮아. 단기적으로는 층분하고도 남을 만큼의 양을 벌었으니까." 그는 턱을 긁었다.

붕괴 지역을 확보한 그는 신속하게 '신켄타메다 칸자이 메디케어社'의 본사건물을 구축했다.

신켄타메다는 그가 적대적 인수로 손에 넣은 제약기업이며, '뉴로그라'의 제법은 이 기업에게 있어 문외분출의 재산이었다.

 

 

뉴로그라. 단적으로 말하면 이 약은 IRC 중독에 의한 급성중증자아희석증의 특효약이다.

네트워크 접속의 만성화에 의해 자아가 마모되어, UNIX를 품에 안은 채로 혼수상태에 빠져버려, 깨어나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는 죽음에 이른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가 두려워하는 병이다. 그러니 오늘날 이 특효약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다.

 

 

신켄타메다사는.......데시케이터의 눈으로 보자면......태평하기 짝이 없는 기업이었으며, 노가드라고 해도 좋았다.

얼마 안되어 취약성을 발견헸고, 그날 부로 인수를 성사시켰다. 그는 그때 절정에 달하는 듯한 쾌감에 몸을 떨었다. 

다음날, 뉴로그라의 가격은 228배로 인상되었다. 그가 '상식적인 약값'으로 다시 설정해 준 것이다.

 

 

'상식적인 약값'. 그렇다. 뉴로그라의 생성에는 에메츠 자원이 필요하다.

에메츠는 지구상에 얼마나 있는지 분명치 않은 신비적 물질이며, 헐값으로 팔아넘겨서는 만인의 손실이다

카네모치에게 돈을 돌려서 경제를 움직인다. 빈곤 IRC 중독자를 구해줘야 할 합리적인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구해줘 봤자, 조만간 다시 반복할 뿐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인도는 양질의 오거닉 뱃살 참치의 서식지이며, 츠키지와 같은 규모의 구세기 냉동참치 시설인 '츠키지 고어'가 존재한다.

에메츠와 뱃살 참치와 뉴로그라, 이 세 가지 요소가 합쳐져 뭄바이를 중심으로 한 '뉴로그라 생산 트라이앵글 체제'는 완성된 것이다.

 

 

유감이지만, 에소테리시즘이 사망한 이상 이 체제도 얼마나 유지될 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다음 동기로 이어지는 법이다.

이노베이션의 사전에 제자리걸음이란 단어는 없다. 약값을 두배로 더 올려 팔아치우고, 그 자본을 밑천으로 새로운 산업에 투자한다. 멋들어진 경제의 여행길이다.

 

 

"음." 데시케이터는 미소를 지었다.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자. 눈을 멀뚱멀뚱 뜨면서 마술 길드의 내분에 발목이 잡혀 목숨을 잃어버리는 닌자 따위, 어짜피 그 정도의 남자였다는 것이다. 내분에 발목을......'내분'. "........" 무언가가 약간 마음에 걸렸다. 무언가가 그의 닌자 제6감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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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됐어." 타키는 카운터에 턱을 받치고 조사결과의 펀치 시트를 나른하게 더듬었다.

"뭄바이의 뭐시기 회사를 시찰하러 가는 녀석이 그 데시케이터인지 하는 놈이야." "타키=상. 평소보다도 훨씬 글러먹은 놈처럼 보이셔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IRC를 지나치게 하셔서 그래요. 운동을 해야 합니다."

 

 

"운동? 켁." 타키가 불만어린 말투로 답했다. "의욕이 나지 않는것 뿐이야. 누가 좋다고 이런 짓을 하겠어? 그것도 무급으로"

"하지만 이건 기브 앤드 테이크 활동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속을 하신 거니까요." "녀석에게 진 빚은 층분히........앙? 댁도 얼른 프라하로 돌아가쇼, 요술사 양반."

그는 셀프로 피자를 데우고 있는 코르벳을 째려봤다.

 

 

"물론, 때가 오면 말일세." 코르벳은 답했다. "허면? 그대들, 뭄바이에는 어떻게 갈 셈인가. 또 기업용 포탈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건가?"

 

"그래." "포탈까지는 배웅하겠네." 그는 코토부키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타키는 신음했다. "이번에도 제대로 된 일은 아니겠구만. 절대로."

 

 

【#2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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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 슬럿츠, 칩 프로덕츠, 인 섬 닌자스 노트북】#2

 

 

"아직 전시중입니까?" "앗......" 마스라다가 돌아보자, 거기엔 마른 몸의 중년 남성이 사람좋은 미소를 지은 채 양 손을 맞대고 있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여러가지로 급한 일이 많았거든요." "아......저기" 전시관은 그다지 넓지는 않다.

마스라다는 직원에게 눈빛으로 부탁했고, 중년 여성의 직원은 미소지으며 승낙했다.

 

 

마스라다는 침을 삼켰다. "들어오십시오." 쉰 목소리로 청한다. "으음." 사내는 어깨에 묻은 빗방울을 털어내며 전시관에 들어왔다.

"사람들은 좀 오던가?" 세바타키 켄로는 안쪽으로 나아가면서 친한 지인에게 말을 거는 것처럼 물었다.

하지만 그가 마스라다와 만난것은 이걸로 두번째이며, 첫번째 때에도 몇 마디 말을 나눴을 뿐이다. "그럭저럭입니다." 마스라다가 답했지만, 세바타키는 아무래도 좋은 듯 했다.

 

 

"음, 음." 유리관 속에 전시된 추상적인 오리가미 작품들을 훑어보는 세바타키를, 마스라다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방해되지 않도록 바라보고 있었다.

긴장되지 않을 리가 없다. 세바타키 켄로는 네오 사이타마의 사이버네틱스 안과의사이며, 특허 수입으로 억만의 부를 쌓은 성공자였으며, 미술애호가이기도 했다.

 

 

그가 특히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에도시대의 우키요에와, 그로부터 시대가 크게 떨어져있는 전자전쟁 이후의 현대미술 전반이다.

특히 그는 신세대의 무명 아티스트의 작품에 흥미를 표했다. 그 중에는 지금은 크게 성공한 자들의 작품도 많이 포함되어 있으나, 그것들은 본래 그가......그 자신의 말을 빌리자면......'그저 새로운 것이 좋아서' 수집했던 작품들이다.

 

 

그는 투기적인 목적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선호하는 작품을 모아왔고, 그와 동시에 아티스트를 지원했다.

그는 구입한 작품을 은밀히 보관해 독점하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의뢰가 생기면 세계 각지의 전시관에 선뜻 자신의 소장품을 빌려주었다.

그리하여 '세바타키 콜렉션 전시회'는 명성을 얻었고, 젊은 아티스트들의 동경의 대상이 된 것이다.

 

 

한편으로 그는 약간 독특한 감성의 인물로써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마스라다와 시선을 맞추는 건 아주 잠깐의 순간 뿐이었고, 지인을 대하는 듯한 친근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대화가 끝난 직후엔 상대를 돌맹이라도 보듯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거, 좋은걸." 세바타키의 발을 멈춘 것은 검은 불씨를 형상화한 어떤 오리가미였다.

 

 

신작이었다. 마스라다 자신도 그 작품을 위해서 특히 넓은 공간을 할당시켰다. 에메츠로 물들인 화지를 써서 만들았다.

에메츠는 쬐여진 빛의 대부분을 흡수하여, 착시현상마저 일으킬 정도의 완전한 검은색을 자아낸다. 그는 그것이 재밌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건......" "강하군, 으음." 세바타키는 마스라다의 말을 끊으며 감상을 잔했다. "질량이 느껴져. 실로 강력해."

 

 

그 후 그는 한바퀴 돌아 나머지 오리가미들을 전부 훑어봤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엔 그 검은 불씨의 오리가미의 앞에 돌아오게 되었다.

"뭐라고 해야할까." 세바타키는 음미하는 것처럼 오리가미를 응시했다. "이건......어쨌든, 이전에 자네의 작품으로부터 느꼈던 인상은 착각이 아니였어. 헛걸음이 되지 않아서 다행이야." "......" "내 그룹 전시회에 내놓아 보는건 어떻겠나?"

 

 

"그건 즉......" "출품 말이야. 자네의 작품이 있으면 좋겠군." 마스라다는 목덜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했다. 양 발을 디디자, 타일 바닥의 차가운 감촉이 전해져왔다.

"미안해요, 시간을......" 세바타키는 마스라다의 어깨 너머로 직원에게 말했다. 감격과 황공함에 빠진 마스라다에게 그 대화의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

 

 

아름다운 순간의 기억이다. 하지만 나라쿠 닌자가 마스라다에게 되새기게 하는 것은 이 아름다운 채로 얼어붙어 있는 기억이 아니라, 그 날의 것이다.

검붉은 불꽃의 화로를 지피는 데엔 불필요한 기억이기 때문이다. 우키하시 포탈을 통한 도약이 뜻밖에도 환각처럼 상기시킨 이 기억을, 마스라다는 역시 붙잡지 못하고 놓쳐버리고 말았다.

 

 

◆◆◆◆◆◆◆◆◆◆

 

 

안키타에게 있어서 이 뭄바이 오피스는 3년만에 다시 찾는 고향의 땅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에 감개는 생기지 않았다.

저주에 걸린 것처럼 발목을 잡혀서 도로 끌려온 기분이었다. 게다가 데어너 처분장에서 이렇게나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달짝지근한 공기를 들이쉴때마다 암담한 기분이 되살아나고, 화학성분으로 인해 흐뜨려져 가라앉나 싶더니, 결국 또 떠오르고 만다.

 

 

이 땅에서 벗어나 바다 건너편의 네오 사이타마에서 활로를 찾으려 했던 안키타는 신켄타메다사의 좁은 입구를 멋지게 통과해 꿈의 직장을 얻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현재 그녀가 눈 앞에 둔 것은 새까만 폐기물의 산더미다. 그녀가 기억하고 있던 것보다도 훨씬 컸다.

"아-......아~아!" 안키타는 싫증이 어린 신음소리를 내면서 바닥의 꽁초를 밟고 오피스 실내로 돌아갔다.

 

 

급조된 사옥 내부는 페인트의 냄새가 아직 강하게 남아있지만 그것도 밖의 달짝지근함에 비하면 훨씬 낫다.

복도에는 '건강은 훌륭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라는 그윽한 슬로건이 써진 포스터가 걸려져 있다.

두 손바닥으로 곱게 떠낸 물 속에서 푸른 새싹이 돋아나는 순간을 표현한 컴퓨터 그래픽이다.

 

 

이런 포스터조차도 이제는 일일히 신경을 건드린다. 어쩌면 이 그래픽이 작성됬을 때는 아직 어느정도 진실함이 담겨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뉴로그라의 약값이 228배로 인상된 지금은 눈꼽만큼도 없다. 회사를 매수한 그 눈매 나쁜 카네모치는 의문을 제기한 사원에게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반대로 묻겠는데, 이걸 헐값으로 팔아서 얻는 메리트는 뭐지?"

 

 

"메리트? 그거야 물론, 급성중증자아희석증은 어떤 의미로는 현대에 있어 특히 피하기 힘든 병중 하나이니까 사회에......"

"사회 이야기를 한게 아니야. 내가 얻을 이익을 말하는 거라고." 에두아르트인가 하는 남자는 가슴을 누르며 자신감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해가 안돼?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곧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야. 가격을 인상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뭔데?"

 

 

"하지만, 지금까지의 가격 설정으로도 층분한 이익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조금 비관적인 단정일지도 모릅니다만 그 병은 현대사회를 사는 이상 누구라도 평생동안 경계할 수 밖에 없는 병이기에 수요가 줄 일도 없고, 그렇기에 이후로도 성장을......"

"하지만, 이나 그래도, 같은 소리는 그만둬." 에두아르트가 사원의 발언을 가로막았다. "그런 멍청한 인텔리들의 핑계에 어울려줄 생각은 없으니까."

 

 

"뭐라고요!?" 분개하는 사원에게 에두아르트는 빙하처럼 차가운 시선을 보낼 뿐이었다.

" 나는 상당히 상냥한 사람이야. 너에게 직접 '이해시켜' 줄 수도 있지만, 그건 내 평상시의 방침에 반하는 일이니까 안하는 것 뿐이라고. 너는 이해 못하겠지."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228배로 인상해도 녀석들은 구매할 수밖에 없어. 그게 바로 시장원리야."

 

 

"그런 식이여선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는 도저히 장기적으로는......" 다른 사원이 말했다. 에두아르트는 연극조로 놀라는 시늉을 보였다.

"이어지지 않을거라고? 내 알바 아니지. 나는 필요한 만큼의 주식을 소지하고, 내가 바라는 만큼 이익을 창출해 내고, 나의 부를 늘린다. 얼마나 오래 가는지가 그렇게 대수야? 너희들이 어찌 되든 난 신경안써. 이게 사회의 룰이고, 내가 승자다."

 

 

그러고선 놈은 장례식장처럼 조용해진 회의실로부터 의기양양한 태도로 떠나가 버렸다. 당연하게도 그 이후 신켄타메다사의 사내 아트모스피어는 최악으로 떨어젔다.

얼어붙은 분위기가 지배하고, 대화는 줄었고, 다들 서로의 속셈을 의심하게 되었다. 모두가 눈빛이 흉흉해졌고, 흡연자의 비율은 늘어갔다.

 

 

과거에 이 회사는 정례적으로 온천 스키야키 파티를 열거나 했던 가정적인 기업이었으며, 마음은 여려도 성실했던 사장은 사원 모두에게 사랑받아왔다.

하지만......안키타는 얼굴을 찡그렸다. 저런 빌어먹을 놈에게 깜짝할 새에 회사를 빼앗겨버리는 인간은, 사장으로써는 최악 중의 최악이잖아. 그녀는 직장의 문을 밀어젖혔다.

 

 

"......" "......." 타이핑 도중이던 사원들이 얼굴을 들어 안키타를 올려다본다. 안키타가 마주보려 하자 그들은 눈을 바로 내리깔았다.

현지에서 채용한 계약직 근로자가 4분의 3, 안키타처럼 전근되어 온 사원이 4분의 1이다. 살풍경한 사무실에 대화는 없다. 그녀는 칸막이로 분단된 책상 앞으로 돌아왔다.

 

 

이 뭄바이 지사의 역할은 시내에 갑자기 솟아난 에메츠 자원과 근해의 뱃살 참치 자원의 관리이다.

뉴로그라의 정제에는 에메츠와 뱃살 분말이 필요하다. 정제 플랜트 또한 보름 뒤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것이다.

안키타는 ZBR 껌을 씹으며 머리를 위로 묶어올린 후, 심호흡을 하고 고속 타이핑을 재개했다.

 

 

띠리리리리리.......IRC 통화기가 울리기 시작했지만, 받으려고 하는 자는 없다. 모두 마음의 여유를 잃어 남에게 귀찮은 일을 넘기려 하고 있었다.

음습한 분위기가 생겨버린 것이다. 안키타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한마디 하려고 했다. "네에, 모시모시!" 사무실을 가로지르며 나타난 한 OL이 수화기를 들고 아이사츠했다.

 

 

"여기는 신켄타메다사의 뭄바이 지사입니다! 오늘도 안녕하신가요?" 밝은 오렌지색 머리칼의 그 OL은 분명 며칠 전에 현지에서 채용된 계약직 사원이었다.

이름은 코토부키라고 했던가. "아니, 왜 당신이 전화를 받는거야!?" 안키타는 당황했다. "권한도 없잖아!"

 

 

"......없을 지도 모릅니다." 코토부키는 수화기로부터 귀를 떼면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어쩌면 좋을까요......"

"타코기=상! 이봐요!" 안키타는 UNIX 모니터에 집중하는 시늉을 하며 모르는체 하고있던 사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지명했다.

그는 주뼛주뼛하며 수화기를 건네받았다. "감사합니다!" 코토부키는 고개를 숙였다.

 

 

지지삐익-! 그 순간, 벽가의 프린터가 명백히 비정상적인 소리를 내며 격하게 진동하면서 펀치 시트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엑, 거짓말! 이러면 안 되는데" UNIX로 데이터 출력 작업을 행하고 있었던 사원이 소리를 질렀다. "또 고장이야! 젠장!"

"큰일이에요!" 코토부키는 프린터 근처로 달려가 재빨리 LAN 직결했다.

 

 

후-웅......이내 프린터가 한숨을 내쉬는 듯한 소리를 내며 조용해졌고, 펀치 시트의 무한 방출이 멈췄다.

코토부키는 케이블을 뽑아 들고 돌아섰다. "해결됬습니다. 다시 한번 조작해 보세요."

"오.....오오" 초조해하던 직원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당신, 대단한걸.......특기? 자격 같은게 있는거야?" "그렇습니다."

 

 

LAN 증설자는 이곳에도 드물지 않지만, 묘한 아트모스피어였다. 채용시에 저런 분위기를 한 면접자가 있었을까?

"흠흠......어쨌든 IRC 통화는 당신이 받지 않아도 되니까" 안키타는 조금 석연치 않은 말투로 말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알겠습니다!" 코토부키는 손을 흔들다가, 쓰레기통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3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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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 슬럿츠, 칩 프로덕츠, 인 섬 닌자스 노트북】#3

 

 

"안녕하세요!" "도-모." "안녕하신가요!" "도-모." "좋은 아침입니다!" "도-모."

다음날, 코토부키는 무뚝뚝한 얼굴로 사무실에 들어오는 사원들을 한사람 한사람 미소로 맞이하며 고개를 꾸벅이고 있었다.

안키타는 조금 당황스러워하면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오렌지빛의 꽃들......크로산드라나 코스모스가 들어있는 화병들도 신경쓰였다.

 

 

"여러분. 오늘의 간식은 네오 사이타마식의 오카키 스낵이랍니다!" 이어서 코토부키는 겨드랑이에 끼고 있던 업무용 포장상자로부터 작은 팩으로 포장된 오카키 전병을 무뚝뚝한 얼굴의 사원들에게 한사람씩 나눠주기 시작했다.

"오늘도 열심히 일해봐요!" "좀, 당신 말야......" 안키타는 의 손을 끌고 같이 복도로 나왔다.

 

 

"그런 일은 하지 않아도 돼. 당신의 업무는?" "데이터 입력과 잡다한 허드렛일입니다." 코토부키가 답했다.

"아이사츠와 선물이 사내관계의 발전에 효과가 있을꺼라 생각했어요. 악의 탐관오리들이 주로 쓰는 수단입니다. 하지만 뇌물을 건네는건 옳지 않은 행동이니, 상식적인 범위에서......" "탐관오리?" "닌자 사무라이의 이야기에서 배웠어요." "…어쨌든, 알았어."

 

 

안키타는 사무실내의 자기 자리로 돌아가려 하다가, 화병을 보며 코토부키에게 다시 물었다. "꽃도 당신이?" "그렇습니다. 이곳엔 오거닉한 따스함이 부족해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정신 밸런스가 무너져 가고 있어요. 사람들은 자연을 더 중히 생각해야만 합니다......작은 고안이 업무효율을 극적으로 올릴 수도 있으니까!" "어디서 산 거야?" "아침시장입니다."

 

 

"이런 쓰레기 산더미의 기슭에서? 잘도 찾아냈네."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매일 행상인 분들이 교외에서 이곳으로 모이고 계세요."

그랬었나. 이 주변의 시장따위는 찾아가 본 적도 없다. 안키타는 맨션과 직장 간의 경로를 달짝지근한 냄새에 얼굴을 찌푸리며 왕래할 뿐이었다.

"혹시 좋지 않은 행동을 한 걸까요? 징벌이 기다리는?" "아니......딱히 괜찮아."

 

 

"그럼 다행이에요. 쫒겨나면 지금까지 노력해온 구직활동들이 전부 헛수고가 되어버리니까요......" "그야 그렇지. 하지만, 선물은 그만두는 편이 좋아."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해야 할 일이 아직..." "그건 이쪽에서 찾아줄게."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면서, 안키타처럼 네오 사이타마에서 출장을 나온 원키=상은 오카키를 음미했다. "그립네요."

 

 

"그렇네. 오카키, 마지막으로 먹었던건....." 안키타는 팔짱을 꼈다. 원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게 아닙니다. 물론 그것도 있지만, 이전엔 직장에서도 다들 간식을 챙겨오거나, 맛있는 도시락 메뉴의 정보를 교환하거나 했었지 하고..."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런 분위기의 회사이긴 했어." "다음엔 제가 간식을 챙겨오겠습니다."

 

 

"좋을대로 해." 안키나는 숨을 내쉬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래, 좋건 나쁘건 분명 활기가 넘치는 회사였다.

그 암흑 투자가는 이 회사를, 문도 제대로 잠그지 않고 외출하는 집주인을 배웅하는 빈집털이범의 기분으로 지켜봐 왔던 걸테지. 그녀는 오카기를 아작아작 씹으면서 UNIX를 조작했다.

 

 

그 활기찬 사내환경을 유지한 결과, 그때까지 자아과 환자들을 구제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일해온 아키타 및 사원 일동은 이젠 반대로 자아과 환자들을 착취하기 위해 일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오카키의 간장 맛이 유난히도 잘 스며들었다.

띠리리리, IRC 통화기의 호출음이 울리고, 반사적으로 코토부키가 달려나가려고 했다. "받아요!" 안키타가 가장 가까이 있는 사원을 지명했다.

 

 

안키나는 먹고 있던 마지막 오카키를 삼켰다. 어쨌건 간에, 결국 이 오카키의 맛과 에두아르트의 회사 탈취 사이에 합리적인 관계성은 없다.

이야기가 별개라는 것이다. 활기찬 환경이 형성될 수 있었던건, 회사가 그만큼 여유를 가질 만한 능력이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니까.

그걸 이제와서 모조리 부정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 어느샌가 그녀 자신이 스스로의 궤변에 빠져버렸던 걸지도 모른다.

 

 

에두아르트는 벌써 뭄바이에 입국했다고 들었다. 이 오피스와 신설된 정제 플랜트를 시찰하기 위해서.

그 속이 뒤집어지는 면상을 보는 것은 그 굴욕적인 설명회 이래로는 이번이 두번째가 될 것이다.

에두아르트. 에두아르트. "그 망할 자식!" 기어코 욕설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녀는 늦게서야 그걸 깨닫고선, 모니터에 저주하듯이 입력되어 있는 이름을 보고 어이없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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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सस्ता! सस्ता! वास्तव में सस्ता!(*저렴함! 저렴함! 실제 저렴함!)" "맛있는 쌀을 먹습니다, 매일입니다." "아가야......भाड़ा(*요금,세)" "스시가....잘 넘어가!"

광고음성이 난비하고, 황색과 검은색 투톤의 소형 버스가 열을 지어 주행하는 도로변, 안키타 등 네명의 일행은 모래 먼지 속에서 그 한복판을 지나가고 있었다.

 

 

안키타가 문득 떠올랐다는 듯이 현재 손이 빈 사원들끼리 점심 식사를 가자고 제안했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일부러 식사를 위해서 거리로 나온 것도 처음은 아닐까. 최근엔 맛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되어 매번 카레 스시 배달부에게 의지하곤 했었다.

이렇게 나와 보면 역시 번화가는 흥청거리고 있었다. 그녀들 일행은 물 대신 쓰레기로 막혀있는 배수로에서 떨어져서 걸었다.

 

 

코토부키는 선두에 서서 다른 세 명의 네오 사이타마 사원을 인솔하듯이 걷는다.

그녀는 우키하시 포탈을 이용해 이곳에 찾아온 뒤, 일단 부근을 돌아다니며 흥미가 생긴 장소에 멈춰서서 주변의 쓰레기 산을 바라보곤 했다.

 

 

네 사람 모두 검은 마스크를 쓰고있다. 달짝지근한 유해 스모그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코토부키 자신은 아마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다른 직장 동료들에게 의심받지 않도록 그들에게 맞춰서 행동했다.

얇은 옷차림의 아이들이 그들 일행의 옆을 깡총깡총 뛰며 지나가고, 오고가는 버스에는 시민들이 가득 실려 천장과 차체 측면에도 사람들이 매달려 있다.

 

 

길가에 앉은 채 늘어져 있는 것은 마음이 손상되어 버린 자들로, 특히 사이버 선글라스를 착용한 직결자들이 눈에 띈다.

직결 부랑자는 박스형 UNIX를 겨드랑이에 끼고 목덜미에 LAN 케이블을 늘어뜨린 채 사이버 선글라스의 표면에 「가엽습니다」「수평」등의 전자 일본어 문자를 흘려보내고 있다. 코토부키는 안키타를 돌아봤다. 그녀의 상사는 눈짓으로 답하며 씁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자아환자들이다.

 

 

뉴로그라를 평상시에 복용하고 있던 사람들은 약값이 급격히 치솟게 되자 서포트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

우선 가난한 자들이 그 영향을 가장 먼저 직접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중류층. 정규 약품은 눈 깜짝할 새에 부유층들이 매점했고, 더 높은 가격으로 전매하려 하고 있다.

공급량을 늘리는 것은 에두아르트가 허락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은 전 세계에서 동시에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태인 것이다.

 

 

네오 사이타마식 커틀릿 카레 식당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네 사람은 조금 복잡한 표정으로 점심을 먹는다.

"우리들 분명 지옥행이겠죠." 원키는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한몫 거들고 있으니까." "그렇겠지." 안키타는 쓴웃음조차 없이 작게 답했다.

 

 

"신경쓰이는 점이 있습니다." 코토부키가 물었다. "급성중증자아희석증이란 병은 초기증상이 있는 건가요?"

"왜 그래?" 안키타가 코토부키 쪽을 돌아봤다. 코토부키는 생각에 잠겼다. "눈에 띄게 의욕이 없어지거나......."

" '급성'이라곤 하지만, 갑자기 의식이 멍해지기 전의 징후 정도는 있어."

 

 

"역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고 코토부키가 말했다. "평소에도 글러먹은 놈같은 분이셨지만, 최근의 아트모스피어엔 질적인 차이라고 할까......."

"무슨 이야기야?" "고용주.......아.......그게 아니라.......지인 이야기입니다. 약값이 인상되었던 무렵과 시계열적으로 관계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틀림없이, 그럴겁니다.......!"

 

 

"뉴로그라 복용자?" "지금 생각하면, 분명 그랬을 거에요. 역시 약을 못 드셔서 그런 걸까요?" "이쪽에선 어쩔 방도가 없는걸."

시모바=상이 어깨를 으쓱였다. "사원 할인이 적용됬다면 좋았을텐데." 슬픈 농담을 중얼거리며, 쓴웃음을 짓는다.

"여러분도 싫은데 비싸게 파시는 건가요?" "회사라는건 그런 거야." 안키나는 눈을 내리깔았다.

 

 

"그래도, 역시 이건 너무 지나친 일이지요?" 코토부키는 노성어린 신음소릴 내며 말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납득할 수 없습니다!"

"쉬-잇!" 안키타는 손가락을 세워 입 앞에 댔다. "그 망할 투자가 자식은 벌써 뭄바이에 들어와 있어. 그런 소릴 듣고는 기분이 상했다고 여기 있는 전원의 모가지를 날려버릴(fire) 수도 있다고." "화둔 파이어!" 코토부키는 숨을 크게 삼켰다.

 

 

"뭐?" "뭐라고?" "화둔.......?" "이쪽 이야기였습니다." 코토부키는 요구르트 음료를 들이켰다.

"어쨌든, 전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른 누구도 납득하지 않았는데......" "그런건 모두 알고 있는 일이야."

"그럼, 해치워 버리죠!" "쉬-잇!" 이윽고 네 사람은 가게에서 나왔다. 코토부키는 놓고 온 물건을 찾으러 돌아간다고 전했다.

 

 

그녀는 가게에 다시 들어와, 화장실로 가더니, 구태여 창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와 뒷골목에 착지한 후 건너편의 구획까지 걸어갔다.

캐스킷 모자를 푹 눌러쓴 사내가 PVC 테이블과 허술한 양산이 걸린 오픈 카페 자리를 잡고 탄두리 스시를 먹고 있었다.

사내는 모자의 챙을 젖혀 코토부키와 마주봤다.

 

 

"상황은......" "잘 지내고 있어요."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재빨리 핸드백에서 플로피 디스크를 꺼내 사내에게 건넸다.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모두 좋은 사람들 뿐이에요. 그러니까..." 코토부키는 복잡한 감정이 담긴 표정을 지었다.

"...아니에요, 그렇기에 더욱 해야만 하겠지요, 분명." "......그래" 사내는......닌자 슬레이어는 숙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4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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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 슬럿츠, 칩 프로덕츠, 인 섬 닌자스 노트북】#4

 

"이쪽의 사무실에서 관리업무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가식적인 웃음을 지은 현지 담당 매니저가 이마의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면서 안내했다.

데시커이터는 "으응." 하고 건성으로 대답하며 뒷짐을 지고서 칸막이로 분단된 사원들의 자리 앞을 지나갔다.

그의 곁에는 무표정한 여성의 비서가 동행하고 있었다.

 

 

"보시다시피, 각자 변함없이 높은 모티베이션을 보이며 업무를....." "응?" 데시케이터는 추궁하듯이 되물었다.

"뭐가 '변함없이'란 거지? 내가 CEO로써 취임하기 이전과 변함없이......그런 소리인가?" "아이엣" 매니져의 웃는 얼굴이 굳었다.

지금 그의 이마에서 뻘뻘 흐르는 땀은 이젠 뭄바이의 기후 탓인 것만은 아니리라.

 

 

"물론 그러한 이야기가 아니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또, 네오 사이타마 오피스 때와 차질이 없이.......높은 모티베이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전해드리기 위해......" "뭐, 업무태도에 대한 상세한 평가따위는 그쪽에서 좋을대로 내리면 돼." 데시케이터는 화병에 담겨있던 오렌지 색의 꽃을 손으로 집었다. 그러자 그 꽃은 그의 손 안에서 곧장 시들더니, 이내 말라 비틀어졌다.

 

 

"이 꽃은? 누가 가져다 논 거지" "아이엣! 금방 치우겠습......" "접니다!"

푸쉬잉! 푸쉬잉! 사나운 울음소릴 내는 프린터와 투닥이고 있던 오렌지빛 머리칼의 OL이 손을 들었다. "저에요!"

"흥, 알았어." 데시케이터는 다른 꽃을 한 송이 더 손에 쥐었다. 역시 말라 비틀어졌다. "이런 체질이라 말이지. 뭐, 환경조성이 하고싶으면 좋을대로 하라고."

 

 

"슬슬 시간입니다." 비서가 차갑게 말했다. 데시케이터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렇군. 스케줄을 약간 지나치게 빽빽하게 짜 버렸나?"

"벌써 가시는 겁니까? 차와 양갱을 준비해놨습니다만......" "됐어. 잠깐 들렀을 뿐이니까. 귀찮지만 말이야." 데시케이터는 주위를 둘러봤다. 그를 향하던 적의가 담긴 시선들이 다른 방향으로 틀어져갔다.

 

 

데시케이터는 코웃음을 쳤다. 화가 북받쳐 오르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야만 하는 순간의 비닌자들의 표정은 그가 세번째로 좋아하는 것이다.

(1순위는 오른쪽 위를 향하는 그래프이고, 2순위는 회사를 매수하는 순간이다.) 기가 세 보이는 인간일수록 더 좋았다. 담당 매니저는 약한 태도의 사내였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이미 이 오피스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은 전부 마쳤다. 그는 건물에서 떠나 가문 리무진에 올라탔다.

매니저는 계속 허리를 숙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데시케이터는 혐오감을 느꼈다. (비굴한 돼지같으니.)

물론, 그를 그렇게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의 위압적 태도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 그걸 전제로 느끼는 것이다.

 

 

"난 저런 부류의 인간이 싫어." 차 안에서 데시케이터는 비서에게 말을 걸었다.

"신겐타메다사에 만연한 미적지근한 사풍의 표본이나 다름 없지." "그렇군요. ........문제없이 시간에 맞춰 도착할 예정입니다."

비서가 휴대용 단말을 조작하여 현 시각을 확인했다. "이 지역의 도로사정에 따라 근소한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공기 한번 끔찍하게 달짝지근하군, 정말로." "그렇군요."

 

 

데시케이터는 사내 냉장고에 안치되어 있었던 '오카야마현의 맑디맑은 물'을 마시면서, 왼쪽 눈을 감고 오른쪽 눈의 망막에 투사되고 있는 실시간 주식 차트에 집중했다. 스케줄을 전하는 비서의 목소리가 멀게 들려온다. 그것을 병렬 처리하면서 그는 왼손으로 손목에서 투사된 홀로그래픽 키보드를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경로가 다른 것 같습니다만?" 비서가 운전수에게 물었다. "그럴리 없습니다." 운전수는 억양이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지난 번과 다른 분이군요." "예? 그렇지 않습니다." "사장, 쇼크에 대비해주십시오." 비서는 중얼거리며 왼손의 손가락을 가지런히 세워 운전수의 관자놀이에 향했다.

"으응." 데시케이터는 주식 매매를 멈추지 않고 건성으로 답했다.

 

 

BLAM! 다음 순간, 운전수의 얼굴이 터졌다. "아밧-!" 전면유리가 붉게 물들었다.

끼이이익! 가문 리무진은 회전하면서 보행로의 행인들을 몇명정도 치고 가며 몇 미터 미끄러지다가, 녹슨 폐차를 들이받고 멈췄다.

KRAASH! 문을 발로 차 열면서 데시케이터와 비서는 차 밖으로 굴러나왔다.

 

 

"귀찮기 짝이 없군." 데시케이터는 주식 매매를 계속하면서 말했다. "자동차는 무사해?" "지장 없습니다."

비서는 리모트 컨트롤러를 주작했다. 가문 리무진이 유리창 위로 장갑판을 씌웠다. "그러면 됐어." 쿠두웅-! 거래음이 울렸다.

그 때, 이미 그들은 적의로 가득 찬 시민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그들은 입을 스카프 천으로 가리고 손에는 둔기와 소총을 들고 있었다.

그들 중엔 '약값을 내리지 않으면 무슨 짓을 할지'라고 써진 깃발을 짊어지고 있는 자도 있었다. 그들의 목적은 명백했다.

"이 놈이 예의 그 CEO다......" "너 이 자식, 용서 못해!" "우리 형을 돌려줘!" "오오, 딱 이 타이밍이군!" 데시케이터는 환호성을 지르며 주식을 매도했다.

 

 

"현지의 시민으로 위장한 안타이 코퍼레이션 세력이군요." 비서가 말했다. "프로 기업 용병입니다."

"사적인 원한도 섞인 것 같은데." "사적인 원한이 있는 프로 기업 용병이겠지요." "됐으니까 죽여버려.......좋았어!" 쿠두웅-!

비서는 묵묵히 양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BLAMBLAM! "아밧-!"

 

 

비서는 전방에 겨눈 양 팔의 손가락 끝에서 대구경의 탄환을 발사해, 무자비하게 눈 앞의 인간들을 살해했다.

BLAM! BLAM! "아밧-!" "끄악-!" "뭐야, 이 녀석!" "인간이 아닌건가?" "사이버네틱스?" BLAM! BLAM! BLAM! "아밧-!" "아밧-!"

"위축되지 마라!" 기업용병중 한명이 어설트 라이플을 겨냥했다.

 

 

BRATATATATATA……BRATATATATA……"주의하십시오. 사장" "좀 말 걸지 말아봐....좋아, 됐다!" 쿠두웅-!

비서는 가슴 앞으로 팔을 교차하며 데시케이터의 앞에 가로막고 섰다. 퉁퉁퉁퉁......총격을 받은 수트의 소매가 찢어지고, 의복으로 가려졌던 피부가 찢어지고, 마침내 피부 안의 무기질한 회색 노출되었다.

 

 

"......" KABOOOM! 그녀의 구부린 무릎에서 소형 미사일이 사출되어 머신건 용병에게 직격했다. "아밧-!" 나무아미타불!

일반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나니고, 용병들도 퇴각하기 시작했다. "증원이 곧 온다! 앞으로 조금만 더!" "약값 시정!" 포장마차 뒤에 숨으면서, 습격자들은 각자 외쳤다.

 

 

"증원이 온다는군요." "굼뜨게 구니까 그렇지." 데시케이터는 어느새 주식거래를 마치고 있었다.

"마침 딱 좋군. 어짜피 닌자가 오겠지. 여기서도 보여." 그는 수트의 먼지를 털어냈다.

2초 후, 회전도약하며 착지해 엔트리를 한 것은 케블러 섬유 장속의 닌자였다. "발을 붙잡아 놓느라 수고했다."

 

 

"센세이! 부탁드립니다!" "이새끼 때문에 내 고향은 엉망진창이 됐어......." 습격자들이 닌자에게 성원을 보냈다.

비서가 판단한 것처럼, 용병과 원한을 가진 시민이 각각 절반 정도 비율이라고 보면 될까. 닌자는 데시케이터에게 아이사츠를 건넸다.

"도-모. 혼블로워입니다." "흥, 어디서 보낸 닌자실까?"

 

 

"내 소속이 어디라 한들 다른건 없다." 혼블로워는 웃었다. "기업윤리가 결여된 인간은 늦든 빠르든 언젠가는 이렇게 될 운명이지. 메가 코퍼레이션에 의한 주살.......말하자면 신의 보이지 않는 손이다." "아, 그러셔." 데시케이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재킷을 벗어 비서의 팔에 걸어뒀다. 그리고 아이사츠에 답했다. "도-모. 데시케이터입니다."

 

 

어느새 그는 닌자 장속을 입고 멘포를 착용하고 있었다. 혼블로워는 못마땅한 듯이 신음했다. "그 침착한 태도. 네놈 자신이 닌자였나?"

"평소엔 스스키가 청소를 해 준다만 말이지..." 데시케이터는 비서 스스키를 가리킨 뒤, 이어서 말했다. "가볍게 운동이 하고 싶어졌을 때나, 직접 이해시켜주고 싶을 때는 내가 해." "지금은 어느 쪽이지?" "양쪽 다야."

 

 

"가소로운 것!" 혼블로워가 두 손을 앞으로 내민다! 스스키는 방어자세를 취했다. BOOM!

지향성 파열음이 그들을 덮쳤다! "아밧-!" 후방의 시민이 휘말려 눈과 귀에서 출혈을 일으키며 몸이 굽혀져서 날아갔다

스스키는 떨어져 나가 뒤로 몸을 구르다가 어렵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데시케이터는.......없다!

 

 

"빠르다!" 혼블로워는 자신의 후방으로 순식간에 돌아서 들어오는 데시케이터를 닌자 동체시력으로 쫓고 있었다.

뒤돌아보면서 요격태세를 취했지만, 데시케이터는 덤벼들지 않고 그저 양 팔을 축 늘어뜨릴 뿐이었다. 그는 양 손의 손가락을 찔끔찔끔 움직였다.

"자아......간다......간다고" "......!" 혼블로워는 상대의 짓수를 경계했다.

 

 

"유감." 데시케이터는 웃었다. 혼블로워는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 하지만, 움직일 수가 없다. 늦게서야 그는 깨달았다.

그는 무릎 밑에서 거머리처럼 달라붙어있는 메탈릭한 질감의 무수한 물체에 겁을 먹었다. 움직일 수 없다.

발 밑의 지면에 동그란 구멍이 여러개 뚫려 있었다. 거기에서......나무삼......한층 더 많은 금속벌레들이 기어나오고 있다!

 

 

"이녀석들은 말야, 닌자 소울을 추적해서 물고 늘어지지. 끈질기다고." 데시케이터는 말했다. 혼블로워는 무릎부터 무너졌다.

이미 그의 발엔 감각이 없었다. "크윽-!" 무릎꿇고 선 자세가 되면서도 그는 계속 싸우려고 했다. 수리켄을 던지려 자세를 취한다.

데시케이터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오른쪽 손목에서 탄환처럼 금속벌레가 날아가 닥쳐들었다.

 

 

"끄악-!?" 수리켄을 쥐고 있던 혼블로워의 손이 힘을 잃고, 그의 의지에 반하여 내려갔다.

벌레들에게 둘러쌓여 있던 부위의 장속이 말라 죽어 바람에 흩어지고, 이 음험한 짓수의 피해가 마침내 드러났다.

그의 양 다리, 그리고 오른손. 그 전부가 한순간에 미라처럼 바싹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아밧-!" 나무아미타불!

 

 

마침내 전신이 무너져내린 그를, 벌레들이 뒤덮는다! "사......요, 나" 혼블로워의 단말마는 바람에 흩날렸다.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는 습격자, 용병들과 완전히 말라붙은 퇴적물로 변한 닌자의 잔해엔 신경도 쓰지 않고 데시케이터는 가문 리무진으로 돌아갔다.

"이젠 네가 운전할 수밖에 없어." "네." 비서 스스키가 재킷을 도로 걸쳐주는 동안, 그는 이미 평소대로의 사장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조금 더 뭐랄까.......직접 가라테를 할 기회가 갖고 싶은데 말이지." "그렇겠지요."

비서는 운전수의 시체를 끌어내려 신원을 캐낼 만한 물건을 뒤지다가, 아무렇게나 내버렸다.

 

 

"그건 그렇고, 정말 여긴 못써먹을 곳이로군! 쓰레기에, 인간들에, 이 공기야. 달짝지근해서 못 견디겠다. 너, 후각은 있었던가?" "없습니다."

"뭐 됐어. 서둘러라." 가문 리무진은 엔진을 몇번 울리고, 진동한 뒤 달려나갔다. 처참한 전투의 흔적만이 그 자리에 남았다.

 

 

그리고......거기서부터 몇 블록 떨어진 건물의 지붕 위, 엎드려 있던 닌자 슬레이어가 몸을 일으켰다.

데시케이터. 사전에 얻은 단편 정보를 훨씬 웃도는 치명적인 짓수의 소유자다.

 

 

대다수의 군중이 필요로 하는 약의 가격을 어떤 주저도 없이 228배로 올려버린 파렴치한 사내. 당연히 외부의 적은 많다.

그렇기에 정면에서 명확한 습격을 당한 기록도 여럿이 남아있다. 하지만.......데시케이터는 무적이었다. 저 짓수를 앞에 두면, 그저 접근하는 것 조차 곤란해진다.

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그는 IRC 의식을 타키를 향해 돌렸다. 반응이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신음하며 고개를 저었다.

 

 

"kkkk" 희미한 소리. 그는 자신의 옆구리 근처로 기어온 물체를 붙잡았다. 데시케이터의 금속벌레!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한 마리가, 여기까지 멀리 떨어진 장소의 닌자 존재에 이끌려 왔다는 건가!

다행히도 주인의 의지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손가락에 힘을 가해 그것을 짓눌러 죽였다.

 

 

【#5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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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 슬럿츠, 칩 프로덕츠, 인 섬 닌자스 노트북】#5

 

 

아무런 사정을 모르는 시민이 보면, 이 두 명은 힘든 업무를 마치고 겨우 저렴한 식사시간을 가지려 하는 노동자로 보였을까?

아니, 모자를 깊이 눌러쓴 사내의 모습에선 어딘가 초탈한 아트모스피어가 풍겨졌고, 그와 마주앉은 오렌지빛 머리칼의 OL의 모습은 한층 더 형언키 어려운 기묘함을 부여하고 있었다.

 

 

「환영해」라고 써진 오무라 고딕 전광판이 점멸하는 모래색의 점내에서 닌자 슬레이어와 코토부키는 스시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져 운반되어 오는 카레 스시의 접시를 무작위로 집어 오면서, 흐르는 선 라가(*1)에 목소리를 숨기며 조심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놈의 짓수를 직접 봤다. 해석하는건......" "타키 상은 어떠신가요?" "응답 대기중."

 

 

"응답 대기......역시" 코토부키는 신묘한 표정으로 요구르트 음료를 홀짝였다. "급성자아희석증세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악화되고 있으신 거에요."

"급성자아희석증세? 그 녀석이?" "최근 들어 타키=상의 모습은 어딘지 이상해 보였어요. 치료제의 약값이 228배나 인상된 것 때문에 복용주기가 지연되어, 그 영향으로 지금은 제대로 응답하는데 조차 지장이 생길만큼 병이 진행된 게 틀림없습니다."

 

 

"......" 닌자 슬레이어는 말없이 숙고했다. 코토부키는 그를 격려하려는 듯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만약 그 사람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면 손님들이 알아채 주실테고, 아마 갑자기 숨을 거두시진 않을 거에요. 그러니 이번에도 힘을 합쳐셔 열심히 해봐요! 힘내서 데시케이터를 쓰러트리는 겁니다. 엄청 나쁜 닌자라구요!" "타키는 어쨌든 간에, 너는 왜 따라오는 거지?" 그는 물었다.

 

 

그것은 이전부터, 타인에 대한 관심이 희박한 그하고 그냥 넘길 수 없었던 의문이었다. "녀석은 나에게 빚이 있어. 하지만 너에게는 없잖아."

"......어려운 질문이네요" 코토부키는 미간을 찡그렸다. "여러 번의 여행 속에서 저 자신이 내린 답은 점차 분명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형성된 저의 논리를 당신이 이해하고 납득해 주실지에 관해선 조금 자신이 없어요."

 

 

"사츠가이를 찾아다니고, 닌자를 죽인다. 거기엔 논리도 뭣도 없어." "알 수 있어요, 당신의, 굉장한......터무니없는 적이겠지요. 복수의 싸움길입니다.....!"

"복수?" "말해주시지 않으셔도 알 수 있습니다." 코토부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몹시 집착하고 있는걸요. 그렇다면, 복수겠지요." "......" "이번 적도 굉장히 나쁜 닌자입니다."

 

 

"죽이는 데에 좋고 나쁘고가 있을 것 같아?"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사츠가이와 연관된 닌자들이 평소에 뭘 하든지, 내 표적이라는 건 변하지 않아. 자선사업을 하고 있든간에, 어디의 고명한 본즈든 간에, 난 죽일 거다."

"그런 경우는 잘 모르겠습니다." 코토부키는 스시를 하나 집었다. "하지만 당신이 하는 일이 끔찍한 결과를 낳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만약에, 저 사이에 사츠가이와 관련된 닌자가 있다고 한다면, 나는" 닌자 슬레이어는 창가에서 빙 둘러앉아 테이블 위의 스시통을 즐거운 듯이 바라보는 어느 가족을 곁눈질로 봤다. "'만약에'가 아닙니다. 저 가족들 중에 사츠가이와 관계있는 닌자는 없다, 그게 결론이에요. 그렇죠?" "......" 닌자 슬레이어는 묵묵히 수긍했다.

 

 

"저는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당신에게 협력하겠다는 마음 속의 결정을 내렸으므로, 앞으로 그걸 따를거에요. 이미 납득한 일입니다. 이건 저 스스로가 어떻게 행동할 건지에 관한 선택이고, 당신의 의견이나 도덕적인 옳고 그름과는 상관이 없어요. 이것을 설명으로 전하는 것이 좀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코토부키는 문득 떠오른 듯 이어서 말했다. "혹시 배반행위를 경계하고 계신 건가요? 저에겐 의협심이 있답니다!"

 

 

"이제 됐어." 닌자 슬레이어는 그 화제에 관한 질문을 그만뒀다. "그럼 이번 계획을 그대로 진행할 뿐이다." "그렇지요."

코토부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처럼 세운 계획이니까요!" "닌자를 죽이려고 말이지." "......암살계획입니다." 코토부키는 신묘한 표정으로 수긍했다.

 

 

"놈의 짓수는......" 닌자 슬레이어는 말을 끊고 머리를 손으로 눌렀다. 뉴런에 생긴 위화감.

이는 그의 로컬 코토다마 공간에 타키로부터의 IRC 통신이 연결됬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몸짓으로 지시를 받은 코토부키도 자신의 휴대용 단말을 조작하여 IRC 세션에 참가한다. 간이적인 대화 공간에 세 개의 계정이 출현했다.

 

 

"오우, 닌자 슬레이어=상. 잘 있었냐." 저해상도의 계정이 불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닌자 슬레이어가 물었다. "왜 응답하지 않은 거냐?"

"아아, 그건 말이야......" "무리하지 마세요." 라고, 코토부키가 끼어들었다. "지금은 좀 괜찮으신가요? 물리육체가 식물상태에 빠져버리신건 아니시죠?"

 

 

"물리......식물......" "역시, 제대로 복용하지 못하고 계신 거군요." 코토부키는 신음했다. 그리고 닌자 슬레이어에게 설명했다.

"이대로는 머지않아 타키=상의 자아가 네트워크에 확산되어 전자적인 응답조차 보낼 수 없게 되어버리실 거에요. 위험한 상태합니다!"

"아, 아아, 그렇지." 타키가 맞장구쳤다. "나는 지금......야바이해"

 

 

"조금만 더 힘내세요......!" 코토부키가 걱정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사내에 잠입하여 내부조사를 하는 중입니다만, 회사 사람들 모두가 마지못해 따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데시케이터를 쓰러트리기만 하면 뉴로그라의 약가도 다시 돌아올 거에요, 분명......!" "아아......노력해볼께. 난 이미 글렀을 지도 모르겠지만......치명적이야"

 

 

"치명적이지 않아요! 다이죠부!" 코토부키가 타키의 손을 전자적으로 잡고서 격려했다.

"이것이 OL로써 활동하는 와중에 수집한 데이터입니다." 그녀는 간이 대화 공간에 전자 사무용 A4지를 전자적으로 나열하기 시작했다.

"뭄바이 오피스는 급조된지 얼마지 않았고, 층분한 서포트도 받지 못해 세큐리티가 취약합니다."

 

 

"짐작한 대로군." 타키가 전자적으로 수긍했다. "해석은 끝났어?" 닌자 슬레이어가 물었다.

그는 데시케이터가 사용한 짓수를 스스로 관찰하여, 사전에 몇 개 남겨져 있는 과거의 전투정보와 비교해 본 뒤, 이를 타키에게 보내고 해석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하지. 난 텐사이 해커라고.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지만......."

 

 

타키의 저해상도 화상에 우쭐하는 노이즈가 스쳐갔다. "놈이 사용한 그 금속벌레, 그건 아다나스社의 제품이야......닌자 슬레이어=상이 보내준 잔해의 사진으로 확실히 확인했어......나는 텐사이니까 틀림없다고."

"아다나스사?" "수상쩍은 점이 많은 첨단 테크놀로지 기업이야. 데시케이터는 거기와 활발하게 거래하고 있지."

 

 

"개인적으로?" "그래, 저런 물건, 공적인 운용 데이터는 어디에도 없더라. 난 칩의 품번을 통해 겨우 찾아냈지. 저건 무언가의 시제품이야. 제공을 받았다는 소린데......놈들, 서로 짝짜꿍 하는 사이란 거겠지. 그러니까 말야, 데시케이터의 계정을 가로채서 아다나스사와 접촉하는 게 첫 단계야."

"본격적이시군요!" 코토부키가 감탄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추론을 세우고 있었다. 데시케이터의 금속벌레는 멀리 있던 닌자슬레이어의 존재마저 알아채서 쫓아올 정도의 탐지능력을 가지지만, 거기에 다른 의지의 개입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저것은 닌자 소울을 탐지하는 자동조작의 종류다. 아마도 거기에 데시케이터의 짓수가 개입하는 원리가 있을 것이다.

 

 

데시케이터의 계정을 사용해 아다나스사와 접촉하고, 그 지원 테크놀로지를 속여 금속벌레를 어떻게 무효화시킬수만 있다면 그 다음엔 가라테로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 그것이 상정되는 최선의 흐름이다. "그러니까, 나머진 잘 해 보라고. 그쪽에서 팍팍 나가면 해결될테니까" "그게......" 코토부키나 말을 머뭇거렸다.

 

 

"왜 그래? 다음에 할 일은 너희들이 뭄바이의 보안 취약점을 찌르고, 네오 사이타마 본사에 접속하여 계정을 훔치는 것 뿐이야. 간단하잖아."

"거기서 문제가..." "뭘 망설이는거야? 중대사라고......이대로 있으면 세계구급 뉴로의 위기가......" "그렇지요, 어떻게든 해내야만 해요. 타키상도 노력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응?"

 

 

"간신히 얻은 정보지만..." 코토부키는 A4지를 전자적으로 추가해갔다.

"CEO의 전자정보가 관리되고 있는 것은 신켄타메다 사내의 최고 기밀 영역이지요." "응? 거야 그렇겠지, 그래서?"

"뭄바이 지사에서는 액세스 할 수 없게 되어 있어서.......UNIX 자체가 분리되어 있다고 합니다."

 

 

"잠깐." "이쪽의 UNIX에 제가 LAN 직결하는 것으로 가능해지는 것은, 하위영역의 시큐리티 조작, 본사의 감시카메라를 멈추거나, 게이트키를 무효화하는 정도입니다." "나는......자아가......위험해......." "그래요! 서두르지 않으면 타키=상 자신이 돌이킬 수 없게 되고 맙니다! 타키=상이 직접 본사에 잠입해서 계정을 해킹하셔야만 해요!"

 

 

"멍청한 소리! 난 정보상이라고!" "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면 타키상의 자아가......생명이 위험해요!"

"그런 일 없어! 난 단지 우연히 얻은 신종 버섯과 LSD를 조금......아니지, 자아가......." "버섯은 관계 없습니다! 급성자아희석증세를 우습게 보면 큰일난다구요! 직접 찾아봤어요!!"

 

 

"웃기지 마! 닌자 슬레이어=상, 니가 네오 사이타마로 돌아와서 해!" "당연히 난 여기서 데시케이터를 죽일거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놈이 여기에 머무는 것도 앞으로 며칠 안 남았다.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어." "므윽-! 자아가-!!" "아직 괜찮아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초기 증상이 일어나기 시작한 건, 제 기억으로부터 역산해서 약 2주 전! 지금은 아직 징후일 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건강해 보여도 내버려 둬선 안 되요!" "므윽-!!" "보고는 끝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고했다. 우선 청각이 현세로 돌아오고, 다음으로 눈을 뜨자, 뭄바이의 자동 스시집으로 돌아와 있었다.

 

 

두 명은 계산을 마치고 거리로 나왔다. 밤하늘은 지상의 빛을 빨아들인 스모그에 의해 희끄무레하게 흐려져 있었다.

갈라진 달의 그림자는 그런 흐린 하늘에서도 잘 보였다. 둘은 눈짓도 주고받지 않고 말없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걸어나갔다.

 

 

【#6으로 이어짐】

 

*1 라가 : 전통적인 멜로디, 리듬,장식음을 지니는 인도 음악의 선율. 또, 그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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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 마! 닌자 슬레이어=상, 니가 네오 사이타마로 돌아와서 해!" "당연히 난 여기서 데시케이터를 죽일거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놈이 여기에 머무는 것도 앞으로 며칠 안 남았다.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어." "므윽-! 자아가-!!" "아직 괜찮아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초기 증상이 일어나기 시작한 건, 제 기억으로부터 역산해서 약 2주 전! 지금은 아직 징후일 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건강해 보여도 내버려 둬선 안 되요!" "므윽-!!" "보고는 끝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고했다. 우선 청각이 현세로 돌아오고, 다음으로 눈을 뜨자, 뭄바이의 자동 스시집으로 돌아와 있었다.

 

두 명은 계산을 마치고 거리로 나왔다. 밤하늘은 지상의 빛을 빨아들인 스모그에 의해 희끄무레하게 흐려져 있었다.갈라진 달의 그림자는 그런 흐린 하늘에서도 잘 보였다. 둘은 눈짓도 주고받지 않고 말없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걸어나갔다.

 

 

 

【위 아 슬럿츠, 칩 프로덕츠, 인 섬 닌자스 노트북】#6

 

 

0100101001나는 허공에 'DAMN'이란 글자를 띄웠어. 댁들이 나였어도 그랬을걸.

그러자 글자는 UNIX에 빨려들어가 어찌저찌해서 네트워크 케이블망을 타고 어찌저찌해서 뭄바이의 거리로 퍼져나갔어.

어짜피 아무도 안 보겠지. 세션은 이미 끝났고, 녀석들은 바로 할 일에 착수할거야. 내가 움직인다는걸 전제로.

 

 

DAMNDAMNSHIT.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뉴런이 단어를 허공에 띄우고, UNIX가 그걸 빨아들여. 거 참 재밌구만.

나는 비근한 현실의 물리육체를 내려다보고 있어. 본래 나는 커트 코베인을 닮은 핸섬한 남자지만, 지금은 침이나 질질 흘리며 흰자위를 까고 있는 처량한 신세지.

그도 그럴것이, 요즘 사이엔 영웅적인 모험을 쉴틈도 없이 계속 무릅써 왔으니까. 피로가 말이 아니라고.

 

 

이것도 전부 그녀석들 때문이야. 우선 첫번째로, 머리가 돌은 닌자자식. 참 필사적이기도 하지. 그리고 머리가 이상한 우키요. FUCK하게 해주지 않아.

녀석들에게 엮이게 되면서 내 인생계획은 완전히 틀어졌어. 갬블에 어울리던 봉ㄷ......친구들도 전부 썩을 닌자새끼의 습격에 휘말려 죽어버렸고, 지금은 소우카이야와의 핫라인도 연락이 안 돼. 엿같구만.

 

 

0101001......누님. 아아. 알고 있어. 보이진 않아도 알 수 있다고. 누님은 창가 어디쯤에 걸터앉아선 이런 불쌍한 나를 지켜보고 있는 거야.

웃고 있겠지. 실컷 비웃으라구. 적어도 나는 당신과는 달리 유령은 되지 않았으니까. 나는......제기랄, 그 자아 어쩌구하는 병은 정말 골치아프군. 이젠 뉴로그라에도 손을 못대고. 빌어먹을.

 

 

애초에 나는 오거닉한 물건과 케미컬한 물건을 칵테일처럼 섞어서 잠깐 깊은 휴양을 가려 한 것 뿐인데, 그걸 남에게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녀석들은 자기들끼리 어떻게든 하면 되는거고, 나는 이 전자 코토다마 공간의 쾌적함을 굳이 스스로 버릴 생각은 없어.

육체가 보기 사나운 몰골이 되버린 건 결점이다만. "자, 슬슬 떠나야지." 누님이 재촉하는군.

 

 

"나도 알아." "친구들이 부르고 있잖니." "알고 있다구......" "돌아가렴." "그런 건10101011아밧-!" 타키는 헐레벌떡 일어났다.

빛이 비추지 않는 기밀 UNIX 룸, 정확한 계층으로 부르자면 키타노 스퀘어 빌딩 지하상가 4층의 심도에 위치하는 폐쇠공간.

타키는 창문과 '누님'을 찾으려 했으나, 없다. 이 곳은 현실이다.

 

 

"진짜냐." 타키가 중얼거렸다. 머리가 납처럼 무거웠다. 뇌와 육신의 무게. 불쾌하다. 하지만......그 불쾌감이 도리어 그의 정신을 뚜렷하게 깨웠다.

겨우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떠올려냈다. 뉴로그라를 한가득 빼내온다. 돈이 될 것이다. 그리고 뭄바이 쪽에서 그걸 위한 경로가 제시될......터였다. 아마도.

 

 

"내버려둔다. 한다. 내버려둔다. 한다." 주문이라도 외듯 그렇게 중얼중얼 되뇌면서 타키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내버려둔다." 안 된다. 닌자 슬레이어는 여기로 돌아오겠지. 이전에도 시도해 본 일이고, 어떠한 결과가 찾아오는 지 몸에 사무치도록 이해했다.

"한다." 그럴 마음이 안 든다. 타키는 슬래셔도 팔라딘도 아닌 단순한 해커일 뿐이다.

 

 

"내버려둔다." 데시케이터. 놈은 아무래도 모아왔던 정보대로 터무니없는 닌자인 모앙이다.

타키가 움직이지 않으면, 닌자 슬레이어는 놈을 쓰러트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도망칠 틈도 없이 살해당하고 말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타키의 승리, 인건 분명 맞다. 자아희석증세? 알 바 아니다. 하지만...... "으-음..."

 

 

◆◆◆◆◆◆◆◆◆◆

 

 

한 시간 후, 그는 낡아 헤진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누가 봐도 비즈니스에 관한 사전 협의를 위해 방문한 프리랜서 사업자같은 모습으로 신캔타메다사의 접수처 앞에 서 있었다. "예약이 되어 있으시온지요?" 오이란드로이드가 미소지었다. "되어 있지. 있는게 당연하잖아."

 

 

"성함을 말씀해 주실련지요?" 접수 오이란이 케이블 직결된 UNIX의 모니터와 마주보면서 물었다.

"마이니치인데." 타키는 미리 맞춰둔 위명을 댔다. "하이, 확실히 예약이 되어 있사와요." "의심하는 거냐? 임마." "2단계 인증에 들어가겠사와요. 명함을 부탁드리옵이다." "뭐? 2단계?"

 

 

위이잉......오이란드로이드의 동공이 소리를 나며 오므라들었다.

"엿됐다" 타키는 신음처럼 중얼거리고는, 있을리도 없는 명찰을 찾아서 허둥지둥 주머니를 뒤졌다.

"응? 왜 그러나. 명찰을 가져오는 걸 깜빡 잊으셨나?" 그의 뒤에서 어깨를 탁하고 두드리며 말을 걸어온 사내의 목소리는 타키에게 있어 낮설지 않았다. 바로 돌아보려고 했으나, 사내가 속삭였다. "잠깐 기다리게."

 

 

사내는 다시 타키의 어깨를 거칠게 두드리며 연극조로 말했다. "마이니치=상은 명함을 전부 교환해 버린 모양이구려. 이거 실례, 나도 이번 협의에 갑작스럽게 출석이 결정되어서 말이요. 카렐이라 하오. 확인해 주시겠소?"

"카렐=상......수정, 삐갓" 접수 드로이드가 경련했다. 두 명은 숨을 삼켰다.

 

 

……위잉. 아크릴 도어가 열렸다. "어서 지나가시와요." "아마 뭄바이 쪽이 늦기전에 해결해 준 것일테지." "너......?" "가봅세."

코르벳이 타키에게 지시했다. 평소처럼 전신이 새까만 차림이였으나, 상반신에 걸친 코트가 조금이나마 비즈니스맨의 아트모스피어를 자아내고는 있다.

그들은 사내에 침입하는데 성공했고. 이내 엘리베이터에 탔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타키가 물었다. "과연 어떨련지." 코르벳은 약간 딱딱한 표정으로 답했다.

"따로 부탁할 만한 자가 없었던 걸테지. 직접 의뢰가 왔었다네." "나는 못들었다고." "그대, 결행 시간까지 통신에 묵묵부답이더군. 꿈이라도 꾸고 있었던 건가?" "알 바냐. 돈은 안 내줄거다."

 

 

"실제 <무한원>의 집시 윗치들에게 있어서도 뉴로그라의 시가 폭등은 강 건너 불이 아니였다는 걸세. 급성자아희석증이란건 그런 것이지. 어디, 그대는 어떠한가?"

코르벳이 타키의 선글라스를 벗기려고 했다. 타키는 이를 뿌리쳤다. "아메로, 나는 지극히 정상이다!" "무얼, 나도 보는 것 만으로 알 도리는 없지만 말이네."

 

 

황록색의 재가 낀 스모그가 유리창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네오 사이타마를 뿌옇게 가렸다.

네온 건물과 홀로그래픽 광고, 참치 체펠린. 교외부에서 벌어지는 기업들 간의 끊이지 않는 전투, 그로 인한 폭발.

 

 

"그 우키요 아가씨는 그대를 꽤나 걱정하던 것 같네만" "걱정은 개뿔이......뭐 됐어, 닌자라고 잘난듯이 구는 놈들을 상대론......이거야."

타키는 벨트에 끼워놓은 권총을 드로냈다. "늑대는 제 어금니를 숨기는 법. 나같은 아웃로 인생들에겐 상식이지." "하하하, 그렇겠지, 그렇고 말고."

 

 

엘리베이터가 정지하고, 문이 열렸다. "미리 말해두겠네만, 나에게 전자적인 재능을 기대하는건 삼가주길 바라네."

코르벳은 힙 플라스크에 담긴 술을 들이키며 말했다. "음음, 가라테 방면도 말일세. 그쪽도 영 아니야. 폭력이 아니라 문필이야말로 나의 숙원인 바."

"진짜 뭐하려 왔냐, 너?" 13층, 다른 사라리맨은 보이지 않는다. 사무실이 없는 플로어였다.

 

 

팟하고 소리를 내며 등롱 라이트가 켜져 그들이 가야할 곳을 네비게이트한다. "켁, 코토부키인가." 타키는 중얼거렸다.

"너, 괜히 앞서가지 말라고. 이런 일엔 테크놀로지의 마술사들만이 이해하는 호흡이라는게..." "기다리게." 코르벳이 타키의 어깨를 붙잡아 그를 멈춰세웠다.

두 명은 벽에 등을 대고 숨을 죽였다.

 

 

"불-조-심. 불-조-심." 모터 가동음을 크게 울리며 스커트 형태의 각부로 바닥을 청소하는 검도로이드(검도 기동 시스템을 도입한 세큐리티 오토마톤)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타키는 귓가에서 공기가 일렁이는 소리를 들었다. 코르벳이 무언가 처치를 한 것이다.

 

 

"불-조-심. 불-조-심." "......!" 타키는 바로 앞을 지나가는 검도로이드를 눈으로 쫓았다.

무인기가 모퉁이를 돌아 완전히 모습을 감추고 나서야 코르벳은 정신집중을 그만둘수 있었다.

"딸꾹! 이게 바로 카제의 짓수라네. 저 정도의 범백의 기계로는 결코 간파할 수 없지. 부담이 커서 이렇게 멈춰설 필요는 있지만 말일세."

 

 

"낙승이군." 타키는 안도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야, 거기 뭄바이! 순조롭냐? 다음은 어느쪽이야?"

파팟. 전방의 오피스 장지문을 비추는 조명중 하나가 점멸했다. "저쪽이라는데." "으음." 그들은 살금살금 걸어나가 장지문을 천천히 열어젖혔다.

"그래서......어떡하라고." 타키는 토코노마(*1)를 둘러봤다.

 

 

『모시모시, 타키=상! 족자를 체크해주세요!』 토코노마 구석의 웨어-너구리 상의 눈이 격렬하게 점멸하며 소리를 냈다.

전자음성이지만, 분명 코토부키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족자라고......?" 타키는 '부푸는 사회'라고 쓰여진 서예 족자에 주목했다. "이거 말야? 이게 어쨌는데."

 

 

『그걸 넘겨 보세요.』 "음." 코르벳이 끈을 당겨 족자를 감아올렸다. 그러자, 보라! 정방형의 금속 패널이다.

"과연, 이러한 방식은 프라하에서도 본 적이 있지." 코르벳이 중얼거렸다.

『에-또, 이쪽의 조작과 타이밍을 맞춰주셔야만 해요, 일회용 패스워드를 발행하겠습니다.』 웨어-너구리가 목소리에 맞춰서 동그란 눈을 번쩍였다.

 

 

『지금부터 12자리의 숫자를 읽을 겁니다. 순서대로 눌러주세요. 유효 시간은 2분으로 엄격합니다.』

"오케이. 빨리 해." 타키는 패널의 물리 넘버패드를 노려보며 말했다. 『......발행됐어요. 3, 3, 5, 5, 1, 4, 앗!』 슈우-.......

웨어-너구리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두 침입자는 영문을 모르고 서로를 마주봤다.

 

 

◆◆◆◆◆◆◆◆◆◆

 

 

"서......서버의 상태가, 어쩐지 너무 걱정되서!" 코토부키는 등으로 UNIX 모니터를 숨기듯이 하면서, 안키타에게 미소지었다.

문 부근에 서있는 안키타는 돌처럼 굳은 표정으로 코토부키를 응시했다. "전기도 안 켜놓고는."

그녀는 코토부키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등롱 라이트의 스위치를 ON으로 했다.

 

 

"전기는......그게......" "UNIX 관리실, 어떻게 들어간 거야?" "특기입니다." 코토부키는 변명했다.

"그, LAN직결로, 열거나 할 수 있어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나쁜 마음을 먹은게 아니라....."

"그런 소리가 아니잖아......그런 게......" 안키타는 망연하게 서서, 조금씩 몸을 떨고 있었다. "당신은.....뭐때문에?"

 

 

"잠깐! 기다려주세요!" 코토부키는 발길을 돌리려고 하는 안키타를 불러 세웠다.

그녀의 오른손은 반사적으로 쿵푸 기절 춉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으나, 어금니를 악물고 자제했다.

"부디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사정이 있었습니다." "사무실에 꽃을 장식하거나, 기계의 유지 보수를 돕거나, 그런 식으로 속여온 거야?"

 

 

"이건......." "어떻게 된건데!?" 안키타의 눈은 부릅떠져 있었고, 입가는 웃는 것처럼 기울어져 있었으나, 또한 일그러져 있었다. "속인거야!?"

"......!" 코토부키는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감싸 쥐었다. "으으읏-..." 그녀는 돌연 그 자리에서 무너지듯이 정좌했다.

그리고 무릎에 손을 얹고, 신묘한 표정으로 안키타를 올려다보았다. "저, 사실은 OL이 아니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부자연스러운 점은 꽤 있었지." 안키타는 감정을 억누르며 중얼거렸다.

코토부키는 몇 초간 말없이 숙고한 뒤, 안키타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안키타는 코토부키의 눈동자 속에 새겨진 오이란 천사의 문장을 인지하게 되었다.

"당신......" "저는 오이란드로이드고, 자아가 있어요, 우키요입니다." "우키요......!"

 

 

"그래서? 사라리맨을 흉내내보고 싶었던거야?" "저는 데시케이터를......" 말실수를 한 듯이 고개를 흔들고선, "에두아르트 나랑호를 무찌르기 위해 왔어요. 그래서 이렇게 사내에 잠입해서 정보를 얻으려 한 겁니다. 에두아르트 나랑호는 닌자이고, 매우 강력합니다. 저희들은 그 자를 쓰러트려야만 해요."

 

 

"닌자......당신은 우키요고......잠깐 기다려. 에두아르트......그 자식......데시케이터......뭐야......?" 안키타는 문간에 손을 짚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어." "......" 코토부키는 말을 더듬었다. 안키타는 UNIX에 다가가 모니터에 표시된 것을 봤다.

"본사 보안 시큐리티..." "맞아요."

 

 

"본사에서 무엇을" "에두아르트=상의 ID를 해킹으로 가로채서, 그의 자기방위 시스템을 무효화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왜 CEO를 노리는 거야? 예의 그.......뉴로그라에 대한 원한? 산업 스파이?" "아닙니다, 말할 수 없어요." 코토부키는 고개를 저었다.

"말할 순 없지만, 이쿠사 배틀입니다......극히 개인적인 문제의......"

 

 

안키타는 말문이 막혔다. 코토부키는 정좌한 채로, 스커트의 치맛자락을 움켜쥐었다.

"여러분을 속이고 이용하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저는, 꽃을 장식하거나, 여러분과 점심을 함께 먹거나, 복사기를 고치거나, 전화를 받거나 했었습니다, 거, 거짓으로 꾸민 행동이 아니라.....그렇지만, 전 OL이 아니에요.....그래도, 저는......!"

 

 

"너무 특수하잖아." 안키타는 신음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어. 이 동네를 떠나서, 네오 사이타마로 가서, 회사가 빼앗겨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고. 꽤나 심한 인생이였지. 하지만" 안키타는 말을 도중에 끊었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이건 너무 특수한 경우잖아. 모르겠어......"

 

 

"저는, 오피스에서 일하는 여러분 모두를 정말 좋아해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진심입니다......!"

"분명히 당신은, 오이란드오이드......지만" 안키타는 이어서 말했다. "그런 호의적인 말을 오이란드로이드는 입에 올리는 법이지만..."

그녀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그렇게 슬픈 듯이 말하지는 않으니까."

 

 

코토부키는 정좌한 채였다, 안키타는 그녀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말했다. "알 수 없는 일 투성이니까, 난 이제 감정에 따르기로 할래." "무슨 말씀이신가요...?"

『모시모시!』 음성 데이터가 연거푸 보내져 오고 있었다.

 

 

"이거야? 저 쪽에서 해킹을 걸려고 하는 사람의?" "네." 코토부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도어락을 조작하며, 네비게이트하고 있었습니다." "....후-우." 안키타는 머리를 쓸어올렸다.

"솔직히, 그 빌어먹을 사장의 편을 들고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어." "......" "약때문에 하는건 아닌거지?"

 

 

"완전히 아니라고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코토부키가 말했다.

"직접적인 표적은 에두아르트=상이에요. 하지만, 지금 이렇게 잠입하고 있는 저 타키=상은 현재 IRC 병을 앓고 계십니다. 본인은 부정하고 있지만, 저는 꿰뚫어 봤어요. 틀림없습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뉴로그라의 폭등 건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 건에 관해서 내 요구를 들어줘. 그럼 당신들이 하려는 일은 눈감아 줄게."

안키타는 말했다. 코토부키는 그녀의 발언의 의도를 헤아리지 못해 그저 눈을 깜빡였다. 안키타는 이어서 말했다.

"에두아르트의 계정 해킹같은건 좋을대로 해. 그 자식은 사장이 아니라 그냥 도둑놈일 뿐이니까. 단, 그 기회를 타서 동시에 해내야 할 일이 있어."

 

 

"그게 무엇인가요?" "히라타 주임을 해방시켜줘." "히라타......?" "히라타 주임은 뉴로그라의 개발자야." 안키타가 설명했다.

"약의 제조법의 그의 뇌에 들어있는 한, 그 사람이 해방될 일은 없어. 회사 밖으로 제조법이 퍼지면 약값을 유지할 수 없으니까. 에두아르트 그 자식은 히라타 주임을 본사 안의 어딘가에 감금하고 있을거야. 그를 구해내줬으면 해."

 

 

"원하지 않는데 가둬두는 것은 그 사람에게 있어서 좋지 않은 일이겠지요. 알겠습니다."

코토부키는 잠시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물었다. "히라타=상을 구출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 썩을 사장에게 카운터 펀치를 먹여주게 되는 거지." 안키타는 결단적이였다. "반드시 해줘야겠어, 당신들."

 

 

◆◆◆◆◆◆◆◆◆◆

 

 

끼기기긱! 우키하시 포탈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던 자동차들 중, 가문 리무진 한 대가 갑자기 드리프트해서 근처의 불행한 자동차들을 쳐날리며 일반도로의 게이트를 향해 방향을 돌렸다. "이봐, 왜 그래! 손실이 생기잖아!" 데시케이터는 주식용 UNIX를 조작하면서 불평했다.

 

 

"다시 포탈쪽으로 되돌아갈 시간 유예는 아직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여기서 판단을 내려주시길." 스스키는 핸들을 돌려가며 설명했다.

"뭐야, 뭔데?" "신켄다메다사가 해킹을 받고 있어요." "그런건 알아서 적절히 대처시켜야지." "전자ㆍ물리 양면에서, 네오사이타마와 뭄바이 두 지점을 동시에 공격하고 있습니다."

 

 

"잘도 알았네." "새옹 호스지요." 스스키는 가드레일에 차체를 대면서 말했다.

"무작위 감시망이 데이터의 묘한 움직임을 전해왔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굳이 내가 직접 행차해야 할 정도의......"

전자, 물리, 떨어진 두 지역. 공격. 데시케이터는 미간을 찌푸렸다. "공격. 에소테리시즘. 그렇다 이거지."

 

 

【#7로 이어짐】

 

 

*1 토코노마(床の間) : 객실인 다다미방의 정면 상좌에 바닥을 한 층 높여 만들어놓은 곳. 벽에는 족자를 걸고, 한 층 높여 만든 바닥에는 도자기, 꽃병 등으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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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아 슬럿츠, 칩 프로덕츠, 인 섬 닌자스 노트북】#7

 

"아앙-하시와요." "달콤해요." 오이란드로이드가 내미는 두부 젤리(*1)로부터 히라타 주임은 고개를 돌렸다. "그만둬."

"그치만 달콤한걸." 오이란드로이드는 그의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가슴을 만지게 했다 "부드러워요." "제발 그만해......" "간지러워요." "제발......"

 

 

"젖꼭지, 만져봐요." "아가야." "적당히 좀 해줘! 이런 기업윤리에 위반되는......"

히라타 주임은 호소했지만, 지금 푹신한 쇼파에 앉혀진 그를 둘러싼 선정적인 옷차림의 오이란은 무려 세 명이다.

"사장의 명령이야." "귀여워요." "아아......" 그는 거의 한계였다.

 

 

그는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그가 감금되어 있는 이 '인스피레이션 룸'에서 제공되는 음식물엔 판단력을 저하시키는 약물이 함유되어 있고, 사로잡혀 갇힌 신세라도 고결한 정신을 유지하려 하는 그의 저항도 한계에 닥치고 있다는 것을.

 

 

SPLAASH! 눈 앞의 풀장에서 반짝이는 물보라를 일으키며 수영복 차림의 오이란이 나타났다.

"와-우." "저 얘, 굉장하지요?" 히라카 주임의 몸을 더듬으며, 오이란들은 수영복 오이란을 가리켰다. 그녀에겐 유방이 3개 달려있었다.

"정말 그래......" 넋이 나간듯 히라타 주임이 입을 벌리고, 곧바로 그 안에 두부 젤리가 채워넣어졌다. "달콤하시와요?" "아아......달콤해" 나무아미타불! "마음이 평화로워져."

 

 

뉴로그라는 자기장 폭풍이 사라진 이후의 시대를 구하는 성배였다. 실험이 성공했을 때, 히라타 주임이 느낀 것은 자랑스러움도 공명심도 아닌 그저 한없는 감사였다.

그는 스스로가 속물이라고 자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갈로 분명 인류는 구원받는다. 그렇게 꾸김없이 생각했던 것이다.

......그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절망의 전조였을 뿐. 그의 명예는 이젠 땅에 떨어졌다.

 

 

"이제......됐나." 에두아르트 CEO는 그를 이 방에 가두고 평생 내보내지 않을 셈이다. 약물 조성의 유출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긴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은, 그저 비대화한 3대욕구의 순환만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그렇다. 여기에 있으면 적어도 인간으로써의 본능은 충족되는 것이다.

이제 괜찮겠지. 그는 세 개의 유방에 얼굴을 묻었다. "와아, 멋져라!" "잘 했어요-" 오이란드로이드들이 교성을 지른다. 그 때였다.

 

 

슈우웅! 나노카본 장지문이 세차게 열리고, 누군가가 이 리조트 룸에 돌입해 온 것이다.

"거기까지다! 사내 경찰이 납시셨다! 체포하겠어!" 검은 머리가 섞인 금발의 외국인이 총을 겨눴다!

 

 

"엣?" 히라타 주임은 어안이 벙벙해져 침입자를 빤히 바라봤다.

"엉?" 그 사내 역시...타키 또한, 방 안의 광경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져 히라타 주임과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야?" 타키는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뭐냐, 이거." 오이란드로이드. 젖가슴. 두부 젤리. 포도. "그렇고 그런 용도의 방이라 이거야? 뭔데 이게?"

 

 

"오해입니다!" 히라타 주임은 양 팔을 들어올린 채로 말했다. "시끄러! 꼼짝말고 있어! 이런......"

타키는 오른손으로 총을 쥔 채, 왼손으로 가까이 있는 접시에 올려진 포도 한송이를 집어 그대로 물어뜯었다. "포도, 너 이런, 이 자식-!"

"삐갓-!" 오이란드로이드들이 일제히 상반신을 회전시켜 타키가 있는 쪽을 향했다, 일제히 흉부가 전개되며, 숨겨져 있던 총구가 드러났다!

 

 

BRATATATA! "위험하네!" 코르벳이 펄쩍 뛰어들어 타키를 쓰러트리면서 풀장 옆의 기둥 뒤로 굴러들어갔다. 탄환을 대신 받은 기둥이 파편을 흩뿌렸다.

"아이에에에!" 타키는 비명을 질렀다. "이거 참! 우리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 이건가!" 코르벳이 말했다. "입 다물어!" 타키는 기둥 너머로 총을 쏴서 반격했다.

 

 

"삐갓-!" 운좋게 명중! 총탄을 받은 오이란드로이드의 안면이 통째로 날아가고, 제자리를 맴돌다 그대로 쓰러졌다.

"후-우, 쿨하게 가자고. 보고 있어봐." 타키는 굳은 표정으로 코르벳에게 말한 뒤 다른 오이란드로이드를 쏘려고 했다. BLAM! BLAM! 허나 훨씬 규모가 큰 반격이 돌아온다! BRATATATA!

 

 

"아이에에에!" "위험하지 않은가." 코르젯은 타키의 등을 잡고 다시 기둥 뒤로 끌어당겨 총탄의 세례를 벗어나게 했다.

"곤란하게 됐군. 전에 말했다시피 나는 이런 험한 일에......" "제기랄, 그러니까 싫다고 한건데! 이런 작전!" "아가야!" "아가앗-" 오이란드로이드들이 안면을 회전시키면서 달려든다!

 

 

"이얏-!" 코르벳은 품안에 숨겨둔 마술 나이프를 던졌다. 타키에게 덤벼들던 오이란드로이드의 쇄골에 그것은 깊이 꽂혀 그녀의 움직임을 멈췄다.

"아이에에에!" BLAM! 명중! 또 한체의 오이란드로이드가 쓰러지며, 다른 한체의 오이란드로이드의 걸음을 꼬이게 했다!

"이얏-!" 코르벳은 거기에 마술 나이프를 투척! "삐갓-!" 이번엔 어깨에 깊이 꽂여 움직임을 멈춘다!

 

 

"야바이, 잔탄이......빌어먹을!" BLAM! "삐갓-!" 또 한번 운좋게 명중! 머리를 파괴!

"아가얏-!" 반짝이는 풀장에서는 유방이 세개 달린 오이란드로이드가 스스로의 손발의 관절을 변형시켜 역관절 거미를 방불케 하는 형상을 취하고 있었다!

"아이에에에!" 히라타 주임의 비명!

 

 

"실로 곤란하군!" 코르벳은 자신의 품을 뒤졌다. "이렇게나 격한 전투가 기다리고 있을줄은 꿈에도......" "어떻게든 해봐! 망할!" 타키는 떨리는 손으로 총을 리로드하려 했다.

KRAAASH! "아이에에에!" 이형의 오이란드로이드가 휘둘러 내리친 팔이 기둥 그늘에 서있던 타키의 다리 사이 마루바닥에 꽂혔다.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 "으으음......이것이로군!" 코르벳은 작은 주머니를 품에서 꺼내, 기둥 너머로 얼굴을 내민 이형 오이란드로이드의 안면을 향해 그것을 던졌다.

반짝반짝 빛나는 가루가 퍼지고, 오이란드로이드가 미세하게 경련했다. "삐가갓-!" "뭐야 그거!" "어서 쏘게나! 어서!" BLAM! "삐갓-!" 이형 오이란드로이드의 안면이 분쇄!

 

 

괴물을 방불케 하는 오이란드로이드가 쓰러져 바닥을 구르고 팔다리를 바둥거리는 사이, 코르벳은 그것을 향해 터벅터벅 다가가서 역수로 잡은 마술 나이프를 마구 찔렀다.

"이얏-! 이얏-! 이얏-!" "삐가가갓-!" 경련, 그리고 동작정지!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 히라타 주임이 울부짖는다!

 

 

"어이, 방금전에 뭐야? 뭐였는데?" 타키는 총을 벨트에 다시 꽂아놓고, 코르벳에게 다시 물었다.

"UNIX를 오작동시키는 부류의 물건일세, 특별할 것도 없지. 허나 값은 꽤 나간다네. 할 수만 있다면 도로 쓸어담고 싶어지는군."

코르벳은 이형의 오이란드로이드는 발로 차 뒤집었다. "바람이 부는 방향에 서 있었던 게 이 자에겐 불행이였던 걸세." "에어컨인가..."

 

 

"오지 마! 다가오지 마세요!" 히라타 주임은 주저앉으며 뒤로 물러서려 했다. 하지만 그의 등 뒤엔 벽뿐이다.

"난 아무런 잘못도 없습니다! 체포하지 말아줘!" "두려워 하는군. 그대가 이상한 소리를 한 탓일세." 코르벳이 타키에게 말했다. 타키는 멋쩍은듯 코를 긁었다.

"댁이 히라타 주임 맞아?" "예! 정말입니다!" "꼼짝 마!"

 

"아이에에에......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그딴거 나도 몰라." 타키가 불평을 내뱉었다.

"갑자기 제멋대로 이야기를 꺼내곤, 아니, 이쪽 이야기야." "이걸로 자유의 몸일세." 코르벳은 히라타 주임의 손을 잡고 부축했다.

"조금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있네." "그래서, 사장실은? 뉴로그라는 있어?"

 

 

"설마, 제법을 노리고 대립하는 기업에서......." 히라타 주임은 스스로 납득하고선, 눈을 내리깔았다.

"아니......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군. 당신들 쪽의 기업이 시장경쟁의 원리를 따라준다면, 어떻게든......"

"약은? 어디 숨겨놓은 건데? 몇개 좀 줘봐." "나, 나도 방금 전까지 감금되있던 상태였어. 인터넷도 없이."

 

 

두 사람은 히라타 주임을 따라 복도로 나왔다. "사장실이 어디 있는진 알고있어?"

"아마도. 당신들이 노리는건 뉴로그라의 제조법만이 아닌건가?" "사정이 좀 복잡하거든. 약은 내가 필요해."

"그대, 정말로 IRC 병이였던 모양이로군?" 코르벳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타키는 겸연쩍은 듯이 답했다. "가만히 앉아서 뒈지기만 기다릴 수도 없잖아."

 

 

"안키타=상이라는 사원을 알고 계신가?" 복도를 걸어가며 코르벳이 물었다. 히라타 주임은 곧바로 떠올려냈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잘 지내고 있을까?" "그대의 소식을 전해준 게 바로 그녀라네. 뭄바이로부터 말일세."

"맙소사......그건 즉.......그렇군" 히라타 주임은 신음했다. "그녀가 걱정이야."

 

 

전자 잠금장치가 열리고, 세 명을 안으로 들였다. 그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윗층으로 올라간다.

"그 사장을 거역하면 심각한 일이 생길꺼야." 히라타 주임은 그렇게 말하면서 계속 계단을 뛰어 올라갔으나, 이내 생각다 못해 멈춰서서 타키 일행을 돌아보며 외쳤다.

"닌자야! 그 녀석은......인정사정 없는, 닌자라고!" "그래, 나도 알아. 뭐, 그 녀석도 쳐죽일 예정이야."

 

 

타키는 별 감흥도 없이 말했다. "...우리편의 어떤 흉악한 녀석이 말이지. 댁도 협력해 달라고." "붓다......!"

이윽고 그들은 비상계단을 전부 오르고, 더불어 열린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와, 도저히 사람이 통행하는 것을 상정하지 않았을 법한 빌딩 외벽의 파이프를 타고 잠시간 줄타기 곡예를 하듯 이동한 뒤, 위쪽에 난 통풍구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엿같은 비밀 작전이 다 있군." 통풍구 내부를 기어서 나아가며 타키가 말했다. "왜 내가 이런 꼴에 처해야 되는지 쥐뿔도 이해가 안돼."

어느정도 나아가다 보니, 플레이트의 틈새를 통해 아래층의 바닥이 보였다. "대충 여기가 맞겠지."

"아마도......" 히라타 주임이 답했다. "층은 분명 여기가 맞아." 등롱 라이트를 경유한 코토부키의 가이드도 있다.

 

 

타키는 불평하면서 패널을 떼어내고, 조심조심 실내로 뛰어내렸다.

관엽식물의 화분, 보기에도 고급인 버팔로 가죽 의자. 벽에는 '메이지 유신'의 서예, 그리고 에도시대의 사무라이 갑주. 틀림없다.

"사장실이다." 뒤이어 착지한 두 명을 타키가 돌아보며 말했다. "존나 엉망진창으로 해킹해 주겠어, 우라질!"

 

 

"서두르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코르벳이 재촉했다. 그는 선반의 유리창 너머로 XO 브랜디의 병을 발견했다.

"아아, 알고 있어, 있다마다. 프로한테 맡겨 둬, 프로한테." 타키는 고급 의자에 기대어 앉아 안락함을 층분히 맛본 후, 중역 책상 위의 UNIX 덱과 마주앉았다.

그는 UNIX의 전원을 켜고, 키 타이핑을 개시했다......!

 

 

100101111아다나스 코퍼레이션. 아름다운 지성과 이해를. 오늘도 전용 서포트 채널을 이용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도-모. 모시모시. 에두아르트 나랑호다.』 에두아르트 나랑호=상. ID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액세스 좌표 대조 완료. 부디 용건을.』

 

 

『트러블이 생겼다. 귀사의 커스텀 제품의 보안 시큐리티가 오작동하고 있어. 즉시......』 즉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고객님? 『......』 고객님? 『010010011 0010010100101 00100100101

 

 

0010010010010010010010100101

 

 

01001001DAMNDAMNSHIT.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뉴런이 단어를 허공에 띄우고, UNIX가 그걸 빨아들여. 거 참 재밌구만.

나는 비근한 현실의 물리육체를 내려다보고 있어. 본래 나는 커트 코베인을 닮은 핸섬한 남자지만, 지금은 침이나 질질 흘리며 흰자위를 까고 있는 처량한 신세지.

 

 

분명 나는......되게 귀찮은 절차를 밟아서 여기까지 왔다. 머리 위에는 황금 입방체가 보이는군. 느낌 좋은데.

아다나스 코퍼레이션의 채널이 바로 내 앞에 있어. 내가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고 있고.

난 누구야? 나는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지?

 

 

나는 나 자신을 봤어. 내 전자육체를. 빛나는 0과 1로 보기 좋게 분해되면서 확산되어 간다. 에테르의 바람을 타고.

분명 그건 황금입방체를 향해 불고 있는 거겠지. 우리 누님도 뉴런이 타기 직전엔 이런 느낌이였을까? 더 격렬했을지도 모르지. 나는......

 

 

『손님. 커스텀 제품의 품번을.』 코가네 오토마타, ADFD와01-XX. 보안 시큐리티가 오작동하고 있으니까100011그걸0100100101황금입방체.

 

 

"응답이 없어지고 나서, 조금 시간이 지났습니다......괜찮으신 걸까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저 곳은 통상적인 네트워크로부터 분리되어 있으니까." 안키타는 문간을 신경쓰고 있었다.

"저기, 자리를 그렇게 오래 비워둘 수도 없어." "그렇지요......타키=상, 설마......"

 

 

다가오는 발소리. 움찔하며 안키타가 돌아봤다. "원키=상. 깜짝 놀랐어." 그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미 신뢰할 수 있는 사무실의 사원들에겐 그녀들의 돌발적인 '계획'에 대한 일들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안키타=상. 상황이 안 좋아요." "왜 그래?" "사장이 지금, 여기로 돌아왔습니다." "난데!?"

 

 

"이해할수 없어! 당연히 그런 일은 녀석의 예정에 없었을 텐데......" 원키는 조급하게 말했다. "정말로 괜찮을까요? 이 계획......"

"나도 그건 몰라" "하이얏-!" KRAAASH! 코토부키는 잠깐 주저했지만, 이내 결단적으로 UNIX를 쿵푸 춉으로 파괴했다.

"다들 여기에 계시면 안 돼요!" "아이에에에!" 원키가 비명을 질렀다.

 

 

"우선 급하게 증거인멸을 마쳤습니다!" 코토부키는 말했다. "적어도 그들을 사장실까지 이끄는 데엔 성공했어요. 타키=상의 연락을 마저 받고 싶었습니다만, 지금은 성공을 빌 수 밖에......도망칩시다! 뒷문은 어느쪽이죠?"

"엣, 뭐..." 원키는 당황! "이쪽이야!" 안키타는 코토부키의 손을 잡아당겼다.

 

 

"어떻게 합니까!" 원키가 물었다. "조퇴 허가!" 안키타는 소리쳐서 대답하고선, 뒷문으로 가는 복도를 코토부키와 함께 달려나갔다.

비상구! 두 명은 회사용 차량을 향해 뛰어들었다, 차키는 필요없다. 안키타가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ID 인증을 한뒤 바로 시동을 걸었다. "어디로 도망갈거야!" "어쨌든 멀리까지 가요! 그렇게 하면!"

 

 

부르르릉! 배기 가스를 뿜으며 회사용 밴 차량이 뭄바이 시가로 뛰쳐나왔다.

"그렇다곤 해도, 좀 더 여러가지 해둘 만한 시간의 유예는 있었던거 아니야?" 안키타가 물었다. 코토부키는 고개를 저었다.

"적은 닌자입니다.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고 움직여야....." 백미러 너머로, 통행인을 치면서 쫓아오는 검은 차량이 보였다.

 

 

"뭐? 뭐야? 뭔데?!" 험한 도로 때문에 핸들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안키타는 코토부키에게 소리쳤다.

코토부키는 계기판 아래의 서랍을 열었다가 닫았다. "총 있으신가요!" "총?" "오고 있습니다! 아아, 무슨 일이람!"

코토부키는 입술을 깨물었다, 가문 리무진은 사람을 마구 치고 가면서 일직선으로 다가오고 있다!

 

 

.......투웅. 천장 루프가 큰 소리를 내며 울렸다.

 

 

◆◆◆◆◆◆◆◆◆◆

 

 

"저건..." 스스키는 추적 대상인 밴 차량에 불꽃 덩어리같은 무언가가 낙하한 것을 의아하게 여겼다.

기어를 바쁘게 바꾸고 더욱 속도를 높이면서 스스키는 데시케이터에게 보고했다. "누군가가 합류한 것 같습니다."

"그런 모양이군." 데시케이터는 주식거래를 계속하면서 동의했다. ".....과연. 저게 그 놈인가."

 

 

선즈 오브 케이어스의 닌자들이 최근 연이어 실종되고 있다. 그 빈도는 명백하게 이상했다.

데시케이터는 일부러 그 정보를 다른 닌자와 공유하거나, 주의를 환기시키지는 않았다.

어느 시점부터 그는 이 사태의 경위를 방관하며, 몇 명정도 다른 멤버를 희생시키면서 꼬리를 잡아 안전을 확보하는 플랜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에소테리시즘이 죽은 것은 큰 손해였다. 하필이면 다름아닌 그 남자가.

그에게 있어 귀중한 돈줄이였으며, 또한 그 자신의 힘으로 암살자의 습격따윈 가볍게 되받아칠 수 있을 터였던 그 프라하의 마술사가.

더욱이 그 원흉은 간격을 두지 않고, 이렇게 나타난 것이다. 데시케이터의 눈 앞에.

 

 

".......뭐, 괜찮겠지." 이것 또한 경제적인 시련의 일종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손절하고, 담판을 지을 필요가 있다.

데시케이터는 주식거래를 계속하면서 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추적 차량 위에서 검은 불꽃을 피어올리고 있는 닌자를 보았다.

증오로 빛나는 그 검붉은 안광을, 그는 뻔뻔스럽게 받아넘겼다.

 

 

【#8로 이어짐】

 

*1 두부 젤리 : 행인두부(杏仁豆腐)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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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아 슬럿츠, 칩 프로덕츠, 인 섬 닌자스 노트북】#8

 

"धियान रखो!""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에!" KRAAASH! 교차로를 직진하며 달려온 차량을 안키타는 충돌하기 직전에 겨우 피하고, 서둘러서 핸들을 꺾으며 재발진했다.

가문 리무진은 당연하다는 듯이 교차로의 차량을 향해 드리프트하여 충돌해, 그 반동을 이용해 90도 방향전환을 마쳤다.

 

 

게다가 가문 리무진의 장갑은 다른 차량과의 접촉사고 장도로는 조금의 손상도 입지 않은 모양이었다. 안키타의 미간에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전혀 뿌리치지 못했어!" "제가 어떻게든 막아보겠......어머나!" 코토부키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측면 유리창에서 갑자기 슥,하고 나타난 얼굴......「忍」「殺」의 멘포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닌자 슬레이어=상!" "아이에에에!" 안키타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핸들을 꼭 붙잡았고, 도로 위의 닭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아군입니다!" 코토부키가 보증했다. "이 사람은 에두아르트를......데시케이터를 쓰러트리기 위해 온 거에요!"

 

 

"그대로 계속 가." 닌자 슬레이어는 유리창 너머로 말했다. "무언가......도와드릴 일은!" 코토부키가 유리창에 얼굴을 붙이고 필사적으로 입을 뻐끔였다.

"놈은 내가 죽인다!" 그렇게 답하고선, 닌자 슬레이어의 얼굴은 창 위로 사라졌다.

 

 

"닌자 슬레이어=상!' 코토부키는 IRC 세션에 연결했다. "타키상=의 해킹 성공여부가 불명입니다......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요!" 『나도 알아. 확인했다.』

닌자 슬레이어의 응답이 돌아오자 코토부키는 조금 안도했다. 적어도 자포자기적인 무모한 공격을 시도할 셈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약간 스스로를 부끄러이 여겼다. 좀 더 그를 신뢰해야 하는데. 그녀는 응답했다. "예의 그 공격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우선은 거리를 벌리고 버텨 볼게요!"

 

 

"공격!? 공격이라니 무슨 소리야?" 안키타가 외쳤다. 코토부키는 답했다. 

"데시케이터는 일전에 테러리스트 및 적대기업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그때 방위수단으로 그가 이용했던 것은 금속 갑충이였어요. 그 자체는 아다나스사의 테크놀로지였지만, 거기에 그 자신의 닌자로써의 힘도 더해져 있었던 거에요." "무슨 이야기야!?" " "딱정벌레 로봇의 공격입니다!"

 

 

"뭐, 됐어! 어짜피 이해 못하니까!" 안키타는 기어를 바꾸고, 한층 더 가속했다. 정면에는 축적된 쓰레기더미의 산이! 과감하게 돌입해 타고 올라간다! 

그리고 점프한 것이다! "아이에에에에에!" 포물선을 그리는 밴 차량! "아이에에에에에!" "혀 깨무시겠어요!" 코토부키가 외쳤다. "그리고 안키타=상, 여기에 총화기는......아얏!"

 

 

회사용 밴은 쓰레기 강의 건너편 기슭에 착지한 후, 거의 한바퀴를 돌며 드리프트했다. 나무삼! 

가공할 것은, 뒤쫓아오는 가문 리무진 또한 이 전대미문의 루트 선택을 주저하지 않고 따라하여,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디에.....어딘가에" 안키타는 계기판이나 핸들 밑, 변속 레버 부근 등을 더듬어 찾는다!

 

 

그리고 닌자 슬레이어! 닌자인 그는 경이적인 닌자 평형감각을 발휘하여 이 거친 도망극의 와중에도 루프 위에서 떨어지는 일 없이 가라테의 태세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얏-! 이얏-!" 정확히 노린 2연속 수리켄 투척! 전면 유리에 연이어 꽂히고, 무수한 균열이 생겨나 새하얗게 변한다!

 

 

"흐읍!' 스스키는 금이 간 전면유리를 후려쳐 완전히 박살내어 다시 전방이 잘 보이게 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핸들을 조작하면서 왼손을 앞으로 쑥 내밀었다. 

BLAM! BLAM! BLAM!  수리켄에 답하듯 총탄이 닌자 슬레이어에게 날아온다! 닌자 슬레이어는 사행운전하는 차량 위에서 상체를 크게 기울이며 이를 피했다! 전탄 회피!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재차 수리켄을 투척했다. 총탄마저 받아내는 가문 리무진의 차체가 찢겨져나가며 불을 뿜었다.

"아이에에에!" 리무진의 몸통박치기를 받은 노점의 상품 바구니가 박살나고, 붉고 노란 분말이 여기저기로 흩뿌려졌다. 

슈웅......그 분말 사이를 리무진이 빠져나가자, 이젠 리무진의 루프 위에서도 닌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쫓고 쫓기는 각각의 두 차량의 지붕 위에서, 두 닌자는 다시 한번 서로를 마주보며 고개를 숙였다. 

그들은 닌자 청력을 통해 혼잡함 속에서도 서로의 아이사츠를 알아들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도-모. 데시케이터입니다."

아이사츠를 마친 데시케이터의 주위가 짙은 회색으로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예의 공격의 전조였다.

 

 

(((마스라다......!))) 나라쿠 닌자가 경고를 전해왔다. (((저것은 필시 하치 닌자 클챈이 사용하던 드론 짓수다. 으으음......하지만 주의하거라. 이 시대의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리고 있을뿐더러, 사츠가이의 힘이 섞여있을 터이니. 흡사 적을 말려죽이는 미나즈키(*1) 짓수를 떠올리게 하는구나!)))

 

 

대치하는 중에도 데시케이터는 터치식 홀로그래픽 키보드를 타이핑하며 주식 매매를 계속하고 있었다. "네놈의 목적을 들어두마. 닌자 슬레이어=상."

그는 드리프트하는 차체 위에서 시큰둥하게 물었다. "일기일회라는 소리도 있지. 적어도 내가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고 죽어줘. 왜 선즈 오브 케이어스에 속한 놈들을 노리는 거지?"

 

 

"사츠가이라는 자를 알고있나." 닌자 슬레이어는 이어서 물었다. "혹은, 브래스하트하는 닌자를" 

"애초부터 선즈 오브 케이어스는 사츠가이를 통해 이어진 커넥션이다. 딱 보면 알잖아. 시시한 질문인걸. 하지만......" 데시케이터는 눈썹을 찔끔 움직였다. "브래스하트의 이름까지 나올 줄이야. 잘도 조사했군."

 

 

"......알고 있나보군." 닌자 슬레이어는 목소리의 톤에서 정보를 읽어냈다. "네놈을 죽인다. 죽이기 전에 놈이 있는 곳을 불게 해주마."

"음훗후후! 내 경제활동과 무관계한 어새신이라니 이건 또 신선하군. 뇌에 좋은 자극이 되겠어......" 쿠두웅-! 계속되는 매매! 

"......정신사나운 녀석이군."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당연하잖아. 겨우 뜻밖의 사태 하나 가지고 왜 내가 평소의 삶의 방식까지 바꿔야 하지?" 데시케이터는 그렇게 답하며, 또다른 주식을 매각했다.

"......동감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눈을 가늘게 떴다. "난 상관 안해. 그대로 죽을때까지 손장난이나 하고 있어라. 삼도 리버의 뱃사공도 광대가 위문공연을 온다고 들으면 환영하겠지." "지껄여주는군!"

 

 

쿠두웅-! 키보드 조작! 그 와중에도, 회색의 반짝임은 데시케이터의 주위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닌자 동체시력을 소유한 독자 제형은 알 수 있겠지. 그것은 미세한 소리를 내며 날개치는 강철 갑충들의 무리였다. 이 드론 짓수로 움직이는 아다나스사의 제품, 코가네 오토마타는, 그의 경제활동에 일말의 지장이 생기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을 투척했다. 퓩! 퓩퓩! 아다나스 드론은 날아오는 수리켄의 표적이 되어 차례차례 불똥을 튀기며 추락해간다.

그러나 드론은 반격에 나서지 못한다. 데시케이터를 뒤따르는게 겨우였다. 현재 두 닌자 간의 위치관계는 닌자 슬레이어 쪽이 유리한 것이다!

 

 

데시케이터가 인내심이 끊어진 나머지 이쪽 차량으로 건너오려고 한다면, 닌자 슬레이어는 날카롭게 세운 대공 춉 찌르기를 심장에 먹여 일격에 끝장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적도 만만치 않은 닌자. 그는 묵묵히 홀로그래픽 그를 조작하며 결코 리스크가 있는 행동을 취하려 들지 않는다. 언젠가 제대로 된 공격기회가 올 것이라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얏! 이얏! 이얏-!" 퓩! 퓩퓩! 아다나스 드론들이 작게 폭발한다. 그 때마다 다른 딱정벌레가 새로 날아와 대열을 유지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팔을 거칠게 휘둘러서 생겨난 불꽃의 궤적으로부터 새로운 수리켄을 생성했다. 이대로 상대의 드론을 완전히 소모시키는 것도 또다른 한 수일 것이다.

 

 

허나......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 안일한 수단으로 타파할 수 있는 짓수라면, 데시케이터가 이 정도로 여유를 보일 리가 없다. 더 강한 공격을 내보내야 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여러개의 수리켄을 동시에 투척! 

데시케이터는 브릿지로 회피! 그리고......KRAAAASH! "아윽-!" 차내에서 비명! 추돌당한 것이다!

 

 

"내 비서는 유능해." 데시케이터가 말했다. "그 성능은 흠잡을 데 없지. 즉..." 드르르륵! 분진을 토하며,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마냥 회사용 밴은 재가속했다.

조수석의 창문 밖으로 코토부키가 상체를 내밀고선 리무진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BLAMBLAMBLAM! 

데시케이터는 업신여기는 눈길로 그 모습을 지켜본다. "흥......그 쪽의 '비서'는 과연 어떨까?"

 

 

스스키는 리무진을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총탄을 회피했다. 그 사이에 회사용 밴은 기어를 바꿔 넣어 다시 속도를 높여 거리를 벌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을 연속투척! "이얏-! 이얏-! 이얏-!" 데시케이터는 얼굴 앞에 손을 내밀어, 자신에게 날아온 수리켄을 두 손가락으로 잡아 멈춘다!

 

 

그리고, 그 순간! BOOOM! 전면 유리가 없는 가문 리무진 안에서, 무언가가 연기를 뿜으며 날아왔다! 

오오....나무삼! 그것은 운전을 일단 방치한 스스키가 어깨로 지탱한 런쳐에서 발사된 로켓탄이다!

"크윽!" 닌자 슬레이어는 갈고리 로프를 투척해 이를 요격하려고 했다......하지만!

 

 

"이얏-!" 그의 오른쪽 어깨죽지에 꽂힌 것은 데시케이터가 정확히 겨냥하여 투척한 쿠나이 다트다! 변함없이 다른 한 손으로는 키보드를 조작!

닌자 슬레이어가 근육을 강철처럼 굳혀 피해는 경상으로 그쳤으나, 로프는 제 역할을......로켓탄을 휘감아 엇나간 곳으로 흘려보낸다는 목적을......달성하지 못했다! KABOOOM!

 

 

"끄악-!" "" 아윽-! "" 회사용 밴은 고꾸라지듯이 전도하면서 쳐날려져, 지면에 낙하했다! KRAAAASH!

"크윽-!"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점프로 탈출하며 착지! 차량에서는 코토부키가 안키타를 감싸앉은 채로 기어나왔다! "괜찮아요......끄떡없습니다!" "아이에에에......!"

 

 

윙윙윙. 선회하는 아다나스 드론을 자신의 주위에 거느리며, 불꽃 사이의 아지랑이 속에서 데시케이터기 의연히 걸어나왔다.

"아이에에에!" 시민들이 각자의 집에서 뛰쳐나와 여기저기로 도망간다. "도망쳐라." 닌자 슬레이어가 코토부키에게 말했다. "그녀석을 데리고"

"......!" 코토부키는 안키타를 어깨로 부축하며 잽싸게 그 자리를 떴다.

 

 

"자아. 이걸로 귀찮은 트러블도 끝이다." 데시케이터는 사형선고를 내리듯이 말했다. 그의 곁에 서있는 것은 냉혹한 우키요.

"이 닌자는 내가 처리한다. 저쪽은 네가 대처해." "하이 요로콘데." 우키요는 수긍한 뒤, 곧바로 육상선수를 방불케 하는 스프린트 대쉬로 달려나갔다.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숙이고, 앞으로 기운 자세를 취했다. 데시케이터의 주위를 회색의 날벌레들이 지그재그로 날아다니고 있다.

그는 뉴런 속에서 무수한 가라테 시뮬레이션을 행했다.

 

 

일체의 선택지가 끊겼다. 지금 옆을 달려 지나가는 우키요를 가로막으면, 데시케이터의 가라테와 드론이 자신에게 명중할 것이다.

그것은 완전한 패배를 의미한다. 데시케이터의 드론이 닌자 슬레이어를 붙잡는 순간, 예의 미나즈키 짓수의 조건이 달성된다.

사지를 못 쓰게 되면 당연히 일방적으로 농락당한 뒤 그대로 죽게 되겠지.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견제하듯 날아온 몇 마리의 드론을 육안으로 쫓을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붙잡아 으스러뜨렸다. 우키요가......완전히 떠나갔다!

 

 

(((미나즈키 짓수는 손톱이나 이빨로 적의 피부에 상처를 내어, 아니면 손바닥을 직접 부딪쳐 가라테를 경유해 눈 깜짝할 새에 수분을 모조리 앗아간다. 명심하거라! 과거에 미나즈키의 달인으로 이름이 드높았던 카와키 닌자는 에도 시대의 전장에서 사무라이 전사 100명을 살짝 손을 대는 것만으로 가다랑어포를 방불케 하는 누더기 조각으로.......)))

 

 

닌자 슬레이어는 적을 노려보며 고찰했다.

 

 

손톱이나 이빨 대신 아다나스 드론을 불러들여, 아마도 날벌레의 턱이나 다리 등으로 피부를 찢어 거기에 원격적으로 짓수가 파고들게 하는 것이리라.

드론 짓수 쪽의 원리는 아직 이해가 가지 않지만, 거기까지 알 필요는 없다. 

"알 것 같아." 닌자 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대로는......!

 

 

"좋아......좋아! 지금이다!" 쿠두웅-! 데시케이터는 주식을 매각! 그리고 아다나스 드론이 일제히 덮쳐들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 속에서 수리켄을 연달아 투척했다. 날벌레 몇 마리가 나가 떨어지며, 그대로 폭발했다.

거기에 더해 타오르는 머플러 천이 몇 마리를 쓸어내어 태워버렸다.

 

 

슈슝, 슈슝! 요격망을 뜷고 드론이 날아온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잔상이 뒤따르는 속도로 양손을 움직여, 벌레들을 잡아내어 니퍼처럼 힘을 가해 으스러뜨린다.

"이얏-! 이얏-!" 한편 데시케이터는 여유에 찬 얼굴이다. "거기다." 닌자 슬레이어의 발꿈치 부근! 위험하다!

 

 

땅 속에서 기어나온 벌레들이 닌자 슬레이어의 왼쪽 발목을 타고 종아리로 기어오른다. 나무삼! 왼다리가 미라화하여 그대로 주저앉는가!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눈이 타올랐다. 검은 불꽃이 발밑에서 뿜어져 나와 제 살을 태우며 벌레들을 태워 없앴다!

"하하하하! 대단한 짓을 하는군! 자살행위가 따로없어!"

 

 

닌자 슬레이어는 옆으로 뛰어 바닥을 구르면서 다리의 불을 털어냈다. 그리고 일어나려고 하는 순간 데시케이터는 이미 발을 크게 내디뎌 다가와 있었다!

"이얏-!" "끄악-!" 앞차기! 닌자 슬레이어는 턱에 제대로 일격을 받고 뒤로 나자빠졌다. 거기에 덮쳐드는 날벌레들! 나무아미타불!

 

 

"아이에에에!" 시민들의 비명 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닌자 슬레이어는 양팔을 교차하며 방어자세를 취했다. 소용없는 짓이다.

금속 갑충이 달라붙었다. 그는 자신의 양 어깨를 잡고 힘을 주었다. 벌레와 닿은 부분에서 검은 불길이 퍼져, 장속이 사악한 불꽃으로 뒤덮혔다.

불길은 자신의 몸과 함꼐 벌레들을 태워 없앴다. 데시케이터는 그저 그걸 구경하듯 지켜보고 있었다.

 

 

슈웅. 슝슝슈우웅. 새로운 아다나스 드론이 그의 품에서 나타나 대열을 이루듯이 동시에 날아간다. 

닌자 슬레이어는 무릎을 꿇었다, 숙였던 고개를 들며 아직도 수그라들지 않은 전투의지를 다시 날카롭게 세우며, 단지 눈 앞의 데시케이터를 노려보았다.

데시케이터는 주식을 매각했다. 날벌레떼의 제 2파가......덮쳐든다!

 

 

두근. 두근. 심장이 강하게 뛰며 시간감각은 진흙처럼 둔화되어 간다. 주마등 리콜 현상이다.

아다나스 드론이 날아온다. 나라쿠의 불로 다시 스스로를 불태울 것인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나라쿠조차 그 행동에는 의구심을 품는다. 승기없는 단순한 자해, 지리 푸어(서서히 불리)에 불과하다고.

 

 

무릎을 꿇은 닌자 슬레이어는 그대로 몸을 숙였다. "이얏-!" 전신의 긴장된 근육을 스프링처럼 해방시켜, 데시케이터를 향해 크라우칭 스타트를 끊었다.

날벌레들이 소용돌이치듯 비상하며, 닌자 슬레이어에게 휘몰아친다......닌자 아드레날린이 뉴런을 비정상적인 속도로 회전시켜, 그의 주관적 시간은 거의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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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01001DAMNDAMNSHIT.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뉴런이 단어를 허공에 띄우고, UNIX가 그걸 빨아들여. 거 참 재밌구만.

나는 비근한 현실의 물리육체를 내려다보고 있어. 본래 나는 커트 코베인을 닮0100011이걸로 몇번째 본 풍경인지.

 

 

"누님, 이거 뭔가 이상한데." 나는 중얼거렸어. 말은 문자가 되어 또 코토다마 공간의 0과 1의 폭포 속으로 흘러갔어.

뭔가 이상해. 애초에 우리 누님은 뉴런이 새까맣게 타서 죽어버린지 한참 됬는데. 나도 어쩔 수 없는 놈이야.

나는......나는 기업 어카운트를 앞에 두고 있다. 분명 아다나스 코퍼레이션의 것. 그래. 무엇 때문이었냐.

 

 

그거야 뻔하지, 녀석이다, 그 역귀같은 자식, IRC 통신으로 언제나 빌어먹을 반응밖에 돌려주지 않는.

녀석의 IP 주소는 기묘해, 통신기기를 쓰는게 아니라면 대체 뭐야? 그리고 지금 그 녀석은 아다나스 드론에 둘러쌓여서 죽기 일보직전이라고?

왜 그런게 보이는 걸까. 와-오우. 뭔가 머릿속이 팍 개였어. 블랙벨트를 빨았을 때처럼.

 

 

"그건 당신이 완전히 '날아갈 뻔'했기 때문이잖아." 누님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한다. 나는 혀를 차며 답했어.

"정말 효과가 있는지도 모를 약에 그런 값을 어떻게 내." "그게 지금 겪고 있는 고행의 진짜 원인이겠지."

"그래서 난 어쩔수 없이 협력을.....에-또, 아다나스에서" 사고가 또 한바퀴 빙 돌기 시작했어. 책상에 푹 엎드려.......커트......잠깐, 좀 멈춰봐.

 

 

"그 짓은 이제 그만해." "그럼, 깨어나는게 어때." "어떻게?" "나도 모르지." 흑발의 여자가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당신 문제일텐데."

"너, 누구야? 누님이 아니구만." "바바야가." 여자가 이름을 댔다. "하아, 그러셔. 바바야가. 저리 꺼져서 혼자 FUCK이나 해." 나는 이 면식도 없는 미친 여자를 쫓아내려 했어.

 

 

"어쩔 수 없는 놈이군." 여자는 내 뺨에 손을 얹고 강제로 시야를 돌리게 했어. 잘 보인다. 즉 나는 지금, 에테르의 바다에 녹아들고 있다는 거군.

황금입방체의 빛을 찌릿찌릿 느끼고 있어. 아아. 잘 보여. 뭄바이. 닌자 슬레이어가 지금 막 죽기 직전이다. 얌마. 그럼 안되지. 나는...... "끄악-!"

 

 

나는 나 자신의 비명을 듣고 있었어. 무의식이 낸 비명소리야. 잠꼬대같은 거지. 신체가 고통을 느낀 탓이야. 

봐라. 끔찍하지. UNIX 옆에 푹 엎드린 나한테 그 변태 연구원 자식과 코르벳 녀석이 들러붙어선, 몇 번인가 일으키는 걸 실패한 뒤, 앰플이 든 주사기를 푹하고......"무슨 짓거리야!?"

 

 

데시케이터, 그 빌어먹을 닌자 사장새끼 자리의 선반이 열려 뭔가 헤집어져 있는 흔적이 보여. 그거냐? 코르벳 그 녀석도 약의 신세를 졌다는 거야?

코르벳 자식, 야바레카베레 짓이나 해대기는. 어쨌든 그 자식들, 데시케이터가 상비하는 뉴로그라를, 그것도 알약이 아니라 주사로! 나한테! "끄악-!"

 

 

『고객님? 에두아르트 나랑호=상?』 아다나스사 자식이 묻는다. 나는 내 손바닥을 봤어. 선명한 전자신체를.

의식에 묘한 공백기간이 있는게 신경쓰이지만, 난 어쨌든 빨리 끝내야겠다고 생각했어. 

"문제가 발생했다, 아다나스=상. 보안 시큐리티 시스템의 오류라고. 알고는 있는건가!"

 

 

『죄송합니다. 제품 불량의 상세한 상황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어......귀사의 드론 드라이버가 IRC 시스템에 간섭하고 있어. 일단 동작을 멈추게 할 수 없을까?"

『중점. 귀하 또한 인식되게 되므로, 부디 층분한 안전을 확보한 뒤.......』 "당장 해! 나는 상객이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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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00101"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데시케이터를 향해 뛰쳐나갔다.

데시케이터는 허를 찔려 일단 키보드의 조작을 중지하고 닌자 슬레이어의 춉 찌르기를 흘려보낸 뒤 반격으로 어깨를 팔꿈치로 내리찍었다.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쓰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날벌레들이 덮쳐든다.

 

 

데시케이터는 코웃음을 쳤다. 그 불길한 불꽃을 다시 전신에 두른다 해도 무의미하다. 그때마다 몇 번이고 새로운 드론을 보내주면 될 뿐.

날벌레 떼는 닌자 소울에 반응하여 날아간다. 데시케이터는 거기에 미나즈치 짓수를 덧씌운다. 그걸로 끝......"끄악-!?" 

미세한 통증! "이럴수가!?" 자신에게도 날벌레가!

 

 

데시케이터는 짓수의 발동을 간신히 억눌러 자멸을 면했다. 하지만 그것은 닌자 슬레이어를 돕게 되는 일이기도 했다.......!

"이얏-!" "끄악-!?" 아래에서 쳐올려진 닌자 슬레이어의 주먹이 데시케이터의 턱을 후려갈겼다!

 

 

【#9(終)로 이어짐】

 

*1 미나즈키(みなづき;水無月) : 음력 6월을 가리키는 일본어. 유래와 관련된 추측 중에는 장마가 내리기 전 물기가 없어 바싹 땅이 마르는 시기를 '물이 없는 달'이라고 불렀다는 설 있다. 사족으로, 같은 발음의 尽き(=미나즈키)라고 쓰면 '전부 고갈되다'라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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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 슬럿츠, 칩 프로덕츠, 인 섬 닌자스 노트북】#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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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슬레이어의 주먹이 데시케이터의 턱을 위로 후려갈긴다! 나는 몇겹이고 겹쳐져 있는 만화경같은 시야로 그걸 확실히 지켜봤어. 고마운줄 알라고, 내 덕분이니까.

하여튼, 그 끝내주는 어퍼컷을 맞고 뒤로 고꾸라지는 데시케이터......닌자 슬레이어는 공격을 멈추지 않아. 잇힛히-! 끝장을 내버려!

 

 

두 명의 닌자의 주위에선 예의 그 썩을 날벌레들, 애초에 내가 이런 대담하고 영웅적인 잠입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지경까지 몰아넣은 원흉, 아다나스사의 코가네 오토마타가 날뛰고 있어. 저 자식은 날벌레들이 자기를 인식하지 않도록 해놨던 거야. 하지만 그것도 내가 취소시켰어. 천재적인 해킹으로 말이지.

 

 

실제, 지금의 난 굉장하다고. 전자의 여신과 만나, 머리 위로는 킨카쿠 템플의 황금빛을 머금으며, 팔을 휘저으면 손가락 끝에서 0과 1의 금가루가 흩뿌려진다 이 말씀. 어쨌든 굉장해. 그렇게 되서 나는......아아......뉴런이 지나칠 정도로 가속되고 있어. IRC병의 혼수상태에서 갑자기 깨어난 반동이겠지. 시간감각이 진흙처럼 둔해져 가.

 

 

데시케이터를 쳐올린 닌자 슬레이어는 그대로 뛰어올라선, 이번엔 허공에서 한바퀴 뒤로 구르고 있어. 풍차가 따로없구만.

나는 나 자신이 새하얗게 타버리고 있는걸 느껴. 너무 지나쳤던 거야. 세계가 너무 많이 겹쳐져 있어. 닌자 슬레이어=상......저 녀석......여긴......건물 안인가?......전시준비......?

 

 

마루노우치……01001스고이10001카이0001 "핫하앗-!" 녹색 격자의 바다에 치는 파도 위를 왠 정신나간 서퍼자식이 지그재그로 타고 지나간다.

갑자시 내 감각은 차갑게 식고, 공포가 돌아왔어. 이제 층분해, 나한텐 무리야, 이런 사이케델릭한 꿈은 질색0100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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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시케이터의 턱 밑에 어퍼컷을 날리고, 그 기세를 살려 도약한 닌자 슬레이어는 이번엔 허공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거꾸로 돌았다. 마치 그것은 검붉게 빛나는 풍차와도 같았다. 그는 그대로 2회전했다. 데시케이터는 전신의 가라테를 쥐어짜 가드를 때에 맞추려고 했으나, 늦었다. "이얏-!" "끄악-!"

 

 

고우랑가! 그것은 형태는 기묘했으나, 분명히 암흑 가라테 기술 중 하나인 서머솔트 킥에 다름없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밀어올리는 듯한 타격의 기세를 그대로 회전력으로 돌려, 공중회전 속에서 올려차기를 내지른 것이었다!

데시케이터는 비스듬히 위로 쳐날려졌다. 멘포에 금이 가고, 파편이 튄다!

 

 

"쿠훕......!" 데시케이터는 약 0.1초 간 기절해 있었다. 그리고 의식을 되찾자마자 공중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팔을 교차시켜 방어자세를 취했다.

"이얏-!" 수리켄이 날아온다! "치잇-!" 수갑에 깊게 꽂힌다! 위험하다! 게다가 이어지는 날벌레들의 추격!

그는 평소 즐겨왔던 이 갑충들의 피라니아를 방불케 하는 잔학성에 이젠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사츠가이로부터 주어진 것은 하치 닌자 클랜의 비기, 드론 짓수. 무기물 비행물체와의 초자연적인 연결상태를 만드는 이 짓수를 이용하여, 자동기계 벌레들을 매개로써 미나즈키 짓수를 발동. 벌레가 물고 늘어진 상대를 낙엽처럼 건조시켜 죽인다.

그것이 바로, 그가 경제활동과 병행하며 손 하나 건드리지 않고 적을 살해하는 히사츠 와자의 원리였다.

 

 

하지만! 무언가가 원인으로 코가네 오토마타들이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이러한 치명적인 취약성을 찔리다니!

치타남 애쉬테크사의 주식을 매각할 시기도 놓치고 말았다. 그는 이쿠사 배틀에 집중해야 했다. 이 무슨 굴욕, 이 무슨 손실인가!

그러나 닌자 슬레이어 또한 날벌레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피하지는 못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들러붙는 금속 벌레들에게 아랑곳 않고 달려나간다. 무방비로 낙하하는 데시케이터를 쫓아서!

피물보라가 등 뒤로 튀며, 떨어진 물웅덩이를 증발시킨다. 그것은 마치 불이 붙어 연기를 뿜어대는 뭄바이의 화학폐기물을 연상케 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도약했다!

 

 

공중의 적을 붙잡아, 정수리를 땅에 쳐박을지니! 요그야카르타에서 겪은 전투의 기억이 나라쿠의 무수한 전투기억과 링크되어, 앨라바마 떨구기의 자세가 뇌리를 스쳤다.

하지만 그 때 데시케이터는 이미 몸의 자유를 거의 완전히 되찾고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앨라바마 떨구기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체공 근접 가라테에 들어갈 뿐!

 

 

"이얏-!" "이얏-!" 착지하기까지 수초간의 짧은 시간동안, 두 닌자는 원 인치 거리에서 미니멀한 목인권을 방불케 흐는 짧은 타격을 주고받는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데시케이터의 눈이 분노로 충혈! "천하고 실제 저렴한 쓰레기가! 네놈에게 나의 경제활동을 방해할 자격은 없다!" "난 상관 안한다고 했어. 단, 죽일 뿐이다."

 

 

"지껄이기는! 이얏-!" 서밍(눈 찌르기) 공격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재빨리 고개를 기울여 이를 회피!

"이얏-!" 내지른 손을 뒤로 빼며 반대편의 손이 눈을 도려내려 온다! 닌자 슬레이어는 브릿지 자세로 회피!

데시케이터의 손톱이 머플러 천을 스치자, 천은 순식간에 말라붙어 바스라진다! 위험하다!

 

 

"대강 이해했다." 브릿지 자세에서 뒷돌기로 일어난 닌자 슬레이어는 가볍게 거리를 벌리며 스텝을 밟았다.

"말려 죽이기 위해선 그 공격을 명중시킬 필요가 있나. 이 벌레들은 성가시다만, 지금 와선 모기나 다름없어."

"그럼 가라테로 붙으면 나에게 이긴다는 소리냐?......까불지 마라......!" 두 닌자는 동시에 몸을 숙였다.

 

 

마구 날뛰는 날벌레들이 그들의 장속에, 살곁에 달라붙는 와중, 두 닌자는 동시에 땅을 박차고 서로 맞부딪쳤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데시케이터의 가라테는 빈틈이 없고, 견고한 이론 위에 어 있어,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의 타격력을 자아낸다. 합리성과 가라테 과학의 융합......이익의 추구!

 

 

그 합리주의야말로 데시케이터의 행위를 밑에서 받치는 모든 것이였다. 자신이 바라는 대로 불필요한 것을 떼어내고, 유린하여 이익을 얻는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은 것들은 가치가 없으니까. 헛된 것들이 배제된 정신성, 트레이닝, 단련. 그렇기에 닌자 슬래이어의 가라테는 밀리고 만다.

공격의 발단이 간파되어 내지른 팔이 빗나가고, 반격의 잽이 들어온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는 쓰러지지 않는다. 치명상을 입지 않았다. 교묘하게 섞여진 미나즈키의 타격에 무심코 당하지도 않았다. 줄다리기처럼 팽팽한 목숨을 건 이 접전에, 닌자 슬레이어는 전신전령을 걸고 매달려 있었다. '집착'이었다.

 

 

이 닌자를 죽인다. 사츠가이에게 다다르는 길을 열어젖히겠다. 복수를 이루고야 말겠다......! 아유미! 마루노우치 스고이타카이 빌딩!

그는 집착하였으며, 단단히 매달리고 있었다. 그의 가라테는 본능과 집착, 그리고 나라쿠기 부추기는 속삭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 감정의 마그마에 삼켜지면 어떠한 말로가 기다리는가. 그는 어둠 속에서도 미세한 빛을 찾으며, 주먹을 휘둘렀다.

 

 

파멸의 낭떠러지로부터 간신히 그를 건져낼 수 있는 갓은 다름아닌 그 자신의 의지다. 가라테의 기억이 스스로의 의지를 단단히 벼려서 이어주는 것이다.

이쿠사 배틀의 기억을, 흑등색의 닌자가 보였던 가라테의 단편적인 기억들을. 그는 필사적으로 거기에 매달려, 그 복잡한 오리가미를 풀어헤쳐 나간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

 

 

"구조요청은 보낼 수 있을까요?" 코토부키는 안키타를 부드럽게 옮겨 버려진 냉장고 옆에 기대게 한 뒤, 물었다.

안키타는 힘없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액정이 깨져 블랙아웃한 IRC 단말기를 꺼내 쓴웃음을 지으며, 쓰레기더미 속에 던져버렸다.

".....알겠습니다." 코토부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맞서 싸워 무찌르죠. 여기라면 다른 시민이 휘말릴 걱정도 없습니다."

 

 

그렇다. 그들은 시가지의 가장자리에서 조금 벗어난, 뭄바이의 소위 '쓰레기 산맥'이라 불리는 구역의 골짜기에 도달해 있었다.

코토부키는 돌아서서 맨손 쿵푸 가라테의 자세를 취했으나, 곧바로 생각을 바꿨는지 쓰레기더미에 꽂힌 쇠파이프를 힘껏 빼내어 머리 위로 휘두르며 봉-쿵푸를 취했다.

 

 

"저녀석은 뭐야.......? 역시 닌자?" "저건 분명 우키요입니다. 하지만, 저도 같아요." 코토부키는 뒤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그녀의 시야 끝에는 이미 따라붙어온 스스키의 모습이 잡혀 있었다. "저는 강하답니다. 지켜 보일께요, 안키타=상. 지켜야 할 것이 있을때, 사람은 강해지니까.......!"

 

 

스스키는 달려왔다. 그리고 그 기세를 타고, 뛰어올랐다. BLAMBLAM! 스스키는 도약하면서 양 손을 앞으로 내밀고선 총격을 가했다.

"하이! 하이얏-!" 코토부키는 자신의 신장만한 길이의 쇠파이프를 휘둘러 치명타를 노리는 궤도의 탄환을 선택적으로 튕겨냈다.

그리고 등 뒤에 착지한 스스키를 뒤돌아봄과 동시에 공격했다. "하이얏-!"

 

 

스스키는 앞으로 굴러 어렵지 않게 봉의 공격을 피했다. "아이에에에!" 안키타는 나자빠지며, 엎드려서 비명을 질렀다.

스스키는 구르기가 끝나는 것과 동시에 발걸어 넘기기를 가했다. 코토부키는 가볍게 뛰어 그것을 피했다.

스스키는 흐르는 듯한 움직임으로 코토부키의 명치에 주먹을 때려넣었다. "이얏-!" "아윽-!" 몸이 기역자로 굽는다! 이어서, BLAM!

 

 

"삐갓-!" 코토부키는 충격으로 날려져, 땅을 거칠게 굴렀다. 스스케는 카이샤쿠를 하기 위해 서슴지 않고 다가갔다.

코토부키는 떨면서 몸을 일으켰다. 스스키는 더이상 총탄을 발사해오지 않았다 "똑똑하시네요. 당신, 탄약이 다 떨어졌어요."

코토부키는 그렇게 말하며, 손상된 복부를 손으로 닦아낸 뒤, 엄지손가락을 햝고 오일을 뱉었다.

 

 

"우키요, 뭘 촐싹거리고 있나." 스스키가 물었다. "불쾌하군. 긴장감이 안 느껴져."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분 이야기를 하자면, 저도 꽤 화가 나 있어요."

 

 

코토부키는 맨손 쿵푸 가라테의 자세로 스텝을 밟았다. "『어떻게든, 되버린다요』!" "넌 이길 수 없다." "그렇지 않아!"

 

 

"이얏-!" 스스키가 덮친다! 무에타이의 유파가 들어간 채찍을 방불케 하는 가라테다. 강렬한 발차기가 연이어 코토부키를 덮쳤다.

코토부키는 방어하며, 틈을 노려 장타를 내질렀다. 스스키는 코토부키의 손을 쳐낸 뒤 목을 끌어안고 무릎차기를 내질렀다. "이얏-!" "아윽-!" 강렬한 일격!

"이대로 부숴주마." 집요한 무릎차기! "이얏-!" "아윽-!" "흐읍-!" 스스키는 코토부키의 목을 껴안은 팔에 힘을 집중하여 그녀의 전신을 흔들었다. 또다시 무릎차기가 닥쳐든다......!

 

 

푸슉, 스스키는 등에 찌르기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 안키타였다.

방금 전의 떨어진 쇠파이프를 집어, 뒤에서 창처럼 찌른 것이다.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살상력은 지극히 부족하다. 하지만 틈이 생겼다.

 

 

"하이얏-!" 코토부키는 억지로 몸을 깊이 숙이고 품으로 들어가, 스스키를 메어올리듯이 전신으로 들어 그대로 지면에 내던졌다. "아윽-!"

한순간의 교착! 엉덩방아를 찧듯이 내리쳐진 스스키의 후방으로 코토부키는 돌아서 들어가, 바로 뒤에서 그녀의 안면에 연속으로 쿵푸 펀치를 날린 것이다. "하이, 하이, 하이얏-!" "삐각-!"

 

 

스스키는 연속타격을 겨우 뿌리쳐 내고 구르면서 거리를 벌려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일어섰다.

안키타는 쇠파이프로 몸을 부축하며 우두커니 섰다. 코토부키는 공격의 징조를 감지한 뉴런의 경고에 따라, 그녀의 방패가 되려는 듯이 안키타의 앞에 섰다.

스스키의 무릎이 열리고, 소형 로켓탄이 사출되었다. KABOOOM!

 

 

◆◆◆◆◆◆◆◆◆◆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데시케이터는 닌자 슬레이어를 때리고, 또 후려갈겼다.

하지만 그는 연이어 상대를 공격하면서도, 어금니를 악물었다. 무의미하다, 치명타를 입히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 인식에 이른 순간, 돌연 그는 허무의 밑바닥에 도달한 것만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

 

 

죽이지 못한다면......반대로 닌자 슬레이어 쪽이 치명타를 날려 온다면......그것이 언젠가 자신에게 도달한다면?

결과적으로 여기까지의 가라테의 우세는 헛일이 되는가......? 데시케이터는 핏발선 눈을 부릅떴다. 그 눈에 닌자 슬레이어의 검붉은 안광이 반사되었다.

"이얏-!" 데시케이터는 주먹을 내지른다. "이얏-!"

 

 

"끄악-!" 밀려난 것은...데시케이터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데시케이터의 팔에 자신의 주먹을 붙이고, 그대로 미끄러지듯 내질러......마치 스핀하기 직전의 차량이 고속으로 가드레일에 차체를 문지르며 격하게 방향을 꺾듯이......안면에 주먹을 처박은 것이다. 더욱이 그는 주먹을 쥐었던 손을 뒤로 빼면서 데시케이터의 목덜미를 붙잡았다.

 

 

"이이이이......" 닌자 슬레이어는 그 왼손으로 데시케이터의 목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그 순간의 폭발적인 닌자 악력은 무시무시할 정도였고, 데시케이터는 그 완급에 저항하지 못했다. 그는 팔을 올려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가 측면에서 휘두른 오른팔은 사라져 있었다, 이미 안면에 처박혀있었던 것이다.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붙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놓지 않고서 다시 오른팔을 측면으로 휘두른다. "이얏-!" 다시 안면에!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데시케이터는 혼탁해지는 뉴런을 되돌리려 했다.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의 주먹이! "이얏-!" "끄악-"

 

 

"잠깐......" "이얏-!" "끄악-!" 후려갈겨진 충격으로 목이 160도 회전!

데시케이터는 목뼈를 삐꺽이면서 시선을 정면으로 다시 돌려 닌자 슬레이어를 매섭게 쏘아봤다. "어째서 네놈은 날......"

 

 

"말했을텐데." 닌자 슬레이어는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츠가이라는 자를 알고 있겠지"

붙잡힌 목덜미는 이젠 검붉은 화염으로 뒤덮혀 있었다. 뉴런이 하얗게 달궈지기 시작했다. "사츠가이......!"

 

 

"브래스하트는 사츠가이를 불러내는 방법을 알고 있을 터다." 닌자 슬레이어는 말했다. "놈이 있는 곳을 말해."

"녀석은......하, 하핫" 데시케이터는 경련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그놈에게......아무런 의리도 없어......좋아, 놈에 관해 알려주마. 어디 그 미친 목적을......이뤄 보라고" "말해라." "놈이 바로 산즈 오브 케이어스의 창시자다."

 

 

증오로 가속하고 있는 닌자 슬레이어의 뉴런은, 그의 말에 거짓이 없다는 것을 읽어냈다. 데시케이터는 크게 기침했다.

"브래스하트는 오로지 그 놈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선즈 오브 케이어스를 만들었다. 난 아무래도 좋아......놈의 야심따윈 과대망상에 불과해. 이용할 수 있는 커넥션일 뿐이지......"

 

 

"놈은 어째서 선즈 오브 케이어스를 만든 거냐" "사츠가이 접촉자들의 체험을 샘플로 삼아, 사츠가이의 출현 알고리즘을 해석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놈은......한 번 성공했으니까......" "......" 닌자 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브래스하트는 어디에 있나." "......놈은......쿠라바사 인코퍼레이티드의 상급사원이다"

 

 

"쿠라바사 인코퍼레이티드" 닌자 슬레이어는 그 이름을 뉴런에 새겼다. 데시케이터는 축 늘어져, 앓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기업 사병군대의 책임자......하, 하하하하. 신이라도 될 작정인가? 넌센스해......하찮다고......결국, 숫자야......이 세계는 숫자가 전부야. 숫자를 늘리는것 만이 가치있는 일이지. 그렇잖아...?"

 

 

"그렇다면 왜 두려워하는 거냐." 닌자 슬레이어는 말했다. 데시케이터는 눈을 부릅떴다.

알아들을 수 없는 원한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는 자들이 데시케이터의 발치에 몰려와 기어오르고 있었다.

"거짓말이야......! 아아아아아, 그만둬, 제발 그만둬 줘......"

 

 

데시케이터를 고문하는 이 검은 불꽃은, 이미 그가 이해할 수 있는 모든 정보의 범위 밖에 있었다.

지금 그는, 그 스스로가 자신도 모르게 껴안고 있었던 것들에 휩쓸리려 하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데시케이터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숫자의 그늘에서, 침전물처럼 깊숙한 곳에서 쌓여가는 것들에 그가 흥미를 가졌던 일따윈 마지막까지 한 번도 없었으니까.

 

 

닌자 슬레이어는 잠시 눈을 감고, 다시 떴다. 그 눈은 타오르고 있었다. "이얏-!" 수평으로 취한 춉으로, 데시케이터의 목을 베어냈다.

"사요나라!" 데시케이터는 폭발사산했다. 벌레들은 화톳불에 이끌려 제 몸을 불사르는 나방처럼 닌자 슬레이어의 장속에 달라붙은 후, 검게 타버리며 흩어져 갔다.

 

 

◆◆◆◆◆◆◆◆◆◆

 

 

안키타가 조심조심 눈을 뜨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코토부키의 작은 등이었다. 안키타는 숨을 삼켰다. 어떻게 살아있는거지.

"다치진 않으셨나요?" 코토부키는 살짝 뒤돌아보며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튼튼합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녀의 몸에선 증기가 피어오르고, 관절부에선 빠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불꽃이 튀고 있다.

"과연, 튼튼한 고철덩어리가 하나 남았군." 스스키가 말했다. 코토부키의 의복은 대부분이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그 신체도 열손상이 심각했다.

 

 

"더 이상 전투속행은 불가능할 테지. 직접 끝장을 내겠다." 위이잉......로켓탄 발사의 충격 방지 기구를 해제하면서, 스스키는 천천히 일어섰다.

"같은 우키요와의 전투는 처음이었다. 여러가지로 배울 것이 많았지. 쓸모있는 죽음이었다고 생각해라." "죽지 않습니다. 반드시 쓰러트리겠어요."

코토부키는 말했다. "설령 지금은 이기지 못한다 해도......!"

 

 

"우습군." 그 말대로, 스스키는 입가를 비틀며 웃고 있었다.

그녀가 오른팔을 휘두르자, 손등에서 미세하게 진동하는 칼날이 튀어나왔다. 이걸로 카이샤쿠할 심산인 것이다. "이"이얏-!" "아윽-!"

호를 그리며 날아온 수리켄이, 치켜올린 스스키의 오른팔을 팔꿈치 위까지 도려내며 날려버렸다.

 

 

"이얏-!" 이어서, 검붉은 바람이 그 자리로 불어왔다. 스스키는 순식간에 위기를 감지하고 간신히 그 발차기를 회피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쓰레기 산의 꼭대기에서 반대편의 쓰레기 산로 뛰어 건너가, 그 꼭대기에서 스스키를 내려다보았다.

"......!" 스스키는 방전하고 있는 오른팔을 불쾌한 듯이 흘겨보고, 닌자 슬레이어를 올려다봤다.

 

 

"네녀석의 보스는 죽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단언했다. "너에게 용무따윈 없어." "......" 스스키는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고 신호를 수신했다.

그리고 데시케이터의 바이탈 사인이 사라졌음을 확인했다. 그녀는 닌자 슬레이어와 자신의 위치관계를 분석했다. 닌자 슬레이어 쪽이 압도적으로 우위였다, 또한, 더이상의 전투는 무의미했다.

 

 

"...... 그렇군." 스스키는 혀를 찼다. "놈은 유능했다. 하지만, 죽었나." "제길" 코토부키는 힘이 다하여 무릎을 꿇었다.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

"흥." 스스키는 코웃음을 치며 양팔을 벌려보였다. "왜 지금 그런 소릴 하나. 여하튼, 이 쪽에선 네놈들과 다시 만나고 싶지 않군. 사업에 방해된다."

 

 

"2초 주겠다." 닌자 슬레이어는 말했다. 스스키는 몸을 날리며 멀리 떠나갔다.

코토부키는 그대로 앞으로 나자빠지며 한바퀴 굴러, 그대로 큰 대자로 드러누웠다. 안키타가 그녀의 곁으로 달려왔다.

"코토부키=상. 당신......" "칠칠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제와서 무슨..." "그리고, 고멘나사이. 정말로."

 

 

"구해줬잖아, 그걸로 층분해. " "그게 아니에요" 코토부키는 노이즈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을 속였어요. 우정을 배반한 행위, 변명할 순 없습니다. 좀 더 나은 방법이 있었을 가능성도......" "바보구나."

안키타는 고개를 저으면서, 눈물을 머금고 코토부키의 손을 잡았다.

 

 

지지직......코토부키의 성대가 고장난 라디오처럼 IRC 통신을 흘렸다. 『모시모시, 어느 쪽이든 응답해봐. 응답. 이쪽은 멋지게 해냈다고. 그쪽은!』

"예의 주임 분은, 무사, 하신 가요" 『무사해. 망할. 그 자식 주사를......아니, 이쪽 이야기야. 어쨌든 난 두번 다신 안할거다. 이번엔 이해가 일치했으니까......』

 

 

"이걸로 타키=상의 병도 낫게 되는 거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 타키는 끙끙대는 듯한 목소리가 되다 만 소리를 내었다.

주임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안키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신켄타메다사의 차후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뉴로그라에 관해서는 대체제가 유통될 가능성이 생겨났다.

 

 

닌자 슬레이어는 쓰레기 산을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안키타는 조심스레 물었다. "사장, 죽었어?" "......" 닌자 슬레이어는 말없이 끄덕였다.

안키타는 뭐라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죽은 에두아르트 나란호의 자산은 방어책이 갱신되지 못하는 채로 방치되어, 언젠가는 독수리처럼 모여든 어중이떠중이들의 손에 넘어가겠지.

 

 

"그 사장이......알았어." 밉살맞기 짝이 없는 인간이었지만,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바로 그 자리에서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웠다.

안키타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도 코토부키=상의 친구인 거구나......여러모로 크게 일을 벌여줬는걸, 정말로."

"스미마셍" 코토부키가 다시 사과했다. "이제 됐어, 됐대도." 안키타는 힘없이 미소를 지었다.

 

 

쓰레기 산들의 골짜기로부터 건너편 도로에서는 사람을 가득 태운 택시 차량이 줄지어 서 있는게 보였다.

아직 해는 높이 떠있었지만, 하늘에선 달이 희미하게나마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깨진 별이었으며, 더 이상 인과응보라 중얼거리는 일은 없다.

"움직일 수 없어요." 달을 보면서 코토부키가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말없이 코토부키를 어깨에 메었다.

 

【위 아 슬럿츠, 칩 프로덕츠, 인 섬 닌자스 노트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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