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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21 킬링 필드 살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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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장갑 액정을 배에 단 대형 참치체펠린 편대가 네오 사이타마의 초고층 빌딩가를 위압적으로 헤엄친다. 그곳에 비쳐지는 것은 최신 오락 영화 「지저스 IV」. 지상에서는, 딱 입을 벌리고 트레일러 영상을 올려다 보는 '제트·펑크스' 의 한 사람이 무장 해커에게 박살이 나서는 1만엔을 빼앗기고 있었다.
참치의 액정에는, 로마 병사 군단에 둘러싸인 늠름한 반라의 사내...... 사도의 한 사람이 그에게 바스타드 소드를 건네자, 금세 장렬한 액션 씬이! "저지(Judge)가 없다." 거대한 적색 액정에 자막이 흐르고 트레일러의 영상과 연동한다. 지상에서는 프리랜서 야쿠자가 무장 해커를 위협하며 1만엔을 빼앗고 있었다.
"책형을 피한 그에게." 두둥-! 선정적 효과음. "새로운 자객!" 두두둥! 로마군의 명령을 받고 변발의 쿵푸 사내가 칼을 겨누며 그 사내에게 덤벼들었다. 나무삼! 종교의 도덕은 사라지고 시민들은 마침내 저 남자조차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상에서는 검은 레인코트를 입은 사내가 야쿠자에게 어깨를 부딪치고 있었다.
"배신자를 쫒아 이집트에." 그는 체리엇으로 황폐한 사막을 횡단한다. 전차 군단이 뒤에서 추격한다. "슬픈 이별." 두둥-! 가시덤불을 쓴 그는 죽음에 직면한 처녀와 입을 맞추고 일어난다. 속세의 악과 화폐가 신성을 좀먹는다. 지상에서는... "까고자빠졌넴마-!" 야쿠자가 레인코트 남자를 위협하며 챠카 건을 뽑는다.
"......하찮군." 레인코트 사내는 등뒤에서 총구를 겨누어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고층빌딩 하나를 노려보며 혀를 찼다. "뭐얌마-!? 너이쉐낌마-!"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한 야쿠자는 무서운 야쿠자 슬랭을 내뱉으며 레인코트 남자의 정면으로 돌아 가로막았다.
레인코트 남자는 멈추지 않았다. "코노야로-!" 격앙된 야쿠자는 방아쇠를 당겼다. BLAM-! 중금속 산성비로 축축한 대기에 총성이 울린다. 하지만 레인코트 사내는 한순간 빨리 주먹을 쥐지 않은 기묘한 가라테 자세에서 상대의 팔을 받아 넘기며 총구를 빗나가게 한 것이다. 와자마에-!
빗나간 총알이 "경찰 패트롤" 이라고 적힌 네온 간판에 박히는 것보다 빨리 야쿠자의 안면에 좌우 손바닥 세 발이 때려박혔다. "이얏-!" "아바밧-!?" 야쿠자는 그대로 뒤로 쓰러져 드러운 웅덩이 속에 빠져 죽었다. 강인한 프리랜서 야쿠자를 한순간에 죽이는 이 남자는 대체 누구인가....?
"어깨를 푸는 운동도 못되는군." 레인코트 사내는 야쿠자의 시신을 걷어차며 매우 치안이 나쁜 엔가와 스트리트로 향했다. 도중에 메밀 포장마차 앞을 지날 때, 사케 술병을 빼앗고, 따라붙는 노점주를 킥으로 죽인 후, 이를 보고 비명을 지른 스트리트 오이란을 골목가에서 퍽 앤 사요나라 한다.
엔가와 스트리트에는 개발계획에서 낙후된 곰팡이 냄새나는 주상복합건물과 전봇대가 들어서고 무수한 케이블류가 둘러쳐져 중금속 산성비를 막는 아케이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남자는 레인코트를 벗고 그것을 내팽개쳤다. 그을린 하카마 웨어를 걸친, 타락한 중년 무도가의 모습이 드러났다.
◆◆◆
"아하-, 아하-, 아하-" 소형 크레인 장치의 끝에 갖추어진 UNIX 의자 위에서, 마른 체구의 남자가 손뼉을 치며 웃고있었다. 악명 높은 '해커 바론'의 히로시 야스오였다. "야스오=상, 왜 그러십니까?" 측근 모치나가 묻는다. "공개전의 지저스 IV가 떨궈졌다고, 아하-, 아하-."
이것은 불법 다운로드! 신도 두려워하지 않는 악질 해킹행위였다. "아하-, 아하-, 모두 보고 나서, 야쿠자 클랜에 팔아야지." 야스오는 UNIX의자에 갖추어진 3개의 키보드를 고속 타이핑해, 기계 언어로 크레인을 조작했다. '해커 바론'의 이름에 걸맞는, 살인적 타이핑 속도였다.
이형의 갑각류인 듯한 크레인 장치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UNIX 의자는 크게 선회해, 대형 스크린 앞에서 리클라이닝 했다. 우람한 스킨헤드 용병 모치나가를 포함해 총 3명의 경호원도 꾀죄죄한 소파에 앉아 스크린을 봤다. 쇠사슬로 묶인 노예 사이버 고스녀 4명이 야스오의 옆을 지켰다.
"너희도 보고싶지?" ""미타이-!(보고싶어-!)"" ""스고이-!"" 야스오는 자아가 반쯤 붕괴된 노예들에게 다정한 접대를 받으며 황제처럼 웃었다. "아하-, 아하-, 그렇다면, 상영 개시....." 그가 커맨드를 타이핑 하자, 큰방의 조명이 일제히 꺼지고 아악적 버저가 울리며 스크린의 막이 열렸다.
하지만, 열린 것은 스크린의 막 만이 아니었다. 후스마가 힘차게 열리며 비명소리가 들렸다. 야스오를 포함한 전원이 등뒤를 되돌아 보았다. 복도의 조명에 비추어, 하카마 웨어를 입은 무도가의 실루엣이 종이인형을 방불케하며 떠올랐다. 그 얼굴에는 눈동자가 없는 하얀 사이버네 의안이 2개, 사악하게 일그러져 빛나고 있었다.
"도-모, 제 이름은 데솔레이션입니다......DESOLATION!" 그 남자는 불길한 아이사츠를 내보냈다. 오지기조차 하지 않는 무도가로서는 있을 수 없는 태도! "아이에에에..." 비명의 정체는 내장파열 상태로 그의 발밑에 뒹구는 용병 노부타였다. 노부타는 이 아이사츠의 공포에 질리고 실금한 뒤 절명했다.
"아이에에에에-!" 예측하지 못한 사태에 해커 바론의 일원들은 당황했다. "뭐하는 놈이냐, 새꺄아-!?" 모치나가는 살인 무기 톤파를 겨누며 일어섰다. 그 톤파의 솜씨를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상당한 가라테의 고수였다. 다른 용병도 마찬가지. 하지만 데솔레이션은 기쁜 듯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우워-!" 모치나가는 톤파를 휘두르며 돌격! 하지만 데솔레이션은 그것을 받아넘기고 안면에 장타를 내리쳤다! "이얏-!" "끄악-!?" 모치나가는 뇌진탕을 일으키며 스턴 상태! 한 치의 여유도 없이, 언더쓰로를 방불케하는 움직임으로 사타구니에 장타를 내리친다! 이것은 골법도의 오의, 볼 브레이커!
"이얏-!" "끄악-!" 건져올리는 듯한 손바닥이, 모치나가의 사타구니를 무자비하게 파괴!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비열 살인마란 말인가! 빅뱅을 방불케하는 극짐한 고통과 함께 작게 솟구친 스킨헤드 용병은 달까지 날아갈 듯한 착각을 맛본 직후, 마지막 골법 펀치를 안면에 쳐맞고 절명했다!
리더인 모치나가가 순식간에 절명하자 놀란 나머지 용병들은 말문이 막혀 적에서 타타미 2장 정도의 거리에서 꼼짝 못하고 있었다. 골법도의 자연체 자세로 유연히 서 있는 데솔레이션은 좌우 용병을 시퍼런 눈초리 없이 차례차례 노려보며 도발하듯 말했다. ".....띨빡이 새끼들아, 난 말이야, *고로시야거든." (* 킬러)
용병들은 두 개의 볼이 수축되는 듯한 공포를 맛보았다. 가라테의 급수 차이는 확연한 것이다. 해커 바론을 버리고 도망간다는 선택지도 있다. 하지만 살인 가라테의 사용자인 그들은 직감하고 있었다. 이 방 전체가, 상대의 킬링 필드로 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도망갈 곳은 없다.
"아이에에에에.....그, 그 자식을 빨리 어떻게든 해치워! 큰일 난다고!" 히로시 야스오는 진땀을 흘리며 UNIX를 조작해 크레인의 팔을 선회시켰다. 고로시야와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기 위해서였다.""우워-!"" 두 용병은 각오를 하고 톤파를 휘두르며 동시에 돌격했다!
하지만 고로시야는 순식간에 반쯤 앉은 자세로 톤파를 피하고 좌우의 사타구니에 다카이 장타를 내리꽂은 것이다. "이얏-!" 볼 브레이커-! "무서워-!" 야스오는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 방구석에서 타누키 장식품만이 그 참극을 멍하니 직시했다. 용병들은 말없이 쓰러져 웜을 방불케하며 경련하고 있다.
"이봐, 내려오라고. 네놈 새끼를 죽이러 온거거든." 데솔레이션은 품에서 사케 술병을 꺼내더니 케미컬 콜 냄새를 풍기며 천천히 일어섰다. "고용된거지? 그, 그 자식보다 더 많이 낼 게." 야스오가 더듬거렸다. "주에게 기도하라." 스크린에서는 그 남자가 오프닝의 결정적 명대사를 내뱉고 있었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미학이야 미학." "아-레에-엣-!" 데솔레이션은 도움을 요구하며 매달린 노예 고스 중 한 사람을 매몰차게 걷어차고는 UNIX 의자를 향해 다가갔다. 방정맞은 각도로 고개를 갸웃대며. "아이에에에에......" 야스오는 절망한 나머지 실금했으나, 그 때.
갑자기 바닥에 깔린 타타미 한 장이 정교한 메커니즘에 따라 회전하면서 황색 닌자가 튀어나온 것이다. "으음-!" 태양장식의 무사 투구를 쓴 그 우람한 닌자는 빠른 5연속 옆돌기를 성공시키며 데솔레이션의 앞을 가로막았다. "도-모, 늦었습니다만, 레이디언스입니다."
짧은 정적. 영화 배급사의 바이러스 공격이 시작됐는지, 천장을 기어다니는 랜선 몇 대가 파직파직 푸른 불꽃을 튀기며 대치하는 두 사람을 병적으로 비추었다. "도-모, 데솔레이션입니다." 그는 꼼작도 하지 않고 새하얀 눈으로 닌자를 쏘아보며 죽일 방법을 궁리했다.
"어떠냐 알았겠지! 이 이디오트놈-!" 레이디언스의 도착에 야스오는 갑자기 용기를 얻고 살인 바이러스에 대한 대항 해킹을 재개하고 있었다. "뒷세계의 인간이라면 아마쿠다리 섹트의 이름을 들어봤겠지! 이 해커 바론을 거스르는 것은 아마쿠다리를 거스르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
데솔레이션과 레이디언스는 타타미 2장 거리에서 가라테를 취하며 마주보고 라이터가 스친다면 금세 폭발할 듯한 일촉즉발의 아트모스피어를 풍겼다. 두 명의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배었다.
'''엿먹은 건가? 아니, 의뢰인은 고지식하고 동기는 야스오에 대한 원망이지.''' 데솔레이션은 이 일이 아마쿠다리 관련인 줄은 몰랐다. 다만 그 조직이 얼마나 막강한지는 알고 있다. 하지만.....거친 가슴속 깊이, 맹위의 바람이 불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어쩔 수 없지, 쳐죽여주마." 데솔레이션은 자포자기하며 웃었다.
"으음-!" 레이디언스가 움직였다. 타타미에 깊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강하게 발끝으로 발판으로 차고, 로켓을 방불케하는 속도로 전방에 돌격하며 강렬한 가라테 펀치를 쏟아낸 것이다. "이얏-!" 그것을 손바닥으로 받아넘기는 데솔레이션. 장타! 그것에 되갚아주는 레이디언스. 백펀치! 갚아준다! 장타! 갚아준다! 받아넘긴다!
장타! "이얏-!" 요코즈나 슬랩같은 일격이, 무사 투구의 틈새를 비집고 적의 오른쪽 뺨에 직격한다. 그러나 얕다! "으음-!" 레이디언스는 일격에 결착을 내기 위해, 가라테의 필살기 롤링 소배트를 계속 내질렀다. ......골법 장타에 의해, 기어이 반고리관이 어긋난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이얏-!" 데솔레이션은 힘이 빠진 가라테킥을 가슴팍으로 맞으며 받아내 상대의 다리를 한 팔로 단단히 홀드했다. "으음-!" 위험을 감지한 레이디언스가 비장의 수인 히카리 짓수를 전신에서 방출했다! 한자 서치라이트 수준의 빛의 폭발! "우왁-!" 야스오가 절규!
데솔레이션 역시 의안의 역치 오류로 일순간 시야를 빼앗긴 채 허무의 세계에 서 있었다. 하지만 그는 꼴사납게 틈을 보이진 않았다. 적의 발을 잡는 순간부터 골법도의 살인 연속 가라테 무브는 시작됬다. 그의 정신은 처음부터 황량한 살풍경 세계에 서있었기 때문이다.
파괴해야 할 적의 육체 부위가 어디에 있는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잡은 적의 다리 근육이, 어떻게 수축하는지, 적의 텅빈 무방비한 사타구니가, 어떻게 비스듬한 오른쪽 하단으로 이동했는지..... 거기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는, 데솔레이션의 건져올리는 듯한 장타가! "이얏-!" "끄악-!" 볼 브레이커-!
레이디언스는 너구리처럼 눈을 부릅뜨고 온몸의 뼈가 으스러진 듯 맥없이 벌렁 나자빠졌다. 데솔레이션은 아직도 적의 오른쪽 발목을 홀드한 채였다. 피니시 무브는 아직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희미한 의식 그대로 레이디언스는 확신했다. 상대방 역시 닌자였다고.
"........" 데솔레이션은 넘어지는 적의 사타구니를 겨낭하며 한 발을 든 후, 그대로 골법킥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샤우트조차 없이 말없이 빅뱅을 방불케하는 격통이 레이디언스의 하복부를 중심으로 번졌고, 황폐함만이 있었다. "사요나라-!" 레이디언스는 괴롭게 죽으며 폭발사산!
그것은 인력 테크노를 방불케하는 등골이 오싹한 시스테매틱 살인술이었다. 그는 그저 가장 효과적인 약점을 가차없이 노릴 뿐이었다. 헤이안 시대에 봉인되었다는 이 마기를 구사하는 자는 모든 양심과 인간미, 경의를 버릴 것을 요구받았다. 그리고 데솔레이션이란 그런 남자였다.
"이럴 수가.....레이디언스=상이...." 섬광에 의한 충격에서 회복한 히로시 야스오는 폭연을 헤치고 다가오는 킬러를 내려다 보았다. 야스오는 높은 곳의 UNIX 의자에 앉은 채 두손을 들고 목숨구걸을 했다. "지저스 IV의 불법 파일을 줄게요....! 수억의 돈이 움직인다구요....!"
야스오가 대항 해킹을 멈춘 것으로, 다시 영화 배급사의 살인 UNIX 바이러스가 유입되어 온다. 방구석에 쌓인 UNIX 모니터 한 대가 폭발했다. 야스오는 LAN 직결자가 아니라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LAN 직결에는, 바이러스 공격으로 뉴런을 태워버릴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봐, 내려오라고, 그러면 좀 편하게 죽여주지." 어둠 속에서 스크린 불빛에 비춰지는 데솔레이션은 바론 해커를 올려다보며 침울하게 말했다. 데솔레이션의 얼굴에 표정은 없었으며, 전뇌 오이란 하우스에서 막 정사를 끝낸 무뢰한을 방불케하는 무표정이었다.
"하이, 지금 내려가겠습니다. "야스오가 두 손을 든채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 내려갈 마음 따위는 없었다. 하복부에 임플란트된 소형 사이버 암 2개가 소리없이 은밀하게 전개되어 키보드를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커닝 행위는 UNIX 의자의 모니터에 가려져, 데솔레이션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BRATATA-! UNIX 의자의 바닥 부분이 전개되고, 미니건이 불을 뿜는다! 하지만. "이얏-!" 데솔레이션은 흐르는 듯한 브릿지로 사격을 회피하고, 품속에 감추고 있던 수리켄을 던졌다. "아밧-!" 수리켄은 야스오의 이마를 파고들었다. 나무삼-! 해커는 몸을 왼쪽으로 비틀며 낙하했다.
이마에 수리켄이 박혔어도 야스오에게는 아직 숨이 붙어 있었다. 그렇게 되도록 가감했기 때문이었다. 데솔레이션은 타타미에 벌렁 드러누운 야스오를 내려다보며 침을 뱉고 사이버네 의안의 촬영모드를 ON했다. "귀찮고 챠카같은걸로 죽이고 싶다만.....이렇게 해야지, 의뢰인이 납득할 수 있다고 했지."
"야메떼-!" 노예 사이버 고스녀가 야스오를 지키기 위해 고로시야의 발밑에 매달렸다. 이를 들개처럼 걷어찬 데솔레이션은 골법도을 겨냥했다. 해커 바론은 바닷가에 떠밀려온 참치를 방불케한 입을 뻐끔대며 반사적으로 양손과 사이버 암을 사용해 사타구니를 지켰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이얏-!" .......해커 바론의 절규가 엔가와 스트리트 상가 빌딩의 창으로부터 새어 나와, 곧바로 정지했다. 인과응보! 그 외침은 네오 사이타마에 쏟아지는 차고 습한 중금속 산성비 소리에 묻혀 아무도 듣지 못했다.
◆◆◆
"이얏-!" "이얏-!" "이얏-!" 황폐해진 도죠안에서는, 검은 하카마 웨어로 몸을 감싼 몇명의 문하생이 줄서, 참치같은 눈으로 목인에게 골법·콤비네이션을 가하고 있었다. 전사범의 위대한 우키요에 초상화는 얼굴을 먹칠당했고, '반칙한다' '무도한' 등의 노보리가 늘어져있다.
이곳은 데솔레이션이 경영하는 암흑 골법 도죠였다. 예전에는 반칙기와 사리사욕에 의한 폭력행위를 금하고 여성에게 호신술 등을 가르치는 고결한 도죠였다. 닌자 소울 빙의전의 데솔레이션....... 본명 '타기 토와' 도, 그 흉악성을 사범 타코로=센세이에게 간파되어 파문되었다.
과거 사범대리에 올랐던 타기 토와는 타코로=센세이에게 그 사실을 숨긴 채 몰래 살인청탁을 받았다. 단순히 돈 때문인지, 혹은 법으로 재판할 수 없는 악당들에게 분노했는지..... 지금에 와서는 황폐의 저편으로 잊혀졌지만..... 타기가 희희낙락하며 살인술을 휘두른 것은 사실이다.
이미 그 무렵부터 그의 가슴에는 살풍경이 만들어져 쓸쓸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후 파문, 넨고로 관계였던 타코로의 딸과도 깨진 타기 토와의 정신은, 극도로 황폐해져 갔다. 이윽고 그는 사악한 도죠깨기범으로 돌아와 타코로=센세이와 딸을 죽이고 사범자리를 찬탈했다.
독자제형은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도죠깨기가 행해졌을 경우, 문하생은 새로운 사범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록 아무리 비열한 상대라 해도. 불복한다면 세푸쿠다. 헤이안 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전통은, 말법 시대에도 아직 남아있다. 이리하여 타기는 도죠의 지배자가 되었다.
타기는 그 순간부터 자포자기했다. 문하생에게 불합리한 폭력을 행사하고, 하극상 듀얼을 꾀고는 죽였으며, 신성한 도죠에서 음주하고, 오이란을 안으며, 공공연히 살인 생업을 영위하기 시작했다. 또 타코로=센세이의 가르침을 온갖 방법으로 폄훼했다. 정정당당한 노보리는 '반칙한다'로 뒤바뀌었다.
타기 토와는 번덕스럽게 행패를 부리며 노름을 했다. 문하생이 줄자 인근 가라테 도죠를 상대로 도죠깨기를 하고 새로운 참치 눈깔 문하생을 데려왔다. 그의 거실인 도코노마에는 전리품인 간판이 십여 개, 경의따윈 없이 아무렇게나 쌓여 갔다.
아무리 네오 사이타마라고는 해도, 타기의 자기파멸적 범죄 행위는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어느 날 일을 마친 그는 폐공장에서 야쿠자의 매복사격을 받았다. 인과응보로 실제 죽을 줄 알았으나..... 그는 어느새 닌자 소울빙의자가 됐고, 각성한 힘으로 궁지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엔가와 거리에서 돌아온 그는 도코노마에서 의뢰인에게 살인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데솔레이션에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인간미가 있다면 살인업무에 대한 성의였다. 데솔레이션은 오래 전 살인업무의 의의를 잊고 스스로에게 부과한 노이즈 투성이의 프로토콜이 되어 가기는 했지만.
상공...... 오염된 거무튀튀한 뇌운 속을, 참치 체펠린의 편대가 희미하게 날아간다. '심판의 날은 가깝다......" 중금속 산성비에 젖은 액정 디스플레이에는, 늠름하게 그을린 상반신을 드러내고 드높이 바스타드 소드를 내거는 그 남자의 모습과 LED 자막이, 암시적으로 비춰지고 있다.
쿠우우웅-! 콰아아아앙-! 격렬한 천둥이 울리고, 소리마치 하이웨이를 달리는 무장 야쿠자 벤츠 군단이 비추어진다! 차량 안에는 아마쿠다리 사의 뱃지를 왼쪽 가슴에서 번쩍이는 클론 야쿠자들. 그리고 맨 뒤 칸에는 달 장식의 무사 투구를 쓰고 팔짱을 끼고 앉은 청색 복장의 닌자. 그 눈동자는 복수심에 불타오른다!
쿠구궁-! 콰아아아아앙-! 다시 천둥소리. 하늘이 찢어진 듯 중금속 산성비가 쏟아내린다. 같은 시각 데솔레이션의 도죠 빌딩앞에는 방진 트렌치코트에 헌팅모자를 쓴 사내가 서 있었다. 그는 매서운 눈으로 창문에 붙은 '골법도' '모집중' '월사' 등 기만적 글귀를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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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오오오옹, 부오오오오오옹........ 거칠어진 전자 허무승 퉁소 소리가 데솔레이션의 골법 도죠안에 울려 퍼진다. "이얏-!" "이얏-!" "이얏-!" 참치를 방불케하는 눈으로 목인 트레이닝이나 실전 조합을 반복하는 문하생들. 미래의 살인 카라테맨이자 그 수는 20명 조금 안 된다.
광활한 타타미방 도죠의 북쪽과 동쪽에는 툇마루가 있어, 창호문으로 칸막이를 한 골방이 몇개나 줄지어 있다. 이들 방에는 도죠 이너서클의 구성원만이 출입할 수 있다. 각 골방의 창호문 앞에는 앤든 라이트(andon light)가 세워져 신비로운 불길을 어른거린다.
일찍이 이 방에서, 고결한 타코로=센세이는 명상이나 글귀쓰기 등을 실시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밤, 그 중 하나로부터 새어 나오는 것은, 고급 오이란들의 간드러진 교성과 메마른 웃음소리..... 그리고 젊은 남자의 오열이었다.
"아이에에에에에........" 코와 귀를 끈 피어싱으로 연결한 그 통통한 사이버고스는 타타미 위에 무릎을 꿇고 입을 손으로 억누르며 3D 봉보리 모니터에 비치는 살인 영상을 보고 있었다. 봉보리를 사이에 둔 맞은 편에서는 몇 단 높아진 타타미 위에 앉은 데솔레이션. 그는 6명이나 되는 오이란들에게 시중들 들게 하고있었다.
"왜 그래, 토바츠=상, 네가 부탁한 대로 하고 왔구만. 해커 바론도, 그 똘마니들도. 하나비처럼 사라져버린 거지......후우......" 데솔레이션은 반쯤 벗겨진 후르츠를 방불케하는 치태의 오이란이 내거는 약물 담뱃대를 마시며, 황야를 방불케하는 무표정으로 연기를 토했다.
"아하하.....아하하하하......." 바닥에 구르는 고스 오이란이 3D 모니터를 가리키고, 해커 바론의 한심한 줌업 영상을 보고 웃엇다. "아앙....." "아앙......." 오른쪽에서는 무화과를, 왼쪽에서는 계란 스시를 반쯤 문 오이란이 흘러내리며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 데솔레이션에게 바치려 한다.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타락적 광경인가! 또한 주위에는 둥근 스시 찬합이 겹쳐져 술병이 몇개나 굴러다녔다. 하지만 정작 데솔레이션은 웃지 않았다. 닌자로 화해 살인 생활을 계속하며 황폐해진 그의 마음은 이제 약물로도, 오이란으로도, 도박으로도, 채워질 수 없게 된 것이다.
"아이에에에.....붓다......" 의뢰인은 구역질과 실금을 참으며 필사적으로 3D 모니터를 응시했따. 석 달 전, 클럽에서 DJ로 일하는 건장한 사이버 고스였던 토바츠는 비열한 해킹과 폭력으로 약혼자를 해커 바론에게 강탈당했고, 게다가 *하스카시메를 당한 그녀는 치욕에 젖은 나머지 세푸쿠한 것이다. (*치욕적인 일, 강간)
격분한 토바츠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복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적은 사병 갱단을 소유한 해커 바론이었다. 동급생도, 맙포도, 야쿠자도, 토바츠를 도와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는 살인 업무를 하는 타락한 가라테맨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된 것이다.
오늘 저녁 내내 토바츠는 고양감에 사로잡혀 살인 영상을 지켜보았다. 자신이 무적의 가라테 유단자가 되어, 갱들을 죽여가는 것 같은 쾌감을 맛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골법도의 금단기가 반복되기 바로 전의 일이었다. '''아아..... 이 무슨 무도! ......붓다! 내가 원한게 이런 거였어?!'''
적의 몸을 가차없이 파괴하고, 육체를 불능 상태에 몰아넣은 후, 확실히 처형...... 데솔레이션의 사이버 아이에 녹화된 그 무도한 더티파이트 영상을 보고 있는 동안, 토바츠는 이 고로시야의 황폐한 영혼을 들여다보는 듯 한 착각에 습격당하고..... 공포가 복수심을 삼키고 말았던 것이다.
"해커 바론에서 끝이 아니거든..... 후우......봐봐, 돌아가서 말이지...... 바닥에 뒹굴고 있는 용병놈들도 한 놈씩 처리했어. 눈을 가리면, 곤란하거든.......의뢰인이 끝까지 봐주어야지. 납득하지 않으면, 돈을 받을 수 없거든......" 데솔레이션은 새하얀 사이버 아이로 의뢰인을 응시했다.
"앗하이." 토바츠는 조금 실금한 뒤 두 눈을 가렸던 손을 무릎 위로 올렸다. 이 남자를 화나게 한다면 자신도 살해당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더 이상 킬러에게 존경도 없었다. 어서 이 괴물에게 돈을 지불하고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자고 싶다.... 그뿐이었다.
정좌하는 토바츠의 옆에는, 후로시키(보따리) 포장의 찬합. 이 중에는 청탁을 위해 빌린 돈이 불법 소자 형태로 담겨 있다. 그가 신축 주택을 론으로 사서, 그 주택융자를 네코소기 펀드사의 중개로 채권화해 받으면, 얼마간 빚 마진을 받을 수 있다....... 요즈음 굉장히 유행하는 빚 시스템이다.
국세에 의한 재생 오퍼레이션을 받은 네코소기 펀드사와 아마쿠다리의 암흑 유착에 대해서는, 머지않아 다시 말할 기회가 오리라. 어쨌든 이것이 그가 의뢰료를 마련할 수 있던 이유다. 그렇다고 이 같은 의뢰료는 터무니없는 액수는 아니다. 데솔레이션은 건실한 시민으로부터 밖에 의뢰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의뢰료도, 건실한 시민이 마련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지 않는다...... 왜 그러한 살인 요금 시스템을 지금도 지키는지, 그것은 실제 데솔레이션도 모를 것이다. 그는 새하얀 황야에 버려진, 반쯤 부서진 디바이스처럼 과거의 행동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위태로운 노이즈를 더하며.
"*오미소레 시마시타......" 마지막 용병이 절명하는 것을 지켜본 토바츠는 공포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깊숙이 무릎을 꿇었고 암사회 프로토콜에 따라 퀘스트 완료 승낙의 야쿠자 슬랭을 바쳤다. 데솔레이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토바츠는 얼굴을 들어 찬합을 내밀려 하고....... 3D 모니터의 나머지 영상을 곁눈으로 본다.
(*미처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3D 모니터 영상은 뒷처리를 모두 마친 데솔레이션이 해커 바론의 방에서 녹화한 의미 없는 마지막 10초간이었다. 데솔레이션은 먼저 빛에 이끌리는 나방처럼 지저스 IV의 스크린을 힐끔 쳐다보더니 침을 뱉고 노예 고스녀를 보았다. 영상은 거기서 끝났다.
"저......저기...." "뭐.....?" 토바츠는 해변에 올라온 참치처럼 입을 뻐끔대더니 고로시야에게 질문을 받고 한 번 머뭇거렸다. 그리고 머리를 다시 숙여 찬합을 내밀려다.....생각한다. "자,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마지막에 비친 고스걸즈안에.........야, 약혼자 와모=상이......"
"약혼녀는 세푸쿠한거 아니었어? 의뢰받을 때 그렇게 들었는데." 데솔레이션은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담뱃대 연기를 뿜었다. 오이란들은 부들부들 떨고 있는 토바츠를 보며 케미컬한 낄낄대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뇨.....그녀의 사체를 확인한 것은 아니었는데요......" 토바츠는 혼란스러워, 당황했다.
"후우.......잘못 본 거 겠지." 데솔레이션은 연기를 뿜으며, 귀찮은 듯 일어서서 3D 봉보리를 박차고 성큼성큼 의뢰인에게 다가갔다. "아뇨, 하지만 저것은......." 토바츠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채 타타미를 응시하며 뉴런안의 기억을 정리하려 했다. 직후 몸이 떠올랐다.
"아이에에에에-!" 토바츠는 목구멍 깊은 곳부터 비명을 짜내었다! 그는 데솔레이션의 한 손으로 목덜미를 잡혀 교수형을 방불케하듯 드높게 들리고 만 것이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고, 타타미로부터 1m 이상 떨어져있다! "난 말이지, 놀림을 당했을 때말고는 의뢰인에겐 절대 손을 대지 않는 주의인데....."
마치 베이비 서브 미션이다. 닌자 소울이 살의를 끓게한다. 하지만 그의 영혼에 밴 프로토콜이 이를 저지했다. ".....아아, 전부 죽였지. 이번은 특별히, 서로 여기서 끝내길." "하이! 오미소레 시마시타!" 토바츠는 갓난아이처럼 울면서, 이를 악물고 그것을 인정했다.
"이얏-!" 데솔레이션은 의뢰인을 창호문을 향해 내동댕이 쳤다. "'아이에에에-!" 토바츠는 후스마를 뚫고 툇마루에 구른다. 부오오오-옹, 부오오오오오오옹.......거칠어진 전자 허무승 퉁소 소리! 문하생들은 못 본 척하고 참치 같은 눈으로 목인 훈련을 반복한다!
통증에 신음하며 상반신을 일으키는 토바츠. 그는 찬합을 집어 들고 구석의 전리품산에다 아무렇게나 내던지는 데솔레이션을 보았다. 그것은 십여 개의 도죠 간판이 경의 없이 쓰레기처럼 쌓인 산이었다. 토바츠는 오열을 터뜨렸다. .......그때! "우워-!" 갑자기 옆의 타타미방으로 통하는 후스마가 열렸다!
"하극상-! 센세이, 난 더 이상 못참겠어! 참치 눈깔이 되기 전에 당신에게 가라테를 도전한다!" 거기에 나타난 것은 하카마 웨어를 입은 야바레카바레의 문하생......아키라였다! 게다가 그의 옆에는 고스오이란 복장을 한 와모가! 그녀는 전리품 오이란으로써 강탈된 것이다!
"와모=상! 살아있었구나!" 토바츠가 외쳤지만 자아가 파손된 사이버 고스 오이란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대기만 한다. "......그렇다면 듀얼이다, 넓은 곳에서 할까?" 데솔레이션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떠오른다. "지금 여기서다! 이얏-!" 아키라는 머신건 가라테를 겨누고 돌진!
아키라가 소속된 머신건 가라테 도죠는 도죠깨기를 당해 문하생의 절반이 노예가 됐다. 나머지 절반은 그 자리에서 살해당하거나 강간당한 것이다. 재능있는 아키라는 문하생이 되어 *츠키비토의 위계까지 올라갔다.(* 수행원). 그는 오늘 밤, 와모의 목욕과 몸단장을 하라는 명령을 받고 옆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것이다.
의뢰인과의 대화를 듣고 분노가 한계에 이른 아키라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후스마를 연 것이다! "우워-!" 돌격하는 아키라! 그 자세는 골법도가 아니었다. 매우 빠른 연속 펀치가 인상적인 머신건 가라테도의 자세다! "아레에에에-!" 풍만한 오이란들이 반나체로 도주!
데솔레이션은 주먹을 쥐지 않는 기묘한 골법도의 자세로 이에 대응해 싸운다! "우워-!" "이얏-!" "우워-!" "이얏-!" "우워-!" "이얏-!" 아키라의 머신건 가라테는 모두 받아넘겨진다! 그리고, "이얏-!" "끄악-!" 골법 장타가 안면에 통타! 나무아미타불!
"아직이야......우왁-!?" 고개를 흔들며 다시 파이팅 포즈를 취하는 아키라. 하지만 그의 하반신은 광우병 카우를 방불케하며 비틀거렸고 쌓여있던 둥근 스시찬합을 무너뜨리며 쓰러졌다. 골법장타로 평형감각을 일시적으로 상실한 것이다. 그 두려움은 문하생인 그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이거라도 쓸테냐?" 데솔레이션은 장롱에서 슬래시 너클 더스터를 꺼내 아키라를 향해 내던졌다. 그의 가라테 도죠에서 너클 더스터 사용은 반칙행위로 간주돼 금지돼 있었다. 하지만, 이 남자를 쓰러뜨리기 위해서라면...... 아키라는 굴욕에 잠기며, 그 비열무기를 보았다.
"뭘 망설이냐, 그걸 끼워넣고 덤벼. 넌 내게말야, 절대 못 이겨." 데솔레이션이 말했다. 뒤에서 '반칙행위한다' '수단을 가리지 않는'의 노보리가 펄럭이는 것이 아키라에게 보였다. 이대로는 죽는다. 그것도 그냥은 못 죽는다. 골법도의 금단기를 맞고 격통 속에 죽는 것이다.
아키라의 손이 비열무기에 뻗는다. "그래, 내가 보고 싶은 건 말이야, 그런 가라테야. 룰이 필요없는, 지독하게 목숨을 건 가라테......! 내가 타코로=센세이를 죽였을 때와 같은 거.....!" 데솔레이션은 표정이 없는 사이버네 아이로 문하생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파직파직파직......데솔레이션의 시야에 노이즈. 조악한 사이버 수술이 가져온 과거 잔향의 이상재생이다. 시야에 새하얀 삽화가 겹치고, 오른쪽 대각선 앞에 죽기 직전의 타코로=센세이의 영상이 나타난다. 그 입은 "인과응보가......" 라고 고했다. 다음 순간 노이즈는 물에 녹는 먹처럼 사라졌다.
".........머신건 가라테 도죠를 우롱하지 마라!" 아키라는 이를 악물고 너클 더스터를 내팽개쳤다. 그리고 일어나 다시 가라테를 취했다. 승산이 없는 줄 알면서도. 데솔레이션은 갑자기 제정신이 든 듯한 목소리가 되었다. ".....그렇다면 넌 못이겨...... 골법도는 무적이거든."
아키라의 재돌격! 말없이 이를 받아넘기고, 골법킥으로 데솔레이션은 양 무릎을 파괴했다! "끄악-!" 무방비한 사타구니를 드러내고 벌렁 나자빠진 아키라! 부옹오옹, 부오오오옹! 거칠어진 전자 허무승 퉁소 소리! 문하생들은 못 본 척하고 참치 같은 눈으로 목인 훈련을 반복! .......그때!
느닷없이 무거운 현관 후스마가 열리며 트렌치코트의 남자가! 쿠구웅! 콰아아아아앙! 천둥소리에 이어 중금속 산성비의 세찬 빗소리. 예사롭지 않은 가라테를 감지하고 데솔레이션은 그쪽을 바라보았다. 번개에 의해 침입자의 실루엣이 그림자처럼 떠올라, 도죠의 타타미에 길고 불길하게 뻗었다!
도죠에 침묵이 깔렸다. "누구냐." 데솔레이션이 말했다. "......도죠 깨기다." 암흑 비합법 탐정 후지키도 켄지는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중금속 산성비를 머금은 찬바람이 불며 노보리가 사납게 펄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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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법 도죠 안은 일순간 조용해졌다. 그 직후 문하생들은 다시 참치처럼 돌아와 묵묵히 훈련을 재개했다. 마치 암흑 지하 소유 공장에서 맷돌을 돌리는 노예처럼. 누구도 데솔레이션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문하생들은 반쯤 인생을 포기하고 매달 수업료를 내는 셈이었다.
트렌치코트 차림의 남자는 툇마루에 선 데솔레이션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다가섰다. 타오르는 듯한 분노를 품고 데솔레이션은 오이란에게 세라믹 술병을 나르게 시키고 신기한 듯 그 사내를 주시했다. 그리고 '폭동'이라고 쓰인 큰 병의 뚜껑을 열어 가볍게 치켜들었다. 강한 가라테를 느끼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돌아가시오.....! 이놈을 이길 순 없어요.......이 자식은, 닌자......아밧-!" 경고한 아키라의 명치에 데솔레이션이 발길질을 했다. 들개를 걷어차듯 아무렇게나. 그런 다음 데솔레이션은 사내에게 물었다. "어디서 할거냐?" "......안쪽에서." "따라오라고."
데솔레이션과 그 사내는 초면이었으나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신성한 타타미방으로 향했다. "저기, 당신 죽는다구! 아핫아핫아하하하-!" 바닥에 뒹굴던 오이란이 도죠깨기범을 비웃었다. 토바츠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두 남자의 등과 닫힌 후스마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도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신성한 타타미의 방은 약 40 장. 방 한쪽에는 깨진 술병과 옻칠된 술잔, 오징어 육포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처절한 황폐함이었다. 벽가에는 글귀, 노보리, 목인, 샌드백 등이 즐비했지만 제대로 손질되지 않아 온통 황폐하다.
실내 공기는 칼날을 방불케하며 날카롭게 팽팽해졌다. 앞서 가던 데솔레이션이 흰색 선 위에 멈춰서더니 천천히 발길을 돌렸다. 한 손에 술병을 들고, 하카마·웨어의 가슴은 타락한듯 반쯤 열려 있다. 유도의 경기라면 심판으로부터 옐로카드를 받을 정도의 타락이다.
데솔레이션은 하얀 사이버네 아이로 반대쪽 흰선 앞에 서있는 도죠깨기범의 모습을 보았다. 어느새 거기에는 트렌치코트에 헌팅모자가 아닌 검붉은 닌자 의복을 입은 사내가 서있었다. "새끼, 역시 닌자군?" 데솔레이션은 단숨에 술을 들이키고 빈 병을 내동댕이쳤다. 입가는 웃고 있었다.
정적. 번개가 스며들듯 치며, 벽에 장식된 '다케다 신겐'의 글귀를 창백하게 비추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네오사이타마의 사신이 먼저 아이사츠를 내보냈다. "도-모, 데솔레이션입니다." '''....이 새끼는 누구지? 아마쿠다리의 자객인가? 타코로=센세이, 드디어 나도 인과응보구만?'''
적의 자세를 보며 궁리하는 데솔레이션의 가슴에 그을린 바람이 스친다. 사고와 인간미를 빼앗아 그를 살인 가라테맨으로 바꾸는 맹위의 바람이. 데솔레이션은 유머따위 이해하지 않는다. 사납게 변한 그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것은 타성적인 오이란 충동과 목숨을 건 가라테의 고양감뿐.
"......그 폭위가 몇명의 모탈을 오면서 죽였는가." 닌자 슬레이어의 강철 멘포에서, 지고쿠를 방불케하는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산시타 닌자라면 겁에 질려 달아날 정도의 압박. 하지만 데솔레이션의 입가에는 겁없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귀찮게시리, 빨리 하자고."
다시 번개가 네오사이타마의 밤을 가르며 상공의 홀로그램 토리이 코리도에 전자소음을 퍼뜨리는 것과 거의 동시에 양측은 움직였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오른팔을 채찍을 방불케하듯 휘둘러,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수리켄 투척! "이얏-!" 미니멀 장타로 이것을 요격한 데솔레이션! 와자마에-!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계속해서 왼팔을 채찍을 방불케하듯 휘둘러,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수리켄 투척! "이얏-!" 미니멀 장타로 이것을 요격한 데솔레이션! 와자마에-! 게다가 데솔레이션은 골법도의 오의 *스리아시로 단번에 거리를 좁혔다. 너무나 빨라 잔상이 발생! (* 발을 끌며 이동하는 보법, 스쳐걷기)
순식간에 품속으로 파고든 닌자 슬레이어. 금세 치열한 가라테 랠리가 시작된다! "이얏-!" 데솔레이션의 골법장타. "이얏-!" 그것을 팔을 돌리듯 쳐내고 펀치로 반격하는 닌자슬레이어의 가라테. "이얏-!" 후려쳐 넘겨버리고 장타! "이얏-!" 후려쳐 넘겨버리고 가라테!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그것은 실제 가공할 가라테였다. 저 닌자 슬레이어가 지리 푸어(역주: 서서히 불리)를 느낄 정도의. 골법도의 특징은, 주먹을 쥐지 않고, 편 손바닥으로 싸우는 것...... 그러므로 모션이 통상의 가라테보다 작고, 초지근거리의 시합에서는 데솔레이션 측이 우위에 있다.....!
그렇다면 수리켄이다. "이얏-!" "이얏-!" 적의 엘보를 더킹으로 따돌린 직후, 닌자 슬레이어는 백스텝 후 연속 옆돌기로 단번에 거리를 벌리려고 했지만...... 나무삼-! 애초에 백스텝 불가능! 카나시바리 짓수에 걸린 듯 닌자 슬레이어는 허점을 드러냈다!
나무아미타불! 이것은 대체 왜 인가? "멍청한 새끼!" 비열! 그때까지 타격으로 상단에 주의를 집중시킨 데솔레이션은 상대의 백스텝을 간파하고, 직전 오른쪽 발끝을 밟고 있던 것이다! 불찰! 지독한 더티 트릭! 균형을 잃고 무방비하게 사타구니를 노출시킨 후지키도!
"살풍경-!" 금단의 마무리를 짓기 위해, 데솔레이션은 짧게 스리아시 시전 후, 적의 사타구니에 건져내는 듯한 골법 장타를 내질렀다! 아부나이! "끄악-!" 신성한 타타미 룸에 울려퍼지는 신음소리! 하지만...... 오오, 보라! 무너져 내린 것은 데솔레이션!
도대체, 한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 시간을 0콤마 3초전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안된다. 데솔레이션이 골법 장타를 내지르기 직전 닌자 슬레이어의 한쪽 눈이 붉게 빛나며 선향처럼 수축되었다. 다가오는 위협을 앞두고 후지키도 켄지의 안에 잠든 나라쿠 닌자가 깨어난 것이다.
'''어리석은 후지키도여, 저 애송이놈이 사용하는 기술은 암흑 가라테의 하나 골법도. 개조인 골법 닌자는 소울이 8갈래로 찢기고, 유파도 8갈래로 나뉘어졌지.......''' '''대항책을 말해라, 나라쿠.''' '''놈이 노리는 신체는 훤히 알 수 있을게야..... 이몸에게 맡기도록.''' 그 대화는 뉴런의 속도!
"이얏-!" 직후, 닌자 슬레이어는 뒤로 당겼던 다리를 더 벌려 순식간에 완전한 앞뒤 벌림 자세를 취한 것이다! 고우랑가! 데솔레이션의 건져올리는 듯한 골법 장타는 갈 곳을 잃고 빗나간다! 게다가 닌자 슬레이어는 균형을 잃은 적의 사타구니에 무자비한 가라테 펀치!
"끄악-!" 무너져 내리는 데솔레이션! 하지만 볼 브레이커만큼 치명타는 아니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재빨리 일어나 앞으로 꼬부라진 적의 안면에 고속 무릎차기를 내질렀다. "이얏-!" "끄악-!" 몸을 젖히는 데솔레이션! 또한 명치에 케리 킥! "이얏-!" "끄악-!"
Zzzzzt…… 데솔레이션의 시야에 노이즈가 흐른다. "우워-!" 야바레카바레로 장타를 반복하는 타락무도가! 하지만 이러한 흐트러진 무브로는, 날카롭게 다듬어진 살의 그 자체인 닌자 슬레이어에겐 닿지 않는다! "이얏-!" 오른쪽 스트레이트! "끄악-!" "이얏-!" 왼쪽! "끄악-!"
"이얏-!" 오른쪽! "끄악-!" "이얏-!" 왼쪽! "끄악-!"
"이얏-!" 오른쪽! "끄악-!" "이얏-!" 왼쪽!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유열!''' '닌' '살'의 멘포가 일그러지고, 나라쿠 닌자는 데솔레이션의 몇 배는 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카마유데로 튀겨지는 문어를 방불케하며 흔들리는 데솔레이션. 토도메오사세-! 적의 심장을 노리는 아이언클로 공격을 계속해서 시전하는 닌자 슬레이어-! "사츠바츠-!" .....하지만 그때!
닌자 슬레이어는 느닷없이 살인마의 무브를 멈추고, 치장이 흐트러진 하카마의 옷깃을 붙잡았다. 그리고 주짓수의 필살기 토모에 업어치기 시전! 토모에는 법과 혼돈이 맞서는 신비적 순간의 호칭이다. 스고이! "이얏-!" "끄악-!" 인간대포를 방불케하며 날아가는 데솔레이션!
KRAAAASH-! 데솔레이션은 매우 고급진 학의 묵화가 그려진 은박 후스마를 박살냈다! "끄악-!" 그리고 타타미 위에서 피를 토하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드러낸다. 투웅-! 도죠 안의 문하생들을 깨우기 위해 아키라가 방에 있던 징을 두들긴다! 투웅-!
"...도죠깨기는 이루어졌다." 찢어진 후스마 안쪽에서 닌자 슬레이어의 목소리. 그 모습은 어둡기에 문하생과 오이란들은 보이지 않는다. 한쪽 눈은 아직 방심없이 나라쿠를 품고 있지만, 육체를 제어하는 것은 후지키도였다. '''어째서 죽이지 않는게냐, 얼빠진 후지키도놈!''' '''닥쳐라 나라쿠-!'''
닌자 슬레이어는 어둠 속에서 한 팔을 내밀었다. 그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은, 데솔레이션이 찼던 블랙 벨트! 전통에 따른 완벽한 도죠깨기의 프로토콜이었다! "우와아아아아아-!"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 "우옷-! 우워어어어어-!" 도죠 안에서 터져나오는 함성!
연달아 닌자 슬레이어는 어둠속에서 손을 뻗어 전리품의 산 위에 놓인 데솔레이션 골법 도죠의 사악 간판을 잡았다. 그리고 가라테 펀치! "이얏-!" 일격분쇄-! "암흑 골법 도죠의 해산이다.......그대들은 자유다." "우와아아아-!" "우오오옷-!" 함성!
"웃기지, 마라......." 데솔레이션은 이를 악물며, 닌자 슬레이어를 올려다보았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얏타-! 이건 스고이합니다요! 살인광 괴물 같으니라고! Fuck off다!" 토바츠는 *갓츠 포즈를 취하고 (주먹을 꽉쥐고 예아! 하는 포즈), 방구석에 버려진 찬합과 약혼녀를 확보하고 툇마루로 쏜살같이 달아났다.
"......서라." 목적의 절반을 이룬 닌자 슬레이어는 어둠 속에서 손을 뻗어 파손 후스마 옆의 꼴사나운 데솔레이션의 목덜미를 잡았다. 살인광 괴물인가, 라고 자신의 일처럼 이를 갈며. "나한테 어쩔꺼냐, 카이샤쿠냐?" "안쪽에서 인터뷰다. 그리고 카이샤쿠해주마."
닌자 슬레이어는 말했다. "죽기 전에 낱낱이 불어라. 아마쿠다리 섹트의 비밀에 대해서 말이지. 암흑도죠의 수익은 어떻게 네코소기 펀드에 흘러갔는지도 말해라" "아마쿠다리 섹트라고?" 데솔레이션의 얼굴은 고양감도 사라지고 무표정. 그가 유머를 이해하는 인간이었다면 그 빈정거림을 비웃었을 것이다.
"너 이새끼, 아마쿠다리의 자객이 아니구만......" 데솔레이션은 특별히 아무런 감개도 없이, 단지 사실을 그렇게 중얼거렸다. 다음 순간, """""까고자빠졌넴마-!""""" 도죠안에 갑자기 울려퍼지는 피를 얼어붙게 하는 야쿠자 슬랭! 무기질의 머신건 소음! "아이에에에에에에-!" 문하생이 몇 명 죽었다!
대체 무슨 일인가!? 아마쿠다리 섹트의 클론 야쿠자 군단이 일제히 도죠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10여 명이 현관등 사이에서 대열을 지어 클론 특유의 통일감으로 일제 사격을 가했다. 그 중심에는 팔짱을 낀 무사 투구의 닌자...... 문 빔의 모습이!
"Kill 'Em All 달성 중점! 계집도 살려두지마라! 뿌리 뽑아라!" 문 빔은 두 눈을 살의로 불태우며 LAN 직결된 사이버 *군바이로 야쿠자 군단에 명령을 내렸다.(*치바, 퍼거토리가 애용하는 고오급 부채) 맹우 레이디언스를 데솔레이션에게 잃고, 남은 사카디안 쓰리(3)는 혼자 뿐이었다.
우연히 현관 근처에 들렀다가 야쿠자 군단을 향해 무모한 돌격을 가했던 문하생 카라테맨 중 한 명이 클론의 일제사격을 받고 벌집이 됐다. "아이에에에-!" 춤추듯 핏방울을 흩뿌리며 네기토로를 방불케하는 시체로 변한다. 다른 문하생들은 그늘에 숨어서 총격을 피했다.
"으윽......!" 닌자의 무차별 살육을 지켜본 닌자 슬레이어는 맹목적 분노에 사로잡힐 뻔했지만 이를 억누르며 재빨리 상황판단했다. 이 킬러 닌자는 아마쿠다리 섹트의 말이 아니다. 즉시 카이샤쿠하고 야쿠자 군단과 저 무사 투구 닌자를 치지 않으면 시체만 늘어날 뿐!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살인 촙을 내질렀다! 이제 그것을 받아넘길 가라테는 데솔레이션에게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오른손에는 어느새 비열무기 슬래시 너클더스터! 교활한 킬러는 발가락으로 몰래 그것을 끌어당겨 한손에 장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슬래시 너클 더스터란 초음파 블레이드를 내장한 블래스 너클이다. 빈사의 데솔레이션이라도 작동 스위치를 눌러 적의 다리를 내리치는 정도는 가능하다. "끄악-!" 닌자 슬레이어의 정강이가 통째로 찢어졌다! 마치 두부처럼!
상처는 그리 깊지 않다. 닌자 슬레이어가 바로 앞에서 촙을 거두고 고속 백플립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정강이는 완전절단되어 사이버네화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얏-!" 백플립 회피 종료 후,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 연속 투척!
"끄악-!" 데솔레이션은 여러 발의 수리켄을 받으며 타타미를 뒹굴며 도주했다. 피로 써갈긴 글귀처럼 날아올라 타타미에 뒹군다. 급소로의 명중은 교묘하게 회피한다. 야쿠자 클랜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빈사상태가 된 그 폐공장의 밤처럼. 그대로 그는 꼴사나운 모습으로 툇마루 아래로 굴러 들어갔다.
"아이에에에-!" 메인 도죠로부터 또 다른 비명! 야쿠자 군단이 전개되고, 문 빔이 직접 살육을 개시한 것이다. '''어리석은 후지키도여!''' 뉴런에 울리는 것은 나라쿠도 후지키도도 아닌 닌자 슬레이어의 목소리! "이얏-!" 그는 망설임 없이 타타미를 달려, 툇마루에서 높이 도약했다!
단련된 가라테도 총탄 앞에서는 무력. 그 엄연한 사실을 재확인하고 전의를 상실한 문하생들. 이들은 그늘에 숨은 채 높이 도약하는 검붉은 닌자의 모습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숨을 삼켰다. "이이이이야아아아앗-!" 닌자 슬레이어는 공중에서 몸을 비틀며 전방위 수리켄 연속 사출!
"끄악-!" "아밧-!" "끄악-!" "아밧-!" "끄악-!" "아밧-!" 수리켄이 이마와 목구멍에 쳐박혀 클론 야쿠자가 순식간에 6인 사망! 와자마에-! 시체로 화한 야쿠자들은 녹색의 피보라를 흩뿌리며, 위를 향해 몸을 젖히고 천장에 몇 발씩 기관총을 쏴대다 뒤로 쓰러졌다!
그리고..... 고우랑가! 놀랍게도 문하생들은 다치지 않았다! 클론 야쿠자들 만을 노린 훌륭한 정밀도였다. 게다가, "이얏-!" "끄악-!" "끄악-!" 착지와 동시에 스핀킥으로 2명의 클론 야쿠자를 참살한다! 나머지 야쿠자는 반수 정도. 그러나 여기서, 문 빔이 뒤를 노린 앰부쉬!
"이얏-!" "이얏-!" 적의 토비게리를 뒤돌아보며 가라테로 요격한 닌자 슬레이어. 문 빔은 선명한 츠카하라 회전으로 등잔 위에 착지! 전자 퉁소 소리와 비명, 머신건 사격음이 울리는 가운데 서로 노려보는 양자. "도-모, 문 빔입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이얏-!" 아이사츠 종료 직후, 문빔은 이자요이 짓수를 발동한다! 달빛을 집적해 그 두 눈에서 매우 위험한 빔광선으로 쏴대는 짓수다! CHOOM-! CHOOM-!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이것을 종이 한 장 브릿지로 회피! "아밧-!" 뒤쪽에서는 야쿠자가 소사당해 시체로!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 투척 직후 저공 토비게리로 등롱을 파괴! 다시 츠카하라 회전 착지하는 문빔을 근접 가라테로 끌어들인다. ""이얏-!"" 서로 수리켄을 날리며 주먹과 주먹이 충돌! 대기가 진동한다! '닌' '살' 멘포에서 지고쿠를 방불케하는 증기가 새어 나온다!
".....끄, 끄악-!" 문 빔이 괴로운 소리를 지른다. 주먹에 금이 간 것이다. "이얏-!" 빈틈없이 닌자 슬레이어는 상단 돌려차기를 내질렀다! "이얏-!" 문 빔은 이를 아슬아슬하게 브릿지 회피! 가슴 위를 검은 불꽃의 원호가 스치며 문 빔의 의복 표면을 분한 듯이 태웠다.
문 빔은 반사적 백플립으로 거리를 벌리고 타타미 2장 거리에서 가라테를 다시 취했다. "끄끄끄.....히카리 닌자 클랜 삼인방인가. .......그 목을 베어 바쳐주마. 트와일라잇=상의 뒤를 이어 그대도 삼도 리버를 건너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불길한 소리로 내뱉었다.
"네놈이.....닌자 슬레이어=상, 네놈이 트와일라잇=상을.....!" 문 빔은 격노했다.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의 눈동자에는 그보다 더 검고 뜨거운 분노의 화염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전 닌자에 대한 분노였으며 미숙함으로 흉악닌자를 놓친 자신에 대한 분노이기도 했다.
""이얏-!" 두 사람은 도죠 전체를 종횡무진 누비며 다시 가라테를 겨루었다! 목인이 몇 구나 파괴되어 창호문이 찢어졌다. 도죠안은 케오스의 극도로 변한다. 클론 야쿠자 잔당에 돌격하는 문하생도 있었고 빼앗겨 있던 자신의 도죠 간판을 메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문하생도 있었다.
"이얏-!" "끄악-!" "아이에에에에-!" BRATATATATAT-! "이얏-!" "아바바바바밧-!" .......도죠를 채우는 지고쿠 같은 소란이..... 멀어진다...... 녹슨 업무용 더스트슈트 속으로 곤두박질하며 빌딩 뒷골목으로 나가는 빈사의 닌자가 한 명.
황폐한 영역의 달..... 애프터 마츠리의 허탈감......일한 뒤 오이란의 우울..... 데솔레이션은 멀어져가는 이쿠사의 열기에 아쉬움을 느끼며, 꼴사납게 골목길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내리치는 빗소리가 먼 우레와 같은 박수처럼 들리기 시작한다. 중금속 산성비에 젖은 차가운 진흙이 얼굴과 하카마 웨어를 더럽혔다.
"이봐이거뭐하는겨이거." "쏴버릴까? 쏴버릴까나!?" 레인코트를 입은 요타모노들이 라디오 카세트 배경음악을 타고 데솔레이션을 포위했다. 모자를 비스듬히 쓴 두목격 남자가 자신의 무자비함을 보여주기 위해 어울리지 않게 중후한 챠카 건을 뽑고 해머를 젖혔다.
꼴사나운 죽음을 느낀건지, 데솔레이션은 무엇인가 작게 신음했다. 그리고, "쏴버린다-!" 보스격 남자는 방아쇠를 당겼다! KBLAM-! 하지만..... 총탄은 지면에 박혔다. 닌자 소울이 돌연 고조되며 데솔레이션의 육신을 움직인 것이다. 그는 옆으로 나뒹굴고 엎드린 채 벌렁 드러누웠다.
"앗헤?" 보스격 남자가 눈을 깜박인 직후 그 두 무릎이 파괴되었고 그 몸은 다루마 렉킹을 방불케하며 뒷골목의 진흙으로 끌려들었다. "아이에에에에-!?" BLAM-! BLAM-! BLAM-! BLAM-! 데솔레이션은 소리없이 챠카 건을 빼앗고 나머지 요타모노들을 살해했다.
쿠구웅-! 콰아아아아앙-! 네오사이타마의 밤하늘에 다시 천둥이 친다. 데솔레이션은 거의 무의식중에, 평상복으로 입었던 검은 티셔츠를 벗고, 복면처럼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신들에게 저주받아 모탈세계에 추방된 괴물을 방불케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그는 완전한 닌자로 변해 있었다.
"나는......데솔레이션......DESOLATION.......!" 고로시야는 이를 악물며 일어섰다. "간단 론 빚" 이라고 적힌 분홍색 네온사인이 건너편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깜박이며 피로 물든 잇몸을 환하게 밝혔다. 그는 요타모노에게서 레인코트를 벗겨내고, 하카마 웨어에 감쌌다.
네온사인이 불꽃을 튀긴다. 데솔레이션은 노파처럼 등을 구부리고 골절과 내장 파괴, 수리켄의 격통을 견디며 비틀비들 걸었다. 그는 뒤의 적막한 거리에 서 있는 차의 창문을 깬 뒤 출장 오이란을 기다리던 사라리맨을 끌어내 죽인 후 차를 탈취해 네오사이타마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상공에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단 체펠린이 날아간다. 지저스 IV의 배급사와 대립 관계에 있는 또 다른 암흑 메가코퍼레이션이 신랄 평론가에 의한 네거티브 공격을 실시했다. "속이 안좋아지는 이디오트 영화에서 최악의 경험을 당신은 갖게 될 것이다..... 그 남자는 전전작에서 죽었어야 했다......골고다 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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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사이타마 제7종합병원, 자아과.
"저기 실은요, 닌자가....." 토바츠의 목소리는 닥터에게 막혔다. "이건 이젠 전형적 외상 및 급성 약물 중독과 IRC 중독으로 인한 일시적 자아 붕괴네요." 닥터는 사이버 청진기를 내려놓으며 시무룩한 얼굴로 사무적으로 말했다. 와모는 사이버 선글라스를 낀 채 멍하니 휠체어에 앉아 있다.
"당신들 젊은이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약물과 IRC를 너무 많이 해요." 닥터가 그 말을 한 것은 아침부터 샌다면 수십 번째였다. "늘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전문과를 할 수 있게 되었죠. 그래도 약과 기계가 있으니까요. 입원이 좋겠어요, 돈이 있다면요. IRC를 차단할 수 있으니."
닥터의 말은 냉혹하고 획일적이기도 했지만 진실이기도 했다. 수십 년 이상 전부터.....LAN 직결 기술이 보편화되고 해커들이 코토다마 전설을 서로 속삭이게 되고 나서......중증의 IRC 중독으로 자아를 잃어가는 젊은이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직결된 인격과 IP가 혼선되어..... 희박화 혹은 변모되어간다.
"그럼 입원하는게 좋겠군요. 행복합니다!" 토바츠는 단락적으로 웃었다. "그렇군요, 나을 거에요." 닥터 자신도 경도의 IRC에 중독된 지 오래다. 아내와 물리공간에서 대화할 때도 그는 계속 이런 말투인 것이다.
휠체어를 미는 토바츠는 환한 얼굴로 진찰실을 나섰다. 어두컴컴한 셀룰로이드풍의 복도에는, 경도에서 중도정도의 많은 환자들이 줄서서, 각각 들여다보는 IRC단말기의 사이버광으로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벽에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초고속으로 흐르는 적색 도트 문자판이 다수. 이것 또한 말법 세상의 한 측면인가?
"어떻습니까?" 양 무릎을 간이 사이버네화한 아키라가 물었다. "픽스할 수 있답니다. 돈은 빚으로 빌려 많이 있기에 입원시키겠어요. 퇴원하면 행복한 생활을 할 거에요." 토바츠가 말했다. 그리고는 불쾌한 듯 얼굴을 찌푸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이쪽으로 다가오는 사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사내는 낡은 방진 트렌치코트를 입고 헌팅 모자를 깊숙이 쓰고 있었다. 도죠깨기를 한 그 남자라고 토바츠는 직감했다. 눈빛은 예리했고 늘 초조감에 사로잡혀 있는듯한, 어딘가 험상궂은 얼굴이었다. 그 사내의 존재는 주위 사람들을 실제 온화하게 보이게했다.
"도-모. ......내 본업은 사실 도죠 깨기가 아닐세. 그 혼란 속에서 전하지 못했지만..... 내 이름은 이치로 모리타. 탐정을 하고 있지." 그리고 덧붙였다. "정직한 탐정은 아니지만...." 사립 탐정 타카기 간도를 떠올리며. 간도는 지금 가이온 하층일까? 아니면 오키나와에서 요양중일까.
"이치로 모리타=상......설마 당신이." 아키라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암흑 비합법 탐정의 도시 전설을 알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한 생각으로 의뢰 메세지를 송신한 것은, 아키라였다. 암호화된 의뢰 메세지는 낸시·리에 의한 UNIX 해석과 필터링을 거치고, 그에게 도착했던 것이다.
"무슨 일로 오신거죠?" 사이버 선글라서 밑에서 토바츠는 데솔레이션을 본 것과 같은 눈으로 그 수상쩍은 탐정을 주시했다. "그 고로시야는 아마 아직 살아 있을 걸세....." 이치로 모리타가 말했다. 물론 가명이다. 그의 본명은 후지키도 켄지, 즉 닌자 슬레이어.
"엣! 무서운 소리마셔요. 분명 골목에서 쓰러져 죽었을걸요!" 토바츠가 떨었다. 사신을 본 듯 탐정에게서 눈을 돌린다. 사라져 달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그 거절적 태도는 아키라와 이치로 모리타도 쉽게 간파할 수 있었다.
그라면 더 잘 해냈겠지, 하고 속으로 분해하며 탐정은 작은 오리가미 메일을 꺼내어 토바츠에게 건냈다. "만일, 그 고로시야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면.....연락을 해주면 좋겠군....." "하이." 토바츠는 그것을 받고 뒷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시츠레이 했군." 탐정은 발길을 돌렸다.
"하앗, 하앗......모리타=상, 기다려 주십쇼." 아키라가 사이버네 무릎의 크랭크 소리를 울리며 매달렸다. 탐정은 뒤돌아보았다. "그 남자의 정보요?" "아뇨, 소식이 없어요. 도죠는 방치되고 사람이 없는채에요." "그렇군.....연락방법은 아시다시피....." "가라테를 알려주십시오."
후지키도는 뜻밖의 말에 깜짝 놀라 순간 눈을 부릅뜨고 아키라를 보았다. 그리고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돌아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게 가라테를 가르칠 자격은 없소. 나는 센세이가 아니요. 단지 탐정일 뿐. 다른 곳을 찾는게 좋을 거요." "당신도 닌자라서요?" 아키라는 목소리를 낮추며 물고 늘어졌다.
후지키도 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그렇다면, 닌자가 되기 위한 비밀을......" 아키라가 물고 늘어졌다. 후지키도는 갑자기 돌아보며 아키라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선을 넘지마라.....!" 지고쿠를 방불케하는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내게는 무리일세, 남에게 일을 가르칠 자격은 없어......"
아키라가 선 채로 무서워 떠는 사이 탐정은 자아를 잃은 환자 무리에 섞여 엘리베이터로 아래를 향해 하강했다. 책임포기인가? .....아니, 도죠 깨기의 프로토콜에 의하면, 간판이 파괴되어 해산이 선언된 시점에서, 문하생들은 스스로 갈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아키라는 현실 속에서 자기반성했다. 닌자란 무엇이었을까? 무엇에 분노한 것일까. 갑자기 쑥스러워졌다. 닌자란 존재하지 않는다.....픽션의 존재다. 자신은 뭔가 뛰어오르기에 안이한 수단으로 가라테를 높이려 했던 것은......그것이 닌자인가? 그는 그렇게 결론짓고 부끄러워 했다.
.........오늘밤도, 차가운 중금속 산성비가 네오 사이타마를 적시고, 한자 서치라이트가 밤 어둠을 가르고 있었다.
같은 시각. 제7종합병원에서 10여 km 떨어진 어두컴컴한 골목길에서 검은색 구형 승용차가 불법 속도로 운전하고 있었다. 뒷면 유리에는 총탄 자국. 타이어의 여러 곳에 수리켄이 박혀 정상적인 운전은 불가능. 세단은 일렬로 나란히 보도를 걷던 페케로파 교도 6명을 연쇄로 튕겨 죽이며 블록 담장을 들이받았다.
"씨발.....아직 다리가 다 낫지 않았군......" 데솔레이션은 찌그러진 문을 닌자 근력으로 비틀어 열고 차 안에서 탈출했다 .하체는 검은 하카마에 맨발. 상반신은 돌출된 복면과 탱크톱이 일체화된, 경질의 고무같은 느낌인 질감의 생성된 흑색 닌자 의복. 조수석의 오이란은 이미 죽어 있었다.
블록 담장 끝에는 넓은 폐주차장. 녹슨 지게차가 승용차의 격돌을 받아 기울어지며 삐걱대는 소리를 냈다. 붉은 화염에 싸인 수리켄이 몇발이나 세단에 꽃히며.......KADOOM-! 오일 탱크 폭발. 데소레이션은 한쪽 다리를 절며 폭풍을 등지고 달아났다.
KREEEEEKKKK!귀에 거슬리는 삐걱 소리를 내며, 폐주차장 문이 밖에서 열렸다. 야쿠자 벤츠가 몇 대 줄지어 서서 데솔레이션의 도주 경로를 가로막고 위압적 라이트를 번쩍였다. 창문으로 클론 야쿠자들이 토미건을 겨누었다. 벤츠 군단 앞에서 팔짱을 끼고 선 것은 아마쿠다리의 추격자.
"도-모, 데솔레이션=상 핫 샷입니다. ......네놈 같은 하등 닌자가 사카디안 쓰리를 죽이고, 추격자를 계속 죽이고, 여기까지 도망칠 수 있었다니. 조직은 몹시 화가 났거든. 때문에, 이 내가 보내졌지." 아마쿠다리 닌자는 뿌득뿌득 손가락 뼈를 울리며 다가갔다.
"도-모, 데솔레이션입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변변찮더만. 빨리빨리 하자고." 암흑 무도가는 자포자기적 골법도를 취했다. 그 입은 검은 옷으로 덮여 표정은 일절 읽을 수 없었다. 새하얀 사이버네 아이만이 기분 나쁘게 빛났다. 핫 샷은 기쁜 표정이었다. 모처럼 화둔 짓수를 마음껏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얏-!" 핫 샷은 신비로운 패턴으로 팔을 휘게 했다. 그러자 불길에 싸인 6m의 금속 채찍이 순식간에 생성되어..... 가열된 액체 물보라를 흩뿌리며 데솔레이션을 덮쳤다! "이얏-!" 데솔레이션은 종이 한 장 차이로 이를 옆돌기 회피! 물보라가 그의 등과 팔의 살을 약간 그슬린다!
파아앙-! 파아앙-! 핫 샷은 채찍을 재빨리 되돌리고 야만적 맹수를 위압하는 조련사를 방불케하는 포즈로 폐주차장 콘크리트 바닥을 두드렸다. 뚝뚝 금속 액체가 녹아 내리며, 콘크리트를 태웠지만 채찍 자체가 다 타버리는 일은 없다.... 화둔 짓수에 의해 만들어진 무기이기 때문이다.
데솔레이션은 채찍의 움직임에 따라 돌격을 시도했지만..... 파앙! 기선을 제압하는 날카로운 일격이 바닥에 내리쳐진다. 그는 이를 간발의 차로 백플립 회피했다. ......다리가 아프다. 죽고 싶지 않다. 뒤로 물러선다. 적이 거리를 좁힌다. 크게 움직인다면 아쿠자의 탄막으로 벌집행이다. 넓이는 어떤가? 방법이 있는가? 좀 더 유인해야 하는가?
데솔레이션은 채찍 공격을 피하며 빈틈없는 스리아시로 뒤로 질질 후퇴했다. 다른 쪽의 핫 샷은 먹잇감을 추적하는 고양감에 가극차 적의 퇴로를 조금씩 앗아갔다. '''적은 비실비실한 산시타.....이 관계를 유지하며 싸운다면 질 이유가없지.....'''
데솔레이션은 폐주차장의 중앙 부근까지 후퇴했다. 뒤에는 스크랩카가 쌓여 더 이상 퇴로는 없었다. 고기 타는 냄새가 녹슨 대기를 채운다. 핫 샷이 단번에 끝장을 내기위해 채찍을 휘두른 그 순간..... 데솔레이션은 느닷없이 허리를 굽힌 자세에서 양팔을 높이 들었다! "살풍경-!"
"끄악-!?" 핫샷은 순간 멈칫! 적이 새하얀 섬광을 발사한 듯 했다..... 그러나 실제 그것이 아니었다. 다음 순간, 데솔레이션과 핫 샷의 모습은 폐주차장에서 사라져..... 순백의 글귀용 백지에 먹그림으로 그려진 듯한 모노크롬의 황야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폐주차장 밖에서는 클론 야쿠자들이 일제히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갑자기 안개가 낀 것처럼 폐공장 내부가 어두워지면서 핫 샷이 그리던 불꽃 궤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흐릿하고 쓸쓸한 바람이 불고, 전쟁터의 밤이슬같은 냉기가 클론 야쿠자들의 등을 어루만졌다.
".....자아, 가라테해보자고." 데솔레이션은 다시 골법도를 취했다. 발밑에선 그가 죽인 자들의 말없는 시체와 주검이 나뒹굴고 무너진 석등 옆에선 목이 없는 오이란이 소리없는 샤미센을 치고 있었다. 이따금씩 옆으로 후려치는 잡음 같은 돌풍이 불어와 양쪽의 윤곽을 불안정하게 흔들었다.
"짓수를 가지고 있었나?!" 핫샷은 흑백으로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놀라며, 채찍을 내리치려고 했다. 하지만 화둔 채찍은 사라져 있었다. 데솔레이션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내 짓수다. 그리고, 네놈의 짓수는 이제 없어." 경질 고무같은 검은 복면이, 약간 길게 늘어져 주름을 만들었다.
"뭐야! 뭐냐 여기는! 환 짓수 같은 거냐!?" 핫 샷은 뒷걸음질치며, 허리에 매단 아이쿠치 대거를 뽑아 자신의 손바닥을 도려냈다. 환 짓수에 대한 가장 일반적 대처법. 그러나 결과는 손바닥에서 뿜어지는 검은 피가 산수화 같은 사츠바츠 공간에 흘러내려 물에 녹는 먹처럼 흩어질 뿐.
"이얏-!" 데솔레이션이 스리아시로 거리를 단숨에 좁혔다. 다리 부상 때문에 완전하지는 않지만 적을 지근거리 대결로 끌고 가기엔 충분한 속도. 아무 문제 없다. 고로시야 생활을 할 때도 만반의 상태에서 싸운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니까. 이건 스포츠가 아니라 살육전이다.
"이얏-! 이얏-! 이얏-!" 핫 샷은 각오를 다잡고, 눈 앞의 적에게 가라테를 휘둘렀다! 화둔 짓수만이 아닌 확실한 와자마에를 지닌 것이다! 하지만 데솔레이션은 샤우트조차 내지않고 담담하게 골법 패링으로 이것을 처리해 나갔다. 그리고.... "이얏-!" 통렬한 장타! 연달아 팔꿈치타!
"끄악-!" 핫샷은 회전하며 뒤쪽으로 날아가고, 꺼진 석등에 명중! 하지만 거기에 물리 존재감은 없었고, 역시 물에 녹는 먹처럼 등은 사라졌다. 땅에 쓰러진 적에게 데솔레이션이 다가갔다. "이얏-!" 반사적으로 핫 샷은 화둔 수리켄의 모션을 취했다.
......아니, 화둔 수리켄은 생성되지 않는다! 모둔 짓수는 부정되는 것이다. "멍청한 새끼!" 데솔레이션은 명치를 걷어찬다! "끄악-!" 핫 샷은 눈을 부라리며 10여 m 굴러서 도망쳤다. 하지만 어디까지 굴러도, 무한의 살풍경이 계속 이어지는 것 같았다.
"크헉! ......짓수가! 내 짓수가 발동하지 않아! 이 무슨 비열 짓수!" 핫 샷은 검은 피를 토하며 일어섰다. 평형감각 상실을 닌자 평형감각으로 간신히 상쇄한다. "더 지껄여봐. 비겁한 싸움은 내 18계거든. 이긴다면 뭐든지 괜찮은거지. 문답무용이다." 데솔레이션이 가까워진다.
"이이이야아아앗-!" 핫 샷은 아이쿠치 대거를 들고 주 짓수를 취하며 돌격! 데솔레이션은 이를 골법 패링으로 받아낸 뒤 거의 무의식 반사를 방불케하며 가라테를 휘둘러 상대의 손목을 비틀어 꺾고 그대로 안면에 다시 장타를 내리쳤다. "이얏-!"
"끄악-!" 다시 날아가는 핫 샷! "정말이지, 내게 안성맞춤인 짓수구만. 새꺄, 아까 위세는 어디로 간거냐? 볼을 보여봐. 닌자 소울을 보이라고. 다룰 줄 몰라? 나도 최근에 알게 됬는데, 오이란이랑 비슷한 방식으로 다루면 되는거야." 데솔레이션은 처형인을 방불케하는 걸음으로 다가갔다.
"줘패고.....걷어차고....." 데솔레이션은 적을 발길질하며 말한다. ".....아랫도리를 서지 못하게 될 정도까지 후려갈겼더니, 그러다가 시큰둥하게, 말을 듣게 되었지.....이것도 말이지......이얏-!" 다시 무자비한 명치차기! "끄악-!" 축구공처럼 굴러가는 핫 샷!
핫 샷은 다시 핏기침을 토하며 일어섰다. 무음. 압도적 무음. 맹위의 바람이 분다. 데솔레이션과 핫 샷의 가슴을 황량하게 빠져나간다. 핫 샷은 야바레캬바레의 눈빛을 만들었다. 가라테다. 외치고 돌격한다. 소리가 사라졌다. 데솔레이션은 사악한 미소를 짓는다. 가라테가 교차한다.
핫 샷의 가라테 스트레이트. 막힌다. 전방 회전 뒤꿈치 치기. 막힌다. 백너클. 막힌다. 재차의 역수 백 너클. 모두 처리하고, 텅 빈 복부에 무릎차기. 핫 샷의 몸이 흔들린다. 연거푸 볼 브레이커. 핫 샷은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그 다리를 잡으려고, 시체가 뼈의 손을 뻗는다.
데솔레이션은 잔심한다. 앞으로 구부러진 핫 샷은, 종종 걸음으로 몇 걸음 앞으로 걸은 후...... 쓰러지고 폭발사산했다. "어이가 없구만." 데솔레이션이 무표정하게 중얼거렸다. 후오 하고 쓸쓸한 바람이 불더니 핫 샷은 폭연을 뿜어냈다. 파직파직하고 옆으로 세게 때리는 노이즈. 시야가 흐트러지고 살풍경이 사라진다.
........클론 야쿠자들이 폐공장터에 들어왔을 때는 이미 데솔레이션의 모습은 없었다. 단지, 핫 샷의 것으로 생각되는 폭발사산 흔적 하나. 데솔레이션은 불타는 세단 옆을 빠져나가 강제로 도로를 막고 차를 세운 뒤 운전사를 죽이고 이를 빼앗았다.
데솔레이션은 다시 사지를 벗어났다. 하지만 아마쿠다리의 자객은 강해지는 중...... 적은 진심이다. 진짜로 죽이러 오는 것이다. 데솔레이션은 핸들을 오른쪽으로 크게 꺾으며 말했다. "그 전에, 네놈을 나의 살풍경에 쳐넣어 길동무로 만들어 주마....... 닌자 슬레이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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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네오사이타마 중심부 마루노우치 스고이 타카이 빌딩 옥상.
비는 내리지 않고 간간이 강한 바람이 부는 밤이었다. 검붉은 닌자의복을 입은 사내가 설치된 엄숙한 샤치호코 가고일 위에 까치발로 앉아있다. 몇 년 전 이 빌딩의 중산층에서 비극적 사고가 일어났다. 일개 사라리맨이었던 그의 처자는 닌자에 의해 죽임을 당했고 그는 닌자를 죽이는 자가 되었다.
후지키도 켄지의 눈은 네온과 LED 문자의 바다에 매몰되 있는 혹독한 메갈로시티에 쏠린다. 마음은 거기에 없다. 그의 마음은 젠을 방불케하며 깊은 명상 속에 빠졌다. 그에게는 정기적으로 이런 고독한 시간이 필요했다. 처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증오를 새롭게 하며 또 자신이 누구인지 되묻기 위한 시간이.
'바겐' '청산' '꼭 사고만다' 스고이 타카이 빌딩은 그날 밤의 참극을 벌써 잊은 듯 최신형 오이란드로이드가 미소 짓는 상업 현수막을 내걸었다. 매장 확장을 위해 위령비도 철거됬다. 하지만 이곳은 여전히 그의 처자의 묘지이자, 그는 묘지기요, 네오사이타마의 사신이었다.
그날 밤..... 닌자들의 마루노우치 항쟁으로 처자를 잃은 밤......빈사의 후지키도 켄지는 격렬한 증오와 살의로 연명하며 처자의 원수를 갚기위해 모든 닌자를 죽이겠다 맹세했다. 그 비통한 외침이 사악한 나라쿠 닌자의 소울을 불러왔고 그것이 후지키도 켄지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한 것이다.
일반적인 닌자 소울빙의자와는 달리 강렬한 자아를 가진 나라쿠 닌자는 끊임없이 후지키도의 육체를 강탈하려 시도했다. 그리고 충돌이 있었다. 하지만 길고 가혹한 이쿠사 속에서....... 라오모토 칸,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와의 싸움을 거치며..... 양자의 소울은 모종의 화해를 이루었던 것이다.
'''나라쿠여, 왜 그대는 자이바츠와의 최종 결전에서 잠적했던 것이냐......''' 제트 펑크스 집단에 사로잡혀 파괴되고, *와비사비처럼 조용히 추락해가는 참치 체펠린 한 척을 저편에서 바라보며 후지키도는 홀로 떨어졌다.(*투박하고 조용한 분위기) 대답은 없다. 차가운 바람이 몰아칠 뿐이다.
예전같으면 나라쿠 닌자의 소울에 완전히 육체를 내주고 제어불능의 폭주상태에 빠졌을 상황에서도 지금의 후지키도는 완전히 닌자 슬레이어로서의 고삐를 잡고 있다. 그럴 때 후지키도와 나라쿠의 정신은 이른바 고속 회전하는 토모에 패턴같은 신비로운 공진상태에 있는 것이다. (*토모에는 혼돈과 법이 맞서는 신비적 순간을 의미한다.)
공진은 최대의 가라테를 가져온다. 그러나 공진이 깊어질 때마다, 그의 자아와 인간성은 깎여간다...... 후지키도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예전엔 완전한 닌자로 변모할까 봐 두려웠다. 나라쿠의 끝없는 증오와 암흑을 그저 두려워했다. 지금은 다르다. 인간성을 잃으면 아마쿠다리에게는 이길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는 생각하기 시작하고 있다.
너덜너덜한 까마귀들이 샤치호코 가고일의 입 속에 박힌 닌자의 생목에서 살점을 쪼아먹었다. 그 중에는 아마쿠다리의 하부 조직 '사카디안 쓰리'의 닌자, 문 빔과 트와일라잇의 수급도 있다. .......무서운 상대였다. 하지만 아마쿠다리 섹트의 전모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소우카이야의 잔당들이 결성했다 생각되는 아마쿠다리는 네오사이타마 전역을 지배하에 두고 있지만 적은 교활하며 아무리 아마쿠다리 닌자를 고문해도 소우카이야처럼 조직의 비밀을 털어놓지는 않는다. 아마쿠다리 액시즈로 불리는 간부급을 찾아내지 않으면 조직의 규모나 본거지조차 알 수 없는 셈이다.
후지키도의 눈은 아득히 아래의 상업 LED 문자판에 특징적인 가타카나 문자열이 고속으로 흐르는 것을 인식했다. 낸시의 암호 메시지다. 해독한다. "제트 펑크스의 수령이 닌자 가능성." 협력자인 그녀는 암흑 비합법탐정 이치로 모리타에게 부탁을 하거나 정보를 이렇게 전해준다.
짧은 명상의 시간은 끝났다. 미혹을 이쿠사에 가져간다면 꼴사납게 죽고 말리라. 지금은 그저 닌자에게 죽음을....! "Wasshoi-!" 닌자 슬레이어는 모든 미혹을 떨쳐내고 뛰어오른다! 극채색의 네온 탁류 속으로!
◆◆◆
엔가와 스트리트에서 수킬로 떨어진 신축 맨션의 한 룸.
돗큐돗큐돗큐돗큐돗큐........실내에선 비인간적 사이퍼 테크노의 비트가 흐른다. "아이에에에에에-!" 그리고 비명소리! 깨진 창문으로 거센 바람이 불어와 형광블루 컬러 커튼을 조용히 흔들고 있었다. 오오, 나무아미타불! 어두운 실내에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아이에에에에에에-!" 비명의 주인은 사이버 고스 DJ 토바츠였다. 그 목덜미를 한 손으로 잡고 매달아 올린 것은........ 데솔레이션! "놈이 있는 곳, 불어. 닌자 슬레이어를. 그 새끼를 죽일거야." 어둠 속에서 새하얀 사이버네 아이가 빛난다. "아이에에에에-!? 닌자 왜?! 그런 사람 모릅니다!"
"그 도죠깨기범." 데솔레이션은 혀를 차며 되물었다. "아이에에에에-! 그 양반의 연락처는 몰라요! 제가 부른 게 아니에요!" 거짓이 아니었다. 그날 받은 연락처의 정보는 토바츠가 오이시 스낵 봉지와 함께 병원 쓰레기통에 버렸기 때문이었다.
데솔레이션은 혀를 찼다. 살해당한다, 라고 토바츠는 직감해, 생존 본능으로 뉴런이 가속 "여......역시 알고있습니다앗-! 그러니 죽이지 말아주세요!" "얼른 불어." "그......그 놈과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전 문하생을 알고 있어요! 그 녀석이 탐정을 불렀다고요! 그 전 문하생의 거처, 압니다!"
고로시야는 전 의뢰인을 테크노 UNIX에 내던졌다. 사이버테크노 BGM의 울림이 멈추고 토바츠의 기침소리만 실내에 울렸다. "이......이걸로 용서해 주는거죠!? 당신.....고로시야 타기=상은, 일이 끝나면 의뢰인의 생활에는 난입하지 않는다......폴리시라고 들었는데...."
그랬던가 하고 타기 토와는 생각했다. 황폐 속에서 유일하게 남겨진 인간성의 파편을 손으로 더듬듯이. 그러나 토바츠의 눈과 태도를 보자 가슴에 맹위의 바람이 불며 사고는 물에 녹는 먹처럼 사라져버렸다. 복면과 탱크톱이 일체화된 흑색의 생성된 닌자 의복에 해골 같은 흰 선이 그려졌다.
망가진 테크노 UNIX가 파직파직 불꽃을 튀기고, 그 닌자의 상반신과 무표정한 얼굴을 비췄다. "병신새끼, 내 이름은 타기 토와가 아니야. 난 말이야, 데솔레이션이다.......DESOLATION-!"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사신이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느껴지자 토바츠는 몰래 실금했다.
◆◆◆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스고이타카이 빌딩 옥상에 홀로 선다. 그 손에는 중세 흑사병 가면을 방불케하는 멘포를 쓴 닌자의 수급이 하나. 제트 펑크스 단의 배후에 있던 사악 닌자 슐리커의 목이다.
방심할 수 없는 상대였다. 그것을 증명하듯 검붉은 의복은 누더기처럼 군데군데 찢어지고 그 안쪽의 육체엔 심한 상처가 있다. 슐리커는 강적이었기에 위험한 줄 알면서도 다시 나라쿠와의 공진상태에 들어가 버렸다. 신중한 방법을 쓸 수도 있었지만 그에게는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어째서 시간이 없지.....?" 아득한 저편 소용돌이가 떠 있는 서쪽 하늘을 노려보며, 후지키도는 눈살을 찌푸렸다. 며칠전부터 가슴에 싸여 있는 이 불온한 초조감의 정체는 무엇일까? 얼굴 앞에서 주먹을 쥐고 자문한다. ".......데솔레이션." 그 위험 닌자를 죽이는 것을, 계속 질질 끌고 있었던 것인가.
아니, 그 사내는 이미, 아마쿠다리의 손에 처리됬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왠지, 그렇게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도 뒷골목에서 시민들이 살해당하고 있다........ 한번 더, 그 흉악 닌자를 찾자. 스시를 먹고 이불에 들어간다는 선택지를 버리고 만신창이의 후지키도는 일어섰다.
그 때! 하계의 LED 문자판에 낸시의 암호가 흘렀다. 후지키도의 닌자 동체시력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해독을 시도한다. "데솔레이션의 거처를 알았으니 이전의 도죠에 와 주시길.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아키라가." 닌자 슬레이어는 초조한 마음으로 네온의 탁류에 뛰어든다!
"Wasshoi-!" 마루노우치 스고이 타카이 빌딩 최상층에서 급강하 한 닌자 슬레이어는, 중계층에 내밀어진 장대에서 대차륜 회전을 시전해 저공 비행을 실시하고 있던 소형 코케시 체펠린 위에 착지했다. '''......이것은 함정이다. 뻔한 함정......''' 그 위에서 뛰고, 다른 빌딩으로 날아간다.
'''오만함이었는가.....? 닌자 슬레이어로서가 아니라 탐정으로서 도죠깨기를 실시해 문하생을 해방시키는 것 따윈......" 검붉은 닌자는 깊은 고뇌와 함께 츠치노코 스트리트의 빌딩을 뛰어 넘었다. '''그저 갑자기 나타나서 데솔레이션을 슬레이하면 그만인 일을......''''
누구에게도 그 모습을 보이지 않고 그는 네오사이타마의 밤을 건넌다. 초면이 아닌 골법 도죠 빌딩이 가깝다. 서둘러야 한다. 돌풍이 몰아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도약해 상공을 나는 참치 체펠린의 배에 후크 로프를 걸고 공중그네를 방불케하는 움직임으로 하이웨이를 뛰어넘는다!
KRAAAASH-! 닌자 슬레이어는 키리모미 회전하며 암흑 골법 도죠의 강화 후스마창을 뚫었다. 슐리커와의 일전에서 입은 다리의 상처가 아파오며 강철 멘포 안쪽의 얼굴이 찌푸려진다. 피의 얼룩이나 총탄 자국이 남은 타타미를 앞으로 굴러, 빈틈없는 살짝 앉은 자세를 취한다. 섬뜩한 정적이 그곳에 있었다.
"아키라=상......어디에 있는가.....!" 닌자 슬레이어의 목소리가 황폐한 도죠의 자리에 울려퍼진다. '반칙한다' '무도한' 등이 적힌 노보리는 기울고 창문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끼익끼익 녹슨 소리가 난다. 툇마루에서는 부서진 텅스텐 봉보리등이 파직대며 불곷을 튀기고 있었다.
사악한 닌자 소울이 느껴진다. 닌자 슬레이어의 눈에 증오의 불꽃이 타오른다. 오늘 밤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후지키도는 모든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보고 싶었다, 닌자 슬레이어=상. 그 병신은, 토바츠=상과 사이좋게 오탓샤 시켜주었지." 어둠 속에서 닌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요컨대, 네놈을 유인해서 쳐죽이기 위해 말이야, 닌자 슬레이어=상. 그녀석은, 죽여달라 빌었지....." 어둠 속에서 텅스텐 봉보리 등이 파직 명멸하고, 황폐한 도죠의 안쪽에서 데솔레이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살인직업과 폭위가 하카마 의복을 입은 듯한 모습의 사내였다.
데솔레이션은 찢어진 창호문을 나른하게 걷어차고 문하생의 시체를 휴지 조각처럼 툇마루에서 내던졌다. 다시 불꽃이 튀며 해골 모양의 소울의복에 감싸진 그의 상반신과 머리를 비춘다. 닌자 슬레이어는 적을 노려보며 말없이 걸었다. 강철 멘포에서 지고쿠를 방불케하는 증기를 뿜어내며.
축삼 아워를 알리는 종이 네오 사이타마의 밤에 울린다. "도-모, 데솔레이션=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검붉은 닌자가 아이사츠하고, 주 짓수를 취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데솔레이션입니다." 타락 무도가도 골법도를 취했다. 양자의 거리는 타타미 5장.
호흡을 가다듬고 서로 노려본 채 닌자 슬레이어는 적의 모습을 샅샅이 살핀다. 적 역시 부상상태로 보인다. 하체는 흑색 하카마, 상반신은 고무 같은 검은 탱크톱과 복면이 일체화되었다..... 이른바 유도 킬러라고 불리는 류의 고무도 복장이다. 소매도 옷깃도 없어, 주 짓수를 어찌해야 할지 어렵다.
"그대를 죽이겠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어차피 내 목숨줄은 길지 않아...... 아마쿠다리 야쿠자 새끼들이 끈질기거든. 그 전에 네놈을 죽이겠다 길동무로." 데솔레이션은 내뱉듯 말했다. 총의 조준선을 맞추듯이, 전방에 내민 오른쪽 손바닥을 상대의 보디 센터 연장선상에 포개며.
"고로시야와 암흑무도가의 긍지를 하이쿠로 읊고 세푸쿠라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것조차 못하는 겁쟁이 닌자가 있다고 하더군." 닌자 슬레이어가 내뱉었다. 적은 동요하지 않는다. 간격을 좁힌다. 타타미 4 장. 죽음의 메타포. 마지막 종소리. 상공에 접근하는 무장헬기. 강하하는 아마쿠다리 액시즈의 자객.
아마쿠다리의 중추가 파견한 가공할 수족, 시즈케사와 섀도우 드래곤이 골법 도죠의 지붕을 뚫는 것과 거의 동시에, 양자는 움직였다! "이얏-!" 돌격하는 닌자 슬레이어. "살풍경-!" 킬링필드 짓수를 발동하는 데솔레이션. 나무아미타불! 둘은 홀연히.....사라졌다!
".......이것은......." 닌자 슬레이어는, 데솔레이션이 형성한 모노크롬의 살풍경 황야에 끌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의 검붉은 닌자의복도 빛을 잃었고, 다만 쓸쓸한 바람이 황야와 자신의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영혼이 *야스리로 어루어만져지는 듯한, 사츠바츠한 바람이었다. (칼가는 도구)
"좆같은 방해꾼 새끼들은 여기에 못들어오지..... 자, 가라테 하자고. 거침없이. 하나가 뒈질 때까지 가라테다....." 데솔레이션은 골법도의 자세로 다시 들어갔다. 검은 고무 모양의 멘포가 세로로 약간 늘어난다. 백골이 웃고 있는 듯했으나, 그의 하얀 사이버네아이에 표정은 없다.
'''후지키도여.....! 이 의복...... 놈에게 빙의한 닌자 소울의 정체는 코로스 닌자 클랜의.......''' 내면의 닌자 소울이 경고한다. 하지만 나라쿠의 목소리는 녹슨 프로파간다 음성탑의 노이즈를 방불케하며 점점 멀어져 갔다. '''.....아치 닌자 소울.....'''
나무아미타불! 적은 막강한 아치닌자의 소울 빙의자! 게다가 수수께끼 같은 짓수에 의해, 나라쿠의 힘이 봉인되었다! 어떻게 해야하는가? ......답은 명백하다, 가라테만이 있을 뿐!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돌진한다! 마른 참억새의 그늘에선 아키라가 자랑스러운 죽음의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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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일진일퇴의 공방. 섀도우 페이퍼처럼 하얀 황야가 닌자 슬레이어와 데솔레이션을 둘러싸고 있었다. 색채는 존재하지 않으며 가라테를 격돌하는 두 닌자도 묵화를 방불케하는 흑백존재로 변하고 있었다.
종종 부서지는 등롱, 와타누키 장식물, 괴로운 표정의 말없는 시체, 너덜너덜한 노보리 등이 황야에 나타났다가 물에 녹는 먹처럼 사라진다. 하지만 그것들이 가라테에 간섭하는 일은 없다. 데솔레이션의 사이버네 시각기관에 축척된 노이즈가 무의식적으로 짓수와 뒤섞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스승 타코로=센세이에게 두들겨 맞고 파문당한 그날 밤. 데솔레이션은 두 눈이 먼 상태로 골법 도죠의 더스트 슈트에서 뒷골목에 내동댕이쳐졌다. 목숨을 건지고 전직 의뢰인인 암흑 사이버네 의사의 랩에서 사이버네 아이와 기억소자를 이식받은 직후부터 그의 살풍경은 시작된 것이다.
살풍경 황야에 나타나는 시체는, 유령따위가 아니다. 삭제됬어야 할 녹화 영상의 단편이 사라지지 않고, 뉴런내 노이즈로서 잔향하고 있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무음의 황야에 두 닌자의 가라테 샤우트. 황폐해진 '정정당당'의 노보리가 흔들린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통렬한 가라테 훅. "이얏-!" 데솔레이션은 그것을 바로 팔꿈치 치기로 대응.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그것을 주 짓수로 처리. 이 무슨 방심할 수 없는 공방! 타코로와 그의 딸, 문하생의 노이즈가 모멸에 찬 눈으로 그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한 번 솜씨를 보이고, 서로 살육전을 벌인 양자...... 물론 가라테는 장기전의 양상을 띤다. *실력백중. (* 호각) 사우전드 데이즈 쇼기라는 고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가라테를 교묘하고 능숙하게 다루며 불가피한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것이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둘 다 만반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중앙 리키시 스모리그의 스모토리였다면 당연히 휴장할 정도의 데미지를 전투 시작 전부터 입은 상태. 하지만 아무 문제없다. 이곳은 유도 컴피티션의 장이 아닌 서로 죽이는 황야니까.
휘이잉 하고 황폐한 바람이 분다. 두 사람의 몸에 옆으로 때리는 노이즈가 섞인다. 닌자 슬레이어는 자신의 가슴에도 그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위험을 감지했다. 적의 짓수의 정체는 붕명이지만, 이러한 공간내에 오래 머문다면, 반드시 좋지 않은 작용이 올 것은 확실......그러므로 승부를 낸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무릎을 굽혀 낮게 가라앉은 자세로 적의 골법 장타를 아래에서 회피했다. 그리고 땅을 차, 일격에 적의 목을 치기위해 도약....! 이것은 전설의 가라테기, 섬머 솔트 킥! 하지만 부상당한 다리가 그 정밀도를 떨어뜨려..... "이얏-!" 잡혔다! 데솔레이션은 즉시 상대의 한 발을 홀드!
무방비 사타구니를 노린 볼 브레이커인가? .....아니다! 이미 한 번 오의를 파훼당한 데솔레이션은 보다 확실한 육체 파괴수단을 취했다. 그는 옷 뒤에 꽂은 챠카 건을 빠른 속도로 빼내고 홀드한 적의 발목에 가까운 종아리 부분을 노린 제로거리 사격을 한 것이다! KBLAM-! "끄악-!" 비열함!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적에게 잡힌 다리를 지점으로 몸을 비틀어 도약! 다른 한 발로 데솔레이션의 측두부 쪽으로 참수 *카마를 방불케하는 가라테 킥을 쳐넣는다! (* 짧은 자루의 낫) "끄악-!" 얕다! 하지만 간신히 홀드를 벗어난 닌자 슬레이어! 착지에서 3연속 백플립으로 거리를 벌린다! "이얏-!"
BLAMBLAMBLAM-! 데솔레이션은 무표정으로 챠카 건 난사. 닌자 슬레이어는 전탄 회피하고 타타미 5장의 거리에서 주 짓수 자세를 다시 취했다. 달인! "이것도 더는 쓸 수 없군." 데솔레이션은 빈 총을 당연하다는 듯 내던지고, 스스로도 골법도를 취했다.
"으윽......!" 닌자 슬레이어는 적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상처를 확인했다. 관통하지는 않았다. 근육과 힘줄의 반응이 나쁘다. 빛깔을 잃은 검은 피가 흘러나온다. 일시 후퇴해야 할까? 이 짓수로부터 도망치는 방법은 모르지만. .....바람이 불고, 또 몇 개의 노이즈 시체가 나타났다. 성토하는 듯한 눈빛의 토바츠도.
"놈은 말이지, 네놈의 이름을 저주하며 죽어갔거든. 닌자 슬레이어=상......." 데솔레이션은 방어를 느슨하게 한 도발적 자세로 다가간다. "네놈과 관련된 일 때문에 얼마 되지 않아 뒈진 꼴이 돼서 그런 모양이지. 새끼......웃기고 앉았어...... 이 새끼들은 원하는게 너무 많다고....... 웃기고 앉았네......"
"네놈, 설마 아직 이놈들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탐정도 고로시야도, 똑같아. 하물며 우린 닌자야." 데솔레이션이 시체를 짓밟는다. 혼을 황폐하게 하는 바람이 불어온다. "......와라, 가라테다. 나를 죽이고, 네놈을 죽인다.......!" 양자의 거리는, 타타미 2장.....!
"미안하다만," 후지키도의 눈동자에 증오의 흑염이 타오르고 가라테가 파고든다! 총탄에 당한 아픔따윈 처자를 덮친 비극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한쪽 다리의 아픔따위 저항 불능 상태에서 살해당한 후유코와 토치노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대의 센티먼트에 어울려 줄 시간따윈 없다.......! 닌자에게 죽음을!"
데솔레이션은 유도 킬러 멘포의 안쪽에서 가지런하지 않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리고 가라테가 다시 시작되었다. "이얏-!......." "이얏-!......." "......." "......." 핫 샷과 싸울 때와 같이, 양자의 가라테 샤우트조차 점차 희미해져 가고...... 와비사비를 방불케하는 무음 공간이 되어간다!
닌자 슬레이어의 가라테! 데솔레이션이 받아넘긴다! 가라테! 받아넘기고, 상대의 턱에 장타가 명중! 가라테! 받아 넘긴다! 가라테! 다 받아넘기지 못해, 갈비뼈에 크랙을 일으키는 무거운 펀치의 일격! 가라테! 데솔레이션이 받아넘기고, 눈을 노린 장타! 종이 한 장 차이의 브릿지로 회피하는 닌자 슬레이어!
골법도가 급소를 노리는 육체 파괴 무술임을 닌자 슬레이어는 지난번 싸움에서 배웠다. 그러므로 데솔레이션은 전법을 변경한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의 가라테! 받아넘기고 장타를 내지르는 데솔레이션! ''끄악-!'' *아이 우치! (* 둘 다 맞음) 양자의 안면이 전력의 가라테를 받고 물결친다!
양자는 뒤로 물러서지도 않고 격렬한 응수를 개시한다! 고우랑가! 닌자 슬레이어의 가라테 훅! 데솔레이션의 골법 펀치! 동시에 명중! 가라테 훅! 골법 펀치! 또 동시에 명중! 모노크롬의 피보라가 원호를 그리며 허공에 뜨는 가운데, 살의에 찬 시선이 교차하며 불꽃튄다!
양측은 또 십여 발의 타격을 서로의 머리 부분에 쳐넣는다! 여기서 데솔레이션의 움직임이 변화! 몸을 낮게 하여 훅을 피해, 상대측면으로 기어들어간 후 복부에 무릎차기! 통타! 눈을 크게 뜨는 닌자 슬레이어-! 연달아 키드니를 향한 통렬한 역팔꿈치! 이것을 스스로의 팔꿈치로 간신히 튕겨내는 닌자 슬레이어!
두 사람은 반쯤 서로 등을 기댄 상태로부터, 다시 마주 보고 지근거리에서의 싸움을 이행한다. 한쪽 다리의 부상으로 많은 가라테 매뉴버가 봉쇄된 닌자 슬레이어가 불리한가? 섣불리 불완전 발재간을 보이다간 적에게 큰 틈을 내주고 만다. 위험을 알면서도 정면 격투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시 격렬한 난타전! 무수한 시체와 빈사자의 잔류 노이즈가 주위에 나타났다가 먹처럼 녹아 사라진다! 오이란들! 의뢰인들! 처음엔 울며불며 복수를 간청하다 끝내 정신을 차리고 공포와 모멸의 눈초리를 보내는 자들! 약속이 다르다고 말하는 규탄자의 눈! '''꺼져!''' 유난히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사츠바츠! 모든 과거의 잔향은 휩쓸려간다! 황야에는 두 명의 복수자만이 남아 서로의 가라테를 부딪칠 뿐! 이제 더이상 데솔레이션을 묶는 망령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더 이상 고로시야 타기 토와가 아니다! 그에게 남겨진 집착 대상은, 눈 앞의 이 남자 뿐이다! 검은 불꽃의 모닥불에 이끌리는 나방처럼!
닌자 슬레이어가 움직인다! 그것은 챠도의 오의, 소용돌이 권! 한번의 도약으로 연속 돌려차기를 적의 안면에 내리꽂는, 가공할 암흑 가라테다! 데솔레이션이 뒤로 젖혀지고, 사이버네 아이가 부서져 흩어진다! 하지만 얕다! 총탄의 상처때문일까!? 골법 장타때문에 평형감각이 어긋난 것인가!? ......시맛타-! 빈틈을 드러낸 자세로 착지!
데솔레이션의 몸은 반사적으로, 골법도의 살인 피니시 무브로 돌진! 무릎 부수기에서 명치에 골법킥! 몸을 구부리고 살짝 뒤로 물러선 닌자 슬레이어의 발끝을 짓밟고, 뇌를 뒤흔드는 골법 장타를 관자부위에! 그리고 무방비의 사타구니에......볼 브레이커가 다가온다!
......하지만, 한 번 본 기술에 당할 닌자 슬레이어가 아니다! 발을 밟힌 불안정 자세로부터, 비스듬히 베어올리는 촙으로 장타를 튕겨낸다! 통타! 적의 팔뼈에 균열! 그러나 데솔레이션은 발 디딜 틈조차 놓치지 않는다! 겹친 둘의 왼발등은 식스인치 네일에 땅으로 고정된 듯 하다!
닌자 슬레이어는 불안정 자세 그대로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뒷다리를 차낸다! 적의 복부를 노린 붕 펀치다! 총탄에 맞은 근육이 찢어질 정도의 순발력! 당하는 데솔레이션도 상체를 비틀고, 양 손바닥을 적의 흉부에 내리치기 위한 예비 동작을 취했다. 골법도의 금지수, 비욤보 버스터-!
........충돌! 격렬한 가라테 척력의 발생으로 식스인치 네일의 구속이 풀리고 닌자 슬레이어와 데솔레이션은 비틀비틀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바람이 휘잉 하고 황폐히 불며, 사츠바츠 공간에 소리가 되돌아온다.
"......끄악.......!" 데솔레이션은 발버둥치듯 허공에 헛손짓하며 뒤로 쓰러졌다. 그의 복부는 무자비한 붕 펀치로 관통되어 척추마저 부러졌다. 한편, "........끄악........!" 닌자 슬레이어도 고통스러운 듯 가슴을 누르며 그 자리에 무릎꿇었다!
"......하앗-!......하앗-! 스......하앗-! 스......하앗-! 스......끄악, 수, 숨이......쉬어지지 않는다니.....!" 가공할 마기! 비욤보 버스터에 의해 호흡기관에 골법 진동파가 박히며 공기가 일방적으로 체외로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타락무도가가 마지막으로 시전한 필사적 일격이었다.
데솔레이션이 벌렁 누운 채 건조한 큰 웃음을 터뜨렸다. 나라쿠가 있었다면 암흑 가라테의 힘에 의해 이 궁지를 헤쳐 나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공간에 있어서, 후지키도는 고립무원의 상태였다. "......하앗! .......하앗!" 그는 질식의 위기와 싸우며 그 자리에서 신비로운 자젠을 시전했다.
"......하앗-!.......하앗-!" 후지키도는 미간에 깊은 주름을 만들며 열심히 챠도 호흡을 시전했다. 하지만 들이마실 수 없다! 귀중한 산소는 사라져 갈 뿐! 다른 타개책을 모색해야 하는가......? 하지만 그 때, 드래곤 겐도소에게서 받은 인스트력션 원이, 쇠퇴하지 않는 빛과 함께 뇌리에 되살아난다.
"......하앗-!.......하앗-!" 후지키도는 여전히 챠도 호흡법을 시도한다. 하지만 들이마실 수 없다! '''방향성은 옳다.......! 내가 그렇게 믿었다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자신에게 타이른다. 흐트러진 호흡을 와비챠를 방불케하며 정적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한 번으로 불가능 하다면, 천 번의 시도......나아갈 뿐.....!'''
'''''''하아-!.......스......하아-!......하아-!......스.......하아-!......하아- 스......하아-!........스읍-!......하아-!......스읍-!.......하아-!" 오오, 고우랑가-! 호흡이 돌아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그 눈동자에 검은 불꽃을 태우며 일어섰다!
".....그대의 패배다, 데솔레이션=상. 카이샤쿠를 해주마.....하이쿠를 읊는게 좋을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큰 대자로 쓰러진 적을 내려다보았다. 이제 소울생성 의복조차 형태를 유지할 수 없는지, 타기 토와는 타락무도가의 상반신을 드러낸채 쿨럭대며 피를 토하고 있었다.
"인과응보가..... 반드시 인과응보가....... 반드시 인과응보가......" 모멸에 찬 눈의 타코로 히사노리=센세이가 묵화 영상으로 나타나 타기 토와의 죽음을 암시하듯 노이즈 섞인 음성을 반복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적을 카이샤쿠하기 위해 다리를 들어올렸다.
"빌어쳐먹을...... 골법도가 깨지다니...... 하지만........닌자 슬레이어=상, 네놈도 길동무야..... 네놈도 나와 같은 살풍경에서 죽는거다!" 데솔레이션은 자포자기로 웃었다. 닌자 슬레이어가 발을 내리찍었다! "이얏-!" "사요나라-!" 데솔레이션은 폭발사산!
휘이잉, 황폐한 바람이 불며, 데솔레이션의 폭발사산 흔적을 물에 녹는 먹처럼 흩어버렸다. 흔적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닌자 슬레이어는 주위를 살폈다. 데솔레이션을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모노크롬인 채, 해골바가지가 구르는 새하얀 황야에 서있었다. ".....짓수가.....풀리지 않는다고?"
또 적이 있는건가? 닌자 슬레이어는 주 짓수를 취하며 사방에다 빈틈없이 주의를 돌렸다. 하지만 거기에 살아있는 것은 하나 존재하지 않았으며, 데솔레이션이 남기고 간, 거칠고도 거친, 살풍경 영상의 잔향뿐이었다. 의뢰인들 틈에 토바츠와 아키라가 나타나 성토하는 듯한 눈길을 후지키도에게 돌렸다.
휘이이잉 하고 돌풍이 가슴을 스쳐 지나간다. 넋을 야스리로 가는 듯한 감각이 그를 덮치고, 몸의 윤곽은 노이즈로 인해 흔들렸다. 횃불을 문 까마귀가 저 지평 끝에 날고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라쿠에 호소해도 아무 말이 없다. 몇 걸음 비틀거리더니...... 닌자 슬레이어는 서서히 질주를 개시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무수한 환영을 물리치며 가라테의 힘으로 황야를 달린다! 끝이 안 보인다! 하지만 속도를 더해갈수록....... 눈동자의 불꽃이 붉은 빛을 띠기 시작한다! 흑백세계 속에 검붉은 의복이 달린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모른다! 그 자신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달려라! 닌자 슬레이어! 달려라!
그것은 나라쿠의 힘이 아닌, 닌자 슬레이어 스스로의 가라테였다! 가라테는 새로운 속도를 만들어 낸다! .......오오, 보라! 표백된 살풍경 세계에 색이 생겨나고, 피로 물들며, 단말마의 절규가 울리기 시작한다! 그는 알고 있다, 자신을 움직이는 부정한 힘의 정체를! 그리고 자신 또한 닌자임을!
"이이이야아아아아아아앗-! Wasshoi-!" 뛰었다! 드래곤 토비게리! 음울한 살풍경 공간은 망치로 깨트린 거울처럼 산산조각이 났고, 닌자 슬레이어의 육체는 황폐화된 골법 도죠로 다시 들어갔다! 전방 회전 착지하여 새로운 적의 존재를 감지한다!
파직파직 전자 봉보리가 불꽃을 튀겼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섀도우 드래곤입니다." 토바츠와 아키라의 시체를 내팽개치며 그림자 윤곽을 잡은 가공할 용인형 닌자가 찢어진 창호 너머에서 아이사츠했다.
"도-모, 섀도우 드래곤=상....." 네오사이타마의 사신 오른쪽 눈이, 선향불처럼 화사하게 변형되어 간다!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오지기가 끝난 직후, 등뒤에서 앰부쉬! 소리도 없고, 소울 흔적조차 숨기며 접근해 온 시즈케사가, 교살 단섬유 와이어를 당겼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그것을 종이 한 장의 앉기로 회피하고, 등뒤에 팔꿈치타를 날린다! 시즈케사는 문썰트 회전으로 이를 슬쩍 피했다. "아마쿠다리의 충견놈들!" 닌자 슬레이어는 강철 멘포의 슬릿에서 지고쿠를 방불케하는 증기를 뿜어냈다. ".....그 목, 베고 돌아가겠다-!"
◆◆◆
자아과를 빠져나온 와모는 만권이 잔득 든 가방을 들고 택시를 탔다. 그 가슴은 풍만했다. "속도 좀 더 못올려?" "이게 한계에요! 더 이상 올리면 맙포에게 잡힙니다!" 초로의 운전사는 이너 미러로 그녀의 자극적 허벅지를 흘끔흘끔 쳐다보며 대꾸했다.
"앗.....아부나이-!" 운전사는 전방을 휘청휘청 걷는 트렌치코트의 인간 그림자를 어둠속에서 인식하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나무삼-! 택시에 흠집이 나면 해고다! "응앗-!" 안전벨트를 제대로 매지 않은 와모는 좌석에서 굴러떨어졌다!
헤드라이트에 비친 그 헌팅모 사내는 충돌을 피하려다 비틀대며 중금속 산성비에 젖은 인도의 쓰레기통에 기대고 있었다. "다행이다, 안 부딪혔네!" 내려온 운전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스고이 바카!" 와모도 내리고 그 부랑자 같은 사내에게 침을 뱉었다.
"......시츠레이했군......" 만신창이의 그 사내......후지키도 켄지는 와모의 면상을 보고 무엇인가 말하려다 그만두고, 다시 헌팅모를 깊숙이 쓴 후, 진흙과 피가 흥건한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걷기 시작했다. 섀도우 드래곤과 시즈케사가 예상치않은 교전을 싫어해 신속히 철수하는 바람에 그는 간신히 목숨을 건진 것이다.
DRRRR..... 택시는 다시 밤의 네오사이타마를 달리기 시작했다. 와모에게는 돈이 있었고 쇼크 상태에서도 돌아와 모든 것이 기억났다. 그녀는 원래 연봉이 낮아 보이는 DJ인 토바츠를 내치고 스스로 해커 바론의 애인이 되어 자신은 치욕으로 세푸쿠했다는 거짓말을 사이버 고스클럽에 흘린 것이다.
자아과에 입원해 있던 그녀는 IRC도 랜도 직결되지 않는 지루한 생활에 싫증을 느껴 치료 중반 만에 네오사이타마 종합 병원을 뛰쳐나갔다. 돈도 옷도 없어 일단 토바츠의 집으로 향했더니 그는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기 대문에 와모는 돈과 약물을 갈취하고 택시를 탔다.
"어디로 간담......" 그것이 와모의 눈앞의 고민이었다. 하지만 돈과 약물만 있다면 다 괜찮다는 확실한 안도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문득 창밖을 내다보며 중금속 산성비 속을 날아다니는 참치체펠린의 대형 모니터에 눈이 마주쳤다. "영화관....." "하이요로콘데-!" 운전사가 대답했다.
즈므므므므므므므웅........영호관에는 광대한 우주를 느끼게 하는 스페이스적 사운드가 무겁게 울려퍼지며, 지금부터 시작될 값싼 비현실 익스페리언스를 기대하게 했다. 와모는 가장 큰 스크린을 선택했다. 같은 줄에 꽤 카와이이한 사이버 고스들이 몇명 앉았기에, 조속히 LAN으로 직결했다.
두웅! 웅장한 징 소리가 울려 퍼지고 스크린이 펼쳐진다. 두두웅-! "지저스 IV"의 호들갑스러운 제자가 비추어졌다. "아하, 아하, 아하......" 와모 일행은 흥분적 3D체험을 약속하는 레드 & 그린 사이버 잔을 걸고 자젠 음료를 정하며 멍하니 입을 벌리고 트립했다.
중금속 산성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이었다. 스크린에선 그 남자가 바스타드 소드를 들고 그 섹시하게 단련된 상방신과 근심어린 눈동자로 들뜬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전작이 좋았어." 앞의 자리에선 몇명의 펑크스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지만, 지저스 V의 제작은 벌써 결정되어 있었다.
킬링 필드 살풍경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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